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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김정일승계」 구도 마무리/「김영주복귀」 무얼 뜻하나

    ◎권력다툼 “끝”… 체제난국 타개 역점/“경제실패” 대대적 문책 인사 예상 김일성의 친동생으로 전노동당조직지도부장 등 핵심요직을 거친 김영주(71)의 권력일선복귀는 김정일후계구도를 마무리지으면서 경제난 등 북한이 당면한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총동원체제구축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8년만에 복권 8일 북한 노동당 정치국위원으로 기용되면서 사실상 숙청된 지 18년만에 복권된 김영주는 한때 김일성의 후계자로까지 지목되던 인물.그는 지난 70년대 초반 남북조절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김정일이 공식후계자반열에 오른 이듬해인 지난 75년이후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왔다.그래서 김영주가 지난 7월17일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준공식에 김부자 등 당고위인사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그의 정계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불러일으켰었다.당시 그의 호명서열은 당정치국서열 10위인 당비서 전병호 다음이었다.그러나 당정치국위원으로 선임된 이후 9일 열린 「전국공산주의미풍선구자대회」에서는 박성철부주석과 김영남정무원부총리겸 외교부장 사이인 7위로 부상했다. ○후계자 거론도 그는 62년부터 10년간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라는 요직을 맡아 북한 당·정·군에 걸쳐 자파세력을 확충해나가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김일성 다음가는 실세였다.그는 김정일과의 후계경쟁에서 밀려날 때까지 노동당 정치국위원·중앙위원·정무원부총리 등 핵심요직을 두루 거친 바 있다. 그런 그가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작업이 절정에 달한 시점에 재등장한 점을 북한문제전문가들은 의미심장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핵심요직 거처 서재진민족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영주의 복귀는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창순북한연구소이사장도 『김영주가 더 이상 김정일후계구도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그의 복귀는 김정일족벌체제의 강화로 볼 수 있다』며 같은 견해를 표시했다. 이처럼 그의 정계복귀는 김정일후계체제가 마무리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반증한다는 분석에 정대규통일원정보분석실장 등 정부관계자들도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즉 그의 재등장이 김정일의 계모인 김성애가 김정일과의 불화로 지난 80년대이후 거의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15일 「여맹」회의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사실과 함께 김일성일가의 가족간 갈등관계가 일단락됐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식 표현대로 「기본가」인 김정일과 「곁가지」인 그의 배다른 동생 김평일의 후견인격인 김성애와 김영주간 삼각암투가 김정일의 완승으로 끝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김성애가 참석한 「여맹」전원회의가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결의를 했다는 것과 불가리아대사로 「좌천」되어 있던 김평일이 북한으로 되돌아온 사실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마이너스 성장 심각한 상황에 이른 북한경제는 올해도 마이너스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등 연4년째 뒷걸음질치고 있다.이 때문에 북한당국도 올해말로 끝나는 제3차 7개년계획의 실패를 이례적으로 자인,앞으로 2∼3년간 조정기를 갖겠다고선언했다. 이처럼 북한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김영주의 복귀가 이뤄졌다는 점도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다.즉 김달현국가계획위원장을 경질한 데 이어 김영주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홍석형을 그 자리에 앉힌 사실은 『대권에 미련을 두지 않고 조카를 돕겠다』는 것을 전제로 김영주에게 경제분야에서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하거나 김을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특사로 활용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낳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실패의 책임을 묻는 대대적인 후속인사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남부레바논 긴장고조/이군,「죽음의 행진」에 발포 3명 부상

    【마즈 알 조후르·다마스쿠스 AFP 연합】 이스라엘이 지난해 12월 레바논 남부 무인지대로 추방했던 팔레스타인들이 이스라엘을 향한 「죽음의 행진」을 계속하고 이스라엘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유혈사태가 빚어지는등 이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추방된 팔레스타인인 3백96명은 16일 이스라엘측의 경고속에 「죽음의 행진」을 벌였으며 이에대한 이스라엘측의 발포로 3명이 부상했다. 추방민들은 이날 코란경전을 들고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이스라엘군이 경비하고 있는 남부 레바논 「보안지대」로 시위행진을 강행했다. 수의까지 차려입고 시위행진에 나선 이들은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하자 잠시 행진을 중단했다가 『신을 위한 죽음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소원』이라고 다짐하면서 이스라엘측 경비지역앞 50m지점까지 다가갔으며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탱크와 야포·헬기까지 동원해 이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이날 추방민들이 아랍측의 중동평화회담 참가반대를 외치며 시위행진을 전개한 직후 아랍국가들에 회담참가 결정을 연기할 것을 촉구했다. 야세르 아베드 라보 PLO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의 후견인격인 미국이 팔레스타인 피추방자 3백96명을 귀환시키는 문제에 대해 분명한 약속을 하지 않았음을 지적,이같이 말하고 이 문제가 풀릴때까지 오는 20일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인 중동평화회담 자체도 잠시 연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사실상 PLO의 지시를 받고있는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대표단도 이날 중동평화회담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협상대표단 대변인 하난 아쉬라위가 밝혔다.
  • 영­중국 대결서 협상 전환/홍콩문제 논의 합의의 배경

    ◎영,“민주화개혁 강행”서 한발 후퇴/양국입장 변화없어 예측 불투명 영국과 중국이 13일 홍콩문제에 대해 오는 22일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함으로써 그동안 위험할 정도의 마찰을 빚으며 교착상태에 빠졌던 두나라 관계는 일단 대결에서 협상국면으로 돌아서게 됐다. 이날의 합의는 우선 홍콩의 장래와 관련,두 나라가 이미 타결을 보았지만 최근 갈등이 심화되면서 폐기될뻔한 홍콩기본법 원칙,양국 공동선언,기타 홍콩과 관련된 제반 협정들의 사문화위기를 막았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두나라간 협상의 기본뼈대라 할 수 있는 이들 원칙의 어느 일방에 의한 파기는 곧 대화의 원천봉쇄,또 그에따른 실력대결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국은 기본적으로 이를 바탕으로 어느 일방의 결정이 아닌 합의와 협정에 따라 홍콩의 장래문제에 대한 이견을 해소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당초 홍콩민주화개혁을 일방적으로라도 강행하겠다고 밝혀온 홍콩과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영국이 갑자기 협상쪽으로 돌아선 것은 사실상 중국의 위협에 굴복한 것이나 다름없어 당분간 협상의 주도권은 승리자인 중국이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이번에 영국과 홍콩이 한통속으로 주장해온 홍콩의 독자적인 협상대표권 인정요구를 영국대표단에 홍콩이 부수적으로 참여하는 선에서 막아냈다.중국은 또 영국으로부터 크리스 패튼총독의 「홍콩 민주화개혁안」이 중국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만 실시될 것이라는 언질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언질은 지금까지 협상의 최대걸림돌로 작용해온 「민주화개혁안」의 실행이 사실상 물건너갔음을 의미해 표면적으로 협상의 분위기는 조성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 성숙에도 불구,홍콩문제에 관한 협상의 전도는 여전히 어두운 편이다.지금까지의 갈등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데다 엄청난 이해가 걸린 홍콩에 대한 두 나라의 기본적인 입장에도 달라진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97년의 홍콩반환문제가 영중간에 핵심적인 외교문제로 가시화되면서 영국은 반환후 홍콩의 위상과 관련해 알게모르게 손을 써온게 사실.신공항건설등 천문학적인 경비가 소요되는 대형공사를 잇따라 추진하는가 하면 민주화조치라는 이름아래 자국에 유리하게끔 홍콩의 향후 정치구도 개편을 모색해온것. 이에대해 중국은 영국이 반환전에 홍콩을 빚투성이의 빈 껍데기로 만들고 정치적으로도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차단,계속 「후견인」노릇을 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품어왔다. 따라서 이러한 양국간 이해상반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97년까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영중협상은 언제 다시 갈등으로 비화될지 모를만큼 전도가 불투명하다.
  • 중국 불관여로 「의제채택」 낙관/북핵 안보리상정 배경·전망

    ◎대북 “번복 촉구” 유엔결의토록 총력/우방이사국들 새달 공동발의 예상 4일(이하 한국시간) 미·일순방의 첫 방문지인 뉴욕에 도착한 한승주외무부장관과 에드워드 워커 유엔주재 미차석대사가 북한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상정키로 합의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장관과 워커대사는 이날 1시간여동안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대다수 안보리 이사국들의 견해가 한·미 양국의 입장과 별차이가 없어 안보리에 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정식 의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공동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하는 한편 구체적인 전략에 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간의 이같은 합의 이면에는 당초 북한핵문제의 안보리 상정 자체를 거부하고 나아가 만약 의제채택안이 표결에 부쳐질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던 중국이 최근 관망쪽으로 태도를 바꾼 사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유종하 유엔주재대사는 이날 『진건 유엔주재 중국대사대리가 북한핵문제의 안보리상정시 「관여치 않겠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북한핵문제가 안보리 정식의제로 채택되는데 별 장애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유대사는 이어 『한국은 안보리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상임이사국 대사들과 모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13%라는 최다 분담금을 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면서도 유엔의 주요정책 결정과정에서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일본의 협조도 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핵문제는 그러나 안보리에 상정된다 하더라도 당장 어떤 해결의 전기가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핵과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뿐아니라 인종·종교간의 갈등,마약,인권등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확대하는 한편 직접 관여함으로써 그 기능과 권한이 엄청나게 커진 안보리가 최소한 촉구 수준의 대북결의안만 채택하더라도 북한은 물론 북한핵문제에 제3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국가들에 주는 정치적 의미는 심대한 것이다. 다만 안보리의 의장국이 현재 뉴질랜드에서 오는 4월에는 NPT 비가입국인 파키스탄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어 외교적인노력이 한층 더 요구되는 상황이다.아무래도 NPT 비가입국은 가입국에 비해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또 북한의 후견인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의 체면도 고려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유엔주재 우리 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우선 안보리 상정때는 안건의 제목을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우방과 기타 국가들간의 입장의 차이,그리고 북한의 NPT 탈퇴 선언이 전례가 없는 사안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제목에 따라 정치적 의미와 북한에 주는 심리적 압박의 정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제3세계에 속한 이사국들로부터 보다 조심스럽게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유대사를 비롯한 유엔대표부 관계자들은 회의 벽두 예상되는 사소한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이사국들의 의견이 상정 쪽으로 모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북한핵문제의 안보리상정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이사회가 끝나는 오는 31일 이후,즉 4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또 상정형식도 한스 블릭스 IAEA 사무총장이 안보리회의에 직접 보고하는 식이 아니라 5개 상임이사국 대표들과 접촉,특별이사회의 결과를 전달한뒤 중국을 제외한 4개 상임이사국과 우방 이사국들의 공동발의형태를 띨것으로 전망된다.
  • 북핵에 긴장 고조되는 한반도(해외사설)

    남한정부는 12일 평양이 핵비확산조약탈퇴를 발표한 직후 긴급회의를 열었다.서울의 한 장관은 북한이 이라크에 비교될만한 엄청난 국제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일본도 「중대한 반향」을 우려했다.판문점 휴전회담후 40년이 지났어도 한반도는 여전히 긴장의 무대로 남아있다. 평양은 이 조치를 「국가이익의 방어」라면서 두가지 사건을 핑계로 삼고있다.북한공산체제는 먼저 「팀 스피리트」훈련을 「핵전쟁작전」으로 몰아붙인다.이 훈련은 미국의 5만명 병력과 가장 현대적인 군장비가 동원되어 한국군 7만명과 함께 지난 8일이후 휴전선 후방에서 실시되고 있다. 평양은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국 일부 책임자의 부당한 행위」를 비난한다.유엔의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가 군사 목적으로 핵재처리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두시설을 국제사찰단에 이달 25일까지 공개하도록 최후통첩했던 것이다.북한은 분명히 이 두사건을 하나로 묶으려 한다. 워싱턴과 서울은 핵무기를 아주 빨리 만들만한 능력이 실제로 평양에 있다고 본다.한·미두 정부는(이들뿐만 아니다)그러한 능력이 진부한 말장난을 일삼으면서 무슨일을 저지를지 모를 북한정권의 손에 놓이게 되는 것을 우려한다.북한 정권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정치적으로는 1948년부터 통치해온 80세된 김일성 원수의 퇴진이 임박해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중요한 동반자및 후견인을 구소연방의 해체이후 잃어버렸다.국제적으로는 친밀한 중국마저 이웃의 핵능력 획득 가능성에 불안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화해및 불가침조약으로 이루어진 1991년말 남북한 사이의 상호접근이 허약한 것임을 확인케 했다.남북한은 실로 판이하다.서울에서는 김영삼씨가 1961년 이후 최초의 민간대통령으로 직무를 시작하여 부패추방과 군부의 재정비에 착수했다.이것이 노멘클라투라와 권력복합의 통치체제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다면 북한의 군부가 야심을 품을 수도 있다. 그 반면에 김영삼씨는 모든 한국 지도자의 장래 목표인 재통일의 개념을 아직도 개발하지 못했다.남한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적대적인 형제 북한이 시련을 겪는 일없이 통일이 진전되도록 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으나 이제 이 자세의 견지가 어렵다는 것이 드러난 것 같다.
  • 보호관찰소 보호위원 이경재씨(봉사하는 삶:7)

    ◎비행청소년 거두어 돌보기 6년째/소년원 나온 사람 자식처럼 감싸/사랑으로 지도·교화… 15명을 선도/“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산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것” 외국어학원과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있는 이경재씨(47·서울 강동구 성내동)는 대학 다니는 아들을 두고 있지만 수시로 남의 자식들을 거두어 돌본다. 이들은 한때의 잘못으로 소년원을 다녀온 이른바 비행청소년들.이씨는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 보호위원 자격으로 이들 비행청소년들을 돌보고 있다.보호위원이란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일반인과 같이 생활하게 하면서 지도·교화하여 재범을 방지하는 일종의 후견인으로 무보수 자원봉사자인 이씨는 90년 국가로부터 보호위원에 지정됐다. 대개 소년원을 거쳐온 비행청소년들을 돌보는 일은 친자식 돌보는 것보다도 훨씬 정성과 인내를 요하는 버거운 일이지만 이씨는 이 일을 6년째 계속해오고 있다.자주 연락을 취하고 적어도 보름에 한번쯤은 만나서 이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상처난 마음을 다독여주는 친근한 말벗이 되어준다. 『미숙한 자기통제력 때문에 호된 경험을 겪었던 청소년들이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인간미가 넘쳐흐르고 자식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씨가 현재 만나는 보호청소년은 고등학교 2학년때 폭행죄로 소년원에 구치됐다가 지금은 이씨가 알선해준 봉제공장에서 열심히 일다니는 부군(20)이다.부군을 만나면 이씨는 스포츠 음악 영화얘기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특히 「책의 해」인 올해에는 책을 선물하고 함께 읽은 책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기회를 마련한다.일방적인 설득이나 훈계보다 책을 통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도덕규범을 배우고 인격을 넓힐수 있게 할수있을 뿐만아니라 생활에 대한 정보도 제공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무엇보다 그들이 갖는 갈등과 번민을 사랑과 이해로 감싸주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이씨는 실제로 이같은 사랑의 대화로써 지금까지 15명의 비행청소년들을 갱생의 길로 인도했다. 『이들이 학교에 잘 다니거나 직장생활을 잘하는 것을 보는것은 큰 기쁨이고 보람입니다.또 부모님께 잘 하면서 한때의 잘못을 뉘우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인생은 참 고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씨가 비행청소년 선도 자원봉사일에 뛰어든 것은 지난 87년.국민학교시절부터 고학생들의 어려움을 익히 보며 자랐던 그가 힘닿으면 그들을 돕고자 마음먹고 있던중 우연히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을 알고 찾아가 소년보호에 관한 강습을 받고부터였다. 이씨가 처음 맡았던 비행청소년은 폭행죄로 소년원에 갔었고 친척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하던 아이였는데 그가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자 부모들도 자식에게 사랑을 더 쏟고 아이도 올바른 길로 나아갔다면서 비행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처음에는 불량한 청소년들이라 조금 겁을 먹었었는데 이제는 그들로부터 인간은 선하게 태어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케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집안이 어려워서 한번 이사를 가면 연락이 닿지 않아 안타깝다는 그는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요』라는 말로 그가 선도했던 청소년들에 대한 궁금증의 자락을 접을수 밖에 없다. 자원봉사로 시작한비행청소년 선도가 이제 신념처럼 되어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씨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남을 위해 사용하고 더불어 사는 마음을 갖는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며 청소년선도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길 바랐다.
  • 정 대표 말뒤집기/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정주영 국민당대표의 오락가락하는 언행을 보면서 「안도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그가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면 이나라가 어찌 됐겠는가.정대표를 안 찍은 유권자들은 물론 그에게 귀중한 한표를 던졌던 이들중 상당수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대선참패이후 정대표의 행적을 보면 상식으로 이해안되는 대목이 수두룩하다. 개표직후 정대표는 선거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하지만 며칠동안 지방에 칩거하다 상경해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대중 전민주당대표를 전격방문,선거불복소송을 내자고 제안했다. 새해들어서는 새한국당과의 통합약속을 일방 파기하는가 하면 대선때 밝혔던 「한은의 민자당선거자금 3천억원발권주장」을 취소하고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선거패배에도 불구,정치를 계속하겠다며 국민당의 「공당화」추진을 거듭 강조했지만 실제 2천억원 정치기금조성과 현대와의 단절물제에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했다. 급기야 지난 6일에는 『대선막바지 새한국당과의 통합선언당시 이종찬의원에게 50억원을 주었다』고 주장했다.비록 통합을 전제로 부채변제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달기는 했지만 50억원수수설이 사실이라면 후보사퇴를 위한 금품제공으로 범죄행위의 성격이 짙다.어찌 보면 스스로 범법을 인정한 셈이다. 국민당 당직자들은 정대표의 실언연발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중론이다.일부 당직자들은 『일반 회사에 「사고처리담당 중역」이 있다는데 우리가 그 꼴』이라며 정대표의 무분별한 언행을 수습하는데 질렸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사기업이라도 수단·당법을 가려가며 돈을 벌어야 한다.정치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정치는 「명분」을 먹고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경제에서는 9단일수 있으나 정치에서는 아직 입단조차 못했음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을 외면해선 안된다. 정대표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한다.약속대로 정치기금을 내놓고 참신한 인사가 정치발전을 위해 앞장설수 있도록 후견인이 되는데 만족해야한다. 지난 대선에서 그에게 표를 던진 3백80여만명의 유권자들을 욕되게 해서는 안된다.
  • 국민 신당 통합 가능할까/관심사로 떠오른 연대 움직임(진단)

    ◎“자금력­참신성 합치자” 물밑교류 활발/“CY 출마 고집”… 일부선 합당에 부정적 가칭 새한국당의 대통령후보가 이종찬의원으로 사실상 결정되면서 국민당과 신당의 연대문제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당과 신당은 대선이 눈앞에 박두하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반양금정서를 앞세워 연대할 경우 대선에서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없지않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양당은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다. 국민당은 정주영대표가 80세를 바라보는 고령이라는 점이 약점이다.신당도 조직·자금이 절대 열세인 상황이다. 따라서 국민당이나 신당이 연대하지 않고는 양금에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국민당의 조직·자금에 신당의 참신함이 합쳐질 때 양금후보에 대적할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게 정가의 공통된 진단이다. 국민당과 신당간 통합을 위한 공식논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물밑 교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당과 신당의 연대문제가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부터이다. 민자당을 탈당함으로써 신당 태동의 촉발제가 된 박태준의원은 당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달 3일 정주영 국민당대표와 비밀회동을 가졌다. 박의원은 이때 정대표의 후보사퇴의사를 타진했으나 출마의사가 확고한 것으로 드러나자 차선책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대표가 내각제개헌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다음 대통령임기를 1∼2년으로 단축,개헌관리정부가 될 것을 약속하면 적극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표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의원측은 그러나 이진우 전의원 등이 국민당의 김광일최고위원과 접촉하며 정대표의 태도변화를 계속 요청해 왔던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는 별도로 정대표­박철언의원,김동길최고위원·김정남총무­이종찬의원의 채널이 가동되면서 내각제를 전제로한 국민당과 신당간 연대가 모색되었다. 특히 국민당내 다수 인사들은 대선이후의 당진로를 우려,정대표에게 꾸준히 반양금세력통합의 선봉에 서주길 요구해온 것으로 보여진다. 정대표도 이같은 대세와 현실인식에 따라 당초 신당인사들을 개별흡수하고 임기단축은 있을수 없다는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리기 시작했다. 지난주부터는 「내각제개헌 선거공약검토」에 이어 「임기 3년으로 단축가능」「신당과 당대당통합추진」「중대선거구제도입」등 신당측의 입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신당내에서도 이에 호응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새한국당은 5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종찬의원을 대선후보로 확정하려했다.하지만 일부에서 『대선후보를 조기확정하면 국민당과의 통합이 힘들어진다』고 이의를 제기,후보결정을 다소 늦췄다. 신당내의 대세는 『일단 후보를 확정해놓고 여론을 조성하면서 국민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자』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신당도 이때문에 「이종찬후보」로 결론을 낸뒤 반양금세력의 중추적 축이 될수 있음을 과시하고 국민당과 연대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 시점은 이달 중순 대선공고전이 될 수도 있으나 정주영·이종찬후보가 모두 후보등록을 한뒤 선거막바지에 극적으로 합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신당연대가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만은 아니다. 우선 정주영대표의 출마의지가 워낙 확고하다. 신당인사들은 양금후보를 꺾는 「기적」이 창출되기 위해서는 정대표가 후보를 사퇴,후견인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반면 국민당의 분위기는 정대표의 출마포기는 상상할수 없다는 쪽이다. 이종찬의원도 쉽사리 출마를 포기할 수 없으리라 여겨진다.우여곡절끝에 오른 신당후보자리를 내놓기가 그리 쉽지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당 일각에서는 정대표가 당권을 양보,정주영후보­박태준 혹은 이종찬대표의 역할분담이 제기되고 있으나 실현여부는 미지수이다. 이와관련,박철언의원이 지난 3일 포항에서 박태준의원을 3시간이상 독대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당­신당­박태준의원의 연대가능성이 주목된다.
  • 얽히고 설킨 사기극… 꼬리문「의혹」/「정보사땅사기」미로를 캐보면…

    ◎특정인에 유입된 단서 전혀없어/제일생명 간부등 도중에 휘말렸을 가능성 커/하사장의 발뺌은 “책임회피” 인상 정보사부지를 둘러싼 거액사기사건은 군부대의 이전계획등을 잘 아는 군무원과 전문 토지브로커조직을 두개의 축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사기극이라는게 그동안 검찰수사의 결론이라 할수 있다. 전국방부군사연구실 자료과장 김영호씨(52)조직과 성무건설 정건중회장·정영진사장조직은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사기극을 연출해 나가면서 공생을 위한 협력과 때로는 배신의 쌍곡선을 그어왔다. 부동산거래에는 상당히 통달하고있는 제일생명측을 끌어들이고 거액의 돈을 빼내는 과정에서 합작과 협력을 모색했는가하면 가짜매매계약서를 만들고 자금을 배분하는 단계에서는 상대조직에 일방적으로 이용당하지 않기위해 감시와 갈등의 반목을 보였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사건의 성격◁ 이번사건은 대기업을 제물로 삼은 단순사기극의 성격이 짙으면서도 배후가 있을 것이라는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것도 이같은 사건전개과정의 복잡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영호씨는 사건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육사18기출신이라는 점을 십분 이용,상대조직등에 군의 실세가운데 자신의 후견인이 상당수임을 과시했고 정건중회장역시 자신과 하수인이 고위인사들과 직접연결된 것처럼 위장,범행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상대조직원의 「부풀려진」실체가운데 어느부분까지가 진실인지 상세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씨와 정건중회장등 3정씨가 검찰에서 서로 『상대방에게 이용당했다』고 사기범들의 상투적인 「오리발」을 내미는 이면에는 두 조직이 각각 상대를 이번사건의 보호막으로 여겼던 기대가 무너진데 대한 배신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후설◁ 검찰은 그동안 드러난 자금의 행방등으로 볼때 배후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심증을 굳힌 것처럼 보이고 있다. 제일생명이 사기당한 4백72억원의 자금 가운데 상당부분은 아직까지 추적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지만 거액이 특정인물이나 특정그룹등에 흘러들어갔을 만한 단서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후 관계가 있다면 적지않은 돈이 배후인물들에게 상당부분 새어나갔을 것이고 이같은 사실은 이미 수사망에 포착됐을것 이라는 것이 검찰의 관측이다. 더구나 항간의 소문대로 지난경선때 정치자금으로 흘러나갔다면 어떤 형태로든 벌써 드러났어야 했다는 것이다. ▷제일생명의 연루◁ 이번사건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는 과정에서 피해자인 제일생명 고위간부들의 석연찮은 행동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검찰은 이번사건에 제일생명관계자들이 어떤 형태로든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지 않나 보고 있다. 윤상무등은 또 이같은 거래를 통해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커미션을 챙기려했고 이같은 약점때문에 지금까지도 토지거래과정의 「내막」을 솔직하게 공개하지 못하고 있지않느냐 하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윤상무가 처음부터 사기극에 가담한것은 아니겠지만 어느 시점부터 잘못 휘말려들어 본의 아니게 회사자금등을 유용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수사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사장관련여부◁ 제일생명 하영기사장이 당초 발언과는 달리 윤성식상무의 정보사부지 매입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검찰과 보험감독원 조사에서 드러나 이 사건수사에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다. 하사장은 사건발생 초기인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지매입추진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지난달 자금담당임원이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윤상무가 혼자 부지를 계약하고 예금및 어음발행을 한 사실을 알았다』면서 『국민은행에 예치한 2백30억원에 대해서도 1월중순쯤 예치사실을 알고 당장 빼서 옮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었다. 하사장이 윤상무의 부지매입추진에 대해 왜 이같이 『전혀 몰랐었다』고 발뺌을 했을까. 이에 대해서는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는 제일생명측이 정보사부지매입을 둘러싸고 거액의 사기를 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갖가지 불법·편법적인 수단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다른 이유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하사장도 부지매입추진과정에 처음부터 깊숙이 개입했기 때문이거나 윤상무의 매입사실을 알고도 모르는 것처럼 묵인한 나머지 끝까지 몰랐다고 일관된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보험감독원이 8일 발표한 「부동산매매약정체결및 시행」이라는 제목의 기안서는 기안날짜가 지난해 12월21일로 대상토지는 정보사부지가 아닌 서초구 서초동 1500의1로 돼있고 담당과장부터 하사장까지 결재가 나있다. 검찰수사결과 이 기안지는 지난 5월중순 사후에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사장은 처음 주장과는 달리 최소한 지난 5월에는 부지매입 사실을 알았던 셈이 된다. 결국 이번사건은 서울 강남의 핵심땅이 매각된다는 소문을 근거로한 부동산업계와 재계의 투기욕심과 이를 적절히 이용한 사기꾼들의 야합에 의해 이뤄진 합작극으로 단순화할수 있다.
  • 외언내언

    태국은 19세기의 전세계적인 서구식민지홍수시대에도 동남아에선 드물게 독립을 유지할수 있었던 유연외교의 나라로 유명하다.영불각축의 제국주의강풍에 흔들리긴 하면서도 꺾이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한다.정치적으로도 32년에 이미 무혈립헌혁명에 성공,순탄한 출발을 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민주화를 달성한 나라이기도 하다.◆그러나 민주정치란 아무런 대가없이 공으로 간단히 수입되는 것은 아닌 것.태국도 예외일수는 없었다.신생민주국이 겪는 군사쿠데타홍역도 제일 먼저 경험.47년 최초의 군사쿠데타 발생이후 지난 40여년동안에 16차례의 군사쿠데타를 겪어야했다.2내지 3년만에 한차례꼴이란 최다 쿠데타의 기록.◆결과적으로 전후의 태국정치사는 쿠데타홍수속의 군정과 민정이 교차되는 혼돈의 연속.아니 군정의 연속이라고 해야 좋을 상황이었다.민주정치 주도세력부재의 혼돈이 군정을 부르고 군정이 민주정치주도세력의 성장을 저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것.군부는 태국정치의 후견인 내지는 대부를 자처하게 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전통도 생기고.◆1백여명의 사망자를 낸 73년과 46명의 희생자를 낸 76년의 유혈민주화시위를 거치면서 탄생한것이 역시 육군참모총장출신 프렘총리의 군정.그러나 군출신이면서 군의 정치개입을 억제하고 2차례 쿠데타도 극복하며 10여년의 태국에선 드문 장기집권에 성공,민주화와 경제성장도 달성하고 자진은퇴하는 모범을 보여 칭송을 받기도.◆모처럼의 이전통에 도전한 것이 작년2월의 군사쿠데타.지금 민주화시위대의 도전을 받고있는 수친다총리가 육참총장으로서 주도한것.민정이양을 약속했다가 번복한것이 화근.발포와 체포에도 불구하고 유혈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태국도 이제는 쿠데타와 군정의 전통은 청산할때가 아닌가.태국의 민주발전을 비는 마음이다.
  • 대원수·원수로 될일이 아니다(사설)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지난13일 대원수로 추대됐을 때 우리는 그의 아들 김정일이 곧 원솔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다.김주석이 대원수에 오른 것은 그가 39년간이나 차지하고 있었던 원수자리를 아들에게 넘겨주기 위한 사전포석이었기 때문이다.우리의 예상대로 김정일은 21일을 기해 원수에 올랐다.따라서 이것은 예고된 수순에 의한 착점일뿐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부자간의 권력승계라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김일성은 자신의 80회생일인 지난 15일 후계체제에 「만족」을 표명하면서 『전체당원과 근로자들은 김정일동지의 두리에 굳게 뭉쳐 혁명의 대를 이어나갈 튼튼한 주체를 이루었다』고 언급했었다.때문에 김정일이 원수에 오른 것은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아버지가 스스로 정립해준 것으로 보아야 한다.그렇다면 김일성자신이 권력승계가 마무리됐음을 선언해 놓고도 국가주석직과 노동당총비서직을 내놓지 않고 움켜쥐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에대한 해석은 시각에 따라 다를수 있겠지만 우리는 반세기가까이 굳혀온 그의 카리스마와 관련이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국가와 당의 얼굴인 주석직과 총비서직을 내놓는다는 것은 「위대한 수령」에 익숙해 있는 북한인민들과 관료들의 정서에 맞지않는 것으로 판단한 그가 원수자리만 아들에게 물려주고 카리스마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속셈으로 관측된다.또 절대권력의 속성상 또 군국주의체제상 아무리 아들이라도 생전에 모든 것을 물려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김정일이 원수에 오른것보다 인민무력부장 오진우차수가 김정일과 같은 원수로 승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북한의 권력과 군서열상으로는 김일성이 대원수,김정일이 원수,오진우가 차수로 되는 것이 「합리적」이다.그런데도 김정일과 오진우를 같은 계급에 놓은 것은 두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하나는 김정일후계체제에 불만을 갖고있는 혁명1세대들을 무마하기위한 포석이 며 또하나는 김정일이 아직도 군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오진우는 혁명1세대이지만 김정일의 후견인에 불과하고 나머지 원로들은 김정일체제에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김일성이 지난 3월 이들을 모아놓고 「대이은 충성」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부자간의 권력세습을 놓고 북한 권력층내부에서는 갈등이 내연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따라서 김일성의 사후 김정일체제가 어떻게 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그런데도 권력의 대를 잇겠다고 안간힘을 쏟고 있는 김일성부자의 허망한 집념에 다시한번 참담한 느낌을 갖게 된다. 지금이라도 김일성은 소련 동구의 붕괴,중국 베트남의 변화모색 등 대세의 흐름에 점진적 적응을 탐색하면서 「주체」의 낡은 틀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지혜를 생각지 못하고 스탈린 시대의 군국주의적인 위계에 집착,대원수·원수·차수라는 군사체제로 현재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시대착오적인 현실접근이라 할수 밖에 없다. 이제 그들이 그나마 최소한의 연명 방법은 백성의 귀와 입을 더 막으면서 군사적인 강압체제를 더 강화할 것이 아니라 세계대세를 수용하고 남쪽을 향한창을 열면서 역사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생존전략이 아닐까 한다.
  • 입원비 낼 능력없는 응급환자/정부·지자단체서 진료비 부담

    ◎129센터서 구급차 출동령/보사부/거부 병원·단체는 형사처벌키로/의료법 시행령 개정… 연내 실시 앞으로 행려병자(행려병자)등 진료비보상능력이 없는 응급환자의 진료비는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또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응급환자정보센터(129)에 강제로 구급차를 출동시킬 수 있는 출동명령권이 주어지고 출동명령을 어긴 병원 또는 단체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보사부는 26일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인의 진료거부등 진료시비 소지를 없애고 어떤 응급환자라도 제때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응급진료종합개선안」을 확정,올해안으로 시행키로 했다. 보사부는 이를 위해 의료법 제16조등 의료법과 관계시행령 개정작업에 들어가 올 가을 정기국회에 이 개정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보사부가 마련한 응급진료종합개선안에 따르면 응급환자 또는 보호자와 의료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술등이 지연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의료인이 응급환자를 대한 시점을 의료계약체결로 간주,지체없이필요한 처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키로 했다. 또 이같은 경우 「환자 또는 법정후견인이 치료비 보상의무를 지되 진료비 보상능력이 없는 경우 국가 또는 해당지방자치단체가 「응급진료기금」을 조성,진료비를 내주도록 명문화하기로 했다. 보사부는 이와 함께 현재 대한적십자사가 전국 14개 시·도에 운영중인 응급환자정보센터가 무선망을 통해 해당병원에 구급차의 출동협조를 요청해도 갖가지 이유를 들어 병원들이 출동을 기피하는 폐단을 막기위해 정보센터에 「출동명령권」을 줘 어떤 경우에도 출동하지 않으면 해당 구급차의 운영책임자는 물론 병원장도 함께 처벌키로 했다. 보사부는 응급환자가 의료기관으로 옮겨질 때까지는 환자보호자 또는 일반인 목격자의 행위도 중요하다고 판단,「일반국민 누구나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고도 적정한 응급처치를 즉시 시행해야 하며 지체없이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에 환자의 치료를 의뢰해야 한다」는 규정을 넣기로 했다. 이밖에 「응급실에서는 누구나 어떠한 경우에도 응급진료에 방해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못박고 보사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모든 구급차의 등록을 의무화,정해진 목적외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구급차사용에 따른 진료비기준도 조속히 마련키로 했다.
  • 일 야쿠자 대거상륙에 “비상”/미국(움직이는 세계)

    ◎일계 미 시민 앞세워 정체위장/마약·부동산투기등 「사업」 확대/「아이스」등 각성제의 90%가 「야쿠자」서 반입 일본판 마피아로 불리는 「야쿠자」와 「보료쿠단」이 최근 미국 본토에까지 침투,갖가지 범죄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미국 수사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 조직범죄단들은 도박·매춘·마약 밀매등의 범죄행위에서부터 부동산 투자,기업체 주식의 매입에 이르기까지 닥치는대로 분야를 확대하고 있으며,최근에는 권총등 소형무기까지 일본에 밀수출하고 있는것으로 미수사당국은 밝히고 있다. 일본경찰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일본내에는 약 2천여계파의 지하범죄 조직아래 90여만명이 직·간접적으로 이들의 범죄행위에 연루돼 있는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불법지하범법행위로 거래되는 액수는 약1백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그중 3분1가량이 마약 밀매와 관련돼 있는것으로 미수사당국은 추산하고있다. 미연방수사국(FBI)의 최근 통계자료에 의하면 각성제 종류의 하나인 「메담피타민」(methamphetamine)이나 「아이스」(ice)의 약90%가 이들 일본인 범죄조직인 「야쿠자」에 의해 밀반입되고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정보에 따라 각 공항의 이민국 직원이나 국경 경비대원들은 이들 불법 반입 물품의 색출을 위한 특별훈련까지 받을정도로 긴장하고있는 실정이다. 라스베가이스와 애틀랜틱 시티에서는 이들 지하범죄조직이 고급 매춘조직을 통해 미국내 일본계 부유층이나 여행객들을 상대로 성업중이다. 미국의 신탁통치령인 북부마리아나 군도내의 「티니안」섬의 경우 카지노산업을 주요 수입원으로 육성시키고 있는데 야쿠자의 조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회사가 카지노 면허 신청을 해놓고 있다. 라스베이가스에서도 이 야쿠자 조직들이 카지노와 주류판매 허가 등에 깊숙히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본계 미국시민들을 앞세우고 있어 확증을 잡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유력한 미국의 저명인사측근들에까지 손을 뻗쳐 범죄행위의 은폐를 기도하고 있다.지난해 6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프리스코드 부시」씨의 스캔들이 그 대표적인 예다.그는 야쿠자의 불법자금이 투입된 「도쿄투자 주식회사」의 상담역을 맡아 25만달러를 사례비로 받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야쿠자는 한국의 조직 폭력배들과도 연결돼 후견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보도됐다.특히 각성제의 일종인 「아이스」밀반입에는 한국의 조직범죄단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경찰은 지난해 부산에 본부를 둔 지하범죄조직인 「백호단」을 일망타진,이들이 일본의 야마구치구미의 야쿠자 본부에까지 가서 10일간의 의식훈련과 세미나 등에 참석했던 물증을 확보한 적도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보도하고 있다.이 신문에 의하면 하와이와 로스앤젤레스로 환각제인 「메담페타민」을 밀반입 하는데 한국의 지하 범죄조직이 깊숙히 개입돼 있는 것으로 수사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호놀룰루 경찰은 27파운드의 환각제(시가 1천2백만달러)를 밀반입한 한국인 4명을 체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오는 97년부터 중공의 통치아래 들어가는 홍콩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동남아계 중국인 비밀갱단이 미 본토로대거 잠입,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미 수사당국은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 벽안의 천사 “나환자와 30년”

    ◎보건대상 공로부문 수상 엠마 프라이징거여사/61년 내한… 결혼도 않고 나병퇴치에 전념/“감기처럼 완치 확신”… 재활정착 부축도 한해가 행복하고 기쁨으로 충만했던 사람이라면 그 기쁨이나 행복을 갖지 못했던 이웃들을 생각하고 희망을 선사해야 한다.저물어 가는 한해의 끝에서,30년간 나환자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심어준 푸른 눈 여성의 삶이 올 한해도 남다를게 없는 범속한 일상을 지내온 이들의 가슴을 울려준다. 27일 서울 대한결핵협회 강당에서는 대한보건협회제정 제5회 보건대상 시상식이 열렸다.이날 공로상(상금2백만원)을 탄 오스트리아인 엠마 프라이징거 대구가톨릭피부과의원장(59). 인종도 국적도 다른 「나병으로 버려진」사람들을 위해 결혼도 않고 봉사와 헌신으로 일관해 온 은인이다. 『학생시절 하와이 몰로카이 섬에서 환자들과 같이 살다 자신도 나병에 걸려 죽은 벨기에인 다미안 신부의 전기를 읽고 일할 곳을 찾던중 한국에 왔습니다』독일과의 국경을 이룬 오스트리아 에프스가 고향인 그는 잘츠부르크 간호학교를 졸업,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의 주선으로 61년 한국에 왔다.63년1월 천주교 대구교구는 경북 칠곡에 땅을 마련해 주었고,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의 도움으로 오늘의 가톨릭피부과병원을 열었다.처음 경북대의대 서순봉교수등이 한달에 몇번씩 나와 치료해 주었으나 10년동안은 의사가 없었다.이병원은 지금 60 병상에,의사 5명,간호사 10명및 이동치료반까지 편성해 인근지역을 돌며 나환자들을 치료한다.『나병은 유전도,전염되는 것도 아닌데 아직도 많은 이들이 외면해 안타깝습니다』나환자도 독감이나 다른병에 걸린 사람처럼 깨끗이 나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그는 지금도 전국적으로 2만3천여명의 환자가 있다며 『예전엔 병세가 심해 환자를 찾아내기가 쉬웠지만 요즘은 조그마한 피부병증세를 나타내거나 피부병을 치료하러 오는 환자를 진료하다 찾아내는 것이 고작』이라고 어려움을 말한다. 그는 나병환자들의 치료뿐 아니라 재활까지 도와 가정에 안착시키는 일까지 해왔다.병이 나은 이들은 정착촌에서 양계·양돈·한우등을 하며 산다.정착자금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신용금고등을 통해 지원해주며 후견인 역할을 한다. 지난70년 「나환자도 내형제,내 손으로 돕자」는 뜻 아래 세워진 릴리회등이 보내는 후원금으로 나환자들에게 눈썹 이식수술이나 의족 구입등을 해 주고 있는 그는 『한사람 한사람의 조그마한 정성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큰도움이 된다』며 새해에는 보다 많은 이들이 가진바를 나눌 수 있는 삶이 되기를 기원했다.
  • “소 연방 와해,한반도 정세에 도움”/미 스칼라피노교수 초청 강연

    ◎“멀잖아 북한 정치·경제 변환 있을것” 세종연구소(소장 정일영)는 6일 동아시아문제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A 스칼라피노 버클리대 명예교수를 초청,「소련연방의 해체와 동북아시아,특히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스칼라피노교수는 이 강연에서 『소연방의 해체는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와 실질적인 남북관계 증진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미관계와 관련,『미국은 과거의 후견인 역할로부터 탈피,동반자적 역할을 담당하려하고 한국의 국력신장에 걸맞게 방위비 분담도 점차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하오3시 성남 세종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강연회에는 2백여명의 국내 학계·관계인사들이 참석했다. 강연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련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전망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동아시아의 장래와 관련하여 러시아공화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이 될 것이다.러시아공화국은 향후 일본과의 북방영토문제,한반도의 장래,중국과의 정치적·경제적 관계,북태평양 지역에 있어서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등에 깊이 간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연방의 해체가 중국·북한및 베트남의 지도부에 미친 영향은 대단히 크다. 수년내에 중국의 「8노」나 김일성중심의 갑산파,그리고 호지명의 동료들은 사망할 것이다.그럴 경우 당·정부및 군대를 단합시키는 능력은 위협을 받게 될 것이고 극도의 불안정 상태가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소연방의 해체는 또한 대외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북한 대외무역은 절반 이상이 소련과의 교역이었으며 군사장비·원유및 기술분야에서의 대소의존도는 매우 높았다.따라서 소련으로부터의 수입이 감소되고 소련이 북한과의 교역에서 우호가격이 아닌 국제시장가격에 의한 결제를 요구함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대외무역과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며 한국과 일본과의 교섭에 있어서 일대 전환을 하게 됐다.정치적으로도 북한은 한소수교이후 일본과의 수교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에 이르렀고 유엔가입 문제및 대미관계 개선에 있어서도 급격한 정책 전환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중국의 경우와도 같이 북한은 조만간 정치적·경제적인 전환을 맞이할 것이다.그 전환은 김일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 세대가 정치일선에서 물러나는것을 의미한다.이미 젊은 엘리트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김정일의 존재 여하에 관계없이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 한자리에 모인 미 다섯 대통령

    ◎LA 레이건기념도서관 개관식서 웃으며 만나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시미 벨리의 숲이 우거진 언덕에서 4일 낮 거행된 로널드 레이건 미 제40대 대통령 기념도서관 개관식은 단순한 테이프 커팅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5명이 자리를 함께 하기는 미역사상으로도 이번이 처음이라지만,한국에서 반목·적대하는 전현직 대통령 관계만을 보아온 기자에게는 신기하고 부럽게만 느껴졌다. 이들은 재임중 후견인으로서 후계자를 돕기도 했고 경쟁자로서 서로 싸우기도 했다.또한 한사람의 행운은 다른 사람의 불행이기도 했으며 한사람의 승리는 다른 사람의 패배를 뜻하기도 했다. 연단에 부인과 함께 나란히 앉은 다섯 대통령 가운데 제37대 리처드 닉슨과 다음의 제럴드 포드는 78세,지미 카터는 67세,레이건은 80세,그리고 현재의 제41대 조지 부시는 67세로서 모두가 미국정치의 연륜과 활기를 읽게 하는 원로요 노익장들이다.특히 이날의 주인공 레이건에게 1980년 선거에서 고배를 든 카터는 아프리카의 잠비아에서 선거감시 임무를 수행하던중 급거 귀국,행사에 참석해 많은 눈길을 끌었다. 부시대통령이 축사를 통해 전임자들의 치적을 열거할 때 장내에선 환호와 박수로 호응했고 전임자들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부시는 닉슨을 가리켜 『국내에선 개혁자였고 국외에선 평화의 개척자였다』고 칭송했고 포드에게는 그의 의욕과 인품에 찬사를 보냈다.카터에 대해서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그의 헌신적인 노력에 경의를 표했다.그는 레이건에 언급,『보수주의의 물결을 선도한 정치적 선각자였으며 그의 강력한 군비증강 정책이 미국인들에게 걸프전의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고 찬양하며 그의 밑에서 보낸 부통령 생활 8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간 헌금 5천7백만달러를 들여서 지은 레이건 도서관은 지금까지 건설된 미국의 대통령 기념도서관 10개소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다.거기엔 5천5백만건의 문서가 소장돼 있고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 실물 크기로 재현됐으며 3t짜리 베를린장벽이 냉전의 유물로 전시돼 있다. 그러나 레이건 도서관은 이러한 외형이나소장품 보다도 한자리에 모인 5명의 전현직 대통령을 통해 반목이 아닌 화합,단절이 아닌 축적의 건강한 미국정치를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써 개관 첫날부터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심었다.
  • “강씨 자진출두때까지 보호”/명동성당 경 신부

    ◎“「국민회의」 간부는 빨리 떠나라” 촉구 경갑실 명동성당 수석보좌신부는 16일 하오 서울명동성당 사제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가 20일 이후 검찰에 자진출두를 결심한만큼 강씨가 신변을 정리,자진출두할 때까지 교회는 강씨를 적극 보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 신부는 『교회의 이 같은 결정은 「전민련」측이 서신을 통해 강씨의 신변보호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며 강씨가 이 같은 교회 제의를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 신부는 『그러나 수배된 「국민회의」의 간부들에 대해서는 공권력과 국민 다수가 범법자로 보고 있는만큼 「국민회의」측의 더 이상의 신변보호요청은 무리라고 판단,하루빨리 성당에서 나가줄 것을 이날 상오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 신부는 『강씨의 경우 인권과 양심이 관련된 문제이고 강씨가 양심으로 보호를 호소,이를 받아들였으나 「국민회의」의 경우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강씨와는 사안이 다르다』고 말했다. 경 신부는 「국민회의」 간부들이 성당을 떠나지 않는다면 그 이후의 문제는 교회의 권한 밖에 있게 되지만 그렇다고 공권력 투입을 양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서준식씨도 무방 경 신부는 또 『강씨가 교회의 결정에 따른다면 성당 안 사제관에서 머물게 할 계획이며 강씨의 후견인인 「전민련」 인권위원장 서준식씨도 강씨와 함께 있어도 무방하다』면서 『그러나 사제관에 머무는 동안 가족과 여자친구를 제외하고 보도진 등 외부인을 만나서는 안 되며 다른 행동은 모두 성당측의 통제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 신부는 『강씨가 20일이 지나면 즉시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믿지만 검찰이 못 믿겠다면 1∼2명의 감시경찰관을 사제관 밖에 배치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경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이 15일 정원식 국무총리서리를 만난 것은 주로 강씨 사건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히고 『이 자리에서 김 추기경이 앞으로도 계속 공권력을 투입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정 총리서리로부터 김 추기경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전민련」 인권위원장 서준식씨는 경 신부의 제의에 대해 『강씨에 대한 제의는 긍정적인 것이나 강씨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고 『강씨 어머니 등과 의논해 강씨의 신변문제를 17일 최종 결정하겠으며 나 자신은 강씨보다는 「국민회의」측과 행동을 같이하겠다』고 말했다.
  • 박철언 장관,월계수회 후퇴의 배경

    ◎「대권경쟁」 마찰음 해소… 통치권 강화/「내분의 불씨 제거」·「당결속」 양면포석/“조기 전당대회” 민주계 요구에 제동 6공 「실세」이자 차기 대권경쟁의 유력한 주자로 지목됐던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6일 돌연 자신의 정치적 사조직으로까지 일컬어지는 월계수회의 고문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그의 사퇴가 미칠 여파와 향후 박 장관의 위상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박 장관이 현재 정치권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역할 때문에 그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는 사건 이상의 무게로 정치권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게다가 시기적으로 박 장관의 차기대권도전설과 각종 투서가 끊이질 않는 시점에서 박 장관의 강력한 후견인으로 알려진 노태우 대통령의 뜻에 따라 그가 월계수회 고문직을 사퇴했다는 측면에서 향후 당 및 정국운영과 관련,갖가지 추측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퇴배경을 「최근 월계수회 활동을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조직인 것처럼 오해하는 억측이난무했기 때문에 그같은 억측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단순화시켰으나 사실 지금까지 월계수회는 박 장관의 정치적 행보와 동일선상에서 해석돼 왔다. 또 박 장관은 지난해초 3당통합을 추진하면서 그때까지 친목단체의 성격이 짙었던 월계수회의 활동을 「국민운동조직」으로 개편할 것을 측근 참모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월계수회와 박 장관의 차기대권전략이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에 따라 민정당시절 김윤환·이종찬·이한동·이춘구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은 월계수회의 활동을 박 장관에 대한 견제명분으로 활용해왔으며 3당통합 이후에는 김영삼 대표측에서도 조기 당권요구 등 차기 보장에 대한 빌미로 월계수회를 꾸준히 거론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달 23일 노 대통령이 박 장관,김복동·금진호씨 등 친인척들과 가진 만찬석상의 대화와 관련하여 나도는 『박 장관의 월권행위를 엄하게 꾸짖었다』 『박 장관을 포함한 친인척이 차기대권주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는 소문도 이같은 맥락에서 확대 재생산된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박 장관이 『그날 모임에서는 걱정하는 말씀도 있었고 격려하는 말씀도 있었다』고 토론한 데서 볼 수 있듯이 노 대통령은 그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 월계수회 및 박 장관 관련보고를 듣고 고문직 사퇴뿐만 아니라 행동지침까지 시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89년말 5공청산 직후 이춘구 당시 민정당 사무총장이 당조직과의 마찰 등 당내 결속을 해치는 요인으로 월계수회의 분파활동을 지적하면서 이의 해체를 요구했을 때,또 지난해 4월 박 장관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간의 대결국면 당시 민주계의 월계수회 해체요구에 대해서도 『월계수회는 나의 조직』이라며 사실상 박 장관을 엄호했던 노 대통령이 이처럼 급작스럽게 방향선회하게 된 이면에는 복합적인 의도를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무엇보다도 통치권 후반기의 권력누수현상을 경계하고 있는 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최소한 14대 총선 이전에는 여권의 차기대권 후보가 부각될 수 없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박 장관의 행동반경 제한조치에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3당통합 이후 노 대통령이 김 대표측에 대한 견제구로서 월계수회의 세확장을 묵인했던 방식에서 탈피,대권도전설로 논란이 분분한 박 장관을 먼저 제어함으로써 광역의회 직후로 예상되는 김 대표측의 조기당권요구계획을 사전에 차단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이해된다. 다시 말하면 3당통합 이래 「대구합의문」에 이르기까지 김 대표측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든 위협요소인 박 장관의 기를 꺾어줌으로써 향후 정국을 노 대통령의 의지대로 주도하는 한편 김 대표가 조기에 당권을 요구할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숨은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지난 2월말 취임준비위 멤버들과 청와대만찬 때 뿐만 아니라 민정계 중진들과의 회동에서도 노 대통령이 여전히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는 내각제개헌으로의 권력구조 변경을 위해서도 박 장관이 향후 지향하는 권력구조와는 무관한 대권 후보로 지목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대권경쟁의 상징물이 된 월계수회와 박 장관과의 연결고리를차단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장관이 이날 밝혔듯이 앞으로 신임 월계수회 회장은 비정치적인 인물 가운데서 선정됨으로써 모임의 본래기능인 「친목」의 성격으로 환원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월계수회가 지난 대선에서 기여한 공로 등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인식을 감안할 때 당조직에 흡수되는 형태로의 해체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박 장관에서 비정치적인 인물로 관리자의 교체를 통해 월계수회를 정치권의 태풍권에서 일단 비켜세웠다가 차기대권 경쟁에서 이를 다시 정권창출의 선봉대로 활용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즉 노 대통령은 향후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계속 확보하고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정치 형태를 차기정권 창출에까지 투영시키는 지렛대로 월계수회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력한 차기대권후보로 지목돼온 박 장관은 노 대통령의 이같은 구상 등을 감안할 때 최소한 금년말까지는 의도적으로 정치적인 색채를 감추면서 조용한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월계수회처럼 공연한 억측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정치성향의 집회에서 한 발 벗어나 오히려 미래의 보고로 추정되는 생활체육협의회와 같은 비정치적인 조직과의 연대활동을 통한 이미지 쇄신과 발판구축에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박 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를 지금까지 계속된 투쟁의 산물로 인식하고 있는 김 대표측이 당초 의도했던 금년내 당권장악이라는 목표를 포기하고 노 대통령의 정치일정 운영구상대로 순응할지는 의문시된다. 김 대표측이 원하는대로 자신을 중심으로 당이 결속되는 조짐이 보이지 않거나 박 장관이 점유했던 위치에 또다른 연합전선이 구축되는 등 자신의 당내지분 확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면 언제든지 이를 빌미로 당권투쟁을 꾀할 수 있으며 그 반대급부로 또다른 양보를 노 대통령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월계수회는 어떤 모임인가/전국에 20개 조직… 의원 20여 명 가입/87년 대통령선거 지원 기구로 결성 6·29선언 직후인 87년 7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박철언 당시 안기부장 특보의 주도로노태우 민정당 후보의 선거후원조직으로 결성됐다. 노 후보를 당선시켜 월계관을 씌워주자는 취지에서 모임명칭도 「월계수회」라 붙였다. 대선 이후 「월계수회」는 88년 여름 조직을 재정비,전국적인 하부조직을 50여 개로 통폐합하면서 박철언 당시 청와대정책보좌관은 고문으로 추대되고 이재황 의원(전국구)이 회장으로 선출됐다. 노 대통령은 그 동안 민정계 중진들이 월계수회 해체 또는 당내 공식조직으로 흡수할 것을 건의할 때마다 『월계수회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일축한 것으로 알려져 월계수회는 자연스레 여권내 최대 실세조직으로 부각됐다. 이 모임은 지역마다 이름이 달라 팔공회·대지회·무등회·노령회·충우회·태백회·지역문제연구소·탐라회·미래민족문제연구소·북방문제연구소 등 전국에 20여 개 조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회원수 등 구체적인 사항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87년 대선 당시 회원이 1백80여 만 명에 이르렀던 월계수회는 현재 회장단 70여 명을 비롯,2만7천여 명의 핵심회원들만 관리대상으로 분류해 운영하고 있다. 원내에는 강재섭·박승재·이긍규·나창주·조영장·임무웅·김정길 의원 등 20여 명이 정규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언 장관 1문1답/“정치목적 사조직” 의심 씻으려 결심/모임 해체여부는 회원의사에 달렸다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6일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이제 모든 오해와 억측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체육청소년부 장관으로서의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월계수회 고문직을 사임하게 된 배경은. ▲월계수회는 지난 87년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노태우 대통령을 좋아하고 6·29선언 등 노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순수한 민간모임으로 출발,우의를 다지는 친목모임이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온갖 오해와 억측이 증폭되고 있고 특히 월계수회의 목표나 취지가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조직인 것처럼 왜곡되고 있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고문직을 물러나기로 결심했다. ­고문직 사임에 대해 대통령과 사전 상의를 했는가.▲물론 노 대통령과도 얘기가 되었고 나의 고문직 사임이 화합을 추구하는 노 대통령과의 뜻과도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월계수 해체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고문직을 떠나는 사람이 그 조직이 어떻게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그것은 전적으로 회원들 의사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고 보며 궁극적으로 노 대통령을 위한 모임이며 또한 노 대통령을 좋아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회원들이 노 대통령의 뜻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다. ­이번 고문직 사임이 노 대통령의 친인척 배제방침과 관련이 있는가. ▲나는 20년 동안 공직에서 일한 사람으로 6공에서도 역시 공직자로서 일하고 있을 뿐 친인척문제와는 상관이 없다고 본다. ­최근 일부 언론사에 공무원 단체의 이름으로 배포된 괴문서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옛날 수법이다. 그런 정치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정치적 음해를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분명하다. ­장관으로 임명되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상례가 아닌가. ▲지금까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은 장관들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임명권자가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내 자신이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언급할 일이 아니다. ­민자당내의 대지회가 박 장관의 대권도전을 위한 모임으로 결성됐다는 소문이 있는데. ▲나는 대지회 회장도 총무도 아니며 회원도 아니다. 대지회 회원 중 나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도 있지만 이를 두고 박계보다 월계수계보다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 91 한반도 외교의 시동(사설)

    온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걸프전쟁의 와중에서도 한반도 주변의 국제환경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고 있다. 30일 북경과 평양에서 진행된 2건의 외교행사는 바로 그러한 움직임과 변화의 일환으로 주목할만하다. 평양에서는 일본 정부대표단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일본·북한관계 정상화를 위해 제1차 본회담이 개막되었으며 북경에서는 중국에서 한국을 공식대변할 기구인 대한무역진흥공사 주북경대표부가 개설되었다. 모두가 2차대전 이후 45년만에 처음 있는 새로운 움직임이요 변화다. 그리고 그것은 탈냉전의 세계적 분위기가 걸프전의 혼돈과 북한의 완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와 한반도에도 꾸준히 확산되고 상륙해 오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움직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무역진흥공사 주북경대표부 개설은 한중무역 및 경제협력관계의 공식화란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양국 관계의 사실상의 공식화란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을 의식한 중국은 외견상 그것이 민간기구임을 애써 강조하려 하고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교적인 의례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오는 3월 중국국제상회 서울상주대표부가 개설되면 이들 대표부는 사실상의 양국 외교공관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가 작년의 한소관계에서 본대로 조속한 공식외교관계수립으로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한중 외교관계의 조기정상화는 북한이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적화통일의 환상을 깨우치고 세계적인 변화의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게 함으로써 동아시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될 것으로 본다. 소련과 함께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중국은 대한관계 개선과 함께 북한을 개방과 개혁 그리고 평화공존의 세계로 끌어내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할수 있다. 일본의 대북한관계 개선 노력도 같은 인식과 차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북경 예비회담의 단계를 거쳐 마침내 평양에서 열리게 된 일본·북한관계 정상화 회담도 결국은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증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일본의 북한의 핵사찰수락을 대북한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은 타당한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에 앞서 미국도 이미 대북한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국제테러행위 포기선언과 핵사찰수용을 요구한 바 있다. 그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북한에 평화공존의 뜻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북한이 대일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것은 순전히 경제적인 필요성 때문이라는 의구심을 뒷받침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파탄상태에 있는 북한경제의 회복을 도와야 한다는데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일본의 배상금과 경제지원이 적화통일의 미련을 버릴 수 없는 북한의 군사비로 전용되는 사태는 확실하게 방지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북한을 화해와 협력을 특징으로 하는 평화공존의 세계로 유도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나라의 하나라 할수 있다. 91년 서두 북경과 평양에서 시작된 외교적 시도들이 남북한 관계개선과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기를 바란다.
  • 정신질환 강제 치료/민자/이번 국회에 법안 다시 내기로

    정부와 민자당은 24일 최근 사회경제적 여건변화로 늘어나고 있는 정신질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난 12대 국회에서 처리하려다 인권 유린 우려가 있다는 여론으로 폐기했던 「정신보건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재상정ㆍ처리키로 했다. 당정이 마련한 이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질환의 예방,국민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되도록 한다는 선언적 규정과 함께 국가와 시ㆍ도는 정신질환자를 위한 의료시설을 설치토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은 특히 정실질환자에 대해 환자의 후견인 또는 부양의무자가 보호의무를 지도록 하는 한편 보호의무자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의료보호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신청을 받은 보건사회부장관,시ㆍ도지사는 의료보호시설에 수용을 의뢰하는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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