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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독극물 교실에 유치원생 코피 쏟아

    중국 독극물 교실에 유치원생 코피 쏟아

    “우리 아들이 일주일에 3번 코피를 흘렸는데 처음엔 체질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같은 반의 많은 아이들이 기침을 하고 코피를 자주 흘린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어요.” “내 아이가 있는 반은 30명도 안 되는데 코피 흘리는 학생 7명은 모두 입학한 지 오래된 아이들이에요.” “우리 아이는 기침을 한 지 3~4개월이 지났는데 약을 먹어도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요.” 중국 장시성 교육국은 지난 19일 유치원 교실에 사용된 독성 물질 때문에 자녀가 아프다는 학부모들의 항의에 정밀 조사를 지시했다. 장시성 난창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120명의 학생 가운데 50명이 기침을 하고 코피를 흘리는 증상을 보였다. 학부모들은 학교 교실의 지나치게 높은 포름알데히드 수치를 질병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위와 같은 학부모들의 항의에도 이들이 단지 소문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어떤 조사도 거부했다. 최근 중국의 각 지역 언론에서는 9월 새학기가 시작하자 교실의 해로운 실내 공기 때문에 아이들이 질병을 앓고 있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게재됐다. 장시성 난창의 어린이집 측은 중국장시망 기자에게 2016년 말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완료하고, 지난해 9월 개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원 초에 우리는 이미 포름알데히드 수치를 검사했고 그렇지 않으면 유치원을 운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코피를 흘리는 아이들은 학부모들의 주장처럼 전체 원생의 3분의 1이 넘는 50명이 아니라 단지 3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지난 4일 선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전날 새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몇몇 학생들이 통증을 호소했다. 학부모들은 새로 지은 학교 건물의 지나치게 높은 포름알데히드 수치 때문에 자녀가 등교하자마자 구토를 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모든 건물이 제3자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으며 부모들이 독성 교실을 우려해 자녀들을 집단 등교거부시켰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후베이성 초등학교에서는 9월 신학기가 시작하자 100명의 학생이 코피, 구토, 습진 증세를 보였다. 새로 지은 초등학교에 등록한 1200명의 학생 가운데 132명이 교실과 운동장, 놀이터 등의 독성 물질 때문에 아프기 시작했다고 부모들은 항의했다. 항저우에서 환경기술 측정 회사인 ‘대디 랩’을 운영하는 웨이웬펑은 “현재 중국의 운동 시설에 대한 검사 기준은 단지 8개의 화학 물질 수치만 조사하는데 제조사가 이 가운데 하나를 어린이들에게 해로운 물질로 대체할 수 있다”며 “학교 운동장의 달리기 트랙과 같은 아동 시설에 대해서는 국가 기준과 다른 검사가 시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군수산업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군수산업

    지난 6일 중국 선박중공업그룹(CSIC)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조선소는 한껏 들떠 있었다. 선박중공업이 지난해 5월 태국 왕립 해군이 주문한 디젤엔진 추진 잠수함인 S26T 건조식을 갖고 본격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 잠수함은 2005~2006년에 취역한 중국 해군의 위안(元)급 039B형에 해당한다. 배수량 2600t인 S26T는 최대 속도가 18노트이며 물 속에서 20일 연속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4억 1100만 달러(약 4640억원)이며 인도 예정 시기는 2023년이다. 중국은 앞서 방글라데시에 두 척의 밍(明)급 잠수함을 수출했고, 파키스탄에 오는 2028년까지 8척의 위안급 잠수함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중국 군수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방 현대화에 총력을 펼치고 있는데 힘입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무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게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상위 30대 군수기업(매출액 기준)에 중국 군수기업 8곳이 포함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IISS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30대 군수기업에 진입한 중국 군수기업은 선박중공업그룹(세계 14위)을 비롯해 중국병기장비그룹(CSGC·5위), 중국항공공업그룹(AVIC·7위),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9위),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11위), 중국전자과기그룹(CETC·15위), 중국항천그룹(CASC·18위), 중국선박공업그룹(CSSC·22위) 등 8곳이다. 중국 군수기업은 모두 국가가 소유하고 있고 수출은 산하 전문 자회사가 맡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3~2017년 중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이전 5년간보다 38% 증가했다. 세계 무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를 점유해 미국(34%) 러시아(22%) 프랑스(6.7%) 독일(5.8%)에 이어 5위에 올랐다.중국 최대 군수업체인 병기장비그룹은 2016년 기준 22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소총과 탄약, 수류탄, 대테러 장비 등 경무기를 제조하는 병기장비의 매출은 미 보잉사(295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군수업체 미국 록히드마틴(매출액 408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투기와 폭격기, 헬리콥터, 여객기, 수송기 등을 제조하는 항공공업그룹(209억 달러)과 전차를 비롯해 로켓탱크, 유도탄, 미사일 등 중무기를 만드는 병기공업그룹(132억 달러)도 10위 안에 진입했다. 항공공업의 경우 2010~2017년 사이 매출이 무려 93%나 급성장했다. 특히 병기공업그룹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연구시설에서 F-22, F-35 등 미국 스텔스 전투기를 무력화시키는 ‘테라헤르츠 방사선’ 생성기를 시험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T-레이’로 불리는 테라헤르츠 방사선은 우편물에 숨겨진 폭발물, 마약을 찾거나 수백m 떨어진 군중 속에 감춰진 무기를 찾는 데 이용된다. 스텔스 전투기는 특수 도료를 표면에 칠해 적의 레이더파를 흡수하는데 T-레이는 이 특수 도료를 투과해 전투기 금속 표면에 반사되는 성질을 이용해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해낸다. 중국 우주탐사계획을 추진하는 중국항천그룹(69억 달러)은 우주로켓과 액체 및 고체연료 등 우주동력기술,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을 담당한다. 항천과공그룹(98억 달러)은 방공망과 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미사일 이동발사대, 미사일 엔진 등을 제조한다. 항천과공 산하 공기동력기술연구원(CAAA)이 개발한 극초음속 비행체(무기) ‘싱쿵(星空)-2호’가 지난달 3일 첫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 서북부의 한 시험장에서 발사된 싱쿵 2호는 고도 3만m 상공에서 400여초 간 마하 5.5의 속도로 날다가 최고 마하 6의 속도에 도달했다. 발사된지 10분 뒤 공중에서 분리돼 예정 낙하지에 안착했다. 싱쿵-2호는 날개가 아니라 비행 중 발생하는 충격파를 양력(揚力)으로 사용하는 ‘웨이브 라이더’라는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이 가장 먼저 선보인 이 기술을 중국이 따라잡기에 성공한 것이다. 마이클 그리핀 미 국방부 차관은 지난 3월 “중국은 10년간 미국보다 20배나 많은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했다”며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하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이 긴장하는 것은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까닭이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최대 속도 마하 5 이상, 곧 음속보다 최소 5배 이상 빠르다. 초당 1.7㎞ 이상 주파하는 엄청난 속도 때문에 적이 발사 사실을 알아도 대처할 시간이 없다. 특히 현재의 탄도미사일보다 낮거나 높은 고도로 날아가고 원격 조종으로 수시로 궤도를 바꿀 수도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예측 불허의 궤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타격 당하기 전까지는 진짜 타깃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같은 기존 MD체계로는 방어할 길이 없는 셈이다. 선박공업그룹(48억 달러)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LNG선과 각종 군함을 제작하고 선박중공업(98억 달러)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쾌속정, 수륙양용함정, 항공모함 등을 건조한다. 전자과기그룹(84억 달러)은 군용 데이터시스템과 데이터장비, 통신장비,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지난해 6월 119대의 무인기를 동원한 ’드론 스웜’(인공지능 기술로 소형 드론들을 떼지어 비행시키는 기술)을 선보인 전자과기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웜 비행으로 종전 미국 기록을 깼다. 군사적으로 ‘드론 스웜’ 기술은 무인기들을 대거 띄워 올려 항공모함이나 전투기를 벌?처럼 ‘공격’한다. 중국은 상대가 반격하기 어려운 이 전술을 미국의 첨단무기에 대항하는 비대칭 작전수단으로 집중 연구 중이다. 이에 미국은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중국제조 2025’(첨단산업 육성책)에 이어 군수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전략인 ‘군민융합(軍民融合·군산복합체)정책을 타깃으로 삼았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1일 ’수출통제 대상‘에 등 중국 기업과 연구소 44곳을 추가한 것은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못지 않게 군민융합정책에 대한위기감을 반영한다. 중국 군수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규모에 더해 민간의 첨단기술로 무장하면 미국의 경쟁력 우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한몫했다. 이번에 수출통제 대상에 추가된 기관은 중국 최대의 미사일시스템 개발 기업인 항천과공그룹 산하 연구소, 통신시스템 제조업체인 위안둥(元東)통신(HBFEC),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전자과기그룹 산하 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수출통제 대상에 오르면 거래금지 제재를 당했던 통신설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처럼 핵물질과 통신 장비, 레이저, 센서 등 민수·군수용으로 모두 쓰이는 핵심 부품을 미 기업에서 구매할 수 없다. 군사 무기·장비를 개발하는 중국 기업과 연구소들이 미국의 첨단기술, 부품을 확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은 그동안 민간기술을 도입, 민간·군사기술의 접목함으로써 군수산업 역량을 높이는 ’군민산업융합정책‘을 통해 록히드마틴과 같은 군산복합체를 만드는 구상을 추진해왔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임을 맡는 당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및 기술발전의 요체가 군산복합체에 있다고 파악하고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아내 기다리세요…대형 쇼핑몰에 ‘남편 보관소’ 등장

    [여기는 중국] 아내 기다리세요…대형 쇼핑몰에 ‘남편 보관소’ 등장

    쇼핑하는 아내와 여자친구와 긴 시간 동행을 힘들어하는 남자들을 위해 중국 곳곳에 ‘남편 보관소’가 등장해 화제다. 최근 충칭시(重庆) 위베이취(渝北区)에 소재한 대형 쇼핑몰 4층에 ‘남편보관소’라는 간판을 단 휴식 공간이 문을 열었다. 약 20여평에 달하는 중대형 규모로 조성된 보관소 내부에는 앉거나 누울 수 있는 가죽 소파 2곳, 안락의자, 안마의자, 휴대폰 충전기 등이 설치돼 있다. ‘남편 보관소’의 주요 이용자들은 아내, 여자친구와 함께 쇼핑을 나선 남성들로 장시간 쇼핑에 지친 이들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유력 언론 왕이신원(网易新闻)에 따르면 남편보관소를 찾는 남성의 수는 일평균 수 백여명에 달하는데, 고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오전부터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원’이다고 보도했다. 특히 내부에 설치된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해 장시간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남자들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몰리는 남성 고객 탓에 최근 남편보관소 측은 주말 오후에는 남편보관소 고객 1인 당 최대 6시간까지만 이용 가능하도록 시간 제한 규정을 신설했다. 이날 보관소를 찾은 고객 류 씨는 “종종 아내와 함께 점심 식사 후 쇼핑을 하러 온다”면서 “하지만 보통 3~4시간 동안 쇼핑을 하는 아내 탓에 물건 구경 대신 남편보관소에서 혼자 쉬는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 올 때 지하 마트에서 간단한 간식 거리를 사서 가지고 오면 휴식을 취하기에 최고의 장소가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곳을 찾는 이들 중 상당수는 쇼핑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오직 ‘남편 보관소’에서 휴식하기 위해 찾는 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7일 오전 남편 보관소를 찾은 장 씨는 “상점 안내도 몇 군데 의자가 있지만, 그 의자는 너무 딱딱하고 등받이도 없는 반면 남편보관소 내부의 의자는 편안해서 자주 이 곳에서 여자친구를 기다린다”면서 “여자친구가 먼저 취업에 성공, 이 근처에서 일하는 탓에 퇴근 시간까지 이 곳에서 줄곧 인터넷을 이용하며 기다린다. 보통 오후 3시 즈음 여기에 도착해서 책을 보거나 게임을 하고 여자친구가 퇴근하는 7시 무렵에 남편 보관소를 나선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대도시는 물론 중소 도시 곳곳에 소재한 쇼핑몰에는 ‘남편 보관소’, ‘남편과 남자친구 보관소’ 등의 다양한 명칭을 가진 남성 전용 휴식공간이 운영 중이다. 실제로 이에 앞서 지난해 후베이성 우한시 중심 대형 쇼핑몰에 등장한 ‘남편.남자친구 보관소’는 개점을 한 지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우한시 완다 광장 쇼핑몰에 소재한 해당 휴식 공간은 약 10평 남짓하게 조성돼 있다. 휴식 시설 내부에는 대형 소파 2개, 1인용 소파 2개가 이 곳을 찾는 고객을 위해 무료로 제공된다. 이 곳을 자주 찾는다는 남성 고객 양 씨의 아내는 “이런 남편 보관 시설은 매우 유익한 존재”라면서 “남편 역시 나처럼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우리 두 사람이 좋아하는 제품의 성향이 완전히 달라서 함께 쇼핑할 시 자주 다툼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쇼핑하는 동안 남편이 휴식을 취하고부터는 이런 다툼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남편 보관소가 등장하게 된 본래 취지는 ‘아내 또는 여자친구와 함께 쇼핑 온 남성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현재 운영 방침과는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보관소 운영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휴식 공간의 원래 취지는 상가 내부 금연 정책에서 시작됐다”면서 “상가 금연 강제 정책 탓에 복도나 화장실 등에 숨어서 흡연하는 고객이 많았고, 이들을 위해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흡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한 것이 남편 보관소의 최초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아내나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남성들이 이 곳을 주로 찾으면서, 이들이 흡연 시간 보다 훨씬 긴 기다림의 시간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도록 각종 서적과 잡지,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 증진 정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핵심 기술 빼내고 고금리 장사… 안보·경제 흔드는 차이나머니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핵심 기술 빼내고 고금리 장사… 안보·경제 흔드는 차이나머니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은 지난 7월 들여온 외채 4억 3900만 달러(약 4900억원)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2억 9000만 달러를 중국에서 빌렸다. 올해 초에도 39억 달러의 중국 자금을 들여온 바 있다. 파키스탄이 7월에 빌린 돈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관련 사업에 대부분 투입된다. 1억 6600만 달러와 9500만 달러는 ‘오렌지 라인’으로 알려진 라호르 경전철 사업과 수쿠르~물탄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각각 사용된다. 2200만 달러도 CPEC 사업인 하베리안~타코트 도로 건설에 투자될 예정이다. 파키스탄에 각종 물류 및 에너지 인프라를 건설하는 620억 달러 규모의 CPEC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중국 서부와 유럽,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육상 개발 중점사업 중 하나다.파키스탄 영자지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지난달 29일 “파키스탄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CPEC 프로젝트가 주요 원인이라며 파키스탄이 외환위기에서 벗어나려면 260억~280억 달러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차이나머니가 국제사회의 공격 타깃으로 등장했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는 ‘고금리 사채놀이’를 하고 선진국에 대해서는 투자가 아닌 ‘핵심 기술 빼내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파키스탄과 중국이 맺은 일부 에너지 프로젝트에는 중국에 30년간 연 34%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이면계약 합의 사항도 있는 만큼 중국 자금을 멋모르고 끌어들인 게 파키스탄 외환위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또 다른 일대일로의 인질’(Another Belt and Road Hostage)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차이나머니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스리랑카는 앞서 지난해 7월 남부 함반토타 항구의 장기 운영권을 중국 정부에 넘겼다. 스리랑카 항만공사는 중국 항만기업 자오상쥐(招商局)그룹으로부터 11억 2000만 달러를 받고 이 항구의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이전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인도양의 해상교통 요충지인 함반토타항은 스리랑카 전 대통령 마힌다 라자팍사의 고향이다. 2015년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참여와 함반토타항 건설을 승인했던 라자팍사는 중국이 빌려준 항구 건설 비용 대부분을 자신의 대선 홍보비로 써 버렸다. 수도 콜롬보항이 번성하고 있는 만큼 함반토타항의 사전 타당성 조사도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라자팍사는 건설을 강행했다. 함반토타항은 연간 정박 선박 수가 34척에 불과할 정도로 제 구실을 못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중국은 처음 3% 안팎으로 시작했던 차관의 금리를 라자팍사의 묵인 아래 6.3%까지 올렸다. 빚더미에 오른 스리랑카는 함반토타항뿐 아니라 주변 60㎢(약 1800만평)의 땅을 중국 회사에 고스란히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같이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은 항구는 세계 35곳에 이르고 주로 아프리카 서해안에 밀집돼 있다. 개발원조 전문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CGD)는 지난 3월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국 68국 가운데 23개국이 중국 부채로 재정 기반이 취약해졌고, 이 중 파키스탄·라오스·키르기스스탄·몽골 등 8개국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은 일대일로 참여 국가에 상환 불가능한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고 인프라 운영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대일로 사업 자금이 제도권 금융보다 문턱은 낮지만 갚지 못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채업자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미·중 무역전쟁의 ‘첨병 역할’을 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은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에서 “중국은 수표책을 흔들며 막대한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한 뒤 천연자원 독점 사용권과 현지 시장 개방을 얻어 낸다”며 중국의 신식민주의라고 비난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중국이 수단에서 석유를 중국산 송유관으로 뿜어 올리고, 중국이 세운 항구로 운반해 중국산 유조선에 선적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신식민주의’를 비판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의 시공을 중국교통건설이 맡고 사업비의 85%를 중국수출입은행에서 빌려 오는 구조를 문제 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차이나머니는 선진국들에도 ‘음습하게’ 진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 시장은 각종 장벽을 높이 쌓아 올려 막으면서도 핵심 산업 육성을 위한 외국의 첨단기술 기업 인수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분석한 독일 베텔스만재단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투자의 3분의2가량은 중국 정부의 차세대 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핵심 10개 분야에 해당됐다. 중국이 반도체와 로봇, 에너지 등 첨단기술 기업과 기간산업 M&A에까지 손을 뻗치는 데 대해 위기감을 느낀 국제사회가 차이나머니에 퇴짜를 놓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거부 움직임이 가장 세다.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모바일 결제 업체 마이진푸(蟻金服·Ant financial)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제조업체 엑세라가 중국 후베이신옌(湖北炎) 자산투자 컨소시엄과 맺은 M&A 계약도 파기했다. 올해 초 무역 제재의 하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와 미 기업 간 거래를 중단시켜 영업 활동을 제한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華爲)가 AT&T를 통해 미국에 진출하려는 계획에도 정지 신호를 보냈다. 2014년까지만 해도 국영기업 민영화에 대규모 중국 자본을 끌어들였던 호주 정부는 기간산업이 중국 기업에 의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2016년 전력업체 오스그리드에 대한 중국 기업의 인수 신청을 거부한 데 이어 목장업체 키드먼의 인수도 승인을 거부했다. 영국도 2015년 8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영국 측에서 중국에 투자를 먼저 요청한 힝클리포인트 원전 사업을 보류시켰다. 독일은 지난달 1일 독일의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중국 옌타이타이하이(煙臺泰海)의 정밀기계장비·부품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 인수를 불허했다. 직원 200명 규모인 라이펠트메탈스피닝은 항공우주와 원자력 산업에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안보 관련 업체다. 독일 정부 소유의 독일재건은행(KfW)도 벨기에 기업 엘리아로부터 전력회사 50허츠 지분 20%를 사들였다. 중국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公司·SGCC)에 50허츠 지분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독일은 앞서 지난해 1월 자국 산업로봇업체 쿠카에 대한 중국 전자업체 메이디(美的)의 M&A를 승인했다. 독일의 첨단기술 유출로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지만 독일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서 구애 공세에 펼치는 바람에 글로벌 최대 로봇업체인 쿠카의 중국행을 승인한 것을 두고 곱씹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DIW) 크리스티안 드레거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투자자들은 민간 기업으로 보이지만 정부와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면서 “중국의 유럽연합(EU) 투자는 활발하지만 반대로 EU 기업의 중국 진출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제사회에서 따돌림 당하는 차이나머니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제사회에서 따돌림 당하는 차이나머니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은 지난 7월에 들여온 외채 4억 3900만 달러(약 4900억원)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2억 9000만 달러를 중국에서 빌렸다. 올해 초에도 39억 달러의 중국 자금을 들여온 바 있다. 파키스탄이 7월에 빌린 돈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관련 사업에 대부분 투입된다. 1억 6600만 달러와 9500만 달러는 ‘오렌지 라인’으로 알려진 라호르 경전철 사업과 수쿠르~물탄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각각 사용된다. 2200만 달러도 CPEC 사업인 하베리안~타코트 도로건설에 투자될 예정이다. 파키스탄에 각종 물류 및 에너지 인프라를 건설하는 620억 달러 규모의 CPEC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중국 서부와 유럽,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육상 개발의 중점사업 중 하나다. 파키스탄 영자지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지난달 29일 “파키스탄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CPEC 프로젝트가 주요 원인이라며 파키스탄이 외환위기에서 벗어나려면 260억~280억 달러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차이나머니가 국제사회의 공격 타깃으로 등장했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는 ‘고금리 사채놀이’를 하고 선진국에 대해서는 투자가 아닌 ‘핵심기술 빼내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파키스탄과 중국이 맺은 일부 에너지 프로젝트에는 중국에 30년간 연 34% 수익률을 보장하는 이면계약 합의사항도 있는 만큼 중국 자금을 멋모르고 끌어들인 게 파키스탄 외환위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또 다른 일대일로의 인질’(Another Belt and Road Hostage)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차이나머니 위험성을 지적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스리랑카는 앞서 지난해 7월 남부 함반토타 항구를 장기 운영권을 중국 정부에 넘겼다. 스리랑카 항만공사는 중국 항만기업 자오상쥐(招商局)그룹으로부터 11억 2000만 달러를 받고 이 항구의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이전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인도양의 해상교통 요충지인 함반토타항은 스리랑카 전 대통령 마힌다 라자팍사의 고향이다. 2015년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참여와 함반토타항 건설을 승인했던 라자팍사는 중국이 빌려준 항구건설 비용 대부분을 자신의 대선 홍보비로 써 버렸다. 수도 콜롬보항이 번성하고 있는 만큼 함반토타항의 사전 타당성 조사도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라자팍사는 건설을 강행했다. 함반토타항은 연간 정박 선박수가 34척에 불과할 정도로 제 구실을 못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중국은 처음 3% 안팎으로 시작했던 차관의 금리를 라자팍사의 묵인 아래 6.3%까지 올렸다. 빚더미에 오른 스리랑카는 함반토타항뿐 아니라 주변 60㎢(약 1800만평)의 땅을 중국 회사에 고스란히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이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은 항구는 세계 35곳에 이르고 주로 아프리카 서해안에 밀집돼 있다. 개발원조 전문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CGD)는 지난 3월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국 68국 가운데 23개국이 중국 부채로 재정기반이 취약해졌고, 이중 파키스탄·라오스·키르기스스탄·몽골 등 8개국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은 일대일로 참여 국가에 상환 불가능한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고 인프라 운영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대일로 사업 자금이 제도권 금융보다 문턱은 낮지만 갚지 못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채업자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미·중 무역전쟁의 ‘첨병 역할’을 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은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에서 “중국은 수표책을 흔들며 막대한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한 뒤 천연자원 독점 사용권과 현지 시장 개방을 얻어낸다”며 중국의 신식민주의라고 비난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중국이 수단에서 석유를 중국산 송유관으로 뿜어 올리고, 중국이 세운 항구로 운반해 중국산 탱커에 선적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신식민주의’를 비판한 모하메드 마하티르 총리가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건설의 시공을 중국교통건설이 맡고 사업비의 85%를 중국수출입은행에서 빌려오는 구조를 문제 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차이나머니는 선진국들에도 ‘음습하게’ 진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 시장은 각종 장벽을 높이 쌓아 올려 막으면서도 핵심 산업 육성을 위한 외국의 첨단기술 기업 인수에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를 분석한 독일 베텔스만재단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투자의 3분의 2 가량은 중국 정부의 차세대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핵심 10개 분야에 해당됐다. 중국이 반도체와 로봇, 에너지 등 첨단기술 기업과 기간산업 M&A에까지 손을 뻗치는 데 대해 위기감을 느낀 국제사회가 차이나머니에 퇴짜를 놓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거부 움직임이 가장 세다.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모바일 결제업체 마이진푸(螞蟻金服·Ant financial)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반도체 테스트장비 제조업체 엑세라가 중국 후베이신옌(湖北鑫炎)자산투자 컨소시엄과 맺은 M&A 계약도 파기했다. 올해 초 무역제재의 하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와 미 기업 간 거래를 중단시켜 영업활동을 제한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가 AT&T를 통해 미국에 진출하려는 계획에도 정지 신호를 보냈다. 2014년까지만 해도 국영기업 민영화에 대규모 중국 자본을 끌어들였던 호주 정부는 기간산업이 중국 기업에 의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2016년 전력업체 오스그리드에 대한 중국 기업의 인수 신청을 거부한 데 이어 목장업체 키드먼의 인수도 승인을 거부했다. 영국도 2015년 8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영국 측에서 중국에 투자를 먼저 요청한 힝클리포인트 원전사업을 보류시켰다. 독일은 지난달 1일 독일의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중국 옌타이타이하이(煙臺泰海)의 정밀기계장비·부품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 인수를 불허했다. 직원 200명 규모인 라이펠트메탈스피닝은 항공우주와 원자력 산업에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안보 관련 업체다. 독일 정부 소유의 독일재건은행(KfW)도 벨기에 기업 엘리아로부터 전력회사 50허츠 지분 20%를 사들였다. 중국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公司·SGCC)에 50허츠 지분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독일은 앞서 지난해 1월 자국 산업로봇업체 쿠카에 대한 중국 전자업체 메이디(美的)의 M&A를 승인했다. 독일의 첨단기술 유출로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지만 독일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서 구애 공세에 펼치는 바람에 글로벌 최대 로봇업체인 쿠카의 중국행을 승인한 것을 두고 곱씹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DIW) 크리스찬 드레거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투자자들은 민간기업으로 보이지만 정부와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면서 “중국의 유럽연합(EU) 투자는 활발하지만 반대로 EU 기업의 중국 진출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관료들 국내 기업 방문…한·중 산업협력 다시 물꼬

    中관료들 국내 기업 방문…한·중 산업협력 다시 물꼬

    중국의 성장(省長)들이 연이어 국내 기업을 방문해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 간의 산업 협력이 다시 물꼬를 트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현준(사진 왼쪽) 효성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반포동 사옥에서 위안자쥔(袁家軍) 중국 저장(浙江)성 성장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고 효성그룹이 27일 밝혔다. 효성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위안성장이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저장성에 투자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인 효성의 조 회장에게 요청해 이뤄졌다. 저장성 최고지도자가 효성을 방문한 것은 2005년 당시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석래 명예회장과 만난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효성은 1999년 해외 생산기지로는 처음으로 중국 저장성에 스판덱스 공장 건립을 추진한 것을 시발점으로 저장성 진출 20주년을 맞았다. 2015년에는 당시 부성장이었던 위안성장과 9억 달러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저장성은 글로벌 효성의 초석으로 지난 20년간 함께 성장해 온 곳”이라면서 “앞으로도 저장성과 효성이 우호적 관계를 지속함으로써 100년 효성의 동반자로 함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안성장은 “효성이 향후 저장성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저장성의 중점 산업 발전에도 동참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7일에는 왕샤오둥(王曉東) 후베이(湖北)성 성장이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를 찾았다. 왕 성장은 설영흥 고문과 이병호 중국사업본부장 등 현대기아차의 중국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과 완성차와 부품, 친환경차 영역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기는 중국] 온라인으로 1000만원에 친딸 팔아넘긴 부부

    [여기는 중국] 온라인으로 1000만원에 친딸 팔아넘긴 부부

    한 젊은 부부가 갓 태어난 자신들의 딸을 중개인을 통해 온라인 구매자에게 팔아넘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14일 중국 매체 더페이퍼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시수이현 경찰은 이달 초 후난성 경찰과 협력해 지역 간 이뤄지는 아동 인신매매 사건을 수사하라는 공안부의 지시를 받았고, 수사 과정에서 지난 9일 관련 용의자들을 구금했다. 경찰이 밝힌 바에 의하면, 음식점 배달원으로 일하는 남성 가오씨(19)와 여성 장씨(20) 부부는 지난해 이미 아들을 낳은 상태에서 둘째를 가지게 돼 재정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 4월, 부부는 후난성에 사는 온라인 중개인 주씨와 접촉해 그들의 딸을 사겠다는 구매자를 찾았고, 6만 5000위안(약 1100만원)에 딸을 팔아 넘겼다. 주씨는 이 중 2만 위안(약 327만원) 정도를 중개 수수료로 챙겼다. 경찰은 "부부와 중개인이 아직 기소된 상태는 아니며, 딸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구매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법에 따르면, 여성과 아동 인신매매의 경우 5년~10년 징역형에 처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종신형이나 사형을 받을 수도 있다. 주 카이 변호사는 "유죄 판결을 받은 중개인은 더 긴 징역형을 각오해야한다"면서 "아동 구매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이 부과된다는 법 조항이 있지만 단일 사건으로 다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당국은 다른 친지들이 이 부모가 팔아넘긴 아이를 키울 수 있는지 평가하게 되는데,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보육원을 통해 다른 가정에 입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더페이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밀고 ‘장려하는’ 중국 사회/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밀고 ‘장려하는’ 중국 사회/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중난(中南)재경정법대 디쥐훙(翟橘紅) 교수는 얼마 전 해직과 함께 당적 박탈 통지를 받았다. 수업 도중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주석직 임기 폐지를 비판한 사실을 학생이 당국에 밀고한 것이다. 베이징건축대 쉬촨칭(許傳靑) 교수는 학생들의 떠들썩한 수업 태도를 나무라며 일본이 중국보다 우수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가 학생이 고자질하는 바람에 행정처분을 받았다. 푸젠(福建)성 샤먼(廈門)대 유성둥(尤盛東) 교수 역시 잘못된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학생이 몰래 일러바쳐 해고당했다.중국 국가안전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 중앙공안정보기관(모사드)과 함께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꼽힌다. 그런 안전부가 석 달 전에 “익명의 밀고를 장려한다”고 밝히며 ‘밀고 사이트’를 개설한 뒤 포상금 지급 약속까지 내걸었다는 소식이다. 학생의 밀고만으로도 부족한지 정부까지 나서서 이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중국 밀고의 역사는 유구하다. 사마천(司馬遷)은 역사상 최초의 밀고자로 3100년 전 상(商)나라 주왕(紂王) 때 제후 숭후호(崇侯虎)를 꼽았다. “주왕은 자신의 말을 거역한다는 이유로 후궁과 삼공인 구후(九侯), 악후(?侯)를 무참히 살해했다. 삼공 중 한 명인 서백창(西伯昌)이 이 소식을 듣고 개탄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숭후호는 주왕에게 이를 고변했다. 주왕은 서백창을 7년 동안 감옥에 가뒀다.” ‘사기’(史記)에 나온다. 가장 기승을 부린 시기는 명나라 시대다. 쿠데타로 황제에 오른 영락제(永樂帝)는 환관들로 비밀정보기관 ‘동창’(東廠)을 꾸렸다. 주요 임무는 남몰래 밀고를 부채질해 정적 세력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숙청하는 일이다. 죄의 유무와 상관없이 동창에 끌려갔던 사람들은 죄다 혹독한 고문에 시달려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동창 우두머리 위충현(魏忠賢)은 황제마저 꼭두각시로 만들고 국정을 농단해 명나라를 멸망의 길로 재촉했다. 현대 들어서도 횡행한다. 문화혁명(1966~1976) 시기가 절정을 이룬다. 밀고를 통해 수많은 혁명가와 학자, 민주 인사들을 ‘인민의 적’으로 내몰아 공격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은 멋모르는 어린 홍위병에게 ‘반란은 정당하다’(造反有理)고 선동해 이들 인민의 적에게 치욕을 안기고 학대와 고문을 자행했다. 밀고가 수천 년간 중국의 영혼과 육체를 좀먹은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 “밀고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중국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인민대 우샤오추(吳曉求) 교수는 “인생에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며 “거짓말하지 말고 밀고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샤먼대 재학생들은 “악랄한 밀고로 존경받는 유성둥 교수를 해고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커다란 손실”이라며 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밀고가 나쁜 것은 무엇보다 인간성을 황폐화한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스승이나 친인척·친구를 밀고하는 일은 가까운 사람들조차 믿지 못하도록 불신을 조장해 사회 전체를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밀고는 건강한 사회 풍토를 갉아먹는 암 덩어리 같은 존재다. k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16년 만에 가족과 상봉한 중국 노숙자 사연

    [여기는 중국] 16년 만에 가족과 상봉한 중국 노숙자 사연

    1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노숙자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고 광저우르바오 등 현지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올해 51세의 천잉(陈颖). 천씨는 30년 전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을 졸업하고 해당 대학에서 사서로 일하는 평범한 남성이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무사히 졸업을 하면 생계를 이어가는데 큰 문제가 없었던 당시 상황에 따라, 천씨의 가족들은 그가 취직을 한 것에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 천씨에게는 그리 행복한 시간이 되지 못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사회생활도 순탄하지 않았다. 2002년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삶을 이어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회사를 그만 뒀고, 절망으로 가득 찬 마음 탓에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천씨의 가족은 2008년 천씨로부터 단 한 차례 연락을 받았을 뿐이며, 당시에도 천씨가 자신의 소재지를 밝히지 않아 그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 지 16년째이던 지난 5월, 천씨의 가족은 현지에서 노숙자의 가족을 찾는 봉사활동단체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광둥성의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며 지내는 천씨를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이 봉사활동 단체에 따르면 발견 당시 천씨는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면서도, 자신이 대학에서 배웠던 영어 등을 잊지 않기 위해 바닥에 글씨를 써서 연습하는 등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년 만에 천씨를 만난 가족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천씨의 동생은 “형을 찾기 위해 10년이 넘도록 노력해 왔다. 예전과 달라진 형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흘렀다”면서 “형은 생각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가족들을 만났다. 자신이 가족 및 세상과 인연을 끊게 됐던 당시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천씨의 사연은 그가 노숙자가 되기 직전 일했던 대학에까지 전해졌다. 당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직접 천씨를 찾아왔고, 천씨는 옛 동료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 끝에 마음에 품고 있던 응어리를 내려놓고 환하게 웃음 지었다. 노숙자를 위한 봉사활동단체의 보호를 받던 천씨는 지난 13일, 동생과 함께 16년 만에 칠순 노모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떠났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中, 북한 오가며 무역·투자… “5·24 조치로 한국 기업만 피해”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中, 북한 오가며 무역·투자… “5·24 조치로 한국 기업만 피해”

    북한, 중국, 러시아 세 나라가 만나는 접경지역인 두만강 하구는 세 나라에서 가장 외진 곳이 만나는 변경이다. 이곳에서는 세 가지 다른 시간대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중국 기준으론 오후 2시인데 북한 기준은 오후 3시, 러시아 기준은 오후 4시다. 그나마 북한은 3시 30분이다가 남북 정상회담 이후 3시로 되돌아왔다.갈등의 지정학에서 두만강 하구는 화약고 그 자체다. 하지만 지정학의 틀을 갈등에서 화해로 바꾸면 두만강 하구는 ‘뉴 프런티어’가 될 수 있다. 북·중 무역의 현장에 그쳤던 압록강 하구 역시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과거 일본이 추진했던 침략과 수탈의 동북아경제지도에서 이제는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의 동북아경제지도로 바뀌는 격변의 흐름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방금 지나간 아가씨 가슴 봤습니까?” 중국 단둥세관 앞을 지날 때 동행한 장필수(가명)씨가 대뜸 기자에게 “얼굴만 보면 안 됩니다. 가슴을 눈여겨보셔야죠”라고 나직이 속삭였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가슴을 보고서야 이해가 됐다. 모두들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단둥에서는 북한 노동자들과 마주치는 게 자연스럽다. 한국인, 북한인, 중국인, 거기다 중국에서 태어난 조선족과 북한에서 태어난 화교까지 같은 듯 다른 5가지 정체성이 뒤섞인다. 대북무역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단둥에 정착한 지 15년이 되는 장씨 역시 부인은 중국인이다.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단둥 곳곳을 취재하는 동안 대북제재로 인한 긴장감은 느낄 수 없었다. 단둥세관 주변은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에 옷이며 각종 물건을 사는 북한 노동자들로 붐볐다. 특히 전기밥솥과 제면기 등 주방용품은 최고 인기상품이다. 단둥세관은 북한을 오가는 트럭으로 붐볐다. 장씨는 “중국이 무슨 제재를 한다고 하면 그 전날은 차량이 더 많다. 차선 두 개를 가득 채우기도 했다”고 말했다.북한에서 단둥세관에 오려면 압록강 하구에 자리잡은 ‘조중우의교’를 지나야 한다. 이름 그대로 ‘조선과 중국의 우정’을 상징하며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다리다. 최근 세 차례 북·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공식적으론 대북제재가 계속되지만 현장에선 변화가 감지된다. 조중우의교를 지난 북한 차량이 옮겨 온 북한 물품은 단둥세관을 거쳐 중국 각지로 퍼져 나간다. 세관에서 화위안루(花園路)에 있는 보세창고로 가는 물품은 해외로 팔려 간다. 단둥세관에는 관광버스가 북적이고 있었다. 한 관광객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후베이성 우한시”라고 답했다. 당일치기 신의주·나선 관광상품은 예약이 넘쳐난다. 단둥에서 황해 쪽으로 차를 타고 가면 거대한 규모의 단둥 신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황금평과 마주 보고 있고 신압록강대교와 거대한 세관 건물이 연결돼 있다. 한눈에 봐도 북·중 무역을 염두에 둔 도시다. 신도시에 사는 한국인 정모씨는 “신도시는 건설한 지 몇 년 동안은 ‘유령도시’로 불렸지만 북·중 정상회담과 황금평 특구 개발 소식에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에서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염모씨는 “중국 대기업 자금이 단둥 부동산에 몰리면서 과열 징조가 보이자 단둥시정부에서 최근 미분양 아파트는 5년간 명의이전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단둥에선 중국 대기업 관계자들이 평양을 방문해 알짜배기 사업을 협의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중국 전문가인 박종철 경상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특히 거대 부동산 기업들이 단둥과 훈춘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고 전했다. 윤달생 전 단둥한인회장은 “알고 지내는 중국인이 경영하는 건설사는 북한 측과 사업 논의가 한창이다”고 귀띔했다. 단둥만이 아니다. 포스코가 두만강 하구 훈춘에 건설한 대규모 물류창고에서 만난 김성곤 본부장은 “중국 기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중 경제협력은 중국이 더 적극적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와중에 ‘차이나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예민하게 반응한 것에서 보듯 중국은 ‘동북아 경제지도’의 ‘중심’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동북아경제지도는 단둥과 마주 보는 황금평과 비단섬, 옌지·훈춘과 맞닿은 나선, 낙후된 동북3성의 경제발전을 위한 신천지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강력한 대북제재를 했지만 정작 북한은 수입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경제협력으로 북한과 연결고리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대학 교수는 “한국에선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갑을 관계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북한은 중국이 좋아할 걸 발표할 때만 중국에 미리 알려주고 중국이 싫어할 걸 발표할 땐 귀띔도 안 해 준다”고 말했다. 북·중 경협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북한과 중국은 같이 피를 흘리며 싸운 관계가 틀림없다. 하지만 혈맹은 혈맹이고 국익은 국익이다”고 표현했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잰걸음인 반면 단둥·옌볜에서 만난 한국 기업인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단둥한인회 관계자는 “한창 많을 때는 단둥에 한국인이 5000여명 있었는데 지금은 1000명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과 중국 관계자들이 만나는 걸 알면서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김모씨는 1996년부터 대북사업을 시작한 대북사업의 산증인이다. 그는 “노태우 정부가 북방정책을 시작한 뒤 대북사업에 뛰어든 게 1세대, 김대중 정부 이후가 2세대”라면서 “금괴와 골동품으로 시작해 2세대부터 의류와 신발, 전자제품 임가공, 수산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론 조선노동당 외곽조직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단둥대표부를 통해 주문과 결제가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남북 기업 간 직거래가 많았다. 그는 “단둥을 중심으로 북한 노동력을 활용한 임가공무역 체제를 만들고 발전시킨 게 한국 기업들”이라면서 “개성공단 모델은 사실 단둥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씨 인생은 2010년 5월 24일까지 화창한 봄날이었다. 그리고 5·24 조치 이후 느닷없이 겨울이 시작됐다. 그는 “설마 ‘친기업’을 외치는 정부에서 대책 없이 한국 기업들을 길바닥에 나앉게 할까 싶었다”면서 “정부에 물어봐도 금방 풀린다고 했다. 총선 지나면 풀린다, 대선 지나면 풀린다 하다가 8년이나 지나버렸다. 차라리 그때 바로 사업을 접었으면 손해라도 덜 봤을텐데…”라고 말했다. 5·24 이후 단둥에서 활동하던 대다수 한국 기업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김씨는 “친구는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겼는데 8개월 만에 50억원 넘게 손해를 보고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피해보상이라도 받았지만 우리는 그것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한국 기업들이 쌓은 노하우는 고스란히 중국 업체들이 이어 받았다. 김씨는 “5·24 조치는 대북 현금거래를 차단하려 했다. 그 결과 대북 임가공 무역이 괴멸됐다. 북한은 거래처를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꿔버렸다”면서 “결국 5·24 조치로 이득을 본 건 중국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석모씨는 한족 출신으로 북한에서 태어나 자랐다. 빈손으로 중국에 건너온 그가 취직한 회사 사장이 바로 김씨였다. 5·24 조치 이후 석씨는 창업을 했다. 김씨한테 전수받은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벌여 나갔다. 몇 년 뒤 그는 김씨에게 “외제차를 새로 샀는데 시승식을 하러 오시라”고 초청할 정도가 됐다. 그는 요즘 연길에서 북한에 자가용을 수출하는 사업을 한다. 훈춘에서 만난 의류공장 사장 중국인 황 모씨는 석씨를 통해 의류 하청을 받아 북한으로 원자재를 보낸다. 북한에서 생산했다는 옷을 살펴보니 ‘Made in China’라고 써 있다. 모두 유럽으로 수출한다고 했다. 대북사업가 이종근씨 역시 5·24 조치 피해자다. LG상사에서 1989년 만든 북한과 과장을 맡으면서 대북사업에 발을 들인 그는 2008년 대북무역업체를 창업했다. 그는 “최근 대북무역 문의를 많이 받지만 개성공단으로 알아보라고 조언한다. 거긴 정부가 책임지고 운영할 테니까”라고 말했다. 김씨는 “중국 기업들이 지난 8년간 쌓은 경험과 인맥이 만만치 않다”면서 “앞으로는 한국 기업들이 북한을 향해서 ‘우리 민족끼리’를 외치며 읍소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보험이나 중재, 결제 등을 남북 정부가 빨리 협의해 줘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우리 기업인들이 북한과 접촉할 수 있도록 5·24 조치 폐기를 선언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중국 좋은 일만 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 사진 단둥·옌지·훈춘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중국 대입 시험 직후 이혼율 껑충 뛰는 이유

    중국 대입 시험 직후 이혼율 껑충 뛰는 이유

    중국에서 연간 이혼율이 가장 높은 때는 대학 입학 시험인 가오카오가 끝나는 6~9월이다. 자식을 위한 뒷바라지가 끝났다고 생각한 중국의 엄마들이 마음 놓고 이혼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가오카오 이혼족(高考離婚族)’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오카오 이혼족’은 중국 최대의 검색사이트 바이두에도 등록되어 있는 단어일 정도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사회 현상이다. 산둥성 지난시 더청구의 민정국에 따르면 지난 5~6월 두달간 300쌍의 부부가 이혼했다고 현지 매체인 치루완바오(齐鲁晚报)가 17일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의 이혼율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수치라고 민정국 직원은 기자에게 귀띔했다. 특히 8월이 되면 이혼하는 중년부부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아이들 학업에 영향을 줄까 봐 고민하던 부부가 가오카오가 끝난 뒤 이혼을 감행하는 것이다.  지난해 8월 6일 주모씨와 하모씨는 20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냈다. 딸이 우수한 시험 성적으로 명문대에 합격하자 부부는 이혼을 결심했다. 주씨는 “전부터 아내와 감정이 좋지 않았지만, 딸에게 좋은 가정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 꾹 참기로 했다”면서 “딸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완성했으니 더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후베이성 우한의 이혼 전문 변호사 저우하오는 매년 가오카오가 끝나면 30건의 이혼 문의를 받는데 이 가운데 20건이 자녀가 가오카오를 치른 중년 여성이라고 밝혔다. 심리 전문가 자홍위도 가오카오 직후 20~30건의 비슷한 이혼 상담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 부부는 5년 전에 이혼을 하기로 결심했지만 자녀의 시험 성적에 혹시라도 나쁜 영향을 끼칠까봐 참은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는 대학 신입생에게도 부모의 이혼은 큰 스트레스이므로 이혼을 미루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교육열이 높은 중국에서 가오카오는 인생을 바꿀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에 부모들은 이혼으로 자녀의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중국에는 아직도 이혼을 터부시하는 문화가 남아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행복하지 않은 가족이 시험때문에 함께 산다는 것은 자녀에게도 좋지 않다”며 가오카오 이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혼가정에서 자랐다는 한 네티즌은 “이혼을 하고 싶다면 당장 해라”며 “아이때문에 함께 살지는 말아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자리 양보하지 않는 여성 뺨 때린 노인

    자리 양보하지 않는 여성 뺨 때린 노인

    중국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의 뺨을 때린 노인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3일 오전 9시 20분쯤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역을 지나는 열차 안에서 발생했다. 사람들로 붐비는 열차에 자전거를 끌고 올라탄 노인은 자리에 앉아 있는 여성을 보고 일어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노인은 여성의 뺨을 때렸다. 여성은 벌떡 일어나 노인의 자전거를 밀쳤다. 노인과 여성의 승강이를 승객들의 중재로 일단락됐다.하지만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논란은 온라인으로 번졌다. 누리꾼들은 “양보하지 않는다고 뺨을 때리는 건 비상식적인 일”이라는 반응과 함께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중국 경찰이 조언하는 칼공격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중국 경찰이 조언하는 칼공격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최근 중국경찰이 공개한 칼 공격으로부터 생존법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12초짜리의 짧은 영상 한편을 소개했다. 이 영상은 윈난성 보아산시 경찰의 룽양지구에서 촬영해 후베이성 경찰청 공식 웨이보에 업로드됐다. 영상에는 세 명의 경찰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칼 든 공격자와 대치하는 경찰관의 상황을 보여준다. 멋진 제복을 입은 경찰은 “오늘은 칼을 휘두르는 범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쳐 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곧이어 카메라가 검정 반팔 차림의 범인 대역을 비추자 경찰은 “도와~줘요! 경찰!”이라 외치며 달아난다. 경찰 측은 흉기를 든 범인을 직접 상대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빨리 벗어나 경찰 기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1670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많은 소셜 이용자들은 코미디 같은 예상치 못한 결말에 즐거워했다. 사진·영상= New China TV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특파원 리포트] 공산당사상 배우고 죽음 체험하고…일상 파고든 중국의 4차 산업혁명

    [특파원 리포트] 공산당사상 배우고 죽음 체험하고…일상 파고든 중국의 4차 산업혁명

    공산당 간부 VR로 교육·시험까지 신입 경찰·자폐아 교육에도 사용 항저우 법원 2016년 AI로봇 도입가상현실로 공산당 사상 교육을 받고 인공지능(AI)이 재판을 돕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이 중국인들의 생활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두 달간 베이징 전람관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1기 성과를 과시하고자 열린 ‘단련하고 분투한 5년’ 전시회는 중국의 가상현실과 AI 기술을 집대성한 자리였다. 가상현실 속에서 사육사의 시각으로 쓰촨성 청두의 판다를 구경하고, 시 주석의 세계 일류 군대 건설 목표를 재현한 전시장에서는 가상전쟁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제일 인기 있었던 가상현실은 우주비행사처럼 우주복을 입고 우주공간을 체험하는 것이었다. 산둥성 칭양에서는 가상현실을 이용해 공산당 사상을 교육하는 가상현실 공간을 70만 위안(약 1억 2000만원)을 들여 지난 4월 완공했다. 헤드셋을 쓴 공산당 간부들은 가상현실 속에서 중국 공산당 역사에 관한 교육을 받고 교육내용에 대한 시험도 치른다. 교육과 시험 내용은 당 이론, 기율 준칙, 당 역사와 인물 등이다. 칭양의 당 서기 돤수궈는 “당원들이 편안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가상현실 공간의 소음을 최소화했고, 시험문제는 심리적 기준에 따라 설계돼 푸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바바오산(八寶山) 장례식장은 지난 3월 죽음을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을 개발했다. 헤드셋을 쓰면 탄생부터 죽음까지 가상현실이 펼쳐지는데 직장에서 발작을 일으키고 병원 치료가 실패해 사후세계에 들어서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장례식장 측은 삶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죽음 체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60년 전 건립된 바바오산 장례식장은 매년 2만명의 장례를 치르는 곳으로, 주더 전 국가부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고위간부들도 이곳에서 죽음을 맞는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모든 범죄자들이 죽음 체험을 해야 한다”, “장례식장을 밤에 방문하면 죽음 체험을 훨씬 실감 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신입 경찰의 범죄 현장 조사 능력 향상을 위해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했다. 경찰 교육에 가상현실을 사용한 것은 중국에서는 우한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헤드셋을 쓰면 생생한 100여개의 범죄 현장이 펼쳐지고 컨트롤러를 사용해 현장 조사를 체험하게 된다. 그동안은 신입 기관사 교육에 가상현실이 사용됐다. 자폐아 교육에도 가상현실이 사용되는 데 상하이에서는 1000명 이상의 자폐 아동이 가상현실을 이용해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샤오파’란 로봇이 법원에 등장했다. 키 146㎝에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가진 샤오파는 복잡한 법률 용어를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로 설명해 주고 어디에서 필요한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안내한다. 베이징 법원에 따르면 샤오파는 법률적 질문 4만개와 판례 3만개에 대해 답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법정에 AI 로봇을 도입한 것은 2016년 항저우 저장 법원의 ‘파샤오타오’가 최초다. 파샤오타오는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분석하고, 어떤 변호사가 사건에 제일 적합한지 찾아준다. 중국의 3520개 법원은 판사들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와 AI를 이용한 사건 기록을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윤은혜 근황, 레드립으로 미모 발산..중국서 여전한 ‘셀럽’

    윤은혜 근황, 레드립으로 미모 발산..중국서 여전한 ‘셀럽’

    배우 윤은혜가 근황을 공개했다.14일 윤은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이지리’의 4번째 생일을 축하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셀카를 게재했다. 사진 속 윤은혜는 검정색 꽃무늬 쉬폰 원피스를 입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빨간 입술로 고혹적인 매력을 더했다. 앞서 윤은혜는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마이지리 4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한편 지난해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을 통해 국내 방송에 복귀한 윤은혜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설렘주의보’ 출연을 검토 중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기는 중국] 직원들 뺨 때리고 기어다니게 한 ‘초갑질’ 회사

    중국의 한 회사가 직원들에게 지나친 갑질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국 언론 매체 시나닷컴은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소재한 부동산 회사 직원들이 지난 달 월례 평가회의에서 저조한 업무성과에 대해 징계를 받는 영상을 4일 공개했다. 영상에는 제복 차림의 여성이 한 줄로 서있는 여섯 명의 남성 직원 뺨을 차례로 여러번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 이후 회의실에서는 박수 갈채가 터져나왔다. 또한 책임자로 보이는 남성이 중간에 서 있고, 합창을 하는 동안 그 뒤로 수십명의 직원들이 원을 그리며 강아지처럼 기어다니기도 했다. 10개의 사무실과 16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 주는 현지 언론에 “직원들이 처벌을 선택한 것이다. 여섯 명의 남성 직원들이 고객을 유치하지 못했고, 당사에서 요구하는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주어진 요구 사항을 이행한 여성직원이 동료들의 부탁을 받아 체벌을 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직원들을 너무 풀어줘서 그들의 실적이 저조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잘못된 점을 배웠고 경영을 개선할 것이다. 영상을 누가 유출했는지도 밝혀내려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체벌을 당한 남성들은 “영상이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우리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눈물을 머금은 채 동료들을 때린 여성 직원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자 회사를 그만뒀다. 그 외에 다른 직원들 또한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꺼려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회사의 도넘은 직원 채근이 중국 기업들의 후진성을 보여준다”라거나 “회사는 직원들에게 해고 또는 체벌 중 선택해라 했을 것”, “돈 때문에 사람의 존엄성을 포기해야 하나? 이 회사는 문을 닫아야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2년 전에도 비슷한 영상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중국 지린성 바이산시에서 한 회사가 직원들이 판매 목표액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공공장소에서 네 발로 기어 다니게 강요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성과 부진 직원들 뺨 때린 中 부동산회사의 갑질

    성과 부진 직원들 뺨 때린 中 부동산회사의 갑질

    업무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직원들을 때리는 중국 업체의 갑질이 또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에서 공유된 영상 한편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후베이성 이창의 한 부동산 회사의 남성 직원 6명이 회의에서 한 줄로 선 채 여성 관리자로부터 사정없이 뺨을 맞는 모습이 담겨 있다. 뺨을 맞은 남성들과 체벌을 가한 여성 관리자는 울음을 함께 터뜨렸다. 현지언론은 “영상은 해당 부동산 회사의 4월 비즈니스 회의 중 촬영된 것”이며 “직원들은 부진한 업무 성과로 인해 이 같은 처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회사 임원이 관리자 장씨에게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라 물은 뒤, 그녀에게 직원들의 얼굴을 때릴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관리자 장씨는 직원들이 때려달라고 다섯 번이나 애원했지만 처벌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녀는 회사를 사직한 후 집에서 칩거 중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난시성 난창시의 한 화장품 회사 14주년 기념 송년행사에서 중국 내 대표적 기업 정신인 ‘늑대정신’을 키우고자 영업부서 여직원들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영상= YouKu / MN khan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AI 전용 칩부터 해외인재 유치 총력까지… 매서운 中의 반도체 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AI 전용 칩부터 해외인재 유치 총력까지… 매서운 中의 반도체 굴기

    중국의 ‘전자상거래 공룡’ 알리바바가 지난달 20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있는 중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중톈웨이(中天微·C-Sky Microsystem) 주식 100%를 인수했다. 알리바바가 인수한 가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장젠펑(張建鋒) 알리바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중톈웨이 인수가 반도체 개발의 중요한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미 경제전문 CNBC방송은 “알리바바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자체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것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직접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알리바바는 AI 전용 칩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알리바바 산하의 연구기관 ‘다모위안’(達摩院·DAMO Academy)이 기존 제품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40배나 뛰어난 신경망 칩인 ‘알리(Ali)-NPU’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칩은 이미지 및 영상 식별, 클라우드 컴퓨팅 등 문제를 AI 추리와 연산으로 해결한다. 다모(DAMO)는 ‘디스커버리’(Discovery)와 ‘어드벤처’(Adventure), ‘모멘텀’(Momentum), ‘아웃룩’(Outlook) 등 4개 키워드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다모위안은 양자 계획과 로봇 학습, 인터넷 보안, 시각 컴퓨팅, 자연언어 처리, 차세대 로봇 상호 작용, 칩 기술, 센서 기술, 임베디드시스템 등 로봇 지능, 스마트 네트워크 등의 연구가 이뤄진다. 알리바바는 이 연구를 위해 3년 동안 1000억 위안(약 17조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과학자와 기술자 100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美 통상전쟁 격화… 반도체 조달 어려움 대비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과 통상전쟁이 격화되면서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전자 제품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에 대비해 자체 반도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자체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외국 경쟁사 전문 인력 빼가기에도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도부가 지난달 20~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인터넷안전정보화 공작회의를 통해 미국과 통상전쟁이 고조되는 점을 감안해 자체 반도체 칩 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반도체산업 관련 소식통들이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은 미국의 중국 통신업체 중싱(中興·ZTE) 기술수출 제재 건으로 당황한 중국 지도자들이 자체 설계 반도체 칩 개발에 대한 투자를 배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 시도가 여러 차례 무산된 이후 자체 반도체 칩 설계 개선 노력이 지체되는 점을 중국 지도자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이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8% 증가한 5411억 3000만 위안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2016년 기준 13.5%에 불과한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 7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2020년까지 14나노미터(㎚)와 28㎚급 반도체 장비와 재료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국가 반도체 산업 발전 강령’을 발표하고 국유펀드인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도 했지만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할 만큼 현실은 열악하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수입액은 2601억 4000만 달러(약 280조원)에 이른다. 원유를 제치고 최대 수입품목에 올랐다. 반면 반도체 수출액은 668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덩치만 클 뿐 알맹이(핵심 기술)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마윈 “남의 집터에 집 짓는 것” 자체 기술 강조 실제로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달 22일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서 열린 ‘제1회 디지털 중국건설 정상회의’에서 “남의 집터에 집을 짓는 것”, “남의 텃밭에 채소를 가꾸는 것”으로 비유하며 핵심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가 해외거래 자금 지원보다 자체 칩 설계에 대한 지출을 늘릴 것이라며 반도체 설계에 지난달 조달한 자금(약 320억 달러) 가운데 4분의1(80억 달러)을 지원할 방침이다. 재정부도 기업의 반도체 개발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올해부터 반도체 제조업체에 최대 5년간 소득세를 면제해 주기로 결정했다. 그 조건은 65㎚ 이하의 미세공정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거나 전체 투자 규모가 150억 위안을 초과할 경우에 한해서다. 130㎚ 이하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에는 소득세 면제 기간이 2년으로 줄어든다. 2018년 이전에 설립된 기업일 경우 0.25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공정이나 총투자금액이 80억 위안을 넘으면 5년간 소득세가 면제된다. 중국 업체들도 자체 반도체 개발과 대량 생산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산하 D램 익스체인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낸드플래시 업체 창장춘추(長江存儲·YMTC)와 메모리 모바일 D램 업체 허페이창신(合肥長), 스페셜티 D램 업체인 진화지청(晉華集成·JHICC) 등 3대 메모리 업체가 올 하반기에는 시험 생산을, 내년 상반기에는 대량 생산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D램 익스체인지는 R&D와 현지 D램 업체 생산 계획을 근거로 내년이 중국이 자체 메모리 칩을 정식 생산하는 첫해가 된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은 이와 함께 해외 인재와 외국 경쟁사의 기술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퍼붓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칩 기술자는 “중국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이 한국이나 대만보다 5배나 많은 급여를 받는 것이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 기술자는 “보너스가 엄청나다”며 다른 이를 데려오면 매우 많은 격려금도 받는다고 귀띔했다. 지터 테오 트렌드포스 리서치 이사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지만 여전히 실제 경쟁에 필요한 70만명의 반도체 전문가 중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中 정부, 2015~2016년 M&A에 83억 달러 투입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은 앞서 반도체 관련 해외 주요 기업의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이 2015~16년 반도체 관련 기업의 M&A에 쓴 돈만도 83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반도체 자립의 선두 주자인 쯔광그룹(紫光集團·tsinghua-unigroup)은 2015년에만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HDD와 SSD 기술 관련)와 파워텍(패키징 기술), 칩모스(패키지 기술) 등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도체 기업 M&A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 정부의 조바심은 더욱 커졌다. 미 반도체 테스트장비 제조업체 엑세라가 지난해 4월 중국 후베이신옌(湖北炎)과 5억 8000만 달러에 맺은 M&A 계약을 파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데이브 테슬리 엑세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이번 M&A 거래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인수 합의를 철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CFIUS는 지난해 9월 중국계 사모펀드인 캐넌브리지캐피털파트너스가 미 반도체 기업 래티스를 13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거래도 승인하지 않았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쯔광그룹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 등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역시 무산된 바 있다. khkim@seoul.co.kr
  • 모처럼 훈훈한 中·印

    모처럼 훈훈한 中·印

    이틀간 여섯 차례 만나 평화 합의 中, 美 무역전쟁에 공동대응 기대 인도는 경제·기술 등 이익 얻을 듯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회담을 연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만났다. 합산 인구가 26억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 정상의 만남으로 또 다른 주목을 받은 두 정상은 27~28일 여섯 차례나 만나 국경 간 평화 유지에 합의했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도보다리를 산책한 것처럼 우한의 명소인 동후(東湖)를 거닐며 우의를 다졌다. 비공식 회담이라 군대 사열식과 21발의 예포 발사는 없었지만 대신 시 주석이 직접 모디 총리에게 후베이박물관을 안내했으며 동후에서 같이 차를 마시고 배도 탔다. 이틀간 24시간을 함께 보내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3500여㎞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지난해 73일간 양국 병사가 대치할 정도로 국경분쟁을 겪었다. 중국은 인도와 적대적인 파키스탄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에 있고, 인도는 시 주석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프로젝트)에도 참여 거부를 밝히는 등 양국 관계는 그동안 순탄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지난해 벌어진 국경분쟁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경문제에 대해 앞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간에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위해 양국 대표단이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개방형 세계경제를 공유하고 다자 간 무역 체제를 지원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을 추구해 글로벌 차원의 도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분히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의식해 인도가 공동대응에 나설 것을 권유한 주문으로 해석된다. 모디 총리는 “인도는 독자적인 외교 정책을 확고부동하게 수행하고 글로벌화와 다자 체제,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지지한다”며 “중국과 손잡고 광범위한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고자 한다”고 답했다. 중·인 회담에서는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는 중국이 인도를 이익 파트너로 삼아 미국과 공동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비공식 회담이라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장은 “인도와 중국이 관계 개선에 합의한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실현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의 해양 패권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 ‘아시아·태평양’ 대신 인도까지 포함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시아 순방에서 문 대통령에게도 중국의 일대일로와 충돌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인도 언론인 퍼스트포스트는 29일 일대일로가 자국의 자주권을 침해한다는 인도 외교부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중·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 트위터에 “인도와 중국의 경제적 협력뿐 아니라 인적 교류, 농업, 기술, 에너지, 관광 등에 대해 시 주석과 다양한 논의를 했다”고 썼다. 양국의 관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15년 인도를 찾은 중국인 숫자는 20만명이었다. 올해 중국을 방문할 인도인은 5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 기술수출 제재로 반도체 자립에 안간힘 쓰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 기술수출 제재로 반도체 자립에 안간힘 쓰는 중국

    중국의 ‘전자상거래 공룡’ 알리바바가 지난 20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있는 중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중톈웨이(中天微·C-Sky Microsystem) 주식 100%를 인수했다. 알리바바가 인수한 가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장젠펑(張建鋒) 알리바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C-스카이마이크로시스템 인수가 반도체 개발의 중요한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미 경제전문 CNBC방송은 22일 “알리바바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자체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것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 엔비디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개발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AI 전용 칩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알리바바 산하의 연구기관 ‘다모위안’(達摩院·DAMO Academy)이 기존 제품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40배나 뛰어난 신경망 칩인 ‘알리(Ali)-NPU’를 개발 중이다. 이 칩은 이미지 및 영상 식별, 클라우드 컴퓨팅 등 문제를 AI 추리와 연산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다모(DAMO)는 ‘디스커버리(Discovery)’와 ‘어드벤처’(Adventure)’, ‘모멘텀’(Momentum)’, ‘아웃룩’(Outlook)’ 4개 키워드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다모위안은 양자 계획과 로봇 학습, 인터넷 보안, 시각 컴퓨팅, 자연언어 처리, 차세대 로봇 상호 작용, 칩 기술, 센서 기술, 임베디드시스템 등 로봇 지능, 스마트 네트워크 등의 연구가 이뤄진다. 알리바바는 이 연구를 위해 3년 동안 1000억 위안(약 17조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과학자와 기술자 100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과 통상전쟁이 격화되면서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전자 제품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에 대비해 자체 반도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자체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외국 경쟁사 전문 인력 빼가기에도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인터넷안전정보화 공작회의를 통해 미국과 통상전쟁이 고조되는 점을 고려해 자체 반도체 칩 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반도체산업 관련 소식통들이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은 미국의 중국 통신업체 중싱(中興·ZTE) 기술수출 제재 건으로 당황한 중국 지도자들이 자체 설계 반도체 칩 개발에 대한 투자를 배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해외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 시도가 여러 차례 무산된 이후 자체 반도체 칩 설계 개선 노력이 지체되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이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8% 증가한 5411억 3000만 위안에 이른다. 이런 만큼 중국 정부는 2016년 기준 13.5%에 불과한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0년까지 14나노미터(㎚)와 28㎚급 반도체 장비와 재료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14년 6월 ‘국가 반도체 산업 발전 강령’을 발표하고 국유펀드인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했다. 그러나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할 만큼 현실은 열악한 수준이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수입액은 2601억 4000만 달러(약 280조원)에 이른다. 원유를 제치고 최대 수입품목에 올랐다. 반면 반도체 수출액은 668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덩치만 클 뿐 알맹이(핵심 기술)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22일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서 열린 ‘제1회 디지털 중국건설 정상회의’에서 “남의 집터에 집을 짓는 것”, “남의 텃밭에 채소를 가꾸는 것”으로 비유하며 핵심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가 해외거래 자금 지원보다 자체 칩 설계에 대한 지출을 늘릴 것이라며 반도체 설계에 320억 달러로 추정되는 지난달 조달한 자금 가운데 4분의 1(80억 달러)을 지원할 방침이다. 재정부도 기업의 반도체 개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올해부터 반도체 제조업체에 최대 5년간 소득세를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그 조건은 65㎚ 이하의 미세공정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거나 전체 투자 규모가 150억 위안을 초과할 경우에 한해서다. 130㎚ 이하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에는 소득세 면제 기간이 2년으로 줄어든다. 만약 2018년 이전에 설립된 기업일 경우 0.25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공정이나 총 투자금액이 80억 위안을 넘으면 5년간 소득세가 면제된다. 중국 업체들도 자체 반도체 개발과 대량 생산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 산하 D램 익스체인지(eXchange)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낸드플래시 업체 창장춘추(長江存儲·YMTC)와 메모리 모바일 D램 업체 허페이창신(合肥長鑫), 스페셜티 D램 업체인 진화지청(晉華集成·JHICC) 등 3대 메모리 업체가 올 하반기 시험 생산, 내년 상반기 대량생산을 개시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D램 익스체인지는 R&D과 현지 D램 업체 생산 계획을 근거로 내년이 중국이 자체 메모리 칩을 정식 생산하는 첫해가 된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은 해외 인재와 외국 경쟁사의 기술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퍼붓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칩 기술자는 “중국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이 한국이나 대만보다 5배의 급여를 받는 것이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 기술자는 “보너스가 엄청나다”며 다른 이를 데려오면 매우 많은 격려금도 받는다고 귀띔했다. 지터 테오 트렌드포스 리서치 이사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지만 여전히 실제 경쟁에 필요한 70만 명의 반도체 전문가 중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은 앞서 반도체 관련 해외 주요 기업의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이 2015~16년 반도체 관련 기업의 M&A에 쓴 돈만 83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반도체 자립의 선두 주자인 쯔광그룹(紫光集團·tsinghua-unigroup)은 2015년에만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HDD와 SSD 기술 관련)와 파워텍(패키징 기술), 칩모스(패키지 기술) 등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도체 기업 M&A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 정부의 조바심은 더욱 커졌다. 미 반도체 테스트장비 제조업체 엑세라(Xcerra)가 지난해 4월 중국 후베이신옌(湖北鑫炎)과 5억 8000만 달러에 맺은 M&A 계약을 파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데이브 테슬리 엑세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이번 M&A 거래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인수 합의를 철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CFIUS는 지난해 9월 중국계 사모펀드인 캐넌브리지캐피털 파트너스(Canyon Bridge Capital Partners)이 미 반도체 기업 래티스를 13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거래도 승인하지 않았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쯔광그룹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 등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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