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백99억 탈세 수사/간부 6명 철야조사
◎정몽헌부회장 금명 소환/“5년간 2백92차례 송장변조… 2백71억 추징”/국세청
검찰은 8일 현대그룹계열회사인 주식회사 현대상선이 기업자금을 변칙적으로 유출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백억원을 탈세했다는 국세청의 고발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이명재부장검사)는 7일 국세청관계자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데 이어 8일 현대상선의 전관리본부장 최경희씨(49·현 현대전자근무)등 전·현직 경리관계자 6명을 소환,철야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를 실무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인데 이어 고발 조치된 이 회사 부회장 정몽헌씨(45)와 전사장 박세용씨(45),송윤촌씨(58)등을 금명간 소환해 혐의 사실이 확인될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탈세와 외환관리법위반등 혐의로 구속하고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소환한 회사관계자들을 상대로 탈세사실에 대한 확인과 함께 정부회장등이 탈세한 돈을 유용 또는 횡령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함께 현대상선의 미국내법인인 현대상선 아메리카사등을 통해 현지 외국은행에서 9천만달러를 빌린후 이자를 제때에 갚지 못하자 국내의 회사돈을 「화물비」명목으로 빼돌려 온 사실을 밝혀내고 이 과정에서 정부회장등이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운항비등 허위계상
국세청은 8일 현대상선이 지난 87년부터 91년까지 5년간 운항비를 허위로 계상하는 등 장부를 허위로 꾸며 모두 2백99억원의 이익을 계획적으로 누락시킨 사실을 확인,2백71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기로 했다.
또 탈세와 관련,현대상선의 정몽헌부회장(정주영국민당대표의 5남)과 송윤재·박세용 전사장등 3명과 현대상선을 조세범처벌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외환관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의 황재성조사1국장은 이날 현대상선이 지난 87년 1월1일부터 91년 12월31일까지 5년간 2백92차례에 걸쳐 모두 2백11억원의 운항비를 실제보다 더 쓴것으로 회계장부에 허위로 계상한것을 비롯,▲외상매출 26억원을 누락시키고 ▲외화평가 차액으로 인한 손해 24억원을 과대계상했으며 ▲기타 과소신고소득 38억원등 모두 2백99억원을 법인의 총매출액에서 누락시켜 손비처리함으로써 탈세를 해왔다고 발표했다.
국세청은 이에따라 현대상선이 탈루한 법인세 및 방위세·소득세(인정상여)및 방위세 추징액 2백71억원을 다음주 초쯤 확정,회사측에 통지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17일 현대상선의 89년 귀속분 법인세 신고내용을 전산분석한 결과 불성실신고로 판정하고 조사에 착수,해운업의 필요경비인 항비와 화물비,연료비 등의 지출항목을 집중 추적해 왔다.
조사결과 현대상선은 해외 송금용 증빙서류인 화물비청구서(송장)를 복사,거래 일자·수량 금액 등을 변조하고 국내은행의 송금 통지서(외화송금의뢰서)까지 가짜로 작성해 첨부하는 등의 수법으로 기업자금을 빼돌려 변칙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외국환은행장의 인증을 받도록 돼있는 외국하역업체로부터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송금액 8백87만6천달러(한화 63억6천4백만원)를 인증없이 화물비로 변태처리한 사실도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