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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축키 1번 아들번호 아직도 못 지워”

    “단축키 1번 아들번호 아직도 못 지워”

    “아들이 혹 섭섭해할까 봐 아직도 제 휴대전화 단축번호 1번은 우리 규석이에요.” 천안함 침몰 희생자인 고 문규석 원사의 어머니 유의자(60)씨가 흐느끼며 말했다. 혹시나 “엄마.” 하고 대답할 것만 같아 아들 생각이 날 때마다 버릇처럼 휴대전화의 1번 단축키를 길게 누른다는 유씨다. 얼마 전에는 통화가 연결됐다. 혹시나 싶어 “규석아.”라고 불러봤지만 다른 사람이었다. 이미 다른 사람이 아들의 번호를 쓰고 있었던 것. 유씨는 “어찌 된 일인지 시간이 갈수록 가슴이 더 아프다.”며 말을 잊지 못했다. 이달 26일이면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한 지 딱 1년이 된다. 22일 만난 46명의 희생 승조원 가족들은 여전히 그날의 악몽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장성한 아들을 차디찬 서해에 묻어 둔 가족들은 아직도 그들을 떠나보내지 못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나고 있다. 고 장진선 중사의 옛집, 방은 1년 전 그대로다. 아버지 장만수(53)씨가 “못 할 짓”이라며 아들의 방을 손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장씨 부부는 늘 아들의 영정 사진, 훈장 등을 어루만지며 그리움을 토해 내고 있다.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장씨 부부다. 장 중사의 어머니는 “그래도 우리 아들 효자예요. 아직 꿈에도 한번 안 나타나고…, 아빠 걱정할까 봐 그러는 거지.”라며 다시 흐느꼈다. 고 박보람 중사의 아버지 박봉석(51)씨는 아들 생각이 날 때면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달려간다. 그때마다 잊지 않고 수박을 챙긴다. 박씨는 “유독 수박을 좋아했던 아들을 생각해 수박을 꼭 챙긴다.”면서 “무슨 말을 한다고 알아들을까마는 그래도 수박이나 잘라 놓고 아들과 이것저것 얘기라도 나누고 오면 조금이나마 기분이 풀린다.”고 했다. “허허.” 어떻게 지내셨냐는 물음에 고 정종률 중사의 장인 정규태(67)씨가 울음 같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정씨는 “달라진 건 없는데, (사위 잃은 슬픔의) 후유증이 오래 가.”라면서 “젊은 나이에 남편 잃고 홀로 애 키우는 딸을 보면서 ‘잊으라’고 말하고 싶지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도 사람마다 다르다. “지금도 아들 생각만 하면 울컥한다.”는 고 이용상 하사의 아버지 이인옥(49·천안함 유족 대표)씨는 늘 아들의 가방을 들고 출근한다. 옆으로 메는 가방이 나이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항상 같이 있는 것 같아 놔둘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자판 제조업체를 물려받으려고 대학 경영학과에 진학했던 맏아들을 잃었지만 이씨는 “누구도 탓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군에 가 나라 지키다 사고를 당했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누구를 원망하겠어.” 그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면서도 “(아들이) 하늘에서라도 못다 한 꿈 이뤘으면 하고 바랄 뿐.”이라면서 끝내 울먹이고 말았다. 김양진·김소라기자 ky0295@seoul.co.kr
  • ‘수출효자’ 반도체·조선 부품 공급 차질 비상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국내 산업계에까지 밀려오고 있다. 새로운 대일 수출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던 전기전자제품은 일본 산업계의 피해에 따라 수출 물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조선업체들은 일본에서 들여오는 선박 건조의 핵심 재료인 후판 수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삼성전자 등 웨이퍼 물량 수급 난항 15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에 따른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 곳은 전자업계다. 반도체 업계는 일본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원 모양의 판) 생산 공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웨이퍼 시장에서 6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던 신에쓰, 섬코 등이 일제히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들로부터 웨이퍼 소요량의 절반 이상을 충당해 온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도 당장 비상이 걸렸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급박하기는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등에 유리기판을 공급해 온 아사히글라스 도쿄공장도 정전으로 손상돼 복구에만 두달이 넘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산 후판의존도 높아… 가격 상승 조선업체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일본 주요 제철소들이 지진 여파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후판 가격 상승은 물론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조달하는 후판의 일본 물량 비중은 20~40% 정도. 특히 삼성중공업이 40% 정도로 국내 업체 중 일본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준규·이두걸·류지영기자 douzirl@seoul.co.kr
  • [CEO 칼럼] 도전을 두려워 마라/석호익 KT 부회장

    [CEO 칼럼] 도전을 두려워 마라/석호익 KT 부회장

    식사 후 아내를 대신해서 설거지를 하겠다던 딸아이가 그릇 하나를 깨고 말았다. 평소 아끼던 그릇인지 아내는 딸아이를 조금 심하다 싶을 만큼 나무랐다. 고개를 숙인 딸아이의 표정엔 서운함과 아울러 억울함도 깃들어 있었다. 딸아이의 심중을 헤아려 준 것은 아들의 말이었다. “차려준 밥만 먹고 설거지를 안 도와준 내가 졸지에 효자가 되어버렸네.” 사람들은 대개 식탁에 앉은 사람들의 우아한 몸짓에만 관심을 갖고 평가하기 쉽다. 밥상을 차리고 뒤처리를 하는 사람들의 노고는 쉽게 잊어버린다. 이들이 관심을 받을 때는 음식에 문제가 생겼거나 딸아이처럼 그릇을 깨트렸을 때뿐이다. 훌륭한 식사를 즐기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음식을 차려야 하고 누군가는 설거지를 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 공무원이나 기업하는 사람들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공직 생활과 경영활동을 하면서 지켜온 소신 중의 하나다. 그릇을 깨더라도 절대 설거지를 피하지는 않겠다는, 더 나아가 그릇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현대는 도전의 시대이다.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컨버전스(융합)되는 환경에서 더 많은 도전이 생겨난다. 최근엔 ‘스마트 워크’(Smart Work)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KT는 사내외에 스마트 워크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부·학계·기업이 공동으로 출범시킨 ‘스마트워크포럼’의 초대의장까지 필자가 맡다 보니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스마트 워크한다고 집이나 밖에서 일하면 제대로 일이 될까요? 일하는 모습을 눈앞에 보지 못하니 도통 안심이 되질 않아서….” 전통적인 경영방식을 견지하는 입장에서 나올 만한 얘기이다. 스마트 워크 도입은 물론 쉬운 시도는 아니다.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한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를 구축해야 하고 스마트 워크에 적합한 공간의 재배치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문화를 바꿔야 하는 모험이 따른다. 대면 보고나 일방 지시형 업무를 지양하고 유연한 보고와 의사소통, 동료·상하 간 협업도 활성화해야 한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투자도 해야 하고 기업문화와 프로세스도 바꿔야 하니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는 좀 더 능동적으로 살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기업은 생산성이 향상되고 구성원은 쾌적한 환경에서 성과 창출과 자아실현을 도모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실현돼 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일정 부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는 ‘이카로스의 날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왕의 분노를 사 궁궐에 갇힌 건축가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창공으로 탈출한다. 하늘을 나는 기분에 도취된 이카로스는 “태양이 밀랍을 녹일 것이니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당부에도 태양을 향해 점점 더 높이 날아오른다. 마침내 태양은 밀랍을 녹이고 날개 잃은 이카로스는 바다로 추락해 숨진다. 이카로스의 날개는 파멸로 이끄는 무모한 욕망에 대한 경고로 해석되지만, 미지의 세계를 향한 비상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새로운 자유와 성취도 맛본,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역사를 통해 이카로스와 같은 미지에 대한 동경과 도전이 인류를 진보시켰음을 목격해왔다. 도전을 두려워한다면 추락은 없겠으나 발전도 없을 것이다. 발전 없는 사회는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전은 그만한 위험도 각오해야 하므로 선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 우리는 바로 그런 도전의 기로에 서 있다. 누군가는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다 불에 손을 델 수도, 소중한 그릇을 깨트릴 수도 있다. 그러나 훌륭한 식사는 바로 그런 위험도 감수한 후에 얻을 수 있는 행복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부고] ‘봉하마을 설계’ 건축가 정기용씨

    [부고] ‘봉하마을 설계’ 건축가 정기용씨

    건축가 정기용씨가 11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명륜동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66세. 고인은 5년 전부터 대장암으로 투병하다가 최근 합병증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균관대 석좌교수였던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인은 1970년대 초 서울대 미대와 같은 대학원 공예과를 졸업하고 1975년 프랑스 파리장식미술학교(ENSAD) 실내건축과, 1978년 프랑스 파리 제6대학(UPA6)에서 수학했으며 프랑스 정부 공인 건축사자격을 취득한 뒤 1982년 파리 제8대학 도시계획과를 졸업했다. 1975년부터 1985년까지 파리에서 건축 및 인테리어 사무실을 운영했으며 1986년 한국으로 돌아와 ‘기용건축’을 설립했다. 한양대, 서울대, 성균관대,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2004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로 활동했다. ‘무주프로젝트’와 같은 지역 공공건물과 학교, 효자동 사랑방, 동숭동 무애빌딩, 영월 구인헌 등 작업을 통해 건축의 공공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건축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희경씨와 아들 구노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모란공원묘지. (02)2072-201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또 하나의 한류확산 동력/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또 하나의 한류확산 동력/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동·서편 양쪽에 ‘한국전통문화센터’라는 곳이 있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각종 전통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가져가는 체험장이다. 하루 두 차례씩 민요와 가야금 병창, 해금·대금 등 소리와 전통악기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지루한 탑승 대기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 외국인에게 한국의 5000년 역사에 담긴 전통의 멋과 맛을 체험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 독특한 문화공간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공간을 무료 제공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광기금을 지원,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2009년 3월 문을 열어 운영하는 이곳은 작년 한해 방문객 수가 20만 5000명이 넘을 정도로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다. 인천공항공사에서도 국제공항협의회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문화공항’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인천국제공항이 6년 연속 세계1위를 차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전통문화의 소개와 체험으로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한달 전쯤의 일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어떤 이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간곡한 ‘민원’을 해왔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선 한 학기에 보통 100~150명의 학생이 한국어, 한국문학, 한국문화를 배운다고 한다. 한국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체험을 통해 교육할 전문적인 자료가 없어 항상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한국 방문 후 귀국길에 인천공항 ‘한국전통문화센터’의 전통공예품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던 기억이 인상 깊었고 미국 대학에서도 전통공예품 만들기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지원해 줄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자신이 체험했던 부채 만들기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대학에서 진행하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한국전통문화센터를 운영한 이후 이분처럼 지원을 요청하는 기관·단체가 한두 곳이 아니다. 이 전통문화센터의 프로그램이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그런 지원 요청이 있을 때마다 늘 안타까운 것은 그들의 요청을 100% 수용해 만족스럽게 들어줄 수 없다는 현실적인 면도 있지만,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확산시킬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지원과 협력체계가 갖추어져 있다. 정부에서는 17개국 29곳에 ‘세종학당’을 세워 한국어와 한국문학, 그리고 우리 문화를 소개하며 가르치고 있다. 정부지원 없이 비슷한 교육활동을 하는 ‘세종교실’도 20개국 59곳에 이른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도 세계 12개국 69개 대학에 한국학과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류 확산을 위해 설치된 각국의 거점에서 전통문화의 소개·체험을 위한 지원 협력체계를 갖추는 데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 한류 거점을 전통문화 소개를 위한 체계적 접근 통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기존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문화에서 발원한 한류가 동남아를 넘어 러시아, 유럽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음력설을 우리 민족문화가 아닌 중국의 ‘춘제’(春節)로만 알고 있는가 하면, 강릉단오제가 2005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문화재 걸작으로 등재된 뒤에도 여전히 우리 전통문화가 아닌 중국 문화로 잘못 알려져 있을 만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한류와 함께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이해시킬 수 있도록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 설치된 각국의 거점과 지원체계를 최대한 활용하고 전통문화 원형을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에 그치지 않고, ‘한류 확산’의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해 우리의 문화산업 발전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8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2년 전, ‘러브 인 아시아’에 출연했던 줄리아·정중성 부부에게 얼마 전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우즈베키스탄에 두고 왔던 아들 나브로즈가 한국에 온 것이다. 그토록 그리웠던 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한 줄리아. 하지만 나브로즈는 아직 한국 생활이 낯설기만 하다. 나브로즈는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희망 릴레이(KBS2 오전 9시) 인세기부는 책이 판매되는 금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재능기부의 한 종류로 한국에서는 2001년부터 소설가 박완서 등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주 희망릴레이 우리는 한 가족의 주인공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화작가가 출연한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가방 들어주는 아이’ 등으로 유명한 고정욱 작가다. ●일일연속극 남자를 믿었네(MBC 밤 8시 15분) 사무실에 출근한 남기는 경주가 버리고 간 구두를 보란 듯이 건넨다. 그 일로 인해 경주에 대한 이상한 소문들이 끊이지 않는다. 진헌은 아픈 인희를 배려해 입주 대신 출퇴근을 하라고 권하고 인희는 진헌의 마음에 감동해 더욱 열심히 집안을 정리한다. 한편 선우의 뒷조사를 한 화경은 은밀한 장소로 선우를 부른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국민MC 유재석도 놀라게 할 러닝맨 차림의 9살 꼬마 지훈의 등장에 MC도 뛰고, 제작진도 뛰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엄마와 지훈이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지훈이 때문에 엄마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지훈이가 그토록 엄마를 피해 도망다니는 이유는 바로 공부하기 싫어서라는데….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완도 선착장에서 배로 3시간, 완도 최남단에 여서도라는 섬이 있다. 담이 높아 지붕의 처마와 닿을 듯한 여서도의 가옥들은 긴 세월 거친 바닷바람에 맞서 삶을 지탱해 온 여서도 사람들의 삶을 보여 준다. 물 사정이 안 좋기로 소문난 섬마을에 특이하게도 7년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샘이 있어 찾아가 본다. ●가족(OBS 밤 11시 5분) 전라북도 임실군 한적한 시골 길 마을의 소문난 효자 상기씨가 끄는 손수레는 어머니 고순덕씨의 전용 자가용이다. 조심스럽게 굴러가는 바퀴에는 어머니라서 힘들지 않다는 아들의 땀과 애처로운 어머니의 한숨이 실려 있다. 서로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상기씨와 어머니 고순덕씨의 이야기를 함께해 본다.
  • 인천 아파트 계단서 집배원 시신 발견

     많은 우편물을 배달하느라 아파트 계단을 이용하던 30대 집배원이 계단에서 넘어져 숨진 지 17시간 만에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집배원은 머리를 심하게 다치는 중상을 입었는데도 구호를 받지 못한 채 차가운 돌계단에 방치돼 있었다.  4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남인천우체국 소속 집배원 김모(33)씨가 3일 오전 7시48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아파트 16과 17층 사이 비상계단에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직원 윤모(31)씨가 발견했다.  윤씨는 이날 김씨가 출근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김씨의 배달구역을 더듬어오다 아파트 앞에 세워진 배달 오토바이를 발견,김씨를 찾아냈다.  발견 당시 김씨는 두개골이 함몰된 채 대리석 계단에 비스듬히 누워 있었으며,주위에는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다.  시신은 입에 오른손 장갑을 물고 있었고 메모지와 볼펜이 주변에 놓여 있었다.메모지에는 아파트 동 4자리 수 가운데 앞 3자리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2일 오후 3시께 아파트 16층에 소포를 배달하려고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소포 상자 3개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탄 김씨가 오후 2시43분 16층에서 내리는 모습을 끝으로 폐쇄회로(CC)TV에서 자취를 감췄다”며 “아파트 23층에도 배달할 소포가 있었기 때문에 23층 배달을 마친 뒤 16층으로 내려오다 사고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한 것은 많은 우편물을 빨리 배달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가 소속돼 있는 남인천우체국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오래 기다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계단을 이용하는 집배원이 많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집배원이 1일 배달해야 하는 우편물은 2천600건.최근에는 우체국 택배 업무의 비중이 커지면서 집배원들의 부담이 늘었다.  남인천우체국에는 택배 전문 요원 34명이 있는데 1일 8천개에서 1만2천개의 소포가 오기 때문에 185명의 일반 집배원도 택배 업무를 나눠 맡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매일 오전 8시 우체국으로 출근한 뒤 배달하러 나갔다가 오후 5시에는 복귀하곤 했지만,그날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우체국 측은 오후 8시가 넘도록 김씨가 복귀하지 않자 3차례 휴대전화로 확인 전화만 한 뒤 더 이상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2008년 7월 입사한 김씨에 대해 동료 직원들은 “평소 말수는 적지만 누구보다 성실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사고 당일 몸이 편찮은 어머니(61)를 돌보기 위해 오전 휴무를 신청,오후 12시까지만 출근하면 됐지만 1일 배달량을 생각해 오전 9시30분께 부지런히 집을 나섰다.  미혼인 김씨는 3년째 신장 투석 중인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병간호를 하던 효자였다.  김씨의 여동생(31)은 “일찍 발견했다면 살릴 수도 있었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씨의 빈소는 인천시 부평구 구산동 인천산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남인천우체국은 김씨의 장례를 우체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발인은 5일로 예정돼 있다.  김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간에 누군가 계단으로 한번이라도 내려갔다면 김씨를 발견해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그날 배달할 물량도 장난이 아니던데”라며 김씨 업무의 과중함을 지적했고,또 다른 네티즌은 “젊은 사람의 죽음이라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완도 농어가 10% 연매출 1억 이상

    전남 완도군 내 10가구 중 1가구가 연간 매출 1억원을 웃도는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완도군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한 소득조사 결과 총 농어가 1만 7296가구 중 9.5%에 해당하는 1654가구가 1억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최고 부자마을인 노화읍 미라마을은 어가 대부분이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농어가 중 95%인 수산업에 종사하는 어가(1571명)는 평균 2억 3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는 인근의 해남군 등 타 자치단체보다 5~20배 높은 것. 또 1억원 이상 고소득 가구 중 5억원 이상은 80가구, 10억원 이상은 30가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읍·면별로는 전복 최대 생산지인 노화읍이 566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품목별로는 수산물인 전복, 광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복이 ‘효자 종목’으로 꼽혔다. 연간 매출이 3500억원가량이었고, 치패 등 관련 사업을 포함하면 5000억원 규모로 완도의 주력 산업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산물 판로 개척과 판매 증진을 위해 완도군과 생산업자 등이 전국 유통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 전복연구소, 해조류연구소 등의 설치·운영 등 군의 지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젊은이들의 귀농도 늘고 있다. 정유승 노화읍장은 “전복 등 수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고소득자가 많아졌으며, 최근에는 젊은 층 인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父영정앞에 섹시댄서 선보인 아들…”진정한 효자”

    효자가 따로 없다? 타이완 타이중현에 사는 차이(蔡)씨는 3년 전 103세로 사망한 아버지의 유언을 이뤄준 뒤 “효자”소리를 톡톡히 듣고 있다. 그의 아버지의 소원은 다름 아닌 “야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무희들을 마음껏 보고싶다.”였고, 그는 3년 만에 돌아온 아버지의 기일에 섹시 댄서를 ‘대령’했다. 차이씨가 아버지의 이색 소원을 들어준 것은 사망하기 8년 전인 95세 생일에 한 약속 때문이었다. 당시 아버지가 옷을 벗은 무희들의 영상과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몰래 즐겨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차이씨는 아버지에게 “만약 100세 넘게 사시면 돌아가신 후에 섹시 댄서들의 춤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한 것. 그리고 103세에 사망한 아버지를 위해 차이씨는 5000타이완달러를 들여 꽃마차 등을 준비한 뒤, 댄서들을 고용해 아버지 영정 앞에서 비키니를 입고 춤을 춰 줄 것을 부탁했다. 댄서들은 제삿날과는 어울리지 않는 복장과 음악으로 큰 영정사진 앞에서 섹시함을 뽐내며 춤을 췄고, 이날의 행사는 타이완과 대륙 뿐 아니라 멀리 일본 시청자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이 영상은 일본판 ‘세상에 이런일이’에 방영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씨는 “장난 반 진담 반으로 한 약속이었지만 지키고 싶었다.”면서 “저승에서도 아버지가 좋아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드림 프로그램’ 평창유치 효자될까

    평창이 뮌헨(독일), 안시(프랑스) 등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 도시와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어차피 경기장·숙박·교통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차별화를 이룰 수 없는 현실이라면 세계 유일의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 프로젝트인 ‘드림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 평창이 2004년 국제스포츠계에 제안해 해마다 추진하는 드림 프로그램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의 평창 현지 실사(16~19일) 기간에 맞춰 지난 12일부터 10일간의 일정으로 알펜시아리조트와 강릉빙상장 등에서 펼쳐지고 있다. 8년째 운영 중인 드림 프로그램은 IOC로부터 최고 평가를 받고 있는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 프로젝트다. 평창은 첫 도전인 2003년 체코 프라하 IOC 총회에서 비록 쓴잔을 들었지만, 이듬해부터 동계스포츠 불모지인 열대 지역과 저개발 국가의 청소년들을 매년 초청해 스키와 빙상 등을 체험토록 하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까지 모두 47개국 949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올해 드림 프로그램에는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파나마, 바베이도스, 에티오피아 등 33개국에서 143명이 참가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6개국에서 24명의 장애인 청소년이 참여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다. 참가 지역을 보면 아시아 14개국 54명, 유럽 3개국 11명, 중남미 8개국 31명, 아프리카 7개국 27명 등으로 세계 각 지역에서 고루 찾아왔다. 프로그램 운영 면에서도 스키·빙상은 물론 봅슬레이·스켈레톤·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동계 종목을 체험하도록 했다. 스키 허승욱, 스노보드 김수철, 피겨 이동원 등 종목별로 정상급 지도자를 초청해 시범과 원포인트 강습을 하고, 드림 챌린저대회를 통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기존 드림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까지 드림 프로그램에 참가한 42개국 806명 가운데 8개국 12명이 국가대표가 되는 성과도 얻었다. 평창은 장애인 청소년으로까지 참가 범위를 확대한 뒤 국제 스포츠계의 호평이 이어지자, 특화된 드림 프로그램이 자리를 굳혔다며 고무돼 있다. 평창은 ‘준비된 평창’ 이미지 홍보에 총력을 기울여 올림픽 유치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진다는 각오다. 평창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씨줄날줄] 노키아의 역습/주병철 논설위원

    북유럽 발트해 연안의 핀란드는 전 국토의 75%가 삼림이고 10%가 호수인 나라다. 산업구조는 1차산업 의존도가 높고, 공업은 주로 펄프·제지·제재 등 임산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구 500만명 남짓의 이런 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2009년 기준)를 웃도는 부자나라가 된 데는 노키아(Nokia)와 같은 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키아는 1865년 종이를 만드는 제지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1980년대에는 컴퓨터 제조, 2000년대에는 통신회사로 탈바꿈하는 등 상황에 발빠르게 변신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성장했다. 핀란드 전체 매출액의 2%, 연구·개발비(R&D) 60%, 국내총생산(GDP) 기여도 25% 등의 수치로 볼 때 노키아는 핀란드의 효자기업임에 틀림없다. 노키아의 급성장은 ‘미래 준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앞으로 어떤 산업이 유망한 주력산업이 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해서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결과라고 한다. 다국적 석유회사인 네덜란드의 셸도 비슷하다. 셸은 1969년부터 미래예측연구소를 운영해 왔는데, 1970년대 초부터 원유값이 폭등할 것이란 내부 전망에 따라 값싼 유전을 많이 확보해 뒀다. 이후 73년의 1차 오일쇼크, 79년의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셸은 세계 메이저 석유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70년대까지 세계 으뜸의 필름카메라 회사였던 코닥과 이동통신회사 AT&T는 미래 예측을 잘못해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코닥은 더 이상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내부 보고서를 무시했고, AT&T는 이동전화의 가치를 과소평가해 타사보다 먼저 개발한 제조기술을 모토롤라에 넘긴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근소한 차이로 구글 안드로이드에 밀려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맛본 노키아의 스티븐 엘롭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주말 구글과 애플 주도의 모바일 시장 패권을 되찾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핀란드 본사도 미국 실리콘밸리로 옮길 것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MS와의 제휴에 앞서 사내 통신망을 통해 “노키아는 불타고 있다. 애플·구글이 고급·중급 점심을 먹는 동안 우리는 주변만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뼈저린 반성과 비장한 각오가 묻어난다. 노키아의 역습이 주목받는 게 이 때문만은 아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말이 새삼스럽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10년 전 해식씨는 다니던 공장이 부도로 문을 닫게 되면서 실직했다. 그는 어린 시절 경운기 사고로 장애 4급을 판정받았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해식씨의 리어카 바퀴, 가족의 여관 생활 1년. 아이들과 함께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그를 만나본다. ●체험! 삶의 현장(KBS2 밤 8시 50분) 2010 미스코리아 진·선·미 등 7명이 태안 앞바다에 총출동했다. 겨울바다의 낭만은 온데 간데 없고 이들에게 주어진 구슬땀 특명은 ‘개불 잡이’. 개불과 첫 대면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미녀들은 우아했던 이미지를 단숨에 깨 버리며 리얼버라이어티를 선사한다. 2010 미스코리아 갯벌 개불잡이 구슬땀 열전을 공개한다. ●추억이 빛나는 밤에(MBC 밤 11시 5분) 한 시대를 주름 잡던 최고의 스타들이라면 모두 거쳐가야 할 이곳, 추억과 낭만이 있는 ‘추억이 빛나는 밤에’ 다섯 번째 이야기다. 주인공은 애드리브의 대가 임현식과 푸근한 엄마에서 악독 시어머니까지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준 박원숙. 추억의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의 문간방 순돌이네를 다시 만나본다. ●미소코리아(SBS 오후 6시 30분) 전북 전주의 골목길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다는 마리나. 걸쭉한 사투리를 쓰고, 효자동의 가수로 불릴 만큼 뛰어난 노래솜씨를 자랑한다. 전주를 알기 위해 9년 동안 매일 발품 팔며 직접 눈으로 보고, 입으로 확인하며, 전주의 골목길을 다녔다는 마리나와 함께 전주의 숨겨진 매력 속으로 빠져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밤 11시 10분) 전남 담양군의 시목마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농작물을 재배한다. 무농약으로 재배된 벼를 수확한 후 나온 부산물 볏짚은 소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이렇게 소가 무농약 볏짚을 먹고 배설한 배설물이 다시 논의 친환경 퇴비가 되는 과정들을 ‘하나뿐인 지구’와 함께한다. ●아름다운 이야기<보석상자>(OBS 밤 11시 5분) 북한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한국으로. 보통사람은 상상도 못할 험난한 세월을 보내며 한국으로 온 탈북자 금정숙씨. 북한에 살던 시절, 사상범으로 몰린 아버지 때문에 정숙씨와 형제자매들은 비난과 멸시를 받으며,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끼가 넘치던 정숙씨는 그로 인해 아나운서의 꿈도 접어야 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기고] 농산물 직거래로 고향을 살리자/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기고] 농산물 직거래로 고향을 살리자/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얼마 전 중국산 마늘을 국산이라고 속여 가짜 건강식품을 만든 후 이를 비싸게 판 일당이 붙잡혔다. 사기범들은 지방에 제조업체를 차려놓고 중국산 깐 마늘액을 국산 진액이라고 속여 1년이나 판매했다. 정품 시가로 따지면 무려 300억원이 넘는 양을 유통한 것이다. 또 색소와 과당, 향료로만 홍삼이나 석류, 산수유 진액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고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이들의 사기행각은 농민에게 더욱 깊은 시름을 주고 있다.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속이는 등 가짜 농산물이 판치면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농민들이다. 가짜 농수축산물은 우리 농수축산물보다 가격이 싸다. 당연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한다. 더구나 가짜가 기승을 부리면 신뢰도가 떨어져 우리 농수축산물이 외면받는 결과도 낳는다. 전국에서 우편물을 배달해 지역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집배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요즘 농가들의 사정은 말이 아니라고 한다. 구제역으로 애지중지 키웠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되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고, 오리농장과 양계장도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협으로 하루하루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또 농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도 가격이 너무 낮아 팔수록 손해를 본다며 만나면 하소연하기가 일쑤라고 한다. 인건비나 난방비, 자재비를 계산하면 본전은커녕 밑지고 넘긴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짜 농산물이 판치는 것을 막고 농가들이 제값을 받으려면 직거래를 늘려야 한다. 더구나 유통마진이 30~70%에 달하는 유통체계 속에서 직거래 활성화는 시급하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시장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데다 기후와 병충해 영향을 많이 받고, 또 부패 감모가 심하여 가격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 한 상자에 2만원이 훌쩍 넘는 상추가 산지에서 5000원도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들의 직거래장터를 보면 직거래 효과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도는 김장직거래장터를 통해 유통비용을 50%까지 줄여 소비자는 20~30% 싼 가격에 사고 생산자들은 20~30%의 소득증대 효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경북도의 인터넷 직거래장터도 농가 소득 증대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설립 첫해인 2007년 1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6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체국쇼핑도 품질 좋은 우리 농수축산물을 직접 만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전국 3700개의 우체국과 인터넷우체국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거래로 연결하기 때문에 농어민은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소비자는 싼값에 상품을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 상품은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우리 농수축산물인 데다 공공기관이 보증하기 때문에 믿고 살 수 있어 좋다. 직거래는 수입 농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할 우려가 없다. 또 대부분 브랜드를 걸고 판매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고향을 살리고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 걱정을 더는 농산물 직거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 동계U, 한국 첫 컬링 金

    한국이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사상 처음 컬링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6일 터키 에르주름의 컬링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컬링 결승전에서 유럽의 강호 스위스를 10-6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2003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남자 동메달이 유일한 입상 성적이다. 스킵 김창민, 서드 김민찬, 세컨드 성세현, 퍼스트 서영선(이상 경북체육회), 보조 오은수(의성스포츠클럽)로 구성된 한국은 동계올림픽 입상권 수준인 스위스를 상대로 화끈한 초반 공세와 막판까지 흔들리지 않는 깔끔한 포석을 과시했다. 2엔드에서 한꺼번에 4점을 따내면서 기선을 제압한 것. 스위스는 3-7로 뒤지던 7엔드에 2점을 따내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한국이 바로 8엔드에 다시 3점을 따내면서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한국은 9엔드에 1점만 내주는 강력한 수비력을 보이자 역전 가능성이 없다고 본 스위스는 마지막 10엔드를 포기했다. 대한컬링경기연맹 관계자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컬링이 한국의 효자종목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녀 금메달을 휩쓸고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남녀 대표팀이 처음 동반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 성장세를 보인다.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주최국인 카자흐스탄이 자국이 약하다는 이유로 컬링을 대회 종목에서 배제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1 동계아시안게임] 위풍당당 스피드 코리아

    [2011 동계아시안게임] 위풍당당 스피드 코리아

    “한국은 쇼트트랙 월드컵을 유치하면 되지, 무슨 동계올림픽을 하려고 나서냐.” 평창올림픽 유치에 나선 한국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그랬다. 한국은 ‘쇼트트랙 코리아’였다. 동계 종목의 저변이 워낙에 취약했다. 한국은 신생 종목인 쇼트트랙에 야심차게 뛰어들었다. 스파르타 훈련으로 탄탄한 기술을 연마했고 영리한 작전까지 더해져 쇼트트랙 최강국에 올랐다. 동계올림픽은 곧 쇼트트랙이었다. ☞[화보]‘빙속 미녀 3총사’ 태극기 휘날리며… 2010년이 터닝포인트였다. 한국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빙상종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23)·모태범·이상화(이상 22·한국체대)가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공교롭게도(?) 쇼트트랙은 다른 나라의 추격에 밀려 주춤했다. 스피드는 금 3개(은 2)를, 쇼트트랙은 금 2개(은 4·동 2)를 땄다. 한국은 바야흐로 ‘스피드 코리아’가 됐다. 기세는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다. 밴쿠버에 이어 동반 금메달을 노렸던 모태범·이상화가 부상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승훈을 앞세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개의 ‘노다지’를 긁어 모았다. 은메달 6개, 동메달은 3개였다. 2관왕 노선영(22·한국체대)이 주도한 여자부의 기세도 놀라웠다. 메달 수도, 중량감도 ‘효자종목’ 쇼트트랙(금4·은4·동1)을 앞질렀다. 선두주자는 역시 ‘믿을맨’ 이승훈이었다.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지난달 31일 남자 5000m에서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 행진을 시작하더니, 2일 매스스타트에서도 한 수 위 기량으로 두 번째 ‘골드’를 수확했다. 5일에는 지친 기색도 없이 1만m에서 ‘금빛 질주’를 이어 갔다. 2위 드미트리 바벤코(카자흐스탄)에 20초 53이나 앞선 아시아기록(13분 9초 74)이었다. 6일에는 이규혁(34·서울시청)·모태범과 짝을 이뤄 팀추월 은메달(3분 49초 21)을 추가했다. 아쉽게 4관왕은 놓쳤지만 시원한 스트로크와 폭발적 스퍼트는 다른 선수들에게 ‘신세계’를 선사했다. 탔다 하면 새 역사다. 지난해 말 “난 아직 올림픽 메달밖에(!) 없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또 역사를 만들겠다.”고 했던 출사표 그대로였다. 올림픽 골드메달리스트에게 아시아는 너무 좁았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동계아시안게임 3관왕은 이승훈이 최초다. 배기태(1990년)와 최재봉(1999년), 이규혁(2003·07년)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도 2관왕이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로 전향하며 “가진 게 체력뿐이라 (한국 주력 종목인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를 택했다.”던 이승훈의 겸손함과 성실함은 ‘1인자’를 지킨 밑거름이 됐다. 이승훈은 “밴쿠버올림픽 이후 더 열심히 준비했다. 아직 세계적인 선수에 비해 부족한 면이 많다.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여자부에서는 노선영이 떴다. 2일 매스스타트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6일 팀추월에서도 이주연(24·한국체대)·박도영(18·덕정고)과 짝을 이뤄 아시아기록으로 1위(3분 4초 35)에 올랐다. 4일 치러진 1500m에서도 은메달을 챙겼다. 2007년 창춘대회 때 1500m 4위, 3000m 5위로 잔잔하게(?) 활약했던 노선영은 동생 노진규(19·경기고)가 쇼트트랙 금메달을 딴 데 자극받아 거침없는 역주를 펼친 끝에 누나의 위엄(?)을 세웠다. ‘노씨 남매’는 나란히 2관왕에 오르며 한국의 종합 3위 수성에 앞장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전남 공중목욕장 노인 사랑 독차지

    전남 공중목욕장 노인 사랑 독차지

    “가까운 곳에 목욕장이 생겨서 뜨거운 물에 자주 목욕을 하고 운동도 하니까 추위에 굳어진 몸이 저절로 풀립니다. 노인들한테는 효자가 따로 없지요.” 지난 1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 월전리에 있는 공중목욕장에서 나오던 이모(73)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두 차례씩 목욕장을 이용한다고 했다. 이 목욕장에서는 100여명의 노인들이 목욕과 생활체조를 즐기고 있었다. 해남군 옥천면 백호리의 윤모(63) 할머니는 “면에 공중목욕장이 개장되면서 부담 없는 입장료 덕분에 자주 찾는다.”면서 “전에는 목욕을 하려면 멀리 해남읍까지 나가야 했다.”고 말했다. 전남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어촌 지역의 면 단위에 공중목욕장을 만들면서 노인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노인에게는 시·군별로 무료 또는 1000원을 받고 일반 이용자에게는 2000원 이상을 받는다. 6일 도에 따르면 도내 노인인구 비율이 18.3%로 전국 평균 10.9%보다 1.5배나 높은 점을 감안, 도지사의 공약사업으로 꾸준하게 공중목욕장을 건립하고 있다. 공중목욕장과 연계해 노인건강증진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노인들의 건강증진은 물론 국가 차원의 의료비 절감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13개 더 지을 계획 도는 2006년부터 191억원을 지원해 총 198개면 중에서 96개 면에 공중목욕장을 개관했다. 올해는 42억원을 배정해 13개를 더 지을 계획이다. 공중목욕장 건립을 우선 희망하는 시·군의 의견을 수렴해 도비 50%, 시·군비 50%로 평균 3억원 규모의 공중목욕장을 짓고 있다. 신안군의 경우 인구가 적고 생활권이 동일한 안좌·암태·자은면 등 4개 면에 1개의 공중목욕장이 있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100명 안팎에 이른다. 도는 공중목욕장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건강상태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최근 2개월간 이용자 13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건강관리에 효과가 있었다”는 응답이 81%(이하 복수응답)나 됐다. 목욕장 이용 후 “청결한 몸 관리로 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다” 570명(60.5%), “건강이 나아진 것 같다” 139명(14.8%), “말동무와 친구가 생겨서 좋다” 159명(16.9%) 등으로 조사됐다. 또 “이용 전보다 몸이 가벼워졌다” 487명(46.4%), “어깨가 결리고 아픈 증세가 완화됐다” 239명(22.8%), “손발이 저린 증세가 완화됐다” 162명(15.4%) 등으로 대답했다. 건강증진 프로그램 중에는 노래교실과 노인요가, 웃음치료 등을 좋아했다. ●국비지원 없어 아쉬워 하지만 공중목욕장 사업에 국비 지원이 전혀 없어 아쉬움을 준다. 도는 기업들의 참여를 부탁했지만 동참한 곳은 2곳뿐이다. 이랜드그룹이 진도 조도에 6억원을 들여 공중목욕장을 만들었고, GS 칼텍스가 여수시 돌산읍에 3억 5000만원을 지원한 게 전부다. 글 사진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구제역 불효’ 어느 장남의 눈물

    ‘구제역 불효’ 어느 장남의 눈물

    밤새 소 곁을 지키며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잠이 든 정기섭(52)씨. 찬바람이 솜이불 속을 파고들면 정씨는 소스라치듯 놀라 잠에서 깨어 물을 끓인다. 꽁꽁 얼어 버린 소 물통에 뜨거운 물을 붓는 정씨. 그의 눈앞에 그리운 얼굴이 아른거린다. 어린 시절 가마솥에 물을 끓여 따뜻한 목욕물을 만들어 주시던 어머니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생이별. 눈물이 흘러내렸다. 눈물은 곧 얼어붙고, 소와 함께 밤을 지새운다. 전북 김제시 성덕면 대목리에서 한우 210마리를 키우는 정씨에게 올 설은 없다. 예년 같으면 형제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 집에서 시끌벅적했겠지만 구제역이 모든 것을 갈라놓았다. 정씨는 “충남 공주의 한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설날 집으로 모셔 오지 못하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밝혔다. 치매에 걸린 정씨의 어머니는 재작년부터 요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정씨는 “작년 설만 해도 어머니를 모셔와 떡국도 먹고 목욕도 시켜 드렸다.”며 구제역 때문에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정씨는 설날에 오겠다는 동생들에게도 “구제역 때문에 안 된다.”며 “내년에 오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씨는 4남3녀 중 장남이기에 이런 상황이 더욱 원망스럽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정씨의 막내 동생 기호(37)씨는 “장남인 형은 어머니가 잠을 못 주무시면 밤새 옆에서 말동무가 돼 어머니를 보살필 만큼 효자”라면서 “그랬던 어머니를 이번 설에 모시지 못해 굉장히 답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의 큰딸 애림(22)씨는 “아버지는 굉장히 무뚝뚝한 편인데 이렇게 서운해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곁에서 지켜본 모습을 전했다. 현재 김제 성덕면 대목리에서는 ‘구제역 발생 지역’의 차량은 진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구제역 청정지역인 전라남북도 차량만 출입이 허용되지만, 오갈 때 방역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또 마을 사람들도 구제역을 옮길까봐 외지인의 출입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구제역에 고립된 정씨 가족의 사연은 전화로 인터뷰할 수밖에 없었다. 구제역으로 설이 설 같지 않은 정씨의 아내 채미정(48)씨는 “외부와 고립된 상황에 우울증까지 생길 지경”이라며 답답해했다. 그래도 정씨는 “참고 견뎌야죠. 곧 좋아지겠죠.”라며 다시 축사로 발길을 돌렸다. 이영준·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53) 루쉰 ‘광인일기’

    [고전 톡톡 다시 읽기] (53) 루쉰 ‘광인일기’

    제1차 세계대전(1914~18)이 막바지에 달했을 무렵, 루쉰(迅)이란 필명으로 쓰인 소설이 잡지 ‘신청년’에 발표된다. 이 작품이 중국 최초의 근대소설 ‘광인일기’다. 소설이 발표된 시기는 민주주의와 인도주의 등의 새로운 사상이 전 세계를 휩쓴 후, 신해혁명(1911)으로 청나라가 망하고 ‘중화민국’이 된 지 7년이 되던 해였다. 정치체제도 바뀌고 전쟁도 끝나가는데, 루쉰이 보기에 중국인들의 생활방식이나 태도는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 혁명은 일어났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이런 현실에 절망했고, 그 후 침묵한다. ‘광인일기’는 7년이란 긴 침묵의 시간을 깨고 나온 소설이다. ●광인의 공포-‘나는 잡아먹힐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주인공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는데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이 식인종이라는 걸 느끼는 순간, “나 역시 인간이다. 놈들은 나를 먹고 싶어진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 이제 이 공포심은 구체적 징후들을 통해 극대화되어간다. 길거리에서 한 여인이 자기 자식을 때리면서 “물어뜯어 버리기 전에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라고 하는 말이나, 시체를 먹으면 담보가 커진다는 속설을 믿은 마을 사람들이 사람을 죽여 그 자의 내장을 기름에 튀겨 먹었다는 이야기나,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 등에서 말이다. 심지어 조가(趙家)네 개에게서조차 살기를 느낀다. 그는 식인이 자행되는 세계 속에 놓인 자신을 발견한다. 주변 사람 모두가 그의 적이다. 동시에 그 모두에게 이제 그는 광인이다. 그는 다음 번 식인의 희생자가 자신일 거라고 확신한다. “나를 무서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나를 없애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나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소름이 오싹하였다. 놈들이 완전 채비를 갖추었구나, 생각하였다.” 자기가 느끼는 공포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그는 역사책을 뒤진다. 역사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인의도덕’이란 좋은 말과 그 사이에 쓰인 ‘식인’이란 두 글자다! 그는 전통이란 이름으로 4000년 간 지속되어온 식인의 역사가 자신을 꼼짝 없이 제물로 만들 것이라는 위협을 느낀다. 형도, 광증을 치료해준다는 의원도 사실은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는 식인이었다고 하는 공포 속에서 ‘광인’은 하이에나 같은 이들에 둘러싸여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 가족과 세계, 역사가 모두 광인의 적이다. ●광인의 자각-‘4000년 식인 역사를 가진 나!’ 늙은이는 방을 나간 지 얼마 안 되어 작은 소리로 형에게 속삭였다. “어서어서 먹어버리는 겁니다.” 형은 끄덕였다. 그렇던가, 형까지도 그렇던가, 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대발견은 뜻밖인 것 같았으나 실은 뜻밖이 아니었다. 한패가 되어 나를 먹으려 하는 인간이 나의 형인 것이다. -인간을 먹는 것이 나의 형이다. -나는 인간을 먹는 인간의 동생이다. 나 자신이 먹혀버린다 해도 여전히 나는 인간을 먹는 인간의 동생이다. 광인은 형이 자신을 먹으려는 식인들과 한패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대발견’은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과 연결된다. 그렇다, 나도 식인종의 동생이다! 동생을 잡아먹은 형, 이에 동조한 어머니, 그리고 나. 혈연으로 엮인 관계 속에서 자신도 식인사회의 동조자였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의 인식은 전환된다. 나 역시 식인사회와 동떨어져 존재하는 인간이 아니고 그 사회의 일부일 뿐이라는 철저한 자각과 함께 비로소 그는 광증에서 벗어난다. 나는 피해망상에서 벗어나 이 시대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나는 인간을 먹는 인간을 저주함에 있어, 먼저 형부터 저주하리라. 인간을 먹는 인간을 개심(改心)시키는 데 있어 먼저 형부터 개심시키리라.” 그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개심시키고자 한다. 그는 ‘참된 인간’이 되기 위해, 야만의 역사를 벗어나야 한다고 형을 설득한다. 고대의 요리사 역아(易牙)가 자신의 아들을 삶아서 폭군 걸주(桀紂)에게 먹인 이야기는 과거의 전설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다. 처형된 혁명가의 피에 만두를 찍어먹는 자들을 보라. 루쉰은 부모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낸 자를 효자라고, 물에 빠진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강물에 몸을 던지는 딸을 효녀라고 칭송하는 중국의 전통에서 시대의 절망을 느꼈다. 인의도덕과 같은 덕목은 왜 언제나 가해행위로 증명되어야 하는가. 4000년 동안의 중국역사를 관통하는 것은 ‘식인’의 폭력성과 잔인함이다. 거기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예전부터 내려온 방식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이들에게 루쉰은 광인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참된 인간’이 되기 위해 우리는 이런 식인의 역사와 단절해야 한다고. ●출구의 발견-‘아이를 구하라’ 인간을 먹은 일이 없는 아이가 아직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구하라. 소설은 ‘아이를 구하라’는 광인의 절박한 외침으로 끝난다. 식인의 역사를 단절하기 위해 주인공은 아직 식인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건다. 광인의 희망은 절망 끝에서 발견한 출구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이동생의 고기를 먹었을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아이를 구하라’는 절박한 외침을 낳은 것! 이제 그는 외치기 위해서라도 기어코 살아남아야 한다. ‘광인일기’는 시대의 어둠에 갇혀 있던 한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뚫고 나오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일기는 그렇게 되기까지의 병과 자각의 흔적이다. 식인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광인은 자기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길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청년아, 나를 딛고 나아가라!” 시대의 적막을 뚫고 탄생한 ‘광인일기’는 우리들에게 던져진 한 ‘광인’의 외침이다. 어쩌면 우리야말로 잡아먹힐지도 모른다는 피해망상 속에서 살기 위해 다른 자들을 잡아먹는 식인이 아닐까? “죽어도 이 한 걸음을 넘어서려 하지 않는다.”는 광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 누구인가. 최태람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경기 지자체 너도나도 “화장장 추진”

    경기 지자체 너도나도 “화장장 추진”

    경기도 지자체들이 앞다퉈 화장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꺼리기만 하던 장사시설이 이젠 지역의 ‘효자’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의 경우 수백억원대의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면서 화장시설이 지역발전의 토대로 입지가 바뀌고 있다. 30일 경기도 지자체들에 따르면 안산과 연천, 시흥, 이천, 포천 등이 잇따라 화장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안산시는 양상동 서락골 일대 7만 5000㎡에 6기의 화로를 갖춘 화장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안산시는 해당지역에 600억원의 인센티브와 도시관리계획을 우선적으로 반영한다는 ‘당근’을 내밀었다. 연천군도 지난 2009년부터 청산면 장탄1리 일대 6만㎡에 4기의 화로를 갖춘 화장시설을 설립할 계획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30억원 범위에서 주민편익시설을 인센티브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주민들이 원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시흥시는 지난 18일 화장시설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화장시설과 자연장, 봉안시설 등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추진위에서 규모와 시설, 부지 등의 선정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선정된 부지에 대해 종합병원 설립이나 도시가스 제공 등 인센티브 제공과 화장시설 운영에 따른 수익금 일부를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천시는 지난해 12월, 포천시는 지난 26일 각각 종합장사시설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화장시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포천시의 경우 2월 중 입지를 공모할 예정이며, 인근 지역인 의정부와 남양주, 구리, 양주 등과 연계한 광역장사시설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이처럼 다수 지자체들이 그동안 기피시설로 인식되던 화장시설 설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원정화장’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등 지역주민에 대한 질 높은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화장시설이 없는 지자체 주민들은 인근 지자체의 화장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화장을 위해 4~5일장을 치러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화장장 ‘원정비용’도 현지 주민에 견줘 최고 20배까지 차이가 나는 등 경제적인 부담도 감수해야 했다. 성남시 화장장의 경우 해당 지역 주민인 성남시민은 화장 비용이 5만원인데 반해 외부인은 20배인 100만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대표적인 ‘님비시설’을 둘러싼 주민 상호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민들 스스로도 화장시설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자기지역은 안 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면서 “그래도 과거보다 화장시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책꽂이]

    ●숏버스(조너선 무니 지음, 전미영 옮김, 부키 펴냄) 저자는 난독증에 시달렸음에도 장애를 극복하고 대학을 졸업했고, 학습 장애아들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숏버스’는 장애 학생들의 스쿨버스다. 저자는 숏버스를 개조해 넉달 동안 미국 대륙을 누비면서 학습 장애, 지적 장애, 신체 장애를 가진 이들을 다양하게 만나고 이를 꼼꼼히 기록했다. 1만 3500원. ●정헌배 교수의 술나라 이야기(정헌배 지음, 예담 펴냄) 전공인 경영학보다 ‘술 박사’로 더 잘 알려진 정헌배 중앙대 교수의 책이다. 프랑스로 술 유학을 다녀온 것도 모자라 자신의 이름을 딴 ‘정헌배 인삼주가’를 만들었을 정도다. 술에 얽힌 동서고금의 이야기를 통해 술을 철학적, 역사학적으로 살펴보고, 우리나라 술 산업의 문제점과 과제 등을 진지하게 짚어 낸다. ‘술 박사’는 실제로는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진다고 한다. 1만 2000원. ●오래된 영혼(강금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쉼 없이 공부하고, 사유하고 성찰하는 강금실 변호사의 이탈리아 성지 순례기다. 바티칸시티에서 피렌체, 아시시 등으로 이어지는 여행 기록이다. 그뿐 아니라 곳곳에서 이뤄지는 2000여년 전 예수와의 교감, 우리 사회 종교의 역할, 믿음과 용서의 가치 등을 담담한 문장으로 적어간다. 7년 전 불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뒤 강 변호사의 믿음의 두터움을 확인할 수 있다. 1만 3000원. ●대중을 유혹한 학자 60인(박종현 지음, 컬처그라피 펴냄) 학자이면서 대중적 접점을 넓히며 소통을 꾀하는 작업을 계속해 온 지식인 60명의 삶과, 학문 그리고 세계를 읽는 사상의 정수를 소개한다. 박노자, 이택광, 황상민, 강수돌, 우석훈 등 어지간히 잘나가는 학자들은 거의 다 망라됐다. 2만 3000원. ●아흔 개의 봄(김기협 지음, 서해문집 펴냄) 역사의 의미를 정밀하게 현재화하는 역사학자 김기협이 아흔 넘어 기억이 흐려지는 노모를 돌보며 2년 남짓 동안 쓴 ‘시병 일기’다. 자식으로서 도리, 의무감으로 시작한 간병이었지만 아들에게도, 노모에게도, 가족들에게도 모두 기쁨으로 다가왔다. 불효자가 효자가 되어 가는 과정, 그리고 불화에서 화해로 나아가는 모자 관계를 내 일처럼 지켜보는 즐거움과 감동이 있다. 김기협의 어머니는 이남덕 전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다. 1만 2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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