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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하우젠컵 프로축구 2005] ‘레알 수원’ 우승컵 키스

    이제 절반 남았다-.‘한국의 레알마드리드’ 수원 삼성이 올 시즌 벌써 세 번째 우승컵을 안은 채 국내외 대회 전관왕을 향해 뚜벅뚜벅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수원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컵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에 터진 김대의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김대의는 후반 28분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우승을 자축하는 축포를 쏘아올렸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7승4무1패(승점 25)를 기록, 컵대회에서 우승했다.2위는 이날 대전을 2-1로 꺾고 6승5무1패(승점 23)를 기록한 울산. 지난 2월 ‘2005 A3 닛산 챔피언스컵’에서 포항 스틸러스, 중국 선전,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 등을 제치고 ‘아시아 왕중왕’에 등극했고, 지난 3월 열린 ‘수퍼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거침없는 행보를 거듭했다. 수원은 ‘디펜딩챔피언 멤버’인 나드손, 산드로, 김대의, 이운재 등 화려한 선수들에다 올해 김남일·안효연·송종국 등 쟁쟁한 해외파 월드컵대표 출신까지 수혈받아 ‘레알 수원’이라고 불리면서 일찌감치 올 시즌 전관왕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제 남은 대회는 정규리그,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현재 삼성의 전력 및 팀 분위기로 봤을 때 그다지 어려운 목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다면 올해 세계클럽축구선수권에 참가하게 돼 수원은 내친 김에 7대회 정상 등극까지도 노리고 있다. 한편 ‘축구천재’ 박주영과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의 격돌로 관심을 모은 FC서울과 포항의 경기는 득점없이 0-0으로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대구는 부산에 1-2로 패했지만, 산드로는 후반 2분 오장은의 패스를 받아 시즌 7호골을 기록, 단독 득점왕에 올랐다. 김성수 박록삼기자 sskim@seoul.co.kr
  • ‘고1 촛불집회’ 전국 확산 비상

    내신등급제 등에 반대하는 고1 학생들의 촛불집회가 서울에 이어 부산, 대구, 경남, 전북 등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6일 서울지역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동요를 막느라 비상이 걸렸다. 촛불시위가 예정된 7일까지는 전체의 70%에 가까운 학교에서 중간고사가 끝나기 때문에 시위 참여자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학생동요 막아라” 학교마다 긴장 강서고, 여의도여고, 중동고, 건대부고, 대일외고 등 서울시내 많은 고교에서는 6일 학생들의 촛불시위 참여를 말리기 위한 긴급 교무회의를 소집하고, 학생들의 자제를 촉구하는 안내방송을 했다.J고 A교사는 “학생들이 각자 휴대전화와 이메일로 연락을 받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동요하거나 술렁이는 모습을 감지하기 어렵다.”면서 “학교에서는 시위 참여 예상 인원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H외고 K강사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신이 받은 휴대전화 메시지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면서 “7일 시위가 그동안 내신 때문에 매우 불안해하고 힘들어했던 고1 학생들의 감정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부산, 대구, 경남, 전북 지역 고1 학생들에게도 지역별 내신등급제 반대 시위가 열린다는 문자메시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부산에서도 2일부터 고1학생들 사이에서 ‘(돌려). 내신등급제 대규모 촛불시위. 부산 5월8일 일요일 부산시청 앞. 많은 참석바람’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부산 A고교 1학년 정모(17)군은 “촛불집회에 참석해 우리의 의견을 밝히자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는 교육부의 장난감이 아닙니다.” 대구에서도 5일부터 “우리는 교육부의 장난감도 아니고 등급에 따라 나눠지는 돼지고기도 아닙니다. 내신위주 대입제도 반대 촛불시위-5월7일 19시 대구 동성로”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지역 고1 학생들 사이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전북지역 고교 1학년생들 사이에서도 ‘내일 오후 7시 전주 객사 앞. 내신 위주 대학입시제도 반대 촛불집회’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전주 J고 1학년 이모(16)군은 “오늘 아침부터 휴대전화로 집회를 연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몇몇 학생들로부터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지역도 5일부터 고1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통해 내신등급제 반대 문자메시지가 전파되고 있다. 이들 학생의 휴대전화에는 ‘현 고1 내신 위주 대입제도 반대 촉구 시위,7일 오후 7시 창원시청 광장, 모두 돌려’라는 내용이 수신됐으며 발신자는 현재 고1년생의 출생연도를 의미하는 ‘898989‘가 반복돼 있다. 부산 김정한·서울 이효연기자 jhkim@seoul.co.kr
  • [프로축구 2005] ‘킬러’ 나드손 해트트릭

    [프로축구 2005] ‘킬러’ 나드손 해트트릭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천재 골잡이’의 골퍼레이드는 이어지지 못했고 수원은 나드손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FC서울은 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전북과의 경기에서 박주영이 침묵한 가운데 소나기 골세례를 맞으며 0-4로 대패했다. 이로써 3경기 연속 결승골에 4경기 연속득점을 터뜨리며 팀 상승세의 선봉에 섰던 박주영의 골퍼레이드도 멈췄다. 축구 천재와 FC서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전북의 노장 수비수 최진철과 4골을 모두 만들어낸 ‘환상의 세트플레이어’ 세자르였다. 경기 내내 박주영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던 최진철은 전반 18분 공격에 가담하며 세자르의 코너킥을 그대로 머리로 받아넣어 자신의 올시즌 1호골을 뽑아냈다. 전북의 공세는 후반에도 그칠 줄 몰랐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1분40초 만에 얻어낸 세자르의 프리킥을 FC서울 박동석이 쳐냈으나 흘러나온 공을 박동혁이 오른발로 슈팅, 골그물을 갈랐다. 이어 후반 9분 역시 세자르의 프리킥을 받은 손정탁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16분 이원식이 퇴장당해 10명으로 싸운 FC서울은 후반 23분 세자르의 프리킥을 받은 네또에게 또다시 네번째 골을 허용하며 허망하게 무너졌다. 세자르의 ‘도움 해트트릭’은 역대 통산 19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다. 한편 수원은 이날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대구FC와 경기에서 세 골을 몰아치며 득점 선두에 올라선 나드손의 활약에 힘입어 4-3으로 승리,6승4무1패(승점 22)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올시즌 두번째이자 자신의 통산 두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한 나드손의 기세는 후반에 더욱 무서웠다. 전반 19분 오른발로 첫 골을 기록한 나드손은 후반 34초 벼락 같은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이어 후반 7분 안효연의 어시스트를 받아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포항 경기에선 이동국(포항)이 2게임 연속골을 터뜨리며 부천에 2-1승을 이끌었다. 이동국은 포항 복귀 이후 6게임 만에 4골을 기록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여의도벙커 언제 뭣에 쓰던 걸까

    여의도벙커 언제 뭣에 쓰던 걸까

    5일 낮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마포대교로 향하는 왕복 8차로 도로 위 중앙 화단. 지난달 발견된 지하벙커가 있는 곳이다. 잔디로 덮인 화단 위에 폭 1.5m, 높이 5m의 철문이 보인다. 어른 주먹만한 자물쇠를 열고 성인남자 3명이 철문을 뚜껑 열듯 들어올리자 뿌연 먼지와 함께 ‘비밀의 문’이 열린다. 문 아래로 긴 계단이 나 있다. 계단을 따라 7m 정도 내려가자 칠흑같은 어둠 속에 지하 밀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단 위에는 누군가가 구겨 버린 1997년 6월23일자 일간지가 발견됐다. 당시는 여의도 광장 공원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던 때로 마지막 사람의 흔적으로 추정된다. 입구 오른쪽에는 20평 정도 되는 공간에 화장실과 세면장이 있었다. 또 어른 서너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도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놓여 있었다. 복도를 따라 왼쪽으로 5m쯤 들어가니 160평 규모의 지하공간이 나타났다. 그 앞쪽 가운데에는 간이용 의자와 서류를 얹을 수 있는 받침대도 있었다. 남성용 입식변기 3개와 세면대 2개, 좌변기 1개를 갖춘 화장실도 있었다. 수십명쯤 동시에 머물러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벽면에는 전원 콘센트 수십개와 전화기 200여대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전화단자함이 설치돼 있었고 고인 물을 빼낼 수 있는 집수정 시설도 발견됐다. 지하공간 맨 위쪽과 아래쪽에는 각각 폭 10m정도의 철문이 있다. 이 문은 여의도 굿모닝신한증권 앞 인도와 연결된다. 출입문 세 곳 중 한 곳은 보도블록으로 막혀 있다. 지하 비밀벙커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중순. 경인·마포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공사를 하던 ㈜다원건설 인부들이 여의도공원 12번 출구 근처 도로 중앙화단에 환승센터를 세우려다 이 의문의 벙커를 찾아내 서울시에 알렸다. 서울에서 이런 벙커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현장관리를 맡고 있는 이풍조 동신기술개발 감리단장은 “여의도 광장이 조성된 1970년대에 만들어진 것 같다.”면서 “국군의날(10월1일) 행사에 참여한 대통령과 정부 고위인사들의 긴급 대피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화단자함 2곳의 봉인 날짜가 똑같이 9월29일로 기록돼 있는 것도 국군의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현돈 국방부 대변인은 “수도방위사령부에 확인한 결과 벙커와 관련된 어떠한 기록도 없었다.”면서 “이 벙커는 군에서 관리해온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70∼75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등을 지낸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서울시도 이런 벙커를 만든 일이 없다.”면서 벙커와 서울시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현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는 물론 서울대 공대 부근에도 이런 벙커가 있다는 것은 일부 공무원들에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예정대로 이곳에 여의도버스환승센터를 세우고 이를 편의시설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희망으로 자란 ‘엄지공주’

    희망으로 자란 ‘엄지공주’

    어른 손바닥 위에 살포시 누일 수 있을 정도로 작게 태어난 ‘엄지공주’들의 아주 특별한 어린이날 행사가 열렸다. 삼성서울병원은 4일 태어날 때 몸무게가 500∼1000g에 그쳤던 미숙아 5명을 위해 어린이날 축하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1월 26주 4일만에 태어난 김희망·소망 쌍둥이 자매는 몸무게가 각각 439g과 531g에 불과해 생존 가능성이 별로 없었다. 희망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벼운 신생아로 기록됐다. 2003년 7월 26주 5일만에 태어난 김소윤·소예 쌍둥이 자매도 몸무게가 450g,980g에 불과해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샀다. 지난해 5월 몸무게 441g으로 태어난 이소원 양도 건강하게 잘 자라 이번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엄마 뱃속에서 37주를 못 채우고 태어난 조산아나 몸무게 2500g 미만의 저체중아를 미숙아라고 부른다. 몸무게가 1000g 미만이면 ‘초극소 미숙아’로 분류되고 500g 미만이면 ‘생존 한계’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만여명이 미숙아로 태어나고 있다. 전체 신생아 50여만명의 8% 수준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사랑에도 법칙은 있다”

    “사랑에도 법칙은 있다”

    “사랑에도 법칙은 있다.” 표진인 M&B진클리닉 원장은 이 같은 사랑에도 법칙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본성, 남성과 여성이 살아온 배경, 그들이 속한 세상의 사회·문화적 특징을 분석하면 바로 그 시대의 사랑 법칙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를 불변의 진리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표 원장의 생각이다. 표 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보편적인 사람들은 이성의 부모를 닮은 이성에게 끌리게 된다. 이성의 부모를 싫어하더라도 그렇다. 아버지를 싫어하는 딸이 결혼할 때에는 아버지와 닮은 사람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아버지의 패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자신을 동일시해 아버지와 비슷한 배우자를 선택하기도 한다. 아버지 때문에 고생한 어머니에 대한 무의식적인 동정으로 어머니와 비슷한 상황을 자처해 결국 아버지와 닮은 남자에게 끌리게 되는 것이다. 표 원장은 연애를 비롯한 대부분의 인간관계에 부모의 부부관계가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성 친구와 사랑을 하는 방법도 동성의 부모가 이성의 부모를 대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성장 배경 못지않게 남녀 연애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 표 원장은 포유류의 수컷은 최대한 씨를 널리 퍼뜨리려 하고 암컷은 가장 좋은 씨를 받아들이려는 본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남성은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 여성을 끊임없이 찾아 나서고 여성은 상태가 가장 좋은 남성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간은 동물과 같이 번식을 위해서만 남녀가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애에 시대와 문화에 따른 남녀 성 역할을 적절히 활용한 기술이 가미되어야 한다. 여성은 남성을 홀릴 만한 매력을 가져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 통념에 따르면 여성에게는 여전히 외모와 몸매, 상냥하고 부드러운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50∼60년대 어머니상은 통하지 않는다. 다소 도발적이며 발랄한 이미지도 좋다. 남성은 여성이 발산하는 매력의 신호를 잘 잡아내야 한다. 여성이 추파를 던지면 이를 잘 파악해서 데이트를 리드하라는 것이다. 표 원장은 사랑은 인간 존재 이유의 가장 근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20·30대 젊은이들이 사회생활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거나 진정한 삶의 이유를 찾기란 어렵다. 그러나 사랑에 빠지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기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나로 인해 상대가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 같은 사랑에 관해 아픈 기억들만 가득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표 원장의 주장이다. 여러 차례 연애를 해도 꼭 바람둥이만 만난다든지, 낭비벽이 심한 여자만 선택한다든지, 만날 때마다 차인다든지, 이처럼 연애하는 데 일정한 패턴이 있다면 이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진지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또는 보편적인 남녀 성 역할을 뒤틀리게 바라보고 있거나 성 역할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택해 번번이 갈등하는 것은 아닌지 정신과 상담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2008학년 대입 논술 고난이도 ‘통합교과형’

    “프랑스 혁명에 대한 다음 제시문을 읽고 혁명의 역사적 의의와 배경, 다른 혁명과의 차이점, 본인의 생각 등을 종합적으로 풀어내시오.”(3일 서울대 관계자가 밝힌 2008학년도 본고사형 논술시험의 예시) 서울대와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시에서 본고사형 논술을 도입하고 반영비율도 대폭 확대키로 하면서 과연 어떤 문제들이 출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각 대학과 입시학원 등에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프랑스혁명 종합적으로 풀어내시오’ 입시 전문가들은 2008학년도 주요 대학이 채택할 논술의 형태는 지난해 고려대에서 실시했던 고난이도 통합교과 형태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수시 2학기 언어논술에서 한글과 영어 지문을 제시하고 제시문의 공통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 쓰라고 했다. 수리논술은 행렬과 방정식, 함수 등 고교 과정의 문제였지만 특수목적고 최상위권 학생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어려웠다. 서울대는 언어논술은 현행 틀을 유지하되, 통합교과형 논술과 이공계 논술시험은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3시간 동안 2500자 정도를 쓰는 현재의 논술고사를 좀 더 적은 분량으로 여러 문제를 내는 방식으로 바꾸는 한편 답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는 형태도 검토 중이다. ●서울대 적은 분량 여러 문제 출제 검토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 관계자는 “통합교과형 논술과 이공계 논술에서 특정 사회이슈에 대해 수험생의 단편적인 생각을 기술하게 하거나 시사상식을 묻는 질문은 철저하게 배제하겠다.”면서 “프랑스혁명 예시처럼 역사, 사회, 문화적 사실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나 해석을 묻는 질문이 출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3일 “여러 교과목을 통합한 문제 유형을 개발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서울대와의 차별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연세대는 2008학년도 입시에 수능과 내신의 9등급제가 학생 선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토한 뒤에 입시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입학관리처 관계자는 “지난해 논술고사와 형식만큼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교육부 방침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2008학년도 논술형 고사의 형태를 확정짓느라 고심하고 있다. 현재 통합교과형 논술과 적성검사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학교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2∼4문장으로 답할 수 있는 논술문제를 10∼20개씩 출제하는 형태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교육부가 금지하는 본고사 개념과 상충되는지를 최우선으로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영어혼합형 도입안 조율 서강대는 영어혼합형 논술고사의 도입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대는 지난해 논술고사에서 7∼8단락으로 이루어진 영어와 한글 지문을 각각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수험생의 생각을 묻는 문제를 출제했다. 김영수 입학처장은 “기본적으로 이 유형을 2008학년도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필고사 형태의 논술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공ㆍ자연계’ 논술은 수학 문제를 푸는 방식을 쓰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수리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을 도입키로 했다. 유병화 고려학원 평가연구소 실장은 “수리 논술, 수리와 영어 혼합형 논술과 같이 주요 과목의 통합형 논술, 수험생이 지원하려는 전공 논술 등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효연 나길회 김준석기자 belle@seoul.co.kr
  • 일반고 ‘사색’ 특목고 ‘반색’

    일반고 ‘사색’ 특목고 ‘반색’

    서울대에 이어 일부 대학들이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8학년도 입시부터 논술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고1 교실이 술렁이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본고사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서울 강남과 특목고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본고사 부활, 부담만 가중” 서울 관악구 S고 허모(16)군은 “내신 때문에 밤을 새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만 커지는 소식”이라면서 “논술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본고사의 부활을 뜻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일선 교사와 학생들은 어떤 쪽이든 하루 빨리 최종 입시안을 확정해달라고 주문했다. 경북 경주시 S여고 1학년 백모(16)양은 “논술 비중이 더 높아지면 너무 힘겨울 것”이라면서 “일관된 입시제도를 마련해 혼란스럽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악구 M여고 1학년 강모(16)양은 “내신·수능·본고사 모두를 잘 봐야 대학에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잘사는 사람들은 과외다 뭐다 해서 본고사 준비를 할 텐데 어쩌란 말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특목고·강남권에선 환영 반면 내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특목고와 강남권 학생, 교사들은 본고사형 서울대의 입시안을 반가워했다. 서울 한 외고의 김모(28) 교사는 “특목고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여러 대학들이 조치를 취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내신 비중이 줄어들면 특목고는 유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입학이 목표라는 강남구 Y고 조모(16)군은 “내신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논술이 강화되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신만으로 경쟁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원단체 찬반 엇갈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과거 국·영·수 중심의 지필고사가 아니라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면 대학의 자율권에 속하는 얘기일 뿐”이라고 반문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우수 학생을 독식하기 위한 일부 대학의 욕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한만중 대변인은 “논술·면접은 현행 공교육에서 반영할 수 있는 시험 형태가 아닌 만큼 본고사형 논술 강화는 사교육의 과열 현상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사립대도 논술 강화 한편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와 성균관대 입학처장들은 지난달 30일 서울대처럼 논술과 면접시험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내신은 주요과목 위주로 반영한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처장은 2일 “논술·면접의 비중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 입시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에 나가지 않았던 고려대 김인묵 입학처장도 “논술을 당연히 포함시키고 있는 우리 학교의 경우 토플과 같은 자격시험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당초 올 10월로 예정돼 있던 2008학년도 입시안 발표를 다음주로 앞당기기로 했다. 성균관대도 올 9월 발표하려던 입시안을 이달 중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김영식 차관은 “과거의 본고사 형태로 국어·영어·수학 교과의 단답식 문제를 내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서울대의 안 가운데 수능을 자격 기준으로 활용하고, 논술과 면접의 형태를 다양화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내신 비중이 유지되고, 새로운 형태의 논술이 본고사 부활 차원에서 출제된다면 학교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혜 이효연 나길회기자 wisepen@seoul.co.kr
  • “시간당 400원 노동도 배울것 많아”

    ‘우리나라 쇼호스트계의 대모’ 유난희(사진 윗줄 가운데·40)씨가 29일 모교인 숙명여대 강단에 섰다. 가정관리학과 84학번인 유씨는 숙명여대가 27∼29일 사흘 동안 진행하는 리더십 주간을 맞아 마련한 특강에 초청받아 학교를 찾았다. ‘우리나라 쇼호스트 1호’,‘우리나라 최초의 억대 연봉 쇼호스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유씨는 이날, 숙대생 200여명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유씨는 아나운서 시험에서 22차례나 고배를 마셨던 가슴 아팠던 기억과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최고의 쇼호스트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유씨는 후배들에게 삶의 현장에서 부딪치며 몸으로 사회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수백만원짜리 명품을 파는 쇼호스트이지만 대학 때는 시간당 400원을 받고 분식점과 커피숍 서빙, 설문 조사원, 떡볶이집 DJ, 백화점 점원 등 안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면서 “남들 보다 먼저 사회 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회사 동료에서부터 회사경비 아저씨까지 주변 사람들과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학 때 한 백화점 숙녀복 매장 점원으로 일했는데, 그때 나를 좋게 보아주었던 과장이 내가 백화점 아나운서로 입사했을 때에는 백화점 판촉부장이 돼 있었다.”면서 “그 분과의 인연으로 3년 동안 백화점에서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후배들에게 ‘남들보다 멀리 돌아가도 배우는 것이 있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함께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했던 동료들이 모두 메인 방송사에서 인정받고 방송할 때 나는 백화점과 케이블 TV 시험 방송 아나운서였지만 그 때의 경험이 지금 나를 다져주는 계기가 됐다.”면서 “인생에 꿈을 갖되 너무 조급하게 도전하고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75세 새내기 여대생 기대해봐”

    “06학번 할머니 여대생 기대해주세요.” 이달 초 치러진 고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의 영예를 안은 신평림(74)할머니가 대학 진학의 포부를 내비쳤다.1945년 광복 직전에 전남 영암의 신북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배우지 못한 한을 평생 품고 살아온 신할머니는 요즘 인생의 황혼녘에야 깨달은 배움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1931년 전남 영암에서 4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난 할머니는 ‘여자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아버지의 신념에 따라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했다. 까막눈의 설움은 면했지만 배우지 못한 한은 가슴 속 응어리로 남아 있었다. 6·25가 터지던 해 15살 나이로 결혼한 신할머니는 1남 6녀를 낳았다. 한 남자의 아내로, 일곱 아이의 어머니로 사는 삶은 늘 바쁘기만 했다. 나주에 살았던 40년간은 고된 농사 일에,84년 서울에 정착한 후로는 완구공장 인부로 일하며 억척스럽게 살았다. 힘차게 달려온 인생에 작은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했을 때 이미 나이는 일흔이 넘었다.97년 남편과도 사별하고 장성한 자식들은 모두 결혼시킨 후에서야 신할머니는 다시 펜을 잡았다.2002년 서울 마포 양원학교에 입학한지 4년만에 중·고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당당하게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것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딱 60년만의 일이다. 일주일에 세차례, 하루 4시간씩 학교에서 수업 듣는 일이 힘겹기도 했다. 함께 공부하는 40∼50대 동기생들에 비하면 기억력과 체력 모든 면에서 뒤진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신 할머니는 “방과 후에도 하루 2∼3시간 영어, 한문 참고서를 펴들고 공부했다.”면서 “내년에는 대학에 진학해 한문을 전공한 뒤 노인복지관에서 한문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생각나눔] 사교육의 공교육 침범일까?

    서울 A외국어고등학교의 일부 학생들은 정규 수업이 끝나면 유학반 교실로 옮겨 유명학원의 영어 강사들로부터 ‘과외 수업’을 받는다. 특기적성교육 시간에 찾아오는 학원강사들은 39명의 유학반 학생들에게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과 토플 등을 가르친다. 일주일에 4차례, 한 달이면 48시간의 강의를 듣고 학생들이 내는 돈은 60만∼80만원선, 특강이 추가되면 20만∼30만원이 더 들어간다. ●한달 특강비 포함 80만~100만원 이 학교가 유학반을 둔 것은 2002년이었다.“유학반을 두지 않으면 해외 대학 진학률이 높은 다른 외고로 전학가겠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성화가 컸고, 학교측도 다른 외고와 비교되는 해외 대학 진학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플 등을 맡을 교사가 마땅치 않자 이 학교는 아예 근처 B학원과 강남 C학원에 몽땅 강사와 강의내용을 맡겼다가 지금은 B학원이 전담하고 있다.‘참가비’는 유학반 대표로 뽑힌 학부모의 통장으로 모아져 학원으로 지급된다. 공교육의 현장에 버젓이 자리잡은 사교육 성격의 특기적성교육 풍경이다. 올해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이 결정된 외고출신의 D군은 “미 대학에 가려면 공부해야 할 과목이 전혀 딴판이라 정규 수업을 마친 뒤 따로 SAT 등을 준비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어느 외고의 교사는 “학생들에게 유학하려면 내신 준비에다 유학공부 준비로 사교육 비용부담도 크다고 말했으며, 사실 학교에서 SAT 등을 지도하기 어려워 유학반 운영은 학부모에게 맡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해외 진학을 바라는 학생과 그들의 부모, 학교가 사교육의 공교육 현장 진출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방과후 특기교육 문제 없어” E외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3년 전 유학반을 개설한 E외고는 교육과정을 짜고 강사를 섭외하는 작업 모두를 학부모에게 맡겼다.E외고 출신으로 올해 미국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김모(19)군은 어머니가 발벗고 나서 섭외해준 SAT 강사에게 학교 유학반에서 수업을 들었다. 미 대학 진학에 필수인 SAT를 지도해줄 마땅한 정규 교사가 없어 유학반 학부모들이 섭외한 대학이나 학원의 영어 강사들이 수업을 맡고 있다.E외고 유학반 학생들은 유학반 참가 비용과 과외, 학원비 등을 합해 한달 평균 80만∼100만원의 사교육비를 쓴다고 했다. 김두정 충남대 교수(교육학과)는 “학교 교육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면에서 딱히 비판만은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EBS 강의처럼 다수의 학생에게 실력있는 교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외고 유학반의 경우 교사를 특채한다든지 교사의 영어실력을 높이는 방법을 택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서는 사설 교육기관 강사들의 공교육 진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사교육을 공교육에 흡수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특기적성교육의 하나로 유학반을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교육청으로서도 고액의 수강료가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생각이지만 법적으로 제한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유학반의 고액 특기적성교육이 원래의 취지를 악용한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신현석 고려대 교수(교육학과)는 “특기적성교육에 학원 강사 일부를 활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부 외고가 학원의 강사와 콘텐츠를 공교육 현장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교육행정을 악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백만원대의 족집게 강사가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을 학교에서 실시해도 놔둘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교육의 경쟁력 제고라는 명목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육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현금영수증 10% 더 내라니…

    현금영수증 10% 더 내라니…

    결혼을 앞둔 이모(28·여·회사원)씨는 지난 24일 혼수 장만을 위해 서울 용산전자상가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가전제품 매장에서 TV, 세탁기, 냉장고 등 740만원어치를 고른 뒤 현금을 주면서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구했더니 종업원은 대뜸 “영수증을 받으려면 대금의 10%를 더 내야 한다.”고 했다.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위해 영수증을 달라고 계속 졸랐지만 종업원은 “그렇게 하면 내가 해고당한다.”며 버텼다. 너무 화가 난 이씨는 다른 가게를 찾았지만 사정은 비슷했다. ●악덕 상혼에 소비자만 피해 잇따라 올해부터 현금영수증 제도가 도입됐지만 악덕 상혼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소득 노출에 따른 세금(소득세·법인세 등) 증가를 피하기 위해 업소들이 영수증 발급을 기피하는 것은 물론 영수증 발급의 대가로 웃돈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올들어 발급거부, 웃돈요구 등 현금영수증 관련 소비자 신고가 24건이나 접수됐다. 서울신문 사건팀이 용산전자상가, 아현가구단지, 종로세운상가 등지의 상점 30곳을 취재한 결과 전체의 4분의1도 안 되는 7곳에서만 현금영수증을 정상적으로 발급하고 있었고 나머지 23곳에서는 영수증 발급을 아예 거부하거나 발급의 대가로 최고 10%의 웃돈을 요구했다. 서대문구 아현가구단지내 한 가구점에서 이탈리아산 대리석 식탁의 가격은 380만원이었지만 현금영수증을 요구하자, 가게주인은 “10%인 38만원을 더 내라.”고 했다. 그는 “현금영수증을 받기 위해 침대, 소파, 식탁 등 2000만원어치를 현금으로 사가고 200만원을 더 낸 손님도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밀수품 유통지역은 더욱 심각 특히 밀수품 유통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디지털카메라,CD플레이어,MP3 등은 현금영수증 발급이 훨씬 더 어려웠다. 가격흥정 때부터 현금판매만 고집하던 가게주인은 “카드는 5%, 현금영수증은 10%를 추가하는 게 이 동네의 철칙”이라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일하는 박모씨는 “카드로 결제하면 수수료 4∼5% 정도를 떼어야 하지만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면 판매내역이 바로 국세청에 보고돼 부가세 10%를 고스란히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과세표준(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소득액)이 커져 세금이 불어나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준다고 해서 웃돈을 요구할 근거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자신들이 내야 할 세금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행위일 뿐”이라고 밝혔다. ●국세청 대대적 지도단속계획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발급을 일부러 기피하거나 발급대가로 웃돈을 요구하는 업소 등은 ‘잠재적 탈세자’로 보고 다음달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국세청 조세과 김철민 과장은 “별다른 이유 없이 고의로 발급을 기피한다면 당국으로서는 탈세 혐의가 있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법상 현금영수증의 발급은 권고사항일 뿐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조사·단속 과정에서 마찰도 예상된다. 국세청 부가가치세과 양철호 사무관은 “현재 법적 논란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다음주 안으로 구체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금영수증제도 현금으로 5000원 이상 구매한 사람에게 업소에서 영수증을 떼어주는 제도. 개인은 이를 통해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상거래 질서를 바로잡고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유영규 이효연기자 whoami@seoul.co.kr
  • 수십억 삼킨 ‘카더라 지라시’

    수십억 삼킨 ‘카더라 지라시’

    기업, 정부기관, 정치권, 방송가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모아 불법으로 정보지(속칭 지라시)를 만들어 팔아온 사람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불법 사설정보지를 만들어 시중에 뿌려온 업체와 조직이 단속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이 만든 정보지의 거짓 내용 때문에 유명 연예인과 기업인 등이 막대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봤다고 경찰은 밝혔다. ●뜬소문 모아 2개사 22억원 챙겨 서울경찰청은 26일 개인이나 기관, 단체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묶어 정보지를 발행해온 H리서치 대표 이모(47)씨를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하고, 같은 회사 한모(48)씨 등 2명을 입건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유료정보를 공급해온 C데일리 대표 전모(47)씨를 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3명을 입건했다. 경제신문 기자 출신인 이씨는 2000년 서울 중구 중림동에 사무실을 내고 정부와 기업, 연예인 등에 대한 소문을 모아 A4용지 30∼50쪽 분량의 정보지 ‘인포메이션 앤 인텔리전스’를 제작했다. 이를 매주 토요일 대기업 비서실과 홍보실 등 40∼80명에게 월 50만원에 팔아 지금까지 8억 8000여만원을 챙겼다. 중앙일간지 기자 출신인 전씨도 2000년 서울 서교동에 C데일리라는 회사를 차리고 전직 기자 하모(47)씨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급해 왔다. 이들은 국내 대기업 비서실 등 회원 100여명의 컴퓨터에 전용 웹브라우저(소프트웨어)를 설치해주고 하루 평균 10∼20건씩 기업, 연예인 등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했다. 한달 평균 정보이용료로 50만원씩을 받아 지금까지 총 13억 4000만원을 챙겼다. ●거의 모든 대기업 정보 구입 이씨와 전씨는 기자 시절의 경험을 살려 현직 기자와 과거 취재원들을 정보원으로 확보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을 수집하는 방법으로 정보지를 제작했다. 이씨는 특히 경기도에 있는 한 전문대학 교수와 손을 잡기도 했다. 불구속 입건된 C데일리 공동대표 하모(47)씨는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면서 전씨에게 정보를 건네다 최근 회사측으로부터 제지를 받고 손을 뗀 것으로 밝혀졌다. 또 H리서치는 자체 정보수집 외에도 C데일리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매일 올라오는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정보지 제작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들이 공급한 정보에는 최근 갑자기 자살해 충격을 준 여배우의 자살에 얽힌 풍문과 현직 언론인의 스캔들, 대기업 총수의 가정사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사, 자동차회사, 건설사 등 주요 대기업 중 이들의 회원사가 아닌 곳이 없다.”면서 “한 대기업은 이들이 제작한 정보지를 매월 250만원에 5부씩 구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허위사실 유포로 피해자 큰 고통 한 인기 댄스그룹에서 활동 중인 A씨는 10여개 기업으로부터 광고모델을 제의받았다가 이들이 유포한 허위사실 때문에 갑자기 취소돼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투자기관 고위 간부인 B씨도 올 1월 후임 사장 물망에 올랐다가 이들이 유포한 허위사실로 인해 인사 후보에서 막판에 빠졌다.B씨는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한때 자살까지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사설정보지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이 수십명에 이르며, 피해자들은 사설정보지 관련자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심각한 명예훼손과 물질적 피해를 준 만큼 강력한 형사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설정보지 제작업체가 10여곳 정도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또 사설정보지 발행업자 외에 이들이 유포한 허위사실을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하는 사람도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건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온라인 테러’ 피해사례

    지난 2003년 9월,H여고 A교장은 평생을 바친 교육계에서 치욕적인 불명예를 안고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었다.A교장은 꼼짝없이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서울시교육청의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시교육청 홈페이지 익명게시판에 A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학생 S양의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익명의 글을 올린 진범은 잡지 못했지만 이 글은 사실무근임이 밝혀졌다. 추행을 당했다고 명시된 S양은 A교장의 추행은 사실이 아니며 이는 자신이 올린 글도 아니라고 밝혔기 때문이다.A교장은 “익명의 글 한편 때문에 교육계에서 완전히 매장당할 뻔했다.”며 당시의 억울했던 심경을 전했다. A교장은 진범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해프닝의 원인이 될 만한 학내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H여고는 명문대 영문과를 졸업한 K씨를 영어 기간제 교사로 채용했었다.K씨는 호남형이며 영어 실력도 뛰어나 여학생들의 인기가 많았다. 추행을 당했다고 오해를 산 S양은 같은 해 여름 K씨가 종로 일대에서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과 다정하게 다니는 모습을 목격했다. S양은 자신의 목격담을 친한 친구들에게 소문을 냈고 K씨는 이 사실을 알고 수업시간마다 S양과 친구 6명을 악의적으로 벌을 세웠다. 이 사건이 학내 문제로 불거지자 A교장은 K씨에게 사표를 제출할 것을 권했다. C중학교 B교사 역시 인터넷 게시판의 익명 제보 때문에 교직에서 파면을 당하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 지난해 9월 교내 백일장 시간에 감독을 하던 B교사는 교실 앞 교사용 컴퓨터에 앉아 웹서핑을 하던 중 본인도 모르게 음란사이트로 자동 연결되는 악성프로그램을 클릭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결국 파면의 원인이 됐다.C중학교 홈페이지에 교장만 볼 수 있는 비공개 게시판에 한 학생이 B교사가 수업 중에 음란물을 보았다는 제보를 올렸고 결국 B교사는 파면을 당했다.B교사는 교원징계심의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해 현재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상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한 일간지 기자 K씨는 지난해 10월 특정대학 ‘훌리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사립대학들이 제2캠퍼스 지원에 소홀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면서 제2캠퍼스를 ‘분교’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K씨가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을 했지만 훌리건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를 인신공격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플레이밍(flaming)’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를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때 이같은 플레이밍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적인 공간이지만 네티즌이 글을 남기는 순간에 이 공간은 글쓴이에게 개인적인 공간으로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또 온라인의 세상에서는 현실의 ‘나’와는 다른 탈을 쓰고 타인 행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글을 남길 수 있다. 때문에 사실이 아닌 글이나 타인의 글처럼 위장하거나 욕설을 내뱉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인터넷상의 이 같은 익명성은 ‘허구’라고 주장한다. 황 교수는 “인터넷의 익명성은 40대 샐러리맨이 회사에서는 반듯한 직업인으로,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버지로, 술집에서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호남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더 쉽게 변하고 감추어질 수 있는 특징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상대의 의견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네티즌들은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이런 행동이 집단적이 되면 플레이밍이 되지만 이러한 현상은 오로지 온라인 세상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황 교수는 “이러한 사회구성원 간의 갈등은 당사자들이 서로 이해하는 폭을 넓혀가는 방법으로 풀어야지 주민등록번호나 실명과 같이 개인 정보를 공개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명예훼손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 인터넷 문화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느끼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재진 충남대 교수는 인터넷이 지닌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인터넷의 익명성은 불특정 다수에게 엄청난 테러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명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는 가치지향적이지 누구의 의견도 모두 수렴하는 가치중립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자극적이고 왜곡된 여론은 빨리 전파되고 건전한 여론을 이끌어낼 정의로운 목소리들은 묻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모두에게 열린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만이라도 반드시 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인터넷 상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범죄의 원인이 ‘익명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는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 교수는 “자살 사이트에 방문한 사람이 자살에 성공했을 때 자살 사이트 때문에 그 사람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같은 예로 인터넷을 통해 10대들의 원조교제가 급속도로 번진다고 해서 그 원인이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민 교수의 주장이다. 민 교수는 따라서 인터넷의 익명성이 범죄 행위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익명성을 빌미로 그동안 담아두었던 개인의 생각을 분출할 수는 있지만 네티즌의 이러한 행동 원인은 반드시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민 교수는 인터넷의 실명제를 법제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연세대 황 교수도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갑론을박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두는 오프라인의 시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황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인터넷 상의 ‘나’의 정체성은 매우 쉽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말도 내뱉고 거짓 사실도 편안하게 쓸 수 있다. 문제는 ‘나’의 정체성이 고정되어 있는 현실의 잣대로 오프라인을 규정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효연 나길회기자 belle@seoul.co.kr ● 플레이밍이란 ‘플레이밍(flaming)’은 모욕적인 말, 욕설, 적대적인 언어 등을 뜻한다.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흥분되고 억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플레이밍’은 전자 메일을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 보내는 ‘스패밍(spamming)’과 함께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부정적 현상 중 하나다.
  • ‘재건축비리’ 서울 전역 수사

    최근 잇따라 불거진 재건축 비리에 대해 경찰이 전면 수사에 들어갔다. 이기묵 서울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마포구 성산동에서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사이에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고 잠실 시영 재건축 조합에서도 비리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재건축 비리 수사를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시공사와 공무원 유착 및 뇌물 거래 ▲담합행위 ▲조합비리 ▲재건축 과정에서 조직폭력 개입 등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현재 서울에는 30여곳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며 재건축 사업은 그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진행되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분양가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2단지의 분양승인이 해당 구청에 의해 전격적으로 이뤄져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대우·대림·우방 등 재건축 시공사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날 “송파구청에 제출한 안에서 33평형의 분양가를 평당 15만원 추가 인하, 구청측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분양가는 최초 분양 신청시보다 평당 65만원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건설교통부는 분양가 인하와 관계없이 관리처분 등의 절차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인가 취소는 물론 분양승인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건교부 서종대 주택국장은 “정부가 초고층 재건축 불허 방침을 천명했음에도 일부 부동산중개업자와 설계업체, 건설사 등이 초고층설계도를 이용해 집값을 띄우고 있다.”며 “다음주부터 압구정·잠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집값 불안을 부추긴 세력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대상에는 시공사나 설계업체, 중개업소뿐 아니라 재건축추진위원회도 포함될 전망이다. 김성곤 이효연기자 sunggone@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민경배 경희사이버大 교수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민경배 경희사이버大 교수

    “인터넷 게시판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며 이를 광장의 문화로 이해해야 합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 NGO학과 교수는 “우리의 인터넷 게시판 문화는 남녀노소가 한 곳에 어우러지는 마당놀이와 같은 광장문화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모든 이질적인 요소가 터져나오는 곳이 바로 인터넷 게시판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게시판이 다양한 의견의 분출구가 된 것에 대해 민 교수는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공공기관의 행정서비스나 민원 해결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네티즌들에게 인터넷 게시판을 활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의 주요 공공기관은 우리와 같이 자유게시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민원인이 관계 당국에 전할 말이 있으면 이메일을 활용하며, 민원인은 며칠 안에 구체적인 회신을 받는다. 그러나 한국은 수차례 요구해도 시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남들에게 알리지 않아도 될 민원을 자유게시판에 공개적으로 띄운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한국 사회에 수십년간 막혔던 언로가 열린 시기와 정보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기가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민 교수는 “비연대적인 익명의 공간이 열리면서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갖가지 의견이 분출되는 전자적인 광장문화가 출현하게 됐다.”고 말한다. 민 교수는 싸우고 비방하고 헐뜯는 것도 광장문화의 일부분인데, 이를 없애려 네티즌들에게 실명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방과 사랑방의 주인은 같아도 사랑방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면서 “인터넷 홈페이지의 관리자는 공공기관일지라도 사랑방의 기능을 갖는 자유게시판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운영자·네티즌 설문조사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운영자·네티즌 설문조사

    건전한 비판은 ‘OK’, 그러나 익명제는 ‘NO’. 서울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주요 공공기관 홈페이지 운영자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운영자들은 익명이 보장되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로 한몫하고 있지만 관리의 어려움이 많아 실명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정부부처, 정당, 구청, 경찰서, 언론사 등 공공기관 홈페이지 운영자 52명의 92.3%는 자유게시판을 통해서 네티즌들에게 건전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운영자 84% “악플에 곤란 겪은 적 있다” 이들 기관의 99%가 네티즌 또는 소속 구성원들에게 열린 자유게시판을 운영하지만 이중 55.8%는 실질적인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었다.26.9%는 실명제 도입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홈페이지 운영자들이 실명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플레이밍 현상과 훌리건들 때문이다. 운영자의 84.6%는 홈페이지 관리자라는 책임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비방하거나 상대를 인신공격하는 글이 게시판에 올라왔을 때 난처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78.8%는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밝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인기가수의 음주 운전 뺑소니 사건과 같은 이슈가 생기면 네티즌들이 게시판을 욕설로 도배하기 때문에 홈페이지 업무가 사실상 마비될 정도”라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익명으로 운영하던 학교 홈페이지를 3년 전 실명으로 바꾼 이후로 훌리건들의 플레이밍 행위가 거의 사라졌다.”면서 “현재는 자체적인 기준에 근거해 비방성·광고성 글을 삭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 79% “악플 단적 없다” 반면 네티즌 100명의 설문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네티즌들은 운영자들이 염려하는 플레이밍 인구는 상대적으로 소수라고 주장한다. 응답자의 78.8%는 익명이든 실명이든 관계없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남길 때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거나 무자비하게 답글을 달거나 인신공격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 익명성에 대한 의식에서도 운영자와 네티즌들은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홈페이지 운영자와 네티즌들은 모두 인터넷 게시판이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그러나 인터넷 익명성에 대한 가치 판단은 엇갈렸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상의 글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운영자들은 누가 글을 썼느냐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자는 ‘글쓴이’ 네티즌 ‘내용’ 우선 네티즌 응답자의 87%는 공공기관, 언론사, 커뮤니티 등의 자유게시판 또는 게시물의 답글을 믿을 때도 있고 믿지 않을 때도 있다고 답했다. 본인을 떳떳하게 밝힌 네티즌이 쓴 글이라도 게시물의 내용이 현실성이 없으면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글쓴이를 밝히지 않더라도 내용이 논리적이고 현실성이 있으면 파급력은 커질 수 있다. 반면 홈페이지 게시판 관리자들의 57.7%는 네티즌들이 남기는 글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홈페이지 운영자들은 게시물 작성자를 알 수 없다는 것과 게시물의 사실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네티즌들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 세상에서 오가는 담론에 대해서 공공기관 홈페이지 운영자들이 네티즌들보다 더 경직된 시각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이효연 나길회기자 belle@seoul.co.kr
  • 다시 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다시 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인터넷의 익명제와 실명제는 인터넷이 존재하는 한 어느 한 쪽이 옳다는 결론이 나올 수 없는 논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별반 다르지 않다. 대중의 활발한 언로를 열어주기 위해서는 전자요, 회복할 수 없는 명예훼손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후자를 지지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일 20대 여성이 현직 교사를 사칭해 포털 사이트에 올린 글 한 편은 인터넷의 익명성 논쟁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현직 교사의 촌지수수는 당연하다.’는 글을 올린 최모(27·여)씨는 중학교 시절 촌지 때문에 차별을 받은 적이 있어 글을 올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한 언론사는 최씨를 현직 교사로 단정하고 보도해 네티즌들을 자극했다. 서울 동작교육청 홈페이지에는 교사를 질타하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져 홈페이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익명의 거짓 글 때문에 교사들은 명예를 훼손당했고 교육계는 홍역을 치렀다. 이 사례를 보면 익명제란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전면 실명제를 실시하는 것이 옳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6일부터 1주일 동안 네티즌 100명과 공공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자 52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의 익명성에 대한 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운영자의 82.7%는 인터넷 자유게시판의 실명제를 사실상 실시하고 있거나 실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익명제를 훨씬 더 선호했다.‘공공기관의 익명 게시판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네티즌의 62.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히 맞선다. 한 쪽은 “건전한 여론 수렴을 위해 공공기관 홈페이지만이라도 실명제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쪽은 “인터넷 게시판은 우리만의 독특한 광장문화로 봐야 하고 실명제는 누가 범죄를 저지를지 모른다는 이유로 길거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불심검문하는 것”이라고 빗대어 실명제를 반대한다. 실명제와 익명제의 장점을 살리는 보완책은 없을까. 익명제를 유지하면서도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자면 관련 제도와 법규가 정비돼야 할 것이고 수사력도 더 보강돼야 할 것이다. 이효연 나길회기자 belle@seoul.co.kr
  • “부자는 능력보다 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빈부(貧富)를 결정하는 주 요인으로 노력과 운(運)을 꼽는다. 반면 지능이나 대인관계는 덜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훈구 교수는 성인 남녀 215명을 대상으로 ‘부와 빈곤에 대한 태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조사에는 성패의 원인을 ▲내적 통제(노력 등) ▲내적 비통제(지능 등) ▲외적 통제(대인관계 등) ▲외적 비통제(운·주변환경 등)의 4가지 요소로 나눈 ‘와이너(Weiner)식 구분법’이 사용됐다. 부와 빈곤의 원인에 대한 응답을 점수화한 결과,‘내적 통제’가 28.7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외적 비통제’ 25.14점,‘내적 비통제’ 25.04점,‘외적 통제’ 22.97점 순이었다. 빈부를 결정하는 데 대체로 노력-운-지능-대인관계 순으로 중요하다고 답한 셈이다. 부와 빈곤을 따로 떼어 조사한 결과도 비슷했다. 부의 결정요인으로 ‘내적 통제’와 ‘외적 비통제’가 각각 36.99점과 35.77점으로 압도적이었고, 외적 통제(16.70점)와 내적 비통제(10.69점)는 크게 낮았다. 이 교수는 “빈곤의 탈출에는 국가나 사회의 지원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개인의 노력과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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