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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한방’ 먹인 메드베데프

    ‘메드베데프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민족 갈등 해법을 놓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이견을 보였다.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 등 현지 언론은 27일(현지시간) 메드베데프와 푸틴이 모스크바 프로 축구클럽 팬이 캅카스 지역의 청년 총에 맞아 숨진 사고로 촉발된 민족 갈등의 대처 방안을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히며 논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정치 스승 푸틴에 공개적 이견 처음 이 논쟁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올해 마지막 지방정부 수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예정에 없던 인종주의 대처 문제를 안건으로 내걸면서 비롯됐다. 푸틴 총리는 회의에서 “소련 시절에는 민족 문제가 없었으며 소련 국민이란 공동체 의식이 있었다.”며 민족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소련 시절의 애국주의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푸틴의 말을 듣고 메드베데프는 “푸틴 총리가 민족 간 평화 성취에서 일정한 결과를 이룬 소련을 언급했는데 (지금) 소련 시절에 있었던 것을 반복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현실적인 사람들이며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소련은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엄격한 국가였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다르며 소련 시절에 가능했던 방법이 어떤 경우에는 효율적이지 못했었다. 우리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가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자 후견인인 푸틴과 공개적으로 이견을 보이거나 논쟁을 벌인 경우는 알려진 바 없었다. 게다가 회의는 24시간 뉴스 전문 TV 채널 ‘라시야 24’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대선 앞둔 메드베데프 차별화 전략” 이에 대해 정치전문가들은 대통령으로서 입지를 다진 메드베데프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푸틴의 권위주의와는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자유주의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공세적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했다. 메드베데프는 앞서 지난 25일 주요 방송사 사장들과의 송년 인터뷰에서도 투옥 중인 전 러시아 석유 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사건과 야당 정치인들에 대해 푸틴 총리와는 달리 관용적 견해를 밝혀 화제가 됐었다. 자유주의 성향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경제 제1주의’를 내세우며 미국 등과의 관계 개선에 역점을 두는 등 권위주의적인 푸틴 집권 때와는 다른 정책을 펴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어산지 자진출두… 일단 14일까지 수감

    어산지 자진출두… 일단 14일까지 수감

    7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경찰에 자진 출두한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39)의 보석 신청이 기각되면서 미 외교문서 폭로전을 둘러싼 국제사회와 위키리크스의 줄다리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영국 경찰은 스웨덴 사법당국이 어산지에 대해 2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을 이날 집행했다. 이날 오후 어산지를 출석시킨 영국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그의 보석신청을 기각했다. 따라서 어산지는 오는 14일까지 수감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법원에서 어산지는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며 “스웨덴으로의 송환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 어산지의 자진 출두와 관련, AP통신 등 외신들은 스웨덴 정부의 구속 압박과 전 세계적인 ‘위키리크스 옥죄기’에 퇴로가 막힌 어산지로서는 정면승부밖에 달리 카드가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스웨덴으로 신병이 인도될 것을 우려한 어산지가 보석금 석방을 모색하기 위해 영국 법원에 서둘러 자진출두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와 관련, 어산지가 현재 10만~20만 유로(약 1억 5100만~3억 2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보석금을 지원해줄 후견인 등을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어산지는 지난 8월 스웨덴에서 2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스웨덴 수사당국으로부터 ‘범유럽 체포영장’을 전달받은 영국 런던 경찰국이 수사를 진행해 왔다. 정면대응에 나서기까지 어산지는 영국 정부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을 스웨덴으로 압송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두려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스웨덴이 향후 영국 경찰로부터 ‘성폭행 용의자’인 어산지를 인도받으면 그를 곧바로 미국으로 재송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위키리크스의 국무부 외교전문 25만건 폭로와 관련, 어산지에게 간첩죄를 적용시켜 처벌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어산지는 이 때문에 경찰 조사에 나서기 전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자신이 체포되거나 위키리크스 웹사이트가 불능화되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비밀문서 등을 담은 ‘최후의 심판 파일’(doomsday files)을 세상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산지가 모국인 호주로 돌아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로버트 매클랜드 호주 법무장관은 6일 “어산지가 호주로 돌아오는 데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어산지의 돈줄을 죄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카드 전문회사 비자도 위키리크스에 대한 자금 결제 서비스를 7일 전격 중단키로 결정했다. 앞서 6일 스위스 우체국인 포스트파이낸스도 ‘부정확한 고객 정보’를 이유로 어산지의 계좌를 동결시켰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랑해서 납치” 15세와 은밀관계 女선생 파문

    “사랑해서 납치” 15세와 은밀관계 女선생 파문

    뛰어난 발레실력과 미모로 영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안무가 겸 배우 사라 피리(27)가 미성년 제자와 금지된 행위를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피리가 자신이 운영하는 발레 교습소에 다니는 15세 소년과 지난해 5~6월 여러차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올해 초 기소됐다. 조사 과정에서 피리가 소년의 부모의 동의 없이 학생을 맨체스터 호텔에 데려간 사실도 밝혀지면서 유괴 혐의도 추가돼 최근 다시 법정에 섰다. 현지법상 법적 후견인의 동의 없이 미성년자를 데려가는 건 납치에 해당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참담한 표정으로 법정에 선 그녀는 “사랑에 빠져 성관계를 맺었으며 부모 몰래 소년을 데리고 호텔에 간 건 사실”이라고 혐의를 인정했다. 내년 1월 열리는 공판에서 피리에 징역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룩셈부르크에 머무는 피리는 이 사건이 드러나기 전까지 영국 순회공연을 통해서 명성을 쌓은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다. 발레강사로 후학 양성에도 힘을 썼던 그녀는 ‘워털루 로드’와 ‘홀리옥스’같은 TV드라마에 출연, 배우로서도 인기를 얻었다. 한편 지난 9월 영국에서는 머지사이드 주 남학교 교사 힌나 파텔(37)이 이 학교에 다니는 10대 소년 2명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가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다. 쌍방합의하의 성관계였지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파텔은 징역형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직된 상태이며 문제의 남학생들 역시 학교에서 제적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시집 보내줘” 42세 노처녀 딸 아버지 고소

    “시집 보내줘” 42세 노처녀 딸 아버지 고소

    불혹이 됐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번번이 결혼을 하지 못했던 40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아버지를 상대로 후견인 권리 박탈 소송을 제기해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대부분 미혼여성은 친아버지에게 후견인 권리(Guardianship)가 있기 때문에 아버지 동의가 없이 결혼하는 건 불법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디나에 사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42세 여의사는 자신의 결혼식을 번번이 거부해온 아버지를 상대로 2008년 고소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불복종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오히려 감옥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국제 인권단체의 강력한 항의로 그녀는 6개월 만에 출소했지만 아버지의 보복이 두려워 현재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한 보호소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 이 여성에 따르면 내년 43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버지는 자신은 물론 30대 후반인 여동생 4명이 모두 결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신체적 학대까지 가하면서도 이 여성이 벌어들이는 돈은 자신이 몽땅 쓰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후견인제도는 모든 여성은 아버지나 남편 등 남성후견인의 재정적·신체적 보호를 받도록 한다. 하지만 남녀차별적인 법 때문에 여성은 맘대로 여행을 가거나 휴대전화기를 살 수도 없으며, 심지어 복종을 하지 않을 경우 후견에게 맞아도 호소할 수 없다. 여성인권 운동가 라드와 유세프는 “2009년 이후 후견인 권리 취소 요청이 5400건이나 있었을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여성에 대한 보호가 아닌 남성의 횡포로 이 권리가 변질되고 있어 제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로레알 상속녀, 외동딸 상대 소송

    프랑스 최고 부자이자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가 자신의 외동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베탕쿠르는 그동안 딸 프랑수아즈가 자신의 정신 상태를 문제삼으면서 후견인 지정을 또다시 요구하자 “이런 괴롭힘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 가족을 넘어 로레알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것도 좌시할 수 없다.”면서 고소했다. 베탕쿠르의 변호사 파스칼 빌헬름은 20일(현지시간) 베탕쿠르가 딸 프랑수아즈의 법정 후견인 지정 요청에 대해 ‘정신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고 라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이 21일 전했다. 베탕쿠르는 딸 프랑수아즈가 지난 9일 법정 후견인 지정을 세 번째로 요청한 데 발끈해 고소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어 프랑수아즈에 대한 재산 증여를 철회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프랑수아즈는 베탕쿠르가 갖고 있는 로레알 주식 140억 유로(약 22조원)어치를 전부 물려받을 수 있지만 증여가 철회되면 50%밖에 받지 못한다. 베탕쿠르와 딸 프랑수와즈, 그리고 베탕쿠르의 남자 친구 등이 복잡하게 얽힌 ‘베탕쿠르 스캔들’은 딸 프랑수아즈가 지난해 12월 베탕쿠르의 친구인 사진작가 프랑수아 마리 바니에가 베탕쿠르로부터 10억 유로(약 1조 5000억원) 상당의 현금 및 고가 미술품을 편취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北 시도당 책임비서 집단 방중

    북한 조선노동당의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를 비롯, 주요 시·도당 책임비서들이 대거 중국을 방문했다.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겸 비서국 비서로 발탁된 문 책임비서는 올해 53세로 이른바 ‘김정은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방중 목적이 주목된다. 북한의 시·도당 책임비서들이 이처럼 한꺼번에 방중한 전례가 없어 북·중 간에 중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의 유력한 대북소식통은 18일 “문 비서 등 시·도 노동당 책임비서들을 포함한 대표단 20여명이 지난 주말 방중했다.”면서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방북했던 중국 공산당의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후속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 책임비서는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직계세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평균 연령이 60대로 낮아진 정치국 후보위원 가운데서도 가장 나이가 적다. 중국이 문 책임비서를 통해 김정은과의 대화통로를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후 주석이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의 새 지도부를 초청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 방중 문제 등이 그의 임무로 부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주석단에 선 김정은] 공식등장 12일만에 주석단 오른 김정은… 北, 후계구도 속도전 왜

    [주석단에 선 김정은] 공식등장 12일만에 주석단 오른 김정은… 北, 후계구도 속도전 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일인 10일 김 위원장과 함께 고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했다. 그런 뒤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당 창건 기념 군부대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주석단에 나타난 모습이 생중계되면서 후계 공식화의 대미를 장식했다. 지난달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위원 및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이후 공식적인 대내외 행보가 이어지면서 후계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 매체가 김정일이 등장한 행사를 생중계한 것은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처음”이라면서 “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부대 열병식에 김정일과 김정은이 함께 나타남으로써 후계 공식화 및 건강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당 대표자회에서는 주석단이 아닌 대표자들이 앉은 자리 맨 앞줄에서 김 위원장을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대표자회에서는 주석단에 실행위원들이 앉았고 김정은이 대표자회에서 첫 직책을 받았기 때문에 주석단에 오를 수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날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김 위원장과 리영호·김영춘·김영남·김경희 등 실세들과 함께 주석단에 올라 후계자임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74년 당 정치위원에 선임되면서 후계자로 정해진 뒤 1980년 제6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등 요직에 오르면서 6년 만에 주석단에 나타났다. 이에 비해 김정은은 당 대표자회 후 12일 만에 주석단에 오른 것이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됐음을 대내외에 천명함과 동시에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건강문제 등으로 후계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군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를 외부에 알려야 하는 급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김정은을 계속 노출시켜 후계 구축을 일상화, 정당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 경험이 전혀 없는 김정은이 후계 구축을 공고화하려면 ‘선군정치’를 앞세워 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군부대 방문 및 훈련지도 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 지지 기반 확보를 위해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행보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열병식 참관을 통해 군의 충성심과 결집을 유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김정일의 현지지도 동행은 물론, 후견인들과 함께 경제실무지도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냉혹한 일본의 군주 히로히토의 두 얼굴

    냉혹한 일본의 군주 히로히토의 두 얼굴

    우리에게 일왕 히로히토(裕仁·1901~1989)는 1945년 항복 선언문을 낭독하는 라디오 속의 떨리는 여자 같은 목소리로 기억된다. ‘히로히토 평전’(허버트 빅스 지음, 오현숙 옮김, 삼인 펴냄)은 그가 ‘유약하고 유명무실한 천황’이란 가면 속에서 아흔 살 가까이 천수를 누린 냉혹하고 잔인한 군주였을 뿐이란 사실을 냉정하게 지적한다. 944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쓴 역사학자 허버트 힉스는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역사와 극동 언어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미국 빙엄턴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힉스 교수가 10년간 집필한 ‘히로히토 평전’은 2001년 퓰리처상 실화 부문을 수상했다. 일본에서도 출간된 이 책은 일본과 미국 심지어 한국 정부까지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 히로히토의 전쟁 책임론을 정면으로 다루어 큰 화제를 모았다. 1901년 태어난 히로히토의 이름은 중국 격언에서 유래한 ‘풍요해지면 백성이 평안하다.’란 뜻이다. 히로히토의 아버지 요시히토는 수백 년에 걸친 왕실 근친혼으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뇌막염에 걸렸고, 끝내 황실의 낙오자로 전락했다. 생후 70일에 히로히토는 궁정을 떠나 퇴역 해군 중장인 후견인 가와무라 가에서 양육된다. 가와무라 백작은 히로히토를 “이기적인 인간이 아니라 타인의 생각에 귀를 기울일 줄 알며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 있는 인간으로 기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는데 힉스 교수는 용기 부분을 제외하면 모두 히로히토의 성격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했다. 유치원 때 히로히토는 러·일전쟁 놀이를 하며 자랐고, 형을 때린 히로히토의 동생은 부모의 초상 앞에서 사과 맹세를 해야만 했다. 일곱 살이 되어 입학한 학습원의 원장은 러·일전쟁 영웅인 육군 대장 노기 마레스케였다. 노기는 히로히토의 할아버지인 메이지 천황의 장례식 당일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는 셋푸쿠(할복) 의식으로 생을 마감했다. 절약, 인내, 품위 있는 절제와 같은 노기의 가르침은 히로히토의 몸에 배었다. 운동신경이 무뎠던 히로히토는 표본 채집과 분류 연구 등에 매료돼 민달팽이, 불가사리, 해파리 등 동식물 수집을 취미로 삼는 박물학자, 해양생물학 후원자로 성장했다. 유럽 여행을 다녀와서 1921년 섭정 취임한 히로히토는 고노에 후미마로 공작의 피해망상적 내셔널리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훗날 고노에는 중·일전쟁을 일으키는 총리가 된다. ‘열강들은 인종적인 경쟁심에 사로잡혀 일본이 아시아에서 지배적인 지위에 오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고노에의 견해는 히로히토뿐 아니라 엘리트, 궁정 관료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중·일전쟁 동안 히로히토는 군 전체의 행위를 도덕적이며 합리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무대 뒤에서 전략을 정하고 전쟁을 지도하는 최고 지휘관의 역할은 용의주도하게 감추었다. 중국 국민당과 4년에 걸쳐 전쟁을 치르면서 히로히토는 더 큰 목적을 위해 일본 국민의 안위에 대한 위험을 무릅썼다. 특히 히로히토는 화학무기 요원과 장비를 중국에 보내는 것을 재가했으며 독가스 사용을 허가했다. 1940년에는 중국에서 세균무기를 시험 사용하는 것을 처음 재가했다. 이는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이 대량 독가스를 사용하는 행위로 이어진다. 패전을 앞두고 히로히토가 걱정한 것은 신하도 백성도 아니고 ‘국체’(national polity)를 상징하는 ‘3종 신기’(神器·검, 곱은 옥, 청동거울)의 안위였으며, 그가 끝까지 지키고자 한 국체는 나라의 제도나 정치 체제가 아니라 바로 황조황종(皇祖皇宗)의 후손인 자기 자신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의 정치 지배층은 천황이 침략전쟁으로 자기 나라 인민과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을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면서, ‘정치에 대한 책임’을 온 국민이 나눠 짊어져야 할 ‘패전 책임’으로 바꿔 놓았다. 일본 국민은 도리어 천황 앞에서 신하로서 패배의 책임을 져야 했다. 타인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의 지위를 결사적으로 지키려 했던 점에서 그는 근대의 군주 가운데 가장 솔직하지 못했던 인물 축에 들었다고 저자는 평가했다. 일왕은 종전 후 기회 있을 때마다 평화를 설파하고 다녔고 전쟁 책임론이 불거질 때마다 오히려 종전의 공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방문 때는 디즈니랜드에서 미키마우스와 함께 웃는 모습을 연출하며 인자한 평화애호자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이토록 합당하지 않은 가면과 함께 그나마 종전 직후 일본 진보 세력에 의해 표면화되는 듯했던 전쟁 책임론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져버렸다. 3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크레인 사고로 숨진 30대 정씨의 안타까운 사연

    크레인 사고로 숨진 30대 정씨의 안타까운 사연

    아버지는 폐암, 어머니는 유방암을 앓고 있었다. 돈을 벌어 생계를 이어야 했다. 고 정상수(34·가명)씨는 낮에는 공사장에서 용접을 하고 밤에는 수험서를 펼쳤다. 6년동안 사귄 여자친구와는 공무원이 되면 결혼하자고 약속했다. 정씨의 소박한 꿈은 6일, 서울 서교동 아파트 공사현장 크레인 사고로 산산조각이 났다. 1호기 크레인 부근에서 작업하던 정씨는 중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와중에 심폐소생술로 살아나는듯 했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7일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정씨의 빈소는 화환 하나 없이 조용했다. 주경야독하며 공무원의 꿈을 놓지 않던 정씨의 꿈은 그렇게 스러져갔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인 정씨 가족은 넉넉하진 않아도 늘 화목했다. 하루 빨리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공고를 졸업한 정씨는 바로 취업을 했다. 성격은 늘 씩씩했다. 군대는 자원해서 해병대 수색대를 다녀왔다. 제대 후 취직 자리를 알아봤지만 직장 생활은 쉽지 않았다. 보석 가공 기술을 배우다가 공무원이 되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어머니(64)가 유방암 판정을 받고 얼마 후, 아버지(74)가 폐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비, 항암치료비 등으로 가세는 기울었다. 가만히 앉아 책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인력업체에 등록을 했다. 청주, 부산 등 지방이라도 공사가 있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어디든 다녔다.  용접공으로 공사장을 열심히 누볐다. 일당 7만원이 귀해 연휴 때도 쉬는 일이 없었다. 정씨의 이모부인 김기용(56)씨는 “지난 추석 때도 계속 일을 나갔다.”면서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아이었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공사를 담당한 GS건설은 이날 유족에게 사과하고 보상 문제를 논의하는 중이다. 김씨의 대부(代父·가톨릭에서 영세 받을 때 증인이 되는 남자 후견인) 김대현(59)씨는 “앞으로 살 날이 창창한 아이인데 갑자기 이렇게 되니 충격이 크다.”면서 탄식했다. 정씨의 가족은 해당 업체의 보상 없이는 발인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고 발생 전날은 정씨의 생일이었다. 여자친구 곽모(34)씨와 청계천을 거닐며 소박한 데이트를 했다. 곽씨는 “남자친구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빨리 결혼하자고 다시 한 번 약속을 했다. 시험에 전념하기 위해 10월까지만 공사장에서 일하기로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랑의 바이러스’ 퍼뜨립니다

    ‘사랑의 바이러스’ 퍼뜨립니다

    축제도 축제 나름이다. ‘사랑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일이라면 더욱 좋다. 동대문구는 최근 서울에만 정신질환자 수가 10만여명에 이르는 등 경제·사회적 환경변화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정신건강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고 7일 밝혔다. 구는 서울보건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 12~15일 재활 정신장애인과 가족,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정신보건문화 축제 ‘우리의 마음이 어우러진다’를 마련했다.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자립심과 미래 준비를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기획했다. 직업재활시설인 ‘데일리스’와 남성 주거시설인 ‘애린하우스’, 여성 전용인 ‘길벗둥지’ 등 관내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 4곳을 포함해 12개 기관이 참여한다. 첫날인 12일 세계 정신건강의 날 개막식에서는 관악구 한울정신건강센터 수강생들의 인형극 공연이 펼쳐진다. 이튿날부터 차례로 ‘이해의 날’ ‘홀로서기의 날’ ‘어울림의 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신장애인의 자립 및 재활을 돕기 위한 전문가 초청 특별강연을 갖는다. 강연 주제는 직업계획, 주거·재정계획, 결혼과 성(性), 성년 후견인 제도 등 다양하다.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다고 해서 감춰야 할 정도로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 정상적인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도우려는 취지를 담았다. 12~13일 오전 10시~오후 5시 구청 광장에선 사랑의 바자회도 열린다. 같은 날 이곳에서는 12개 기관별로 홍보·상담 부스가 운영돼 정신건강 상담 및 스트레스·우울증 검사 등을 실시한다. 소망나무 만들기, 사행시 짓기,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등 즐길거리와 풍성한 문화행사도 곁들인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일반 주민과 정신장애인들이 함께하고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갈라파고스 섬의 선군주의/구본영 수석논설위원

    갈라파고스제도는 남미대륙에서 1000㎞ 떨어진 적도 근방 태평양의 섬들을 가리킨다. 에콰도르령(領)으로 생물학자 찰스 다윈 때문에 유명해졌다.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독자적 진화를 해온 이곳 생물들이 진화론의 모태가 되면서다. 우리의 반쪽 북한도 외부 세계와 담을 쌓으며 60여년 폐쇄사회를 지켜 왔다. 그래서 북한 사회는 ‘현대판 갈라파고스 섬’에 비견된다. 사회를 생물유기체에, 개인을 그 기관(器官)에 견주는 사회유기체론을 원용했을 때다. 물론 북한이란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해 독특한 기제(機制)가 필요했을 법하다. 남태평양의 19개 화산섬 생물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진화해 왔듯이 말이다. ‘주체사상’이나 ‘(수령의) 유일 영도체계’ 따위가 그런 메커니즘들이다. 시장경제 체제는 차치하고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유례없는 괴이한 기제들이다. 그저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남인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공식화했다. 20대 후반의 ‘어린 왕자’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게 신호탄이다. 근·현대사에서 전무후무할 3대째 권력세습으로 ‘독자적 진화’를 하겠다고 선포한 꼴이다. 그러나 그 결말을 ‘해피 엔딩’으로 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바다이구아나와 코끼리거북, 날개가 퇴화한 코바네우…. 이들 갈라파고스의 독특한 생물들 모두가 외부와의 단절의 대가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북한 스스로도 3대 세습의 전도가 장밋빛일 수만은 없음을 인식하는 듯하다.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을 후견인으로 배치한 데서도 짐작되는 일이다. 그것도 모자라 김 위원장은 그제 당 대표자회에서 자신이 위원장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에 아들을 앉혔다. 생전에 아들이 군권을 틀어쥐도록 돕겠다는 심산일 게다. 이른바 ‘선군(先軍)주의’로 2012년 ‘강성대국’을 만들겠다는 그간의 공언대로다. 그러나 선군주의가 북한을 지켜줄지에 대해선 회의적 전망이 우세하다.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할 순 있어도, 총칼로 영원히 권좌를 지킬 수 없음은 동서고금의 철칙이 아닌가. 3대 세습 왕조도 여명기처럼 보이지만, 기실은 석양 무렵일지도 모른다. 개혁·개방으로 주민의 인권과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함을전제했을 때다. 김 위원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트레이드마크였던 키높이 구두를 벗고 프랑스제 스니커스를 신기 시작했단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 부자가 주민들을 외부 세계와 차단하는 시스템을 포기하기만을 빌 뿐이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北 김정은 3대세습 공식화] 정치국·중앙군사위 거쳐 2012년 상무위원 선출 유력

    [北 김정은 3대세습 공식화] 정치국·중앙군사위 거쳐 2012년 상무위원 선출 유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27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조선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으면서 사실상 후계가 확정됐다. 지난해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노래로 알려진 ‘발걸음’ 속에 나온 ‘청년 대장’이 실제 조선인민군 대장이 된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28일 “그동안 직함이 없던 김정은이 매체를 통해 언급되고 공식적인 직위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후계 구도 공식화 여부는 당 대표자회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20대 청년 김정은이 아무런 직책이 없던 민간인 신분에서 하루아침에 대장 칭호를 달면서 존재를 드러냈지만 정부가 후계 구도 등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예의주시하는 것은 그의 후계 구축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음을 방증한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까지도 김정은에게 군 직위를 줄 것이라는 첩보가 없었는데 이날 새벽에 전격 발표가 나온 것은 그만큼 다급했고 고심한 흔적을 보여준다.”며 “전날 밤새 토론하다가 김 위원장이 결심한 뒤 공개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노동당 대표자회에 앞서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것은 당 대표자회를 통해 직위를 받아 후계자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특히 당 중앙위원회와 함께 당 중앙군사위원회 선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김정은이 정치국뿐 아니라 당 중앙군사위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당 중앙군사위는 국방위원회보다는 힘이 약하지만 조명록·김영춘 등이 국방위와 함께 직책을 갖고 있어 당과 군에 함께 발을 디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군 칭호를 받은 김정은이 당 대표자회에서 어떤 직함을 갖게 되더라도 외부로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준 것은 선군정치 노선을 고수하면서 후계 구축시 필요한 군에서의 영향력, 성과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면서 “후계를 이으려면 총비서직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당 활동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중앙위 명단에는 들어가지만 얼굴이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 김정은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남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인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등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징검다리 역할을 맡김으로써 김정은의 권력 기반을 만드는 ‘섭정체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대장 칭호는 김정은의 우상화 노래인 ‘발걸음’에 나온 ‘청년 대장’을 실제 타이틀로 바꿔 인민들에게 익숙함을 확산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칭호가 생겼으니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공식 수행하면서 본격적인 후계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력 승계의 첫걸음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김정은의 권력 승계 과정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이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위직까지 올라가지 않고 중앙위 위원이 된 뒤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한 2012년 상무위원이나 비서국 비서 등으로 공식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2년 정도 과도기를 거친 뒤 이르지만 권력 승계 과정을 밟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뿐 아니라 후계 구축의 후견인이기는 하지만 권력에 뜻을 품고 있는 김경희·장성택 등과의 관계 설정과, 이들보다 훨씬 개혁·개방론자로 알려진 경제라인, 국방위 핵심들과의 조율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38세에 후계자로 공식화되는 등 차근차근 권력 승계 과정을 밟은 것에 비해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 경제난 가중, 권력 암투 가능성 등 불리한 점이 많다.”며 “향후 몇 년간의 과도기가 3대 세습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김정은 3대세습 공식화] “김정은에 대내정책 맡겨 주민결속·체제안정 노릴 듯”

    [北 김정은 3대세습 공식화] “김정은에 대내정책 맡겨 주민결속·체제안정 노릴 듯”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7일 셋째아들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이란 공식 직함을 부여함으로써, 후계구도가 공식화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위원, 비서국 비서 등 당 고위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일성종합대학 교수 출신인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북한 체제상 후계자는 노동당과 군을 쥐고 통솔해야 하기 때문에 (후계자는) 당과 군에서 합당한 최고의 직책을 부여받아야 한다.”면서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직을 맡은 것은 그가 당 대표자회에서 당 정치국과 당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선출되는 것을 예고하며 이는 김정은의 후계 공식화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소장은 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부인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장 부위원장의 측근인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책임비서를 인민군 대장으로 임명한 것은 김정은 후계구도의 후견인으로서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조치”라면서도 “특히 김정은 후계과정에서 권력이 부상한 장성택 부위원장을 견제하고, 김일성 혈통의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는 측면에서 김경희를 인민군 대장으로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이라는 칭호가 수여된 것은 북한이 선군정치, 즉 인민군이 혁명의 주체가 돼 사회주의 혁명을 완성하고 2012년 강성대국을 건설하겠다는 의미와 공개적으로 김정은에게 공식 직함을 부여, 후계자 공식화를 예고한 측면이 크다.”고 했다. 특히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에게 당 중앙위원회 위원직을 부여하고, 29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개최해 김정은에게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비서국 조직담당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 3가지 직책을 부여해 김정은이 후계자로 전면에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이어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받은 김경희는 김 위원장과 김정은의 교량 역할,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는 당과 군과의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되더라도 향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더라도 당장 북한의 대내외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대내 정책은 김정은에게 맡겨 주민 결속 등을 노리고, 김정일은 대남·북미 정책 등 대외정책을 총괄하면서 당장 큰 변화를 도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김정은에게 첫 공식직함으로 인민군 대장을 부여한 것도 북한 체제가 워낙 군사중심이기 때문”이라면서 “김정은이 나이도 어리고 군사 경력도 전혀 없지만 군 관련 직책을 맡겨 주민들에게 후계자로서 군을 통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인식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공식 출발선에 서게 되더라도 북한의 대내적 정책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당대표자회 등을 통해 당 조직 담당 비서나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 내 인사와 조직 부분의 직함을 맡음으로써 활동 범위를 넓힐 것이며 당분간은 김정은 후계 체제의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 김정은 3대세습 공식화] 장성택·김경희부부 ‘섭정체제’ 예고

    [北 김정은 3대세습 공식화] 장성택·김경희부부 ‘섭정체제’ 예고

    28일 새벽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알려진 27일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에 따른 군사 칭호 명단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은 물론,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과 김경옥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포함돼 있다. 대장 명단에 김정은보다 앞서 가장 먼저 나와 있는 김경희 부장은 김 위원장의 하나뿐인 여동생으로, 최근 김 위원장의 권력 승계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최측근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장 칭호를 받음에 따라 당 대표자회에서 승진하게 될 것으로 확실시된다. 김 부장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에 이어 ‘권력 2인자’이자 김정은의 핵심 후견인으로 후계구도 구축을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승진한 뒤 올 들어 김 위원장의 2차례 방중에 수행하는 등 ‘그림자 보좌’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설이 힘을 얻고 있다. 김 부장이 대장 칭호를 얻고, 그의 남편인 장 부위원장이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요직에 앉을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김정은의 후계 구도는 장 부위원장 내외에 의한 ‘섭정체제’로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자리에서 물러나 보직 대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위원회 책임비서는 ‘장성택 라인’의 핵심이다. 이번에 대장 칭호를 받으면서 당 비서국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1982년 사망한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며,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엘리트다. 2008년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임명된 김경옥 부장은 당조직 부문을 관장하는, 김 위원장의 측근 그룹의 하나다. 그동안 조직지도부는 당부문은 리제강 제1부부장이, 군사부문은 리용철 제1부부장이 담당해 왔으나 지난 4월 리용철 제1부부장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 이어 6월 리제강 제1부부장도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조직지도부의 주요 역할을 수행하며 김 위원장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은 최부일 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은 1992년 4월 인민군 소장에서 시작, 2006년 4월 인민군 상장으로 승진했다. 현영철 인민군 평안북도 8군 단장은 2009년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에 선출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정일 후계자 자리, 여동생 김경희가 노릴 수도”

    “김정일 후계자 자리, 여동생 김경희가 노릴 수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 자리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이케 유리코 전 일본 방위상은 ‘준비중인 김정일의 여동생’이라는 제목의 언론 기고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관련 글은 지난 16일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실렸다. 고이케 전 방위상은 “김 위원장은 김경희를 권력세습의 관리인으로 지명했을 수 있지만 김경희는 스스로 후계자가 되려는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교통사고 사망 사건을 근거로 들었다. 고이케 전 방위상은 “당시 이 사건에 김경희가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이는 김경희가 김 위원장 사후에 권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4) 서유기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4) 서유기

    ‘서유기’는 삼장법사와 그의 세 제자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서역으로 불경을 얻으러 가는 모험담이자 깨달음의 지난한 과정을 환상적으로 보여주는 구법기(求法記)이다.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원숭이, 돼지 형상의 저팔계 및 험상궂은 무기와 다양한 모습의 요괴들. 그런데 어디론가 길을 떠나고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환상의 여행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자기 극복과 구도의 과정으로 이야기를 읽어보자. 가령 새해가 되어 뭔가 계획을 세웠다 치자. 작게는 금연이나 금주를, 아니면 운동과 다이어트를. 혹은 평생의 소원을 세웠다. 앞으로 세상을 위해서 살겠다, 이렇게 살겠다 저렇게 살겠다는 등등. 그런 다음에 나의 결심과 목적에 맞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할 것이고 그것을 향해 매진할 것이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은 뭘까. 역시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 나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일 테다. 삼장법사는 자기 일생을 걸고 서역으로 가서 불경을 중국에 갖고 오겠다고 결심을 했다.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마음을 안고 길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삼장법사는 승려로서의 계율을 중시하면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갔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요괴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서 돌아오기, 자기의 원양(元陽)을 끝까지 지키기, 육식하지 않기, 그리고 구법의 마음을 잃지 않기 등이었다. 일견 쉬워 보이나 무지하게 어려운 고행의 나날들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요괴는 이 지점을 파고든다. 삼장법사를 납치해서 찜 쪄먹기(삶아먹거나 튀겨먹거나), 길 위에 여자를 배치하여 동정을 잃게 만들기, 구법을 중단하도록 부귀영화를 눈앞에서 흔들어대기 등등. 그럼, 삼장법사는 이 공격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요괴와 싸우는 힘은 ‘확고한 의지’ 손오공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72가지 변신술을 부릴 줄 알고 여의봉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삼장법사는 자기 몸의 빈대조차 죽일 수 없는(죽여서는 안 되는!) 전투력 제로상태이다. 요괴인지 인간인지 분간도 잘 못 한다. 여자 요괴들의 육탄공격에는 속수무책으로 시선을 떨구고 눈물만 흘릴 뿐이다. 나약하고 겁이 많은 삼장법사다. 그러나 삼장법사에게도 나름의 신통력은 있다. 그것은 암기력이 비상하여 한 번 들으면 불경을 욀 수 있다거나 3~4일은 거뜬히 좌선을 하고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손오공은 절대 할 수 없다는 좌선!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불법을 구해서 돌아가겠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가 요괴와 싸우는 그의 큰 무기이다. ●깨달음, 자기와의 싸움 삼장법사는 서역으로 가는 길에 갖가지 곤란함에 부딪혔다. 죽은 자의 뼈가 타서 도깨비불로 춤추는 사막, 살이 타들어 가는 열기를 내뿜는 험준한 산, 깊이를 알 수 없는 모래 강에는 어김없이 누런 흙바람 요괴, 회오리바람 요괴, 푸른 털 사자 요괴,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 요괴, 자라 요괴 등이 삼장법사를 기다렸다. 이 요괴들은 삼장법사가 미지의 자연환경에서 갖는 두려움과 공포가 낳은 것들이다. 삼장법사로서는 이 두려움의 정체를 알아야만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딜 수 있다. 다이어트하고 있는 사람 앞에 초콜릿, 케이크, 피자, 족발 등등을 한 상 가득 차려놓았다고 하자. 눈앞의 음식물들이 마치 요괴인양 보인다. 그러나 사실 먹을 것들을 앞에 놓고 크게 요동치는 내 마음이 바로 싸워야 할 요괴다. 81난을 겪는 동안, 삼장법사가 의지한 것은 바로 ‘반야심경’이다. 요괴이든 보살이든 간에, 세상의 모든 존재자들은 ‘본래 마음에서 생겨나고 또한 마음을 따라 사라진다.’ 그렇다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그것은 바로 자기로부터다. ‘모든 것이 자기 마음에서 비롯된다면, 다른 사람의 말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그렇기에 요괴와의 싸움은 철저하게 실재하는 어떤 외부적인 힘과의 격돌이 아니다. 밥 먹기 전과 밥 먹은 후가 다른 마음, 미친 듯이 날뛰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금세 평정해지는 마음. 그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을 ‘서유기’는 요괴와의 싸움을 통해서 보여준다. 손오공은 위기에 처한 삼장법사를 어떻게 해서라도 구해준다. 맘껏 변신술을 부리고, 여의봉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면서 요괴를 섬멸해 간다. 손오공은 말 그대로 자기 마음먹은 대로 살아간다. 그래서일까, 손오공은 심원(心猿)이라는 별칭까지 갖고 있다. ●요괴와의 싸움은 심마 물리치는 모습 형상화 손오공이 요괴를 물리치는 장면은 사실 구도자를 시험하는 심마(心魔)를 물리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즉, 손오공은 삼장법사의 마음이 바깥으로 형상화된 것. 보는 즉시 그것이 요괴임을 간파한다(부처심)는 점에서, 그러다가도 때때로 제멋대로 날뛴다(중생심)는 점에서 그렇다. 때로 손오공은 자비심이고 뭐고 없다. 그럴 때 삼장법사는 긴고주(머리띠를 죄는 주문)를 외어 손오공을 단속하듯, 자신의 마음을 단속한다. 손오공은 삼장법사에게 말한다. “다만 사부님께서 지성으로 깨달으시고 한마음으로 돌아보신다면” 그곳이 바로 부처님 계신 곳이라고. 그렇기에 누구나 다 그 자리에서 부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처가 되는 길은 다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목마른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순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듯이. 반드시 스스로 여러 시련들을 몸소 겪어야만 고해(苦海)를 초탈할 수 있다.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면 반나절에라도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삼장법사는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서 걸어갔다. “한 발짝씩 힘들게 가시는 거야. 너와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사부님을 보호해서 몸과 생명을 위태롭지 않게 하는 것일 뿐, 이런 고통을 대신할 수도, 경을 대신 가져다 드릴 수도 없어.” 깨달음은 자기 바깥에 있지 않다. 적대적인 것들만이 자기를 막는 것은 아니다. 삼장법사 일행의 후견인임을 자처했던 관음보살과 석가여래는 때때로 의도적으로 정령들과 요괴들을 사주하여 일행의 길목을 지키게 만든다. 불법을 더 들려달라며 감사의 공양을 끊임없이 하는 선한 중생들도 일행의 옷깃을 붙잡는다. 삼장법사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다. 나를 위해 해주었던 주위의 배려가 나의 깨달음을 막는 셈이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고 했던가, 여전히 ‘부처’라는 이름과 외양에 속아 넘어가기도 하는 삼장법사이지만, 취경의 의지와 우직함은 변함이 없다. 그는 자신의 발로 인간의 속태를 벗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자기의 두려움과 고통을 직시하면서 말이다. 그는 도망가지 않고 자기를 시험하는 81난을 깨달음의 계기로 삼았다. 인생에서의 막힌 지점을 자기 극복과 공부의 실마리로 삼을 수 있는 힘과 그것을 직시하는 고행은 ‘철 속에서 피를 짜내듯’, ‘가는 털실로 코를 꿰어 허공에서 결을 맺듯’ 지난한 과정이었다. 타인의 도움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마침내 부처님 계신 곳에 도착한 삼장법사.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81난을 채우기 위해 다시 물에 빠지는 어려움에 처하고, 경전은 얼마 누락되었다. 귀국했다가 다시 서역으로 가야 한다. 시련이 또 시작된다. 그러나 여행이 끝나지 않은들 어떠랴. 한순간 한순간 마음을 다해 살아가는, 자신의 힘으로 구법을 향해 나아가는 자에게 다시!가 뭐 대수이겠는가. 최정옥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MB 9일 러 방문… ‘실세’ 푸틴 단독면담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의 ‘실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도 회담을 갖는다. 9일 러시아를 방문하는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 오후 5시부터 40분간 푸틴 총리와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8일 “러시아 측이 푸틴 총리와 이 대통령의 면담을 제의해 왔으며, 우리 측도 이를 수락해 도착하는 날 공항에서 두 분의 단독 면담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면담에서는 극동시베리아 개발 등 에너지·자원분야를 비롯, 한·러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또 러시아가 단독으로 조사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정부가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와 다른 결론을 내렸다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의 주장이 나온 미묘한 시점이라 회담 결과가 특히 주목된다. 푸틴 총리는 지난 2000년부터 2008년 5월까지 대통령을 지낸 뒤 총리를 맡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이며 러시아의 실세로, 오는 2012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9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푸틴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당시 푸틴 총리는 면담에 50분 지각해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후에는 에너지·자원·조선 분야의 러시아 주요 경제인 9~10명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들 중 1~2명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선거참패 ‘3鄭체제’ 종언… 4말5초 黨·靑·政 전면에

    ‘이상득·최시중·강만수·류우익(2008년), 정정길·정몽준·정운찬(2009년), 이재오·임태희·백용호(2010년)’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권력 핵심부는 정치적인 사건에 따라 부침(浮沈)을 거듭해 왔다. 때문에 임기 반환점을 맞는 현재의 권력지도도 정권 출범 때와는 많이 달라진 양상이다. 집권 첫해인 2008년에는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측근라인’이 권력의 핵을 이뤘다. 초대 내각에서도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정운천 농림수산부 장관, 이영희 노동부 장관 등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독점했다. ‘원로그룹’이 포진하면서 내각 평균 연령도 62.4세로 지금에 비해 높았다. ●“대통령실장·정무수석 靑·국회 가교역” 청와대에서도 이 대통령의 ‘복심’인 류 대통령 실장을 비롯,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 측근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한나라당에서는 당시 안상수 원내대표, 이방호 사무총장 등 친이(이명박) 직계들이 실세였다. 이상득 의원도 막후에서 실세 후견인 그룹으로 파워를 휘둘렀다. 하지만 이들 측근 라인은 이른바 ‘강부자(강남 땅부자)’,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S라인(서울시라인)’으로 대표되는 인사 잡음에 시달리며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이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촛불시위가 거세지면서 이 대통령은 두 차례나 대국민사과를 하는 위기를 맞는다. 이 과정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2인자’ 이재오 전 의원은 낙선을 하고, 미국 워싱턴으로 외유를 떠난다. 취임 4개월 만에 류우익 실장과 곽승준·이주호 수석도 청와대를 떠난다.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정두언 의원과 마찰을 빚다 청와대를 나가게 된 것도 이 시점이다. 2009년 들어선 2기 이명박 정부의 최고위 핵심 자리는 대선 당시 캠프와는 무관한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한다. 쇠고기 파동의 위기 때 구원등판한 정정길 대통령실장,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직접 영입한 정몽준 의원, 지난해 9월 취임한 정운찬 국무총리 등 이른바 ‘3정(鄭)’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측근 색깔이 옅어졌고 연령대도 낮아졌다. 친박(박근혜)계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주호영 특임장관 등 정치인 출신 5명도 이때 입각했다. ‘한번 쓴 사람은 또 쓴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철학에 걸맞게 1기 때 물러났던 측근 세력들이 다시 자리를 잡은 것도 이 무렵이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류우익 주중대사,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이 권력 주변에 ‘복귀’한다. 올 들어서는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예상을 깨고 ‘참패’를 하면서 당·정·청 물갈이 폭이 훨씬 커졌다. 청와대에서는 ‘핵심 3인방’인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모두 옷을 벗었다.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정정길 실장과 정몽준 대표가 물러난 데 이어 세종시 수정안이 무산되면서 정운찬 총리까지 퇴진하면서 ‘3정 체제’는 1년도 못 가고 막을 내렸다. 이들의 빈자리는 ‘세대교체’ 요구가 거세지면서 ‘4말5초(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해당하는 젊은 인사들이 대신 메웠다. 지난달 14일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40대 중후반과 50대 초반인 나경원·정두언 최고위원이 각각 지도부에 입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청와대에서도 만 54세 동갑인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과 백용호 국세청장이 각각 대통령실장과 정책실장에 임명되면서 ‘투톱체제’를 이뤘다. 이어 ‘8·8개각’을 통해 만 48세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전격 내정된 것이 여권 세대교체의 하이라이트다. 3기 내각과 청와대에는 집권 후반기 여의도와의 소통을 고려해 정치인 출신을 대거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1~3기 박재완 중용… ‘MB맨’ 입증 3선 의원인 임태희 대통령실장, 역시 3선의 중진인 정진석 정무수석이 청와대에 자리를 잡고 국회와의 가교역할을 맡았다. 이재오 특임·진수희 보건복지·유정복 농림수산식품·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새로 내정되면서 무려 8명의 정치인 출신 장관(내정자)이 3기 내각에 포진하게 됐다. 박재완 후보자는 청와대 정무수석→국정기획수석→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진정한 ‘MB맨’임을 입증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의 향후 행보다. 야권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의 역할을 빗대, ‘인턴 총리(김 후보자)’, ‘특임총리(이 후보자)’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이 후보자가 ‘정권 2인자’로서, 여야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美·이스라엘 관계 삐그덕

    “이스라엘이 미국인의 생명과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60여년 동안 이스라엘의 맹방이자 후견인 역할을 해 온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미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의 지지와 지원을 이스라엘 정부가 남용하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생각을 폭넓게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 등 군부 주요 지휘관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점령 유지는 중동 문제해결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 재고는 지난 5월 유엔본부에서 채택된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최종 선언문에서도 나타났다. 당시 선언문은 이스라엘에 NPT 가입과 핵시설 공개를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아랍 국가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를 수용했다고 반발했다. 그 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워싱턴 정가를 격노케 했다. 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워싱턴 정상회담은 벌어지고 있는 두 나라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민선5기 ‘지방자치 도전과 비전’ 세미나

    민선5기 ‘지방자치 도전과 비전’ 세미나

    지방자치의 성공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서울신문은 민선 5기 지방자치 출범을 맞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전국시도연구원협의회와 공동으로 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민선 5기 한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도전과 비전’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300여명이 참석, 이와쿠니 데쓴도 전 일본총리특사의 특별기조 강연과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 귀를 기울였다. 강병규 행정안전부 2차관은 축사를 통해 “중앙정부와 자치단체는 지방 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함께 지혜를 모으면 당면과제를 해결하고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동화 서울신문 사장은 환영사에서 “민선 5기가 새로 출범한 시점에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타협과 소통을 통해 지방자치제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이승종 서울대행정대학원 교수 분권도 중요하지만 지방이 국가로부터 격리된 별개 정치단체가 아닌 이상 국가 차원의 통합성을 확보하기 위한 어느 정도의 조정과 협력은 필요하다. 분권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자치단체 간 협력적 관행이 정착되지 못하고 주민참여에 대한 관심소홀로 이어진다. 지금처럼 분권에 경도된 자치는 부분적 자치다. 분권 외의 지방자치요소, 참여와 정책중립에 대한 균형있는 고려가 필요하다. 앞으로 미흡한 분권 수준의 개선노력을 지속하되 국정통합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지방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분권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앙과 지방 간의 상생적 협력 대신 상호 상대적 권력과 위상 확보를 위한 갈등이 증폭돼 결국 국가경쟁력이 약화되고 주민복지가 훼손될 것이다. 분권과 통합의 균형에 기반해 광역·혐오시설 등에 대한 지방정부 간 협력적 행정관행도 확대돼야 한다. 지방정부는 주민 참여가 협력적, 공익적, 생산적인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으로 주민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수용해야만 한다. 근린 단위의 참여에 일차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손희준 청주대 교수 올해 지방세 수입으로 해당 자치단체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곳이 137개로 전체의 56%다. 세외수입 등을 합한 자체수입으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단체는 177개로 72%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지방재정의 자율성은 초보적 수준이다. 민선 5기 지방재정운용의 목표는 재정운용의 자율성 확대와 이에 적합한 책임성 완성이다. 중앙정부는 지나친 효율 지상주의에 함몰돼 자치구와 군 단위지역 등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지나친 과소평가와 홀대 등의 시각을 시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중앙정부가 주로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 또는 감독기능을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각 지자체에 적합한 재정지원 모델을 구축해 지원하는 후견인 또는 보호자로서의 역할이 요구된다. 재정력이 양호한 일부 지자체에는 자율통제와 주민과 의회를 통한 책임성 확보방안에 주력하고 재정력이 취약한 곳은 지금보다 더 많은 재정지원을 통해 자치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차등지원시스템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각 중앙부처별 할거주의에 기반한 지나치게 세분화되고 영세적이며 중복적인 국가보조금은 광역별 포괄보조금으로 바꿔야 한다. ●김현호 지방행정硏 연구위원 민선 5기는 국가보다 지역과 장소의 역할이 중시되는 지역발전정책의 거시적 경향에 더해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지역블록화 등 다양한 측면의 환경변화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핵심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장소의 번영과 사람의 번영이 일치할 수 있도록 자원·경험·역사·문화·지역사업 등 지역 내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내생적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발전정책은 지역이 발전의 주도권과 자율성을 지니는 자립적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며 중앙부처 중심의 기능적 방식에서 지역 중심의 통합적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 일자리 창출이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 일자리가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고리가 되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의 고용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 대신 지역 커뮤니티 단위의 생활체감형 일자리 창출을 지역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역사회 현안을 비즈니스 방식을 활용해 해결하고 그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 지역사회 공동체 사업을 활성화하고 지역의 사업 비중을 늘려야 한다. 전경하·남상헌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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