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대」 국정조사 어디·누구까지
◎야,“조회장의 227억 따지자”/여,“명백한 정치자금 의혹만”/증인채택 야공세 결정적 증거없어 한계/검찰수사기록 법원서 넘겨줄지도 의문
상무대 이전사업의 정치자금 유입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어디까지 조상대상에 포함되는가.
여야는 18일 조사계획서 작성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지만 조사대상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이 문제가 조사활동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물론 가장 민감한 사안인 증인채택의 폭을 결정하기 때문이다.조사대상의 설정과 관련해 여야가 해결해야 하는 사안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돈」문제이다.이와 관련,여야는 이미 「조기현회장이 조성한 2백27억원 가운데 정치자금 유입의혹이 있는 부분」으로 한정하기로 합의해 둔 상태이다.그러나 「정치자금 유입의혹」이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냐는 것이 논란거리이다.합의문구만을 염두에 두면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56억5천만원이 1차 대상에 들어간다.청와대로 흘러 들어갔다는 30억원,이현우전청와대경호실장에게 줬다는 20억원,이진삼 전육참총장에게 전달됐다는 6억5천만원 등이다.
여기서 민자,민주 양당의 해석이 다르다.민자당은 이 돈 가운데 정치자금의 유입의혹이 있는 명백한 부분만 조사하는 것이 처음의 합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반면 민주당은 56억5천만원의 사용내역과 함께 출처도 조사해야 된다고 주장한다.2백27억원의 사용내역을 모두 따져 보자는 것이다.즉 56억5천만원이 조회장이 횡령한 80억원에 모두 포함된 것인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또 동화사 대불공사대금이 실제로 공사에만 투입됐는지,아니면 다른 용도로 전용되었는지,그 행방을 조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검찰이 지난번 수사결과 밝힌 법회비 45억원도 지난 대선때 선거자금화 했다는 인식아래 현정권의 「흠집」을 내기 위한 계산도 깔려 있다.정치자금 유입의혹을 부각시키기 위해 도급순위 1백2위의 청우건설이 대규모 공사를 낙찰받은 「특혜」시비도 거론하겠다는 생각이다.민주당은 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자는 모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는 것이민주당의 고민이다.조회장을 고소한 이동영대로개발대표가 작성한 배서어음명세서에 이름이 적힌 민자당 두의의원에 대해서도 검찰이 「사실무근」으로 가닥을 잡아놓은 상황이어서 증인채택이 쉽지 않다.얼마전 거론됐다 「무혐의」쪽으로 기울고 있는 여권핵심인사들에 대해서는 더할 나위가 없다.
민자당은 민주당의 증거부재에 대해 느긋해 하고 있다.그러나 민주당의 정대철상무대진상조사위원장이 『관련인사는 더 있고 국정조사가 시작되면 터뜨리겠다』는 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도 엿보인다.
둘째 검찰및 국방부의 사건수사기록에 대한 검증문제도 조사대상 선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다.법원으로 넘어간 검찰의 수사기록과 국방부 특명검열단의 기록을 얼마만큼 제출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민주당은 특히 검찰의 수사기록에는 로비대상 인물은 물론 뇌물로 준 당좌수표번호까지 포함되어 있는등 진상규명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는 물론 국회와 검찰·법원과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민주당은 『국정감사및조사법에 따라 조사위의 결의만 있으면 재판부에 재판기록을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법원과 검찰은 『국정조사권을 계속중인 재판이나 수사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결국 조사위의 자료제출요구가 「소추에 관여할 목적」이냐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국정조사위원장인 현경대법사위원장은 『현행법에 의해 조사위의 자료제출요구가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