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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돈만 빼고 팍팍 올랐네… 배우자 몰래 비자금 어때

    용돈만 빼고 팍팍 올랐네… 배우자 몰래 비자금 어때

    “물가는 급등하는데 한 달 용돈은 30만원으로 제자리여서 매달 보릿고개다.” 시중은행의 A팀장(40대)은 17일 “명색이 은행원인데 아내가 경제권을 주기는커녕 용돈도 매년 동결”이라면서 이같이 푸념했다. 결혼 10년차인 A팀장의 용돈은 신혼 때랑 같다. 최근 직장인 사이에서 ‘용돈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화두다. 연봉이 오르고 물가도 뛰는데 배우자에게 받는 용돈은 한 달 30만원선을 넘지 못해서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이 612만원으로 최상위권인 금융·보험업계 근로자조차 용돈 부족에 시달리는 게 다반사다. 용돈 30만원은 한 달에 22일 일한다고 치면 하루 1만 3636원꼴이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직장인 B씨가 시내버스로 출근해 점심에 김치찌개를 먹고 아메리카노를 마신 뒤 저녁에 버스로 퇴근하면 1만 4400원을 쓴다. 이 같은 ‘직장인 필수물가’(출퇴근 대중교통비+점심값+커피값)는 각각 20·10년 전인 1999년(8000원), 2009년(1만 1200원)보다 80.0%, 28.5% 올랐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는 4500원이 더 든다. 저녁에 후배들에게 삼겹살 4인분에 소주 1병, 맥주 3병만 사도 6만 8000원이다. 결국 용돈이 부족해 수당이나 상여금을 빼돌려 비상금을 만드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배우자에게 들키지 않게 비상금을 숨기는 방법이 최고의 재테크다. 책이나 책상 서랍에 돈을 숨기는 수법은 구닥다리다. 최근 대세는 배우자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는다는 ‘스텔스 통장’이다. 일반적으로 인터넷·모바일뱅킹이 보편화돼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면 모든 계좌가 뜬다. 배우자가 언제든 클릭 한 번으로 비상금 계좌를 탈탈 털 수 있다. 그러나 스텔스 통장은 이런 불상사를 막아 준다. 스텔스 통장의 원조는 은행 창구에서 본인만 조회·거래가 가능한 오프라인 전용 보안통장이다. 신한은행의 ‘빗장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의 ‘예금계좌 지킴이 서비스’와 IBK기업은행의 ‘계좌 안심 서비스’, 우리은행의 ‘시크릿 뱅킹 서비스’ 등은 계좌관리 지점 한 곳에서만 조회·거래를 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의 ‘세이프 어카운트 서비스’는 계좌 관리 지점장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오프라인 통장은 철통 보안을 자랑하지만 창구 거래만 가능해 불편하다. 그래서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IBK기업은행의 ‘보안계좌’와 국민은행의 ‘전자금융거래 제한 계좌’ 등 인터넷·모바일·텔레뱅킹 등은 차단하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이용할 수 있는 통장도 나왔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을 못해서 불편하다면 신한은행의 ‘계좌 감추기 서비스’와 우리은행의 ‘계좌 숨기기 서비스’, 농협의 ‘나만의 계좌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온라인 계좌이체 등을 하고 싶을 때마다 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 서비스를 해제하고 거래를 마친 뒤 다시 신청하면 된다.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있지만 스텔스 통장 이용 고객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의 보안계좌(5만 2100명)와 계좌 감추기(1만 7800명), 빗장 서비스(1만 700명)는 총 8만 600명이 이용 중이다. NH농협은행의 나만의 계좌(5만 2510명)와 보안계좌(1만 5567명) 이용자도 6만 8077명에 이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을 통틀어 스텔스 통장 보유자가 40만명을 넘을 것”이라면서 “요즘에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고객도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핀테크(금융+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방법도 나오고 있다. 한 은행원은 “요즘 인터넷은행이 활성화됐는데 인터넷은행에 계좌를 만들어서 쓰다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스마트폰에서 앱을 지우면 된다”면서 “나중에 필요할 때 앱을 깔아서 쓰면 그만이다. 다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금융거래 내역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해투4’ 유선 “황정민, 인생의 구세주” 이유 들어보니..

    ‘해투4’ 유선 “황정민, 인생의 구세주” 이유 들어보니..

    ‘해투4’ 유선이 배우 황정민에 대해 ‘인생의 구세주’라고 밝혔다. KBS 2TV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의 오는 18일 방송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현실 모녀 케미를 뿜어내는 김해숙-유선-김소연-김하경과 ‘스페셜 MC’ SF9 로운이 출연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유선이 황정민과 특별한 인연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유선은 “황정민과는 같은 연극단 선후배 사이”라면서 “내 인생의 구세주”라고 말해 궁금증을 더욱 높였다. 유선은 “황정민이 내 결혼식의 축가를 위해 반주자까지 직접 섭외하고, 지방까지 내려가서 축가 연습을 했다”고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뿐만 아니라 유선은 산후우울증이 있었음을 고백하며 “황정민과 슬럼프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며칠 후에 영화 ‘히말라야’에서 특별 출연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에 전현무는 “친오빠도 그렇게 안 해준다. 역대급 미담이다”라며 쌍엄지를 치켜 올렸다는 후문이어서, 유선이 공개할 황정민 미담 풀스토리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유선은 조윤희-김소연과 절친이라며 꽁꽁 숨겨왔던 미공개 에피소드를 몽땅 털어놔 웃음을 폭발시켰다. 이처럼 유선의 전천후 활약이 고스란히 담길 ‘해피투게더4’ 본 방송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한편, KBS2 ‘해투4’는 오는 18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내의 맛’ 김상혁 결혼식, 클릭비 완전체 무대

    ‘아내의 맛’ 김상혁 결혼식, 클릭비 완전체 무대

    그룹 클릭비 출신 김상혁과 쇼핑몰 CEO가 송다예가 결혼했다. 16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아내의 맛’에서는 최근 웨딩마치를 울린 김상혁, 송다예의 결혼식 현장이 공개됐다. 결혼식 당일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던 김상혁은 “결혼 어떻게 하는 거냐”라고 묻더니 “기분이 묘하다. 울렁거린다”며 긴장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이거 촬영 아니냐. 진짜로 결혼하는 거지”라며 연신 미묘한 기분을 표현했다. 이어 새 신부 송다예가 모습을 드러냈다. 눈부신 송다예의 모습에 스튜디오 패널들은 “연예인 해도 되겠다”라며 크게 감탄했다. 김상혁 또한 “너무 예쁘다”라며 “너를 보니까 결혼이라는 게 확 와닿는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뒤이어 결혼식장에 도착한 두 사람.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 송다예와 달리 김상혁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기세였다. 그러나 이도 잠시, 김상혁은 수많은 하객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축가를 부르기로 한 클릭비 멤버 노민혁, 우연석, 김태형, 하현곤 등도 신부 대기실에 나타났고, 90년대 스타들이 총출동해 김상혁의 결혼을 축하했다. 실제 이날 방문한 김상혁의 하객만 700여명이었다. 송다예는 대기실에 방문한 어머니를 바라보며 눈물을 쏟았다. 이를 보던 김상혁은 VCR을 보며 “전혀 몰랐다”라며 미안해했다. 마침내 화려한 본식이 시작됐다. 김상혁은 화촉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는 양가 어머님들을 보며 울컥했고, 눈물을 말리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신부 송다예의 버진 로드 입장을 보던 하객들도 감동을 느꼈다. 눈물로 가득한 결혼식이 될 뻔 했으나, 송다예의 머리 장식이 웃음 폭탄을 선사했다. 무거운 머리 장식 탓에 송다예의 머리가 연신 휘청거렸던 것. 이 광경을 보며 신랑 김상혁을 비롯해 하객들은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김상혁은 송다예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서약을 읽어 내린 뒤 오종혁, 유호석 등 클릭비 원년 멤버들과 ‘드리밍’을 열창했다. 그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다예야 사랑한다”라며 애정을 가득 드러냈다. 특히 김상혁은 클릭비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며 “콘서트나 작은 팬미팅을 준비 중이다”라고 예고해 팬들을 설레게 했다.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인 홍현희도 축시를 준비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패러디한 홍현희의 진심 어린 편지는 웃음과 감동을 함께 안겼다. 김상혁과 송다예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퇴장하며 다시 한번 영원한 행복을 다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문희옥, 후배 협박 논란 후 첫 방송 출연 “이제는 믿어주실까”[종합]

    문희옥, 후배 협박 논란 후 첫 방송 출연 “이제는 믿어주실까”[종합]

    가수 문희옥이 2년 전 후배 가수 A씨와의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17일 방송된 채널A ‘행복한 아침’에는 문희옥이 출연했다. 이는 2년 전 후배에게 사기·협박으로 고소당했던 사건 이후 첫 방송 출연이다. MC 이재용은 “그동안 아무런 입장을 안 내놓으셨던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문희옥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지금 이야기하면 믿어주실지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지난 2017년 문희옥과 소속사 대표 B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문희옥이 B씨가 자신을 추행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했고, 오히려 협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문희옥은 “당시에는 저는 침묵을 선택했다. 침묵하지 않고 말을 내뱉으면 해명이 돼 살 수는 있겠지만, 반대의 사람은 내가 사는 대신에 다치고 곤란한 상황이 될 것 같았다. 조용히 있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문희옥은 “방송에서 저를 많이 공격했다. 입술이 까맣게 변하고 얼굴은 하얘지고, 천식 환자처럼 숨을 못 쉴 만큼 실신할 정도로 놀랐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내가 충분히 무혐의라는 걸 자신했고,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있었다. 결과에 순응하자. 시간을 많이 갖는 게 필요했었다”고 덧붙였다. 문희옥은 A씨에 대해 “제자이자 후배였다. 그 친구가 영특해서 내 가르침에 잘 따라와 줬다”라며 “같이 공격하지를 못 하겠더라. 그 친구가 노래를 정말 잘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이 여전히 A씨가 누구지 모르지 않나. 내가 해명 자료를 내다보면 그 친구의 신상이 드러나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7년 11월 가수 A씨가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문희옥과 그의 매니저이자 기획사 대표인 B씨를 각각 사기 협박 혐의, 사기·성추행 혐의 등으로 형사고소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문희옥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분쟁을 피했고, 1심, 2심에서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공동체 파괴의 유령인 폐교

    [최만진의 도시탐구] 공동체 파괴의 유령인 폐교

    미국의 도시계획가 클래런스 페리는 산업화로 삭막해진 도시를 치유할 이론을 내놓는다. ‘근린주구론’으로 거주자의 문화적 일상과 사회적 생활을 담보하는 이상적인 주택지 및 지역사회 제시다. 무엇보다도 공동체 상실 회복과 삶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데에 방점을 두었다. 핵심적 요소는 ‘초등학교’이다. 주거지 규모는 초등학교 하나를 운영할 만한 인구 5000명 정도로, 어린이가 도보로 통학하는 정도로 제안했다. 단지 내부로 통과하는 교통은 허용하지 않아 자동차 사고와 공해를 최소화했다. 또한 자족할 최소한의 근린상업시설과 생활 쾌적성을 위한 소공원과 위락공간을 설치한다. 학교 중심의 커뮤니티 형성으로 동질감과 사회성을 갖는 이 아이디어는 세계적인 호응을 얻었고 한국의 많은 아파트단지 계획도 이를 따랐다. 특히 학교 동문관계가 중요한 우리 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도시이론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부산시의 한 초등학교 졸업식이 울음바다가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졸업식은 정든 선생님과 교정 그리고 후배들을 떠나는 것이기에 슬퍼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들이 매우 상심한 얼굴로 통곡하다시피 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번이 이 학교의 마지막 졸업식 행사였던 것이다. 점점 줄어드는 학생 때문에 더이상 학교를 유지할 수 없어 몇 명이 채 안 되는 졸업반 학생들을 내보낸 후 남은 50여명의 학생들은 전학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더 주목되는 점은 그간 농촌지역에만 나타난 폐교 현상이 광역시는 물론이고 심지어 서울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미 작년에 은혜초등학교가 폐교를 결정해 충격을 주었다. 올해도 서울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2곳이 폐교하기로 됐 있고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될 것으로 보여 우리 사회 전체의 현상과 문제로 자리잡게 됐다. 사실 그동안의 출산율 저하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결과로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것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수천 개의 학교가 문을 닫았고 400개 이상의 폐교가 방치되는 상황에서 아직도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굳이 페리의 이론을 말하지 않더라도 학교, 특히 초등학교는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우정과 사회성을 키워 나가는 요람임에 의심할 나위가 없다.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것은 곧 그 지역사회의 존폐 자체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신호이다. 심각해지는 저출산으로 인해 폐교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주거지와 공동체의 황폐화를 저지할 방안은 마련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건물과 부지의 재사용 및 활용을 위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예산과 법적 근거도 만들어 나가야 할 때이다. 또한 이는 단지 학교를 관리하는 교육 관계 기관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정부 모두가 함께 나서서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어쩌면 학교 재생을 통한 공동체의 회복은 한국 사회의 지속성과 삶의 동질성 및 쾌적성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 ‘성인지 감수성 결여’ 재판한 부부 자살 사건, 대법 유죄 확정

    ‘성인지 감수성 결여’ 재판한 부부 자살 사건, 대법 유죄 확정

    ‘강간 무죄’ 선고에 동반 극단 선택한 지 1년 만에1심 재판부의 강간 무죄 판결에 대해 대법원 ‘성인지 감수성 결여’를 이유로 파기 환송한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1심의 강간 무죄 선고 이후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부부가 동반 자살한 지 1년 만에 나온 선고다. 이 남성(39)은 1·2심에서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으나, 대법원이 ‘성(性)인지 감수성’ 결여 등을 들어 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다시 열린 2심에서 강간 혐의도 유죄로 인정돼 형량이 늘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씨는 2017년 4월 충남 계룡시 한 모텔에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 등도 받았다. 1, 2심은 박씨의 폭행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강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징역 1년6월,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협박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을 각 선고했다. 1심은 당시 모텔 주차장 폐쇄회로(CC)TV에 박씨와 함께 찍힌 피해자 모습이 ‘강간 피해자 모습이라기엔 지나치게 자연스럽다’ ‘피고인 담배를 피우고 가정문제에 대해 대화도 나눴다는 피해자 진술 역시 강간 당한 직후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등 ‘피해자다움’을 문제삼아 박씨의 강간 혐의를 무죄로 인정했다. 2심도 “피해자의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져 간음에 이른 것인지 의문”이라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강간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은 일관될뿐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라며 “해당 진술 신빙성을 배척한 원심은 성폭행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성폭행 사건 심리를 할 때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것이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 성정이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오히려 박씨 진술에 대해 “일관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경험칙상 납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시 열린 2심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유·무죄 부분을 다시 판단해 박씨의 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4년 6월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을 선고했다. 2심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박씨 주장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두번째 재판에서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한편 피해자 부부는 1심이 박씨에게 ‘강간 무죄’를 선고하자 지난해 3월 전북 무주 한 캠핑장에서 ‘죽어서라도 복수하겠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함께 목숨을 끊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영상] 세월호참사 5주기, 4·16 그날의 기억

    [영상] 세월호참사 5주기, 4·16 그날의 기억

    지난 12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비극의 아픔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전라남도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차로 다섯 시간 반을 넘게 달려 늦은 아침에 도착한 팽목항. 참사 이후 실종자 구조와 사고 수습, 의료지원을 위해 진도군민 뿐 아니라 전국에서 한 걸음에 달려온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땀이 가득했던 이곳엔 쓸쓸한 적막한 기운만이 맴돌았다.팽목항에서 출발해 조도와 관매도를 운행하는 새섬두레호를 기다리는 여행객과 주민들만 간간이 눈에 띠었다. 배를 기다리며 힘든 시간을 쪼개 가족과 함께 팽목항을 찾아온 박근태(37·동대문)씨는 “딸이 태어난 때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해였다.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 사건만 아니었면 이곳은 정말 아름답고 좋은 곳인데, 너무나 안타깝다. 그래도 직접 오니깐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다”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모든 궁금증이 해소될 만큼 밝혀진 건 없는 거 같다. 유가족 분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이 되겠냐만은 그래도 그분들 제발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심인숙(39·동대문)씨도 “세월호를 추모하는 일이 무시받거나, ‘아직까지 사람들이 왜 저렇게 오버하지’ 라는 식의 시선들이 없어지길 바라며, 정말 마음 놓고 다 같이 진심으로 슬퍼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슬퍼하는 시선조차도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했다.세월호 참사 유가족 중 유일하게 팽목항에 남아 묵묵히 이곳을 지키고 있는 단원고 학생 故 고우재(당시 18세) 아버지 고영환씨. 세월호 참사 후 2014년 10월 말 경기도 안산에서 팽목항으로 내려온 고씨는 지난해 9월 철거된 팽목항 분향소 자리에 임시로 설치된 ‘세월호 기억관’ 옆 컨테이너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5년째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기억공간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고씨는 “이곳 팽목항에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목표다. 그 뒤의 일은 아직 생각 해본 적 없다”며 “국가는 우리 가족을 포함한 모든 피해자 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나는 아들에게 한 약속만은 꼭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또한 “아들이 천국에선 선배고 난 후배다. 천국에 올라가면 아들에게 살면서 못한 거 속죄할거다. 앞으로도 많이 노력할테니깐 하늘에서라도 지금의 아빠 모습을 많이 지켜봐주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이곳을 찾은 장완익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관련 진상을 최대한 밝힐 수 있는 것만이 피해자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라며 “진상이 밝혀져야지만 안전한 사회, 안전한 나라 그리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nasturu@seoul.co.kr
  • [씨줄날줄] 타이거 우즈에 열광하는 이유/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타이거 우즈에 열광하는 이유/이종락 논설위원

    타이거 우즈가 15일 새벽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다섯 번째 우승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그와 관련한 기사와 자료, 동영상 등이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그중에서도 나이키 광고에 등장한 우즈의 세 살 적 다짐이 눈길을 끈다. 그는 ‘골프 신동’으로 소개된 이 동영상에서 “나는 잭 니클라우스를 꺾을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1978년 화면이지만, 이 어린이의 다짐은 무려 41년이 지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메이저대회 우승을 15차례로 늘린 우즈는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추격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79세인 니클라우스도 이날 “우즈가 나를 세게 압박하고 있다”며 후배의 도전을 달가워했다. 우즈는 PGA 투어 통산 우승도 81승으로 늘려 샘 스니드가 가진 최다 우승(82승)에 단 1승을 남겼다. 우즈의 귀환은 단지 골프의 기록을 바꿔 치운다는 의미 이상이다. 끝모르게 추락하는 듯했던 한 인간의 감동적인 재기 스토리다. 우즈는 2009년 11월 ‘섹스 스캔들’이 터지면서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한순간 ‘변태 성욕자’로 추락했고, 이듬해 결혼 생활도 파탄을 맞았다. 2008년 무릎 수술을 받았던 우즈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네 번이나 수술대 위에 누웠다.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2017년에는 집 근처에서 자동차 운전석에 약물에 취해 잠들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모두 “우즈는 끝났다”고 했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683주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한 우즈는 2년 전에는 1199위로 떨어졌다. 그런 우즈가 골퍼로서 환갑 나이인 43세 3개월에 다시 마스터스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세파에 휘둘리며 좌절하는 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우즈의 재기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줬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타이거 우즈는 아들 찰리, 딸 샘, 어머니 쿨디다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모든 사람이 그를 손가락질하던 시절에도 가족이 그를 지탱해 준 힘이었을 것이다. 그는 우승 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과 인터뷰 등에서 “1997년 처음 우승했을 때는 아버지가 그 자리에 있었다. 올해는 아이들이 축복해 줬다”며 감격했다. 이어 “내가 골프에 복귀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골프가 나에게 부상을 안겨 줬다는 것밖에 알지 못했다”면서 “이제 아이들도 나에게 골프가 어떤 의미인지 안다. 아버지다운 모습을 보인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골프 황제’로 컴백한 것보다 아들과 딸에게 떳떳한 가장으로 돌아온 것이 더욱 자랑스럽다는 우즈의 말은 자식들에게 늘 당당하고 싶은 세상 아빠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jrlee@seoul.co.kr
  • “2030 여성들이여, 함께 힘 키울 우먼소셜클럽 구축하라”

    “2030 여성들이여, 함께 힘 키울 우먼소셜클럽 구축하라”

    여자라는 이유로 인사 불이익 겪으며 대기업 카피라이터 10년차에 사표 내 2017년 여성들과 고민 나눌 카페 오픈 페미니즘 눈뜨는 과정 솔직하게 그려“관성적으로 때가 되면 결혼을 하고, 결혼했으니까 아이를 낳고…. 이런 것 자체에 여자들이 의문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은 개인이 저항할 수 없는 구속력과 강제력을 가진 제도에요. 거기에 휩쓸려 들어가게 되면 아무리 강성 페미니스트도 ‘나만 혼자 초인처럼 나만의 길을 가겠다’가 안 되거든요.” ‘언니 페미니스트’ 김진아(44) 울프소셜클럽 대표는 최근 에세이집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바다출판사)를 출간했다. 남들 따라 결혼했다 2년 만에 이혼하고, 퇴사 후 의지가지할 곳 없는 자영업자, 프리랜서가 되면서 페미니즘에 눈뜨게 되는 과정을 솔직하게 그린 책이다. 대기업 광고대행사의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였던 김 대표는 2010년, 회사 생활 10년차에 사표를 냈다. 최연소 팀장 자리에 오르며 승승장구했지만, 스스로가 전임 여자 팀장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며, 경영진이 마음 놓고 부릴 ‘새로운 하녀’가 아니었음이 드러나 인사 불이익을 당하자 내린 결정이었다. 이후 경리단길에 차린 LP바는 젠트리피케이션 직격탄을 맞고, 광고업계 불황으로 가끔 들어오던 일거리도 끊겼다. “경력이 많으니까 몸값이 무겁고, 자리가 안 나더라고요. 이런 상황이 나만의 얘기가 아닐텐데, 다른 여자분들하고 터놓고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2017년 3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카페 ‘울프소셜클럽’을 열었다. 울프소셜클럽은 여성들이 모여 여러 사회 이슈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다양한 분야의 여성 프리랜서들이 만나 서로의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페미니즘 공간으로 기능한다. 김 대표는 그해 우리나라 ‘펨버타이징’(페미니즘과 광고의 합성어)의 시초로 평가받는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의 광고를 만들기도 했다. 퇴사를 고민하는 비슷한 상황의 후배가 있다면 “복식호흡을 하면서 잠깐 생각을 가다듬어보자”고 말하고 싶다는 김 대표. 안전망이 없는 회사 밖의 생활이 여자에게 얼마나 가혹한지 경험해 봤기 때문이란다. 그는 사회 초년생인 ‘2030’ 여성들에게 “보이즈클럽에 맞서는 우먼소셜클럽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회사에서 일할 때, 여자들끼리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동료라는 생각을 잘 못했어요. 저 스스로도 지금의 40대, 50대 선배 여성들이 준거 집단이 아니었던 거죠.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고 지금 2030 여성들은 개개인의 발전, 변화 가능성을 믿고 결혼 유무, 아이 유무 등을 떠나서 서로를 믿는 훈련을 할 수 있어요. 남자들은 사우나 가고, 등산 가면서 서로 힘을 키우잖아요. 우리도 축구가 어려우면 같이 줄다리기랄지, 닭싸움이라도 하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탈혼한 선배 페미니스트’는 “‘원룸 탈출’은 결혼으로 말고, 꾸밈 노동에 들어가는 돈을 모아서 하라”고 일갈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주식회사 日’ 취업 한국인 3만 눈앞… “차별 적지만 일본어 필수”

    “나름대로 빠른 결정을 내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일본 기업은 ‘스펙’을 안 보고 잠재력을 본다는 데 마음이 끌렸습니다.” 도쿄의 통신 대기업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강소연(34)씨는 국내 명문대학을 나왔음에도 학과의 장벽에 가로막혀 원하는 기업 입사가 어렵게 되자 일본행을 택했다. 산업인력관리공단 주최 해외취업박람회를 통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강씨는 철저하게 발로 뛰는 기업 탐색을 강조했다. “책상머리에 앉아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아무 선입견도 갖지 않은 채 일본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직접 만나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를 묻고 또 물었어요.” 강씨는 “우리 회사는 ‘당신이 하고 싶으면 해보라’는 식으로 직원이 해보고 싶어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문화가 강하다”고 말했다. “일본인과 차별 없이 나를 감싸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아요. 하지만 각박하다고 할까.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쓴다든지 하는 건 정말로 철저합니다. ‘12시’와 ‘12시 1분’은 완전히 다른 시간이라는 거죠.”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 중인 박종찬(31)씨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에 왔다. 국내 대기업 입사가 내정돼 있었지만 ‘더 늦으면 해볼 수 없는 도전’을 위해 용기를 내서 일본에 왔다. “오기 전에 하루 8시간 이상 정말로 ‘목숨을 걸고’ 일본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처음에는 편의점에서 ‘도시락 데워드릴까요’ 하는 정도의 일본어도 안 들리더군요. 아, 한국에서 익힌 일본어로는 명함도 못 내밀겠구나 싶은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기초적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일본어 능력입니다.” 그는 “가장 큰 적은 역시 외로움”이라고 했다. “퇴근하고 친한 선후배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이런 게 안되는 건 각오를 하고 와야 해요. ‘차별을 받고 있는 건 아닌가’에 대한 피해의식과도 싸워야 해요. 제가 쓴 일본어 문장에 대해 직장 상사가 어색하다고 지적하면 저도 모르게 ‘이런 게 차별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심리적 불안이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일본인 동료도 그 상사에게 혼나는 걸 보면서 ‘오히려 저 분이 나를 혼내지 않는 게 더 차별이겠지’ 생각하며 힘을 냈지요. 마음을 좀더 열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근무하는 이종진(32)씨의 말. “한국에서 일본 취업에 대해 너무 쉽게들 얘기하는 것 같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 몇 년 살아본 입장에서 보면 그런 태도들이 준비 없이 일본에 오는 ‘예비 실패자’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아무리 구인난이 심하다고 해도 일본 기업들이 준비 안 된 사람을 뽑을 리가 없죠. 설령 입사에 성공한다고 해도 문제입니다. 막연하게 정보기술(IT) 업체라는 정도만 알고 건너왔다가 애초 기대와 너무 달라 서너 달 만에 돌아가버린 경우도 봤습니다.” 백지선(29)씨는 사이타마의 의류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말하는 데 적극적이고 리더십도 더 강하다는 점을 일본 기업에서도 아주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부분을 잘만 살리면 승진도 일본인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자격증 사회여서 영어 토익 점수처럼 남에게 보여주어야 할 스펙이 필요하지만, 일본 회사들은 그런 면보다는 그 사람의 잠재능력을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만들어진 사람을 데려다 필요한 곳에 투입하는 한국과 달리 우선은 될성부른 인재를 입사시킨 뒤 자기 기업의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IT 회사인 다이코IWS의 야스다 마사시 솔루션사업본부장은 취업을 위해 일본에 올 때 주의할 점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다고 해도 다양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일본인이 많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어차피 일본에 와서 근무를 하는 이상 한국의 상식적인 일이 일본에서는 ‘비상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시작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야스다 본부장은 한국인의 ‘단점’에 대해 ‘일반적으로 얘기되고 있는 부분’이라는 전제 하에 “가족 사정 등을 이유로 너무 간단하게 퇴직 절차를 밟고 한국으로 돌아가버린다든지, 장기적인 안목의 로드맵을 설계하지 않고 성급하게 자신을 높이 평가해주기를 바라는 성향은 다소 아쉽다”고 했다. 글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한국 청년들의 일본 취업이 가파른 증가세를 타면서 누적인원 3만명을 내다보고 있다. 15일 일본 후생노동성 등에 따르면 ‘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 비자(통상적인 취업비자)를 통해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인은 지난해 10월 기준 2만 4434명에 이른다. 1년 전보다 14% 늘어난 것으로 2014년 1만 2972명과 비교할 때 불과 4년 새 2배가 된 것이다. 한국 청년들의 일본 취업이 늘어난 것은 양쪽의 노동력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한국에서는 심각한 취업난 속에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급증했고, 일본에서는 경기 회복과 인구 감소·고령화 등이 겹치면서 갈수록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 기업에서 청춘의 도전에 나선 우리 청년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주식회사 日’ 취업 한국인 3만 눈앞… “차별 적지만 일본어 필수”

    ‘주식회사 日’ 취업 한국인 3만 눈앞… “차별 적지만 일본어 필수”

    한국 청년들의 일본 취업이 가파른 증가세를 타면서 누적인원 3만명을 내다보고 있다. 15일 일본 후생노동성 등에 따르면 ‘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 비자(통상적인 취업비자)를 통해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인은 지난해 10월 기준 2만 4434명에 이른다. 1년 전보다 14% 늘어난 것으로 2014년 1만 2972명과 비교할 때 불과 4년 새 2배가 됐다. 한국 청년들의 일본 취업이 늘어난 것은 양쪽의 노동력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한국에서는 심각한 취업난 속에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급증했고, 일본에서는 경기 회복과 인구 감소·고령화 등이 겹치면서 갈수록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 기업에서 청춘의 도전에 나선 우리 청년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나름대로 빠른 결정을 내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일본 기업은 ‘스펙’을 안 보고 잠재력을 본다는 데 마음이 끌렸습니다.” 도쿄의 통신 대기업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강소연(34)씨는 국내 명문대학을 나왔음에도 학과의 장벽에 가로막혀 원하는 기업 입사가 어렵게 되자 일본행을 택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주최 해외취업박람회를 통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강씨는 철저하게 발로 뛰는 기업 탐색을 강조했다. “책상머리에 앉아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아무 선입견도 갖지 않은 채 일본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직접 만나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를 묻고 또 물었어요.” 강씨는 “우리 회사는 ‘당신이 하고 싶으면 해보라’는 식으로 직원이 해보고 싶어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문화가 강하다”고 말했다. “일본인과 차별 없이 나를 감싸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아요. 하지만 각박하다고 할까.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쓴다든지 하는 건 정말로 철저합니다. ‘12시’와 ‘12시 1분’은 완전히 다른 시간이라는 거죠.”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 중인 박종찬(31)씨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에 왔다. 국내 대기업 입사가 내정돼 있었지만 ‘더 늦으면 해볼 수 없는 도전’을 위해 용기를 내서 일본에 왔다. “오기 전에 하루 8시간 이상 정말로 ‘목숨을 걸고’ 일본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처음에는 편의점에서 ‘도시락 데워드릴까요’ 하는 정도의 일본어도 안 들리더군요. 아, 한국에서 익힌 일본어로는 명함도 못 내밀겠구나 싶은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기초적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일본어 능력입니다.” 그는 “가장 큰 적은 역시 외로움”이라고 했다. “퇴근하고 친한 선후배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이런 게 안되는 건 각오를 하고 와야 해요. ‘차별을 받고 있는 건 아닌가’에 대한 피해의식과도 싸워야 해요. 제가 쓴 일본어 문장에 대해 직장 상사가 어색하다고 지적하면 저도 모르게 ‘이런 게 차별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심리적 불안이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일본인 동료도 그 상사에게 혼나는 걸 보면서 ‘오히려 저 분이 나를 혼내지 않는 게 더 차별이겠지’ 생각하며 힘을 냈지요. 마음을 좀더 열어둘 필요가 있습니다.”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근무하는 이종진(32)씨의 말. “한국에서 일본 취업에 대해 너무 쉽게들 얘기하는 것 같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 몇 년 살아본 입장에서 보면 그런 태도들이 준비 없이 일본에 오는 ‘예비 실패자’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아무리 구인난이 심하다고 해도 일본 기업들이 준비 안 된 사람을 뽑을 리가 없죠. 설령 입사에 성공한다고 해도 문제입니다. 막연하게 정보기술(IT) 업체라는 정도만 알고 건너왔다가 애초 기대와 너무 달라 서너 달 만에 돌아가버린 경우도 봤습니다.” 백지선(29)씨는 사이타마의 의류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말하는 데 적극적이고 리더십도 더 강하다는 점을 일본 기업에서도 아주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부분을 잘만 살리면 승진도 일본인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자격증 사회여서 영어 토익 점수처럼 남에게 보여주어야 할 스펙이 필요하지만, 일본 회사들은 그런 면보다는 그 사람의 잠재능력을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만들어진 사람을 데려다 필요한 곳에 투입하는 한국과 달리 우선은 될성부른 인재를 입사시킨 뒤 자기 기업의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IT 회사인 다이코IWS의 야스다 마사시 솔루션사업본부장은 취업을 위해 일본에 올 때 주의할 점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다고 해도 다양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일본인이 많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어차피 일본에 와서 근무를 하는 이상 한국의 상식적인 일이 일본에서는 ‘비상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시작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야스다 본부장은 한국인의 ‘단점’에 대해 ‘일반적으로 얘기되고 있는 부분’이라는 전제 하에 “가족 사정 등을 이유로 너무 간단하게 퇴직 절차를 밟고 한국으로 돌아가버린다든지, 장기적인 안목의 로드맵을 설계하지 않고 성급하게 자신을 높이 평가해주기를 바라는 성향은 다소 아쉽다”고 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전수안 전 대법관 “조국인지 고국인지 거취 관심 없지만···”

    전수안 전 대법관 “조국인지 고국인지 거취 관심 없지만···”

    주식거래 논란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 페이스북에 올려“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국민 눈높이 아니라고 누가 단언?”“(자질 아닌) 유죄추정 원칙에 따라 반대하는 것 안타까워”이미선(49·사법연수원 26기)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주식 거래 논란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전수안(67·8기) 전 대법관이 “이 후보자가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누가 단언하는가”라며 이번 논란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전 전 대법관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인지 고국인 지의 거취는 관심도 없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프레임이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인지 알고 싶을 뿐”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부실한 청문회’와 언론이 포기한 기능이 빚어낸 프레임을 ‘부실한 후보’ 탓으로 호도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법관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언급한 것은 자신의 글이 인사 검증 책임자인 조 수석을 지원 사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전 전 대법관은 “법정 밖 세상에는 유죄추정의 법칙이 있는 것 같다”며 “어렵게 겨우 또 하나의 여성재판관이 탄생하나 했더니, 유죄추정의 법칙에 따라 안된다고들 한다. 노동법 전공에 진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유죄추정의 법칙에 따라 반대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20년가까운 후배인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전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재직 기간이 2006년부터 2012년으로, 2010년부터 5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이 후보자와 2년간 함께 근무했다. 전 전 대법관은 “(여성이 아니더라도) 법원 내 최우수 법관 중 하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초임판사 시절부터 남다른 업무능력으로 평판이 났다.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대법관들 사이에, 사건을 대하는 탁월한 통찰력과 인권 감수성, 노동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평가받고 공인받았다. 이례적으로 긴 5년의 대법원 근무가 그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화천의 이발소집 딸이 지방대를 나와 법관이 되고 오랫동안 부부 법관으로 경제적으로도 어렵게 생활하다가, 역시 최우수 법관이었던 남편이 개업하여 아내가 재판에 전념하도록 가계를 꾸리고 육아를 전담하고 하여 법원에 남은 아내가 마침내 헌법재판관이 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누가 단언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최고위 법관의 성비에 대해서는 거듭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전 전 대법관은 “이렇게 더디고 힘들어서야 언제쯤 성비 균형을 갖추게 될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라며 “(헌법)재판관 9인 중 2인과 3인(30% 분기점)의 의미가 전혀 다르다는 것은 사회과학에서 이미 검증된 결과다. 여성 후보에게 유독 엄격한 인사청문위부터 남녀 동수로 구성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불후의 명곡’ 남태현, “마음을 후벼 파는 게 있었다” 어떤 곡?

    ‘불후의 명곡’ 남태현, “마음을 후벼 파는 게 있었다” 어떤 곡?

    ‘불후의 명곡’ 남태현이 노사연의 ‘바램’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13일 오후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에서는 가슴을 울리는 사랑의 멜로디 김종환 편이 방송됐다. 이날 이창민과 대결을 위해 네 번째 무대에 남태현이 올랐다. 노사연의 ‘바램’을 선곡한 남태현은 “가사가 마음을 후벼 파는 게 있었다”며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준비한 노래다”고 말했다. 무대에 앞서 남태현은 “심금을 울리는 가사다”며 “함께 무대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태현은 자신만의 ‘바램’ 무대를 만들어냈다. 김종환 뿐만 아니라 관중들 또한 남태현의 노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재영은 남태현의 무대를 본 소감으로 “대본에 힘을 주는 건 배우의 몫이라면 가사에 힘을 싣는 건 가수의 몫인 것 같다. 이 무대에서 노랫말에 이야기를 잘 보여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세준은 “남태현은 한참 후배인데 음악에 화려하지 않고 기존에 자기 색만 입히려고 노력하는 침착함이 돋보인다. 서 있기만 해도 멋있는 것 같아 부럽다”며 “‘바램’이라는 노래의 힘을 무시 못하지 않나. 그게 큰 보탬이 돼 남태현이 승리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종환은 “남태현이 가사를 읊조리듯 부를 때 스펀지처럼 스며들었다. 마지막에 터트렸는데 해석을 너무 잘해줘서 좋았다”고 극찬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2030 세대]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진상/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진상/김영준 작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중 고객을 일선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다양한 ‘진상고객’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살펴보면 자신을 진상고객이라 여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남을 진상이라 얘기하는데 정작 자기는 정상이라고 모두 주장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진상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 중 진상은 누구인가?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긴 하다. 직장에 다니는 동료의 한풀이를 듣다 보면 회사엔 이상한 상사와 무능하고 개념 없는 후배만 넘쳐 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그 이상한 상사이거나 개념 없는 후배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입은 피해나 손실에 매우 민감하다. 반면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별로 고려가 없는 것 같다. 아니, 좀 더 제대로 표현하자면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 비대칭적인 인식으로 인해 자신은 항상 피해자라 여기고 자신이 하는 행동은 모두 존중받아야 할 행동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서로 타인에게 아무런 의식 없이 피해를 끼친다. 전에 카페에선 이런 일을 보았다. 한 고객이 테이크아웃 잔으로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는 것을 직원이 보고 ‘일회용컵은 나가서 드셔야 한다’고 하자 ‘곧 나갈 건데 이런 것도 못 봐주냐’고 불쾌함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아마 그분은 작년 8월 1일부로 매장 내의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적발될 시 매장이 책임을 진다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해당 카페의 영업에 위험을 안겨주고 있단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그저 그분은 그 요청이 기분 나빴을 뿐이다. 거의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남에게 의도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사람은 드물다. 그저 자신의 입장에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저지른 행동들이 남에게 피해가 될 뿐이다. 하지만 자신은 그럴 의도도 없었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기에 자신이 남에게 입힌 피해는 용서가 된다. 용서가 되지 않는 건 내가 당한 불쾌함과 피해다. 내가 피해를 입었단 것 자체가 타인의 명백한 의도다. 이러다 보니 다들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데 반해 가해를 했다고 사과하는 사람은 없는 문제가 생긴다. 모두가 그렇게 나는 언제나 피해자이며 가해자는 언제나 남이라 외친다. 무언가 잘못돼도 정말 잘못됐다. 한 사회의 일원인 이상 타인과 얽히고 살 수밖에 없고 이러면 내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이 없을 수가 없다. 가족 간에도 지켜야 할 예의란 게 있지 않은가? 이걸 감안하면 자신이 절대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살 거라는 가정 자체가 매우 비정상적이다. 진상은 남이 아닌 그런 비정상적 가정을 하는 바로 나다. 내 행동은 늘 남에게 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실례합니다.”, “죄송하지만” 이 두 마디만 더해져도 서로 피해자가 될 일은 줄어들 것이다.
  • “靑인사수석실은 ‘낙하산 투입반’… 공공기관 인사공모제 무력화”

    “靑인사수석실은 ‘낙하산 투입반’… 공공기관 인사공모제 무력화”

    2017년 9월 청와대의 5급 행정관이 군 인사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겠다며 국방부 인근 카페로 육군참모총장을 불러내 파장이 크게 일었다. 청와대의 모 비서관은 사전에 내정한 환경부 산하단체 임원 후보자가 공모 절차상 서류심사에서 떨어지자 환경부 차관을 청와대로 호출해 질책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속한 비서관과 행정관으로, 공직자와 공공기관 인사에서 인사수석실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인사수석실은 참여정부 때 민정수석실이 독점하던 인사 추천·검증 기능에서 추천 권한을 떼어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려는 취지로 신설됐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요즘 인사수석실을 보는 눈이 곱지 않다.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이 각종 의혹에 휩싸여 낙마하고, 이른바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 문제로 문재인 정부가 비판받는 데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인사수석실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 봤다. 관료 출신으로 차관급까지 올랐던 P씨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을 ‘낙하산 투입반’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인사수석실이 정부 각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제대로 일할 적임자를 찾아내는 일보다는 대통령이나 그 주변 실세들이 낙점한 캠코더 인사들을 탈없이 투입하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공공기관의 공모제는 이미 무력화됐다고 단언했다. 무늬만 공모제일 뿐 대부분의 공공기관장과 임원이 사전에 내정된다는 의미다. P씨의 경험담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정부 요직에 있는 후배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았어요. 처음엔 그냥 임명직 자리인 줄 알고 수락했는데, 공모 절차를 거치라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럴 순 없다고 결국 거절했어요.” 지난 정부에서 모 대형 공기업 임원을 지낸 Y씨의 사례도 비슷하다. 새 정부 출범 후 해당 공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갑자기 물러나자 새 CEO를 공모했다. Y씨는 임원 경력에다가 사장 사임 후 몇 달 동안 사장 대행까지 한 터라 주변에선 유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사전에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제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내정자가 있다는 거죠. 괜히 순진하게 공모에 나서 들러리 설 일 있나요? 청와대를 불편하게 해 봤자 나중에 좋을 것도 없고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Y씨의 말이 과장되지 않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라 할 만하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상임감사에 권력 주변에서 미리 낙점한 사람이 서류 통과를 못 하자 차관이 불려가 야단을 맞을 정도면 공모제도는 있으나 마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캠코더 인사현황’이란 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해 말까지 임명된 340개 기관의 1651명 가운데 434명이 전문성을 무시한 캠코더 인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야당으로서 공세를 취한다는 측면을 고려한다고 해도 거론된 인물들 면면을 들여다보면 상당수가 전문성이 아닌 정치 경력과 선거 때의 기여도 등에 의한 논공행상 인사에 의해 임명됐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참여정부는 인사수석실을 신설하면서 발굴-추천-검증 단계로 이뤄진 인사 시스템을 만들었다. 우수 인재를 발굴해 인사혁신처의 국가인재DB에 등록시켜 관리하면서 필요할 때 추천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인사수석실 체제에다 인사 자문위까지 구성해 놓았다. 인사 추천과 검증에서의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취지다. 취지대로라면 인사수석실은 논공행상식 캠코더 인사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때도 전문성이나 도덕성 면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은 칼같이 거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개각이나 공공기관 인사 논란이 보여 주듯 인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됐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이기준 교육부총리 후보자 낙마 사태가 단적인 사례다.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모 인사는 “인사수석실은 이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들어 임명 불가 의견을 냈다. 하지만 정무적 판단에 의해 무시됐다”고 회고했다. 이 후보자는 결국 야당과 언론의 파상공세에 낙마했고, 정찬용 초대 인사수석과 박정기 민정수석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시 민정수석을 거쳐 시민사회수석이던 문 대통령도 이 사건을 “참여정부 인사 최대의 실패 사례”라고 책 ‘운명’에서 규정했다. 참여정부 때 인사수석을 지낸 박남춘 인천시장은 나중에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 놓아도 운용하는 사람들이 거기 맞지 않은 결정을 내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사례”라고 지적한 바 있다. sdragon@seoul.co.kr
  • [프로농구] 어우모?… ‘유의 전쟁’서 통할까

    [프로농구] 어우모?… ‘유의 전쟁’서 통할까

    대학 선후배로 유능한 ‘장수 감독’ 대결 유재학, 챔프전 트로피만 다섯 번 들어 유도훈, 첫 결승… 젊은 빅맨으로 승부남자프로농구(KBL)가 올 시즌 마지막 ‘유의 전쟁’을 벌인다. 오는 13일 1차전을 벌이는 2018~19 KBL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에서는 장수 사령탑으로 꼽히는 유재학(56) 현대모비스 감독과 유도훈(52) 전자랜드 감독, 두 지도자의 대결이 눈에 띈다. 두 감독은 용산중과 연세대 4년 선후배 사이지만 챔프전에서는 우승을 향한 치열한 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유씨 성을 가진 KBL의 두 명장이 챔프전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재학 감독과 전자랜드는 인연이 깊다. 그는 전자랜드의 전신인 대우와 신세계에서 6시즌 동안 사령탑을 맡았다. 1998년 당시 역대 최연소인 서른다섯 살에 감독을 맡았다. 2004년 현대모비스에 정착해 본격적으로 감독 경력을 꽃피우게 된 기반이 전자랜드였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하위권을 전전하며 약체 이미지가 강해졌다. 그랬던 전자랜드를 ‘봄농구’ 단골손님으로 만든 주인공이 유도훈 감독이다. 유재학·유도훈 감독은 KBL을 대표하는 장수 사령탑이다. 감독 자리는 ‘파리 목숨’이라 말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15시즌째 한 팀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09년 11월 전자랜드의 감독 대행을 맡은 유도훈 감독도 이듬해 정식 감독으로 임명된 뒤 9시즌 연속 사령탑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출범 23시즌째인 프로농구에서 10년 넘게 한 팀의 사령탑 자리를 지킨 것은 유재학 감독이 유일하고, 유도훈 감독이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셈이다. 한 팀에서 오래 버틴다는 것은 ‘유씨 감독’들이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서로 인연이 많은 두 감독이지만 역대 챔프전에서의 행보는 엇갈렸다. 이번이 7번째 챔프전 진출인 유재학 감독은 5번의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길어 올렸다. 이번 챔프 3차전에서는 KBL 최초 플레이오프 1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 달성도 예약돼 있다. 반면 유도훈 감독은 아직 사령탑으로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이번이 감독으로는 챔프전 데뷔다. 이번 시리즈는 관록과 패기의 대결로 압축된다. 현대모비스에서는 양동근(38), 함지훈(35), 문태종(44)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반면 전자랜드에서는 35세인 정영삼·정병국이 최고참이다. 강상재(25), 정효근(26), 이대헌(27)으로 이어지는 전자랜드의 젊은 빅맨들이 현대모비스의 라건아(30), 함지훈을 상대로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재학 감독은 10일 열린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시작 때 목표가 우승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도훈 감독은 “처음 올라왔지만 몇 년 동안 꿈꾼 순간이다. 우승은 우리가 하겠다”고 맞섰다. 봄을 달굴 열전이 시작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데뷔 밴디트 “‘청하 여동생 그룹’ 부담스럽지만 마음에 들어”

    데뷔 밴디트 “‘청하 여동생 그룹’ 부담스럽지만 마음에 들어”

    5인조 신예 걸그룹 BVNDIT(밴디트)가 전격 데뷔했다. 밴디트는 10일 오후 4시 서울 합정에 위치한 무브홀에서 첫 번째 앨범 ‘BVNDIT, BE AMBITIOUS!(밴디트, 비 앰비셔스!)’의 쇼케이스를 열었다. 멤버들은 “꿈을 꾸는 것같고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는다”라며 데뷔 소감을 밝혔다. 밴디트는 ‘비 엠비셔스 엔 두잇(Be Ambitous N Do IT)’의 약자로 ‘큰 꿈을 품고 나아가라’는 뜻이다. 시명은 “처음에 ‘밴디트’라는 이름을 받고 멋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들과 어울리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연은 “이름을 받고 다섯 명 다 놀랐다. 하지만 뜻을 듣고 나서는 딱이다 싶었다”고 전했다. 밴디트는 지난 2017년부터 K-POP신에서 인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MNH엔터테인먼트의 두 번째 프로듀싱 작품이자 첫 걸그룹이다. 가수 청하의 후배 그룹이기도 하다. ‘청하 여동생 그룹’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멤버들은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는만큼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며 “수식어가 마음에 들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어필했다. 끝으로 멤버들은 “대중이 항상 궁금해하는 걸그룹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고 많은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름처럼 큰 포부를 갖고 나아가는 그룹이 되겠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전했다. 타이틀곡 ‘호커스 포커스(Hocus Pocus)’는 대중을 사로잡을 BVNDIT의 도도하고 달콤한 주문을 그린 곡으로, ‘이 노래를 들으면 우리에게 반할 수밖에 없다’는 익살스럽고 당찬 표현을 담아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밴디트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첫 번째 앨범 ‘BVNDIT, BE AMBITIOUS!(밴디트, 비 앰비셔스!)’를 공개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사방식 부당” vs “법원 역습 시작”… 냉랭한 法·檢 이젠 ‘법대로’

    “수사방식 부당” vs “법원 역습 시작”… 냉랭한 法·檢 이젠 ‘법대로’

    #하나. “사법농단 수사 이후 법원과 검찰 관계는 이전과는 아주 많이 다를 것”(A부장판사)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판사, 검사, 변호사들은 사법농단 재판 이후 달라질 법·검의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특히 법원과 검찰 내 설왕설래가 많다.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형 비리부터 재벌 등 기업비리까지 안 해 본 것 없는 특수부 검사들이지만 사법농단 수사는 정말 힘들었다고 말한다. 한 검사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수사가 더 어렵지 않았겠나”라며 “앞으로 재판에서는 수사보다 더 힘든 과정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사들은 수사를 받아 보니 이제야 법정에서 억울함을 하소연했던 피고인의 마음이 이해된다고 말한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 기각, 압수수색 방식이나 적법성, 심야조사, 검찰 포토라인 등 사안마다 날을 세웠던 법원과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시작되자 법정에서 2라운드를 벌이는 중이다. 법조계라는 한 울타리에서 학교·사법연수원 선후배로 엮여 상부상조했던 판사와 검사, 법원과 검찰이 ‘법대로 하는 식´의 관계가 되리란 예측이 현실이 돼 가고 있다. #둘. “임 전 차장이 형소법을 바로 세우기 위해, 법원을 위해 검찰과 싸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B부장판사) 공소장 일본주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 압수수색 물품인 이동식저장장치(USB)의 증거능력까지 조목조목 따지는 임 전 차장의 모습에 판사들은 씁쓸해한다. 임 전 차장 재판을 통해 형사소송법이 바로 서고 공판중심주의가 제대로 구현될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도 나온다. 그동안 형사재판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렸다. 검찰 주장이 피고인 측 주장보다 쉽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판사 출신 임 전 차장이 검찰의 관행을 번번이 걸고넘어지자,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재판을 지연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사들은 이제라도 잘못된 점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항변한다. 그동안 피고인들이 수사 과정의 부당함을 법정에 와서 호소해도 잘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수사 방식이나 관행을 잘 몰라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수사 과정 중 검찰의 피의사실공표에 대해 소송을 고민하는 판사까지 있다.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 전 차장은 지난달 11일 열린 첫 공판부터 검찰과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때로는 검사를 꾸짖는 판사로, 스스로의 변호인으로, 행정법 교수를 자처하며 검찰을 지적하고 지적했다. 앞서 1월 공판준비기일 당시 임 전 차장 측 황정근 변호사는 검찰이 증거로 낸 진술에 동의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정식 재판에 들어가자 참고인 진술을 부동의하겠다며 현직 후배 법관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우는 쪽으로 의견을 바꿨다. 고영한 전 대법관은 공소장 일본주의를 지적했다. 재판부도 검찰의 공소장에 문제가 있다고 거들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기소할 때 법원이 예단을 갖게 할 서류, 기타 물건을 첨부하거나 인용할 수 없고 공소사실만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원칙이다. 검찰은 6년간 이뤄진 사법농단 범행의 특성상 광범위한 내용을 기술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법원 내에서는 구속 제도, 보석 제도에 대한 후회와 비판도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불구속 재판 원칙을 말로만 강조하다가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을 불허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허가해 줘 판사들이 욕을 먹고 있다”고 평가했다. 법조계에서는 판사들이 뒤늦게 형사재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습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피고인이 된 전직 판사가 법정에서 하는 말이나 현직 판사들이 코트넷에 올리는 주장에 크게 틀린 말은 없다”면서도 “판사들이 익히 알았을 문제점을 외면하다가 자신들이 재판받게 되니까 이제야 나선다”고 꼬집었다.#셋. “수사는 특수부가 하고 고생은 형사부에서 하게 생겼다.”(C부부장검사) 수사 과정에서 계좌추적, 압수수색, 구속 등 영장이 번번이 기각되면서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거세자 형사부 검사들은 초조해했다. 판사들이 영장을 깐깐하게 내줄 것을 우려해서다. 재경지검의 한 부부장검사는 “특수부는 대법원장을 구속 기소하는 성과를 냈으니 폼도 나고 좋겠지만 일일이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야 하는 형사부 검사나 법정에서 재판해야 하는 공판부 검사들은 이제 죽어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1990년대 후반 의정부 법조 비리 때도 후폭풍이 수년은 갔는데 사법농단은 얼마나 갈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푸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구속 영장 기각이 법원 역습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정상적인 업무로 보인다는 취지로 기각했다. 대개 법원은 영장을 기각하며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우려를 사유로 대는데, 혐의 구성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검찰에서는 영장 발부를 의심하지 않았던 사안이라 당혹을 금치 못했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김 전 장관 영장 기각은 한마디로 ‘검찰이 직권남용이 되지 않는 사안을 괜히 들고 왔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법원에서 예전보다 깐깐하게, 법대로 영장을 판단할 것이고 검찰이 자신 있게 청구한 영장이 기각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곰 잡은 공룡 ‘의지’ 강했다

    곰 잡은 공룡 ‘의지’ 강했다

    ‘양의지 효과’ 덕에 NC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다가 올 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32)는 팀을 옮겨서도 변함 없는 활약을 뽐내고 있다. 8일 현재 13경기에 출전해 평균 타율 .366(41타수 15안타), 4홈런, 11타점, 1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내 홈런 1위, 득점 공동 2위, 타점 2위, 타율 3위로 맹타를 휘두르는 동시에 NC의 ‘안방 마님’으로서 안정적인 볼배합으로 투수들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이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4년 총액 125억원이라는 역대 포수 최고 대우를 받았던 양의지가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거액 연봉에 대한 부담감이나 팀 적응 문제는 현재까지 양의지를 비켜 가고 있다. 양의지라는 ‘나비효과’ 덕에 NC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93(4위), 타율은 .281(2위)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꼴찌(10위)를 경험했던 NC가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9승 5패로 두산과 함께 선두권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주전 포수였던 김태군이 2017 시즌이 끝난 뒤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NC의 고민이 양의지의 영입으로 말끔히 날아갔다. 양의지는 친정팀인 두산과의 주말 3연전(5~7일)에서 자신의 가치를 한층 더 부각시켰다. 그는 ‘양의지 더비’라고도 불렸던 두산과의 시리즈 세 경기에서 타율 .429(7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2볼넷으로 뜨거운 활약을 선보였다. 이적 후 두산과의 정규 시즌에서 처음 마주쳤던 지난 5일 경기에선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때렸고,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는 8회초 5-4에서 6-4로 달아나는 귀중한 희생플레이를 날렸다. 시리즈의 마지막 날에는 결승타까지 때렸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시즌 동안 두산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양의지는 누구보다도 두산 투수들을 제대로 꿰뚫고 있었다. NC는 이번 3연전에서 두산을 상대로는 2015년 5월 26~28일 이후 1410일 만에 싹쓸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두산만 만나면 작아졌던 NC가 오랜만에 ‘곰 잡는 공룡’으로 변신한 것이다. NC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산과의 정규 시즌 상대 전적이 4승 12패로 크게 밀렸으며, 역대 ‘가을야구’에서도 2015년부터 3년 연속 만났지만 매번 두산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떠난 곰’ 양의지를 영입한 NC는 더이상 두산에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동욱 NC 감독은 “양의지가 포수 자리에 있으면 팀이 잘 짜여 있다는 느낌이 든다. 좋은 선배가 생겨 후배들의 학습효과도 크다”며 “타석에 들어오는 타자들이 양의지를 많이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딱 한 가지를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 광범위하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선배, 퇴직 공무원 만날 땐 신고하랍니다

    2년 이내 직무관련 퇴직 공무원 대상 “로비·전관예우 차단” vs “자유권 침해” 위반시 횟수 따라 단계별 징계 조치 권익위·공정위도 지난해부터 시행 경기도가 ‘공무원 행동강령 규칙’ 개정안을 오는 12일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이달 말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현직 공무원이 공적인 업무로 퇴직자를 만나려면 미리 신고하도록 했다. 공직계엔 맑은 공직사회를 위해 필수조치라는 입장과 잠재적 범죄집단 다루는 듯해 불쾌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개정안은 퇴직자의 로비, 전관예우 등 부패 취약요인을 미리 막기 위한 것이다. 신고 대상은 퇴직한 날로부터 2년 이내 직무 관련 퇴직자다. 골프, 여행, 향응 등 직무와 관련한 퇴직자와의 접촉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밖에 청사 내외 직무와 관련된 만남을 신고 대상에 포함했다. 위반하면 횟수에 따라 훈계, 견책, 감봉 등 징계를 할 수 있다. 공적 업무와 무관한 동창회, 친목 모임 등은 제외했다. 경기북부청 한 팀장급 공무원은 “의정부에 있는 한 회사에 가보면 고위 공무원 출신이 수두룩하다. 특별하게 맡은 업무도 없이 왜 그 회사에 몸담겠느냐”고 되물으며 환영을 나타냈다. 한 주무관은 “수년 전 퇴직한 선배에게서 미리 귀띔했던 제품을 설계에 반영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밤에 항의성 전화를 받은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도 한 공무원도 “도청에서 근무한 직원들이 퇴직 후 재임 시 업무 관련 업체에 상당수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울산시청 한 공무원은 “공직사회 비리를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원칙에 모든 공직자들이 공감하고, 비리 근절을 위한 퇴직 공직자의 현직 업무 분야 취업 제한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 자유권 침해라며 거세게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광주광역시 한 공무원은 “비리 예방이란 목적엔 찬성하지만 최근까지 알고 지낸 퇴직 선배 공무원을 만나면서까지 신고를 해야 하는 규칙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경북도 과장급 공무원도 “‘전관예우’ 차원의 특혜 등을 운운하며 선후배 간의 건전한 만남까지 봉쇄시키겠다니 초법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업무 관련’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도 불분명해 공직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법하다는 의견도 빼놓을 수 없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십년 동고동락한 선배를 (이전에 관련 업무를 다뤘다고) 사적 만남까지 신고해야 한다는 게 이해하지 못하겠고,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엇갈리는 찬반 양론 속에 이번 개정안 실행이 공무원 부정부패를 차단하는 데 얼마나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부터 비슷한 내용의 공무원 행동강령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수원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고양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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