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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플러스 / 충남 연기서 조선시대 미라 3구

    충남 연기에서 조선 선조∼인조 시대의 미라 3구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2일 연기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11시쯤 연기군 전동면 심중리 한씨 문중 묘지에서 후손들의 이장작업 도중 2기의 묘에서 남자 미라 1구와 여자 미라 2구 등 모두 3구가 발견됐다. 미라는 조선 선조 3년(1570년)에 태어나 인조 16년(1638년)에 사망한 한준민(韓俊敏·영능 참봉)과 그의 아내 여주 민씨,며느리 평양 조씨로 확인됐으며,발견 당시 두꺼운 향나무 관속에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 책 / 삼국지 해제

    - 김영사 펴냄 장정일 김운회 서동훈 지음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삼국지’는 원말 명초 나관중에 의해 씌어진 연의(演義)다.이 연의 ‘삼국지’는 소설이면서도 정사(正史)를 근거로 해 많은 내용이 역사적인 사실이다.연의 ‘삼국지’를 거의 정사처럼 받아들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그러나 ‘삼국지’에 허구가 많은 점도 부인할 수 없다.소설 속의 인물과 일화,역사적인 사실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그것은 ‘삼국지’가 정사외에 민중 사이에서 구전돼온 전설이나 민간 이야기꾼·문인들의 윤색과 재창작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한다.그런 점에서 볼 때 ‘삼국지’는 나관중의 개인창작이라기보다는 삼국시대 이래 1500여년의 세월에 거쳐 완성된 집단창작물이다. 우리는 ‘삼국지’를 마치 통과의례처럼 읽어왔고 또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중요한 것은 이 ‘천년의 고전’을 어떻게 새롭게 이해하고 읽느냐 하는 것이다.‘삼국지’는 단순한 소설의 차원을 넘어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하나의 수신서로 ‘문화유산’의 자리까지넘보고 있기 때문이다.‘삼국지’는 문화 제국주의의 첨병 구실도 한다.중국인이나 중국적인 것만 옳다는 인식을 독자들에게 심어줄 우려가 있다. 도서출판 김영사에서 펴낸 ‘삼국지 해제’(장정일·김운회·서동훈 지음)는 삼국지 바로읽기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다.그동안 처세서나 병법서,참모학서,인간경영서 등 ‘삼국지’와 관련된 2차도서들은 많이 나왔지만 본격적인 ‘삼국지’ 해설서가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저자들은 모두 ‘삼국지’ 전문가다.장정일은 자신의 시각이 담긴 ‘해석된 삼국지’를 신문에 연재중이며,김운회 동양대 교수는 ‘삼국지’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 꾸준히 올리고 있는 마니아,그리고 서동훈 대구미래대 교수는 ‘삼국지’를 응용문학의 보고라고 믿는 ‘삼국지’ 학자다.이들은 3년동안 200권이 넘는 참고문헌을 읽으며 ‘삼국지’를 해석하고 459개에 달하는 주를 달았다. 책은 ‘삼국지’의 기존 인물들을 해부,그들의 공과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그동안 파렴치한이나 배신자로 간주된 인물들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십상시·가후·동탁·여포·가남풍 등 ‘부정적인’ 인물들에게서 긍정적인 요소들을 찾아낸다.후한 말 권력의 실세로 등장한 삽상시와 관련,저자들은 환관의 역사적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당시 상황에서 외척이라는 귀족세력에 맞서 황제를 옹위할 수 있는 세력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허약해 보이는 환관밖에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또 진(晉)나라 혜제의 황후인 가남풍은 ‘암닭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식으로 중국사에서 가혹한 평가를 받았지만 사실은 진 왕실을 수호하려던 여걸로,조선의 명성황후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해석한다.지나치게 미화된 면이 있는 유비에 대해서도 새로운 각도에서 그의 교활함과 자질문제를 짚는다.겉으로는 철저하게 인의와 대의명분 아래 살았지만 일생을 통해 투항과 배신을 반복해가며 자신의 입지를 굳혀간 복합적 성격의 인물이 바로 유비라는 것이다. 이 책은 중국과 주변국가의 관계에 대해 실존적으로 접근한다.기존의 ‘삼국지’는 모두 한족과성리학적 청류의식(淸流意識)을 중심으로 씌어지다보니 비(非)한족적인 요소나 성리학적 청류에 포함되지 않은 요소들은 부정적으로 인식됐다.한국이나 일본,동남아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문화 제국주의적인 자세가 거슬릴 수밖에 없다.저자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동이족의 후손으로 인식하게 된 데도 중화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삼국지’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삼국지’의 과장된 묘사 또한 비판 대상이다.나관중의 ‘삼국지’에는 지나치게 많은 병력과 인원이 등장한다.예컨대 관도대전·적벽대전·이릉대전 등에는 모두 100만 이상의 대군이 동원된다.당시 사정으로 볼 때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이릉대전의 경우,촉의 전체 국민을 다 모아도 그만한 인원을 동원할 수 없다. ‘삼국지’에 나오는 전쟁은 대부분 한두 사람의 장수가 적장의 목을 베면 끝나는 형태를 띤다.‘나홀로 전쟁’이다.제갈량은 혼자 성루에 앉아 거문고를 타면서 수만의 대군을 물리치고,화살 10만개를 한꺼번에 주워오기도 한다.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독자들의 흥미를끌기 위한 ‘동중정(動中靜)의 서술기법’일 뿐이다.저자들은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면 전쟁은 이미 고도로 전략적이고 전술적으로 발전해 한두 명 장수와의 싸움으로 대세가 결판나지 않는다고 밝힌다. 이같은 과장된 묘사는 비판력이 없는 독자들에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신격화한 영웅의 무용담이나 낭만적인 전쟁쯤으로 여기게 할 가능성이 있다.나아가 영웅주의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인 시각에서 전쟁을 볼 위험도 있다.새로운 ‘삼국지’ 해석의 필요성은 오늘날 ‘전쟁의 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2만49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영원한 기념일’

    우리는 어떤 순간을 기억하고,기념하는가.나는 결혼한 날,아이를 낳은 날을 기념하고,신춘문예 당선 통지 전화를 받던 순간을 기억한다.그리고 처음으로 싱글타수를 기록할 뻔한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17번홀까지의 기록은 8오버파.남은 한 홀을 보기로 마무리하면,생애 첫 싱글의 순간이 도래하는 것이다.18번홀은 그리 길지 않은 파5 홀.두번째 샷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세번째 샷으로 워터 해저드와 벙커를 뛰어 넘고,그린에서 2퍼트로 마무리를 한다면 80타가 될 것이다.힘을 빼고 5번 아이언을 쳤다.벙커 입술을 때린 공은 주춤거리다가 뒤로 구르더니 모래밭에 빠진다.손금의 고랑에 땀이 고인다.장갑을 벗어 뒷주머니에 찌르고,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러 땀을 닦고,눈을 질끈 감고 샌드웨지를 휘둘렀다.공은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에지에 걸린다.“제발 핀에 붙어 주십사.” 기도를 드리고 어프로치 샷을 시도한다.짧다.공과 핀까지는 어림짐작으로도 2m가 넘는다. “기브를 드릴게요.” 절망하는 내 표정을 읽은 동반자의 위로였다.“그런 식으로 첫싱글을 하면 찜찜하죠.” 잔디의 결을 살피고,그린의 지형을 탐색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첫 싱글을 이룩하는 퍼트를 보기 위해 갤러리가 그린을 에워싸고 있다.말해 무엇하랴.나는 싱글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했다.그 뒤로는 팔꿈치에 부상을 당해 실력은 점점 줄기만 했다. 싱글타수는 밥먹듯이 치지만 아직 홀인원은 못해본 친구가 있다.만약에 홀인원을 한다면 그 날을 제삿날로 삼아달라고,친구는 후손에게 미리 유언을 남겼다. “골프를 하다가 그린 위에서 죽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한 미국의 가수 빙 크로스비는 퍼팅을 하다가 그린 위에서 영면했다.한국에서도 일년이면 서너명씩은 그린 위에서 퍼팅을 하다가 쓰러진다고 한다.그렇게 심장마비를 일으킨 퍼팅은 버디를 노린 퍼팅이었을까,수천만원의 상금이 걸린 퍼팅이었을까,나처럼 평생 소원인 싱글 스코어를 향한 애달픈 퍼팅이었을까. 나이가 들면서 드라이버 샷의 거리도 짧아지고,잔디를 밟는 횟수도 줄었다.가뭄에 콩 나듯이 8자를 그린다.내가 만약에 싱글스코어를 기록하는 날이 온다면,나도 그 날을 나의 영원한 기념일로 삼고 싶다.마지막 퍼트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을 것이 당연하므로….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기고] 후손에 어떤 기후 물려줄것인가

    3월23일은 세계기상의 날이다.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지구가 맞이할 ‘미래의 기후’에 대해 생각해본다.‘미래의 기후’는 세계기상기구(WMO)가 정한 올해의 주제다.우리 인간은 날씨의 영향 속에서 살고 있다.인류는 그 지역의 기후에 맞게 문명과 문화를 발달시키며 생존해 왔다. 지난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은 140년 전부터 측기 관측이 이루어진 이래 가장 더운 시기였다.또한 20세기는 지난 1000년 이래 가장 더운 100년이었다.특히 1998년이 지구의 기온이 가장 높은 해로 기록되었다. 이제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많은 과학자들도 이의가 없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작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유엔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한 정상회담’에서는 지구 기후의 변화와 이로 인해 인류에 미칠 나쁜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기후는 옛날에도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으며,미래에도 변할 것이다.기후는 지구궤도 및 자전축 기울기의 변화,태양 활동의 변화,화산 폭발 및 대기 에어로졸 분포의변화에 따른 자연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사용증가,토지 이용 변경,도시화 등과 같은 인위적인 요인으로 변하고 있다.자연적이건 인위적이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의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문제는 인류의 생존에 심각한 문제다.자연적으로 기후가 변하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지만,인위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이러한 기후 변화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평가하고,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지구의 기후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지구가 탄생한 이후 수십년에서 길게는 수천,수백만년에 이르는 주기로 변해 왔다.자연적인 기후변화 속에서 인위적인 요인이 더해져 급격하게 변하는 최근의 기후변화에 대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국가간 협력을 통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기후 변화 문제는 기온이 몇도 상승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로 인해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가 변한다면 당연히 지금의 농작물과 같은 식생과 동물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종의 출현이 예상되며,색다른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출현하게 된다.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변하게 된다.사회 인프라,생활 습관과 방식,무엇보다 중요한 경제 계획 수립에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이 반영되어야 한다.얼마나 효과적으로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할 때다. 지구 기온이 상승한다면 일부 중위도 지역을 제외하고 열대와 아열대 지역과 건조지역에서는 식량 수확이 감소할 것이다.또한 기온 상승은 바다 생태계의 교란을 일으켜 해양성 식물성 플랑크톤의 감소로 어획량이 크게 줄어 든다.미래의 기후에서는 지역적으로 연 강수량 편차가 심해져 물 부족으로 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지역이 늘어날 것이며,모기나 수인성 병원균 등과 같은 질병 매개체의 서식 범위의 변화,수질 및 공기질의 저하,식량 공급량 및 품질의 저하,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인구의 재배치,경제 파탄 등 여러 영향으로 나타날 것이다. 미래의 기후 현상과 이로 인한 영향에관한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일은 복잡한 일이다.하지만 미래의 기후가 변할 것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산업 분야에 보다 깨끗한 생산 방식이 채택되어야 할 것이다.화석 연료는 보다 청정한 에너지로 대체되어야 하고,땅을 보다 잘 관리하여야 할 것이며,이산화탄소 제거를 위해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하고,산업 폐수를 제거하고,해양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미래의 기후는 현재 살고 있는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넘겨주어야 할 후손들의 문제다.살기 좋은 기후를 물려 줄 것인가,아니면 살아가기 힘든 기후로 물려줄 것인가,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자세에 달려있다. 안 명 환 기상청장
  • 반론/댐 건설 미래가치가 더 중요

    14일자 기고 ‘댐건설 得보다 失…'을 읽고 댐건설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 결과와 댐정책에 더욱 내실을 기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야 한다는 견해는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시민운동을 위한 바람직한 진전이라고 본다. 그러나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의 주장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우선 염 국장이 주장한 세계댐위원회(WCD)보고서의 내용은 문제점이 많다.WCD의 보고서가 공개되자마자 국제대댐회(ICOLD) 바르마 회장은 2000년 11월 공개적으로 “WCD의 보고서가 전세계 4만 5000개의 대댐 중에서 단지 8개의 댐을 골라 평가했고,그나마 한 개 댐을 제외하면 모두 30년 이상된 댐이었다.지난 1세기 동안 약 4000만∼8000만명의 사람들이 이주했다는 숫자의 진실성이 의심스럽다.설령 이주민이 그렇게 많다고 해도 그 숫자의 10∼20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댐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나쳤다.WCD에서 검토된 8개 댐은 개발 당시에는 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지만 최근의 댐들은 환경친화적으로 개발되기 때문에이들을 평가하지 않은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결국 WCD보고서가 지닌 한계와 문제점을 우리 실정에 그대로 적용,비교한 것은 자칫 독자들에게 상당한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본다. 두 번째로 염국장은 우리나라가 지난 40년간 많은 댐을 건설했음에도 불구하고 홍수피해액이 70년대 1300억원에서 90년대에는 60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이는 70년과 비교해 2001년에는 국민총소득과 1인당 국민소득이 각각 200배,128배가 증가하는 등 재산규모가 늘어난 것에 기인한 단순 비교이며 오히려 홍수피해액은 엄청나게 많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또 지난 2001년 90년만의 가뭄에 86개 시·군의 약 30만명이 제한급수를 받았지만,다목적댐과 광역상수도의 혜택을 받는 97개지역은 가뭄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다. 세번째로 염국장은 댐을 통한 물생산비용이 올라 앞으로 댐건설이 필요없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이는 사회전반적인 면을 보지 못하고 물값의 경제성만을 논하는 왜곡되고 편협된 생각이라 아니할 수 없다.건설비용이 상승했다고 도로나 아파트를 건설하지 말자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 최근 유엔에서 발표한 ‘세계 수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자원은 양적인 면에서 세계 146위다.우리보다 물사정이 열악한 나라는 남아프리카,이스라엘,쿠웨이트 등 아프리카와 중동국가 등 몇몇 나라에 불과하다.그만큼 물부족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최근 몇년 동안 우리는 댐건설에 대한 찬반논쟁 때문에 신규댐을 착공하지 못했다.물부족을 피부로 느낄 때는 이미 너무 늦다.우리와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 보다 균형된 시각에서 댐건설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 만 기 한국수자원공사 댐환경처 부장
  • [공직자 에세이] 한 그루 나무를 심는 마음

    국민의 희망을 안은 새 정부가 힘차게 출범했다.나라 안팎이 많은 어려움에 싸여 있는 이때 참여정부가 안고 있는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하다. 국내적으로는 대구 지하철 참사,민족적으로는 북핵문제,세계적으로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여부로 불안해진 우리 미래를 과연 어떠한 희망으로 바꾸어 내야 할까.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평화로운 나라를 이루는 것,희망적인 경제발전을 지속하는 것 모두 쉽지 않지만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과 노력으로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과제들이다. 걱정과 희망이 중첩되는 이때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네덜란드 철인(哲人)의 경구가 이 시대에 매우 적합한 메시지가 아닌가 한다. 스피노자의 범신론적(汎神論的) 사고가 함축된 이 말은 세상의 종말이라는 우주적 사건보다 사과나무 한 그루에 구현되어 있는 자연적 생명을 더 가치 있게 여김으로써 자연의 모든 생명을 신적 존재로까지 격상시키는 지극한 생명존중의 마음가짐을 엿보게 한다. 우리가한 포기의 풀도,한 그루의 나무도 이렇게 아끼는 마음이었다면 지하철에 탄 200여명의 고귀한 생명을 사지(死地)에 방치하거나 얼마간의 예산을 아끼기 위해 안전하지 못한 자재를 사용하는 어리석음은 범치 말았어야 하지 않았는가 깊이 반성하게 된다. 둘째,이 말은 주위 여건이 어떻게 심각히 변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철학을 끝까지 견지하겠다는 의미로 스피노자의 강한 사상적 일관성을 알 수 있게 한다.실제 스피노자는 그의 범신론적 철학 때문에 생존 당시 종교권력자와 타 철학자들로부터 심한 비판과 파문을 당했음에도 굽히지 않았다. 국가정책과 대외관계에서의 일관성은 개인의 일관성보다 훨씬 중요하다.그것은 궁극적으로 국가적 신뢰를 불러일으켜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정착시키는 가장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세상의 종말’을 두려워하는 가벼운 행동은 결코 우리를 이롭게 하지 않는다. 셋째,그가 일생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변의 희망’을 깨달았다는 뜻이기도 하다.개방된 경제체제에서 우리 경제가 외부의 불확실한 여건으로 요동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모든 국민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신뢰를 가지고 내실을 기한다면 어떠한 불확실성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얼마 있으면 식목일이다.이미 남부 지역에서는 나무심기가 시작되었다.올 봄에도 ‘내 나무 심기’ 캠페인을 벌여 국민과 함께 총 5400만 그루의 나무를 전국에 심을 계획이다.국민 1인당 1그루가 좀 넘는다. 바라건대 올해 나무심기에서는 우리 모두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과 변하지 않는 자세와 미래의 희망을 믿는 마음으로 한 그루의 나무를 정성껏 심었으면 한다.분명 올해 우리가 심은 나무는 훗날 지금의 많은 어려움을 훌륭히 극복하여 안전하고 평화로우며 아름답고 풍요로운 나라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었다는 산 증인이 되어 줄 것이다. 최 종 수 산림청장
  • 도산서원 복원 꿈꾸는 퇴계 17대종손 이치억씨 “”관광객 북적거리는 서원보다 성현들 얼 깃든 학문의 장으로””

    “스승과 제자가 한데 어울려 공부하고 토론하는 곳이 진정한 ‘서원’입니다.도산서원도 이제 성현의 얼이 깃든 학문의 장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새내기 대학생이 북적대는 새봄의 대학 교정.12일 서울 성균관대에서 만난 이치억(李致億·28)씨의 남다른 각오다. 대학원에서 유교철학을 전공하는 그는 난해한 한자가 뒤섞인 고서(古書)를 읽는 것이 두렵다는 평범한 20대 학생이다.동시에 퇴계 이황(李滉)의 17대 종손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온 유명인사다. “이황 선생이 경북 안동에 지은 도산서원엔 지금도 늘 사람들이 몰려요.그런데 건물 외관만 휙 둘러볼 뿐 서원에 깃든 고귀한 정신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안타까운 일이죠.” 관광객이 북적거리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학교’로 쓸 수 있는 서원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이씨의 오랜 꿈이다.도산서원 복원의 거창한 꿈은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그의 학자다운 소망이다. 참다운 서원에서 공부하고 싶은 것은 다름아닌 ‘유학’.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대학원에 진학했고 이내유교철학의 심오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씨는 이날 교내 ‘퇴계 인문관’에서 세 시간짜리 전공과목 ‘유교경전입문’에서 ‘주역(周易)’의 오묘한 진리를 배웠다.그는 “유교의 기본 진리는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데 있다.”면서 “형식적이라는 세간의 평은 맞지 않다.”고 전했다. 이렇게 유학의 매력에 푹빠진 이씨가 걸어온 길은 퇴계 선생의 후손이 가질 법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종택(宗宅)을 지키는 집안 어른들의 훈계에 눌려 장난 한 번 못치고 자랐고 일 년에 22차례나 돌아오는 명절과 제사를 지내면서 성현의 종손이라는 부담감에 늘 시달렸다. “어딜 가도 ‘퇴계 선생의 후손’이라는 딱지가 붙어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항상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주변의 기대도 불편했고요.반항아 노릇도 많이 했답니다.” 고등학교 때는 문학에 빠져 공부를 게을리했고 대학은 아예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사이타마현(埼玉縣)의 메지로(目白) 대학에서 택한 전공은 ‘지역경제’였고 동아리에서 ‘영화배우’로 변신했다. 그러나 결국 이씨를붙잡은 것은 ‘유학’의 매력.그토록 부담스러웠던 선조가 걸었던 길을 따라가게 됐다.석사학위를 받으면 곧바로 박사과정에 들어가겠다는 그에게는 요즘 고민이 또 하나 늘었다. “종택을 함께 지킬 인생의 동반자를 슬슬 만나야겠죠.할머니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셔서 종부(宗婦)가 없는 고향은 쓸쓸하거든요.” 박지연기자 anne02@
  • [열린세상] 개혁, 그 짝사랑

    요즘 나는 새로운 증상이 생겼다.개혁의 ‘개’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이상박동하는 게 그것이다.소위 보수정서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개혁대상으로 몰리는 것 같아 어리둥절할 뿐이다.혹시 인터넷이라도 뒤져보면 이런 기분은 더하다.여기서는 아예 미국의 주구로,수구꼴통으로 낙인찍혀져 있다. 우리나라의 보수진보의 이분법은 단순하여,대략 어떤 정치세력을 지지하느냐의 여부로 판가름되는 경향이 있지만,그러나 나는 보수라 해서 반드시 반개혁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오해라고 생각한다.우리사회의 갈 길은 아직 멀다.현실에 눈을 감지 않은 이상 개혁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개혁의 당위론이 등장하는 소이이다.문제는 개혁의 방법과 방향이다. 조광조의 실험은 실패와 성공의 이중적 의미에서 반면교사가 될 만하다.제아무리 훌륭한 뜻과 왕이라는 막강한 정치세력의 후원을 업고 있었어도 현량과를 통해 결집된 좁은 인재군들의 지나치게 편협하고 성급한 개혁드라이브가 실패의 원인이었다는 점은 잘 연구되어 있다.이런 면에서 개혁의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일단 조광조의 꿈인 도학정치의 이상이 그의 사후 제자들에 의해 화려하게 꽃피었다는 점에서는 완연히 성공한 개혁이라 할 수 있다.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 대목이다.조선후기에 만개했던 도학정치의 이상이 과연 지고지선의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이 얼마나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바람직하게 부합되었으며 후손에게 긍정적인 유산으로 작용하였을까.나는 여기에 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오히려 공리공론에 빠져 사회의 역동성을 억압하고,유례없는 성·신분차별은 물론이고,후에 멸망에까지 이르는 모순과 질곡의 원인이 되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성공한 개혁도 역사의 눈으로 보면 완벽한 실패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이런 면에서 개혁의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정부는 개혁을 외치기에 앞서 최소한의 밑그림이라도 보여줄 의무가 있다.자신들이 말하는 개혁에 대하여 불안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그런 이유로 떨떠름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바로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해 버리고 말 것이 아니라,그들을 안심시키고,동반자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간간이 드러난 사실에 의하면 새정부는 어느 정권보다도 분배에 신경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잘 알아서 하리라고 생각되지만,자유와 평등간의 이념대립은 어느 정도 결말을 본 문제이다.굳이 로버트 노직의 논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평등이라는 일시적 균형상태는 성실,태만 등 개인적 성향의 차이나 제도의 불완전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별로 흐르게 되어 있고,결국 평균적 정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국가의 무한한 간섭이 무한한 독재를 낳는다는 것은 20세기 공산주의 실험이 여실히 보여준 바와 같다.그러므로 하이에크나 프리드먼은 최소정부가 최선의 정부라는 것을 누누이 강조하였던 것이다. 현대국가의 요체는 ‘…로부터의 자유’로 표현되는 소극적 자유에 있거니와,평등을 강조하면서 부지불식간에 빠져들지 모르는 간섭주의적 경향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국가의 간섭도 조심해야 하지만 정권에 영향력이 있는사람들의 간섭도 경계해야 한다.최근 새정부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일부 사람들이 특정신문을 보라,보지마라 하고 나선 행동은 우려되는 현상이다.자신의 생각이나 취향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문제다.어떤 이념도 자유에 기초하지 않는 것은 사회의 활력과 창의,자발성에 질곡으로 작용할 뿐이다. 김 형 진
  • [시론]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

    한국은 21세기에 이르러 안으로는 국민참여의 사회로 전환되고 있으며,밖으로는 이념을 초월한 평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와 참여의 시대에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 구체화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용산기지 100만평은 여의도와 비슷한 규모다.여의도가 국제화를 중심으로 한 개발이라면,용산기지는 친환경과 민족자주의 의미를 갖는 개념이어야 한다.오래 묵어서 오히려 서울의 노다지가 된 이 땅은 풍수지리학 차원에서뿐만 아니라,서울의 중심에 있기에 중요한 곳이다.예로부터 외침(外侵) 또는 외세(外勢)의 주둔지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 중요한 땅이다. 이 땅을 돌려받는다면,서울의 중심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가꿀 수 있음은 물론,특히 우리의 국제관계가 시혜와 종속,대립과 단절의 관계에서 호혜와 자주의 관계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해 ‘평화와 자주’를 전 세계에 천명할 수 있다. 15년 전,서울시는 용산기지를 전 국민과 서울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었다.서구사회가 200년 정도 걸렸던 도시화·산업화 과정을 서울은 전쟁 이후 거의 50년 만에 이루었다.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도시문제는 환경악화,일조권·조망권 침해,무분별한 개발,교통체증 등 물리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심리적 황폐함,박탈감,왜소화 등을 심화시켰다. 최근 여가 및 스포츠에 대한 욕구의 증가도 이런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다.꽉 짜여진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억눌린 자신을 풀고,자연과 함께함으로써 자신을 재발견하고 다시 도시생활을 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이러한 수요는 상당하며,외국의 국제적 도시를 봐도 뉴욕의 센트럴파크,런던의 하이드파크,파리의 튈러리공원(루브르 박물관 앞)은 도시의 중심이며,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다.서울도 이런 차원의 충족되지 못한 수요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용산기지는 전 세계에 ‘평화와 자주’의 메시지를 주며,시민들에게 도시에서의 심리적 압박을 해소할 수 있고,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마당인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어느 특정집단의 이기주의나 정치적인 계산을 뒤로하고,그동안 시·공간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했던 장벽을 허물며,모든 서울시민에게 열려있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주공원’,‘참여공원’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참여공원’은 조성과정에서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기능적으로는 내부적으로 시민의 여가공간을 제공하고,공원의 역사성 및 자주성을 밝혀야 할 것이다.외부적으로는 도시녹지축을 완성하는 바탕이 되어야 한다.도시교통체계를 보완하고,용산구 일원의 주변 개발 및 재개발을 촉진해 광역적인 공간구조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단순히 용산기지의 공원화뿐만이 아니라 주변 지역의 영향권을 고려한 모든 관련계획이 수반돼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참여공원’이 될 것이다. 이 소중한 땅,지난 100년간 묵혀왔던 이 땅은 현재를 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오히려 다가오는 100년 후의 후손을 위한 땅이다. 미래를 위해 국민의 합의와 참여를 모아 차근차근 가꾸어가는 지혜를 발휘할 때가 왔다.용산기지의 공원화 계획은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우리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양승우
  • 소대현.호연재 부부의 사대부 한평생/사대부는 쌀 꿀때도 ‘위풍당당’

    “호연당 위에 호연한 기운이 있어/물과 구름 사립문에서 호연함을 즐기네/호연함이 비록 좋으나 곡식에서 생겨/삼산태수님께 쌀을 빌리니 또한 호연하구나.” 한마디로 쌀을 좀 꾸어달라는 얘기다.안주인 호연당(浩然堂)은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고 이렇듯 당당하게 시를 지어 보냈다.‘마음이 넓고 태연하다.’는 당호가 빈말이 아니다.바깥주인 소대헌(小大軒)도 다르지 않다.‘큰 테두리만 보고,작은 마디에 얽매이지 않는다.’(見大體不拘小節)는 자호대로 대범하게 한 평생을 살았다. ‘소대헌·호연재 부부의 사대부 한평생’(푸른역사 펴냄)을 읽다 보면 화려한 삶이 아닌,아주 절제된 ‘귀족적인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다음 순간 조선시대 사대부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피상적이고,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소대헌과 호연당 부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18세기 조선시대 사대부의 일생과,사대부 집안의 일상을 재구성한 것이다.혼인부터 집 장만,가족 구성,교육,놀이,관직 생활,문학 생활,죽음과 문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자료와 관련 기록을 덧붙여 11개 장으로 정리했다. 지은이 허경진은 연세대 국문과 교수로,처음엔 고전문학을 전공하는 제자에게 호연재 김씨의 한시(漢詩)를 학위논문의 주제로 정해 주었다.그런데 제자가 찾아간 대전 송촌동 종손집에서 자료가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호연재의 한시 연구가 아니라,조선 후기 지식인들의 생활사를 연구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했고,호연재의 옛집과 그들의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선비 박물관까지 드나들게 됐다. 소대헌 송요화(1682∼1764)는 대사헌을 지낸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으로 자헌대부 지중추부사(정2품)에까지 오른 문신이자 학자이다.그의 부인 호연재 김씨(1681∼1722)는 병자호란 때 강화성이 함락되자 화약에 불을 질러 자결한 선원 김상용의 고손녀로,수많은 시문을 남겨 최근에는 17∼18세기 여성 문학사의 맥을 잇는 중요한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부만 감명을 주는 것은 아니다.후손들도 계속 문집을 남겼으며,고소설도 여러 종류를 필사하여 읽었다.여성들은 음식 솜씨를물려받아 요리책을 만들었다.200권이 넘는 책력도 남겼는데,그날그날 중요한 사항을 기록했다.200년치의 생활일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것을 본 순간,허경진 교수는 “잠시 숨이 멎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 집안은 소대헌과 호연재 같은 옛 집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은 물론,쌍륙 같은 놀이도구부터 약장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활용품들도 간직하고 있다.이것들은 299컷의 사진으로 담겨 소대헌 부부의 구체적인 삶을 눈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사진 김성철.1만 3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상호 출자 차단 ‘클린LG’ 탄생...통합지주회사 오늘 출범

    LG의 통합지주회사인 ㈜LG가 1일 공식 출범한다. 국내 주요 대기업중 전면적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은 LG가 처음이다. ●전자등 34개사 ㈜LG에 편입 28일 LG에 따르면 ㈜LG는 49개 계열사중 LG전자,LG화학,LG칼텍스정유 등 34개 계열사를 편입시켜 출범한다.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편입될 수 없는 LG투자증권,LG카드 등 금융계열사 및 LG상사,LG건설 등은 대주주가 직접 지배하고,LG전선,LG니꼬동제련,LG칼텍스가스,극동도시가스 등 4개사는 연말까지 계열분리를 마칠 예정이다. ㈜LG는 출자 포트폴리오와 사업자회사의 성과,그리고 브랜드 관리 등에 주력하게 된다.지주회사는 계열사들에 대한 출자만을 전담한다.따라서 배당수입만으로 운영된다.자회사들은 영업에만 전념한다. 이는 지주회사를 통하지 않은 출자를 막아 계열사간 상호 출자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는 의미다.투명경영을 확보하는 한편 한 계열사가 부실해지면 다른 계열사까지 위험해지는 ‘동반부실’의 고리가 차단되는 것이다.관계자는 “출자 부문과 사업 부문의 분리를 통해 계열사간 순환 출자를 없애고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재계에서는 LG의 지주회사 체제 출범을 계기로 SK,동부,코오롱 등 다른 대기업으로의 확산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주주가치·기업가치 극대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구씨와 허씨 일가의 ㈜LG 지분은 54%에 이른다.즉 이들이 ㈜LG를 통해 34개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아직까지 1947년부터 유지돼온 ‘구씨·허씨 파트너 경영’ 체제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이런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허씨 집안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LG건설 등이 ㈜LG 지배를 받지 않고 대주주 직접 지배체제에 편입된 것에 대해 추후 허씨 계열의 분리를 점치는 시각도 많다. ●LG 벤처투자등 창업시대 후손이 LG는 99년 이후 복잡하게 얼키고 설킨 지배구조를 단일화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 벌여왔다.창업 회장의 동생 3명에게 LG전선 등 4개사를 넘기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미 LG벤처투자 등 몇개사는 창업세대 직계에게 돌아갔다. 결국 LG는 통합지주회사체제를 통해 구 회장 쪽으로 지배구조의 단순화를 꾀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허씨 집안과의 순탄한 분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참여로 여는 생태공동체/‘풀꽃세상’ 위한 자연지키기 10년

    평소 생태환경에 조금만 관심을 둬온 독자라면 지은이의 이름이 통 낯설지만은 않을 듯싶다.내린천댐 건설,동아매립지 개발,굴업도 핵폐기장 문제….굵직굵직한 개발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지면을 통해 생태주의적 관점을 일관되게 드러냈던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공동대표 박병상씨.에세이집 ‘참여로 여는 생태공동체’(아르케 펴냄)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환경파수꾼으로서 날선 목소리를 냈던 그의 기록들이 묶여 있다. ‘어느 근본주의자의 환경 넋두리’라고 부제를 단 책의 특장은,꼼꼼하고 재미있는 글솜씨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경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다.환경운동의 방법론을 모색한 맨 첫장의 글부터 시각이 유쾌하다.환경운동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데는 100마디의 구호보다 한권의 소설책이 더 효과적이라며,지은이는 불특정 다수의 문학인들을 향해 환경운동 소설을 써달라고 당부한다.“아직 골프장의 서사시,생명공학이나 핵산업의 위험성을 환경운동 차원에서 피부에 와닿게 쓴 소설은 거의 없다.시민을 움직인 환경문학의 베스트셀러는 찾아보지 못했다.” 환경운동의 절박성 때문일 것이다.그의 주문은 늘 간곡하며 실천적인 대안과 함께 끝맺음한다.“문학인들이여 제발 환경에 관심을… 논리는 제공해줄 테니 감성을 실어주기를…” 그의 주장들은 몸소 겪은 현장사례들을 밑천삼은 덕분에 진정성이 더욱 돋보인다.골프장을 만들려고 온갖 술수로 지역민의 땅을 사모으는 외지 지주의 해프닝 등이 소설의 한 장면처럼 생생히 재구성되기도 한다. 생태주의에 대한 원론을 강의하듯 꼼꼼히 풀어놓는 이야기 마당은 2장 ‘생태주의로 가는 길’에서 펼쳐진다.황금조기가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덮어놓고 대용량 세탁기에 대형 냉장고를 쓰는 오늘의 세태를 ‘근본을 더럽히는 표피결벽증’이라고 꼬집는다.“정수기와 생수기가 일반화되자 수돗물은 허드렛물로 격하되고,바이러스가 있든 없든 독성물질인 불소를 첨가하든 하지 않든 그다지 민감해하지 않는다.” 책은 지난 10여년 동안의 크고 작은 국내 환경이슈들을 총정리했다는 데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내린천댐을 반대하는 이유,시화호 오염의 교훈,경인운하 반대운동의 논점과 대안 등.지은이의 결론은 당연히 “모두가 동참하는 생태공동체”다.왜곡된 음식문화,자본집약적 과학농업의 한계,후손을 거부하는 육식문화 등 결론을 이끌어내기까지 등장하는 이야기 소재들이 놀랄 만큼 다양하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
  • 노무현대통령 취임/취임사 전문

    오늘 저는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으로,저는 대한민국의 새 정부를 운영할 영광스러운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국민 여러분께 뜨거운 감사를 올리면서,이 벅찬 소명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완수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아울러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전임 대통령 여러분,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경축 사절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이 자리를 빌려,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빌면서,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게,재난관리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획기적으로 개선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역사는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습니다.열강의 틈에 놓인 한반도에서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반만년 동안 민족의 자존과 독자적 문화를 지켜왔습니다.해방 이후에는 분단과 전쟁과 가난을 딛고,반세기만에 세계열두 번째의 경제 강국을 건설했습니다. 우리는 농경시대에서 산업화를 거쳐 지식정보화 시대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그러나 지금 우리는 다시 세계사적 전환점에 직면했습니다.도약이냐 후퇴냐,평화냐 긴장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세계의 안보 상황이 불안합니다.이라크 정세가 긴박합니다.특히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이럴수록 우리는 평화를 지키고 더욱 굳건히 뿌리내리게 해야 합니다. 대외 경제 환경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선진국들은 끝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뻗어가고 있습니다.후발국들은 무섭게 추격해 옵니다.우리는 새로운 성장 동력과 발전 전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내부에도 국가의 명운을 결정지을 많은 문제들이 가로놓여 있습니다.이들 과제는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결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도전을 극복해야 합니다.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우리 국민이 힘을 합치면,못할 것이 없습니다.그런 저력으로 우리는 외환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벗어났습니다.지난해에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했습니다.대통령선거의 모든 과정을 통해 참여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의 미래는 한반도에 갇혀 있을 수 없습니다.우리 앞에는 동북아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근대 이후 세계의 변방에 머물던 동북아가,이제 세계 경제의 새로운 활력으로 떠올랐습니다.21세기는 동북아 시대가 될 것이라는 세계 석학들의 예측이 착착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동북아의 경제규모는 세계의 5분의1을 차지합니다.한·중·일 3국에만 유럽연합의 네 배가 넘는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우리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한반도는 중국과 일본,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이런 지정학적 위치가 지난날에는 우리에게 고통을 주었습니다.그러나 오늘날에는 오히려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21세기 동북아 시대의 중심적 역할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고급 두뇌와 창의력,세계 일류의 정보화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인천공항,부산항,광양항과 고속철도 등 하늘과 바다와 땅의 물류기반도 구비해 가고 있습니다.21세기 동북아 시대를 주도적으로 열어 나갈 수 있는 기본적 조건을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한반도는 동북아의 물류와 금융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동북아 시대는 경제에서 출발합니다.동북아에 ‘번영의 공동체’를 이룩하고 이를 통해 세계의 번영에 기여해야 합니다.그리고 언젠가는 ‘평화의 공동체’로 발전해야 합니다.지금의 유럽연합과 같은 평화와 공생의 질서가 동북아에도 구축되게 하는 것이 저의 오랜 꿈입니다.그렇게 되어야 동북아 시대는 완성됩니다.그런 날이 가까워지도록 저는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정한 동북아 시대를 열자면 먼저 한반도에 평화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합니다.한반도가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지대로 남은 것은 20세기의 불행한 유산입니다. 그런 한반도가 21세기에는 세계를 향해 평화를 발신하는 평화지대로 바뀌어야 합니다.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동북아의 평화로운 관문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부산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사서 평양,신의주,중국,몽골,러시아를 거쳐 유럽의 한복판에 도착하는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성과는 괄목할 만합니다.남북한 사이에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일상적인 일처럼 빈번해졌습니다.하늘과 바다와 땅의 길이 모두 열렸습니다.그러나 정책의 추진과정에서는 더욱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얻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저는 그동안의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면서,정책의 추진방식은 개선해 나가고자 합니다. 저는 한반도 평화증진과 공동번영을 목표로 하는 ‘평화번영정책’을,몇가지 원칙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첫째,모든 현안은 대화를 통해 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상호신뢰를 우선하고 호혜주의를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셋째,남북 당사자 원칙에 기초해 원활한 국제협력을 추구하겠습니다. 넷째,대내외적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참여를 확대하며 초당적 협력을 얻겠습니다.국민과 함께하는 ‘평화번영정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북한의 핵 개발은 용인될 수 없습니다.북한은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해야 합니다.북한이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한다면,국제사회는 북한이 원하는 많은 것을 제공할 것입니다.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할 것인지,체제안전과 경제지원을 약속받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울러 저는 북한 핵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자 합니다.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어서는 안 됩니다.북한핵 문제가 대화를 통해 해결되도록 우리는 미국,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입니다.중국,러시아,유럽연합 등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올해는 한·미동맹 50주년입니다.한미·동맹은 우리의 안전보장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우리 국민은 이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우리는 한·미동맹을 소중히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호혜평등의 관계로 더욱 성숙시켜 나갈 것입니다.전통우방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동북아 시대를 열고,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면,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합니다.힘과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그러자면 개혁과 통합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합니다.개혁은 성장의 동력이고,통합은 도약의 디딤돌입니다. 정부는 개혁과 통합을 바탕으로,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 나갈 것입니다.이러한 목표로 가기 위해 저는 ‘원칙과 신뢰’,‘공정과 투명’,‘대화와 타협’,‘분권과 자율’을 새 정부 국정운영의 좌표로 삼고자 합니다. 우리는 각 분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합니다.외환위기를 초래했던 제반 요인들은 아직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시장과 제도를 세계기준에 맞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개혁해,기업하기 좋은 나라,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만들고자 합니다. 정치부터 바뀌어야 합니다.진정으로 국민이 주인인 정치가 구현되어야 합니다. 당리당략보다 국리민복을 우선하는 정치풍토가 조성되어야 합니다.대결과 갈등이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푸는 정치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저부터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겠습니다. 과학기술을 부단히 혁신해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이루겠습니다.지식정보화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신산업을 육성하고자 합니다.문화를 함양하고 문화산업의 발전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이러한 국가목표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교육도 혁신되어야 합니다.우리 아이들이 입시지옥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소질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도,사회의 건강을 위해서도 부정부패를 없애야 합니다.이를 위한 구조적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특히 사회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요망합니다. 앙 집권과 수도권 집중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중앙과 지방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야 합니다.지방은 자신의 미래를 자율적으로 설계하고,중앙은 이를 도와야 합니다.저는 비상한 결의로 이를 추진해 나갈것입니다. 국민통합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지역구도를 완화하기 위해 새정부는 지역탕평 인사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소득격차를 비롯한 계층간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교육과 세제 등의 개선을 강구하고자 합니다. 노사화합과 협력의 문화를 이루도록 노사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약자를 비롯한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이를 위해 복지정책을 내실화하고자 합니다.모든 종류의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 나가겠습니다.양성평등사회를 지향해 나가겠습니다.개방화 시대를 맞아 농어업과 농어민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고령사회의 도래에 대한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합니다.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는 청산되어야 합니다.원칙을 바로 세워 신뢰사회를 만듭시다.정정당당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로 나아갑시다.정직하고 성실한 대다수 국민이 보람을 느끼게 해드려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랜 세월 동안 우리는 변방의 역사를 살아왔습니다.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의존의 역사를 강요받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습니다.21세기 동북아 시대의 중심국가로 웅비할 기회가 우리에게 찾아 왔습니다.우리는 이 기회를 살려 나가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도전을 극복한 저력이 있습니다.위기마저도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있습니다.그런 지혜와 저력으로 오늘 우리에게 닥친 도전을 극복합시다.오늘 우리가 선조들을 기리는 것처럼,먼 훗날 후손들이 오늘의 우리를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기억하게 합시다. 우리는 마음만 합치면 기적을 이루어 내는 국민입니다.우리 모두 마음을 모읍시다.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새 역사를 만드는 이 위대한 도정에 모두 동참합시다. 항상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03년 2월25일 대통령 노무현
  • [우리 고장이 원조] 공양왕릉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의 진짜 시신이 안치된 능(陵)은 어디에 있을까.경기도 고양시의 고릉과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 있는 능을 놓고 해당 지역 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입으로 전해오는 전설과 수백년 뒤 역사가들이 쓴 사료를 바탕으로 막연히 어림짐작만 할 뿐이다.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왕릉의 위치가 헷갈릴 만큼 국기가 문란했던 여말선초(麗末鮮初)의 눈물겨운 사연을 살펴본다. ★경기 고양시 경기도 고양시와 시민들은 덕양구 원당동 산 65의 1에 있는 공양왕과 순비(順妃) 노(盧)씨의 능에 왕과 왕비가 잠들어 있다고 확신한다. 조선왕조실록 등에는 이곳에 안장된 기록이 분명히 나오며,묘의 양식과 주변에 배치된 석물 등이 전형적인 고려 말과 이조 초의 특징을 뚜렷이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태종실록·세종실록·선조실록은 공양왕이 조선 태조 3년(1394)에 공양군(恭讓君)으로 강등,삼척에 유배됐다 교살돼 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 왕과 왕비,시종 등 200∼300여명과 함께 묻혔다고기록돼 있다.이후 태종 16년(1416)에 현재의 위치에 능을 만들어 이장했다고 전한다. 당시 공양왕의 후손들은 태종에게 “거리가 너무 멀어 제사와 참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상소문을 올렸고,태종은 고려의 옛 도읍 개경과 한양의 중간 지점에 능을 조성하도록 허락했다.조선 영조때 발간된 고양군읍지에도 능의 위치가 현재 위치로 기록돼 있다. 공양왕과 순비의 능은 원래 고려때의 묘제 특징대로 방형(方形·사각형) 봉분으로 돼 있었으나 지난 60년대 퇴락한 능을 단장,복구하면서 원형으로 바뀌었다.이같은 사실은 99년 고양시가 능의 복원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능앞에 배치된 비석의 금석문과 석물들도 이 능이 공양왕릉임을 확인해 준다.왕과 왕비의 능 앞 전면 중앙에 세운 비석엔 많이 마모돼 있기는 하나 ‘高麗恭讓王高陵’(고려공양왕고릉)이란 글자가 분명히 확인된다.또 능 좌측과 우측앞 비석엔 각각 ‘高麗恭讓王’과 ‘恭讓王順妃’란 글자가 보인다. 고양 원당동의 공양왕릉 주변에 전래돼 오는 마을 이름과 지형지물의 명칭도 왕릉임을 증명한다.능 주변 마을은 예부터 ‘왕릉골’로 불려왔고,직선거리로 350m 떨어진 작은 고개의 이름은 ‘대궐고개’,고개 옆 마을 이름은 임금이 주무신다는 뜻의 ‘어침이’로 전해진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연구위원은 “삼척 근덕면의 능에 비해 원당동 능이 문헌적 근거,묘의 양식 등 공양왕릉임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를 가장 고루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문화재청은 원당동 능을 공양왕과 순비의 능으로 공식 인정하고 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kdaily.com ★강원 삼척시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일명 고돌재에 있는 고분 3기는 슬픈 사연을 간직한 고려의 마지막 공양왕 3부자의 능(강원도 기념물 제71호)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곳에는 왕위에서 물러난 뒤 삼척에 유폐중 살해돼 암매장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그래서 주민들은 궁촌리 무덤이 진짜 공양왕의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당시 공양왕은 폐위된 뒤 왕자 석(奭),우(瑀)와 함께 원주와 간성을 거쳐 삼척에 머물다 태조 이성계에 의해 살해되자 주민들이 이곳에 암매장했다는 것이다.공양왕이 유배 한달만에 역모죄로 살해된 배경에는 복위운동이 원인이라는 기록이 있다. 공양왕이 삼척지역에 머물자 당시 삼척·울진지역 주민들이 복위운동을 꾀하고 고려의 유생과 군사들이 궁촌리로 모여들어 거사를 준비했지만 관군에 의해 진압,3부자가 살해됐다는 것이다. 지금 남아있는 3기의 능 가운데 가장 큰 무덤은 공양왕의 것이고 규모가 작은 왕자들의 무덤 하나,또 하나는 시녀 또는 왕이 타던 말의 것이라는 설이 전해온다.그뒤 왕릉은 오랜 세월동안 방치되다 조선 말 삼척 부사가 개축한데 이어 여러차례 보수하며 석축을 둘러 지금의 왕릉 모습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의 지명 유래에도 공양왕에 얽힌 사연이 나온다.무덤이 있는 ‘궁촌리’는 임금이 살았던 곳이란 뜻이고,마을 뒷길 고돌산에는 공양왕이 살해됐다는 ‘살해재’란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진다.또 공양왕의 맏아들 왕석이 살았다는 ‘궁터’와 말을 매던 ‘마리방’이라는 지명도 있다. 삼척부사 허목이 쓴 ‘척주지(陟州誌)’의 기록에도 “근덕면 궁촌리는 고려 공양왕이 천궁했기 때문에 궁촌(宮村)이라 이름한다.또 북방에 고들치가 있는데 이곳에 공양왕릉이 있으며,지금도 마을 사람들에게 공양왕릉 이야기가 전승되고 있다.”고 전해진다.삼척시 궁촌리에서는 3년마다 해신제를 지내기 전에 반드시 왕릉에 와서 제사를 지내며 왕을 추모하고 있다. 김태수 삼척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삼척지역 주민들은 이곳 공양왕릉을 당시 지역주민들이 관리들 몰래 왕의 시신을 암장한 무덤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
  • 단재 신채호선생 기념관 개관

    항일운동가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을 기리는 단재기념관이 21일 단재 선생의 후손과 지역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갖고 문을 열었다.단재 선생 67주기 제향과 함께 열린 이날 개관식은 단재 선생 추모식에 이어 영정 제막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이 기념관은 지난 98년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단재 선생 묘소와 사당이 위치한 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에 건립된 뒤 내부 보수공사를 거쳐 이번에 완공됐다. 청원 연합
  • [CEO칼럼] 국제금융허브로 가는 길

    10년 전 필자가 싱가포르에서 근무할 때 김영삼씨가 대통령이 되면서 국제화 내지 세계화가 핫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그러자 여러 기관과 언론이 앞다투어 싱가포르를 배우자며 줄지어 조사팀과 취재팀을 현지에 보냈다. 몇 달이 지나자 싱가포르의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이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왜 당신 나라에서는 몇번 설명해 주면 그것을 서로 공유하지 않고 계속 사람을 보내 우리들을 피곤하게 하느냐.”는 것이었다.그렇게 핫이슈로 국제화,세계화를 추진했는데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평가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오히려 몇 년 뒤 외환위기를 맞아 온 국민이 한동안 힘든 세월을 견뎌야 했다. 이유는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만 국제화,세계화를 마치 외국에 지점이나 현지법인을 많이 내보내는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은행은 물론 종합금융,리스,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이 해외에 마구 나가 매우 위험한 거래를 했다.그런가 하면 대우그룹은 ‘세계경영’ 기치아래 해외에 650개의 지점 및 현지법인을 거느리면서이를 곧 1000개로 늘린다고 자랑스럽게 홍보하고 다녔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부실을 키웠고 그러한 사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져 오히려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고 국제 투기꾼들의 투기대상이 되어 고통스러운 환란을 맞게 되었다. 우리 나라가 세계화를 추진할 당시 싱가포르 주변국들도 국제금융센터를 만든다고 나섰다.태국 정부는 방콕을 미국의 국제금융센터(IFC)와 같은 무역 뱅킹센터로,말레이시아 정부는 칼리만탄섬의 사라와크주에 있는 라부안이라는 조그만 어촌 도시를 국제금융센터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개혁을 추진했다.이즈음 우리나라로 치면 중앙은행과 금융감독원 업무를 같이 담당하는 싱가포르의 통화당국(MAS)에 국제금융국을 담당하는 ‘푸’란 여성국장이 있었다.“이웃 나라에서 국제금융센터를 만들면 싱가포르가 경쟁자들에게 업무를 빼앗길 것이 걱정되지 않는가?”라고 물었더니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우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국제금융센터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오늘날과 같은 금융중심지를 만드는 데 약 30년이 걸렸습니다.” 푸 국장이 말한 대로 그 후 10년이 되었지만 방콕이나 라부안이 국제금융센터로 크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그렇다.국제금융센터나 지역의 금융허브를 만들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또 많은 비용을 들여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계획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할 인재들과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그리고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으로 안정되어야 하며 시장 참가자들에게 세금혜택 등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외국인들이 살기 편한 각종 인프라(통신·학교·의료시설 포함)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금융중개회사들도 많이 들어서야 한다.또 그들이 장사할 만한 주변의 터전을 마련해서 각종 장·단기 금융시장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법과 질서를 지키고 정직해야 하며 상대방에게 친절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국제어인 영어도 어느 정도 알아듣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외국금융기관들이 안심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장사를 할 것이다.국제금융허브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멀고도 험하다.그러나 참고 또 견디면서 일단 이룩해 내면 우리 후손들이 그 열매를 따먹을 수 있을 것이다.한마디로 국제금융허브로 가는 길이 바로 선진국이 되는 길이다. 김 종 욱
  • ‘친일파를 위한 변명’ 작가 700만원 벌금형,명성황후 시해미화 명예훼손

    지난해 초 ‘친일파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을 발간,일제의 식민지배와 명성황후 시해를 미화한 친일작가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지법 형사12단독 윤현주(尹賢周) 판사는 14일 명성황후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김완섭(40)씨에 대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친고죄인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은 고인의 8촌 이내 혈족이나 직계자손이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명성황후의 후손인 여흥(驪興) 민씨 종친회가 김씨를 고소해 기소됐다. 김씨는 99년에도 친일관련 서적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일본 우익 잡지에 역사 왜곡의 글을 기고하는 친일작가로 비판을 받고 있다. 안동환기자
  • 폭풍의 한가운데/‘준비된 영웅’ 처칠의 젊은날

    나는 여러분께 피와 수고,눈물,그리고 땀밖에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 영국을 구해낼 사명을 안고 총리직에 오른 윈스턴 처칠(1874∼1965)이 의회에서 한 이 연설은 역사에 길이 남는 명연설이 됐다.프랑스가 붕괴에 직면하자 그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V’사인으로 영국의 결전을 독려했으며,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과 협력을 강화했고,철저한 반공주의자임에도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등 자유진영의 승리를 위해 노력을 다했다.처칠은 무엇보다 우리에게 연합국의 승리를 이끈 전쟁영웅으로 기억된다.그러나 정치가·군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노벨문학상수상자·화가로서도 처칠은 이름을 남겼다. ‘폭풍의 한가운데’(윈스턴 S 처칠 지음,조원영 옮김,아침이슬 펴냄)는 불굴의 투지와 도전정신으로 한 시대를 활보한 ‘거인’의 풍모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수상록이다.처칠이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 되기 전에 쓴 23편의 글들을 모은 이 책은 1932년 영국에서 처음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명문 말버러 공작 가문의 후손으로 옥스포드셔 블렌엄 궁에서 태어난 처칠은 아일랜드 총독이던 할아버지를 따라 더블린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그 뒤 잉글랜드의 해로학교를 거쳐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해 쿠바·인도 등지에서 복무했으며 종군기자로도 활약했다.이처럼 유서깊은 명문가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자신의 결점을 하나씩 고쳐나간 젊은 시절의 노력이 없었다면 처칠은 훗날 위대한 영국인으로 추앙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처칠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같은 역사·철학서를 탐독하며 격조 높은 연설 어법을 익혔다.말할 때 혀가 꼬부라지는 경향이 있어 말 수가 적었지만 그 결점을 고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즉석에서 말하는 것이 서툴러 연설 전에 원고를 미리 써서 암기했다.그의 훌륭한 연설들은 모두 이렇게 탄생된 것이다. 처칠은 지도력뿐만 아니라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하는 재치와 유머로도 유명하다.처칠이 몹시 못마땅하게 여겼던 사위가 2차대전 때 가장 위대한 정치가가 누구냐고물으니까 “그야 당연히 무솔리니지.그자는 사위에게 총을 쏠 정도로 배짱이 있었던 사람이니까.”라고 했다는 일화는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책의 첫 번째 글인 ‘너무나도 소중한 삶의 순간들’은 굴곡 많은 자신의 삶을 차분히 되돌아보는 서장의 의미를 갖는다.처칠은 지나간 순간들을 회상하며 ‘내가 다시 산다면 선택은 달랐을 것인가.’란 질문을 거듭 던진다.남아프리카 전쟁 당시 우연히 루이스 보타(훗날 남아프리카 초대 총리가 돼 영국인과 보어인의 화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와 적으로 맞닥뜨렸던 일,해군장관으로 일할 때 소신을 갖고 추진했지만 실패로 끝난 갈리폴리 전투,보수당에서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긴 사건 등을 예로 들며 다시 그런 상황이 닥쳐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밝힌다. ‘잊을 수 없는 만남’이란 글에선 일생을 충실한 토리당원으로 살았던 아버지 랜돌프 처칠 경을 비롯해 아일랜드 태생의 미국 정치인 버크 코크란,구식 재무관료의 전형인 프랜시스 모왓 경 등 여러 정치인과 행정관료들과의 만남을 얘기한다.거창한 결의나 의지,훌륭한 사람들의 가르침보다는 우연이나 스쳐지나간 사소한 사건들이 인간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삶의 불가사의’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그림 그리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처칠은 이 책에서 정신을 맑게 해줄 취미 하나쯤은 가지라고 권고한다.모든 욕망과 잡념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붓 한 자루 들고 선 처칠의 모습에서 우리는 평범한 생활인의 기쁨을 확인할 수 있다.“나는 색깔에 대해 편견이 심한 사람이다.밝고 현란한 색을 보면 마음이 설레지만 어두운 갈색은 정말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사양하고 싶은 색이다.나는 천국에 가면 첫 번째 백만 년의 대부분은 그림만 그리면서 보낼 작정이다.” 취미생활에 대해 처칠은 이렇게 말한다.“마흔이 넘어서까지 여가시간을 골프나 브리지게임으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빈둥거린다는 것은 얼마나 딱한 노릇인가.” 셰익스피어·엘리자베스 1세·뉴턴 등 쟁쟁한 역사 인물들을 제치고 지난해 BBC방송이 선정한 ‘가장 위대한 영국인’ 자리에 오른 처칠.그의 젊은날의 기록은 자전적 회고와 철학적 성찰이 어우러진 한 편의 인생교과서다.처칠은 1953년 ‘제2차 세계대전 회고록'으로 노벨문학상을 탔다. 1만 39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계룡산 자연환경 훼손 논란 계속 자연사박물관 15일 착공

    국립공원 계룡산 자연환경 훼손과 충남도 공무원의 뇌물수수 사건으로 얼룩진 계룡산 자연사박물관이 논란 속에 15일 착공된다. 충남도와 민간사업자인 청운재단이 건립자문위원회를 열고 최종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박물관은 461억원을 들여 계룡산 장군봉 중턱 3630여㎡의 부지에 총건평 1만 2180㎡(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공룡전시장을 비롯해 기획전시실,우주형성관,자연과 인간관,자연속으로,정보학습공간 및 생명의 땅 등으로 꾸며진다. 충남도는 “당초 계획했던 전통가옥 전시장,연못,주차장 등의 건립을 포기하고 본관만 친환경적으로 내년 8월 말 완공키로 했다.”고 밝혔다.현재 부지가 접근성,기반시설 등에서 최고 적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97년 도가 한남대에 의뢰한 조사에서는 박물관 부지 4곳 가운데 현 부지는 자연학습원과 충남도 산림환경연구원 등에 이어 꼴찌였다.”고 반박했다.후손에게 길이 물려줘야 할 계룡산을 마구 훼손하고 각종 비리로 얼룩진 자연사박물관 건립을 절대 용납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충남도 직원 2명이 2000년 10월 청운재단으로부터 “사업 추진이 잘 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뇌물을 받아 구속되자 청운재단은 사업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앞서 청운재단은 충남도로부터 실시계획 승인도 받지 않고 불법 공사를 강행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461억원인 건립비도 95년 추정치 6000억원에 턱없이 모자란다.특히 심대평 충남지사의 부인이 사업계획을 발표하기 직전 이 박물관 부지 인근에 땅을 매입,98년 지방선거 때부터 부동산 투기의혹에 시달리는 등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이기석 청운재단 이사장을 산림훼손,심 지사를 불법훼손 묵인을 이유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14일부터 공사현장에서 천막농성을,도청 앞에서는 1인시위를 무기한 벌이기로 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기고] 핵폐기물 처리 현세대의 의무

    전력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대체에너지원으로 개발된 원자력발전이 국내에 도입된 지도 25년이 된다.우리나라는 현재 17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국이 됐다.국내 발전량의 약 40%를 원자력에 의지,원전 이용률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석탄화력과 비교할 때 매우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원자력 발전도 발전 부산물이 발생하게 된다.또한 암치료 및 진단 등 병원에서나 산업체에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함에 따라 이런 곳에서도 부산물이 발생한다. 부산물인 방사성폐기물은 단순히 쓰레기를 버리듯이 한곳에 모아 땅속에 묻거나 태워버릴 수 없다.우선 방사능을 띠고 있는 물질들의 부피를 작게 하고 시멘트 등을 이용해 고화시켜 방사성물질의 누출을 차단한 뒤 여러 겹의 공학적 방벽을 설치해 생활환경이나 생태계로부터 방사능이 소멸될 때까지 완전히 격리시켜야 한다.이렇게 함으로써 원자력 주기의 마지막 단계인 안전한 처분이 끝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84년에 원자력주기를 안전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대한 기본원칙이 수립됐다.그러나 이 기본원칙이 수립된 후 15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방사성폐기물의 처분을 위한 부지 문제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약 5만 3000여 드럼의 방사성폐기물이 각 원자력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에 저장되어 있으나 점차 저장능력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임시저장은 말 그대로 임시로 저장하는 것으로서 방사성폐기물 관리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우선 우리 세대가 원자력을 이용함에 따라 혜택을 받은 만큼 우리 세대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후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기본적 사고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이런 이유로 외국에서는 현재 각국의 특성에 적합한 처분방식을 이용해 이들 방사성폐기물을 생태계로부터 격리시켜 관리하고 있다. 물론 외국에서도 부지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 세대에서 안전하게 처분해야 한다는 소신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이를 해결했다.당장 문제가 안 일어난다고 해서 우리 세대의 의무를 지키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권리만을 찾고 의무는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비양심적인 사고는 선진 국민의 사고방식이라 할 수 없다. 원자력발전 선진국가로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의 영구처분을 위한 부지확보 사업이 그 필요성과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마치 뜨거운 감자처럼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논리에 휘말려 해결을 위한 시도조차 안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꼭 필요한 시설이고,또 우리 세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 우리 모두 원자력의 수혜자로서 책임의식과 의무를 가지고 조속히 부지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그래야만 원자력발전에 대한 신뢰성 향상은 물론 원자력발전 및 방사성동위원소의 수혜자인 우리들이 현세대의 기본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 창 섭 서강대 신방과 교수 원자력문화재단 비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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