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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대안학교 학생 2명 익사…저수지 빠진 선배 구하려다 후배도

    광주의 한 대안학교 인근 저수지에서 중국동포 학생 2명이 저수지에 빠져 숨졌다. 2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8시 45분쯤 광산구 삼도동의 한 저수지에서 인근 대안학교에 다니는 A(18·고3)군과 B(15·중3)군이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같은 국적인 B군에게 “기분이 좋지 않다”는 말을 하고 학교 기숙사를 나갔으며 B군은 A군이 돌아오지 않자 전화를 걸어 인근 저수지로 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동포 학생 C(16·고1)군과 우즈베키스탄 출신 학생 2명이 이들을 찾으러 저수지에 갔고, 수십m 떨어진 뚝방길에서 A군이 먼저 물에 들어가고 잠시 후 B군이 물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C군 등은 이들을 구하려고 물에 뛰어들었으나 수심이 깊어 구하지 못하고 기숙사 사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군은 3년 전부터 이 학교에 다녔으며 같은 국적인 B군 등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최근 교우관계나 학교생활에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고 현장에서는 빈 맥주 캔 한 통과 빈 소주병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A군이 몇 발짝만 들어가면 수심이 3∼4m에 달하는 저수지에 들어가 허우적거리자 B군이 구하러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우직한 마에스트로 임헌정 “변화하는 뒷모습 보이며 걸어가고 싶다”

    우직한 마에스트로 임헌정 “변화하는 뒷모습 보이며 걸어가고 싶다”

    “내가 늘 하는 얘기가 있죠. 변하지 않는 건 죽은 것이다. 죽으면 안 변해요. 살아 있으면 세포가 바뀌잖아요. 음악도 어떻게 늘 똑같이 연주해요. 그건 예술가가 아니죠. 늘 변화하는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는 게 선생으로서 내 책임감이죠. 제자나 후배들이 보고 ‘나도 저렇게 가야지’ 해야지, 내 뒷모습을 보고 속으로 ‘아이고, 인간아~’ 하면 어떡해요”(웃음). 임헌정(63) 지휘자에게 ‘변화’와 ‘도전’은 예술가의 필수 덕목이다. 스스로 그 말을 실천해 왔다. 1989년부터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국내 최초로 말러, 브루크너, 브람스 등 작곡가들의 전곡 시리즈를 우직하게 이어 오며 국내 음악계의 지형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클래식 지휘자로 국악관현악단 지휘를 맡아 국악에 ‘파격’을 더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그가 올해는 세종문화회관 상주 음악가로서 모차르트의 실내악곡으로 객석을 매료시킨다. 오는 30일 조성현(플루트), 박수화(하프)가 협연하는 연주회를 시작으로 올해 네 차례 열리는 ‘오마주 투 모차르트’(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다. 앞서 26일에는 예술의전당 브루크너 전곡 시리즈 일곱 번째 연주회도 예정돼 있다. 일반인에게 모차르트와 브루크너의 음악은 판이하게 다르다. 하지만 그에겐 맥이 닿아 있는 거장들이다. “영화 ‘아마데우스’ 봤죠? 당대 최고 작곡가였던 살리에리 음악은 철학적이고 무거워요. 반면 모차르트 음악은 날아다니죠. 가볍고 애들처럼 단순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모차르트 음악을 더 좋아하고 깊은 감동을 느끼죠. 예술의 극치는 단순함에서 나오는 아름다움 아니에요? 예술가들이 그걸 찾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거니까. 그런 차원으로 보면 모차르트의 가벼움과 브루크너의 숭고함은 사실 맞닿아 있는 거죠.” 브루크너 전곡 시리즈는 2007~2013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진행하던 때와는 달리 관객의 호응이나 이해가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대중적인 레퍼토리나 음악가에 대한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 “사람 사는 세상이 너무 자극적이고 상업화되고 있어요. 관객을 얼마나 동원할 수 있느냐는 티켓 파워로 음악가를 재단하는 건 매니지먼트의 폐단이죠. 관객이 몰린다는 건 나쁜 게 아니지만 레퍼토리 등에 균형이 맞춰져야죠. 브루크너만 해도 지루할 수 있고 범접하기 힘든 곡이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또 하나의 영혼의 세계가 거기 있어요. ” 제자들에게 음악적 기교를 강조하기보다 ‘파우스트’,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 읽을 책부터 숙제로 내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반짝’ 빛났다 사그라드는 스타가 아니라 평생을 지탱할 철학이 있는 음악인을 길러 내는 게 우리 음악계를 견고히 할 정수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수준은) 아직도 많이 떨어져요. 온전히 솔로이스트(독주자)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도 몇 명 안 됩니다. 미국, 독일 등의 명문 음악 학교들은 좋은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을 키워 내는 데 집중해요. 우리나라도 멀리 보고 좋은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되는데 교육은 단기 입시에 매달리고 사회는 뭐든 빨리 성과를 보려 하니 아직 멀었죠. 공연도 스타 지휘자니 연주자니 외국 사람 데려와 ‘보여 주기’에 치중하니 자꾸 헛발질이죠. 몇 십 년이 걸리더라도 이제라도 차분하게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들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토양을 만들어야 합니다.” 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사진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머리 굳은 꼰대래요…복학생은 웁니다

    머리 굳은 꼰대래요…복학생은 웁니다

    학업·취업 등 의욕은 강하지만 현실은 수업 따라가기도 벅차 64% “혼자 지내는 시간 늘었다” 심리상담 등 대책 ‘걸음마 수준’ “복학하고 대학 동아리방에 갔더니 게시판에 ‘주의 요망-복학생 조○○’이라고 제 이름이 적혀 있는 거예요. 말하자면 뭐 ‘꼰대’ 같은 복학생이다 이런 거죠. 농담이긴 해도 마음에 상처를 받아서 그날 잠이 다 안 오더군요.”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조모(23)씨는 올 2월 전역한 뒤 1개월 만에 학교에 돌아왔다. 2014년 5월에 입대한 것도 빠른 복학을 위한 결정이었다. 취직을 감안할 때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학업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조씨는 지금 학업의 어려움, 단절된 인간관계 등으로 고민 중이다. “인간관계 회복을 위해 동문회에도 나가고 후배들과도 친하게 어울리려고 하는데 ‘내가 불편한 선배인가’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학비도 벌어야 하니 토요일마다 13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임금은 월 35만원에 불과하고요. 자신감이 아주 바닥입니다.” 대학 캠퍼스 문화가 빠르게 바뀌면서 ‘복학생’의 높은 존재감은 점차 과거 얘기가 돼 가고 있다. 예전 복학생들이 ‘A학점 킬러’, ‘생활 능력자’로 후배들에게 대접받았다면 이제는 ‘이방인’ 정도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커리큘럼은 빠르게 바뀌고 후배들과의 학점 경쟁도 치열해졌다. 후배들은 ‘눈치 없이 같이 놀려고 한다’고 은연중에 눈총을 주지만 어려움을 토로할 곳도 마땅치 않다. 서울대 사회학과 김석호 교수는 20일 “과거에는 복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와도 그들을 품어 줄 동아리나 학생 공동체가 많았지만 이젠 개인화된 사회의 풍토가 정착된 대학에서 ‘낯선 선배’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방대생 박모(24)씨는 이날 “올 1월에 전역했는데 학점을 따기가 힘들어 취직도 못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공대라서 문제 풀이가 많은데 똑같이 공부를 해도 후배들 실력이 더 나은 것 같아요. 한 학기 정도 쉬면서 적응 기간을 가지라던 선배들의 충고를 무시한 게 후회되네요.” 한 사립대 경제학과에 다니는 복학생 전모(23)씨는 “교수님의 강의는 바로 전 학기 내용을 기반으로 하지만 복학생들에겐 그게 2~3년 전의 일”이라며 “체면이 깎이는 것을 무릅쓰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지만 도와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산대 심은정 심리학과 교수팀이 복학생 226명을 조사한 결과 64.2%(145명)의 학생이 “복학 전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학생은 4명 중 1명꼴인 24.8%(56명)였다. 심 교수는 “복학생들이 전역 후 학업에 대한 의욕을 보이는 이른바 ‘군 버프(Buff)’ 시기를 맞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홀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는 주변에서 도움도 받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대라는 작은 사회를 겪은 복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고민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크게 겪는데, 이런 점이 학교 적응을 한층 힘들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복학생들을 위한 심리 상담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서울대가 올 1학기부터 ‘형아가 돌아왔다’라는 이름으로 군 복학생 집단 상담을 시작한 게 최초 사례다. 이지연 서울대 상담원은 “불안감을 느끼는 복학생이 많아 처음으로 집단 상담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억울한 사람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정치는 힘이 세니까

    억울한 사람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정치는 힘이 세니까

    서울신문은 20대 국회에 진출하는 초선 의원들을 인터뷰한다. 이들에게 왜 정치를 하는지, 우리 정치를 어떻게 바꿔볼 것인지, 그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현재 정치는 경제,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여전히 국가를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시작이 중요하다. 초선 의원들이 당선의 기쁨을 걷어내고, 각자 짊어진 역사적 사명을 깊이 있게 인식하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Q. 공학도다. 왜 정치를 하는가. A. 정치가 제일 세더라. 국책연구기관에서 일했다. 성실하게 보고서를 써서 주무부처에 줬다. 주사가 손을 대고, 사무관이 손을 댄다. 서기관이 손을 대고 과장 거쳐 국장한테 올라가면 내용이 다 뒤집힌다. 거기선 이 총재가 한마디 하면 모든 일이 해결되더라.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가 기술, 행정, 경제, 심지어는 법보다도 위에 있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정치에 있는 것이다. 공학에서는 1 더하기 1은 2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1 더하기 1이 100도 되고 1000도 되더라. Q. 어떤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A. 억울한 사람은 없어야. 첫째 힘과 배경이 없어 어려운 일로 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둘째 형편이 좀더 나은 사람들이 좀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 내미는 세상을 만들겠다. 셋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의 잣대는 누구에게나 엄정하게 집행되는 세상을 만들겠다. Q. ‘금수저’ 출신이라는데,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A. 흙수저도 경험했다. 아버지는 직업 군인으로 6·25에 참전해 무공훈장을 받았다. 큰아버지도 장교 출신이고, 고종사촌형도 해군 함장 출신이다. 가족에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많다. 어렸을 때는 집안이 어려웠고, 아버지가 옥고도 치르셨다. 아버지는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고 저를 지원해줄 정도가 됐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집안이 더 많다. 그래서 나라 위해 희생한 분들은 꼭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Q. 정치 입문한 뒤 10여년 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버틴 원동력이 뭔가. A. 두 딸의 눈물. 초등학교 다니는 두 딸은 내가 정치인이고, 그동안 선거에도 나가고 하니 막연히 국회의원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다 학교에서 내가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다. 집에 와서 “아빠, 국회의원 아니야?” 하면서 울었다. 피가 거꾸로 솟더라. 그래서 이번 선거만은 꼭 당선되고 싶었다. Q. 정치인으로의 목표점은. A. 멋지게 죽고 싶다. 아직 당선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 새누리당 당선자들이 1년 내 5대 개혁 공약을 발의 못하면 1년 세비를 국가기부한다고 서약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과연 할 수 있을까? 세비를 신탁할까 한다. 억울한 일이 없고 예의를 지키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득권과 타협하거나 비겁하게 등 돌리지 않고 맞붙어 볼 생각이다. 그러다 쓰러지면 동료들이 일으켜주길 바라고. 그것도 안되면 창창한 후배들을 키우겠다. 나를 밟고 넘어가서 새 길을 만들도록 살 자리를 찾는 게 아니라 멋있게 죽는 자리를 찾겠다. 뭘 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지만. Q. 정치적 사표는 누구인가. A. 이순신 장군. 수군 출신이 아니다. 육군이었다. 해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였다. 주변에 귀를 열고 모든 얘기를 듣고 새 전략을 창조해냈다. 해전 승리 자체보다는 승리를 만들어간 과정을 배우고 싶다. 영국 정치인 윌리엄 윌비포스도 존경한다. 노예를 팔아 돈 벌던 귀족이면서도 노예제 해방에 몸을 바쳤다. 현직 정치인 가운데는 대구의 김부겸, 전남의 이정현 의원. 존경보다는 주목한다. 고질적인 지역주의의 병폐를 깼다. 그분들의 동서화합 정치를 지켜보고 싶다. Q. 추진하려는 정책은. A. 남산 주변 규제완화. 중구는 옛 서울의 심장부다. 경제·정치 1번지다. 그러나 남산을 끼고 있어 몇십년간 주민들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가 가로막혔다. 필동, 명동, 회현동, 남산동이 규제에 막혀 있다. 삶의 인프라를 향상시킬 수 없다. 헌법소원을 하겠다. 받아들여지면 법리적·기술적·경제적으로 남산 주변을 개발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 Q. 부인 심은하씨가 선거운동에 동원되지 않았다. A. 지상욱의 부인 심은하를 만들고 싶다. 후보가 됐을 때 ‘심은하 남편 공천받았다’고 보도됐다. 아내는 내가 지켜주고 안아줄 존재다. 밖에 내놓고 활용하고 드러낼 존재가 아니다. 대중 앞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최대 지지자이고 최고 자문역이었다. 집사람이 안 나오고도 나는 당선됐다. 나 홀로 스스로 일어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아시아나 일반직·승무원 신경전 왜

    아시아나항공 일반직 직원과 객실승무원 사이에서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2010년 이후 입사자 중 여직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환 배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승무원들이 기수 문화를 고집하면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25일까지 일반직 여직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환 신청을 받는다. 1988년 설립 이후 일반 직원의 승무원 보직 전환은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기수 조정을 놓고 일반직과 승무원 간에 갈등이 생겼다. 회사가 승무원 전환자에게 직급과 호봉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했지만, 승무원들이 직급 대신 기수로 선후배를 따지겠다고 하면서다. 이번 지원자는 기존 승무원 채용 절차를 밟아 6월 말 최종 합격 통보를 받는다. 승무원 교육은 이후에 이뤄진다. 교육 기수로는 186기가 된다. 7년차 대리급도 지난 2월 입사한 185기 신입 승무원보다 후배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승무원들이 기수 문화를 강요하면서 지원율이 저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회사 측은 “신경전은 없다”면서 “교육 기수로 해도 희망자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단독] “사기보험금은 퇴직금” 특전사의 軍테크

    [단독] “사기보험금은 퇴직금” 특전사의 軍테크

    부사관들 10~21개 보험 가입소개비 챙기고 허위 진단서 발급 “너도 ‘군(軍)테크’ 해야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야. 보험금으로 퇴직금 만들면 나처럼 외제차 타고 다닐 수 있어.” 2010년 여름, 육군 특전사 소속 박모(당시 23세) 중사에게 전역한 선배가 찾아왔다. 보험설계사로 변신한 선배는 BMW7 시리즈 승용차에 타고 있었다. 그는 낙하·산악 유격훈련 등으로 어깨, 허리, 무릎, 발목이 늘 아팠던 박 중사에게 9개의 상해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박 중사는 그 선배가 일러준 브로커를 통해 수도권의 한 디스크 전문병원에서 발목 내시경 시술을 받고 군 병원에 입원했다. 전역 후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은 박 중사는 보험사로부터 5300만원을 보험금으로 받았다. 이 중 800만원은 수수료로 브로커에게 줬다. 이후 박 중사도 선배의 뒤를 따라 보험설계사가 됐다. 같은 방식으로 후배 특전사 대원을 찾아다니며 월 50~60건씩 보험 계약을 따냈다. 특전사 부사관의 집단 보험 사기를 수사 중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직 중사 박씨 등 보험설계사 및 브로커 20여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사기 총책 A(30)씨를 쫓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보험법인대리점 대표로 수하에 박 중사 등 30여명의 특전사 전문 보험설계사를 거느린 채 불법 브로커를 알선한 혐의(보험업법 위반)를 받고 있다. A씨도 특전사 부사관 출신으로 2012년 전역 후 보험금을 받았고 보험업계에 입문했다. ●3개 이상 가입자·공직 입문자 등 조사 대체로 특전사 출신 보험설계사들은 후배 부사관에게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불법 브로커와 연락하도록 했다. 불법 브로커는 대학병원이나 전문병원 등에서 가짜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도록 도왔고, 보험설계사는 이 서류를 근거로 보험금을 내줬다. 보험금을 받으려면 ‘○○년 ○월 ○일 훈련을 받다 다쳤다’는 것을 입증하는 공무상병인증서가 필요했지만 부사관 신분으로 사고 발생 경위를 조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경찰은 용의자 그룹을 당초 1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한 전·현직 특수부대원 852명에서 3개 이상 보험에 가입한 500여명으로 좁혀 서둘러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보험설계사와 브로커, 의사 등 79명을 더하면 전체 수사 대상은 600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특히 특전사 제대 이후 국가유공자나 장애인으로 등록했거나 소방관 등 공직에 입문한 사람 위주로 입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사 등 전체 수사대상 600명 안팎 특전사 전문 브로커들은 보험 사기에 대해 ‘십수년간 내려온 특전사 고유의 전통 아닌 전통’이라고 설명했다. 브로커 B씨는 “특전사는 선후배 관계가 돈독해 한 명만 뚫으면 선임, 후임, 동기 모두 소개해 준다”며 “수천만원대 보험금을 받는 일을 군(軍)테크라고 부르고 퇴직금 마련 방법쯤으로 여기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 보험금을 받은 후에는 국가유공자 신청까지 하는데 거절되면 브로커와 보험설계사가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알아서 처리해 준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가 되면 통상 상이군경 6~7급으로 지정돼 보상금으로 월 40만원 정도를 받는다. ●23곳 병원 중 6곳 대학병원 의사 연루 브로커 C씨는 “특전사 부사관 평균 월급이 140만원 정도인데 평균 50만~60만원, 많게는 120만원까지 보험료로 지출한다”며 “보통 10개, 많게는 21개까지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봤다”고 전했다. 불법 브로커는 특전사 대원에게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해 줄 의사를 소개하는데, 의사는 진단서 발급 때 건당 30만~50만원을 받는다. 브로커는 특전사 부사관이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받으면 보험금의 10~30%를 수수료로 챙긴다. C씨는 “업계에 진단서를 잘 써 주기로 소문난 교수에게 접대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간다”며 “보험사에서 대학병원의 진단서를 더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도 총 23곳의 병원 중 6곳의 대학병원 의사가 연루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보험설계사와 브로커, 보험 사기를 저지른 대상자 모두 전·현직 특전사 부사관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전사 부사관 대다수가 20대 초중반으로 나이가 어리고 4년 6개월간 단기 복무 후 제대하면 취업이 막막한 점, 또 특전사 부대가 수도권 인근에 밀집해 있는 점 때문에 보험 사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 시각장애인의 하늘도 푸르다…그녀가 보여준 ‘희망 무지개’

    [단독] 시각장애인의 하늘도 푸르다…그녀가 보여준 ‘희망 무지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아이들도 저마다 마음속에 상상하는 색깔이 있어요. 초록색 산도, 빨간색 딸기도 자기만의 느낌에 따라 그릴 수가 있죠. 시각장애 아이들이 감동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희미한 형태·색깔 간신히 구분 시각장애인으로 지난해 대구대 미술대학 회화과에 입학한 박찬별(21·여)씨는 19일 “시각장애인만이 창조할 수 있는 감동적인 미술 작품이 더 많이 세상에 빛을 발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물을 흐릿한 윤곽선으로 구분하고 코가 거의 책에 닿을 정도로 얼굴을 갖다대야 글씨를 간신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그나마도 갈수록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 “병원에서 이대로 방치하면 아예 못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미술 좋아했지만 맹아학교 진학 박씨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지만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04년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일반 학교에서 맹아학교로 전학을 가야 했다. 한빛맹학교는 유치원 과정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갖추고 있지만 고등학교 과정에 미술 과목이 없었다. “중학교 과정까지는 정규 과목에 미술이 있었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었죠. 미술 선생님이 돼서 시각장애를 겪는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꿈을 꿨어요.” 미술을 배울 수 없게 되자 고2 때까지 심하게 방황했다. “뭘 할지 막막했죠. 그때 담임 선생님이 ‘미술 한번 해 봐’라고 하시며, 미술 교육을 지원하는 민간단체 ‘우리들의 눈’의 엄정순 선생님 연락처를 주셨어요.” ●“미술교사 꿈꿨지만 답 못 찾아” 박씨는 본격적으로 미대 입시를 준비했고 재수 끝에 합격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미술학원에서 정상적인 친구들에 비해 경력이나 실력도 부족했지만, 시각장애인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교사의 배려심 없는 태도에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잘 안 보이는 눈을 비비며 오직 그림에만 몰입했다. “포기하고 싶을 땐 믿어 주는 가족과 선생님을 생각했어요.” 지금 박씨는 또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 그는 “처음 대학에 들어왔을 때는 성공에서 온 자신감에 세상에 못 할 것이 없을 것만 같았다”며 “하지만 졸업을 하고 무엇을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간이 왔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편견, 작품으로 깰 것” 시각장애인 미대생으로서 자기가 잘해야 앞으로 다른 장애인 후배도 뽑아 줄 것이라는 책임감과 부담감도 크다. “여덟 살 때 손에 잡힐 듯 선명한 쌍무지개를 본 기억이 선명해요. 이런 기억 속의 이미지들을 독창적인 방법으로 화폭에 담고 싶은 거죠. 훌륭한 작품을 그려 시각장애인은 미술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말 거예요.” 박씨는 어렵게 인터뷰에는 응했지만, 자신의 얼굴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사양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휠체어와 한 팀, 나는 국가대표다

    휠체어와 한 팀, 나는 국가대표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월 5일 시작해 17일간 도시를 비추는 올림픽 성화가 꺼지고 나면 또 다른 축제인 리우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곧바로 이어진다. ‘장애인 스포츠의 꽃’ 리우 패럴림픽은 9월 7일부터 18일까지 12일간 같은 장소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 탁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경기 이천시 신둔면에 있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만났다. 51살, 그녀의 첫 번째 올림픽…“탁구는 세상과 날 연결해 준 통로” 18일 오전 10시. 이천훈련원 실내 코트는 이른 시간부터 탁구공 소리로 가득했다. 100평 남짓한 코트 위에 놓인 16개의 탁구 테이블 위에서 공이 빠른 속도로 쉴 새 없이 오갔다. 사람 말소리보다는 ‘탁탁’ 공 튀기는 소리만 크게 들릴 만큼 분위기가 진지했다. ●마흔 넘어 탁구 시작… 5년 만에 AG 은메달 오른쪽 두 번째 테이블에서 탁구를 치던 대표팀 ‘맏언니’ 강의정(51·여)씨는 중간중간 공을 놓치자 쑥스럽다는 듯 웃으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스무 살이던 1986년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친 강씨는 마흔이 넘어서야 탁구를 시작했다. 탁구채를 잡은 지 5년 만에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강씨는 “지난 5일 입촌한 뒤 리우 올림픽 공인구로 탁구를 치고 있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공이 잘 안 나가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훈련을 지켜보던 최경식 대표팀 감독은 “강씨가 해당 체급(TT-4)에서 국내 1인자”라며 “나이가 무색하게 빠른 속도로 기량이 향상되고 있는데, 특히 순발력이 아주 좋다. 대기만성형 선수”라고 귀띔했다. 강씨에게 이번 올림픽은 특별하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기 때문이다. ●사고 후 20여년 방에서만 지내다 세상 밖으로 경남 함안 출신인 그는 사고 후 20여년을 시골집 방에서 혼자 지냈다. “제가 살았던 곳이 엄청 촌이어서 이웃분들이 다 할머니, 할아버지뿐이었습니다. 친구는 당연히 없었고, 돌봐 줄 사람도 없어 부모님이 농사지으러 나가시면 저를 경운기에 태워 함께 가거나 동생이 업고 밭에 내려 주고 가곤 했어요.” 당시만 해도 TV나 신문에서는 장애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세상천지에 나 같은 사람은 나 하나뿐’인 줄 알았던 강씨는 인근 도시인 창원에 우연히 나갔다가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을 처음 보고 무척이나 놀랐다고 한다. ●탁구 배우며 처음으로 소속감·유대감 느껴 그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길거리에 다닌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며 “그때부터 부지런히 복지관에 나갔고, 복지관 친구들이 내게 처음 탁구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탁구는 재밌었다. 사실 탁구보다는 탁구를 치며 사람을 만나고, 이들에게 부모님에게도 하지 못했던 속 얘기들을 털어놓고 나면 마음이 정화되곤 했다. 처음으로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유대감과 소속감이 느껴졌다. “사람 만나려고 탁구를 치다 보니 제가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까지 나가게 된 거예요. 몸도 성치 않은데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말리셨던 엄마도 (올림픽에 간다고 하니) 네가 그렇게까지 잘했었냐며 대단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의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제가 복지관에서 어깨너머로 탁구를 배워서 기본기가 없어요. 지금 제 머릿속에는 온통 리우 생각뿐입니다. 이제는 국가대표잖아요. 반드시 메달을 따서 집에 올 겁니다.” 60살, 맏형의 마지막 올림픽…“태릉선수촌 못지않은 훈련 견뎌내” 옆 테이블의 정영일(60)씨는 벌써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는 장애인 탁구계의 ‘베테랑’이다. 부산아시안게임, 베이징올림픽, 광저우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인천아시안게임 등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정씨는 1980년 군대에서 작업하던 중 추락 사고를 당해 척추를 다쳤고, 재활을 위해 1990년대 초 처음 탁구채를 잡았다. ●예순의 나이에도 ‘세계 10위권’ 유지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으로 예순의 나이에도 세계랭킹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 올림픽 메달과는 연이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에요. 런던 대회에서는 4강전에서 떨어졌는데, 너무 창피하고 아쉽더라고요.” 그는 “이번에는 기필코 메달을 따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쉬운 일은 아니다. 패럴림픽 수준이 점점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부터 꾸준히 국제 종합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그는 변화를 온몸으로 느낀다고 했다. “예전에는 정말 힘센 사람들이 나와서 역도 금메달을 따 가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통하지 않아요. 요즘은 재활 시스템 등 스포츠 과학이 많이 발전했잖아요.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건 분명합니다.” 그는 “우리 훈련량이 태릉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비장애 탁구 선수들이 테이블 앞에 앉아서 경기를 한다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다행히 훈련 환경은 예전보다 나아졌다”며 “이천훈련원이 없었을 때는 지방의 체육관을 전전하면서 패럴림픽 준비를 해야 했는데 지금은 한 곳에서 모든 종목 훈련을 할 수 있으니 편하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웃었다. ●리우서 유종의 미 거두고 지도자 되고파 그는 “운동을 시작해 많은 것을 얻었다”며 “리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후 지도자가 돼 내가 얻은 것을 후배들에게 나눠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훈련까지 휴식 시간이 2시간 30분이나 남았지만 그의 휠체어는 다시 탁구장으로 향했다. 라켓을 잡은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글 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장애인스포츠의 메카’ 이천훈련원 이천훈련원은 국가대표 훈련기관인 태릉선수촌처럼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효율적인 훈련을 위해 2009년 10월 개관한 장애인 선수 전용 복합 체육관이다. 이동이 불편한 선수들을 위해 한 건물 안에서 훈련부터 숙소, 여가까지 원스톱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모든 문은 문턱이 없는 슬라이딩도어로 돼 있고, 벽에는 손잡이가, 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있다. 현재 외부에서 훈련 중인 사격 대표팀을 제외한 11개 종목 선수들이 입촌해 패럴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탁구, 사격, 유도 등에서 집중적으로 메달을 획득해 종합 10위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제15회 리우데자네이루 장애인올림픽 ▲기간:2016년 9월7~18일 ▲출전종목 및 선수단:보치아, 사격, 수영, 유도, 탁구, 역도, 테니스, 휠체어펜싱, 사이클, 양궁, 조정, 육상 등 12개 종목 약 150명 ▲대회 목표:종합 10~12위
  • 차범근, 이젠 축구 행정가 “후진 양성 불쏘시개 되고 싶어”

    차범근, 이젠 축구 행정가 “후진 양성 불쏘시개 되고 싶어”

    “2002 한·일월드컵에 뛰었던 많은 후배들이 축구 행정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불쏘시개가 되고 싶었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18일 서울 용산구 남산 트윈시티에서 현판식을 가졌다. 안익수 U-20 대표팀 감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겸 대회 조직위원장, 강영중 대한체육회 공동회장, 김재원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관광정책실장,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조봉업 전북 전주 부시장,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김정남 한국OB축구회 회장 등이 참석했는데 특히 차범근(63) 전 대표팀 감독이 부위원장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대회는 내년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천안, 대전, 인천, 제주, 전주, 수원 등을 돌며 열린다. 차 부위원장은 “그동안 정 조직위원장의 지속적인 요청을 거절하다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 받아들였다”면서 “상징적인 의미가 클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요청이 있을 때마다 마다하지 않고 조직위를 돕겠다”고 말했다. 향후 지도자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고개를 저었다. 차 부위원장은 “감독 차범근의 인생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면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하기 전부터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내 책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후진 양성에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개최가 한국 축구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차 부위원장은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많은 관심을 받게 되고, 어린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2002 월드컵에서 거뒀던 4강 진출 이상의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맛깔난 연애 연기’ 능청스럽게 척척…“카라 이미지 벗고 제 모습 보일게요”

    ‘맛깔난 연애 연기’ 능청스럽게 척척…“카라 이미지 벗고 제 모습 보일게요”

    “걸그룹을 할 땐 판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특히 카라는 발랄하고 건강한 이미지라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했죠. 아이보다 어른에 가까운 나이가 되며 귀여운 옷을 입고 귀여운 동작을 하는 게 민망하고 쑥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앞으론 편하게 내려놓고 울기도 하고 화도 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체가 기대됩니다.” 카라의 리더 박규리(28)가 연기자로서의 발걸음을 성큼 내딛고 있다. 지난 14일 개봉한 멜로 ‘두 개의 연애’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얼마 전 종영한 KBS 사극 ‘장영실’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데뷔했고, 걸그룹 활동의 연장선에서 이따금 연기를 했지만 오롯이 배우로서의 활동은 이제 시작이다. 이번 영화는 2014년 말 카라로 한창 활동할 때 찍은 작품이지만 개봉 시기가 연기에 본격 도전하는 시기와 맞물려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돌이키면 카라로 데뷔한 것도 상상하지 못했고, 10년간 활동하며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도 꿈같은 일이에요. 멤버 모두 대견하다고 생각해요. 카라가 해체한 것은 아니지만 이젠 같은 소속이 아니기에 이전처럼 활발히 활동하는 건 힘들겠죠. 앞으론 음악을 병행한다기보다 연기로 깊고 길게 가고 싶어요. 원래 가수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어요. 무대 퍼포먼스가 또 다른 연기 방식이라고 여겨 도전했는데 하다 보니 노래도 춤도 좋아져 열심히 활동했죠. 처음 마음가짐으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두 개의 연애’는 강릉을 배경으로 젊은 영화 감독이 옛 연인과 현재 연인 사이에서 예기치 않게 아슬아슬한 줄타기 연애를 하다가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재일교포 기자로 옛 연인을 연기한 박규리는 카라로 일본 활동을 할 때 갈고닦은 일본어 실력을 뽐내는 것은 물론 어눌한 한국어 연기까지 무쌍하게 보여준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양다리를 모르는 건지 속아주는 건지 애매모호한 설정이 박규리의 연기를 더욱 능청스럽고 맛깔스럽게 느껴지게 한다. 대형 화면으로 자신을 본 느낌은 어땠을까. “컴퓨터 모니터로 가편집본을 봤을 땐 부족한 부분만 보여 부끄럽고 어색했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시사회 때는 관객들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웃거나 놀라는 것을 보며 새로운 호흡을 느꼈어요. TV에서 보던 카라의 박규리와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했죠. 이제 개봉했으니 부모님과 함께 극장에 가보고 싶긴 한데 관객들이 너무 없으면 어떻게 하죠?” 롤모델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전도연을 꼽았다. “영화제 때 뵙고 더욱더 팬이 됐어요. 존재감이 워낙 확실한 분이잖아요. 저에겐 정말 먼일이겠지만 언젠가 저를 그렇게 봐주는 후배들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적어도 10년은 연기에 매진하고 싶다며 눈을 빛내는 박규리. 10년 뒤에는 어떤 연기자가 되어 있을까. 바람은 소박했다. “그때쯤이면 저다운 모습을 조금 더 많이 보여드렸을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는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병윤 국토부 기획관리실장 “후배 위해 명퇴”

    정병윤 국토부 기획관리실장 “후배 위해 명퇴”

    정병윤(52) 국토교통부 기획관리실장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정 실장은 1987년(행시 29회) 공직에 입문해 국토정책국장 등을 지내고 1급 승진 후 대통령실비서관, 국토도시실장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18일 “국토부 후배들의 인사 숨통을 틔워 주기 위해 명퇴를 신청했다”면서 “1급으로 승진한 지 3년 7개월이나 지나 인사적체를 불러오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괴로웠다”고 말했다. 정 실장과 함께 비슷한 시기에 1급으로 승진했던 국토부 공무원 가운데 도태호(현 수원시 제2부시장), 맹성규(현 강원도 정무부지사) 실장은 국토부를 떠났고 최정호 항공정책실장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차관으로 승진했다. 정 실장은 “할 만큼 했고, 맡은 바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홀가분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직에 더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마흔넷 최용수 세월을 눕혔다

    마흔넷 최용수 세월을 눕혔다

    “다음 경기는 더 강한 상대와 붙고 싶다. 2년 안에 세계타이틀에 도전하겠다.” 13년 만에 링에 복귀한 ‘불혹의 복서’ 최용수(44)가 14살이나 어린 일본 선수를 상대로 드라마와 같은 승리를 거뒀다.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는 16일 충남 당진의 호서고 체육관 특설링에서 한국권투연맹(KBF) 전국 신인왕 4강전의 메인이벤트로 치러진 라이트급 매치(10라운드)에서 나카노 가즈야(30·일본)를 상대로 8라운드 1분 53초 만에 TKO승을 거뒀다. 최용수는 2003년 1월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타이틀전에서 시리몽콜 싱마나삭(태국)에게 판정패한 뒤 13년 3개월 만에 치러진 복귀전에서 통쾌한 승리를 맛봤다. 상대인 나카노는 프로 통산 9승(7KO)5패1무를 기록한 중견 복서다. 최용수는 4라운드 중반 묵직한 펀치를 적중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5라운드와 7라운드에서 다운을 빼앗아 냈다. 8라운드에서도 나카노를 코너에 몰아넣으며 안면과 복부를 강타하자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최용수의 손을 들어줬다. 1990년대 한국 복싱의 전성기를 이끈 최용수는 1995년 12월 아르헨티나 원정경기에서 세계권투협회(WBA) 슈퍼 페더급 챔피언에 오른 후 1998년까지 7차 방어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용수는 2003년 1월 통산 전적 34전 29승(19KO)1무4패를 남기고 은퇴했다. 그 뒤 2006년 격투기 대회인 K-1에 데뷔해 2연승을 거뒀고, 2007년 12월 일본 격투기 스타 마사토와 일전을 펼쳤지만 기권패한 후 완전히 링에서 떠났다. 최용수는 “(복싱에서) 나이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마음을 먹고, 어떤 정신 상태로 운동하느냐가 중요하다”며 “13년 만의 복귀라 부담감이 컸지만 고향인 당진에서 선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갑자기 낯선 부서로 발령난 40대 우울증 인한 자살은 업무상 재해

    20년 동안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근무한 A(당시 47세)씨는 2012년 1월 신설된 부서에 자금지원 담당 부장으로 발령받았다. A씨는 입사 이래 자금지원 업무를 해 본 경험이 없었고, 팀원들 중에도 이 일을 1년 이상 해 본 사람이 없었다. 결국 발령 두 달 만에 ‘사고’가 터졌다. 거래처와의 중요 업무가 잘못되는 바람에 소속팀이 목표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회사 일 잘못 됐다며 통곡하기도 평소 꼼꼼한 성격이던 A씨는 아내에게 “내가 회사에서 큰 실수를 저질러 부서원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됐다”며 자책했다. 동료나 후배들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집에서 자다가 새벽에 벌떡 일어나 “회사 일 처리가 잘못됐는데 복구할 수 없다”며 통곡을 한 적도 있었다. A씨는 아내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의사에게 “책임감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싶고 자살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우울증 판정을 받았다. ●다른 부서 배치 요구했지만 묵살 A씨의 부인은 남편의 증상이 심해지자 회사 측에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듬해에는 담당 거래업체가 공단에서 지원해 준 돈을 갚지 않고 연락을 끊자 A씨의 우울증은 극도로 악화됐다. 결국 A씨는 새 부서로 옮긴 지 1년 5개월여 만인 2013년 5월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부인은 “남편이 업무상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에 숨졌다”면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신청을 했다. 그러나 공단은 “개인적인 취약성에 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이진만)는 A씨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낯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을 한 직장인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업무상 스트레스 재해 폭 넓어져 최근 법원은 업무상 스트레스 재해에 대해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지난 2월 대법원은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맡은 중학교 교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목숨을 끊은 데 대해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한 대형 건설사 부장이 영어 스트레스로 회사 옥상에서 뛰어내린 사건에 대해서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2012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회사 권고로 퇴직한 뒤 자살한 택시기사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법원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라는 시각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재판부들이 근로자의 입장에서 업무 강도 등을 감안해 산재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노오력의 배신(조한혜정·엄기호 외 지음, 창비 펴냄) 저자들은 압축적 근대를 경험한 한국 사회가 빠르게 붕괴되는 현실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헬조선’과 ‘노오력’을 대표 키워드로 잡고 분석한다. 236쪽. 1만 3800원. 평화의 경제적 결과(존 메이너드 케인스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펴냄)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인 케인스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책. 파리평화회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용에 바탕을 둔 평화가 필요한 이유를 조명한다. 272쪽. 1만 5000원. 직장인의 감정수업(이주희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21년을 대기업에서 버틴 저자가 후배 직장인들에게 원하는 직장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 자세와 행동 방법을 조언한다. 260쪽.1만 3000원. 원마인드(래리 도시 지음, 이수영 옮김, 김영사 펴냄) 인간 의식을 아우르는 무한한 통합의 차원인 ‘원마인드’의 존재를 규명하며 여러 증거를 통해 의식을 깨우치는 길로 안내한다. 472쪽. 1만 8000원. 부동산 투자 100문 100답(박정수 지음, 평단 펴냄) 부동산 투자를 왕초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상세하게 풀어낸 부동산 실전 사례집이다. 320쪽. 1만 5000원. 노란 달이 뜰 거야(전주영 지음, 이야기꽃 펴냄) 아빠는 없지만 아빠의 목소리가 선연히 남아 있는 산동네 구석구석에 노랑나비가 날아든다.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을 떠나보낸 아이의 마음을 매만져 주는 그림책이다. 32쪽. 1만원.
  • [커버스토리] “셋째까지 회사가 책임진다는데…안 낳을 이유 있나요”

    [커버스토리] “셋째까지 회사가 책임진다는데…안 낳을 이유 있나요”

    3년 전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은 책 ‘프랑스 아이처럼’의 저자 패멀라 드러커맨은 프랑스 엄마를 이렇게 묘사했다. “아이가 행복하기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저 여자로서 행복한 모습이다. ‘엄마’이기를 거부하고 ‘여성’으로서만 부각되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엄마와 여성의 역할이 잘 융합돼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인 드러커맨은 미국 엄마를 향해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엄마는 불행한 아이를 만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국 엄마는 미국 엄마와 프랑스 엄마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단언컨대 프랑스 엄마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 사회 현실이 그렇다. 자녀 한 명까지는 어떻게 견뎌 봐도 둘을 낳는 순간 ‘직장맘’으로서의 삶 자체가 애달프다. 그런데 자녀 셋을 낳고도 멀쩡히(?)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장거리 비행이 많아 며칠씩 집을 비워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이들은 자녀 셋을 키우며 일을 한다. 여성친화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들 얘기다. 이 회사 승무원들 사이에서 자녀 한 명은 명함도 못 내민다. 적어도 둘째를 낳고 복직해야 ‘워킹맘’ 세계에 합류할 수 있다. 자녀 둘을 낳은 승무원 수만 518명(13%)이다. 세 자녀를 둔 승무원도 18명(5%)이나 된다. 프랑스 아이는 엄마가 아닌 온 나라가 함께 키운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육아와 비행을 함께 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듣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세 자녀를 둔 ‘슈퍼맘’ 승무원 5명(이영진 사무장, 김소라·박성미·권진영·최송아 부사무장)을 만났다. 이들의 솔직담백한 ‘수다’를 대담 형식으로 풀어 본다. →자녀 셋을 낳고 회사로 돌아올 때 망설임은 없었나. -권진영(이하 권) 아이 셋을 낳고 6년을 쉬다가 지난달 복직했다. 100% 복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돌아왔다. -김소라(이하 김) 복직할 때 자신감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회사에 돌아와 보니 ‘애국자’ 대접을 해 주더라. “나라를 위해 좋은 일 했다”고 독려해 줘서 걱정을 덜었다. -이영진(이하 이) 셋째를 낳고 지난해 10월 복직했다. 20년 비행하면서 단 한 번도 그만두겠다고 생각한 적 없다. 복직 후 교육을 받고 있는데 회장님(박삼구 회장)이 잠깐 나와 보라고 하더니 안아 주시더라. 진짜 고생 많았다고. 앞으로도 엄마로서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최송아(이하 최) 회장님이 자녀 세 명까지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단언했다. 사장님도 아니고 회장님이 말씀하셨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나. →그래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을 텐데. -이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아플 때 옆에 같이 있어 주질 못하니. 하지만 이것 말고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회사를 그만둔 뒤 평범한 주부가 된 내 모습을 받아들이기도 어려웠고. -최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 회사에서 “힘들면 그만둬라”가 아니라 “이 순간만 넘기자”고 했다. 지금 그만두면 후회한다고. 조금만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가족 같은 분위기라 가능했던 것 같다. -권 선배가 한번은 “힘든 게 10이라면 얻을 수 있는 건 100”이라고 말했다. 일하면서 좋은 점도 많기 때문에 참고 견딜 수 있었다. -김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고 믿는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아이들과 매일 집에 함께 있으면서 느낀 것은 옆에 같이 있어 준다고 100% 좋은 엄마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절대적인 시간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얼마만큼 사랑을 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복직하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마음이 더 커졌다. →장거리 비행을 나가면 아이는 누가 돌보나. -최 24시간 상주하는 아주머니가 계신다. 중간에 잠깐 헤어지기도 했지만 벌써 10년째 같은 ‘이모님’이 아이들을 봐 주신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계셔서 그런지 아이들에게는 ‘엄마’ 같은 존재다. -김 셋째 낳고 아이 돌봐 주실 분을 찾을 때 어려움이 많았다. 다들 애가 셋이라고 하니 거절하더라. 그때 처음으로 사직 생각을 했다. 다행히 예전에 돌봐 주시던 분이 오신다고 해서 위기를 넘겼다. -박성미(이하 박) 진짜 이모가 돌봐 준다. 아직 결혼을 안 한 여동생이 “조카들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도움을 받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 경력도 있어 우리 집 최고 ‘실세’로 통한다(웃음). -권 남편이 해외에 파견 나가 있어 친정 부모님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셨다. 비행 일정상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막내 아이는 부모님이 데리고 주무신다. →휴직 제도가 궁금하다. -이 임신 사실을 아는 순간부터 휴직이 가능하다. 출산 전이라도 비행을 하면 몸에 안 좋을 수 있어 회사에서 산전휴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산전휴가부터 육아휴직 기간까지 최장 2년을 쉴 수 있는데, 모두 쓰지 않고 중간에 복직한 뒤 남은 기간을 쪼개서 사용한다. 이를테면 아이가 유치원에 가면 적응 기간이 필요한데 이때 유용하게 쓴다. →육아휴직은 만 8세 이하 자녀에게만 쓸 수 있어 학부모가 되면 상황이 다를 텐데. -이 쌍둥이가 초등학교에 갈 때 셋째가 태어났다. 그래서 1년 동안 학부모 생활을 맘껏 해봤는데 직장맘이 전혀 소외감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이 혹시 소외될까 봐 다른 엄마들에게 ‘우리 아이 좀 끼워 달라’ ‘무슨 일 있으면 연락 달라’고 하는데 아이들은 생각보다 씩씩하다. 엄마가 너무 잘해 주려고 하면 아이들에게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 -박 같이 있어 줄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크긴 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이들이 엄마가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을 자랑스러워한다는 점이다. 학교에 가서도 친구들한테 “우리 엄마는 승무원이야”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고 하더라. →승무원으로서 장점은. -권 고된 비행을 마친 뒤 쉴 수 있는 날이 한 달에 열흘은 된다. 새벽에 귀국하거나 밤늦게 비행이 있을 때도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결혼 전에는, 아이를 갖기 전에는 몰랐던 소중한 시간이다. -박 외국에 나가면 자유시간을 가진다. 쉬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큰 힘이 된다. -김 일부러 휴가 내지 않고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계속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남편의 역할은. -이 셋째를 낳기로 결심한 것도 남편의 외조 때문에 가능했다. 요리도 나보다 잘하고, 주말에 비행 나가면 혼자서 셋을 돌본다. 남편이 “나를 인터뷰해야 되는 게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다. -박 남편과 약속을 했다. 주말 중 하루는 온전히 남편이 아이들을 돌보고, 대신 남은 하루는 운동을 하든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최 무엇보다 내 일에 대한 남편의 이해가 중요하다. 와이프가 승무원 생활 하는 것을 좋아하면 마음에서 우러나와 육아에도 적극 동참하지 않을까. →세 자녀 어머니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외모다. -박 자녀가 한 명이면 열 시간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을 때 셋이면 그 이상 시간이 들어간다. 집에서 편히 쉴 시간이 없다. 계속 집안일을 하다 보니 살이 안 찌는 것 같다. -김 주전부리를 일절 안 한다. 과자도 안 먹고 야식도 끊었다. -최 회사에 복직할 때 뚱뚱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후배들이 얼마나 많은데. 유니폼이 안 맞는 것도 스트레스가 되고. 복직 3개월 전부터는 식이조절을 한다. 단, 보약은 안 먹는다. (이구동성으로) 살찔까 봐.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MS 새 인공지능 ‘캡션봇’에 박 대통령 사진 넣어보니…

    MS 새 인공지능 ‘캡션봇’에 박 대통령 사진 넣어보니…

    세계적인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공개한 인공지능(AI) '캡션봇'(CaptionBot)이 또다시 네티즌 사이에 웃음거리가 되고있다. 최근 미국 CNN 등 외신은 MS의 캡션봇(www.captionbot.ai)이 네티즌이 올린 사진을 보고 무엇인지 자막을 달아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캡션봇은 올려진 사진을 보고 나름대로 분석해 설명해주는 AI다. 지난달 인종차별 '막말'로 서비스를 중지한 MS의 '채팅봇' 테이의 후배인 셈.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올리면 '확신할 수 없지만 한 여성이 랩탑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99% 박근혜라고 확신한다'고 적혀있다.(I am not really confident, but I think it‘s a woman sitting at a table using a laptop computer and she seems. I am 99% sure that’s Park Geun-hye)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인지 설명되지는 않았으나 유명인사 얼굴만큼은 캡션봇이 정확히 인식해 놀라움을 준다. 마찬가지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진 역시 일부 인식한다. 또한 캡션봇은 인물의 행동이나 배경 등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지만 아직까지는 맞추는 것보다 틀리는 것이 많다. 이 때문에 SNS에는 캡션봇을 가지고 노는 이른바 '캡션봇 놀이'가 한창이다. 유명인사나 장면 등을 올려 그 답을 물어보는 것. 대표적으로 인류 최초의 달 착륙사진에 대해 캡션봇은 '지저분한 땅 위에 서있는 한 남자'라고 표현해 웃음을 준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의 포옹사진은 한 남자가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것으로 나온다.(I am not really confident, but I think it‘s a man talking on a cell phone and he seems) 한마디로 영부인 미셸이 졸지에 휴대전화가 된 셈이다. CNN등 외신은 "정확히 촬영된 정치인 등 유명인사 사진은 캡션봇이 대체로 잘 분간한다"면서 "히틀러 등 독재자의 얼굴은 아예 무시하도록 프로그래밍 돼 테이가 일으킨 논란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원조 친노들의 귀환… 더민주 권력구도 재편 재촉하나

    원조 친노들의 귀환… 더민주 권력구도 재편 재촉하나

    김태년 등도 수도권서 생환 성공… 일부선 親盧 안 드러내고도 돌풍 4·13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내 ‘부산 친노(친노무현) 그룹’의 원내 입성이 눈에 띈다. 여권 텃밭인 영남에서 원조 친노 인사들이 다수 당선되며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가능성을 보인 반면 친노 그룹을 둘러싼 야권 내 논란이 20대 국회에서도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더민주는 이번에 부산에서 5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 중 친노로 분류되는 인사는 최인호(사하갑), 박재호(남을), 전재수(북구강서구갑) 당선자 등 3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 북강서 출마 당시 조직업무를 담당한 최 당선자는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직속 후배로 부산대 출신 친노 그룹의 핵심 인사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혁신위원으로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의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 당선자와 전 당선자는 각각 참여정부 시절 정무비서관과 국정상황실 행정관 등을 지냈다. 원조 친노그룹의 맏형 격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정상황실장 시절 이 부산 친노 인사들 다수가 청와대에 입성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김해을) 후보가 당선돼 영남에 ‘친노벨트’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충청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인 김종민(논산·금산·계룡) 당선자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은 수차례 낙선되며 지역주의의 한계에 부딪혔지만, 지역밀착형 행보로 10년 넘게 표심을 다져 왔다. 일부는 이번 총선에서 문 전 대표의 지원 유세를 받지 않는 등 친노라는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기도 했고, 결국 야권의 돌풍을 등에 업고 당선에 성공했다. 여기에 수도권 친노 그룹도 생환에 대부분 성공했다. 김태년(성남 수정구), 홍영표(인천 부평을), 김경협(부천 원미갑), 박남춘(인천 남동갑), 전해철(안산 상록갑), 황희(서울 양천갑) 당선자 등은 대표적인 수도권 친노·친문(친문재인) 인사로 분류된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당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주류 의원 상당수를 컷오프(공천 배제)하며 당의 친노·운동권 색깔 지우기가 시도됐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고 보니 친노·친문 인사들이 약진한 결과가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 대표도 선거 막판 “110석은 넘으니 염려하지 말라”는 말을 주변에 반복하며 승기를 잡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당 텃밭에서의 선전은 당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조 그룹까지 합류한 친노·친문 인사들이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영향력을 키워 갈 경우 당내 권력구도 재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당선된 친노 인사들이 모두 강성인 것은 아니지만, 수도권 친노 인사들보다 먼저 노 전 대통령과 함께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격전지 당선자]정동영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정권교체 이룩하라는 것”

    [격전지 당선자]정동영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정권교체 이룩하라는 것”

    “정통 야당을 재건해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룩하겠습니다.” 정동영(62)이 20대 총선 전주병에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17대 대선에서 패한 이후 고난의 길을 걸어온 정 당선자는 “상처 입고 넘어진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일을 좀 더 하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인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한때 정치적 동지였던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후보를 꺾은 그는 “전주를 세계적인 관광경제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통 크게 추진하겠다”며 앞으로의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특히 “전북의 자존심을 회복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전북정치를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전북의 맹주’로 정치적 영향력을 넓혀 나갈 것을 다짐한 것이다. 야권 통합과 연대에 나서겠다는 뜻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호남정신을 계승하고 국민의 삶에 뿌리내린 진정한 야당, 정통 야당을 재건하겠다”며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 주류의 ‘호남 책임론’을 부각시키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었다. 또 “큰 인물을 만들어야 한다”, “정동영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 “일어서서 달리고 싶습니다”며 지지를 호소해 유권자를 사로잡았다. 그는 대선에서 패했다는 멍에 탓에 두 번이나 전국 최고 득표로 지원해준 ‘정치적 고향’ 전주로 돌아오지 못했다. 18대 총선에서는 동작을에 출마했다 정몽준 의원에게 패했다. 지난해 4월에 관악을 재보선 출마해 낙선했다. 이후 그는 고향인 순창에서 씨감자농사를 지으며 칩거하다가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철수 대표와 손을 잡고 전주병에 출마했다. 전주병은 ‘정치적 생존’이 걸린 정 후보와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 관계인 김성주 후보와 대결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지역구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똑똑하지 인맥 넓지 경험 많지… ‘公’ 들이는 대기업

    똑똑하지 인맥 넓지 경험 많지… ‘公’ 들이는 대기업

    경험·노하우 기업체에 접목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이 정부 부처의 ‘엘리트’ 공무원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주요 부처 공무원이 타깃이다. 영입 대상도 국장급 이상에서 과장, 서기관, 사무관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일 잘하는 ‘똑똑한’ 공무원을 뽑아 그들의 경험·노하우를 기업체에 접목하겠다는 의도다. 1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3년부터 11일 현재까지 삼성그룹이 영입한 공무원 수만 79명에 달한다. 그룹의 ‘맏형’답게 삼성전자는 14명을 영입했다. 검사, 대사, 육군 사단장을 비롯해 기재부 과장도 포함됐다. 다음달 김이태(행시 36회) 전 기재부 국장이 출근하면 한 명 더 늘어난다. 삼성은 필요하다면 초급 간부인 사무관도 데려온다. 지난해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는 금융위 사무관 출신을 각각 부장급으로 영입했다. SK와 두산도 공무원 영입으로 재미를 본 기업이다. SK의 대표적 관가 출신 임원은 차진석(행시 29회)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부사장)과 박영춘(행시 31회) SK CR(대관)팀장(전무급)이다. 차 부사장은 재경부, 박 전무는 금융위 출신이다. 둘 다 서울대 경제학부 82학번이다. 대학 동문으로 최상목 기재부 제1차관 등이 있다. 두산은 정지택(행시 17회)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시작으로 기재부 출신인 문홍성(행시 31회) DLI(두산리더십기구) 사장과 박주언(행시 46회) ㈜두산 상무를 영입했다. 기재부 내에서도 일 잘하기로 소문난 박 상무는 박용만 전 두산 회장이 직접 데려왔다는 후문이다. 현재 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한다. 두산중공업은 산업부 공무원(3급)을 전무로 영입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신의 능력을 이곳저곳에서 자유롭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인재들이 민간 기업을 택하고 있다”면서 “국제금융국 출신은 해외 경험이 많고 사고가 유연해 기업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의 기업행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5급 이상 공직자 대부분이 소위 ‘행정고시’를 통해 선발돼 선후배 관계로 묶이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환경 때문에 기업으로 옮겨 간 공무원들이 회사 로비스트 역할을 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민간 기업으로 옮긴 한 공무원은 “관에서 왔다는 이유로 ‘대관’ 업무만을 요구한다”면서 “다양한 기회를 얻으려고 왔는데 현실은 달랐다”고 말했다. 실적 압박에 시달려 2~3년을 못 버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등 일부 기업의 성과 중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낙오되는 것이다. ‘민간행’을 결심했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취업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3년간 삼성으로 이직하려던 5명이 취업제한 명령을 받았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세상을 밝히는 사람들] 교직의 길 함께 걷는 시각장애인 정의석·정회진 남매

    [세상을 밝히는 사람들] 교직의 길 함께 걷는 시각장애인 정의석·정회진 남매

    “시각장애인 남매가 나란히 선생님이 됐다고 하면 많은 분이 놀라워하며 격려해 주십니다. 하지만 우리 제자들이 사회에 나갈 때쯤에는 이런 일들이 대단한 게 아니라 아주 당연한 일로 인식되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정의석(36)·정회진(31·여)씨 남매는 둘 다 장애인 교사다. 의석씨는 올해 10년차인 ‘베테랑’, 회진씨는 올해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다. 두 사람은 똑같이 생후 100일 무렵 원인 불명의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다. 현재 의석씨는 모교인 서울 강북구 한빛맹학교에서 중등부 영어 과목과 시각장애인의 안마 등 자격증 취득 과정 담당 교사를 맡고 있다. 회진씨는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경기 성남 성은학교에서 진로·직업교육을 하는 전공과 교사로 일하고 있다. 회진씨가 교직에 처음 매력을 느낀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당시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올린 연극 ‘헬렌 켈러’에서 주인공 헬렌 켈러 역을 맡았다. 그러나 회진씨는 “사실 스승인 설리번 선생님 역이 더 탐났다”고 말했다.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제자의 능력을 끌어내는 모습에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의석씨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는 데다 평소 친구들에게 뭔가를 알려 주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자연스럽게 교사를 천직으로 삼게 됐다”고 밝혔다. 정씨 남매에게 ‘설리번 선생님’은 어머니인 김경숙(59)씨였다. 김씨는 자신이 먼저 점자를 배운 뒤 일반 책을 점자로 옮겨 자식들에게 읽혔다. 동화책부터 문제집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의석씨는 “어머니의 의지와 성실함을 보면서 내가 먼저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회진씨는 대학(대구대 특수교육학과) 졸업 뒤 4년간 텔레마케터 등을 하며 방황한 적도 있었다. 장애의 종류가 다른 제자들에게 자신이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임용고시의 좁은 문을 통과한 뒤 처음 학교로 출근한 날 한 학생은 회진씨에게 “(시각장애인이라) 불쌍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진씨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불쌍하지 않다는 걸 알려 주는 게 나의 숙제”라고 미소를 지었다. 정작 시각장애인 교사들의 발목을 잡는 건 행정 업무다. 시각 자료를 준비하거나 문서 작업을 할 때 보조기기나 지원 인력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꿈을 계속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아쉽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남매는 학생들에게서 다시 힘을 얻는다. 이들은 “결국 학생들은 교사에게 있어 삶을 함께 걷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 배웠던 선생님들과 이제는 선후배로 마음을 나누고, 또 저의 제자들이 자라 인생의 동료가 되는 걸 바라보는 게 무엇보다 뿌듯합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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