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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란다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화보 ‘당당 포즈’

    미란다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화보 ‘당당 포즈’

    미란다 커의 과거 화보가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톱 모델 미란다 커가 누드 화보를 통해 완벽한 몸매를 과시했다.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 오스트레일리아’는 미란다 커와 작업한 표지를 공개했다. 사진 속 미란다 커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에 하이힐만을 착용하고 당당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퍼스 바자 편집자인 켈리 허시는 “옷을 바꿔 입는 사이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신감 넘치는 여성을 포착했다”고 미란다 커와의 촬영 후기를 전했다. 사진=하퍼스 바자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천이 남북사업 주도… 동북아 평화·경제 중심도시로 설 것”

    “인천이 남북사업 주도… 동북아 평화·경제 중심도시로 설 것”

    박남춘 인천시장의 ‘탈권위’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시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민간 행사일 경우 사전에 알리지 않고 행사장에 찾아가 의전과 축사를 최대한 자제하며 시민들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면서 시정에 대한 견해와 불편사항 등을 직접 듣는 식이다. 행사장에 박수를 받으며 요란하게 입장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대비된다. 앞서 박 시장은 시의 의전부서를 없애는 것을 시작으로 탈권위 행보를 예고했다. 민선 7기 이전에는 총무과에 시장에 대한 의전 업무를 수행하는 팀이 있었지만 박 시장은 해당 팀을 없애고 결원이 발생한 사업부서에 배치했다.박 시장은 10일 “행사 주인은 행사를 준비한 주민인데 초대받은 단체장이 장황한 연설을 하면 행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면서 “의전을 축소하고 시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시민들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 집무실에는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박 시장은 “국민 목소리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시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잘 새겨듣고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남북화해 무드에서 인천이 남북교류와 경제협력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는데.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 경제자유구역을 갖춰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국제도시임에도 그간 안보문제로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는 남북평화 바람을 타고 인천이 남북사업을 주도하고, 동북아시아 평화·경제 중심도시로 우뚝 설 것이다. 우리 시는 서해평화협력청 설치, 유엔 평화사무국 송도 유치 등 조직 부문과 남북 공동경제자유구역 등 경제 부문, 영종도∼신도∼강화도 간 해상다리 등 교통 부문, 인천·개성의 고려역사문화복원 등 문화 부문 정책 추진에 착수했다. 특히 교동평화산업단지에 방점을 두고 싶다. 사업비 9355억원을 들여 강화군 교동면 3.45㎢에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인데 남측의 토지·자본과 북측의 노동력을 결합한 산업단지다. 다시 말해 남측이 단지를 조성하고 공장을 설립하면 북측은 근로자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접경지역 특성상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하기에 통일부·국방부·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 등 수도권 교통망 확충에 주력하는데. -인천시민의 3분의1이 출퇴근길에 1시간 넘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이 아침과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인천 내부순환 교통체계를 개선하고, 광역교통망을 확충해 시민의 삶을 바꾸겠다. 먼저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과 홍대입구역을 화곡동∼작전동∼가정동∼청라국제도시까지 연결해 인천에서 서울까지 30여분대 시대를 열겠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송도국제도시∼마석)의 차질 없는 추진과 서울 구로∼인천 남동∼연수∼인천역으로 이어지는 제2경인선 건설을 통해 교통특별시 인천을 만들겠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은 윤관석 의원(인천남동을)은 최근 국토부에 GTX B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것을 요구했다. GTX B노선은 인천주민 교통 불편 해소와 함께 수도권 전역의 상생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므로 정부도 인식을 같이할 것으로 요망한다. →원도심 활성화를 유달리 강조하는데.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개발로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원도심의 쇠퇴와 낙후, 일자리 부족과 지역경제 침체 해결을 위해선 극심한 도시 불균형이 해소돼야 한다. 우리 시는 원도심 활성화에 주력하기 위해 원도심 재생사업 부서를 확대하고, 정무부시장을 균형발전부시장으로 명명해 원도심 재생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시장 직속의 도시재생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역별로 현장소통센터 및 마을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5년간 20곳 도시재생사업 추진이 목표다. 떠나갔던 원주민이 다시 돌아오고, 일자리가 생기고, 주민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는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마련 중이다.→우리나라 첫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등의 개발이 더디다가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데. -2003년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오랜 기간 외자유치가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는데 현재 송도는 외국투자기업 80여개를 포함해 2350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등 15개 국제기구가 자리잡은 글로벌 국제도시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바이오·헬스케어·자동차·항공 기업들이 모여 4차 산업의 꽃을 피우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송도와 청라, 영종의 연간 수출액은 약 20조 6000억원으로 인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세계적인 기업과 국제기구를 지속 유치해 동북아 비즈니스의 중심이자 4차 산업의 선도기지로 거듭날 것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를 놓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자체가 대립하고 있다. 수도권 단체장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국가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지역의 균형발전과 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비수도권에 대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수도권보다 낙후된 인천 강화, 옹진 등의 접경지역이나 국가 차원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운영하는 경제자유구역 등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역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수도권에 대한 일괄적·획일적 규제보다는 강화, 옹진, 경제자유구역 등에 대해서도 탄력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박남춘 인천시장은 해수부 공무원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운명적 만남 ‘뼈노’ 1981년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수습사무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남들과 달리 비인기 부서인 해양수산부를 선택했다.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 바다를 보며 자란 경험을 살린다는 취지였지만, 이 선택은 숙명적이었다. 먼 훗날 자신의 인간적·정치적 멘토가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해수부에서 22년간 근무하던 그는 2000년 노 전 대통령이 해수부 장관으로 취임하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당시 해수부 감사담당관으로서 국장 승진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총무과장으로 수평 이동해 다면평가와 지식정보시스템 구축 등 부처 혁신 과제를 매끄럽게 처리해 노 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로 옮겨가 국정상황실장·인사수석비서관 등 지내며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자리잡았다. 노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 철학을 공유했고, 이를 실현할 시스템을 배우고 경험했다. 이런 인연으로 그는 평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스승이고 저는 ‘뼈노’(뼛속 깊이 노무현)”라고 거침없이 얘기한다. 그의 집무실에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도 둘 간의 관계를 상징한다. 박 시장은 또 청와대 근무 시절 민정수석·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도 자연스레 인연을 맺었다. ‘겸손’과 ‘소통’에서 코드가 맞았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인천시장으로 선출된 뒤 지방행정을 자신 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박 시장은 친화력은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몇 번 만나면 팬까지는 아니더라도 욕은 할 수 없는 관계가 형성된다. 이것이 오래전에 고향을 떠나 타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오역 논쟁이 번역시장 발목 잡아…번역가는 독자에 맞게 개작 권한 있어”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오역 논쟁이 번역시장 발목 잡아…번역가는 독자에 맞게 개작 권한 있어”

    조의연 동국대 번역학연구소장이 말하는 AI 번역과 오역“제가 번역학연구소장이라고 소개하면 ‘앞으로 인공지능(AI)이 다 번역해줄 텐데, 굳이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학생들은 외국어학과에 진학해야 하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언론이 인간 번역가의 위기 프레임을 조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 번역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 역할은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그가 번역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기에 찾아가 도발한 질문이다. 올겨울 첫 최강 추위가 서울을 강타한 7일 칼바람을 맞으며 동국대를 찾아갔다. 동국대 번역학연구소장인 조의연(60) 영어영문학과 교수(영어통번역 전공)는 “인간 번역가의 위기론은 언론이 만든 허구”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언론이 만든 위기론의 대표적인 예로서 ‘진화하는 번역기, 사라지는 번역가?’ ‘내가 이러려고 영어 배웠나. AI가 번역 다해주네’ ‘목에 걸면 외국어가 술술 … 통역사 필요없는 웨어러블’ 등의 기사 제목을 보여줬다. 이어 “언론들이 구글의 기계번역을 상업적 목적이든, 다른 동기든 계속하니깐 인간 번역가는 앞으로 존재할 가치가 없어지는 그래서 시장에서 소멸할 것이라는 센세이셔널한 기사를 쓰다 보니 잘못된 선입견이 생긴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장착한 AI는 번역에서 계속 진화하겠지만, 인간의 감성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인간 번역가 위기론은 언론이 만든 허구인간 번역가 소멸하지 않아…역할 고도화” ‘현재의 AI 번역의 완성도가 높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조 소장은 “기계 번역은 반복되는 상황에서 기술 매뉴얼처럼 고정되어 있는 어휘와 고정된 문장패턴에서 유용성이 많다”면서도 구글 번역기의 몇 가지 오역 사례를 보여줬다. 구글 번역기로 “조성은”이라는 사람 이름을 번역하면 “Composition is”로, “공항공사”는 “Airport Construction”, “나는 똥을 싸고 있습니다”가 “I am wrapping up shit”라는 식으로 기상천외한 오역한 사례를 보여줬다.그는 반대로 영어를 한글로 잘못 번역한 사례도 들었다. “Getting check in/out was a breeze, and there were so many ~” 문장은 “체크인/체크아웃 하는 것은 산들바람이었고, ~”로 오역했다. ‘산들바람’은 ‘매우 쉬웠다’는 관용 표현을 잘못 전달한 것이다. 또 “there are some quick bites outside which was convenient.”는 “밖에서 빠른 물기가 있었다”고 가벼운 식사를 의미하는 quick bites를 빠른 물기가 있다고 잘못 썼다. 특히 “존은 사과를 좋아해. 그러나 사지는 않을 거야”는 “John likes apples. But I will not buy it”이라고 주어를 존에서 나(I)로 바꿔버렸다. “이런 오역 사례에서 보듯 기계 번역의 속도는 인간보다 빠를 수는 있어도 품질 면에서 기계 번역은 인간의 손을 거쳐야 합니다.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재미난 현상으로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어 가는 경우 주어 생략이 발생하지만 현재 기계어 번역은 무조건 나(I)로 옮기고 있습니다. 주어가 3인칭이라도 무조건 I로 번역하는 것이죠. 가장 쉽다고 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오역이 발생하는 겁니다.” 그는 그렇지만 번역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번역가 하면 인간을 의미했죠. 그런데 이제는 기계에도 번역가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번역 회사들이 기계 번역도 제공합니다. 고객이 요청하면 인간을 선택할지 기계를 선택할지를 선택할지 묻습니다. 미국의 번역회사들 홈페이지를 보면 인간 번역가(Human Translator)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기계 번역가(Machine Translator)인지를 묻는 상황에 도달했습니다.” 일부 영역의 번역을 두고 인간과 기계가 경쟁한다는 것으로 들렸다.“AI 번역, 고정된 패턴에서 유용…오역 많아주어 생략된 문장에선 무조건 나(I)로 바꿔인간-기계 번역서 경쟁 시대 돌입 사례도”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 번역가는 소멸할 가능성이 하나도 없다고 장담했다. “학생들이 번역프로그램 즉 AI 번역의 발전에 우려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기계번역을 직접 돌려보라고 수업합니다. 실제로 돌려본 학생들은 ‘번역은 아직도 인간이 할 역할이 맞네’라고 희망을 가집니다. 기계 번역의 진화, 산업의 변화, 기술의 변화 등에 맞춰 번역가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엔 인간 번역가를 ‘기계번역 후 편집(machine translation post editing) 작업, 즉 기계번역 결과물의 데스크 내지 감수를 보는 것이요. 언어서비스 제공자가 이런 작업을 위해 인간 번역가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학 번역은 기계 번역이 다루지 않고 있죠. 에어비앤비(Airbnb) 같은 숙박시설의 경우 이용자들이 후기를 올리면, 그 후기를 보고자 하는 지역의 언어로 빠르게 번역돼 올라갑니다. 이런 글은 ‘숙박시설이 찾기 쉬웠다거나 어려웠다’. ‘좋았다거나 쾌적했다, 불편했다거나 불친절했다’는 등으로 패턴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기계 번역 개발업체들이 문학 번역은 멀기도 하지만 상업성이 없다고 생각한듯 개발에 적극 뛰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문학 번역을 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번역가의 숙련도뿐 아니라 그가 가진 감수성과 미학, 인간의 역사에 대한 이해 이런 것들은 고부가가치로 인식하고 평가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그런 게 되지 않으니 단편 한편 번역하면 겨우 몇백 만원 받습니다. 이게 척박한 현실입니다.”“문학, AI 번역 시도하지 않아…갈 길 멀어번역가 숙련도·감수성 고부가가치 인식을단편 한편 번역에 겨우 몇백만원…이게 현실” 그가 번역학에 뛰어든 것은 대학시절 ‘노동야학’을 하다 1980년대 초에 미국유학에서 의미론과 화용론을 공부하면서 비롯됐다. 이것이 바탕이되어 2000년대 초부터 번역학에 뛰어들었다. “영국에서도 번역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대학원 석박사 과정이 개설되기 시작한 것도 불과 40여년 전입니다. 어찌보면 신생학문인데, 학부 단위에서 번역학을 전공으로 둔 것은 동국대가 국내 처음입니다. 한 15년쯤 됐지요.” 번역의 고질적 문제인 ‘오역 논란’에 대해 묻자 조 소장은 작심한 듯 말했다. “한국 번역시장의 발목을 잡는 것이 오역 논쟁이고, 이런 부분에서 비평과 인식이 시급합니다. 지금까지 번역을 지배해온 통념은 번역 작품이 원본 작품인 원천 텍스트에 근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원본 작품에서 어긋난 것들은 오역이다 그렇게 처리하고, 또 논쟁해 왔습니다. 일반 번역도 그렇지만 특히 문학 번역에서 그 정도가 심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학 번역에서 중요한 점은 번역가가 누구를 독자로, 대상으로 삼느냐이지요. 예를 들면 소설가 한강의 작품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고, 한강은 작가로서 내 작품의 독자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한강의 작품을 번역하지만 데보라 스미스에겐 자신의 독자는 한국인이 아니라 영국 독자와 서구인들입니다. 그러면 그들에게 맞는 리라이팅(rewriting) 즉 개작이 발생해야만 그건 그쪽 독자를 대상으로 한 번역이라 볼 수 있습니다.”“오역, 원전 독자 아니라 번역가 독자 고려원전 스토리·플롯 훼손 없다면 개작도 가능오역 논쟁 그만…번역가는 작가 지위도 가져” ‘번역자가 개작을 해야 한다고?’라고 되묻자 조 교수는 계속했다. “번역에서 원전의 전체적 충실성을 가져가야 하겠지만, 스토리와 플롯의 훼손이 없는 한에서는 미세한 부분까지 굳이 충실히 따라야 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그래서 번역은 재창작이란 말도 하는 겁니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독자입니다. 예컨대 아무리 한국 정서를 이야기하는 문학이 있다 할지라도 서구 독자에게 이것이 ‘폴리티컬리 인코렉트(politically incorrect·특정 인종, 종교, 여성, 장애인 등 근현대사에서 소수의 위치에 있던 이들에게 한 부적절한 말이나 행동 태도)하거나 너무 많은 여성혐오적 요소 등이 있으면 번역가는 자기 독자들에게 맞게 적절하게 변형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을 원전에서 어긋난다는 즉 오역의 시각에서 보면 그건 계속 ‘오역이다’ ‘아니다’는 소모적 논쟁만 하는 것이죠. 그러나 데보라 스미스에게는 자신의 독자들을 위해 일정 부분, 전체 이야기의 플롯과 등장 인물의 구분을 손상하지 않는 부분에 있어서 서구 독자들을 위해 즐겁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또한 번역가는 작가의 지위도 갖는다 하겠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오역논쟁에서 조금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통 인문학생에 ‘디지털 휴매니티스’ 교육도 시급디지털 전공자에 인간 이해 돕는 인문학 교육도 필요” ‘번역자의 감수성 측면에서 교육도 중요하겠다.’고 하자 조 소장은 대학교육의 변화에 대해서 강조했다. 번역도 인문학의 한 핵심 부분이니 그의 말을 전한다. “미국에선 전통적인 문과대학도 ‘디지털인문학’이라고 디지털 휴매니티스(Digital Humanities)로 바뀌고 있습니다. 문과대학에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 코딩 교육을 접합시키고 있습니다. 융복합 교육이 그냥 말로서 필요성 차원을 넘어 실질적으로 구현되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는 말로만 4차산업시대를 맞아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하지만 너무 늦습니다. 인문학도들에게 융합전공 트랙을 열어줘야 하는 시대라고 봅니다.” 조 소장은 잠시 숨을 돌렸다. “소프트웨어 공학 교수들이 제게 하는 이야기인데요, 인문학이 죽는다고 해서 인문학도에게 소프트웨어 공부를 시켜야 된다고 방향성과는 결이 약간 다르지만 음미할 대목이 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빅데이터나 소프트웨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이들에게 인문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AI도 인간을 닮으려고 하잖아요. 컴퓨터사이언스, 빅데이터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인문학 공부를 시키자는 겁니다. 인문학이 공학 쪽으로 가야 기술 진화가 갖는 맹점을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열린세상] 고객이 마케팅해 주는 ‘타다’ 서비스/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고객이 마케팅해 주는 ‘타다’ 서비스/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타다’는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의 이름이다. 카카오 카풀서비스의 출발을 둘러싸고 택시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기사들이 광화문에 모여 시위를 하는 와중에 조용하게 출범했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이동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택시업계의 반발도 피했고, 규제도 우회할 수 있었다. 10월 초 베타서비스를 시작했고, 한 달 만에 10만건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고객들은 단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이용 후기’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릴레이 인증’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타다’ 서비스 이용 후기는 이렇다. “오늘 타다를 탔다. 은은한 향이 차 안에 감돌고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는 가운데 차량이 스르르 미끄러져 간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젊은 기사는 단 한마디도 말을 건네지 않아서 편안하게 집에 갈 수 있었다.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다”, “유모차를 끌고 외출할 때마다 너무 눈치 보이고 힘들었는데 타다가 생겨서 너무 좋다. 제발 타다가 망하지 않게 해 주세요~~~”, “회식이 끝나고 돌아갈 때마다 택시 잡기 너무 힘들었는데 타다를 불러서 방향이 같은 직원끼리 함께 타고 갔다. 너무 편안하다. 택시요금보다 조금 더 나오긴 하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등등. 소셜미디어 인증 릴레이를 타고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누리는 ‘타다’ 서비스는 아직 시작 단계이며 서비스의 범위도 한정적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고객이 고객을 부르는 선순환’, ‘팬덤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주로 20~30대 밀레니얼 세대 고객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자신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해소했기 때문이다. 밤늦은 시간에 퇴근할 경우 행정구역을 벗어나는 지역이나 변두리로 가면 택시를 잡지 못해 애를 먹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다. 타다는 단순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아니라 기존 택시 이용자의 여러 가지 불편 사항, 예를 들면 기사의 고령화, 상대가 어려 보이면 대뜸 가르치려 드는 기사의 일방적 화법, 담배 냄새가 밴 차량, 난폭 운전 등을 해소하려고 노력한 서비스다. 택시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참아야 했던 고객들이 이 서비스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타다 서비스의 전 차량은 고객에게 무료 와이파이, 스마트폰 충전기 등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노마드의 취향을 충족시킨다. 둘째, 시대적 가치와 맞아떨어진다. 공유경제와 혁신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당연한 가치다. 이미 에어비앤비나 쏘카, 우버 등의 서비스를 통해 집이나 차량을 공유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소유에서 공유로 개념이 전환되는 대표적 산업이다. 현대차와 도요타, 혼다 등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자동차 공유서비스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2030년이 되면 글로벌 모빌리티산업 규모가 6조 7000억 달러(약 7396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정보기술(IT)과의 접목을 통해 더욱 빠르게 혁신하면서 공유경제의 축을 이룬다. 타다는 앞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기존 택시업계까지 전략적 제휴 파트너로 삼으면서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스토리가 있다. IT 벤처 창업 1세대로 다음의 창업자인 이재웅 대표 개인의 스토리가 타다에 연결돼 있다. 이 대표는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줄곧 공유경제, 사회적 혁신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임팩트 투자에 열중해 왔다. 공유경제와 혁신, 소셜, 임팩트 등의 키워드가 그를 설명한다. 10년 만에 쏘카 대표로 경영 복귀를 했고, 타다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함으로써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절묘하게 피한 아이디어 등이 맞물려 타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초연결사회에서 고객이 자발적으로 후기를 공유하고,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가장 좋은 마케팅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고객이 시장을 이끌어 가는 지금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핵심이다. BTS, 블루보틀, 마켓컬리 등의 성공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기술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결국 기업의 성공은 고객의 마음에 있다. 기술은 진정성, 고객에 대한 관심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 [아하! 우주] 지구 ‘탄생의 비밀’이 밝혀졌다

    [아하! 우주] 지구 ‘탄생의 비밀’이 밝혀졌다

    태양풍과 목성 중력의 원투 펀치가 지구를 만들었다새로운 연구에 의해 지구 탄생의 비밀이 마침내 밝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메일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새 연구에 따르면, 46억 년 전 지구 탄생의 비밀 키워드는 태양풍과 목성으로, 태양계 형성의 초기 태양에 가까운 우주공간을 떠돌던 암석과 미행성들이 태양풍과 목성의 중력이라는 원-투 펀치를 맞은 결과 지구로 뭉쳐졌다고 주장한다. 보통 우주 먼지, 혹은 파편들이 대부분의 별 주위에서 발견되지만, 희한하게도 태양 주위에는 이런 우주 먼지들이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제 그 수수께끼를 풀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태양풍과 목성 중력이 작용해 우주 암석들을 서로 뭉쳐지게 했으며, 그 결과 수성과 금성, 지구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미국 예일대학의 한 연구원은 목성의 거대한 중력이 우주 바위들을 휩쓸고 태양풍이 이 파편들을 휘젖는, 이른바 원-투 펀치의 합동 작업에 의해 이들 내행성들이 탄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예일대학의 크리스토퍼 스펄딩 연구원은 원시 태양계 초기를 컴퓨터로 모의실험한 결과, 원시 태양의 자전 속도와 활동이 지금보다 빠르고 강력해 태양풍이 현재보다 더 강했다고 전한다. 태양풍으로 알려진 하전입자들은 놀라운 속도로 전 태양계를 향해 방출되는데, 1년에 약 40조t이나 되는 질량이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펄딩 연구원은 지름 100m 이하인 암석들이 태양풍에 의해 태양으로부터 멀리 밀려나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 중인 행성에 보태어졌을 거라고 주장한다. 목성이 태양계 내에서 이동한 것으로 여겨지는 초기 태양계의 우주 파편들은 행성들을 둘러싼 파편들보다 미세했을 거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거대한 목성의 이주와 막강한 그 중력은 우주 암석의 배열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지구의 표면은 희귀한 금속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중원소인 금속류는 무겁기 때문에 대개 지구의 중심 근처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예상을 반하는 현상으로 놀라운 일이다. 현재까지 이 현상에 대해 ‘후기 베니어’(Late Veneer) 이론으로 설명해왔다. 곧, 우주에서 온 이물질이 지구에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귀금속이 지표 근처로 떠올라 퇴적됐다는 것이다. 도쿄 공업대학의 새로운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지구, 달, 화성의 금속 농도를 계산해냈으며, 거대한 충돌로 모든 귀금속을 한 번에 지구로 가져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약 44억5000억 년 전 지구의 지각이 형성되기 전에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믿고 있다. 지구의 역사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덜 폭력적이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저출산 로드맵] 초등 입학 전 아동 ‘무상의료’ 추진

    [저출산 로드맵] 초등 입학 전 아동 ‘무상의료’ 추진

    부모의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의 의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만혼 추세를 반영해 45세 이상 여성에게도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고 육아휴직 급여도 높인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040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더라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고령사회로의 이행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자 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삶의 질 향상과 성평등 구현, 인구변화 대비를 위한 주요 과제는 1단계(2020년까지)와 2단계(2025년까지)로 나눠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다자녀 기준 3자녀→2자녀로 완화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1세 미만 아동의 의료비 부담을 사실상 0원으로 낮추고 2025년까지 취학 전 모든 아동에게 같은 혜택을 줄 계획이다. 내년에는 먼저 1세 미만의 외래진료비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줄여주고 나머지 의료비는 임산부에게 일괄 지급되는 국민행복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한다. 이후에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더 강화하고 지방정부가 아동의 본인부담금을 대납하는 방식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에 대한 ‘의료비 제로화’를 추진한다.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조산아와 미숙아, 중증질환에 걸린 아동의 의료비도 줄여준다. 이들에 대한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5%로 줄이고 왕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만혼 추세를 고려해 난임에 대한 지원은 더 확대된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난임시술비 본인부담률(현행 30%)을 더 낮추고 건강보험 적용 연령(만 45세 미만)은 높인다. 아동수당도 확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전날 예산안 합의를 통해 내년부터 만 5세 이하 아동 전원에게 월 1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내년 9월부터는 지급대상을 생후 84개월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자녀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준은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완화한다. 자녀를 낳으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출산크레딧’ 혜택을 첫째아부터 주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지금은 둘째아부터 인정하고 있다. 아울러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해 휴직 초기에 급여를 많이 받고 후기로 갈수록 급여가 낮아지는 계단식 급여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임금 삭감 없이 근로시간을 1시간 단축할 수 있다. 또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은 현행 유급 3일에서 10일로 확대된다. ●육아휴직 급여 확대·초기에 급여액 집중 장기적으로는 육아·학업·훈련 등 생애주기별 여건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도입한다. 정부는 육아휴직 급여액을 계속 확대하면서 휴직 초기에 급여를 많이 받고 후기로 갈수록 급여가 낮아지는 계단식 급여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을 13%에서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육아휴직 기간 건강보험료도 줄여준다. 월 보험료는 직장가입자 최저수준인 9000원이 될 전망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확충 속도는 빨라진다. 정부는 국공립 보육시설 이용률 40% 목표 달성 시점을 내년으로 잡았다. 당초 계획보다 1년 단축된 것이다. 앞으로는 500세대 이상 아파트를 건설하면 국공립 보육시설을 반드시 지어야 하고,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도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가정 내 돌봄 지원도 강화한다. 2022년까지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가구를 현재의 2배 수준인 18만 가구로 늘리고 아이돌봄종사자 국가자격증을 도입해 서비스 질을 높일 계획이다. 비혼 출산·양육을 차별하는 법은 개정한다. 현재 국회에는 친부 등이 자녀를 인지하더라도 종전 성(姓) 사용, 주민등록 등·초본의 ‘계모, 계부, 배우자의 자녀’ 등 표기 개선, 혼중·혼외자 구별 폐지 등의 원칙을 담은 법률이 발의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출생 여부가 누락되는 아동이 없도록 의료기관 등에서 출생 사실을 통보해주는 ‘출생통보제’와 실명 출생신고가 어려운 경우 익명신고를 허용하는 ‘보호출산제’ 도입도 추진한다. 청년과 여성의 고용여건도 확충한다. 청년 채용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일자리를 확충하는 동시에 한국형 실업부조를 도입해 청년의 고용안전망을 강화한다. 내년부터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후 복귀하면 인건비 세액공제(1년간 중소기업 10%, 중견기업 5%) 혜택을 줄 예정이다. 직장 내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남녀 임금현황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대상기업을 확대하고 여성임원 목표제를 도입한다. ●퇴직연금 중도인출 억제 이밖에 결혼 기피 풍조와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돌봄 공간을 갖춘 신혼부부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이 수월하도록 저렴한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한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38만 쌍의 신혼부부가 양질의 공공보육서비스가 제공되는 공공주택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은퇴세대의 소득 공백과 빈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25만원인 기초연금은 2021년까지 30만원으로 인상한다. 퇴직연금 중도인출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중도해지 사유를 엄격하게 규정해 가급적 연금 형태로 수령하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또 노년기 진입 직전의 신중년이 연금수급연령까지 일할 수 있도록 정부는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고용 연장 조치를 마련하도록 법제화한다. 신중년 적합직무를 지정하고 해당 직무에 신중년을 채용하는 사업주에게는 고용장려금(우선지원대상기업 80만원, 중견기업 4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CGV가 분석한 올해 영화시장 3대 키워드는… ‘입소문’ ‘팬덤’ ‘20대’

    국내 영화 시장에서 입소문의 힘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CGV는 6일 열린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지난 10월 CGV회원 1081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기 전에 찾아보는 정보 수가 평균 3.7개였으며, 관람평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인터넷 관람평(후기)은 예고편, 장르 및 줄거리, 감독(주연배우)과 함께 가장 신뢰하는 정보로 꼽혔다. 관람객 평점, 주변 지인 평가도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부정적인 입소문이 나면 관람을 포기한다는 비율도 평균 33%에 달했다. 이승원 CGV 마케팅 담당은 “연령이 어리고 연간 5회 이하 극장을 방문하는 ‘라이트 유저’ 일수록 자신이 볼 영화에 대해 정보를 탐색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관객들은 이제 배우, 감독, 예고편 등과 같은 영화 내적 요인만 가지고 영화를 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영화 ‘서치’, ‘보헤미안 랩소디’, ‘월요일이 사라졌다’ 등은 입소문 덕분에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한 사례다. CGV는 또 팬덤 문화가 올해 영화시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이후 한달 넘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대표적이다. 초반에는 ‘퀸’에 대한 추억이 짙은 40~50대에게 호응을 얻다가 20~30세대까지 팬덤이 확대됐다. 재관람률이 8%에 달했다. 방탄소년단의 다큐멘터리 영화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 흥행도 팬덤이 만든 결과다. 개봉 12일 만에 30만 관객을 동원하며 아이돌 다큐멘터리 중 가장 많은 관객수를 기록했다. 재관람률은 10.5%로 10만명 이상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 수치다. 올해 영화시장의 또 다른 특징으로 20대 관람객이 증가했다는 점이 꼽힌다. 25~29세 관객 비중이 2013년 18%에서 올해 22%로 증가했다. 300만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 ‘완벽한 타인’, ‘암수살인’, ‘탐정: 리턴즈’, ‘독전’, ‘마녀’ 등은 20대 관객 비중이 40%가 넘었다. 이승원 마케팅담당은 “20대 관객은 영화 산업에 있어 근간이 되는 핵심 고객”이라면서 “20대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 자연 콘셉트의 특별관, 가상현실(VR) 엔터테인먼트 공간, 커플 이벤트 등 다양한 플랫폼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제주·흑산도 바다에 잠들었던 ‘南宋 도자기’ 깨어났다

    제주·흑산도 바다에 잠들었던 ‘南宋 도자기’ 깨어났다

    전남 신안 흑산도와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해역에서 남송(南宋·1127~1279)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도자기 550여점이 발견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7∼9월 이 지역에서 진행한 수중 문화재 발굴 조사에서 청자 접시, 조각 등을 비롯한 중국 도자기를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제보를 통해 긴급 조사한 흑산면 인근 해역에서는 양질의 청자 접시 등 유물 50여점이 나왔다. 제주 신창리 해역에서는 ‘금옥만당’(金玉滿堂), ‘하빈유범’(河濱遺範)이라는 글자를 바닥에 새긴 청자 조각을 포함해 유물 500여 점을 찾았다. 신창리 해역은 1996∼1998년 제주대와 국립제주박물관이 세 차례에 걸쳐 수중 조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 유물과 선체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에 발굴 조사를 추가로 진행했다. 도자기는 대부분 중국의 고급 도자기 산지로 알려진 저장성 서남부의 룽취안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푸젠성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유물도 있었다. 연구소 측은 “도자기 유물들은 고려와 남송,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해상 교역로에서 흑산도와 제주도가 중요한 기착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흑산도 바닷길은 중국 송나라 사신인 서긍(徐兢·1091~1153)이 고려 개경에 한 달간 다녀온 경과와 견문을 쓴 ‘선화봉사고려도경’에 송과 고려를 잇는 항로로 기록돼 있다. 또 조선 후기 실학자인 한치윤(1765~1814)은 자신이 서술한 역사서 ‘해동역사’에서 제주도에서 바닷길로 가면 송나라와 일본을 쉽게 갈 수 있다고 썼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내년에 제주 신창리 해역을 정밀 발굴할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통업계, 연말 홈파티족 겨냥해 ‘나심비’ 좋은 아이템 혜택 선보여

    유통업계, 연말 홈파티족 겨냥해 ‘나심비’ 좋은 아이템 혜택 선보여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가격 대비해 성능을 따지는 ‘가성비’에 더해 소비로 인한 만족감을 중요시하는 ‘나심비’가 뜨고 있다. ‘가성비’에 ‘나’와 ‘심리’를 합성한 신조어로,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망설임 없이 소비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럿이 모여 떠들썩한 송년회를 즐기기보다 가족 및 지인들과 소박하게 보내는 특별한 연말 홈파티를 기획하는 이들이 늘면서 유통업계는 연말 홈파티족의 심리적 만족도를 높여줄 혜택과 감성으로 ‘나심비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좋은 분위기, 품격 있는 음식과 함께 홈파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커피다.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의 커피 머신은 비교할 수 없는 크레마와 최상 품질의 커피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홈카페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빛, 수분, 공기를 철저히 막아 그라인딩된 로스팅 커피가 지닌 약 900여가지의 아로마를 보존해 최상 품질의 커피를 고스란히 맛볼 수 있다. 우유거품기 에어로치노를 활용하면 우유를 끓일 필요 없이 간단히 라테나 카푸치노 등 다양한 밀크 레시피를 활용할 수 있어 홈파티를 손님의 취향을 고려하는 나심비족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특히 네스프레소 버츄오(Vertuo)는 원터치 바코드 테크놀로지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캡슐 고유의 바코드를 자동으로 인식해 추출 시간, 속도, 온도, 커피 스타일, 추출 전 커피를 우려내는 프리 웨팅(pre-wetting)등 최적의 조건을 자동으로 맞추어 완벽한 커피를 만들어준다. 25가지 다양한 커피를 머그(230 ml), 에스프레소(40 ml), 더블 에스프레소(80 ml), 그랑 룽고(150 ml), 알토(414 ml) 등 총 5가지의 커피 스타일로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충분하다. 네스프레소는 연말 페스티브 시즌을 맞아 한정 기간 동안 회전 추출로 풍성한 크레마와 깊은 바디감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버츄오’와 ‘버츄오 플러스’에 대한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버츄오 혹은 버츄오 플러스 구매 시 5만원 머신 할인을 제공하며, 에어로치노와 함께 구매할 경우 5만원 머신 할인과 2만원 커피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홈파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다. 잠들기 전 주문하면 아침에 문 앞에서 신선한 음식을 받아볼 수 있는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모바일 프리미엄 마트 ‘마켓컬리’는 연말을 맞아 12월 31일까지 다양한 혜택을 담은 연말 기획전을 진행한다. 마켓컬리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12월 한 달간 매주 월, 수, 금 오전 11시 마켓컬리의 베스트 상품과 제철 식재료 등을 파격 할인해 판매하는 ‘산타딜’을 선보인다. 또 크리스마스와 연말 홈파티를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홈파티 골라담기’ 예약전을 진행한다. 파티 음식으로 제격인 비프&BBQ, 해산물, 타파스 요리 등 원하는 메뉴를 사전 예약하면 25~28일, 29일, 30일 중 원하는 날짜에 받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기간 동안 한끼 식사로 손색없는 밀키트와 가정간편식 상품군도 대폭 강화했다. 우선 ‘Kurly Town 맛집탐방 기획전’을 통해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예약 없이 맛볼 수 있도록 설성목장과 게방식당의 상품을 각각 최대 20%, 15% 할인 판매한다. 더불어 상품을 구매하고 후기를 남기는 고객 중 160명을 추첨해 맛집 식사권을 선물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한해 동안 마켓컬리를 이용해 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특별 선물과 가격 할인 혜택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먼저 12월 한 달간 누적 결제 금액 50만원이 넘으면 한정판 에디션으로 구성된 ‘컬리 온리 럭키박스’를 제공한다. 그중 21개 럭키박스에는 최대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적립금 쿠폰도 함께 포함된다. 사람들이 모인 즐거운 홈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프리미엄 가전업계도 홈파티를 즐기는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해 홈파티에 필요한 제품들에 연말 한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보스(BOSE)는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오는 12월 25일까지 보스의 인기있는 제품들을 최대 50만원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보스 2018 연말 세일’을 진행한다. 보스는 고품질 사운드 및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만족도 높은 제품으로 사랑 받아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올해 출시된 신제품인 완전 무선 이어폰 ‘사운드스포츠 프리’와 노이즈 캔슬링 무선 헤드폰 ‘QC35 II’을 비롯해 올인원 홈오디오 ‘웨이브 사운드터치 뮤직 시스템 IV’, ‘사운드링크 리볼브/리볼브+’ 블루투스 스피커 등의 스테디셀러들도 포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공, 솔로몬제도 티나강 수력발전사업 수주

    한국수자원공사는 6일 솔로몬제도 수도인 호니아라에서 솔로몬제도 정부와 2억 1100만 달러(약 2400억 원) 규모의 ‘티나강 수력발전사업’ 계약을 체결한다고 5일 밝혔다. 솔로몬제도는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발전이 국가 전력생산의 97%를 차지해 발전 단가가 높고 전력망 등 기반시설이 매우 열악하다. 전체 인구(61만여명)의 약 10% 정도만 전기를 사용하고, 수도인 호니아라시의 전기 이용가구도 50%(3만 5000여명)에 불과하다. 티나강 수력발전사업은 디젤발전을 대체하는 사업으로 2019년 10월부터 2024년까지 티나강에 저수용량 700만㎥ 규모의 발전용 댐과 15㎽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연간 85Gw의 전력을 30년간 공급할 계획이다. 티나강은 호니아라에서 남동쪽으로 19㎞ 떨어져 있으며 총 길이가 약 20㎞에 달한다. 솔로몬제도는 그동안 발전용 경유를 전량 수입에 사용하면서 전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 소비자 평균 전력요금은 64센트/㎾로, 우리나라(9.65센트)의 6배에 달하고 태평양지역 평균(40센트)보다도 높다. 수공은 디젤에서 수력으로 전환에 따라 호니아라시의 전기 요금을 현재의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어 전기 사용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탄소배출 감소와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 환경 친화적 사업으로 녹색기후기금과 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호주 등이 사업비를 지원하는 민관협력 사업으로 추진된다. 이학수 수공 사장은 “물관리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하도록 국제협력을 강화하겠다”면서 “이번 사업에는 약 1200억원 규모의 국내 건설 인력과 기자재가 투입되고 국내와 솔로몬제도에 사업과 관련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SNS 마케팅으로 일본 시장 뚫는다…오사카에서 한국 소비재 융복합 마케팅 확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은 코트라(KOTRA)가 기존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소비자 거래) 활동과 결합해 우리 소비재 기업의 일본시장 진출기반을 다지기 위해 내놓은 해법이다. 보수적인 일본시장에서도 SNS는 융복합 마케팅의 중심에 있다. 코트라는 일본 제2의 도시이자 한국 제품에 우호적인 오사카에서 SNS를 연계한 융복합 마케팅을 전방위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6월에 엄선된 헬스뱅카(아이디어 운동기구), 플레이스(틴트) 등 한국의 우수 소비재 기업 19개사가 준비기간을 거쳐 9월부터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과 야후쇼핑에 입점해 현지 소비자에 직접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홍보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9월말 현지 유명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대대적인 판촉 활동도 실시했다. 코트라는 또 온라인몰과 SNS에서의 반응을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한 판로개척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이날 ‘오사카 한국 소비재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본 프로젝트에 참가 중인 19개사가 모두 참석해 일본의 소비재 바이어 46개사와 114건의 일대일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4명이 참가해 당일 현장을 생중계했다. 우수 제품 SNS 마케팅은 연말까지 이어진다. 코트라에 따르면 2~3년전부터 ‘한류열풍’이 되살아나면서 여중생·여고생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과 식품 등이 유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가 이를 주도하고 있고,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퉈 한국제품 사용 후기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코트라는 “올해 상반기 대일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48.9% 증가한 1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일본 중부지역 최대 화장품 온라인 몰을 운영 중인 월드큐브(World cube)의 시미즈 나오키 전무는 “새로운 한국 제품이 일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인스타, 유튜브 등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제품 마케팅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은호 코트라 일본지역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현지시장의 트렌드와 기회요인을 살린 사업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발·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현장 행정] 서울 랜드마크 북한산, 원래 모습 찾는다

    [현장 행정] 서울 랜드마크 북한산, 원래 모습 찾는다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취임 이후 줄곧 북한산을 활용한 역사·문화·관광을 강조했다. 4·19국립묘지나 근현대사기념관은 북한산 자락에 있고 여운형·김병로 등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들의 묘 역시 북한산에 있다. “북한산이야말로 강북구가 가진 최대 자산”이라고 강조하는 박 구청장이 이번엔 ‘우이구곡 복원’에 뛰어들었다.우이구곡은 북한산 도선사 올라가는 길옆으로 길게 이어진 계곡이다. 조선 후기 대제학을 지냈던 홍양호가 1762년 무렵 골짜기 아래쪽 재간정부터 올라가기 시작해 현재 도선사 바로 아래에 있는 만경폭까지 9곳을 선정한 게 계기가 됐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간직한 명소이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잊힌 곳이었다. 특히 1950년대 도선사가 늘어나는 신도들이 마실 물을 확보하기 위해 무단으로 만경폭 위에 콘크리트를 발라 보를 만들면서 흉물이 돼 버렸다. 지난달 29일 만경폭 콘크리트 보 앞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이구곡 복원 착공식이 열렸다. 콘크리트 보에 유압식 파쇄기를 끼워 균열을 일으키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복원공사를 거쳐 내년 봄 새 단장한 우이구곡을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도선사에서 시작되는 약 2.3㎞ 구간인 우이구곡에는 이번 사업 대상지인 만경폭부터 적취병, 찬운봉, 진의강, 세묵지, 월영담, 탁영담, 명옥탄, 재간정까지 9개의 이름난 곳이 자리한다. 박 구청장은 “훼손된 곳이 적지 않지만 제대로 복원하기만 하면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면서 “원형 그대로 복원하자는 게 이 사업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중국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착공식에 참석하는 등 큰 관심을 보여준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서울의 첫 번째 랜드마크는 북한산이고 두 번째는 천 년 넘는 역사라고 생각한다. 그 두 개가 어우러진 우이구곡이야말로 서울의 최고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 구청장은 “우이구곡은 시민들이 묻혀 있던 수백년 전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주민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우리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강북구만의 특색을 입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객 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내년 봄에 복원을 완료하면 다양한 역사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77년간 외지 떠돌던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진주에 귀환·복원

    77년간 외지 떠돌던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진주에 귀환·복원

    국보 제105호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이 외지로 반출돼 떠돌다 77년만에 경남 진주로 귀환해 원래 모습대로 다시 세워졌다. 국립 진주박물관과 진주불교사암연합회는 27일 국립진주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이날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점안식(點眼式)과 복원기념식을 했다고 밝혔다. 점안식은 석탑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식이다.범학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화강암 석탑이다. 산청군 산청읍 범학리 둔철산 자락 경호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범호사지)에 처음 세워졌다. 조선시대 절이 사라지면서 무너져 내린 상태로 절터에 방치돼 있던 것을 1941년 한 일본인 골동상이 매입해 대구지역 공장 공터에 옮겨 놓았다.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유물 실태조사 과정에서 대구에 있는 석탑을 확인하고 압수해 1942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으로 옮겼다. 미군 공병대가 1946년 5월 서울 경복궁 안에 석탑을 세웠으나 1994년 경복궁 정비사업으로 다시 해체돼 23년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햇빛을 보지 못하고 보관돼 있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귀중한 문화재가 수장고에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이관을 요청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2월 국립진주박물관에 이전·전시를 결정했다. 진주박물관은 야외 석조물 정원에 부지를 조성해 석탑을 원형 그대로 조립해 세웠다. 특히 진주박물관은 석탑 반출 과정에서 없어진 하대석을 복원하면서 석탑을 처음 만들때 사용했던 원석인 섬장암((閃長岩)을 산청 범학리 근처 정곡리 폐 채척장에서 찾아내 이 원석을 이용해 훼손된 석탑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했다. 복원된 범학리 석탑은 높이 4.145m, 무게 12t이다. 범학리 석탑은 경남지역 석탑 가운데 탑 외부에 부조상이 새겨져 있는 유일한 탑으로, 상층 기단에는 신장상((神將像) 8구, 1층 탑신에는 보살상 4구가 정교한 조각기술로 새겨져 있다. 이같은 신장상과 보살상 조합은 독특한 사례로 통일신라 후기 석탑 양식 연구에 중용한 지표가 되는 등 범학리 석탑은 뛰어난 학술적 가치가 인정돼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최영창 국립진주박물관장은 “오랫동안 여러 곳을 떠돌아 다녔던 석탑이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와 세워져 안식과 함께 생명력을 되찾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범학리 석탑은 오는 30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도난당한 조선시대 승탑 부재·석조 불상 되찾았다

    도난당한 조선시대 승탑 부재·석조 불상 되찾았다

    도난당한 조선시대 불교 문화재인 울산 신흥사 승탑 부재와 경남 창원 상천리 석조여래좌상을 되찾았다. 문화재청은 2000년 10월 사라진 신흥사 승탑 부재와 2013년 1월 상천리 절터에서 도난당한 불상을 27일 오전 회수했다고 밝혔다. 두 문화재는 개인 자택 등지에서 은닉되고 있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두 유물을 불법으로 취득한 뒤 보관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지속적으로 수사해 문화재를 회수했다.신흥사 승탑 부재는 사각형 돌로, 겉면에 ‘康熙四十辛□愚堂大師□□巳三月日’(강희사십신□우당대사□□사삼월일)이라는 한자가 새겨져있다. 청나라 강희제 제위 40년인 1701년에 조성된 승탑임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승탑 부재에는 연꽃을 돋을새김한 부분이 있는데 울산 신흥사의 승탑석재와 동일하다. 이 부재는 현재 비지정문화재이나, 조선 후기 울산·경남 지역의 승탑과 비교 검토가 이루어진다면 당시 석조물의 양식을 규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석조여래좌상은 후대에 불두(佛頭·부처의 머리)를 붙인 불상이다. 양쪽 어깨를 모두 덮는 옷을 입고 가부좌를 했으며 둔중한 체구에 결가부좌한 양발이 모두 드러나 있다. 옷을 잡은 손가락의 형태 등으로 보아 조선시대 지방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불상을 창원대박물관에 이관했고, 승탑 부재는 울산시·신흥사와 논의해 인계할 방침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주민 물음에 단체장 답하다] “송도에 유엔 평화사무국 유치 추진… 국가개발특구 지정해야”

    [주민 물음에 단체장 답하다] “송도에 유엔 평화사무국 유치 추진… 국가개발특구 지정해야”

    민선 5기 구청장을 지낸 뒤 6기 때 낙선하고 7기 선거에서 승리해 되돌아온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빗댄다. 4년간의 ‘야인생활’이 그만큼 힘들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기간이 부정적으로만 작용한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지난여름 폭염과 태풍으로 주민들이 고생할 때 퇴근하지 않고 구청에서 많은 밤을 지새웠다. 어떠한 경우에도 주민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한 ‘4년의 힘’이다. 고 구청장은 “낙선 이후 심한 좌절로 조울증 증세까지 보였지만 모두 내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추슬러 성찰하고 에너지를 축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당시의 기억을 잊지 않고 절박한 심정으로 구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기존 유엔산하기구와 지역사회 시너지 못내 →연수구의 핵심은 송도국제도시라는 인식이 일반적인데. -송도국제도시가 앞으로 국제적 기준에 걸맞은 도시로 도약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국제성에 기준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로 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인천시 산하를 떠나 국가가 개발을 주도하는 특구로 지정돼야 일반 신도시 개념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송도는 확실한 항만·공항 인프라를 갖추었기에 차별화된 첨단산업단지로 집중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송도에 여러 국제기구가 있지만 유엔 평화사무국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그러면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유치 이상으로 파급력이 클 것이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현재 송도에 있는 유엔 산하기구들과 글로벌캠퍼스가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해 시너지 효과를 못 낸다는 점이다. 아무리 국제성을 띤 단체라지만 지역사회와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역과 연계되지 못하면서 ‘국제성’만 강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발전하는 송도지역과 대비되는 원도심 낙후 문제에 대한 대안은. -원도심 활성화는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시기를 놓쳐 성장동력을 잃고 인구가 계속 빠져나가 공동화 현상이 지속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6개 분야 16개 과를 둔 도시재생추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할 예정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부터 지역공동체 상생방안 마련, 부처 간 협력사업 발굴과 운영·관리, 공공임대주택 공급 지원 등을 주로 다룬다. 이와 함께 내년 2월부터 2억원을 들여 원도심 활성화 방안 검토용역를 실시해 장기적인 원도심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 공공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 등의 참여를 통해 매입형 임대주택사업, 공공임대상가사업, 청년주택사업 등도 함께 진행하겠다. 도시재생사업은 토목, 건축, 복지, 환경 등 다양한 세부 사업과의 연계·조율이 필요하므로 효율적인 분야 간 협업을 위해 전담부서를 신설하겠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에 대한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를 거론했는데. -지하 깊은 곳에 철도를 깔아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출발해 인천시청과 부천, 서울 도심을 지나 경기 마석까지 30분 안팎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신개념 교통수단이다. 총 80.1㎞ 구간에 5조 9000억원을 쏟아붓는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사업 진행이 더뎌지면서 인천 주민과 다른 지자체 주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TX B노선이 통과하는 12개 지자체장들이 최근 국회에 모여 사업에 대한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받아들여지면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한 사업이 2∼3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되며 송도 등에 투자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GTX B노선은 21세기형 미래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인천과 수도권 내륙을 잇는 한반도의 대동맥 역할을 하게 된다. 앞으로도 12곳 단체장은 지역민과 함께 조기 착공이 가능하도록 강력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 갈 예정이다.●중고차 수출단지 부지는 시민휴양지로 조성 →흉물로 전락한 송도석산은 장기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데. -송도석산 활용 문제는 민선 5기 시절에도 풀지 못한 대표적 현안이다.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와 민원, 관계기관의 비협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다행히 최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내년부터 텃밭과 도시농원, 피크닉장 등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인천시와 협의해 인천도시공사로부터 송도석산 9만 2000여㎡를 무상임대 받기로 했다. 텃밭은 주민들에게 분양해 직접 재배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마련하려고 한다. 도시공사에서 구조안전진단 용역을 마쳐 안전장치가 마련되고 무상임대 승인이 나는 대로 내년 1월 실시설계 용역과 2월 주민토론회를 거쳐 3월 1단계 착공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도 사정이 비슷한데. -1990년대까지 내로라하는 수도권 관광명소였던 송도유원지가 경영 악화로 문을 닫고 중고차 수출단지가 생기면서 소음과 분진, 불법건축물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골칫거리가 돼버렸다. 다행히 중고자동차수출조합에서 다른 부지로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급진전을 보인다. 인천 외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것인데, 송도단지가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물량의 80%를 웃도는 터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우려된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인천상공회의소, 관련 자치단체 등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중고차 수출단지가 나간 자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 토지주들은 상업시설 전환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옛 송도유원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송도석산과 연계된 시민휴양지로 조성해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화 정착땐 송도서 북·중·일·러 크루즈여행 →내년 4월 송도신항에서 최대 규모의 크루즈 전용 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가 될 것이다. 개장되면 이곳에서 출발하고 돌아오는 모항 역할을 할 크루즈 2대가 뜬다. 크루즈선에는 한 번에 4000명 정도가 탈 수 있다. 경제유발 효과와 함께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본다. 여기에다 남북 평화시대가 열리면 인천 송도에서 크루즈를 타고 북한에 가고 중국, 일본, 러시아까지 통하는 동아시아 크루즈라인을 운영할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 초대 감사로 일할 때 평양에 가서 북한 남포시와 교류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지만 아쉽게도 남북관계 악화로 별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노력으로 남북 평화시대가 머지않은 것 같다.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남북 관광문화사업을 만드는 데 연수구가 앞장서겠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다이노+] 2억 년 전 거대 포유류형 파충류 화석 발견

    [다이노+] 2억 년 전 거대 포유류형 파충류 화석 발견

    – 기존 공룡 진화 가설에 의문 제기해 공룡은 중생대를 대표하는 동물로 중생대 첫 시기인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급속히 지구 생태계를 점령했다. 그런데 공룡만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그전에 현생 포유류와 관련이 깊은 동물이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수궁류 (therapsid)는 포유류와 파충류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어 포유류형 파충류로 불리는 고대 생물로 이들 중 일부가 포유류의 조상으로 진화했다. 비록 페름기 말 대멸종 (2억5,200만 년 전) 때 수궁류 역시 엄청난 타격을 입었지만, 워낙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대멸종에서도 살아남아 중생대 초기인 트라이아스기에 다시 번영을 누린다. 이 시기 번영을 누렸던 초식 수궁류로 한 쌍의 큰 이빨을 지닌 디키노돈트 (dicynodont)가 있다. 이들 가운데 큰 것은 곰이나 황소 크기로 자랐으며 현생 포유류처럼 온혈 동물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디키노돈트를 포함해 중생대 수궁류는 트라이아스기 중기 이후 급속히 개체 수가 감소했고 그 빈자리는 공룡의 조상이 채웠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당시 낮아진 산소 농도 때문이라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시기 대기 중 산소 농도가 지금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조류와 비슷한 발달된 호흡계를 지닌 공룡의 조상이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고대 디키노돈트의 화석이 발견됐다. 참고로 수궁류에서 현생 포유류의 조상이 진화했지만, 디키노돈트는 후손 없이 사라진 것으로 보이며 수궁류의 다른 무리인 키노돈트(Cynodont)가 현생 포유류의 조상으로 진화했다. 폴란드에서 발견된 리소비치아 보자니(Lisowicia bojani)는 높이 2.6m에 몸길이 4.5m로 현생 코끼리와 견줄 만큼 거대하며 디키노돈트를 포함해 수궁류 가운데서 가장 큰 몸집을 지니고 있다. 크기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들이 살았던 시기가 2억1천만 – 2억500만 년 전으로 트라이아스기의 거의 마지막 시기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 시기에는 수궁류가 대부분 사라지고 공룡이 생태계의 주인공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발견은 기존 공룡 진화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시기에도 이렇게 큰 대형 수궁류가 존재했다면 이들이 낮은 산소 농도 때문에 공룡과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또 트라이아스기 말에 포유류의 조상 그룹이 작은 종류를 제외하고 대부분 멸종했다는 기존의 학설도 뒤집는 결과다. 따라서 이 결과를 두고 앞으로 학계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포유류의 시기로 여겨지는 신생대에도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여러 생물체가 지상에서 번영하는 것처럼 중생대 역시 공룡만 있던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트라이아스기에는 수궁류는 물론 공룡이 속한 지배 파충류 가운데서도 다양한 생물이 번성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바다나 하늘로 진출해 역시 큰 번영을 누렸다. 그리고 현생 포유류의 조상 역시 공룡보다 숫자가 적었을 뿐 중생대 생태계의 당당한 구성원이었다. 리소비치아의 존재는 우리가 과소평가했던 중생대 포유류의 조상 그룹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구름 속으로, 그 기운 속으로…초록 속으로, 그 고요 속으로

    구름 속으로, 그 기운 속으로…초록 속으로, 그 고요 속으로

    소슬한 가을바람이 부는 요즘입니다.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싶어 남쪽으로 달렸습니다. 전남 영암. 목포 옆 동네, 서울에서 차로 꼬박 5시간이 걸리는 도시, 어디에서든 월출산이 보인다는 곳. 그 말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영암에 머무는 내내 시선의 끝에는 언제나 월출산이 걸렸습니다. 일렬로 늘어선 바위 봉우리가 어찌나 힘차고 옹골차던지요. 너른 들판을 품에 안은 바위산은 땅에서 훅 솟아난 듯 하늘에서 툭 떨어진 듯 신비로웠습니다. 가까이에서 본 월출산은 기가 대단했습니다. 목적지인 구름다리에 이르기까지 바위를 타다가 단풍을 밟다가 기암괴석을 올려다보느라 심장이 쉴 새 없이 쿵쿵거렸습니다. 구름다리에서 마주한 바위 봉우리는 영암을 지키는 수호신인 양 굳건해 보였습니다. 역동적인 늦가을 산행이었습니다.영암과 월출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영암에 오면 이 말을 십분 이해하게 된다. 우선 영암 어디에서나 월출산이 보인다. 고깔을 가로로 이어 붙인 듯한 능선은 고요한 마을을 감싸 안는다. ‘신령한(靈) 바위(巖)’를 뜻하는 영암이라는 지명도 월출산에서 비롯됐다. 월출산 구정봉에 흔들바위 3개가 있었는데, 바위들이 산 밑으로 떨어지자 그중 하나가 스스로 올라왔다고 한다. 말 그대로 ‘신령한 바위’다. 월출산은 바위산이다. 소백산맥의 한줄기가 서남해안 평지에 우뚝 솟아났다. 800m가 조금 넘는 산이라고 얕봤다가는 큰일 난다. 바위 능선이 날카롭고 깎아지른 듯한 급경사의 절벽이 매서운 기를 내뿜는다. 때문에 정상 천황봉(809.8m)을 오르는 것이 만만치 않다. 다행인 점은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가 산을 찾는 이에게 적당한 목적지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지상 120m 높이에 설치된 다리에서 아스라하게 이어지는 산의 능선과 기암괴석의 위용을 마음 벅차도록 감상할 수 있다.●화승조천의 산세… 원적외선 내뿜는 화강암 여기는 영암군청 근처의 식당.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주변에서 월출산에 갔다 왔느냐고 한마디씩 한다. “영암에 왔으면 월출산은 꼭 가봐야 한다”, “난 한 달에 한 번씩은 오른다”, “산의 기가 무진장 세다”며 저마다 월출산에 얽힌 소회를 푼다. 영암 사람들 말이 빈말은 아니다. ‘택리지’를 쓴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월출산을 두고 “화승조천(火昇朝天)의 지세”라고 했다. 산세가 아침에 하늘로 타오르는 불꽃 같다는 말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아침에 화르르 타는 불꽃이니 기가 약할 리 없다. 게다가 월출산을 이루는 화강암의 80%는 사람에게 이로운 원적외선을 내뿜는 맥반석이란다. 산을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천황사 주차장을 출발해 구름다리를 지나 천황봉을 찍고 도갑사로 내려오는 8.9㎞ 코스, 도갑사에서 억새밭과 구정봉을 지나 전남 강진군 쪽의 경포대로 내려오는 7.1㎞ 코스, 천황사 주차장에서 천황봉까지 올랐다가 천황사로 돌아오는 6.7㎞ 코스 등이다. 등산 초보자에겐 하나같이 녹록하지 않은 거리와 난도다. 산과 친하지 않거나 가벼운 등산을 하고 싶은 이들은 구름다리를 목적지로 삼아도 좋다. 왕복 2시간 반의 산행은 월출산의 정기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아찔한 구름다리 위에서 펼쳐진 장엄한 풍광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30분쯤 걸어 본격적인 출발점, 천황사를 마주한다. 천황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바람폭포와 구름다리 코스가 나뉘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두 코스 모두 구름다리까지의 거리는 1㎞.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로 비슷하지만 길이 품은 풍경은 사뭇 다르다. 바람폭포 코스는 폭포를 벗하고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구름다리에 가까워질수록 철 계단이 이어져 등산하는 재미가 떨어진다. 구름다리 코스는 돌과 바위가 첩첩이 쌓여 있다. 바위를 연거푸 오르느라 막간에는 다리가 뻐근할 정도지만 산의 기운을 온몸으로 흡수하기에 제격이다. 바위가 낸 길을 따르기를 1시간쯤 됐을까, 새빨간 구름다리가 보인다. 회백색 봉우리 사이에서 대번 도드라지는 색이다. 다리는 월출산의 매봉과 사자봉을 잇는다. 1978년에 다리가 만들어지며 매봉에서 사자봉까지 34시간이나 걸리던 것이 5분으로 단축되었단다. 다리는 시간이 지나며 노후화되어 잠시 철거되었다가 2006년에 재개통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다리의 폭은 1m. 예전 폭에서 두 배 가까이 넓어져 지나가는 사람끼리 눈인사를 나누거나 둘이 걷기 맞춤해졌다. 구름다리는 120m 높이의 수직 절벽에 걸쳐져 있다. 땅에서 올려다보는 것만도 아찔한데 다리를 건널 때 바람이 불면 살짝 흔들리기까지 해 스릴이 더욱 고조된다. 안개가 짙은 날은 공중을 걷는 듯한 기분이란다. 구름다리에 첫발을 내디딜 땐 모두가 신중하다. 발뒤꿈치에 힘을 준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다. 다리를 반쯤 걸었을 때 고개를 들고 마주한 풍경은 장엄함 그 자체다. 앞뒤로 수직 절벽이 첩첩이 늘어선 모습에 무협지 속 산중에 들어선 듯하다. 운무가 짙은 날에는 선계의 풍경과 닮았으리라. 단풍으로 군데군데 불그스름한 빛을 띠는 봉우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니 그 앞에 선 인간은 압도해오는 풍경을 두 눈에 얌전히 담을 수밖에 없다. 구름다리가 있는 부근은 골이 진 터라 바람이 제법 매섭다. 위풍당당한 봉우리는 바람에 꿈쩍하지 않은 채 영암의 들판을 내려다본다. ‘신령한 바위’, 영암의 지명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다.●F1 선수처럼…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정적이 깨진다. 굉음이 울려 퍼진다. 차들의 양보 없는 레이싱 한판이 한창인 이곳은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최정상 모터스포츠인 F1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국제 자동차 경주장이다. 185만 3천여㎡의 광활한 대지에 서킷 5615㎞, 12만 석의 관람석, 미디어센터 등을 갖췄다. 일정이 맞으면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열리는 KIC트랙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경주를 보는 것만으로도 레이서가 된 듯 팔에 오스스 소름이 돋는다.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맞은편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카트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카트경기장이 있다. F1 경기의 아마추어 버전이랄까. 카트는 1인승과 2인승, 두 종류가 있는데 미취학 아동은 보호자와 2인승 카트를 타면 된다. 카트는 F1 경기용 차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차체와 지면의 간격은 고작 8㎝. 트랙을 내달리는 바퀴의 진동이 온몸에 전해질 만한 거리다. 카트 작동은 단순하다. 오른쪽 페달은 엑셀, 밟으면 앞으로 나아간다. 왼쪽 페달은 브레이크, 밟으면 멈춘다. 계기판이 없어 카트를 타며 속도를 조절한다. 카트경기장 트랙은 F1 서킷을 축소한 형태다. 쭉 뻗은 직선 코스, 코너링을 돌 수 있는 S자 코스를 고루 갖췄다. 직선 코스에서 속도를 힘껏 내다가 S자 코스 진입로에서 속도를 살짝 줄이는 등 탈수록 요령이 생겨 탑승 시간 10분이 짧게만 느껴진다. 중년의 아마추어 레이서들은 아이의 얼굴로 돌아간다. 함박웃음을 짓다가도 옆 카트가 추월이라도 할라치면 이를 악물고 속도 내기에 집중한다. 트랙을 달리는 동안 그렇게 일상의 걱정거리를 날려 보낸다.● 초록빛 비밀의 다원 ‘덕진차밭’ 여행깨나 다녀본 이들의 바람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풍경은 모자람이 없는 명당을 찾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이들에게 덕진차밭은 반가운 여행지다. 영암 군민도 “어디 가신다고요?”하고 되물을 만큼 인지도가 낮다. 전남 보성이나 경남 하동의 이름난 다원에 비해 크기도 아담하다. 그럼에도 덕진차밭이 가볼 만한 건 월출산이 정면에 보이는 풍광과 차밭의 한갓진 분위기 때문이다. 차밭을 찾아가는 건 쉽지 않다. 인터넷 글마다 주소도 제각각이다. 몇 번 허탕을 치다가 군청 관광과에서 목적지를 ‘영암군 덕진면 운암리 143-1번지’ 혹은 ‘운암저수지’로 설정하라는 답변을 들은 뒤에야 비밀처럼 숨겨진 차밭이 나타났다. 덕진차밭은 백룡산 자락에 있다. 한국제다에서 1979년에 조성했으니 40년 가까이 됐다. 이곳에서 나는 차의 90%는 재래종, 나머지는 외래종이다. 비스듬한 언덕에 초록 이랑이 층층이다. 봄이나 초여름 차밭이 싱그러운 분위기라면 늦가을 차밭은 추수가 끝난 들녘처럼 고요하다. 인적이 드문 차밭 사이를 걷다 보면 칙칙했던 마음에도 초록 물이 오른다. 이곳을 찾기에 최적의 시간대는 차밭에 안개가 자욱하고 월출산 능선이 수묵화 같은 선을 그리는 새벽, 최고의 조망점은 차밭 꼭대기 정자다. 너른 차밭과 굽이진 월출산 봉우리가 완벽한 구도를 이룬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논산천안고속도로를 지나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한다. 호남고속도로 논산분기점부터 1시간 정도를 달리다 ‘나주, 운수IC’ 방면으로 진입한다. 무안광주고속도로 운수IC와 빛가람장성로를 지나 왕곡교차로에서 ‘해남, 영암, 국립나주박물관’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천황사교차로에서 ‘영암, 월출산국립공원, 천황사’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천황사로를 따라가면 월출산국립공원이다. →맛집 : 영암은 1980년대에 간척지가 되기 전까지 항구를 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바다에서 난 재료가 들어간 음식이 많다. 독천식당(472-4222)의 갈낙탕이 대표적이다. 갈비탕 국물에 세발낙지 한 마리가 통으로 들어간다. 남도한정식이 당긴다면 파랑새정원(461-2021)이 어떨까. 젓갈 정찬을 주문하면 생선구이를 중심으로 젓갈과 계절 반찬이 한 상 가득 깔린다. 돌쇠정(464-3337)의 연잎 떡갈비정식은 떡갈비를 연잎에 싸서 찐 다음 구워내 잡냄새가 없다. →잘 곳 : 영암에는 정갈한 전통 한옥집이 많다. 월인당(471-7675)은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월출산 사이로 솟은 달빛이 유난히 환하다. 객실에 개별 화장실과 취사시설이 있고, 주인장이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준다. 호텔현대목포(463-2233)는 영암금호방조제 입구에 위치해 영암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이 일품이다. 전 객실에 전망 발코니가 있어 어디에 묵어도 풍경이 보장된다.
  • 숙종의 기로소 모임 그린 ‘기사계첩’ 국보 된다

    숙종의 기로소 모임 그린 ‘기사계첩’ 국보 된다

    조선 숙종의 기로소(耆老所·70세 넘은 정2품 이상 문관이 모인 자문기구) 입소를 기념하는 행사의 모습을 그린 서화첩 ‘기사계첩’(耆社契帖)이 국보로 승격된다. 1987년 보물 제929호로 지정된 지 31년 만이다.문화재청은 22일 기사계첩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기사계첩은 숙종 45년(1719년)에 열린 기로소 모임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행사는 1719년에 열렸으나 참석자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이듬해인 1720년에 완성됐다. 1719년 당시 59세였던 숙종은 기로소에 들어갈 나이가 아니었지만 태조 이성계가 60세에 기로소에 들어간 전례에 따라 이르게 기로소에 입소했다. 계첩에는 기로신 중 한 명인 문신 임방(1640~1724)이 쓴 서문, 경희궁 경현당 연회 때 숙종이 지은 글, 대제학 김유(1653∼1719)의 발문, 기로소 문신 11명의 반신 초상화, 문신들이 쓴 축시 등도 수록됐다. 마지막 장에는 그림을 제작한 도화서 화원들의 이름이 기록됐다. 당시 만든 기사계첩은 12부이지만 현재 전해지는 것은 3점이다. 문화재청은 “화려한 채색과 섬세하고 절제된 묘사, 명암법을 적절하게 사용해 사실성이 돋보이는 얼굴 표현을 한 점 등 조선후기 궁중행사도 중에서 최고의 수준을 보여 준다”면서 “조선시대 궁중회화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한 14세기때 불화 ‘고려 천수관음보살도’와 강원 속초 신흥사에 있는 ‘제진언집(諸眞言集) 목판’, 법장사가 보유한 불경 ‘묘법연화경’은 각각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종로 옥인동 ‘도시 재생’ 최종 합의

    市, 심층 면담 40회 등 상생 적극 모색 한옥 살린 재개발… 역사문화마을로 2011년부터 개발과 보존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서울 종로구 옥인1구역이 ‘역사문화마을’로 거듭난다. 옥인1구역은 재개발 사업 추진을 원하는 조합과 한양도성의 옛 모습을 보전하고자 하는 지역 시민사회가 대립해 온 지역이다. 서울시는 옥인1구역이 역사문화형 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7년간 갈등을 매듭짓고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문화마을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지역 내 생활문화유산 가치는 살리면서 낙후된 환경은 개선하도록 시가 행정적·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게 합의의 주요 내용이다.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옥인1구역은 윤덕영 가옥을 포함한 한옥 16개 동, 송석원 바위, 가재우물 등 구역 내 역사 문화적 자원이 풍부하다. 또 조선 후기 인문학의 주 활동 무대로서 보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옥인1구역은 2007년 12월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09년 11월 사업시행인가를 거쳤으나 2011년 6월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반려됐다. 이 과정에서 개발이냐 보전이냐를 놓고 갈등이 격화했다. 지난해 3월에는 역사·문화적 가치보존을 위해 정비구역 지정이 직권 해제되면서 재개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졌다. 서울시는 그동안 시·조합 간 갈등조정 심층 면담 40회, 지역·시민사회단체 등 이해당사자 갈등조정간담회 15회, 총괄 코디네이터 파견 등으로 옥인1구역 갈등조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조합은 직권해제 결정에 반발해 제기했던 행정소송을 지난 8월 취하했다. 이번 합의에는 그동안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조합이 사용한 비용을 검증위원회를 거쳐 100% 보전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는 지난달부터 주민설명회를 열고 옥인1구역 마을계획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역사문화자원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비롯해 낙후된 생활기반시설 확충, 주택 개량, 공동체 프로그램 운영 등 구체적인 내용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갈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종로구, 조합 관계자 등은 이날 오후 시청에서 ‘옥인1구역 갈등치유 및 상생협력 선언’을 하고, 갈등 치유가 필요한 정비구역에 모범 선례가 될 것을 다짐했다. 박 시장은 “민관 협업을 통해 재개발 직권해제가 유발한 지역갈등을 해결한 성공적 사례”라며 “주민과 함께 지역의 특성을 살린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옥인1구역을 서울의 역사문화 1번지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 고천문 강국 가능성 충분…그러자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하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 고천문 강국 가능성 충분…그러자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하죠”

    고천문학자 민병희 연구원이 말하는 고천문박물관 필요성 “기술은 집중 투자하면 단시간 추격…과학은 기초부터”“천문 관련 유물 복원·전시…단편 아닌 통시적 이해”“정체 파악 힘든 유물은 목륜…北은 이미 복원 전시중”“놀라운 유물은 경주 첨성대…1300여년된 동양 最古”“18세기 제작 아스롤라베에 서울 위도 새겨…日서 환수”“복원중인 옥루엔 당시 최첨단 과학 총동원…우주 담겨”“관상감 천문대, 현대건설 사옥 건설 탓에 위치 이동”“우리나라는 고천문(古天文)의 강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2천년 동안 꾸준히 적은 천문현상 기록도 수만건으로 풍부하고, 독창적인 유물도 많습니다. 기록으로만 전하는 고천문 유물을 복원해보니 오늘날 사용해도 될 정도로 정확도가 높습니다. 일반인들이 과학 지식과 그 발달 과정에 대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천문박물관 설립이 필요합니다.” 인류가 만든 구조물이 달을 거쳐 태양계를 넘어가는 21세기, ‘미신’처럼 보였던 고천문학을 연구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대의 천문우주 연구도 벅찰텐데 고천문이라니…. 천문학자들은 인적이 없는 산꼭대기에 설치된 천문대에서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거나 별자리 운행을 계산하느라 컴퓨터와 씨름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천문학자는 이런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한자로 된 책만 파고들지 않을까하는 선입견이 들었다. 지난 14일 서울 출장길에 오른 민병희(45)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을 만났다. - 고천문, 어떤 사람들이 연구하나.☞ 대학에서 천문우주를 공부하고, 석·박사 과정도 이쪽으로 전공한 사람들입니다만 고천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국내에서 여남은 명뿐입니다. 큰 돈벌이가 되지 않으니…. 그리고 고천문학은 아주 한국적 표현입니다. 엄격히 말하면 천문기록을 통해 현대 천문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사천문학’, 역사를 통해 천문학 발전 과정을 탐구하는 ‘천문역사학’, 유물 등 고고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고대 천문학적 문화를 추척하는 ‘고고천문학’ 등이 뒤섞인 말입니다. 천문학적 지식이 생활이 끼친 영향을 연구하는 ‘민속천문학’도 아우르고 있습니다. - 그런데, 고천문학과 점성술은 뿌리가 같지 않나.☞ 천문학은 하늘의 움직임 즉 별자리, 해와 달의 움직임을 통해 날짜를 정하고 시간을 계산했던거죠. 날짜를 정하는 것이 역법 곧 달력이었고, 국가나 개인의 운명을 예지하는 게 역술 내지 점성술이었던거죠. 한국 최초의 이학박사였던 이원철(1896~1963) 초대 국립중앙관상대 대장은 “점술은 미신”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후 천문학은 점성술을 제외했습니다만 최근에서야 점성술은 천문역사학이나 민속천문학에서 다뤄야 할 중요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점성술을 어떻게 과학적 코드로 받아들일 것이냐가 사실 고민거리입니다. - 고천문학을 하게 된 계기는.☞ 대학에서 전공을 천문우주로 하다보니…. 고천문학을 하고싶은 열병이나 심한 무병을 앓았던 것은 아니고, 한국천문연구원에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은 2009년쯤 세종대왕의 소간의(小簡儀·행성과 별의 좌표와 시간, 고도와 방위를 측정하는 기구) 복원 작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조선에서는 소간의를 바탕으로 혜성이나 객성(초신성·신성)을 관측하고 ‘측후단자(測候單子·관측한 내용을 기록한 문서)’를 남겼지요. 이들 천문현상 기록 중에는 한국에만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고천문학에 서서히 물들었던 거죠. 한글판 조선왕조 실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원문을 보게 되었고, 한문을 더 잘 읽어내기 위해서 사서삼경도 읽기 시작했죠. 한문을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만 요즘도 관상감에서 펴낸 책들을 읽으면서 한문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고천문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주장하는데.☞ 현대도 마찬가지이지만 천문학은 과학 지식의 출발이자 발달 과정을 품고 있으며 집대성된 분야입니다. 과거 천문학을 통해 지식을 찾아가는 인류의 도전과 그렇게 얻은 지식을 인류 문명을 위해 접목한 과정을 미래 세대에 전달하기 위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한 거죠. 기술은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금방 선진국 수준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과학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합니다. 과거 지식을 아는 것이 필수고요. 그래야 과학지식은 조금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의 천문 관련 기구나 유물을 복원해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이를 통해 부분적 스토리가 아닌 통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천문박물관은 영국, 중국, 오스트리아, 일본 심지어 터키까지도 있습니다. - 고대 천문학은 왕이나 왕실이 주도했다.☞ 왕은 하늘이 정한다거나 하늘의 아들이니 뭐니 해도 농경시대 일반 백성은 오늘의 무슨 날이며, 언제 씨를 뿌리고 거두는가 가장 중요했던 거죠. 이걸 왕이 역서(달력)를 만들어 오늘은 여름시작(立夏), 오늘은 동지(冬至) 등으로 알려줬습니다. 한양에선 시간도 북을 쳐서 알려주곤 했습니다. 왕의 역할이었던 거죠. 역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측하고, 자료를 모아 계산하고, 예측을 했던 거죠. 이게 과학의 토대지요. 왕이 없는 지금도 날짜의 시작과 계산법은 국가가 정합니다 대한민국의 연호는 서력기원(서기)로 한다는 ‘연호에 관한 법률’이 그 증좌입니다. 1948년 제헌국회는 단기(檀紀)를 사용한다며 연호에 관한 법률을 처음으로 정했다가 1962년에서야 서기로 변경한 겁니다.- 복원했던 천문관측 기구 가운데 가장 놀라웠던 것은.☞ 현종 10년(1669년), 송이영이 만든 자명종 시계인 혼천시계(渾天時計·고려대 소장)입니다. 이 시계는 매우 특이한 기계 시계로, 추를 동력으로 한 장치는 서양적이지만 혼천의가 달려 있는 건 한국 고유의 형식이지요. 이 시계의 근원을 쫓아가면 세종이 기획하고 장영실이 제작하였다는 ‘흠경각루(欽敬閣漏)’에 이릅니다. 흠경각루에는 물시계인 옥루기륜(玉漏機輪·일명 옥루)이 있었는데 현재 국립중앙과학관과 한국천문연구원이 복원 중에 있습니다. 당시 최첨단 과학이 다 집대성된 겁니다. 물시계인 옥루는 15세기 이슬람 과학이 유행시켰던 자동운행 인형을 응용한 것으로 동아시아의 걸작입니다. 외형은 산의 형태로, 시계 장치를 가리고 있습니다. 위에는 혼천의, 중간에는 시각을 알려주는 인형들, 아래에는 12지신과 농사짓는 백성이 있습니다. 이것 자체가 하나의 우주이고, 한글 창제 원리인 천지인(天地人) 정신이 녹아들어 있죠. 옥루는 북한이 1990년대 후반에 복원해 전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는 옥루 내부의 자세한 설명이 없어 복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복원한 옥루와 국립중앙과학관 등이 개발하는 옥루가 서로 차이가 크게 날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한이 옥루 복원에 교류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 요즘 가장 복원에 공들이는 천문기구는.☞ 조선의 많은 천문관측기기 가운데 여전히 그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것이 많습니다. 1525년(중종 20년)에 개발한 목륜(目輪)이 대표적인 난제지요. 왕조실록에는 “이순이 전에 혼의-혼상 감수관으로 관상감에 있으면서 ‘목륜’의 제도에 의해 제작한 것을 오늘 진상했습니다(李純向以渾儀渾象監修官, 在觀象監, 因‘目輪’之制, 而造作, 今日進上矣)’라고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과학사학자들은 목륜이 이슬람 천문 관측기기 가운데 하나를 본 뜬 것이라는데 의견이 대체적으로 모입니다. 목륜의 대상이 아스트롤라베(astrolabe·천체 관측기구)인지, 토르퀘툼(torquetum·우주를 입체적으로 축소해 만든 천문 관측기구)인지 논란이 분분하지만, 최근에는 토르퀘툼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놀라운 우리 천문 기구는.☞ 실학박물관이 소장한 ‘혼개통헌의(渾蓋通憲儀)’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류금(1741~1788)이 제작한 이건 우리에겐 ‘아스트롤라베’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아랍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에 다 보급됐을 텐데, 아직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발견됐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이 아스트롤라브가 ‘벽면사분의’로 개선되고 유럽에 전해져 ‘케플러 법칙’이 만들어지게 하는 등 현대 천문학을 열어젖힌 관측기구의 원형입니다. 세계적인 유물이죠. 일본인의 손에 들어갔다가 환수된 문화재여서 더욱 애착이 갑니다. 이 기구의 고리 위쪽에 ‘한양의 위도와 함께 약암 선생을 위해 만든 것(北極出地三十八度 乾隆丁未爲約菴尹先生製)’이라는 기록이 적혀 있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한양 즉 서울의 위도가 38도로 적혀있었던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가장 놀라운 것은 저는 뭐니뭐니해도 경주 첨성대라고 생각합니다. 축조된지 1300여년이 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이지요. 한자리에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경주 첨성대(국보 31호)는 우리 고천문학의 역사와 깊이를 반증합니다. 서울 한양에도 첨성대가 있다는 사실 아세요? - 한양에도 첨성대가 있었다고?☞ 세종대왕이 그 유명한 칠정산을 만들기 위해 경복궁에 관상감 하나를 더 만들었는데, 이 때부터 한양에는 두 개의 관상감이 있었던 거죠. 관상감에는 첨성대가 있었고, 이게 순조 18년(1818년)즈음 ‘관천대’로 불립니다. 그 이전에는 첨성대로 불린거죠. 지금 우리는 첨성대 그러면 경주 첨성대를 가르키는 고유명사로 바뀌었지만, 조선 중기만 해도 첨성대는 천문현상을 관찰하는 곳이란 의미의 보통명사였다고 봅니다. 관상감 첨성대(보물 제1740호)는 현재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현대그룹 본사 부지에 있습니다만 여기에도 곡절이 있습니다. 현대그룹 본사 사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 착공에 들어갔는데 그곳이 당시 휘문고교 자리로, 조선시대 관상감 터였습니다. 여기에 있던 첨성대가 사옥 건립에 걸림돌이 되었던 거죠. 이 첨성대를 원서공원으로 옮긴다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에 과거에 있던 자리에서 남쪽으로 10m, 동쪽으로 50m를 옮겨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았던 겁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과학사 학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보존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과거 천문기록 얼마나 잘 맞나.☞ 조선왕조 실록에 나와 있는 천문기록은 대부분 실제로 관측하여 남긴 것입니다. 당시에는 오늘날의 15분을 시각의 단위로 측정하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정밀한 기록이라고 말할 수 없지요.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조선에서만 기록된 자료들이 종종 키맨 역할을 합니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1437년 전갈자리 신성이나 선조실록에 기록된 1604년 케플러초신성의 일부 기록은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과거 천문기록은 나름의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별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데, 그 변화가 활발히 진행되는 시기가 적어도 수백만년입 걸립니다. 그러니까 망원경이 발견되기 이전의 기록자료까지 동원해야 별들의 변화과정을 좀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고요,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과거 천문기록이 돋보이죠.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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