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최고권력기관장 3명 전격 해임 안팎
◎크렘린 권력투쟁 사전차단 포석/“권력유지 불안한 수구세력 반란 있었다”/대선 2차투표 연기 음모와 관련 가능성
20일 옐친 대통령이 자신의 최고권력기관장들인 경호실장과 연방보안국(FSB)국장을 전격해임한 것은 최근 크렘린 핵심권력층 사이에 빚어진 권력투쟁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권력투쟁이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옐친이 이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강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크렘린측은 『대통령 진영을 새롭게 개편·강화하기 위해서였다』고 해임 배경을 설명하고 있지만 『크렘린내에서 권력유지에 불안을 느낀 수구세력의 반란 기도가 있었으며 옐친 대통령이 앞으로 유사사례를 막기 위해 단행한 것』이라는 게 타당한 분석일 것같다.
이들의 해임은 옐친 선거진영의 핵심참모인 세르게이 리소프스키 등이 체포된 19일의 「2차선거 연기 음모」사건과 관련됐다는 것이 크렘린내부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지적이다.이들의 체포는 바로 코르자코프와 바르수코프의 명령으로 이뤄졌다.코르자코프는 『이들이 1차선거에서 선거자금50만달러를 횡령한 혐의가 있어 조사했다』고 말했지만 일반적 분석은 구금된 이들은 코르자코프의 「2차선거 불용론」을 이론적으로 거부하다 체포됐다는 것이다.
레베드가 옐친 대통령의 핵심권력측근으로 들어오자 자신의 권력유지에 불안을 느낀 코르자코프가 옐친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같은 「음모」를 시작했고 바르수코프와 정치담당 제1부총리 올레그 소스코베츠는 이에 동조했지만 체르노미르딘 총리와 옐친 선거진영의 선거운동 책임자인 추바이스는 끝까지 이 음모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위 사무총장이자 대통령 안보담당보좌관으로 새 권력을 거머쥔 레베드는 즉각 『대통령 경호부서,정보부서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면서 『사건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반격」을 가했다.추바이스도 『코르자코프 등이 선거를 치르지않고 공산당에 무력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권력을 장악하려 했다』고 폭로했다.여기서 옐친은 수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경호실장·보안국장을 즉각 해임,레베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날 코르자코프 등의 해임은 레베드가 크렘린내 힘겨루기에서 승리했음을 뜻한다.이는 곧 레베드가 앞으로 자신이 장악한 권력을 바탕으로 사회질서 회복 및 군 개혁작업을 강력히 펴나갈 바탕을 마련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들의 해임 직후 『일어날 수 있는 일(권력투쟁)은 모두 일어났고 이번 해임은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확고히 쥐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크렘린의 평정」을 강조한 추바이스의 회견에도 불구,대부분의 분석가들은 『2차선거 후 권력재편 과정에서 이번과 유사한 권력투쟁 단면들이 계속될 것』이라며 러시아 장래를 불안하게 전망한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대선 1차투표후 권력투쟁 일지
6월16일=대선후보 레베드 14.7% 지지획득
6월17일=레베드,대통령안보보좌관으로 크렘린입성,그라초프국방장관 해임
6월18일=레베드,「일부 군지위관쿠데타음모」발설
6월19일=코르자코프및 바르수코프,옐친선거참모 2명 체포,선거연기 강요
6월19일=레베드,선거전후 쿠데타음모 불용선언
6월20일=옐친,경호실장및 보안국장 전격해임·구금,선거참모 석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