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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택영 교수「영화와… 욕망이론」 슬라보예 지젝「삐딱하게 보기」출간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을 기호학­언어학으로 풀이/라캉 철학으로 현대대중문화 해석/「영화와 소설…」/히치콕 영화·유행가에 철학이론 대입/「삐딱하게 보기」/탐정소설 재해석… 사회현상 진단도 프랑스 현대철학자 자크 라캉의 이론틀을 빌려 「대중문화읽기」를 시도하는 책 두권이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경희대 권택영교수의 「영화와 소설속의 욕망이론」(민음사)과 옛 유고출신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의 글을 김소연·유재희가 옮긴 「삐딱하게 보기」(시각과 언어)가 그것.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현대 기호학과 언어학으로 재해석해낸 라캉은 흔히 후기구조주의나 해체주의자들의 반열에 놓인다.그의 철학은 『너무 교묘해서 판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왔다.이처럼 까다로운 철학자를 별볼일없는 대중문화를 통해 들여다봤을 때 오히려 수월하게 읽히더라는 전언도 이 책들은 지니고 있다. 「∼욕망이론」은 포스트모더니즘 이론틀로 우리 소설 읽는 작업을 꾸준히 펴온 권택영교수가 그 비평의 영역을 대중문화에까지 넓힌 책.롤랑 바르트·르네 지라르·미셸 푸코 등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서구비평이론을 망라하고 있지만 방점은 역시 라캉에 두고 있다.이 책은 라캉을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같은 히치콕의 영화문법을 빌려서 읽어본다.영화속의 평범한 시민 손힐이 FBI가 러시아를 교란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가공의 스파이 캐플란으로 둔갑해버리는 것은 러시아첩보원이 그를 캐플란으로 오해하는 순간,다른 사람의 시선에 의해 원하건 원치 않건 자아의 모습이 뒤틀려버리는 라캉의 「타자의식」개념은 이처럼 액션추리극과 나란히 놓였을 때 윤곽이 선명해진다는 것.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대중가요의 구절도 라캉이론의 체로 걸러보면 의미가 새롭다.타자가 나를 거울처럼 비추는 존재가 아니므로 인간관계에서 1백%의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나의 욕망은 내가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시선­속마음에 의해 일정하게 제한되기 때문.사랑을 품은 상대,즉 욕망의 대상은 그 자신의 속성 때문이 아니라 이처럼 욕망이 온전히 채워질 수 없다는 관계의 본질탓에 늘 실제보다 커 보이게 마련이라는 진실을 유행가 가사가 묘하게 짚어주고 있다. 「∼욕망이론」에 비해 「삐딱하게 보기」는 대중문화보다 철학자 라캉의 이해쪽에 훨씬 무게를 싣고 있다.이 책은 단서를 통해 범인을 포착하는 추리소설속의 탐정을 환자의 외상을 분석하는 정신분석학자에 비유하는가 하면 서부영화 「셴」과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공통법칙을 끌어내면서 라캉이론의 골격에 살을 붙인다.대중문화이해에 쓰이던 라캉의 잣대가 동구권 붕괴,유태인대학살 등 사회적 현상을 진단하는 데로까지 연결되는 점이 특색있다. 하찮게 보기 쉬운 영화며 소설들이 위대한 지성의 조명 아래 되살아나는 과정은 흥미롭다.고도로 추상화된 이론을 유행가속에서 풀어내는 작업엔 물론 이론의 두께를 얄팍하게 변질시킬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고상한 것과 저급한 것을 무자르듯 가른 엄숙한 「근대」에 문제를 제기해온 최근 철학의 추세와 맞물리면서 점차 조심스러운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 조선시대 국정토의 담은 회의록 「연설」 발견

    【청주=한만교 기자】 조선시대 임금과 신하가 국정에 대해 나눈 대화내용을 요약해 기록한 연설이 국내 처음으로 발견됐다.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박정규(50) 교수는 5일 지난해 4월 서울의 모 고서점에서 입수해 보관해 오던 조선후기 헌종3년(1837년)때의 연설을 공개했다. 4월5일부터 11일까지 발간한 이 연설은 두루마리 한지에 「농사를 잘 짓도록 제방을 잘 쌓자」,「나쁜 수령은 파면한다」는 내용과 왕궁의 수리문제등이 적혀 있다. 연설은 국왕과 신하간의 국정토의 내용의 주요골자를 담은 것으로 승정원에서 낸 원본을 궁중의 소식이나 명령을 전달하던 기별군사나 기별서리가 필사,연락원들을 통해 서울과 지방의 관원과 토호들에게 전달해 오던 것이다. 박교수는 『이같은 자세한 국정회의록이 관원과 양반에 전달됐다는 것은 조선시대의 언로가 상상보다 훨씬 개방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95 서울판화 미술제」 예술의 전당서 새달5일까지 열려

    ◎한국 고 근대판화 발전사 한눈에/고려 불화판화서 60년대 작품까지 3백여점 출품/외국 8개공방도 참가… 회화적 관점서 새롭게 조망 우리나라 판화미술의 발전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한국 고·근대 판화전」이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속에 열리고 있다. 한국판화미술진흥회 주최 「95 서울판화미술제」(4월 5일까지·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의 특별전 성격을 띤 이 전시회는 고려시대부터 1960년까지의 판화작품 3백10점을 전시,고·근대 판화를 회화사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망해 본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 역사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고·근대판화는 서지학이나 출판·인쇄사적 측면에서 다루어졌을 뿐 판화만의 전시는 거의 없었다. 우리의 전통판화를 계승·발전시킨다는 목적 아래 기획된 이번 전시는 우리의 전통판화를 고려불화판화,조선시대 유교판화,조선시대 말엽의 생활판화 그리고 근대판화로 구성한다. 불교판화는 모두 1백30점 정도가 전시된다.이중에는 국보급인 금강반야바라밀경(1311년·개인소장),보물 877호로 지정된 금강반야바라밀경(1357년·삼성출판박물관 소장)이 포함돼 있으며 국보 206호 화엄경변상도(개인소장) 80점이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된다. 화엄경변상도는 대방광불화엄경(보통 화엄경으로 지칭)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화엄경은 현재 합천 해인사에 3개본(40권본,60권본,80권본)이 모두 전해지고 있으며 변상도 판목의 경우 80권본만이 완전하게 보존돼 있다. 유교관계 판화는 물고기와 이무기가 용으로 변하는 형상을 담고 있는 「기원도」(14 00년대) 등 50여점이 전시된다.조선 개국과 더불어 나라의 번영을 기원하는 뜻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원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상이 변해가는 과정을 파노라마처럼 전개하고 있다. 생활관계 판화로는 겸재 정선,단원 김홍도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을 포함해 조선후기 목판화 1백여점이 전시된다.이밖에 30점의 근대판화에는 19 05년 해강 김규진이 자신의 작품을 석판화로 제작한 것,일제시대 천재화가로 알려졌던 이인성씨의 목판화 작품도 처음 공개된다. 한편 서울판화미술제 주최측은젊은 판화작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신예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40세 이하 판화작가 54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선정작가전」도 특별전으로 마련했다.「선정작가전」에는 강준 김미향 문경원 서소영 오경영 이시은 정환선 하의수 등이 출품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판화전문 아트페어로 관심을 끌고 있는 이번 서울판화미술제에는 국내 51개 업체(화랑 36개,공방 8개,관련업체 7개)와 8개 외국 공방및 출판업체 등 모두 59개 업체가 참가한다.출품작가는 미술제 선정작가 54명을 포함해 총 3백44명이며 1천점이 넘는 작품이 전시된다. 또 판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마련된 미술제답게 판화전시 외에 판화제작및 한지제작 실연,판화 상품전,세미나(4월3일·예술의 전당 서예관)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 박찬종 의원/“여서 부르면 간다” 비쳐/서울시장 출마선언 언저리

    ◎민자·민주,「박의원 영향」 손익계산 분주 박찬종 의원이 20일 서울시장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서울시장 선거는 일단 3파전의 양상을 띠게 될 전망이다.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는 한때 서울시장후보감으로 줄곧 1위를 지켜왔다.지난해 신민당의 내분과정에서 「기회주의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인기는 여전히 상당한 게 사실이다. 때문에 민자당과 민주당은 그의 출마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느라 분주하다.한쪽에서는 민자당이 그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실제로 여권 핵심인사들과 그의 접촉설이 나돌기도 한다.이에 대해 박의원은 『입당제의를 받은 적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그러나 『제의가 온다면 생각해 보겠다』는 말을 덧붙여 민자당의 손짓을 기다리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반면 민자당에서는 그의 영입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한 고위관계자는 20일 그 이유를 세가지로 꼽았다.그의 인기가 득표로 연결되지 않는 거품인기라는 것과 그에 대한 당내 거부감이 강하다는 것,그리고 3파전이 민자당에 유리하다는 것이다.그러나 다른 당직자는 『후보인선의 최후기준은 당선가능성』이라고 말해 마땅한 후보가 없을 때는 그를 영입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민주당은 은근히 그의 민자당행을 바라는 것 같다.이기택총재의 한 측근은 『그의 지지표는 대체로 야권성향의 「양김(양금)반대표」』라고 분석하고 『3파전이 전개된다면 민주당에 불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그의 도중하차를 전망하는 성급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박의원의 출마는 개인적으로 정치생명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상기시키고 『일단 무소속으로서 몸값을 최대한 키워 민자당 입당을 꾀해보다 결국 실패하면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풀이했다. 다음은 박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당선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시민들이 시장을 지방화시대를 실현하는 일꾼으로 이해한다면 나쁜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지난 1년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박찬종 신드롬」을 피해서는 안된다는무거운 책임감이 든다. ­대통령출마설도 있는데…. ▲임기 3년은 시정에만 매달리기에도 바쁘다.다음 일은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다. ­민자당이 공천을 조건으로 입당을 제의한다면…. ▲제의받은 사실은 없다.다만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연합의 형식으로라면 어떤 정파와도 제휴할 수 있다. ­어느 당 후보가 위협적인가. ▲민주당이다.대선때도 느꼈지만 민주당은 고정표를 갖고 있다.
  • ’96대입/농어촌 학생 특별전형 허용/교육부,기본계획 발표

    ◎본고사 폐지­과목축소 권고/수능 11월 22일 □주요변경사항 외국어듣기 배점·면접에 비중 특기학생·최저학력 기준 높여 예비소집·신체검사 생략 가능 96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농어촌 출신 학생들에 대한 정원외 특별전형이 허용된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은 11월 22일 한차례 치르며 대학별 본고사는 가능한한 채택하지 않도록 권유키로 했다. 교육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96학년도 대학입시 기본계획을 발표,교육환경이 낙후돼 대학 진학이 어려운 농어촌 학생들을 위해 각 대학이 범위와 기준을 정해 정원외로 특별전형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교육법시행령 등 관련 법령을 개정,정원대비 특별전형 비율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함께 수험생들의 입시 부담을 줄이고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논술을 포함해 대학별 본고사를 아예 보지 않거나 보더라도 과목을 줄이고 국어·영어·수학위주의 필답고사를 채택하지 않도록 각 대학에 권고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96학년도입시에서는 37개 대학이 본고사를 치렀던 95학년도보다 본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입기본계획에 따르면 수능시험은 올해와 같이 언어·수리탐구Ⅰ·수리탐구Ⅱ·외국어 영역으로 나눠 올 11월 22일 한차례 실시된다. 특차모집은 올 12월 27일부터 30일 사이에 실시되고 전기입시는 내년 1월 8·13·18일중 각 대학이 선택한 날짜에 치러지며 후기입시는 2월 10일 실시된다. 이같은 일정에 따라 치러지는 96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내신성적을 40%이상 반영하고 ▲특차·전기대 3번·후기대 등 5번 지원할 수 있고 ▲비동일계 지원자는 감점하며 ▲특차·전·후기에 이중지원을 금지하는 등 95학년도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다. 교육부는 그러나 수능시험 외국어 영역에서 듣기 평가의 문항과 배점을 늘리고 면접고사에서 인성과 적성·가치관·생활태도 등 전인적 자질을 다양하게 평가해 면접고사를 강화해 점수 반영폭을 넓히도록 각 대학에 권고하기로 했다. 또한 특기자의 지원가능 점수 하한선을 현행 40점에서 상향조정하고 특수교육대상자의 입시를 일반전형과 같은 날 치르도록 했으며 예비소집과 신체검사도 교통난 등을 고려해 아예 실시하지 않거나 날짜도 현실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 2지망 합격자도 1지망 에비후보에/96학년도 대입기본계획 세부내용

    ◎내신40%이상 반영… 전기 3번 응시가능/수능 12월22일 발표… 23∼27일 특차전형 96학년도 대학입시 기본계획은 95학년도와 비교할 때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채 부분적으로 개선,보완된 것이 특징이다. 신설되거나 바뀐 내용중 중요한 부분은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본고사 억제 ▲수능 듣기평가 강화 등 3가지다. 내신성적을 교과목의 경우 15등급으로 나눠 40% 이상 반영하고 수능시험은 4개영역에서 2백문항을 출제하며 특차와 전기 3번,후기 1번으로 나눠 치르는 입시일정 등은 지난해와 다름없다.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농어촌학생을 대학입시에서 특별선발하자는 것은 지난달 농림수산부의 농정개혁보고에서 구체화됐다.농어촌 지역은 도시보다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 대학진학이 어렵고 농촌지역의 교육을 활성화하자는 것이 그 배경이다. 교육부가 이 제도를 채택키로 함에따라 희망하는 대학은 자율적으로 세부기준을 정해 농어촌 지역 학생들을 일정한 비율로 정원외로 특별선발 할 수 있게되고 교육법시행령 등 관계법령도 정비될 계획이다.그러나 입학정원의 몇 %까지 허용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교육부는 늦어도 5월까지는 법령정비와 세부지침마련을 완료할 계획이다.정원외 특별전형은 현재 외교관이나 상사원 등의 자녀들에게 정원의 2%까지 허용돼 있다. 농어촌 학생들을 대학진학에서 우대해주는 제도가 마련되면 여건이 비슷한 광부의 자녀나 도시빈민들에 대한 특별전형 허용문제도 제기될 전망이다.또한 농어촌 학생에 대한 명확한 개념확립과 판별문제가 과제로 남는다. ◇본고사 94학년도 입시에서 14년만에 부활된 대학별필답고사(본고사)는 부활된 첫해에 9개 대학이 채택했고 다음해인 95학년도 입시에서는 37개 대학이 치렀으나 실시의 당위성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다.수험생의 부담을 과중하게하고 2중전형을 하고 있다는 문제점 때문에 주로 중하위권대학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었다. 교육부는 이에따라 채택여부는 대학의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가능한한 실시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국어·영어·수학중심에서 학과별로 수능시험을 보완하는 면에서 최소화하는방안을 권장하고 있다.예컨대 사학과의 경우 국사와 세계사를 본고사과목으로 하자는 것이다.또한 외국어 과목을 채택할 때는 회화능력이나 작문능력을 평가하도록 권하기로 했다. ◇내신성적 40% 이상을 입학성적에 의무적으로 반영한다.교과성적은 15등급으로 나눠 80%를 반영하고 출석성적은 5등급에 10%,특별활동·행동발달·봉사활동도 5등급에 10%를 반영하는 것은 95학년도와 똑같다.내신성적산출은 「고등학교 학업성적 관리지침」과 「고교내신성적제 시행지침」에 따른다. ◇수학능력시험 11월22일 4개 영역으로 나눠 치러지는 수능시험은 1교시 언어 60문항 60점,2교시 수리탐구Ⅰ 30문항 40점,수리탐구Ⅱ 60문항 60점,외국어 50문항 40점 등 2백점 만점이다.96학년도 시험에서는 출제원칙은 변동이 없으나 ▲변별력을 제고하고 ▲외국어영역의 듣기평가의 반영도를 높인다는 것이 달라진다.3월말까지 국립교육평가원이 시행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지만 듣기 문항이 몇 문항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변별력을 높이기위해 난이도 조정이 따를 전망이다. ◇일반전형절차 수능시험점수가 12월22일 발표되면 23일부터 27일까지 특차전형이 실시되고 96년1월7일부터 21일까지 전기대입시,2월9∼13일 사이에 후기대 입시가 치러진다. 95학년도와 같이 정원의 40%안에서 각 대학은 특차선발인원을 정할 수 있고 전기대는 1월8·13·18일중 하루를 입시일로 정한다.후기대는 2월10일 하루에 입시를 치른다.전후기는 물론 특차에서도 각 대학은 2지망까지 지원하게 할 수 있다. 복수지망을 허용할 경우 2지망합격자를 1지망이 예비후보에 포함하도록해 불공평시비를 제거한 점은 95학년도와 다르다.전기모집에서는 입시일이 다른 대학에 복수지원 할 수 있으나 입시일이 하루인 후기·추가모집에서는 복수지원할 수 없고 전기에서 여러 대학에 합격하면 한 대학만을 선택,등록해야한다.입시일자가 같은 전문대와 개방대학간에도 복수지원이 금지된다. ◇입시관리업무 대학입시의 관리에 대한 교육부의 간여범위가 올해부터 축소돼 대학입시 정보제공업무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넘겨져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대교협이모아 발표할 예정이다.97학년도부터는 대교협이 독자적으로 입시제도의 집행업무를 맡는다.대교협은 진학잡지사에서 제공하던 대학별 합격가능 점수분석결과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학마다 달라 복잡했던 입시원서가 간소하게 통일되고 원서대금과 전형료를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 「출세엔 권력·배경이 으뜸」이라고(박갑천 칼럼)

    옛전적들에는 「문음」이라는 말이 가끔씩 나온다.정식으로 과거에 합격하지 않고 「집안덕」으로 벼슬하는 경우를 이른다.예컨대 한명회의 장인인 민대생도 그런 사람중 하나였다(「죽창한화」). 「송와잡설」에 의하면 생원과 진사는 「선인」이라 해서 임용하고,효자·순손(조부모를 잘모시는 손자)과 글잘하고 덕행높은 선비는 「유일」이라해서 천거했다.그래서 문벌이 낮은자는 소외될밖에 없었다.이에대해 저자 이기는 이렇게 개탄한다.『어진이를 등용한다는 핑계아래 문음으로 뽑는 일을 시작하여 자기들 좋아하는 사람들만 고르니…벼슬길도 차츰 혼잡해졌다』 이러한 문음관계가 조선후기로 내려오면 더욱더 문란해진다.그런 현상은 가령 황현의 「매천야록」에서만도 여기저기서 대할수 있다.황매천은『근래의 재상들은 거의가 통과출신』이라고 지적한다.통과란 순조·헌종 이후에 생겨난 문란해진 과거시험이다. 여기 응시하는 사람들이 『낫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황현은 말한다.그래서 그때 사람들은 이런 타락현상을 이렇게 비웃었다.『낫놓고 ㄱ자도 모르는 자들이 과거를 주재하고 낫놓고 ㄱ자도 모르는 자들이 과거를 치르며 낫놓고 ㄱ자도 모르는 자들이 급제한다』.권문세가의 자제들이 실력없이 등과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음을 알게한다. 이같은 역사의 줄기가 오늘에 안이어졌다고 할수는 없다.『권력있고 돈있고 빽이 있어야…』라는 말을 듣그러울 정도로 들어오는 우리들이 아닌가.그런 의식구조의 한 꼬투리가 연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조사에서도 드러난다.학생들은 우리사회에서 출세하는데 가장 비중높은 요소가 「권력·배경」이라고 꼽았다(46.5%).주목되는 점은 2.2%의 「인격」과 1.5%의 「학식」.맨꼴찌로서 시답잖게들 보고있다. 이것이 그들눈에 비치는 우리 자화상이다. 어느사회고 「권력·배경」이 「힘」으로 되지 않는다고는 할수 없을것이다.하지만 그게 지나칠땐 부패로 이어진다.또 이런현상은 그걸 못잡는 사람들에게 좌절감과 함께 암상·옥생각을 안긴다.그것은 사회의 곪집으로 변해간다.그럴때 위에서 외치는 「맑은사회」에 메아리가 있을수 없다.부정부패의 원인요법을여기서 찾게 되어야 할것이다. 『사향을 가졌으면 저절로 향기가 날것이니 어찌 반드시 바람부는데 서서 향기풍기길 바라랴』(명심보감).
  • 이시대 얘기꾼/이문열·윤대녕에 비판의 소리

    ◎「소설과 사상」·「동서문학」등 문예지 두작가 근작에 비평의 글/이/작가 주관 깊게 개입… 긴장·치열성 부족/윤/피상적으로 「신화」 차용,몰역사성만 돌출 소설가 이문열씨(47)와 윤대녕씨(33)에 대한 비판의 글이 문예지에 잇따라 발표됐다.계간 「소설과 사상」「세계의 문학」「동서문학」 최근호는 이문열·윤대녕씨 작품에 대한 비판적인 평들을 게재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자기 세대에서 최고로 꼽히는 작가들.이문열씨는 최근 창작집 「아우와의 만남」을 출간 두달여만에 6쇄(쇄당 1만부씩)까지 찍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윤대녕씨도 창작집 「은어낚시 통신」에 이어 올해 초 펴낸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갔다」로 평단의 큰 관심을 모았다.따라서 이들에 대한 비판은 문단은 물론 일반독자에게도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두 작가에 대한 계간지의 비판은 먼저 이문열의 경우 90년대 작품들이 예전의 소설들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지고 작가의 주관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것.문학평론가 김만수씨는 「소설과 사상」에 기고한「시인과 소설가의 차이」라는 논문에서 『「아우와의 만남」「시인과 도둑」 등 90년대 이문열 작품들은 긴장과 치열성이 부족하며 상투성으로 떨어진 「가짜 화해의 소설」들』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이같은 결과가 초기 이문열작품을 돋보이게 하고 그를 상대주의를 고수한 비판적 지성이자 전위로 만들었던 「방법적 회의」정신의 퇴색에서 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즉 스스로를 부정하고 회의하는 긴장의 정신이 결여돼 있고,작가 스스로 80년대 진보적 민족진영과의 불화와 같은 시대와의 대결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문열은 90년대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시대와 불화하지 않는다.그는 어느 때부터인지 이미 우리시대의 문학에서 상당히 영향력이 강한,한 사람의 중요한 「심판원」이 되어 버렸다.이제 그는 더 이상 「전위」가 아니라 그가 비난해 마지않았던 「중심」이 되어 버린 것이다』 김씨는 이문열씨에게 『겸허의 미덕과 철저한 분석정신으로 긴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문학평론가 김경수씨는 「관념적 시점과 해석으로서의소설쓰기」(「세계의 문학」)에서 이문열씨의 서술태도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김씨는 『이문열의 90년대 소설들이 연대기적인 인물의 삶을 추적하면서 그 앞뒤에 주석을 서슴없이 다는 등 이야기보다는 그것을 전달하는 작가의 해석적 시점을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같은 글쓰기가 세상에 대한 직접적인 말 건넴을 지향하는 작가의 자의식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이지만 소설쓰기에 있어선 불확실한 기법이며 작품내용의 현실성마저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윤대녕에 대한 비판의 글들은 그의 작품들이 「시원으로의 회귀」라는 소설의 주제를 주관적 수준인 작가의 담론으로 풀어갈 뿐 현실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소설에서 천착하고 있지 않다는 것.문학평론가 김경수씨는 「윤대녕 소설을 비판한다」(「소설과 사상」)라는 글에서 『윤대녕의 장편 「옛날영화…」에서 주제를 이끌어내기 위한 고대 영원회귀 제의의식이 그 심오한 뜻이 간과되고 피상적으로만 차용되고 있어 작가의 몰역사성과 염세적 세계관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문학평론가 황광수씨도 「영원회귀와 삶의 재생」(「동서문학」)이란 글을 통해 『「옛날영화…」의 소설공간이 「역사」에 대한 강한 부정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등장인물이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소비문화를 거부감없이 향유하는 등 우리시대에 대한 대안적 기능을 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역사도피로 흘렀다』고 꼬집었다.
  • 북한 선사문화 연구/한창균 등 지음(화제의 책)

    ◎시대별 유적발굴 실태 등 분석 우리 선사시대에 대한 북한 학계의 연구성과를 분석한 연구집.연세대 사학과와 대학원 동문 3사람이 북한의 연구실적을 구석기·신석기·청동기로 구분해 각 시대별 유적발굴 실태와 문화를 사회발전 측면에서 다뤘다. 구석기시대 연구는 조선사람의 뿌리가 이 땅에 살았던 후기구석기인에서 비롯됐다는 논리를 주체사상과 연결하는 경향을 소개했다.이와 함께 북한 고고학계가 구석기시대 연구에 활용하는 꽃가루 분석결과와 동물상의 연구자료를 분석하면서 석기 제작기술,뼈 연모,예술품,집자리 등의 연구를 통해 나타난 북한의 구석기 문화 연구성과와 문제점을 다뤘다. 신석기시대 연구는 19 50년대 이후 40년간 북한 고고학계가 거둔 성과를 시기별로 점검했다.50년대에는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당시 서구 고고학계에서도 소개된지 얼마 안되는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에 주목하는 등 새 이론과 방법을 이용한 점을 높이 샀다.또 신석기시대 연구가 80년대 이후 답보상태에 있다가 최근 다시 활발해지는 것을 주목했다. 청동기시대 연구에서는 남북 학계의 연구 방향에 많이 차이가 있음을 자세히 소개했다. 백산자료원 9천원.
  • 중국 해남성을 가다:3·끝(변화하는 아태)

    ◎「관광 인프라」 건설에 박차/무역금융지로 유망… 호털 등 신축 붐/관광특부 건설 화교자본 유치 총력/탄력있는 행정 힘입어 고나광수익 매년 수직상승 해남성 원주민 여주의 전설이 서린 녹회두 산 정상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삼아시는 홍콩이 연상되는 인구 40만의 깔끔한 현대식 항구도시다.비행기가 이 도시의 봉황국제공항에 착륙할 때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공항을 둘러싸고 있는 야자나무 배경의 백사장과 푸른 바다…. 아열대의 해남에서도 가장 기후가 쾌적,연평균 24∼26도의 항구 도시가 삼아.이곳에서 남중국해 방향으로 30㎞ 남짓한 지점엔 관광개발지로 투자개발열기가 뜨거운 아용만과 원숭이섬이 펼쳐져 있고 대륙쪽으로는 남산사 개발구가 위치해 있다. 천연적인 관광휴양지인 이곳에서는 관광위락단지 조성사업이 한창이다.아용만개발주식회사의 왕효동부사장은 『18㎦에 달하는 아용만 개발구의 사회간접시설은 지난 92년 해남성정부와 내지기업들이 출자해 세운 본사가 부담하고 호텔및 위락시설 건설은 외국투자회사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고 설명했다. 헤이그 전미국국무장관이 대표로 있는 MGM사는 1차로 호텔및 휴양시설건설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이곳에 카지노를 세우려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왕부사장은 말한다.또 홍콩재벌 곽영동씨가 이미 10억위안(원·1천억원상당)을 들여 골프장과 호텔등을 짓기로 결정했으며 프랑스의 거대 관광기업 클럽 메드(지중해구락부)도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주돌며 투자설명회 이 회사들이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 까닭은 이곳이 기후가 온난하고 풍광이빼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남아와 동북아시아의 중간지점에 위치,무역금융지역으로도 유망하기 때문이라고 해남성 여행국의 장항부국장은 강조한다.대만자본과 동남아일대 화교들의 투자와 지원 또한 빼놓을 수 없다.남산사 관광구역 개발사업 역시 2천만 동남아화교의 경제력을 배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긴 뿔에 검은 몸체의 남방계 물소떼가 오가는 해안의 3모작 논을 따라 삼아에서 서쪽으로 40㎞지점에 이르면 남산사 개발구역이 나온다.당나라시대의 사찰복원,화교묘지단지,불교도대학및 국제회의장 건설,호텔등 위락시설건설….지난달 18일 남산사 공덕기금회,성 불교협회등이 본격사업 추진에 들어갔다.성 정부는 이 사업에 5백만위안(5억원상당)을 출연한 사람은 일정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종교와 혈연도 투자 유치와 관광 개발에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삼아시 대외우호협회 진옥명회장도 『화상이야말로 해남경제발전의 견인차』라며 『남산사개발구역내 해안에 자유의 여신상 규모의 관음보살상을 세우겠다는 해남성의 계획도 이곳을 2천만 동남아 화교의 마음의 고향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시도』라고 말했다. ○작년 2백만명 내방 화교기업가들을 겨냥한 일년 1∼2차례의 미주와 동남아지역 순회 투자유치회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진회장은 해구를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이 석유화학단지등 내륙의 배후기지 역할을 위해 건설되고 있다면 삼아시등 남동부 일대는 관광지로서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남성 여행국의 장항부국장은 『말레이시아의 호화유람선이 정기적으로 이곳을 통과하고 있고 지난해말엔 베트남의 현항까지의 항로가 개설됐다』고 말했다.또 지난 춘절(구정)휴일 1주일동안 10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고 들려주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봉황국제공항은 광주·심천등 국내 12개 지역과 항공노선을 개설한 데 이어 오는 4월 일본·홍콩·싱가포르·베트남 등 10여개국과 직항로개설을 준비하고 있다.장부국장은 한국의 여행객을 위한 직행 전세기 운행을 한국측과 협의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직항로도 개설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번가군 부시장은 삼아시등 해남의 빠른 발전은 탄력성있는 행정에 힘입은 바 크다고 지적했다.이미 삼아공항등 해남성에선 무비자입국이 실시되고 있고 여행객 유치를 위해 독일등과는 전세기의 내왕을 합의했다는 설명이다.이들은 유연함이 덜한 행정조직을 가진 한국의 제주도보다는 훨씬 더 쉽게 외자를 유치하고 더 빨리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프랑스 차관 4천2백만달러등 모두 12억위안(1천2백억원)이 투입돼 2년여만에 완공됐다는 봉황국제공항과 해남항공사,아용만개발공사 등은 모두 주식회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해남도의 재정수입중 관광업 수입은 10%남짓.전 인구의 10%가량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모지군부성장은 『관광객의 유치와 시설투자를 위한 외자유치가 공업발전보다 중요한 성의 제1목표』라고 밝혔다.지난 86년부터 93년까지 해남성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1천여만명.해마다 41%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지난해엔 1백95만명이 이곳을 찾아왔다.삼아시에서 몇시간만 들어가면 나오는 원시림과 2백만㎦에 달하는 광대한 해역도 해남성의 관광자원. 소동파와 해서가 황제의 미움을 받고 쫓겨왔다는 유배지로 하늘아래 끄트머리땅이란 의미로 천애해각이라 불리었던 1백만 여주의 옛땅 해남.이곳은 새로운 발전모델을 창조하며 빠르게 우리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 신라 흙인형 여인상(한국인의 얼굴:18)

    ◎얼굴 형태 단순… 가늘고 긴 눈 인상적/젖가슴·성기 과장… 풍요·다산 상징 우리나라 고대 흙인형 가운데는 성징을 빌려 남녀인물상을 만든 경우가 있다.주로 성기를 과장해서 남녀를 구분했다.다만 여성은 성기 이외에 젖가슴이나 엉덩이에도 초점을 맞추었다.수적으로는 성기를 노출한 남성상이 더 많다. 신라 유물로 전해지는 성징표현 흙인형 여성상의 얼굴은 대체로 간략하게 제작되었다.어떤 여인상은 아예 얼굴 윤곽만을 뭉뚱그려 놓은 것도 있다.그러나 젖가슴과 성기,임산부를 강조한데서 여성을 빚고자 한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몇가지 여인상 특징을 살펴보면 젖가슴 만을 드러낸 것,젖가슴과 성기를 함께 드러낸 것,임산부를 표현하면서 성기를 드러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윗옷을 벗어 젖가슴만 내보인 여인상의 눈과 입은 가느다랗다.마치 엄지손가락 손톱으로 꾹꾹 눌러 자국을 남긴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웃음을 살짝 머금은 듯 표정 어딘가가 흐뭇해 보인다.오른팔을 구부려 손으로 봉긋이 튀어나온 젖무덤을 받쳤다.역시 왼팔도 구부려 손으로 아래쪽 허리를 가볍게 감싸았다.여인은 발등까지 내려온 주름치마를 입었는데 히프부분은 꼭 맞게 밀착되었다. 젖가슴과 성기를 다 드러낸 또 다른 여인상은 찢어진듯 가늘고 긴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커다란 입을 약간 벌렸다.고개를 들고 무릎을 꿇은 여인은 왼쪽팔을 번쩍 치켜올렸다.그리고 오른쪽팔을 내려 손으로 옆구리를 쓰다듬는 자세다.두개의 젖무덤은 별도로 붙이고 성기를 눈에 잘 띄게 새겼다.비교적 정성을 들인 이 여인상은 고운 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만든 사람의 지문이 선명히 남아있다. 이들 여인상은 여성의 육체적 성징을 두드러지게 표현한 것과는 달리 머리 매무새는 아주 단조롭다.어떤 형태의 헤어스타일은 물론 아예 머리카락으로 여길만한 아무런 표시도 해놓지 않았다.모자(관모)를 썼거나 상투 튼 머리모양을 한 흙인형 남성상과는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이렇듯 간략한 여인상의 머리모양은 청동기시대 조각품에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여인상을 통해 애써 젖가슴과 성기,임신을 강조한 까닭은무엇일까.이는 곧 땅의 풍요성과 다산성을 의미한다.인류는 아득한 옛날부터 여성을 대지로 생각하면서 그 생식기능을 풍성한 수확과 연관시켰다.특히 농경사회에서 여성은 지모신의 위치와 같은 것이었다.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는 남녀가 편을 갈라 외줄을 당기는데 여자쪽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전해오고 있다.이 역시 여성의 풍요성과 다산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구석기시대 후기의 대표적 여인상이라 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 빈 자연사박물관 소장의 「빌렌돈프의 비너스상」도 예외가 아니다.양쪽 젖가슴과 성기에 이르는 삼각지대를 과장한 이 여성상은 생산력이 크게 부각되었다.그리고 고대 멕시코 알텍문화유물의 한 여성상은 아이가 세상밖으로 머리를 내민 출산의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 노령화사회 복지 서둘러야(사설)

    장수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복지대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돼야 한다.통계청이 발표한 94 한국 사회지표는 우리사회 노령인구의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것과 노령기의 소득보장이 보다 절실해지고 있음을 새삼 확인시키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과 함께 노년부양비가 늘었고 55세이상 고령취업자 비율도 높아졌다.고령취업자 비중은 영·미보다는 약간 높고 일본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상태다.이는 우리사회 직장 정년이 거의 55세 전후인 것을 고려할 때 일본같이 다니던 직장에서 계속 일하는 것이라기보다 직장에서 은퇴하고도 벌이를 하지 않을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최근 노인실태 조사에서 고령자 취업이 농삿일과 단순노동 단기 서비스업등 부정기적이고 저임인 업종에 편중돼 있다는 것과 일하는 이유는 거의가 생계유지 때문이라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우리인구 고령화 추계를 보면 60세이상 노인에게는 대체로 15∼20년의 노후기간이 예상되고 있다.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게 되는가 하는 것은 개인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사회전체 활력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노인 부양비는 60세기준일때 2000년에 30.6%이지만 55세로 할때는 40.8%로 높아진다. 긴 노후를 경제적 고통없이 자손이나 후대에 짐지우지 않고 보낼수 있는 다각적인 노후 대책이 개인은 물론 국가 사회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젊어서부터 대비할 수 있는 소득보장 건강유지 주거보장과 여가활동 기회증진같은 다각적인 복지대책 방안이 서둘러 개발되고 우선순위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 이런 계획에는 범정부적 협력이 있어야 한다.우선은 연금제 확대적용과 함께 55세 직장은퇴 시정및 새 직업훈련제가 보완돼야 한다.의료 건강보장을 위한 의료보험제도 보완과 보건 예방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저소득 노인,장애,독신 노인을 위한 가사원조,병간호 같은 재가복지 서비스도 곧 확대하고 국민 생애주기를 감안한 주거계획도 있어야 한다.
  • 키질 천불동/무자트강 40m벼랑위 석굴236개(서역문화기행:10)

    ◎석가 고행 그린 미륵설법도 등 “벽화의 보고”/인도불교문화 동점 중간역… 쿠차·위구르·중국 3가지 문자·풍속 엿보여 쿠차에서 키질천불동을 찾아가는 73㎞는 감탄의 협곡이었다.쿠차에서 서쪽 바이청(배성)까지 그 중로에는 두개의 천불동이 있었다.기암절벽을 병풍으로 두른 염수 계곡을 따라 잠시 북상하면 문득 뻘겋고 황량한 촐타크산을 만나는데 그 바른쪽에 쿠무투라(고목토랍)천불동이 열린다.이곳 사람들은 「아래쪽 천불동」으로 부른다.여기서 다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방불케하는 도깨비 형상의 뻘건 바위의 협곡을 빠져나오면 활짝 트인 고비사막.그 건너편으로 하얀 눈 모자를 눌러 쓰고 서쪽으로 달리는 천산산맥과 동행한다. 거기서 만난 고비사막 그 대부분은 회백색의 황량이지만 쿠차강 언저리는 기름진 초원이었다.바른편으로 하얀 천산,왼편으로 빨간 촐타크산,그렇게 선연한 색채의 무한속을 덜커덩거리다 필자는 불현듯 서울에 두고온 대칸짜리 집 한채와 반생을 넘게 일심전력 주워모은 만권의 책이 아침 햇살에 희끈거리는 먼지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이 났다. 다시 좌회전,촐타크산의 지맥인 밍우타크산(명옥달격산)의 허리를 넘어 서면 동에서 서로 흐르는 무자트강(목찰제하)이 보인다.산과 강사이에는 기름진 총림에 갈대가 우거졌고,그 북쪽 벼랑 40m쯤의 높이로 비둘기집처럼 네모난 석굴들이 일렬,혹은 이렬·삼렬 횡대로 서 있는데 그 2백36개의 석굴군을 통틀어 「키질천불동」으로 불렀다. ○모래돌 퇴적 벼랑이뤄 그것들은 몇 만년전 모래돌이 퇴적한 벼랑이었다.그것들이 석굴로 개착된 것은 기원1∼2세기 동한후기,불교의 동점때 시작해서 13세기 이슬람교에 밀려나기까지 1천여년에 걸친 일이다.바로 승려와 불도들이 불상을 모시고 종교의식을 올리는 불전으로서의 지제굴,승려들이 기도하면서 고행하는 선굴,그리고 승려들이 생활하는 승방으로서의 비가라굴,그리고 물건을 저장하는 창고굴등의 구실을 했었다. 키질석굴은 카슈가르에 남은 삼선동보다 약간 늦지만 돈황의 막고굴보다 1세기 이상 앞선 것으로 판명된 중국서북지역 최초의 천불동이었다.그 규모나 가치로 보아돈황의 그것보다 초라하고 엉성하지만 키질천불동의 석굴 양식이나 벽화의 내용,기법에 있어 인도의 불교문화가 동점하는 중간역이 분명했다.그속에 쿠차·위구르·중국등의 세가지 문자와 풍속이 출현하는가하면 서역의 간다라미술의 동점이 역력했다.예를 들어 타원형의 얼굴에 가는 눈썹과 높은 코,넓은 턱에 엷은 입술,그리고 물결치는 헤어스타일,그러한 불상이 곧 간다라의 그것이었다. 석굴은 2㎞의 벼랑에 동서로 분포되어 있었다.그 가운데쯤 남북을 움푹 자른 작은 골짜기를 중심으로 서쪽에 81개,골짜기에 55개,동쪽에 1백개의 석굴이 분포되었는데 형체가 온전하거나 벽화를 보유한 것은 1백군데에 미치지 못했다. 석굴의 양식으로 볼때 그 절대다수가 지제굴이었는데 지제굴은 인도에서 전래한 원초적인 형태로 석굴의 안쪽에 기둥을 두고 기둥뒤로 반원형,기둥밖으로 사방형,곧 말굽모양의 중심주형과 다만 네모뿐인 방형,리고 불전을 전후 2개실로 나뉘고 전실 중앙에 입불을 모신 대상형 등 세가지가 있는데 중심주형으론 4호·7호·8호·13호·17호등 40개굴,방형으론 3호·9호·14호·39호·40호등 23개굴,대상형으론 47호·48호·60호·1백36호 등 4개굴이 있었다.용도와 내실을 갖춘 승려의 생활 공간인 비가라굴로 2호·5호·6호·10호·15호 등 31개굴이 있었다. 그러나 키질 천불동의 영혼은 석굴에 있지 않고 거기 벽면마다 그려진 벽화임을 누구나 부인하지 않는다.그 벽화가 자그마치 1만㎡에 달했다.그중 가장 보편적인 주제로 석가모니 전생에 노루나 곰·토끼등 짐승이 되었던 사적을 그린 본생고사가 70여종,석가모니의 일생에 있었던 각양각색의 형을 그린 불전고사가 60여종,다시 인과보응의 설법을 도해한 인연고사가 40여종이 있었다.이밖에도 약간의 천궁기락도·비천도·동물도·천상도 등이 있었지만 그림 자체가 불법을 설명하는 시각적인 강론인만큼 그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오현의 구자비파 발견 필자는 서쪽 벼랑의 석굴부터 순례를 시작했다.그 최서단의 8호굴은 중심주형 지제굴로 높이 6m쯤의 비교적 큰 석굴이었다.비록 그 벽화의 대부분이 벗겨지거나 탈색되었지만 마름모의 무늬,곧 능격화아래 희미하게나마 오현의 비파,곧 당시에 나오는 구자비파를 발견했을 때의 감격은 대단했다.안내자의 손전등을 빌려 그 높은 벽면을 열심히 비추었지만 오현은 더욱 가물가물 침침한 것이 안타까웠다. 8호굴과 비슷한 서쪽 벼랑을 사다리로 10m쯤 올랐을 때 거기 17호굴이 있었다.키질에서는 특굴로 알려져서인지 그 입장료도 곱으로 비쌌다.거기는 키질 특유의 문양인 마름모 무늬의 천장 아래 정병을 가진 미륵보살이 많은 협시 보살을 거느린 「미륵설법도」를 비롯해 석가모니의 생전 고행을 그린 본생고사가 널려 있다. 17호굴의 아래로 역시 특굴로서의 38호굴은 「음악동」으로 불릴만큼 많은 보살이 피리·공후·북·비파등의 악기를 들거나 원형의 천장에는 기다란 낙천도가 흐르는 선율처럼 그려져 있었다.그런가 하면 선연한 마름모 바탕에 두마리 꿩의 「쌍치도」도 눈에 띄었다. 다시 그 옆으로 나란히 있는 47호굴과 48호굴은 모두 대상형의 지제굴이었는데 18m가 넘는 높은 석굴속에 16m의 불상이 버티고 서 있고,그 좌우로 다섯렬의 좌불들이 빽빽했지만 휑하게 쓸쓸한 공간에서 망망했던 찰나,필자는 그 왼쪽 벽면에서 호랑이에게 몸을 바치고 그 먹이가 되는 「사신사호」의 본생고사에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었다. ○독일인이 훔쳐간 흔적 서쪽 벼랑 중앙쯤의 76호굴은 궁융굴,석굴은 직방형이지만 천장은 활모양의 반원형,그런데 그 천장엔 공작의 현란한 날개만 남아 있었다.물론 독일사람에게 절도당한 것이다.이 천장에 저토록 현란한 공작의 날개가 온전한 모습으로 거드름을 펼 수 있더라면 얼마나 광채로울까. 바로 그 옆에 대상형 지제굴 77호굴.그 널따란 석굴의 천장은 너울너울 신나게 춤추는 보살의 무기도,격렬한 선율을 타고 무녀의 귀고리·면사·스카프·치마등이 물결치고 있었다.그리고 후실의 용도에는 꿩·양·사슴·오리·말·호랑이·원숭이등 열한가지 동물이 칙칙한 색상으로 생동했다. 그 옆으로 80호석굴,거기 본생고사와 인연고사에는 한마당 지옥이 그려졌는데 석가모니 앉은 땅밑으로 누군지 사람의 머리를 불로 태우는 끔찍한 장면이 자못 리얼했다. 이밖에 화랑식인 석굴로는 석가모니일생의 각종 형상을 종합한 불전고사 50여폭의 1백10호굴과 호랑이·사자·사슴·개·오리·꿩·토끼·뱀·말·곰·기러기등 열여덟가지 동물이 사실적으로 혹은 인상적으로 그려진 2백24호 굴은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키질천불동에서 잊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다.그 하나는 인도사람으로 정승의 자리를 마다하고 쿠차로 도망왔던 구마라옌(구마라염)의 아들인 구마라주바(구마라십·Kumarajuva 344∼413)가 여기서 나서 출가하여 「대품반야」,「법화」,「유마힐」 등 74부 3백84권을 중역함으로써 남조의 진체,당의 현장등과 함께 중국 삼대불경번역가로 지위를 굳힌 사람이다.마침 지난해 가을 9월17일부터 키질천불동에 있는 키질석굴연구소에서는 그의 1천6백50주 탄신을 기념하는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그 동상을 세웠다. 또 하나는 우리 교포 화가인 한낙연씨(?∼1947).1946년 이곳에 와서 벽화를 임모하다가 결국 석굴의 미술을 고증하는 전문가가 되어 오늘의 69호굴을 발견하고 각 석굴의 벽화를 통일,정리하여 일련번호를 만든 공을 남긴 사람이다.두번째의 정리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1947년6월,그는 비행기사고로 조난당하고 지금 10호석굴에는 그의 작업일지가 석각되어 있다.
  • 후기대·전문대 합격자 자동안내/한국통신 전화서비스

    ◎PC통신 천리안서도 한국통신은 오는 13일부터 25일까지 「700」전화자동안내 서비스를 통해 전국 92개 후기대학 및 전문대학의 합격자를 발표일정에 맞춰 알려준다. 이용방법은 응시대학의 발표일에 대학별 이용전화번호(표 참조)를 누르고 안내말에 따라 대학 고유번호,수험번호,전화기 버튼의 우물정자(#) 표시를 차례로 누르면 된다. PC통신서비스인 천리안도 12일부터 전국 37개 후기대학의 합격자를 안내한다.이를 이용하려면 처음화면에서 「77번.95학년도 대학합격자 명단」을 선택하거나 곧바로 「GO PASS」를 입력하고 지원대학의 번호,수험번호를 차례로 입력해야 한다.
  • 후기대경쟁률 예상밖 저조/35개대접수 마감/법학·의예과만 “인기”

    건국대 등 24개 대학이 8일 입시원서접수를 마감함으로써 후기 35개 대학의 원서접수가 모두 완료됐다. 이날 후기대 원서접수 결과 의예과·한의과·건축학과·법학과 등 인기학과는 경쟁률이 높았으나 비인기학과는 경쟁률이 낮아 대다수 대학의 전체 경쟁률은 당초 예상보다 저조했다. 법학과에서만 60명을 모집하는 건국대는 6백26명이 지원,10.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의예과에서만 18명을 뽑는 울산대도 1백51명이 지원,8.4대 1의 높은 지원율을 나타냈다. 다른 대학의 경쟁률은 △광주대 2.6대 1 △경상대 1.6대 1△전주우석대 1.59대 1 △고신대 2.06대 1 △한서대 2.2대 1△세명대 1·48대 1 △중경산업대 4.2대 1 △동양공대 1.67대 1 △순신대 2.3대 1 △협성대 3.5대 1 △피어선대 2대 1 △청주대 1.94대 1 △충남산업대 2.42대 1 등이다. 후기대는 오는 10일 면접고사를 치르며 합격자는 14일부터 17일 사이에 대학별로 발표한다.
  • “문명사 대변혁” 지식사회 도래한다/「거대한 변화」

    ◎미 피터 드러커 교수 21세기 상진/자본·노동력보다 지식이 부국의 필수 자원/산업·생산·경영 혁명 거치며 사회주의 붕괴/“190년대 자본주의 몰락” 마르크스 예언 빗나가/효율적 지식 응용하는 개인·조직만이 생존 『국부의 달성을 위해서는 자본과 노동력보다 지식이 더 필수적인 지식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미국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먼트 대학원의 피터 드러커 교수는 사회주의 패망이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거대한 변화로 지식사회의 등장을 꼽고 이는 인류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대변혁이라고 진단했다.그는 인류사가 산업혁명·생산혁명·경영혁명을 거쳐 이제 지식이 절대적 자원이 되는 지식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 놀라운 변화의 주인은 지식의 의미변화로서 과거에는 지식이 존재에 과한 개념이었으나 지금은 행동에 관한 개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지난 반세기에 걸친 자본주의 사회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심도 있게 분석해온 드러커 교수는 앞으로는 지식을 효율적으로 응용하는 조직과 개인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언했다.「변모하는 산업사회」「단절의 시대」등 다수의 저서로 잘 알려진 금세기 최고의 경영사상가이자 문명비평가인 드러커 교수는 1909년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그가 「다이얼로그」지에 기고한 「지식사회의 도래」란 제목의 논문 요지를 소개한다. 1750년부터 1900년까지 1백50년 동안 자본주의와 기술이 세계를 정복,문명세계를 창조했다.자본주의와 기술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새로운 것은 이것들의 확산속도다.산업혁명과 자본주의 속으로 선진기술을 침투시켜 오늘의 절대적 자본주의를 만든 것은 이 두 요인의 속도와 규모였다. 자본주의는 사회의 한 요소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 자체가 됐다.절대화된 자본주의는 전과는 달리 국지성을 벗어나 서구와 북유럽에서 18 50년까지 위력을 발휘했다.그리고 다시 50년 동안 전세계로 퍼져나갔던 것이다. 지식의 의미에서 일어난 극단적 변화가 이를 가능케 했다.서구와 아시아를 가릴 것 없이 지식은 「존재」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그러나 하룻밤 사이에 그것은 「행동」에적용되기 시작했다.그것은 자원이 되고 실익이 되었다.개인적 재산이었던 지식은 하룻밤 사이에 공공재산으로 둔갑했다. 첫 단계 1백년동안 지식은 도구·과정 및 상품에 적용됐고 이것이 산업혁명을 만들어냈다.그러나 지식은 동시에 카를 마르크스가 말한 「소외화」를 초래,계급전쟁을 창조하고 급기야는 공산주의를 만들었다. ○생산요인으로 작용 1880년 언저리에서 시작된 2단계 과정에서 지식은 새로운 의미를 얻으면서 일에 적용되기 시작하더니 생산성 혁명을 가져왔다.생산성 혁명은 무산계급을 중산급 부르주아 계급으로 전환시켰으며 이들은 거의 중산층에 가까운 소득을 확보하게 되었다.결국 생산성 혁명은 계급전쟁과 공산주의를 패배시켰다. 지식의 마지막 단계 변화는 2차대전후에 왔다.이 단계에서 지식은 지식 자체에 적용되기 시작했다.이를 경영혁명이라 할 수 있다.지식은 자본과 노동 모두를 옆으로 밀어낸 채 생산의 한 요인이 됐다. 오늘의 사회를 「지식사회」라고 부르기엔 빠를지도 모른다.인류는 이제 겨우 지식경제를 갖게 됐다.하지만 오늘의 사회가 후기자본주의임에는 틀림없다. 자본주의와 산혁명에 의해 사회가 변하는데는 서유럽에서 1백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17 50년만 해도 미미한 존재였던 자본주의자와 무산계급자들은 19세기 들어 자본주의와 기술이 침투한 곳이면 어디서나 지배적 계급이 되었다. 일본에서 이 변화는 30년이 못 걸렸다.그 기간은 명치유신이 일어난 1867년부터 중일전쟁이 터진 18 94년까지였다.상해·홍콩·캘커타·봄베이,또는 제정 러시아에서도 더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기술적 변화의 속도는 자본 수요를 폭발시키고 새로운 기술은 생산의 집중을 초래,공장의 출현을 불가피하게 했다.지식이 수천개의 소규모 가내공장에 적용될 수는 없었다.생산은 하룻밤 사이에 손재주 단위에서 기술 단위로 옮겨졌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등장한 것도 제임스 워트의 증기 기관차가 등장한 무렵인 17 76년의 일이었다.그러나 「국부론」도 기계·공장·산업생산 등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국부론에서 언급한 생산이란 고작 가내공업 수준이었다.나폴레옹전쟁이 있은 40년 후까지도 공장과 기계가 재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1830년대에 들어와 발자크가 소설을 통해 은행원과 증권거래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프랑스를 묘사하기 시작했다. 산업화는 마르크스가 말한 「궁핍화」가 아니라 물질적 향상을 의미했으나 그 충격은 가히 병폐에 기까웠다.새로운 계급으로 변모한 프롤레타리아들은 마르크스의 말마따나 「소외」되었다.이들은 결국 그들의 생계를 소수 자본주의가들이 소유한 공장에 의존하다보니 갈수록 무력해지고 가난해져 종내는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게 된다고 마르크스는 예언했다. 현세의 마르크스 주의자들도 이 견해에 동조하고 있다.심지어 반 마르크스 주의자들 마저 자본주의 「내재적 모순」에는 동의한다.19세기 후반까지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믿음은 상당한 세력으로 사회를 지배했고 많은 뜻있는 인사들이 사회주의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프롤레타리아의 「소외」와 「궁핍화」만을 가져온다던 자본주의는 망하지 않고 반대로 사회주의가 망해버린 이유는 무엇인가.이에 대한 대답은 생산성 혁명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였던 프레드릭 윈즐로 테일러가 비록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았지만 노동자가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시력이 나빴던 그는 하버드대 입학을 포기하고 기계공이 되었다.기술이 뛰어났던 그는 곧 보스의 일원이 되었다.그는 이 과정에서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증오와 갈등을 목격했다.그는 갈등 해소의 방안으로 노동자의 생산성 향상에 착안했다. ○스미스 「국부론」 등장 그의 생산성 향상방안은 자본가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자본가에 다같이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그의 교훈을 가장 잘 활용한 예가 전후 일본의 사용자와 노조였다. 테일러의 생산성 혁명 이론은 선진국의 생산성을 50배 높였다.한국·대만·싱가포르 등이 열악한 조건 속에서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도 테일러의 교훈덕이었다. 생산성 향상은 부수적으로 노동자들의 생활 향상을 가져오고 이는 구매력증가를 수반했다.마르크스가 걱정했던 무산대중은 부르주아로 둔갑했다.자본가가 아니라 블루 칼라의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의 진정한 수혜자가 되었다.이는 마르크스가 1900년대에 올 것으로 예언한 자본주의의 몰락이 왜 마르크시즘의 몰락으로 대체되었는지를 설명해 준다.1차 세계대전후 빈곤과 실업이 만연된 중부 유럽의 패전국에서 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는지도 같은 맥락에서 대답을 찾을 수 있다.모든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그처럼 자신만만하게 예상한 대공황 이후의 공산주의 혁명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 수백년간 생산성 폭발을 초래한 경제를 가능케한 것이 지식을 일에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지식의 의미 변화는 사회와 경제를 변모시켰다.지식은 개인과 경제의 자원으로 치부된다.지식만이 오늘날 의미 있는 자원이다.재래식 의미의 생산의 요건들,즉 자본·노동·토지는 소멸된 것은 아니고 2차적인 요인으로 밀려났다.이 3대 요건은 지식만 있으면 얻을 수 있고 그것도 쉽게 구할 수 있다.이제 새로운 의미에서의 지식은 사회적·경제적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지식이다. 이같은 지식 적용의 다양성에서 오는 변화를 경영혁명이라 부를 수 있다.이제 경영혁명이 지구를 휩쓸고 있다.경영혁명이란 말에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기업경영을 떠올릴지 모르지만 이는다른 개념이다.기업경영은 주로 이윤추구를 염두에 둔 것이지만 경영혁명은 영리·비영리를 가리지 않는 조직 관리의 방식이다. 이제 지식은 필수불가결의 절대적 자원이 된 반면 종래의 자원이었던 자본·노동·토지 등은 지식에 따라오는 수단으로 전락했다.이 현상은 오늘의 사회를 후기자본주의로 바꾸어 놓았다. 세상은 정치·경제·사회적 역동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인류는 하나의 지식에서 다양한 지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후기자본주의 진입 전통적으로 지식이란 일반적인 것이었지만 지금은 고도로 전문화된 필요성이 되었다.과거 우리는 『지식 있는 남자 또는 여자』란 말을 하지 않고 대신 『교육받은 사람』이란 말을 해왔다.교육받은 사람은 많은 것에 대해 알고 이해하지만 한가지 일에 전문가는 아니었다.많은 것을 아는 사람보다 한가지 일을 완벽하게 해내어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게 되었다. 미국혁명의 해인 1776년 식으로 지식사회의 장래를 예측하는 것은 바보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그러나 한가지 예측가능한 것은 지식사회는 앞으로 지식의 형태와 내용,그 책임과 의미,그리고 교육받은 사람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따라 도전을 받게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 후기대 경쟁률 저조/부산외대 등 9곳 접수마감

    강남대와 부산외국어대 등 후기 9개 대학이 7일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이날 원서접수를 최종 마감한 결과 부산 동서공대 등 6개 대학은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으나 가야대 등 3개 대학은 미달되거나 막판 눈치지원으로 겨우 정원을 넘기는 등 양분현상을 보였다. 각 대학의 경쟁률은 △동서공대 4.06대1 △부산외국어대 2.73대1 △서원대 2·59대1 △경주대 2.06대1 등이다. 그러나 가야대는 8개 계열중 4개 계열이 미달된 가운데 전체 경쟁률도 0.96대1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호남대는 전체 경쟁률이 1.23대1이었으나 43개 학과중 17개 학과가 미달됐으며 목포대도 1.72대1에 머물렀다. 이로써 후기 11개 대학이 원서접수를 마쳤으며 8일 24개 대학이 원서접수를 마감함으로써 35개 후기대의 원서접수는 모두 완료된다.
  • 144개 전문대 오늘부터 전형/23일까지 21만여명 선발

    ◎경쟁률 평균 2대1예상 전국 1백44개 국·공·사립 전문대 입시가 6일부터 본격화된다. 6일부터 9일까지는 26개 전문대가 우선·특별·일반전형을 실시하고 후기대 입시일인 10일에도 29개 전문대가 입시를 치른다. 전문대의 총 모집인원은 지난해보다 2만2천57명이 늘어난 21만4천8백29명으로 평균경쟁률은 2대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자계산·사무자동·관광과 등 취업이 학실히 보장되는 일부 학과의 경쟁률은 평균 경쟁률보다 훨씬 높은 10대1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일반전형은 대부분 10일부터 23일사이에 몰려 있어 후기대에 응시를 해놓고도 다시 지원할 수 있다. 계열별 교차지원을 제한하거나 교차지원을 하면 불이익을 주는 대학은 없으며 대부분 2∼3지망이 허용된다.
  • 대입 경쟁완화가 능사 아니다/장정행 편집국장(서울광장)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이 한차례 대학입시난리를 치르고 있다.수학능력시험이라는 1차관문을 거쳐 전기대학들의 합격자발표가 거의 끝나고 이제 후기대학들과 전문대들의 시험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해마다 60여만명의 수험생과 그 학부모들이 대학입시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하며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것을 보면 측은하고 안타깝다. 많은 수험생들이 우선 붙고보자는 심정으로 자질과 희망은 아랑곳없이 수능시험과 내신성적에 맞추어 마감시험 직전에 눈치로 학교와 학과를 선택한다.비교적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진 대학에는 지원자가 줄을 이어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였다.마감 직전의 원서접수창구는 인기 공모주나 아파트 청약창구를 무색케 했다. 이대로는 안된다 안된다하면서 고치고 또 고쳐왔는데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 것이 대학입시제도이다.고교교육 정상화와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준다며 오랜 검토와 공청회를 거쳐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현행 대입제도도 대학별 본고사를 쳐라 말아라,수능시험을 한번 보느냐 두번 보느냐로시행 첫해부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두 차례의 시행 결과 수능시험보다는 본고사가 합격을 좌우하는 것으로 밝혀져 그렇지않아도 학부모의 과다한 부담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과외가 더욱 과열될 것으로 걱정되고 있다.본고사 부활의 여파로 지난 20여년간 시행돼 온 고교평준화의 해제문제까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결국 현재의 대입제도도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는 커녕 몇년간 시행해 왔던 종전 제도의 변경에 따른 혼란에다 시험을 두번 치러야 하는 짐만 더 안겨준 셈이 돼 버렸다. 건국후 지금까지 대학입시제도가 11번이나 바뀌었다.국민학교에서부터 거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의 목표가 대학입학에 몰려있는 우리의 실정상 대입제도가 바뀔 때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겪는 혼란과 부담은 대단할 수 밖에 없다.중고등학교의 교육까지 덩달아 흔들린다.이런 위험을 감수하며 고쳐온 결과가 아직도 숱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지금의 대입제도이다.대학입시에 따른 모든 문제들을 한꺼번에 없앨듯 몇해 걸러 한번씩 요란하게 입시제도를 바꾸어 왔지만 그 골격은 결국 대학별 고사와 국가관리 고사,그리고 두가지 고사를 혼합하는 방법을 왔다 갔다했던 셈이다. 장래 무엇을 하려하든 너도 나도 일단 대학만은 들어가려고 하는데 비해 대학의 수용능력에는 한계가 있는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경쟁이 치열할수록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하는 것을 탓할 수만도 없다.어차피 불가피한 경쟁이라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제도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고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룰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애당초 묘안이 있을 수 없는데도 공연히 이랬다 저랬다 제도를 고치는 것은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부담과 혼란만 더해줄 뿐이다.문제가 조금 있더라도 근본적인 개선책이 없는한 한가지 제도를 꾸준히 시행하라.그러다보면 나름대로 적응이 되고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생길 것이다.앞으로 10여년만 지나면 대학진학 연령층이 줄어들고 어쩌면 대학이 학생들을 찾아 나서야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제 막 전기대 입시가 끝났을 뿐인데 두 번밖에 시행해보지 않은 현행 대입제도를 또 고치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세계화의 첫번째 과제로 교육개혁이 추진되고 있으므로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세계시민을 길러낸다는 큰 틀에서의 획기적인 개혁이 아니라면 차라리 지금 제도를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 바야흐로 경쟁의 시대이다.대학입시에서도 경쟁을 줄여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쟁은 더 시켜야 한다.다만 학생의 자질이나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닌 단순한 점수벌레로 만드는 경쟁,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아무 쓸모도 없는 낭비적인 경쟁만은 없애야 한다.
  • 사물놀이/전통계승넘어 세계음악“자리매김”(한국문화 세계화의길:4)

    ◎해외공연 1천3백회… “완벽한 예술” 찬사/악기 대중화·국제음악제 국내개최 필요 1982년 11월1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 세계 타악인대회장.2시간 남짓 계속된 사물놀이 공연이 끝나자 대회장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속에 묻혔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 모리스 랭은 당시 자신이 받은 충격과 감동을 밝힌 편지를 사물놀이의 리더 김덕수(김덕수·43)씨에게 보내왔다.『막이 오르기전 무대위에 달랑 놓인 조그만 악기 4개를 보고 「저걸로 무얼할까」 싶었는데 연주가 시작되고 몇분만에 내 잘못을 깨달았다.정말 감격적이었다.한국에 그토록 복잡한 리듬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는 것이 편지 내용이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펼친 해외공연은 1천3백여회.공산권이 붕괴되기전의 동유럽을 포함,안 가본 대륙이 없을 정도다.CBS 소니 폴리그램등 외국에서 만든 음반이 17종,비디오가 3종에 이른다. ○자신있게 내놀 상품 당연히 김덕수패 사물놀이는 한국문화의 세계화의 첨병으로 꼽힌다.우리가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문화상품이 김덕수패 사물놀이인 것이다.해외공연 횟수에서 뿐만아니라 사물놀이에 대한 외국인들의 호들갑스러운 찬사에서 그것은 확인된다.그 찬사는 문화상품으로서 사물놀이가 지닌 힘이 무엇인지도 아울러 보여준다. 『사물놀이는 하나의 사건이다.음악의 심장은 리듬인데 사물놀이는 메트로놈으로 측정할 수 없는 리듬을 갖고 있다』(비터 고든·미국 아시아 소사이어티 이사)『사물놀이의 완벽한 예술적 기교는 나의 말문을 막히게 하였다.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나를 감동시킨 사실은 「세계는 하나」라는 강한 느낌과 음악적인 표현의 불멸의 가치를 사물놀이가 나에게 불러 일으켰다는것,그리고 나에게 진실로 와닿는 「한국의 정신과 리듬」이었다』(볼프 강 슈람·오스트리아 재즈그룹 「레드선」 리더)『그들이 보여준 음악과 춤의 독특한 결합은 세계 드럼페스티벌중에서도 하이라이트였다』(존 와이어·세계 드럼페스티벌 예술감독) 한국어와 영어 및 일본어로 구성된 사물놀이 사진집을 지난 88년 펴낸 일본 사진작가 시미즈 이치로는 편집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소리가 끊기고 경탄과 감동의 소용돌이에 잠긴 유럽인들,숨이 턱턱 막히는 녹색의 더위속에서 웃고 울며 장구를 친 일본 학생들의 얼굴,비구름이 달리고 하늘이 울부짖는 여름비에 흠뻑 젖은 야외의 수천 관중.…나는 전하고 싶다.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에게…사물놀이라는 도깨비의 이야기를』 ○신조어 「사물노리안」 장구 북 꽹과리 징 4개의 전통타악기(사물)로 우리의 얼과 정신을 심고 있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세계화 전략은 그 소리처럼 다양하고 힘이 넘친다. 『지난 십수년간 미국 유럽 각지에서 사물놀이 캠프를 열어 왔습니다.사물놀이를 배운 외국인들은 곧 우리문화를 그곳에 뿌리 내리는 전달자가 됩니다.사물놀이를 배운 현지인 1명이 하는 한마디는 한국인 1천명이 하는 천마디보다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효과적이지요』 김덕수씨는 해외공연 초청을 받을때 교육프로그램을 50% 포함시키는 조건으로 수락한다고 밝힌다.사물놀이 강습은 외국의 대학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올해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타크루즈주립대학과 샌디에이고주립대학의 초청을 받아 지난 22일 도미했다.사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사물노리안(Samulnorian)」이라는 단어가 외국에서 통용될 정도.국내외의 사물노리안은 약 1만명이다. 사물놀이는 또한 10여년전부터 해마다 평균 2백세트의 사물을 외국에 보내고 있다.줄잡아 2천세트,즉 8천개의 우리 악기를 지금 외국인들이 연주하고 있는 셈이다. 오는 4월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32번가에 상설공연장을 열며 독일 베를린의 종합예술공간 「우파파브릭」의 전용공연장에 상주강사도 파견한다.한국문화원보다는 현지인의 호흡에 맞는 공연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사물놀이의 세계화 방안중 하나다. 사물놀이의 창립단원은 지난 78년 서울 공간사랑에서 「웃다리 농악」을 발표한 남사당패의 후예 김덕수(장구) 이광수(꽹과리) 최종실(북) 김용배(징·작고)씨.원조 사물놀이의 맥을 잇고 있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현재 단원은 김씨와 강민석(징)씨,그리고 연주회때마다 2명의 단원이 사단법인 한울림에서 합류한다. ○그시대의 소리창출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세계음악계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전통을 계승하는 것 못지 않게 그 시대,그 문화가 요구하는 소리』를 끊임없이 개발해 온 데 있다.사물놀이의 레퍼토리는 수백개.우리 고유의 농악이나 무속가락을 연주할 뿐만 아니라 심포니·재즈·현대음악등 다른 장르와의 만남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국제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사물놀이를 더욱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과 악기제공 차원을 넘어선 보다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창단공연 당시부터 사물놀이와 함께 일해 온 문화기획자 강준혁(스튜디오 메타 대표)씨는 ▲좋은 악기를 만들어 낼 악기공방을 만들고 ▲휴대하기 간편한 개량악기를 개발하여 트라이앵글이나 탬버린 처럼 사물을 대중화 시켜야 하며 ▲관련 국제행사를 국내에서 개최함으로써 이제는 「밖으로 나가는 세계화」가 아니라 「앉아서 세계를 불러 들이는 세계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물놀이 국제페스티벌」「세계 북잔치」등을 한국에서 주최하고 사물을 어린이장난감으로도 만들어야 한다는것.일본 NHK의 「실크로드」처럼 우리 방송사가 사물놀이 다큐멘터리를 북방아시아 음악의 뿌리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만들면 방송문화상품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는 사물놀이 단독으로는 해낼수 없는 작업.세계적 명성 덕분에 문화체육부를 비롯,많은 곳에서 지원을 받아 왔지만 외국에 비싼 악기를 보내는 것도 현재 사물놀이에겐 벅찬 형편이다.그러나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과감한 지원이 있다면 「앉아서 세계를 불러들이는 세계화」를 사물놀이는 해 낼 것으로 보인다. ◎독 작곡가 에버라인/개방된 음악 어떤 장르와도 어울려/옆에서 치는게 특징… 세계에 유례없어(인터뷰) 『흔히 사물놀이를 농악에서 발전된 네오­트래디셔널 음악이라고 분류하지만 나는 한국의 뿌리를 가진 세계적인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악을 서양음악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 독일 작곡가 마틴 에버라인씨(28)의 말이다. 『사물놀이가 다른 토속악기와 다른 점은 옆에서 친다는 점입니다.서양 타악기 뿐 아니라아프리카 등지의 민속타악기는 위에서 내리칩니다.따라서 연주자는 중력을 느끼며 항상 비슷한 속도로 연주하고 듣는 사람은 마치 땅을 밟으며 걷거나 뛰는 느낌을 받지요.그러나 사물놀이는 옆에서 치기 때문에 중력과 상관없이 다양한 속도로 연주할 수 있습니다.사물놀이 연주를 들으면 몸이 공중으로 올라가 마치 새처럼 나는것 같은 기분이 들지요』 국제교류재단 장학금을 받아 지난해 5월부터 서울에 머무르며 「사물놀이를 바탕으로 한 마림바 협주곡」「청산은 내뜻이요…」등을 발표한 바 있는 그는 『사물놀이의 또 다른 특징은 개방된 음악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한다.『얼마전 사물놀이와 유럽 재즈그룹 레드선과의 공연에서 봤듯이 어떤 장르와도 어울릴 수 있는 여유를 사물놀이는 갖고 있어요.사물놀이는 악기끼리 서로 대화하며 다양한 감정으로 말합니다』 사물놀이의 이런 특성이 바로 사물놀이의 세계성을 뒷받침한다고 그는 분석한다.에버라인씨는 뮌헨대학과 대학원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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