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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방거리 김활란식 개량한복 “물결”/유행으로 본 세태변화

    ◎6·25땐 밍크코트·귀금속 걸치면 처벌/드럼통펴 만든 첫 국산차 「시발」 등장/군낙하산으로 만든 여성속옷 “불티”/45∼50년대/붕어빵 먹고 걷는 「재건데이트」 유행/정전·단수 빈번… 집마다 양초필수품/60∼70년대/5공시절 9시 TV 「땡전뉴스」에 국민 “신물” 역사란 거창한 사건의 나열만은 아닐 것이다.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건이란 역사의 책갈피 속에 숨어있는 그 시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투영일 뿐이다.우리의 현대사도 마찬가지다.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뭉뚱그리면 아마 책에 씌어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근엄하게 씌어진 역사책만으로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복원하지 못한다.흔히 흥미거리로만 치부되기 쉬운 과거의 생활상은 이처럼 깊이있는 역사인식을 위해 더없이 훌륭한 보조수단이 된다.광복 50주년을 맞아 그 반세기 동안 생활상의 조각들을 한데 모아보기로 한다. 1945년8월15일 일왕 히로히토가 떨리는 목소리로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자마자 터져나온 것이 가수 남인수의 「감격시대」였다.그 시대 한일관계는 곧 「너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인 셈이었다. 광복은 여성들의 의복에도 왔다.「김활란 스타일」의 개량한복이 거리를 휩쓴 것도 이 무렵이다.그러나 물자가 귀했던 만큼 일본식 「몸뻬」도 사라지지 않았다.「몸뻬」차림의 여자들이 왜색을 일소하자는 운동이 벌어지자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미군정이 실시되자 미군부대 주변을 전전하는 새로운 여성층이 등장했다.이에 대한독립촉성국민회는 『민족의 체면을 팔아먹는 천박한 여성들은 깨끗한 삼천리 강산으로부터 말소시켜야 한다』는 담화를 냈다.이 담화는 「말소」해야 할 여성을 「외인 승용차에 동승하는 여자,껌을 씹으며 거리를 방황하는 여자,괴상한 두발(파마머리)과 화장을 하는 여자」로 예시했다.요즘 이 기준을 적용하면 삼천리 강산에 남아있을 여성이 거의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 아래 6·25가 일어나자 「감격시대」를 불렀던 남인수는 다시 「가거라 삼팔선」을 지어야 했다.「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로 시작하는 「전우야 잘자라」가 전우를 잃은 슬픔과 함께 잃었던 땅을 다시 찾는 안도가 담겨 있었다면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이산가족의 아픔 그 자체였다.그 아픔은 다시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로 이어졌다.또 전국 각지에서 임시수도로 모여든 피란민의 애환을 담은 「이별의 부산 정거장」은 이북 출신의 이른바 「삼팔 따라지」들에게는 더더욱 남달랐다. 그러나 그 피란의 와중에서도 정치판에는 사사오입,막걸리 선거,피아노 표가 판을 쳤다.시중에는 또 마카오 복지 등 사치스런 옷감이 범람해 당시 신문에는 「당신의 옷차림은 전시생활에 알맞습니까」라는 글이 실리고 「전시생활 개선법」이 만들어져 밍크목도리와 귀금속을 착용하면 처벌당하기도 했다. 물론 대다수 국민들은 극도의 내핍에 적응했고 이에따라 유엔군으로부터 흘러나온 「유엔잠바」와 「KJP패션」이 가장 유행하는 옷차림이었다.「KJP」란 바로 「구제품」의 약자였다. 1953년경에는 나일론이 들어왔다.값싸고 질긴 나일론은 순식간에 보급됐고 반투명의 흰 나일론으로 된 군용 낙하산 기지가 젊은 여성들의 블라우스와 속옷으로 「화려한 변신」을 하기도 했다. 1955년에는 국산자동차 제1호인 「시발」이 나왔다.「시발」은 미군으로부터 불하받은 지프의 뼈대에 드럼통을 펴서 씌운 차였다.엔진과 변속기 등 중요부품은 물론 미제 지프 것을 썼지만 국산화율은 50%나 됐다고 한다. 이승만 정권은 1960년3월15일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당시 야당의 구호는 『썩은 정치 물러가라』.이에 대한 자유당의 반응은 『썩었으면 어떠냐,별 놈 다봤다』라는 한마디로 「막가는」것이었다.이같은 후안무치는 곧 이승만 자신의 외침처럼 「한데 뭉친」 국민들에 의해 4·19로 응징됐다. 4·19는 1년만에 「중단없는 전진」을 내세운 박정희의 5·16으로 물거품이 된다.「혁명정부」는 「재건」으로 「민생고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이 때 유행하던 「재건 데이트」는 기껏 붕어빵이나 먹으며 하루종일 걸어다니는 데이트를 의미한다.그 만큼 국민들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시기였다. 박정희 정권은 출범 2년이 채 못된 1963년 이른바 4대 의혹사건을 일으킨다.최초의 국산차 「시발」이 운명을 다한 것도 이 사건 때문이었다.한창 인기를 끌던 국산차 「시발」은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를 조립한 세단형 「새나라」가 나오자 운명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박정희 정권은 당시 국내사업가도 아닌 재일동포에게 자동차공업을 독점하는 특혜를 주었던 것이다.김종필씨가 이 사건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외유길에 오르며 남긴 「자의반 타의반」은 지금 고사성어의 반열에 들만한 고전이 됐다. 60년대는 아직 전반적으로 사회가 안정되지 못했다.지금은 몇시간만 정전이 되어도 신문 사회면에 대문짝만하게 보도 되지만 당시는 정전이나 단수는 항다반사였다.집집마다 양초가 필수품이었고 밤에만 물이 나오는 고지대 주부들은 물을 받느라고 새벽을 밝혀야 했다. 그런가하면 70년대까지 입석버스에는 문이 두개로 차장도 둘이었다.여차장들은 저임금속에 끊임없이 수입을 가로챈다는 이른바 「삥땅」의 의심을 받으며 버스회사의 남자직원들보터 몸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그래서 어느차장의 『청량리 중랑교가요』라는 외침이 『차라리 죽는게 나요』라는 절규로 들리던 시절이었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에 본격화되었다.「새마을노래」를 귀가 따갑게 듣기시작한 것도 이 때다.「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1990년대 초반까지도 마을의 새마을회관에 높이 내걸린 스피커를 통해 국민들의 새벽잠을 깨웠다.이 노래는 어느 틈엔가 폐차 직전의 낡은 쓰레기차에서나 가끔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됐다. 박정희 정권은 1972년 「10월 유신」을 선언하고 국민들을 더욱 옥죄어 나갔다.1975년에는 금지곡이 양산됐다.「아침이슬」은 물론이고 『자 떠나자 고래잡으러…』로 시작하는 「고래사냥」까지 묶였다.박대통령을 「고래」로 착각했던 것일까. 박정권은 마침내 「그 때 그사람」이라는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울린 몇발의 총성으로 1979년10월26일 막을 내렸다. 전두환대통령이 취임한 것은 1980년9월1일이었다.TV에서 9시 시보가 울리자마자 곧 『전두환대통령께서는…』하는 「땡전뉴스」가 시작된 것도 같은 날이었다. 그러나 이날부터 대통령과 닮았다는 이유로 「금지인물」이 된 탤런트도 있었다.1960년대 중반에 발표된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도 이 시기에 나왔다면 금지곡이 되었음은 물론 작사가 작곡가 가수 모두가 보안사가 운영하는 「서빙고호텔」에서 한동안 숙식을 제공받았을 것이다. 이어지는 군 출신 대통령에 대한 편치 않은 국민감정은,당시 청와대에서는 영화 「사관과 신사」를 「토관과 신토」로,미당 서정주선생을 「말당선생」으로 읽는다는 우스개를 낳았다.연희동에서는 아직도 「신사불이」를 위해 수입식품을 먹지 않는다던가. 전대통령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노태우대통령과 그 이후 시대는 과거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현실이다.그러나 이 시대도 불과 얼마뒤면 다시 과거사가 될 것이다.한 시대의 평가는 이처럼 공식적인 역사기록 속에만 남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환경관리인가 파괴인가(사설)

    낙동강을 발암성 폐유로 오염시킨 주범이 바로 폐수처리업체인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상수원오염으로 낙동강수계에서 연쇄적인 취수중단사태가 벌어졌고 영남지역 1천만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으며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했다.그 장본인이 공단내 폐수를 위탁받아 정화처리하는 허가받은 환경업체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 아닌가.「대구환경관리」란 이 업체는 연결관을 절단하고 발암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된 유독성폐유 20t을 고의로 방출해 적발된 것으로 보도되었다.실제론 훨씬 더 많은 폐유를 방출했을 가능성도 높다. 정화비용을 아끼기 위해 인간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발암물질을 상수원에 방출하다니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이것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방류지점인 성서공단을 지나는 낙동강은 하류에 달성·청암·칠서·하남·물금등 여러개의 취수장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낙동강에 폐유를 방류하는 것은 수돗물에 독약을 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폐유 무단방류는 평소에도 각업체에서 다반사로 자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갈수기나 홍수때마다 강을 오염시키고 국민들을 식수공포에 사로잡히게 하는 것은 바로 이 불법업체나 공장들이다.이번 낙동강오염사건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폐수처리업체를 지도·감독해야 할 대구지방환경관리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평소 철저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했더라면 이같은 후안무치의 폐수방류범죄는 예방할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허술한 관리,느슨한 단속이 초래한 악질적 범죄인 것이다. 더구나 낙동강은 지난 1월에도 큰 파동을 겪었으며 정부에서는 수질오염방지를 위한 갖가지 대책을 세웠었다.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환경처당국자는 국민앞에 다짐하기까지 했다.그럼에도 불과 몇달만에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된 것이다.결국 낙동강오염의 재발방지를 위한 대구환경관리청의 안일하고 형식적인 단속에 강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온 국민과 정부의 뜨거운 관심사인 수질오염에 대한 대응이 여전히 허술했음을이번 사고는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공단내 폐수처리업체야말로 폐수방류의 가능성이 높은 대상이 아닌가. 한편 폐수처리업체의 전반적인 영세성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환경처의 허가기준에는 법인의 경우 자본금 1억원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업체도 자본금 1억원에 불과한 영세업자다.이렇듯 영세한 업자들에게 폐수처리가 맡겨져 있기 때문에 무단방류등의 불법행위가 저질러지고 있는 것이다.환경처는 폐수처리업체의 허가기준을 강화하여 능력있는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대입부정/김장호 수필가(굄돌)

    계유년 새 아침이 밝아 문무용인신인 닭의 5가지 덕목을 지니고 새시대를 맞고자 벅찬 희망속에 힘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채 한달이 가시기전 세인이 경악할 대입부정사건으로 여론이 비등해지자 교육계에 「총체적위기」「망국병」「교육위기」등 질책의 소리가 쏟아지며 세상이 뒤숭숭하다. 교육이 국가백년지대계임은 췌언의 여지가 없고 양심의 최후 보루인 교육계까지 부패해 식자들의 우려의 소리가 높다. 교육계의 부정은 타분야의 부정과는 의미가 다르다.교육계는 부정을 저질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곳이요,미래의 재목을 양성하는 곳이기에 교육계가 썩는다면 사회의 기초가 흔들리는 것이요,장래의 희망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선 고교의 고감·교사,대학의 교직원·총장 그 가족까지 연류되고,또 도덕적 감각이 가장 강렬해야할 대학생들이 주종으로 관련된 파렴치한 행위는 물신주의와 황금만능의 그릇된 가치관에 따른 것으로 추하고 수치스런 현상이 아닐수 없다. 대입부정은 50년대 후반부터 싹터왔다.그래도 당시는 미등록자의자리에 금전으로 입학시키는 정도였으나 80년대 중반부터는 조직화된 대형범죄로서의 입시부정이 학원가에 자리잡게 되었던 것이다. 그후 90년대에 예체능 입시부정,시험지 도난사건,사립대 부정입학사건으로 저명한 교수·재단이사장·총장 등이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 모두 현실을 직시해 가슴에 손을 얹고 냉철히 반성해야 한다. 돈을 위해서는 인간의 양심과 자존심도 포기할 수 있는 전도된 가치관,대학졸업장을 받기위해 진실과 법까지도 무시할 수 있다는 사회병리현상,돈만 생긴다면 인간의 양심,교육자의 자존심,대학생의 명예,부모의 도덕적 권위,공직자의 책임같은 것은 아주 쉽게 포기할수 있다는 후안무치에 전율할 따름이다.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대학의 자율성제고로 민주화가 실천되고 대학의 다양성 창조성 도덕성이 회복되었으면 한다.그리하여 대학이 진리탐구와 인격도야를 통하여 사회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명실상부한 학문의 전당이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입시부정을 원천적으로 치유하는 거시적 차원의 노력이 범국가적으로 전개되어야하고 교육행정당국도 책임있는 지도로 부정의 소지를 제거해야할 것이다.
  • 이제는 국운이 유권자 손에 달렸다(사설)

    선택의 날이다.향후 5년의 최고지도자를 뽑는 날이다.선택은 결단이다.그래서 지금 바로 투표장에 나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누가 이 나라의 경영과 민족의 장래를 책임질수 있는 자질과 경윤을 보다 더 갖추었는가를 가려내는 이 아침에 우리들은 엄숙해지지 않을수 없다.한편으로는 지난 한달동안 많은 얼굴들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누가 더 거짓말을 잘했고 누가 더 부도덕했으며 누가 더 적당히 얼버무리며 넘어갔는지를 확실하게 가려내야 하는 것이다. ○권리·의무로서의 참여와 선택 건전한 유권자라면 가려낼수 있다.참으로 슬기롭고 책임있고 조화로운 심성을 갖는 쪽이 오히려 유권자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이제 투표장으로 나가면서 보다 더 진지한 삶을 살아온 사람,보다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양식과 이성을 갖춘 사람,결단속에 신중함을 간직하고 맹렬하게 성취감을 이룰수 있는 지도자를 꼭 집어내서 기표해주자는 것이다. 그것은 유권자들의 권리이며 의무이기도 하다.그러니까 유권자들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하는 것이다.지금 그들손에 국운이달려있다. 이 한달동안 광풍이 일었고 돈바람도 불었다.김권 관권시비에 인신공격과 비방이 가세했고 색깔논,자질론,변절론도 난무했다.막판 폭로전술이 선거판을 흐리면서 혼탁양상이 절정을 이루는 듯도했다.가장 두려워했던 지역감정 바람은 크게 수그러들었으나 선심금품 공세와 하세의 공약·공약들이 무더기로 넘쳐 흘렀다. 선거법 알기를 휴지로 알고 선거관리 중립내각의 엄숙한 소명의식과 엄정한 공명의지를 왜곡하고 과소평가해 짐짓 헐뜯고 흔들며 권위를 훼손하려 하기도 했다.중립내각은 그럴수록 의연했다.주권자의 권리와 의무가 조금도 손상되지 않도록 모든 힘을 다했다. ○변혁의 의지담긴 주권의 한표 때로는 지루하고 피로하며 짜증스럽기까지 했던 한달의 선거전기간을 용케도 견뎌냈다.유권자도 후보자도 선거관리 정부도 참으로 현명하게 버텨냈다.이제 어느 누가 그토록 다짐했던 공명성과 정대함을 외면하면서 반칙으로 내달렸는지,또는 누가 더 겸허하고 어른스럽게 주권의 심판을 기다려왔는지 유권자들은 속속들이 알고 있을 터이다.그러니 이제 맑은 머리와 냉철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써 향후 5년을 책임져보겠다고 과감하게 달려온 그 후보들에게 응답해줘야 하는 시간이다.새로운 창조와 변혁의 의지가 담긴 한표로써 주권을 행사해야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벌써부터 마음을 정했을 것이다.국정의 연속성,안정속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누구를 찍을 것인가를 이미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기표소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신중한 숙고와 검토를 거듭하고 곰곰이 따져봐야 할것이다.정경일체로 바람몰이를 꾸미면서 유권자의 자존심을 돈으로 손상시키려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다시한번 검증해야할것이다.표에만 집착하여 혁명적 변혁을 시도하는 세력과의 제휴도 불사한 후보가 누구였는지도 꼽아봐야 한다.국정운영의 경험으로 창조와 변화·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한 사람도 다시한번 챙겨봐야 한다. ○「대통령만들기」,선택의 기준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있다.그러나 그 역도 진일수있다.사람이 때를 만들수도 있다.시대가 영웅을 만들지만 영웅은 시대의 성격과 흐름을 바꿔놓을수 있다는 말과 통한다.우리는 지금 그 시대와 영웅을 만들고 때와 사람을 함께 아우르고 있는 실로 역사적인 시점에 서있다. 이제 이때에 이르러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냉철하고 현명한 유권자라면 사람에 따라 선택의 기준은 다채롭고 다양할 것이나 결과의 귀일은 같을 것이다.첫째 준법성이다.법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후안무치하여 뻔뻔스럽고 이중적이며 부정직한 사람이다.법은 사람이 더불어 사는데 필요한 규율과 질서이다.민주사회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준법정신이 부족하면 될일이 아닌것이다. 둘째 청렴하고 반듯한 도덕성이다. 고금의 모든 지도자에게 지상의 요소로 요구되는 도덕성은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청렴성과 반듯한 품성을 포괄하고있다.청렴하지 않고 직절한 품성속에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포용할수 없는 지도자에게 도덕성은 깃들일수 없다. 셋째 오랜 경륜과 자질,애국심과 결단성이다.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에 오랜 경륜과 검증된 자질을 겸비한 사람이어야한다. 마지막으로 투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한 투명한 사상성이다.색깔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한반도의 안보여건과 현실 국제정세를 적확하게 투시하며 미래지향의 좌표를 제시할수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 이제 됐다.씨를 뿌린 사람이 열매를 거두도록 유권자가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곧 바로 투표장에 나가야한다.이제는 국운이 그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 “내돈 내가 쓴다” 하지만…(이슈조명)

    ◎정 후보,금권드러나자 잘못 은폐/“몰래 거둬서 쓰는게 비자금” 강변 국민당의 정주영후보가 10일 「비자금전면부인」발언을 함으로써 막판 대선정국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민자·민주당은 물론 여타 후보들은 검찰·경찰의 철저한 수사로 현대자금의 국민당 선거자금유용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에서 정후보가 이같은 발언을 한것은 불법 김권선거가 드러나 곤경에 처하게되자 정후보 특유의 우격다짐과 강변으로 잘못을 은폐·호도하려는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 정후보는 10일 상오 기자회견을 자청,수사기관의 비자금발표에 대해 『비자금이 어디 있느냐』며 『내돈을 내가 직접 쓰는데 비자금이라고 할수있느냐』고 「비자금」이란 용어자체를 전면부인했다.정후보는 또 현대중공업자금 유입에 언급,『믿을만한 사장을 시켜 내주식을 팔게해 은행에 넣어 둔뒤 가져오게 했는데 왜 구속시키냐』고 한술 더 떴다.그는 김영삼후보를 겨냥,『김씨가 진짜 비자금을 쓰고있다.비밀리에 거두고 나쁘게 쓰기때문에 진짜 비자금』이라며 흑색선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나아가 정후보는 『민자당비자금을 내부적으로 조사,확실한 증거를 갖고있다』며 『12일 여의도집회에서 그 얘기가 나올는지 모르고 국민들이 기대할만 할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같은 정후보발언에 대해 민자당은 「거짓말의 천재」 「상황에따라 멋대로 말을 바꾸는 신뢰할수 없는 이중인격자」라며 비난했다. 이원종부대변인은 정후보가 관훈클럽기자회견에서 『단 일전도 주식을 판적이 없다』고 말한 점을 상기시키며 『그런데 지금와서는 자기주식을 남을 시켜 팔았다고 주장하니 앞뒤가 도통 안맞는 사람』이라고 힐난했다.또 회사돈을 한푼도 갖다쓰지않았다고 주장하던 사람이 이제와서 「내돈 내가 쓴다」는 입장으로 돌변,그야말로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이와함께 지난 총선당시 당국의 정당한 세금추징에도 『돈이 없어 못내겠다』고 한사람이 지금은 『개인재산 3조원중에서 1조는 중소기업,1조는 농어촌,1조는 공무원자녀학자금으로 희사하겠다』고 이른바 중대발표설을 흘리며 선심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나아가 민자당은 『경리사원 정윤옥씨의 양심선언으로 이미 드러났듯이 현대중공업 비자금은 근로자들이 피땀흘려 받은 수출대금인데 개인돈이라니 말도 안된다』면서 『이처럼 개인돈과 회사돈을 구별못하는 것을 보니 국고도 제멋대로 요리할 위험한 인물임에 분명하다』고 맹공하고 있다. 현대수사와 관련,당초에는 국민당편을 들면서 반사 이익을 노린 민주당도 이문제에 대해서만은 국민당측을 비난하고 있다. 김대중후보는 이날 『현대는 공개법인이므로 주주동의없이 자금을 마음대로 쓸수없고 정후보가 자기지분을 갖고 쓴다해도 정당한 절차를 밟아야하는 만큼 정후보 발언에 동의할수 없다』면서 『기업본분을 망각하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대열에 동참했다.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이처럼 진실성이 결여된 정치공작적 발언은 물론 흑색선전·비방·중상모략등이 판을 칠 것으로 보인다.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과 양식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 이거 달라져야 합니다/고쳐야할 정치행태 시리즈:20

    ◎“아파트값 절반으로”/무책임 공약 남발/“중기영역 보호”… 누가 잠식 앞장섰는지/“복지”외치며 간척피해 어민보상은 외면/정경유착으로 기업키우곤 “정경유착 척결” 큰소리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각 정당의 「장밋빛 공약」이 민심을 들뜨게 하고 있다. 「아파트값을 반값으로 낮추어 대량공급하겠다」「대기업이 운영하는 중소기업형 업종을 중소기업에 이양하겠다」「근로자복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등 수많은 약속들이 유권자들의 불만심리를 파고들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경제적취약점이나 서민의 애로사항,지역별 역점사업 등에 대한 정치권의 개선노력을 정당의 정책으로서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인기위주의 즉흥적인 대국민 약속은 오히려 국가경제와 사회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신생정당들이 인기를 겨냥한 마구잡이식 공약을 남발함으로써 입는 국민들의 피해는 엄청나다는 지적이다. ○…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창당과정에서 『신당과 기업은 별개』 『당리당략으로 경제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고 누차 공언했었다. 그러나 이 약속들은 불과 며칠도 안돼 거짓임이 입증됐다. 정대표는 『조직을 단시일내에 만들려면 기존조직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대직원들에 의한 창당작업·현대계열사직원을 총동원한 입당원서강요·당행사에 현대그룹의 장비및 직원동원을 사실상 시인했다. 또 경제의 정치이용불가약속도 인기위주의 경제공약을 남발함으로써 흐지부지 시켜버렸고 심지어는 『현대가 부도가 날 경우 우리경제의 3분의1이 연쇄적인 부도사태가 날 것』이라고까지 위기감을 조성해 동정표를 얻으려는 등 철저히 당리당략적인 모습까지 연출했다. 최근 정대표의 국민당은 하루에 5억원씩 드는 신문광고를 잇달아 게재하면서 경제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이들 공약내용을 보면 「아파트값을 반값으로 내리겠다」는 약속이외에도 「대기업이 가진 중소기업업종의 중소기업이전」「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차단하겠다」「근로자 복지개선」「금리를 경쟁국수준으로 내리겠다」는등 각양각색이다. 또 정대표와 국민당의 지구당위원장들은 지역행사 때마다 으레 「실업자를 취업시키겠다」「무공해공장을 건설하겠다」「특정학교 졸업자 전원을 취업시키겠다」「사재로 추곡을 매입하겠다「낙동강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등 작게는 수억원,많게는 수조원까지 예산이 소요되는 약속들을 구체적 실현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남발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허황된 약속도 문제이지만 이같은 약속을 내놓으면서 국민들의 불만심리를 고조시켜 정치에 이용하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과거 3공과 5공시절 정경유착으로 현재의 위치까지 부상한 현대그룹의 소유주 정대표가 「정경유착」을 공격하고 있는 점이나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중소기업영역까지 철저히 잠식하고 지배했던 점등을 미루어볼때 「중소기업지원운운」약속은 스스로의 전력을 부정하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또 가장 많은 노사문제를 야기해왔던 현대측이 국민당을 내세워 근로자복지문제를 거론하는것도 기업차원에서 해결못하던 문제를 어떻게 정당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낳게하고 있다. ○…이같은 국민당의 인기위주 당리당략적 공약남발에 대해 학계나 관계,또는 묵묵히 경제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던 실무자들은 허황된 경제공약으로 인한 폐해를 누구보다 우려하고 있다. 국민당은 아파트값을 반값으로 내리기 위해서는 「도시조성기반시설비는 정부부담으로하고 채권입찰제를 폐지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관계·학계는 물론 건설업계에서 조차도 『부동산투기방지를 위한 채권입찰제폐지는 곤란하며 정부의 재정부족으로 도시기반시설비의 정부부담은 불가하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오히려 이같은 혁명적조치가 이루어진다면 경제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3백만 주택청약가입자들에게는 최단 시일내 주택을 마련해주겠다」는 약속에 대해서도 『현재 주택청약가입자는 1백34만명정도이며 이미 정부가 96년까지 연차계획으로 이들가입자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므로 국민당의 약속은 확대포장한 인기발언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특히 그동안 대형아파트위주의 주택사업을 해온 현대가 국민당을 통해 서민주택공급이니 가격인하니 하는 약속을 하는 것은 집없는 서민들을 정치적 볼모로 이용하겠다는 후안무치한 발상이라는 지적도 크다. 정대표는 지난1월말 부산기자회견에서도 『을숙도에 항만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었다.그러나 현재 을숙도는 그린벨트와 철새보호구역으로 개발제한 구역으로 묶여 있는 만큼 정대표는 초법적 발언도 서슴치 않는셈이 된다. 또 경부고속전철건설을 앞장서 반대해왔던 정대표는 건설시기나 소요예산 등에는 전혀 언급도 없이 『낙동강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하기까지 했다.국민당은 현대건설의 천수만지역 간척사업과 관련한 피해어민 5개 시·군 13개 읍·면 7천여세대에 대해 보상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2월중순에는 이들 어민들이 상경해 국민당사에서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부산 모지역의 지구당위원장은 현대계열사의 취업을 주선하겠다며 취업희망자 명단을 제출하라고 주민들을 부추긴 사례도 있으며 농촌지역 위원장들은 앞다투어 「농공단지확대」및 「자동차부품·전자부품·악기공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이처럼 선거를 앞둔 국민당의 공약은 대부분 국가경제적 차원에서 신중히 판단되어야 하는 문제임은 물론 지역개발공약의 대다수가 이미 정부당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점을 감안해 볼때 국민당의 공약남발은 당리당략적 인기 「공약」에 불과하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 “총선전 남북정상회담 반대” 야 주장에 거센 비난

    ◎“「통일과업」 선거이슈화 있을 수 없는일”/“통일을 정략도구로 삼는건 민족모독”/실향민들,“DJ는 표만 아나” 빗발성토 김대중·이기택 민주당 공동대표의 「총선전 남북정상회담 반대」발언에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동시에 남북정상회담의 악용을 막기 위해 총선후 실시를 요구한다고 밝힌 이들 두 정치인의 발상 자체가 바로 통일문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든 것이라는 지적 역시 많다.김·이 두 공동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막고 회담의 순수성을 위해서」정상회담은 총선후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강행할 경우 국민의 의구심이나 갈등없이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양식있는 정치인이라면,그리고 통일문제를 민족과 국가의 지상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인사라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김·이 공동대표는 거리낌없이 해댔다. 한마디로 후안무치,오로지 선거지상,표 긁어모을 생각에만 골몰한 「정객」의 모든 것을 보여준 「노욕」이라는게 뜻있는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남북신뢰회복 지름길 남과 북은 12월13일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이어 12월31일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47년 분단청산과 통일 대장정에의 역사적인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따라서 지금은 남북화해 선언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가시권 안으로 당겨진 시점이다.이제부터의 통일과업은 탁상이 아닌 실천계획으로 발전돼야 하고 구체화돼야 한다.그같은 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벌 수 있고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 바로 정상회담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태우대통령도 지난 10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이렇게 밝힌 바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한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전문가들 역시 정상회담을 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상회담 날짜를 밝힐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아직 회담날짜가 논의되지도 않은 시점에 돌출한 야당대표의 「총선전 회담불가」언행은 정상회담이 갖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과 그에 따른 메커니즘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데서 나온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 ○여야 「한목소리」 내야 이와관련,한국자유총연맹의 김영광사무총장(61)은 『남북정상회담시기를 「총선전으로 하느냐,후로 하느냐」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정략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통일문제는 7천만민족 전체의 과제이지 결코 여야대결의 쟁점이 될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땅에서 탈냉전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될 정상회담을 정략의 도구로 삼으려는 것은 겨레의 통일 염원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훈기 평남지사(56)도 통일문제를 논의하게될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적 차원에서 이용하려드는 민주당 김·이 공동대표의 태도는 『1천만 실향민들의 분노를 사 마땅한 일』이라고 말하고 『통일문제에 관한한은 여와 야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승적 접근 할 수 없나” 자신이 실향민이기도 한 이경남 동화연구소소장(63)은 『정객들이 정상회담을 트집잡기 시작하면 그 나라의 외교는 순조로울 수 없다』고 말하고 『이같은 보도를 접할 경우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은 남한에서의 정쟁을 즐기려들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는 노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시기에 관해 언급한 바 없음을 강조하고 『이런 시점에 정상회담을 민주당쪽에서 선거쟁점화하려들 경우 북에 이용될 소지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일은 하루가 급한 민족의 문제』라고 밝힌 김영정민주평통여성부의장(63)도 남북정상회담의 정치 쟁점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의 「남북합의서」채택으로 과거 그 어느때보다 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터에 정상회담 개최시기 논의로 국력을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김부의장은 『통일논의는 대승적 접근이 필요한 핫 이슈임을 정치권의 모든 인사들이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85년 1차 고향방문단으로 평양을 방문,35년만에 그리던 부친(당시 72세)과 상봉했던 이재운변호사(53)역시 『남북관계는 정권적 차원을 넘어선 그야말로 민족적 문제』라고 말하고 『양측의 최고책임자가 만나 47년간 쌓여온 불신을 해소,민족통일의 견고한 초석을 놓게될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총선전후운운 시기를 문제로 삼는것은 소아병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최근 남북관계의 빠른 진전에 따라 가족상봉에 대한 이산가족들의 기대가 높아가고 있는 시점에 나온 야당지도자의 「총선전 정상회담불가」발언은 한마디로 실망스러울뿐더러 김대중공동대표의 통일관마저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스칼라피노 지적 경청을 지금 남과 북사이엔 신뢰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 싹이 제대로만 자란다면 지난 47년간 계속돼온 분단과 대결의 구도가 통일로 청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통일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정치적 안정과 초당파적인 대북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한 미국의 아시아문제 전문가 스칼라피노교수의 지적은 「당리」와 「표」만을 지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몇몇 정치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이 아닐 수 없을 터이다.
  • 정신대에 명백한 사과를(사설)

    사람들은 대개 일본에 관해서는 깊은 관심과 함께 의구심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두 시각을 갖고 있는듯 하다.특히 일본이 세계적으로는 물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그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적 역할과 국제도의적 채무를 과연 얼마만큼 수행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거의 언제나 부정적인 평가에 머문다는 사실은 일본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새로운 국제질서형성에 큰 몫을 차지하려는 일본의 발걸음이 부쩍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각별히 주목하고자 한다.정치·군사대국화의 우려속에서도 일본이 아·태지역의 경제블록화 추진을 검토중이라는 보도도 전해진바 있다.새해 1월16일로 예정된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총리의 방한에 어느때보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그 까닭이다. 한일양국은 미야자와총리의 공식방한기간중에 있을 국회연설에서 한일과거사 특히 일제하 한국인 여성의 일본종군위안부(정신대)및 강제징용에 대한 해명과 함께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는 등 공식사과하는 문제를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일과거사의 아픈 경험과 일본측 「죄과」에 비추어 매우 지당한 정책적 접근이라 할수 있다. 한일간에는 현재로서 급박하게 해결해야할 현안들은 많지 않다.무역역조시정이라든가 첨단기술이전 등 해묵은 현안들이 항상 미해결의 과제로서 남아 있을 뿐이다.따라서 이번 미야자와 총리가 그의 총리취임후 첫 해외순방 그것도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에 한일과거사의 앙금을 씻는 노력을 보이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한일양국이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일본의 역내 정치적 역할제고에 대한 한국의 협조를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 필수적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우리는 얼마전 「정신대」문제에 관하여 일본 관방장관이 발언한 내용을 거듭 분노하는 마음으로 상기하고자 한다.그 사람 가토 고이치씨(가등굉일)는 태평양전쟁중 강제로 동원됐던 한인여성들과 그 유가족에 대한 보상문제를 놓고 『노동성을 중심으로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나 정부기관이 관여했다는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일본정부의 각료로서 이토록 비겁하고 후안무치함이 더할 수가 없다.바로 그 무렵 한인여성들의 강제연행 사실을 스스로 폭로,증언한 일본인이 있었고 또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는 일본의 만행을 기록한 미군측의 공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일본·일본인들의 표이부동함이 대체로 이와같은 것이다. 지난24일 발표 보도된 일본의 외교청서는 일본이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제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아태지역국가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확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특히 『국제협조 행동면에서 국력에 맞는 책임과 역할담당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있다. 문제는 과거 일본군국주의의 피해를 보았던 역내국가들 특히 우리가 그것을 어느만큼 믿고 받아 들이느냐에 있는 것이다.한일과거사 청산에 대한 일본측의 성실한 자세를 기대하고자 한다.
  • “아시아의 맹주로”(진주만 50돌:하)

    ◎「신대동아 공영권」 야망 “꿈틀”/폭탄 대신 상품·자본… 무차별 경제공습/아주국들 “일 침략 잊지말자” 잇단 집회 일본의 진주만기습 50주년을 맞아 당사자인 일본과 미국은 서로 다른 입장이긴 하지만 이 사건을 교훈으로 삼자는 각종 행사들로 요란하다. 당시 패전국이었던 일본은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정치대국으로까지의 꿈을 펼치고 있고 승전국이었던 미국은 재정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며 세계지도국의 위치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막상 양국 이익대결의 전장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아시아각국의 입장에서 이날을 맞는 느낌은 착잡하기만 하다.특히 36년간 일제의 지배를 받았던 한국은 물론 일본군의 군화발에 짓밟혔던 중국·대만·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홍콩등 동남아국가들은 초대경제력을 지닌 일본이 군국주의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아시아국가들에서는 진주만기습 50주년을 계기로 이 사건이 더이상 일본과 미국의 문제로 국한돼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이 사건은 결국 일본이 한반도와 중국에 제한돼 있던 전선을 동아시아전체로 확전을 개시한 이른바 대동아공영권 전략의 신호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일·미관계에만 초점이 주어져 상대적으로 본질문제인 일본의 아시아침략은 축소 왜곡돼 왔다는 것이다. 당시 한반도와 만주를 점령,식민지화 하고 중국침략전쟁을 수행하고 있던 일본은 41년 12월 8일(한국시간)새벽 진주만공습 1시간전에 이미 홍콩의 카이탁공항 폭격을 시발로 홍콩침공에 들어갔고 또 진주만공습 20분후에는 말레이반도 동안의 코타바루 상륙과 함께 싱가포르를 공습,본격적인 동남아침공을 개시했다.당시 인구80만중 불과 수개월 사이에 항일화교용의자라는 이유로 5만명이 학살됐던 싱가포르는 8일 대대적인 「함락50주년기념식」을 열어 일본침략의 교훈을 재확인하고 확고한 국민의식을 고양토록할 계획이다.또한 4년 가까운 일본의 점령하에서 아사자까지 속출할 정도로 극도의 식량부족과 헌병대의 탄압에 시달렸던 홍콩주민들은 최근 「홍콩보상협회」를 설립,『홍콩침략50주년을 맞아 일본정부는 후안무치한 사기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비난과 함께 당시 일본군이 물자조달을 위해 홍콩에서 발행했던 군표에 대한 보상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이날을 일본과 미국만의 날로 몰고 가려는데 아시아국가들의 불만이 있는 것이다.더욱이 일본인들은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식민지배와 침공에 대한 한마디 사과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진주만기습에 대해서도 『덫은 미국이 놓고 걸려든 것은 일본』이라며 쉽사리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또 태평양전쟁은 아시아인들의 서구식민지배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전쟁이었다는 궤변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국가들의 일본에 대한 불만과 증오에 관계없이 일본은 이미 아시아국가들에 깊숙히 침투해 있음을 부인할수 없다.군화발과 폭격기 대신 무차별한 일본상품과 자본·기술의 공격은 대부분의 국가를 「일본」앞에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세계 총GNP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금년도 무역흑자는 8백5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사상최초의 5년 연속호황이라는 최고의 호경기를 맞고 있다.또 소련의 붕괴로 세계의 질서구축을 정치와 경제의 두기둥으로 미국과 함께 나누어 지게된 일본의 입장에서 21세기를 향한 신아시아주의 즉 「신대동아공영권」구축의 필요성은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EC(유럽공동체)가 EFTA(구주자유무역연합)와 통합,유럽19개국이 참여하는 세계최대의 경제공동체인 EEA(구주경제지역)로 재편되고 또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그에 버금가는 북미경제권을 구축하자 일본은 아시아경제권을 하나로 묶는 이 신대동아공영권을 형성하려는 의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미 아시아대륙이 ▲NICS(신흥공업국)4국 ▲ASEAN(동남아국가연합)제국 ▲중·소등 사회주의 지역등 3개의 광역경제권으로 각각 일본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이들을 일본을 중심으로 하나로 묶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아시아 광역경제권이 대일의존도가 높은 종속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한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들은 물론 아세안 제국도 대일무역에서 엄청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일본은 50년전 무력에 의한 아시아공격과는 달리 자본과 기술로 아시아를 종속적 경제권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진주만기습 50주년을 맞아 아시아국가들은 이를 계기로 보다 철저하게 50년전 일본의 아시아침략이 규명되고 그에 대한 일본의 반성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그러지 않고는 제2의 진주만기습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 성전은 「투쟁의 장」 아니다/황성기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우리나라의 재야·운동권을 대표한다면서 서울 명동성당에서 2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른바 「범국민대책회의」 간부들의 요즘 말과 행동을 지켜보느라면 은연중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미리 말 한마디 양해도 구하지 않고 한달 가까이 신세를 지고 있는 이들은 그 동안 성당 쪽의 요구라고는 하지만 여하튼 15일까지 성당에서 나가겠다고 약속을 해놓고서도 식은죽 먹듯 너무나 쉽게 이를 깨어버려서만은 아니다. 굳이 성당 쪽의 채근이 아니더라도 김귀정양의 장례까지 치른 마당에 성당에 남아 있을 명분이 없다고 철수를 공언했던 이들이 수배조치를 풀고 구속영장을 철회하라는 등의 억지를 부리며 성당에서 버티고 있어서만도 아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말을 믿고 경찰로부터 공권력의 투입을 유보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던 성당 쪽이 처하게 된 곤혹스런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이들의 후안무치에 놀라울 뿐이다. 천주교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종교적 양심과 실정법 문제를 놓고 고민고민 한 끝에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쓴 혐의를 받고 있는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에게 자수할 것을 충정으로 권유하자 이들은 그 고민을 헤아리기는커녕 당황스러움과 함께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 할 강씨 문제와 관련,가톨릭 쪽에서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강씨가 자진출두할 때 사제를 동행하도록 하겠다는 등의 지원을 약속했는 데도 불구하고 무한정의 보호를 요구하며 성당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전에 경찰이 들어가게 되는 불미스런 일과 만일의 불상사를 걱정해 검찰과 경찰을 오가며 온갖 노력을 다해 중재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성당 쪽의 애타는 노력마저 이들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도 87년 6월 재야인사와 학생 7백여 명이 명동성당에 들어가 1주일 동안 정권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일 때 정부당국을 설득,농성자들이 성당에서 무사히 빠져나가도록 했던 성당 쪽에서 이번에도 다시 한 번 그같은 「은전」을 베풀 것이라는 헛된 기대에 젖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성당에서도 이미 밝혔다시피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그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책회의」는 교회의 양심을 내세워 신변보호를 요구하는 부당한 짐을 더 이상 성당이 지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강씨의 출두가 늦어지면 국민의 의혹도 커져 재야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도 큰만큼 이제는 한시바삐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충고도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치투쟁의 장이 아닌 예배의 장소로서 성전은 지켜져야 한다.
  • 명동성당 사제의 분노(사설)

    성당의 본당은 미사를 지내는 곳이다. 가톨릭의 기본 핵심 예절인 미사는 성체를 모시지 않고는 지낼 수가 없다. 또 신부가 있어야 하고 미사주가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는 「미사」를 드릴 수가 없다. 성당 본당에는 바로 그 「성체」가 모셔져 있다. 신자들은 그래서 본당에 들어설 때에는 허리를 굽혀 몸을 낮추고 발끝으로 걷는 조심을 한다. 복사를 수행하는 어린 소년조차도 삼가는 몸가짐이 철저히 몸에 배어 있다. 명동성당의 수석사제인 경갑실 보좌신부가 『성당은 성체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신자들에게는 자신의 몸보다 소중한 곳』이라고 말한 것은 그런 뜻이다. 그런 성소인 본당 문의 자물쇠를 쇠톱으로 잘라낸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그래서 신부를 비롯한 성당측이 분노하고 심각한 사태임을 깨달아 「강력한 대응책」까지 모색중이라고 한다. 이런 짓을 한 것은 명동성당에 무단히 진입하여 진을 치고 있는 시위군의 지도부인 소위 「범국민대책위」라고 한다. 하찮은 여염집의 빈 광문이라도 주인 허락없이 잠긴자물쇠를 「쇠톱으로 자르는 행위」는 강도나 하는 짓이다. 그런데 3백만 가톨릭인의 신앙의 상징인 명동성당의 본당문을 몰래 「쇠톱으로 잘라내는 짓」을 했다고 한다. 어떤 명분으로 이런 일을 합리화시킬 수 있는 것인지 우리는 이해할 수가 없다. 운동권의 부도덕성이 이렇게 후안무치하게 치닫는 점이 너무 걱정스럽다. 필경,그들이 이런 짓을 한 것은,경찰이 김기설 자살방조 혐의로 강기훈씨 등 몇명의 사전영장이 발부된 혐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진입할 것에 대비한 것인 듯하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들은 이렇도록 파렴치한 방법으로라도 「도망치고 보아야 할 만큼」 떳떳지 못하다는 뜻이 된다. 민주정의를 위한 투쟁이 목표라는 그들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일이 슬프다. 어제 오늘 일어나고 있는 일로 운동권을 향한 국민의 감정은 분명해졌다. 스스로 「범국민」을 칭하고 있지만 일부 국민조차 동조를 않게 되었다. 일당을 주는 폭력시위꾼이라도 거느리지 않으면,거들떠보는 시민이 없다시피 해졌다. 그런 가운데서 몸숨길 곳이 다급한 나머지 성스런 성당문을 쇠톱으로 자르는 것까지 노출시키고 말았다. 이쯤되었으면 운동권 지도부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 폭력으로 일어난 세력은 폭력으로 망한다는 철칙은 독재정권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파렴치하게 타락한 방법으로는 운동 자체를 건질 수 없도록 타락시킨다. 그 징조가 이를테면 「쇠톱으로 성당문 자물쇠 자르기」로 나타난 것이다. 어떤 이념도 그 도그마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실패한다. 실패의 징후가 너무도 농후하여 보기에 딱하기만 한 오늘의 운동권 세력이 한심하다. 제발 이제는 깨어나보라. 분노한 사제가 『성당 구내 방송을 통해 대책회의 관계자들에게 나가주도록 공개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민주화의 성역」이기를 앞장서온 「명동성당」이 이런 분노의 폭발을 하기 전에 제발 운동권은 새로운 사고를 하라. 떳떳이 법 앞에 서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뜻을 펴라. 그래야만 한가닥 남은 인심이라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는 자정능력이 없는가/최택만 논설위원(서울칼럼)

    우리 사회에 대형사건이 발생하면 그 처리과정에 몇가지 도식이 정형화되어 가고 있는 것같다. 먼저 분노하고 개탄하며 질책하는 여론이 비등한다. 한달전 일어났던 수서지구 택지분양사건이나 이번의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역시 동일한 전철 그대로이다. 수서사건이 발생하자 이 지역 조합주택문제 뿐이 아니라 전 조합주택이 여론의 무대위에 올랐다.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이 터지자 이 강 뿐이 아니고 영산강과 한강 등 모든 강이 오염시비에 휘말려 있다. 조합주택문제는 수서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간헐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게 공지의 사실이다. 낙농강 페놀오염사건 또한 비단 이 강 뿐이 아니라 모든 강이 썩어가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일이다. 이처럼 비밀아닌 비밀이 대형사건을 계기로 여론이 비등점에 이르게 되면 해당 기업의 관계자와 관련공무원이 구속되고 관련부처의 최고책임자가 경질된다. 그리고 관련기업 뿐이 아니고 그 기업그룹 전체가 해부되고 그 부도덕성이 여론의 재판에 오른다. 수서사건으로 기업주가 구속되고 건설부장관과 서울시장이 경질되었다. 이번 수질오염사건 이후 해당기업 공장장이 구속되었고 환경처장관과 대구시장의 경질문제가 쟁점화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하위공무원 몇명의 구속으로 이번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여론이 높고 여당인 평민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노재봉내각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또 수서사건의 경우 문제를 일으킨 한보주택 뿐이 아니고 한보철강을 비롯한 한보그룹 전체의 정리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번 수질오염 사건의 장본인인 두산전자는 물론 두산그룹전체가 부도덕한 기업그룹으로 지탄을 받고 있고 이 그룹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부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개탄과 책임추궁 속에서 관계부처의 조직상 문제와 관련법의 미비점이 드러나고 그에 대한 대책으로 갖가지 아이디어가 난무한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수자원 등의 보호를 위해 공해방지세를 신설하고 공해배출업소에 대한 지도단속체제를 일원화하겠다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아울러 환경관계법령을 개정,과실범도 처벌하고 공해배출당사자 이외에도 회사대표에게 양벌규정이 적용해 엄벌하겠다고 한다. 대형사건이후 국민여론의 비등→관계자문책→급조된 제도나 법령개선이라는 도식이 끝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그 사건자체가 공직자나 기업인은 물론 국민들의 뇌리에서 사라져 버린다. 「간접 살인죄」에 해당된다는 이번 환경오염사건까지도 몇사람의 구속이나 별로 실효성 없는 제도 개선으로 얻어지는 카타르시스에 의해 호도되고 망각의 여로에 빠져 버릴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런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 왔고 언제까지 카타르시스로 호도되는 전철이 계속 될 것인지 안타깝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후 사석에서 만난 한 장관은 최근 일련의 사건을 우리 경제와 문화,그리고 도덕수준에서 연유된 사건으로 보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동안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당수의 전문가들도 낙동강 오염사건에도 불구하고 환경문제에 관해 우울하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도 일과성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어떻게보면 이는 대형사건이나 환경오염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의 국민이라는 자기비하이고 자정능력이 없는 시민이라는 자포자기 같아서 몹시 씁쓰레하다. 과연 우리는 자정능력이 없는 국민인가.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정능력이 있으면서도 능력과 역량을 발휘하지 않은 잘못을 갖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자정능력을 복원하려면 공직자와 지도층인사들이 먼저 솔선을 보여야 한다. 큰 사건이 있은 후 관계장관의 문책이 사건을 조기에 축소,마무리짓는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경질이라는 「제물」로 얻어지는 카타르시스에 의해 호도되어서도 안된다. 그와는 반대로 관련장관이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를 논한다든가,입각한지 몇달 되지 않았고 제도 또는 조직상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는 편의주의적 발상 또한 곤란하다. 법률이나 제도적 책임이 없더라도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책임행정풍토가 확립되어야 한다. 우리사회의 커다란 문제로 되어 있는 도덕성회복에 지도층이 솔선수범한다는 차원에서 공직을 떠나 일정기간동안 두문불출하는 우리선조들의 훌륭한 공직자상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또 우리의 경제계 일각에서는 기업의 대형부조리나 비리가 생기면 해당기업이 『운이 없다』거나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는 공범논적 동정을 펴는 일이 있다. 당사자들 마저 『우리만 탈세를 하고 투기를 했느냐』며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오도된 기업가 정신을 보기이도 한다. 또 일부에서는 「간접 살인죄」에 해당하는 공해물질을 배출하고도 『우리만 배출했느냐』며 후안무치한 발언을 한다고 한다. 기업주나 최고 경영자들의 사고의 오염이 우리의 자정능력을 급속도로 굴절시켜 온 것이다. 이제는 모든 기업주나 경영자들은 이윤의 극대화를 위하여 탈법행위를 하고 환경을 희생시켜도 된다는 유신시대와 권위주의시대의 오도된 기업가 정신에서 하루빨리 깨어나야 한다. 그처럼 잘못된 발상과 사고를 계속 갖고 있다면 언젠가는 기업이 존폐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의 진정한 교훈은 공직자는 물론이고 기업가와 모든 국민들이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굳어져 온 큰사건 이후 잘못된 도식에서 과감히 탈피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정부의 법률이나 제도개선이 비등하는 여론을 가라앉게 하기 위한 일과성 또는 졸속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시민들의 자구적인 운동 역시 일시적인 감정의 표출로 끝나는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감시하고 고발하는 시민운동을 조직화하고 더욱더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 난상토론 3시간… 의총 지상중계

    ◎“보혁함정 경계”… 평민 야권 통합 양론/“당기득권 양보 각오 필요” 소장파/“우리당이 구심점이어야” 중진들 평민당은 23일 상오 국회의원회관에서 당무지도 합동회의겸 의원총회를 열어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통합선언에 따른 대응방안과 당의 진로를 놓고 3시간 넘게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합당을 선언한 3당을 성토하고 당의 결속을 다지는 발언이 주조를 이뤘으나 일부 소장파의원들은 「범민주세력」 통합을 위해서는 당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의의 발언요지는. ▲김대중총재=모든 의원이 총사퇴하고 총선을 통해 정계개편과 내각제가 옳은지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 총선에서 우리당은 부통령제와 2차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대통령제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 그러나 다른 3당이 반대한다면 우리당만 사퇴할 필요는 없다. 2월 임시국회후 1천만 서명운동등 범국민운동을 통해 현정권을 굴복시켜야 할 것이다. ▲김원기총무=공안정국때부터 민주ㆍ공화 양당이 민정당에 추파를 던지면서 평민당을 고립시키려는 정보가 있었는데 현실로 나타났다. 국민의 이해나 성원없이 야합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자. ○3인4각의 출발 ▲이찬구의원=보수대연합은 작은 여당이라는 민정당의 콤플렉스와 제2ㆍ3야당이 야합해서 만들어낸 3인4각으로 출발부터 삐걱거릴 것이다. 평민당이 급진ㆍ좌경이라는 오해를 받을 언사나 행동을 할 경우 거대여당에 보혁구도의 구실을 준다는 것을 명심하자. ▲양성우의원=김영삼총재의 변신에는 후안무치의 극치를 보는 심정이다. 평민당을 중심으로 범민주세력연합의 길이 무엇인지 모색해야 한다. 민주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당풍을 조성해 정치력의 확대재생산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채영석의원=김대중총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일각에서 야권통합을 주장하며 김대중총재를 2선으로 후퇴시키려는 공작이 있는지를 경계해야 한다. 배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자. ○사기극으로 판명 ▲이상수의원=평민당을 지역당화시키려는 기도나 반민주세력의 장기집권 기도를 분쇄하기 위해 당중진들은 단결해야 한다. 그러나 평민당을 중심으로만 범민주세력을 뭉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당의 기득권을 양보해서 신당을 만들 수도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박병일인권위원장=3당의 야합을 보면서 6ㆍ29선언이 사기극이라는 것을 국민이 알게 됐다.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이나 정당이 하루아침에 변절함으로써 주권을 강탈당했다. ▲이협의원=범민주세력의 통합을 주장하다가 자칫 보수대연합구도가 노리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 범민주통합대책위가 이미 우리당에 설치돼 있는 만큼 이를통해 질서있는 야권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당은 공중분해될 것이고 민주세력 결집마저 좌절될 것이다. ○배신자가 사퇴를 ▲최영근부총재=어제 총재단 결의사항을 추인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당내 통합대책위에서 논의하도록 하자. ▲한영수당무위원=평민당의원만이 사퇴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의원직 사퇴는 국민주권에 대한 배신행위를 한사람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범민주세력의 단합을 위해서는 구심점이 있어야 하며 그 구심점은 평민당이 돼야 한다.〈구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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