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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의 소리/ 북한산 경관보호가 우선 외

    북한산 경관보호가 우선 지난 19일자 대한매일에 실린 ‘아찔한 북한산’과 21일자 ‘위험한 북한산 후속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글을 읽고 찾아간 휴일의 북한산은 만원이었다.산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주의를 주는 할아버지가 있었는가 하면,저마다 동행한 사람들과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등산로는 초입부터 열기를 내뿜었다. 그러나 높이 올라갈수록 조금전 세태를 비판하던 사람들조차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며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위험하니 가지말라는 안내문이 있는데도 비웃기라도 하듯 가서는 안될 길을 고집하거나,숲을 짓밟으며 길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산에 오르는지 궁금했다.그런데 기사처럼 통제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 안전장치를 한다면 북한산은 어떻게 될까.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산 모든 암벽마다 철심을 박고 로프를 설치할 수는 없다.위험한 암벽과 가지말라는 산길을 가는 기쁨보다는 후손과 다른 많은 사람들을위하여 자연경관을 있는 그대로 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은철(서울 금천구 독산동) 자전거 음주운전 삼가야 얼마전 퇴근길에 지하철역 부근도로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후송했지만,며칠 뒤 관할 경찰서로부터 그 분이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당시 내리막길에 쓰러져 있는 그 분의 입에서는 술 냄새가 났고,곁에는 자전거가 나뒹굴고 있었다.일선에서 일하는 경찰관이라서 밤늦게 술을 마신 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많이 본다.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의 위험에 무신경하지만,사실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운동능력과 신체조작을 필요로 한다.음주운전은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술을 마시고 자전거를 타는 것을 삼가야 하겠다. 이지연(성남 중부경찰서 방범과)
  • 안중근의사 친족 한국기업서 일한다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후손인 조선족이 한국의 게임회사에서 중국 사업을 맡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넷마블의 안해상(사진·36) 팀장.안씨는 안명근 선생의 친손자다.안명근 선생은 안중근 의사의 사촌동생으로 데라우치 마사타케 일본총독을 암살하려 했다는 ‘105인사건’의 주모자로 10년간 복역했다. 안해상씨는 중국 톈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컴퓨터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전자회사를 다녔다.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안명근 선생의 후손을 취재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한국 기자를 만나고 나서부터였다.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고,주변에 조선족이 많이 살지 않아 할아버지의 독립 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고 한다.안중근 의사가 대단한 분이었다는 사실도 한국에 와서야 알게 됐다. 한국 유학을 결심한 안씨는 1995년 숭실대 전자계산학과에 편입했다.2000년에는 중국인 아내와 함께 한국인으로 귀화했다.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인터넷 전자상거래 회사를 다니다 지난해 넷마블이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인력을 충원할때 입사했다. 그는 “중국 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90% 이상은 한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한국 게임의 뛰어난 그래픽과 다양한 재미가 12억 중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사설] 새 농림장관 조정력 발휘해야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 결정에 반발해 사퇴한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 후임에 농업전문가인 허상만 전 순천대총장이 어제 임명됐다.농업에 대한 전문적 식견에다 행정능력은 물론 개혁성향까지 갖춘 허 장관은 새만금사업과 농업개방 문제 등 난제를 풀어나갈 적임자로 평가된다.경쟁자와의 집단면접과 국무총리의 첫 국무위원 문서제청 절차를 거친 만큼 균형발전사회와 복지농촌을 지향하는 참여정부의 농정이념을 구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허 장관은 우선 첨예하게 대립중인 새만금사업의 원만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무거운 짐을 안고있다.대통령이 환경과 경제성을 감안한 용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정부가 관광·산업단지로의 개발도 검토중이라니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후손들을 위해 간척지를 남겨놓을 수도 있다는 그의 말처럼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농정을 펴야 할 것이다.특히 시민·환경단체 활동경험을 바탕으로 이해당사자들의 설득에 조정력을 십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한다. 농업개방에 대처하는 국제적 협상력과 농업 및 농촌의 경쟁력 강화에도 온힘을 쏟아야 한다.당장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체결에 따른 농민피해 최소화와 1조원 지원책,FTA 국회 비준을 받아내야 하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오는 9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분야의 세부원칙 합의에 대비,주요국들과의 통상협상력을 배가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농산물 관세와 농업 보조금 감축폭을 최소화하고 개도국 지위 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내년의 쌀 재협상에서 관세화 유예 조치를 유지시키고, 쌀산업 구조개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허 장관의 추진력을 기대한다.
  • 이사람 / 한국 라면의 산증인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

    한국 라면의 산증인’ 전중윤(全仲潤·83) 삼양식품 회장.라면 하나로 1960년대 보릿고개를 해소하는 데 일조(一助)한 ‘그 사람’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이 생산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작지만 단단한 체구였다.적어도 20년은 젊게 보이는,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특별한 건강비결은 없고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틈만 나면 뛰거나 걷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애를 씁니다.” 점심 식사 후 30분 정도 낮잠을 즐기고 주말이면 강원도 대관령 삼양목장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시는 습관도 건강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한때 즐기던 골프는 1998년 회사가 화의를 신청하면서 그만뒀다. “1961년 회사를 설립해 승승장구했지요.그런데 1989년 우리 회사를 포함한 5개 식품업체들이 라면에 비식용 우지(牛脂)를 넣었다고 검찰이 발표했어요.이 무슨 날벼락입니까.나중에 대법원이 무죄라고 판결했지만 엄청난 타격을 받았어요.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경영난이 심화돼 화의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는 최근 영업이익이 몇년째 흑자를 보이고 있어 2,3년이 지나면 화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달 채무액 2300억원 중 보증채무 400억원을 출자전환해 줬습니다.담보채무의 금리는 연 10%에서 7%로,무담보채무는 7%에서 4%로 각각 낮춰줬어요.큰 혜택이지요.” 전 회장은 시간 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정직과 신용을 가장 앞세워라.당장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먼 미래를 내다보고 생각하라.그래야만 우리가 일구어놓은 기업이 후손들에게 이어지고 대대손손 번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30여년 동안 그를 지켜본 정호권(鄭鎬權·전 건국대총장) 박사는 “전 회장은 아마 기업인보다 교수를 했으면 더 잘 했을 것”이라면서 “항상 책을 읽고 확고한 철학도 가지고 있는 데다 바른 정신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고 평했다. 그래서일까.전 회장은 한달에 50만박스씩 팔려 회사의 주력상품으로 40년째 자리를차지하고 있는 삼양라면의 맛은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라면시장의 70%를 매운 라면이 차지하고 있지만,삼양라면의 맛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요즘 입맛으로 치면 맨송맨송할 수 있겠지만,“맵게 먹어 건강에 좋을 게 없다.”는 전 회장의 지론 때문이다.다만 품질만 업그레이드할 뿐이다.전 회장은 “우리나라에 암환자가 많은 것은 맵고 짜게 먹는 탓”이라면서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더라도 처음 내놓은 삼양라면의 맛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먹거리 철학은 경영권을 넘겨준 아들 인장(40)씨에게로 이어졌다. 인장씨는 1999년 처음으로 매운 맛의 수타면을 내놓았다.회사를 살리기 위한 비상대책이었다.그럼에도 무작정 맵게는 하지 않았다.수프를 분말· 플레이크·고추양념 등 세 가지로 만들었다.소비자가 기호에 따라 매운 맛을 조절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다른 회사 제품은 매운맛과 야채 등 두 가지 수프로만 돼 있다.세 개의 수프는 먹거리의 철학을 지키면서도 시장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는 고심의 결과라고 주변에서는 풀이한다.그러나 앞으로 새로운 매운 라면은 내놓지 않을 작정이다. 그가 ‘우지 파동’을 겪은 것은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건”이었다.“(그때를 회고하며 지금도 화가 나는 듯) 난생 처음 듣는 공업용 우지라니,말이나 됩니까.검찰 발표가 무책임했죠. 결국 3개월간 회사 문을 닫고 시중에 유통 중이던 라면을 전량 회수해 사료로 처분했습니다.” 이때 가슴을 차지한 한(恨)을 다스리기 위해 독서에 매달렸다.전 회장이 소장한 책은 무려 9000여권.관심 분야는 식품회사 창업자 답게 주로 식품과 건강 서적이다.요즘은 역사와 철학,불교 책을 읽는다.끊임없이 독서한 덕분에 불교 입문서인 ‘대승불교경전(大乘佛敎經典)’과 교육 방법론인 ‘인격과 교육’ 등의 책을 펴냈다. 정박사는 “전 회장은 특히 불교와 유교 등 동양문화에 철학적 깊이를 두고 있다.”면서 “‘자기가 정당하면 반드시 바로 선다.하지만 한번 잘못하면 나는 말할 것도 없고 후손들에게 해가 미친다.’는 말을 외우고 다닐 정도”라고 전한다. 슬쩍 화제를 정치 등 다른 사안으로 옮기려 하자 전 회장은 손사래를 친다.우지파동에 워낙 ‘덴’ 탓인지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면서 “정치나 사회 얘기를 하다 보면 잡념이 생겨 회사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라면을 만들 때 안전한 천연 원료만을 고집한다.“다른 업계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식품업계가 돈벌이에 급급하면 안됩니다.자칫 안전성이 떨어지고 영양이 부실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식품은 절대 안전해야 합니다.인간은 120살까지 살 수 있습니다.사람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식품이 75%를 기여하는 만큼 건강식품을 만들기 위해 안전성이 검증되고 영양이 많은 성분을 추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의 이같은 생각은 라면산업의 낙관적 전망에서 비롯된다.라면 시장은 해마다 4∼5%씩 꾸준히 신장하고 있고,세계 120여개국에서 소비되고 있다.하지만 경영이 정상화되더라도 결코 사업의 외연(外延) 확장에 치중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재무구조 건전화와 윤리경영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라면의 인기는 21세기에도 계속됩니다.가격이싸고,빨리 조리할 수 있으며,맛도 있고,영양을 갖춘 식품이기 때문이죠.특히 시장개방 물결이 아무리 거세게 밀려와도 라면만큼은 수입품이 발을 못 붙일 것입니다.” ‘인생백회 천세우(人生百懷 千歲憂)’ 그의 좌우명이다.사람은 백년을 살지만 천년 후를 생각하자는 뜻이다.폭넓은 독서를 통해 그가 찾아낸 이 좌우명은 인간과 기업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김규환기자 khkim@ ■‘삼양라면' 발자취 ‘제2의 쌀’로 불리던 삼양라면의 탄생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남대문시장을 지나가다 사람들이 한 그릇에 5원 하는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전 회장이 식량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제일생명 사장직을 포기하고 나와 삼양식품을 설립하면서 비롯됐다. 하지만 라면을 생산하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계속됐다.1년여 동안 하월곡동 창고에서 숙식을 하며 개발에 착수,우리 입맛에 맞는 라면을 개발했으나 곧바로 생산에 들어가지는 못했다.일본에서 라면기계를 들여올 만한 자금이 없어 생산라인을 갖추지못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외환보유고가 1800만달러에 불과할 때였죠.라면기계구입비 6만달러가 어디 있겠습니까.그래서 주무부서인 상공부를 찾아가 설득했습니다.5개월에 걸친 끈질긴 설득작전이 주효해 5만달러를 지원받았죠.” 전 회장은 5만달러중 2만 7000달러로 일본 명성식품으로부터 라면기계 2대를 구입하고 로열티 지불없이 선진 제조기술까지 전수받았다. 지한파(知韓派)인 당시 명성식품 사장이 국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그를 ‘예쁘게’ 봐준 덕택이다. 특히 당시로는 거액인 나머지 2만 3000달러를 국가에 반환함으로써 정부의 신뢰감도 얻었다.63년 9월15일 마침내 ‘삼양라면’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러나 첫발을 내디딘 삼양라면의 행로는 순탄치 않았다.광고매체가 발달돼 있지 않아 제대로 홍보할 기회를 갖지 못해 알려지지 않은 탓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무료 시식회였는데 대성공이었다. 서울역·남대문시장에 설치한 즉석 라면 요리대의 쫄깃쫄깃한 면발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고,극장가등에서 무료로 나눠주면서 라면은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때마침 정부의 분식장려운동이 적극적으로 펼쳐져 라면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라면 개발 초기 2년 동안 무려 1억원의 적자를 낸 삼양식품은 3년째 들어 흑자로 돌아섰다.63년 29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65년 2억 3900만원,67년 10억 1400만원,71년 1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거침없이 질주하던 삼양식품은 89년 우지파동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30년 가까이 쌓아온 명성이 뿌리째 흔들렸다. 4000여명이던 종업원들 가운데 1000여명이 떠나갔고,65%를 웃돌던 시장 점유율도 6%대로 곤두박질쳤다. ‘화불단행(禍不單行·화는 잇따라 온다)’이라고 했던가.우지파동으로 위기를 겪는 와중에 97년 외환위기라는 악재가 겹치자 결국 98년 1월 화의를 신청했다. 이후 서울 종로 본사 부지 등 비업무용 토지를 매각하고 강원레저 등 계열사 매각과 함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했다. 이러한 자구책과 ‘수타면’ 등 신제품 개발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이 20%대로 올라갔다. 지난해에는 2500억원대의 매출과 2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전중윤 회장은 ●1919년 8월 강원도 철원 출생 ●57년 동방생명보험 부회장 ●61년 제일생명보험 사장 ●61년∼현재 삼양식품 회장 ●67년 경희대 경영행정대학원 졸업 ●76년 연세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82년∼현재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 넝마주이로라도 살아야만 했다

    만주 아리랑 류연산 지음 /돌베개펴냄 고대중국의 지리서인 ‘산해경’은 광활한 만주대륙을 “눈마저 떡가루였다는 전설이 생겨날 만치 ‘세계의 낙토’였다.”고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이주에서부터 독립운동과 광복,중국해방전쟁과 6·25전쟁,문화대혁명,그리고 개혁개방에 이르기까지 만주를 무대로 펼쳐진 우리민족의 역사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지난 92년 한·중수교 이후 역사적 실체로서의 만주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있어왔고 남한 작가들의 답사기가 이어졌다.하지만 그것들은 대체로 외부자의 시선으로 흘깃 보고 그린 인상기이거나,고구려·발해가 정복했던 잃어버린 땅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업에 머물렀다. ‘만주 아리랑’(류연산 지음,돌베개 펴냄)은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포3세 작가가 일만리 만주 땅을 샅샅이 훑어 잊혀진 땅,만주를 충실히 기록한 책이다.대표적인 이주로였던 회령~게사처(삼합산)~지신~용정에 이르는 험로를 따라 최초 이주민의 발자취를 따라간 저자는,강인한 개척정신으로 만주의 혹독한 자연환경을 이겨내고 삶의 터전을 가꾼 개척민들의 역사를 복원해내고 있다. 만주의 전설적인 벼농사 대부로 통하는 황룡세,김약연(명동학교 설립자) 등이 중국의 한족 대지주의 땅을 사서 한반도 형국의 마을로 만든 명동촌이며,굶주림과 학정을 피해 만주로 온 이주민들이 한인(漢人) 지주의 소작인으로 노예 같은 취급을 받으면서도 끝내 천년 묵은 옥토를 개간하여 용정에 도시를 건설한 예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역사적 사실들이다. 망국의 설움을 안고 만주로 왔던 이주민들은 1945년 광복이 되자 귀향의 물결을 타고 다시 한반도로 향했다.그러나 땀흘려 일한 한해 농사의 수확을 눈앞에 두고 차마 고향으로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있었다.이들이 바로 지금의 200만 중국 조선족의 그루터기가 됐으며,이후 한국전쟁 반우파투쟁 문화대혁명 개혁개방 등 파란 많은 중국 현대사의 거친 파도에 휩쓸린다.문화대혁명 때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우파로 몰려 15년형을 선고받은 조선족 지식인 오재근의 증언은,조선족이 중국 현대사를 헤치면서 겪은 고난의 역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저자는 또 가곡 ‘선구자’(윤해영 작사,조두남 작곡)의 창작경위와 연대가 잘못 알려졌음을 밝히고 있어 흥미롭다.흔히 ‘선구자’는 만주 독립운동가의 기상을 엿볼 수 있는 1932년작 노래로 알려져 있으나,저자는 조두남 윤해영과 만주시절 함께 음악활동을 한 김종화의 증언을 통해 ‘선구자’는 만주에서 항일운동이 침체기에 접어든 1944년에 창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밖에 넝마주이로 생계를 연명하고 있는 김규식 장군의 딸과 외손들,그리고 일생동안 김좌진 장군의 딸임을 숨겨온 김산조 여사의 가난에 찌든 삶은 반쪽 역사에 가려진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의 고난에 찬 인생을 그대로 보여준다.9800원. 김성호기자 kimus@
  •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성적 / ‘막내’제일銀 A ‘맏형’국민銀 F

    시중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작은 제일은행이 올 상반기에 몸집을 부풀리려고 가장 애를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반대로 자산 규모 1위인 국민은행은 기업대출,특히 중소기업 대출을 냉각시켜 경기침체 속에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올 1∼6월 대출 실적으로 본 국내 최대은행과 최소은행의 경영행태를 비교해 봤다. ●제일은행 지난 6월말 현재 제일은행의 대출(가계·기업) 잔액은 19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 8000억원(23.6%) 늘었다.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20%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다른 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로 개인·기업 고객을 유인하면서,집단 대출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 3조 4900억원에서 올 6월말에는 4조 5230억원으로 29.6% 폭증했다.1999년 뉴브리지캐피탈이 인수한 이후 ‘풋백옵션’(사후손실보전)을 내세워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까지 부실로 몰아 무너지게 했다고 비난받았던 데 비하면 커다란 변화다. 제일은행이 이처럼 공격적 영업을 한 이유는 향후 예상되는 다른 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덩치를 키우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지난 3월말 현재 제일은행의 자산(자본+부채)은 36조 6000억원으로 1위인 국민은행(219조원)의 6분의1 수준이다.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서울,신한-조흥 등의 합병으로 다른 은행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제일은행이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로버트 코헨 행장은 “2004년 초까지 자산규모를 40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제일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기업사정이 어려웠을 때 무자비한 채권자 노릇을 했다는 오명을 씻으려면 앞으로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국민은행은 연초 경영계획을 통해 올 한해 중소기업 대출을 전년 대비 17∼18%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하지만 6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38조 994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 2508억원(6.1%) 증가하는데 그쳤다.이같은 증가율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중소기업 대출 규모 자체도 자산 규모가 2분의1인 우리은행(4조 1729억원),3분의1인 신한은행(2조 7436억원)보다 작다. 중소기업 대출을 강화하겠다는 당초 약속은 구두선(口頭禪)에 그친 셈이다.국민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신규 시설투자나 운전자금 수요가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았고 기업들의 재무상황과 현금흐름이 악화돼 대출심사를 강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국민은행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기업대출을 해 은행간 과열경쟁을 부추겼던 ‘후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중소기업 대출을 4조원 이상 늘렸다.결국 부실대출이 늘면서 해외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좋은 시절에 무리하게 대출을 늘렸다가 정작 지금처럼 어려운 때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어 국내 최대은행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국민은행은 가계를 포함한 전체 대출잔액(122조 8788억원)도 지난해 말보다 4.4% 느는 데 그쳤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평생모은 연금 6000만원 장학금으로 / 간호장교 출신 김명희할머니 “참전용사 후손위해 써달라”

    간호장교 출신의 70대 독신 할머니가 평생 모은 수천만원의 군인연금을 6·25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미국 뉴욕에 살고있는 김명희(79)씨는 4일 재향군인회를 찾아 6·25 참전용사 직계 후손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해 달라며 6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돈은 21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1969년 대령으로 예편한 김씨가 군인연금을 한푼도 쓰지 않고 적립한 돈으로 당시 군인연금은 한 달에 약 3만 9000원(현재는 월 약 160만원)이었다.그는 여군 출신 중 최초의 군인연금 수혜자다. 북한 신의주 출신인 김씨는 해방 전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다 47년 귀국해 48년 간호장교 2기생으로 입대,50∼53년 6·25전쟁에 참전했으며 69년 10월 제11대 간호병과장을 끝으로 군문을 떠났다. 김씨는 “지난 72년 미국으로 이민간 이후 ‘조국이 주는 돈을 함부로 쓸수 없다.’는 생각에 꼬박꼬박 모아왔다.”면서 “6·25 참전용사 후손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특별기고 / 서울의 생명 희망의 청계천

    서울시장 후보 시절,청계천 복개도로 안으로 들어간 적이 있다.습하고 매캐한 공기를 가르며 걸어가다가 참으로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다.오물만 흐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곳에 ‘새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참외를 먹을 때는 보통 씨째로 먹는데,그렇게 사람의 몸으로 들어갔다 나온 참외씨가 청계천을 따라 떠내려가다가 한 줄기 빛을 만나 싹을 틔운 것이다.낡은 복개도로에 생긴 작은 구멍을 통해 가느다란 빛이 닿는 것은 몇천분의 일,몇만분의 일 확률일 터.그런데 그 작은 구멍을 통해,그것도 부식된 복개도로 틈 사이로 들어온 햇살 덕분에 생명이 탄생했다는 데 대해 감격할 수밖에…. 청계천이 복개된 후 40년 동안 시민들은 청계천이 사라졌다고,죽어버렸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밑으로 청계천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고,이제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낼 날도 멀지 않았다. 처음 청계천을 복원한다고 했을 때,청계천에 물이 흘렀다는 것조차 모르는 세대에게는 매우 생소하고 충격적인 일이었을지도 모른다.오랫동안 청계천 복원을 염원해 온 분들조차 복원은 먼 훗날에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청계천 복원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고,이제 그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착공을 앞두고 가장 걱정되는 것은 교통을 차단함으로 인해 겪게 될 시민들의 불편이다.착공 전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세웠고,착공 후 교통상황에 따른 보완책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으나 일정기간 동안은 어쨌든 불편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그러나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청계천 복원은 우리의 교통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나 혼자 편하려고 승용차를 타기보다는,나도 편하고 남도 편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을 애용하는 새로운 교통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서울시는 시민단체,기업과 함께 뜻을 모아 승용차 5부제를 자율적으로 실천하자는 캠페인을 펼치려고 한다.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닷새 중 하루는 승용차를 타지 말자는 자율적인 시민운동이다.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공사가 착공되고 몇 달이 지나면 고가는 사라지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게 된다.탁 트인 시야가 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그동안 자동차 소음이 얼마나 컸는지 우리는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오는 2005년 말이면 맑은 물이 흐르고 물고기가 뛰노는 아름다운 청계천이 완공된다.복원된 청계천에 놓여지는 21개의 다리는 시민들의 정성과 애정으로 건설될 것이다.시인 아폴리네르는 미라보 다리에서 사랑을 노래했다.우리 청계천 다리에서도 아름다운 시가 나오고 노래가 불려지길 기대한다. 내가 꿈꾸는 서울의 모습은 걸어 다니는 즐거움이 넘치는 낭만의 도시다.인사동에서 사대문안 궁궐로,종로와 을지로 골목골목을 걸어서 다닐 수 있다면,서울만의 독특한 문화가 피어날 것이다.콘크리트 속에 묻힌 문화재와 매연 속에 가려있던 전통문화를 되살려낸다면 서울은 600년 도시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고가로 단절됐던 상권이 서로 소통하면서 침체됐던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청계천 복원이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삶의 양식을 변화시키고,서울을 경쟁력 있는 도시로 도약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도심에 맑은 물이 흐르고,수변 공간을 거닐며 행복해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청계천 복원은 1100만 서울시민의 숙원일 뿐만 아니라 이미 국제사회의 관심사가 됐다.서울의 백년대계,천년 미래를 바라보는 사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우리 세대의 행복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도 긍지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청계천은 서울은 물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생명이며,희망이며,미래다.그 가슴 벅찬 발걸음을 7월1일,시민들과 함께 힘차게 내디디려고 한다. 이명박 서울시장
  • [열린세상] 한 평의 땅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소작농이었던 그의 꿈은 자신의 땅을 한 평이라도 갖는 것이었다.그러나 작은 꿈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실현되지를 않았다.그러던 어느날,읍내에 사는 마음씨 착한 부자가 사람들에게 땅을 원하는 만큼 무상으로 분할해 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농부는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부자를 방문하였다.부자는 농부에게 필요한 만큼의 땅을 줄 테니 한가지 조건만 채우라고 하였다.해가 뜨기 시작한 시간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걸어서 돌아온 만큼의 땅을 모두 주겠다는 것이었다.다만 반드시 해가 지기 전까지 출발 지점에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음날 농부는 해가 뜨자 마자 쏜살같이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한 발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발 밑의 땅이 자기의 것으로 변하고 있었다.농부는 온종일 쉬지 않고 달린 후에야 갑자기 주인의 말을 떠올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해는 어느새 서산에 걸려 있었다.농부는 급하게 발길을 돌려 출발 지점을 향해서 죽을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안타깝게도 농부는 해가 다 지고 난 다음에야 출발 지점에 도착하였지만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하였다.부자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말하였다.“제 몸 하나 뉘일 한 평의 땅이면 족할 것을…” 이 이야기는 러시아에서 전해져 오는 것이라고 한다.가끔 기억이 나서 주위 사람들에게 들려준다.이야기 끝에 만일 그 농부라면 어떻게 처신하겠느냐고 물어보면 반응은 각양각색이다.대부분은 자신도 그 상황에서는 농부처럼 처신할 것이라고 말하였다.가난한 농부는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뜻하고,마음씨 착한 부자는 절대자를 의미한다.땅은 세상에 있는 물질을 나타내고,그 땅을 무상으로 분할해 준다는 것은 인간이 살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일출과 일몰,출발 지점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말한다.끝없이 달리는 것은 인간의 탐욕에 끝이 없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태초에 절대자는 모든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상황과 물질을 만들어 주셨다.따라서 인간이 마음 속에 있는 탐욕을 절제하며 산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탐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욕심에 사로잡혀 불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끝없는 욕심은 결국 인간을 파멸과 죽음으로 이끌어 갈 뿐이다. 창조주는 하늘과 땅,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따라서 하늘과 땅에는 창조주의 거룩한 흔적이 곳곳에 담겨 져 있다.우리는 창조주가 마련해 준 공간을 잠시 빌려서 쓸 따름이다.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때가 되면 우리가 사는 이 공간도 모두 다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미련없이 떠나야 한다.따라서 우리는 하늘과 땅,대자연 앞에서 늘 겸허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현실은 어떠한가? 땅이나 그 위에 있는 집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이다.많은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이미 갖고 있으면서도 더 많이 갖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어떻게 하면 남보다 더 넓은 땅을 소유하고 넓은 집에서 살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있다.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앞을 향해서 달려나가고 있다.탐욕을 좇아 나선 사람들은출발지를 향해서 돌아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각자가 마음의 밭에서 자라는 탐욕의 잡초를 솎아낼 때 비로소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가꿀 수 있을 것이다.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갖지 못하여 근심 걱정 속에 젖어 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절대자는 “제 몸 하나 뉘일 한 평의 땅이면 족할 것을…”이라며 속삭이는 듯하다.이제 자신의 땅을 넓히고 집의 평수를 넓히는 데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각자 삶의 평수를 넓혀서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그런 삶을 통해서 자신과 이웃이 더불어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정 웅 모 서울대교수 신부 성미술 감독
  • 편집자에게/ ‘망우묘지 테마공원’ 주민과 대화 필요

    -‘망우묘지 테마공원 추진’기사(대한매일 6월23일 10면)를 읽고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예약하는 숙명적인 존재다.인간인 이상 예외가 없다.이 냉엄한 현실 앞에서 인간은 절망하기보다 이를 희망으로 승화시키곤 했다.먼 옛날 고분 속의 벽화에서도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죽은 사람이 후손에게 복을 줄 수 있다는 풍수사상이 퍼져 명당을 찾는 풍수가들이 산천을 헤맸다.그 결과 산세가 좋은 곳에는 여지없이 무덤이 들어섰고 이제 이 나라는 무덤문제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런 때 망우묘지공원을 테마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납골당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고 주민에게 휴식공간과 운동시설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우선 묘지공원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찬반이 격렬해 질 가능성이 있다.또 벽제화장장,납골당,용미리 시립묘지는 명절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교통 홍역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따라서 이 계획을 추진하기에 앞서 먼저 지역주민과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박시하 서울시의회 보건사회위원장
  • 정부 ‘실적 부풀리기’ 의혹

    “최소 2조 7200억원은 받게 됐다.조흥은행 공적자금 투입액이 2조 7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200억원이 더 회수되는 것이다.” 지난 19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신한금융지주의 조흥은행 인수를 승인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그러나 실제 남는 금액은 200억원이 아닌 고작 2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가 ‘헐값 매각’ 논란을 의식해 지나치게 ‘실적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0일 조흥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조흥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1999년 2월19일 2조 1123억원 ▲같은 해 5월7일 2123억원(충북은행 합병 손실보전) ▲같은 해 9월30일 3933억원(강원은행 〃) 등 총 2조 7179억원에 달했다. 이번 매각으로 인한 최저보장금액 2조 7200억원은 이보다 불과 21억원 많은 금액이다.명목금액만으로 보면 이 정도만큼만 초과회수했다는 얘기다.그러나 99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발생한 이자비용(연 5% 기준)이 5846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5800억원대의 손해를 입은 셈이다. 특히 실제 받을수 있는 금액을 공적자금 투입액 수준으로 맞춰놓은 뒤,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후손실보장액을 얹어 3조 3700억원으로 매각대금을 부풀린 데 대해서도 정부가 ‘눈가리고 아옹’ 했다는 지적이 많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조흥은행 파업·매각 / 김진표부총리 문답

    김진표(사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9일 조흥은행 매각 승인 결정을 내린 뒤 기자회견을 갖고 “공적자금 투입액 2조 7000억원보다 최소 200억원은 더 건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정부측 위원장인 김 부총리는 ‘헐값매각’이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서둘러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6500억원 사후 부실정산 약속에 따라 헐값매각이라는 지적이 많다. -당초 제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결정됐다.지난해 말 조흥은행 장부가가 주당 3375원이며,이번 가격은 이를 기준으로 할 때 84%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현재 주가와 비교해서도 53%의 프리미엄이 붙었다.지난해 11월 이후 금융환경이 많이 나빠졌다.카드채와 SK사태로 부실채권 부담도 늘었다.가치판단의 문제이지만,단순히 ‘지난해에 팔았더라면….’하는 가정법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후 부실정산을 해주는 판단기준은. -(추경호 재경부 은행과장)신한회계법인이 제3자 실사를 하면서 평가한 잠재부실 규모보다 클 경우,또 그 부실이 현재화될 경우에 한해 정산토록 했다. 9개 문제 여신에 대해 개별적으로 사후보장을 해주기로 했나. -기본적으로 카드와 기업여신 등 2개 부문으로 나눠 사후손실보장을 해주기로 했다. 고용조건 등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고용조건은 공자위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다.신한금융지주와 조흥은행 노조의 협상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정부는 대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고용승계 조건과 브랜드 사용 등은 권고 사항이다. 협상내용에 조흥 경영진 일괄사퇴도 들어있나. -아니다. 김유영기자
  • 公資委, 조흥銀매각 승인

    파업에 돌입한 조흥은행에서 하루 사이 예금이 3조원이나 빠져나가는 등 유동성 위기조짐이 나타나자 한국은행이 19일 조흥은행에 2조원을 긴급 지원했다.업무가 마비된 조흥은행 점포 수가 170여개로 늘어나 고객들이 수표와 어음 결제를 하지 못하는 등 피해도 커지고 있다.정부는 예금인출 사태가 금융권 전체로 번질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어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조흥은행을 3조 3700억원에 신한금융지주회사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했다.사후손실 보전금 6500억원을 빼면 실질 매각대금은 2조 7200억원이다.정부는 20일 당·정 협의회를 열어 조흥은행 파업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3·19면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조흥은행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8일 하루에만 이 은행에서 3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지난 16일부터 3일 동안 무려 4조 4000억원이 인출됐다.이런 추세대로라면 조흥은행의 자금부족액은 20일 4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이에 따라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조흥은행에 2조원을 긴급 지원했다.은행측은 금융시장에서 하루짜리 초단기 자금(콜)을 빌려 급한 불을 끄고 있으나,신용위기 고조로 시장에서의 자체 자금조달이 곧 막힐 것으로 보인다.금융당국은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질 경우 조흥은행이 한은에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금을 풀어주거나 다른 은행이 조흥은행 예금을 대신 지급토록 할 방침이다. 한편 공자위의 조흥은행 매각안 승인에 따라 이 은행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이르면 이달 말 신한지주회사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조흥은행 노조는 ‘헐값 매각’이라며 강력히 반발,매각이 철회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재차 선언했다.노조의 강경한 태도로 문을 열지 못한 조흥은행 점포 수는 전일 60여개에서 170여개로 불어났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노조원들의 전산센터 점거 등 불법행위시에는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그러면서도 “예보가 조흥은행 직원들의 고용승계 조건을 신한측과 추가 협상해 나가도록 최대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조흥銀 60개점포 영업중단

    조흥은행 노조가 18일 총파업에 돌입해 60여개 점포(노조 주장 100여개)의 영업이 마비되면서 고객들이 제때 돈을 찾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는 파업과는 상관없이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예정대로 조흥은행 매각을 매듭짓기로 했다.하지만 실질 매각대금이 당초보다 2000억여원 가량 낮은 2조 7000억원으로 알려져 ‘헐값매각’ 시비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지역별 비상점포를 가동하고 다른 은행이 예금을 대신 지급토록 하는 등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3·19면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조흥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우선협상대상자인 신한금융지주회사간의 은행 매각협상이 타결됐다.”면서 “양측이 합의한 조흥은행 매각조건을 19일 공자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가급적 이날 바로 승인받을 방침”이라고 밝혔다.김 부총리는 “노조 파업으로 인해 은행 매각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정재(李晶載) 금융감독위원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금융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전산센터 필수요원 및 대체 영업인력 투입 ▲예금 대지급 ▲지역별 거점점포 운영 ▲종합상황실 24시간 가동 등의 비상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조흥은행 허흥진 노조위원장은 “전산센터 인력들이 이미 99% 철수해 19일쯤에는 전산망이 자동적으로 다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전체 은행원 6500명 가운데 임원과 지점장 등 간부급 직원을 제외한 55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해 총 559개 점포 가운데 60여개가 사실상 문을 닫았다.이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예금을 제때 찾지 못해 혼란이 빚어졌다.노조는 정부가 매각을 철회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도 당초 30일로 예정했던 연대 총파업을 오는 25일쯤으로 4∼5일 앞당기기로 했다.이남순 위원장은 “정부가 조흥은행 파업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해 노조원들을 강제 해산시킬 경우,현 정권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원수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정부와 노동계 모두 ‘결코 밀릴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쳐놓고 있지만, 양측 모두 대화채널은 계속 열어두겠다고 밝혀 막판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조흥은행 매각대금은 총 3조 3400억원(주당 62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카드채 등 사후손실보전(인뎀니피케이션) 6520억원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실질 매각대금은 약 2조 7000억으로 줄어든다.올초 신한지주회사가 제시한 금액(2조 9600억원)보다 적다.조흥은행 고객은 현재 1016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조흥銀노조 “오늘부터 파업”/ 매각 타결따라… 전산센터 철수등 실력저지 나서

    조흥은행 매각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노동조합이 이에 반발,사실상 파업에 돌입했다.노조 집행부는 17일 밤 은행장실을 점거하고 전산센터 직원을 철수시킨 데 이어 18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준비를 갖추라고 전 조합원에게 지시했다.노조는 특히 전산센터 직원까지 완전히 철수시킬 계획이어서 조흥은행과 연결된 국내 금융권 전체 전산망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저녁 서울 광교 본점에 서울·경기지역 조합원 2500여명을 집결시킨 가운데 본점 7층 은행장실을 점거하고,매각 반대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이어 은행 전산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는 중앙전산센터 소속 조합원들을 제3의 장소로 집결시켰으며 전 직원들에게 총파업 돌입 준비를 위해 소속 지점과 분리된,별도의 장소에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이에따라 18일 이후 조흥은행 직원들의 정상근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노조 관계자는 “당초 오는 25일부터 파업을 하기로 했지만 상황에 따라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18일을 기점으로 파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은행장실을 점거한 직후 홍석주 행장 등 경영진에 대해 “매각작업의 바람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이에 앞서 노조는 이날 오후 4시 본점 주차장에서 집단 삭발식을 가졌으며, 허흥식 노조위원장은 본점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협상은 타결이 임박했다.협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조흥은행 주(株)당 인수가격을 종전(6150원)보다 약간 높은 6200원으로 하되 사후손실 보전을 대폭 확대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병철 문소영 김유영기자 bcjoo@
  • 노조 ‘사직서 시위’ 이모저모 / 조흥銀전산센터 경찰 배치

    16일 정부가 조흥은행 매각을 이달 중 마무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예금보험공사와 신한금융지주(우선협상대상자)간 매각협상이 더욱 급물살을 타게 됐다.그러나 조흥은행 노조는 오는 25일 ‘전산망 올스톱’을 포함한 총파업 강행의사를 재확인한 뒤 청와대 앞에서 ‘사직서 제출 시위’를 벌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 말 매각협상이 본격화돼 현재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최근 (조흥은행 노조의 반발 등)정치적인 고려 요인이 상당부분 해소되지 않았느냐.”며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매각 주체인 예보는 인수가격을 깎으려는 신한지주와의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가격(주당 6150원)은 종전대로 유지하되,‘사후손실보전(인뎀니피케이션)’을 늘려주는 선에서 양보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와 함께 신한지주가 정부(예보) 지분의 51%(2억 7000여만주)를 현금매입하는 데 들어갈 금액을 제때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재 신한지주는 대부분 인수자금을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지만 공동인수자인 BNP파리바 등의 현금확보 능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조흥은행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다.노조원들은 차장급 이하 직원 7224명의 사직서를 청와대에 전달하려다 2시간 30분동안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 ‘조흥은행 사기매각 중단’ 등 플래카드가 걸린 검은 승합차를 앞세우고 납골함 모양의 상자에 사직서를 담아 전달을 시도했다.노조원들은 결국 사직서는 제출하지 못했고,항의서한과 집단 사직서 제출 이유를 담은 성명서만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이날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내고 “무리한 실력행사로 주장을 관철하려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무모하다.”며 파업계획 철회를 촉구했다.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서울 역삼동 조흥은행 전산센터에는 경찰병력이 배치됐다.은행측은 지난주 본부 부행장과 전산관련 담당자들을 전산센터로 급파했으며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은행 관계자는 “은행간 전산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어느 한 곳이 파업을 할 경우 전국적인 금융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CEO 칼럼] 건축은 ‘건축주의 거울’

    ‘건축은 시대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이는 건축물이 그 시대의 사회상이나 기술·정신·예술·생활관습 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할 뿐 아니라,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생활과 그만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일 것이다. 필자에게는 이 말이 ‘건축은 건축주(建築主)의 거울’이라는 의미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즉 건축물은 그 주인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역량,자질대로 지어진다는 뜻이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하고 훌륭한 건축물 뒤에는 반드시 그 건축물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는 건축주가 있었다. 실제로 건축활동에 있어서 건축주의 역할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막중하다.건축물의 기획·설계 단계에서부터 외부환경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으며 시시각각으로 진행되는 시공단계에 이르기까지 전체 건설생산 과정에서 의사결정의 최종 주체는 항상 건축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훌륭한 자질을 갖춘 건축주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도로 양쪽으로 빽빽이 들어선 도심 건물들의 획일적이고 밋밋한 외관이나 무질서한 스카이 라인,그리고 인간의 숨결을 담아내지 못하면서 주변의 자연환경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많은 건축물들은 다름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도시들이 이토록 흉물스럽게 변해가고 있는데도 주변을 둘러보면 이러한 질곡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좀처럼 쉬워 보이지 않는다.우리 나라의 많은 건축주들에게 건축물은 예술적 가치를 지니거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투기·불법 전매·탈세·부실·자연훼손 등 온갖 건전치 못한 용어들이 횡행하는 ‘치부의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건축물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가치나 기능을 송두리째 무시할 수는 없다.하지만 정도의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건축주들은 건축물이 지녀야 할 본연의 목적이나 기능을 중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물의 미적 가치뿐 아니라 주변의 경관이나 건물들과의 조화,그리고 시대의 삶이나 가치관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담아낼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건축물이란 한번 지어지면 짧게는 수십 년,길게는 수천 년 이상 존속되기 때문에 한번 생긴 생채기를 치유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준비하고 변해야 한다. 우리 국민 누구나 건축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변화의 시발점은 ‘범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되어야 한다.먼저 시민단체와 관련 학술단체,그리고 언론기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 운동’을 제창하고,모든 국민들이 참여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그럼으로써 잠재적 건축주인 일반 국민들의 건축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훗날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게 되면 생명력 없는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했던 우리 주변의 건축물 군상들이 비로소 살아서 숨을 쉬게 되고,국민들도 5000년을 이어 온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부심과 고유한 정서가 녹아있는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접하게 될 것이다.그리고 우리 후손들은 단지 건축물 속에서 생활하고 편의를 얻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과 서로 교감하고 대화하며 기쁨을 얻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김 종 훈 한미파슨스 대표
  • [시론] ‘확대지향’의 이름짓기

    우리는 핵가족시대에,인구밀도 높은 나라에 살면서도,딴 나라 사람들에 비하면 집도 너무 큰 집,자동차도 너무 큰 차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승용차로 예를 들면,서울 거리에는 런던 거리에 비해 작은 차가 드물고,중형 이상 큰 차들이 길을 꽉꽉 메우고 있다.큰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마음은 우리 언어생활에도 잘 나타나는 것 같다.가령 영어 쓰는 나라에서는 아무리 큰 다리(橋)도 그냥 ‘다리’(Bridge)라 하건만,우리나라에서는 이를테면 ‘성산대교 원효대교 한강대교…’처럼 웬만한 강다리를 모두 ‘대교’(大橋)라 하니, 혹시 남들이 우리를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 사람들 같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소 빗나가는 이야기일는지 모르지만,프랑스 주화를 보면,10프랑짜리(지름 2.25㎝)가 오히려 5프랑짜리(지름 3㎝)보다 훨씬 작다.영국 주화 10펜스짜리는 지름이 2.5㎝이지만 20펜스짜리는 지름이 2.2㎝밖에 안 되는 원에서 그나마 가장자리를 7각형으로 도려내 10펜스짜리보다 훨씬 더 작게 되어 있다.이런 것이 주는 교훈은 ‘작은것이 큰 것보다 가치가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양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학교를 세우고 이름짓는 것을 보면,서양에서 하는 방식으로(즉 ‘Oxford,Cambridge…’처럼) 흔히 작은 동네 이름을 채택하는 수가 많다.예컨대 ‘연희’(延禧)동에 ‘연희전문학교’(나중에 ‘연희대’,그리고 ‘세브란스’와 합쳐 ‘연세대’),마포 서강(西江)근처에 ‘서강대’가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다.한편,우리들이 지은 이름에는 ‘고려대 조선대 단국대 동국대…’부터 ‘아주(亞洲,Asia)대’까지 있다. 비행장·공항 이름도 마찬가지다.런던 언저리에 큰 국제공항이 셋 있는데(즉 Heathrow,Gatwick,Stansted),우리 같으면 몹시 탐냄직한 거대한 이름 ‘런던공항’을 모두 사양하고 아무도(쓰도록 공인된 Heathrow도)그것을 쓰지 않는다.그런데 우리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작은 비행장을 ‘성남공항’이라 하지 않고 ‘서울공항’이라 하며,몇년 전,당시 옹진군 영종도에 우리가 공항을 만들어놓고,그 이름을 ‘세종’공항으로 하자는 여론 목소리가 한동안 높더니그것은 곧 눌려버리고,또 그 버릇,헤벌려 크게 잡는 버릇에 따라 결국 ‘인천’공항이라 했다. 요즈음 우리나라 항구 이름,고속철도역 이름짓는 것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이번에는 허장성세에다 양보 모르는 지역이기주의 다툼까지 보태져서 너무 길고,우습게 된 것들이 새록새록 나온다.가령 당진(‘당나라 가는 나루’라는 뜻인 唐津)을 항구이름으로 쓰면 적당하고 충분할 것을 글쎄 ‘평택·당진’항이라니 우습기 짝이 없고,게다가 아산(牙山)행정구역 안에 있는 기차역을 ‘천안·아산’역이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항구나 기차역 이름은 무엇보다도 전 국민이 기억하기 좋고 발음하기 편해야 한다.그것을 위해 정부에 총리직속 ‘지명 위원회’라도 두면 어떨까 한다.그 위원회 구성은 관청 사람들보다 사학자·어학자·문필가 같은 언어와 사회상식이 풍부한 사람들로 구성해서,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대대로 편히 쓰도록 좀더 조촐하고, 부르기 좋고, 뜻깊고, 운치 있는 지리적 이름을 공들여 지어 놓아야 할 것이다. 유 만 근 성균관대 교수 영문학·명예논설위원
  • 공자위, 조흥銀 주당가치 재산출 요구

    조흥은행 노조원들의 매각 반대속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9일 조흥은행의 매각 절차를 진행시켰다.공자위는 이날 재실사를 담당한 신한회계법인에 은행의 판매관리비·자산증가율 등 기본 전제조건을 다양하게 산출해 다시 보고해줄 것을 주문했다.아울러 이를 신한지주회사와의 매각협상에 활용하도록 예금보험공사(조흥은행 매각주체)에 지시했다. 신한회계법인측은 이 자리에서 조흥은행의 주당가치를 6930∼7900원(인수가치 포함)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매각심사소위 관계자는 “신한측의 재실사 가격이 높게 나왔으나 가격산출의 전제조건인 여러 가정들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면서 “자본비용비율,카드채 손실률,판매관리비,자산증가율 등 핵심가정들을 비관적 상황과 낙관적 상황으로 분리해 재산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이른바 ‘민감도 분석’이다.1차 실사기관인 모건 스탠리와의 실사결과 분석비교도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민감도 분석을 거치면 신한회계법인이 제시한 최종가격보다 (조흥은행 주당가치가)더 낮아질수도,높아질 수도 있다.”면서 “다양한 카드를 준비해 매각협상에 활용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한측이 제시한 재실사 가격 자체에 굳이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신한지주회사와의 매각협상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는 일절 없었다.매각소위 관계자는 “당초 공자위 지침에 사후손실보전 조항을 최소화하라고 돼있지만 매각가격 등 어느 한 조건을 유리하게 따오면 다른 한쪽은 양보할 수도 있다.”고 밝혀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날 서울 다동 예보에서 열린 공자위 소위원회 회의장에는 회의가 끝날 무렵 10여명의 조흥은행 노조원들이 몰려와 “왜 비밀리에 회의를 개최하느냐.”며 거칠게 항의,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노조원들이 공자위 사무국 직원의 회의서류를 빼앗는 과정에서 심한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그러나 회의는 예정대로 끝났다고 공자위 관계자는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
  • 편집자에게/ 日의 ‘유사법제’ 당당한 외교대응 필요

    -노대통령 방일 보도를 보고 노 대통령의 방일에 대해 아마 일본측에서는 한국민의 너그러움에 큰 감명을 받았을 것 같다.노대통령은 일본 도착 1시간여전 일본 국회가 ‘유사법제’를 통과시키는 외교결례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눈감아 주었다.과거사의 족쇄를 풀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열어가기로 했으며,일왕과의 만찬에서도 일본의 과거 가해행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일본의 언론들은 양국 모두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은 최초의 만찬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이쯤 되면 섬나라 일본이 한국측의 아량에 감탄할 만도 하지 않은가. 그러나 뭔가 찜찜하다.그것은 청산되지 못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되었던 징용·징병에 대해서 피해보상은커녕 진상조사도 없다.소위 종군위안부로 불리는 성노예착취행위에 대해서는 민간 차원의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한다.남의 땅에 끌려가 피폭당한 원혼들과 그 후손들은 양국 정부로부터 모두 외면당한 채 잊혀져 가고 있다.역사왜곡의 망언은 계속 터져나오고 바야흐로 일본은 본격적인 재무장화의 길에 들어섰다.유사법제는 분명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과 병행해 군사대국화의 길을 활짝 열어준 ‘전쟁준비법’이다.개헌과 자위대 증강도 곧 진행될 것이다. 과거에 얽매이자는 것은 아니나 ‘과거를 망각’하고 ‘미래의 불행을 준비’해서도 안되지 않는가.노무현정부의 ‘당당한 외교’의 실체를 보고 싶다. 장유식(변호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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