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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水月觀音圖 등 4건 국가문화재 지정

    문화관광부는 22일 水月觀音圖 등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예고한다. 이들 문화재는 30일 이상의 예고기간을 거쳐 보물 및 국보 등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다. 수월관음도(서울 宇鶴문화재단 소장)는 52.5×100.3㎝ 크기의 고려시대 불화로,합장한 善財동자가 오른발을 왼무릎 위에 올린 半跏의 자세로 바위 위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에게 法을 청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大樂後譜(국립국악원 소장)는 영조 35년(1759)에 徐命膺이 편찬한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官撰 악보로 7권 7책으로 구성된 필사본이다. 資治通鑑綱目(서울 개인 소장)은 중국 송나라 朱熹가 司馬光의 ‘資治通鑑’을 ‘春秋’의 체제를 모방해 綱과 目으로 나눠 편찬한 중국 史書. 이를 조선 세종의 명령으로 집현전 학사들이 교정하고 주석을 달아 세종 10년(1428)에 인출한 책 59권 중 제20권이다. 50×98.3㎝ 크기의 地藏菩薩圖(부산 개인 소장)는 道明尊者와 無毒鬼王이 함께 배치된 三尊圖 형식의 그림. 고려불화의 특색이 잘 나타나 있는 麗末鮮初의 것으로 추정된다.
  • 중증장애인 ‘12년 인간승리’/박사학위받고 漢大 강단에(조약돌)

    ○…12년의 노력 끝에 공학박사학위를 받은 중증 소아마비 장애인 李載沅씨 (31·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가 시간강사로 대학강단에 선다. 李씨는 오는 28일 서울대 후기 졸업식에서 ‘모호성 유형정보에 기반한 영어구문 모호성 해소모델’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9월부터 한양대사범대 컴퓨터교육과에서 시간강사로 강의를 한다. 지난 86년 서울대에 입학한 李씨는 2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가 없으면 전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장애가 심하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 때에는 어머니의 등에 업혀,중·고교 때에는 남동생의 자전거에 실려 학교에 다녔다.
  • ‘조선의 르네상스’/영·정조시대 유산 한자리에서 감상

    ◎조선후기 국보전 호암갤러리서 10월까지/국보 5점·보물 14점 등 250여점 출품/궁중미술·서화·칠기 등 여덟마당 꾸며/겸재 인왕제색도·금강전도 특히 볼만 한국문화의 르네상스기로 불리는 18∼19세기 조선조 영·정조시대의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조선후기 국보전-위대한 문화유산을 찾아서’가 서울 충정로 호암갤러리에서 열린다(10월11일까지). 이 전시회에는 국보 5점,보물 14점 등 모두 250여점의 명품이 출품돼 독특한 민족문화를 창출해낸 조선시대 후기의 문화양상을 총체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출품작중 특히 ‘진경산수의 시대’를 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등은 우리 전통미술의 정수를 한 눈에 보여주는 백미로 꼽힌다. 국보 제216호로 지정된 ‘인왕제색도’는 인왕산 둥근바위의 중량감을 널찍한 붓에 짙은 먹으로 표현한 적묵법의 대표작이다. 종이에 먹과 옅은 채색으로 그린 ‘금강전도’는 겸재의 필법이 무르익은 58세때 작품으로 진경산수화의 대표작. 만폭동을 중심으로 내금강의 정경을 그린이 작품은 국보 제217호로 지정돼 있다. 이외에 김홍도의 산수화와 풍속화,날카로운 기개가 서린 이인상의 ‘설송도’,장승업의 호방함을 보여주는 ‘홍백매병풍’,선비의 고고한 정신세계가 담긴 김정희의 ‘세한도’,근대로 가는 길목의 김수철과 안중식의 그림 등 우리 회화사의 걸작들이 선보인다. 특히 이 전시회에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가미상의 ‘미인도’가 출품돼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조 후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미인도’는 혜원 신윤복의 화풍과 유사해 흥미를 더해준다. 15세기 세종대에 비견되는 문예부흥기로 평가받고 있는 조선조 후기의 문화는 절제미를 추구하는 전통적 아름다움 위에 자유분방하고 생동감 넘치는 미감의 조화를 통해 한국적 미의 세계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전시회는 궁중미술과 불교미술,서화,도자기,나전칠기,여성의 공간,남성의 공간,천문지리 등 여덟마당으로 구성된다. 궁중미술장에는 정조의 글씨가 출품되며 천문지리의 장에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실제 목판과 해시계,놋쇠지구의가 선을 보여 선조들의 과학적 사고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조선조 후기 실학 건축의 정수인 수원 화성과 세계 건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묘를 촬영한 대형 사진작품도 전시된다. 입장료 어른 3천원,중고생 1천원. 매주 월요일은 휴관.
  • 병역비리 회오리바람 지켜보면서(박갑천 칼럼)

    조선시대 전적을 뒤적이노라면 가끔 “백성들이 아들을 낳으면 죽여버렸다”는 대목이 나온다. 서민들에겐 아들 선호사상이란 것도 없었던 걸까. 아니다. 다만 군포(軍布)바치기가 힘겨워서 였다는 것뿐이다. 군포란 병역면제대신 바치는 삼베하며 무명베. 한데 조선후기 부패한 관료사회는 사내일 때 갓난애까지 군적(軍籍)에 올려 가렴주구했다. 이른바 황구첨정(黃口簽丁)의 폐단이다. 숙종때 등과하여 나중에 좌의정까지 오르는 李健命도 상소문에서 그폐해를 지적한다().남정(男丁)의 의무를 다못할 때 친족이나 이웃에까지 떠넘기니 아예 자식을 죽여버리는 세태라면서. 李德懋의(耳目口心書편)에 실려있는 광주(光州)촌부의 7세 5세 두아들 얘기는 참으로 자닝스럽다.그들이 군적에 오르면서 군포를 바쳐야했다.어머니는 밤새 물레를 돌리다가 두아들의 고추를 만지며 이것때문에 이 고생이라 한숨짓는다.이를 잠결에 들은 형제는 이튿날 고추를 잘라버린다. 영조때 시인 鄭敏僑의‘군정탄’(軍丁嘆)은 외딴마을 아낙네의 통곡을 노래한다. 남편은 지난해 세상을 떴지만 뱃속엔 아기가 있었다.‘천행’으로 아들을 낳았는데 배내털이 마르기도 전에 관가에 보고되어 군적에 오른다. 군포 바치라는 독촉. 아기를 업고 점호를 받으러 간날 먼길에 눈보라는 몰아쳤다. 점호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아기는 죽어있었다. 정민교는 아낙네 울음을 대신운다.“원님은 오직 상사가 두려울뿐/제잇속만 차리니 백성괴로움 돌볼리 있겠는가”고.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조선말기학자 月巖 李匡呂도‘양정어미’(良丁母)라는 시에서 똑같이 탄식한다. “…해마다 각사(各司)로 올라가는 군포하며 돈하며/반쯤은 젖비린내 나는 애들 몫이라네/젖내나는 애들이야 그래도 나은편/이미 죽은 애것도 빼지 않았다지…”. 양반사회 자제들은 이 병역의무에서 빠졌다.그런역사를 가져선가,오늘의 일부 힘있고 돈있는‘양반사회’자제들도 이핑계 저핑계로 병역의무에서 빠져오고 있다. 그 실상이 자드락나면서 일어난 회오리바람이 지금도 분다. 형태는 달라도 흘러내린 부패기류 때문이었을까. 전쟁중도 아니려니와 병영생활또한 50∼60년대의 그것과는 판이해져 있는 것을. “군대 갔다오더니 사람됨이 아주 성숙해졌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오늘의 ‘양반사회’ 자제들이야말로 ‘빽을 써서라도’보내야 할곳 같건만.
  • 미술사가 유홍준 교수 ‘조선시대 화론 연구’ 펴내

    ◎조선후기는 畵論 부흥기/한국 그림이론에 대한 연구不在 지적 “조선 후기의 화론(畵論)은 단순한 외형적 사진(寫眞)뿐만 아니라 내면적 진실성을 요구하는 전신론(傳神論)까지 동시에 아우르면서 전개됐습니다. 이것을 동양미학의 용어로 말하면 형상에 근거해 정신까지 나타낸다는 ‘이형사신(以形寫神)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것이야말로 조선 후기 화론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미술사가 유홍준 교수(영남대 박물관장)가 우리 선조들의 화론을 다룬 책 ‘조선시대 화론연구’(학고재)를 펴냈다. “조선시대 화론은 화론다운 화론이 없는 것이 특색”이라는 유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누구누구의 화론이라는 말대신 회화관이라는 궁색한 표현을 종종 써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같은 현실은 따지고보면 한국화론 그 자체가 빈약했다기 보다는 그에 대한 연구가 빈약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진단. 이 책은 한국의 전통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 화론을 빌려 쓸 정도로 박약한 우리 미술계의 지적 두께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출발한다. 조선시대의화론은 문인·학자들의 논(論),서(序),기(記),발(跋),제(題),시(詩) 등에 주로 드러나 있다. 조선후기는 우리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문예부흥기였다. 우리 화론이 활발하게 꽃을 피운 것도 이 때였다. 유교수는 이전 시대와 대별되는 조선 후기의 문예사조로 사실(寫實)정신을 꼽는다. 조선후기에 이르러 비로소 성리학적 중화(中華)이념에 기초한 예술양식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의 산천과 사람들을 그리려는 정신이 싹트게 된 것이다. 그런 정신이 회화적으로 열매를 맺은 것이 ‘조선적 형식의 완성’이라 불리는 진경산수와 풍속화다. 이 책에는 조선 후기에 전신론적 입장에서 화론을 펼친 남태응 윤두서 조귀명 권헌 이규상 심재 박지원 등과 사실론적 입장에 서 있는 이하곤 조영석 이익 강세황 정약용 등의 글이 실렸다. 이 조선시대의 화론들에는 예술작품과 이론의 치열한 밀고 당김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이와 관련,유교수는 “물성(物性)이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똑같이 그리기’를 넘어서되 일호일발(一毫一髮)도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조선 후기전신론적 사실론의 치열함은 서양의 리얼리즘 예술논쟁에 못지않다”고 평한다.
  • 육군박물관(생활속의 박물관·미술관:5)

    ◎“조국사랑” 참군인 정신 일깨운다/선사시대 이래 군사자료 8,600점 한눈에 金日成 작전명령서·베트콩 전단까지/부서진 총열·녹슨 수통·구멍뚫린 철모…/장렬히 숨져간 무명용사의 외침 절절이 불암산의 서기(瑞氣)가 어린 노원구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호국 간성의 요람인 이곳에 들어선 육군박물관은 일반인들의 군(軍)에 대한 거리감을 친근감으로 바꿔주는 묘한 공간이다. ‘한국의 시인 건축가’ 金重業씨(88년 작고)가 조국통일의 염원을 담아 그 물꼬를 트는 상징으로 열쇠 형상을 택해 설계했다는 이 건물은 흰색 화강암 건물로 잔디와 숲으로 차분히 정돈된 육사 캠퍼스 남쪽 끝에 들어앉아 있다. 정면에 연병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바로 앞에는 고 姜在求 소령 동상이 달려가는 듯한 자세로 서 있다. 30여년전 월남 파병을 앞두고 수류탄 훈련장에서 부하를 구하고 산화한 그의 모습은 오늘날 이 박물관을 찾는 이들에게 참군인정신과 함께 참나라사랑의 정신을 일깨워 준다. 육군박물관은 이 땅에서 ‘저질러진’ 전쟁에 관한 많은 것을 증언한다.지상3층 지하1층 건물중 고대실·현대실 등 두 개의 전시실에는 가깝게는 6·25전쟁에서부터 임진왜란,멀리는 선사시대의 군사 관련 유품과 문화재까지 모두 8,6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의 가치는 유형의 물질에서 옛 사람들의 혼과 정신을 만나는데 있다고 했던가. 전시실을 떠받치고 있는 14개의 원추형 돌기둥이 두 열로 돌아나간 옥외 전시장에서 당시의 총통과 대포들이 전장의 신음을 오늘에 전한다. 건물 중앙으로 맞닿은 기둥 사이에 朴正熙 대통령이 서거 때까지 타던 캐딜락과,맹호부대가 월남에서 대승을 거둔 것을 기념한 ‘안케패스 전승기념비’가 나란히 서 있다. 군인으로 시작해 대통령이 되고,또 독재자로 총에 맞아 생을 마감한 한 불운한 정치인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볼 수 있다. 3층에 위치한 현대실에는 광복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용된 각종 무기와 장비 복식 문서 등 4,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현대사의 흐름을 요약한 다양한 색과 제각각 형태의 볼 것들이 눈을 자극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현대사의 가장 큰 아픔은 6·25전쟁이다. 전쟁에 쓰였던 장비와 전단 복장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붉은빛 일색인 공산군의 그것들은 지금도 섬짓한 느낌을 전한다. 어느 시인은 뜰 안에 핀 장미꽃 빛깔에도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 제 0097호’에는 金日成이 전쟁중 직접 작전을 명령한 극비사항이 적혀있다. 1951년 8월8일로 찍혀진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지령문’도 있다. 특히 6·25전적지인 설악산 소청봉에서 유골과 함께 발굴된 무명용사의 유품 앞에는 관람객들이 유난히 많다. 소총의 총신부분과 녹슬은 수통·구멍뚫린 철모. 누군지는 몰라도 분명 전장에서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다가 외롭게 숨져갔을 그의 외침이 귓전을 때리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힌다. 6·25전쟁중 물자가 고갈되자 인민군이 임시방편으로 만들어 쓴 병뚜껑으로 만든 모표,허름한 방한화,버선,철모,수통 등이 월남전 당시의 궁색한 베트콩 군수품과 나란히 진열돼 있어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 “고향의 달밤,임이 그리워 밤마다 웁니다.”“그리운 이여! 딸라도 선물도 싫어요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그대의 산 목숨뿐” 등 월남전 당시 우리 군의 사기를 떨어트리기 위해 살포됐던 전단도 눈길을 끈다. 2층의 고대실에는 선사시대부터 대한제국 이전까지의 군사관련 문화재 4,128점이 시대순으로 전시돼 있다. 구석기∼신석기시대의 주먹도끼 등 석제무기와 3∼4세기 신라의 철검·무쇠도끼·무쇠창 등 철제무기들은 인류를 말살할 수 있을 정도의 현대무기에 비하면 정겨운 느낌마저 든다. 한번에 여러 발의 화살을 쏠 수 있는 조선후기 화살 연발장치인 녹로노나 부녀자도 쏠 수 있게 만든 수노(手弩)인 삼시수노기(三矢手弩機)가 복원품이긴 하지만 눈길을 끈다. 화살을 4개까지 장전해 쏘던 조선전기의 사전총통(四箭銃筒),조총,화강암 탄알인 단석(團石),발사기인 대완구(大碗口)와 비격진천뢰쯤에 이르면 본격적인 전쟁 분위기가 풍긴다. 대완구는 국내 유일한 것이며 비격진천뢰도 연세대박물관과 함께 유일한 소장자로 돼있다. ‘부산진 순절도’와 ‘동래부 순절도’는 임진왜란 당시 군민(軍民)들의 처절한 항전모습을 담은 보물들이다. 박물관 건물을 나와 연병장 길을 따라 오른 쪽으로 접어들면 헬리콥터 장갑차 곡사포 전차들이 도열한 야외전시장에 접어들게 된다.50년 6월25일 남침의 선봉에 섰던 북한군 탱크 T­34와 이에 맞섰던 미제 M46탱크,전쟁초기 투입된 적 관측및 업무연락용 항공기 L­19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40여년 전 서로를 죽이기 위해 첨예하게 대치했던 주인공들이 지금은 친구가 되어 한자리에 있는 모습이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관장 姜性文 중령/“40년 전통 국내 유일 군사종합박물관”/군사문화 발달과정 전시/전쟁유적지 학술 조사도 육군박물관의 현 관장 姜性文 중령(53·18대)은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주2회씩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수이기도 하다. 지난 96년 12월 관장직을 맡아 박물관 운영을 책임지랴 강의준비 하랴 하루하루가 바쁘기만 하다. 특히 지난해 2월부터 육사 경내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면서 관람객이 늘어나는 바람에 할 일이 부쩍 많아졌다. “용산의 전쟁기념관이 한국전쟁에 초점을 맞춘 전쟁과 무기중심의 기념관 성격을 갖추고 있다면 육군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군사관련 종합 박물관입니다. 40년이 넘은 전통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육군사관학교 경내를 둘러보는 관광상품이 마련되면서 새롭게 인식되고 있지요” 육군박물관은 56년 육군사관학교 기념관으로 처음 문을 연뒤 10년만인 66년 육군사관학교 군사(軍事)박물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83년 지금의 자리에 새 건물이 완공돼 2년뒤인 85년 개관했다. 주변의 넓은 공원 분위기와 어울려 딱딱하게 느껴지는 군사문화를 순하게 바꿔낸다. 군사유물을 통해 군의 업적과 전통·발전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전시형태가 독특하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유형적인 군사관련 소장품들이 무형의 자산을 표현한다고 할까요.외침이 있을 때마다 민군(民軍)이 일치단결해 민족 수호에 나섰던 조상들의 자취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자부심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지요” 비록 군사문화를 다룬 박물관이지만 전통문화 유지역할에 큰 몫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는게 姜관장의 설명이다. 휴전선 일대 군사유적지에 대한 학술조사와 군사유물에 대한 논문지 발간도 활발하다. 지난 94년부터 파주·연천·철원·포천군 지역의 산성·봉수대·한국전 격전지에 대한 지표조사를 벌여 보고서를 작성해 왔고 학술 논문지 ‘학예지’도 통권 5권을 펴냈다. 육군 박물관이 군사(軍史)를 다룬 박물관인 만큼 대학 역사교육의 보조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대학의 역사교육에는 군사 문화재의 발달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빠져 있지요. 이 틈새를 메울 수 있는 박물관이 바로 육군박물관입니다. 소장품들이 모두 가치있는 자료들인 만큼 영구보존을 위한 전시장 보완이 시급합니다” ◎육군박물관 가는 길/전철·노선버스 연계/육사후문으로 입장 70만평의 캠퍼스안에 다양한 레포츠 시설과 편의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는 특수목적 대학인 육군사관학교 안에 자리잡은 이색 박물관이다. 육군사관학교가 관리 운영하는 군 관련 시설인만큼 일반인들의 접근이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다.그러나 지난해 봄부터 육사 경내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됐고 관광코스도 마련돼 있어 뜻만 세우면 얼마든지 알찬 볼거리들을 만날수가 있다. 전철 1호선이 석계역,7호선이 먹골역까지 닿아 있고 노선버스는 45­2,803,45,745번이 운행한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서울여대 앞에서 내린다. 매일 상오 9시 호텔신라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도 있다. 육사 후문에서 안내를 받아 박물관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며 정기 관광코스는 상오 10시와 하오 2시 등 매일 두차례. 화요일∼일요일 개관하며 관람시간은 상오 10시부터 하오 4시까지. 관람료는 어른 2,000원,학생 1,000원.
  • ‘한국사 이야기’ 1차분 4권/한길사­이이화씨 기획

    ◎우리 민족의 뿌리는? 北國 발해는?/객관적 시각의 한국通史/매년 4권씩 총 24권 발간/2003년까지 완간 계획 역사문제연구소 소장을 지낸 재야 사학자 이이화씨(61)가 5,000년 우리 역사를 24권의 책에 담는 방대한 통사 저술의 첫 결실로 ‘한국사 이야기’(한길사) 1차분을 내놓았다. ‘우리 민족은 어떻게 형성되었나’‘고구려 백제 신라와 가야를 찾아서’‘삼국의 세력다툼과 중국과의 전쟁’‘남국 신라와 북국 발해’등 네 권. 모두 우리 역사의 시원과 틀이 형성되어 가는 고대사 부분에 해당한다. 지난 94년 한길사측과 이씨가 10년 프로그램으로 공동기획한 ‘한국사 이야기’는 우리 역사 전체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일반 독자 대상의 대중 역사서다. 앞으로 매년 네 권씩 펴내 2003년까지 완간할 계획이다. ‘한국사 이야기’는 80년대 이후 우리 역사학계에서 보편화된 민중사 중심의 서술방식과 최근의 새로운 역사서술 기풍인 생활사·문화사 중심의 서술 방식을 택한다. 또 문화인류학이나 고고학의 성과 등 역사학 이외의 주변 학문 성과도 최대한 반영,종합적인 역사 시각을 갖도록 했다. 이를 위해 이씨는 프랑스 아날 학파의 연구 성과를 비롯 몽고메리의 ‘전쟁사’,푹스의 ‘풍속의 역사’등 많은 2차 자료들을 활용했다. 그동안 한국사 서술은 지나치게 아전인수격으로 이뤄진 측면이 없지 않았다. ‘900여회에 걸친 외침(外侵)을 물리쳤다’거나 ‘거대 중국인 수나라와 당나라를 멸망하게 했다’는 등 ‘우리’의 관점에서만 역사를 해석해 온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우리 역사를 동아시아의 보편사라는 틀 속에서 객관적으로 살핀다. 이씨가 이 책들에서 특히 힘을 기울인 것은 지금까지 우리 역사서술에서 가장 취약했던 발해 역사를 복원하고 한국 고대사를 올바로 세우는 일이었다. 삼국시대 이후 통일신라를 중심으로 한 역사 서술은 우리 역사 무대를 한반도 주변으로만 국한시키는 등 지정학적인 오류를 낳았다. ‘남국 신라와 북극 발해’라는 제목은 이러한 학문적 각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씨는 ‘통일신라’보다는 ‘후기 신라’나 ‘남국 신라’가 역사용어로더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나올 책들은 고려시대(5권∼8권),조선전기(9권∼12권),조선중기(13권∼16권),근대(17권∼20권),일제시기(21권∼24권) 등을 다룰 예정. 지난 4년간 사회활동을 모두 끊고 전라북도 장수의 연화분교와 김제 월명암 등지에서 ‘한국사 이야기’ 저술에만 몰두해온 이씨는 현재 고려시대사를 쓰고 있다.
  • 인수팀·경찰 1만명 투입… 軍작전 방불/은행퇴출 D­1 이모저모

    ◎충북銀 “道 유일 금융기관” 호소 극적 구명/동화銀 ‘실향민 금고’믿고 개혁 소홀… 禍 자초/康 수석 “일정 조정”에 금감위 “우리가 결정” 일축 ‘은행살생부’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 은행권은 휴일임에도 불구,비상대기를 하며 금융당국의 발표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퇴출대상으로 확정된 5개 부실은행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조직적인 반발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지역정서를 내세우며 정치권과 학연 지연 주주 등을 총동원해 ‘구명(救命)운동’에 나섰던 해당은행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부실은행을 인수하게 된 우량은행도 마음에 드는 특정은행을 지목,퇴출은행과 인수은행의 ‘짝짓기’가 반전을 거듭하는 등 막판까지 혼선을 빚었다. ○…당초 은행 경영평가위원회는 충북은행을 퇴출대상으로 선정했으나 금융감독위의 종합 평가결과 충청은행으로 변경.충북은행은 은행장과 노조위원장이 합심해 청와대와 여권에 ‘구명’을 요청했고 충북은행이 퇴출되면 충북지역에 기반을 둔 금융기관이 전무하다는 점이 먹혀들어 살아남았다는 후문. ○…충청은행은 자민련 李麟求의원(대전 대덕)이 구명운동에 나섰으나 ‘정치권 로비’라는 역효과를 불렀고 부실징후기업인 한화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반영됐다고. 동화은행은 경영이 부실했음에도 ‘실향민의 은행’이라는 점만 믿고 경영개선에 소극적이었다가 강제로 퇴출되는 경우. 성장성도 떨어져 은행 경영평가에서도 퇴출대상으로 결정됐고,이북 5도민 단체의 영향력에 의존한 구명운동이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 ○…금융감독위원회는 퇴출은행 발표가 29일 상오로 결정되자 실무부서인 구조개혁 기획단 직원들을 전원 비상소집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 금감위는 경영 평가위원회 결과가 이미 나온 상태에서 발표만 늦추면 퇴출은행의 예금인출 사태가 심화돼 금융권 전체의 유동성 부족으로 번질 것으로 판단,발표를 앞당기기로 급선회. 특히 퇴출대상 명단이 거론된 일부 은행에서는 임직원들의 동요가 계속돼 발표를 미루지 말라는 여권 핵심부의 견해가 반영됐다는 후문. 李憲宰 위원장이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가 다소 늦춰질 것처럼 얘기한것은 다분히 언론을 의식한 ‘연막전술’이었다는 지적도. ○…주택 국민 신한 한미은행 등 퇴출은행을 떠안을 인수은행들은 28일 상오 금감위로부터 비상소집 통보를 받고 전 직원이 출근해 인수팀으로부터 인수를 위한 사전교육을 받고 현장 투입에 대비. 인수은행들은 이날 저녁 자정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피인수은행의 자산·부채 인수를 의결한 뒤 피인수은행의 본점 전산실을 접수. 29일 상오 영업시간 개시 2∼3시간 전 본점 각 부서와 지점에 인수팀이 들어가 인수작업에 본격 착수. 이들 은행들은 일요일인 28일에도 ‘총 출근령’을 내려 평일과 다름없이 근무.‘점령군’ 역할을 맡을 은행감독원은 이날 하오 제일은행에서 퇴출은행을 인수할 우량은행 인수팀과 검사부 직원 등을 소집한 가운데 ‘작전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최종 점검 회의를 갖는 등 긴박한 상황.
  • 기업구조조정委長 吳浩根씨

    은행권과 2·3금융권 대표 10명은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에 吳浩根 세계전략연구원 회장을 선임했다. 丁海旺 금융연구원 부원장 등 6명은 위원으로 뽑혔다. 이 위원회는 부실징후기업 퇴출 여부와 관련해 금융권이 자율적으로 의견 조정을 하지 못할 경우 이를 넘겨 받아 최종 결정하게 된다.
  • 퇴출협의 기업 부도 유예/구조조정회의 소집일부터 최장 6개월간

    ◎금융기관대표 33명 “제2 부도유예협약” 체결 앞으로 채권 금융기관들이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퇴출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협의할 경우 회의 소집 통보일부터 최장 6개월까지 해당 기업은 부도처리되지 않는다. 그러나 물품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업체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은행 종금 증권 보험 투신 등 금융기관 대표 33명은 24일 하오 서울 명동은행회관에서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기업 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금융기관 협약’(기업구조조정 협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사문화돼 있는 제2의 부도유예협약이 생긴 것이다. 협약은 주채권은행이 구조조정(Work Out) 차원에서 어떤 기업의 퇴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채권금융기관 협의회 소집을 통보하면 채권 금융기관은 그 때부터 1개월(자산실사가 필요하면 3개월) 동안은 해당 기업의 당좌거래를 정지하지 못하게 했다. 이같은 조치는 한 차례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채권금융기관은 협의회에서 3차례 이상 논의해도 결론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해야 한다. 당좌거래 정지 합의 등을 어길 경우 어긴 금융기관이 해당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채권액의 30% 또는 위반액(채권 회수액)의 50%까지 위약금을 물릴 수 있다. 이 협약에 서명하는 금융기관은 33개 은행을 포함해 236개다. 외국계 은행도 포함된다.
  • 선정 뒷얘기/5대그룹 대거포함 빅딜 압박

    ◎은행 눈치보기·재벌 반발로 조정 늦어져 지난 4월14일 은행권에 부실기업판정 위원회가 설치된 뒤 퇴출대상 부실기업 선정은 극도의 보안속에 이뤄졌다. ‘살생부’가 시중에 나돌며 금융경색이 심화되자 금감위는 살생부가 아닌 ‘소생부’를 만들고 있다고 해프닝을 연출하는 등 부실판정은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윤곽이 조금이나마 드러난 것은 당초 퇴출기업 발표일(지난 8일) 1주일 전인 1일쯤, 은행들은 금감위에 보고하면서 은행별 심사대상 750여개 기업 가운데 중복기업을 뺀 331개 기업을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5대 그룹 계열사는 30여개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5대그룹 계열사는 30여개 정도. 그러나 은행들은 5대 그룹 계열사를 전부 제외하고 협조융자를 받은 뉴코아 해태 신호 등을 중심으로 14개 기업을 퇴출대상으로 선정. 李憲宰 금감위원장은 은행권의 자율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고했으나 ‘부실 선정’이라며 호된 질책을 받았다. 20일까지 기한을 주며 재심사하라고 했으나 은행들은 그룹의눈치만 살피며 그룹에게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 2∼3개씩 부실기업을 선정해 달라고 호소. ○…그룹들은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무슨 퇴출기업 선정이냐고 반발하면서도 1∼2개 계열사를 은행에 통보. 은행들은 이를 바탕으로 15일 5대 그룹 계열사 10여개를 포함,35개 안팎의 퇴출대상 기업을 금감위에 보고. 李 금감위원장은 康奉均 경제수석을 통해 16일 아침 대통령에게 다시 보고했으나 역시 퇴짜. 5대 그룹의 ‘빅딜’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가 도화선이 돼 오히려 5대 그룹을 대거 포함시키라는 지시를 접수. ○…16일 상업은행과 은행감독원이 막바지 절충을 벌였으나 은행의 결정 유보와 재벌들의 불만과 압력이 극에 달해 17일 아침까지 조정작업이 마무리되지 않다가 뒤늦게 금감위까지 참여. 결국 강제적으로 5대 그룹에 4개씩을 할당했으나 대우그룹은 관계사인 대창기업을 보태 5개사로 불었고 삼성그룹은 삼성자동차에 대한 빅딜의 압박으로 당초 2개에서 4개로 증가. ○…금감위가 내부거래 자료가 없어 부실판정을 못했다는 5대그룹 계열사는 10여개 정도. 금감위는 빅딜이 여의치 않으면 오는 20일 끝나는 공정위의 5대 그룹 내부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퇴출대상 기업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 삼성자동차 향방은/자동차 산업 곧 재편/‘빅딜’ 압박용 해석

    삼성자동차는 이번 퇴출대상 판정에서 왜 빠졌을까. 금감위는 18일 ‘부실기업으로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중복투자 문제가 제기되는 삼성자동차가 부실기업 판정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 “영업초기인데다 부실징후기업으로 구분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향후 자동차 산업전반의 자율적 재편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여신 중단이나 계속 지원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춰 삼성자동차가 일단 퇴출대상에서 빠졌지만 그룹간 빅딜의 대상이라는 심증을 굳혀준다. 금융계는 자동차산업 재편차원에서 여신 중단여부가 결정되리라는 것은 빅딜 촉진을 위한 압박용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반대로 삼성이 자동차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희망사항대로 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의 전반적인 재편 차원이라면 기아자동차의 처리가 변수이기 때문에 현대의 삼성자동차 인수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빅딜이 결렬될 경우 삼성자동차가 포드 등과 제휴해 오히려 기아를 인수,3사 체제를 공고히 할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금감위 발표로만 보면 삼성자동차를 빅딜로 몰고가려는 냄새가 짙게 배어 있다.
  • ‘남의돈 장사’ 더이상 안된다(제2건국 향한 총체개혁:2)

    ◎기업 구조조정/30대그룹 부채비율 평균 518% ‘빚더미’/정경유착으로 명맥 유지… 시장원리는 뒷전 지난 해 30대 그룹의 평균 부채비율은 518.9%였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자기돈을 100원 들였다면 나머지 500원 이상은 남의 돈을 끌어썼다는 뜻이다. 지급해야 할 이자가 많아지고 이익은 정상적인 경우보다 감소하게 마련이다. 사내에 유보하는 이익잉여금 등이 줄고 심지어는 손실이 발생,자본금마저 까먹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다시 차입금에 의존해야 하고 자기 신용이 없으니 담보를 제공하거나 권력에 빌붙어 은행 돈을 빌려야 했다. 또는 계열사간 지급보증으로 형편없는 자기 신용을 보전했다. 대주주들은 남의 돈으로 이 사업 저 사업에 손을 댔다. 그러다보니 빚은 산더미처럼 쌓이고 경쟁력은 추락했으며 간신히 정경유착으로 명맥을 유지해 온 게 현실이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기업 구조조정은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드물었던 빅딜(대기업간 사업교환)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기적으로는 불필요한 사업에 손을 떼고 자산 등을 팔아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신규 투자를 억제하고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추려내 장기적으로는 핵심사업 위주로 경영전략을 재편하는 것이다. 국제기준에 맞는 회계제도를 도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종전의 ‘규제와 보호’의 틀에서 벗어나 시장원리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은행의 기업여신 심사를 강화,과거처럼 청탁이나 외압에 의한 대출을 못하도록 ‘자기책임 원칙’을 실현토록 했다.부실기업 판정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은행이나 다른 기업의 도움이 없으면 당장쓰러질 기업들을 1차적으로 솎아내는 작업이다. 부실판정을 받은 기업은 40∼50개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한차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은행으로 하여금 기업의 재무상태와 자금거래 동향을 늘 점검하는 체제를 갖추도록 했다. 은행 내부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부실기업 판정위원회’를 둬 현금흐름이 좋지 않거나 사실상 파산상태에 있는 기업은 계속 정리하도록 했다. 은행들이 ‘채권단 협의회’도 구성해 정보를 교환하며 부도를 막도록 했다. 회생가능 기업에는 주식투자기금과 부채구조조정기금을 통해 자금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기업들의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5대 재벌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반발도 거세다. 당장 이번 부실판정에서 재벌들은 은행에 자기 계열사들이 빠지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부가 실업문제에 연연하는 모습도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이다. 개혁의 주체세력도 분간이 안된다. 장기 비전 등 마스터 플랜도 없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구조조정 추진일정 ◆1단계 ·금감위 내 구조개혁기획단 상황반 설치(4월초) ·주요 채권은행 내 기업부실 평가위원회 설치(4월14일) ·은행별 ‘중소기업 특별대책반’ 구성(4월14일) ◆2단계 ·은행별 자체 기업부실 평가(5월) ·은행 부실기업 판정 완료(6월15일) ·은행 부실기업 명단 발표(6월18일) ◆3단계 ·판정 결과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지원계획 수립(6월) ·채권금융기관 간 이견 조정기구 설치(6월) ◆4단계 ·주거래 은행의 외부 자문회사 활용(7월) ·재무구조 개선 약정 보완(7월) ·재무구조 개선 계획 본격 시행(8월) ·주식투자기금 및 부채구조 조정기금 설립(8월) ·은행 채권단 협의회 구성(8월) ◎5대그룹 빅딜전망/‘험산’이지만 반드시 넘어야/‘삼각빅딜’이 신호탄… 대우·SK까지 확대/정부정책 동참땐 부채탕감 등 ‘당근’ 기대 재계 빅딜은 어디까지 왔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원론적인 수준이며,구체화된 것은 없다. 金大中 대통령이 언급했듯 삼성 현대 LG가 빅딜 논의에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지만 어디까지나 원칙적인 차원이다. 삼성 관계자는 “위기극복의 정책기조에 호응한다는 방침에 따라 총론 찬성을 밝힌 상태”라며 “각론 성격의 구체적인 논의는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빅딜을 기업 구조조정의 축으로 삼고 있다. 대(對)재벌 비판여론을 업고 정면 돌파함으로써 빅딜을 성사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빅딜 성사를 위해 200%로 줄이게 돼있는 부채비율의 상향 조정이나 부채탕감과 같은 ‘당근’도 준비 중이다. 미온적인 기업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주겠다는 구상이며,비리총수에 대한 사정 등 측면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빅딜 구도=빅딜 논의의 신호탄은 올랐다. 타결이든,결렬이든 대그룹들은 빅딜의 장(場)에 일단 발을 내딛게 됐다. 관심은 어떤 그룹이,언제,어떤 사업들을 대상으로 빅딜을 하느냐이다. 대상그룹은 일단 삼성 현대 LG다. 대우 SK 등 다른 그룹까지 끼면 주고 받는 ‘경우의 수’가 복잡해져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자칫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 따라서 3개 그룹이 모범 빅딜사례를 도출해 낸 뒤 대상 그룹이 대우 SK 등 여타 그룹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개 그룹이 빅딜의 테이블에 앉는 시점은 鄭周永 현대 명예회장 일행이 돌아오는 이달 23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그룹의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鄭 명예회장과 鄭夢九·夢憲 공동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중이기 때문이다. 현대는 방북의 희열을 느낄 겨를도 없이 돌아오는대로 빅딜을 다뤄야 할 피곤한 처지가 됐다. 약속을 깬 그룹이라는 비난마저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빅딜의 대상사업은 유동적이다. 삼성이 자동차를 현대에 넘기고,현대가 석유화학을 LG에 넘기며,LG가 반도체를 삼성으로 넘긴다는 이른바 3각(角)빅딜은 ‘경우의 수’ 가운데 하나다. 중복·과잉투자 업종으로 지목돼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이긴 하나 주고 받을 대상기업과 그룹간의 조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이 화학이나 가전을,현대가 전자를 포기할 수도 있다. ■빅딜에 이르기까지=넘어야 할 산이 많다. 주주 협력업체 금융기관 종업원 등 이해당사자와 얽히고 설킨 상호지급보증 문제 등을 단칼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해외 투자자나 소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기업인수나 합병 등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을 사줄 것을 회사에 청구하는 제도)으로 사업처분이 쉽지 않으며 자산처분에 따른 특별부가세 등 세제상 혜택이 적은점도 걸림돌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쓰비시 자동차 등 현대자동차의 주주들이 삼성자동차인수를 쉽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한다. 특혜성 지원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불러 올 수도 있다. 종업원 승계(삼성에 있다가 갑자기 현대로 가라는 경우 등), 협력회사 및 거래선과의 계약,쉽지않은 자산평가(서로 많이 투자했다고 주장할 수 있음),상호지급보증 해소,부채정리,계열사간 자금대차 등등…. 모두가 간단치않은 문제들이다. 어쨌든 일단 빅딜의 논의를 시작한다는 데 의미를 두는 쪽이 많다. 비록 성사되지 않는다 해도 논의의 시작이 기업의 구조조정에 상당한 탄력을 줄 것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퇴출기업 정리 방법/회생불가 8월부터 퇴장/은행 ‘구조조정 전담팀’ 구성 계획안 수립/미래전망 등 고려 대상기업 3단계 분류/회생가능 판단땐 신규대출 등 적극 지원 오는 19일이면 부실기업의 살생부(殺生簿)가 공표된다. 부실기업은 금감위와 은행권의 조율과정에서 당초 은행권에서 선정한 숫자보다 많아진 것으로 알려져 살생부가 발표되면 금융권은 물론,경제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같다. 은행권은 대기업 중 협조융자기업과 부실징후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업의 실질가치를 평가해 3단계(정상,회생가능,회생불가)로 판정한다. 기업의 실질가치는 기업의 총 자산에서 지급보증을 포함한 부채를 제외한 수치에 해당기업의 미래 전망 등을 감안해 산출해 낸다. 각 은행의 기업 부실판정위원회에서 채권금융기관간 협의를 거쳐 3단계 분류작업을 한다. 퇴출 대상은 회생불가 판정을 받는 기업이다. 그러나 퇴출 작업은 부실판정위원회와 별개로 각 은행에 설치되는 ‘기업 구조조정 지원계획 수립 전담팀’(Work Out Team)이 맡는다. 이 팀이 다음 달 말까지 ‘회생불가’ 기업의 정리계획안을 짜고,‘회생가능’판정을 받은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따라서 기업들의 퇴장은 8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리계획안에는 부채와 자산 등에 대한 실사 자료를 토대로 법정관리나 화의 또는 청산 등의 법적 절차를 거쳐 퇴출시킬 지 여부가 담겨진다. 다른 기업과의 합병,자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상업은행관계자는 “법정관리나 화의,청산등은 금융시장에 끼칠 충격이나 그에 따른 비용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대부분은 합병이나 국내외 기업에의 매각 등의 방식으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부나 은행권이 확실한 방침을 세운 것은 없으나 회생불가 판정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1단계로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2단계로 기존 대출금도 거둬들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퇴출 대상 명단이 발표된 이후 금융기관이 일시에 채권확보에 나설 경우 부도를 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회생가능하다고 판정한 기업에 대해서는 어음과 대출금 만기연장,신규 대출,기존 대출금의 이자율 인하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한다. 은행권은 그러나 어느 정도 통일된 지원지침이 필요하다고 보고 각 은행 구조조정팀장들이 모여 안을 만들 방침이다.
  • 동아시아 古地圖/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벨기에의 오르텔리우스는 1570년 ‘지구의 무대(舞臺)’라는 이름의 최초의 지도책을 출판했다. 플랑드르의 메르카토르는 지구의(地球儀)와 천구의를 만들었고 1617년, 굴절의 법칙을 발견한 스넬은 네덜란드 북서부의 알크마르와 노르웨이의 베르겐간에 측각기(測角器)를 사용한 과학적인 지도작성법을 고안해내기도 했다. 우리나라 金正浩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는 27년간 전국을 직접 답사한 끝에 내용을 치밀하게 보충하여 1861년에 제작했고 그 정확함은 현행 지도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대로부터 14세기 고려말에 이르는 시기에 수많은 지도가 간행된 것으로 기록된다. 조선건국이후에는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식 세계지도가 도입되어 조선왕조의 성립과 정치 군사에 필요한 지도가 제작되었으나 임진왜란때 도난당해 지금은 일본의 류코쿠(龍谷)대와 덴리(天理)대학등에 소장되어 있다. 우리의 최초 지도는 선교사 마테오 리치등이 전파한 서양지리학의 영향을 받아 1402년(조선왕조 태종2년) 이회 등이 그린 ‘혼일역대국도강리지도(混一歷代國都疆理地圖)’로 이는 현존하는 동양 최고(最古)의 지도로도 알려져 있다.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이라는 ‘동아시아 고지도’는 1747년 제작된 천하여지도(天下輿地圖)보다 동아시아 각국의 행정구역이 세밀하게 정리되어 17세기 동아시아지역 세력판도를 가늠할수 있는 국보급이라고 한다.1637년과 1644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도는 오방색(五方色)으로 그려진 산맥의 흐름과 바다파도를 회화적 수법으로 처리하여 한눈에 보아도 한폭의 그림같은 예술성과 과학성을 보여준다. 이번 동아시아 고지도보다는 후기에 그려진 것이긴 하지만 조선 숙종·영조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지도(輿地圖)도 성곽과 창고,동서남북 거리와 중국 일본의 국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채색으로 그려져 있다. 조선초기의 지도학 및 지리학 지식이 한장의 지도에 나타나있다는 점도 감탄스럽지만 지도의 특징인 생명감을 채색으로 강조하고 있다는데 놀라움을 더한다. 단지이런 보물들이 타국에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崔元碩 전 회장 出禁… 재계 긴장

    ◎부실경영 재벌총수 ‘司正 본격화’/비리 미리 들춰내 ‘구조조정 명분쌓기’ 추측도/15개 대기업 오너 거명… 司法처리는 소수 예상 말로만 무성하던 재벌총수에 대한 사정(司正)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부실경영에 대한 막연한 책임이 아니라 재산은닉 등 명백한 범법행위를 묻고 있다.崔元碩 동아그룹 회장이 첫 케이스다.崔회장의 출국금지는 지금까지 재벌총수들에 대한 내사(內査)가 사정당국의 수사로 구체화할 것임을 예고한다. 崔회장의 재산은닉 혐의는 동아건설에 대한 6,500억원의 3차 협조융자 과정에서 드러났다.채권은행단이 동아건설의 자산을 실사하던 중 상당한 금액이 해외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崔회장과 가장 가까운 인물의 가족에게 사업자금 명목으로 수백만달러가 지원된 것으로 전해졌다.사정당국이 채권단에 귀뜸해 줬다는 얘기도 있다. 채권은행단은 금감위에 이 사실을 통보했고 李憲宰 금감위원장은 5월22일 검찰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동아건설은 하루앞선 21일 협조융자를 받았다.기업은 살고 이튿날 회장에는 사법조치가내려져 희비가 엇갈렸다. 재계는 사정의 칼날이 崔회장에서 끝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정부는 부실기업주의 재산을 몰수하고 형사처벌하겠다고 이미 밝혔다.물론 횡령 등 불법적인 행위에 국한된다.사정당국은 그동안 재벌총수들의 해외 은닉자산을 은밀히 조사했다.국내 도피자산과 편법적인 자금흐름도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조사를 마쳤다. 부실기업주 처벌은 기업의 구조조정과도 맥을 같이한다.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너의 비리는 불거거지기 마련이다.정부는 이를 감추기 보다 오히려 알림으로써 구조조정의 명분을 쌓고 있다.대구지역의 청구그룹은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현재 J그룹의 J회장,H그룹의 K회장,또 다른 H그룹의 K회장에 대한 내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협조융자를 받았거나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 N,H,S,K,A 등 15개 대기업 오너들도 처벌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그러나 정부가 이들 기업주들을 모두 처벌하지는 않을 전망이다.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해 사법처리는 1∼2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금융기관으로 사정의 화살이 비켜갈 가능성이 높다.금융기관 구조조정도 가속화해야 하기 때문이다.과거 정권에서 편법대출을 통해 자리를 유지한 은행장들이 사정대상이다.정부는 환란책임을 금융기관에 묻지는 않았다.그러나 지금은 ‘금융 빅뱅’의 과정에 있다.몇몇 은행들의 퇴출이 불가피하다.현재 금융 구조조정이 혼선을 빚는 것도 우량·부실은행을 가리지 않고 자기들이 합병을 주도하려 하기 때문이다. 최근 사정당국이 시중은행 등 일부 은행장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진위 여부를 떠나 구조조정을 가속화화기 위한 차원에서 있음직한 얘기다.
  • 기업 구조조정/은행­재벌 줄다리기

    ◎은행권­대기업 눈치 보느라 부실 판정에 소극적/재벌 “계열사 살생부서 제외” 은행에 압력 행사 기업 구조조정이 혼선을 빚고 있다.은행권은 재벌의 눈치를 보느라 부실판정에 소홀하고,재벌은 살생부(殺生簿)에서 계열사 이름을 빼느라 여전히 은행권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등 정책당국은 은행권의 자율을 강조하면서도 ‘그룹해체’ ‘은행장 사정’ 등의 카드를 활용해 원격 조정하고 있다. 발표 일정은 20일보다 하루 이틀 앞당겼다. 그러나 부실기업의 수가 40개에서 100개까지 늘었다 줄었다 하는 바람에 금융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은행권=총 700개의 심사대상 기업 가운데 은행간 중복기업을 제외하면 부실심사 대상은 250여개.이 중 부실 징후기업으로 분류된 5대 그룹 계열사는 30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은행들은 단 1개의 기업도 부실판정에 올리지 못했다.정부가 5대그룹을 포함하라고 지시했으나 늑장심사는 여전하다.오히려 5대 그룹의 눈치를 살피며 2∼3개 계열사를 알아서 지목해 달라고 그룹측에 부탁하고 있다.심사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 보다 5대 그룹과의 자금거래가 끊길 것을 걱정한다. 은행 관계자는 “5대 그룹과의 거래관계 때문에 부실기업을 판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다만 은행들은 13일까지 부실기업 명단을 간사은행에 제출하고 19일 이전에 발표한다는 일정에 합의했다.삼성자동차 등 중복투자가 문제되는 부분은 이번 판정에서 제외했다. ■재벌=5대 그룹의 불만이 높다.계열사 가운데 20여개가 부실기업에 선정됐다는 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은행들이 5대 그룹에 대해 부실 기업수를 그룹별로 2∼3개씩 할당했다며 무척 못마땅해 하고 있다. 명단이 공개되면 지급보증을 서 준 우량 기업마저 무너진다며 반발한다.은행들이 10일까지 명단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일정상 불가능하다면 뒷짐을 지고 있다.마음대로 하라는 식이다. 일부 그룹은 이번 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 신탁계정의 신종적립신탁 예금의 재예치를 미끼로 은행권에 압력을 넣고 있다.5대 이외의 그룹은 살생부에 자기 계열사들이 올랐는지 확인하느라 혈안이다. H그룹은증권가에 나도는 기업명단이 적힌 ‘괴문서’를 애지중지 하고 있다. ■정부=지금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게 재벌이나 은행들 모두에게 낫다는 입장이다.계속 지원하면 부실규모가 더 커져 재벌이나 금융권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모기업이 부실기업의 부채나 지급보증을 해소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그렇지 못하면 당장 청산절차가 불가피하다.따라서 그룹해체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그룹 별 계열사는 3∼4개 정도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여의치 않으면 기업주 비리도 직권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기업 구조조정에 미온적인 은행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한다.
  • 신미술사학/알란 리스 등 엮음(화제의 책)

    ◎70년대 영국 ‘신미술사학’ 입문서 1970년대 이후 영국 미술사학계를 중심으로 영국 좌파 지식인들이 주도한학 술운동인 ‘신(新)미술사학’에 대한 입문서.신미술사학은 마르크스주의,후기구조주의,정신분석학,기호학,페미니즘 등 다양한 사회과학적 분석도구를 이용해 미술 속에 숨어 있는 이데올로기를 파헤친다. 나아가 미술품을 영원불변하는 가치의 보고로 보고,미술사학자의 임무를 이에 대한 사실고증이나 형태분석으로 보는 전통 미술사학의 방법론을 배격한다. 신미술사학자들은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기존의 작품들을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해 규정된 것으로 여긴다.그래서 이들은 ‘미술작품’이라는 용어 대신 ‘대상’이라는 가치중립적 용어를 즐겨 쓴다.또한 미술작품의 사회적·정치적 맥락을 중요시해 전통 미술사학에서는 외면한 분야 이를테면 삼류작가의 작품이나 여성작가의 작품,지도나 공예같은 마이너 아트에 눈을 돌린다. 신미술사학자들은 기호학적 방법론을 통해 이미지를 일종의 기호로 보고 시각기호가 의미화하는 본질을 밝혀내려 한다.즉 시각이미지는 특수한 ‘기호표현’(signifier)으로 자연언어와 같이 ‘기호내용’(signified)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그러므로 사회구성원간의 약속에 의해서도 이미지를 해석할 수 있다.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미술작품은 아름다움을 담는 매체가 아니라 이데올로기나 가치체계의 전달매체가 된다. 양정무 옮김 시공사 1만1,000원.
  • 퇴출 판정 부실기업 10개 안팎/은행권 8일께 발표

    ◎30대그룹 계열사는 제외 될듯 은행권이 오는 8일쯤 일괄 발표할 부실기업 퇴출 대상에 30대 그룹 소속계열사는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퇴출 대상은 은행별로 1∼3개에 그칠 전망이다. 부실판정을 받는 기업은 즉각 해체키로 했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 27∼30일 기업 부실판정위원회을 열어 협조융자기업과 부실징후기업 가운데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전의 정상적인 금리(연 10∼12%)를 적용해도 살아남기 힘들고,사업전망도 불투명해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을 은행별로 1∼2개 또는 2∼3개씩 골랐다. 그러나 은행들은 거래은행이 여럿인 기업의 경우 은행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이번 발표에서 제외할 방침이어서 실제 퇴출 대상기업은 당초 예상(20∼30개)을 밑돌아 극소수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30대 그룹 가운데 협조융자를 받은 기업들도 회생을 위해 계열사 매각 등 자구계획을 활발히 하고 있는 점이 감안돼 정리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 미술로 본 한국의 에로티시즘/이태호 지음(화제의 책)

    ◎이땅의 성풍속·성문화 변모 추적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 드러난 에로티시즘을 조망한 책.문화적 정체성에 바탕을 둔 한국식 성담론은 찾아보기 힘들다.한국의 성풍속과 성문화의 변모양상을 추적하고 있는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한층 의미가 있다. 미술사학자인 지은이는 선사시대 암각화 등에 묘사된 나신상에서부터 신라 토우와 안압지 출토 목제 남근,성행위가 묘사된 고려 동경을 거쳐 조선후기 풍속화와 춘화에 이르기까지 한국미술사에 나타난 성표현을 폭넓게 살핀다.또한 남근 조형물과 자연물 성기신앙 등 ‘성신앙터의 조형물’,위도 띠뱃놀이의 짚인형과 남사당패 꼭두각시극의 홍동지 등을 예로 들어 공동체 놀이문화와 성을 고찰한다. 우리 전통문화에서 성은 생각보다 매우 개방적이라는 게 이 책의 결론.이땅에서 오랜 세월동안 형성된 성문화와 풍속에는 공동체적인 건강성과 역사발전에 따른 근대적 성의식의 긍정적 면모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경문화를 중심으로 다산과 풍요를 동일하게 여기면서 형성된성신앙적 조형물이나 민중예술은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심성을 그대로 보여준다.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현대사회의 바른 성윤리관을 그리스인들의 성의식에서 찾았다.이 책 역시 우리시대 성윤리의 모범을 우리의 옛 성문화전통에서 찾는다.여성신문사 1만4,000원.
  • 퇴출 대상기업 20∼30개선/금융권서 심사

    ◎오늘부터 은행별로 1∼3곳씩 선정 협조융자기업과 부실징후기업 가운데 이 달 안에 은행권으로부터 ‘회생불가’판정을 받아 퇴출 대상으로 선정될 기업은 계열기업 기준으로 20∼30개에 그칠 전망이다.은행권은 27일부터 기업부실판정위원회를 열어 은행별로 1∼3개 가량 씩의 퇴출대상 기업을 골라 낼 예정이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상업은행은 27일 기업부실판정위원회를 열어 40여개 협조융자기업 및 부실징후기업 중 2∼3개사에 대해 회생불가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나머지는 대부분 ‘조건부 회생가능’ 판정을 내려 6∼7월 정밀심사를 할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이날 위원회를 열어 40여개 기업 가운데 1∼2개를 퇴출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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