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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탐방-스포츠 토토] 농구 최고 66만배 배당기록…5명 횡재

    [주말탐방-스포츠 토토] 농구 최고 66만배 배당기록…5명 횡재

    ‘초보자들은 배구나 축구, 고배당을 원하는 사람은 농구를 노려라.’ 처음 스포츠토토를 구입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종목이 유리할까. 전문가들은 스포츠토토 종목과 종목별 매출액, 참여인원을 꼼꼼히 따져본 뒤 결정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도 평소에 관심이 있는 종목을 선택하는 게 당첨확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고 귀띔한다. ●즐기는 종목을 선택하라 스포츠토토의 지난해 매출액은 4572억원으로 이중 농구토토의 매출액이 1848억원이다. 전체 스포츠토토 매출액의 40.4%로 으뜸이다. 다음으로는 야구토토가 1673억원(36.6%), 축구 1047억원(22.9%), 골프가 2억 8600만원(0.06%)이다. 토토 게임은 대상종목의 인기도와 고배당이 얼마나 자주 터지느냐에 따라 참여율이 좌우된다. 지난해 스포츠토토 누적 참여인원은 전년보다 3.9배 증가한 6512만명이다. 이중 야구토토 스페셜 게임은 지난해 회차당 평균 41만 9546명이 참여, 현재 시행중인 토토 게임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두번째는 평균 39만 3220명이 참여한 농구토토 스페셜 게임이고, 축구토토 스페셜(37만900명)과 야구토토 랭킹(19만5661명), 농구토토 스코어(15만2594명) 순으로 참여인원이 많았다. ●정석 베팅이 승리의 지름길 스포츠토토는 등위 게임과 배당률 게임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등위 게임은 축구토토 승무패 게임과 농구토토 스코어 게임처럼 결과를 맞힌 개수에 따라 1∼4등을 정해 상금을 나눠 갖는 것. 일반적으로 1등이 전체 상금의 60%를 가져가기 때문에 억대 적중자도 심심찮게 나온다. 배당률 게임은 경기결과를 정확히 맞힌 사람에게 해당 회차의 배당률에다 구입금액을 곱한 만큼 적중상금이 지급된다. 따라서 적중자가 많으면 배당률은 내려가고 반대로 강팀이 약팀에 패하는 등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면 적중자가 줄어들면서 배당률은 치솟게 된다. 배당률 게임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변이 많이 발생하는 농구토토 스페셜 게임에서 고배당이 터진다. 농구토토 스페셜 게임에서는 지난 2003년 12월 국내 스포츠베팅 사상 최고인 66만 6009배가 나와 토토마니아들을 경악하게 했다. 당시 100원을 건 5명의 농구팬에게는 각각 6669만여원씩 돌아갔다. 두번째 고배당은 지난해 9월 야구토토 스페셜 게임에서 나온 57만 1073배로 당시 500원을 건 두명의 야구팬이 각각 2억 8553만원씩 챙겨가는 기쁨을 누렸다. 특히 농구토토 스페셜 게임은 지난 04∼05시즌에 네 차례나 10만배 이상 초고배당이 터진 것을 포함해 지난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7차례나 10만배가 넘는 대박 배당으로 화제를 모았다. 반면 배구토토와 축구토토 게임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변이 적어 10만배 이상 초고배당이 나온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웅진 스타CEO 조운호 부회장 코웨이주식 매각

    [재계 인사이드] 웅진 스타CEO 조운호 부회장 코웨이주식 매각

    ‘이별 수순인가, 우연한 횡재인가.’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음료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웅진식품 조운호(44) 부회장이 최근 자사 계열사 주식을 대거 처분하자 진의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22일 웅진코웨이 주식 6963주 가운데 단 3주를 빼고 6960주를 팔아치웠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조 부회장의 돌연 미국행과 연관지어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쪽에서 완전히 마음이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웅진쪽 관계자는 “5000원짜리 주식이 2만 2000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라며 펄쩍 뛰었다. 조 부회장은 IMF 외환위기로 회사 사정이 어려웠던 1998년 초 월급을 대신해 비상장주였던 웅진코웨이개발 주식을 620주(주당 5000원) 정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해 웅진코웨이개발이 상장사인 웅진코웨이와 합병돼 1만 5000원으로 상장되면서 주식 가치가 뛰기 시작했다.10분의1로 액면분할되고, 합병 때 1.2배의 평가를 받으면서 보유주 양은 10배 이상 늘었다. 당시 웅진코웨이 주식은 연말까지 기껏해야 2만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만 2000원까지 뛰었다. 불과 300만원이 조금 넘었던 비상장 주식이 1억 5300여만원의 ‘황금 덩어리’가 됐다. 그러자 조 부회장이 ‘정점’을 찍었다싶어 증권사에 예탁해뒀던 주식을 판 것이라는 게 웅진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3주는 일부러 안 판 것이 아니라 팔다 남은 주식을 굳이 시간외 거래로 팔지 않은 것일 뿐”이라면서 “스톡옵션으로 받은 웅진식품 주식 2만주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웅진그룹과 윤석금 회장에 대한 ‘마음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현 유재면 대표에게 사장자리를 내주고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조 부회장은 다음달인 10월 연수를 간다며 미국으로 홀연히 떠났다.3월에 귀국할 예정이라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웅진식품측은 “해외사업 부문의 새 사업을 구상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은행원으로 있던 1990년에 웅진그룹에 입사,38세인 1999년 사장에 올랐다.2002년 세계 경제 포럼에서 선정한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 18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주말탐방] 심마니

    [주말탐방] 심마니

    “심∼봤∼다∼.” 깊은 산속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심마니(혹은 심메마니)의 목소리는 마치 산을 닮았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벅참과 혼자만의 횡재를 잊는, 그저 산에 감사하는 탄성일 뿐이다. 산의 영험함을 아는 사람들이기에 항상 겸손, 절제의 미덕을 실천하며 살아가기 때문일 게다. 속세의 삶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팍팍해지지만 산을 믿고 산과 함께 사는 심마니들의 삶은 그래서 산처럼 욕심이 없고 우직스럽기만 하다. 수백년 묵은 산삼 한 뿌리에 수억원을 호가한다는 그럴듯한 소문으로 산삼이 ‘로또’로 여겨지고 있는 세태다. 그러나 대부분 심마니들의 실상은 이와는 거리가 있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 ■ 심마니들의 삶과 애환 심마니들은 “운이 좋아 십수년생짜리 산삼이라도 몇 뿌리 캐면 몇백만원을 벌어 그럭저럭 생활을 이어갈 뿐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어쩌다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천종산삼이라도 캐면 돈을 좀 만져볼까. 그것도 중간상인이나 장사꾼들이 많이 챙겨가 별반 남는 것도 없단다. 진짜 심마니들은 그저 욕심을 절제하고 산이 좋아 산삼을 찾을 뿐이다.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려지는 수백년짜리 산삼도 대부분 뻥튀겨 놓은 얘기일 뿐 알고 보면 십수년짜리가 수두룩하다는 것이 안목있는 심마니들의 귀띔이다. 심마니 경력 21년의 베테랑 정재후(50·한국심마니협회 경기도 연천지부장)씨는 “최고 산삼으로 치는 천종산삼도 백년 전후가 대부분이다.”며 “매스컴에서 떠드는 산삼을 보면 10년 남짓된 산삼을 100년 이상된 것으로 둔갑시켜 파는 것이어서 답답하기만 하다.”고 씁쓸해했다. 정 지부장은 “산삼은 영물이다 보니 캐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정해져 있는 것 같다.”면서 “산삼을 캐놓으면 생면부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꿈속에서 이곳에서 산삼을 구해 먹으라고 알려다.’며 찾아 오곤 해 깜짝깜짝 놀란다.”고 신기해한다. 심마니들은 “우리나라 산삼은 별자리에서 하늘의 천제가 거처한다는 자미성(紫微星)의 영향을 받아 약효가 가장 좋다.”고 입을 모은다. 믿거나 말거나 심마니들 사이에 전해지는 전설 같은 이야기다. 이 때문에 이들은 간혹 신비로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산삼을 얻기 위해 이런저런 금기사항을 지켜야 하고 길몽을 꾸어야 한다는 것도 심마니들 사이에 믿음으로 자리하고 있다. 더구나 심마니들의 산속 생활에는 일반인들과 다른 독특한 습속과 일반인들이 알아 듣지 못하는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단지 산삼을 캐는 것을 목적으로 산을 잘 알고 산을 생업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일까. 최근 몇년 사이 실직자들이 늘면서 아마추어 심마니(천둥마니)들이 많이 생겨나 심마니들의 삶도 세상사와 무관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지만 심마니들은 저마다 가슴속 깊은 곳에 아픈 상처 하나씩은 묻고 산다. 그들은 그만큼 한(恨)이 많아 산속에 묻혀 산과 더불어 세상을 잊고 살아간다. 병원에서 암 말기 사형선고를 받고 산을 찾은 사람, 잘나가던 직장에서 쫓겨나 죽으려고 산을 찾은 사람….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산을 찾았다가 짧게는 5∼6년 길게는 20∼30년까지 심마니로 눌러 사는 사람들이 많다. 몇년 전부터 한국심마니협회가 생겨 사람 됨됨이를 보고 회원을 들이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심마니협회에 들어오면 산삼 보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춘천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한국심마니협회 박만구(47·심마니경력 15년) 회장은 “심마니들은 단순히 산삼만 캐는 사람들이 아니라 산을 사랑하고 보호에 앞장서는 사람들”이라면서 “더불어 옛날부터 이어져온 심마니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켜가는 무형문화 지킴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은 단순히 산삼을 캐는 사람으로 알고 있지만 심마니의 본래 역할은 한국 산삼을 후세에까지 이어지도록 보존하고 약효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일도 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일을 하면서 현재 협회에 가입된 전국의 심마니는 300명가량 된다. 이 가운데 심마니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70% 정도로 파악된다. 박 회장은 “최근에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산삼 관련 동호회와 중국·러시아 등지의 외국 산삼을 한국산으로 속여 파는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각종 산삼 관련 동호회들이 대형 버스 등을 동원, 한번에 수십명씩 산을 헤집고 다니며 어린 산삼까지 닥치는 대로 캐가 아예 씨가 마르고 있단다. 또 약효가 떨어지는 중국 산삼을 마치 한국 산삼인 것처럼 국내에 유통시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 ‘고려산삼’을 도용해 해외에서 유통되는 사례의 대부분이 중국·러시아산으로 알려지고 있어 산삼 보호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정부차원의 산삼인증과 심마니들의 무형문화 보존이 절실하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심마니들의 불문율 요즘도 전통 습속을 고집하는 심마니들이 산을 찾아 산삼을 캐는 모습은 경외스럽다. 산에 오르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입산 이후 산행에서의 질서까지 일사불란하게 규칙을 따르는 심마니들의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채삼단(심마니 그룹)을 구성할 때는 혼자 가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리더격인 ‘어이마니(혹 어인마니)’를 중심으로 3명,5명,7명 등 홀수로 정한다. 산삼 채취에 나서는 일수도 3일(사흘 한삼),5일(오일 한삼),7일(치일 한삼) 등 홀수로 정한다. 하산 날짜도 홀수로 한다. 여자는 절대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산으로 떠나기 전 몸을 깨끗이 씻고 떠난다. 초상집을 다녀온 사람이나 부정한 것을 겪은 사람은 함께 산행을 할 수 없다. 산행에 함께 올랐어도 어이마니의 지시와 통제에 따르지 않을 때는 가차없이 하산시키는 엄격한 규율이 지금도 불문율처럼 지켜지고 있다. 이들은 산에 오르기 전에 입산제를 지낸다. 돌로 1m 정도의 간단한 제단을 쌓고 그 안쪽에 막대를 옆으로 걸고 한지에 실을 묶어 건다. 촛불을 붙이고 제물을 올릴 때는 술과 포, 과일을 놓고 쌀을 21번 씻어 뚜껑을 열지 않고 지은 밥을 솥째 올려놓는다. 제례는 고축문과 함께 여러번 정성을 들여 절하며 지낸다. 일단 산에 오르면 집단생활을 원칙으로 한다. 큰 바위 밑을 이용하거나 나무움막을 지어 ‘모둠(산막의 심마니 은어)’을 세우고 기거하게 된다. 모둠을 세운 뒤에는 낮잠을 청하며 꿈을 꾸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산삼을 캤을 때는 다시 산신께 제사를 지낸다. 심마니들의 산삼 채취과정은 제사에서 시작해 제사로 끝난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산삼 어떻게 어디서 자라나 인삼의 씨앗이 산삼이 되려면 새똥에 묻어 처음 떨어져서 싹이 난 1대(수명 10년 정도), 이 삼의 씨앗이 떨어져 다시 삼이 된 2대(수명 15년 정도), 다시 이 삼의 씨가 떨어져 산삼이 된 3대(수명 20년)…. 이런 식으로 7대 이상 지나야 100년 이상을 사는 천종산삼이 된다. 오래 대를 이어가야 산삼 수명이 늘고 뿌리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오가피과에 속하는 산삼을 숲속에서 초보자들이 구분해 내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산삼은 깊은 산속이면 어디든 분포해 있지만 위도 38도를 중심으로 한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에서 많이 자라며, 이 지역에서 캔 산삼이 약효도 좋다. 특히 해발 1000m가 넘는 설악산, 오대산, 가리왕산, 방태산, 계방산 등 강원도 유명산과 명지산, 화악산, 지리산, 대둔산, 덕유산 등에 많이 자생하고 있다. 산삼이 자라는 여건도 산의 7부 능선쯤 서북쪽 그늘진 곳으로, 적당히 습기가 있으면서 배수가 잘되고 기름진 흙을 좋아한다. 식생률은 대략 7대 3 정도로 음지를 선호한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낸다.’는 신비의 명약 산삼은 먹는 방법도 독특하다. 산삼을 먹기 전날 회충약을 먹고 다음날 저녁 빈속으로 대추씨 몇알을 먹는다. 그런 뒤 산삼을 먹으면 된다. 다만 가을 산삼은 뿌리만 먹지만 봄 산삼은 잎부터 줄기, 뿌리 순으로 천천히 많이 씹어서 먹은 뒤 잠을 자는 게 약발을 제대로 받는 방법이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심마니들의 은어에 담긴뜻은 “흑조 고무하야 알릴 적에 마당삼, 줄삼, 떼삼밭으로 인도해 주옵소사. 육구만달이, 칠구두루붙이, 천년덥석부리, 만년동자삼밭으로 인도해 주옵소사.” (까마귀-심마니들의 길조-울며 알릴 때에 산삼이 많이 난 곳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최고의 가치가 있는 산삼이 있는 곳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심마니들이 산신제를 올릴 때 읽는 축문의 일부분이다. 일반인들은 무슨 말인지 통 알아듣지 못하는 말뿐이다. ‘덤팽이(안개), 줄맹이(비), 메차리(이슬), 노래기(해), 달(불), 숨(물)’ 모두 생소하다. 요즘 심마니들은 이같은 은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아직도 자신들만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옛날부터 사용해 오던 비밀언어를 선별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같은 특수한 채삼용어는 예부터 면면히 심마니들을 통해서만 이어져 오고 있다. 산삼을 캐기 위한 신앙 기원적인 의미도 있지만 집단 이익을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같은 구성원들 사이에서만 통용돼 왔다. 심마니들 사이에 믿음의 부적처럼 전해오는 꿈에 얽힌 이야기도 신비롭다. 꿈속에 할머니가 나타나 무를 뽑으라고 했다든지, 여자와 동침하는 꿈을 꿨다면 심마니들은 백발백중 산삼을 캐는 길몽으로 꼽는다. 실제로 설악산 휘운각 계곡의 ‘무네미’가 ‘목네미’로 바뀌어 불리게 된 사연도 꿈속에 심마니가 지고간 망태기(베낭의 일종) 속에 개가 목만 내놓고 있어 ‘이 목(언덕)만 넘으면 산삼이 있다.’고 믿게 됐고 실제로 언덕을 넘어 봉정암 쪽으로 가다 산삼을 캤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이같은 이야기는 예부터 구전되며 설화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심마니들 사이에 전해지는 ‘항아리 심’ 얘기나 ‘파계승과 산삼’ 얘기도 산삼을 캐는 꿈 이야기다. 일반인들에게는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아직도 심마니들은 길몽을 신봉하고 있다. 실제로 꿈을 꾸고 산삼을 캤다는 이야기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산을 오르는 심마니들은 오늘도 길몽을 소원한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日 6개 증권사 “전액 반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미즈호 증권의 매도 주문 착오로 엉겁결에 떼돈을 벌어들인 증권사들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 가운데 이들 증권사 중 6곳이 160억여엔을 모두 돌려주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15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 6개사는 노무라증권 등 국내 2개사와 UBS증권그룹, 닛코코디얼그룹, 리먼브러더스증권 외국계 4개사 등이다. 이 증권사들은 장외시장 ‘마더스’에 신규 상장된 제이콤사 주식에 대해 미즈호 증권이 ‘1주에 61만엔’의 매도 주문을 입력 착오로 ‘1엔에 61만주’로 내자 적극적으로 매입해 모두 6만 3800주를 취득했다. 이는 실제 발행 주식의 4.4배나 되는 가공의 주식이다. 이들 증권사는 실체 없는 주식에 대해서도 현금으로 결제해준 일본증권결제기구의 특별 구제로 13일 주당 91만 2000엔을 현금으로 챙겨 6개사 합계 162억엔의 이득을 남겼다. 이는 미즈호 증권이 손해 본 405억엔의 약 40%에 해당한다. 이 회사들은 이 이익을 증권사가 파산할 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금을 적립하는 ‘일본투자자 보호기금’ 등이나 증권계의 시스템 강화 등을 지원하는 새로운 기금을 설립해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미즈호 증권에 직접 돌려주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세제상 이점 등으로 기금 출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증권사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안되는 이익을 반납키로 한 것은 동종 업체의 실수인 줄 알면서도 주식을 사들여 횡재한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콤 주식을 매입한 증권사는 6개사 외에도 수십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증권사도 여론에 떠밀려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taein@seoul.co.kr
  • [‘바다의 로또’ 고래] ‘밍크’ 한때 1억…돌고래 맛없어 1백만원도 안돼

    [‘바다의 로또’ 고래] ‘밍크’ 한때 1억…돌고래 맛없어 1백만원도 안돼

    “와∼아! 로또가 걸렸다.” 최근 자주 발견되는 혼획고래가 어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몸집이 크고 고기가 신선한 밍크고래의 경우 혼획고래 발견이 뜸했던 한때 경매가가 1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바다의 로또’로 불리게 됐다. 혼획고래 발견이 잦아지면서 경매가격이 3분의1가까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횡재가 아닐 수 없다. 혼획고래도 로또와 비슷하다. 발견했다고 다 횡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혼획고래는 돌고래가 가장 많고 다음이 밍크고래다. 돌고래는 우리나라 주변에 많이 서식하며 동·서·남해안에 걸쳐 두루 혼획이 발견된다. 밍크고래를 비롯한 일반 고래보다 작고 맛이 떨어져 미식가들은 고래고기축에 끼워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경매가격도 100만원을 밑돈다. 혼획 밍크고래 한 마리 값이 수천만원에 이르다보니 살아있는 고래를 몰래 잡아 한탕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어민들도 있다. IWC(국제포경위원회)의 상업포경 금지에 따라 산 고래는 잡을 수 없다. 불법포경은 적발되면 형사처벌된다. 올들어 고래고기 값이 한창 비쌌던 지난 3∼4월 사이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아 해체한 뒤 배에 실어 몰래 육지로 들어오던 울산지역 어민 13명이 울산해양경찰서에 적발돼 9명이 구속됐다. 죽은 고래라 하더라도 매우 엄격하게 조사해 처리한다. 혼획고래를 발견하면 바로 관할 해경에 신고해야 한다. 해경은 혼획고래가 육지에 도착하면 작살 등을 이용해 고의로 잡은 것이 아닌지 현장에 나가 철저하게 조사를 한다. 조사결과 타살 흔적이 없으면 검사의 지휘를 받아 혼획으로 판정한다. 식용이 가능하면 경매에 부치고 부패해 먹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매립하도록 결정한 뒤 수사를 종결한다. 혼획고래 경매가격은 고기 신선도에 따라 달라진다. 죽은 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느냐에 수백만∼수천만원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서 해경도 혼획고래 신고가 들어오면 되도록 빨리 현장에 나가 조사를 진행한다. 고래고기는 부위에 따라 12가지 맛이 난다고 한다. 특유의 향이 있어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맛을 들인 사람은 비싸도, 없어서 못먹을 정도다.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 우리나라 대표적인 포경기지였던 울산에서 고래고기는 상가집에서도 내놓는 대중·별미 음식으로 통했다. 호남지역의 홍어처럼. 현재 울산에는 크고 작은 고래고기 음식점 20여곳이 영업을 하며 혼획고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다. 포항·속초·인천·제주 등 전국 해안에서 혼획고래가 발견되면 바로 울산지역 고래음식점으로 연락이 온다. 어민들은 상업포경 금지로 돌고래와 밍크고래를 비롯한 고래류가 많이 늘어 어업에 지장이 많다고 주장한다. 돌고래떼가 수시로 나타나 오징어 어장 등을 훑고 지나가며, 어로도구를 부수는 경우가 잦아 돌고래떼가 나타나면 급히 피한다고 한다. 어민들은 동·남·서해안에서 혼획고래 발견이 부쩍 많은 것도 고래자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포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측은 “고래자원이 늘었다는 주장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고래연구센터 손호선 연구사는 “넓은 바다를 회유하는 고래류를 한정된 바다에서 몇년 동안 눈으로 조사해 ‘늘었다거나 줄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지금까지 조사자료에도 확신할 만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용락 연구원도 “1년에 1∼2차례 조사한 자료를 갖고 고래 개체수를 단정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과학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혼획 밍크고래는 몸집이 크지 않은 것이 많은데 이는 유영이 서툰 어린 고래가 먹이를 찾아 육지 가까운 쪽으로 접근하다 그물에 걸리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고래연구센터측은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첨단 관찰장비가 없고 연구인원도 부족해 고래 서식실태나 회유경로 등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바다의 로또’ 고래] 문어통발에 예쁜고래 1쌍… “심봤다”

    [‘바다의 로또’ 고래] 문어통발에 예쁜고래 1쌍… “심봤다”

    남들은 한번도 어렵다는 ‘바다의 로또’를 2∼3번씩이나 건져 횡재한 복터진 어민들이 있다. ●경매서 5000만원에 낙찰 지난달 25일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항 남동쪽 해상에서 문어통발을 걷어올리던 O호 선장 김모(52)씨는 기절해 넘어질 뻔했다.20여일 전에 설치해 놓았던 문어통발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끌어올리던 중 밧줄에 주둥이가 걸려 죽어 있는 길이 7.8m와 5.45m크기 밍크고래 한쌍이 올라온 것이다. 김씨는 경매에서 각각 3100만원과 1890만원을 받았다. 강원도 양양군 어민 권모(41)씨는 지난달 5일 양양군 수산항 앞바다에서 새우 통발작업을 하다 5m가 넘는 혼획 밍크고래 한마리를 건진데 이어 같은 달 23일에도 비슷한 해상에서 5m 가까이 되는 죽은 밍크고래를 횡재했다. 권씨는 각각 470만원과 2000만원을 받아 주변 사람들에게 한턱 쏘았다. ●울산서 3년연속 횡재 어부도 울산에 사는 어민 추모(42)씨는 올해로 3년 연속 해마다 혼획 밍크고래 1마리씩을 건지는 행운을 안았다. 올해는 지난 6월 말 서해안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혼획 밍크고래 1마리를 건져 2700만원을 단숨에 벌었다. 화물선 선원들이 혼획고래를 발견해 고루 나눠 가진 경우도 있다. 지난해 4월9일 울산 동구 방어동 울기등대 남쪽 22마일 공해상을 항해하던 파나마 선적 아스팔트 운반전용선인 소레스키호(2,000t급) 선장 김모(54·부산시 기장군)씨 등 선원 13명은 바다 위에 죽어 떠있는 밍크고래 1마리를 발견했다. 선원들은 고래를 배위로 끌어올려 울산항으로 들어와 경매를 통해 5600만원을 받아 나눠 가진 짜릿함을 맛봤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주말탐방] ‘바다의 로또’ 몰려온다

    [주말탐방] ‘바다의 로또’ 몰려온다

    “고래가 정말 늘었나?” 동해안을 비롯한 우리나라 연안에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혼획(混獲)고래가 최근 자주 발견되고 있다. 이는 지난 1999년 피크를 이루던 고래의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올 들어 50% 이상 늘어난 탓이다. 혼획 밍크고래 1마리만 잘 건지면 무려 5000만원을 호가하는 횡재를 누릴 수 있어 ‘어심’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 혼획고래란 바다에서 우연히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를 말한다. 알 수 없는 물체에 받혀 죽은 좌초 고래도 간혹 발견된다. 지난 8일 오전 강원도 앞바다에서 크기 5∼6m에 이르는 밍크고래 2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되는 등 올 들어 지금까지 우리나라 동·서·남해안에서 혼획고래 420여마리가 발견됐다. 지난해 발견됐던 248마리와 비교해 많이 늘어난 것이다 고래수가 늘어난 징후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올해 우리나라 동해에서 실시한 고래류 자원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4월26일부터 5월26일 사이 동해연안(동해전체의 5% 면적)에서 날씨가 좋은 14일 동안 육안관찰조사(목시조사)로 고래류 관찰을 해 57번에 걸쳐 밍크고래와 흑범고래 등 8종류 5302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199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종류와 양이 관찰됐다. 해양관계자들과 어민들은 세계적으로 상업포경을 오랫동안 금지하고 있는 데다 한반도 주변 겨울철 평균 바다온도가 1∼3도 올라가 고래분포 한계가 북상하고, 동물성 플랑크톤 증가에 따른 먹이류가 풍부해져 고래개체수가 자연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고래연구센터측은 한정된 바다에서 조사한 단순한 자료만 갖고 고래개체가 증가했다는 것을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삼면의 바다에 모두 35종의 고래가 서식 중이며 개체수는 밍크고래 2500마리를 비롯해 모두 11만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관련기사 5면
  • [주말탐방-경륜] 97년 8월 3200배 터져 5만원 → 1억6000만원?

    ‘잘만 맞히면 억대도?’ 경륜장에서 얼마까지 돈을 딸 수 있을까.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운영본부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잠실 경륜장에서 나온 최고배당률은 3207.5배.1997년 8월30일 제14경주 쌍승식에서 터졌다. 최고 투표액인 5만원을 걸었을 경우 1억 6037만 5000원을 탄 셈이다. 그러나 실제 이같은 ‘횡재’는 불가능하다. 김돈열 홍보팀장은 “최고 투표액인 1만원을 넘지 않아야 수천배의 배당률이 나올 수 있다.”면서 “1만원짜리를 여러장 투표했을 경우 수억원을 땄겠지만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경륜장에서 터진 역대 최고 배당률은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경륜장에서 기록된 6632.6배. 역시 쌍승식에서 나왔다. 대박을 노리다 반대로 ‘쪽박’을 차게 되는 경우도 많다. 경륜장에서 만난 김모(52)씨는 “한꺼번에 200만원을 따봤지만 그 돈으로 다시 베팅을 해 그 배만큼 잃었다.”고 한숨지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친일파 후손들 지자체 덕 ‘횡재’

    친일파 후손들이 지방자치단체가 벌이고 있는 ‘조상땅 찾아주기 사업’을 통해 잇단 ‘횡재’를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최근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에만 조상땅 찾아주기 사업을 통해 친일파 후손 166명이 110만평의 땅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사업을 통해 땅을 찾은 사람과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8월 발표한 ‘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1차 명단(3090명)’과 비교 결과 166명이 일치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친일파 이기용의 후손이 충남에서 11만 2000평, 송병준의 후손들이 충북에서 420평, 민영휘의 상속인이 충북에서 13만 6800평, 문재철의 후손이 전남에서 15만평을 찾아갔다. 그러나 최대 수혜자는 충남의 대표적 친일파 김갑순의 후손들이다. 김갑순의 손녀는 지난 9월 이 사업을 통해 충남 공주·연기 등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 명의로 돼 있는 땅 99필지 6273평을 찾았다. 이 땅은 행정수도 예정지 주변이어서 수십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남도는 1996년에도 김갑순의 손자에게 당시 시가 100억원에 이르는 공주일대 땅 3만 4510평을 찾아주었다. 지자체 관계자는 “관련 입법이 없는 상태에서 일제시대 소유권이 확인되면 (친일파 후손에게) 돌려주는 것 외에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충남도가 지적관련 전산망을 통해 조상이나 본인의 재산을 확인해주기 위해 1996년 도입한 것. 성과가 좋자 행정자치부가 2001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묻지마 엔투자’ 조심

    ‘묻지마 엔투자’ 조심

    1년 전 개업한 의사 김모(43)씨는 요즘 엔화로 횡재한 기분이다. 김씨는 지난해 병원을 차릴 당시 거래 은행의 권유로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40원일 때 엔화대출을 이용,5000만엔을 빌렸다. 이후 환율은 바닥을 모르고 떨어져 15일 현재 870.06원까지 내려앉았다. 김씨는 1년 동안의 원화 가치상승으로 갚아야 할 원금이 원화로 5억 2000만원에서 4억 35000만원 남짓으로 줄어든 효과를 봤다. 더욱이 엔화대출 금리는 연 2.5%에 불과해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5∼6%)보다도 훨씬 낮다. 원·엔 환율이 나날이 곤두박질치면서 김씨처럼 엔화의 저금리와 저환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에는 엔화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고,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저금리 엔화를 미끼로 아파트 담보대출 시장에까지 뛰어들었다.S대부업체 관계자는 “엔화대출은 사업자등록증이 없으면 불가능하지만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내세우고 친인척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을 제공해 대출받는 직장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일본의 저금리 추세는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다 달러나 원화에 비해 엔화의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엔화 투자’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환율이 겹쳐 엔화를 둘러싼 ‘머니게임’이 마치 주식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활황인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 엔화 대출자들이 환차익을 보고 조기상환에 나설지 고민한다는 것이다. 또 뒤늦게 주식에 뛰어드는 심정과 마찬가지로 지금 엔화를 사놓았다가 환율이 오를 때 팔아치우려는 고객들도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엔화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기업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10월 말 현재 2100억엔으로, 지난 7월 말 1720억엔에 비해 380억엔이나 늘었다. 국민은행의 10월 말 잔액은 782억엔으로 지난해 말 365억엔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시중은행의 업무규정상 외화대출은 원칙적으로 외화수급이 필요한 수출·입 및 해외투자를 하는 기업체나 법인에게만 가능하다. 그러나 엔화의 경우 대출수요 폭증으로 개인사업자나 일반인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의사처럼 신용등급이 높은 전문직 종사자나 부동산임대업자들은 엔화로 대출받아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소득 전문직이나 신용이 확실한 부동산 부자들이 엔화 대출을 요구해오면 이를 거부하기가 힘들다.”면서 “요즘은 일반인들도 엔화 송금 시기를 묻거나, 엔화저축을 하면 돈이 되는지 여부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식시장보다 더 불확실한 게 환율시장”이라며 섣부른 엔화대출이나 저축을 삼가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외환은행 영업부 박철수 차장은 “일본은 장기화된 저금리로 자금이탈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어 조만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고, 원·엔 환율이 최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도 팽배하다.”면서 “무분별하게 엔화대출에 나섰다가는 엄청난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할인점내 명품관 알뜰족 발길 유혹

    할인점내 명품관 알뜰족 발길 유혹

    명품이 좋은 이유? 10년을 써도 신상품 같잖아 회사원 박소영(32)씨는 명품 아웃렛을 ‘매력적인 쇼핑공간’이라 소개했다. 누구나 한번쯤 갖고 싶은 명품을 실속있는 가격에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월상품이 대부분이라도 상관없단다.“명품이 좋은 이유는 10년을 써도 신상품 같고, 신상품을 사도 10년을 쓴 것처럼 몸과 잘 어울려서”라고 설명했다.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면세점이나 백화점과 느낌이 다르단다. 면세점에 가려고 해외에 나갈수도 없고, 친구에게 부탁하기도 번거롭다. 백화점 명품관은 왠지 벽이 느껴진다. 가격만 물어보고 나올라치면 뒤통수가 뜨겁다. 박씨는 “할인점에 다른 상품을 사러 갔다 명품관을 쉽게 찾는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들을 10명이 방문하면 1명만 상품을 구입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매력은 믿을 수 있다는 점. 뉴코아 아울렛 코스트코 홀세일 웨어펀 패션하우스 등 중대형 유통업체가 ‘진품’임을 보장한다. 박씨는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하소연할 곳이 많아 안심”이라고 했다. 눈 감아도, 떠도 아른거리는 명품이 있다면 서울신문이 소개한 아웃렛을 찾아가 보자. 최고 70%까지 할인되는 횡재를 경험할 수 있다. ●이월 상품 40~70%·신상픔 10~30% 저렴 백화점의 명품관처럼 할인점에도 명품 아웃렛이 등장했다. 명품을 실속있는 가격에 구입하는 20∼30대 ‘알뜰 명품족’이 생긴 까닭이다. 이월상품은 40∼70%, 신상품은 10∼30% 저렴하다. 무상 AS기간이 없는 게 유일한 흠이다. ●다양한 제품 깔끔한 인테리어 뉴코아 아울렛 강남점은 넓은 매장에 많은 상품을 갖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 신관 1층을 둘러싼 매장은 15곳이 넘는다. 매장마다 다른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백화점에 버금가는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매장은 이랜드가 직수입하는 곳과 병행수입업체가 운영하는 곳, 직영점과 아웃렛으로 나뒨다. 수입병행 멀티숍에선 프라다 아르마니 베르사체 페레 버버리 발리 에트로 등 다양한 명품을 판매한다. 해외 명품을 직영수입하는 업체보다 이윤을 적게 남기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특징. 이월상품은 40∼50%, 신상품은 10% 싸다. 버버리 가방 69만 8000원, 아르마니 남성정장 129만 8000원. 다만 소비자 반응을 보고 수입하다 보니,20일 정도 늦게 신상품이 나온다. 전영미씨는 “명품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1∼2개월은 기꺼이 기다린다.”고 말했다. 수입 수량이 많지 않아 인기상품은 금세 동난다고. 자주 매장을 들러 직원과 친해지면, 신상품이 나올 때 알려주기도 한다. 직영점 아웃렛은 이월상품을 주로 취급한다. 가끔 기획상품이나 본매장에서 반응이 좋지 않은 신상품이 흘러들러오기도 하지만. 막스앤 스펜서 막스마라 벨레 아이그너 겐조 등이 대표적. 막스앤 스펜서 여성 정장은 30만원대. 다양한 디자인의 큰 사이즈를 갖춰 인기다. 막스마라 바지·스커트는 19만∼30만원. 아이그너 겐조가 자리한 웨어펀 패션하우스 매장에선 지난해 상품은 40%, 재작년 상품을 60% 할인해 판해한다. 매장마다 특가로 내놓은 매대 물건이 있어 부담없이 쇼핑할 수 있다. 계절이 바뀔 때면 매장이 단독 세일을 열기도 한다. 문의:(02)530-5000 영업시간: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위치:지하철 3·7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근처. 지하철 분당선 미금역 5·6번 출구에서 1분거리인 2001 아웃렛 분당점 3층에도 명품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환절기엔 추가 세일 패션 전문할인점 세이브존은 화정점 노원점 부천상동점 대전점 해운대점에 명품관을 마련했다.30평 규모의 매장에 여러 개의 명품 브랜드를 구비해서 판매하는 형식이다. 샤넬 구치 페라가모 베르사체 아르마니 말로 펜디 등의 브랜드가 의류, 가방, 신발별로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세이브존이 직수입한 상품이다. 신상품은 20∼35%, 이월상품은 40∼60% 저렴하다. 면세점보다도 5만∼10만원 싸다. 계절이 바뀌는 1∼2월이나 7∼8월에는 30∼50% 추가 세일을 진행한다. 가방·지갑 등 소품보다 스니커스, 의류가 더 잘 팔린다. 이현경씨는 “수량이 적고, 재수입하는 경우가 드물어 맘에 들면 바로 구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부천 상동점은 8일까지 아르마니 베르사체 프라다 D&G 등의 스커트와 바지를 3만 9000∼5만 9000원에, 재킷을 5만 9000∼9만 9000원에 내놓는다. 문의:(032)324-6973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 위치:경기도 부천시 상동, 전철1호선 송내역 근처. ●편집매장 형태로 운영 이마트 중에서 유일하게 명품 매장이 입점한 곳은 양재점. 편집매장 형태로 지하 1층 패션관에 자리한다. 여러 브랜드 제품을 30∼40% 할인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스타일의 의류가 특징. 예쁘고 특이하다. 가방·신발·선글라스는 구색을 맞췄다.DKNY 캘빈클라인 아이스버그 페라가모 돌체앤가바나 등이 입점해 있다. 문의:(02)2155-1234 영업시간:오전 10시∼밤 12시 위치: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IC 부근, 코스트코 홀세일 옆 ●가방·시계등 소품이 주류 코스트코 홀세일 양재점의 명품코너는 중앙에 자리한다. 따로 매장을 두지 않고 대형 유리 진열대에 명품을 넣어놓고 판매하는 것. 할인 폭이 커서 여성소비자의 발길이 자주 머문다. 의류는 없고, 가방·시계·선글라스 등 소품이 주류. 고급 화장품과 주방명품도 눈에 띈다. 롤렉스 까르띠에 오메가 미쏘니 노티카 등이 면세점보다 싸다. 문의:(02)572-5959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 위치:서초구 양재동 양재IC 부근 ●연도별 할인율 일정 청담동 빌라촌에 위치한 웨어펀 패션하우스는 아는 사람만 가는 숨은 명품 아웃렛이다. 명품수입업체인 웨어펀 인터내셔널에서 직영하는 곳으로 아이그너 아이스버그 폴카 겐조 소니아리키엘 등 명품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판다. 지난 시즌 제품은 40%, 재작년 상품은 60∼70% 할인한다는 규정을 세워놓았다. 상품 구성이 다양한 것이 특징. 가방 구두 벨트 지갑 등 패션소품과 더불어 의류가 많다. 예복을 찾는 여성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문의:(02)541-0431 영업시간:오전 10시30분∼오후 7시 30분(평일) 위치:갤러리아 명품관 뒤쪽과 엘루이 호텔 사이. 세이브존 마케팅 담당 유현아 과장은 “아웃렛을 찾는 소비자는 높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사고픈 알뜰족”이라면서 “비싸다고 하지만, 명품도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뉴욕 유행 의류 안방에서 앉아서 산다

    뉴욕 유행 의류 안방에서 앉아서 산다

    ‘지구 반대편에서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을 안방에서 받아본다.’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외국 브랜드를 인터넷으로 사는 해외수입대행 사이트가 인기다. 올해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본다.‘남과 다른 패션’을 찾는 멋쟁이들이 해외쇼핑의 문을 앞다퉈 두드리는 까닭이다. 국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위즈위드, 엔조이뉴욕, 아이하우스, 유에스숍, 오렌지플로스가 대표적인 해외수입대행 사이트. ●어떤 사이트가 있나 위즈위드(www.wizwid.com)는 2001년 2월 국내 처음 대행 쇼핑몰을 오픈했다. 현재 10만가지 품목을 취급하고 회원수가 150만명을 웃돈다. 올 목표매출은 413억원. 국내 소비자가 쇼핑몰에서 직접 상품을 구입하거나 미국 쇼핑몰에 들어가 상품을 고른 뒤 배송지를 위즈위드의 미국 주소로 적어 놓으면 상품을 전달해 주는 방식이다. 중간 유통경로가 없고, 단체 운송이라 경제적이고 간편하다. 배송기간은 2주 정도 미국에 이어 이탈리아, 영국까지 쇼핑 네트워크를 확대할 방침이다. 엔조이뉴욕(www.njoyNY.com)은 KT몰에 이어 KT커머스,H몰, 디앤숍에 입점한 사이트. 뉴욕의 패션의류와 잡화, 액세서리를 사주는 전문 쇼핑몰이다. 현지 리포터가 뉴욕의 패션경향과 생활정보를 전해준다.‘바나나 리퍼블릭’ 등과 같은 유명한 브랜드보단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할 개성이 넘치는 상품이 많다. 박한철 해외사업팀장은 “다양한 브랜드와 생생한 패션정보로 20∼30대를 공략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문을 열어 6개월 만에 방문자 수가 2만명을 넘었다. 아이하우스(www.iehouse.co.kr)는 회원 10만명, 하루 방문자수가 1만 5000명에 달한다.‘아베크롬비’ ‘아메리칸 이글’ 등 유명브랜드가 꾸준히 팔린다. 반품이 어려운 대행서비스 특성을 고려, 재판매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특징. 다른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하면 전액 환불해 주는 제도다. 유에스숍(www.usshop.co.kr)은 개인수입 대행전문 사이트다. 원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미국 사이트와 모델명을 적은 주문서를 올리면 된다. 유에스숍은 주문이 들어오면 24시간내에 상품을 확보, 검사와 우송을 책임진다. 여름, 겨울 세일기간인 ‘Clearance Sale’에 맞추면 40∼7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쇼핑 노하우는 충동구매는 금물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반품이나 환불이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되더라도 국제운송료, 세금, 수수료 등을 몽땅 내야 한다. 상품이 주문과 다르거나, 배송 중 파손되면 당연히 바꿀 수 있다. 의류 및 신발 사이즈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국내와 표기가 다르고, 같은 미국 상품이라도 브랜드별로 차이가 많기 때문. 소비자의 상품평을 자세히 읽어보는 게 방법. 특히 어깨가 넓다거나, 팔다리가 길어 국내 기성복이 맞지 않는다면 몸치수를 직접 재어 기록해 두는 게 좋다. 상품 설명서를 필독하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MD들이 해외 쇼핑몰에 적힌 내용을 상세히 번역해 올리는데다 직접 구입해 써보고 품평을 남기기도 한다. 일반소비자의 반응은 품질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이다. ●세트 상품을 공략하라 더 저렴한 상품을 원한다면 외국 사이트를 직접 찾아가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가끔 기획상품을 헐값에 구입할 수 있다. 대행 사이트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면 운송이 어렵지 않다. 홀로 쇼핑한다면 인지도가 높은 곳을 찾는 게 현명하다. 국내 쇼핑몰과 달리 피해를 입으면 마땅한 구제방법이 없기 때문. 쇼핑몰의 주소나 전화번호를 미리 챙기고, 문제가 생기면 국제소비자보호 사이트(www.econsumer.gov)에 신고, 또다른 피해자를 막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세트상품을 공략하는 것이 알뜰쇼핑 방법이다. 배송비가 개수나 무게와 상관없이 똑같이 적용돼 경제적이다. 해외스타가 입었다고 표시된 상품을 눈여겨 고르면 횡재도 가능하다. 대부분 ‘히트상품’ 대열에 올라 값이 크게 오른다. 유명한 쇼핑몰의 기획전과 세일기간을 기억하는 것이 또 다른 노하우다. 위즈위드 마케팅팀 김양필씨는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해외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과 방법으로 소개, 패션을 이끌고 있다.”면서 “소비자층이 30대 초반에서 20대로 넓어지는 추세라 성장세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길섶에서] 재운/이상일 논설위원

    샐러리맨 세 사람이 8년전 동해안으로 땅을 사러 가기로 약속했다. 공기업이 주택지 100평씩을 각 3000만원에 분양하는데 청약하기 위한 것이다.K씨는 계약금 300만원을 어렵게 마련해 또 다른 친구와 함께 갔다. 그러나 같이 간 친구가 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알고 계약서를 쓰기 직전에 K씨는 나혼자만 사기도 뭣하니 사지 않겠다며 매입을 포기했다. 이들과 따로 출발한 P씨는 다른 두사람이 샀겠거니 하고 혼자 계약했다. 이 땅값은 잔금을 치르기도 전, 두어달만에 분양가의 10배인 3억원으로 치솟았다던가. 그후 주변에서 횡재했다고 소문이 나자 P씨는 ‘한턱 내라.’는 직장 동료들에게 한달간 거의 매일 술을 사주어야 했다. 그리고 어느날 술에 진탕 취해 귀가했다가 집에서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 K씨는 “땅값이 오르는 것을 보며 돈이 나를 피한다고 생각해 안타까웠다.”며 “그러나 내가 P씨처럼 횡재했다면 똑같이 당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재운은 자기 그릇 크기대로 차는 것이며 분수에 넘치게 갑자기 돈을 벌게 됐다고 좋아할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삶이라면…

    [이현세 만화경] 삶이라면…

    가끔 “어떻게 하면 만화를 잘 그릴 수 있을까요.”라는 공허한 질문을 받는다. 그때마다 나는 “훌륭한 만화는 그리기도, 판단하기도 어렵지만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는 방법은 있습니다. 그것은 정직하게 그리는 것입니다.”라고 얘기한다. 학교 학생들에게도 만화를 그릴 때 어깨에 힘을 빼고 화장실 낙서처럼 자신에게 정직하라고 주문한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고상한 척 또는 뭔가 있는 것처럼 억지로 꾸미는 그런 얘기는 누구에게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 교수에게 보이기 위해 재미도 없는 이야기를 뭔가 있는 것처럼 꾸며서 교수의 약점을 파고드는 그런 만화는 아무리 잘 그려도 학점은 C를 주게 된다. 보는 내가 지겹고 졸려서 끝까지 볼 수가 없다. 자기 지적 수준에 자기가 가장 잘 아는 얘기를 자신의 스케치 능력에 맞게 정직하게 표현하면 최소한 자신의 지적 수준과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는 재미있다는 느낌을 주게 되고 때로는 감동까지 주게 된다. 이런저런 곳에서 베껴서 그럴듯하게 짜깁기한 가짜는 누구에게도 감동을 주기 어렵다. 화장실 낙서나 타인의 일기장이 재미있는 이유는 그 기록들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작가들의 첫 발표작은 그 작가의 데뷔작이자 은퇴작이 된다. 작가들의 데뷔작은 어떤 소재와 어떤 형식이든 간에 자신의 자전적인 요소가 많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온 세월의 정수를 이야기에 고스란히 담았을 것이고 정직한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과 감정이 읽는 이를 특별한 경험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 직접경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끝이 나면 그다음 작업은 간접경험을 직접 경험화해야 되는 것인데 대다수 작가들이 여기서 실패한다. 그래서 데뷔작이 은퇴작이 되는 것이다. 전업작가가 되는 것은 이처럼 굉장히 어렵지만 한번의 재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완전히 까발려서 솔직하게 기록하면 최소한 그것은 재미있다. 사형수의 수기라든지 정치적인 비화, 잠입르포 같은 것들이 작가의 내공과는 상관없이 재미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나는 대단한 몽상가이지만 그래도 다큐멘터리보다 더 드라마틱한 상상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구나 점심시간이 되면 무엇을 먹을까가 큰 고민거리 중에 하나다. 포기 끝에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맛있는 음식은 복권 맞은 기분만큼이나 횡재한 느낌까지 들지만 고르고 골라서 시킨 음식이 맛이 없으면 그 주인과 자신의 선택에 대해 화가 난다. 음식도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맛있게 만들 수는 없다. 가끔 자장면집 주인이 자장면을 싫어한다든지 냉면집 주인이 평생 냉면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면 살의까지 느끼는 나를 본다. 도대체 자신이 먹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것인가. 그런 집은 아무리 외양이 화려해도 엉터리다. 그 집은 음식점인 척하는 것이지 음식점이 아니다. 숟가락을 드는 순간 맛있고 맛 없고를 알아버리듯이 만화도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재미있겠다와 재미없겠다가 느껴진다. 아무리 화려한 그림과 연출로 꾸며 놓아도 자신이 공감하지 않고 유행 따라 진짜인 척하는 만화는 재미가 없다. 가짜가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잘난 척, 예쁜 척, 착한 척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가장 재미있는 삶은 정직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것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은 가짜다. 자신을 위해 자신에게 정직한 삶을 우리도 가질 때가 되었다. 위대한 삶을 꾸려나가는 것은 어렵더라도 엉터리 삶은 이제 버릴 때가 되었다.
  • ‘조상땅 로또’ 충남서 펑펑

    경기도 수원에 사는 이모(63)씨는 최근 충남도가 운영하는 ‘조상땅 찾아주기 사업’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냈다가 수십억원대의 조상땅을 찾는 횡재를 했다. 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아산에 아버지 이름으로 등록돼 있는 땅 8필지 1만 2553평을 찾았기 때문. 이 지역 땅값이 평당 30만원을 호가해 순식간에 30억원대의 재산을 벌었다. 서울에 사는 김모(59·여)씨도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연기·공주와 부여 등 3개 지역에 아버지와 할아버지 이름으로 등록돼 있는 땅 99필지 6273평을 찾아 10억원대의 재산권을 회복했다. 이처럼 행정도시와 아산신도시 건설 등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땅값이 크게 오른 충남지역에 조상땅을 찾으려는 민원인이 잇따르는 가운데 실제 조상땅을 찾은 ‘복많은 후손’이 급증하고 있다. 5일 충남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도와 도내 16개 시·군이 시행 중인 ‘조상땅 찾아주기 사업’에 신청서를 낸 민원인 2306명 가운데 31.5%인 727명이 3551필지 376만여평의 조상땅을 찾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07명이 조상땅 찾기를 신청,263명이 1635필지 200만평을 찾은 것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특히 지난해까지는 민원인이 연기·공주지역과 아산지역에 편중됐으나 올해에는 서산과 당진, 태안, 논산, 부여, 금산 등 도내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86)田夫之功(전부지공)

    儒林 (396)에는 ‘田夫之功’(밭 전/지아비 부/어조사 지/공업 공)이 나온다. 글자대로 새기면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말인데,‘兩者(양자)의 다툼에 第三者(제삼자)가 힘들이지 않고 利得(이득)을 취함’이나 ‘쓸데없는 다툼’을 의미한다. ‘田’자는 구획된 사냥터나 耕作地(경작지)의 象形(상형)이다.用例(용례)에는 ‘耕田(경전:논밭을 갊, 또는 그 논밭),閑田(한전:농사를 짓지 아니하고 놀리는 땅)’등이 있다.‘夫’자는 우뚝 선 어른의 상형인 ‘大’와 어른들의 뒤통수에 꽂은 동곳을 가리키는 ‘一’을 합한 글자로 본뜻은 ‘성인 남자’인데,‘지아비, 힘든 노동을 하는 사람, 다스리다, 돕다’의 뜻으로도 쓰였다.‘工夫(공부: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拙丈夫(졸장부:도량이 좁고 졸렬한 사내)’ 등에 쓰인다. ‘之’자는 발을 나타내는 ‘止’ 아래에 出發線(출발선) 또는 地面(지면)을 가리키는 ‘一’을 넣어 ‘어디론가 가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功’자는 意符(의부)인 ‘力’(힘 력)과 音符(음부)인 ‘工’(장인 공)이 합쳐진 形聲字(형성자)로 ‘공을 세우다’는 뜻을 위해 考案되었다.‘애쓰다’‘보람’‘일’‘상복이름’ 등은 派生(파생)된 뜻이다.用例로는 ‘功過(공과:공로와 죄과),功勞(공로:애를 써 이룬 공적),功成身退(공성신퇴:공을 세운 뒤에 그 자리에서 물러남) 등이 있다. 戰國時代(전국시대),齊(제)나라 威王(위왕)에게 重用(중용)된 순우곤은 재주가 남달랐다. 제나라가 魏(위)나라를 치려고 하자 순우곤은 이렇게 進言(진언)했다. “韓子盧(한자로)라는 매우 발빠른 名犬(명견)이 東郭逡(동곽준)이라는 재빠른 토끼를 뒤쫓았사옵니다. 그들은 수십 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돌며 다섯 번씩이나 가파른 산꼭대기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람에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나이다. 때마침 이를 발견한 田夫(전부)는 힘들이지 않고 橫財(횡재)를 하였지요. 지금 齊와 魏는 오랫동안 대치하는 바람에 군사도 백성도 모두 지쳐 있습니다.秦(진)나라나 남쪽의 楚(초)나라가 이를 기회로 ‘田夫之功’을 거두지 않을지 걱정입니다.”‘漁夫之利’(어부지리) 또한 쌍방이 다투는 사이에 제삼자가 손쉽게 利得(이득)을 챙긴다는 말이다.戰國時代,趙(조)나라가 燕(연)나라를 치려하자 蘇代(소대)가 燕나라 威王(위왕)을 위해 趙나라 惠王(혜왕)을 만나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貴國(귀국)에 들어오면서 易水(역수)를 지날 무렵이었습니다. 강가에서는 조개 한 마리가 햇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이때 물총새가 나타나 조개를 쪼았습니다. 물총새와 조개는 물고 물린 상태로 舌戰(설전)을 繼續(계속)하였습니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漁夫(어부)는 이들을 모두 주워갔습니다.殿下(전하)께서는 지금 燕나라를 치려고 하십니다만,燕나라가 조개라면 趙나라는 물총새이옵니다. 두 나라가 싸워 백성들을 疲弊(피폐)하게 만들면 강대한 진(秦)나라가 어부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옵니다. 이점을 깊이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따라 惠王은 燕나라 侵攻(침공) 계획을 접었다. 이 두 이야기는 모두 戰國策(전국책)에 전한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세상에 이런일이] 같은 번호 로 또!

    |파리 연합|프랑스 북부 파-드-칼레 지방의 소도시 오뤼크에 사는 한 가족이 1978년 이래 27년만에 똑같은 번호로 거액 복권에 또 당첨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고 AF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복권판매 가게에 따르면 이 가족은 1978년 복권에 당첨돼 당시 90만프랑,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가치로 50만유로(약 6억 2000만원)를 횡재했다. 복권에 재미를 붙인 이 가족은 이후 매주 같은 숫자 배열로 복권에 도전한 끝에 지난 3일 추첨에서 27년 전과 같은 번호로 150만유로(약 18억 7000만원)를 거머 쥐었다.
  • [세상에 이런일이] 묏자리 보고 뻗은 명당

    장례식장 옆에 위치한 로또복권 판매점이 지난 두달 동안 1등 당첨자를 2명이나 배출해 화제다. 광주 북구 중흥동 모 장례식장 옆에 있는 복권 판매점에서 처음 1등이 나온 것은 131회차인 지난 6월4일이었다. 당시 인근에 사는 40대 남성은 14억 5000만원을 당첨금으로 받았다. 이어 지난달 23일 138회차 로또 복권을 구입한 30대 초반의 남성도 1등에 당첨돼 22억 2000만원의 횡재를 했다. ‘인생역전’에 성공한 두 사람 모두 스스로 번호를 고르지 않고 기계가 자동으로 번호를 선택해 주는 방법으로 복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판매점에서는 3등 당첨자도 14명이나 나왔다. 연이은 1등 배출 소식에 동네주민은 물론 담양, 화순 등 인접 행정구역에서도 복권을 사려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등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우편주문이 쇄도한다. 바로 옆이 장례식장이라는 특성 탓에 주위 사람들은 “장례식장의 기운이 복을 주고 나가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정작 주인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판매점 주인 조순애(41·여)씨는 “소문이 퍼져 판매량이 늘면서 당첨 확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생각할 뿐 소문처럼 장례식장의 기운을 받아서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儒林(397)-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3)

    儒林(397)-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3)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3) 순우곤이 말하였던 ‘전부지공(田夫之功)’이란 이렇듯 ‘양자의 다툼에 엉뚱한 제3자가 힘들이지 않고 횡재함’의 비유인 것이다. 순우곤의 말에서 ‘개와 토끼의 다툼’이란 ‘견토지쟁(犬兎之爭)’의 성어가 나온 것. 이 말은 ‘어부지리(漁夫之利)’와 같은 뜻을 지니고 있다. 순우곤의 뛰어난 변설을 알아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일화가 남아 전하고 있다. 그 말은 ‘유유상종(類類相從)’이다. 원래 이 말은 ‘주역(周易)’의 ‘계사편(繫辭篇)’에 나오고 있는데, 그 전거는 다음과 같다. “삼라만상은 그 성질이 유사한 것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 나누어진다. 거기서 길흉이 생긴다.(方以類聚物以群分吉凶生矣)” 그러나 이 말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순우곤 때문이었다. 제나라의 선왕은 수도 임치에 ‘직하학궁’을 세워 천하에 이름난 선비들을 널리 초빙하여 거처를 주고 대부의 녹봉을 주었다. 최고로 번성할 때는 천 명이 넘는 선비들이 학궁에 넘쳐날 정도로 모여들어 있었다. 그러나 제나라의 선왕은 이에 만족지 아니하였다. 선왕은 순우곤에게 각 지방에 흩어져 있는 인재를 찾아 등용토록 하였다. 며칠 뒤에 순우곤이 돌아왔는데, 한꺼번에 일곱 명의 인재들을 데리고 왕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추연(芻衍), 신도(愼到), 전병(田餠), 환연(環淵)과 같은 당대 최고의 선비들이었다. 그러나 선왕은 이렇게 말하였다. “귀한 인재를 한꺼번에 일곱 명씩이나 데리고 오다니 너무 많지 않은가.” 그러나 순우곤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같은 종의 새가 무리지어 살듯 인재도 끼리끼리 모이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신이 인재를 구하는 것은 마치 강에서 물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순우곤의 이 말에서 ‘유유상종’이란 성어가 나온 것이지만 오늘날에는 ‘끼리끼리 모인다.’는 배타적 카테고리의 부정적 의미로 자주 쓰이는 말이다. 이처럼 순우곤은 제나라의 위왕과 선왕 양 대에 걸쳐 뛰어난 변설로 신망을 받았던 세객이었다. 따라서 순우곤은 제나라에 입국한 맹자에 대해서 라이벌 의식이 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일찍이 순우곤과 같은 유세객 장의(張儀)는 누명을 쓰고 온몸이 다 터진 채 고향으로 돌아와 누워 있을 때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섣부르게 책을 읽고 유세하더니 이런 욕을 당하시는구려.’하고 한탄하자 갑자기 혀를 쏙 내밀고 이렇게 물었다. “내 혀를 보게, 있나 없나.” 난데없는 질문에 울던 아내는 그만 웃으며 대답하였다. “혀는 붙어 있군요.” 그러자 장의는 ‘그럼 되었네.’라고 안심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의 혀가 있는지 보라.(視吾舌尙在不)’는 유명한 말이 나온 것. 순우곤도 단지 ‘세 치의 혀’로써 당대의 권력을 사로잡고 있었던 설망우검(舌芒于劍)의 설객(舌客)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순우곤에게 있어 대사상가 맹자의 등장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 儒林(396)-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2)

    儒林(396)-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2)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22) 이처럼 순우곤은 당대 최고의 세객이었다. 세객(說客). 교묘하고 능란한 말솜씨로 각국을 유세하고 다니는 사람으로 그 무렵 제국의 군주가 저마다 패자(覇者)를 지향하여 패도정치를 펼쳤던 전국시대 때 책사나 모사(謀士)출신의 세객들이 즐비했는데 그 중 언변으로는 순우곤이 제일이었다. 순우곤의 능란한 말솜씨는 다른 기록에도 엿보인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제왕이 순우곤을 시켜서 초나라에 따오기를 헌상케 하였다. 도문을 나서서 가는 도중에 새장을 바라보니 따오기가 새장에 갇힌 모습이 너무나 처량해 보였다. 따오기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순우곤은 따오기를 날려 보내고 빈 새장을 가지고 초왕을 만났다. 초왕은 빈 새장만을 들고 온 순우곤에 화가 나서 큰소리로 꾸짖어 말하였다. “그대는 사신으로 오는 주제에 빈 새장만을 들고 왔단 말인가.” 그러자 순우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제왕께오서는 저를 시켜 초왕께 따오기를 헌상케 하셨습니다. 물가를 지날 때 따오기가 목말라하는 것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 새장에서 꺼내어 물을 먹였는데, 달게 마시던 따오기가 갑자기 도망을 가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아찔하여 저는 배를 찌르고 자살하려 했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저의 대왕님을 한갓 금수로 인해서 선비를 자살하게 했다고 오히려 비난하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그만뒀습니다. 따오기는 다른 새와 비슷비슷한 놈이 많아 딴 새를 하나 구해 살짝 대치할까도 생각했습니다만 이것은 불신의 행위로 우리 임금님을 속이는 게 되기 때문에 그만뒀습니다. 한편 다른 나라로 도망칠까도 생각했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두 나라의 군주 사이의 선린이 두절되는데 마음아파 역시 그만뒀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와서 잘못 저지른 죄를 고하고 머리를 조아려서 대왕께 벌을 받으려 하는 바입니다.” 순우곤의 말을 듣고 초왕이 말하였다. “과연 훌륭한 인물이로다. 제왕에게는 이런 신의의 신하들이 많이 있었구나.” 초왕은 순우곤에게 후히 상을 내렸으며, 사신으로 간 순우곤은 기대 이상의 외교적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순우곤은 따오기가 불쌍해서 놓아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의를 거짓으로 꾸미기 위해서 일부러 따오기를 놓아주었다는 점이다. 순우곤의 이러한 위계는 백성(따오기)을 위한다는 정치를 펴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의 권력과 영달을 꾀하는 정치의 속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순우곤은 이처럼 뛰어난 변론으로 마침내 제나라의 대부가 될 수 있었다. 제나라의 위왕이 위나라를 치려 하자 간하였던 순우곤의 진언도 명언에 속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 한자로(韓子盧)란 매우 발 빠른 명견이 동곽준(東郭逡)이란 재빠른 토끼를 뒤쫓았습니다. 그들은 십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돈 다음 가파른 산꼭대기까지 다섯 번이나 올라갔다 내려오는 바람에 개도 토끼도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때 이것을 발견한 전부(田夫:농부)는 힘들이지 않고 횡재를 하였습니다. 지금 제나라와 위나라는 오랫동안 대치하는 바람에 군사도 백성도 모두 지치고, 사기가 말이 아니온데, 서쪽의 조나라와 남쪽의 초나라가 이 기회를 보아 전부지공(田夫之功)을 거두려 하지 않을지 그게 걱정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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