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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백과 서정의 공존/조상현­폴 하탈 2인전

    서양화가 조상현.폴 하탈의 2인전이 27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단성갤러리(735­5588)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여백주의와 서정적 개념주의의 만남’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조씨와 하탈씨가 주장하는 미술사조를 작품을 통해 비교해보는 자리다. 조씨가 주창하는 ‘여백주의’는 우리의 역사적,사회적,정신적,미술적 전통에서 걸러낸 동양적인 조형정신과 양식으로 후기산업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평안과 위안을 주는 것이다. 폴 하탈은 캐나다의 화가이자 이론가로 그가 주창한 서정적 개념주의는 감성과 지성의 상승효과적인 상호작용,영혼과 정신의 균형잡힌 항상성과 단일성을 지향한다.이번 전시에서는 이런 사조를 표방한 조씨의 작품 18점과 하탈의 작품 24점이 선보인다.
  • 조선국왕 이야기/임용한 지음(화제의 책)

    ◎태조∼예종 인간적 삶의 모습 조선을 건국한 태조에서부터 8대 예종에 이르는 역대 조선 국왕의 일대기.단순히 일화를 나열하거나 단편적인 기록에 의존하지 않고 당대의 시대상과 시대적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봉건시대를 살아간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복원해냈다. 그런 만큼 독자들은 지금까지 소설이나 드라마 등을 통해 친숙해진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왕들을 만나게 된다.태종은 두뇌회전과 상황판단이 빨랐지만 술수와 계략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인물이었다.목적을 위해서라면 일가친척이나 심복을 희생시키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세종은 장점이 많았지만 그 장점이 지나쳐 단점이 되었던 인물.세종은 후기에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경향조차 보여준다. 문종은 부드럽고 몸이 약한 선비와 같은 왕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종 못지않은 뚝심과 야망을 지녔다는 것.단종은 당돌하고 오기가 강한 소년이었으며,세조는 추진력 있는 왕이었지만 거칠고 단선적이며 자기도취가 심했다.예종은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를 풍기지만 실제로는 세조보다결코 덜하지 않았던 전제지향적인 군주였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국왕 개인의 성격과 일생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태조부터 예종까지의 시기는 조선을 건국하고 국가와 사회제도 전반을 새로 만들어 가야했던 시기로 개혁의 목소리와 정치세력도 다양했다.여러 개성을 지닌 국왕들은 제각기 독특한 방법과 이상을 품고 조선의 역사를 만들어 갔다. 요동정벌론,태종의 쿠데타,태조와 태종의 대립,양녕대군 폐위와 민씨 일가의 숙청,세종의 개혁,문종의 숨겨진 야심,세조의 쿠데타,이시애의 난….이책은 국왕을 정점으로 숨가쁘게 벌어졌던 수많은 정치적 사건들을 당대의 정치적·사회적 구조와 연관지어 입체적으로 살핀다.맛깔스런 문체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혜안 9천원.
  • 부실기업 이달내 판정/한일은행

    한일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이달 안에 거래 대기업의부실 여부를 판정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기업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李寬雨 한일은행장은 15일 “협조융자기업 중 한화에너지와 고합의 해외매각을 위해 미국의 해외투자기관인 AT커니 등과 계약을 맺어 실사해 왔다”며 “다음 주 해외매각이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다.李행장은 이들 기업을 사들일 외국기업은 계약체결 단계에 있어 밝힐 수 없다고 했다.한화에너지의 경우 발전부문은 벨기에의 트랙트 벨과 미국의 AES사가,정유부문은 프랑스의 토탈,미국 칼텍스,말레이시아 국영석유사 등이 거론돼 왔다. 李행장은 “협조융자기업 및 부실징후기업 중 3년 연속 적자를 냈거나 부채가 매출보다 많은 기업 또는 유동성이 부족한 한계기업 등이 퇴출대상이 될 것”이라며 “기업매각이나 합작을 추진할 경우 성사를 위한 전 단계로 협조융자를 해주되,경영권은 박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는 “우량기업은 업종간 빅딜이나 해외자본 유치 등으로,그렇지 않은 기업은 대출금의 출자전환 등을 통해구조조정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 다시 치솟는 환율/‘제2환란’ 대책 비상

    ◎노동계 시위 구조조정 반발로 해석… 외국인 관망/정책혼선·印尼 사태도 ‘찬물’… 실물경제 발목잡아 제2의 외환·금융위기가 올 것인가. 최근 주가가 불안하게 움직이고 달러당 1천300원대에서 유지되던 달러당 환율이 1천400원대로 치솟아 외환위기의 재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특히 은행권의 기업 살생부(殺生簿) 작성방침 발표 이후 종합금융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이 급격한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중견기업들이 연쇄부도 사태에 휘말리는 등 금융과 실물경제가 붕괴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의 경우 외환수급은 공급 우위로 달러가 풍부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현재 기업들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84억달러나 된다.기업들의 한국은행 해외지점 예치금도 20억∼3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시중은행들이 지난 해 연말 한은으로부터 빌린 외화자금 잔액도 1백35억달러선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상승과 주가폭락,중견기업의 부도사태 등은 심리적 불안감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한다.금융시장 불안을촉발시킨 악재로 노동시장 불안을 꼽는다.특히 지난 5월1일 있었던 노동자들의 시위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해외 투자가들은 노동계 시위를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로 해석하고 있다.이와 관련,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는 최근 3대 국책은행을 비롯한 19개 국내은행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이 여파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관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유혈사태도 원화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의 요인이 되고 있다.루피아화 가치폭락 등 동남아 통화가치 하락 여파가 이미 반영되기는 했으나 외국투자자들은 우리나라를 인도네시아와 비슷하게 보고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은행권의 기업 살생부 작성과 관련한 정책혼선도 금융시장 안정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외국자본이 많이 유입되려면 기업 구조조정이 가시화해야 한다”며 “그러나 정부가 부실기업을 조기 퇴출시키겠다고 했다가 회생 가능한 기업을 살리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발을 빼는 등 정부정책에 대한신뢰를 극도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외국인 투자가들에게 기대심리를 잔뜩 심어줬다가 다시 실망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부정책의 투명성 확보가 제2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6·4 지자제 선거가 끝나기 이전에는 환율이 1천400원대 아래로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그 때까지 주식시장이나 실물경제가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라는 분석이다.특히 6월까지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12개 은행과 협조융자 및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처리라는 구조조정의 최대 과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다소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일관성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 용인 등잔박물관(생활속의 박물관·미술관:1)

    ◎천년의 밤을 사른 애잔한 불꽃…/1,000년된 신라토기부터 백자 사기 놋 다양한 소재/210여점 등기구 오롯이 낭만으로 돌려준 그 기억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그칠 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韓龍雲 ‘알 수 없어요’) 가물거리는 약한 등불을 달래 밤을 새워 지펴주던 그 등잔들이 오늘 우리의 역사같은 끈질긴 불꽃을 다시 태우고 있는 현장.이제는 우리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등잔들을 고스란히 끄집어내 모아놓은 ‘한국등잔박물관’(설립자 金東輝)은 이제 낭만으로 그 불꽃을 우리에게 다시 돌려주고 있다. 1천년간 우리네 밤을 사르던 옛 등기(燈器)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이 박물관은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 258 숲속,고려말 충신 정몽주 묘소에서 300m쯤 북쪽으로 앉아 있다.수원성을 닮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우뚝 선 이건물은 원통형 회백색 벽돌건물로 돼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등대처럼 보인다.이곳에 1천년된 신라 토기 등잔부터 120년전 사용되던 등잔까지 210여점의 등기구들이 각양각색의 자취를 보이고 있다. 한 민속품 수집가의 고집에 의해 지난해 9월 문을 열게된 이 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등기구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건평 290평중 전시면적만 해도 130평.여기에 지하 70평짜리 문화공간과 3층엔 30평짜리 휴게실까지 있어 박물관을 찾은 이들이 다과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박물관 안쪽으로 들어서면 중앙계단을 경계로 1∼2층에 갖가지 등기구들이 진열돼 있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도록 돼있다. 1층 ‘생활속의 등잔’ 코너에서는 식생활공간 마루 사랑방 안방 등 주거공간별 생활용품과 함께 등기구를 놓아 각 등기들이 어떻게 사용됐는가를 쉽게 보여준다.2층에 위치한 ‘역사속의 등잔’과 ‘아름다움속의 등잔’ 코너는 신라·백제·고려시대때 쓰이던 등부터 100∼400년전쯤 조선 전·후기의 다양한 등기까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어디에서 누가 쓰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오랜 풍상속에서 찌들고 볼품 없어진 관솔과 벽에 걸어두는 괘등,밤길 행인들이 들고 다니던 제등,방안에 놓아두던 좌등들이 서로의 자태를 자랑하며 지난날의 아름다움을 뽐냄이 낯익은 모습으로 다가선다.옛 등잔들은 재료에서도 토기나 백자 놋 사기 등 다양함을 보여준다.형태도 종지나 탕기 등 다양한 모양을 갖추고 있고 솜·노끈·한지 등 심지의 종류 역시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등잔걸이 역시 놋쇠나 철 청동 유리 등 다양한 재질이 눈에 띈다.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나무로 만든 것이 묵직하면서도 조상들의 숨결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소박함을 그대로 전해준다.이밖에 등잔을 받쳐주는 받침대나 등잔이 흔들리지 않도록 붙들어주는 등재받이 굽·받침대에 매듭이나 줄구슬,새김 등 무늬를 넣어 장식한 것도 있다. 백제시대 토기등잔에서부터 고려의 염주문 청동촛대,무쇠에 은을 입힌 촛대와 조선시대의 원추형 백자촛대,안방과 사랑방에서 방을 밝혀주던 목제 좌등도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볼거리들이다.여기에 맷돌·절구·짚신과·죽부인·청사초롱 등 등기구를 받쳐주는 물품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옛 정취를 불러 일으킨다. 金옹은 이 박물관을 단순한 등기구 전시장에 머물지 않도록 하겠다는 욕심을 보인다.그야말로 우리 생활문화의 전통을 널리 알리고 활용할 종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우선 개관 1주년을 맞는 오는 9월 지역 문화활성화 방향을 모색해보는 토론회와 기념공연 등을 연다.이를 계기로 정기적인 공연이나 전시회·세미나 등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설립자 金東輝옹/“있는 그대로의 멋 알게됐으면…”/의사시절 틈틈이 수집 민속품만 500여가지/사재털어 건립 자부심 한국등잔박물관 설립자인 金東輝옹(80)은 평생동안 우리 민속품 수집에 매달려온 전직 산부인과 의사.수원 출신으로 1940년 수원에서 산부인과병원을 개업,87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혈액원에서 퇴임할 때까지 47년간 재직하면서 틈틈이 모은 민속품만 해도 500여점이 된다. 金옹은 “등기구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된 것은 어린시절 머리맡 등잔밑에서 바느질을 하던 어머니에 대한 인상이 짙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한밤중 늦게까지 등잔에 의지해 바느질을 하시던 어머니에 대한 어릴적 기억이 생생합니다.등잔은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는 독특한 멋을 갖고있는 민속품입니다.처음엔 그냥 좋아서 모으기 시작했는데 차츰 사명감을 갖게까지 됐다”고 수집 동기를 설명했다. 전국의 골동품상이나 개인 소장가 등 등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마다않고 찾아 다니는 金옹의 등기구에 대한 애착과 수집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여러차례 등기구 전시도 열게 됐다. “전시를 계속하다 보니 유물 손상도 적지않고 무엇보다도 항상 이 등기구들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는 金옹은 20년전 일선 은퇴후 여생을 보내려고 마련해둔 현 박물관 부지에 자신의 병원을 정리해 세운만큼 순전히 사재로 만들어진 박물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또 “박물관 전시품과 공간구성은 이미 오래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을지낸 崔淳雨씨에게 자문을 구한만큼 박물관 건립 자체는 별 문제가 없었다“며 “관람객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잊혀져가는 우리만의 멋을 간직한 등잔을 부담없이 감상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우리 멋을 알고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랄뿐”이라고 덧붙였다. ◎등잔박물관 가는길/수원·양재역에 노선버스/목∼일요일 상오 10시 개관 분당과 광주·수원 등 3군데 방향에서 찾아갈 수 있다. 분당쪽에서 들어가다 보면 광주와 수원으로 갈라지는 능골삼거리에서 수원쪽으로 방향을 잡아 100m쯤 직진하면 왼쪽으로 정몽주 선생 묘소로 향하는 좁은 샛길이 나온다.이 갈림길에서 주차장까지는 걸어서 5분정도 거리. 수원에서는 660번 좌석과 60번 일반버스가 수원역∼장안공원∼매향동∼풍덕천∼능원리까지 운행하는 버스편이 있고 서울에서는 양재역∼분당∼능골삼거리까지 운행하는 500번,천호동∼가락시장∼성남∼분당∼능골삼거리를 다니는 17·17­1·17­2·119번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능골삼거리에서 차량으로 소요시간은 약 5분정도. 개관시간은 목∼일요일 상오 10시부터 하오 5시까지.관람료는 성인 3천원,초등학생 1천원.연락처 0335­34­0797.
  • 5대 그룹은 ‘살생부’서 뺀다

    ◎계열사 퇴출·외자유치 자율결정… 자금지원 않기로/6대그룹 이하 부실판정은 은행별 결정 금융당국은 이달 말까지 끝낼 협조융자기업과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부실여부 판정 대상에서 5대 그룹 계열사는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대신 5대 그룹이 계열기업을 살리려 할 경우 은행권 도움없이 외자유치 등을 통해 스스로 해결해나가도록 할 방침이다.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자율적인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은행권이 작성할 살생부(殺生簿) 대상에서 5대 그룹계열사가 제외돼 형평의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3일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은 자율적으로 추진토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원칙”이라며 “따라서 은행 기업부실판정위원회가 정상과 회생가능 및 회생불가 등 3단계로 판정할 대상은 6대 이하 그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5대 그룹을 봐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5대 그룹계열사가 아닌 경우 조건부 회생가능 판정을 받으면 은행권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게 되지만 5대 그룹계열사는 구조조정이나 외자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스스로 조달해야 하는 등 책임이 더 무겁다”고 강조했다.다시말해 5대 그룹은 계열사의 퇴출 여부를 자체적으로 가려내고,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업체에 대해서도 은행권의 도움없이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5대 그룹은 협조융자를 받은 적이 없는 데다 계열사가운데 부실징후기업이 더러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해 5대 그룹의 계열사들이 은행권에 의한 강제퇴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상오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등 6대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갖고 “은행의 기업부실판정위원회 설치는 이미 지난 달 14일 정부가 발표한 금융·기업구조개혁 추진방안에 포함돼 있다”며 이 위원회가 기업을 죽이는 위원회로 인식되고 있는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이어 “대기업 중 부채나 채무보증이 과다하고 사업전망도 없어 존속이 불가능한 기업이 있는지 알아보고,소생 가능한 기업을 지원하자는 것이 판정위원회의 취지”라며 “은행권이 회생가능 기업에 지원할 경우 출자전환 방식이 유력하며 이 과정에서 대주주들은 소유권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 여신담당 실무자들은 기업부실의 구체적인 판정기준은 은행권 공동안을 만들지 않고 은행별로 자체안을 마련키로 했다.상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신용평가기관에서 공동안을 만들기 어렵다고 알려왔으며,외국 모델을 적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이같이 결정했다”며 “상업은행의 경우 기업의 현재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우선 분석하되 10여개 항목을 지표로 삼기로 했다”고 밝혔다.은행권은 이달 안에 퇴출 대상(회생불가)을 선정하기 보다 조건부 회생가능으로 분류한 뒤 6∼7월 정밀심사를 할 방침이어서 최종 정리대상은 7월 말에나 드러날 전망이다.
  • 부실기업 판정 졸속없게(사설)

    정부와 은행권이 이달말까지 기업부실판정위원회를 구성,협조융자기업과 부실징후기업에 대해 퇴출여부를 결정키로 한 것은 조기퇴출을 통해서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막고 금융시스템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권은 지금까지 부실기업을 과감히 정리하기보다는 특혜융자 또는 협조융자 등으로 지원,결국 은행과 기업의 부실화를 누적시켜왔다.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이견(異見)이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은 그동안 부실기업에 끌려다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은행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은행은 97년말 현재 무려 2백20조원의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다.그점에서 정부와 은행권이 부실판정위원회를 구성,부실기업을 가려내 퇴출시키는 대신 우량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을 강화키로 한 것은 것은 시의(時宜)에 맞는 조치이다.부실기업정리는 가급적 빠를수록 좋다. 그러나 너무 서두를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부실기업 퇴출에 이은 부실금융기관 정리는 바로 경제개혁이자 한국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므로 이번 부실기업 퇴출과 우량기업 지원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금융기관은 이번 부실기업 선정에 앞서 상호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퇴출기업을 결정하는 기간동안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은행·종금사 등 금융기관이 특정기업을 상대로 한 무더기 자금회수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 금융기관이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회생이 가능한 기업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자금을 회수한다면 그 기업은 부도를 내지 않을 수 없다 부실판정위원회가 회생가능기업으로 판정을 내릴 기업이 쓰러진다는 것은 금융기관의 총체적인 부실채권을 더욱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각 금융기관이 자사(自社)이익만을 위한 자금회수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금융기관은 공동체라는 인식아래 부실기업 정리에 신중해 줄 것을 당부한다. 또 부실판정위원회는 선발은행과 후발은행간 부실기업판정기준에 차이가 있을 때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후발은행은 판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를 원할 것이고 반대로 선발은행은 부실채권 증가를 우려,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이번 부실기업 선정의 주요한 핵심은 판정기준이다.은행권은 객관성있는 기준에 따라 엄정하게 부실기업을 선정,정리하기 바란다.
  • 대기업 50∼60개社 정리/은행권 월말 최종판정

    ◎협조융자­3년 연속적자 최우선 대상 금융권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았거나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 대기업 가운데 금융권이 회생 불능으로 판단한 업체는 앞으로 즉각적인퇴출(退出)이 이뤄진다.은행별로 5∼6개에 달해 전체적으로 50∼60개의 대기업이 ‘살생부(殺生簿)’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우량 업체를 적극 발굴,지원하고 오는 9월 말까지 지원된 여신에 대해서는 해당 업체가 부실화돼도 그에 따른 책임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시중은행 간사인 상업은행은 11일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같은 내용의 ‘기업부실 판정위원회 및 중소기업 특별대책반 설치·운영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은행들은 대기업의 경우 협조융자기업 또는 부실징후기업을 대상으로 자본잠식 여부 등 기업의 실질가치를 산정,이를 토대로 이 달 말까지 ‘정상’‘회생가능’ ‘회생불가’ 등 3단계로 분류하기로 했다.회생불가 판정을 받은 업체는 신규대출 중단이나 기존 대출금 회수 등의 방식으로 조기 퇴출시키기로 했다.각 은행기업부실판정위원회에서 퇴출대상 업체를 선정하며 은행간 이견이 있을 경우 채권금융기관이 전권을 위임하는 ‘조정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도록 했다.회생가능 판정을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오는 7월 말까지 살릴 것인 지,퇴출시킬 것인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 협조융자를 받은 그룹은 해태 뉴코아 진도 한화 한일 동아건설고합 신원 우방 화성산업 등 11개이며,부실징후기업은 최근 3년간 계속 적자를 낸 기업 등이다. 상업은행 金東煥 상무는 “회생불가 판정을 받는 업체가나올 경우 이 달 말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퇴출시킬 방침”이라며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 대출금 10억원 이상을 대상으로 다음 달 말까지 ‘우선지원 기업’ ‘조건부지원 기업’ ‘기타 기업’으로 분류해 회생 가능한업체는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이와 관련,“협조융자를 받은 기업이 반드시 부실기업은 아니며 부실기업에 대한 판정은 과거나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가 중요하다”고 말해 부실기업으로 분류돼 정리선상에오를 곳이 예상외로 적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정리대상 기업 은행별 5∼6개/은행의 ‘기업 살생부’작성 어떻게

    ◎부실징후기업 현재 700개 안팎/‘회생可’ 판정뒤 7월 정리 수순/회생가능 기업은 전폭 지원해 자립하게 대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올랐다.이 달 말이면 정리대상대기업의 ‘살생부’가 드러난다. 정부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8% 이상인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12개 은행을 대상으로 6월 말까지 정리대상을 선정키로 하는 등 금융기관 구조조정에는 나름대로 박차를 가해왔다.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은 부채비율 축소 등에 대한 재계 반발로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특히 정부는 지난 1일 노동계의 과격시위 이후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외국인의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시장이 불안조짐을 보이자 이를 예의주시해 왔다.金大中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민과의 TV대화에서 “이 달 말까지 부실기업을 가려 내겠다”고 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은행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부실기업을 과감히 퇴출시킬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별로 시중은행은 3명,지방은행은 1명 이상의 외부전문가를 포함해 10명 내외로 기업부실판정위원회를 구성,대상기업을 평가하게 되며 이달 말까지 ‘정상’‘회생가능’‘회생불가’로 분류하게 된다.회생불가로 판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즉각 여신중단 등 조기퇴출 조치가 단행된다.조건부 회생가능기업으로 분류되면 은행이 기업구조조정지원계획을 7월말까지 수립해 지원하게 된다. 정리대상의 기준은 자본잠식 여부가 될 것 같다.상업은행 金東煥 상무는 “기업의 실질가치를 토대로 판정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실질가치는 총자산에서 이중지급보증을 포함한 부채를 뺀 금액”이라고 말했다.여기에다 재무구조개선약정대상 업체일 경우 부채비율 축소(내년까지 200%로) 가능성과 같은 향후 전망도 감안된다 은행권에서는 ‘정상’판정을 받을 대기업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협조융자를 받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부실징후기업으로 특별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바로 회생불가 판정을 받는 기업보다 일단 조건부 회생가능 판정을 받은뒤 6∼7월 정리대상으로 낙인찍힐 기업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법정관리나 화의를 신청한 기업은 법적 처리절차에 들어간 상태여서 이번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로선 정리대상 업체를 정확히 헤아리기 어렵다.그러나 상업은행만해도 협조융자기업과 부실징후기업이 40∼50개나 되며 부실징후기업의 경우 은행끼리 중복되기는 하나 개별업체 기준으로 709개사에 이른다.금융계에서는 ‘회생 불가’판정을 받아 정리될 대기업은 계열사 기준으로 적어도 50∼60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李憲宰 금감위원장도 이날 “은행별로 정리대상이 될 기업이 5∼6개쯤 될 것”이라고 언급해 이를 뒷받침했다. □부실징후기업 분류 기준(각항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체) ①기업제종합평점 40점 미만 ②최근 3년간 계속 적자 ③금융기관(비은행 포함) 차입금이 年매출액 초과 ④최근 결산일 현재 납입자본 완전잠식 ⑤최근 3년 ‘현금수지분석표상 현금영업이익’이 계속 부(負) ⑥회계사 감사의견 ‘부정적’ 또는 ‘의견거절’ ⑦기업동태점검표 평점 1.8점 이하 또는 불량항목 7개 이상 ⑧황색거래처 ⑨최근 6개월 이내 1차부도 발생 ⑩3개월 이상 조업중단 ⑪기업경영상 내분발생 ⑫최근 6개월간 1개월 이상 연체 또는 대지급 2회이상 발생 ⑬기타 기업의 계속성에 영향을 초래할 사유 발생 *은행연합회 표준안
  • 문화재 나들이/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박물관장을 역임한 어느 고고학자의 회고다.그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근무하던 시절 KAL 007편이 소련 미사일에 격추된 사고가 일어났다.마침 박물관은 한국 문화재의 유럽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이었다.KAL 참사 소식을 듣고 그 고고학자와 소식을 전한 박물관 직원이 맨 처음 나눈 대화는 엉뚱했다.“우리 문화재가 탄 비행기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는 것이었다.“나중에야 유족들이 생각 났습니다.269명이 죽은 엄청난 사고였는데….그 KAL 사고에서는 나도 죄인입니다” 문화재의 해외 나들이는 관련 전문가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일이다.국보(國寶)급 유물들이 조금이라도 손상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그래서 한 비행기에 모두 실을 수 있는 분량이라도 두 비행기에 나누어 싣는다.유물의 종류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나누어 포장한다.이를테면 도자기가 2개 나간다면 한개는 이 비행기,또 한개는 저 비행기에 싣도록 하는 것이다.KAL 사고가 났을때 바로 한 비행기는 떠나고 다른 비행기가 떠날 참이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실 개관기념전시회(6월7일∼99년 1월24일)에 선보이기 위해 우리 문화재 121점이 미국에 보내질 예정이다.그 가운데는 국보 9점,보물 24점이 포함돼 있어 지난 79년 미국 순회전시회를 가졌던 ‘한국미술 5천년전’(334점) 이후 최대 규모의 문화재 나들이다.기원전 4천∼3천년전에 제작된 빗살무늬토기부터 조선조 후기 회화(繪畵)의 대표작인 단원(檀園) 풍속도첩까지 각 시대별로 엄선한 이 문화재는 비행기 3대에 나누어 공수(空輸)된다.‘한국미술 5천년전’ 당시 보험 평가액이 1천5백만달러 였던데 비해 이번에는 미국 정부가 지불 보증한 보험액수가 1억2천만 달러(약 1천5백60억원)에 이른다해서 화제가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보험액수가 아무리 많아도 손상된 문화재는 원상복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위험부담률이 높은 문화재 해외나들이는 가능한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실제로 대규모 문화재의 해외나들이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적도 있다.이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우리 문화재를 감상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실 개관기념전도 메트 소장품 중심이 되도록 하면서 시기적으로 보완할 것만 도와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어쨌거나 이번에 나들이하는 귀중한 우리 문화재가 무사히 전시를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 抗日 민족시인 이상화 전집 발간

    ◎미발표 유고 등 시·산문 80여편 묶어 올해는 항일 민족시인 상화(尙火) 이상화(1901∼1943)가 타계한지 55주년이 되는 해.대구문인협회가 그의 업적을 기려 이상화 전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그루)를 펴냈다. 상화는 1921년 동향의 글벗이던 현진건의 권유로 ‘백조’ 동인이 돼 시작활동을 시작했다.상화의 시는 그가 일본 관동 대지진 현장에서 동족들이 무참하게 학살당한 참극을 목격하고 1924년 귀국한 뒤 크게 바뀐다.이전의 도피적이고 소극적이던 시풍이 저항적이고 적극적인 항일시 내지 민중시로 탈바꿈한 것이다.그가 소년시절의 ‘무량(無量)’과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에 사용하던 낭만취향의 ‘상화(想華)’라는 아호를 혁명지향의 ‘상화(尙火)’로 고쳐 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박영희·김팔봉과 함께 카프 조직에 참여한 상화는 1926년 식민지 조국의 현실을 고발한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발표했다. 상화 시의 특징으로는 육화(肉化)된 항일 문학성과 직정적(直情的)인 서정성, 선명한 상징성,휴머니즘적인 민중성 등을 들수 있다.한 예로 데카당스적인 요소가 짙은 그의 데뷔작 ‘말세의 희탄(희嘆)’과 ‘나의 침실로’에서의 ‘동굴’은 가스통 바슐라르가 지칭한 요나 컴플렉스로서의 아늑한 도피 공간으로서 식민통치하의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또 산문시 형식의 ‘금강송가’에서의‘금강’은 민족정기를,붉은 피울음소리를 뜻하는 ‘비음(緋音)’에서의 ‘핏물’은 식민지 백성의 고단한 처지를 상징한다. 이번에 나온 이상화 전집에는 ‘백조’ 창간호에 발표한 ‘말세의희탄’에서부터 미발표 유고 ‘만주벌’에 이르기까지 60여편의 시와 20여편의 산문,이상화 연구논문 등이 실렸다.문학평론가인 중앙대 이명재 교수는 상화의 시를‘나의 침실로’와 같은 초기의 감상적인 낭만주의 시,‘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같은 중기의 민족·민중적 성향의 항일시,‘곡자사(哭子詞)’와 같은 후기의 민족적 비애를담은 우국시로 나눈다.상화는 그 문학 역정면에서 볼 때 “정반합의 과정을 거쳐 민족문학 본연의 길로 되돌아온 변증법적인 항일 민족문학의 실현자”라는 게 이교수의 설명이다.
  • 詩仙의 낭만과 고뇌/‘이태백 악부시’ 완역

    ◎정신의 자유 갈구한 방랑의 세월 속에서 현실적 번민들 담아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우리는 흔히 시선(詩仙) 이백을 달타령에서 만난다.또한 술에 취해 강물 속의 달을 잡으려다가 익사했다는 전설도 낯설지 않다.이렇듯 이백은 달을 벗삼아 유랑하면서 술을 즐기던 팔자좋은 낭만주의 시인으로 간주된다. 이백은 물론 술과 달과 신선을 사랑한 자유인이었다.그러나 이백의 마음한 구석에서 솟구치는 현실참여에의 욕구는 그로 하여금 끝없는 고뇌의 늪에 빠지게 했다.중국 성당기(盛唐期)의 시인 이백의 내면풍경을 훤히 들여다 보게 하는 그의 악부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됐다.중문학자 진옥경씨가 펴낸 ‘이태백 악부시’(사람과 책)는 현존하는 이백의 시 1천여 수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악부시 142수를 역주하고 해설한 중문학 연구서다. 이백(701∼762)의 자는 태백,호는 청련거사다.그는 천부적인 재능과 오만방자함으로 세상을 조롱한 괴짜였으며 실패한 정치 지망생이기도 했다.이백은 당 현종의 집권 후기인 742년 어렵게벼슬길이 열려 한림공봉이라는 자리에 올랐다.그러나 그가 하는 일이란 제왕의 포고문 초고를 작성하거나 시시때때로 임금의 향연에 불려나가 가공송덕(歌功頌德)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백은 3년동안 정계에 몸담으면서 어지러운 궐내 분위기와 어용문인 생활에 커다란 회의를 느꼈다.그는 틈만 나면 장안의 한량들과 어울려 술에 만취된채 지냈다.취중에 임금의 명을 받들어 시를 지으면서 당대 세도가였던 고력사에게 신을 벗기게 하고 도도하기 그지없던 양귀비에게 먹을 갈게하는등 기고만장했다는 일화도 이 때 나온 것이다.부패한 궁중생활에 염증을 낸 이백은 마침내 744년 벼슬을 버리고 소년시절부터 동경하던 도교에 정식 귀의한다.그리고 두보·고적 등 당대의 쟁쟁한 시인들을 만나 창작에 전념한다.이백의 주옥같은 시들은 대부분 이 시기에 나왔다. 이백의 시 가운데 형식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율시는 약 80수 정도에 불과하다.비교적 구속이 적은 고체시와 가행(歌行),악부(樂府)가 주류를 이룬다.이백 시의 압권은 역시 악부다.악부시로도 불리는악부는 원래 한나라때 음악을 관장하던 기관의 이름에서 유래했다.이것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민가(民歌)와 문인들이 지은 노래를 포괄하는 ‘노래시’의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이다. 한대 악부 민가는 서정적인 요소와 서사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대중의 생활시였다.위진시대에 들어서는 조식을 비롯한 문인들이 한대 악부 민가의 내용을 모방하고 당대 현실에 대한 관심을 덧붙인 ‘모방한 악부’ 즉 ‘의악부(擬樂府)’를 짓기도 했다.악부는 한대부터 당대까지 약 1천여년 동안 불려졌다. 이백의 악부에서 여성취향이 짙게 풍기는 것은 그의 속된 면모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는 지적이 있다.이백이 ‘술속의 팔선(八仙)’이라 불릴 정도로 술을 즐기고 기녀들을 가까이 한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그는 결코 당시의 가장 소외된 계층인 여성과 억압받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았다.실제로 그의 악부 중에는 기박한 여인에 대한 상련지정을 읊은 것이 많고,심지어 기구한 여인과 불우한 신하를 같은 맥락에서 다룬 작품도 적지않다. 이백의 삶은 방랑으로 시작해 방랑으로 끝났다.그는 때로는 유협(遊俠) 무리들과 어울렸으며 사천성 각지의 산천을 유력(遊歷)했고 민산에 숨어 선술(仙術)을 닦기도 했다.그러나 그의 방랑은 단순한 방랑이 아니라 정신의 자유를 찾는 ‘대붕(大鵬)의 비상’이었다.때묻지 않은 중세 중국의 각 지역을 두루 떠돌면서 이백은 강남의 아리따운 소녀,세월을 못만나 비탄에 잠긴 선비,버림받은 여인들을 만났다. 그 방랑이 낳은 조그만 결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채련곡(採蓮曲)’이다.“약야계가에 연밥 따는 저 아가씨//연꽃 너머웃으며 이야기하네…//자류마는 울면서 떨어진 꽃 사이를 지나다가//이를 보고 머뭇머뭇 공연히 애태우네” 채련이란 본래 배를 타고 연밥이나 연근을 캐는 일로,장강(長江) 유역민들의 생계와 관련된 노동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연꽃 사이의 어여쁜 처녀를 묘사하는 데 치중했던 시인들에 의해 연꽃이나 연잎을 따는 놀이의 하나로 변했다.이 악부시는 오스트리아작곡가 구스타프말러의 아홉번째 교향곡 ‘대지의 노래’중 ‘아름다움에 대하여’의 가사로 쓰였을 만큼 아름다운 작품이다. 하늘에서 귀양 온 신선,곧 적선인(謫仙人)이라는 미칭(美稱)을 지녔던 이백.그는 음풍농월을 일삼았던 낭만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낭만의 밑동에 자리했던 현실적 고뇌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만고(萬古)의 우수’를 언제나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이백의 진면모를 만날 수 있다.
  • 음악평론가 韓相宇(이세기의 인물탐구:169)

    ◎‘올곧은 비평’ 음악계 정의의 사제/방송·강연 통해 고전음악 정신 전하는데 전력/음악만 생각하고 음악속에 살아가는 ‘노신사’ 누군가 음악평론가 韓相宇를 향해 ‘신비로운 음악의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라고 했다.그의 해박한 음악지식은 단순히 평론가의 차원이 아니라 몸속에서 음악이 넘쳐서 흘러나오는 식이다.그가 음악을 감상하는 태도는 한음한음을 주의깊게 들으면서 악보의 쉼표와 점하나까지도 놓치지 않는 실력이다. ○논리정연한 이론가 음악을 통해 정신적 위로와 감동을 맛보기 위해서는 옷깃을 여미고 기도하듯이 콘체르토와 심포니에 접근해 나간다.거짓이 없는 순결한 마음을 지키면서도 예술가의 고뇌나 센티멘탈리즘대신 이론가답게 논리정연하고 글귀마다에 번뜩이는 경구가 도사린다. 악곡뿐만 아니라 그 곡에 관련된 예술가 자신의 삶과 죽음,연주에 얽힌 작은 에피소드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궁구(窮究)하여 절중(節中)을 기하는 주의다. 그러나 미소망상(微小妄想)이 없고 자신을 포장하거나 과장하지 않는다.원로 박용구씨의 말대로 ‘어떤 경우에도 결백하고 청담(淸淡)한 인품을 지닌 신사가 한상우’인 것이다. 이른바 ‘작곡가나 작품명을 줄줄이 외우고 디스크 진열을 자랑삼는 것’은 천열(賤劣)하다고 지적하고 전통을 중시하지만 완강하게 자기고집만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자연스럽게 자유하는 마음가짐이 그의 인간됨이며 옳지 못한 일을 지적할 때도 날카로운 송곳을 드러내기보다 상대방의 실수를 부드러운 유머와 재치로 감싼다. 그의 생활방식도 음악을 대하는 진지함과 상통한다.집안은 조선왕조 후기에 총융사(總戎使) 어영대장 공조판서를 지내고 갑신정변때 나이 사십에 순절한 충숙공(忠肅公) 韓圭稷이 그의 증조부이고 포대장 장위사(壯衛使) 찬정(贊政)을 지낸 韓圭卨이 작은 증조부,부친은 충북 제천중을 설립하고 제2대국회의원을 지낸 韓弼洙씨다.그러나 부친은 ‘계파’를 따지는 것을 지극히 자제하여 ‘앞으로의 삶이 더 중요한만큼 과거에 집착하지 말라’고 자녀들에게 일러왔다.‘과거집착에서 벗어난 해방감’과 ‘자유로움 속에서 떳떳한 자세’는 바로 부친이물려준 가르침 덕분이다. ○세계적 명반 대량 소장 부친은 37년 서울을 등지고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있는 제천으로 낙향했고 그는 다음해 그곳에서 태어났다.형제는 4남2녀중 막내,다섯살을 전후해서 유성기옆에서 붙어살다시피 하면서 교회나 동네모임에서 하모니카 독주,한때는 부친이 광산에 손대는 바람에 모진 파란을 겪기도 했으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강한 생활력’을 터득할 수 있었다.노래부르기를 좋아하고 세계명곡집을 비롯한 갖가지 음악책과 음악사전문학작품집에 몰두하여 음악이론을 향한 탄탄한 지식을 쌓아왔다. 그가 방송에서 음악해설을 시작한 것은 문화방송제작위원으로 있던 72년부터다.그때도 방송 첫머리에서 ‘안녕하세요’라든가 ‘오늘 날씨가 좋다’는 식의 형식적인 멘트를 하지않았다.‘물론 안녕하니까 나의 방송을 듣고있다’는 생각에서 청취자를 음악의 숲으로 인도해주었고 이런 결곡한 매너가 ‘나의 음악실’을 14년이상 장기프로로 성공시킨 비결일 것이다.음악평에 손댄지도 30년이가깝다.서대문구 대신동 그의 집 음악실에는 낡은 유성기에서 레이저 디스크등 최신 오디오시스템을 고루 설치하여 그는 새벽에 일어나서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고 저녁에는 음악회에 간다. 그의 음악평중에서 지난 75년,한 일간지에 시리즈로 실었던 ‘해방 30주년을 맞아 살펴본 현실과 그 반성’은 음악계의 병폐를 신랄하게 비판한 일대사건으로 기록된다. ‘음악계 이대로 좋은가’제하로 ‘연주회는 돈많은 자랑이거나 교수진급을 위한 것,교향악단은 연주회보다 개인레슨같은 부업에만 치중하고 교수는 특기자 입학을 미끼로 한 밑천 잡자는 식,오페라는 나눠먹기 배역에다 해외유학생들은 귀국하자마자 대학전강부터 따고나서 자리를 고수하기에만 급급하다’고 꼬집었다.이어서 ‘작곡도 탈낭만(脫浪漫) 탈정서(脫情緖)운동으로 지나치게 난해하고 애매모호할뿐 아니라 음악성이 결여되어있고 평론가 자신도 색종이를 오려붙이듯이 미사여구나 동원해서 주문식 잡문이나 쓴다’고 몰아붙였다. 이로 인해 음악계는 발칵 뒤집혔으나 평론계의 원로 유한철씨는 ‘한국음악계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관점에서 시정해야 할 점을 끌어내어 격려한 사항은 바람직하다’고 공감해 주었다.최근에도 그는 ‘신인발굴의 허구성’이란 글에서 ‘교향악단들이 예술적 양심으로 되돌아가 청소년연주회에 최선을 다하는 모범을 보이라’고 전제하고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청소년협연자를 내세우는 연주를 하지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음악 조기영재교육 장려 그는 대학강단과 서울예고에 몸담고 있는 동안 비평활동과 음악의 조기영재교육을 장려하고 방송과 강연을 통해 차원높은 고전음악 정신을 전하는데 전력해온 공로자다.가족은 핵물리학을 전공한 辛承愛 교수(이화여대)와의 사이에 남매,그들 부부는 ‘인간으로서 또는 전문직을 가진 사회인으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민주적인 가정’으로 소문나 있다.좋아하는 음악가는 브람스와 슈베르트,카루소가 1910년대 취입한 SP를 LP화시킨 RCA 50주년기념판과 빈필하모닉 150주년 기념음반등 세계적 명반들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 70년대부터 살고있는 그의 집마당에는요즘 살구나무 감나무등 유실수와 회양목 향나무등 수목이 우거지고 집안은 봄꽃들이 만개하여 꽃향기가 범람한다.‘부자는 부(富)로 괴롭고 빈자는 빈(貧)으로 괴롭다지만 나는 부하지도 빈하지도 않으니 괴로울 이유가 없다’는 그는 때마침 취미와 전공과 직업이 모두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만 생각하고 음악속에서 살고있는,참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에 틀림없다.물질의 허욕에서 벗어나 오로지 음악계의 ‘정의의 사제’ 로서 그는 오늘도 자신을 위한 보보행진(步步行進)을 멈추지 않는다. □연보 ▲1938년 충북 제천출생 ▲1958년 제천고 졸업 ▲1962년 서울대 음대 작곡과졸업 ▲1962­69년 무학·경기중교사 ▲1969­84년 문화방송제작위원 ▲1980­86년 문화공보부 자문위원 1980­93년 국립극장 자문위원 ▲1987년 대한민국음악제 집행위원 ▲1984년 단국대대학원 졸업 ▲1982­85년 公倫 영화심의위원, 아세아청소년음악연맹 한국지부회장 ▲1985­88년 公倫 음악심의위원 ▲1984­96년 서울예고 음악과장▲1987­89년 서울올림픽 문화예술 자문위원, 국제음악제 운영위원 ▲1989­93년 한국음악협회부이사장 ▲1990년 문화부 기획위원 ▲1991년 남북문화예술교류정책자문 ▲1996년 KBS교향악단 자문위원 ▲1996­97년 월간음악춘추편집인 ▲1997­현재 KBSFM음악회 실황중계진행자,성균관대 출강 한국음악협회이사,세계청소년음악연맹 한국위원회이사, 예술의 전당이사,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이사 ‘선율,온 영혼의 불꽃’ ‘삶과 죽음의 음악’(청한출판사) ‘북한음악의 실상과 허상’(신원문화사) ‘한국오페라 50년사’등 출간 예술평론가상(80년) 국음악상(94년)
  • 정책수립과 토론문화/梁承賢 정치부 차장(오늘의 눈)

    金大中 대통령이 정부정책의 논의와 토론 과정을 놓고 혼선과 갈팡질팡으로 보는 일부의 시각에 ‘지나치다’는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연 사흘째 보인 거의 유감에 가까운 의사표명이다.자로 잰듯 냉엄하기 이를 데 없는 DJ식 정치스타일로 볼 때 이는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설명인즉,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획일적으로 움직이지 않고,지난번 군대위안부 정부지원금 지급 문제처럼 의사결정 시스템의 변화에서 오는 오는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이다. 국무회의 위상에 대한 金대통령의 구상을 모아보면 일응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문민정부를 겪었다고 하나 헌법에 보장된 최고 의사결정기관으로서 국무회의의 권한엔 여전히 생소한 게 사실이다.우리의 의식 저변에 아직도 권위주의 시대의 잔영이 드리워져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는 DJ만의 개성에서 비롯된 예고된 ‘파열음’인지 모른다.적확한 비유일 수는 없으나 조선후기 왕들의 회의주재 행태를 보여주는 ‘비변사등록’이라는 자료에 비춰보면 그는 영조와 흡사하다.장희빈의 아들인 전임경종과 달리 영조는 웬만한 국정을 꿰뚫고 있었고,그러다 보니 중요 국사(國事)가 있으면 밤이 되어도 결론이 날 때까지 회의를 계속했다고 한다.신료가 한마디 하면 그 몇배의 말을 하는 열정적이고 주도적인 모습도 어쩌면 그렇게 빼닮았다. 사실 金대통령의 일정을 보면 하루에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메세지가 너무 많아 보인다.국정에 대한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욕심’이 그대로 드러나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허나 매일 메세지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보니 부처에서 내놓은 초안에 불협화음이 종종 눈에 띈다.설사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또 자민련과 공동정권이라고 하나 현정부는 ‘金大中정부’임에 분명하다.그의 국정운영 철학과 구상이 국정 전반에 배어 있어야 하고,청와대측은 당연히 그렇게 되도록 해야하는 책무를 지고있다. ‘넘침이 모자람만 같지 못하다’는 경구(警句)가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 중국 사학사1/중국사학사 편집조 지음(화제의 책)

    ◎선진∼당 중국사학 발전사 고찰 선진(先秦)에서 한·당에 이르는 중국사학의 발전사를 고찰.노예제사회인 상주(商周)시대에는 신의사관(神意史觀)이 주도적 위치를 차지했다.또 춘추시대에는 기주(記注)식의 문자기록이 초기 역사저작의 특징을 이뤘다.이 시기에 편년체의 비조라 할 ‘춘추좌씨전’ 즉 ‘좌전’이 편찬됐다.‘좌전’은 노 은공 원년에서부터 노 애공 27년에 이르는 춘추시대 200여년의 역사를 적은 사서.노나라의 고사였던 좌구명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좌전’은 한대에 경학을 중시하던 분위기속에 씌여진 ‘공양전’‘곡량전’과 함께 춘추를 해석한 ‘삼전(三傳)’으로 불린다.전국시대 중기 및 후기에서 진의 멸망에 이르는 시기는 봉건사학이 형성된 시기이다.진이 멸망한 뒤인 서한시대에 이르러 사마천은 세계사적인 통사인 ‘사기’를 저술했다.‘사기’는 기(紀)·표(表)·서(書)·세가(世家)·열전(列傳)의 새로운 체제로 기술,제왕중심의 봉건제 사회를 역사에 충실히 반영했다.봉건사학의 확립시기인 동한 시대에는 유가사상이 실제적인 통치사상으로서 역사편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그 대표적인 예가 반고의 ‘한서’다.이 사서는 서한의 유씨성(劉氏姓)황제의 역사를 재단하고 ‘사기’의 체제와 자료를 이용한 기전체 단대사이다.한편 당 초기의 통치자는 수 왕조의 성패를 귀감으로 삼아 역사학을 더없이 중시했다.그들은 사관(史館)을 설립해 역사서의 편찬권을 장악한 뒤 당 왕조의 실록과 국사를 완벽하게 편찬함으로써 진(晉) 이래의 역사학이 처음으로 모두 완결됐다.그리고 얼마후 유지기는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체계적 역사이론서인 ‘사통’을 지어 고대사학의 발전과정을 약술했다.그는 ‘사통’에서 ‘오경’과 공성(孔聖)을 비판해 그의 진보적 경향을 드러냈다.김동애 옮김 자작아카데미 1만원.
  • 자금부담 적고 믿을수 있고…/주공아파트 뜬다

    IMF 여파로 부동산시장도 예외없이 한파를 겪고 있지만 향후기대되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부양책 등을 감안하면 지금이 바로 주택에 투자할 적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올해 주택공급량이 상당히 줄어 2∼3년 후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것으로 보이는 데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시장 부양책으로서 대폭 완화된 주택공급규칙이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고 취득세 등록세 등 부동산 거래세의 격감,임대주택사업 등록요건을 현행 5가구에서 2가구로 줄이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어 부동산경기가 현재보다는 살아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금 부담이 작고,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데다 무엇보다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주공아파트가 최적의 주거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요즘 뜨고 있는 미분양지구와 신규공급 예정지구의 주공아파트를 소개한다. ◇양주 덕정=전체 건설호수인 9천522가구중 지난해 12월에 1천732가구를 공급했으며 현재 500가구에 대해 선착순 분양중이다.경원선 덕정역에 인접해 청량리에서 양주를 경유,동두천까지 전철화되는 2001년에는 서울의 동북부 지역 및 도심으로의 접근이 용이하게 될 전망이다.단지 외곽으로는 의정부에서 동두천을 잇는 6차선 우회도로가 개통될 예정이다.평당분양가는 2백80만∼2백90만원선.3416­3561∼3. ◇시흥 시화=총 3만여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로 99년에는 서울∼안산간 전철이 단지 근접 군자역을 거쳐 정왕역까지 연장 운행될 예정이어서 서울로의 출퇴근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인근에 오이도 대부도 등이 서해안관광단지로 개발되고 특히 주변에 반월공단이 있어 임대수요가 만만치 않다.대금 납부조건이 대폭 완화돼 적은 부담으로 임대주택사업을 하기에 좋은 투자대상지이다.(0345)410­0380. ◇춘천 퇴계=서울 잠실지구와 맞먹는 크기인 34만평 규모로 총 1만3천여가구가 들어서 있다.20평형은 민간아파트의 옵션품목인 거실장 식기건조기 비디오폰과 식탁 등이 기본으로 채택돼 마감재 수준이 높고 가격 또한 평당 2백70만원 선이어서 젊은 층과 임대사업자에게 인기가 높다.장기저리의 국민주택기금이 융자되고 대금납부조건도 완화돼 자금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0361)262­8075∼6. ◇부산 당감=전용면적 15평 18평 25평 등 총 1천967가구를 지난 11월에 분양한데 이어 잔여가구를 분양중이다.단지내에 동양초·중학교가 신설될 예정이고 인근에 국제중·고교가 들어선다.또 신라대 경남전문대 등을 비롯해 부산시립도서관이 가까이 있어 일급 교육지대로 손색이 없다.백양산 터널,동서고가도로,김해공항,구포역 등 주요 교통시설과 연계가 편리한 교통여건을 구비하고 있다.(051)891­6767∼8. ◇청주 분평=청주 남부권의 핵심 개발지역으로 26만평 규모에 총 8천3백가구가 들어서 있다.인근 미평동에 시청이 들어서는 등 행정타운이 조성될 전망이고 지구 내에 상업용지 42필지,단독주택용지 117필지 등이 잘 정비돼 지구내 상권형성이 활성화될 전망이다.중도금이 2회로 줄고 계약금 비율도 대폭 낮췄다.(0341)295­4388. ◇전주 송천=단일 단지로는 전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총 2천여가구가 건설된다.송천대로 및 동부순환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로 익산과 군산,호남고속도로와 연계성이 뛰어나며 전주 23공단과는 승용차로 7분거리이다.단지내 초등학교가 개설되는 등 각종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서고 용적률이 170%로 충분한 녹지공간이 확보돼 편의성과 쾌적성이 높은 전원형 주택단지이다.(0652)227­9889. ◇화원 명곡=대구시 화원읍 명곡리 일대 10만4천여평에 1,2차로 총 4천200가구가 건설된다.단지주위가 그린벨트 지역으로 비슬산이 감싸고 있으며 명곡천과 천내천이 흐르는 쾌적한 주거단지이다.서남쪽 6㎞지점에 1백만평 규모의 첨단전자 산업단지인 무공해 위천공단이 조성될 예정이고 서부종합터미널의 이전이 계획돼 있어 무한한 발전 가능성를 갖춘 지구로 꼽힌다.(053)581­0404.
  • 능력이라는 원자재로 외화벌이를(박갑천 칼럼)

    조선후기 실학자 朴齊家가 그의 (北學議)에서 지적한 바 우리나라의 잘못하는 일 가운데 하나.그것은 해마다 수만냥의 은을 중국에 수출하여 약재·주단 등을 사오는 일이었다. 그의 설명인즉 이렇다.은이란 천년이 지나도 변치않는 물건이다.그러나 약은 반나절이면 소화돼버리고 비단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데 써서 반년이면 썩 어버린다.천년이 지나도 안없어질 이 강산의 한정된 자원을 반나절 반년이면 없어질 물건과 바꾸면서 남의 나라로 내보내다니…하는 게 그의 도리머리질이었다. 나라에 있는 유형자원을 팔아서 돈만드는 일은 박제가의 눈길이 아니더라도 용천스러워서 떨떠름하다.제살점 베어낸다는 느낌이 드는데다가 그 자원이 떨어졌을 때 끝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그렇지않은 돈벌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金東鳴 시인이 일찍이 “맥풀린 속눈썹에 서린건/우수(憂愁)냐 권태냐/게으르게 구르는 검은 눈동자는/가을비에 젖은 달같이 차다”고 노래했던‘창녀상’(娼女像:2련)의 그 창녀라 할까.‘달같이 찬 눈동자’만 굴리면 별다른 원자재없이 돈을 벌 수있는 터수니까.다만 이는 아픈 가슴으로 해보는 객담일 뿐이다. 자동차나 텔레비전 같은 것과는 달리 원자재가 필요없는 돈벌이.그건 역시 조상 잘둔 후손들 몫이다.자연경관 자연조건 좋은 데 자리잡고 살아내려오는 사람들.거기에다 훌륭한 역사·문화유산까지 곁들여 내려온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프랑스를 보자.1994년 그 나라를 찾은 관광객은 6천1백30만여명이었다.관광수입은 2백56억여달러에 이르렀고(97년판.그해 우리의 3백58만여명 38억달러와 비기면 엄청난 차이 아닌가. 그것말고는 재주와 능력에 의한 돈벌이.얼마전 한 제약회사가 B형간염 치료물질을 개발해 미국서만 해마다 1억4천만달러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는 따위이다.또 2년간 3백만달러로 재계약했다는 박찬호 선수를 비롯한 체육인들이 그렇고 일부 문학·회화·영화 등 예술작품도 그렇다.영화하니까 말인데 ‘타이타닉’의 돈벌이 한번 엄청나다.지난 3월말 벌써 12억달러를 넘어섰다지 않던가. 원자재없는 돈벌이에도 투자는 있다.그건오랜세월의 노력과 자력을 필요로 하는 터.그게 원자재라면 원자재다.내세울만한 천연의 원자재없는 우리가 돈버는 길은 사람의 ‘머리­능력’개발에 투자하는 일이겠건만.
  • ‘眞景시대’ 사상·예술 총제적 조명

    ◎중국풍 탈피 ‘고유의 색’ 태동∼개화 분석/식민사관이 왜곡한 조선성리학도 재해석 우리 역사에서 진경시대(眞景時代)란 무엇인가.조선왕조 후기 우리 문화가 고유색을 한껏 드러내며 발전했던 1657년 숙종대에서부터 1800년 정조대에 이르는 125년간을 일컫는 말이다.진경문화는 영조 51년의 재위기간 동안 절정을 누렸다.최근 도서출판 돌베개에서 펴낸 ‘진경시대’(전2권)는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진경시대의 사상과 문화,예술 등을 총체적으로 다룬 첫 연구서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등 관련학자 10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조선왕조는 중국의 주자성리학을 국시로 천명하며 개국한 나라다.그런 만큼 조선 전기에는 문화 전반에 중국풍이 만연했다.그러나 율곡 이이에 의해 조선성리학이 창안되면서 문화전반에 걸쳐 조선의 고유색을 드러내는 운동이 전개됐다. 율곡의 평생지기인 송강 정철은 한글 가사문학으로 국문학 발전의서막을 장식했고,간이 최립은 독특한 문장형식으로 조선 한문학의 선구가됐다.그런가 하면 창강 조속에 의해 조선의 고유화풍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조속은 인조반정에 참여하기도 했던,조선성리학 이념에 투철했던 선비화가.그는 반정(反正)성공 후에는 전국의 명승지를 유람하며 시화로 이를 사생해 내는데 몰두했다.이 때 쓴 시와 그림은 진경시와 진경산수화의 한 단초가됐다.진경산수화의 경향은 자연스럽게 조선 풍속화의 출현으로 이어졌다.조선후기 풍속화는 중국 회화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조선의 실제 생활모습과 풍속·풍물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어 진경산수화와 함께 우리 회화의 독자적인 경지를 보여준다.진경시대에는 초상화에 있어서도 조선적인 도상관(圖像觀)이 확립되는 양식적인 변화가 뚜렷했다.숙종대를 전후한 진경시대전기의 초상화에서는 중국식의 채전(彩氈)이 사라지고,그 대신 의답(椅踏)이나 바닥에 조선의 단아한 화문석 돗자리가 등장했다.이는 요란하고 화려한 채전이 조선의 현실에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당시 조선성리학의 검박한 기풍과도 어울리지 않았기때문이다. 조선후기 문학운동사의 한 흐름으로 주목할만한 것이 중인계층의 위항문학(委巷文學)운동이다.위항문학운동은 사대부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한시단(漢詩壇)에 중인 출신의 시인군이 대거 참여하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18세기 정조대부터 문학운동의 대세를 이뤘다.이 위항문학인들은 새로운 시대사상인 북학사상을 수용,사대부계층을 대신하는 시대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정조는 100여년 동안 사회를 주도해온 진경문화의 바탕 사상인 조선성리학이 사회적 기능을 다했음을 간파했다.청조 고증학을 받아들이려는 북학운동이 일어나자 정조는 규장각 제도를 개편하고 학문활동의 터전을 마련해주는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진경문화는 ‘문예군주’정조의 치세하에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하고 북학문화로 이어졌다. 조선성리학은 종종 조선후기의 사회발전을 저해하고 사대주의를 조장하는 피폐한 사상이라는 식으로 매도되기도 했다.이는 조선시대를 파당과 당쟁의 역사로만 기록한 왜곡된 일제 식민사관의 영향을 받은 바가 적지 않다.이 책은 이런 점을 직시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세우기 위해서는 조선성리학과 그것에 뿌리를 대고 있는 진경문화에 대한 이해가 절실함을 웅변해 준다.
  • 바흐찐이 말하는 새로운 프로이트/바흐찐 지음(화제의 책)

    ◎프로이트의 주관적 폐쇄성 비판 프로이트의 심리학 이론을 그 주관주의적 폐쇄성의 관점에서 비판하고 ‘사회학적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미하일 바흐친(1895∼1975)의 저서.바흐친은 작품 자체의 내적 구성이나 구성요소들 사이의 관계에만 치중하는 형식주의 예술이론이나 확정적이고 고정된 언어의 실체를 상정하는 소쉬르 구조주의 언어학의 한계를 발전적으로 극복한 러시아의 문학이론가이자 사상가이다. 그는 마르크스주의·형식주의 등의 폐쇄적 독단주의와 데리다를 중심으로한 프랑스의 후기구조주의와 같은 회의주의적 나르시시즘에 치우쳐 있던 20세기 문학이론의 여러경향들을 변증법적으로 종합,가장 균형잡힌 문학연구의방향을 제시했다.바흐친의 프로이트에 대한 비판의 논점은 그 비사회적·비역사적 특성에 모아진다.프로이트가 말한 인간정신의 원초적인 갈등 즉 자아와 본능,의식과 무의식,죽음의 본능과 삶의 본능간의 갈등을 바흐친은 인정하지 않는다. 바흐친은 개인의 정신은 원초적인 자연적 힘들 사이의 갈등으로 구성된것이 아니라 여러 이데올로기적 동기들 사이의 갈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신의 역동성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그에 의하면 우리가 ‘인간정신’ 혹은 ‘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연의 변증법 보다는 역사의 변증법을 훨씬 더 많이 반영한다.이 책에서는 현대 심리학의 두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객관주의 심리학,즉 파블로프의 반사이론이나 미국의 행동주의 이론과 주관주의 심리학,즉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의 모순과 한계점이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전자가 기계주의적 유물론에 빠질 위험이 있다면,후자는 심리학의 기초를 피실험자 자신의 내적 이해에 둠으로써 방법론상의 객관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게 바흐친의 지적이다.송기한 옮김 예문 8천원.
  • 97년 신발견/중국 5大 고고유물

    【베이징=鄭鍾錫 특파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논,고대 그리스·로마와 비견되는 서한(西漢)대의 석조건축,황가(皇家) 욕조를 보유하고 있는 진(秦)대의 행궁(行宮) 유적,실크로드(비단길) 주변의 100여개 고분…. 중국에서 지난해 한해 동안 새로이 발견된 고고(考古)유물들이다,중국국가문물국은 최근 지난해 발굴된 500여개 항목의 고고유물 가운데 대표적인 10개 항목을 골라 ‘97년 중국 10대 고고 신발견’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을 시대적 순서에 따라 살펴본다. ◇낙남(洛南)분지 구석기 지점군 95∼97년 산서성 고고연구소는 진령산구(秦령山區) 남낙하(南洛河) 상류의 낙남분지와 인접한 단강(丹江) 상류 요시(腰市)분지를 발굴한 결과 광야(曠野)유형의 구석기시대 지점 10곳과 손도끼 등 석제품을 발견했다.이는 남북 구석기 문화의 교류 등 과제들을 연구토론하는데 중요한 가치가 있다. ◇장구서하(章丘西河) 신석기시대 유적 지난해 8∼9월 산동성 문물연구소에서 장구시(章丘市) 용산진(龍山鎭) 서하(西河)유적을 발굴한 결과 지금부터 7천700년 전의 이른 신석기시대 문화의 19채 집유적 등을 발견했다.놀랍게도 이들 유적들 안에 도기·석기들이 원래대로 놓여져 있었다.수량이 많고 보존상태가 좋은 신석기시대 초기의 집유적은 전국에서 보기 드문 것이다.이는 신석기시대의 형태 및 문화상황,경제생활 등 방면의 연구에 소중한 실물자료이다. ◇풍현성(풍縣城) 두산대계(斗山大溪)문화의 성벽 96년 12월과 지난해 호남성 문물고고연구소는 풍현 차계향(車溪鄕) 남악촌성(南岳村城) 두산(斗山) 옛성 유적에서 발굴을 진행한 결과 이 옛성의 건축시기는 대계문화시대로 지금부터 약 6천년 전일 것으로 추정된다.이는 현재 중국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옛성유적 중의 하나이다.이번 발굴작업에서는 또 옛성유적의 동쪽성벽 아래서 면적이 약 100㎡로 지금부터 약 6천500년전의 탕가강(湯家崗)문화시대의 논을 발견했다.이는 세계에서 발견된 가장 빠른 시대의 논으로서 벼의 재배역사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홍콩 동만자북(東灣仔北) 유적 지난해 6∼11월 홍콩고물고적판사처와 중국사회과학원고고연구팀은 홍콩 마만도(馬灣島) 동북각에 대한 발굴을 진행한 결과 신석기시대 중·후기로부터 청동기시대 초기의 거주유적 및 20개 고분을 발견했다.이는 홍콩반환 후의 첫번째 고고유물 발견이다.홍콩 및 주강(珠江) 입구지역의 보기 드문 문화퇴적,풍부한 출토문물,비교적 완전한 인골과 고분 등은 주강 하류,나아가 전체 영남(嶺南)지구 신석기시대의 후기 내지 청동기시대 고고문화의 시대구분·확정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정한고성(鄭韓故城)에서 정국(鄭國)이 제사 지냈던 유적 96년 12월과 지난해 하남성 문물고고연구소는 신정시(新鄭市) 정한고성 동성(東城)의 서남부에서 발굴사업을 진행한 결과 춘추시기 정(鄭)나라의 청동예락기갱(靑銅禮樂器坑) 16개와 순마갱(殉馬坑) 39개를 발견했다.청동예락기갱은 3개가 절도당했으나 나머지 13개는 온전하게 보존돼 있었고 방호(方壺) 등 청동예기와 편종(編鐘) 등 청동악기들이 매장돼 있었다.출토된 청동예악기는 모두 334건으로서 대부분이 정교하고 화려한 것으로 정나라청동기에 대한 보기 드문 무더기 발견이었다. 이번 발굴로 정한고성(鄭韓故城) 및 춘추시기 예락(禮樂)제도,정국동기(鄭國銅器) 등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성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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