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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순찰차·CCTV 수사… ‘ICT 치안’도 한류 바람

    스마트 순찰차·CCTV 수사… ‘ICT 치안’도 한류 바람

    한류 바람이 치안 장비 수출로까지 퍼졌다. 페루에 수출한 한국형 스마트 순찰차는 강력범죄소탕을 위한 페루 경찰의 든든한 방어막이 됐다. 오만은 한국의 과학수사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형 폐쇄회로(CC)TV를 수입하는 엘살바도르 경찰은 수사 기술을 전수받으러 우리나라를 찾았다. 2000년대 집회·시위 장비를 수출하는 데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수출 분야를 다각화하면서 빠르게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을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올해 처음으로 치안장비 수출 규모가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로 뻗어 나가는 치안장비 시장의 현황을 들여다본다. ●IT·방탄 기능 탑재 한국형 순찰차 페루서 인기 2000년대 들어 부쩍 경제 협력이 활발해진 페루의 치안은 한국형 순찰차가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UV 싼타페 2.4를 기본모델로 한 이 순찰차는 2013년 800대(3000만 달러·약 340억원)가 수출됐고, 지난해 말엔 2100대가 추가로 계약됐다. 현지에서는 한국형 순찰차 도입 이후 총을 소지한 조직범죄단체에 대응하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순찰차에 방탄유리, 경광등, 탐조등, CCTV 등을 갖추고 있고 차량용 노트북, 지문인식기 등 첨단장비도 탑재했기 때문에 안전하게 순찰하고 신속히 수사하는 데 최적화돼 있습니다.” 페루에 한국형 순찰차를 수출하고 있는 포스코대우 김대영 팀장이 전한 한국형 순찰차의 강점이다. 그는 “페루는 총기 소지가 합법화돼 있고, 마약 문제도 심각해 정보기술(IT)과 방탄 기능을 탑재한 한국형 스마트 순찰차의 인기가 높다”면서 “또 유독 발달된 통신망을 이용해 순찰차가 현장에서 페루 경찰청의 중앙관제센터와 실시간으로 데이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파푸아뉴기니로 수출국을 늘렸다. CCTV 시스템과 경찰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계약했다. 페루도 한국형 112신고센터 및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박유천 증거 잡은 디지털 포렌식, 오만에 수출 솔류션 업체인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오만에 디지털 포렌식센터를 만들기로 계약했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PC나 스마트폰 등에 남아 있는 통화 기록, 인터넷 접속 기록 등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 기법이다. 최근 연예인 박유천의 성추문 사건에서 고소 여성이 지인에게 보낸 뒤 삭제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복원해 박씨가 성매매를 대가로 돈을 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 대표적인 예로 경찰이 증거를 수집하는 데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지문, 혈흔, 족적 등 물리적 단서보다 디지털 증거가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IT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높은 디지털 포렌식 분석 수준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만의 디지털 포렌식센터는 컴퓨터, 모바일, 오디오 및 비디오, 데이터 복구 등 총 4개 연구실로 구성된다. 더존비즈온은 이 센터에 100개가 넘는 최신 장비를 제공한다. 경찰도 전문가를 파견해 서비스를 지원한다. 더존비즈온 측은 “품목 한 가지를 수출하는 게 아니라 센터 구축에 필요한 공간, 물품, 교육 등 운영과 관련한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수출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디지털 포렌식 기술과 정보보호 교육 등이 오만 경찰의 수사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시험 전자채점, 11개국이 사들인 효자 한국형 운전면허시험장 전자채점시스템은 이미 11개 국가에 수출된 효자 품목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네오정보시스템 안승권 차장은 “과거에는 저개발국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따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전자채점을 도입한 뒤 ‘운전면허 시험이 공정하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두바이에는 유사시 차량이 자동으로 정지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해 안전성 부분에서도 큰 점수를 받았고 14곳으로 시험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형 전자채점 시스템은 감독관이 운전면허 점수를 태블릿PC에 기록하도록 한 뒤 결과를 전산으로 보내 자동으로 점수를 산출한다. 이 회사는 원래 전국 26개 운전면허시험장과 400곳의 운전면허 전문학원에 시스템을 제공하던 곳이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동남아 일부 국가에 수출할 때는 쉽지 않았는데 최근 경찰이 ‘치안 한류’ 지원을 하면서 라오스,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등에도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3년간 878만 달러(약 99억 5000만원)의 수출고를 올렸고 지난해 아프리카 보츠와나와도 계약하는 등 수출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2000년대만 해도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살수차와 플라스틱 방패 등 집회·시위 장비를 수출하는 게 전부였던 경찰 장비 수출도 최근 들어 경찰 무전기와 중앙통제실 등 경찰통신망, CCTV, 디지털 포렌식센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등으로 품목이 진화하고 있다. 올해만 8850만 달러(약 1002억 9000만원)를 수출할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치안 불안한 중남미 등에 선진 수사 기법 전수 특히 범죄율이 높고 치안이 불안한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한국 경찰 장비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장비와 함께 우리나라의 선진 수사 기법도 전수되고 있다. 경찰은 멕시코와 과테말라에 사이버범죄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 수사관을 교육하며 사이버범죄수사팀 창설을 도왔다. 경찰청은 지난해 치안한류센터를 연 데 이어 올해는 경찰대에 국제 경찰교육훈련 연구센터를 개설했다. 외국 경찰관에게 사이버범죄 수사기법, CCTV 활용기법 등을 교육하기 위해서다. 경찰의 치안한류사업은 크게 3가지다. 경찰 전문가를 파견해서 현지에서 교육해주는 ‘치안 전문가 파견 사업’, 외국 경찰관을 초청해 국내 경찰교육기관에서 교육하는 ‘초청 연수 사업’, 치안시스템이 열악한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치안 장비·시설·소프트웨어를 지원하거나 수출하는 ‘치안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현재 협력 대상국은 아시아 14개국, 중동·아프리카 13개국, 미주 12개국 등 39개국이며 연말까지 50개국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여태수 경찰청 치안한류계장은 “국내 경찰 장비는 대부분 경찰청이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면 국내 업체들이 입찰해서 생산하는 구조라 민간에만 맡기기보다 한국 경찰이 교육을 지원해주면 수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011년 엘살바도르에 CCTV 50대를 수출한 것을 계기로 CCTV 운영 방법을 전수했다. 당시 엘살바도르 경찰청은 운영 방법을 자체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활용 방도를 찾지 못해 우리나라 경찰을 찾았다. 국제경찰교육훈련 연구센터는 2012년부터 2년간 엘살바도르 경찰 100명을 교육했다. 지난해 엘살바도르를 방문한 신승환 팀장은 “엘살바도르도 한국처럼 경찰과 지자체가 협력해서 CCTV 관제센터를 만들고 범인 검거에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엘살바도르 범인 검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활발해진 치안 한류 수출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 세계 경찰장비 수출시장에서 한국은 후발주자다. 매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무기전시회 ‘유로사토리’에서는 여전히 유럽 및 미국 등 선진국의 치안 장비가 주연 역할을 맡고 있다. 독자적으로 경찰장비 전시회를 열고 있는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여 계장은 “비록 글로벌 치안 협력 분야에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투자가 이어진다면 한국 치안산업의 수출 규모도 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경찰장비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등 치안산업 질적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 ”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값 폭락 복분자 밭 갈아엎는 전북 농민

    값 폭락 복분자 밭 갈아엎는 전북 농민

    소비 냉각… 道 재고 749t ㎏당 가격 2년 사이 ‘반토막’ 전북 순창군 복흥면에서 농사를 짓는 윤철재(43)씨는 지난달 하순 애지중지 가꾸던 복분자 밭 5000㎡를 갈아엎었다. 복분자 가격이 폭락해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복분자 가격이 ㎏당 1만원을 호가할 때에는 3.3㎡에서 1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는 ㎏당 6000~7000원, 올해는 5000원까지 떨어져 도무지 수지를 맞출 수 없었다. 6월 초순 첫물, 중순에 두물 수확한 뒤 밭을 갈아엎고 다른 작물을 심기로 했다. 윤씨처럼 복분자 수확과 재배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 6월 초순부터 수확하는 복분자는 7월 초순까지 네물 정도 거둬들일 수 있지만 올해는 많은 농가가 두세물 정도만 수확하고 나머지는 포기했다. 재고 누적과 소비 부진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효자 작목이던 복분자가 천덕꾸러기가 됐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복분자는 1171㏊에서 4010t이 생산됐다. 예년 같으면 4936t이 생산됐겠지만 농가들이 상품만 수확하고 중·하품은 포기했기 때문이다. 20%가량은 버린 셈이다. 하지만 도내 복분자 재고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해 재고물량 931t 가운데 300t만 처분, 나머지 631t은 농협 창고에 보관 중이다. 올해 복분자 수확량이 대폭 줄었어도 118t이 재고가 돼 재고물량은 749t이 됐다. 농협은 지역 가공업체에 ㎏당 4500원씩 공급하겠다고 제의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복분자는 제철 농산물이라 수확기가 지나면 찾는 사람도 적어 재고 소진 전망도 흐리다. 잘나가던 복분자가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농민들은 대체 작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북도는 1171㏊ 가운데 300㏊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일부 지역의 경우 복분자 재배를 포기한 농민들이 40%에 이른다고 한다. 복분자 농가가 위기를 맞은 것은 오디, 블루베리, 아로니아 등 각종 베리류 재배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시기가 복분자 수확기와 겹쳐 소비 냉각의 주요인이 됐다. 게다가 수입산 와인과 무관세 수입과일도 복분자 시장을 잠식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복분자 소비를 늘리기 위해 판매 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생산량도 줄였지만 소비가 워낙 감소해 올해 생산분마저 재고가 발생했다”면서 “대형 가공업체와 인터넷 판매 등으로 재고량을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지역 복분자 재배면적은 지난해 기준 1299㏊로 전국 1693㏊의 77%에 이른다. 생산량도 5143t으로 74%를 차지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비만 치료부터 우주 정착까지…미생물 활용백서

    [송혜민의 월드why] 비만 치료부터 우주 정착까지…미생물 활용백서

    미생물은 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어선 0.1㎜ 이하의 크기인 미세한 생물을 뜻한다. 주로 단일세포 또는 균사로 몸을 이루는데, ‘생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성장하고 분열하며 생육하는 살아있는 존재다. 우리 몸 안에는 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약 100조 개 이상, 4000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미생물을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미생물의 다양한 역사와 쓰임새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생물을 향한 인류의 탐구, 어디까지 왔을까? ◆미생물 활용법-인체편 미생물은 크게 인체 내부, 특히 장(腸)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과 바다나 숲 등 우리가 쉽게 접하는 외부에 존재하는 환경 미생물로 나눌 수 있다. 과학계는 오래 전부터 인류에게 있어 장내 미생물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질병 예방·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최근 미생물이 ‘효자’로 떠오른 분야는 다름 아닌 ‘비만’이다. 장내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 입증된 것은 이미 10여 년 전이다. 이후 세계 각국 연구진은 비만과 미생물간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주력해 왔는데,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비만인 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게 주입한 결과 마른 쥐가 급격하게 살이 찌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장내 세균은 후벽균(피르미쿠테스·Firmicutes)과 의간균(박테로이데스·Bacteroidetes)으로 분류한다. 이들 두 세균은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후벽균의 경우 비만을 유도하는 성질이 있어 ‘비만 세균’이라고 부르는 반면,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장내 후벽균이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했지만, 체중 감량 52주 후에는 후벽균이 70%대로 떨어지고 거의 없던 의간균 비율이 20%까지 증가한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중 일부가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만이 ‘전염’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과학 저널 네이처에 소개된 영국의 ‘웰컴 신탁 생거 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장내 세균을 통해 비만뿐만 아니라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의 질병이 전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도 현재 세계 학계에는 뇌의 영역이라고 치부해왔던 자폐증이나 우울증 역시 장에서 발생한 신경독소 물질이 뇌까지 이동하면서 유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미생물 활용법-환경편 미생물은 인체뿐만 아니라 생명이 존재하는, 혹은 생명이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존재한다. 과학계는 미생물이 현존하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 왔는데, 지난 5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하수와 호수 녹조현상 간 상호작용에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호수에 질소화합물이 다량 유입되면 녹조현상이 유발되고 수질이 떨어지면서 물고기 등 수중생물이 폐사하거나 독소가 생산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호수로 질소가 유입되는 경로 중 하나가 지하수의 유입과 배출이며, 이때 미생물이 지하수가 포함한 해로운 형태의 질소를 무해한 질소로 변환시켜주거나 해로운 질소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학계는 미생물이 세계 곳곳의 수질 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생물은 우주 환경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부 미생물은 생명체가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화성의 추운 기후와 낮은 중력, 그리고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이러한 미생물은 지구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이런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해 미래의 화성 탐사선에 특정 미생물을 ‘동행’ 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NASA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일부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것이 미래의 화성 유인탐사 미션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생물 연구에 쏟아지는 관심과 투자 미생물에 쏟아지는 관심을 입증하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임기 마지막 과학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미생물군집)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생물이 인간을 비롯해 소나 돼지 등 가축, 더 나아가 우주인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이 사업에는 2년간 무려 1억 2100만 달러, 한화로 약 1390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된다. 한국도 세계적인 연구 움직임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은 2014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나섰고, 관련 분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부터 연간 4억 원을, 미래창조과학부과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각각 10억 원, 4억 9000만원을 투입했다. 투자액이 점차 늘고 있긴 하나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장내 미생물 분석은 장내 세균과 건강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미생물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국적을 막론하고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혜택’을 입을 수 있길 희망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만 문을 연다.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한 가지뿐이고 주인은 무뚝뚝한 데다 얼굴마저 험상궂다. 영 손님이 올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이곳을 한 번 찾은 사람들은 기꺼이 단골이 되어 돌아간다. 댄서, 샐러리맨, 프로복서, 대학생, 요리평론가, 노숙자 등 다양한 직업의 손님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삶에 지쳤거나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거나 외롭다는 점이다. 주인은 그들의 이야기에 기꺼이 귀를 열어 주고 무언가 먹고 싶다고 말하면 가능한 정성껏 만들어 준다. 허기진 배와 함께 마음도 채울 수 있는 곳, 거리의 안식처이자 피로 회복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인 셈이다. 2009년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이야기다. 내게 이 드라마는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부러움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당시만 해도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혼자 밥을 먹는 것만큼 궁상맞고 난처한 일도 드물었다. 과일을 살 때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수박이라면, 매대 앞에서 서성이다 빈 카트를 끌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것 같은데, 먹는 것에서마저 소외된다고 생각하면 새삼 고독감이 엄습한다. 그런데 이제 최소한 먹는 것으로 슬픔을 느낄 일은 없겠다. ‘혼밥’뿐만 아니라 ‘혼수박’의 시대도 열렸기 때문이다. # 크기는 미니, 인기는 대박 훈련소와 딸기를 제외하고 충남 논산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논산 수박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논산 수박이 유명해지기까지는 ‘논산 수박연구회’의 노력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그중에서도 ‘애플 수박’은 충남농업기술원과 논산시농업기술센터가 기술 지원을 하고 있는 시범 사업이다. 크기는 일반 수박의 4분의1 정도로, 대개 1~1.5㎏에 불과한 데 비해 당도는 훨씬 높다. 외피에 가까워질수록 당도가 떨어지는 일반 수박과 달리 안쪽이나 외피 쪽이나 당도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크기가 작으니 나들이 갈 때 들고 가기에도 부담이 없고, 껍질이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거나 껍질째 먹기에도 좋다. 논산에서는 지난해부터 애플 수박을 시범 재배하고 있는데 그중 한 곳이 ‘김상수 농가’다. 김상수(59)·정순희(59)씨 부부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줄곧 수박 농사를 지었다. 24살에 중매로 만나 37년을 살면서 수많은 굴곡을 함께 건너왔다는 두 사람. “벌어 놓은 것 하나 없이 대뜸 장개를 들어서 고생만, 고생만 시키더라구요”라며 웃는 아내의 얼굴에도, 민망한 듯 먼 산만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담뿍 담겨 있다. 부부는 현재 하우스 16동에 수박 농사를 짓고 있다. ‘씨들리스’(씨 없는 수박) 5동, ‘흑피 수박’(검은빛을 띤 씨 없는 수박) 7동, 애플 수박 4동을 운영 중인데 내년에는 애플 수박을 더 키울 생각이다. 지금이야 애플 수박을 효자 작물의 하나로 여기지만 지난해 논산수박연구회로부터 애플 수박 시범 재배를 부탁받았을 때만 해도 고민이 많았다. 비록 애플 수박이 지닌 장점이 많다 해도 낯선 것에는 거부감이 들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1, 2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이니만큼 작은 사이즈의 수박을 찾는 사람들도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일단 하우스 2동에 애플 수박 재배를 시작했다. 재배를 하다 보니 여간 매력적인 게 아니다. 조롱박처럼 조록조록 달려 있는 모습이 손주들 재롱 떠는 모습처럼 귀여운 데다 재배와 수확 과정도 수월해 노동력 절감 효과도 높다. 일반 수박은 바닥에 깔아서 재배하는 ‘포복 재배’ 방식으로 포기당 한 개씩 수확을 하지만 애플 수박은 사과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입식 재배’ 방식으로 보통 세 번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 일반 수박보다 병해충에도 강하고 재배 때 풀 줄기에서 나는 순을 쳐내는 번거로움도 없다. 수확을 하고 난 후 번번이 뿌리를 뽑아내고 땅을 갈아엎지 않아도 될뿐더러 수확한 후 흙을 털어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수확을 할 때도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고 있을 필요가 없어 몸에 무리도 덜 간다. 한창 애플 수박 자랑에 신이 난 김씨를 아내인 정씨가 소리쳐 부른다. “여보, 차 좀 빼줘요!” “저 사람은 참…. 앞으로 냅다 갈 줄만 알았지 차도 못 빼고 주차도 못한다니까.” 툴툴거리면서도 잽싸게 일어나 아내를 향해 가는 발걸음이 바쁘다. 혼자 남아 땀을 식히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멀리로 계룡산 자락이 넓게 펼쳐져 있고 길 건너에는 수로가 길게 나 있다. 그 너머 들판에서는 백로가 모여 놀다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동시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바람도 많아 하우스에서 뜨겁게 달궈진 몸과 마음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천혜의 환경이라고 할 만했다. 그런 곳에서 재배한 것이니만큼 다른 지역보다 더 달고 향긋한 과실이 태어나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아내를 태운 차의 뒤꽁무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씨가 휘적휘적 걸어 돌아온다. # 아낌없이, 그러나 적당히 “지역마다 당도 차이가 많이 나나요?” “지역에 따라 다른 게 아니라 키운 사람에 따라 다르죠. 똑같은 씨앗을 심었다고 해서 똑같은 수박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욕심을 내면 낼수록 농사를 망칠 수 있지요. 수박이 크고 많이 달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요.” 김씨는 세상 이치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농사짓는 기술이야 농업기술센터는 물론이고 인터넷 검색만 해도 쉽게 익힐 수 있지만 나만의 철학이 없는 이상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농사를 지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욕심을 내는 것이다. 풍작을 기대하고 물과 비료를 많이 주면 오히려 당도가 떨어지고 수확 전에 쪼개지는 일이 허다하다. “예전에는 나도 너무 많이 주거나 필요 없는 것들을 줘서 역효과를 내기도 했어요. 이제는 뭐, 수박 농사만 30년 넘게 짓다 보니 수박잎만 바라봐도 원하는 게 뭔지 알아챌 수 있지요.” 수박에 제일 좋은 것은 햇빛이고 사람이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물과 거름뿐이다. 그조차 수박이 원하는 만큼 양질의 것을 주어야 한다. 김씨는 하우스 내에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 덕트를 이용해 강제 환기장치를 설치했고, ‘유박’(깻묵: 참깨·들깨 등 기름작물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끼)이나 ‘미강박’(쌀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끼) 등 천연유기질 비료를 사용한다. 화학비료가 저렴하고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력(地力)도 저하되고 지하수 오염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미생물을 투입하거나 땅을 되도록 깊이 가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김씨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박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수박과 ‘이심전심’의 상태가 돼야 비로소 당도 높은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부농의 꿈에 날개를 달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로서 ‘동의보감’에 따르면 신장염, 인후염, 편도선염, 방광염, 고혈압, 부종 등에 효과적이다. 노화를 방지하고 암을 예방하는 데도 주효할뿐더러 싱글족과 커플족이 증가하는 지금 추세로 볼 때, 애플 수박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업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해 김씨가 애플 수박으로 거둔 소득은 1600만원 정도다. 하우스 1동당 1작기(수박 씨를 뿌리고 한 번 수확하는 과정)에 800만원대의 소득을 올린 셈인데, 올해는 4동에 각각 2작기 재배를 할 계획이다.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애플 수박에서만 6400만원가량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내년에는 이보다 작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보다 애플 수박 재배 농가가 3배 정도 늘어나 3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 식구들도 요즘 애플 수박만 먹어요. 일반 수박하고 애플 수박을 냉장고에 나란히 넣어 두잖아요. 그러면 애플 수박만 없어진다니까요. 다루기도 편하고 먹기에 부담도 없고 달기도 더 다니까 애플 수박에 손이 가는 게 당연하죠. 얼마나 작은지 직접 보시겠어요?” 김씨가 또다시 휘적휘적 걸어 하우스 앞으로 간다. 하우스로 가는 길목을 커다란 개 두 마리가 지키고 있는데 땅바닥에는 갉아먹고 남은 수박껍질이 뒹굴고 있다. 컹컹 짖는 개들을 지나쳐 김씨 뒤를 바짝 따르다가 주춤 발을 멈춘다.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우스에는 갓난아이 머리통만 한 수박이 그야말로 주렁주렁 달려 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신기하고 더 탐스럽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연신 사진을 찍는데, 김씨가 “쯧쯧” 하고는 수박 하나를 따서 한쪽 구석으로 던진다. “이렇게 가끔 쪼개지는 게 생겨요. 수분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지요.” 심상한 말투지만 쪼개진 수박을 자꾸 곁눈질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다. 저렇게 애틋한 마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농작물을 키울까. 나조차 애틋한 마음이 되어 가만히 서 있는데 때마침 정씨가 부산스럽게 하우스 안으로 들어선다.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여태 수박 한 쪽 대접을 안 하고 있었어요.” 수박을 뚝뚝 따서 뚝뚝 자르고 뚝딱 껍질을 깎아 손에 쥐여 준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수박향이 진동한다. 달고 시원하다. 맛보다는 먹는 품새에 반해 정신을 팔고 있는 내 곁에서 정씨가 사춘기 소녀처럼 종알거린다. “일손이 덜 가니까 쉬는 날에는 바닷가에 가서 회도 먹고 구경도 하고 그래요. 지난해는 부부 동반으로 중국에 다녀왔는데, 또 갈 거예요. 올해는 중국 ‘장가계’랑 ‘원가계’로 해서 쭈욱 돌다 와야지. 중매로 만나서 지금까지 고생만 했는데 이제 여행도 다니고 사람처럼 사는구나 싶어요. 글쎄 요즘은 집안일도 도와주고 그런다니까요.” 흥이 난 정씨 덕에 내 목소리까지 높아진다. “그럼요. 그런 게 사람 사는 거죠!” 모쪼록 애플 수박이 지역 브랜드의 역할뿐 아니라 고소득 작물로도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란다. 자라나서, 농가 식구들이 매일매일 웃고 내내 흥에 겨울 수 있도록 말이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서울광장] 추격이 아니라 추월이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추격이 아니라 추월이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우리는 지금 우리나라의 산업 숨통을 짓누를 수 있는 중국발(發) ‘산업황사’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제품 수가 우리와 같아졌다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발표는 ‘드디어 올 게 왔구나’라는 우려와 탄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더더욱 우리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것은 그저 그렇고 그런 허접스러운 제품이 아니라 우리의 수출을 이끌고 있는 주력 산업에서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사실과 우리의 새로운 먹거리조차 중국의 공격에 생존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TV와 함께 생활가전의 대명사인 세탁기·냉장고·에어컨은 삼성과 LG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효자 수출품이었다. 동남아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유럽의 가정과 사무실에 삼성 레테르가 붙은 냉장고와 LG 에어컨으로 도배를 하겠다는 의욕으로 생산라인을 늘리고 공장을 신축·증축한 일들이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는 굴기(?起) 초반까지만 해도 알토란 같은 시장지배권을 이토록 쉽게 빼앗길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물 안에서 나와 글로벌 시장에 겨우 명함을 내밀던 10여년 전만 해도 제깟 것들이 해 봐야 얼마나 하겠냐며 ‘촌트기’로 치부했던 중국의 전자산업이 무서울 게 없던 한국 전자산업의 주요한 축을 무너뜨렸다. 한쪽 다리가 부러졌으면 나머지라도 성해야 할 텐데 그럴 가능성보다는 눈앞이 캄캄한 것이 현실이다. 국내 주요 기업을 봐도 그렇고, 정부와 정치권을 둘러봐도 어디 하나 희망적인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을 앞선 8개 제품 중 6개가 삼성이 만든 것이지만 이런 시장지배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중국의 기술이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사실보다도 중국 정부와 기업의 전략·정책이 일사불란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숨을 더 막히게 한다. 반도체에 필이 꽂힌 중국 정부의 정책 단면 하나만 봐도 앞날을 짐작할 수 있다. 정보통신(IC)의 ‘꽃’, ‘밥’으로 통하는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중국은 세금 감면이나 금융지원 같은 전통적인 정책에 머물지 않고 ‘돈폭탄’을 쏟아붓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2014년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23조원을 조성한 중국은 이 기금을 10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이 돈으로 자국 IC 기업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 쓰도록 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도 중국 가전기업 하이얼이 미국의 100년 기업 GE의 가전부문을 인수했고, 중국의 게임회사 텐센트가 슈퍼셀을 인수해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첨단기술을 베끼고, 고급 인력 한두 명을 빼내 가는 과거 우리가 알던 중국이 아닌 것이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 해외의 핵심 기업을 사들이는 것을 보면 중국에서 구글, 애플, IBM 같은 초일류 기업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중국이 성장판이 열려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청소년이라면 우리는 성장이 멈춰 버린 어른을 닮았다. 초박막TV, 대형 액정패널, 디램, 낸드플래시메모리, 스마트폰과 같은 삼성이 만든 제품이 현재까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기분이 좋다기보다 뭘 잘못 먹고 체한 것처럼 묵직하고 답답하다. “인공지능(AI)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삼성의 고백은 정신 차리고 잘해 보자는 뜻도 담겨 있겠지만 근저에서 밀려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최근 쉼 없이 전하는 경제 관련 연구소의 분석 및 보고서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위중한지를 잘 말해 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중국이 수익성과 성장성 등 8개 지표 중 5개 지표에서 한국 기업을 추월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우리나라를 수출대국으로 이끌었던 자동차, 조선, 철강에 대한 중국의 품질 및 기술 수준이 80~95%에 이르렀다는 산업연구원의 분석도 있다. 앞서 언급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한경연, 산업연의 분석은 작년과 재작년 상황을 토대로 하고 있다. 더이상 중국은 한국의 추격자가 아니라 이미 추월해 질주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내년엔 올해 상황을 기초로 한 보고서가 나올 것이다. 희망을 볼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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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청 ◇과장급 전보△로봇자동화심사과장 나광표△차세대수송심사과장 권영호△특허심판원 심판관 김일규 ■기상청 ◇4급 승진△예보정책과 김진철△총괄예보관실 정광모△관측정책과 임덕빈△정보통신기술과 박영원△인력개발과 정해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 ◇국장급 승진△기획조정관 김안나△위원활동지원국장 전난경 ■금융감독원 △IT·금융정보보호단장 겸 선임국장 최성일△감독총괄국장 김동성△제주지원장 김강일△보험감독국 보험감리실장 이창욱 ■국민건강보험공단 △징수상임이사 전종갑△부산지역본부장 박국상 ■SH공사 △홍보부장 김선직△은평주거복지센터장 문명렬△노원주거복지센터장 장병문△강서주거복지센터 주거복지총괄부장 김기남△노원주거복지센터 시설운영부장 백만석△재생기획부장 김영준△공유재산관리부장 김대규△저층사업기획부장 이원철△분양수납부장 정윤환 ■인천시 ◇3급 승진△수도권교통본부(본부장) 파견 최종윤△보건복지국장 박판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원장 박상열 ■아시아투데이 ◇부국장대우 승진△생활과학부장 진현탁 ■서경대 ◇조직 신설 및 보임△미래대학교육위원회 위원장 김범준△미래연구원 원장 한문성 ■KEB 하나은행 ◇본부 부서장△FI영업부 김범래△채널기획부 김완호△종금영업부 박선기◇지점장△동인천 고창효△북가좌 고형권△범어역 곽정환△강서 구남영△안양 겸 안양역 김남희△동광주 김덕수△부평역 김도훈△일산백마 겸 백마 김민태△목동중앙 김병구△일산대화 김사무엘△증권타운 김삼환△대청역 김생수△주엽동 김선태△수원정자동 김성수△부천시청역 김성일△서교동 김성호△나주빛가람 김세훈△전주중앙 김양섭△탄현역 김영만△장산역 김왕섭△성산동 김우철△중곡동 김은배△둔산뉴타운 겸 둔산중앙 김은숙△우방타운 김정규△하나금융투자센터 김종민△익산공단 김창중△서빙고 김태용△태평로 김형수△행당역 김홍덕△이태원 남강우△퇴계로 남궁원△수원금융센터 남궁진권△주례동 노익재△광양 라철호△우이동 류병도△화명동 류철수△응암동 문승선△한성대역 민병덕△원당 박경성△화명역 박병순△노원동 박일원△철산동 겸 철산역 박종무△안국동 박준명△방이동 박진중△런던 박찬범△석수 박창호△마산 박태규△죽전중앙 겸 죽전역 방재현△아차산역 겸 구의동 배기웅△하단역 배상용△울산중앙 변귀임△우만동 변병천△고잔 부기하△영도 서민국△오산원동 겸 오산중앙 서양원△목동사거리 서종원△일원동 서항석△녹산공단 석용권△효자동 설근호△낙성대역 송성규△병점 송수찬△수지 겸 수지중앙 송흥규△천안공단 겸 천안기업센터 신언명△올림픽 심기천△청주 심선보△개포로 안기훈△김포대로 안방수△고덕역 겸 고덕 안신규△방배금융센터 안주영△만촌역 안효정△잠실 양국진△나운동 오명석△광교신도시 왕영준△흑석뉴타운 유병창△강릉중앙 유승재△연희로 유원성△이촌동 겸 이촌역 윤봉인△구영 윤상말△디큐브시티 이경남△을지로 겸 을지로3가 이동만△오류중앙 겸 오류동 이병승△상록수 이성칠△장안동 이수연△등촌동 이용식△익산 겸 영등동 이용원△거여동 이원직△남천동 겸 남천중앙 이자늠△하남 이재동△마석 이재락△성수역 이재우△역삼중앙 이재원△백궁 이재중△고척동 이정호△구월동 겸 예술회관역 이종하△안암동 겸 안암역 이주선△구리역 겸 구리중앙 이준헌△신목동 이철우△순천중앙 이춘금△군자동 이해원△성남중앙 겸 성남수정로 이현진△여의도 이후범△교하 이후연△서면남 임광민△해운대 겸 좌동 임문식△분당시범단지 겸 분당 임영만△창원중앙 임일홍△회기역 임홍석△오목교 장군△상동역 장이화△구포 장종남△서청담 장진형△범계역 정규원△정릉 정선희△수지동천 정애현△삼성노블카운티PB센터 정준환△시흥동 조방환△선릉역 조항철△양재동 조홍근△학동역 주광숙△수유 주군숙△노은중앙 지정현△둔촌동 채영배△마포남 겸 마포역 최사동△목동1단지 최영은△해운대우동 겸 해운대동백 최영호△양산역 최창훈△강남역 한상영△서초중앙로 겸 법조타운 한정덕△양정동 허성△워커힐 홍기수△화성발안 홍기인△군산 홍수기△신천동 홍진균
  • 성장통 뚫은 갤S7… 삼성전자 8조 깜짝 실적 기대

    성장통 뚫은 갤S7… 삼성전자 8조 깜짝 실적 기대

    애플 추락·中 따돌려 시장 극복 일부 증권사 어닝서프라이즈 전망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제품 ‘갤럭시S7’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다. TV, 가전 등 세트(완성품) 부문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8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은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마트폰 성장기가 아닌 성숙기 시대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다. 다만 3분기 이후에도 삼성전자 실적이 고공행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2분기 깜짝 실적을 놓고 추세적 성장의 서막이라는 낙관론과 일시적 반등으로,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선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관전 포인트는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느냐다. 4일 증권정보 업체 와이즈FN에 따르면 증권업계 추정 평균치(컨센서스)는 7조 3900억원이다. 8조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는 8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과감한 전망을 내놓는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으면 2014년 1분기 이후 9 분기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8조원 전망치는 ‘소수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갤럭시S7 효과가 예상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이 지난 분기 약 1600만대 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8조 14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증권업계 처음으로 8조원을 제시한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과 반비례한다”면서 “최근 삼성전자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양강 구도를 펼쳐 온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 등 후발 주자의 추격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2014년 3분기엔 영업이익이 4조원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었다. 애플도 지난 1분기 13년 만에 역성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S7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상대적 약진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갤럭시S7의 판매 호조에 이어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TV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다만 삼성전자가 2분기 이후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3분기 증권업계 컨센서스는 7조 800억원으로 2분기보다 낮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7’(가칭)이 전작(갤럭시S7)을 뛰어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세트 부문이 아닌 부품 부문을 주목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D램 가격 반등 등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액정표시장치(LCD)의 수요도 늘고 있어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을 들었다. 소현철 이사도 “3D 낸드 등 반도체와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면서 “2분기보다 실적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세철 연구원도 3D 낸드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봤다. 앞으로 3D 낸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이 하드 시장을 대체하면 2020년 600억 달러 시장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3D 낸드 시장에서 도시바, 샌디스크 등 경쟁 업체보다 기술력이 2~3년 앞선다”면서 “향후 5년간 반도체 시장이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일 장중 147만 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연속 신고가 행진을 했다. 4일 주가는 전일 대비 변동 없이 146만 6000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문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화웨이 등을 제외한 중국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을 못 하고 있다”면서 “중국 천하 시대가 도래하기 전 삼성전자가 포스트 스마트폰 체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거리형 아파트’ 미동 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거리형 아파트’ 미동 아파트

    오래된 아파트 중에서도 세운상가, 낙원상가, 서소문 아파트, 충정 아파트 등 소위 ‘스타급’들은 자료가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아파트들은 그렇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미동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자료가 없는 편에 속한다. 부동산 정보, 혹은 간단한 언급 정도다. 나 자신이 그 존재를 알게 된 것도 불과 얼마 전이다. 충정 아파트 답사에 건축 사진작가 김용관 선생이 동행했는데, 이 근처에 또 다른 오래된 아파트가 있다고 해서 가본 것이다. 이번 연재에서 소개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단지형이 아닌 ‘나 홀로’ 아파트다. 일반적으로 나 홀로 아파트는 소위 ‘주촉법’(주택공급촉진법) 등에서 요구하는 각종 제약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 전략으로 알려져 있어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 그러나 오래전에 지어진 나 홀로 아파트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좀 다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물과 도시가 만나는 방식에서 그렇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나 홀로’보다는 ‘단지형’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거리형’ 아파트라는 명칭을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미동 아파트는 거리형의 대표적인 사례다. 단지형 아파트의 경우 내부 환경은 좋을지 몰라도 거리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다. 결국 도시를 수많은 ‘빗장 공동체’(gated community)로 쪼갠다. 도시적 ‘발칸화’(Balkanization)다. 거리형 아파트는 물론 장단점이 이와 반대다. 길에 면해서 지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층부가 상가가 되고 결과적으로 가로의 활력에 기여한다. 물론 조경이 잘된 단지형 아파트가 거리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상업가로의 중요성은 도시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거리형 아파트는 고립되지 않은 도시의 일원으로 작동한다. 상가에서 일하는 사람이 바로 위에 거주함으로서 직주근접의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아파트 앞길 넓지 않아 건물 더 크게 느껴져 문제가 되는 것은 주거 부분의 질이다. 거리와 상가의 소음, 냄새, 채광, 환기, 안전 등 삶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단지형이 수많은 사회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파급효과를 누려온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한편 거리형이 전 세계적으로 더 보편적인 유형이라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팽팽한 대결이다.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동부 이촌동 한양 맨션(1971)이나 반포동 주공 1단지(1974) 등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는 물론이고, 제기동의 홍파 아파트(1971), 홍제동의 고은 아파트(1975), 연희동의 연화 아파트(1975) 등의 소규모 단지형 아파트에서도 거리와 만나는 부분에 상가아파트를 배치했다. 그러나 그 이후 아파트 단지는 점점 더 도시라는 바다에 떠 있는 섬과 같은 개념으로 변해갔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거리에 대한 배려는 다시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 접한 한 아파트 계획안은 대단지이면서도 거리형 상가아파트를 높은 비중으로 설치하고 있었다. 이 연재 또한 한국 아파트의 역사를 통해 단지형과 거리형이라는 상반된 구도 속에서 벌어진 다양한 시도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미동 아파트는 흥미로운 사례다. 일단 건물의 규모가 상당하다. 지상 8층, 지하 1층에 건물의 길이가 37m에 달한다. 지하 전체가 상가고 1층의 길에 면한 부분 또한 그렇다. 나머지 7개 층은 모두 아파트인데 그러다 보니 아파트에 대한 상가의 비율이 7개층 대 2개층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있다. 총가구 수가 97가구로서 한 개의 동으로 구성된 거리형 아파트로는 엄청난 규모다. 이에 필적할 만한 것으로는 서소문 아파트(1972년, 126가구), 그리고 숭인상가 아파트(1976년, 110가구) 등이 있다. 아파트 앞길이 그리 넓지 않아서 건물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정면에서 보면 돌출창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어서 아파트라기보다는 사무실 건물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건물의 후면이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라는 것도 특이하다. 한편 이 당시의 아파트들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한 노란색의 페인트 도색이 되어 있는데, 미동 아파트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약간 동부 유럽을 연상케 하는 이 놀라운 색채적 통일성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일부 자료에 의하면 미동 아파트는 1970년 12월에 입주했다. 그런데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완공, 즉 사용승인일은 1969년 6월 13일이다. 기록만으로 보면 완공 후 무려 1년 반 후에 입주를 했다는 것인데 그 실상은 알지 못한다. 1969년은 1970년과 더불어 중요한 상가아파트가 많이 지어졌던 해다. 이미 소개한 낙원빌딩과 효자 아파트가 그렇고, 지금은 일부만 남은 청계천변 삼일 아파트가 또 그렇다. 상가아파트는 아니지만 현재 완전히 철거되어 윤동주 언덕이 된 청운동의 청운 아파트도 같은 해에 지어졌다. 한국 아파트 역사에서 음으로 양으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례들이 이렇게 1969년 한 해에 대거 등장했다. #중정 없지만 계단 워낙 넓어 층간 통풍에 기여 몇 년 전 스웨덴 스톡홀름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마지막 밤을 보낼 숙소를 찾는데 중앙역 근처의 비즈니스 호텔을 알아보니 뜻밖에도 외기에 면하지 않은 방이 있었다. 체험 삼아 하루 묵어보기로 했다. 원래 사무실로 지어진 건물이었으나 임대가 잘 안 나가서 호텔 체인이 몇 개 층을 빌려 개조했다고 한다. 건물의 폭이 넓은 것이 문제였는데, 결국 복도를 두 개 두고 그 사이에 방들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프런트 직원은 씩 웃으면서 막상 가서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람선 같은 평면’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유람선을 찾아보니 실제로 그렇다. 건물이건 배건 폭이 넓다 보면 생기는 문제다. 막상 방에 들어가 보니 프런트의 말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 복도로 난 창도 모르고 보면 그냥 블라인드를 내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음식점 등에서도 종종 쓰는 디테일이다. 전반적인 설계가 세심해서 나름 쾌적한 분위기였다. 어차피 밤늦게까지 구경 다니다가 잠만 자러 들어가는 것이었으므로 별다른 느낌도 없었다. 외기에 면하지 않은 숙소에서의 하룻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몇 년 후, 그런 공간 배치를 한 건물을 또 하나 알게 된 것이 바로 미동 아파트다. 통상 이런 답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히 설명한다. 우선 현장에 가보기 전에 인터넷으로 대강의 정보를 파악한다. 다행히 한국 네티즌들은 관심의 폭과 깊이가 상당하다. 어떤 아파트들은 상당히 자세한 자료며 답사기가 올라와 있다. 특히 부동산중개업 종사자 중에 단순히 사업을 위한 자료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애정 넘치는 글과 사진, 자료들을 소개하는 분들이 있다. 일을 일로만 여기지 않는, 소위 ‘덕후스러운’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증거다. 중요한 사실관계는 전문 서적, 혹은 건축물 관리대장과 같은 공공서류 등을 찾아 재차 확인한다. 이전의 신문 기사가 궁금하면 네이버의 뉴스 라이브러리가 천군만마와도 같은 존재다. 이에 못지않게 매우 유용한 도구는 네이버나 다음 등의 지도 서비스다. 모든 건물을 직접 답사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서 그렇지, 건물의 외관에 대해서는 이 지도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지원군은 브이월드(www.vworld.kr)라는 사이트다. 국토교통부가 개발한 한국판 3D 지도다. 한국 정부가 국가지리정보를 제공했으면 구글어스가 이미 했을 일이기는 하지만, 디테일의 수준은 오히려 그 이상이다. 미동 아파트는 갑자기 가게 되어 사전 절차가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았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아파트 평면의 깊이가 무려 25m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공동 주거에서 이 정도 깊이가 되면 환기와 채광을 위한 중정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항공사진을 보니 건물의 옥상이 그냥 매끈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세 가지다. 우선 중정이 있되 그 위에 평지붕을 덮은 경우다. 그런데 이런 경우라면 중정의 환기와 채광을 위해 건축 측면에라도 커다란 창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중복도가 하나 있고 양쪽의 단위 가구 평면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깊은 경우다. 마지막으로는 복도가 두 개고 그 가운데에 외기에 면하지 않은 공간이 한 줄 더 있는 것이다. #미동아파트의 중정 역할 하는 뒷면 계단실의 실체 양해를 구해 건물 내부를 답사해 보니 세 번째 경우였다. 갑자기 이전에 묵었던 그 호텔 생각이 났다. 그 가운데 부분의 거주 환경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설계 여부에 따라 의외로 쾌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바가 있어서 더욱 그랬다. 현장에서 들은 바로는 여름에 조금 더 덥고 답답한 정도라고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부분도 전체가 주거는 아니고 일부는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고 한다. 계단이 워낙 넓어서 층간 통풍에 기여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것과 유사한 경우는 낙원빌딩에서도 본 적이 있다. 낙원빌딩은 6층부터 아파트가 시작되는데 그 유명한 수직 중정은 7층부터 있다. 그러다 보니 중정 바로 아래의 6층에 공간이 한 줄 더 생겼다. 이 부분에 주거가 아닌 관리 사무소, 창고 등이 들어가 있다. 나중에 소개할 남가좌동의 좌원 상가아파트(1966)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설계를 상상하기 어렵다. 중복도형, 심지어 편복도형조차도 공동 주거 건축에서 잘 시도되지 않는다. 소위 계단실형이 거의 천하통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생활수준이 향상된 덕이니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주거 건축의 다양성이 이에 비례해서 현저히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이 건물들이 지어지던 당시 도시적 밀도의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건물이 완공된 다음해인 1970년의 신생아 수는 100만 7000명으로 역사상 가장 많았다. 그뿐 아니라 서울 인구는 1960년 244만명에서 1970년 553만명으로 평균 일 년에 30만명씩 늘고 있었다. 당시 대전 인구가 약 30만명이어서 ‘일 년마다 대전, 대전’ 하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 아파트들은 그런 초고속 성장 시대의 산물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밀도의 압박이 대단했던 것이다. 미동 아파트는 만약 리모델링하여 밀도를 일부 덜어낸다면 본격적인 중정형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다.
  • [길섶에서] 이발사/박홍기 논설위원

    동네 이발소를 이사한 뒤 새로 찾았다. 제법 나이가 들어 보이는 이발사가 가위질을 멈추며 맞았다. 손놀림이 정성스럽다. 이곳에서만 30년째란다. 젊었을 때 시골에서 올라와 이발소에서 보조를 시작했다. 허드렛일부터 머리 감기기, 면도, 머리 깎기의 단계를 밟았다. 그렇게 해서 얻은 직업이 벌써 50년을 넘어섰단다. 손님들은 처음 오는 이들보다 대체로 단골들이다. 동네에는 이발소가 별로 없다. 남자들도 미용실을 자주 이용하는 까닭에 이발소가 사라지고 있다. 다만 이발소는 찾을라치면 멀리서도 가능하다. 이발소를 상징하는 빨강·파랑·하양의 삼색 원통이 돌고 있어서다. 동네 이발소에는 옛 정취가 있다. 전에 다니던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앞에 있던 이발소는 특히 그랬다. 1960년대 배경의 영화 ‘효자동 이발사’ 포스터를 찍었을 정도였다. 당시 이발사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집을 방문해 머리를 깎아 드렸다고 자랑하곤 했다. 그만큼 연세가 지긋했다. 어쩐 일인지 몇 해 전 이 이발소는 없어졌다. 처음 만난 이발사는 일 자체가 좋고 즐겁다고 했다. 15년 전 값을 받는 이유란다. 세상에 이보다 건강한 삶이 있을까 싶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성장따라 우후죽순 빈곤탈출 상징에서 스노클링도 OK~ 일상 탈출 공간으로

    성장따라 우후죽순 빈곤탈출 상징에서 스노클링도 OK~ 일상 탈출 공간으로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서 쇼핑만 하는 단편적인 동선은 요즘 드물다. 사람도 만나고 맛난 음식도 먹지만 영화도 보고 각종 스포츠도 즐긴다. 미래에는 전기차를 충전하러 갈 수도 있다. 백화점에 대형할인점, 오락시설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이 대거 등장하는 등 시장에서 출발한 쇼핑공간의 진화는 끝이 없다. 국내에 백화점이 처음 들어선 것은 1930년대다. 당시 백화점은 ‘여러 상품을 부문별로 나누어 진열판매하는 대규모의 현대식 종합소매점‘(네이버 국어사전)에 불과했다. 시장에 있던 물건들이 경영주에게 선택돼 백화점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국내 최초 백화점은 1930년에 문을 연 미스코시 경성 백화점이다. 미스코시백화점은 해방 이후 동화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63년 삼성에 인수되면서 신세계백화점이 된다. 1931년 국내 자본으로는 화신백화점이 처음 종로2가에서 문을 열었으나 그룹의 부도 등으로 팔렸다가 1987년 건물 자체가 철거됐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은 1852년 프랑스 파리의 봉마르셰라고 평가된다. 국내에 백화점이 들어오기까지 80여년이 걸린 셈이다. 배봉균 신세계박물관장은 “에누리나 덤이 없는 정찰제 가격을 표방하고 반품이 자유로우며 가까운 거리까지는 배달이 가능한 구조가 당시 백화점과 시장을 구분 짓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백화점이 국내에 출현한 지 80년 이상이 지났지만 백화점의 층별 구성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 미스코시백화점의 매장 구성도를 보면 지하에 음식 코너가 있고 옥상에 정원이 있다. 백화점 층수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지하에 음식 코너가 있고 옥상에 정원 등 휴식공간이 있다. 고객의 동선이 예나 지금이나 그리 바뀌지 않은 셈이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1969년 신세계백화점이 직영 백화점으로 바뀌면서 국내에 본격적인 백화점 시대가 시작됐다고 본다. 그 이전까지는 임대 매장 위주였다. 10년 뒤인 1979년 롯데백화점이 등장하고 1980년대 여의도백화점, 그랜드백화점, 쁘렝땅백화점, 그레이스백화점 등 백화점 전성 시기가 된다. 서울 상권도 확대되고 백화점의 전국 출점도 이때 이뤄진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유가, 금리, 달러가치 하락이라는 ‘3저(低)’ 현상과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등으로 성장가도를 달렸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당시 백화점 수는 109개에 이를 정도였다. 백화점의 전국화 시대를 열었지만 중산층에는 백화점은 지금이나 예나 쇼핑을 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장소였다.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대형할인마트다. 미국에서 1962년에 시작된 월마트가 1980년대에 가파른 성장을 한 것도 국내 백화점 경영진에 많은 시사점을 줬다. 국내에서 이마트가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첫 점포를 열고 롯데는 1998년 서울 광진구에 강변점을 열게 된다. 그 이후 대형할인마트가 많게는 한 해에 10개 이상 출점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 이마트는 158개, 홈플러스는 140개, 롯데마트는 116개가 있다. 더이상 입점할 곳이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대형할인마트가 들어섰지만, 명품에 대한 고객의 갈증은 여전했다. 해외에 가지 않고도 보다 싼값에 명품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 명품 아웃렛의 등장이다. 2007년 경기 여주 첼시아울렛(현 사이먼아울렛)이 명품 아웃렛의 서막을 연다. 첼시아울렛은 첼시 그룹이 미국에서 만든 명품 아웃렛과 비슷한 동선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인기를 끌었다. 이어 2008년 롯데가 김해점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연다. 현대백화점도 2015년에 김포를 시작으로 올해 개장한 송도아울렛 등을 갖고 있다. 2000년대에는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도 활발해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쇼핑이 가능한 춘추전국시대지만 매장을 가지고 있는 백화점에는 위기일 수 있다. 백화점이 여기에 맞서는 도구가 복합쇼핑몰이다. 백화점, 할인점에 명품 아웃렛까지 한곳에 넣고 각종 오락시설을 더해 소비자들을 쇼핑 공간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고객을 더 머무르게 하기 위해 영화관은 물론 수영장, 스케이트장 등이 들어온다. 미국의 유통업체인 터브만사의 로버트 터브만 회장은 “문화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쇼핑은 매우 유사하다”며 “한곳에서 오락 등 모든 것을 해결하는 복합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복합쇼핑몰은 2000년대 후반 대거 등장했다. 지역 경제도 바꿨다. 2008년 개장한 웨스트필드 런던은 유럽 최대 복합쇼핑몰이다. 웨스트필드 런던은 작은 공장이 위치해 있던 지역에 지하철역, 기차역을 유치하고 호텔까지 들어서면서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의 톡톡한 효자가 됐다. 스케이트장, 가상현실(VR) 체험관, 어린이의 직업 체험관인 키자니아 등이 들어 있다. 그해 세계 최대 규모로 개장한 두바이몰은 비즈니스인사이더 집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최대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이 가능한 아쿠아리움, 공룡뼈 전시장 등 다양한 놀거리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 5일 근무제 정착과 대체휴일 제도 등의 시행으로 여가생활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은 “백화점이 파는 사람 위주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공간인 반면 복합쇼핑몰은 고객 중심으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소매판매액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백화점 매출은 줄어들어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는 것도 복합쇼핑몰의 탄생을 부추겼다. 국내 복합쇼핑몰도 경제 효과가 크다. 오는 9월 개장하는 스타필드 하남은 직접 고용 5000명에 생산유발효과 3조 4000억원을 추정하고 있다. 2014년에 개장한 롯데월드몰은 연간 매출액 1조 5000억원을 예상해 생산유발효과를 2조 6000억원으로 계산했다. 롯데월드몰의 신규 고용도 6000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월드몰은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관, 국내 최대 규모 수족관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게 복합쇼핑몰은 규모의 싸움이 된다. ‘유럽 최대’, ‘세계 최대’ 등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지만 이는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복합쇼핑몰이 성공을 거두려면 보다 넓고 보다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해야 한다. 뒤집어 말하면 기존의 복합쇼핑몰보다 더 크고 더 다양한 제품을 갖춘 복합쇼핑몰이 등장하면 고객층의 이탈이 발생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 확보를 위한 투자인데 크기 싸움이 됐기 때문에 투자 대비 위험 부담도 큰 편”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신용평가회사들은 복합쇼핑몰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복합쇼핑몰 및 아웃렛 형태의 백화점 신규 점포 출점 등 유통업태의 다양화 전략은 현재 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투자”라면서도 “투자 규모와 시기의 조절, 자산 활용 등을 통한 재무부담 관리 능력 및 수익 창출력 개선 여부가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 물길 끊긴 자리 시장이 아파트를 낳았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 물길 끊긴 자리 시장이 아파트를 낳았네

    # 건물에도 ‘호적’이 있다 사람에게 호적이 있다면 건물에는 건축물 관리대장이 있다. 호적에 양친 부모 이름이 나오는 것처럼 건축물 관리대장에는 건축주,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등의 이름을 적는 칸이 있다. 허가일, 착공일, 사용승인일 등 건물의 탄생 과정과 관련된 중요한 날짜뿐 아니라 주차장, 승강기, 심지어 건축물 에너지 소비 정보에 기타 인증 정보까지 모두 적게 되어 있다. 1992년 ‘건축물대장의기재및관리등에관한규칙’이 개정된 이후는 여기에 건축물 현황도면까지 첨부하게 되어 있다. 즉 이 문서만 보면 한 건물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불완전하다. 제도는 제도일 뿐, 그 영향이 모든 건물에 다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건축물 관리대장의 여기저기에 공백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기록만으로 보면 ‘아버지 어머니도 없는’ 건물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생일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으로 치면 천애고아다. 물론 난리를 많이 겪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그러나 때로는 단순히 행정력이 못 미친 결과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효자아파트가 바로 그런 경우다. 1960년 말이나 1970년대 초의 건물일 것이라고 짐작은 했다. 그런데 관련 자료 어디에도 믿을 만한 건립 연대가 나와 있지 않았다. 심지어 건축물 관리대장은, 과장해서 말하자면, 채워진 칸보다 빈칸이 더 많아서 텅 빈 벌판 같았다. 호기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이런 경우에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구가옥대장을 열람하는 것이다. 구가옥대장은 건축물 관리대장의 전신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현행 건축물 관리대장에 모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건축물 관리대장은 전산화되어 어디서나 쉽게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지만 구가옥대장은 그렇지 않다. 직접 해당 관청을 방문해서 열람신청을 해야 한다. 오래된 서류이므로 관청에서도 매우 신중을 기해서 다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청 직원과 함께 오래되어 색이 바랜 서류를 하나하나 뒤지는 것은 매우 독특한 아날로그적 경험이다. 이렇게 해서 어렵게 알아낸 효자아파트, 즉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인동 자하문로변 ‘점포 및 아파트’ 집합건축물의 완공일은 1969년 11월 15일이다. 이 연재에서 얼마 전에 다뤘던 낙원빌딩(상가+아파트), 일부분만 남은 청계천변 삼일아파트, 완전히 사라져 윤동주 언덕에 자리를 내준 청운아파트 등과 동갑이다.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주상복합 건축으로 종종 거론되는 세운상가보다는 단 1년이 늦을 뿐이다. 2016년 현재 기준으로 40대 후반의 건물이다. # 백운동천과 자하문로 이와 맞물린 또 다른 하나의 중요한 기록이 있다. 바로 다름 아닌 효자아파트 앞길, 즉 자하문로에 대한 것이다. 지금의 자하문로는 폭이 25~30m에 달하고 왕복 4~6차선인 넓은 도로다. 하지만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상황은 전혀 달랐다. 우선 청운동에서 시작한 하천이 이 도로의 현재 서쪽 변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이른바 백운동천(白雲洞川)이다. 청계천의 본류이므로 지금도 공사 표지판 등에 ‘청계천 좌안상수’(左岸上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물길과 지금의 자하문길 동측 사이에는 길게 연결된 수많은 필지들이 있었다. 백운동천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쯤에 복개되었다. 그리고 나란히 늘어선 여러 집들이 철거되면서 현재의 자하문로가 된 것이 1978년의 일이다. 효자아파트가 건립되고 9년 만의 일이다. 이 과정에서 효자아파트가 잘려 나갔을까? 마치 1979년 충정로가 확장되면서 충정아파트의 앞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었듯이. 지도를 통해 전후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일제 강점기인 1936년과 대한민국 시대인 1993년의 지도를 비교해 보면 현재의 자하문로는 길 양옆의 건물들을 잘라내면서 만들어진 도로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백운동천의 복개와 띠처럼 연속된 여러 필지의 멸실이 결과적으로 현재의 도로폭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효자아파트의 현재 모습을 봐도 별다른 변형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측면이 평활한 벽인데 반해서 전면에는 콘크리트 보와 기둥이 이루는 프레임이 돌출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으나, 이것은 조형 언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시장과 한 몸을 이룬 본격적인 상가아파트 효자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본격적인 상가아파트라는 것이다. 심지어 바로 옆의 통인시장과 아예 한몸을 이루고 있다. 이 연재에서 다룰 예정인 홍제동의 원일아파트가 인왕시장과 한몸을 이루고 있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효자아파트와 통인시장은 어떤 관계일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통인시장이 효자아파트를 낳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인시장은 종종 ‘사대문 안의 유일한 지역형 전통 시장’으로 불린다. 이렇게만 들으면 그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을 것 같지만, 사실 그 기원은 일제 강점기다. 오늘날의 서촌 일대는 일본인들이 가장 빨리 정착한 곳이기도 했다. 통의동 일대의 동양척식회사 사택이 이미 경술국치 다음해인 1911년에 들어섰을 정도다. 이후 총독부와 총독 관저 등이 이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다. 통인시장은 결국 이들 식민 지배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시설이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941년 6월 ‘제2 공설시장’으로 개설되었다. 당시 단층의 시장 건물이 있던 자리가 바로 현재의 효자아파트다. 이렇게 시장에 기원을 두고 있는 탓에 효자아파트는 지상 5층 건물이지만 주거 부분은 3개 층에 불과하다. 1층과 2층, 그리고 지하층이 모두 상가다. 건물 전체로 보면 상가와 주거의 비중이 같은 것이다. 아마도 이 연재를 통틀어 세운상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상가 비중이 높은 사례일 것이다. 게다가 이 상가는 모두 통인시장의 일부로서 기능한다. 특히 1층은 통인시장과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다. 이 연재에서 소개하는 오래된 아파트들의 공통점은 완공 당시의 인기가 대단했다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 방송인 등 유명인들의 이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소개한 서소문아파트가 그렇고 앞으로 소개할 안산맨션이나 세운상가가 또한 그렇다. 효자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멀지 않은 청와대의 직원들도 여기 거주했었다고 전한다. 통인시장 동쪽 입구 바로 오른쪽에 효자아파트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통인시장은 이전부터 생선회로 유명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도 이 지하에 생선 가게가 있다. 계단실은 자하문로에 면한 건물의 코너 부분과 건물의 다른 쪽 끝인 통인시장 안쪽, 이렇게 두 군데가 있다. 특이하게도 지하 한쪽에는 광화문 검도장이, 2층에는 합기도보존연구회가 있어 자못 무(武)의 기상이 넘치는 건물이기도 하다. TV 프로그램 ‘비정상 회담’의 독일인 출연자 다니엘 린데만이 이 합기도장을 다니는 탓에 종종 거리에서 그를 목격하는 즐거움이 있기도 하다. 통인시장 안쪽 계단으로 내려가 보면 ‘통인시장 DIY 목공방 & 잡도리 쉼터’라는 공간이 있는데 60년대 말에 지어진 건물치고는 지하실의 층고가 상당히 여유롭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하를 개발한 이유는 역시 시장과 인접한 건물로서 그 기능의 일부를 수용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두 계단 모두 도로나 시장에서의 접근이 쉬워서 그냥 ‘쓱’ 들어가면 된다. 그리고 걸어 올라가면 바로 아파트다. 계단실마다 경비실, 혹은 관리사무실이 있지만 그나마 통인시장 안쪽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지금 같으면 상가와 주거의 동선을 철저하게 분리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당시에는 주거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 많이 달랐음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건물의 동남쪽 코너에 있는 자하문로 변 계단은 특이하게도 평면이 삼각형이다. 그래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피자 조각 같은 구성이 재미있다. 다만 목재 난간이 다소 낮아서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무서운 느낌이 든다. 물론 낙하물 방지를 위한 망이 중간에 설치되어 있다. 두 개의 계단실을 연결하는 복도가 건물 중앙을 가로지르며 이를 중심으로 크게 북향과 남향으로 나뉜다. 다만 자하문로 쪽에 일부 동향 가구가 있고 반대쪽에는 서향 가구도 있다. 코너에 있는 가구는 상당히 개방감이 좋을 것으로 짐작된다. 건물의 모든 방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3층의 경우 남향 가구의 출입구보다 북향 가구의 출입구가 더 높은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건물의 북쪽 지역은 마침 인접한 건물들이 높지 않다. 게다가 인왕산과 북악산이 지척이라 경관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남쪽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05년 설치된 통인시장 아케이드가 3층 일부를 가리고 인근에 건물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답답함을 일거에 날려 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옥상이다. 이 일대에서는 5층인 효자아파트가 비교적 높은 건물에 속한다. 따라서 그 옥상에 오르면 그야말로 주변의 풍광이 감싸듯이 펼쳐진다. 서쪽을 보면 인왕산이요 고개를 돌리면 북악산이다. 게다가 주민들 간에 어떤 약속이 있는지 옥상이 매우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다. 장독, 에어컨 실외기 이외에는 이렇다 할 물건들이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시원하게 탁 트인 널찍한 공간이 아파트 위에 있는 것이다. 무지개떡 건축 이론에 의하면 이런 옥상은 마땅히 생활공간의 일부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만 도시형 상가아파트라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면 거의 백지 같은 지금의 상황이 갖는 설득력도 있을 것이다. 하여간 이 옥상 덕분에 효자아파트는 아주 근사한 전망대를 거느린 건물이 되었다. 특히 해질 무렵 여기서 바라보는 서촌 일대의 풍경은 서울 구도심이 갖는 매력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효자아파트는 정동아파트, 회현아파트 등과 더불어 사대문 안에 아직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유서 깊은 아파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2012년에 ‘아트게이트’라는 이름으로 통인시장의 여러 입구를 설계했다. 그중 시장의 얼굴로서 가장 비중이 높은 동쪽 입구가 효자아파트와 바로 인접하고 있다. 한옥의 구조를 응용한 구조물로서 그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설계 당시에는 효자아파트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했으나 이번 연재를 준비하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유서 깊은 장소를 대상으로 공공의 영역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 [월요 정책마당] 빚내서 샀던 집, 효자 될 줄이야/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월요 정책마당] 빚내서 샀던 집, 효자 될 줄이야/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우리 국민의 내 집 애착은 유별나다. 지금 당장 소득이 부족해도 일단 빚을 내서 집을 사고 본다. 과거에는 그게 정답이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보면 나중에 집값은 오르고, 적당한 시점에 집을 팔면 빚을 갚고서도 돈이 남았다.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 투자는 상식이었다. 평생 집값이 오르는 것만 보아온 베이비부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더더욱 강하다. 문제는 그들이 은퇴하기 시작했지만 노후 준비는 덜 되었다는 데 있다. 40대에서 50대 초반까지는 자녀 교육비로, 50대 후반에는 자녀 결혼비용 등으로 모은 돈을 쓴다. 60대 초반에 남는 것은 달랑 집 한 채와 그 집 사느라 진 빚뿐이다.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내기에 국민연금 수령액은 턱없이 부족한데 은퇴 후 30~40년을 어찌할 것인가. 멀리 돌아볼 것도 없다. 바로 이웃 일본에서는 ‘하류노인’이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저축 많이 하기로 유별난 일본 국민이지만 너무 오래 살다 보니 답이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잔고가 많아도 돈은 바닥나게 마련이고 노인이 아프거나 어려움에 처하면 자녀는 비용을 대기 위해 돈과 시간을 희생하게 된다. 자산(stock)을 현금(flow)으로 바꿔주는 주택연금이 좋은 해답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에 도입만 되었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우리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7년부터 주택연금이 도입되었으나 지난 9년 동안 단 3만건만 취급이 됐다. 홍보가 미흡하기도 했지만 상속을 기대하는 자녀들의 반대와 노인들의 내 집 애착이 부진의 주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신청했다가 취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집은 있지만 담보로 잡혀 빚을 안고 사는 이들은 가입도 안 됐다. 저가 주택을 보유한 이들은 연금액이 충분치 못했다. 주택연금의 홍보와 제도 개선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었다.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는 여러 달의 준비기간을 거쳐 기존의 주택연금 제도를 크게 손질한 ‘내집연금 3종 세트’를 지난 4월 하순 내놓았다. 첫째,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떠안고 있는 이들도 가입을 허용하고 빚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빚 갚고 남는 몫으로 매달 연금수령을 할 수 있다. 둘째, 가입연령인 60세 이전의 중장년층이라도 보금자리론을 들면 주택연금 가입을 예약하는 동시에 금리 인하 혜택을 줬다. 이 금리 우대분을 모아서 주택연금을 받게 되는 60세에 적지 않은 장려금을 받게 한 것이다. 기왕에 일시상환·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있다가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는 이들에게는 장려금을 두 배로 높게 주도록 했다. 셋째, 집값이 낮아 연금액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 경우 월 지급금을 최대 15%까지 더 주는 우대형 상품도 만들었다. 이러한 내집연금 3종세트를 만들며 노린 것은 ‘부채 감소, 노후 보장, 주거 안정’의 1석 3조 효과였다. 내집연금에 가입하면서 빚도 갚을 수 있다. 거기다 집을 줄일 필요 없이 살던 집에서, 평생 연금 받고 지낼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다. 연금소득이 생기는데 따른 소비진작 효과와 보금자리론을 통해 빚을 나눠 갚도록 하는 부채구조 개선 효과는 덤으로 얻게 된다. 향후 10년간 10조원 이상의 소비 진작과 22조원 이상의 고령층 가계부채 부담 감소가 기대된다. 홍보대사인 최불암 선생의 인기 덕일까, 아니면 고령층의 상황과 요구에 맞게 상품설계를 한 덕일까. 지난 4월 하순 출시된 이래 주택연금의 하루 평균 가입 상담건수는 작년에 비해 6배 증가했다. 상담을 통해 실제 가입한 이들도 3배가량 늘어났다. 올 5월에 가입한 이들만 1302명이다. 2007년 출시 이후 월 가입자 수가 1000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입소문도 한몫한 것 같다. 최근 주변의 주택연금 가입 에피소드를 말씀하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다. 자녀들의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는 듯 보인다. 주거비, 교육비로 지출이 많았는데 부모님 용돈이나 의료비 걱정을 덜었다는 경험담도 들린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말로 다할 수 없다. 이제 집을 이용해 빚을 갚고, 애착이 큰 바로 그 집에서 편안히 노후를 보낼 수 있게 주택연금이 또 한 명의 효자 노릇을 할 것이다. 이제는 ‘남은 게 집 한 채밖에 없다’가 아니라 연금 받을 수 있는 ‘집 한 채나 있어서 좋다’로 집에 대한 국민들 생각이 점차 바뀌어 가기를 기대한다.
  • [명인·명물을 찾아서] 하수처리장서 “나이스 샷”… 혐오시설, 골프장으로 화려한 변신

    [명인·명물을 찾아서] 하수처리장서 “나이스 샷”… 혐오시설, 골프장으로 화려한 변신

    경기 화성시 송산동에 있는 수원시 화산체육공원은 하수종말처리장 위에 조성된 공원이다. 혐오시설이 수익도 올리고 주민 여가 공간도 제공하는 효자 시설로 변신에 성공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공원에 만들어진 골프장은 하수종말처리장과 함께 조성된 체육시설로 전국적인 명물로 부상하며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지 오래다. 26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화산체육공원은 19만 5108㎡ 규모로, 파3 골프장 외에도 122타석의 골프연습장과 다목적 운동장, 테니스장, 농구장, 족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마련돼 있다. 시는 1·2단계 하수종말처리장을 건설하면서 시설을 지하 6m 아래에 설치하고 이를 복개한 뒤 체육공원으로 꾸몄다. 하수종말처리장과 공원을 짓는 데 모두 1900억원이 투입됐다. 하수종말처리장에서는 하루 최대 52만t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악취 등 냄새가 발생하지 않아 운동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처음에는 하수종말처리장 증설에 대해 인근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지만 체육 및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 후에는 주민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님비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도 떠오르면서 용인, 안양 등지에 건설되는 하수종말처리장 등도 이 같은 유형으로 건설되고 있다. 수원시는 당초 화산공원 전체 부지에 골프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골프를 치지 않는 시민들을 위해 규모를 절반가량으로 줄여 파3 골프장을 만들었다. 골프장 조성에는 32억원이 들어갔다. 총연장 710m의 골프장(9홀)은 거리가 50~100m로 짧은 편이지만 그린의 난도를 높였고 벙커 12개, 해저드 3개를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그린 크기가 작고 그린 뒤가 낮아 파온율이 낮은 편이다. 페어웨이에는 양잔디인 켄터키블루그래스를 심어 한겨울에도 파란 잔디를 볼 수 있다. 골프장은 도착 순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시간은 여름철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 겨울철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그린피는 9홀 기준 평일 1만 5000원, 주말 및 공휴일 2만원이다. 연간 1만 8000~2만명 정도가 이용한다. 체육공원 이원용 팀장은 “파3 골프장이지만 일반 골프장 못지않게 예쁘게 꾸민 데다 아기자기하게 코스를 설계한 덕분에 골퍼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자랑했다. 골프장 바로 옆에 있는 연습장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회원 수는 4000여명이며 연간 30만명이 이용한다. 2개 동 122타석을 갖추고 있으며 비거리 250m로 수도권에서 손에 꼽히는 시설과 규모를 자랑한다. 이용 손님의 60%가량은 수원에 산다. 모든 타석은 전자동 오토티업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용 요금은 60분 1만원, 1개월 13만원으로 다른 골프장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공단은 골프 대중화를 위해 골프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강사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 골퍼를 비롯한 화려한 경력의 선수 출신으로 구성됐다. 골프장 측은 일반 골프장을 이용하는 회원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인근 골프장과 업무협약을 통해 그린피 할인, 사용료 할인 등 혜택을 주고 있다. 프라자CC, 화성상록GC 등 7개 골프장과 협약을 맺고 있다. 주민 박광운(54·회사원)씨는 “집에서 가까워 자주 이용하고 있는데 시설이 괜찮고 각종 혜택도 있어 만족한다. 특히 기피시설인 하수종말처리장 위에 골프장 등 체육시설을 만든 발상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장 외에 국제 규격의 다목적 운동장은 평일 3만 2500원, 주말 및 공휴일은 4만 2500원, 테니스장은 평일 1만 8000원, 주말 및 공휴일 2만 5000원을 받는다. 농구장과 족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은 무료다.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은 하수종말처리장 부지 내에 야생화 탐방로와 생태연못 등 친환경 견학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참여형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방학 때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함께하는 환경 과학교실’을 운영해 수질오염의 폐해와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 주민들이 참여하는 ‘반딧불이 방사 체험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피시설이 아닌 주민과 함께하는 생태 환경 공간으로 가꾸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 ‘삶의 책꽂이’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 ‘삶의 책꽂이’

    그의 방은 책의 숲이기도 했고, 서화의 숲이기도 했다. 또는 사진의 숲이기도 했다. 파주출판도시의 한길사 건물 3층에 자리한 그곳에는 김언호(71) 대표가 40년 동안 출판인으로서 가꿔 온 철학과 여정이 속속들이 배어 있었다. 벽 한쪽에는 그가 지금까지 써 온 서예 작품들이 1m 정도 높이로 쌓여 훈훈한 묵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가 물었다. “기자분도 책 많이 보시지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살짝 고갯짓만 하고 말았다. -전국이 비상계엄의 장막에 갇혀 있던 1980년 2월 중순 어느 날, 나는 서울시청 건물에 차려진 계엄사령부를 내 발로 찾아갔다. 총을 둘러멘 군인들을 지나 2층 신문·서적 검열실로 올라가는 내 손에는 ‘판금(판매금지)도서’ 3권이 들려 있었다. “이 책들 제대로 읽어보기는 하셨습니까?” 검열실 담당자들에게 물었다. 다행히 검열의 실무 작업은 군인들이 아닌, 시청 직원들이 하고 있었다. 다소 용기가 났다. “민주주의 국가사회를 건설하려면 이만 한 수준의 논의는 허용돼야 합니다.” 검열실 뒤에는 소령, 중령 계급장을 단 장교들이 진을 치고 있었지만 시청 직원들은 나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김언호 대표님 말씀에 공감은 가지만, 판금된 책에 아무런 수정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희가 ‘검열필(畢)’ 처리를 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필자들을 설득해 약간씩 내용을 수정했다. 얼마 후 책 3권의 맨 앞 장에 붉은색 검열필 도장이 찍혔다. 그 세 권의 책은 리영희 선생의 ‘우상과 이성’, 박현채 선생의 ‘민족경제론’ 그리고 ‘해방전후사의 인식’(제1권)이었다. 그때 그 책들이 복권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한길사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불을 밝힌 보석과 같은 책들을 세상에 낼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아이로니컬한 일이다. 군홧발과 총칼로 들어선 신군부의 계엄 통치하에서 박현채, 리영희 선생의 책과 민주주의 운동의 교과서로 통했던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은 평생을 검소하고 성실한 농군으로 사셨다. 6·25가 한창이던 1952년 초등학교에 들어가 중학교까지 고향인 경남 밀양에서 나왔는데, 동네에서는 책이란 걸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우리 수준에서는 수련장이나 영어단어장 정도가 전부였다. 당시 독서에 대한 욕구의 빈 공간을 채워 준 건 부산에서 사범학교에 다니던 큰형이 집에 올 때마다 가져온 잡지 ‘사상계’였다. 중학생이 쉽게 이해할 만한 글들은 아니었지만, 그때는 뭐가 됐든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형은 ‘사상계’ 안에서도 함석헌 선생의 글을 자주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의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1961년 부산상고에 입학했는데, 그해 5·16 정변이 났다. 우리 학교가 있던 서면에도 탱크와 군인들이 진주했다. 얼마 후 나온 사상계 7월호에 함석헌 선생의 글이 실렸다. ‘(박정희 님은) 단지 손에 든 칼만을 믿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민중은 무력만으로 얻지 못합니다.’ 선생의 글은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통쾌함 그 자체였다. -사상과 시국에 관심을 가지면서 언론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다. 중앙대 신문학과 64학번으로 입학했다. 2학년 때인 1965년 4월 한·일 기본조약 협정이 체결됐다. 전국이 반대 시위로 물결쳤다. 나도 그 속에 있었다. 어느 날 흑석동 캠퍼스 교문을 나와 한강대교 쪽으로 진출하며 구호를 외치다 경찰에 체포돼 선후배들과 함께 영등포경찰서에 끌려갔다. 우리 1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는데, 그중에서 나를 포함한 3명의 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몇 숟가락 안 되는 꽁보리밥에 허여멀건 국물.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늘 배가 고팠다. 태어나서 배고픔이란 걸 처음 느꼈다. 사형 집행도 보았다. 옆 방에 있던 2명이 교수대에 매달리던 그날 저녁 구치소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당시 우리 같은 대학생들은 교도소 내에서 꽤 예우를 받았다. 절도, 사기, 폭력 등 화려한 전과 기록의 잡범들과도 형, 동생처럼 친해져 많은 얘기를 나눴다. “범죄를 저지를 조건이 없어야 범죄가 안 일어날 것 아닌가. 이들이 대책 없이 그냥 사회로 나갔다간 언젠가 다시 이곳에 돌아오게 된다.” 이 부분은 나중에 사회부 기자가 된 후 내 취재의 주된 관심사였고, 실제로 나는 이에 대한 기획기사를 많이 썼다. 서울구치소 생활 두 달 만인 6월 중순 형의 도움으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1975년 3월 나는 해직기자가 됐다.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송건호 당시 편집국장 등과 함께 동아일보에서 강제 해직을 당했다. 1968년 입사하고 햇수로 8년 만이었다. 1년 정도 다른 직장을 거쳐 197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길사를 차렸다. 은평구 불광동의 언덕배기 집 거실이 우리 회사였다. -“왜 멀쩡한 기자는 때려치우고 사서 고생을 하니.” 한길사를 차리고 몇 달 후인 1977년 봄, 결국 고향의 어머니에게 손을 벌리고 말았다. 책을 내려면 종잣돈이 있어야 했지만, 신문사에서 해직된 뒤 경제적인 궁핍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머니가 주신 30만원으로 그해 9월부터 ‘오늘의 사상신서’ 시리즈를 냈다. 동아일보 선배인 송건호 선생의 ‘ 한국민족주의의 탐구’를 첫 권으로 해서 고은 선생의 ‘역사와 더불어 비애와 더불어’, 리영희 선생의 ‘우상과 이성’ 등 3권을 차례로 펴냈다. 그러나 이 책들은 발간과 동시에 ‘불온서적’으로 몰려 판매금지를 당했다. 리영희 선생은 출간 직후인 11월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끌려갔다. 나의 아내 박관순(현 한길사 부사장)도 연행됐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아내가 회사의 대표로 등록돼 있었던 탓이었다. 아내는 얼마 후 풀려났지만, 리영희 선생은 2년간 옥고를 치르고 1980년에야 만기 출소했다. -이후로도 발간하는 족족 ‘판금’의 딱지가 붙었다. 1978년 4월에 나온 ‘민족경제론’이 그랬고 1979년 10월 16일 펴낸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그랬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나오고 10일 후에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10·26이 터졌는데, 그로부터 이틀 뒤인 10월 28일 문화공보부 출판 담당 과장이 나를 불렀다. 그의 책상 위에는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펼쳐져 있었다. “친일행위를 좀 했다는 게 뭐 대수냐. 그걸 지금 들춰내서 대체 뭘 어쩌겠다는 거냐”고 엄포를 놨다. 그는 “구속이 당연하지만 이번만 봐 준다”며 그 책의 재고를 전량 문공부로 보내라고 윽박질렀다. 그때 용달차에 500여권을 실어 보냈는데, 그 책들의 ‘생사’는 지금도 알 길이 없다. -1980년 2월에 복권된 3권의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나를 포함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 ‘해전사’로 통했던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1989년까지 총 6권이 나오는데, 사회과학 서적으로는 경이로운 40만권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 책을 기획한 것은 1979년 봄이었다. “우리가 외세(미국·소련)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이 됐다고 하지만 이유가 단지 그것뿐일까?” 나의 문제의식의 출발점이었다. 책의 기획안을 송건호 선생에게 맨 처음 보여 드렸다. 무릎을 탁 치더니 “나도 한 편을 쓰고 싶다”고 하셨다. 결국 송건호 선생이 쓰신 첫 번째 장 ‘해방의 민족사적 인식’이 사실상 책의 총론이 됐다. -어두운 시대에 사회과학 서적을 내면서 회사와 나에 대한 위협은 여러 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요리조리 잘 피했다는 생각이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든다. 1981년 8월이었다. 당시 문공부 과장으로부터 “조심하라”는 경고 전화가 걸려오더니 얼마 후 ‘3개월 영업정지’ 조치가 떨어졌다. 3개월이 지나서도 정지가 안 풀리면 등록이 취소되는 수순이었는데, 정부로서는 그걸 노린 조치였다.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책들을 낸다는 이유로 출판사를 폐쇄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를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취지에도 맞지 않습니다.” 당시 서울대 정치학교 교수로 있던 김학준 전 동아일보 회장 등이 구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다. 그런 도움들 속에 영업정지 처분은 일주일 만에 없었던 일이 됐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나는 허문도 정무수석과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만나 ‘올바른 출판인의 길’에 대해 일장 훈시를 들어야 했다. -1988년 작곡가 윤이상 선생을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고 돌아온 뒤에는 1년 반에 걸쳐 출국금지를 당했다. 윤이상 선생은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자요 민족문화론자다. 그분은 이렇게 말했다. ‘이데올로기란 가을날 떨어지는 낙엽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민족은 저 푸른 창공처럼 푸르른 것이다.’ 세계가 연구하고 연주하는 음악가인데 그가 왜 자기 조국에서는 나래를 펼 수 없었던 것인지 현대사의 비극이었다. -1995년부터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소설 ‘로마인 이야기’를 펴내 2007년 15권을 완간했는데, 이 책이 400만권 정도 팔렸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도 350만권 이상 나갔다. 판권이 바뀌기 전까지 우리가 찍었던 ‘태백산맥’도 약 400만부가 판매됐다. 내가 27권짜리 ‘한국사’를 비롯해 경제성에 약점이 있는 각종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출간할 수 있도록 해준 ‘효자’들이다. ‘로마인 이야기’를 낼 때에는 상업성이 떨어진다며 주변의 많은 사람이 반대했다. 하지만 나는 이탈리아 로마로 저자를 직접 만나러 가 번역 판권을 확보했다. -보편적인 인문주의와 인문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출판 인프라 구축 운동 차원에서 1996년 ‘한길 그레이트북스’ 출간을 시작해 다음달이면 150번째 책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세계의 서점들을 찾아다니는 기행을 신문에 연재했다. 글은 물론이고 그 안에 들어가는 사진들도 모두 내가 찍었다. 그 연재물을 다듬고 보완해서 얼마 전 ‘세계서점기행’이라는 이름으로 냈다. 종이책의 미학과 존엄을 보여 주기 위한 기획이었다. 8만원이나 하는 고가임에도 책을 그리워하고 책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독자들 덕에 두 번째 판을 찍었다. -나는 진보와 보수는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진정한 보수와 진정한 진보는 서로 대화를 할 수가 있다. 출판을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 원칙을 적용한다. 책이 정직한가, 정확한가, 최선을 다한 성과물인가가 중요할 뿐 보수인지 진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과감하게 일을 벌이는 편이다. 우리 파주출판도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논의를 시작해서 90년대 초반 위원회를 가동하고 2010년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예술마을 ‘헤이리’ 프로그램도 이끌었다. 지금 내가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종로서적의 부활이다. 1907년 문을 연 그곳이 2002년에 문을 닫았는데, 그건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시인이나 소설가가 짧게 살았던 곳도 떠들썩하게 기념관으로 보존하면서 현대사에서 우리의 정신적 지주였던 그곳이 사라지는 걸 우리는 두 눈 뜨고 그저 바라만 보았다. 서점은 공공적 플랫폼으로 인식해야 한다. 출판사도 마찬가지다. 출판사는 단순히 종이와 잉크로 구성된 물건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우리의 모든 삶에 연관되는 것이 책이다. 당장 책을 읽지 않는다고 오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10년, 20년 동안 책을 안 읽으면 바보가 된다. 한국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정의로운 사회, 도덕적인 사회가 돼야 한다. 그런 사회는 책을 읽고 건전한 토론을 해야 만들어진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은 자기주장만 한다. 현재 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책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관용이 부족한 사회를 만든다. 나만 옳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김언호씨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다 동아일보에서 강제 해직된 뒤 1976년 한길사를 설립,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40년간 3000여권의 책을 펴냈다. ‘한 권의 책은 한 시대와 사회의 사상을 담아 내는 아름다운 그릇’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오늘의 사상신서’,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 현대사의 굽이굽이를 장식한 다양한 책들을 기획하고 펴냈다. 한국출판인회의 창설과 파주출판도시, 예술마을 헤이리 건설을 주도했다. ▲1945년 경남 밀양 출생 ▲밀양 대사초, 동명중, 부산상고, 중앙대 신문학과, 서울대 대학원 언론정보학과 ▲동아일보 기자(1968~1975), 헤이리 이사회 이사장,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동아시아출판인회의 회장, 파주북소리(책축제) 조직위원장,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책의 탄생 Ⅰ·Ⅱ’(1997), ‘헤이리, 꿈꾸는 풍경’(2008), ‘책의 공화국에서’(2009), ‘한권의 책을 위하여’(2012), ‘책들의 숲이여 음향이여’(2014), ‘세계서점기행’(2016) 등 저술 ■한길사를 대표하는 책(가나다順) ▲‘로마인 이야기’(오른쪽·전15권) ▲‘리영희 저작집’(전12권) ▲‘송건호 전집’(전20권) ▲‘오늘의 사상신서’(전172권)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전22권) ▲‘한국사’(전27권) ▲‘한국학술진흥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전100권) ▲‘한길 그레이트북스’ (7월 초 150권째 발간 예정) ▲‘한길역사강좌·한길역사기행’ ▲ ‘함석헌 전집’(전20권) 및 ‘함석헌 저작집’(전30권) ▲‘해방전후사의 인식’(왼쪽·전6권) ▲‘혼불’(전10권)
  • 대륙 평정한 한국 ‘오! 감자’…年2348억원 대박 ‘오! 과자’

    대륙 평정한 한국 ‘오! 감자’…年2348억원 대박 ‘오! 과자’

    요즘 중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한국 기업은 오리온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성장은커녕 철수를 고민하고 있지만, 오리온은 연간 매출액이 10% 이상씩 오르고 있다. ‘오! 감자’(야! 투더우·?! 土豆)를 작년에 중국에서 6억 봉지나 팔았고, 올해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7억 5000만 봉지가 팔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1000여개의 과자 제품 중 다섯 번째로 많이 팔린다. 3.3위안(약 590원)짜리 과자를 팔아 큰돈을 벌 수 있을까? 오리온은 지난해 ‘오! 감자’로 중국에서 2348억원을 벌었다. 올해는 3000억원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스테디셀러인 ‘초코파이’ 등 모든 제품을 합친 오리온 중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조 3329억원으로 한국에서 올린 8000억원보다 훨씬 크다. 수십개 다국적 기업과 수백개 토종 업체가 경쟁하는 중국 제과시장에서 오리온의 시장 점유율은 어느새 2위(8.4%)로 도약했다. ●“오리온이 한국 기업이라고요?” 얼마 전 베이징 카르푸 매장에서 ‘오! 감자’를 사는 중국 주부에게 “그게 한국 과자인 줄 아느냐”고 물었더니 “네? ‘야! 투더우’가 한국 과자라고요?”라고 답했다. 매장 관리인에게 “오리온이라는 기업을 아느냐”가 물었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오리유(好麗友·좋은 친구)가 바로 오리온이고, 한국기업”이라고 알려주니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감자 찾아 3만리 오리온이 잘나가는 이유는 공장에 가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13일 베이징 남동쪽에 있는 허베이성 랑팡(廊坊)시의 오리온 제2공장을 찾았다. 중국 전역에 있는 5개 공장 중 하나로 ‘오! 감자’, ‘예감’, ‘스윙칩’ 등 감자 스낵을 생산하는 곳이다. 건물에 들어서니 감자 찌는 열기가 훅 올라왔다. 양념에 버무린 감자 냄새가 구수했다. 식품 회사인 만큼 위생이 생명이긴 하겠지만, 더이상 깨끗할 수 없을 정도로 구석구석에서 윤이 났다. 홍성화 공장장은 “청소할 게 있으면 안 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위생 가운과 신발, 마스크, 모자를 착용한 뒤 에어샤워를 하고도 혹시 모를 머리카락을 떼어내기 위해 끈끈이로 전신을 훑었다. 4종의 감자 원료를 섞는 게 첫 번째 공정이고, 원료에 섞여 있는 이물질을 초정밀 기계로 걸러내는 게 두 번째 공정이었다. 물과 기름을 배합한 뒤 성형기를 통과하자 ‘오! 감자’ 모양이 완성됐다. 2시간을 건조한 뒤 저장탱크에서 이틀을 숙성하면 과자 표면과 속의 수분 균형이 이뤄진다. 수분 균형이 이뤄지면 기름에 튀겨 팽창시키고 양념을 바른 뒤 중량을 측정해 포장한다. 감자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물이어서 안정적인 감자 공급이 제과업의 성패를 가른다. 오리온은 네이멍구에 3곳, 신장위구르자치구에 1곳의 거대한 감자 농장을 직영하고 있다. 계약 재배 농장은 전국에 퍼져 있다. 봄엔 광둥, 후베이, 허난 농장에서 공급받고 여름엔 산둥, 허베이에서 공급받으며 가을엔 네이멍구, 신장 직영 농장에서 감자를 가져온다. 1년 내내 농장만 돌아다니는 김원교 부사장은 “감자 사용량이 1년에 20만t”이라면서 “지역마다, 시기마다 다른 감자의 맛을 일정하게 맞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국 돌아올 생각 마라” 오리온은 직원을 중국에 파견할 때 사직서를 받는다. 한국 법인에서 적을 파내 중국 법인에 옮겨 놓는 것이다. 2005년 랑팡 공장이 지어질 때 온 이후 줄곧 근무하고 있는 홍 공장장은 “한국 돌아올 생각 말고 목숨 걸고 중국에서 성공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느 대기업처럼 중국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교육할 여력이 안 됐기 때문에 사내에서 에이스를 골라 중국으로 보내 뼈를 묻게 하는 전통이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중국 전역에 있는 1만명의 직원 중 한국 직원은 43명에 불과하다. 이 중 24명이 10년 넘게 중국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이 맺은 중국 각계와의 관시(關系)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소프트 자산’이다. ●토마토맛이 대박을 터뜨린 이유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한국 1등 상품이니까 중국인도 당연히 사겠지”라는 자만심이다. 이런 생각으로 중국 전역에 제품을 풀었다가 반품하는 데 5년이나 걸린 회사도 있다. 오리온의 현지화는 치밀했다. 효자 상품 ‘오! 감자’는 5가지 맛으로 나뉘는데, 이 중 토마토맛이 매출의 35%를 차지한다. 한국인은 토마토맛 과자를 상상하기 어렵지만, 토마토계란볶음을 먹고 자란 중국 아이들에겐 혀에 착 달라붙는 맛이다. ●작명의 제왕 오리온은 1993년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 한국 회사명을 버리고 ‘하오리유’라는 사명을 택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하오리유’ 하면 ‘하오펑유’(好朋友)를 떠올린다. 둘을 합치면 ‘오리온은 좋은 친구’라는 뜻이다. 초창기 경쟁 업체가 ‘초코파이’ 명칭을 선점하는 바람에 이름을 쓸 수 없게 되자 ‘하오리유파이’로 승부를 걸었다. 사명과 제품명을 일체화한 것이다. ‘고래밥’을 중국어로 직역하려니 고래밥 과자의 특징이 전혀 살지 않았다. 고민 끝에 ‘(고래가 먹을) 물고기가 널려 있다’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하오둬위’(好多魚)로 정했다. 구운 감자칩 ‘예감’은 ‘수위안’(薯願)으로 작명했다. ‘튀기지 말고 구워 달라는 감자의 소원’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고급 이미지로 통하는 ‘블랙’을 곧이곧대로 직역해 중국인들이 싫어하는 ‘흑’(黑)자를 붙였다가 낭패를 본 기업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랑팡 공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카르푸를 다시 찾아 오리온 제품의 진열 상태를 확인했다. 생선 매장 옆에 ‘고래밥’ 매대가 눈에 띄었다. 생선을 사러 온 주부에게 아이가 좋아하는 ‘고래밥’도 하나 집어 달라는 오리온의 유혹이자 집요한 판매 전략이었다. 글 사진 랑팡(허베이성)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韓·콜롬비아 FTA 새달 15일 발효

    중남미의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콜롬비아가 한국 기업에 활짝 문을 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15일 한국-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발효된다고 15일 밝혔다. 2013년 2월 양국이 FTA에 서명한 지 3년 5개월만이다. 아시아 국가로선 처음으로 콜롬비아의 FTA 상대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 앞서 칠레(2004년), 페루(2011년) 등 다른 남미 국가와 FTA를 맺은 바 있다. 콜롬비아도 이날 비준 절차를 완료했다고 한국에 통보했다. 협정문에 따라 한-콜롬비아 FTA는 통보문 접수일을 기점으로 30일 뒤인 7월 15일 발효된다. 우리나라 국회는 2014년 4월 한-콜롬비아 FTA를 일찌감치 비준했으나 헌법재판소의 헌법 합치성 검토를 거치느라 최종 비준이 늦어졌다. 콜롬비아는 인구 4760만명(중남미 3위), 국내총생산(GDP) 3779억달러(중남미 4위)로 중남미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경제성장률은 2013년 4.9%, 2014년 4.4%, 2015년 3.1%로 다른 중남미 국가보다 높다. 중남미 4위의 석유 생산국이며 니켈, 천연가스가 풍부한 자원강국이다.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 규모는 14억 5000만 달러로, 한국이 8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은 승용차,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석유화학제품 등이다. 대신 원유, 커피, 합금철 등을 수입하고 있다. 향후 10년 안에 양국은 상품 품목을 기준으로 96.1~96.7%의 관세를 없앨 계획이다. 중형 디젤 승용차와 화장·미용용품, 의료기기, 건강음료 등이 한국의 수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한국은 쌀과 쇠고기 등에 대해선 양허 제외·긴급 수입 제한·관세율 할당 등 보호 수단을 확보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콜롬비아 FTA 7월 발효…자동차·화장품 수출확대 기대

     중남미의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콜롬비아가 한국 기업에 활짝 문을 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15일 한국-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발효된다고 15일 밝혔다. 2013년 2월 양국이 FTA에 서명한 지 3년 5개월만이다. 아시아 국가로선 처음으로 콜롬비아의 FTA 상대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 앞서 칠레(2004년), 페루(2011년) 등 다른 남미 국가와 FTA를 맺은 바 있다.  콜롬비아도 이날 비준 절차를 완료했다고 한국에 통보했다. 협정문에 따라 한-콜롬비아 FTA는 통보문 접수일을 기점으로 30일 뒤인 7월 15일 발효된다. 우리나라 국회는 2014년 4월 한-콜롬비아 FTA를 일찌감치 비준했으나, 헌법재판소의 헌법 합치성 검토를 거치느라 최종 비준이 늦어졌다.  콜롬비아는 인구 4760만명(중남미 3위), 국내총생산(GDP) 3779억달러(중남미 4위)로 중남미의 대표적인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힌다. 경제성장률은 2013년 4.9%, 2014년 4.4%, 2015년 3.1%로 다른 중남미 국가보다 월등히 높다. 중남미 4위의 석유 생산국이며 니켈, 천연가스가 풍부한 자원강국이다.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 규모는 14억 5000만 달러로, 한국이 8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양국은 향후 10년 안에 상품 품목을 기준으로 96.1~96.7%의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은 승용차,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석유화학제품 등으로 향후 중형 디젤 승용차와 화장·미용용품, 의료기기, 건강음료 등이 수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콜롬비아는 현재 원유, 커피, 합금철 등을 우리나라에 수출하고 있으며 FTA 발효로 커피, 화초류 등의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국이 쌀과 쇠고기 등에 대해선 양허 제외·긴급 수입 제한·관세율 할당 등 보호 수단을 확보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테라하우스’의 힘... 청약 마감 이유 살펴보니

    ‘테라하우스’의 힘... 청약 마감 이유 살펴보니

    용인 수지 최초로 전세대 테라스하우스인 ‘수지성복 효성해링턴 코트’가 전 가구 순위 내에서 청약 마감을 기록했다.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 9~10일 이뤄진 청약 신청 결과 22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726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3.1대 1(수도권 포함)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을 기록했다. 특히 84㎡D주택형은 최고경쟁률인 8.1대 1로 1순위 마감되는 등 84㎡C 주택형을 제외한 모든 주택형이 9일 1순위 당해지역에서 마감을 기록했다. 한편, ㈜효성이 공급하는 ‘수지성복 효성해링턴 코트’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558-22번지 일원에 있으며, 지하 1층~지상 4층, 16개동 규모로 전 세대 84㎡ 총 236가구가 있다.단지는 아파트형 단지로 조성돼 아파트의 특성인 낮은 관리비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타운하우스의 특성인 쾌적한 자연환경도 누릴 수 있어서 전원생활과 편리한 생활인프라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아래층과의 면적 차이를 통해 테라스를 조성했으며 4Bay설계를 적용해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여기에 다양한 특화설계를 도입해서 1층은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고, 4층은 복층 다락과 테라스 등을 제공했다. 단지는 뛰어난 교통망을 자랑한다. 단지에서 1분 거리에 위치한 서수지IC를 통해 용인-서울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판교는 약 10분, 강남은 약 20분대에 도달할 수 있으며 지난 1월 말 개통된 신분당선 성복역을 통해 대중교통으로도 강남까지 약 2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또한 성복역 옆에 들어서는 롯데 복합몰(2018년 예정)에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가 입점하게 되면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판교 현대백화점과 광교 신도시를 아우르는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도 있다. 단지는 교육특화단지 프리미엄도 갖추고 있다. 아이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독일식 교육을 도입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동은아이유치원이 인접하여 도보로 통학이 가능하다. 이 유치원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자랑해 국내․외 유치원의 벤치마킹 대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서초와 효자초, 성서중·성복중·성복고도 가까이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호화 청사? 에너지 효자!

    초호화 청사? 에너지 효자!

    초호화 건축물로 지탄받았던 혁신도시 공공기관 청사들이 에너지 절약 ‘효자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국토교통부는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전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7개 기관의 본사 건물을 초에너지 절약형 설계로 지은 결과 기존 공법으로 설계, 신축했을 때보다 전력 사용량을 34~63% 줄일 수 있었다고 13일 밝혔다. 국토부는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초에너지 절약형 건축물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에너지 효율 1등급보다 에너지 소요량을 50% 이상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범사업을 진행한 건물은 한전, LH, 한국전기안전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사학진흥재단, 우정사업조달사무소, 국세청고객만족센터 등이다. 7개 건물의 전력 사용량은 에너지 효율 1등급 설계 건물과 비교, 지난해 1만 6262MWh(25억원어치) 줄었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7631톤) 효과도 가져왔다. 한전은 본사 건물을 초에너지 절약형으로 짓기 위해 건축비 28억원을 추가 투입했지만, 지난해 10억 880만원어치의 전기를 절약했다. 대한석탄공사 건물도 30억원을 추가 투입해 연간 전기비를 1억 4800만원 줄였다. LH 본사는 160억원을 들여 초에너지 절약형으로 설계, 지난해 8억 2800만원어치의 전기 사용량을 줄였다. 7개 건물에 에너지 절약 설계를 위해 투입된 추가 비용은 2~20년간 에너지 절감 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LH 본사 건물을 예로 들면 양면에 삼중 유리 창문을 달아 1등급 건물보다 단열 효과를 50% 이상 높였다. 건물 남쪽 벽면에는 외부 직사광선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차광판이 설치돼 직사광선이 70% 차단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초호화 한전·LH건물, 에너지절약 효자 건물로 변신

    초호화 한전·LH건물, 에너지절약 효자 건물로 변신

     초호화 건축물로 지탄 받았던 혁신도시 공공기관 청사들이 에너지 절약 효자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국토교통부는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전력·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본사 건물을 초에너지절약형 설계를 도입해 지은 결과 기존 공법으로 설계, 신축했을 때보다 전력 사용량을 34~63% 줄일 수 있었다고 13일 밝혔다.  국토부는 저탄소·녹색성장을 선도하고, 녹색건축 기술의 민간 확산을 위해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초에너지 절약형 건축물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지난해 에너지사용량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초에너지절약형 건물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고단열 벽체·창호, 태양광·지열 등 최적화된 설계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건축물이다. 에너지효율 1등급보다 에너지 소요량을 50% 이상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범사업을 진행한 건물은 한전, LH, 한국전기안전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사학진흥재단, 우정사업조달사무소, 국세청고객만족센터 등이다. 이들 건물의 전력 사용량은 에너지효율 1등급 설계를 도입해 지었을 때와 비교, 지난해 1만 6262MWh(25억원어치) 줄었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7631톤)효과도 가져왔다.  한전 본사의 경우 28억원의 추가 건축비를 들여 초에너지절약 설계를 도입한 결과 지난해 10억 880만원어치의 전기를 절약했다. 대한석탄공사 건물은 30억원을 추가 투입해 연간 전기비를 1억 4800만원 줄였다. LH본사는 160억원을 들여 초에너지절약형으로 지은 결과 지난해 8억 2800만원어치의 전기 사용량을 줄였다.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자체 에너지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절감 효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7개 건물의 경우 에너지절약 설계를 위해 투입된 추가 비용을 2~20년간 에너지절감 비용으로 뽑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H본사 건물을 예로 들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양면 삼중유리를 사용해 1등급 건물보다 단열효과를 50%이상 높였다. 건물 남쪽면에는 외부 직사광선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차광판(사진)을 설치, 직사광선이 70% 차단된다. 아트리움과 썬큰 가든을 만들어 자연환기 및 자연채광도 가능하게 했다. 지열 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시설도 갖췄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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