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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딤섬·훠궈는 한국 전통음식”…만우절 맞아 ‘역동북공정’

    “딤섬·훠궈는 한국 전통음식”…만우절 맞아 ‘역동북공정’

    라카이코리아, 만우절 공지 화제 국내 패션 브랜드 ‘라카이코리아’가 최근 역사왜곡과 전통문화 침탈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만우절 농담’으로 꼬집었다. 1일 라카이코리아는 자사 홈페이지에 ‘4월 1일 중국 관련 공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단원 김홍도 화백의 화풍을 본뜬 이미지를 공개했다. 초가 지붕을 얹은 조선시대 주막에 사람들이 마라룽샤(민물가재를 마라 향신료로 요리한 중국음식), 딤섬, 훠궈를 요리해 먹는 모습이 담긴 이미지였다. 그리고선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훠궈와 딤섬 그리고 마라탕을 즐겨드셨다’라는 그림 설명을 덧붙였다. 이 설명을 중국어로 번역한 이미지도 따로 제작했다.라카이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모든 거짓말이 용납되는 단 하루, 만우절’이라며 “1년 365일이 만우절인 듯 멈추질 않는 중국의 역사 왜곡, 중국의 동북공정이 얼마나 황당한 주장인지 그 기분을 느껴보았으면 합니다”라며 이번 만우절 이벤트를 제작한 취지를 밝혔다. 이어 “금일 이후로 중국의 모든 거짓말들이 사라지길 바라며, 라카이코리아는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역사왜곡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했다. 여기에 원나라 때 중국이 고려의 문화가 크게 유행했다는 중국 사서 ‘속자치통감’의 기록, 16세기에 간행된 한글 음식조리서 ‘주초침저방’에 나온 젓갈을 넣어 만든 김치 조리법 기록, 조선시대 관복과 비슷한 형태의 옷을 입고 있는 귀족의 모습이 그려진 고구려 수산리 고분 벽화 등 사료를 안내했다. 최근 중국 일각에서 김치와 한복이 중국의 전통문화라고 우기는 데 대한 반론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不能倒轉歷史車輪’(역사의 수레바퀴는 뒤로 돌릴 수 없다)는 중국 속담을 덧붙였다.라카이코리아는 지난달 1일 3·1절을 맞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가수 전효성을 모델로 한 한복 옥외광고를 통해 한복이 한국의 전통의상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린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투기의혹 수사 속도 높여 ‘면피성 수사’ 논란 없애라

    전국 18개 지검장과 3기 신도시를 관할하는 수도권 5개 지청장 등은 어제 검찰총장 주재 화상회의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또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업무상 비밀을 이용한 혐의로 고발당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수사에 나선다. 이틀 전에는 전국 공무원에게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74명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하는 등 정부와 여당은 연일 부동산 투기 혐의자를 발본색원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정부의 부동산 실책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치솟는 만큼 정부와 여당이 각종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실효성이나 타당성을 고려치 않은 임기응변이거나, 면피용 대책이라면 오히려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부산 등의 보궐선거를 의식한 ‘보여 주기식 수사’라면 부동산 투기범과 다를 바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검찰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국 43개 검찰청에 500명 이상의 검사·수사관 등으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다. 수사권 조정으로 6대 중요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외에 직접 수사권이 없어서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못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 등이 포함됐거나 부동산 투기가 부패라면 검찰의 수사권 범위다. 검찰이 어제 화상회의에서 2기 신도시 등 과거 사건부터 살피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3기 신도시 지역 등 가까운 과거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검찰은 축적된 경험과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부동산 투기범을 찾아내야 한다. 경찰도 수사 속도를 높여야 한다. 현재 국회의원 10여명, 공무원(전현직 포함) 90여명, LH 직원 35명, 지방의원 26명 등 투기의혹 관련 125건, 576명을 수사하지만 투입된 수사 인력에 비해 성과는 미미하다는 지적들이 있다. 시민단체나 언론에 의해 거론된 투기 혐의자들 외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기껏 LH 전현직 직원이나 기초자치단체 의원, 공무원 등을 추가 적발하는 데 그친다면 경찰의 수사 역량을 누가 믿겠는가. 도덕의 의무를 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투기 혐의에 수사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솔선수범해야 할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과 그 가족들의 투기 혐의를 철저히 밝혀내야 무능한 경찰, 봐주기식 수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조선구마사’ 관련 민원 5149건…방심위 공백으로 쌓여만 있다

    ‘조선구마사’ 관련 민원 5149건…방심위 공백으로 쌓여만 있다

    5기 위원회 선임 안돼 두달째 심의 못해통신 7만건…성범죄 관련 3333건 대기두달 간 개점휴업 상태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처리하지 못한 방송 및 통신 관련 민원이 각각 6819건, 6만 9809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심위는 31일 온라인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어 5기 위원회 구성 지연으로 인한 안건과 처리 현황을 설명했다. 방심위는 지난 1월 29일 4기 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었으나 국회의 선임 절차 지연으로 심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SBS ‘조선구마사’, ‘펜트하우스2’ 등 역사 왜곡이나 폭력성과 관련된 방송 관련 민원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구마사’ 관련은 5149건으로 75.5%를 차지했고, ‘펜트하우스2’ 관련 533건, tvN ‘빈센조’ 관련 10건, ‘마우스’ 관련 5건 등이 접수됐다. 방심위는 “방송이 이미 폐지됐더라도 심의 이후 방송사에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심의 전 방송이 폐지되거나 프로그램이 종료돼 실효성 있는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주사기 바꿔치기 게시물’ 등 관계 기관에서 차단 협조를 요청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 정보도 136건이었다. 긴급한 대응이 요구되는 디지털성범죄 정보는 자율규제로 2032건의 삭제를 완료했으며 3333건이 대기 중이다. 김영선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장은 “사무처 인력을 자율규제 쪽으로 전환해 관련 정보를 사업자 스스로 삭제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해외 서버를 둔 불법 정보들은 자율규제로 조치가 어려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3명, 여야가 각 3명씩 추천해 총 9명으로 꾸리는 방심위원은 그동안 ‘지각 출범’이 잦았다. 앞서 3기 방심위는 1개월, 4기 방심위는 7개월 늦게 꾸려졌고 4기 방심위의 경우 출범 이후 6개월간 밀린 심의를 처리했다. 방심위는 민경중 사무총장 명의로 지난달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여야 간사에게 빠른 선임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민 사무총장은 “위원 위촉 지연이 세달까지 지속할 경우 매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조속히 위원을 위촉해달라”고 호소했다. 사무처는 “5기 위원회가 출범하면 다음 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전임 위원의 임기를 연장하는 내용으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현행법에는 위원 임기 만료 뒤 공백에 대한 보완 규정이 없어, 후임자 선임 전까지 직무를 계속한다는 규정을 넣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부동산 개발정보 알지도 못하는데…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나”

    “부동산 개발정보 알지도 못하는데…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나”

    정부 “전체 공무원 재산등록” 밝히자교총·교사노조·전교조 잇따라 성명 내“투기와 관계 없는데…과도하다” 반발전교조 “재산등록 실효성 없다” 지적 정부가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산등록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원단체에서도 반발이 나온다. 부동산 재산등록의 범위는 관련 업무 공직자와 고위직 공무원 등으로 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사노조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은 31일 각각 성명을 내고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재산등록 추진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투기 근절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부동산 개발정보나 투기와 아무 관계도 없는 교원은 물론 전체 153만 공무원·공공기관 직원까지 재산을 공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투기를 예방하고 감시해야 할 정부가 실패 책임을 갓 입직한 교사부터 전체 교원·공무원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교사노조도 “이번 정부 여당의 발표에 대해 일반 교사들은 자신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 여기며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투기 정보를 활용해 재산을 취득했으면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 그런 정보를 접할 수 없는 일반교사까지 재산등록 대상자로 확대해 일선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발했다. 전교조는 재산등록 대상 공무원 전면 확대로 부동산 투기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고위공직자 재산등록과 정보 공개로 투기 혐의를 몇 건이나 적발했는지 되돌아 보라”며 “실효성 없는 꼬리자르기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LH 전·현직 임직원의 신도시 부지 투기 의혹이 일자 재발 방지책으로 ‘모든 공직자’ 재산등록 의무화를 내놨다. 현재 4급 이상인 재산등록 의무 대상을 공직사회 전체로 확대해 부동산 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공직사회에서는 부동산 투기 정보에 접근조차 못 하는 공무원까지 포함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부고] 김진아씨 부친상, 허지연씨 부친상, 안동우씨 모친상, 이영호씨 장모상

    ■ 김진아(서울신문 국제부 기자)씨 부친상 △ 김광수씨 별세, 김진아(서울신문 국제부 기자)·김은경(엠스텍 대리)씨 부친상, 조재형(더클래스효성 안양벤츠 주임)씨 장인상, 30일,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발인 4월 1일 오전 10시, 02-6986-4440 ■ 허지연(연합뉴스 강원취재본부 사원)씨 부친상 △ 허남수씨 별세, 허지연(연합뉴스 강원취재본부 사원)씨 부친상, 30일 오후 2시 20분, 춘천 호반장례식장 특 5호, 발인 4월 1일 오전 7시, 장지 춘천 안식원. 033-261-7314 ■ 안동우(제주시장)씨 모친상 △ 임순자씨 별세, 안동수·동옥·동우(제주시장)·영호씨 모친상, 30일 오전 1시 20분, 김녕농협장례문화센터, 발인 4월 2일 오전 6시 30분, 장지 제주시 양지공원. 064-783-6511 ■ 이영호(연합뉴스 스포츠부 차장)씨 장모상 △ 김인순씨 별세, 이영호(연합뉴스 스포츠부 차장)씨 장모상, 30일 오전 9시 40분,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발인 4월 1일 오전 10시 30분. 031-900-0444
  • 4월 1일부터 백신휴가 최대 이틀…유급휴가 적용 권고

    4월 1일부터 백신휴가 최대 이틀…유급휴가 적용 권고

    4월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이상반응을 느끼면 총 이틀의 ‘백신 휴가’를 쓸 수 있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난 접종자는 의사 소견서 없이도 신청만으로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접종 다음 날 하루 휴가를 쓰고, 이상반응이 계속되면 추가로 1일을 더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접종 후 이상반응이 2일 이내에 호전되며, 만약 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접종 당일도 민간 유급휴가 적용 권고 정부는 백신을 맞는 당일 접종에 필요한 시간에 대해서도 공가·유급휴가 등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백신 휴가는 4월 첫째 주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보건교사, 또 6월 접종을 앞둔 경찰·소방·군인 등 사회필수인력과 민간 부문에까지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다.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소속 종사자들에게 각 사업·시설의 여건에 따라 병가나 유급휴가, 업무배제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 업무배제의 경우도 시설장의 인정을 받으면 유급을 전제로 근무가 인정된다. 또 사회필수인력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행정안전부의 복무규정에 따라 병가를 적용한다. 아울러 5월 접종이 예정된 항공 승무원에 대해서도 항공사 협의를 거쳐 백신 휴가를 부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기업 등 민간 부문에 대해서도 임금 손실이 없도록 별도의 유급휴가를 주거나 병가 제도가 있으면 이를 활용하도록 권고·지도하기로 했다. 감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해 접종 후 휴가 부여를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키로 했다. ‘의무 아닌 권고’ 논란에 정부 “형평성 고려한 결정”다만 이러한 백신 휴가가 접종자 전원에 대한 의무휴가가 아닌 ‘권고휴가’여서 민간 부문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민간기업이나 자영업·소상공인은 사실상 휴가를 사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는 오히려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앞선 브리핑에서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나 가사노동에 종사하는 주부 등에 대해서는 휴가를 부여할 방법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며 “현 상황에서 의무 휴가를 적용한다면 오히려 (직업·업종별)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 부문의 백신 휴가 활성화 유인책과 관련해선 “상위 경제단체나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기업의 협조를 끌어낼 계획”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들이) 얼마나 많이 백신을 접종하는가가 작업 현장의 안전성·생산성과도 직결되는 부분이 있어 큰 애로가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고]

    ●김진아(서울신문 국제부 기자)·은경(엠스텍 대리)씨 부친상 조재형(더클래스효성 안양벤츠 주임) 장인상 30일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 1일 오전 10시 (02)6986-4440
  • “인터넷 가짜뉴스, 열람 차단 청구권 도입 시급”

    “인터넷 가짜뉴스, 열람 차단 청구권 도입 시급”

    잘못된 보도로 인한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전통적인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뉴미디어가 영향력을 키우면서 허위 정보로 인한 피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언론 분쟁을 조정·중재하는 준사법기구인 언론중재위원회 접수 건수는 2010년 이후 매년 10%씩 늘어 지난해 3924건으로 2014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981년 출범 첫해 44건에 비해 약 90배로 늘어난 숫자다.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공적 대체 분쟁해결 기구(ADR)로 국내 언론 분쟁의 90%를 맡고 있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역할은 미디어 환경이 격변하는 시기 더 커지고 있다. 31일 설립 40주년을 맞은 언론중재위원회 이석형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0년간 언론 분쟁과 관련해 국민들의 권리 의식과 감수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권리 실현에 기여해 온 중재위의 역할이 앞으로도 많다”고 강조했다. ●뉴스 중재 75%가 인터넷… 제도 개선 필요 최근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급격한 발전은 언론 보도의 속도와 파급력을 키웠다. 지난해 중재위가 처리한 사건 중 인터넷 신문 및 포털 등 인터넷 기반 뉴스의 비중은 75.1%에 달한다.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 구제는 속도와 실효성이 가장 중요하다. 인터넷은 그 효과가 지속적이며 현재 진행형이라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 위원장은 잘못된 보도를 일반인이 볼 수 없게 조치하는 열람차단청구권 도입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현재 피해자가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반론·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인데, 피해자들은 일차적으로 기사 확산을 막는 것을 가장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를 법률상 권리로 명시해야 한다”면서 “급증한 사건 처리를 위해 현재 90명인 중재위원을 120명으로 늘리는 개정안도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와 댓글, ‘퍼나르기’ 등으로 인한 인격권 침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구독자가 수십만, 수백만을 넘는 유튜버들은 실질적으로 언론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방송이나 인터넷 신문이 아니다. 이 위원장은 “길게는 몇 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민사소송 대신 전문성과 신속성, 실효성을 갖춘 언론중재법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과 관련한 제도 정비도 필수다. 뉴스 확산과 피해의 정도가 국내 포털보다 훨씬 큰 만큼 인터넷 뉴스 서비스에 포함해야 빠른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보도 손해배상제 장기적 도입 검토 최근 정치권이 추진 중인 악의적 보도에 대한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에는 “중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언론 보도로 인한 인격권 피해는 손해액 산정이 비교적 어렵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수백만 달러의 배상액을 지불할 경우 언론사가 문을 닫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입증 책임 문제나 언론사 규모를 고려해야 할지에 대한 공론화 등 여러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 위원장은 “정보통신망법을 적용하면 언론 보도의 잘못이 확인되기 전 임시 조치가 가능해 언론 자유침해 가능성이 높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도 업무가 중복된다”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친 후 도입해야 언론 자유를 지키고 잘못된 보도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팩트체크·사후 조치… 언론 자구 노력 중요 다만 이 위원장은 “피해 발생 전 정확한 보도를 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댔다. 장기적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언론 스스로 팩트체크와 보도 이후의 사후 조치를 제대로 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잘못된 보도를 가려낼 수 있는 미디어 수용자 리터러시 교육도 중요한 만큼 관련 교육을 꾸준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표현의 자유와 피해 구제 사이의 균형을 잡아 온 중재위에 대해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전한 이 위원장은 2년 전 미국 뉴욕타임스와 변호사협회 등을 방문한 일화를 소개했다. 민사소송 중심으로 큰 비용과 시간이 드는 외국에서는 독립성을 갖추고 피해 구제율도 70%에 육박하는 우리 제도를 매우 부러워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독립성과 공정성을 잃지 않고 세계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관으로 뿌리내리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효성, 터키·브라질 스판덱스 공장 잇단 증설

    효성, 터키·브라질 스판덱스 공장 잇단 증설

    효성은 선제적인 투자와 신사업 육성으로 코로나19 극복에 나섰다. 조현준 회장도 “변화의 시기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터키와 브라질에 스판덱스 공장을 잇달아 증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터키 공장은 올해 7월까지 600억원 투자로 연산 1만 5000t 규모를 더해 총 4만t까지 규모를 확장한다. 브라질 공장은 올해 12월까지 400억원 투자로 연산 1만t 규모를 증설해 생산능력을 2만 2000t까지 늘린다. 이 두 곳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최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의류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친환경 시장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 각 지역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섬유 ‘리젠서울’로 만든 옷도 출시했다. 효성중공업은 수소 사업을 본격화한다. 2023년까지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약 1만평)에 연산 1만 3000t 규모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을 구축한다. 액화수소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 120여곳에 수소 충전이 가능한 충전인프라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 4000t의 탄소섬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 1차 증설을 완료해 연산 4000t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지금은 수소 연료탱크용 탄소섬유 개발과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울산 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 규모를 연산 1200t에서 3700t으로 확대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하수처리장 지상에 공원·골프장…전기·화력발전소 연료도 만든다

    하수처리장 지상에 공원·골프장…전기·화력발전소 연료도 만든다

    영국 의학저널인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은 2007년 1월 현대 의학의 가장 위대한 성과로 ‘하수도와 깨끗한 물’을 선정했다. 위생과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하수도는 도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다. 이 중 하수처리장은 생활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물리·화학적 방법 및 미생물을 이용해 처리한다. 국내에서는 1976년 9월 21일 청계천 하수처리장이 준공되면서 하수처리시대가 시작됐고, 1988년 올림픽을 전후해 집중 설치됐다. 2019년 기준 4216곳, 시설용량이 하루 2607만t에 달한다. 시설용량이 하루 500t 이상인 처리장이 681개, 5만t 이상 공공하수처리장도 68개나 된다. 공공하수도 보급률 94.3%, 하루 500t 이상 하수처리장은 고도처리공법을 도입해 하수의 수질을 재이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높였다.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위생적 하수 처리와 하천 수질 보호 등을 넘어 에너지 자립과 자원 순환, 온실가스 배출 저감 등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그러나 하수처리장은 여전히 대표적인 ‘님비시설’ 중 하나다. 막을 올린 통합물관리와 연계해 노후화가 도래한 국내 하수처리장에 대한 재설계가 시급해졌다.●에너지 자립·자원 순환 등 역할 확대 30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하수처리장의 하루 처리량은 2019년 기준 1922만t으로 시설용량의 73.7% 수준이다. 시설 확충에 따라 하수 오염부하량(BOD 기준 3442t)의 98.7%를 제거하고, 총인(녹조 등을 유발하는 유기물질)은 95.5%를 줄여 공공수역의 수질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수처리장 내 설치된 소화조를 개선해 하수찌꺼기(슬러지) 감량화와 소화과정에서 발생된 바이오가스를 발전·연료 등으로 활용한다. 2020년 감량화 사업이 완료된 22개 처리장의 감량률이 평균 38.3%로 분석됐다. 소화가스 발생량은 하루 8만t 규모로 판매·발전·자체이용 등으로 7만 7775t을 이용하고, 나머지 잉여가스(2780t)는 소각 처리한다. 하수처리장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노후화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하루 500t 이상 처리 시설 중 25년 이상 된 노후 하수시설이 63곳이다. 노후 하수처리장은 2025년 158곳, 2030년 281곳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더욱이 노후 처리장 대부분이 도심에 위치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공하수관로(16만여㎞)의 43.2%도 20년 이상 사용돼 노후화가 심각하다. 시설 노후화는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환경부 조사 결과 하수처리 고도화로 에너지 사용량이 늘면서 하루 5만t 이상을 처리하는 대규모 공공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자립률이 16.3%에 불과했다. 더욱이 초기(BOD 기준 120)와 비교해 유입수질 농도가 높아진 반면 방류수질 기준은 강화돼 시설 개선 필요성도 대두된다. 빗물 등이 유입되는 합류식 관로 대신 하수만 처리하는 분리식이 확대되면서 ‘고농도화’가 심각하다. 유입하수 농도가 200 이상까지 치솟아 처리시간이 길어지자 처리장마다 처리공간이 추가로 필요하게 됐다.노후화 대책은 지역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수도권은 이전 장소 확보가 어렵다 보니 지하화한 후 상부를 공원 등으로 개발해 시민에게 제공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지역은 도시 외곽에 조성됐으나 도시가 팽창하면서 악취·경관 등에 따른 민원이 심각해져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전에는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다 보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부 생활하수과 지영빈 사무관은 “노후 하수처리시설 개선 타당성 평가기준을 하수도정비 기본계획 지침에 반영해 지자체가 기능 저하에 따른 시설 폐지 또는 전면 개량을 판단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처리장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악취 관리 등 처리 전 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컨트롤할 수 있는 스마트 하수도 관리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하수도 및 수질 관련 공공서비스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평가한다. 하수도 정책이 하수처리와 시설 확충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수처리장과 관련한 최대 민원은 악취다. 지상에 위치한 처리장은 지역을 막론하고 타깃이 되고 있다. 악취를 컨트롤할 수 있는 최선책은 지하화다. 신축이나 시설 개량 시 지하로 시설을 옮기는 것이 일반화됐다. 2016년 가동을 시작한 세종시 하수처리장(수질복원센터)은 인근에 대형마트가 위치해 있다. 지하에 처리장이 있고 상부는 녹지다 보니 설명하지 않으면 처리장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세종시는 이곳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기 안양 새물공원은 기존 박달하수처리장을 2018년 지하화했다. 상부는 체육공원과 피크닉시설 등으로 조성해 시민 편의시설로 제공한다. 하남 유니온파크는 하수와 폐기물처리시설이 융합돼 있다. 지하에 하수처리장과 소각시설, 음식물자원화시설, 재활용품선별시설 등이 입지해 악취 등 민원을 원천 차단했다. 상부에는 전망대와 체육시설, 중앙광장 등 주민친화공원을 조성했다. 지역에서도 의미 있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충남 서산시는 상부에 조성된 기존 하수처리장과 연계해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지난해 8월 완공했다. 별도 처리하던 하수와 음식물, 축산폐수 통합 처리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해 열에너지와 전기를 생산하고, 사용된 슬러지는 인근 화력발전소에 연료로 공급해 에너지 절감 및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도농지역 하수처리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또 제주에서는 이전 하수처리장에 최초로 국비가 지원되고, 대전하수처리장은 국내 최초 대형 하수처리장 이전 및 국내 최대 환경분야 민간투자방식으로 추진된다. 최신 정화공법이 적용돼 방류수 수질 개선과 운영 비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최영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자립 및 탄소중립 이행 방안으로 소화조 개선은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과거 슬러지를 줄이기 위한 시설에서 메탄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개량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에너지 절감 및 자원회수 성과 등이 높은 지자체나 시설 운영자에게 정책적·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하수처리수, 상류 지하수로 활용해야” 물 순환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무상으로 제공되는 하수 재이용률은 2019년 기준 16.1%에 불과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정화한 하수처리수가 하천으로 흘러가고 있다. 재이용도 청소·화장실용 등으로 사용하는 장내용수(5억 2000만t)와 하천유지용수(4억 8300만t)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처리장이 대부분 하천의 하류지역에 위치해 농업용수(1200만t)나 도시용수(3000만t)는 이동거리 등으로 활용이 많지 않았다. 유일하게 ‘유상’ 공급하는 공업용수는 과다한 정화 비용으로 이용 부담 속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계에서는 하수처리수의 ‘지하수 충전’을 제안하고 있다. 하수처리수를 상류지역 지하수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박준홍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지하수 충전을 통한 재이용은 기술적으로 타당하고 자연기반 정화를 통해 수돗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며 “지하수 수질 보전과 지반 안전 등을 반영한 수질 및 수량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실증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수계 전체의 수질 관리는 유역관리제가 유용하고 하수 재이용 등 탄소중립 및 자원순환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처리장의 소규모 분산화가 필요하다”면서 “지자체·주민 합의가 전제되기에 당장 실현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朴 “경단녀 예방” vs 吳 “1인 가구 대책본부”… 젠더 폭력은 ‘겉핥기’

    朴 “경단녀 예방” vs 吳 “1인 가구 대책본부”… 젠더 폭력은 ‘겉핥기’

    朴 재취업 지원→경력단절 해소 진일보워킹맘 지원도 ‘남녀 일·생활 균형’ 전환전문가 “무상급식·돌봄 플랫폼 긍정적” 吳 전체의 34% ‘1인가구 5대 불안’ 해결안심소득, 근로유인 규모 먼저 확인해야여성 고용책 ‘기혼 유자녀’ 국한 아쉬움 여성 안전은 둘 다 ‘사후 대책’에만 주력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성평등 실현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부동산 개발 경쟁과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치달아 정작 젠더 공약은 주변부로 밀려났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으로 관심을 모았던 여성 안전, 젠더 폭력 방지 대책과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모두 실효성 있는 공약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위한 고용 등에서는 진일보했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는 ‘여성 경력단절 해소를 위한 관점의 대전환’을 내세웠다. ‘재취업 지원’에서 ‘경력 단절 예방’으로, ‘워킹맘 지원’에서 ‘남녀 모두를 위한 일·생활 균형’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게 핵심이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에게만 전가되던 ‘육아’의 개념을 남녀 모두의 것으로 돌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과 육아의 균형을 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의 성평등임금공시제의 민간 확대 적용, 공공 구매 금액 중 일부를 여성 기업에 할당하는 여성기업 의무 구매 비율 제도도 호평을 받았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연구위원은 “별도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여성고용·창업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며 “다만 성차별이 일어난 기업과는 계약·조달에 임하지 않는 등 내용을 구체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 후보가 제안한 여성 고용정책은 기혼 유자녀 여성들에 국한됐다는 지적이다. 오 후보는 공공기관 비대면 근무 직종 여성 고용 확대, 주부 일자리 찾기 프로그램 강화 등을 공약했다. 신 교수는 “여성들에게만 비대면 탄력 근무직을 늘리는 것은 여성들을 주변적이고 단순한 작업에 종사하게 해 저품질 일자리로 내몰 수 있다”고 말했다. 젠더 폭력, 여성 안전에 대한 지원책은 두 후보 모두 사후 대책에만 주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두 후보 공통 공약인 공무원 성비위 원스트라이크아웃제는 소송을 통해 복직이 가능한 현행 법 체계에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의 스마트 안심 호출기 지급, 오 후보의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등도 원룸·빌라 등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주거 환경 속에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간과했다. 군소 후보들의 공약은 훨씬 급진적이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미래당 오태양 후보, 진보당 송명숙 후보는 생활동반자 조례 제정을 약속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기존 부계 중심의 가족 제도를 넘어서 성평등 사회의 시작을 알리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복지 분야 공약에서는 새로운 고용 형태와 1인 가구 증가 등 시대상을 반영한 맞춤형 공약이 주를 이룬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오 후보는 보수 정당 소속으로 안심소득 등 담대한 공약을 내놓은 점을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시장으로서 적절한 공약은 아니다”라고 총평했다. 반면 박 후보의 무상급식과 돌봄플랫폼 공약 등에는 “서울시장으로서 실현 가능한 최대치”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연간 200억원으로 서울시 공·사립 유치원 어린이 7만 5000명에게 중식·간식·우유를 제공하는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을 내놨다. 한창근 성균관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10년 전 무상급식 반대에 시장직을 걸었던 오 후보 공격용으로 내놓은 정치적 목적의 정책”이라면서도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가 공동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유치원 비용을 모두 지원하는 방향이 옳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21분 콤팩트 시티’ 공약의 일환으로 원스톱 헬스케어 개념을 제시했다. 동네 병원과 약국 중심으로 우리 동네 주치의 제도를 만들고 대형병원과 연결해 어디서든 21분 내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는 게 핵심이다. 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발맞춘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 고용보험료 지원 강화도 주요 공약이다. 오 후보의 서울시민 안심소득제 시범 실시는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4인 가구 기준 연 6000만원(중위소득 100%) 이하 200가구를 선정해 안심소득(6000만원)에 미달하는 금액 50%를 서울시가 보장한다. 하후상박의 선별지급 방식으로 연간 40억원의 예산으로 200가구에 시범사업 후 내용을 평가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 교수 “현재의 생계급여 제도는 일자리를 제안받아도 지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일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지만, 안심소득은 일한 만큼 수입이 추가로 늘어나 근로유인이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단 시범사업을 통해 근로유인이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확인한다는 설계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청년 복지에는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에게 월 20만원을 10개월 동안 지원하는 월세 지원을 약속했다. 오 후보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1인 가구를 위해 ‘안심특별대책본부’를 설치해 안전, 질병, 빈곤, 외로움, 주거 등 1인 가구 5대 불안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윤김 교수는 “전체 가구의 33.9%에 달하는 서울시 1인 가구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평가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이슬기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경단녀 예방” 朴 vs. “1인 가구 대책본부” 吳…젠더 폭력은 겉핥기

    “경단녀 예방” 朴 vs. “1인 가구 대책본부” 吳…젠더 폭력은 겉핥기

    [4·7 재보선-공약 평가] <3> 서울시장 후보 여성·사회보장 분야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성평등 실현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부동산 개발 경쟁과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치달아 정작 젠더 공약은 주변부로 밀려났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으로 관심을 모았던 여성 안전, 젠더 폭력 방지 대책과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모두 실효성 있는 공약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위한 고용 등에서는 진일보했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는 ‘여성 경력단절 해소를 위한 관점의 대전환’을 내세웠다. ‘재취업 지원’에서 ‘경력 단절 예방’으로, ‘워킹맘 지원’에서 ‘남녀 모두를 위한 일·생활 균형’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게 핵심이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에게만 전가되던 ‘육아’의 개념을 남녀 모두의 것으로 돌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과 육아의 균형을 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의 성평등임금공시제의 민간 확대 적용, 공공 구매 금액 중 일부를 여성 기업에 할당하는 여성기업 의무 구매 비율 제도도 호평을 받았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연구위원은 “별도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여성고용·창업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며 “다만 성차별이 일어난 기업과는 계약·조달에 임하지 않는 등 내용을 구체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오 후보가 제안한 여성 고용정책은 기혼 유자녀 여성들에 국한됐다는 지적이다. 오 후보는 공공기관 비대면 근무 직종 여성 고용 확대, 주부 일자리 찾기 프로그램 강화 등을 공약했다. 신 교수는 “여성들에게만 비대면 탄력 근무직을 늘리는 것은 여성들을 주변적이고 단순한 작업에 종사하게 해 저품질 일자리로 내몰 수 있다”고 말했다. 젠더 폭력 지원책은 사후 대책에만 주력해 아쉬워 젠더 폭력, 여성 안전에 대한 지원책은 두 후보 모두 사후 대책에만 주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두 후보 공통 공약인 공무원 성비위 원스트라이크아웃제는 소송을 통해 복직이 가능한 현행 법 체계에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의 스마트 안심 호출기 지급, 오 후보의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등도 원룸·빌라 등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주거 환경 속에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간과했다. 군소 후보들의 공약은 훨씬 급진적이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미래당 오태양 후보, 진보당 송명숙 후보는 생활동반자 조례 제정을 약속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기존 부계 중심의 가족 제도를 넘어서 성평등 사회의 시작을 알리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시대상 반영한 맞춤형 공약 눈에 띄지만 세부 공약은 의견 분분복지 분야 공약에서는 새로운 고용 형태와 1인 가구 증가 등 시대상을 반영한 맞춤형 공약이 주를 이룬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오 후보는 보수 정당 소속으로 안심소득 등 담대한 공약을 내놓은 점을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시장으로서 적절한 공약은 아니다”라고 총평했다. 반면 박 후보의 무상급식과 돌봄플랫폼 공약 등에는 “서울시장으로서 실현 가능한 최대치”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연간 200억원으로 서울시 공·사립 유치원 어린이 7만 5000명에게 중식·간식·우유를 제공하는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을 내놨다. 한창근 성균관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10년 전 무상급식 반대에 시장직을 걸었던 오 후보 공격용으로 내놓은 정치적 목적의 정책”이라면서도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가 공동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유치원 비용을 모두 지원하는 방향이 옳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21분 콤팩트 시티’ 공약의 일환으로 원스톱 헬스케어 개념을 제시했다. 동네 병원과 약국 중심으로 우리 동네 주치의 제도를 만들고 대형병원과 연결해 어디서든 21분 내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는 게 핵심이다. 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발맞춘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 고용보험료 지원 강화도 주요 공약이다.오 후보의 서울시민 안심소득제 시범 실시는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4인 가구 기준 연 6000만원(중위소득 100%) 이하 200가구를 선정해 안심소득(6000만원)에 미달하는 금액 50%를 서울시가 보장한다. 하후상박의 선별지급 방식으로 연간 40억원의 예산으로 200가구에 시범사업 후 내용을 평가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 교수 “현재의 생계급여 제도는 일자리를 제안받아도 지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일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지만, 안심소득은 일한 만큼 수입이 추가로 늘어나 근로유인이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단 시범사업을 통해 근로유인이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확인한다는 설계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청년 복지에는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에게 월 20만원을 10개월 동안 지원하는 월세 지원을 약속했다. 오 후보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1인 가구를 위해 ‘안심특별대책본부’를 설치해 안전, 질병, 빈곤, 외로움, 주거 등 1인 가구 5대 불안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윤김 교수는 “전체 가구의 33.9%에 달하는 서울시 1인 가구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평가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슬기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언론보도 피해 구제는 신속성이 생명…구글도 뉴스서비스 포함돼야”

    “언론보도 피해 구제는 신속성이 생명…구글도 뉴스서비스 포함돼야”

    잘못된 보도로 인한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전통적인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뉴미디어가 영향력을 키우면서 허위 정보로 인한 피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언론 분쟁을 조정·중재하는 준사법기구인 언론중재위원회 접수 건수는 2010년 이후 매년 10% 가량 늘어, 지난해 3924건으로 2014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981년 출범 첫해 44건에 비해 약 90배로 늘어난 숫자다.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공적 대체 분쟁해결 기구(ADR)로 국내 언론 분쟁의 90%를 맡고 있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역할은 미디어 환경이 격변하는 시기 더 커지고 있다. 31일 설립 40주년을 맞은 언론중재위원회 이석형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0년간 언론 분쟁과 관련해 국민들의 권리 의식과 감수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권리 실현에 기여해 온 중재위의 역할이 앞으로도 많다”고 강조했다. 국내 언론분쟁 90% 담당…인터넷 보도 비중 75% 달해최근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급격한 발전은 언론 보도의 속도와 파급력을 키웠다. 지난해 중재위가 처리한 사건 중 인터넷 신문 및 포털 등 인터넷 기반 뉴스의 비중은 75.1%에 달한다.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 구제는 속도와 실효성이 가장 중요하다. 인터넷은 그 효과가 지속적이며 현재 진행형이라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 위원장은 잘못된 보도를 일반인이 볼 수 없게 조치하는 열람차단청구권 도입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현재 피해자가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반론·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인데, 피해자들은 일차적으로 기사 확산을 막는 것을 가장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 조정을 통해 잘못된 보도가 검색되지 않게 조치하지만, 이를 법률상 권리로 명시해야 한다”면서 “급증한 사건 처리를 위해 현재 90명인 중재위원을 상한선을 120명으로 늘리는 개정안도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튜브 등 1인 미디어·글로벌 플랫폼도 중재위에서 다뤄야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와 댓글, ‘퍼나르기’ 등으로 인한 인격권 침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구독자가 수십만, 수백만을 넘는 유튜버들은 실질적으로 언론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방송이나 인터넷 신문이 아니다. 이 위원장은 “길게는 몇 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민사소송 대신 전문성과 신속성, 실효성을 갖춘 중재위가 다룰 수 있도록 언론중재법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과 관련한 제도 정비도 필수다. 뉴스 확산과 피해의 정도가 국내 포털보다 훨씬 큰 만큼 인터넷 뉴스 서비스에 포함해야 빠른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 신뢰 위한 자구 노력 중요…징벌적 손배제 장기적 접근해야 최근 정치권이 추진 중인 악의적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는 “중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언론 보도로 인한 인격권 피해는 손해액 산정이 비교적 어렵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수백만 달러의 배상액을 지불할 경우 언론사가 문을 닫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법원 판결에 적용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중재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 이 위원장은 “입증 책임 문제나 언론사 규모를 고려해야 할지에 대한 공론화 등 여러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망법을 적용하면 언론 보도의 잘못이 확인되기 전 임시 조치가 가능해 언론 자유 침해 가능성이 높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도 업무가 중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친 후 도입해야 언론 자유를 지키고 잘못된 보도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위원장은 “피해 발생 전 정확한 보도를 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댔다. 장기적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언론 스스로 팩트체크와 보도 이후의 사후 조치를 제대로 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잘못된 보도를 가려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중요한 만큼 관련 교육을 꾸준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미국 등 해외서도 관심…벤치마킹 할 수 있는 기관 될 것 표현의 자유와 피해 구제 사이의 균형을 잡아 온 중재위에 대해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전한 이 위원장은 2년 전 미국 뉴욕타임스와 변호사협회 등을 방문한 일화를 소개했다. 외국은 민사소송 중심으로 큰 비용과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 우리 제도에서는 1개월 이내에 사건이 해결되고 피해 구제율도 70%에 육박해 매우 부러워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독립성과 공정성을 잃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관으로 뿌리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朴·吳, 자영업자 무이자 대출… 표 의식해 돈 푸는 ‘게으른 공약’

    朴·吳, 자영업자 무이자 대출… 표 의식해 돈 푸는 ‘게으른 공약’

    朴, 임대료 내린 임대업자에 재정 지원시민 1인당 10만원씩 디지털화폐 지급기업 유치해 일자리 늘리는 고민 없어 吳, 3대 경제축으로 4차 산업혁명 선도 2032년 올림픽 유치해 700조 경제시대거시적인 공약 나열하고 구체성 떨어져서울신문이 29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 공약을 비교한 결과 전문가들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 후보의 공약이 실행 가능한 구체성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 후보의 경우 서울 전체의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굵직한 사업들을 내걸었지만 1년 남짓한 임기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봤다. 다만 두 후보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재정에 기반한 약속들을 앞세운 건 다분히 표를 의식한 ‘게으른 공약’이라는 일관된 비판이 나왔다. 박 후보는 장관 재임 시절 일궈 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정책의 성과를 서울시에 적용하기 위해 ‘화끈 시리즈’ 공약을 내세웠다. 소상공인과 청년에게 50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하는 ‘화끈 대출’과 소상공인 임대료 30% 감면 임대업자에게 감면액의 절반(15%)을 지원하는 ‘화끈 임대료’ 공약이 핵심이다. 또 긴급경영안정 특별보증 규모를 2조원 이상 확대하고, 서울사랑상품권 역시 1조원 증액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금융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재원만 마련돼 있다면 어려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자체는 기업을 어떻게 유치해 일자리를 제공하느냐를 고민해야 하는데 박 후보의 공약이 재정지원 사업들만 나열되고 있는 게 문제”라며 “대출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현금 지급 형태의 정책으로 실효성이나 지속가능성 효과에 의문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자영업자를 위한 ‘4무(無) 대출 보증’을 약속했다. 1억원 한도로 보증금, 이자, 담보, 복잡한 서류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의 화끈 시리즈와 대출 규모, 세부 혜택 등에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 시의 재정지원 공약이라는 점은 같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돈을 나눠 주겠다는 공약은 누구든 할 수 있는 매우 ‘게으른 공약’”이라며 “후보들이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기보단 지금 서울시가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따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민 1인당 10만원의 보편적 재난위로금을 블록체인 기반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하겠다는 박 후보의 공약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렸다. 박 후보는 지급 개시 후 6개월 이내 소멸하는 디지털지역화폐로 발행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약 1조원으로 추계되는 소요 예산은 서울시의 순세계잉여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지역화폐는 이미 경기도에서 시행한 사업인 만큼 서울시도 못할 이유는 없다”며 “재원만 해결한다면 실행 여부는 의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순종 경기대 사회학 교수는 “1차 재난지원금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 기준으로 30%만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비 연결이 불확실한 일회성 10만원 지급보다는 서울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제도가 더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당선 시 서울시장 4선 도전을 공언한 오 후보는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5대 거점(강서구 마곡산업단지·금천구 G밸리·서초강남·동대문 흥릉·용산)을 중심으로 3대 서울경제축(강서~구로~금천·서초~강남·마포~용산~동대문)을 완성하고, 2032년 서울올림픽 유치로 2033년 ‘서울경제 700조 시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들 생계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지나치게 거시적인 경제 공약을 나열한 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교수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에게 초점을 맞춘 공약이 부족하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라며 “쉽게 와닿지 않는 3대 경제축 공약은 경제 공약이라기보단 자칫 희망사항으로 비쳐질 수 있다. 2032년 서울올림픽 공약 역시 최근 대도시의 올림픽 유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있기 때문에 확실히 서울 경제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檢 수사권 뺏을 땐 언제고… 투기색출에 500명 투입

    檢 수사권 뺏을 땐 언제고… 투기색출에 500명 투입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전국적 부동산 투기 수사 국면에서도 법률 자문 등 ‘후방 지원’에 머물러야 했던 검찰이 다시 수사 일선에 등장할 기회를 잡았다. 정부가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실상 역대 3번째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검찰이 수사 전면에 나설 것을 요구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특별수사와 조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보여달라”고 당부하면서 검찰에 힘을 실어줬다. 그간 수사권 조정에 이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으로 ‘수사권 완전 박탈’ 위기에 몰렸던 검찰은 이번 부동산 투기 수사를 통해 파국으로 치닫던 정부·여당과도 새로운 관계 설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반부패정책협의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직접 수사 대상은 검찰 스스로 수사하겠지만 강제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구속영장의 청구 등의 영역에선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양대 수사기관은 오랜 부동산 수사 경험을 서로 공유해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신속한 수사로 부동산 부패가 용납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도 협의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검찰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직접 수사를 할 것”이라면서 “부동산 부패 관련 송치 사건 및 검찰 자체 첩보로 수집된 6대 중대범죄는 직접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조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 대책 발표 직후 대검 부장들과 회의를 열고 일선 검찰청에 관련 지침을 하달할 것을 지시했다. 대검 형사부는 정부 대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만들어 30일 일선 검찰청에 하달할 방침이다. 이날 협의회의 부동산 투기사범 색출·근절 대책은 크게 ▲정부특별수사본부 규모 2배 확대 ▲전국 43개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 편성 ▲검찰의 직접수사 적극적 활용 등으로 요약된다. 이중 검찰이 주목하는 내용은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수사를 담당하고 검찰은 법률 자문 및 지원 등에 머물러야 했던 부동산 투기 수사에 정부가 검찰이 전면에 나설 길을 열어준 대목이다. 지난 1일 LH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거의 한달이 지났지만 관련 수사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 결과 4·7 재보선은 물론 정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치명타’가 되고 있다. 다만 의혹 초기부터 야당은 물론 여권 일부에서도 ‘검찰이 수사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수사권 조정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정부는 검찰에 국수본에 법률 자문 정도의 역할만 부여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이런 전후 사정을 따질 여유가 없을 정도로 LH 의혹의 후폭풍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앞서 LH 의혹과 관련해 이미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협력단’을 설치한 검찰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전국 각 검찰청에 전담 수사조직을 신설하고 검사와 수사관 등 500명에 달하는 수사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현재 검찰 수사협력단은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단장으로 대검 범죄수익환수과장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LH 수사 관련 국수본과 관할 지방경찰청 등과 협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대폭 확대해 경찰 송치 사건의 지휘 뿐 아니라 적극 수사에 관여할 전망이다. 의혹이 불거진 경기 광명시나 시흥시 등을 관할하는 수원지검, 세종을 관할하는 대전지검 등 일선 지방검찰청들이 수사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이미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직접수사가 가능한 ‘6대 주요 범죄’가 아닌 부동산 투기 수사에서 검찰이 실질적인 수사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6대 범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으로 부동산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4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원의 범죄만 검찰 수사가 가능하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문무일 전 총장 때부터 규모가 큰 지청에서도 인지수사를 중단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인지수사를 다시 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자체 첩보로 직접 수사하라는 부분에 대해 일선에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경찰은 시도경찰청 내 강력범죄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 인력을 충원하고, 일선경찰서 중 규모가 큰 1급서의 지능범죄수사과 인력까지 부동산 투기 수사인력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획 부동산이나 부동산 투기 사범에 대한 밑바닥 수사를 하려면 일선서 지능범죄수사과 인력까지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에 대형서의 지능팀 수사 인력도 이번 수사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양도세 중과로 단기 투기 억제… 차명거래는 못 막아 ‘구멍 숭숭’

    양도세 중과로 단기 투기 억제… 차명거래는 못 막아 ‘구멍 숭숭’

    정부가 29일 내놓은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은 공직자의 투기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공직자의 부동산 거래 제한과 투기 거래로 얻은 부당이익을 최고 5배까지 환수하고, 토지 단기 보유자에게 양도세를 무겁게 물리는 대책은 투기 심리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부동산 투기는 크게 보유하면서 얻는 임대소득과 처분할 때 나오는 양도차익을 노린다. 토지는 주택과 달리 직접 이용하지 않는 한 임대소득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대개는 땅값이 오른 뒤 팔아 양도소득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구입한다. 그런 점에서 단기 보유 토지에 대해 양도세를 양도차익의 70%까지 물리는 대책만으로도 땅투기 수요를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다. ‘대토 보상’ 제한도 택지지구에서 일어나는 투기를 막는 데 효과가 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은 대토 보상을 당장 금지하고, 대토 보상 제외 대상을 관련 업무 종사자까지 확대하면 대토 보상을 노린 ‘제2의 LH 투기’는 발붙이기가 쉽지 않다. 재산 등록을 국토교통부와 LH 등으로 한정하려던 계획을 바꿔 모든 공직자로 확대하고, 부동산 개발 과정에 관여하는 공직자의 부동산 신규 취득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한 것도 반발은 따르지만, 공직자 투기를 막는 데는 효과적이다. 부동산 투기는 크든 작든 도시개발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만큼 특정 부처나 지자체, 특정 공기업 직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멍’도 보인다. 우선 차명 거래를 완벽하게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공직자도 마음만 먹으면 차명 거래로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투기할 수 있다. 자신 이름의 부동산 거래 내역은 쉽게 들춰낼 수 있지만, 가족이나 친인척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것은 찾아내기가 어렵다. 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이름으로 부동산을 산 내역을 확인하는 것조차 정보 공개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투기 혐의를 뚜렷하게 입증해 수사로 전환하지 않는 한 차명 거래 여부를 밝히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거래 내역이나 자금 흐름 내역을 강제로 확보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부동산 가격을 시세대로 신고하는지, 재산 변동이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추적할 구체적인 대책 없이 공직자 재산 등록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정보를 이용한 투기 여부를 명확하게 가려낼지도 의문이다. 부동산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의 부동산 구입을 원천적으로 막았지만, 모든 거래를 투기로 몰아세우기에 무리가 따른다. 투기 행위를 판단하는 데 다툼이 따르고 법적 논쟁도 불가피하다. 정보가 한두 단계 건너면 정보로서 가치가 없고, 연계성을 규명하기도 어렵다. 건물을 사들일 경우엔 투기를 가려내기가 더 어렵다. 주택이나 상가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는 형식을 갖추면 마땅히 투기라고 특정할 수 없는 맹점도 있다. 건물은 이미 이용 목적이 확정된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민간인의 투기는 양도세 중과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도 한계다. 개발 업무를 다루는 엔지니어링 업체 직원도 거래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를 건설하려면 최적 노선, 나들목 위치 등을 찾아내는 업무에 용역회사가 함께 참여한다. 공직자의 부당 이익을 환수, 소급 몰수하는 대책은 위헌 소지 지적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100만 공무원 죄인 만드나” 부글부글… “범위 최소화 안 하면 과잉 입법” 논란도

    “100만 공무원 죄인 만드나” 부글부글… “범위 최소화 안 하면 과잉 입법” 논란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당정이 29일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 의무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4급 이상인 재산등록 의무 대상을 공직사회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정은 9년째 국회에 묶여 있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3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법적인 강제절차와 부패방지 시스템을 정비해 제2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당정, 부동산 적폐 청산 여론 제도화 의지 공직자 재산등록 의무화와 관련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28일 당정 협의회에서 “공직자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화 수준을 높이겠다”며 추가 입법을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법이 현실화하면 부동산과 무관한 기관이나 부처에서 일하는 공무원도 전원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 LH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적폐 청산 여론을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같은 극약 처방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에는 회의적 시각이 나온다. 당장 관가에서는 과잉 입법에 위헌 논란까지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세종청사의 한 공무원은 “공무원 수만 100만명이 더 될 텐데 이들 모두의 재산을 공개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형국”이라며 “9급이나 7급 입사자는 큰 상관이 없지 않냐. 공무원 모두를 죄인으로 만드는 처사”라고 말했다. 당장 눈앞의 선거를 의식해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수사일 뿐 현실화하면 과잉 입법 논란도 나올 수 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범위를 최소화하면서 실효성을 높이는 정교한 개혁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결국 헌법 소원에 걸리고 개혁안 자체가 희화화될 수 있다”며 “공개 대상자를 늘리려면 인허가나 연구개발(R&D) 등 연관 부서를 중심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9년 계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더 시급” 관가 주변에서는 재산 공개를 강화하는 조치 못지않게 국회에 계류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이번 기회에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반드시 제정해 공직자 부패의 싹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국회 협조를 당부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LH 사태 이후 국민참여정책플랫폼 ‘국민생각함’ 의견조사에서 응답자의 85% 정도가 이해충돌방지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정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선포...사실상 전면 나서게 된 검찰

    정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선포...사실상 전면 나서게 된 검찰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전국적 부동산 투기 수사 국면에서도 법률 자문 등 ‘후방 지원’에 머물러야 했던 검찰이 다시 수사 일선에 등장할 기회를 잡았다. 정부가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실상 역대 3번째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검찰이 수사 전면에 나설 것을 요구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특별수사와 조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보여달라”고 당부하면서 검찰에 힘을 실어줬다. 그간 수사권 조정에 이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으로 ‘수사권 완전 박탈’ 위기에 몰렸던 검찰은 이번 부동산 투기 수사를 통해 파국으로 치닫던 정부·여당과도 새로운 관계 설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반부패정책협의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직접 수사 대상은 검찰 스스로 수사하겠지만 강제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구속영장의 청구 등의 영역에선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양대 수사기관은 오랜 부동산 수사 경험을 서로 공유해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신속한 수사로 부동산 부패가 용납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도 협의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검찰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직접 수사를 할 것”이라면서 “부동산 부패 관련 송치 사건 및 검찰 자체 첩보로 수집된 6대 중대범죄는 직접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조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 대책 발표 직후 대검 부장들과 회의를 열고 일선 검찰청에 관련 지침을 하달할 것을 지시했다. 대검 형사부는 정부 대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만들어 30일 일선 검찰청에 하달할 방침이다. 이날 협의회의 부동산 투기사범 색출·근절 대책은 크게 ▲정부특별수사본부 규모 2배 확대 ▲전국 43개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 편성 ▲검찰의 직접수사 적극적 활용 등으로 요약된다. 이중 검찰이 주목하는 내용은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수사를 담당하고 검찰은 법률 자문 및 지원 등에 머물러야 했던 부동산 투기 수사에 정부가 검찰이 전면에 나설 길을 열어준 대목이다. 지난 1일 LH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거의 한달이 지났지만 관련 수사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 결과 4·7 재보선은 물론 정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치명타’가 되고 있다. 다만 의혹 초기부터 야당은 물론 여권 일부에서도 ‘검찰이 수사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수사권 조정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정부는 검찰에 국수본에 법률 자문 정도의 역할만 부여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이런 전후 사정을 따질 여유가 없을 정도로 LH 의혹의 후폭풍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앞서 LH 의혹과 관련해 이미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협력단’을 설치한 검찰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전국 각 검찰청에 전담 수사조직을 신설하고 검사와 수사관 등 500명에 달하는 수사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현재 검찰 수사협력단은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단장으로 대검 범죄수익환수과장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LH 수사 관련 국수본과 관할 지방경찰청 등과 협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대폭 확대해 경찰 송치 사건의 지휘 뿐 아니라 적극 수사에 관여할 전망이다. 의혹이 불거진 경기 광명시나 시흥시 등을 관할하는 수원지검, 세종을 관할하는 대전지검 등 일선 지방검찰청들이 수사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이미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직접수사가 가능한 ‘6대 주요 범죄’가 아닌 부동산 투기 수사에서 검찰이 실질적인 수사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6대 범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으로 부동산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4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원의 범죄만 검찰 수사가 가능하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문무일 전 총장 때부터 규모가 큰 지청에서도 인지수사를 중단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인지수사를 다시 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자체 첩보로 직접 수사하라는 부분에 대해 일선에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경찰은 시도경찰청 내 강력범죄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 인력을 충원하고, 일선경찰서 중 규모가 큰 1급서의 지능범죄수사과 인력까지 부동산 투기 수사인력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획 부동산이나 부동산 투기 사범에 대한 밑바닥 수사를 하려면 일선서 지능범죄수사과 인력까지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에 대형서의 지능팀 수사 인력도 이번 수사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朴 “화끈 대출”·吳 “4無 대출”…재정에 기댄 소상공인 공약

    朴 “화끈 대출”·吳 “4無 대출”…재정에 기댄 소상공인 공약

    4·7 재보궐선거를 열흘 앞두고 서울신문은 서울과 부산시장 주요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현실성과 효과에 대해 분석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1회는 서울시장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인 부동산과 교통정책 등 도시개발 공약이다. 2회는 경제활성화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지역경제, 3회는 여성과 복지, 4회는 부산시장 후보 공약 비교다.서울신문이 29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 공약을 비교한 결과 전문가들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 후보의 공약이 실행 가능한 구체성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 후보의 경우 서울 전체의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굵직한 사업들을 내걸었지만 1년 남짓한 임기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봤다. 다만 두 후보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재정에 기반한 약속들을 앞세운 건 다분히 표를 의식한 ‘게으른 공약’이라는 일관된 비판이 나왔다. 박 후보는 장관 재임 시절 일궈 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정책의 성과를 서울시에 적용하기 위해 ‘화끈 시리즈’ 공약을 내세웠다. 소상공인과 청년에게 50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하는 ‘화끈 대출’과 소상공인 임대료 30% 감면 임대업자에게 감면액의 절반(15%)을 지원하는 ‘화끈 임대료’ 공약이 핵심이다. 또 긴급경영안정 특별보증 규모를 2조원 이상 확대하고, 서울사랑상품권 역시 1조원 증액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금융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재원만 마련돼 있다면 어려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자체는 기업을 어떻게 유치해 일자리를 제공하느냐를 고민해야 하는데 박 후보의 공약이 재정지원 사업들만 나열되고 있는 게 문제”라며 “대출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현금 지급 형태의 정책으로 실효성이나 지속가능성 효과에 의문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자영업자를 위한 ‘4무(無) 대출 보증’을 약속했다. 1억원 한도로 보증금, 이자, 담보, 복잡한 서류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의 화끈 시리즈와 대출 규모, 세부 혜택 등에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 시의 재정지원 공약이라는 점은 같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돈을 나눠 주겠다는 공약은 누구든 할 수 있는 매우 ‘게으른 공약’”이라며 “후보들이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기보단 지금 서울시가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따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민 1인당 10만원의 보편적 재난위로금을 블록체인 기반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하겠다는 박 후보의 공약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렸다. 박 후보는 지급 개시 후 6개월 이내 소멸하는 디지털지역화폐로 발행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약 1조원으로 추계되는 소요 예산은 서울시의 순세계잉여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지역화폐는 이미 경기도에서 시행한 사업인 만큼 서울시도 못할 이유는 없다”며 “재원만 해결한다면 실행 여부는 의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순종 경기대 사회학 교수는 “1차 재난지원금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 기준으로 30%만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비 연결이 불확실한 일회성 10만원 지급보다는 서울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제도가 더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당선 시 서울시장 4선 도전을 공언한 오 후보는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5대 거점(강서구 마곡산업단지·금천구 G밸리·서초강남·동대문 흥릉·용산)을 중심으로 3대 서울경제축(강서~구로~금천·서초~강남·마포~용산~동대문)을 완성하고, 2032년 서울올림픽 유치로 2033년 ‘서울경제 700조 시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들 생계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지나치게 거시적인 경제 공약을 나열한 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교수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에게 초점을 맞춘 공약이 부족하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라며 “쉽게 와닿지 않는 3대 경제축 공약은 경제 공약이라기보단 자칫 희망사항으로 비쳐질 수 있다. 2032년 서울올림픽 공약 역시 최근 대도시의 올림픽 유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있기 때문에 확실히 서울 경제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미얀마 군부 ‘저항의 날’ 5세 어린이 등 무차별 학살… 내전 양상도

    미얀마 군부 ‘저항의 날’ 5세 어린이 등 무차별 학살… 내전 양상도

    국제사회 개입 주저한 새 군부 무력 강화유엔 보고관 “국제 긴급 정상회담 열어야”한미일 등 12개국 합참의장 “폭력 중단을”안보리 중·러 반대로 구체적인 조치 못해 카렌민족연합, 국경 초소 습격 10명 사살민주진영 일각선 반군과 무장투쟁 추진‘미얀마군의 날’이던 지난 27일을 맞아 군부 학살은 더 무참히 자행됐다.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5살 어린이를 포함해 114명의 시민이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스러졌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450명 넘는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쿠데타 이후 두 달간 국제사회가 개입을 주저하는 사이 군부의 무력 강도가 세지면서 이에 반발한 소수민족 반군이 무장 저항에 나서는 등 미얀마 사태는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3월 27일은 원래 미얀마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자국을 점령한 일본군에 대항해 무장 저항을 시작한 날을 기념하는 ‘저항의 날’이었다. 그러다 1962년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군의 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날을 ‘저항의 날’이라고 부르며 거리로 나왔다. 전날 밤 국영 MRTV를 통해 ‘조준사격’을 경고했던 군부는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일부 시위대는 철제 방패를 만들고 대나무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군부의 총알 세례를 견뎠다. 무차별 총격 과정에서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컸다. 현지 매체 이리와디 등에 따르면 5~15살 어린이 최소 4명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중 14세 소녀는 집에서 총을 맞아 스러졌다. 소녀의 엄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냥 미끄러져 넘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이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며 울먹였다.쿠데타 이후 군부 총격에 목숨을 잃은 어린이가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도시인 양곤 교외의 집 근처에서 놀던 한 살배기 여자 아기가 오른쪽 눈에 고무탄을 맞아 붕대로 눈을 덮은 사진과 죽은 어린 아들을 안고 울부짖는 아버지의 영상 등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면서 국제사회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 토머스 바이다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소름 끼친다”며 군부를 비판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 보고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지는 국제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12개국 합참의장은 “미얀마 군부와 경찰의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치명적 무력 사용을 비난한다”며 군부의 유혈 진압 규탄 공동성명을 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규탄 외 실효성 있는 국제사회 조치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군의 날을 기념, 수도 네피도에서 연 군사 열병식에 대표단을 파견해 쿠데타 세력을 합법화해 주고 있다는 비난을 샀다. 무력을 과시한 열병식에 앞선 TV 연설에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안정과 안전을 해치는 폭력적 행위들은 부적절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해 민간 희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 개입 부재 상황에서 미얀마에서의 쿠데타 저항이 내전으로 비화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 군부의 무력 진압에 속수무책이 되자 미얀마 민주 진영 일각이 반군과 손잡고 무장 투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태국과 국경 지역에서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반군 중 하나인 카렌민족연합(KNU)은 군부가 미얀마군의 날을 기념하는 동안 군 초소를 습격해 10명을 사살했다. 반격에 나선 미얀마군이 태국 국경 근처 카렌족 마을을 공습하면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얀마에는 20여개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있으며, 미얀마 총인구 5400여만명의 4분의1이 무장조직 통제 지역에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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