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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강점기 징용자의 눈물

    일제의 식민 지배는 대한민국에 가늠할 수 없는 상처들을 남겼다.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 광복 65주년인 해이지만 그 중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처들은 많다. 종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피해자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역사 동화 작가로 잘 알려진 문영숙의 신작 ‘검은 바다’(김세현 그림, 문학동네 펴냄)는 이중 강제 징용의 참상을 최초로 고발한 동화다. 이미 ‘에네껜 아이들’ 등 전작을 통해 멕시코로 이주한 조선인 노동자의 비참함을 전하기도 했던 그는, 이번에는 일제 강점기 징용과 전쟁의 참상을 어린이들에게 알린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일본으로 끌려간 어린 소년 ‘강재’와 친구 ‘천석’이다. ‘구름처럼 세상천지 다 돌아댕기는 기 소원’인 강재는 장손이며 병약한 형을 대신해 징용자 무리에 들어간다. 2년만 채우고 오면 ‘면서기’를 시켜준다는 꾀임에 속아 그가 간 곳은 바로 악명 높은 ‘조세이 탄광’.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밑 막장에서 강재와 천석 같은 아이들은 온종일 석탄을 캔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돌아 오는 건 작은 주먹밥, 그리고 채찍질뿐이다. 이를 견디다 못한 둘은 결국 탈출을 감행한다. 작품은 탄광을 탈출한 둘의 시선을 통해 강제 징용 뿐 아니라 전쟁의 참상도 고스란히 전한다. 폭격 현장에 끌려가 일을 하다가 떨어지는 포탄에 목숨을 잃은 여인들,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처참하게 죽은 사람들을 통해 전쟁은 누구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야마구치현에 있었던 조세이 탄광의 생존자 김경봉 옹의 실제 경험담이 작품의 소재가 됐다. 신문기사를 통해 김 옹과 조세이 탄광에 대해 알게된 작가는 꼼꼼한 인터뷰와 철저한 자료 조사, 현지 답사를 통해 작품을 구상했다. 그는 “조세이 탄광이 있던 곳에서는 아직도 희생자의 후손들이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면서 “작품을 통해 억울하게 끌려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수많은 징용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더 나아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CEO 칼럼] G20정상들 국립중앙박물관 들렀으면/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CEO 칼럼] G20정상들 국립중앙박물관 들렀으면/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미국 뉴욕에서 15년간 디자이너 생활을 하면서 큰 영감을 받았던 장소는 단연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었다.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타이틀도 대단했지만, 지친 일상에서 단숨에 생기를 느끼게 해 주는 묘한 에너지를 제공하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뉴욕에 거주해 본 사람이라면 박물관의 기념품 가게에 들러 피카소의 사인이 담긴 수첩을 구입해 빈 종이에 박물관 전시품을 모사해본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집트 여왕이 걸었다는 목걸이 기념품을 구해 잠시나마 여왕처럼 단장도 해 보고, 전설의 도시인 이스탄불(터키)을 머금은 비잔틴 문양의 머그컵을 품에 안고 나오며 가슴 설렜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유명 박물관 브랜드는 마치 주문이라도 걸듯 관람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능력이 있다. 관람객 한 명당 수백달러씩 쇼핑백을 채우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노벨 박물관에서 직접 구입한 필기구와 노트를 자녀에게 선물하며 학업을 격려한다면, 아이는 어떤 값비싼 선물로도 받을 수 없었던 특별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특정 전시관의 브랜드 제품을 수집하는 마니아들이 생기는 것을 보며 ‘박물관 명품’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다. 세계 유명 도시를 다니다가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박물관 대신에 박물관 속 기념품 상점만을 보고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외국인들과 교류를 통해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장소로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그곳은 선조들의 손길을 다시 더듬어 정리하는 곳이자, 우리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립중앙박물관은 또 하나의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박물관 기념품들이 고유의 선과 색상을 재현해 우리 민족의 찬란함과 소박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생활 브랜드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만찬 장소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박수를 보낸다. 국가경제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우리 문화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는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선대가 만든 문화재로 후손들이 먹고 사는 이탈리아나 그리스처럼 우리도 전 세계 리더들에게 5000년 문화유산을 선보이며 ‘조상 덕에 이밥 먹는’ 계기를 갖게 됐으면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브랜드를 활용해 우리가 갖고 있는 찬란한 문화의 힘을 글로벌 감각에 맞춰 재구성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신사임당의 그림들로 모던 스타일의 쟁반을 만들고, 백제금동향로를 용기로 한 향수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첨성대의 유려한 곡선과 청자의 빛깔을 제품 디자인에 활용하고, 자개상의 단아함을 모티브로 한 제품들이 조만간 출시되길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여류명사인 허난설헌, 신사임당, 김만덕, 나혜석, 이방자, 천경자, 최승희, 박경리, 김활란, 황진이, 소서노, 선덕여왕 등의 이야기를 담은 제품들을 출시한다면 ‘21세기 여성’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노력 또한 인정할 만하다. 다양한 문화행사와 함께 시민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고 있다. 더 이상 잿빛의 무거운 공간이 아닌 첨단 인테리어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박물관을 찾게 하기 위해 2004년 설립된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은 지난해 그 전문성과 효율성을 인정받아 국제비즈니스대상(IBA)을 받기도 했단다. 우리가 가진 풍부한 문화적 콘텐츠를 국립중앙박물관을 통해 아름다운 우리만의 스토리를 입혀 제품화한다면 우리는 물론 세계인들이 갖고 싶어하는 명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발언대] 백두대간만이라도 지키자/신용석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

    [발언대] 백두대간만이라도 지키자/신용석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지리산까지 장장 1400㎞로 이어진 백두대간은 국가의 핵심 생물다양성은 물론 국토의 역사와 문화, 지역의 정서와 향토색이 담긴 자연의 성지(聖地)이다. 그러나 현재의 백두대간을 성지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중심부가 비무장지대(DMZ)로 잘린 반토막 상태에서 ‘백두’라는 말을 쓰기 미안하고, 남한지역 684㎞ 역시 16개의 도로에 의해 단절되어 ‘대간’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백두대간 중 7개의 국립공원을 제외하곤 대부분 마루금(정상부 능선)에서 1~3㎞ 폭만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면(面)보다는 선(線)에 가깝다. 그나마 설악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지역만 엄정한 현장관리가 이루어지고 나머지 52%에 달하는 지역은 거의 방치상태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맹목적인 백두대간 종주에 의한 능선길 황폐화, 샛길 발생, 취사·야영, 야간산행 등으로 자연오염과 생물교란이 성행하고, 밀렵도구와 현장관리 부재로 수많은 생물들이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 살려내는 길은 세 가지이다. 첫째, 현재 척추(대간)를 중심으로 설정한 보호지역을 갈비뼈(정맥)지역까지 넓혀야 한다. 최근 낙동정맥인 경북 울진지역에서 산양 20여마리가 폐사한 사건을 보더라도 폭넓은 보호지역 설정이 필요하다. 둘째, 백두대간을 끊김 없이 이어주어야 한다. 현재의 16개 도로단절지역에 다양한 생태통로를 조성하여 각종 생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2세를 퍼뜨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정책과 관리의 일관성이 필요하다. 백두대간의 국립공원 일부지역에는 출입이 제한되고 있지만, 같은 장소에 다른 기관은 출입을 권고하는 듯한 정책이 취해지고 있다. 국립공원에 준하는 현장관리가 필요하다. 금수강산이라 불렀던 아름다운 국토가 온통 도시화, 도로화되어 조각난 상태이다. 마침 녹색성장을 국가전략으로 삼은 이때 백두대간, 국립공원, DMZ만이라도 생명의 씨앗으로 온전하게 보전, 복원하여 후손에게 미안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캉유웨이의 대동 세상은

    캉유웨이가 대동서에서 그리고 있는 세상이 유토피아인 것만은 아니다. 사실 유토피아가 디스토피아로 변질돼버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그는 실제로 인종의 통합을 이야기하며 흑인들을 백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방법 역시 지금에서 보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시베리아로 이주시키기, 식생활 바꾸기, 다른 인종과 결혼시키기. 그것도 안 되면 후손을 끊어 도태시키기! 다른 것들 사이에는 결코 평등할 수 없다는 그의 믿음은 모두가 같아져야 차별이 없어진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차별’을 없애기 위해 ‘차이’를 없애버리는 세계. 그러나 그 순간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로 변해버린다. 어떠한 차이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세계. 그것이 캉유웨이가 그리는 대동 세상이었다. 여기서 그의 말을 들어보자. “대동세에는 험난한 지형을 모두 깎아 평탄한 길로 만든다. 예로부터 있어왔던 높은 산, 깊은 계곡, 단절된 사막과 너무 더운 지역, 재난이 있는 곳, 귀신이 나올 것 같은 곳, 깊은 밀림, 독사와 맹수가 있는 곳, 야만인들이 서식하는 곳 등을 평정해서 평탄하게 만든다. 그리고는 이런 곳을 정리해서 주거지를 만들고, 터널을 뚫고 길을 내어 도시로 만들고, 마을끼리 서로 통하게 한다. (…) 이런 세상이 이른바 대동세이고, 태평세인 것이다.” 어떤가? 이 글을 읽고 어디서 본 듯한 데자뷔를 느끼지 않으셨는지? 그렇다. 모든 것을 뚫어버려 통하게 하면 된다는 발상이다. 운하를 개발해야 한다는 이들의 논리가 이와 유사하지 않은가? 소위 근대의 기획이 끝까지 가면 결국 도달하는 바가 이런 유토피아이다. 모든 것을 깎고, 뚫고, 통하게 하는 것. 그 속에서 어떤 다른 가치들도 살아남을 수 없다. 실제로 캉유웨이 역시 대동서에서 모든 필요 없는 것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몸에 나 있는 털들 역시 필요 없으니 밀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정도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러나 이런 일들이 단지 과거 어느 사상가의 망상이었다고 단언하지 말자. 이런 시대착오적 발상이 지금 우리 눈앞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글로벌 나눔 바이러스 2010] ‘작은 외교부’ 중앙공무원교육원

    [글로벌 나눔 바이러스 2010] ‘작은 외교부’ 중앙공무원교육원

    “나이지리아 면적의 10% 정도인 한국이 인구 1억 4000만 나이지리아인들에게 꿈의 땅이 됐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하킴 알리 나이지리아 국정홍보처 편집부국장이 중앙공무원교육원(중공교) 수료식에서 밝힌 소감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중공교의 경제개발전략과정에 참가해 열흘간 한국의 경제발전상과 정책·제도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알리 부국장은 “한국이 6·25전쟁을 치르며 겪었던 어려움, 외국으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잊지 않고 있는 게 인상 깊다.”면서 “이제 그 시기를 벗어나 압축성장 비결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공교는 한국이 축적해 온 행정·정책 노하우를 다양한 외국인 공무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전수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대개 10일에서 12일 정도. 타국에 와서 마음을 열기에는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러나 수료생들 사이에선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자연스레 싹튼다. 중공교 관계자들의 자부심이 담긴 ‘작은 외교부’라는 별칭도 그래서 나왔다. 3월에 파라과이 고위공무원과정을 이수한 실비아 카르마뇰라(30·여) 재정부 품질관리과장은 “모든 과정 내내 마치 집처럼 편안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카르마뇰라 과장은 “성과급 등 한국의 공무원 보수체계를 당장 도입하고 싶을 정도”라면서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와서 추가교육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COTI(중공교의 영문약자)가 보여준 따뜻한 환대는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덧붙였다. 파라과이 행정발전과정에서 직접 강의를 담당했던 김현명 국제교육협력국장은 마지막 수업에서 조금 특별한 경험을 했다. 강의가 끝난 직후 교육생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며 고마움을 표시했기 때문. 김 국장은 “무엇보다 ‘우리가 돌아가 뭔가 성과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읽혔다.”면서 “교육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보람”이라고 평가했다. 교육생들은 저마다 인사제도, 법질서, 경제개발, 공무원의 역할 등 각종 정책들에 대해 얻은 배움과 깨달음을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간다. 대부분 중견·고급 간부들이라 중공교에서 전수받은 노하우를 각자의 나라에서 활용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장기적으로 친한·지한파 공무원을 길러내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시판 투온 캄보디아 내각처 국제협력과장은 지난해 5월 동남아 3개국 행정발전과정을 수료했다. 경제환경이 비슷한 베트남, 미얀마의 공무원들과 함께한 자리였다. 그는 “COTI에서 배운 아이디어와 경험, 지식을 우리나라로 가져가겠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적용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나라별로 교육 주문사항은 제각각이다. 중공교는 교육생을 받기 전 해당국 대사관과 협의해 프로그램 내용을 결정한다. 전자정부 시스템, 경제개발전략, 환경정책 등 한국이 전수해 줄 수 있는 사항들은 모두 교육내용에 포함된다. 러시아는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갈아탄 뒤 한국식 성장모델을 배우기 위해 경제개발, 무역, 통관제도와 법률 등에 초점을 맞춘다. 말레이시아는 저탄소·녹색성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은 농촌개발, 공기업 운영 등 국가기반을 다질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정책들을 요구하는 편이다.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 중견공무원과정을 밟고 돌아간 여포친 고등교육부 과장은 한국의 환경정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여포친 과장은 “한국은 저탄소·녹색성장을 통해 후손들에게 깨끗한 자연을 물려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경제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연수 대상국 인프라가 미비한 경우 교육받은 만큼 실제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교육내용이 현지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추적하기 힘든 점도 있다. 중공교 관계자는 “이메일과 연하장을 보내는 등 유대관계를 지속하고 있지만 현지 사업 진행상황까지 파악하기에는 인력, 예산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카르마뇰라 과장은 “내가 배워 온 모든 것들은 훌륭하지만 결국 우리(파라과이)의 결단력에 달린 문제”라면서 “이제는 우리가 변화를 추구할 차례”라고 밝혔다. 이재연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드라마 ‘서울 1945’ 이승만 명예훼손 무죄”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29일 고 이승만 전 대통령과 장택상 전 국무총리 등의 명예를 훼손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KBS 대하드라마 ‘서울 1945’의 PD 윤모씨와 작가 이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은 드라마 34회에서 장 전 총리가 이 전 대통령에게 ‘친일경찰’ 박모씨를 “사건 해결의 최대 공로자”라고 소개하는 장면을 내보내 이 전 대통령과 장 전 총리가 친일파로서 공산당 지폐위조 사건(일명 정판사 사건)을 경찰을 동원해 해결한 것처럼 묘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드라마의 특정 장면에 불과한 것으로 이 전 대통령의 친일 행위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실존 인물에 의한 역사적 사실보다 가상 인물에 의한 허구의 사실이 더 많은 드라마라는 점이 인정되고 구체적인 허위 사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했다. ‘서울 1945’는 해방공간을 배경으로 좌우익 젊은이들의 삶을 다룬 드라마로 2006년 1월부터 9월까지 방영됐다. 이 전 대통령과 장 전 총리의 후손들은 “고인들의 사회적 평가와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KBS에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함께 윤씨 등을 형사고소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선조들의 진솔한 자서전 50편

    “세 살 되던 임오년(1522) 4월 초파일 낮에 아버지가 취하여 누헌에 누워 있는데 꿈에 한 늙은이가 와서 ‘작은 사문(승려) 댁을 찾아 왔소이다.’ 하고는 두 손으로 소자를 쳐들어 서너 마디 말로 주문을 외는데, 그 소리는 범어 같아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문이 다 끝나고 소자의 정수리를 매만지며 ‘운학(雲鶴) 두 글자로 네 이름을 삼아라.’라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운학의 뜻이 무엇이냐고 묻자 노인은 ‘이 아이의 일생 행동거지가 바로 운학과 같기 때문이오.’라 하고는 말이 끝나자 마침내 문 밖을 나가서 간 곳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서산대사(西山大師) 청허 휴정(1520~1604)이 자신의 60세까지의 행적을 자서전식으로 서술해 완산 부윤 노수신에게 올린 ‘삼몽록’(三夢錄)’ 중 한 부분이다. 휴정은 삼몽록을 통해 동갑이었던 부모가 나이 오십줄에 자신을 낳은 과정과 9세 되던 해 부모를 잃었을 때의 고통, 그리고 불교에 귀의하게 된 과정 등을 서술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도 서한이나 자서 등의 방식으로 자서전을 남겼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심경호 지음, 이가서 펴냄)는 선조들의 자서전을 모은 책이다. 근대 이전 선조들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라의 문장가 최치원은 신라 헌강왕에게 바친 ‘계원필경서’를 통해 “여기서 ‘된죽도 먹고, 묽은 죽도 먹는다.’는 말처럼 살았습니다.”라며 당나라 유학 시절의 어려움을 전했고, 조선시대 실학자 박제가는 서얼 출신으로 벼슬길이 막힌 데 대한 울분을 간접적으로 토로했다. 역시 서얼의 후손인 조선 정조 때의 문인 이덕무도 자신을 ‘책만 읽는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看書痴)로 규정한 자서전을 쓰기도 했다. 책은 이 밖에도 영조와 이수광, 이익 등의 진솔한 자서전 50편을 담고 있다. 저자는 “선조들이 자신의 과거를 되도록 간략하게 개괄했고, 자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방식은 꺼렸다.”며 “특히 자신의 모습을 이상적인 인물에 빗대 꾸짖거나 조롱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2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세금 내는 소나무 600살 석송령 기네스 등재 추진

    세금 내는 소나무 600살 석송령 기네스 등재 추진

    경북 예천군이 세금 내는 소나무 석송령(石松靈·천연기념물 제294호)의 기네스 세계 기록 등재를 추진하고 나섰다. 군은 감천면 천향리 석송령을 세계 최초로 재산을 보유한 식물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군은 지난 2월 ‘기네스 월드 레코드(GWR)’의 국내 대행기관인 한국기록원(KRI)과 석송령의 기네스북 등재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또 최근 석송령의 토지 보유 및 납세에 관한 객관적인 증빙자료는 물론 영상, 사진, 문화재 지정 관련 서류 등 기네스북 등재에 필요한 관련 자료 일체를 한국기록원에 넘겼다. 기록원은 이들 자료를 확인한 뒤 번역 절차와 기네스 월드 레코드사의 심의 과정을 통해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송인 석송령은 예천군 토지대장에 등록번호 ‘3750-00248’로 1927년 8월10일 등재돼 있으며, 높이 10m, 둘레 4.2m의 웅장하고 수려한 외관을 갖췄다. 감천 천향리 416외 4필지(3937㎡)의 보유자로 주민들이 대신 매년 종합토지세를 내고 있다. 1920년 이 마을에 후손 없이 살던 이수목이란 사람이 자신의 토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자 마을 주민들은 600여년 된 이 소나무를 ‘석평마을에 사는 영험한 소나무’란 뜻에서 석송령이라 이름 짓고, 이씨의 토지를 석송령 명의로 등기했다. 예천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4·19혁명 50주년] “시위때 경찰이 쏜 총 피해 치마 뒤집어쓰고 엎드려…”

    [4·19혁명 50주년] “시위때 경찰이 쏜 총 피해 치마 뒤집어쓰고 엎드려…”

    “총칼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감행해야 할 이 항쟁은 우리 후손에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광적인 장기집권이 가져다 준 부정과 부패의 무서운 해독을 오염시키지 않으려 함에 있다.” ●플래카드 들고 맨앞줄에 서서 시위 1960년 4월19일 오전 서울 흑석동 중앙대 캠퍼스. 굳게 닫힌 교문이 열리자 스크럼을 짠 학생 수천명이 일제히 거리로 달려 나갔다. 순식간에 흑석동 고개를 넘어 한강대교 저지선을 뚫고, 삼각지와 서울역을 지나 시청 앞으로 진격했다. 그런데 전속력으로 시위대의 뒤를 쫓는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있었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다 급히 뒤따라 나온 문리과대 여학생들이었다. 행렬을 놓치지 않으려 버스까지 갈아타며 걸음을 재촉한 이들은 서울역에 와서야 시위대와 합류해 함께 경무대(현재 청와대)로 향했다. 당시 국어국문학과 2학년으로 여학생들을 이끌고 나왔던 홍관옥(70·여·종교교육학) 박사는 18일 “전날 4·18 고려대생 피습사건을 듣고 굉장히 자극을 받았다. 이런 불의는 피할 수 없는 일, 두려워할 수 없단 생각이 들어 부모님이 말리는 데도 시위대를 따라 나섰다.”고 회고했다. 경무대 앞에서 군의 발포로 부상자가 속출하자 시위대는 내무부 앞에 다시 집결했다. 홍 박사를 비롯, 여나믄명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맨 앞줄에 서서 플래카드를 들었다. 평화 연좌시위가 이어지는가 하더니 곧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홍 박사는 치마를 뒤집어 쓰고 납작 엎드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고개를 들고 자리를 피하려는 순간 누군가 머리채를 움켜 쥐고 개머리판으로 온몸을 사정없이 때렸다. 지프차에 실려 중부경찰서 지하실로 끌려가 이틀 동안 취조를 당했다. 경찰은 “잘못했다고 사과하겠느냐, 아니면 이름에 빨간줄이 가겠느냐.”고 윽박질렀다. “또 맞을까봐 너무 무서웠어요. 하지만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런 건데, 잘못한 게 없는데…. 맞더라도 비겁할 순 없잖아요.” 잘못을 빌지 않겠다고 버티던 홍 박사는 때마침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교수들 덕분에 집에 올 수 있었다. 홍 박사는 공로를 인정받아 건국포장을 받았지만, 4·19 혁명에 참여한 여성들에 대한 평가는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생존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19 혁명 공로자 152명 가운데 여성은 홍 박사를 포함해 5명뿐이다. 곧 5·16 쿠데타가 일어나 4·19 혁명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 ●“맞을까 무서웠지만 끝까지 버텨” 하지만 홍 박사는 ‘서현무’라는 이름 석자를 똑똑히 기억했다. 함께 플래카드를 들었다가 경찰에게 폭행당하고 실신해 사지가 들려 내동댕이쳐졌던 이 법대 여학생은 후유증으로 끝내 숨을 거두고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영면에 들었다. 또 다른 여학생은 머리를 심하게 얻어 맞고 실명 직전까지 돼 1년이 넘도록 햇빛을 보지 못했다. 홍 박사는 4·19혁명을 민족적·총체적 권리의 행사라고 정의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이루려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자 본능적인 소망”이라면서 “우리는 그저 속에서 터져나오는, 인간 본연의 자세를 찾고 싶은 것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민주화의 기틀을 마련한 4·19세대로서 지켜보는 현 시국은 아쉬운 점이 많다. 그는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것은 좋았지만, 아직 민주주의 자체를 누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美 원정출산 6년새 53%↑

    미국 시민권 획득을 위한 원정출산 문제가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 산모가 낳은 신생아 수가 2000~2006년 사이 53% 증가했다고 미국 ABC방송 인터넷판이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의 최근 자료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신생아 수는 5% 늘어났다. 2006년 미국 내에서 태어난 427만 3225명의 신생아 중 미국 내 비거주자가 낳은 아이는 7670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관광객이나 유학생인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갖게 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 온 사람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한국, 중국, 타이완의 산모들 사이에서 주로 이뤄지던 원정출산 붐이 최근에는 터키 등 동유럽 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뉴욕의 한 터키계 고급호텔은 1인 객실에 공항 교통편, 아기 요람, 선물꾸러미 등이 포함된 월 7750달러짜리 원정출산 여행상품을 판매해 지난해만 10명 이상의 산모와 그 가족들을 불러들였다. 호텔은 여행상품의 총 비용을 4만 5000달러로 추산했다. 여기에 병원비가 3만달러 정도 들어가는데 이는 미국 시민권을 통해 갖게 될 이점에 비하면 그리 큰 비용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면 자유롭게 미국을 드나들고 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이민 절차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원정출산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속지주의적 시민권 부여 원칙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남북전쟁 이후 노예들의 후손에게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정헌법 14조가 잘못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적 성향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제롬 코시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법의 허점을 이용해 원정출산이 하나의 산업이 되고 더 많은 산모들을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기고] 좌·우 통합 임정의 자주독립 정신/김양 국가보훈처장

    [기고] 좌·우 통합 임정의 자주독립 정신/김양 국가보훈처장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마라. 네가 만일 뼈가 있고 피가 있다면 조선의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1932년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본군의 전승축하 기념식장에 폭탄을 던진 스물 네 살 윤봉길 의사가 두 아들에게 남긴 처연한 말이다. 이 의거는 일본 열도를 경악시켰다. 국권을 되찾기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아낌없이 바친 선열의 거룩한 희생은 조국이 있는 한 우리가 영원히 간직해야 할 소중한 정신적 가치다. 역사를 모르고 국력이 없다면 100년 전과 같은 ‘경술국치’를 다시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올해는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아직도 되풀이되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독도 영유권 침탈 문제는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천안함 침몰로 온 국민이 침통한 가운데 일본에서는 또 대한민국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이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도 없이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명기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승인한 것이다. 이는 명백한 도발 행위다.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만행만큼이나 고통을 안겨주는 행위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란 말이 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극복하고 선조들이 지켜온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당당히 물려주기 위해서는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바로 찾기에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어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아흔 한 돌이 되는 날이었다. 91년 전 상하이의 조그만 건물에서 뿌려진 씨앗은 당당한 자주독립국 ‘대한민국’으로 그 결실을 맺었다. 임시정부가 만든 국호 ‘대한민국’이 사용된 지 91년이 된 셈이다. 임시정부는 실로 우리 대한민국의 뿌리요 건국의 시발점인 것이다. 1919년 일제의 암흑 속에서 선열들은 머나먼 이역 땅에서 조국 광복을 향해 대한민국임시정부라는 희망의 등불을 켰다. 임시정부는 광복을 쟁취하는 그날까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독립운동을 이끈 한민족의 정신적 지주이자 대표기관이었다. 또 27년간 단절 없는 외교활동부터 의열투쟁까지 다양한 항일투쟁을 전개해 독립운동사에 불멸의 업적을 남겼다. 임시정부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로, 군국주의가 아닌 국민이 주인이고 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 헌정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제 임시정부의 자주독립과 민주공화 정신은 우리 겨레의 가슴속에 살아 민족적 자부심의 원천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겨레의 독립을 위해 임시정부가 좌·우 이념 갈등을 넘어 독립운동 단체를 하나로 통합한 것은 민족 통일을 염원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 또한 임시정부 요인을 비롯한 애국선열들의 항일독립운동은 우리 후손에게 영광된 국가를 물려주기 위한 투쟁이었다. 이제 선열이 물려준 국가를 가꾸고 발전시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본받고 임시정부의 꿈과 염원을 되새기면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일본의 만행에 대한 우리의 가장 큰 응징이 될 것이다.
  • 현정은회장 “민족화해사업 계속돼야”

    현정은회장 “민족화해사업 계속돼야”

    “현대가 열어놓은 남과 북의 민족화해 사업인 금강산·개성관광 사업은 계속돼야 합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연지동 신사옥 강당에서 열린 ‘비전 2020 선포식’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현대그룹 창업주이자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까지 언급하면서 대북 관광사업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털어놨다. ●“선대회장의 유산 현대 후손에” 현 회장은 “당국 간 대화가 진전되면 막힌 길이 뚫리고, 더 큰 희망의 문과 축복의 통로가 활짝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부 차원의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이어 “선대 회장께서 물려주신 자랑스러운 현대그룹을 잘 키워 후배들에게 물려줄 막중한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면서 “글로벌 선도그룹으로 한 단계 성장시키고 대북사업을 통해 통일의 초석을 놓는 일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1년 9개월째 중단된 대북 관광사업으로 그룹이 25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가운데 북측이 계약파기와 일부 부동산 동결이라는 돌발행동을 보이자 위기감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현 회장이 입을 연 것은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 아래 대북사업 계승의 의지와 사업의 당위성을 안팎에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언급한 대목도 눈에 띈다. ‘대북사업은 선대 회장께서 자랑스럽게 물러주신 것인 만큼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다. 이명박 대통령과 생전 정 명예회장과의 친분관계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대아산 협력업체 26개사가 모인 ‘금강산기업협의회’는 그동안 “현대가 (정부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의 발언을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을 상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자며 격려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10년뒤 5조8000억 이익 달성” 한편 이날 현대그룹의 ‘비전 2020’ 선포식에는 계열사 사장단과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10년 뒤 연간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5조 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현 회장은 비전 달성을 위해 매진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하면서 “지구력과 스피드를 겸비해 마라톤 코스를 100m처럼 뛰자.”고 독려했다. 이어 “‘좌우봉원(左右逢源)’의 뜻처럼 주변부터 살피고 관찰하면 사물의 핵심에 이르고 창의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택배·현대증권 등 11개 계열사를 가진 현대그룹은 앞으로 무게 중심을 통합물류와 종합금융, 글로벌 인프라 등 5개 영역으로 확장하게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광주 역사문화마을 첫삽

    선교사 사택 등 개화기 유적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광주 남구 양림동 일대가 역사문화마을로 새롭게 탄생한다. 광역시는 12일 양림동 호남신학대학 선교동산에서 역사문화마을 관광자원화 사업 기공식을 갖고 각종 유적 등에 대한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개화기 선교유적과 도심생태 숲 복원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이곳 일대엔 최흥종, 이현필, 서서평, 우월순, 배유지, 오기원, 고허번, 유화례, 어비슨 등 개회기 때 선교활동과 농민운동에 앞장선 인물들의 흔적이 즐비하다. 22명의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묻혀 있는 양림산(선교동산) 선교사 집단 묘역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이 묘역의 주인공들과 그 후손들의 봉사 발자취는 100년을 넘어 지금도 북한 주민 구제 등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 지역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한 만큼 체계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대조영 18대 후손’ 제리, 가수 데뷔 초읽기 ‘화제’

    ‘대조영 18대 후손’ 제리, 가수 데뷔 초읽기 ‘화제’

    발해의 시조 대조영의 18대 후손이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어 화제다. 오는 16일 데뷔 타이틀곡 ‘사랑한다’를 공개하는 제리(본명 대성호·22)는 대조영의 18대 손으로 3년간 노래와 연기 등을 연습, 가수 데뷔를 준비하며 꿈을 키워왔다. 소속사 태산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제리는 초등학교 3학년때 부모를 따라 미국 버지니아로 이민을 갔으며, 버지니아주 주최 랩배틀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실력파다. 제리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께 대조영의 18대 직계후손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라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며 “가수로 이름을 떨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리의 데뷔곡 ‘사랑한다’는 ‘쇼팽’의 야상곡(Nocturne Op.9-2 in Eb major)을 샘플링한 힙합곡으로 아이유의 ‘마쉬멜로우’와 거미의 ‘이별은 사랑 뒤를 따라와’를 작곡한 작곡가 PJ와 민웅식의 공동작품이다. 특히 익숙한 느낌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애절한 가사가 강한 중독성을 가진다는 평이다. 한편 제리는 이달 중순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한다. 사진 = 태산 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박영웅 기자 her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연세의료원 ‘제중원’ 125주년 기념식

    연세의료원 ‘제중원’ 125주년 기념식

    연세의료원은 9일 오후 2시 서울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국내 첫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 창립 125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김한중 연세대 총장,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 제중원을 운영했던 외국인 선교사의 후손 리디아 알렌 여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에서는 문흥렬(연세대 홍보대사) HB그룹회장과 제중원 설립자인 알렌 박사의 후손이 미국 등지에서 새로 발견한 알렌 박사의 유품을 의료원에 기증했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세브란스 병원을 출범시킨 올리버 R 에비슨 박사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고인의 업적을 돌아보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제중원은 1895년 서양인 의료 선교사들이 운영과 진료를 맡고 조선왕실이 재정지원을 하는 합작병원 형태로 출범했다. 이후 1904년에는 선교사들이 운영권을 넘겨받아 기관 명칭이 세브란스 병원으로 바뀌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김균미특파원 워싱턴 저널] 美 노예제도 아물지 않은 상처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시대를 연 미국에서 150여년 전 폐지된 노예제도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임이 확인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당선된 로버트 맥도넬 버지니아주지사는 지난주 4월을 ‘남부연합 역사의 달’로 선포하면서 남북전쟁의 단초가 된 노예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가 들끓는 비난 여론에 밀려 7일 밤 결국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한발 물러났다. 맥도넬 주지사는 내년 남북전쟁 150주년을 앞두고 역사관광을 촉진하고, 남부연합군 후손들의 요청도 받아들이는 차원에서 4월을 남부연합 역사의 달로 선포했다. 문제는 선언문에 부끄러운 역사인 노예제도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버지니아 주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폐지에 반대해 ‘남부연합’에 가담했을 뿐 아니라 남부연합의 수도가 위치했던 곳으로 곳곳에 남북전쟁의 유적지들이 남아있다. 또한 불과 몇년 전 늘어나는 히스패닉 불법이민자들을 공개적으로 차별, 사회적 문제가 됐던 보수적인 지역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는 물론 보수 성향의 일간지 리치먼드 타임스 디스패치까지 나서 사설로 맥도넬 주지사의 ‘무감각한 역사인식’을 비난했고, 민주당과 인권단체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쪽짜리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인종차별적 인식까지 갖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맥도넬 주지사는 7일 성명을 통해 ‘선언서’에 “노예제도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으며, 이 일로 불쾌했거나 실망한 버지니아 시민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맥도넬 주지사는 “노예제는 미국을 분열시키고 신이 주신 빼앗을 수 없는 권리를 박탈했으며 남북 전쟁을 초래했다.”고 덧붙였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미국에서 일반인은 물론 정치인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인종차별주의’다. 인종차별적 발언은 금기사항이다. 미국의 흑백문제는 한국의 지역감정보다도 뿌리가 깊고 민감하다. 이번 일은 잘못된 인식을 스스로 바로잡는 미국 사회의 건강성과 동시에 1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물지 않은 흑백차별의 상처를 보여준다. kmkim@seoul.co.kr
  • 200여년… 경계인 울린 진혼곡

    200여년… 경계인 울린 진혼곡

    구효서(53) 소설은 경계짓기를 거부하는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소설의 형식 또는 문체는 물론, 주제와 문제의식의 다양한 변주는 결코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신작 장편소설 ‘랩소디 인 베를린’(문학에디션뿔 펴냄) 역시 마찬가지다. 오히려 전작 ‘나가사키 파파’에서 혈육, 국가의 경계 언저리 범주만을 제시하던 그였다면 ‘랩소디’에서는 그 지평을 한껏 넓혔다. 민족의 경계, 국가의 경계, 혈육과 신분의 경계, 이념의 경계, 종교 속 신성(神性)의 경계 등은 그의 작품 안에서 형해(形骸)화된다. 그는 집착과 번민을 낳는 그 경계의 안과 밖을 쉼 없이 보여주며 경계의 끄트머리 지점을 확인시킨다. ‘랩소디’ 속 슬픈 페르소나들을 달래주고 지탱시켜 주는 것은 오로지 웅장한 선율과 상실된 사랑이었다. 소설에는 두 편, 혹은 세 편의 서사(敍事)가 서로 이야기에 파고들며 씨줄 날줄이 되어 교직한다. 액자소설 형식이다. ●조선 짐작하게 하는 디아스포라 ‘아마도’ 조선에서 먼 땅을 건너온 이의 후손인 요한 힌터마이어는 교회 오르간 풀무꾼에서 일약 왕후의 총애를 한몸에 받는 궁정악단의 작곡가로 거듭난다. 그러나 아무리 위장했더라도 비천한 신분에 주어진 음악의 과도한 천재성은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기기 어렵고 오히려 자신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 시대의 경계선을 넘어섰던 열정과 재능은 그를 다시 조선땅으로 돌아오도록 만든다. 그가 남긴 악보마다 조선을 의미하는 ‘선(鮮)’의 문장(紋章)이 남겨져 있는 것으로 그가 조선인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시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웅혼한 ‘코리안 디아스포라(離散)’ 이야기의 시작이다. ●비운의 천재 김상호 혹은 겐타로·토마스 김 그리고 200년 하고 수십 년이 지난 뒤 또 다른 비운의 천재 음악가 김상호, 혹은 겐타로, 혹은 토마스 김의 이야기가 사이사이 펼쳐진다. 재일 한국인 2세이면서 남과 북, 일본, 독일 어디에서도 환영받을 수 없는 그가 곳곳을 떠돌며 유랑하듯 노마드의 삶을 사는 것은 필연에 가깝다. 비운의 사랑에 내몰려 일본에서 독일로 와 음악에 몰두한 겐타로는 토마스로 살며 힌터마이어의 기록을 좇아 독일에서 평양으로 간다. 그 대가는 가혹했다. 서울 연주에 초청받았으나 공항에서 곧바로 붙잡혀 17년의 감옥 생활을 거친다. 그리고 다시 독일로 돌아간다. 묘비에 첫사랑과 공유했던 강렬한 보랏빛의 배색기호만을 덩그러니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기억의 정리자 하나코·나 여기에 겐타로의 아름답고 강렬한 첫사랑, 그리고 40여년 전 의문의 이별을 나눴던 하나코가 ‘김상호이거나 겐타로이거나 토마스’인 그의 삶의 기억을 하나씩 하나씩 짜맞춰 나간다. 또한 소설의 주변부에 있지만 독일, 일본, 한국에 정주하지 못한 또 다른 경계인인 화자 ‘나’는 하나코와 함께 두 개의 이야기를 넘나든다. 한결같이 폭풍의 삶을 살았고, 살고 있는 이들이니 소설 역시 폭풍 같을 수밖에 없다. 시간의 흐름을 훌쩍 넘나들고, 독일과 일본, 남한, 북한을 쉴 새 없이 오 가는 몇 개의 서사는 그 웅혼함은 둘째치고, 따라잡을 만 하면 저만큼 달아나고, 또 겨우 허덕거리며 손에 잡았나 싶으면 또다시 풀쩍 뛰어 크게 내뺀다.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리 현대사 속 누군가의 신산했던 삶이 어른거린다. ‘동백림 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던 비운의 재독 음악가 윤이상이 떠오르거나, ‘유학생간첩단 사건’의 서승, 서준식 형제가 생각난다. 초청을 받아 독일에서 입국하자마자 연행되며 분단의 질곡을 체감해야 했던 송두율이 떠오르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모든 억압받고 추방당한 경계인들과 노마드들을 위한 진혼(鎭魂) 랩소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정광수 산림청장 인터뷰

    “산림을 가꾸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을 축적하는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정광수(57) 산림청장은 65회 식목일을 맞아 4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품격 있고 가치 있는 산림자원 육성을 강조했다. 그는 산림을 ‘국가의 품격, 국토의 얼굴’이라고 표현했다. 정 청장은 “1970년대 초만 해도 일본에서 한국에 들어올 때 황토색 속살이 드러난 풍광이 나타나면 한국 영토에 들어온 것을 알게 되는 부끄러운 기억을 지울 수 없다.”면서 “우리는 73년 1차 치산녹화를 시작해 30년 만에 민둥산을 없애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고 소개했다. 강원 출신으로 공직생활 33년을 산림공무원으로 생활한 그에게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하는 이유는 명쾌했다. “산림이 울창해진 지금도 여의도(840㏊)를 1.3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1100만t의 토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산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가 강이나 호수에 쌓이면서 홍수나 가뭄 피해가 심각해지는 등 재앙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림과학원이 치산녹화 이전 산림에서 나오는 토사유출량을 추산한 결과 18억t에 달했다. 정 청장은 북한의 산림 황폐화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북한 산림의 황폐지가 284만㏊로 북한 산림의 32%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1999년 당시(162만㏊)와 비교해 황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는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첫 사업은 산림녹화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백두대간으로 이어진 한반도 생태계의 동질성 회복은 물론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정 청장은 산림이 빠진 ‘저탄소 녹색성장’은 없다고 단언한다. 유일한 탄소흡수원인 산림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자립, 신성장동력 창출, 국가 위상 제고 등 전 분야와 연계돼 있다. 그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산림작업 일관시스템 구축과 일맥상통한다. 정 청장은 “숲가꾸기에서 산물수집과 처분, 이용이 제각각 진행됐다.”면서 “일관시스템은 일하는 방식을 고쳐 산림바이오매스 활용을 높일 수 있는 안정적인 원료공급체계를 갖추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산림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과 몽골에서 사막화 방지 사업을 지원하며 녹화 및 기술전수, 일자리까지 창출하고 있다. 정 청장은 “최대 규모의 녹색 축제인 제23차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IUFRO)총회가 8월 서울에서 열리고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2011년에는 제10차 사막화방지협약(UNCCD) 총회를 유치했다.”면서 “이는 산림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쉬움도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숲을 갖지 못했다. 남북을 합칠 경우 국토 대비 산림면적이 세계 1위 국가이면서도 가꾸지 않은 결과다. 그가 숲가꾸기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다. ▲1953년 강원 춘천 ▲강원대 ▲제15회 기술고시 합격 ▲산림청 이용과장, 임업정책·자원국장, 국립산림과학원장, 산림청 차장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박홍환 특파원 베이징은 지금]박사증에 가짜결혼 증명서까지 이색 제수품으로 본 中의 31일

    “바오마(寶馬·BMW의 중국식 이름)를 타고, 별장으로 놀러가 애인과 즐기세요.” 청명절(한식) 연휴를 앞둔 중국에 이색 제수용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종이로 만든 돈을 태워 부(富)에 대한 망자(亡者)의 한을 풀어주는 것은 이미 옛 이야기가 됐다. 빈부격차가 확대될수록 중국의 서민들은 현실의 ‘로망’을 제수용품을 통해 투사하고 있는 듯하다. 어차피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이라면 곧 재로 변할 모형으로라도 마음 속에 간직하겠다는 소망일까? 중국인들의 청명절 제수용품에 대한 집착은 각별하다. 세태의 변화에 따라 제수용품도 발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실제 ‘바오마’ ‘볘수(別墅·별장)’ ‘박사증’ ‘영주권’ 등 최근 유행하는 제수용품은 언론을 통해 종종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유명 연예인도 새롭게 제수용품 목록에 올랐다. 영화배우 장만위(張曼玉)나 가수 차이이린(蔡依林) 등과의 가짜 ‘결혼증명서’가 단돈 50위안(약 8500원)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젊고 예쁜 여성이나 건장한 남성, 콘돔 모형까지 등장했다. 중국에서는 ‘음란 제수용품’으로도 불린다. 일부는 ‘빗나간 효심’을 질책한다. 하지만 막는다고 없어질지는 의문이다. 중국의 청명절 제수용품이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전통적인 것은 역시 ‘종이돈’이다. 불과 20~30년전만 해도 선조의 묘지 앞에 만두나 국수 한 그릇 올리고, 종이 돈을 태우는 게 후손들의 가장 큰 소망이었다. 제수용품 변화의 이유는 역시 사회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베이징 시민 왕빈(王斌)은 “호화롭고, 역동적인 현대사회에서 살아보지 못한 선조들에게 약간의 돈을 들여 그걸 보여주는 게 뭐가 나쁘냐.”고 되물었다. 그런 점에서 ‘젊고 예쁜 여성’이나 가짜 결혼증명서는 왕빈 등 많은 중국인들에게 이상한 일이 아닐 법도 하다. 어차피 제수용품은 세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니까.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저장대학 펑강(馮剛) 교수는 30일 반관영 중국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제사 방식을 없애서도 안 되겠지만 온라인제사, 가정제사, 헌화제사 등 새로운 제사 방식을 널리 보급함으로써 청명절을 진짜 청명하게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stinger@seoul.co.kr
  • ‘독재자’ 히틀러의 가장 가까운 후손 찾아

    유대인 대학살을 저지른 역사상 악명 높은 인물 아돌프 히틀러의 생존한 가장 가까운 후손의 존재와 근황이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벨기에 DNA 조사관의 도움을 받아 오스트리아 북부 외곽의 외딴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제라드 코펜스테이너(45)를 최근 찾아냈다. 코펜스테이너의 할머니는 히틀러의 첫째 조카로, 그는 히틀러의 5촌 조카다. 생전 히틀러는 자식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코펜스테이너의 가족이 생존한 히틀러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추정된다. 제라드의 아버지는 히틀러가 베를린 벙커에서 자살을 한 1945년 당시 6세였다. 더 선에 따르면 코펜스테이너는 히틀러의 혈육이란 사실을 이웃에게 숨긴 채 오스트리아와 체코의 국경지대에서 소목장을 운영해 왔다. 코펜스테이너는 “어렸을 때부터 독재자 히틀러의 친척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면서 “히틀러의 그림자는 고통스러운 부담감이었다.”고 토로했다. 아들과 딸 한 명씩을 둔 코펜스테이너는 “히틀러의 혈육이라는 저주는 나의 생에서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 리네이트(46) 역시 “남편이 너무 큰 고통을 받았다. 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아니겠는가.”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히틀러의 이복형 알로이스 히틀러 주니어의 손자 3명인 알렉스(57), 루이스(55), 브라이언(41)이 미국 롱아일랜드 주 뉴욕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히틀러 아버지를 같은 뿌리로 하는 마지막 사람들로, ‘히틀러의 핏줄이 더 이상 세상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며 결혼하지 않기로 합의해 자식이 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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