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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명시, “향후 10년 일자리·경제 등 6개 분야·126개 전략과제 제시”

    광명시, “향후 10년 일자리·경제 등 6개 분야·126개 전략과제 제시”

    경기 광명시는 25일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광명시 2030 중장기발전계획 수립연구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각 국·과장과 주무팀장 등 100여명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보고회는 향후 10년간 광명시를 이끌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분야별 정책을 점검해 실효성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광명시 2030 비전과 새롭게 발굴한 일자리·경제, 교육·복지, 도시·교통, 문화·예술, 환경·에너지, 자치공동체 등 6개 분야, 126개 전략과제, 358개 단위사업을 제시했다. 이후 각 부서별 논의와 점검이 이어졌다. 광명시 2030 중장기발전계획은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과 초고령화, 자치분권 등 시대와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시정과 국·도정 정책을 연계하기 위해 마련됐다. 향후 각종 정책 개발과 전략 수립 시 종합지침서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시는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지난 2월 시민참여연구단 50명을 모집해 원탁토론회를 여는 등 연구를 함께했다. 정책 제안과 비전 슬로건 시민 공모도 진행했다. 또 분야별 주요업무와 공약 등 기본계획을 점검하고 현장 방문과 면담·설문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담았다. 박승원 시장은 “광명시 2030 중장기발전계획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향후 10년간 시를 이끌 종합지침서”라며, “모두와 끊임없이 소통해 시민이 만족하고 공직자가 공감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보고회에서 제기된 부서 제안 사항을 수정·보완해 계획에 반영한 후 시민공청회와 의회 설명회를 거쳐 10월 말 용역을 완료한다. 내년 실행 가능한 사업은 신규 사업으로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빛고을 물 흐렸나…계속된 쑨양 패싱

    빛고을 물 흐렸나…계속된 쑨양 패싱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영 자유형 남자 400m에 이어 지난 23일 2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중국의 ‘수영 간판’ 쑨양(28)에 대한 동료 선수들의 ‘패싱’이 대회의 최고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쑨양은 전날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자유형 남자 200m 시상식에서 공동 3위에 그친 던컨 스콧(22·영국)이 악수를 거부하자 이를 참지 못하고 “너는 패배자”라고 고함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자 국제수영연맹(FINA)은 24일 쑨양과 스콧에 대해 “시상식에서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규정하고 경고 징계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틀 전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낸 400m에서도 쑨양은 은메달을 딴 ‘라이벌’ 맥 호턴(23·호주)이 뒷짐을 진 채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을 하며 사진 촬영까지 거부하자 “나 개인은 괜찮다. 그러나 중국을 존중하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었다. ‘쑨양 패싱’의 발단은 지난해 9월 국제도핑시험관리 직원들이 도핑검사 샘플을 채집하기 위해 쑨양의 자택을 방문했을 때 그가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경호원들과 함께 망치로 훼손한 데서 비롯됐다. 쑨양은 2014년에도 금지약물 복용 의혹으로 3개월 출전 정지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았다. 쑨양은 도핑 의혹을 한사코 부인했지만 광주대회에 출전한 대부분의 선수들의 불신은 강하다. 결국 스스로 논란을 자초한 쑨양은 시상대에 설 때마다 동료들의 무시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스콧은 전날 시상식 후 “쑨양이 우리의 스포츠(수영)를 존중하지 않는데 왜 우리가 그를 존중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런 일들이 다른 이벤트에서도 벌어지길 바란다”며 동료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평영 황제‘ 애덤 피티(25·영국)도 같은 날 평영 50m 준결승 레이스를 마친 후 “스콧은 옳은 행동을 했다”고 지지 의견을 표했다. 여자 평영 100m 금메달리스트 릴리 킹(22·미국)도 “호턴이 사진 촬영을 거부한 그날 저녁 선수 식당에 있던 200명 모두는 호턴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수집한 호주 수영의 ‘전설’ 돈 프레이저는 24일 자국 방송에 출연해 “FINA가 왜 깨끗한 경쟁을 원하는 선수들이 ‘약물 사기꾼’과 경기를 하도록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FINA를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 FINA는 샘플 훼손 이후 쑨양에게 ‘경고 조치’했지만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실효성이 없다며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 상태다. CAS의 결론은 오는 9월 나오게 돼 쑨양은 광주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일까. 쑨양은 이날 자유형 800m 결선에서 대회 세 번째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더 이상의 ‘패싱’도 없었다. 이탈리아의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가 7분39초27로 금메달의 주인이 된 가운데 쑨양은 5초74가 뒤진 6위(7분45초01)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중러 군용기 침범 때 한미 대응 의문점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의 대응에 몇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우선 주한미군이 이번 상황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로 일관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관계자는 24일 “주한미군과 연합군사령부의 주 임무는 북한과의 전면전 또는 국지도발로부터의 대응인 만큼 기능적 측면에서 달라 이번 사안에는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관계자도 “영공 침범 문제는 당사자들 간에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은 것이 적절했는지도 논란이다. 왜 NSC를 소집하지 않느냐는 야당의 지적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효성 있는 조처를 하느냐가 중요하지 NSC를 개최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며 “당시 긴급하고도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했고 위기관리센터에서 안보실장 등이 상황을 관리하며 실효적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 때는 새벽에도 신속하게 NSC를 소집해 왔다는 점에서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도발에만 익숙한 청와대가 상황을 가볍게 본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도입된 공군 최초 공중급유기(KC330)가 왜 이번 작전에 투입되지 않았는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독도 상공까지 F16 전투기 등이 날아가 작전을 하려면 연료가 금세 소비되기 때문이다. 공군은 아직 공중급유기를 실제 작전에 투입할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올 연말까지 4대가 들어오기로 한 공중급유기는 현재 3대의 도입이 완료됐으며 내년 7월쯤 실제 작전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美 군사연합’ 거부한 英… 유럽 주도 호르무즈 호위 나선다

    총리 존슨 진영과 반대… 실효성 의문 폼페이오 “이란 원유거래 中업체 제재” 영국이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안전을 위해 유럽 주도의 새로운 군사 연합체를 결성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의 자국 유조선 나포에 대응할 방안을 찾기 위해 열린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마친 뒤 의회에서 “유럽 주도로 해상 보호부대를 결성해 완전히 불법적인 이란의 국가적 해적 행위로부터 선원들과 화물을 보호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런 계획에 관해 독일, 프랑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외무장관 등 유럽국가들과 의견을 나눴으며,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도 이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영국 선박을 보호할 책임은 최우선적으로 영국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헌트 장관은 많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연합에는 참여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미국은 지난달 24일과 30일 자국 중심의 호르무즈해협 공동호위 연합체에 영국의 군사적 자원을 배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헌트 장관은 분명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유조선이 나포된 뒤,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면 이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비판이 장관에게 쏟아졌다. 헌트 장관은 이날 “미국의 ‘최대 압박 캠페인’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면서 “영국은 지난해 탈퇴한 미국과 달리 2015년 맺은 국제 핵합의의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외신들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제재가 있기 때문에 결국 영국도 미국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 총리에 선출된 보리스 존슨 진영의 정치인들도 이 같은 분석과 비슷한 생각이다. 차기 외무장관으로 거론되는 마이클 팰런 전 국방장관은 “만일 미국이 유럽 주도 군사연합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 내정자를 지지하는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어떤 자산도 갖고 있는 유일한 국가가 미국”이라고 말을 보탰다. 헌트 장관은 “미국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해군은 해당 지역에서 영국 선박 연료 재급유, 통신·지휘통제 시스템, 정보지원 등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항상 동반자 관계하에 군사 연합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이란산 원유 거래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중국 국영 에너지업체인 주하이전룽에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 압박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국은 주하이전룽과 그 회사 최고경영자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돈이 아야톨라(이란 최고 지도자)에게 가서 미군, 선원, 공군, 해병을 투입하고 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경북도, 한국기업데이터 등과 빅데이터 경쟁력 강화 업무협약

    경북도, 한국기업데이터 등과 빅데이터 경쟁력 강화 업무협약

    경북도는 23일 한국기업데이터, 경북테크노파크와 빅데이터 기반 경북 과학·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이들 기관은 빅데이터 기반 경북 과학·산업 육성 정책 수립과 행·재정적 지원, 기업정보 데이터 제공·분석을 통한 산업전략 수립과 사업모델 발굴,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 구축·운영 등에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도는 단계적으로 경북 과학·산업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을 구축해 거시지표 중심의 통계 분석 뿐만 아니라 개별 사업체 특성을 반영한 지역경제 분석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과학·산업 지역별 빅데이터 공유 ▲기업·산업 관련 연구성과물 공유 ▲조사 및 통계 작성·분석 공동협력 ▲국가 및 지역 과학·산업 정책개발 관련 프로젝트 공동 참여 ▲과학·산업, 기업 관련 실시간 데이터를 통한 정책연구 품질 제고 ▲지역기업 간 거래관계 데이터 기반 밸류체인 분석을 통한 핵심산업 도출 지원으로 지원정책 성과를 극대화할 핵심산업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 산업의 새로운 성장 전환점을 빅데이터에서 찾겠다”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해 실효성 있는 맞춤형 산업발전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국내 최대 규모인 약 860만개의 기업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 기업이자 전국 11개 지역조직을 갖춘 기업신용평가 전문기관으로 기업경영분석서비스연구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경북테크노파크는 지난해 경북산업빅데이터센터 신설한 이후 지역산업 정책기획 및 기업지원 역할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쓸 카드 없는데”… 英, 이란 유조선 나포 대응 딜레마

    외신 “걸프만 보호군연합체 동참 밝힐 듯” 존슨 “연합체 동참했다면 나포 막았을 것” 영국 정부가 이란의 유조선 나포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가디언 등은 22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주재로 긴급 안보대책 각료회의를 가진 뒤 유조선 피랍 대책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영국 정부가 발표하는 대책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이미 이란에 가하고 있는 제재가 강력하기 때문에 영국의 추가적인 제재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디언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이 이란 혁명수비대 핵심관계자를 향한 제한적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걸프만의 국제 해상보호군 연합체 계획에 동참할 의사가 있음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발표엔 영국 항공 자산을 이 지역에 보내는 것도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측 인사들은 연합체에 참여하라는 워싱턴의 제안을 일찌감치 받아들였다면 이란의 나포는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며 헌트 장관을 비판하고 있다. 헌트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프랑스 및 독일 외무장관과 유조선 나포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양국 모두 문제 악화를 피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 항로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유럽연합(EU)의 최우선 과제라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날 밥 상기네티 영국 해운회의소 회장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스테나 임페로 호에 승선했을 당시 해당 유조선이 오만 영해에 있던 게 확실하다”면서 “따라서 이번 나포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인선 난항에 유은혜 연말까지 유임 가닥

    인선 난항에 유은혜 연말까지 유임 가닥

    새달초 8명 안팎 교체 유력… 정경두 유임 검증 순탄치 않아 개각 폭 축소 가능성도 靑도 민정·일자리 수석 등 새달 중순 개편당초 개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던 유은혜(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는 11~12월까지 잔류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목선 사건 등으로 야당으로부터 해임 압박을 받는 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도 유임이 확실시된다. 8명 안팎이 될 개각 시점은 다음달 초가 유력하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2일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전·현직 대학 총장 2~3명을 검증했는데,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고 들었다”며 “이에 따라 유 장관이 이번 개각에는 포함되지 않고 좀더 장관직을 수행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교육부는 자사고 재지정 논란이나 사립대 종합감사 등 첨예한 현안들과 개혁 작업을 끝마쳐야 하는 데다 유 장관의 지역구(경기 고양시병)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 등을 두루 감안해 잔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야권에서 해임 건의안 표결을 요구하고 있는 정 장관에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목선 귀순 논란은 지난번 징계로 갈음된 것”이라며 “정 장관 교체를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외교안보라인이 교체될 가능성에 대해 “제가 아는 한 그쪽은 주된 검토 대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번 개각 대상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진선미 여성가족부·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내년 총선 출마 대상자와 문재인 정부의 ‘원년 멤버’ 박상기 법무부·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장관급), 이미 사의를 밝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과 공석인 공정거래위원장의 후임 등 9곳 정도다. 이 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번 개각에 포함되지 않는 방향으로 일찌감치 정리됐다. 다만 일부 부처는 후임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어 개각 폭이 더 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과기부 장관으로 학계 및 전문가 그룹을 살폈지만, 검증 과정이 순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개각 때도 조동호 후보자가 지명철회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상민·변재일 의원은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면서도 “후임 인선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개각과 맞물려 청와대 개편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 발탁이 유력한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해 총선 출마 대상자인 정태호 일자리수석·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이 대상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돌연 사의 이효성 “방송·통신 업무 방통위로 일원화해야”

    돌연 사의 이효성 “방송·통신 업무 방통위로 일원화해야”

    임기 1년 남아 방통위 안팎선 예상 못해 새 방통위원장에 엄주웅·표완수 등 거론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물러날 뜻을 밝힌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함께 방통위원장도 다음달 개각에서 교체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22일 제4기 방통위 2년 성과 설명회 간담회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국정쇄신을 위해 내각의 대폭 개편을 앞두고 있다”며 “1기 정부 일원으로서 이번 정부의 새로운 구성과 원활한 운영에 보탬이 되기 위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설치법상 방통위원장은 3년의 임기를 보장받고 있어 본인이 사의를 밝혀야만 교체될 수 있다. 방송·통신을 규제하는 기관인 만큼 임기를 정해 둬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방통위 안팎의 공통된 분위기다. 다만 지난해 10월 방통위가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범정부 대책 발표를 예고한 이후 당일 돌연 취소를 통보하는 등 매끄럽지 않은 업무 처리가 이어지면서 교체설이 나오기는 했다. 지난 2월 보안접속(https)을 활용한 해외 불법사이트 차단 정책을 발표한 이후에는 정부의 인터넷 검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이 위원장은 “불법사이트 차단 과정에서 국민의 공감을 구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현 방송·통신 규제 업무가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원화된 기형적인 구조”라면서 “방통위가 모든 업무를 관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평소에도 부처 명칭 중 공통된 단어(통신)를 쓰는 곳은 방통위와 과기부뿐이라며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청와대는 후임으로 전·현직 언론인과 법조계 출신 인사들을 물망에 올려 검증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다음 방통위원장으로는 엄주웅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표완수 시사인 대표,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대표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소방시설에 대한 불법행위, 신고 포상금 지급대상 확대

    현재 소방시설에 대한 불법행위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의 경우 19세 미만 청소년이 신고할 경우는 신고포상금을 받을 수 없다. 현행 조례에서 전문신고인(일명 ‘비파라치’) 양산을 막기 위해 신고포상금 신청자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누구든 신고포상금 지급신청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김평남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남2)이 현행 조례의 제한규정을 철폐하고 누구든 신고포상금 지급대상이 되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소방시설 등에 대한 불법행위 신고 포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과거 본 조례와 유사한 「서울특별시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가 제정(2010.7.15.)돼 약 2년간 운영됐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포상금제도로 인한 전문신고인 양산 등의 역기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폐지(2012.7.30.)됐다가 2016년에 서울시가 신고 포상금 지급대상, 1인당 포상한도(연간200만원)와 신고 1건당 포상금액(최초 : 5만원 지급, 2회 이상 :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등 현물로 지급) 등을 대폭 축소해 「서울특별시 소방시설 등에 관한 불법행위 신고 포상 조례」를 다시 제정·시행 중에 있는데, 신고포상금 지급대상을 서울시에 1개월 이상 거주하는 19세 이상의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다 보니 신고포상금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형평성 측면이나 신고활성화라는 제도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러한 불합리를 폐지하고 포상금 지급대상을 불특정다수로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렇게 되면 그 동안 신고하고도 포상금 지급신청을 할 수 없었던 19세 미만 청소년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가 활성화돼 다중이용업소 등 특정소방대상물의 화재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서울시에 1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19세 이상인 사람이 소방시설에 대한 불법행위를 발견하고 48시간 이내에 조례가 정한 양식에 의해 팩스나 SNS 등으로 신고할 경우 확인을 거쳐 최소 1회는 5만원을 2회 이상부터는 5만원에 상당하는 포상물품(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지급하며 다만 동일인에게 월간 20만원, 연간 2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조례는 오는 8월 23일부터 개최되는 서울시의회 제289회 임시회에서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심의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즉시 시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효성 방통위원장 “문재인 정부 개각 위해 대통령께 사의 표명”

    이효성 방통위원장 “문재인 정부 개각 위해 대통령께 사의 표명”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도 법정 임기를 다 채우지 않은 채 사의를 표명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22일 경기 과천 방통위 기자실에서 “지금 문재인 정부는 2기를 맞아 대폭 개편을 진행하려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 1기인 저는 정부의 새로운 성공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 초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2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법정 임기는 3년으로 내년 8월까지다. 앞서 최종구 위원장도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에서 “이번에 상당 폭의 내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금융위원장이 임기 3년의 자리지만 이런 때 인사권자의 선택 폭을 넓혀드리고자 사의를 전달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2017년 7월에 임명된 문재인 정부 초기 금융위원장이다. 두 위원장이 똑같이 사의 표명 배경으로 ‘개각’을 언급하면서 올해 초부터 제기됐던 ‘중폭 이상 개각’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위원장은 재임 기간 중 아쉬웠던 일로 방송·통신 정책기구의 일원화를 실현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방송·통신정책은 모두 규제 업무인 만큼 한국의 방송·통신정책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모든 규제업무를 방통위가 맡는 것이 맞다”면서 “방송·통신을 두 부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통위)에서 관장하는 어불성설의 일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 불공정관행 개선 종합대책 수립 △공영방송 국민추천이사제 도입 △지상파·종편PP 재허가 심사 시 과락기준 상향 등은 재임 기간에 이룬 성과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당정 “반도체 소재 국산화 촉진…R&D 세액공제 대폭 확대”

    당정 “반도체 소재 국산화 촉진…R&D 세액공제 대폭 확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9 세법 개정안 당정협의’에서 향후 도입할 세법 개정안에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방안을 포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의견이 많이 나왔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정협의에서 “R&D 비용에 대해 과감한 세액공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업 스스로 부품·소재 국산화에 나설 수 있는 동인을 만들어야 한다. 과감한 세제 지원이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추가 규제를 공언하는 만큼 당장 공격하는 에칭가스 등 반도체 핵심 소재에만 (세제 지원이) 그치면 안 된다”며 “일본 독점에 가까운 부품·소재가 국산화되도록 폭넓게 검토해달라”고 정부에 당부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우리 소재·부품 산업의 대외의존도를 완화하고 근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술, 예를 들면 불화수소 제조기술 등에 대한 R&D 비용 세액공제 적용 확대 등 세제지원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우리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완화하고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핵심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술에 대해 신성장 R&D 비용 세액공제 적용을 확대하는 등 세제 측면에서도 적극 지원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설비투자에도 세제 지원을 대폭 늘려달라”며 “기업이 유휴 자금을 자본투자에서 다시 설비투자로 돌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경제침략이 한층 강화되거나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져 있다. 민관이 힘을 합쳐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국회에서 추경 처리는 반드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당정협의를 마친 뒤 조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당정은 금년 세법개정안은 경제활력 회복 및 혁신성장 지원, 경제와 사회의 포용성 강화, 조세제도 합리화 및 세입기반 확충이라는 3대 기본 방향 아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정은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 한시 상향, 투자세액공제 적용대상 확대 및 일몰 연장, 가속상각 6개월 한시 확대 등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민간투자 촉진세제 3종 세트’를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주세 개편, 가업상속 지원세제 실효성 제고,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 상향, 승용차 구입시 개별소비세 한시 감면 확대, 외국인 관광객 성형·숙박요금 부가가치세 환급특례 연장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 신성장기술·원천기술 R&D 비용 세액공제(20∼40%) 대상기술 및 이월기간 확대,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대상 등 확대, 벤처기업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한 비과세 한도 확대 등 이미 발표한 혁신성장 세제지원 방안도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정규직 전환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전환인원 1인당 중소 1000만원·중견 700만원) 적용기한 연장, 상생형 지역일자리 기업 투자세액공제율 확대, 중소기업 청년 등 취업자 소득세 감면대상 서비스업종 확대 등 일자리 관련 세제지원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가치 없는 노동은 없어…중증장애인의 ‘노동’ 새 기준 만들 것”

    “가치 없는 노동은 없어…중증장애인의 ‘노동’ 새 기준 만들 것”

    “가치 없는 노동은 없다.” 장애인일반노동조합이 전태일 열사의 기일인 오는 11월 13일에 공식 출범한다. 전체 장애인의 노동 문제를 아우르는 첫 장애인 노동조합이다. 이달 6일 장애인 교원 노동조합인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조’(장교조)도 출범하는 등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명호(29) 장애인일반노동조합 준비위원장은 21일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새롭게 정의하겠다”며 “자본이 규정한 생산력에 따른 기준이 아닌, ‘일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새로운 기준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장애인일반노동조합을 꾸리게 된 배경은. “장애인 일반노조를 처음 구상한 건 2017년 11월이다. 10년 넘게 장애인운동을 하며 가슴 한구석에 뭔가 답답함이 있었다. ‘왜 이 사회는 장애인, 특히 중증장애인들이 노동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왜 장애인은 시설에 수십년 처박혀 살아야 하며 주변에 장애인 실업자가 넘쳐나는가.’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과 지난해 2월부터 준비 모임을 했고, 이번에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노조 규모는. “20여명이 준비위원으로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준비위원과 더불어 현재 조합원 가입 신청도 받고 있다. 일하는 장애인은 물론, 일할 의지가 있는 장애인 실업자 등 최대한 많은 조합원을 모으려고 한다.” -출범 이후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장애인은 실업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30대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92% 정도다. 법정 고용률 3.1%에 훨씬 못 미친다. 그나마 장애인노동자 대부분이 50인 이하의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일하다 해고되고 승진에서 차별받는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인 장애인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할 것이다. 아울러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새롭게 정의해 자본이 규정한 생산력에 따른 기준이 아닌, ‘일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새로운 기준을 규정하는 대안도 논의하고 있다.” -장애인의 노동을 ‘새롭게 정의한다’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 “예를 들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광화문 농성을 할 때 중증장애인들은 1842일 동안 농성장을 지켰고, 역사 측에서도 1842일 동안 역사 경비를 했다. 둘 다 ‘지키는’ 노동을 했는데 한쪽은 의미가 없는 노동, 다른 한쪽은 의미가 있는 일, 즉 임노동으로 인정됐다. 자본의 관점에선 농성장을 지킨 장애인의 ‘노동’은 이윤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므로 노동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헌법이 규정한 권리와 의무 중에는 노동과 함께 ‘교육’이 있다. 몇 가구 살지 않는 작은 섬에 취학 연령의 아이가 있다면 국가는 교육의 받게 할 의무를 지키려고 분교를 세우고 교사를 파견할 것이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의 ‘노동의 의무’는 국가가 아예 내버려두고 있다. 특히 최중증장애인에게는 존재하는 것, 살아있는 것 자체가 노동이다. 우리는 우리 몸에 맞는 노동을 쟁취하려고 한다.” -어떤 연유로 장애인 노동문제에 주목하게 됐나. “19살에 어떤 센터에서 일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부당한 노동 착취였다. 나는 손발을 움직이기 어려워 입으로 전동휠체어를 운전하고, 언어 장애 때문에 보완대체의사소통(AAC) 프로그램으로 소통한다. 그런데 내 장애에 맞지 않는 빠른 업무처리를 강요받아 1년 만에 그만뒀다. 그 직후 민들레장애인자립센터에서 일하게 됐다. 그곳에서 장애인운동에 대한 올바른 전망을 찾고 치열하게 토론하며 중증장애인의 권익옹호 활동도 열심히 했다. 연대활동으로 동광기연, 한국GM 등 인천지역 장기투쟁 사업장 집회에 자주 나가면서 중증장애인의 노동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장애인 노조는 왜 한 번도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나도 그 점이 궁금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세계적으로도 장애인노조가 거의 없었다. 아마 다른 나라도 중증장애인들은 노동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선진국은 노동을 대체하는 복지가 이미 잘 되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한국 사회의 장애인운동은 2000년대 이후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시작으로 탈시설, 자립생활 운동,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투쟁 등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장애인의 노동할 권리’ 문제는 약간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노동’은 장애인의 여러 가지 권리(이동, 교육, 자립생활, 편의시설, 문화, 건강 등) 중 가장 핵심적인 권리다. 장애인 노동의 문제를 장애인일반노동조합 운동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는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헌법은 인종, 성별, 장애 등의 문제로 노동을 차별하진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시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단 3개 국가뿐이다. 저는 ‘노동의 평등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최근 가사노동을 새로운 기준으로 재평가하는 것과 같이 장애가 있는 노동자의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동’ 또한 사용가치가 있는 노동으로 평가해야 한다. 단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장애인의 노동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을 제정하는 국회(1.4%), 학생 교육을 책임지는 각 시도교육청(평균 1.7%) 등이 여전히 장애인의 고용을 회피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올해 법정 의무고용률 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실효성 있는 의무고용제도를 위해서는 먼저 의무고용률을 장애인등록률(4.5%) 정도로 대폭 올려야 한다. 또한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내는 고용부담금(벌금)도 최저임금의 두 배 정도로 올려야 한다.” -현장에선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심한가. “아직 장애인노조 준비위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며칠 전 천안에서 일하던 경증장애인(6급)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전화로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많은 장애인이 일터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이 50인 이하의 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장애인 일반노조가 정식 출범하면 실태조사부터 시작해서 각종 차별 사례와 그 대안을 찾을 것이다.” -취업을 하려는 장애인은 먼저 어떤 벽에 부닥치게 되나. “취업원서를 잘 쓰면 서류 심사를 통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면접을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휠체어를 타고서 면접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장애인은 투명인간이 된다.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당하는 것이다. 각 유형의 장애에 맞는 편의시설 설치 등에 1인당 1000만원, 최대 3억원까지 무상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는데도 기업들은 조그만 턱 하나, 책상 높이 등을 조절하기보다 장애인 고용을 회피하는 방법을 택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장애인의 노동은 이윤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노동’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우리는 그 틀을 깨려고 한다. 비장애인 노동자이든 장애인 노동자이든 그 ‘노동’이 동등한 처우를 받게 하겠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 때린 아베의 정치 도박… 개헌선 164석 ‘배수진’

    한국 때린 아베의 정치 도박… 개헌선 164석 ‘배수진’

    3분의2 의석 얻어야 ‘전쟁 가능’ 개헌 강제징용·무역보복 조치 분수령될 듯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6년 반 초장기 집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제25회 참의원 선거가 2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됐다. 지난해 선거법 개정에 따른 의석 조정으로 참의원 정원이 242석에서 248석으로 6석 늘어난 가운데, 정원의 절반을 뽑은 이번 선거에서 124명(선거구 74명, 비례대표 50명)의 당선자가 결정됐다. 임기 6년인 참의원은 3년마다 절반씩 교체한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최대 정치적 목표인 ‘헌법 개정’을 전면에 내걸고 이를 쟁점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한다고 규정한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을 추가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개헌 국민투표 발의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자민·공명 연립여당과 함께 개헌에 동조하는 ‘일본 유신의 회’를 합해 개헌 발의 선 확보에 갖은 공을 들였다.이번 선거에서는 일본 정부의 이른바 ‘2000만엔 보고서’도 크게 정치 쟁점화됐다. 이 보고서는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연금만으로는 부족하고 2000만엔(약 2억 1800만원) 정도의 저축은 있어야 한다는 금융청의 보고서로, 정부가 스스로 연금제도의 유효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비쳐 큰 파문을 일으켰고 여당에 커다란 감표의 악재로 인식됐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도 쟁점으로 야당은 일제히 증세 반대를 내걸고 유권자에게 표를 호소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아베 정권이 한국에 대해 취하고 있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관련 무역보복 조치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정보공개 동의 안 한 설계사, 보험계약 때 주의하세요”

    “정보공개 동의 안 한 설계사, 보험계약 때 주의하세요”

    앞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보험설계사의 이력을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불완전판매율, 보험계약 유지율 등 민감한 정보는 설계사가 공개에 동의한 경우에만 확인할 수 있어 실효성 논란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정보공개에 동의하지 않은 설계사를 통해 보험 계약을 할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다. 금융위원회는 보험 판매채널 통합정보시스템인 ‘e-클린보험서비스’를 22일 오전 9시부터 오픈한다고 21일 밝혔다.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소속 회사와 과거 소속, 제재 이력 등 기본 정보다. 이는 클린보험서비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험 설계사의 이름과 고유번호를 넣으면 언제든 확인 가능하다. 현재 기본 정보 제공에 동의한 설계사는 약 92.0%에 달한다. 보험 가입을 권유한 설계사가 기본 정보마저 공개하지 않았다면 과거 제재 이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불완전판매율, 보험계약 유지율 등 신뢰도 정보다. 이는 보험 설계사가 공개에 동의한 경우에만 볼 수 있다. 정보 공개에 동의하지 않은 설계사는 빠져나갈 틈이 생긴 셈이다. 시스템 도입 전부터 실효성 논란이 거센 이유다. 금융위는 신뢰도 정보가 설계사의 이미지와 영업활동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공개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어 동의기반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뢰도 정보는 서비스 오픈 이후 설계사가 직접 홈페이지에서 본인의 정보를 확인한 뒤 공개할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 금융 당국은 신뢰도 정보를 제공하는 설계사들이 늘어나면 정보공개 동의 여부 또한 설계사를 선택하는 데 한 가지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유지율이 높고 불완전판매율이 낮은 설계사들은 정보를 공개한 뒤 본인의 영업 활동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불완전판매율 등을 공개하는 걸 거부하는 설계사와는 계약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공화당, 광화문 광장에 천막 ‘기습’ 설치…공무원 폭행 1명 연행

    공화당, 광화문 광장에 천막 ‘기습’ 설치…공무원 폭행 1명 연행

    당원, 설치 막는 서울시 공무원 뺨 때려치고 거두고 반복하다 천막 총 3개 설치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이 20일 또다시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옆에 천막 3개동을 기습 설치했다. 게릴라식 천막 설치에 속수무책인 서울시는 오는 25일 예정된 법원의 천막 설치를 불법으로 규정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판결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지만 승소 여부는 확실치 않은 상태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후 6시 58분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옆에 천막 1개동을 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해 집회를 이어가던 도중 광장 옆 도로에서 천막 1개동을 가져와 펼쳤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이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저지하지 못했고 경찰에게 행정응원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우리공화당이 오후 7시 5쯤 천막 3개 동을 추가로 광장에 가져와 설치하려고 시도하자 서울시 관계자들이 천막 설치를 가로막고 나섰으며 경찰에도 행정응원을 요청했다. 경찰은 우리공화당 측을 직접 저지하기보다는 서울시 활동을 지원하는 식으로 행정응원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공화당 당원 1명이 천막 설치를 가로막는 서울시 공무원의 뺨을 때려 종로경찰서에 연행되기도 했다. 우리공화당은 반입 과정에서 새로 반입한 천막이 파손되고 지지대가 부족해 설치가 어려워지자 오후 7시 50분쯤 철거에 나섰고 현재는 맨 처음 설치한 1개 동만 남겼다. 그러다 우리공화당은 오후 8시 40분쯤 처음 친 천막 바로 옆에 2동을 다시 설치해 이날 총 3개의 천막이 광화문 광장에 들어섰다. 서울시는 야간 시간인 점을 고려해 무리하게 천막 설치를 저지하지 않고 21일부터 자진철거를 요청하는 계고장을 전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후 1시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벌였으며 이후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해 오후 9시쯤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우리공화당은 앞서 광화문광장에 설치했던 천막 4개동을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지난 16일 자진 철거했으나 사흘 만인 19일 경찰을 피해 광화문광장 인근 파이낸스 빌딩 앞에 천막 3개동을 기습한 데 이어 결국 광화문광장에 1개동을 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 천막 자진 철거 당시 행정대집행을 무력화한 뒤 조만간 광화문광장에 천막 8동을 다시 칠 것이라고 밝혔었다. 앞서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한다며 지난 5월10일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차려 농성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계고장을 거듭 발송한 끝에 지난달 25일 행정대집행에 나서 천막을 강제 철거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같은 날 오후 더 큰 규모의 천막을 재설치해 논란이 일었다. 공화당은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천막을 잠시 인근 청계광장으로 옮기기도 했지만 지난 6일 광화문광장에 천막 4동을 다시 설치했고,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16일 자진 철거했다. 서울시의 단속을 비웃듯 치고 빠지는 방식의 공화당의 ‘게릴라식’ 천막 설치에 행정력이 거듭 낭비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가 부과할 수 있는 ‘불법 천막 과태료’는 1일 3~4만원이다. 1㎡당 사용료는 주간 10원, 야간 13원이고 불법 점유변상금은 여기에 20%를 가산한 금액에 불과해 사실상 천막 설치를 막을 실효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공화당을 상대로 ‘점유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내 오는 25일 법원이 인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승소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시는 공화당이 법원의 판결에 불복할 경우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슈 인사이드] 우울증에 초점 맞춘 ‘정두언 사망 보도’…문제없을까

    [이슈 인사이드] 우울증에 초점 맞춘 ‘정두언 사망 보도’…문제없을까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는 최소한의 정보만 담아야 한다. 평소 자살 충동을 느껴온 사람들이 실행으로 옮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자살은 특히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명인의 자살 보도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켜 우울감과 자살 충동을 높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숨진 채 발견된 정두언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서를 남긴 데다 타살 혐의점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마무리됐다. 언론은 그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 인근에서 측근들에게 ‘정 의원의 우울증 발병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묻기도 했다. 과거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재조명됐다. 2017년 가수 종현이 사망한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가 가족과 나눈 문자 메시지가 그대로 공개됐다. 뿐만 아니라 지인에게 남긴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자살 동기를 추정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역시나 그가 평소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달 배우 전미선씨가 사망했을 때도 고인의 우울증이 부각됐다. 그러나 우울증을 자살의 원인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정 의원과 같이 우울증을 겪고 사람에게 자살이 마치 해결방법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이를 막고자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기자협회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를 마련했다. 기준에 따르면 언론이 자살 사건을 다룰 시 구체적인 방법과 장소, 동기 등을 알리지 않도록 권고한다.● 죽음을 애도하지만 모방하지는 않는다 원칙적으로 자살 사건은 보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불가피할 때는 누가, 언제, 사망했다는 사실 정도만 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언론은 유명인이 사망하면 경쟁하듯 상세히 보도한다. 지난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사망한 날 한 방송사는 시신을 싣고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에 따라붙어 6분가량 생중계하기도 했다.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1994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시절 너바나가 대중에게 미친 영향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미디어는 그의 때 이른 죽음을 미화하지 않고 약물중독에 초점을 맞췄다. 아내인 코트니 러브는 인터뷰를 통해 “커트 코베인의 죽음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은 그를 애도하면서도 모방하지는 않았다. 그해 자살률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실제 자살 보도와 자살률의 관계는 밀접하다. 1978년 오스트리아 빈에 지하철이 도입되자 지하철에서 자살하는 사람 수가 급증했다. 당시 언론은 지하철 자살이 발생할 때마다 상세히 보도했고, 자살률은 더 높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오스트리아 자살예방협회가 1987년 ‘자살보도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6개월이 지난 뒤 자살률은 80% 줄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06년 왕따 문제로 자살한 학생의 자필 유서를 실었다가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자살을 유도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아사히신문은 자체적인 ‘자살보도권고안’을 만들었다. 부득이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는 자살예방센터나 상담 기관의 연락처를 반드시 본문에 넣는 등 부작용을 줄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핀란드는 한때 ‘자살 공화국’이란 오명이 달릴 정도로 자살률이 높았다. 결국 핀란드 정부 차원에서 자살 예방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그중 하나가 ‘자살’을 금기어로 만드는 것이다. 핀란드 언론은 사망 원인이 자살이란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세계 2위까지 치솟았던 핀란드의 자살률은 예방 프로젝트를 시행한 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살을 실현할 방법까지 알려주는 언론 그렇다면 한국 언론의 실태는 어떨까. 2008년 배우 최진실씨가 사망하자, 언론은 그의 자살 방식부터 사생활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실시한 조사를 살펴보면 최씨가 사망한 직후 두 달간 자살자 수가 예년보다 1008명이나 늘었다. 특히 최씨와 유사한 방법으로 죽음을 택한 사례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언론이 자살을 실현할 방법까지 알려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권고만 할 게 아니라 제재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자살보도권고기준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언론사 내부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정작용에만 기댈 순 없으므로 언론중재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제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들 간 토론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자들이 자사 보도를 되돌아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국가기관을 통해 규제할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를 구속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언론계 내부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는 모두에게 해당한다. 16일부터 온라인에 자살 유발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자살예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시행됐다. 구체적인 자살 방법에 대해 묘사하고, 자살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사진·동영상 등을 게시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중이 제 머리 깎을까’…이해충돌방지법 국회 통과 미지수

    ‘중이 제 머리 깎을까’…이해충돌방지법 국회 통과 미지수

    국민권익위원회가 19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입법예고한 것을 두고 여야 정치권은 일단 환영의 뜻을 표했다.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제3자가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내용을 담아 ‘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이 법안이 처리되면 국회의원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과연 의원 스스로 고통을 감내하며 법안을 통과시킬 지는 미지수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권익위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은 공직자의 사익 추구와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우리 사회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에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번 입법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반부패 정책개혁’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며 “국회는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반부패 정책 입법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그간 청탁금지법에는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방지라는 알맹이가 빠져있었다. 이를 포함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추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원 역시 부동산 등 매입 과정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면 규제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공공기관 임원의 채용비리·입찰비리 등을 사전 예방하는 안전장치로 기능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김영란법의 한계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직사회를 더욱더 맑게 할 것이며, 사회 정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경계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는 명백히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현행 청탁금지법에는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빠져있어 한계를 보였다”며 “이런 입법적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보면 이해충돌방지법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이해충돌방지법이 문재인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해충돌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적용하는 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해충돌방지법안의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입법 논의에 나설 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김영란법 제정 당시 국회는 정부안이 제출된 지 9개월 만에 논의를 시작해 결국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빼고 통과시켰다. 공직자가 자신과 4촌 이내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직무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라 위헌적이라는 이유였다. 이해충돌방지법을 처리할 국회 정무위원회가 ‘개점휴업’ 상태인 것도 처리 전망을 어둡게 한다. 정무위는 지난 3월 피우진 보훈처장의 회의 불참 및 자료 제출 거부 논란으로 파행이 시작돼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못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부친의 서훈 관련 자료 공개를 두고 여야가 부딪히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리뉴스]‘급친절 모드’로 바뀐 우리 차장님…직장내 괴롭힘법, 실효성 있을까요

    [정리뉴스]‘급친절 모드’로 바뀐 우리 차장님…직장내 괴롭힘법, 실효성 있을까요

    # 평소 부하직원에게 폭언을 일삼던 김모 차장이 최근 새사람이 됐다. 일이 서툰 막내 직원에게 “씨X 개새X야. 이걸 보고서라고 썼냐. 이런 대가X로 대학은 어떻게 졸업했는지 모르겠다”라고 호통치던 그였다. 지난 16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다는 뉴스를 본 김 차장의 행동이 사뭇 조심스러워졌다. 지나가다 괜스레 따뜻한 말을 건네는가 하면 부하직원의 실수에도 욕설 대신 자상한 지적이 돌아온다. 김 차장의 ‘어색한 변신’을 지켜보는 후배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단 뭔가 달라졌다는 것은 고무적이에요. 하지만 원래 친절한 사람이 아닌데 가식적으로 저러는 게 눈에 보입니다.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 지켜봐야죠. 경계심을 놓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일터 곳곳에서 때아닌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가져온 이색적인 풍경이다. 그동안 조직생활의 관행처럼 내려왔던 부조리한 괴롭힘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됐다. 현장에서는 혼란과 기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정당한 업무 지시와 괴롭힘을 가름하는 뚜렷한 경계를 찾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괴롭힘이라는 주관적인 개념을 법 체계로 들여온 것이기에 당분간 모호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복잡하고 모호한 법…고용부 설명에도 혼란 지속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체계는 다소 복잡하다. 먼저 근로기준법에서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금지하고 있다. 10인 이상 사업장은 이런 내용을 반드시 취업규칙에 담아야 한다. 누구든지 괴롭힘 사실을 알게 되면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 사업주는 가해자에게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만약 사업주가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했다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근로기준법 외에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생긴 스트레스도 산재로 인정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정부의 책무가 명시됐다. 무엇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서는 행위인가. 모호한 규정에 지적이 빗발치자 고용노동부는 참고사례를 제시했다. # 선배가 후배에게 ‘술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면? 이는 직장 내 괴롭힘이다. 선배는 “왜 아직도 술자리를 못 잡았는지 사유서를 써와라. 네가 받는 성과급의 30%는 선배를 접대할 때 써야 한다”는 등의 ‘갑질성’ 발언으로 후배를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했다. # 부하직원이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업무와 무관한 영어과외를 강요했다면? 이것 역시 직장 내 괴롭힘이다. 임원이나 인사부서와의 협의도 없이 영어교재를 만들어오라고 지시했고 수업을 준비하느라 다른 직원보다 1시간이나 일찍 출근해야 했기에 신체적·정신적인 고통을 야기했다. # 퇴근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모바일 메신저를 보내면서 답변을 강요한다면? 역시 직장 내 괴롭힘이다. 하지만 일을 수주받아 처리하는 업종의 특성상 마감시간과 업무량이 정해져 있어서 근무시간 외에 업무지시를 하는 일이 잦은 광고회사 부장이 어쩔 수 없이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아무리 부하직원이 스트레스를 받아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힘들다. 업무상 적정범위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핵심이다. ●괴롭힘 문화가 실질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고용부가 제시한 사례만으로는 모호함이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는다. 수많은 직장에서 기상천외하게 벌어지는 괴롭힘을 일일이 법에 명시하거나 유형화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을 전담하는 167명의 근로감독관을 통해서 사건 처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담 지원서비스 등 정책적 기반을 갖춰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직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해 다양한 사례가 축적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조항이 법에 명시된 만큼 지금껏 관행으로 넘어갔던 수많은 갑질 행위가 법망에 걸린다. 이에 대한 고용부의 판단이나 사법부의 판결, 언론보도 등으로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다보면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점이 찾아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기대다. 궁극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법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사가 서로 존중하는 회사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계기로써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분야 전문가인 문강분 노무법인 ‘행복한 일 연구소’ 대표는 이 법이 ‘기업시민법’으로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정신적인 괴롭힘까지 금지하는 이번 법 개정은 그동안 판례로만 인정하던 근로자의 인격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게 된 데 커다란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종속노동’에서 ‘시민노동’으로 나아가는 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시행하는 것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리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실질적으로 괴롭힘을 추방하려면 조직 구성원의 자발적인 변화가 중요하다. 기업 스스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한 고충처리시스템을 만드는 등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규제 풀어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업 혁신 열기 뜨거워졌다”

    “규제 풀어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업 혁신 열기 뜨거워졌다”

    모래가 담긴 네모난 상자에서 아이가 놀고 있다. 모래성도 쌓고 터널도 만들며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자칫 놀다가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부모는 아이를 옆에서 지켜본다. 최근 시행 6개월을 맞은 ‘규제샌드박스’의 기본적인 개념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신산업·신기술 출현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주는 제도다.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기업들은 규제샌드박스에 들어와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한다. 새로 개발한 아이디어나 제품이 시장성이 있는지도 가늠한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올해 목표 100건 가운데 81건(81%)의 규제 샌드박스 과제가 승인됐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로 속병을 앓던 기업들의 열기가 뜨겁다. 18일 ‘규제샌드박스 시행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이종영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원소연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사회는 오일만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맡았다. -규제 샌드박스의 탄생 배경과 개념을 설명해 달라. 구자현(이하 구) “원래 영국의 제도를 본뜬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국은 국가적으로 금융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핀테크’ 육성이 절실하다고 봤다. 당시 마크 월포트 영국 수석과학자문관은 핀테크를 키우기 위한 10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당장 추진하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된 것이 규제샌드박스다. 이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응용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금융 분야에만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혁신금융, 산업융합, 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영국보다 훨씬 넓어진 것이다. 특히 산업융합 분야는 어떻게 조합하는지에 따라 발전 방향이 무궁무진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자에게는 엄청난 기회다.” 이종영(이하 이)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법에 근거를 두는 규제는 만들어질 땐 나름의 목적이 있다. 그러나 사회는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은 계속 나온다. 과거에 만들어진 법이 이런 변화를 오롯이 담아 내긴 역부족이다. 시장을 뒤흔들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여기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다.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험하는 ‘실증특례’, 일시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임시허가’, 신기술과 관련된 규제가 있는지 빠르게 확인하는 ‘규제 신속확인’ 등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원소연(이하 원) 최근 ‘공유주방’이 규제샌드박스의 문턱을 넘었다.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공유하자는 아이디어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영업소마다 하나의 사업자만 영업을 신고할 수 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만든 식품을 다른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규제를 풀어 보기로 했다. 스타트업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공유주방 ‘위쿡’이 규제샌드박스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공유주방 위쿡으로 한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공유토록 하고 여기서 생산한 식품을 다른 사업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신규 외식업 창업자의 시장 진입이 확대되고 초기 창업비용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본다.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에는 심전도 측정을 하려면 환자가 병원에 직접 와서 측정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는 이런 환자의 불편을 덜어 준다. 2015년 기술이 개발됐지만 원격의료가 전면적으로 제한되면서 시장 출시를 4년이나 하지 못했다. 정부는 응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병원으로 가도록 안내하는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로 심장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규제샌드박스 도입 후 구체적으로 달라진 것이 있는지. 구 “규제샌드박스 과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도전하려는 의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인력 문제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역시 규제다. 규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기반이 아무리 갖춰져도 성장할 수 없다. 규제샌드박스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언제든지 규제를 풀어 줄 수 있다는 신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스타트업들이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뒤로 투자자들에게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 원 “규제샌드박스는 기존 규제개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제도다. 지금껏 규제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규제를 개선했을 때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규제를 풀어 주는 것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분석하는 일은 해당 법령을 가지고 있는 부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규제샌드박스 과제는 부처 혼자서 결정하고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다. 규제 혁신과 그것에 대한 책임을 공무원 한 사람, 한 부처에만 묻는 방식을 넘어 모든 사람이 참여해 장기적으로 규제 개선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여러 분야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혁신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 우리나라의 규제 완화 시스템은 규제를 풀어 줘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담당 공무원더러 책임을 지라고 하는 구조다. 규제를 풀어 줘서 얻은 사회적 혜택은 무엇인지 함께 봐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단지 규제를 풀어 줬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만 크게 부각되는 문제점이 있다.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면 감사원에서 감사를 나오고 검찰 수사도 들어간다. 정부에서도 해당 공무원을 징계한다. 이런 구조에서 누가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어 주려고 하겠는가. 공무원이 규제를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언론은 비판적으로 기사를 쓰면서도 규제가 가진 효과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올바른 방안도 함께 제시해 줘야 한다.” 구 “규제샌드박스가 지속적으로 효과를 내려면 국회도 노력해야 한다.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면서 어떤 규제가 문제가 있는지 파악했다면 관련된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도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열심히 투자한 기업이 규제샌드박스에서 나와 갑자기 고꾸라질 수도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 자본, 기술력을 가진 기존 대기업과의 협업을 이끌어 내는 것도 필요하다. 규제샌드박스에 들어온 기업끼리의 융합을 이끌어 내려는 관점도 중요하다.” -규제샌드박스의 한계와 앞으로의 과제는. 원 “규제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와 환경이 변하는 속도를 법이 따라오지 못해 불합리해진 측면이 우리가 개선해야 하는 지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으면서 과감하게 뛰어들어 보자고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한 것이 자칫 시장에 ‘샌드박스만 통하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신호를 줘서는 안 된다. 샌드박스를 거쳤는데도 여전히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업들도 알아야 한다. 정부가 규제를 바꾸고 싶어도 이해당사자 사이의 갈등이 첨예한 문제가 있다. 이런 것은 규제샌드박스로 풀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합의로 해결하는 것이 맞다.” 구 “규제샌드박스의 궁극적인 목적이 국민의 편익 증대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샌드박스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사업자도, 정부도 마찬가지다. 혁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그것을 통해서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규제샌드박스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규제샌드박스에서 내놓은 결과물이 마냥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혜택을 줬는데 이런 결과물을 냈다는 비난보다는 혁신과 도전하는 자세를 응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는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중요 계기가 된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성년후견’ 장애인 차별법은 그냥 두고 반쪽 개정…日은 모두 정비

    ‘성년후견’ 장애인 차별법은 그냥 두고 반쪽 개정…日은 모두 정비

    한정후견, 피후견인의 10%… 효과 미미 후견제도, 직업 선택 자유 제한 지탄받아 업무에서 일률적 강제 배제 법령 450개 일제 잔재 무비판적으로 법률 복제 사용 법제처는 “기본권 신장·사회안전 확보” 결격조항은 폐지하고 대체 규정 둬야법정후견을 받는 장애인이 특정 직업을 갖지 못하도록 제한한 법령 일부가 올 하반기부터 개정된다. 그러나 법정후견 가운데 가장 많은 장애인이 이용하는 ‘성년후견’은 개정 대상이 아니어서 반쪽자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일본은 후견을 받는 장애인의 경제·사회적 권리를 법으로 제한한 결격조항을 모두 삭제했다. 한국만 낡은 장애인 차별 제도를 유지한 유일한 국가로 남았다. 법정후견은 발달장애인, 정신장애인, 치매 노인 등 의사결정 능력에 장애가 있는 이들이 후견인을 둬 계약 등 법률행위를 할 때 도움을 받도록 한 제도다. 의사결정능력 장애인은 장애의 정도에 따라 심하면 후견인이 포괄적 대리권을 행사하는 성년후견을, 정도가 덜하면 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후견인이 대리권을 행사하는 한정후견을 받는다. 이 중 이번에 법무부와 법제처가 결격조항을 정비하겠다고 한 쪽은 한정후견이다. 그러나 한정후견을 받는 장애인은 피후견인(후견을 받는 사람)의 약 10%에 불과하고. 80%가량은 성년후견을 받고 있어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년후견을 받는 사람과 한정후견을 받는 사람의 정신적 능력이 크게 차이 나는 것도 아니다. 후견제도는 애초 의사결정능력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권익을 신장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피후견인의 직업 선택 자유를 제한해 국제사회로부터 장애인 차별법이란 지탄을 받아왔다. 가령 후견이 개시되면 변호사, 세무사, 법무사, 사회복지사, 공인중개사, 요양보호사 등의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지적 장애를 입기 전 노력해 취득한 자격증도 하루아침에 취소된다. 이렇게 후견을 받는 장애인을 업무에서 일률적으로 강제 배제하도록 한 법령이 450개에 이른다.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법에 이런 결격조항을 두지 않아도 성년후견을 받는 사람이 변호사나 의사, 공무원 등을 계속하기는 어렵다”며 “굳이 자격을 박탈할 필요가 없는데도 이런 낡은 법령을 모두 폐지하지 않고 일부 남겨두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인데다, ‘장애인=무능력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년후견 결격조항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성년후견이 개시되면 주유소 영업 허가가 자동 취소된다. 이를 모르고 성년후견을 신청한 사람은 영업 양도 기회를 잃어 불이익을 감수하고서 설비만 양도할 수밖에 없다. 치료를 받아 호전되더라도 결격조항에 의해 한번 박탈된 자격이나 사회적 지위가 자동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장애인을 위한 제도가 되레 장애인을 옥죄는 형국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는 수차례 위헌 소송이 제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성년후견으로 공무원 자격을 자동 박탈당해 명예퇴직 신청조차 할 수 없게 된 공무원이 위헌 소송을 제기하려 했으나 소송 제기 당일 사망해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일제의 잔재로 사실상 ‘헌법 위’에 있는 실효성 없는 결격조항들이 생겨났다고 설명한다. 박인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직 일본에만 우리의 결격조항과 거의 같은 형태의 광범위한 결격조항이 있었는데, 해방 이후 별다른 평가과정 없이 한국의 법률로 수용됐고, 이후 유사 분야 법률 제정 과정에서 무비판적으로 복제된 결과”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장애인 차별 결격조항의 ‘종주국’이었던 일본은 뒤늦게 문제점을 인식하고 우리보다 먼저 대대적으로 후견제도 속 인권침해적인 법령을 모두 정비했다. 일률적으로 자격을 제한한 결격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개인의 자격·업무 능력을 판단할 개별심사규정을 뒀다. 한국도 성년후견 결격조항을 폐지하고 이런 식의 대체 규정을 둘 수 있다. 그러나 법제처는 이번에 한정후견의 결격조항만 손보기로 하며 “직무수행능력이 있는 정신장애인 등의 직업수행 자유는 확대되지만, 동시에 직무수행능력이 없는 정신장애인 등의 무분별한 직무수행은 제한할 수 있게 되므로, ‘기본권 신장’과 ‘사회안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의사결정능력 장애인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했다는 자평으로도 읽힌다. 제 교수는 “후견제도의 결격조항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두려움이 만들어 낸 ‘배제의 제도’로, 실제로는 사회 안전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그보다는 정책 당국자들의 마음에 뿌리내린 편견과 차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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