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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의사 등 100여명 가입 ‘회원제 성매매’ 업소 적발

    인천지역에서 변호사·의사·교수 등 고소득 전문직을 대거 회원으로 두고 성매매를 해온 업주 등 341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이모(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박모(27)씨 등 성매매 여성 32명과 직원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은 또 성을 매수한 혐의로 변호사 김모(44)씨 등 성매수 남성 30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이씨 등은 지난 1월부터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 회원제 카페를 운영하면서 가입자로부터 1회당 13만원씩 받고 인천 계양구의 오피스텔에서 모두 876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 1억 14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특히 이번에 적발된 성매수 남성 가운데는 변호사 등 법조인 7명, 의사 등 의료인 11명, 교수 7명, 금융업계 종사자 10명, 전문연구직 10명 등 사회지도층 인사 100여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 등은 성매매 여성의 신상정보·나체사진 등을 인터넷 카페에 올려놓고 회원을 모집했으며, 성매매 여성은 모두 20대로 대학생과 회사원 등으로 구성됐다.또 이용자들에게 성매매 후기를 인터넷 카페에 올리게 하고 후기담의 반응이 좋거나 10회를 이용한 남성에게는 1회 무료로 이용케 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원을 관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시 7·9급 공채 영어면접 대비책

    지난 7월 치러진 서울시 필기시험(일반행정)에서 200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수험생들은 영어면접이라는 또 다른 ‘관문’을 남겨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면접관들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영어에 대한 열정’이라며, 발음이나 문법적 완벽성보다는 내용에 신경 쓰라고 조언했다. 영어면접은 7·9급 공채에서는 서울시만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올해로 4년째를 맞고 있다. 국제화 시대를 맞아 수험생들의 실용영어 능력을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수험생들에게 미리 5개의 주제를 알려주고, 면접 당일 임의로 1개를 선택해 2분 동안 발표를 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중간에 면접관이 별도의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다. ●면접관들 추가질문하는 경우 적어 문법과 독해 공부에만 치중한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전형.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 3년간 실제 영어면접을 치렀던 수험생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면접관들이 추가 질문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심상대 남부행정고시학원 영어교수는 “면접관들도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 때문에 회화에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영어를 얼마나 유창하게 하는지보다는 영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를 측정하려는 게 면접을 하는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주제에 대한 발표를 할 때는 문법적 완벽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내용에 신경을 쓸 것을 권했다. 서울시 홈페이지 등을 참조해 서울시가 원하는 인재상 위주로 발표를 하고, 1~2가지 정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추가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 ●가상질문 5개 정도 만들어 대비해야 이 밖에 혹시 있을 면접관들의 질문에 대비하기 위해 발표할 내용마다 5개 정도의 가상 질문을 미리 만들고 이에 대한 답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발표할 내용을 암기할 때는 문장 전체를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핵심 단어만 암기하고 간단한 문법지식에 맞춰 응용한다는 기분으로 하면 훨씬 수월해진다고 했다. 다음달 2~6일 실시되는 올해 서울시 영어면접은 ‘창의적으로 일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세’ ‘시민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한 서울시 공무원의 자세’ ‘서울을 경쟁력 있는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방안’ ‘한강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방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방안’ 등 모두 5개의 주제가 제시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고성서 신종 뿔공룡 화석 발견

    국내에서 뿔이 있는 공룡의 화석이 처음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임종덕 학예연구관은 5일 “경남 고성군 고성읍 월평리 퇴적암 지층에서 지난해 부경대 연구팀이 발견한 길이 10㎝의 공룡 아래턱 화석을 정밀 분석한 결과, 약 80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살던 뿔공룡 화석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지난달 23일 영국 브리스틀에서 열린 제69차 세계척추고생물학회에 발표,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지금껏 한번도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종류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이 화석은 공룡의 왼쪽 아래턱이고, 7개 이상의 이빨이 턱 안에 보존돼 있다. 이 화석의 공룡은 백악기 후기의 초식공룡인 트리케라톱스와 프로토케라톱스의 조상으로서 머리에서 꼬리까지 길이가 2m를 넘지 않고, 높이는 1.1~1.5m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척추고생물학을 전공한 임 연구관은 “고성군의 이름을 딴 학명을 지어 내년 상반기 중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CEO 칼럼] 히스로 공항에서 본 컵라면/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CEO 칼럼] 히스로 공항에서 본 컵라면/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1999년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파리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면세점을 둘러보다가 우리나라 컵라면을 발견했다. 서둘러 짐을 싸느라 컵라면을 빠뜨려 여행 내내 허기진 것 같은 기분이 들던 차여서 반가운 마음에 60개를 몽땅 사서 전시 내내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출장 중에 열린 와인파티에도 내놓았다. 와인파티 후기마다 컵라면을 인기 메뉴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걸 본 뒤부터 ‘친교의 음식·기적의 음식·해장을 위한 음식’으로 컵라면을 칭송한다. 그때 컵라면 마니아가 된 외국 친구들에게 가끔 크리스마스 선물로 컵라면을 보내곤 했는데, 이제는 자기들이 신제품을 미리 알고 보내달라고 주문할 정도다. 얼마 전에 주문받은 오징어짬뽕 컵라면을 사면서 히스로 공항 컵라면의 추억이 삼삼했다. 파리 일정을 마치고 며칠 뒤 이번에는 벨기에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간 히스로 공항에서 다시 면세점 식품 코너를 찾았다. 점원에게 물으니 나흘 전 어떤 동양인이 싹쓸이를 해 가서 재입점까지 2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너무 미련한 행동을 했다는 자책이 들었다. 매점매석을 해 여러 사람이 발견해야 할 행복을 빼앗은 것이다. 많이 사주면 매출도 오르고 인기가 높아졌다는 입소문을 타고 우리나라 컵라면이 많이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3주간 컵라면을 공항 면세점에서 구경도 못하게 만든 결과가 되었다. 그때 컵라면은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가 유통시킨 것이었다. 테스코는 연 3500억파운드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다. 1990년대 다른 유통업체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고, 고품질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펴며 급속하게 성장했다. 1992년 이후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해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동구권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했고, 1997년에는 소매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영국의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등지에 979개 점포를 내고 26만명의 종업원을 보유했다. 점포의 반 이상을 주유소와 함께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1999년 삼성물산과 합작해 삼성테스코를 설립했고, 지금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전국에 54개 매장을 갖고 있다. 지금도 나는 그때 히스로 공항에서 컵라면을 싹쓸이한 게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작에 도움이 되었다고 굳게 믿는다. 영국 테스코 마케팅 팀원들이 출장 때마다 컵라면을 챙기는 나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와인파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실행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출장을 가면 파티를 자주 열라고 마케팅팀이나 지인들에게 강조하기도 한다. 컵라면뿐이 아니다. 우리 국민 하나하나가 외국 면세점에서 한국 브랜드 제품을 모두 사 버리자는 주의이다. 미국 뉴욕에서 MCM 핸드백을 발견하면 모두 사자는 것이다. 그래야 루이뷔통을 5년 안에 앞지를 수가 있다. 이럴 때 ‘지름신’을 발휘하는 게 우리 브랜드의 수호신이 되는 것이다. 이제 소매산업이 가격과 품질만으로 성공을 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의 특징과 지역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서 많은 실전과 수요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브랜드를 알리고 세계적으로 육성하려고 할 때 이 방법이 오히려 쉽다. 머리를 싸매고 책상에 앉아 고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브랜드를 반가워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사 버리는 게 말이다.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 의적 일지매·우뢰매… 추억의 영웅들 만나보세요

    의적 일지매·우뢰매… 추억의 영웅들 만나보세요

    민족 대명절 추석에도 ‘방콕’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 무료함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추억의 영웅들을 만날 것을 권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이 10월 한달 간 마련한 ‘한국의 수퍼히어로전’을 통해서다. 이번 기획전에는 ‘의적 일지매’, ‘외계에서 온 우뢰매’ 등 수퍼히어로를 소재로 한 6편의 영화가 준비됐다. 온라인 VOD 사이트(www.kmdb.or.kr/vod/)를 통해 누구라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당쟁과 탐관오리의 횡포가 극심하던 조선 중후기, 서민의 벗으로서 ‘사람 구하는 활인검’의 매력을 보인 영웅들을 ‘의적 일지매’(1961년), ‘암행어사와 흑두건’(1969년)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의적 일지매’는 사회 비판적 시각, 멜로와 코미디의 결합, 볼거리 넘치는 액션 활극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오락영화로서 빼어나다. 임정규 감독이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년)의 후속작으로 만든 ‘전자인간 337’(1977년)은 악당을 물리치는 태권신동 마루치의 활약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신병기 로봇에는 무려 33억 70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30대들의 유년시절을 사로잡은 ‘우뢰매’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다. ‘우뢰매’ 시리즈는 한국 최초의 특수촬영물이자 실사·애니메이션의 합성으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다. ‘외계에서 온 우뢰매’(1986년), ‘우뢰매 4탄 선더브이 출동’(1987년), ‘뉴머신 우뢰매 제5탄’(1988년) 등 3편이 목록에 올랐다. 한국의 대표 수퍼히어로가 된 히어로 ‘에스퍼맨’과 그의 파트너 ‘데일리’를 만날 수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강강술래 등 5건 세계무형유산 된다

    강강술래 등 5건 세계무형유산 된다

    강강술래 등 우리 고유의 전통 무형문화재 5건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될 전망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9일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서 30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네스코 제4차 세계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의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등 5건의 무형문화재에 대해 세계무형유산 등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이들 무형문화재는 무형유산위원회 사전자문회의에서 등재권고를 받았기 때문에 본회의에서의 등재가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오늘 유네스코 본회의서 결정 유네스코에서는 1992년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2006년 ‘무형유산보호협약’을 발효시켜 무형유산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형태로 외연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세계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는 70개국 90건이 등재돼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인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을 시작으로, 판소리(2003년·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강릉단오제(2005년·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 등 3건이 등재돼 있는 상태다. 이번 아부다비 회의에서 5건의 등재가 결정되면 모두 8건의 세계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강강술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로서 주로 전남 진도, 해남 등에서 설, 대보름, 추석 등에 행해지며 노래, 무용, 음악이 삼위일체로 이뤄지는 원시종합예술이다. 남사당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3호)는 조선 후기 남사당패가 양반사회의 부도덕성을 놀이를 통해 비판했으며, 경기도 안성에서 전승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남사당놀이·영산재·처용무 등 등재 권고 받아 영산재(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는 49재의 한 형태로 한국불교 태고종 봉원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의식으로 영혼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은 제주시 건입동의 칠머리당에서 하는 굿으로 영등신에 대한 제주도 특유의 해녀신앙과 민속신앙이 담겨 있으며 우리나라 유일의 해녀 굿이다. 처용무(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는 궁중 무용 가운데 유일하게 사람 형상의 가면을 쓰고 추는 춤으로 처용설화를 바탕으로 하며 가면과 의상, 음악, 춤이 어우러진 무용예술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김만덕이 되어 주세요” 고두심 희망모금 네티즌 지지 뜨거워

    탤런트 고두심씨가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하는 희망모금 운동이 누리꾼들의 뜨꺼운 지지를 받고 있다. 다음은 28일 “쌀 모으기 운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과 베품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고두심씨가 청원한 희망모금이 네티즌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아 진행된다.”고 밝혔다. 고씨는 지난 17일 ‘아무도 굶지 않게, 이 시대의 ‘김만덕’이 되어 주세요’라는 주제로 아고라에 청원을 올렸고, 불과 나흘 만에 모금을 진행하는 데 필수조건인 500명의 네티즌 서명을 받았다. 김만덕은 조선 후기 정조 때 재난을 당한 사람을 구제하는 데 평생을 헌신한 제주도 관기 출신 여성 거상이다. 1000만원을 목표로 진행되는 이번 모금 청원은 사단법인 김만덕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김만덕 나눔쌀 만섬 쌓기’ 행사에 전액 기부된다. 고씨는 이 행사의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책에 미쳐사는 이들의 서재를 엿보다

    부인이 해외여행간 틈을 타 그동안 모은 책으로 이사간 집을 도배하고 북카페를 차리려고 28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김종헌씨, 25년 동안 모은 10만여점의 고서로 박물관을 열었다가 빚잔치를 벌인 화봉책박물관 관장 여승구씨, 소설가 이윤기의 창작품과 번역작품 200여권을 독파한 뒤 그 책들을 찍은 사진을 담아 애교섞인 반협박성 편지를 띄운 끝에 이윤기를 결혼 주례로 모신 화천 상서우체국장 조희봉씨 등. 어릴 적부터 하루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해가 가는 방향에 따라 빛을 받아가며 읽었다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1741~1793)와 좋은 책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값을 가리지 않고 사들이다가 재산을 탕진했다는 최한기(1803~77)의 후예들이다. 임종업 한겨레 선임기자가 우리 시대 책쟁이 28명과의 만남을 ‘한국의 책쟁이들’(청림출판 펴냄)로 묶어냈다. 저자가 만난 책쟁이들은 오로지 책에 미쳐 사는 우리 이웃이다. 왠만해선 자신의 속살 같은 서재를 쉽게 내보이기 꺼려하는 책쟁이들이기에 저자를 통해 이들의 서재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작가만 파고드는 전작주의 독서법이나 주제에 따라 10권, 50권, 100권으로 확장시켜 가는 하이퍼텍스트식 독서법, 마음 가는 데로 읽는 감성 독서법 등 고수들의 노하우도 참고할 수 있다. 책쟁이들이 알려주는 헌책방 정보와 책 수집 요령은 덤. “눈 앞 이익과 무관한 책을 통해 건전한 생각을 굳히고 저도 모르는 사이 가족과 사회, 나아가 국가를 위한 버팀대가 되어 있는 이들이 있어 우리사회가 이만큼 지탱된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1만 38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57인 선현들의 묘비명으로 본 성찰과 지혜

    57인 선현들의 묘비명으로 본 성찰과 지혜

    “나는 젊어서는 성실하다가 장성해서는 근심이 많았고 늙어서는 어둑어둑하므로, 시원을 따져보고 끝에서 처음으로 되돌려 몸뚱이와 함께 변화해 없어지지 않을 것을 찾아본다 해도, 끝내 그림자와 음향처럼 방불한 것을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80년 세월을 죄다 낭비해 버린 탓에, 뻔뻔하게 붓을 잡고 편석(片石)을 빌려서 문장으로 꾸미면서, 휑하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모르고 있다니, 아무래도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조선 후기 농업백과전서 ‘임원경제지’의 편찬자인 서유구(1764~1845년)는 죽기 전 남긴 자찬 묘표(무덤 앞에 쓸 묘표에 스스로 글을 적는 것)에서 이렇게 탄식했다. ‘오비거사생광자표(五費居士生壙自表)’란 제목 그대로 서유구는 이 글에서 자신이 인생에서 낭비한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그러면서 손자 태순에게 이르기를, “내가 죽은 뒤에는 우람한 비를 세우지 말고, 그저 작은 비석에 ‘오비거사 달성 서 아무개 묘’라고 써준다면 족하다.”고 당부했다. 해박한 학식으로 큰 업적을 남겼음에도 “80년 세월을 죄다 낭비해 버렸다.”고 자책하는 대목에선 자신을 평가하는 선비의 서릿발처럼 엄정한 잣대가 느껴진다. ●옛 선비들은 생전에 묘표·만장 등 만들어 우리 조상들은 살아 생전 자신의 무덤을 만들고, 스스로 묘지(墓誌)와 묘표(墓表), 묘비명, 만장(輓章)을 짓는 풍습이 있었다. 중국 후한 시대에 비롯된 이 풍습은 고려 때 김훤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많은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살아있을 때 죽음과 대면하는 연습을 하며 나약해지거나 게을러진 내면을 추스르고, 남은 인생을 진실되게 살고자 마음을 다잡았던 것이리라. 고려대 심경호 한문학과 교수가 지은 ‘내면기행’(이가서 펴냄)은 김훤부터 일제강점기 이건승까지 역사속 인물 57명의 묘비명을 통해 그들이 추구한 삶과 가치관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현대인 ‘웰다잉’시대에 참고할 만해 퇴계 이황(1501~1570년)은 4언 22구의 글을 지어 자신의 묘비에 쓰도록 했다. “태어나 크게 어리석었고, 자라서는 병치레가 많았다. 중간엔 배운 것이 얼마나 되었나, 늘그막엔 왜 외람되이 작록을 받았나?(중략) 시름 가운데 즐거움 있고, 즐거움속에 시름 있도다.” 허균과 동문수학한 금각(1569~1586년)은 폐결핵으로 18세에 세상을 떴는데 숨지기 직전 “뜻은 원대하지만 명이 짧으니 운명이로다.”란 간결하면서 강렬한 묘지를 남겼고, 조선 인조때 문신 이준(1560~1635년)은 “어찌 감히 게으르랴, 죽은 뒤에나 그만두리라.”며 쉼없는 정진을 후손에게 독려했다. 조선 전기 시인 남효온(1454~1492년)은 “다섯 딸은 애비 찾아 울부짖고, 아들은 하늘 부르며 통고하며 종 아이는 와서 막걸리를 올리고, 승려는 와서 명복을 비네”라며 장례식 풍경을 상상한 시를 남겼다. 이어 “다만 한스럽기는 세상 살았을 적, 끔찍하게 여섯 액운이 모였던 일”이라며 용모가 추해 여색을 가까이 못한 것 등을 들었다. 책에 따르면 선인들은 죽음에 대처하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자신의 본래성을 추구했다. 웰다잉 프로그램의 하나로 묘비명을 써 보는 현대인들이 늘어나는 요즘, 옛 사람들의 묘비에서 성찰과 지혜를 찾아볼 일이다. 2만 3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불암공원서 김시습·천상병 만난다

    매월당 김시습, 천재 시인 천상병, 가수 황금심·고복수 등 서울 노원구를 대표하는 역사의 인물들이 조형물로 부활한다. 노원구는 역사적 전통을 되살리고 청소년들의 역사 의식을 높이기 위해 노원과 연고가 있는 ‘역사의 인물 10인’을 선정,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당현천 불암공원 일대에 조형물을 건립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총 4억 2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조형물은 다음달 당현천 통수식에 맞춰 제막식과 함께 일반에 공개된다. 구는 역사의 인물 10인에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반발한 생육신으로 수락산 중턱 수락정사에 은거했던 김시습, 훈민정음 창제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비석으로 일컬어지는 하계동 소재 ‘이윤탁 한글영비’를 만든 이문건 등을 선정했다. 또 월계동 이명 신도비의 주인공이며 청백리였던 이명, 임진왜란 때 노원평 전투를 승리로 이끈 양주목사 고언백, 병자호란 당시 자결로서 충절을 드높인 이상길, 조선후기 개혁가로 수락산 중턱에 묘가 있는 서계 박세당, 일제시대 사재를 털어 교육 사업을 한 상계동 우우당의 주인 이병직, 고종의 동서이며 항일 의병대장으로 활약한 유세열 등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며 대중음악 발전에 기여한 가수 황금심과 고복수, 천재 시인이자 기인이었던 천상병 등 문화계 인사도 노원을 대표하는 역사의 인물로 꼽혔다. 이노근 구청장은 “조형물은 단순한 동상이 아닌 환조나 부조 형식이며, 사료를 통해 개별 인물의 성향을 이미지화하고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묘사할 것”이라며 “구민들에겐 역사 교육과 문화 쉼터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Healthy Life] (41) 치매

    [Healthy Life] (41) 치매

    치매처럼 한 인간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질환도 없다. 그것은 대개 기억의 망실과 관련이 있지만 결과는 간단하지 않다. 그 기억이 흔히 말하는 추억으로서의 기억뿐 아니라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생활방식과 그동안 자기 것으로 축적해 놓은 인간다움의 증표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치매에 걸리면 서서히, 그리고 철저하게 정신적·신체적 인간다움이 무너져 내려 종국에는 몸이라는 껍질 외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암보다도 더 두려워한다는 치매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를 통해 알아본다. ●치매란 어떤 질환인가? 영어로 치매를 뜻하는 ‘dementia’는 ‘정신이 없음’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선천적 정신지체와는 달리 치매는 정상적인 지적 능력을 갖고 있던 사람이 여러 가지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이를 상실하게 되는 모든 경우를 통칭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70가지도 넘어 모두 열거하기도 어렵다. 또 원인질환에 따라 증상과 경과도 제각각이다. 즉 치매는 단일질환이 아니라 일련의 증상들을 통칭하는 증후군으로 보면 된다. ●치매가 갖는 문제는 무엇인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치매가 가족은 물론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로 진행돼 인간의 존엄성을 황폐화시킨다는 점이다. 또 독립적인 생활능력을 상실해 간단한 자기관리조차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못 한다. 이로 인한 가족의 정신적·신체적 부담과 사회적 비용도 심각하다. 2008년 전국치매역학조사 결과 치매 환자를 돌보는 조호자 4명 중 3명이 심각한 정신적·경제적·신체적 부담을 호소했으며, 이 해의 조호비용이 2조 4000억원에 달했다. 이런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향후 40년간 전 세계 치매 환자의 3분의2가 아시아와 남미 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는 심각성이 더하다. 역학조사 결과 2008년도에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가 42만명(8.4%)을 넘었고, 향후 20년마다 2배로 증가, 2050년에는 2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가족단위를 4인으로 볼 때, 국민 1000만명이 직·간접적으로 치매 환자를 부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대한 조기에 치료해야 치매로 인한 고통과 부담을 줄일 수 있으나 아직도 치매에 대한 인식 수준이 크게 낮아 관리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다. ●원인은 무엇인가?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에 구조적·기능적 이상을 초래하는 모든 질환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외에도 뇌졸중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갑상선 기능저하로 인한 대사성 치매, 교통사고 등 두부 좌상으로 인한 외상성 치매, 만성적인 알코올 의존으로 생기는 중독성 치매 등 다양한 원인 질환이 있다. 이 중에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증세가 호전되는 가역성 치매는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병기별로 증상을 설명해 달라. 전반적인 치매의 경과는 먼저 기억력을 중심으로 한 인지기능의 장애가 발생하고, 이어 직장 및 가정생활에 장애가 오며, 초기 후반에서 중기로 접어들면서 의심·환각 등 다양한 정신행동 증상이 나타나다가 후기가 되면 보행장애·연하장애·실금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미니박스 참조). ●특정 연령대나 성별 등 호발 계층이 따로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연령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다. 65세 이후 매 5살이 늘 때마다 치매 유병률은 2배씩 증가한다. 또 가장 흔한 치매의 원인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나 많고, 학력이 낮을수록 발병 위험이 더 높다. 그런가 하면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약 1.5배, 우울증 환자는 2배가량 높다. ●치매 진단방법을 설명해 달라. 치매의 유일한 확진법은 뇌 조직검사이지만 통상 진단을 위해 뇌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는 없다. 대신 병력 청취와 이학적·신경학적 검사와 정신상태·신경심리학적 검사, 혈액·뇨·심전도검사와 뇌 단층촬영(CT) 및 뇌 자기공명촬영(MRI) 등을 근거로 진단한다. 특히 최근에는 뇌 영상검사의 중요성이 확대돼 뇌의 구조적 이상을 살피는 CT와 MRI, 뇌 혈류량이나 뇌의 대사상태를 살피는 단일광자방출 단층촬영(SPECT)과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 등이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자신이나 가족들이 치매를 간단히 자가진단할 수는 없는가? 가능하다. 건망증에 대한 자가 테스트인 ‘주관적 기억감퇴 설문(SMCQ)’이 그것이다. 다음 문항 중 4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지난해와 비교해 두드러지게 해당 항목이 늘어난 경우에도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 ▲며칠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기가 어렵다. ▲며칠 전에 한 약속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 ▲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다. ▲물건 둔 곳을 기억하기 어렵다. ▲이전에 비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집 근처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흔히 치매치료제라고 하는 인지기능 항진제가 치매를 완치하지는 못하지만 효과적으로 증상을 경감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킨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약물은 ‘타크린’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의 성분을 가진 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메만틴’ 등의 성분을 가진 NMDA 수용체 길항제가 있다. ●완치가 어렵다면 치료의 목표는 어디에 두는가. 첫째는 증상 경감이다. 비록 뇌의 퇴행을 정지시킬 수는 없지만 뇌 손상으로 인해 유발되는 증상 중 상당 부분은 약물이나 인지재활 요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다음은 병증의 진행 억제다. 약물 치료를 받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년 후 독립적으로 생활능력을 상실할 위험이 4분의1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영화 ‘애자’ 주연배우 최강희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하고… 엄마에게 부치지 못한 러브레터”

    “취직도 싫다, 결혼도 안 한다, 그라모 뭐 먹고살긴데?” “내한테 뭐 해준 게 있다고 이래라 저래라고? 내가 이래서 집에 오기 싫은 기다!” “그럼 나가, 이년아!” 9일 개봉한 영화 ‘애자’의 한 장면이다. 이 살벌한 대화의 주인공은 바로 엄마와 딸. 최강희(32)는 암 투병 중인 엄마(김영애)의 막장백수 딸 애자 역을 맡아 열연을 선보인다. 사사건건 티격태격하지만, 끝내는 속 깊은 정을 드러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눈물을 자아낸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강희는 아직 ‘애자’에서 발을 채 떼지 못한 듯했다. 그녀를 중심으로 애자, 엄마, 김영애와의 관계도를 그물코 엮듯 엮어봤다. # 강희 vs 애자 “애자는 소리있는 반항을 하지만, 저는 소리없는 반항을 했던 것 같아요. 애자는 공부를 잘하지만, 저는 공부를 못했죠. 또 애자는 친구가 많은데, 전 친구가 없었어요.” 강희와 애자를 비교해 달라는 주문에 그녀가 내놓은 ‘고딩 시절’ 대차대조표다. 비슷한 점이 거의 없다는 그녀는 두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보이면서 “끝에서 끝으로 만난다.”며 웃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학교 가길 싫어했다는 거예요. 저도 출석일수가 조금만 더 모자랐으면 졸업을 못할 지경이었죠. 특별한 사고가 없었는데도 행동발달 사항 ‘다’를 받았어요. 아침 조회가 끝나면 담을 넘거나, 외출증을 위조해서 집으로 오곤 했어요. 종례할 때 다시 들어가고요. 가끔은 걸려서 결석 체크되기도 했죠. 시험기간 때도 주로 안 갔어요. 중간고사는 보고 기말고사는 안 보는 식이었죠. 그렇다고 본드 마시거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다니거나 하진 않았지만….” # 강희 vs 김영애 엄마 역의 김영애(58)와는 이 영화 출연을 계기로 친해졌다. 그야말로 엄마뻘 대선배이지만, 이젠 ‘나이 무시 단계’일 만큼 단짝 친구가 따로 없단다. 도대체 무슨 수다를 떨며 가까워졌을까. “작품 얘긴 하나도 안 하고, 사랑 얘기, 음식 얘기만 했어요. 엄마도 아직 사랑을 잘 몰라요. 아직 완전 여자예요.” 그녀는 김영애를 ‘엄마’라고 불렀다. “엄마는 다 알고 있을 나이고 나는 이제 알게 되는 나이잖아요? 제가 엄마 나이가 되면 제 또래되는 사람과 대화가 통할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잘 통했어요.” 영화 속 연기가 더없이 자연스러웠던 것도 어쩌면 찰떡궁합 같은 호흡 덕분이었을 것이다. 사실 촬영이 진행되던 올해 초, 김영애는 자신이 경영하던 ㈜참토원의 지난해 법정 소송 때문에 심적 고통이 여전한 상태였다. 참토원 문제는 잘 풀렸지만, 이혼과 모친상까지 겹치면서 상처가 크게 남았다. ‘애자’는 그런 김영애를 “지옥에서 끌어올려준 작품”이었다. 더구나 “어른스럽고 배려 많은” 최강희 덕분에 힘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 강희 vs 엄마 그렇다면, 최강희의 실제 모녀 관계는 어떨까. 대뜸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고 말한다. 뜬금없는 상황에서도 계속 투닥거리는 점은 비슷하다. 그러나 영화에선 엄마가 한 수 위지만 현실에선 자신이 한 수 위란다. “전 제가 엄마의 보호자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대본을 재밌게 읽었죠.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부모, 자식이란 큰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에 잘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관객들도 나의 우는 표정 때문에 우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엄마를 떠올려서 눈물이 난다면 진짜 좋겠어요.” 아닌 게 아니라, ‘애자’ 시사회를 본 관객들의 후기에는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최강희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어머니한테 보여주고 싶어서”다. “고맙고 미안하고, 나도 사랑한다는 걸 직접 말하긴 간지러우니까, 이 영화 연기를 통해 느낌으로 알려주고 싶었어요.” 정작 VIP시사회 때 영화를 본 그녀의 어머니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영화를 제대로 못 봤다고 했다. 대신 어머니 친구들이 “연기 잘하더라.”며 격려해 주었단다. # 강희 vs 강희 최강희의 연기경력 15년을 증명해 주는 것들은 많다. ‘내 사랑’, ‘달콤 살벌한 연인’, ‘여고괴담’, ‘달콤한 나의 도시’ 등 다수의 출연작들이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별명을 빼놓을 수 없다. ‘4차원’, ‘최강동안’, ‘선행천사’, ‘패셔니스타’ 등. 그 중에서도 4차원은 그녀를 말해주는 애용 키워드가 돼 왔다. 그녀는 절친한 사이인 개그우먼 송은이나 김숙이 예전 얘기를 들려줄 때 “당시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진짜 이상했구나.”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4년째 휴대전화가 없다는 걸 보면 지금도 ‘4차원 소녀’ 아닐까 싶다. “삐삐가 있긴 한데, 배터리가 떨어져서 한 달 넘게 안 쓰고 있어요. 휴대전화 없으면 좋은 게 훨씬 많아요. 불필요한 약속 안 잡히고, 휴대전화 뒤적이며 청승 안 떨어도 되고, 정말 날 좋아하는 사람만 곁에 남죠. 근데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 하더라고요. 꽤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어서 하나 장만하려고 하는데, 마음에 드는 모델이 없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고 있네요.” 어찌 됐건 ‘4차원’이란 별명은 그녀에겐 장점이자 단점이다. 남들에게 이해 받는 정도가 크다는 건 장점, 선입견을 깨야하는 건 단점. “영화 첫 장면부터 사람을 죽여도 뭔가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봐 주니 오히려 제가 신기해요. 하지만 지적인 역할을 맡았을 땐 그런 이미지가 제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장애물이 있어서 하나씩 해나가는 재미가 더 있는 것 같아요.” 이달 말에는 포토에세이집을 출간한다. 제목은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인터넷 미니홈피처럼, 그동안 썼던 글에 사진과 이미지를 함께 넣어 꾸민 책이다. 작가 인세로 받는 수익금은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세계최대 익룡 발자국 경북 군위서 화석발견

    세계최대 익룡 발자국 경북 군위서 화석발견

    국내에서 가장 큰 1억년 전 익룡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익룡 발자국 화석에 관한 한 국내 최대는 곧 세계 최대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는 7일 “자체 연구사업 일환으로 중생대 공룡화석산지 기초학술조사를 하던 중 지난 3월 경북 군위군의 약 9000만~1억 1000만년 전 지층에서 익룡 발자국 화석을 찾아냈다.”면서 “발자국 화석은 길이 354㎜, 폭 173㎜로 전형적인 익룡 앞 발자국의 특징인 비대칭형 세 발가락이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특히 거대 발자국 화석과 함께 비교적 작은 공룡의 발자국들이 발견된 점으로 이 일대가 익룡의 식사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천연기념물센터 측은 이번 발견을 통해 백악기 익룡의 보행 방식과 습성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익룡(翼龍·Pterosaur)은 ‘날개를 가진 도마뱀’이라는 뜻으로, 파충류에 속한다. 중생대 트라이아스 후기(약 2억 200 0만년 전)에 등장한 뒤 백악기 후기(약 6500만년 전)에 공룡과 함께 모두 멸종됐다. 2족 보행 또는 4족 보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익룡의 흔적 화보 더 보러가기 지금까지 국내 최대이자 세계 최대 익룡 발자국 화석으로 학계에 보고된 ‘해남이크누스(Haenamichnus·천연기념물 제394호)’는 앞발자국 길이가 330㎜, 폭 110㎜이며, 뒷발자국은 길이 350㎜, 폭 105㎜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익룡 발자국은 해남을 비롯해 경남 하동군과 사천시, 거제시 등지에서 보고되는 등 세계적으로 9개 나라에서 발견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길거리 흡연에 지하철 화장···꼴불견 “내 딸에 뽀뽀했는데 왜 체포?” 유럽 ‘닭둘기’ 美 덮기까지 무심코 한 ‘동의’에 메신저 피싱 기승 시장님~ 구청장님~ 삼청동길 그냥 두세요! 신종플루 ‘파김치’ 검역요원 뚫고 침투?
  • ‘진실’ 잃어버린 한국史

    역사 기술이 객관성을 의심받을 때가 더러 있다. 당대의 권력자나 역사가의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에 따라 쓰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역사를 바라볼 때 비판의식이 필요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한국사를 볼 때는 더욱 그렇다. 이 시기에 우리 역사가 심각하게 왜곡된 데다 당시 역사학자-일제 식민사관에 근거한-의 줄기가 지금까지 질기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인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우리의 역사는 조선 후기 노론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철학으로 주류 역사학의 오류를 꼬집는다.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조선왕 독살사건’, ‘세상을 바꾼 여인들’ 등 30여권의 저서를 내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온 그는 신작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역사의아침 펴냄)에서 고대사, 삼국사기, 조선후기사, 항일투쟁사 등 4대 한국사의 왜곡을 집중 분석한다. ●한국 고대사 복원이 왜곡 시정의 출발 한국사 왜곡에는 일제 식민사관과 노론사관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두 사관의 뿌리는 하나다. 조선 후기 집권당이었던 노론의 상당수 인사는 일제의 대한제국 점령에 협력한 대가로 작위와 은사금을 받고, 지배층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런 가문 출신의 일부가 조선사편수회에 들어가 식민사관 전파에 일조했고, 해방 후에도 사학계 주류를 장악한 결과 노론사관과 식민사관이 한국사를 구성하는 주요 관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가 “역사를 연구하기에 앞서 우선 역사가를 연구하라.”고 했던 것은 한국 주류 사학계에 가장 잘 들어맞는 말이다. 저자는 한국사의 4대 왜곡을 바로잡는 출발점을 본래 고조선의 역사적 위치를 복원하는 지점에 둔다. 보통 우리는 고조선에 대해 ‘청동기문화를 바탕으로 성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배운다. 그러나 일연의 ‘삼국유사’에는 ‘단군조선이 기원전 24세기에 건국됐다.’고 말한다. 청동기시대는 만주지역에서는 기원전 15~13세기에, 한반도에서 기원전 10세기에 전개됐다. 일연에 따르면 단군조선은 만주까지의 광대한 지역을 통치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식민사관에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단군조선을 신화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한사군(漢四郡)’도 논란거리다. 중국 고대 한나라 무제(BC 141~87)는 고조선 우거왕과 조한전쟁을 벌여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그 지역에 4개의 행정구역 ‘한사군’을 만들었다는 게 중국 동북공정의 핵심이다. 사마천은 ‘사기’의 조선열전에 조한전쟁을 적으면서도 ‘한사군’이 주둔했던 지역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는다. 후세에 ‘사기’ 본문 뒤에 덧붙인 주석에 구체적으로 한사군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기’의 조선열전에는 ‘사군’으로, 흉노열전에서는 ‘이군’으로 나와 기록이 서로 맞지 않는다. 한사군의 명칭 자체가 수수께끼인 것이다. 그런데 동북공정에 맞서기 위해 정부가 세운 동북아역사재단(옛 고구려연구재단)의 ‘낙랑문화연구’에서 “제7차 교과 과정의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는 (한사군의) 존재 자체와 의미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서술…삼한 등과 같은 주변 집단들의 역사적 변화 발전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적었다. 정부 연구기관이 존재여부가 불투명한 한사군의 존재를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했다. ●식민지배 정당화를 위한 역사가 한국사 주류? 저자는 고대사 왜곡의 원인을 일제 조선총독부 등이 1907년부터 한반도와 만주 전역을 점령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에서 찾는다. 일제 식민사학자 쓰다 소우키치와 이케우치 히로시, 도리이 류조, 세키노, 이마니시 류 등이 이 연구에 뛰어들어 조선 역사를 만주 역사의 한 부분으로 만들고, 고구려 유적을 한사군의 중심인 낙랑군 유적으로 재창조했다. 한국사를 식민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도록 해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다. ‘삼국사기’가 김부식이 조작한 가짜라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도 그무렵 나왔다. 쓰다는 ‘조선역사지리’ 등의 저서에서 고대 한반도 북부에는 낙랑군을 비롯한 한사군이 있었고 한강 남쪽에 78개 소국들이 우글거렸다고 적었다. 그래야 소국들을 통합할 ‘임나일본부’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에는 이 시기 한반도 남부에 신라와 백제라는 강한 고대 국가를 언급하고 있으니 삼국사기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야만 하는 이유다. 주류역사학계의 고대사 인식체계가 일본 식민사관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면, 조선 후기사에는 노론사관이 있다. 저자는 노론사관은 율곡 이이의 십만양병설을 조작해 내고, 효종의 북벌에 시종일관 발목을 잡은 송시열이 북벌의 화신이며 실학의 이용후생학파(중상학파)를 노론이 주도한 것처럼 서술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일제 식민사관에 경도된 역사학자들이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사까지 소멸되도록 한 이유 등을 조목조목 짚어 내며 흔히 알려진 역사의 정설을 뒤집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가 연구기관의 실태도 샅샅이 파헤친다. ●한국사 바로잡기는 동북아 평화의 시작 이런 주장은 주류 사학계를 비난하거나 분열을 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저자는 “한 세기 전 일제 식민사학에 의해 공격받았던 한국사는 지금 그 식민사학을 토대로 한 중화 패권주의 사학에 의해 다시 공격받고 있다.”면서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는 침략적 역사관을 상호 호혜적인 평화적 역사관으로 전환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제 식민사관을 극복하면 동북공정은 자연히 무력화되며, 이러기 위해서는 한국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면 그의 역사관 역시 편향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다. 저자가 내놓은 광범위한 자료와 섬세한 분석은, 학창시절 무조건 외운 한국사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seoul.co.kr
  • 어둠과 침묵의 시대 깬 외침 불의 맞선 그의 전모 한눈에

    어둠과 침묵의 시대 깬 외침 불의 맞선 그의 전모 한눈에

    어둠과 침묵의 시대, 번뜩이는 식칼의 시퍼런 서슬처럼 분연히 저항과 희망을 노래했던 시인이 떠난 지 꼬박 10년이 됐다. ‘국토’, ‘식칼론’ 등으로 민족·민중시의 전형을 만들어낸 조태일(1941~1999년)이다. 그는 1999년 9월7일, ‘국토 서시’(1975년)에서 노래했듯 ‘…일렁이는 피와 다 닳아진 살결과 / 허연 뼈까지를 통째로 보탤 일’인 듯 위암을 선고받은 지 불과 50일 만에 홀연 세상을 떠났다. 故 조태일 시인 창비에서 문학 세계 36년, 광야의 인생 58년을 되짚어 보는 ‘조태일 전집’(작은 전 4권)을 출간했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아침선박’ 등이 담긴 동명 첫 시집(1965년)부터 시작해 숨지기 직전 내놓은 여덟번째 시집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1999년)까지 수록된 시 454편을 비롯해 시집에 묶이지 않았던 64편 등을 모두 아울렀다. 여기에 시론, 시대를 직접 평하며 조태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산문 등까지 한데 묶었다. 또한 10주기에 맞춰 그의 고향이자 문학관이 설립된 전남 곡성군에서 추모 학술행사와 공연 등도 펼쳐질 예정이다. 전집을 보면 평생에 걸쳐 ‘불의와 겨루기’와 ‘희망 만들기’를 꾀해 왔던 조태일의 전모가 한눈에 보인다. ●광야의 인생 58년 되짚어본다 초기에는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을 부끄럽게 하는 감각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낭만적인 모더니스트로서의 조태일이 엿보인다. 김광섭, 조병화의 제자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1968년 육군 중위(ROTC 4기)로 예편한 뒤 내놓은 두 번째 시집 ‘식칼론’(1969년)부터 예의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조태일이 등장한다. 낭만의 언어가 잉태한, 저항의 리얼리즘을 노래한다. 독재자의 간담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만든 시 전문지 ‘시인’도 비슷한 시기 김지하의 그 유명한 시론(詩論) ‘풍자냐 자살이냐’를 실은 뒤 창간 1년 만에 폐간의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후 세 번째 시집 ‘국토’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매금지되는 등 그간 밥먹고 차마시듯 판매금지, 구속, 투옥 등 광야의 삶이 거듭됐다. ●김지하·김준태 등이 그를 통해 발굴 1990년대 들어 그의 시는 다시 한 번 변신한다. 시인 신경림은 “그의 후기시는 우리 시가 침체의 늪에서 탈출하는데 단단히 한몫을 하리라 생각한다.”면서 “고전적 시의 미학이라 할 절제와 압축의 전범을 보여 주며 시 읽는 재미를 한껏 맛보게 해 준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렇듯 조태일의 시와 삶에는 암흑의 시기 침묵을 깨트리는 저항의 외침이 있고, 국토와 그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가없는 애정이 있다. 그의 서정성 가득한 민족·민중시가 후배들에게 이정표가 됐음은 물론이다. 익히 알려졌듯 김지하, 김준태, 양성우 등 1980년대의 독재자들이 지긋지긋해했던 시인들이 그를 통해 발굴됐다. 4년에 걸쳐 시집을 엮은 이동순 전남대 인문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자료 정리를 마치고 나서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비교하다 보니 작품이 쓰인 시대상황과 시의 내용이 거의 합치하는 것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편 5일 오후 4시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백낙청 박석무 김정남 등 동료들의 시인에 대한 회고담과 도종환 나희덕 양인숙 등 후배 문인들의 시낭송, 노래로 변신한 조태일의 시 ‘봄이 오는 소리’, ‘어머니를 찾아서’ 합창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괴물·유령보다 무서운 건 도시화 된 미디어 사회

    괴물·유령보다 무서운 건 도시화 된 미디어 사회

    벽장 문을 열고 나타나는 괴물이나 유령에 부들부들 떨었던 어린 시절을 돌아 보면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어른이 돼 무분별한 도시화로 파괴되는 환경 속에서, 후기 정보화 산업사회에서 유통되는 정보와 미디어의 가공할 만한 힘, 그리고 이기심으로 가득찬 개인들과 관계를 맺어 나가야 하는 공포와 비교할 때 그때의 공포란 천진난만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동연 작가는 어린 시절 느꼈던 괴물과 유령에 대한 공포를 차라리 ‘아름다운 공포’라고 부른다. 김 작가는 그의 상상 속의 공포의 대상들은 통통하고 몽실몽실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 괴물의 일상은 인간과 똑같다. 휴식을 취하다가, 광목으로 된 흰 의상을 입고 외출하면 유령이 된다. 인간을 잡아다가 가두는 업무시간(Working Time)이 있는가 하면, 때때로 프리티켓으로 공연을 보기도 한다. 이들이 활기차게 돌아 다닐 때 인간은 쇠창살이 달린 감옥 같기도 한 대형 저택(파놉티콘-panopticon)에서 그림자처럼 매달려 있다. 인간들이 사는 도시가 마치 유령도시 같기도 하다. 파놉티콘은 정보기술로 구축된 감시체제의 결정판으로, 21세기 인류가 처한 현실과 인식을 보여 주고자 했다. 신관 1층에 설치된 이상을 논한 플라톤과 현실을 논한 소크라테스 조각은 원뿔 형상 위에 놓여 있는데, 이 원뿔은 뒤집어 놓은 지식의 호수다. 호수의 깊이를 채 알지도 못하는 인간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현실을 꼬집었다고 한다. 라파엘의 그림 ‘아테나 학당’에서 형상을 따왔다. 김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1995년 토탈미술관 개인전에 이어 14년 만에 열리는 전시로, 작품 활동은 1988년 유학을 떠났던 독일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005년 경희대 미술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독일과 한국에서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 전관에서. 27일까지. (02)739-493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전기 합격땐 일반고 지원 불가

    전기 합격땐 일반고 지원 불가

    내년부터 서울지역 일반계 고등학교에 입학할 중3학생들은 특목고가 아니더라도 학교를 골라 갈 수 있다. 이른바 고교 선택제다. 서울시교육청은 30일 학교선택제를 골자로 한 서울지역 일반계 고교 신입생 전형요강을 확정·공고했다. 고교 신입생은 전·후기로 나눠 선발한다. 자립형사립고, 자율형사립고, 특수목적고 등 전기에 합격하면 후기에 지원할 수 없다. 전·후기는 선발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고, 특히 고교선택제가 도입된 후기 일반계고 전형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전기 고교는 교육감이 승인한 해당 학교별 전형요강에 의해 선발한다. 교과 관련 지필고사는 금지된다. ●전기 108곳·후기 203곳 모집 흔히 인문계로 불리는 후기 일반계고 지망 학생은 고교선택제에 따라 3단계에 걸쳐 스스로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311개 서울시내 고교 가운데 전기 모집은 108곳, 후기의 경우에는 203곳이 있다. 1단계에서 중3 학생들이 서울의 전체 학교 가운데 서로 다른 2개 학교를 골라 지원하면 추첨으로 정원의 20%(공동학교군인 중부는 60%)가 배정된다. 이어 2단계에서 거주지 학교군의 서로 다른 2개교를 선택해 다시 지원하면 정원의 40%가 추가배정된다. 1∼2단계에서 모집정원을 못 채우면 지원자가 초과한 단계에서 탈락한 학생들로 미달 단계의 부족 정원을 추첨해 채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3단계에서는 통학 편의와 1∼2단계 지원상황, 종교 등을 고려해 거주지학군과 인접학군을 포함한 통합학교군 내에 남은 40%를 강제배정한다. ●모의배정 결과 83% 지원고로 시육청에서 모의 배정실험을 한 결과, 83%의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배정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 지원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교의 경우, 시교육청에서 교원초빙권 확대 부여 및 민자유치 기숙사 신축 등을 통해 3년간 집중관리한다. 후기 고교는 중학교 석차연명부의 개인별 석차백분율에 따라 남녀를 통합해 합격자를 사정·선발한다. 배정 예정자는 내년 1월8일 소속 중학교에서 발표한다. 한편 일반계고교와 함께 선발하는 개방형 자율학교(구현고, 원묵고)의 경우, 2단계에 걸쳐 학생을 선발한다. 1단계는 학교 소재 자치구 거주 지원자 중 남·여별 모집정원의 50%를 추첨 배정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탈락자를 포함해 다른 자치구 거주 지원자 중 남·여별 모집 정원의 50%를 추첨 배정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北 항의 ‘상하이TV 북한다큐’ 뭘 담았기에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북한이 지난 7월 중순 중국의 한 방송사가 방영한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가 북한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켰다며 중국 측에 강력한 항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해당 프로그램의 내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북한 측이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의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와 관련,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에 강력히 항의, 해당 방송사 경영진 등이 해임될 위기에 처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중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SMG의 다큐멘터리 채널인 ‘옌제(眼界)’를 통해 지난달 20일부터 5일간 연속 방영됐다. 상하이 지역에서만 방영됐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광범위하게 관심을 끌었다. 북한 측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중국 당국이 차단한 듯 현재 중국 인터넷에서는 접속이 모두 끊긴 상태이다. 프로그램은 ‘직격조선(直擊朝鮮)’이라는 제목으로 모두 5부작으로 돼 있다. ‘3·8선 기행’ ‘격정 아리랑’ ‘지도자의 포부’ ‘약진 천리마’ ‘김태양(김일성)의 수수께끼’ 등으로 소제목을 붙였다. 북한은 제2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 닷새 후인 지난 5월30일 이례적으로 중국 제작진의 방북을 허가했다. 제작진은 12일간 머물며 경제, 군사, 문화 등 각 방면의 북한 근황을 상세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특히 북한 방송 당국의 협조를 받아 판문점과 개성, 노농적위대, 평양 교외의 326전선공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교인 평양1중학교, 청산농장, 가정집 등을 두루 촬영할 수 있었다. 노농적위대 여성포병연대가 외국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가정과 공장 등에 빠짐없이 걸려 있는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진을 클로즈업한 화면으로 시작되는 프로그램은 각종 구호로 가득 찬 북한 사회를 ‘구호 국가’로 규정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특히 북한이 지난 4월20일부터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150일 전투’와 관련, 청산농장과 326전선공장의 의욕적인 운용 실태를 취재했으나 통역으로부터 “그것은 구호일 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제작진은 제작 후기에서 밝히기도 했다. 제작진과 방송사 경영진은 프로그램 방영 후 베이징으로 불려와 제작경위 등과 관련한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tinger@seoul.co.kr
  • [5080] 안정적 노후재테크 어떻게

    노후재테크도 물가 상승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안정성’을 중요시해야 할 실버세대라면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긴 노후기간 물가상승에 따라 변화하는 생활비까지 고려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산관리컨설팅 전문업체 TNA어드바이저의 박상훈 책임재무상담사를 만나 노후재테크의 비법을 들어봤다. 박 상담사는 “단기 생활자금으로 종합자산관리계정인 CMA에 1000여만원을 넣어 활용하되, 생활비와 공과금으로 쓸 입출금통장과 쓰고 남은 돈을 저장해 두는 ‘저수지통장’을 따로 만들어 분산 예치하면 안정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생계형비과세 저축과 함께 제2금융권에 투자하는 것도 여윳돈을 더 남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면서 “이율이 1% 이상 높은 상호저축은행 예금으로 절세혜택을 극대화하면 3000만원일 경우 매년 30만원 이상의 웃돈이 생기는 셈이다.”고 덧붙였다. 펀드도 도전해볼 만하다. 하지만 노후 펀드는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 상담사는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되는 국내 배당주 펀드와 아시아 인프라 및 소비재펀드로 배분해 투자하면 좋다.”면서 “아시아 인프라 및 소비재 펀드는 아시아 성장세에 맞춘 안정적 펀드”라고 설명했다. 노후로 접어들수록 병원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의료비에 대한 보장 보험도 노후재테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박 상담사는 “의료관련 보험은 의료실비가 보장되는 손해보험이 좋다.”면서 “TV홈쇼핑에서 판매하고 있는 실버보험보다 의료실비 보장 조건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상해 3000만원, 질병800만원까지 의료실비 보장이 되는 실비보험은 6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서두르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TV·신문 등의 생명보험사 광고를 보면 스포츠카를 타고 은퇴여행을 떠나는 노부부의 환상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이러한 풍요로운 노후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여윳돈이 아닌 최소생활비를 고민해야 하는 서민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은 상당히 클 것이다. 때문에 보험사의 말만 믿고 자신의 자산 규모를 벗어나는 노후재테크는 피해야 한다. 고객 투자성향만을 파악해 상품을 판매하려는 보험사의 상술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적은 돈이라도 아끼며 지혜롭게 소비하는 것이 노후재테크의 기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비밀결혼’ 이영애, 9월 귀국해 박사과정 밟아

    ‘비밀결혼’ 이영애, 9월 귀국해 박사과정 밟아

    지난 24일 극비리에 결혼한 톱스타 이영애가 다음 달 귀국해 학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영애는 2009학년도 후기 대학원 한양대 연극영화과 박사과정에 합격했다. 9월1일 개강을 앞둔 이영애는 최근 학교 측에 학업을 계속할 뜻을 전달했다. 이영애의 지도교수인 한양대 최형인 교수는 “이영애가 9월 중 귀국해 수업을 받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9월1일 개강 당일에는 참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부녀가 된 이영애는 평소 학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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