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학부모 교장이 특별관리/상문고의 비교육적 행태
◎의원·장관·장성급자녀 별도반 편성/담임도 일부 충성파 교사에만 맡겨
상문고는 이른바 「VIP학부형」들을 특별관리하기 위해 이들의 자녀들을 상춘식교장이 신임하는 몇몇 담임교사반에 특별 배정하는 비교육적 행태를 일삼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세간에 알려진 바와 달리 대부분 교사들은 VIP학부형들을 대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이들 특별관리대상 학생들을 담임으로 맡게된 교사들은 「교장과 학교의 분위기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두고 있을 것」을 지시받아 마음편할 날이 없었다고 한다.
상문고는 신입생이 들어오는 즉시 이들의 가정환경을 세밀히 파악해 국회의원·장관·장성급 군인 자녀들은 2∼3개반에 몰아 편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급의 담임교사들은 「교장이 새로 건물을 짓는다」「학교측 비리에 대한 제보가 시교육청에 접수됐다」는등 민원이 필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즉시 해당 민원 처리능력을 가진 학부모들이 상교장을 찾아오도록 해야 했다.
이를위해 각 담임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학부형의 직업과 직위등을상세하게 기재하도록한 「직업현황조사서」를 적어오도록 해 학년주임에게 제출했다.
이 조사서를 토대로 학교측은 행정관리,고위층,군인,법조인 등 직업별 학부형 분류표를 만들어 이는 교장실에만 비치했다.
상교장은 이 분류표를 갖고 필요한 일이 있을때마다 「학부형 모셔오기」작전을 펼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학교 한 교사는 『교장이 신뢰하지 않는 교사는 절대 「VIP학급」의 담임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런 학급을 맡아서도 교장의 의도를 충실히 이행못하면 다음 학기에는 담임직을 내놓아야 했다』고 말했다.
또 VIP 학부형의 자녀들은 대개 2·3학년으로 진급하면서도 똑같은 담임이 이끌고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학교를 거쳐갔던 대다수 VIP학부형들은 학교측의 선심공세와 로비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상문고를 졸업한 아들들을 둬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민자당 E의원과 민주당 Y의원은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동안 학교를 방문한 적이 없고 더구나 교장이라는 사람과는 전화통화조차 해본일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압수수색 계기로 보면/“돈치장” 상 교장 호화주택/실내엔 이탈리아제 가구 “즐비”/자동차만 4대… 지하엔 연못도
17일 압수수색이 실시된 상문고 상춘식교장의 집은 서울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삼각산 기슭인 서울 성북구 성북동 고급주택단지에 자리잡은 지상 2층,지하 1층의 3층 양옥집.
대지 2백40평,건평 1백47평인 상씨 집은 실내바닥이 이탈리아제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고 5평 가량의 지하연못,15여평 규모의 지하 1층 연회장을 갖춰 고급별장을 연상케 하는 호화 저택.
10여평 넓이의 1층 응접실에는 이탈리아제 소파와 높이 1m가량의 대형청자 1개,백자 1개가 놓여 있었으며 건물 일부 외벽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또 잔디를 심어놓은 정원 곳곳에는 소나무·대나무·난초·휘귀석·담쟁이덩굴등으로 가꾸어져 마치 작은 동산을 집안으로 옮겨놓은 느낌.
또한 상씨 집 차고에는 상씨 부부용 그랜저승용차 2대,자녀들이 입국했을 때 타고 다녔다는 쏘나타와 스포티지 승용차가 각각 1대씩 모두 4대가 주차있어 최상류생활을 하고 있었음을 입증.
상씨집 바로 이웃에 있는 유명인사 전용식당인 「한국엔지니어클럽」의 손님들은 이구동성으로 『점심을 먹으러 이곳에 들렀다가 주차공간이 없어 상씨 집앞에 차를 잠시 주차해 놓을 때면 대문은 열어보지도 않고 집안에서 갖가지 욕설이 튀어나올 정도로 인심이 사납다』고 쓴웃음을 짓기도.또한 이웃 주민들은 상씨 가족들이 주민들과의 접촉을 꺼려 바로 이웃들도 상씨 가족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로 폐쇄적인 생활을 해왔다고 입을 모았다.
◎검찰이 본 적용가능 법조문/상 교장,배임수재 등 4∼5개죄 해당/「학생 내신 변조 진학」은 업무방해죄/찬조금·보충수업비 착복은 횡령죄
상문고 상춘식교장과 이우자이사장 부부는 어떤 법률로 처벌을 받을까.
이번 사건의 주범인 상교장에게는 횡령·외화도피·배임·업무방해죄등 대략 4∼5개죄목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7일 상교장의 심복으로 재단살림을 꾸려온 최은오이사및 경리총책임자인 김순자씨와 장방언교감등 핵심인사 3명을 소환,조사한 내용등으로 볼때 상씨부부의 사법처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신성적 조작을 통해 대학에 진학했을 경우에는 그 대학의 학사업무를 방해한게돼 업무방해죄가 적용된다.지금까지 밝혀진 내신조작은 10명으로 이중 4명은 대학에 진학한 것로 드러나 문제의 소지가 있다.
또 학교측이 부당한 청탁과 함께 돈을 받고 내신성적을 조작했을때는 배임수재죄에 해당되고 돈을 준 학부모는 배임증재죄로 처벌받는다.
17억4천만원의 찬조금과 추가로 더 받아낸 8억원의 보충수업비를 개인용도로 쓰면 횡령죄가 추가된다.검찰은 찬조금을 거두는 행위자체는 형사처벌대상이 아니나 이 돈을 학교나 재단을 위해 쓰지 않고 개인용도로 썼을때는 횡령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특히 보충수업비는 공금이기 때문에 이를 유용하거나 가로챘을 경우 업무상횡령죄에 해당된다.
상교장이 89년부터 91년까지 교사 81명을 동남아 지역에 14박15일간 해외연수시켜 주는 과정에서 이들의 여권을 이용,개인이 소지할 수 있는 외화최고한도액인 5천달러를 바꾼뒤 이를 가로채는수법으로 돈을 챙겨 외국으로 빼돌렸을 경우에는 외화도피죄에 해당된다.상문고측은 모두 30만달러가량 도피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 학교부지를 도원골프장에 임대해주고 월1백50만원씩 받아왔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학교측의 재산을 축낸 것이 돼 상교장에게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