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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 많이 들지만 더 특별하니까…”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만의 연애’

    “품 많이 들지만 더 특별하니까…”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만의 연애’

    [편집자주] 서울신문은 3월부터 성균관대 학보사 ‘성대신문’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문화를 탐구하는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를 함께 취재합니다. 3주에 한 번씩 대학생 기자들과 요즘것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서원경(25)씨는 벚꽃잎이 흩날리던 지난해 4월 ‘과잠’(학과 점퍼)을 입고 연인과 팔짱을 낀 모습으로 대학 교정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여름인 지난해 8월엔 원피스, 늦가을인 지난해 11월엔 가죽재킷을 입고 남자친구와 같은 포즈로,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지난달 서씨가 졸업가운을 입고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끝으로 서씨 커플의 역대 네 번째 ‘사계절 사진’이 완성됐다. 서씨 커플은 지난 4년 동안 해마다 다른 장소를 배경으로 요즘 유행하는 사계절 사진을 촬영했다. 서씨는 “친구들 중엔 제가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주위 친구들이 다 따라하고 있다”며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나무처럼 우리 관계도 오래 지속할 것이라는 마음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요즘 Z세대 커플들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방법으로 둘만의 특별한 연애를 추구한다. 같은 모양의 옷·신발·가방, 반지 등 기성품으로 연인임을 인증하던 방식에 머물지 않고 세상에 유일무이한 둘만의 ‘굿즈’(물건)를 같이 제작하거나 이색적인 경험을 공유하려는 연인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다. 선물 고르는 부담은 덜고, 각별함은 ‘껑충’ 28일 성대신문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18~24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28명 중 70.3%가 ‘연애 중 커플 굿즈를 제작한 경험이 한 번 이상 있다’고 응답했다. 제작 횟수를 물었더니 ‘1회 이상~3회 미만’이 43.5%로 가장 많았고, ‘3회 이상~5회 미만’도 22.6%를 차지했다. 굿즈 종류는 다양하다. 박은정(23)씨는 현재 연인과 올해로 3년째 연애하는 동안 레터링 케이크 외에도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그래픽 이미지로 활용한 휴대전화 손잡이(그립톡)와 케이스, 에어팟(무선 이어폰) 케이스 등을 만들었다. 박씨는 “남자친구랑 같이 찍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둘만의 추억을 남길 수 있지만,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록한 사진이 커플 굿즈에 담겨 있으면 더 자주 보게 된다”면서 “커플 굿즈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옛 추억들을 같이 이야기하면 서로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한 번 더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손수 만든 커플 굿즈는 선물을 고르는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박씨는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연인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을 선물할 때 여러 후기들을 살펴보면서 책 2권을 3일에 걸쳐 읽은 적이 있고, 향수를 선물할 때는 30종이 넘는 향수를 시향하면서 코가 마비된 느낌이 들기도 했다”면서 “시계를 선물할 때 한 달 전부터 고민하며 겨우 골랐다. 제가 시계를 사용하지 않으니까 어떤 시계가 더 편하고 괜찮을지 생각하는 게 더욱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선물을 고를 때 상대방 마음에 드는 것은 물론이고 실용적인 선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데, 커플 굿즈 덕분에 이런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공방 체험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연인과 연애한지 7개월이 넘은 황지섭(21)씨는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날에 여자친구와 서울 강남 지역의 한 반지 공방을 방문했다. 공방에서 손가락 크기를 재고, 반지에 박을 보석을 고르고, 반지에 새길 문구를 같이 정했다. 이후 함께 망치질과 사포질을 하면서 반지를 완성하기까지 1시간 30분 동안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황씨는 “커플 아이템으로 똑같은 신발, 티셔츠 등을 사는 것보다 서로를 생각하며 무언가를 직접 같이 만들었다는 점이 이 반지가 더욱 각별한 이유”라고 밝혔다. 같이 요리하는 ‘공유주방’ 데이트도 눈길 공유주방을 찾는 연인들도 많아졌다. 현재 연인과 만난 지 올해로 3년이 돼가는 김도현(23)씨는 데이트 장소로 공유주방을 애용하고 있다. 김씨는 “둘 다 자취를 안 하다 보니 같이 요리할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공유주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마음껏 요리할 수 있어 힐링 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다”며 “공유주방이 정해진 시간에 연인끼리만 사용하는 안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서울에서 공유주방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민철(가명)씨는 “손님의 약 80%가 20대이고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많이 요리한다. 미역국와 밀푀유나베, 떡볶이 등 다양한 요리를 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인과 함께 메뉴를 정하고 장을 보며 요리하는 과정은 매우 뜻깊고 행복한 시간이지만 자취방이 없는 20대 연인들 사이에서는 펜션이나 리조트 여행이 아니면 쉽게 서로에게 요리해주는 경험을 할 수 없다”며 “시간, 비용 등 부담 없는 가까운 곳에서 함께 요리하는 경험을 가까이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연애할 때 ‘데이트 통장’을 사용하는 젊은 연인들도 늘고 있다. 같이 사용하는 통장에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맞게 매달 일정 금액을 입금하고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2018년 12월 출시한 ‘모임통장’ 중 데이트를 목적으로 개설된 통장 계좌 수는 2019년 17만여개에서 지난해 27만여개로 늘었다.보다 능동적인 데이트를 선호하는 이유 김씨는 “식당에서 같이 맛있는 식사를 먹고 백화점에 함께 가서 물건을 고르는 일도 물론 좋지만 직접 요리하고 반지를 만드는 보다 능동적인 데이트를 요즘 젊은 연인들이 많이 선호하는 이유는 직접 뭔가를 체험하는 데에서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둘만의 추억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나만의 아이템을 만들어 나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일이 이젠 익숙해진 사회”라며 “이런 영향으로 요즘 연인들도 ‘우리만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비해 DIY(Do It Yourself·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듦) 제품을 제작하기 쉬워진 환경도 변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 연인들이 무언가를 함께하는 특별한 데이트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로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안에서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험의 공유는 관계 유지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다양한 기성품이 생산되는 상황에서 둘만의 물건을 함께 만드는 경험을 공유하는 일은 그만큼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데이트를 할 때 남성은 어떻게 해야 하고 여성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성역할에서 벗어나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연애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옥하늘(영어영문학과 2학년)·조소희(경제학과 3학년) 성대신문 기자
  • “처음이지만 처음 같지 않은 느낌” 추신수의 인천상륙 후기

    “처음이지만 처음 같지 않은 느낌” 추신수의 인천상륙 후기

    “처음이지만 처음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마침내 인천에 상륙한 추신수(SSG 랜더스)가 첫 홈 경기에서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SSG는 추신수의 활약에도 또 패배하며 시범경기 4연패에 빠졌다. 연습경기부터 이어진 부진을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분위기다. SSG는 2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이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SSG 타선을 틀어막았다. 반면 SSG는 선발 박종훈이 2와3분의2이닝 3실점으로 부진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팀의 패배 속에서도 추신수의 활약이 빛났다. 추신수는 0-2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 최지훈이 3루타로 출루해 기회를 맞았고 원태인으로부터 2루 땅볼을 만들어 시범경기 3번째 타점을 추가했다. 추신수는 3회말 주자 없는 상황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내야를 뚫고 나가는 중전 안타를 만들며 이날 첫 안타를 신고했다. 5회말에는 1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1루 땅볼을 쳤지만 빠르게 1루를 밟으며 병살타를 모면해 타점을 추가했다. 이후 추신수는 오태곤과 교체됐다. 자가격리를 마친 직후부터 줄곧 원정 경기만 다닌 추신수는 이날 처음 홈 경기장을 찾았다. 추신수는 “처음 홈 구장에서 경기에 임했는데 홈 구장이라서 그런지 편안한 느낌이 든다”는 소감을 밝혔다. NC 다이노스와의 첫 시범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추신수는 이후 매 경기 안타를 만들어내며 서서히 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300(10타수 3안타) 4타점 2볼넷이다. 추신수는 “오늘 경기 성적보다는 전체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 타격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평소 미국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평가했다. 이날 추신수를 상대한 원태인은 “힘이 좀 더 들어가서 볼이 많아졌던 것 같다”면서 “직구 승부를 해보고 싶었는데 안타를 맞았지만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인천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강북, 다산 정약용의 삶·사상 온라인 강좌

    강북, 다산 정약용의 삶·사상 온라인 강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과 실학사상을 배울 기회를 서울 강북구가 마련했다. 구는 구민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 ‘다산(茶山) 아카데미’를 온라인으로 운영하고 19기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면강좌로 운영되던 프로그램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 다산아카데미는 강북구와 서울사이버대 평생교육원, 다산연구소가 함께 마련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이다. 강좌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개혁가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과 실학사상을 다룸으로써 주민들에게 경제·문학 등 다방면의 전문지식과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생활의 지혜를 전달한다. 강북구에 거주하거나 지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구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총 60명의 수강생을 모집한다. 희망자는 구청 3층에 있는 교육지원과에 방문하거나 구 홈페이지 ‘구정참여(통합예약신청)’란에서 접수할 수 있다. 수강료는 2만원이다. 수강생은 다음달 26일부터 7월 5일까지 10주간 서울사이버대 평생교육원 사이트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강좌는 매주 1회 일주일간 게시되며, 수강생은 기간 내 원하는 시간대에 자유롭게 수강하면 된다. 구는 10주간의 온라인 강의 외에도 하반기에 2회의 현장답사를 마련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히 지켜 하반기 현장학습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글로벌 In&Out] 일상의 ‘슬기로운 덕질’/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일상의 ‘슬기로운 덕질’/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너는 덕질을 해서 교수가 되겠구나.” 아주 친한 한국 언니가 이렇게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 교수는 아니지만, 고국에서 대학생을 가르치는 강사로 취직하게 된 것도 ‘덕질’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년 전의 나는 한국 대중가요, 이른바 케이팝을 좋아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 문학에 빠지게 되어 지금의 진로를 택했다. 그것은 바로 한국 문학을 더 깊이 배우고 나중에 대학에서 한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한국 대중문화를 좋아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취직하고 박사과정을 하면서 이 분야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요즘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도 관심이 많아졌으나 ‘덕질’은 여전히 삶의 일부이며 나에게 그 나름대로의 쾌락과 즐거움을 주는 요소이다. 그렇다면 나의 ‘덕질’ 생활은 어떻게 슬기로운 것이 되었을까. 학창 시절 밤새워 ‘덕질’을 하다 늦잠을 자게 되어 피곤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물론 이것은 ‘덕질’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으나 반대로 영상을 보면 한국어 듣기 연습도 되고 한국어 어휘를 자발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덕분에 한국어 듣기 실력이 좋아졌고 한국어 말하기 실력도 늘어날 수 있었다.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좋아하는 연예인이 출연한 예능을 한없이 챙겨 봄으로써 꿩 먹고 알 먹듯이 나름의 재미를 얻으면서 한국어도 배울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덕질’은 여전히 내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한국어 실력이 많이 서툴고 부족하기 때문에 ‘덕질’을 하면서 실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덕질’을 하면서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도 동시에 접하게 되고 배우게 되었다. 드라마나 예능을 보면 단지 배우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거기에 담겨진 가치와 문화 양상도 같이 알게 되었다. 더구나 한국인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되었다. 이는 한국 생활을 하면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슬기로운 ‘덕질’ 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맞다고 본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는 물론이고 지금 ‘덕질’을 하면서 좋은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 가령 좋아하는 배우가 저서를 출간했을 때 그 책을 완독했고 언어 실력을 동시에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배우가 좋아하는 책을 추천하면 그 책을 읽게 되었고 거기에 들어 있는 정보를 얻고 지식을 넓힐 수 있었다. 혹은 어떤 배우가 자연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될 때, “아, 나도 해 봐야겠다”고 생각해 등산도 하고 자연과 관련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덕질’ 덕분에 원래 독서를 좋아하는 나도 더 많은 책을 읽게 되었고 평소에 운동을 싫어했으나 등산이나 산책을 함으로써 더욱 건강한 삶을 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게다가 ‘덕질’을 할 때는 혼자서 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예전에 고국에서 수업하면서 학생들과 어떤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문학 수업을 했을 때 어떤 영화를 같이 보았는데 거기에 출연한 배우가 내가 좋아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그 영화의 후기와 배우에게 줄 편지를 작성한 적이 있었다. 한국에 왔을 때 그 편지를 스크랩북에 붙여 아는 분을 통해 그 배우에게 전달했다. 그 배우가 편지를 직접 읽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전달했을 때 학생들 또한 매우 기뻐했다. 그때는 나의 사심을 담아 수업을 했으나 학생들의 쓰기 실력이 발전해 일석이조였다. 그래서 나와 타인에게 ‘덕질’이 이렇게 좋은 일이란 걸 깨달았다. 자신에게 보람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슬기로운 덕질’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지금 한류 전파로 인해 ‘덕질’하는 전 세계에 있는 팬들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즐거움을 느끼면서 좋은 영향을 얻을 수 있는 ‘덕질’의 힘이라는 말이다.
  • [핵잼 사이언스] 네안데르탈인도 이쑤시개 썼나…화석서 긁어낸 흔적 발견

    [핵잼 사이언스] 네안데르탈인도 이쑤시개 썼나…화석서 긁어낸 흔적 발견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처럼 도구를 사용해 치아를 관리한 흔적을 폴란드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대 연구진은 현지 남부 쳉스토호바 고지대의 스타이니아 동굴 안에 있는 후기 플라이스토세 지층에서 발굴한 네안데르탈인의 치아 화석 3점을 자세히 조사해 딱딱한 무언가로 인위적으로 긁어낸 흔적을 확인했다.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비올레타 노바체프스카 브로츠와프대 인류생물학과 교수는 폴란드 과학(Nauka W Polsce)과의 인터뷰에서 “치아 소유자들은 구강 위생(oral hygiene)을 실천했던 것 같다”면서 “아마 치아에 제거해야 할 음식물 찌꺼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이들 네안데르탈인이 이쑤시개와 같은 기초적인 도구를 만들어 치아를 관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도구가 아직 발견되지 않아 무엇으로 만들어 사용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았지만, 치아에 흔적을 남길 만큼 충분히 단단했다는 점에서 나무의 잔가지이거나 뼈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발굴된 치아들 가운데 위쪽 앞어금니 2개는 30세 이상 성인의 것이고 나머지 사랑니 1개는 20대 남성의 것으로, 이들 네안데르탈인은 약 4만6000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같은 지층에서 함께 발굴한 동물의 유해에 대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으로 알아낸 것이다. 이들의 치아는 지난 2010년에 처음 발견됐지만, 최근까지 보관돼 왔다가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것임이 확인됐다.연구진은 또 이들 치아에서 확인한 법랑질 두께나 치관 구조 등 특징을 다른 네안데르탈인과 화석이 된 호모사피엔스 그리고 현대인의 것과 비교했다. 네안데르탈인의 치아에 남아 있는 긁어낸 흔적은 이전에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번 발견은 이들 네안데르탈인이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100여 년 전 크로아티아 크라피나 유적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치아 화석 4점을 2017년 미국 캔자스대 연구진이 다시 조사한 결과, 이들 치아에도 이번 연구에서처럼 이쑤시개 같은 것으로 긁어낸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류진화저널’(Journal of Human Evolut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마르신 빈코프스키 실레지아대 교수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끓였으니 괜찮다” 음식물 재사용 동태탕집 논란[이슈픽]

    “끓였으니 괜찮다” 음식물 재사용 동태탕집 논란[이슈픽]

    “영업정지 15일 받고 경찰 고발돼가게는 이제 장사 안하겠다고 한다”곤이 재사용 목격…“팔팔 끓여줬다” 해명 음식물 재사용을 항의하는 손님에게 “끓였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대응해 공분을 일으킨 경남 창원 진해구의 한 동태탕 식당이 결국 폐업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산신항 동태탕 후기입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후기까지 남기기로 해 남긴다”며 “가게 관계자인지 본인 말로는 형부되는 사람이라는데 가게는 이제 장사 안 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게는 영업정지 15일 받았고 구청에서 경찰로 고발해 벌금 등은 경찰에서 처리한다고 한다”며 “구청에서 처벌받기 전에 이미 가게 문 닫고 장사 접는다고 했기에 이 처벌이 큰 의미가 있나 싶지만 어찌됐건 구청에서 처벌 완료돼 올린다”고 썼다. 앞서 지난 17일 해당 커뮤니티에 ‘음식물 쓰레기로 장사하는 곳을 알립니다’란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글쓴이는 지난 11일 해당 동태탕 식당에서 생선 ‘곤이’를 재사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주방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무심결에 조리 과정을 지켜보게 됐는데, 곤이를 추가 주문하자 식당 직원이 작은 냄비에서 곤이를 덜어내 큰 냄비에 넣고 끓이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손님이 남기고 간 음식을 글쓴이 것을 조리하던 큰 냄비에 넣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글쓴이가 “재탕하는 거냐”고 항의하자 직원은 횡설수설하며 “개밥 주려고 끓였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다음날 글쓴이가 식당에 전화를 걸어 당시 상황을 설명하자 식당 업주는 재탕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후 며칠 뒤 다시 걸려온 전화에서 “곤이가 냉동이라 녹이는 데 시간이 걸려서 손님이 먹다 남은 것을 넣었다”, “팔팔 끓여줬으니 상한 음식은 아니지 않느냐” 등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며 글쓴이는 분노했다. 글쓴이는 “이런 집은 장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관할 구청에 해당 식당을 신고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동아제약 면접 논란에... 여가부 장관 “성차별 관행 해소 노력해야”

    동아제약 면접 논란에... 여가부 장관 “성차별 관행 해소 노력해야”

    여가부 장관 “성평등·공정한 채용 위해 지원 강화해야”“성차별적 관행 해소 위해 여가부·경영계 협력해야”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해 논란이 된 동야제약 사태와 관련해,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면담하고 성평등한 채용에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22일 정 장관은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을 면담했다. 이날 면담은 정 장관이 먼저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동아제약 사태를 언급하며 “여성인력 활용은 시대의 흐름이고 우리나라의 미래와 경쟁력을 좌우할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적 면접 논란을 보면 성평등하고 공정한 채용이 기업 현장에서 자리 잡도록 필요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장관은 한국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격차가 해소되면 국내총생산(GDP) 10%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내용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여성들이 동등하게 경제활동에 참여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첫 단추는 채용단계에서의 성차별 해소”라며 “청년들이 마주하는 기업 현장 곳곳에서 성차별적 채용 관행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 여가부와 경영계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채용 과정서 차별 당했다” 글 이어져대표 “지원자분께 사과...내부 교육 강화” 사과 앞서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네고왕2’에서는 장영란이 동아제약을 찾아 해당 회사의 생리대 제품 할인 협상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후 해당 영상에 한 네티즌이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 과정에서 차별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으며, 뒤이어 비슷한 후기가 이어지면서 동아제약 채용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26살에 면접 봤던 곳이다. ‘3년 만난 남자 친구 있으면 결혼 금방 하겠네’, ‘여자는 결혼하면 그만둬서 안 된다’라고 했던 곳이라 기억난다. 결국 결혼은 이후 6년 뒤에 했고, 지금도 회사 잘 다니는데 아무튼 면접 보는 내내 면접관들이 엄청나게 비꼬아서 기분 더럽게 나왔었다”고 댓글을 남겼다. 이후 기업 리뷰 사이트인 ‘잡플래닛’에는 면접 경험담이 이어 올라왔다. 2020년 동아제약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 면접에서 한 면접관이 “여성은 군대에 가지 않으니 남성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데에 동의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 등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작성자는 “여성은 절대 채용하지 않겠다는 인사팀 남성분의 굳은 의지를 보았다”며 “군대 질문에 제가 답변했을 때 면접관, 특히 인사팀의 표정이 즉각적으로 일그러졌다. 매우 불쾌했다. 시대가 바뀌었으면 공부 좀 해라”라고 불쾌했던 면접 경험을 공유했다. 이후 최호진 대표는 유튜브 댓글 창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고 공식 사과했다. 그는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결과 2020년 11월16일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당시 면접 매뉴얼에서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지원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번 건으로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당사는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또 채용과 인사에 대한 제도 및 절차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또한 “네고왕 촬영 전 인지하지 못했던 면접 건이 논란이 되면서 네고왕 본래의 좋은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어 제작진과 담당 직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힌 뒤 ‘네고왕2’의 진행자인 장영란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천주교, 이벽 등 133위 시복 추진 예비심사 마무리

    천주교, 이벽 등 133위 시복 추진 예비심사 마무리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25일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안건 예비 심사를 종료하고, 교황청 심사를 위해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시복은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순교자나 성덕·기적 등이 인정된 자에게 ‘복자’라는 칭호를 부여해 특정 교구와 지역, 국가 혹은 수도단체 내에서 공적인 공경을 바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교황의 선언을 말한다. 이번에 시복을 추진하는 대상자는 1785∼1879년 ‘신앙에 대한 증오’ 때문에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이다. 기존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순교 사실이 새롭게 연구되고 관련 교구에서 현양돼 온 이들이다. 한국 천주교회 초기 평신도 지도자인 이벽 요한 세례자, 김범우 토마스, 권일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권철신 암브로시오, 이승훈 베드로, 이존창 루도비코 곤자가와 ‘백서’의 작성자 황사영 알렉시오가 포함됐다. 교황청은 한국 천주교에서 시복 조사 문서가 접수되면 교회법적 검토, 시성 역사위원회와 신학위원회 등의 심의, 추기경·주교 회의를 거쳐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한국 천주교회는 조선 왕조 시기 순교자 가운데 비교적 순교기록이 명확하게 남아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시복·시성 절차를 밟아 왔다. 우선 파리 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은 조선후기 박해과정에서 나온 순교자들을 중심으로 시복을 추진했고 1925년 기해박해(1839년)와 병오박해(1846년) 순교자 79위가 시복됐다. 1968년에는 병인박해(1866년) 순교자 24위가 시복됐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 등 이들 103위 복자들은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한 때 한국 교회의 첫 성인으로 시성됐다. 2014년에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가 시복됐다. 현재 교황청에서 심사 중인 한국 교회의 시복 안건은 올해 탄생 200주년 맞은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하느님의 종 신상원 보니파시오 사우어 아빠스와 동료 37위’가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예술의 경계 지우다 문학에 미술 입히다

    예술의 경계 지우다 문학에 미술 입히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라는 야심적 행사가 열리고 있다. 봄날 햇살 가득한 오후 참으로 오랜만에 덕수궁을 찾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지인인 윤효 시인과 동행했는데, 윤 관장은 김인혜 학예연구실 근대미술팀장과 함께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우리는 김 팀장의 꼼꼼하고도 친절한 설명을 통해 이번 전시의 내용과 함께 1930년대를 전후로 한 한국 예술사의 빛나는 장면들을 충실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꽤 익숙한 문인들 사이로 가끔씩 돋을새김되는 생소한 이름의 화가들이 퍽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문학사와 미술사는 그렇게 한 몸이 되어 여기까지 흘러온 것이다.●경계를 허무는 예술, 동행자로서의 미술관 전시장 첫 코스는 이상(李箱)이 차린 ‘제비다방’ 분위기를 담았다. 제비다방 사진이 남아 있는 것은 없지만 이상의 ‘자화상’(1928)이 걸려 있었다는 증언은 있으니, 이 공간은 그런대로 90여년 전 경성거리를 탐사하는 기분을 밝혀 주었다. 전시 기획 가운데 단연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1930년대 전후 잡지들이 문인과 화가를 결합시켜 만들어낸 ‘화문’(畵文) 장르였다. 가령 ‘여성’ 1938년 3월호에 백석의 유명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발표됐는데, 그의 절친인 화가 정현웅이 그림을 함께 그려 넣어 이 작품은 아름다운 채색 시화로 남은 것이다. 이들 말고도 이상과 구본웅, 김기림과 이여성, 이태준과 김용준, 김광균과 최재덕, 구상과 이중섭 등 문학과 미술이 주고받은 ‘이인행각’(二人行脚)은 우리에게 풍요롭고 아득한 시간의 힘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렇게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순간은 수많은 파생적 아우라(Aura)를 만들어 간다. 서로 분야가 다른 예술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 내는 이러한 접점은 우리를 그 안으로 초대해 숱한 이야기를 건네 온다. 문학을 품은 미술, 미술이 녹아든 문학이 협업해 이루어 낸 이러한 융합의 차원이야말로 그야말로 윤 관장의 생애를 빼닮았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화두는 언제나 ‘시화일률’(詩一律)이었다.“문인과 화가는 같은 울타리 안에서 함께 어울리면서 예술적 동반자로 살아왔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그런 풍경이 보편적이었지요.”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문인과 화가가 동석하는 일은 드물어졌고, 좋게 말해 전문화라지만 통섭과 융합의 관점에서 보자면 빈곤해진 형국이라고 윤 관장은 말한다. “우리나라의 장르 결벽증도 이러한 융합 지향의 움직임을 다소 방해하는 것 같고요.” 윤 관장은 1982년 미술평론가로 등단해 40여년 동안 우리 미술 현장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 왔다. 서양미술사가 주류인 우리 미술계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동아시아미술이나 제3세계 미술에도 관심을 갖고 그것의 실체를 추적했다. 나아가 그는 미술이 단순한 감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실체 안에서 ‘생활미술’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재작년 2월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맡으면서 구체적으로 형태를 갖추어 대중들 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4관 체제다. 과천, 덕수궁, 서울, 청주 각각의 특성화 작업을 통해 효율적 운영을 하고 있다. 그는 “미술관을 한마디로 은유하면 친구이자 동행자”라고 했다. “관람객의 눈높이와 취향이 워낙 다양하니까 이제는 쌍방 소통이 필요하다”고도 부연했다. 미술관 규모가 커지고 각각 특성화하면서 미술인들의 역할과 국민들의 기대가 함께 커졌다고 한다. “전문가들에게는 예술적 담론을 만들어 내는 모체가 되고, 일반 관객들에게는 문화적 취향을 충족해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하는 미술관이 되게끔 하는 것이죠.” 윤 관장은 무엇보다 한국 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 기능을 강조한다. 전시 기능 위주에서 연구하고 교육하고 궁극적으로는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수립하는 미술관을 생각하니 정말 ‘윤범모 브랜드’를 보는 듯하다. “우리 미술을 중심에 두는 주체적 자존심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시작의 스승으로서의 독서와 여행 윤 관장은 시집을 다섯 권 펴낸 시인이다. 미국 뉴욕에 잠시 체류하던 1980년대에 그는 첫 시집 ‘불법체류자’(1988)를 상재했다. 등단이라는 절차가 생략된 채였다. 그 시집은 후기에서 밝혔듯이 “불법이라, 정처를 찾지 못하고 언제까지 방황해야 할 것인가. 언제 합법적 공간에서 여유 있는 체류가 가능할까” 하는 젊은 날의 고백을 담은 성장 기록이었다. 이 시집은 모국의 역사, 이를테면 우리가 분단 시대를 겪고 민주화 운동을 치르면서 필연적으로 가지게 된 역사철학적 고민을 담고 있다. 그곳에서 느낀 백인문화도 비판적으로 담아내면서 ‘시인 윤범모’가 노래해 갈 시적 의제(agenda)를 오래전부터 만들고 있었다. 미술에서 우리 것을 강조했듯이, 시에서도 우리의 역사와 숨결을 가득 불러온 것이다. 시인은 미대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한결같은 답변을 한다. “좋은 그림은 좋은 시와 마찬가지 원리를 품고 있죠. 독만권서(讀萬券書) 행만리로(行萬里路)!” 책을 많이 읽고 먼 곳을 여행하라는 말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다고 한다. 젊었을 때부터 그는 이 말을 지침 삼아 실천하려고 애썼고, 독서와 여행은 한때의 직업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책과 여행이 시작(詩作)의 스승인 셈이다. “미대생들에게 세계문학전집 100권 읽기를 숙제로 내줍니다. 인문학적 배경이 부실하면 그만큼 그림 바탕이 허술해지죠.”그는 한국 미술사를 공부하다가 불교 미술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 ‘석굴암’이 역시 이 땅 최고의 걸작임을 깨달았다. 그런데 석굴암 관련 문헌 자료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객관적 논증은 어렵지만 그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석굴암을 알아가게 됐고 어느새 그 발견 과정을 시로 쓰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시를 천천히 공부할 시간을 가졌고 2008년에 등단 절차를 치렀다. 이어 시집들을 균질적이고 지속적으로 펴내면서 시인으로의 길에도 매진하고 있다. ‘노을 씨, 안녕!’(2009), ‘멀고 먼 해우소’(2011), ‘토함산 석굴암’(2015), ‘바람 미술관’(2020)으로 이어지는 그의 시는 “가슴에 내리꽂히는/ 하늘의 죽비 소리”(‘노을 씨, 안녕!’ 속 ‘천둥소리’)로, “소나기 죽비를 불러 모아/ 절마당을 가득 채우고”(‘멀고 먼 해우소’ 속 ‘달빛 소나기’) 있는 달빛으로 다가온다. 특별히 석굴암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복원한 토함산 석굴암은 우리로 하여금 석굴암에 대한 경모와 감동의 서사를 경험하게끔 해 주는 장편 연작 시집이다. 이 시집에 대해 시인은 “석굴암의 가치가 국제무대에서 재인식되는 계기에 조그만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후기’)고 썼다.●동량 만들어 일가를 이루어가는 ‘시인 윤범모’ 미술학도로서 시를 써 가는 삶은 어떤 것일까? “시는 왜 쓰는가 하고 항상 묻지요. 왜 이런 끌탕을 자초하는가. 시인은 스스로 천형(天刑)을 안아 들이는 존재 같아요. 좋은 시는 좋은 삶과 직결될 것이니 얼마나 어려운 경지입니까?” 그러고 보니 최근 발표한 작품에서 그는 “집 한 채 세우는 데는 천지가 도와야 합니다/ 동량(棟樑) 만들어 일가(一家)를 이루는데 쉬워서야 되겠습니까”(‘시와 소금’ 2021년 봄호 중 ‘늙은 목수의 이야기’)라고 노래했다. 동량을 만들어 일가를 이루어 가는 어려운 도정을 두고 윤효 시인은 “세상의 이치를 한꺼번에 잡아 일필휘지하는 필력”이라고 의견을 주었다. 그렇게 시인은 시를 통해 “캄캄한 밤/ 염치불구하고 박차는 문/ 멀고 먼 해우소 가는 길에/ 드디어 터지는 오도송(悟道頌)”(‘멀고 먼 해우소’)을 얻어 갔다. 그에게 시는 형상 없는 그림이요, 그림은 형상 있는 시였던 셈이다. 시와 그림은 한 몸이고 한마음이라는 엄정한 사실이 체현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릇을 만들던 사기장(沙器匠)은 물레를 버리고 자유를 얻었습니다. 불상을 깎던 불모(佛母)는 만년에 자신이 만든 불상은 가짜라고 깨부수었다는 이야기. 나는 무애행(無碍行)에서 한 소식을 얻고자 희망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풍류까지 곁들여 있다면 비단 위의 꽃일 테고요.” 윤범모 시인은 자신의 예술관을 이렇게 피력한다. 불가적 깨우침과 치열한 삶의 탐구가 결속한 그의 시가 무애행으로 펼쳐질 것을 예감케 해 준 순간이었다. 덕수궁관 관람객이 대개 장년층일 거라는 나의 예측은 보기 좋게 날아갔다. 젊은층이 단연 많았기 때문이다. “원래 덕수궁은 중년 이상이 주된 층이었는데, 저도 놀랐죠. 새로운 변화로 매우 좋은 일입니다. 외국인들이 ‘다이내믹 코리아’를 미술관에서 느낀다고 합니다.” 오래전 이상은 그의 유작 ‘실화’(失花)에서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라고 썼다. 지금도 윤 관장은 ‘우리 것’이 중심에 서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를 꿈꾸면서 자신만의 비밀을 키워 가고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20대·여성, 이상 반응 많은 까닭… “젊을수록 면역반응 강한 탓”

    20대·여성, 이상 반응 많은 까닭… “젊을수록 면역반응 강한 탓”

    “50대는 이상반응을 보인 이가 드물었지만 40대 이하는 발열, 두통, 근육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고 결근하거나 응급실에 간 직원도 있었어요.”(종합병원 의사 A씨)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호되게 앓았다는 후기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고 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상반응 경험 사례가 많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5일 밝힌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에 따르면 20대 3.6%, 30대 1.7%, 40대 1.2%로 신고율이 높고 50대(0.8%)와 60대(0.5%)는 이보다 적었다. 또한 여성(2.1%)의 신고율이 남성(1.0%)의 두 배에 달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면역력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면역작용이 활발한 젊은층일수록 백신 항원이 체내에 들어갔을 때 면역반응이 세게 나타나 발열, 근육통 등 이상반응을 강하게 겪는다는 것이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17일 “몸에 들어온 이물질과 우리 몸이 격렬하게 싸우는 과정에서 발열 등의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쉽게 말해 노병은 나이 들어 싸울 힘이 적고 젊은이는 싸울 힘이 많아 이상반응도 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반적인 백신과 달리 이번에는 연령에 따라 그 차이가 큰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침팬지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써서 아데노바이러스에 노출된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장년층이 젊은층보다 부작용이 덜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쓰인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어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성에게서 이상반응이 더 잦은 이유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등 성호르몬의 영향이라는 설명도 있고, 면역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X염색체에 많아 X염색체가 두 개인 여성의 면역반응이 더 활발하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남성보다 여성이 이상반응을 민감하게 느끼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신고율이 높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는 확실히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 임상시험에서도 아나필락시스 90% 이상이 여성이었고, 대부분이 알레르기 반응 발생 이력이 있는 경우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다시 되살린 863년의 타임캡슐’…통일신라 사리 항아리 유물 전시

    ‘다시 되살린 863년의 타임캡슐’…통일신라 사리 항아리 유물 전시

    동국대 박물관(관장 최응천)은 보물 제741호 ‘전 대구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납석사리호’와 동반 출토된 유물들을 선보이는 ‘다시 되살린 863년의 타임캡슐’전시를 오는 6월 30일까지 연다. 동반 출토 유물은 사리호가 놓였던 연화문판, 사리기를 감싼 견직물과 송진, 목제 소탑 3기로 지난해 보존처리를 마쳤다. ‘전 대구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납석사리호’는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보물 제247호) 내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의 사리 항아리이다. 몸통에는 가로, 세로로 칸을 내어 7자 38행의 글자를 음각했는데 신라 민애왕(838∼839)의 행적들이 적혀 있으며, 경문왕 3년(863)에 탑이 만들어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번 전시는 고 황수영 전 동국대 총장이 1969년 논문 ‘신라 민애대왕 석탑기’를 통해 유물을 알린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사리장엄구의 발견을 시작으로 과학조사와 보존처리를 통해 본 유물, 석탑 봉안 당시의 모습, 납석사리호의 명문, 사리기를 봉안한 시기 통일신라 왕실의 정치적 배경 등을 상세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동국대 박물관 측은 “전시를 통해 통일신라 후기 사리봉안과 우리나라 불교미술 및 문화와 역사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물 보존처리와 관련한 연구 결과물은 박물관이 매년 발행하는 학술연구집 ‘불교미술’ 32집에 실렸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사과라서 갈변됐나” 아이폰12 테두리 변색 논란 [IT픽]

    “사과라서 갈변됐나” 아이폰12 테두리 변색 논란 [IT픽]

    애플 아이폰12 시리즈 일부 제품에게 변색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 직후부터 불거진 품질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맥루머스, 애플인사이더,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은 애플 아이폰12 시리즈를 비롯해 일부 제품에서 측면 알루미늄 하우징의 색이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12 레드 사용자는 카메라 쪽 모서리가 변색된 기기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구매 직후 투명 케이스에 넣어서 썼고, 4개월 사용했을 뿐인데 빨간색이 주황색으로 변색됐다. 이전에 사용했던 아이폰XR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폰12의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애플 포럼 등 커뮤니티에는 동일한 문제를 겪은 사용자들의 후기가 올라왔다. 레드뿐 아니라 그린, 블랙 색상에서도 변색이 나타났다. 지난해 공개된 최신 플래그십 ‘아이폰12’ 시리즈 중 고급형 ‘프로’ 라인을 제외한 아이폰12, 아이폰12미니는 측면에 스테인리스 스틸이 아닌 알루미늄 소재가 적용됐다. 해당 문제는 아이폰11 시리즈와 2세대 아이폰SE에서도 드물게 나타나고 있으며, 프로덕트 레드 외에 민트와 스페이스 그레이에서도 변색이 보이고 있다. 모두 테두리가 알루미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일부 사용자는 애플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변색은) 외관상의 문제며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이폰12 시리즈 품질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출시 직후부터 화면·터치 불량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검은 화면에서 화면이 일시적으로 깜빡거리거나 회색빛으로 보이는 ‘번개’ 현상, 디스플레이 밝기가 균일하지 않고 일부에서 핑크빛을 보이는 ‘벚꽃’ 현상, 화면이 녹색 빛을 띠는 ‘녹조’ 현상, 화면이 누렇게 보이는 ‘오줌’ 액정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폰12 미니 잠금 화면에서 터치가 되지 않는 현상은 iOS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됐다. 맥루머스는 “색소침착이 자외선 노출로 생긴 문제라는 추측이 있지만, 이는 가능성이 낮다”며 “화학반응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이번 문제를 단순 변색으로 볼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이유로 기기를 교체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애플인사이더는 “아이폰에 색상을 적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양극 산화 처리된 아이폰은 내구성이 튼튼하지만, 일부 색상 모델은 이 처리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울 배경으로 펼친 ‘다이너마이트’…수상 못했지만 빛난 BTS

    서울 배경으로 펼친 ‘다이너마이트’…수상 못했지만 빛난 BTS

     한국 대중 가수로는 첫 그래미 수상에 도전했던 방탄소년단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려한 첫 단독 무대를 선보이며 세계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탄소년단은 15일(미국 현지시간 14일) 케이팝 가수 처음으로 음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 무대를 펼쳤다.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정식 후보로서 처음 공연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중요한 장면을 남겼다.  서울 여의도의 한 고층빌딩에서 사전 녹화한 이번 퍼포먼스는 그래미 단독무대답게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했다. 멤버들은 화려한 야경과 핀 라이트 조명에 둘러싸여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선보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이들의 높은 인기를 감안한 듯 행사의 가장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배치됐다.  미국 현지 스튜디오와 똑같은 모양으로 제작한 그라모폰의 나팔관 세트에서 곡을 시작한 멤버들은 한강과 서울 야경이 펼쳐지는 고층빌딩 옥상에서 무대를 이어갔다. 그래미 사회자 트레버 노아는 “올해 처음으로 후보에 오르면서 역사를 쓴 한국 그룹”이라며 방탄소년단을 소개한 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이곳에 오고 싶은데 올 수가 없어서 한국에 세트를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상을 하나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치켜세웠다.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가수 처음으로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Rain on Me)에 돌아갔다. 지난해 5월 나온 레이디 가가의 정규 6집 ‘크로마티카’(Chromatica)에 실린 댄스 팝으로, 최정상 팝스타들이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으며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로 데뷔했다.  팝 장르 중 듀오·그룹·컬래버레이션 형태로 뛰어난 성취를 거둔 뮤지션을 꼽는 이 부문은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퀘이보의 ‘인텐션스’,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이 경합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의 벽을 넘어 쟁쟁한 후보진 안에 든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면서 “수년째 미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향후에도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공연 후 15일 공식 트위터 계정과 팬 플랫폼에 잇달아 글을 올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해보기도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하다”고 썼다.  그래미 시상식이 끝나고 네이버 브이라이브 방송을 통해 그래미 무대 준비 뒷얘기를 들려줬다. 제이홉은 국내에서 촬영한 ‘다이너마이트’ 무대에 대해 “테이크도 많이 찍었고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RM은 “사실 돌아가 보면 우리가 상보다 퍼포먼스를 더 원했었다”고 털어놨다. 진은 “남준이(RM)가 무대를 찍으면서 이 무대 평생 남는 거라고, 증손주들도 보고 나중에 아들한테까지 자랑한다고 했다. 이런 역사적인 무대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시론] 변화된 여행의 뉴노멀 ‘스마트관광도시’/정남호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장

    [시론] 변화된 여행의 뉴노멀 ‘스마트관광도시’/정남호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장

    코로나19로 우리의 모든 일상이 변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됐다. 마스크 착용이 생활이 되고, 온라인을 통한 모임이 더 자연스러운 가운데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의존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문, TV를 통한 영화감상, 컴퓨터를 이용한 비대면 화상회의가 새로운 일상이 됐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본인 확인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한 주문 등 이른바 ‘뉴노멀’ 시대로 변하고 있다. 여행도 예외는 아니다. 백신이 보급되고 트래블 버블 등으로 여행이 재개되더라도 앞으로의 여행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개별관광을 선호하게 돼 각기 다른 성향과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개인별 맞춤형 여행 서비스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또한 여행의 전 단계에 걸쳐 스마트폰 하나로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관광에 대한 요구가 증대한다. 따라서 코로나19로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시기에 스마트관광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마이 헬싱키’라는 개인 맞춤형 여행, 이동계획, 구매활동을 하나로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레볼루트’라는 서비스는 모바일 앱으로 은행 계좌를 연결하고 무료 계좌 발급과 현지 통화를 활용한 송금·결제 등 수수료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찍이 코로나19 이전부터 스마트관광 확산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고, 스마트관광이 일반관광에 비해 4배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으며, 스마트관광이 구현된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도 2배 이상 관광객이 많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사실 스마트도시 사업은 그동안 국토교통부 주도로 진행돼 왔다. 이 스마트도시 사업들은 지능형 인프라 등 미래 기술을 접목해 교통, 에너지, 방범 등 주로 주민의 생활편의를 개선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제 도시의 기능은 주민뿐만 아니라 이른바 ‘한 달 살기’를 희망하는 관광객들의 편의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실제 관광활동(이동, 식사, 체험, 쇼핑, 숙박 등)과 관광 이후의 활동(여행 후기 공유, 관광 불편신고 및 개선 사항 제안 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해 개인별 맞춤형 여행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스마트관광도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참여하는 스마트관광도시 조성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했다. 인천의 월미관광특구 개항장 일원이 국내 1호 스마트관광도시로 선정됐고, 올 상반기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기반 시설을 구축 중이라고 한다. 한 곳을 선정하는데 21개 지자체가 신청했다는 건 스마트관광에 대한 지자체와 민간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올해도 대구, 여수 등 세 곳이 추가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은 기존의 스마트관광 관련 사업들이 개별화돼 여행의 전 과정을 아우르지 못하는 점을 파악하고 관광객들이 여행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 담아 제공하는 환경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에게는 편리한 관광 경험을 제공하고, 관광벤처 등 혁신기업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마련해 주며, 지역에는 지역 관광 경쟁력 강화를 통한 바람직한 지역 관광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시도로서의 스마트관광도시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기대감을 갖게 되는 한편으로 스마트관광도시가 대표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자체뿐 아니라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학계에서는 스마트관광도시 확산 모델과 지표 개발 등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관광산업에 적용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연구개발(R&D)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스마트관광도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 지원과 지속적인 관리, 표준화를 통해 보다 많은 지자체가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세계 관광산업은 긴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영국의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종(種)은 강한 종도 아니고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다”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의 관광산업은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얼마나 적절하고도 신속히 대응하는지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릴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인 스마트관광도시는 그래서 중요하다.
  • [인터뷰]동아제약 면접자 “폭로 넘어, 성차별 인정받기 위해 싸운다”

    [인터뷰]동아제약 면접자 “폭로 넘어, 성차별 인정받기 위해 싸운다”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이 공론화된 이후 국내 대형 게임사 면접에서도 여성 지원자에 대한 ‘사상검증’ 면접이 있었다는 폭로가 등장하는 등 많은 여성들이 면접 등 취업준비 과정에서 겪는 성차별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서지현 검사가 직장에서 겪은 성범죄 피해를 고발하고 나선 이후 여성들이 비슷한 경험을 봇물터지듯 쏟아낸 ‘미투(#MeToo)’ 운동과 비슷한 양상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면접 당사자인 20대 A씨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친화 기업인 척···” 불매운동 이끌어내 A씨는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하반기 공채 1차 면접에서 군 경험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다른 남성 면접자들과 달리 ‘군대를 가지 않았으니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와 같은 질문을 들었다. A씨는 몇 달 뒤 유튜브 프로그램 ‘네고왕’에서 동아제약이 생리대를 홍보하고 여성친화 기업으로 칭찬받는 모습을 봤다. 그는 “동아제약에서 성차별을 겪고 왔는데, 프로그램에서는 ‘여성친화 기업인 척’하는 모습에 화가 나 성차별 면접 경험을 밝히는 댓글을 달았다”고 했다. 이후 A씨의 사연은 공론화돼 동아제약 불매운동을 이끌어내는 등 파장이 커졌다. 지금은 폭로를 넘어 면접에서 성차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계속 싸우는 중이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채용 최종합격자 4명 중 3명이 여성이라며 성차별 논란을 반박했지만, A씨에게 동아제약이 여성을 몇 명을 뽑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A씨는 “지난해 제가 동아제약 면접을 봤던 그 30분 동안 성차별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씨는 동아제약에 A씨가 받은 질문이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질문이 아니라, ‘성차별적’ 질문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요구한 상태다. 아무리 몇 백 명 규모의 회사라도 성차별에 대해 조심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문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다른 기업의 조직문화 개선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서다. A씨는 “현재 다른 직장도 있고, 제약업계에서 일을 하지 않는 등 싸울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제가 당장 취직이 절박해 문제 제기도 못 하고 속으로 삭히는 다른 여성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들이 변하지 않 듯…내 일상 달라지지 않아” A씨는 동아제약 이전에도 두 번의 면접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 지난 2019년 하반기 면접을 봤던 외국계 기업에서는 A씨의 이력서를 쭉 훑어본 후 “남자들 기 많이 죽이고 다녔겠다”고 말했고, 또 다른 외국계 금융사에서는 “회사에서 성희롱을 당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그 때마다 A씨는 단호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왔지만, 혹시 ‘후폭풍’이 있지 않을까, 업계에 소문이 나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 어렵지 않을까 무서웠다. 그러나 A씨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때의 경험들이 지금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A씨는 “두 번 자리를 박차고 나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저는 일상에 아무 영향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 후엔 취미로 기타를 치고 가끔 친구들과 만나 맥주 한 잔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악성 댓글도 A씨의 의지를 꺾지 못 했다. A씨는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의 자료를 모아 고소를 준비 중이다. 악플러들에게 벌금 얼마라도 대가를 치르게 하거나, 합의를 원한다면 합의금을 받아 저소득층 여학생을 위한 생리대 기부사업에 보내기 위해서다. 피해를 폭로한 후 일상이 망가지고, 2차 가해에 시달리는 전형적인 ‘피해자다움’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A씨는 “아무리 악성 댓글을 달아도 내 삶에는 지장이 없고, 이렇게 피해자다움을 탈피한 여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마지막 글을 준비 중이다.들불처럼 번진 연대…싸움은 계속된다 A씨의 성차별 면접 경험이 공론화된 이후 동아제약 불매운동과 더불어 자신의 성차별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A씨는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지금까지 말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A씨는 폭로 이후 기업정보 업체 잡플래닛에 비슷한 성차별 면접 후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그는 “잡플래닛에 성차별을 당했다는 리뷰가 달리면 과연 여성 인재들이 지원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기업들이 이제는 여성을 차별하면 회사와 조직의 발전에도 좋지 않고, 여성 소비자의 마음도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여성들에게는 “계속해서 부당한 성차별 경험을 말하고 공유해야 정부에서도 사회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대책이 발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함께 해준 여성들에게 감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씨의 싸움은 앞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동아제약은 A씨에게 문자로, 유튜브 댓글로 사과했지만 ‘불쾌한 질문’,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문’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A씨는 이를 두고 “해당 질문이 성차별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A씨가 바라는 변화는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 상징적 차원에서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과 관련한 민원을 넣었다. 12일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아제약 사건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구제 절차 등 대책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5일 시민단체 13곳이 참여한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은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제약의 공식적인 사과와 채용성차별을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A씨는 “이 사건이 국가 기관을 통해 명백한 성차별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더 나아가 국회에서 사건이 논의되면서 관련 법안을 보완하고, 필요하면 기구도 신설하는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그래미서 터뜨린 ‘다이너마이트’…트로피 없이도 빛난 BTS

    그래미서 터뜨린 ‘다이너마이트’…트로피 없이도 빛난 BTS

    여의도 고층 빌딩서 야경 배경으로 무대“증손주도 보여줄 무대” 촬영 후기 전해한국 대중 가수로는 첫 그래미 수상에 도전했던 방탄소년단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려한 첫 단독 무대를 선보이며 세계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탄소년단은 15일(미국 현지시간 14일) 케이팝 가수 처음으로 음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 무대를 펼쳤다.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은 불발됐지만, 정식 후보로서 처음 공연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중요한 장면을 남겼다. 서울 여의도의 한 고층빌딩에서 사전 녹화한 이번 퍼포먼스는 그래미 단독무대 답게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멤버들은 화려한 야경과 핀 라이트 조명에 둘러싸여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선보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행사의 가장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배치됐다. 미국 현지 스튜디오와 똑같은 모양으로 제작한 그라모폰의 나팔관 세트에서 곡을 시작한 멤버들은 한강과 서울 야경이 펼쳐지는 고층빌딩 옥상에서 무대를 이어갔다. 그래미 사회자 트레버 노아는 “올해 처음으로 후보에 오르면서 역사를 쓴 한국 그룹”이라며 방탄소년단을 소개한 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이곳에 오고 싶은데 올 수가 없어서 한국에 세트를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상을 하나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치켜세웠다.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가수 처음으로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Rain on Me)에 돌아갔다. 지난해 5월 나온 레이디 가가의 정규 6집 ‘크로마티카’(Chromatica)에 실린 댄스 팝으로, 최정상 팝스타들이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으며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로 데뷔했다. 팝 장르 중 듀오·그룹·컬래버레이션 형태로 뛰어난 성취를 거둔 뮤지션을 꼽는 이 부문은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퀘이보의 ‘인텐션스’,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이 경합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의 벽을 넘어 쟁쟁한 후보진 안에 든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면서 “수년째 미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향후에도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공연 후 15일 공식 트위터 계정과 팬 플랫폼에 잇달아 글을 올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해보기도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하다”고 썼다. 시상식이 끝나고 네이버 브이라이브 방송을 통해 무대 준비 뒷얘기를 들려줬다. 제이홉은 국내에서 촬영한 ‘다이너마이트’ 무대에 대해 “테이크도 많이 찍었고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RM은 “사실 돌아가 보면 우리가 상보다 퍼포먼스를 더 원했었다”고 털어놨다. 진은 “남준이(RM)가 무대를 찍으면서 이 무대 평생 남는 거라고, 증손주들도 보고 나중에 아들한테까지 자랑한다고 했다. 이런 역사적인 무대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출근하고 싶은 일터 만들어요”… 딱딱한 공직사회 조직문화 바꾸는 마포

    “출근하고 싶은 일터 만들어요”… 딱딱한 공직사회 조직문화 바꾸는 마포

    서울 마포구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직사회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기존의 불필요한 관행을 없애고 편안하고 자율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우선 구는 공직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공무원들을 위해 의미 있는 선물을 건네고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의 대표작이자 지방 관리가 지켜야 할 지침이 담긴 ‘목민심서’다. 이는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직원들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제안한 것으로, 201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유 구청장이 신입 직원들을 생각하며 책에 직접 축하 글귀를 적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목민심서’를 받은 한 새내기 주무관은 “생각하지도 못한 책을 선물 받아서 감동했는데 책 속에 구청장님께서 직접 적어주신 문구를 보니 긴장감도 줄어들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또 구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애쓰고 있다. 지난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사내 게시판이나 전자메일을 통해서도 직원들이 바라는 점이나 애로 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 한편 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직원들이 추가 업무로 바빠지면서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되는 점을 고려해 건강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울감이나 무력감,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유 구청장은 “마포구 공무원들이 행복하면 마포구민의 행복을 위해 더욱 힘을 내서 뛸 수 있다”면서 “마포구가 보다 수평적이고 편안한 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전북 순창서 한달 살아보기,귀농 귀촌 희망자 모집

    전북 순창군이 도시민의 귀농 귀촌을 유도하기 위한 특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순창군은 ‘순창서 한달 살아보기’ 참가자를 연중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한 달 살아보기’는 도농간 문화 격차로 등으로 이주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도시민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군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거주하며 수확체험, 귀농 선도농가 견학, 농촌일손돕기, 귀농귀촌교육, 주민화합행사, 문화관광지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군은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한 후기를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리는 온라인 홍보를 조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참가자격은 타 지역에 주민등록을 3년 이상 둔 사람으로 만 19세부터 49세까지다. 참가는 가족이나, 친구 등 1개 객실을 이용할 수 있는 팀으로 2인 이상 신청이 가능하다. 숙소는 구림면에 위치한 체재형 가족실습농장 6세대와 인계면에 위치한 건강장수사업소 내 힐링숙박시설인 방갈로 6세대, 총 12세대를 제공한다. 식비, 교통비 등 생활비는 자부담이고, 주 2회이상 프로그램 참여 및 교육 이수가 의무이며 체험비 일부(1일 1인 2만원 한도)를 지원한다. 단 농지를 확보해 경작을 할 수 있는 도시민의 경우에는 최대 6개월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순창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추사의 글에서 세잔을 보듯… 글씨인 듯 회화인 듯

    추사의 글에서 세잔을 보듯… 글씨인 듯 회화인 듯

    서예 토대로 그림 다룬 작가들 김광업·김환기·백남준 등 11인 주류와 거리, 독자적 세계 구축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1915~ 1982)의 예술적 뿌리는 서예였다. 사물의 형태보다는 정신에 치중해 그리는 전통 서화의 ‘사의’(寫意)를 바탕으로 ‘추상’(抽象)이라는 서양미술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였다. 마음속 스승인 추사 김정희와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의 공통점을 찾아내 소박함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불각(不刻)의 미’를 이룩했다. 그는 “내가 완당(김정희의 다른 호)을 세잔에 비교한 것은 그의 글씨를 대할 때마다 큐비즘을 연상하기 때문”이라며 “완당의 글씨는 투철한 조형성과 아울러 입체적 구조력을 갖고 있고, 동양 사람으로는 드물게 보는 적극성을 띠고 있다”고 했다.올해 개관 20년을 맞은 서울 종로구 김종영미술관이 기념전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으로 이 같은 우성의 예술관을 돌아본다. 전통 서예를 토대로 서양미술을 수용해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 작고 작가 11명의 작품 50점을 모았다. 서예가 김광업·최규명, 시인이자 서화가 중광, 동양화가 이응노·황창배, 서양화가 곽인식·김환기·정규·한묵, 조각가 김종영, 비디오 작가 백남준 등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기에 태어난 이들은 한국 화단이 전통 서화에서 미술로 전환되던 시기에 주류 미술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당시 서둘러 서구 미술을 모범으로 삼아 따라가려는 세태와 정반대로 끊임없이 전통을 새롭게 해석해 자기화하고자 했던 작가들”이라며 “21세기 한국 미술이 세계 속의 한국 미술로 나아가는 데 참고가 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두 개의 공간에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1층 전시실에선 미술가로서 서예에 정진한 작가, 제도권에서 활동하지 않은 서예가 등 서예를 공통분모로 한 8명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누가 서예가고, 누가 화가인지 구별이 어려울 만큼 글씨와 그림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풍경이 펼쳐진다.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거장인 한묵이 쓴 ‘비도’와 조각가 김종영의 글씨 ‘통천하일기이’(通天下一氣耳)는 서예가의 솜씨 같고, 서예가 최규명이 먹과 색으로 쓴 ‘요산’은 추상회화를 보는 듯하다. 서예와 문인화 전통에 기반을 두고 추상화를 시도한 이응노, 동양화에 서구 미술사조를 가미해 현재화를 모색했던 황창배, 선화(禪畵)의 영역에서 파격적인 필치를 구사했던 ‘걸레 스님’ 중광의 글씨와 그림도 만날 수 있다.3층 전시실에는 특별히 서예에 정진하지는 않았지만 전통 서화의 미감과 작품관을 지닌 김환기, 백남준, 정규 세 작가의 작품을 모았다. 김환기가 신문지에 유화로 한글 자모와 한자 등을 그린 1960년대 ‘무제’ 3점은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작품들이다. 김환기가 남긴 서예 작품은 2점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의 한시를 적은 작품이 2년 전 일반에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백남준의 작품에는 문자와 기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선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 쓴 ‘心’(마음 심) 등 4점이 선보인다. 유화와 판화, 도자기 등 다양한 작업을 펼친 정규의 작품 ‘다도해’에선 전통적인 우리 자연의 형태와 색채미가 도드라진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환기·백남준 작품에 깃든 서예의 미감…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전

    김환기·백남준 작품에 깃든 서예의 미감…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전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1915~1982)의 예술적 뿌리는 서예였다. 사물의 형태보다는 정신에 치중해 그리는 전통 서화의 ‘사의’(寫意)를 바탕으로 ‘추상’(抽象)이라는 서양미술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였다. 마음속 스승인 추사 김정희와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의 공통점을 찾아내 소박함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불각(不刻)의 미’를 이룩했다. 그는 “내가 완당(김정희의 다른 호)을 세잔에 비교한 것은 그의 글씨를 대할 때마다 큐비즘을 연상하기 때문”이라며 “완당의 글씨는 투철한 조형성과 아울러 입체적 구조력을 갖고 있고, 동양 사람으로는 드물게 보는 적극성을 띠고 있다”고 했다. 올해 개관 20년을 맞은 서울 종로구 김종영미술관이 기념전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으로 이 같은 우성의 예술관을 돌아본다. 전통 서예를 토대로 서양미술을 수용해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 작고 작가 11명의 작품 50점을 모았다. 서예가 김광업·최규명, 시인이자 서화가 중광, 동양화가 이응노·황창배, 서양화가 곽인식·김환기·정규·한묵, 조각가 김종영, 비디오 작가 백남준 등이다.일제강점기와 해방기에 태어난 이들은 한국 화단이 전통 서화에서 미술로 전환되던 시기에 주류 미술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당시 서둘러 서구 미술을 모범으로 삼아 따라가려는 세태와 정반대로 끊임없이 전통을 새롭게 해석해 자기화하고자 했던 작가들”이라며 “21세기 한국 미술이 세계 속의 한국 미술로 나아가는 데 참고가 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두 개의 공간에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1층 전시실에선 미술가로서 서예에 정진한 작가, 제도권에서 활동하지 않은 서예가 등 서예를 공통분모로 한 8명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누가 서예가고, 누가 화가인지 구별이 어려울 만큼 글씨와 그림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풍경이 펼쳐진다.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거장인 한묵이 쓴 ‘비도’와 조각가 김종영의 글씨 ‘통천하일기이’(通天下一氣耳)는 서예가의 솜씨 같고, 서예가 최규명이 먹과 색으로 쓴 ‘요산’은 추상회화를 보는 듯하다. 서예와 문인화 전통에 기반을 두고 추상화를 시도한 이응노, 동양화에 서구 미술사조를 가미해 현재화를 모색했던 황창배, 선화(禪畵)의 영역에서 파격적인 필치를 구사했던 ‘걸레 스님’ 중광의 글씨와 그림도 만날 수 있다.3층 전시실에는 특별히 서예에 정진하지는 않았지만 전통 서화의 미감과 작품관을 지닌 김환기, 백남준, 정규 세 작가의 작품을 모았다. 김환기가 신문지에 유화로 한글 자모와 한자 등을 그린 1960년대 ‘무제’ 3점은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작품들이다. 김환기가 남긴 서예 작품은 2점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의 한시를 적은 작품이 2년 전 일반에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백남준의 작품에는 문자와 기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선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 쓴 ‘心’(마음 심) 등 4점이 선보인다. 유화와 판화, 도자기 등 다양한 작업을 펼친 정규의 작품 ‘다도해’에선 전통적인 우리 자연의 형태와 색채미가 도드라진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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