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수뢰·횡령공금 25억 넘을듯/연행된 명의식 축협회장 혐의사실
◎안영모씨와 수법비슷… 로비자금화 추정/수입쇠고기 계약과정 업자에 돈 챙긴듯
명의식 축협중앙회회장(59)이 7일 인사부정·공금횡령등의 혐의로 검찰에 연행됨으로써 사정활동의 폭이 우리사회 구석구석까지 미치면서 총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밝혀진 명회장의 공금횡령 액수만도 10억여원에 이르고 앞으로 그 규모는 더 커질 공산이 높아 정확한 횡령액수및 거액의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수사진척에 따라 안영모동화은행장 사건처럼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검찰도 명회장이 거액의 돈을 챙겨 로비자금 등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관련 장부일체를 압수,정밀검토하고 있다.
검찰수사결과 명회장은 동화은행 안행장과 유사한 방법으로 거액의 공금을 횡령,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즉,안행장처럼 각 부서장의 책임아래 허위 영수증을 이용,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위장해 지출결의서를 만든뒤 공금을빼내 직접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명회장이 이같은 방법으로 지난90년부터 올해초까지 오랫동안 자금을 모았고 축협의 예산및 흑자규모등을 감안할 경우 횡령한 공금액은 최소한 안행장의 25억여원 보다 더 많을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명회장의 이같은 행위로 미루어 인사비리·공금횡령 이외에도 쇠고기수입등과 관련,축산업자들과 수급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뇌물을 챙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명회장이 농업진흥청 기획관리실장·농수산부 제1차관보·국립농산물검사소장 등을 역임한 이 분야 「전문가」이기때문에 보다 지능적이고 기술적으로 각종 부정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결과 명회장은 서울 수유동 자택말고도 방배동과 제주도에도 각각 1필지씩의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씨의 자택(도봉구 수유3동 223의16)은 대지 57.1평 건평 47.79평의 2층 양옥으로 시가 3억원의 비교적 허름한 가옥이지만 서초구 방배동 2643과 남제주군 성산읍 신천리 591의1에 각각 1필지씩을 합쳐 명씨 명의로 된 부동산은 모두 1486.63평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검찰은 특히 명회장이 챙긴 돈의 사용처에 대한 수사를 병행,부패고리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함께 김종호전해군참모총장등에 이어 명회장도 축협중앙회이사임명과 관련,지난 90년 5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밝혀진 것은 우리사회에 「인사비리」가 얼마만큼 광범위하게 퍼져있는지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