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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신춘을 준비하는 만추/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신춘을 준비하는 만추/김이설 소설가

    근래 책이 출간돼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책을 보낼 일이 많았다. 우체국 출입도 잦았고, 그 덕에 제법 가을 산책도 즐겼다. 그런데 한 달여간 우체국을 들락거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옛 기억이 떠올랐다. 10여년간의 습작 시절 동안 매년 봄·가을에는 문예지 신인상에, 겨울에는 신문사 신춘문예에 응모를 했다. 1년 동안 공들여 쓴 예닐곱 편 소설을 신문사나 출판사에 보냈다. 10년간 습작 시절이었단 말은 그만큼 낙선을 경험했다는 뜻이기도 한데, 20대를 전부 소설가가 되기 위해 살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분명 내 청춘의 대부분이 소설가가 되기 위한 시간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참 무던히 쓰고 무수히 응모하고 매번 떨어지던 시절이었다. 어느 해였던가. 마감 날짜가 촉박해 응모 원고를 들고 신문사로 직접 찾아간 적이 있었다. 붉은 글씨로 ‘신춘문예응모작’이라고 쓴 서류 봉투를 품에 안은 나는 담당자가 무심히 가리킨 창고를 열어 보고는 기함을 했다.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마다 그득그득 쌓인 서류 봉투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수많은 작품들 위에 내 작품 하나를 올려놓고 나오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다. 이렇게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많다니. 이 많은 원고 중에 내 원고가 눈에 띌 수나 있을까. 그저 막막했다. 어쩌면 엄청난 원고 더미에 압도당해 기가 죽었을 수도, 그해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 몸과 마음이 다 시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그 이후에는 어떻게든 우편접수로만 응모했다.) 최근 출간한 내 책에 시인이 되고 싶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는 이렇게 읊조린다. ‘시인이 되기 위해서 임용고시처럼 일종의 시험을 치르는 것이 등단이냐고 그 사람이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등단을 하지 못하면 시인이 못 되는 것이냐고도 물어서 그것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등단이라는 걸 꼭 할 필요는 없는 것이구나,라고 동의를 구했을 땐 조금 복잡한 문제라고 대답했다.’(‘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신춘문예나 신인상 공모 등의 등단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에는 등단 제도를 거치지 않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도 많다. 그럼에도 신인상이나 신춘문예 응모작 수는 계속 증가한다니, 작가가 되고 싶은 이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다는 것만은 확실하겠다. 각 신문사의 신춘문예는 12월 초가 마감이니, 11월 중순인 지금은 아마 전국의 문청들이 가장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가장 마땅한 언어를 고르고, 가장 정갈한 문장으로 다듬고, 가장 보기 좋은 글로 완성짓느라 가을에서 겨울로 변하는 것도 잊은 채 원고만 보고 있을 터다. 그들은 모두 다른 글을 쓰고 있겠지만 당선되기를 바라는 간절함만큼은 모두 똑같을 것이다. 최종심에 한 번도 오른 적 없던 내가 당선 소식을 들은 건 신춘문예에 응모를 시작한 지 딱 10년 만의 일이었다. 시상식에서 나는 이렇게 당선 소감을 말했다. ‘누구도 억지로 시키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나선 길이니, 절대 멈추지 않고 끝까지 쓰겠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 말을 한 지 어느새 15년이 다 돼 간다. 그런데도 지난하던 시절이 떠오를 때마다 나는 아직도 가슴이 할랑댄다. 무수한 밤을 새우며 소설을 쓰고 토할 정도로 퇴고를 보던 시절, 출력한 원고를 넣은 봉투에 떨리는 손으로 신문사 주소를 적던 시절, 새해 첫날 새벽부터 집을 나서 신문을 사들고 와 다른 이들의 당선작을 훔쳐 읽던 그 시절. 올가을, 우체국을 다니며 그 시절에서 멀리 온 것 같지만 따져 보면 그 시절에서 한 발자국도 떠나오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건, 아무래도 내 소설이 여전히 여물지 않은 까닭은 아닐까. 나는 떨어지는 잎을 보며 문득 송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 최진수·이종현 유니폼 바꿨다

    최진수·이종현 유니폼 바꿨다

    모비스, 오리온에 이종현 내주면서 포워드 최진수 받아서 공격력 강화 KCC, 최현민 오리온 보내 포지션 정리모비스서 ‘전력 외의 장신’ 김상규 받아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빅맨 이종현(26·203㎝)이 고양 오리온의 포워드 최진수(31·203㎝)와 유니폼을 바꿔 입는 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여기에 KCC와 현대모비스, 오리온의 삼각 트레이드가 이뤄져 올 시즌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대모비스는 11일 “이종현을 보내고 최진수를 데려오기로 오리온과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리온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김국찬(24·190㎝)이 부상 이탈하는 등 포워드진의 공격력 강화가 필요한 현대모비스와 포스트에서 홀로 분전하고 있는 이승현(28·197㎝)의 부담을 나눌 토종 빅맨을 원한 오리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동근 은퇴 뒤 리빌딩 증인 현대모비스와 장신 가드 이대성(30·193㎝)을 영입해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올 시즌 다크호스로 변모한 오리온으로서는 6강 진입 이상의 성적을 노릴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탈아시아급’이라고 평가받던 이종현을 2016년 신인 전체 1순위로 영입했지만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특히 올 시즌 들어 기존 함지훈(36·198㎝)에 새로 영입한 장재석(29·204㎝)까지 탄탄한 토종 빅맨 전력을 구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모비스는 또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영입했으나 전력 외로 전락한 장신 포워드 김상규(31·201㎝)를 KCC로 보냈다. 이번 트레이드와 별개로 지난해 11월 1년간 임대 영입된 포워드 박지훈(31·193㎝)도 KCC로 돌아간다. 2010년 입단 이후 10년을 함께해 온 프랜차이즈 스타 최진수를 내준 오리온은 이승현과 이종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승현과 이종현은 고려대 2년 선후배 사이로 눈빛만 봐도 속내를 알 수 있을 만큼 끈끈한 사이다. 이 밖에 현대모비스는 샐러리캡을 맞추고자 가드 김세창(23·183㎝)을 오리온에 보내고 군 복무 중인 오리온 가드 강병현(24·187㎝)을 받았다. KCC는 포워드 최현민(30·194㎝)과 가드 권혁준(23·180㎝)을 각각 오리온과 현대모비스로 보내며 포지션 중복을 교통정리했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최진수는 내외곽에서 클래스가 있는 선수라 현대모비스의 공격력을 배가하는 데, 이종현은 높이가 있기 때문에 리바운드는 물론 이승현의 체력을 아끼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루수의 길’ 만들고 가는 정근우 “마지막도 2루수로 떠나 감사하다”

    ‘2루수의 길’ 만들고 가는 정근우 “마지막도 2루수로 떠나 감사하다”

    어떤 영역이든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기존의 모델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한계를 깨는 이들은 그 분야를 대표하는 대명사로 남는다. 농구의 마이클 조던처럼, 정근우는 그 이름만으로 2루수를 상징하는 선수가 됐다. ‘역대 최고의 2루수’ 정근우가 11일 공식 기자회견을 끝으로 16년의 선수생활을 공식적으로 마쳤다. 겨우 1년의 인연이었지만 정근우는 “다시 한번 2루수로 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2루수 정근우로 마지막 인사드릴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며 자신의 마지막을 ‘2루수 정근우’로 마치게 해준 LG 트윈스에 특별한 인사를 남겼다. 한화 이글스에 있었다면 정근우는 아마 지명타자, 1루수 혹은 외야수 정근우로 선수생활을 마감했을지 모른다. 2루수 역대 1위 기록도 기록이지만 근성 넘치는 수비와 전매특허였던 다이빙 캐치는 ‘2루수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잘하는 2루수들이 나와도 정근우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근우는 “2루를 처음 볼 때 선배들이 ‘10년 동안 내야수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다’고 했는데 ‘나는 10년 넘게 할 거야’란 목표를 가지고 항상 달려왔다”며 자신에게 2루수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은퇴를 결심한 것도 다른 무엇이 아니라 ‘2루수 정근우’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정근우는 “2루수를 하는 내 모습을 봤을 때 예전의 그 플레이를 보여줬던 정근우가 아니란 생각에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상대방을 고통스럽게 하는 수비에 ‘악마의 2루수’란 별명을 얻은 정근우였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니 2루수는 어려운 포지션이었다. 정근우는 “역동작이 많은 포지션이다보니 송구나 더블 플레이, 퀵모션 등 어려운 게 많더라”며 “할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움직였나 싶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누구한테도 지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했고, 그 자리에서 항상 1등이 되고 싶어했던 선수”였기에 이뤄낸 성과였다. 언젠가 자신을 넘어야 할 2루수 후배들에게도 애정을 드러냈다. 정근우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그 자리를 놓지 않기 위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게 자리를 지킬 건지 고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후배들이 기록을 넘기 위해 열심히 할 거고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아 행복한 마음으로 은퇴할 수 있다”고 했다. 선수로서 극복하기 어려운 3번의 입스와, 작은 키를 극복해내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정근우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포기하지 않고 매일 같이 나가서 스윙연습하고 달리고 수비연습하면서 하루도 포기하지 않는 나를 보며 감사했다”며 자신을 칭찬했다. 홈에 들어오고 싶었던 마음으로 늘 전력 질주해온 선수 인생. 이제 정근우는 야구장의 홈이 아닌 가족들이 있는 홈에서 당분간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정근우는 “지금까지 뒷바라지 해준 가족들한테 어떻게 좋은 가장과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지 한 번 생각해볼 계획”이라며 “첫째 아들 재훈이가 야구를 하는데 재밌고 행복하게 하면서 훌륭한 야구선수로 커줬으면 좋겠다. 아빠 기록은 자기가 뛰어넘겠다고 하길레 제발 그러라고 했다”며 웃어 보였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이종현 다시 만난 이승현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좋습니다”

    이종현 다시 만난 이승현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좋습니다”

     환상의 호랑이 콤비가 다시 만났다. 고양 오리온과 울산 현대모비스는 11일 이종현과 최진수를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오리온은 이승현의 과부하를 덜어줄 빅맨 자원을, 현대모비스는 포워드진의 부족함을 메워줄 즉시전력감을 얻었다. 두 팀의 트레이드로 이승현과 이종현이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화제가 됐다. 두 선수는 고려대 2년 선후배 사이로 함께 대학무대를 평정하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승현은 11일 “말해 뭐하나. 너무 좋다”며 의동생을 다시 만난 설렘을 전했다. 이승현은 “각자의 팀에서 이해타산이 맞아서 오게 됐다”며 “다들 내가 짠 판이라고 하는데 종현이를 영입하려고 시도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시즌 이승현은 35분 47초를 소화하며 평균 13.2득점 7.5리바운드 2.8어시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보이는 수치보다 보이지 않는 궂은 일을 도맡아 팀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 강을준 감독은 이승현을 ‘오리온의 수호신’이라고 평가했다.그러나 이승현 혼자 버텨내기엔 체력소모가 컸다. 이승현은 “종현이가 와서 체력적으로 세이브가 당연히 될 수 있다”며 “체력뿐만 아니라 종현이가 경기감각을 끌어올려주면 여러 옵션으로도 같이 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승현은 “대학 때는 종현이랑 하이로우 플레이를 많이 했다”며 대학 시절을 회상했다. 프로에서의 호흡은 어떨까. 이승현은 “종현이는 수비는 말할 것도 없고 신장이 있기 때문에 블록도 그렇고 여러 부분이 좋다”며 “공격에서도 대학 때처럼 하이로우 플레이나 여러 방법이 있어서 다시 한번 차근차근 맞춰봐야 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승현은 “대학 때 우리가 잘하긴 했지만 프로는 더 어려운 세계”라면서도 “종현이랑 호흡 맞춰보고 팀에 빨리 녹아들 수 있게 잘 도와줘야 할 것 같다. 같이 6강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친형제보다도 깊은 두 사람의 우애는 유명하다. 이승현의 메신저 프로필이 이종현과 함께 찍은 사진일 정도다. 이종현과 매일 연락한다는 이승현은 “종현이가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고 하더라. 정든 팀을 떠났으니 마음이 싱숭생숭할 것”이라며 “종현이한테 나도 있고 (허)일영 형도 있고 여러 동료가 있으니 빨리 적응해서 잘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DG앨범에 가곡 담은 소프라노 박혜상 “‘나다운 음악’으로 틀 깨고 싶었어요”

    DG앨범에 가곡 담은 소프라노 박혜상 “‘나다운 음악’으로 틀 깨고 싶었어요”

    “틀에 박힌 걸 하는 게 안정적이라 좋다지만, 결국 나다운 것을 보여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해서 프로그램을 열 번 이상 바꿨어요.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은 아리아도 불러서 좋아하게 만드는 것 또한 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나다운 레퍼토리로 고쳤죠.”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이 발매한 소프라노 박혜상의 데뷔 앨범 ‘아이 엠 헤라’(I Am HERA)에는 한국 가곡이 두 곡 담겼다. 서정주 시·김주원 작곡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같이’와 나운영 작곡의 ‘시편 23편’이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유를 묻자 박혜상은 “한국인이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쉬운 답이 되겠지만”이라고 운을 떼더니 “저의 자유로운 정신(free spirit)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난 5월 DG 본사와의 전속계약은 박혜상에게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코로나19로 계획했던 오페라 무대가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서도 독일 베를린에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장소를 옮겨 가며 녹음을 할 수 있게 된 기회를 얻은 것도 “축복” 자체였다. DG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한국인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이후 박혜상이 두 번째였고, DG엔 코로나19 상황에서 녹음을 한 것도 박혜상이 처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첫 앨범에 어떤 레퍼토리를 짜야 할지 조언을 구하자 대부분 ‘노란 딱지’(DG 레이블)의 전통을 들어 ‘틀’을 권했다. 기본적인 레퍼토리를 짜봤는데 어쩐지 ‘이게 맞나’라는 의문만 커졌다. 결국 틀을 깨고 자신을 찾기로 했다. “아프리카, 스페인 등 낯선 노래들도 잘할 수 있다”는 그는 “가곡이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표현하기 가장 제격이었고, DG에도 낯선 한국 가곡으로 경계를 허물어 보고 싶다는 도전감이 생겼다”고 했다. 도전은 꽤 성공적이다. DG 측 반응도 뜨겁다.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을 졸업한 뒤 메트로폴리탄 등 오페라 무대에서 주로 활동한 박혜상은 DG 계약에 결정적인 기회가 된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로지나를 떠올렸다. “부와 명예를 위한 삶이 아닌 작고 소소한 행복에서 오는 가치를 아는, 자아가 강한 사람이라 생각해서 닮고 싶었어요.”‘그는 작고 소박한 데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수브레트 아리아를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오페라 디바도 좋지만 드러나지 않아도 꼭 필요한 존재, 그게 제가 생각하는 음악의 가치예요. 오페라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항상 동료가 필요하거든요. 제 일을 묵묵히 하며 누군가를 서포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콜로라투라로도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박혜상은 “저는 숟가락만 얹을 뿐”이라며 내내 겸손했다. “저는 인연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않고 만난 모든 사람과의 소중한 인연들이 하나 하나 쌓이고 소중하단 마음이 들어요. 제가 할 일은 열심히 연습해서 그 분들에게 자랑스러운 소프라노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조수미, 신영옥, 임선혜 등 훌륭한 선배들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선배들이 먼저 가주신 길을 덕분에 가고 있고, 저는 그보다 조금 더 가도록 노력하는 게 제 뒤에 올 후배들을 위해 해야할 몫”이라면서 “먼저 가주시고 길을 닦아주신 선생님들과 자기 스스로 길을 개척했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박혜상은 담담하게 말했다. “음악가들이 평생 동안 완전히 만족할 만한 앨범은 나오지 않는다고들 해요. 그런데 저는 앨범을 통해 발전하고 그 뒤를 돌아봤을 때 그 과정들이 자랑스럽도록, 그렇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 순간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순간엔 아쉬울지 모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제 자신을 보고 앞으로 갈 용기를 갖게 되는 성악가가 되고 싶어요.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차분한 목소리에 단단한 힘이 실렸다. 박혜상은 오는 14일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24일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각각 리사이틀을 갖고 관객들과도 만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광주서 자가격리 무단이탈 40대 대구서 붙잡혀

    코로나19 의무 자가격리 기간 중 무단으로 이탈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경찰은 자가격리 이탈자 A(41)씨를 전날 오후 8시쯤 대구 수성구에서 붙잡았다. A씨는 대구에서 사설 앰뷸런스를 타고 생활 격리시설인 광주 소방학교에 재격리됐다. 지난 2일 멕시코에서 입국한 A씨는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함께 입국한 후배 B씨의 광주 남구 거처에서 함께 자가격리 중이었다. 격리 해제 시점은 16일이었지만 그는 지난 7일 오후 10시부터 격리 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한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파악했다. 방역 당국의 조사결과 A씨는 처가가 있는 울산과 경산,대구 등지를 돌아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하고 격리가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휠체어 농구는 내 운명” 장애인스포츠 발전 꿈꾸는 휠체어 농구 대부

    “휠체어 농구는 내 운명” 장애인스포츠 발전 꿈꾸는 휠체어 농구 대부

    34년 前 자원봉사로 우연히 심판 봐외국 이론서 읽으며 국내 실전 접목1997년 장애인농구협회 출범 등 결실최근 체육훈장 백마장 받아 공로 인정이석산(60) 홀트아동복지회 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장은 한국 휠체어 농구계의 대부로 통한다. 대학생이던 1986년 10월 전국장애인체전에 자원봉사를 하러 갔다가 사람이 없어 우연히 휠체어농구 심판을 보게 된 인연을 계기로 1988 서울패럴림픽 휠체어 농구대표팀 코치 등을 비롯해 국가대표 지도자를 역임하며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지난달에는 장애인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체육훈장 백마장을 수상했다. 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에서 10일 만난 이 센터장은 “처음에 심판을 봤을 때 노마크 찬스에도 슛이 안 들어가는 걸 보면서 휠체어 농구가 이런 거구나 생각했다”며 돌이켰다. 1987년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에 체육교사로 채용된 그는 그해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 장애인 체육대회에 육상대표팀 감독으로 참가했다. 그곳에서 휠체어 농구를 제대로 접하면서 눈을 뜨게 됐다. 이 센터장은 “유럽팀의 경기를 보니 빛이 보이더라. 그때 ‘이게 휠체어 농구구나’를 새롭게 깨달았다”며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휠체어 농구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직접 외국 이론서를 구해 배우고 실전에 접목하며 이 센터장은 휠체어 농구의 토대를 닦았다. 후배들과 함께 장애인농구협회 출범도 이끌었다. 중앙대 재학 시절 부상으로 그만두기 전까지 농구선수였던 그는 농구인과 인맥이 두터운 점이 자산이 됐다. 이 센터장은 “프로농구가 1997년 출범을 앞두고 있어서 1996년에 농구인을 찾아다니며 장애인농구협회도 출범하니 도와달라고 했다”며 “기업도 연결해 주는 등 많은 도움 속에 1997년 협회가 출범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국 휠체어 농구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도쿄패럴림픽 아시아지역 선발 대회에서 출전권을 획득하며 20년 만에 패럴림픽에 진출하게 됐다. 이 센터장은 “2000년대 이후 휠체어 농구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선수들도 그만큼 노련해지고 경륜이 많이 쌓였다”며 “지금 휠체어 농구가 최고 부흥기”라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이 씨앗을 뿌려 키운 휠체어 농구는 어느새 다른 장애인스포츠의 롤모델이 됐다. 이 센터장은 “올림픽도 나가고 리그도 꾸준히 열리다 보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다른 장애인 구기종목에도 휠체어 농구의 모델을 정책적으로 더 확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스포츠센터를 운영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얻은 노하우가 많다”며 “농구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다”는 말로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원피스’ 말고 ‘입법 노동자’ 류호정, 나의 진짜 꼬리표 [아무이슈]

    ‘원피스’ 말고 ‘입법 노동자’ 류호정, 나의 진짜 꼬리표 [아무이슈]

    정의당 류호정의 국감 활약은 그의 ‘분홍색 원피스’만큼 인상적이었다. 삼성을 정조준하는 대범함과 숨진 노동자 복을 입고 나타나는 영리함도 보였다. 1992년생 의원을 향한 시기, 질투,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도 ‘잘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지난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513호에서 요즘 가장 바쁜 그를 만났다. 그는 뜨거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원하게 잘 웃었고, 솔직한 화법을 썼다.●어릴 적부터 ‘간 큰’ 내가 ‘정치’ 뛰어든 이유 - 정치를 의식하면서 살았나요. 이를테면 국회의원이 되어야지…. “아니요. 오히려 어머니는 ‘평범하게 살아라. 그래야, 세상이 너에게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거기에 맞춰 살았고요. 그러다 직장에서 성추행을 겪고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을 당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기만 한다면,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세상이 질문하지 않을 텐데. 그게 진짜 설명이 필요 없는 삶이 아닌가?’라고.” -내가 평범해지는 대신 세상을 바꾸겠다 생각한 거네요. “그렇죠. (웃음) 세상이 좀 더 나아질 수는 없을까? 아,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보통 사람들은 조직에 자신을 맞추고, 집단에 녹아들고 싶어합니다. 게임회사 재직 때 장기자랑 건으로 인사팀 관계자를 쏘아붙인 일화도 있더군요.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왔다’고. 그 대범한 성격은 어디서 온건가요. 타고난 건가요. “어머니도 저더러 ‘어릴 때부터 애가 간이 컸다’고는 하시더라고요. (웃음) 하지만 그보다는 행동하거나 말하지 못했다가 후회한 경험들이 쌓이고 말하지 않는 게 더 괴롭다는 걸 깨달았어요. 행동하고 나서 힘든 게 차라리 낫다는 걸 체득한 거죠. 직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성추행과 갑질 피해를 본 후배를 도운 것도 그런 맥락이에요. 행동하는 게, 제가 행복해지는 길인 거죠.” ●의원회관 513호… 노란색 대자보? 류 의원은 덩치 큰 가구 대신 스타트업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빈 백(bean bag)을 방에 들여놨다. 여기저기 놓인 노란색 소품이 창밖의 은행나무와 묘하게 어울렸다. 문에는 ‘비동의 강간죄를 소개하고 싶어 대자보를 붙입니다’라고 쓰인 노란색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그는 자기 1호 법안인 ‘강간죄 개정안’(강간의 정의를 폭행과 협박에서 상대방의 동의 여부, 위계 위력으로 확장하자는 안)에 동참 할 의원을 찾으려고 회관 곳곳에 포스터를 붙였다. 지난 8월 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 비동의 강간죄, 진행사항은 어때요. “법사위 의원님들 찾아가기도 하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요. 다들 눈치를 자주 보시는 것 같아요. (종교계 눈치요?) 한편으로는 왜 여성의 표는 의식하지 않지?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 거지? 화가나요. 신중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놈의 신중 때문에 많은 제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신중’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에 대한 변명이죠.”●문 대통령 향해 “기억하시느냐” 화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1인 시위 중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기억하시느냐’고 외친 일도 주목받았어요. 시선을 끄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아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요. (시위를 한 지) 막 40일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60명이 넘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돌아가셨어요. 우리나라가 OECD 산업재해 사망률 1위 국가인데 이런 사고가 나면 기업들은 보통 변명을 해요. 노동자 개인의 과실이다. 실상은 안전 시스템의 미비, 효율만 따지는 기업문화가 문제라는 거죠. 이건 우리가 비용 효율만 따져가며 기업들에 특혜를 늘려줘서 그런 건데, 이제 정상으로 돌릴 때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에서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준비가 되길 촉구해야겠죠.” - 정치를 하면서 참고하는 모델이나 영향을 준 사람이 있나요. “딱히 롤모델이라는 건 없지만,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분이라면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님이 떠오르네요. 예전에 게임회사 과로사 사건 뒤에 이 전 대표님 의원실에서 나섰고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돌았는데, 그때 (회사가) 떼먹은 야근수당을 주더라고요. (웃음)” - 본인이 자주 이야기하는 ‘약자의 무기’로써 정치가 작용한 거군요. “네. 일상 속에서 정치가 이렇게 효과를 발휘하는구나! 체감했죠. 예전 회사에서 부당해고 사례가 몇 건 있어서 당시 회사 임원이 증인으로 나갔는데 그걸 주도한 것도 이 전 대표님 의원실이었고요. 여러 영향을 받았죠.”●“멘사 회원? 굳이…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정의당 비례 1번으로 주목받고 대리게임 의혹을 치렀으며 박원순 조문 거부와 본회의 원피스 복장으로 단숨에 논쟁의 중심에 선 그다. 파격만 있을까 의심했는데, 정쟁에 가려 잊고 있었던 ‘입법 노동자’의 본모습이 엿보였다. - 아참, 멘사 회원이라면서요? “전 민망해서 이걸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데…. (웃음) 무엇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근에는 총선 1호 공약인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 요청을 했습니다. 공짜 야근 이제 그만 없애야죠. 최대한 많은 여야 의원의 서명을 받아 곧 발의할 예정입니다. 채용비리처벌법, 임금체불방지법 그리고 부당권고사직방지법을 담은 청년 노동자 보호 3법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게임’, ‘노동’, ‘원피스’, ‘최연소’ 등등. 정치인 류호정에게 여러 꼬리표가 달렸어요. “저는 ‘정의당 류호정’으로 있고 싶어요. 정의당엔 정말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계셔요. 큰 정당, 큰 단체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다가 결국 안 돼서 여기로. 그래서 전 필요할 때 마지막에 곁에 있어주는 사람. 어쩌면 그게 거대 양당이 할 수 없는 정의당 만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류호정 TMI… 그녀의 가방엔 뭐가 있을까21대 최연소 정치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가방 속엔 무엇이 들었을까.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류 의원은 ‘흔쾌히 가방 문을 열어젖혔다. 노란색(정의당의 상징 색) 스포츠 브랜드 배낭에서 나온 아이템은 태블릿PC와 무선이어폰, 화장품 파우치, 볼펜, 휴대용 게임기, 휴대용 칫솔 그리고 ‘민총이(민주노총 캐릭터)’ 엠블럼. 이것도 저것도 ‘노란색’ 천지다. 분당에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는 그는 이동 중에 간간히 휴대용 게임기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닌텐도 스위치의 인기 타이틀)을 하고 있다고 했다. 류 의원은 게임광이다. 이화여대 재학 당시 리그오브레전드(LoL·이하 롤) 대리게임 의혹을 겪고 사죄도 했지만, 게임 자체를 그만두진 않았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를 끝내고 지난 주말 롤 ‘골드티어’(중상위권 레벨)를 찍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동안 게임 할 시간이 없어 레벨이랄 게 없었다고 했다. 스트레스 해소도 목적이지만 롤을 매개로 청년들과 더 편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도 류 의원에 대한 TMI(Too Much Information). 음악은 즐겨듣지 않지만, 라디오는 챙겨 듣는다. 즐겨 듣는 라디오는 없고, 주파수 잡히는 대로 듣는 편. 아이 패드로는 조간 뉴스를 꼼꼼히 챙기고, 힐링이 필요할 때는 고양이와 새 영상을 찾아본다. 가장 최근에 산 아이템은 스마트워치(애플 워치)다. 밀려드는 연락을 바로바로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전문] “백척간두의 삶 놓는다” KBS 9시 뉴스 황상무 앵커 사퇴의 글

    [전문] “백척간두의 삶 놓는다” KBS 9시 뉴스 황상무 앵커 사퇴의 글

    ‘KBS 뉴스 9’를 진행했던 황상무(56) 앵커가 KBS에 사표를 냈다. 황 앵커는 9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몸담았던 KBS를 떠나려고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다. KBS는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며 “용서와 화해, 치유와 통합은 KBS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라고 주장했다. 황 앵커는 1992년 KBS에 입사해 사회부, 통일부, 정치부 등을 거쳤으며 뉴욕 특파원을 지냈다. 2015년 1월부터 ‘KBS 뉴스 9’ 앵커를 맡았다가 2018년 4월 새 경영진이 들어서면서 교체됐다. 지난 7월에는 ‘KBS뉴스9 검언유착(채널A 사태)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을 통해 양승동 사장의 대국민 사과와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황 전 앵커가 KBS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KBS 선후배 동료 여러분, 저는 오늘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몸담았던 KBS를 떠나려고 합니다. 그동안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될 지, 기약없이 떠나지만 고마웠던 기억만큼은 잊지 않겠습니다. 막상 이 글을 쓰려니 주마등처럼 기억들이 스쳐갑니다. 2005년 5월 3일 피눈물을 삼키며 진행했던 아침뉴스가 생각납니다. 불과 몇 시간 전, 어린 자식을 영안실에 넣어놓고 돌아선 직후였습니다. 무엇이 저를 그렇게까지 일하도록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혼신의 노력을 바쳤던 KBS였습니다.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이라고 믿었던 제 삶의 안식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KBS에 대한 저의 의탁을 접으려고 합니다. 시대상황이 변했고 더 이상은 제가 머물 공간이 없어졌습니다. 저의 애정은 변함없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스토킹에 불과할 겁니다. 그래서 떠나고자 합니다. ‘떠날 때는 말없이’를 실천하려고 했는데, 송구스럽습니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을 아껴주고 키워줬던 조직이기에, 인사는 드리고 가는 게 도리라고 여겨 몇 자 적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매일 욕지거리와 쌍소리 악다구니로 해가 뜨고 지는 세상이 됐습니다.” 작가 김훈의 말입니다. 말 그대로 온갖 말이 난무하는 사회입니다. 불행하게도 그 한 가운데에 KBS가 있습니다. 스스로 자초한 일입니다. 현대사회에 진리는 없습니다. 사실이 있을 뿐입니다. 이익이 중첩되어 첨예하게 엇갈리는 다원 사회에서 한쪽에서 말하는 정의는 다른 쪽에서는 불의가 되고, 견강부회, 곡학아세일 뿐입니다. 요즘 말로 내로남불입니다. 이른바 진영논리만이 횡행하는 시대입니다. 우리 사회가 오늘날 방향을 모른 채 진영 간의 난투극 시대로 접어든 데는, 진리가 없는데 서로 자신들의 주장을 진리라고 우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론은 사실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사실과 자신의 이념이 부딪칠 때, 과감히 이념을 버리고 사실을 택해야 합니다. 제가 신입사원들에게 누누이 강조했던 말입니다. 이는 KBS의 숙명입니다. 이념으로 사실을 가리거나 왜곡하려 드는 순간, KBS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입니다. 국민을 편가르고 이간질하는 일입니다. 스스로를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만들고, 편들고자 했던 바로 그들로부터 업신여김이나 당할 뿐입니다. 우리는 곡절의 현대사를 헤쳐 왔습니다. 우리 사회 극단적 진영논리의 근저에는 망국과 식민, 해방과 분단, 전쟁과 독재,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며 이분법으로 세상을 재단해 온 암울한 역사적 유산이 있습니다. 사회 전체가 깊은 상처를 입었고 치유하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그 안에 사는 개인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최근 날마다 벌어지는 분노와 저주의 악다구니를 듣노라면, 우리는 좌·우 양손에 이념의 촛불을 들고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좌나 우, 진보나 보수라는 틀로서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날이면 날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날선 주장들에서 여실히 확인됩니다. 명백한 사실조차 부정하고 내로남불을 쏟아내며 욕설과 저주로 증오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성은 없고 극단의 감정만 있습니다. 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키우는 ‘소용돌이’일 뿐입니다. 사실은 무시되고 조롱받으며, 주장과 선동만이 힘을 얻습니다. 과거에 대한 고찰, 현재의 성찰, 미래에의 통찰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극도로 분노하는 이들이 생기고, 동시에 극도로 좌절하는 사람도 생깁니다. 이렇게 상대를 쓸어버리겠다는 극단의 적대정치가 힘을 얻는 한, 이 땅에 킬핑필드를 재현하는 것 외에는 해결방법이 없습니다. KBS는 이런 극단의 적대정치에 편승해서는 안됩니다. 사람들의 가슴에 분노의 불을 질러서는 안됩니다. 분노와 증오의 끝은 언제나 골육상쟁의 파국뿐이었습니다.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KBS는 국민의 가슴에 희망의 불꽃을 지펴야 합니다. 긍정의 가치를 일깨워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용서와 화해 치유와 통합은 KBS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KBS가 우리 역사의 저주,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자학사관을 버리고 과거 들추기를 접고 미래로의 전진을 역설해야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발굴하고 키워서 이를 중심으로 단합하고 국민의 자긍심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가 피흘려 쟁취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자랑스럽게 여기듯이, 변방의 약소국을 지키기 위해 굴욕을 마다않고 노심초사 살아왔던 선조들의 헌신, 세계 최빈국을 신흥 선진국으로 만들어 온 선배들의 노고를 존중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조롱과 경멸, 능멸과 조소, 비아냥을 접고 배려와 존중, 예의와 염치, 정중한 말투를 되찾아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꿋꿋이 그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게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존재 이윱니다. KBS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지난 2년 여, 벼랑 끝에 매달린 채 백척간두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제는 손을 놓으려고 합니다. 천 길 낭떠러지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저 돌과 바위투성이뿐이어서 낙하가 끝나는 순간 머리가 깨지고 뇌수가 터져서 처참하게 죽을지도 모릅니다. 운이 좋아 아래에 깊은 소(沼)가 있더라도 과연 수면까지 다시 헤엄쳐 올라올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저도 두렵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손을 놓아야 하고, 그게 제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을 뿐입니다. 말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고맙고 감사한 기억만을 안고 가겠습니다. 어디서든 KBS를 사랑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벤투호 합류 황희찬 “빅클럽 경쟁은 당연, 이겨낼 것”

    벤투호 합류 황희찬 “빅클럽 경쟁은 당연, 이겨낼 것”

    “빅클럽에서 경쟁은 당연하죠. 잘 이겨내겠습니다.”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을 떠난 벤투호에 현지 합류한 황희찬(24·라이프치히)이 10일(한국시간) 대표팀 공식 인터뷰에서 “오랜 만에 다들 모이고 다 같이 훈련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오는 15일 새벽 멕시코, 17일 밤 카타르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손흥민과 황의조 등 해외파가 총출동하는 A매치는 지난해 11월 브라질 전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신흥 명문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은 지난 9월 포칼컵 데뷔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중간에 엉덩이 부상을 당하며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5경기 교체 출전에 그치고 있다. 득점포도 침묵을 지키며 팀 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황희찬은 “초반에 좋았던 흐름 대로 계속 이어가지 못했던 부분이 아쉽다”면서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주위에서 많이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잘 이겨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기력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경기를 많이 뛴 선수들보다 부족할 수 있겠지만 남은 기간잘 준비해서 팀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한국은 멕시코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2로 패했다. 당시 황희찬도 경기를 뛰었다. 역대 전적에서도 4승2무7패로 밀린다. 황희찬은 이와 관련 “져서 많이 아팠고 슬펐던 경기였지만 감독님 말씀처럼 복수 보다는 우리가 준비하고 해야할 것에 더 집중해서 경기를 하다보면 당연히 좋은 모습도 나오고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대표팀 막내였으나 이번에는 이강인(발렌시아) 엄원상(광주FC) 원두재(울산 현대) 정태욱(대구FC) 등 후배들도 적지 않다. 황희찬은 “이번에 보니까 저보다 어린 선수들 많이 들어왔다”면서 “제가 중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형들한테도 더 잘하고 동생들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친구들(김민재·황인범)끼리 도와가면서 좋은 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정태욱에 대해서는 “제 경기를 챙겨본다고 하니까 멀리서 너무 고맙다”면서 “아시안게임보다 더 많이 발전해 A대표팀까지 같이 와서 할 수 있어서 기쁘다. 대표팀에 잘 적응해서 한국의 큰 수비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64년 전 스승께 보답”… 뉴욕서 보낸 장학금

    “64년 전 스승께 보답”… 뉴욕서 보낸 장학금

    미국 뉴욕에 사는 80대가 64년 전 대학진학을 도와준 은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모교에 장학금을 보내 왔다. 9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경희(85)씨가 후배들을 위해 써 달라며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옛 진천농고)에 1만 달러를 기탁했다. 진천농고 7회 졸업생인 이씨는 이 돈을 ‘안효영장학금’으로 해 달라고 했다. 이씨는 장학금을 송금하며 돈을 보내게 된 사연을 메일로 전했다. 어려서 부모를 잃어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이씨는 대학진학을 포기했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당시 안효영 담임교사의 격려로 청주대 영어영문학과에 도전해 합격했다. 하지만 입학금이 없던 탓에 합격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러자 또 안 교사가 모금을 진행해 입학금을 마련해 줬다. 교사들의 도움으로 대학생이 된 이씨는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보냈다. 이씨는 “제자에게 용기를 준 선생님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며 “어려운 형편에도 열심히 생활하는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군대 제대 후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90세인 안 전 교사는 “3년간 학급 반장을 할 정도로 착하고 성실한 모범생이었다”며 “이씨가 전화로 장학금 기탁소식을 알려왔는데 마음이 뿌듯하다”고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음주운전 물의 현역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제명

    음주운전 물의 현역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제명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현역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가 제명됐다. 대한육상연맹은 9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지난 5일 동료 간 음주 운전 교통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들과 관리에 마라톤 국가 대표 지도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신광식(27·강원도청)은 제명됐다. 그는 지난 5일 오전 4시쯤 숙소를 무단 이탈해 술을 마신 상태로 자가용을 운전하다 춘천시 근화동 한 도로에서 후배 선수들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를 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의진(25·강원도청)도 숙소를 무단 이탈해 자신의 오토바이를 음주 운전해 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선수 자격 정지 3년의 징계를 받았다. 황종필(25·강원도청)도 숙소를 무단 이탈해 오토바이를 타고 음주 운전을 한 데 책임을 물어 선수 자격 2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세 선수는 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한 채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연맹은 “최선근 국가대표 총감독, 정남균 대표코치는 보직에서 해임 조치했다”며 “엄광열 마라톤경기력향상위원장도 사의를 표명해 경질했다”고 밝혔다. 육상연맹은 “이번 사건 발생과 관련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돼 국가대표 선수로서 명예를 실추하여 물의를 일으키는 국가 대표 선수들에 대해 예외 없이 중징계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길섶에서] 주전부리/이동구 수석논설위원

    말투나 잠버릇, 좋아하는 색깔이나 음식 등 삶의 대부분이 생활 습관으로 결정된다. 몸에 밴 습관을 고치기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여덟 살 버릇 평생 간다는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군음식을 자주 먹는 주전부리 또한 습관인 듯하다. 어릴 적 과자 먹던 버릇이 반백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고소하거나 달달한 과자를 보면 참기 어렵다. 한번 손이 가면 과자 봉지가 깨끗이 비워져야 멈춘다. 사무실 후배가 불쑥 건넨 과자 한 봉지에 옛 기억이 새록새록해진다. 시골 동네에 나타난 엿장수와 뻥튀기 장수도 떠오른다. 고철이나 빈병으로 바꿔 먹었던 어린 시절의 주전부리는 추억 때문인지 유난히 달콤했던 것 같다. 팝콘과 뻥튀기야말로 주전부리의 묘미를 가장 잘 살려 주는 메뉴가 아닐까. 그것도 영화나 TV, 만화책 등을 볼 때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무엇인가를 먹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무아지경으로 손이 간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묵이나 떡볶이, 만두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전부리 감이다. 특히 추운 겨울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새어 나오는 어묵의 국물 냄새에는 발길을 외면할 재간이 별로 없다. 소주 한 잔에 어묵 한 입. 괜스레 겨울이 기다려진다. yidonggu@seoul.co.kr
  • 반세기 TV·영화 누빈 ‘국민 아버지’ 잠들다

    반세기 TV·영화 누빈 ‘국민 아버지’ 잠들다

    고향은 평양… 성우에서 배우로 전향지병 악화되기 전까지 평생 연기 활동서울아시안게임·올림픽 국제심판 활약후배들 위해 KBS에 밀린 출연료 요구막내아들 잃은 충격에 기억상실 앓기도60년 가까이 대중 앞에서 꾸준히 활동했던 원로배우 송재호가 지난 7일 별세했다. 83세. 1937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아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1959년 KBS 부산방송총국 성우로 데뷔했다. 1964년 충무로를 찾아 영화 ‘학사주점’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들어섰고 1968년 KBS 특채 탤런트로 선발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대중과 가까워진 것은 김호선 감독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1975)로 당시 서울 관객이 36만명에 달할 만큼 흥행했다. 김호선 감독과 작업한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1981)도 크게 성공했다. 1980년대 중반부턴 주로 안방극장에서 활약했다. 드라마 ‘보통사람들’, ‘열풍’을 비롯해 1982년엔 ‘새댁’과 ‘탈출’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김수현 작가의 ‘부모님 전상서’(2004~2005)뿐만 아니라 영화 ‘살인의 추억’, ‘화려한 휴가’나 드라마 ‘싸인’, ‘추적자’ 등 다양한 작품에서 푸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남겼다. 지난해 ‘자전차왕 엄복동’과 ‘질투의 역사’에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병이 악화되기 전까지 연기의 열정을 보였다. 고인의 관심사는 다양했고, 역할은 컸다. 사격 선수 및 국제심판 자격이 있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각각 사격 종목 국제심판과 보조심판으로도 활약했다. 2000년엔 밀렵감시단 단장을 지낼 만큼 환경에도 관심을 보였다. 99하남국제환경박람회 조직위원회 홍보위원, 야생생물관리협회장 등의 이력이 그를 설명한다. 2010년 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 문화재사랑 어린이 창작동요제 홍보대사 등 어린이에 대한 관심도 컸다. 2012년엔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일원으로 후배 연기자들을 위해 KBS를 대상으로 밀린 출연료 지급을 촉구하며 촬영 거부 투쟁에 참여했다. 자녀는 4남 1녀로, 막내아들이 2000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 고인이 충격으로 단기 기억상실을 앓기도 했다. 장남 영춘씨는 배우로도 잠시 활동했지만 지금은 목사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10일 예정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원로배우 송재호 별세에… 정치권도 애도 “국민 배우·후배에 귀감”

    원로배우 송재호 별세에… 정치권도 애도 “국민 배우·후배에 귀감”

    원로배우 송재호가 지난 7일 숙환으로 별세한 가운데 정치권도 고인의 생전을 조명하며 추모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원로배우 송재호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께서는 평생을 연기에 전념하며, 반세기 넘는 세월을 대중과 호흡한 ‘국민 배우’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 대표는 “중년 이후에는 인자한 아버지 역으로 친숙해지셨지만, 젊은 시절 제임스 딘 같은 반항아 이미지를 기억하시는 국민도 많다”며 “2012년에는 밀린 출연료 지급을 촉구하는 촬영 거부 투쟁을 벌이며 ‘나는 생계 걱정을 안 하지만 이 돈을 받아야 생활할 수 있는 후배 연기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야생생물관리협회장, 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 문화재사랑 어린이 창작동요제 홍보대사를 지내시며 환경, 아동 문제 등에도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이셨다”며 “참 따뜻한 배우셨다.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송재호의 별세 소식을 전한 기사를 올리면서 고인과의 만남을 추억했다. 하 의원은 “배우 송재호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며 “제가 초선 국회의원일 때 고인을 뵈었다. 참 온화하고 멋진 분이셨다. 강한 애국심과 긍정적인 인생관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의 귀감이셨다. 편히 쉬십시오”라고 추모했다. 앞서 송재호는 7일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북한 평양 출신인 고인은 1959년 KBS 부산방송총국 성우로 데뷔했고, 이후 배우로 전향했다.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1975),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1981) 등으로 성공을 거뒀다. 드라마로는 1980년대에 높은 인기를 누린 ‘보통사람들’과 ‘열풍’, 그리고 김수현 각본의 ‘부모님 전상서’(2004~2005)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한국계 의원에 “순종 아니다”…황당한 인종차별 인터뷰[이슈픽]

    한국계 의원에 “순종 아니다”…황당한 인종차별 인터뷰[이슈픽]

    SBS. 김창준 전 美하원의원 인터뷰 논란 최근 미국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한국계 인사들을 향해 “순종이 아니다”라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인터뷰가 국내 공중파 뉴스에서 버젓이 방송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 5일 SBS 낮 시간대 방송인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는 최근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 당선자들을 주제로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과 인터뷰를 가졌다. 최근 대선과 함께 치러진 미 의회 선거에서 워싱턴주 연방하원 제10선거구에 출마한 메릴린 스트릭랜드 민주당 후보가 사상 첫 한국계 여성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또 뉴저지주 제3선거구에서는 앤디 김 민주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스트릭랜드 당선인에 “한국사람처럼 안 보여” 한국계 인사들의 잇따른 미 연방 의회 진출에 대해 진행자가 “후배 한국계 연방 하원들이 탄생했는데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김창준 전 의원은 “여자분은 100% 한국사람처럼 보이지 않고 남편이 흑인이고, 또 한 친구(앤디 김)는 부인이 아랍 계통이고 애들도 그렇고 한국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이런 것은 약간 좀 그렇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이라면 반갑다. 물론 기분이 좋지만 ‘한국계’는 섭섭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예예,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래도 요즘 세상에”라며 발언을 제지하며 수습하려 했다. “앤디 김 의원 부인은 아랍 계통” 언급도 그러나 김창준 전 의원은 한술 더 떠서 “100% 한국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순종, 순종, 저 같은 순종이면 하하”라며 ‘순종’이란 단어를 여러 번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순자’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어머니가 한국인이며 아버지는 주한미군으로,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이민 1세대다. 주한미군 아버지는 흑인이다. 당선 전 터코마 시의원을 거쳐 2010년 터코마 시장에 당선돼 8년간 재임했다. 특히 정치 인생 내내 “내 이름은 순자”라며 한국계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내세웠고,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드러냈다.앤디 김 의원은 한국계 이민 2세로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국무부에 첫발을 디딘 뒤 2011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바 있어 민주당 내에서는 ‘오바마 키즈’로 불린다. 그는 첫 임기에서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으로 활약했다. 인터뷰 제지·정정 안한 진행자도 비판받아 김창준 전 의원의 문제의 인터뷰는 곧바로 파장을 일으켰다. 도마에 오른 건 문제의 발언을 한 김창준 전 의원뿐만이 아니었다. 인터뷰 도중 문제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했을 뿐더러 방송이 끝날 때까지 해당 발언에 대해 정정이나 사과를 하지 않은 진행자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SBS, 문제 영상 그대로 인터넷 공개 게다가 SBS 역시 문제의 인터뷰 영상을 그대로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올렸고,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해당 영상들은 다시보기가 제한됐다. 누리꾼들이 해당 인터뷰를 비판하며 트위터 등에 공유한 영상 편집본은 ‘저작권 위반’ 등의 이유로 삭제됐다. 진행자 “걸러내지 못해 죄송”…김창준 “진심어린 사과”주영진 앵커는 다음날인 6일 방송 말미에 “어제 김창준 전 의원을 전화로 연결해 가진 인터뷰에서 피부색과 관련해 적절치 못한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저희가 원래 다시보기를 유튜브 등을 통해 하고 있는데 (관련 영상이) 오늘(6일) 오전까지 계속 게재돼 있었던 것 같다. 제가 미처 걸러내지 못하고 계속 부적절한 표현을 보시도록 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김창준 전 의원의 발언은 피부색을 갖고 차별해선 안 된다는, 차별과 혐오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관철시켜 온 트럼프 시대가 끝나가는 지금의 시대정신과도 맞지 않았다는 점, 여러분께 불편한 마음을 끼쳐드려서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문제의 발언을 한 김창준 전 의원도 “60년간 미국생활을 하다보니 단어의 뉘앙스를 잘 파악하지 못해 적절하지 못한 단어 표현을 한 데에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사과문을 6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1961년에 혼자 미국 땅을 밟았을 때, 차별과 편견을 온몸으로 실감하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기에 치열한 미국 정치계에서 버틸 수 있었다”면서 “그런 경험과 기억을 가진 저에게 이 두 분의 당선 소식은 누구보다도 기쁘고 벅찬 뉴스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미국 의회에 한국계 의원이 한 사람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 국익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면서 “앤디 김 의원님의 재선과 스트릭랜드 의원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약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댓글에서도 “요즘 대선 관련 인터뷰가 많아 피곤한 탓인지, 아니면 앵커가 잘 아는 분이어서 그랬는지 조심을 안 했다. 다 저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무너진 증권범죄 감시·적발 기능/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무너진 증권범죄 감시·적발 기능/전경하 논설위원

    사기를 쳐서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과 관련된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해덕파워웨이’(해덕) 사외이사였다. 해덕은 선박용 방향타 제조사로 한때 세계 시장점유율 1위였다. 2015년 시작된 조선산업 불황으로 2018년 6월 최대주주가 성형외과 원장 출신 이모씨로 바뀌었고 3개월 뒤인 9월 자회사 ‘HDI홀딩스’를 세웠다. HDI홀딩스는 신기술사업과 중소기업에 투자한다고 공시됐다. 해덕은 불성실 공시로 인해 2018년 11월 26일부터 주식매매가 정지됐다. 지난해 2월 최대주주가 화성산업으로 바뀌었고 HDI홀딩스는 한 달 뒤부터 청산을 시작했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해 4월 이사회에 참석, HDI홀딩스와 아트리파라다이스의 돈 관련 안건에 찬성했다. 아트리파라다이스는 경기 용인 소재 스포츠센터다. 기업사냥꾼의 무자본 인수합병(M&A)에서 나타나는 잦은 대주주 변경, 불성실 공시, 자회사를 통한 금전거래 등이 해덕에서 그대로 발생했다. 위 내용은 이 전 행정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가기 전에 공시된 내용이다. 민정수석실은 고위 공무원의 인사검증을 담당한다. 경찰과 검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에서 파견돼 비리를 캐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공개된 정보와 비공개 정보를 취합해 검증한다. 민정수석실에 근무할 사람은 인사검증 대상이다. 이 전 행정관의 인사검증은 안 한 것인가, 못 한 것인가. 안 했다면 황당하고, 못 했다면 갑갑한 노릇이다. 해덕의 감사는 지난해 8월 금감원 출신 변모씨로 바뀌었다. 변씨는 지난 5월 옵티머스에 대한 금감원 검사가 진행될 때 “따뜻한 마음으로 봐 달라”고 전화한 인물이다. 금감원 출신은 퇴직 이후 금융사나 기업의 감사로 간다. 금감원 근무 경험이 경영진의 일탈을 견제하고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종종 금감원 검사와 제재 수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금감원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지난해 기준 1억 500만원이다. 평균 근속연수(16년 6개월)가 길어 보수가 많다고 금감원은 늘 설명한다. 금감원 임직원은 임원과 1~9급 등 2000명인데 상위 직급인 1~3급 가운데 100여명이 인적자원개발실에서 후속 인사를 기다리거나 후배 팀장 밑에서 더 많은 연봉을 받으며 일한다. 상위 직급 과다운영과 과도한 인건비는 2017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됐지만 그대로다. 되레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예산 등 독립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금융현장을 가장 잘 아는 조직으로 의지만 있다면 제대로 검사할 수 있다. 2018년 취임한 윤 원장은 외환파생상품인 ‘키코’(KIKO) 재조사에 인력을 집중시켰다. 2013년 대법원 판결 등으로 피해보상이 끝났지만 은행에 배상안 수용을 종용하면서 직원들은 지쳐 갔다. 2018년 미스터리 쇼핑에서 사모펀드 판매의 문제점이 나타났으나 제대로 된 선제적 조치는 없었다. 금감원이 참여한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지난 1월 검찰의 직접 수사를 줄인다는 이유로 해체됐다. 합수단은 2013년 증권범죄에 대한 빠른 조사와 처벌을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만들어졌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범죄 혐의를 포착해 조사 후 고발하면 합수단이 수사하면서 범죄자 체포가 늘어나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합수단 폐지 논란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합수단이 증권범죄의 ‘포청천’으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합수단장이 (2016년) 뇌물을 받아 구속되는 등 부패의 온상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비약적인 논리를 적용하면 전직 대통령이 연이어 구속된 청와대도 해체돼야 한다. 증권범죄는 치고 빠지는 수법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피해자를 낳는다. 실세와 친하다는 소문이 나면 피해자와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기업사냥꾼의 다양한 기법, 내부자의 공모 등으로 사건이 복잡하고 증거 확보 또한 어렵다. 어렵사리 법원에 가도 형사처벌 위주인지라 부당이득 환수도 어렵다. ‘부당이익을 어떻게 산정하느냐’는 벽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개미’(일반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증권범죄는 옥살이를 해도 남는 장사가 된다. 저금리,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 등으로 증권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할 장치는 무너지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민정수석실, 검찰, 금감원 등에서 증권범죄를 감시·적발하는 능력을 부활시키고 금전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이미 개미들은 너무 많은 피눈물을 흘렸고 지금도 흘리고 있을지 모른다. lark3@seoul.co.kr
  • 윤석열 측근, ‘원전 의혹’ 정조준… 조기폐쇄 결정한 靑 겨누나

    윤석열 측근, ‘원전 의혹’ 정조준… 조기폐쇄 결정한 靑 겨누나

    산자부·한수원·가스공사 동시 압수수색수사책임자 모두 尹과 한솥밥 먹던 후배‘살아있는 권력’ 靑 직접 수사 가능성도 최재형 “수사로 범죄 개연성 살펴봐야”秋 “정치인 총장의 과잉·편파수사” 맹폭檢 “감사 결과·영장 따라 압수수색 집행”검찰이 5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월성 1호기) 고발 사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경제성 평가 조작 정황이 드러난 데다 관련 고발도 이뤄진 상태였다.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내준 것도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권이 이날 ‘정치인 총장의 과잉수사’라고 격하게 반발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여권의 기존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갈등도 증폭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날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내 산자부,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기술본부,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일제히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한수원의 경우 6일 압수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다. 검찰 압수수색은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한 지난달 20일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가 계기가 됐다. 감사원은 한수원 이사회가 즉시 가동 중단 결정이 나오도록 경제성 평가 과정에 관여했고,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이를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삭제한 산업부 공무원 2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백 전 장관과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낸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등 12명을 지난달 22일 대전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적힌 혐의는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위반, 공용서류 등 무효죄 등이다. 공교롭게 대전지검 수장은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윤 총장을 보좌했던 이두봉 검사장이다. 사건을 배당받은 이상현 부장도 윤 총장과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팀에서 함께했다. 여기에 윤 총장은 지난 3일 검찰개혁과 관련해 “살아 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가 저지르는 범죄를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해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검찰 수사가 조기 폐쇄 결정의 ‘윗선’을 향할 경우 청와대를 직접 겨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총장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논쟁의 한가운데 서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은 “범죄가 될 개연성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최 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고발하지 않기로 한 것이 합의 결과 아니냐”고 묻자 “다수의 감사위원이 ‘고발할 정도는 아니지만 추가 수사를 통해서 범죄가 성립될 개연성이 있다’고 동의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전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월성 1호기 감사와 관련해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난센스”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국회가 감사 요구한 사항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난센스라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독립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훼손의 의미로 받아들일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권은 ‘검찰이 정권을 공격한다’며 윤 총장을 맹폭했다. 추 장관은 이날 법사위에서 “정치인 총장이 정부를 공격하고 흔들려고 편파, 과잉수사를 하거나 청와대 압수수색을 수십 회 하는 등 민주적 시스템을 공격, 붕괴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장 스스로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언행과 행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비난도 곁들였다. 고발에 따른 검찰의 수사 착수를 일종의 ‘기획 수사’라고 폄훼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해당 수사와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또 다시 발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전지검은 여권의 비판과 관련해 “압수수색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그 자료,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의하여 집행됐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충희 ㈜듀오 대표, 경기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이충희 ㈜듀오 대표, 경기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이충희 ㈜듀오 대표가 5일,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명예관광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김인규 경기대학교 총장은 “이 대표는 사업뿐 아니라, 백운장학재단 설립 등을 통해서 사회 환원에 앞장섰다”고 말하면서 “모교 후배들을 위하여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기탁하고,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면서 군과 경찰에 후원과 강연을 아끼지 않는 등 사회 각지에서 모범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기대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사업 특성화가 이 대표의 경력과 경영활동에 일맥상통하여 학위를 수여”한다며 배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건, 경기인 이기에 가능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면서 “동문을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라는 의미로 알고 기대에 부응 하겠다”고 화답했다. 경기대학교 73학번인 이충희 대표는 지난 1979년 호텔신라에 입사하여 13년 이상 한국관광산업 발전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듀오와 백운무역·로리앙·백운갤러리 대표이사 등 산업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면서 한국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썼다. 대통령 국민포장·문화체육장관 표창·국방부장관상·이탈리아 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여전한 ‘우승택’의 꿈 “이제 와서 준우승택, 4등택은 안 된다”

    여전한 ‘우승택’의 꿈 “이제 와서 준우승택, 4등택은 안 된다”

    어쩌면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날. LG의 심장 박용택은 여전히 우승택을 꿈꿨다. 박용택은 5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전날 LG가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의 공을 공략하지 못해 무득점 패배를 당해 LG는 이날 경기가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박용택에게는 현역 마지막 경기다. 박용택은 “오늘 경기 끝나고 수훈 선수 인터뷰 여기서 다시 하면 되느냐”는 말로 분위기를 띄웠다. 특유의 호쾌한 웃음을 보인 박용택은 “오늘 다른 때랑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 재밌게 가려고 한다”며 “오늘 후배들이 밝은 모습으로 실력껏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늘 LG에게도 박용택에게도 운명이 걸린 경기다. 박용택은 “내가 야구하는 건 2분에서 짧으면 10초 정도”라며 “어제 아내에게 어쩌면 야구 선수로서 마지막 밤일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이어 “야구 선수로 출근길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밥 잘 좀 차리라고 했더니 와이프가 마지막 아닐 거라고 얘기해줬다”며 “오늘 가족들이 경기장 안 온다. 가족들은 토요일 경기에 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용택은 올해를 은퇴 시즌으로 못 박고 시작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이 겹치며 화려한 마지막을 보내진 못했다. 그런 박용택에게 ‘우승택’은 누구보다 간절한 꿈이다. 박용택은 “멋있을 때, 계속 주전으로 할 때 은퇴하고 싶었다”며 “2년 뒤 은퇴하겠다는 것도 멋있을 때 은퇴하고 싶어 꺼냈다. 그런데 이제 보니 할 수 있는 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가는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선수라면 4등, 3등이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해야한다”며 “우승택에 대한 생각은 변함없다. 이제 와서 준우승택, 4등택을 하고 싶진 않다”고 웃었다. 어쩌면 선수로서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날. 박용택은 여전히 좋은 장면을 상상했다. 박용택은 “내가 안타를 치든 홈런을 치든 좋은 결과 내고 오늘 이기는 게 오늘 머릿속에 그린 그림”이라며 “가장 마지막 타석은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날에 타석에 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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