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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권 반응 긍정 ‘半’ 의구심 ‘半’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정국 구상을 선별적으로 수용할방침임을 내비쳤다.선거법·정치자금법·부패방지법 개정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다룰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정치보복금지법 제정과 안기부예산 지원 사건을 다루기 위한 특검제 도입에는 부정적 시각을 나타냈다.민주당은 선거법·정치자금법·부패방지법 개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안기부예산 지원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야당의 사과와 진실 규명 등을 주장해 온 민주당으로서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얻어낸 것이 없는 상태에서 박수를 보내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또 이 총재의 정국구상이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의원의 발언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이 사건으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떼놓기 위한 ‘작전’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 이런 탓에 이날 오후 민주당의 반응은 다소 오락가락했다.윤호중(尹昊重) 부대변인은 당초 “범법행위에 대한 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정치권은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면서 환영의 논평을 냈다.그러나 잠시 뒤 수정본을 내고 “이 총재의 발언은 원칙적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범법행위를 무마하기 위해 ‘원내외 분리대응’이라는 눈가림 전술을 써서는 안된다”고 한 발 물러섰다.김영환(金榮煥) 대변인도 “안기부예산 횡령사건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느닷없이 ‘정치보복 금지’,‘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등을 제기한 것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특검제는 안된다”면서 이 총재의 특검제주장을 일축한 뒤 정치보복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도 “정치보복 문제는 법으로 해결되는 사안이 아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이어“선거법은 여야 의원들이 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부패방지법은 여당이 준비해 온 것”이라며 “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은 국회에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돼 있는 만큼 이를 가동해 논의하면 된다”고 선별적 수용 의사를 밝혔다.정 총무는 “한나라당과 곧 총무회담을갖고 세부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운기자 jj@
  • 정형근의원 불구속 기소

    검찰은 30일 지난 89년 서경원(徐敬元)전의원 밀입북 사건 당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서 전의원으로부터 북한 공작금 1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는 6공 당시의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것으로 99년 11월 시작된 ‘서경원 사건 재조사’는 사실상 종결됐다. 이에 따라 서울지검(金珏泳 검사장)은 99년 11월 ‘DJ,북한 공작금1만달러 수수설’을 언급한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을 이날 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7건에 걸쳐 9차례나 고소·고발당한 정 의원에 대해 ▲서 전의원 고문과 서씨가 만든 ‘고문 국회의원 정형근을 심판하는 시민모임’ 관련 발언 ▲한나라당 부산집회에서 ‘빨치산 수법’ 발언 ▲같은 집회에서 ‘DJ 1만달러 수수’ 발언 ▲언론대책문건 사건 관련 발언 등 4건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청소년 선도단체인 한국BBS중앙연맹 공금 횡령 관련 고소사건은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정 의원이 맞고소하거나 고발한 6건에 대해서는 고소인이 조사에 적극적으로응하지 않아 각하했다. 정 의원은 99년 4월 이후 빨치산 발언 및 언론대책문건 사건 등과관련해 9차례나 고소·고발당한 뒤 검찰의 23차례에 걸친 소환통보에 불응했었다. 박홍환 장택동기자 stinger@
  • [사설] ‘안기부 돈’ 재판정에서 밝혀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회동에서 “안기부 예산이 신한국당에 유입된 적이 없다”는 데공감했다고 한다.특히 이총재는 “현 정권의 ‘야당 목죄기’에 대해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고 김 전대통령도 강경투쟁을 주문했다고 한다. 이른바 ‘안기부 예산의 구여권 총선지원’사건은,형사적으로는 검찰이 이미 관련자들을 국고 손실 등 혐의로 기소해 놓고 있고, 민사적으로는 국가를 대신하는 법무부가 한나라당 등을 상대로 ‘선거자금으로 지원된’ 940억원을 국고로 환수하기 위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놓고 있다.따라서 이 사건을 둘러싼 공방은 기본적으로 재판정에서 법리적으로 이뤄져야지 재판정 바깥에서 정치적 논쟁으로판가름날 수 없는 것이다. 문제의 ‘안기부 돈’을,검찰은 ‘국가예산의 횡령’이라고 하는 데반해 한나라당은 국고 자금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총재는 전직 대통령과 만나 정치적 투쟁을 다짐할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그 자금의 실체를 밝히는 데 협조하는 것이 일의 순서가 아닌가 한다.국고환수 소송도 그렇다.야당에서는 “진실 규명도 안됐는데 웬 환수 소송이냐”며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한다.국가의 권익을 대변하는 법무부나 검찰로서는 국가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예산회계법상 5년이고 그 시효가 끝나기 전(지난 26일)에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가 아닌가. 나아가 형사재판을 통해 ‘횡령’으로 판결이 날 경우 시효기간을 넘겨 국고환수의 기회를 놓친다면 국가소송의 원고 대표인 법무부장관은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나라당은 재판과정에서 ‘국가예산’이 아님을 입증하든지 신한국당의 승계문제를 방어하든지 간에 법정투쟁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법정 밖에서 정치공세로 이 문제를 풀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 이원종·권영해씨 곧 재소환

    ‘안기부 예산 구여권 불법지원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金大雄)는 28일 이원종(李源宗)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을 금명간 다시 소환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전수석과 권전부장의 당시 위치로 볼 때 안기부가 1,200억원대의 예산을 구여권에 지원한 사실을 몰랐을 리 없는 것으로 보고안기부 예산의 불법전용을 공모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95년 지방선거 당시 민자당에 지원된 257억원 중 후보들에게전달된 것으로 확인된 8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이 당 운영비등으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당시 민자당 사무총장이던 김덕룡(金德龍)의원 등 지도부의 개입 여부를 캐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한나라당을 상대로 안기부 예산 940억원의 환수 소송을 낸 것과 관련,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예산 횡령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로 소송 제기는 불가피했다”고밝혔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이총재·YS對與 공동전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8일 낮 상도동으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찾았다.전날 이총재의 회동 제의에 따른 것이다.이총재로서는 지난 20일 정국 구상을 위해 칩거한 뒤 첫 공식 일정이었다. 이총재와 김전대통령은 1시간20분 남짓 진행된 단독 오찬에서 대여(對與) 공동투쟁 방안을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이 끝난 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안기부예산이 신한국당에유입된 적도 없고,강삼재(姜三載)의원이 안기부자금인 줄 알고 받은돈은 한 푼도 없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현 정권의 야당 목죄기 등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당을지키기 위해 법적·정치적으로 싸워 나갈 것”이라며 정국 구상의일단을 드러냈다.김전대통령이 “야당다워야 한다”며 강경 투쟁을주문하자 이총재는 “당을 살려 나라의 중요한 일을 하도록 최선을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전대통령은 “잦은 영수회담은 좋지 않다” “의리가 중요하다”며 이총재의 정치 스타일을 비판했다.이에 이총재는 “자주 찾아뵙겠다.당이 잘 되도록 도와 달라”며 관계 개선의 의지를 내비쳤다고 상도동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전했다.김전대통령은 회동 직후 밝은 표정으로 승용차까지 이총재를 배웅했다. 하지만 이날 회동을 두 사람의 적극적 ‘연대 모색’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분석이다.기본적 정치구상을 재정비하고 있는이총재에게는 김전대통령과 본격적으로 화해하는 모습이 부담일 수있다는 것이다.실제 민주당은 두 사람의 회동에 촉각을 세우며 향후안기부 자금파문 등 정국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면서도 영향력을 평가절하했다.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금 ‘안기부예산 횡령사건’의 진상이 규명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두 분의 만남 결과는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총재는 기회 있을 때마다 ‘3김 청산’을 주장하지 않았느냐”고 힐난했다. 한편 김전대통령은 다음달 15일 대통령 재임중 있었던 일을 정리한회고록을 펴낼 예정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印尼 와히드 대통령 ‘제2에스트라다’ 되나

    [자카르타 연합]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늠할 와히드 대통령의 부패 연루 의혹에 대한 국회 특별조사위원회 진상 조사 결과가 29일 발표된다. 특위 위원 50명은 28일 조달청 공금횡령(블록게이트) 및 브루나이국왕 기부금 수수(브루나이게이트) 사건에 대한 와히드 대통령의 부패 의혹 조사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29일 국회 총회에 제출키로 했다. 특위는 3개월이 넘도록 계속된 이번 조사에서 참고인 30여명의 진술을 토대로 와히드 대통령이 블록게이트와 브루나이게이트와 관련,직권을 남용한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수권당(PAN) 소속의 알빈 리에 특위위원은 27일 현지 기자들과만나 “특위 조사에서 와히드가 2개 스캔들에 연루됐음을 입증하는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이를 근거로 탄핵소추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특위 위원들은 소속 정파의 이해관계와 매수설,정국불안 우려 등으로 인해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어 와히드가 부패에 연루된 쪽으로 결론낼 수 있을지는불투명하다.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은 최근 위원들이 20만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거나 위협을 당한 뒤 조사 결과를 조작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객관적인 조사보고서를 발표할 것을 촉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였다.
  • 복지시설 33% 보조금 횡령

    고아원과 양로원 등 정부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의 33%가 주·부식 구입비를 실제보다 부풀려 계상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조금을 횡령해온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졌다. 감사원은 지난해 6∼7월 서울 등 전국 8개 시·도의 40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감사에서 13개 시설이 정부보조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감사원은 횡령한 보조금 19억원을 회수토록 하고관련자 6명은 검찰에 직접 고발했다. ?주·부식비 횡령 경기도 남양주시 S사회복지시설은 지난 95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정부보조금으로 주·부식을 구입하면서 구입비를 실제 구입비보다 많은 것처럼 서류를 만들어 모두 6억4,500만원을횡령했다. 또 경기도 화성군 E사회복지시설은 97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정부보조금 4억2,300만원을 횡령했고,88∼98년에는 입소비 5억8,900여만원 가운데 2억1,7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경북 상주시의 C사회복지시설도 서류를 허위로 만들어 99년 2월부터지난해 3월까지 보조금 4,888만원을,98년 8월부터지난해 6월까지는입소료 987만여원을 횡령했다. ?인건비 횡령 등 충북 옥천군 C사회복지시설은 98년 9월부터 지난해5월까지 직원 2명의 급여명세서를 허위로 꾸미고 퇴직자도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만들어 2,400여만원을 챙겼다.이 시설은 또 국민연금과의료보험에 가입한 종사자의 사용 부담금에 대한 정부보조금 1,3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전북 익산시의 J사회복지시설은 98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비상근 원장에게 급여 3,700여만원을 주다가 적발됐고,인천 부평구의 E·Y사회복지시설은 9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00㎖짜리 우유를 구입했는데도 500㎖짜리를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6,000여만원을 횡령했다. 정기홍기자 hong@
  • 與野 표면대립속 물밑대화 타진등 저변

    설 연휴에서 확인된 따가운 민심이 여야를 대화의 장으로 몰아가는양상이다.안기부 예산지원 파문에 따른 대치가 여전하지만 물밑으론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대화기류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에서 보다 뚜렷이 감지된다.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26일 당 4역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정치권이 싸움을 중단하고 경제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설 민심을 잘 알고있다.국회 정상화와 여야 관계를 푸는 정치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김중권(金重權)대표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화와 타협은 정치의기본”이라는 말로 야당과의 대화의지를 내비쳤다.안기부 예산문제와정치를 분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음달 초 김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경제회복을 위한 초당적협력을 야당에 촉구할 방침이다. 한나라당 역시 표면적인 강성기류에도 불구하고 저변에는 정국복원에 대한 의지가 엿보인다. 귀향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박희태(朴熺太)·김원웅(金元雄)의원 등은 “여야가 모두 욕을 먹고 있더라.이럴 때 제1당으로서 정치권의 불신을 씻을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적지 않다”고 당내의 해빙기류를 전했다. 지난 20일부터 칩거에 들어간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이같은 당 안팎의 기류를 감안,방향선회를 심각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한 측근은 “할 말은 분명히 하되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쪽으로 구상을 정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성기류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법무부의 안기부 예산 국고환수소송을 계기로 투쟁 열기에 다시 불을 지피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국고환수 소송을 야당 말살을 위한 ‘정치 소송’으로규정,법무장관의 해임권고 건의안을 제출하고 관련자를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하는 등 민·형사상 대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공적자금의방만한 운영을 문제삼아 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민주당 역시 여야간 관계회복 가능성을 고려해 자극적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당연한 법 절차”라며 원칙론을 강조했다.국고환수 소송시비가 정국 정상화의 걸림돌로 떠오른 셈이다. 한나라당은 설연휴 이후 26일 첫 주요당직자회의와 야당수호 법률대책특위를통해 “대통령과 여당이 신뢰성을 보이지 않으면 그들의 손을 잡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대통령이 우당론(友黨論)을 피력하는 등‘미소작전’을 구사하다가 연휴 직전 국고환수 소송으로 야당의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시민단체 등 외부세력과 공동전선을 펴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이에 민주당도 안기부 예산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대국민 사과와강삼재(姜三載)의원의 검찰 수사 협조,횡령 예산의 자발적 국고환수노력 등을 다시 거론하며,한나라당을 압박했다. ‘법 원칙이 정치논리에 훼손될 수 없다’는 논리다. 진경호 박찬구기자 jade@
  • [사설] 환수소송 법원에 맡겨라

    법무부가 한나라당을 상대로 안기부 예산 940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한나라당이 강력하게 반발해서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 해임 건의안과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이와 함께 정부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발하는 등 법적대응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법원의 판결 여하에 따라서는 940억원이라는 거액을 물어내야 할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한나라당이 총력을 기울여 대응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안기부 자금의 신한국당 유입을 계속 부인해온 당으로서는 명예훼손 고발이나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맞대응도할 수 있는 일이다.그러나 국고환수를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해서 장관 해임결의안을 낸다는 것은 정치공세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따라서 민사소송은 법원에 맡겨두고 안기부 예산 횡령혐의와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강삼재(姜三載)의원의 형사재판에 집중하는 게더 효과적일 것이다. 민사소송은 상고심이 끝날 때까지 통상 2년 정도가 걸리는 데다,940억원의 실체가 논란이 되고 있는 터에 형사재판 판결이 확정되기도전에 민사재판부가 판결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재판 결과 강 의원이 안기부 예산을 횡령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민사소송은 의미가 없게 된다.설혹 강 의원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더라도 한나라당이 신한국당을 법적으로 승계했느냐를 두고 법리논쟁을 통해 방어하는 길도 있을 것이다.거듭 당부하거니와 한나라당은 이 문제와 관련,법정에서는 법리론으로 다투더라도 법정 밖에서정치쟁점화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한두달 안에 끝날 사안도 아닌이 문제를 언제까지 정치공방으로 끌어갈 것인가.정쟁이라면 신물을내는 국민정서를 헤아릴 필요가 있다. 소송 당사자도 아닌 민주당이 이 문제에 대해 정치적 발언을 하는것은 더더욱 적절치 않다.여야는 안기부 자금 문제를 법원에 맡기고국민들의 열망인 경제살리기에 전념하기 바란다.
  • ‘안기부 돈 환수’ 치열한 법리전 예고

    96년 총선 당시 신한국당에 불법 지원된 안기부의 자금 940억원을국가가 환수할 수 있을까.국가 소송을 대행하는 법무부는 별 문제가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률적 쟁점 우선 논란이 되는 것은 돈의 출처다.민사상 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940억원이 안기부 예산이었고 강삼재(姜三載) 의원이이를 알고 받았다는 점이 형사 재판을 통해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한나라당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어느 선까지 보고가됐는지도 명확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신한국당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 승계했는지도 쟁점이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신한국당의 의원과 재산,채무 등을 승계했고,비법인 사단인 정당도 법인과 유사한 민법상 주체가 될 수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그러나 국회의원이란 개별적 국가기관의 결사체인 정당이 명칭과 구성원의 ‘변화’를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면 물적·인적 자원이 단순히 승계됐다고 해서 권리와 의무를 포괄승계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견해다.법인도 명칭이 바뀌고 이사회가 새로 구성되면과거 책임을 물을 수 없는데 정당은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은 “피고용인의 과실은 고용자나 회사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민법상 사용자 책임 원칙에 따라 강 의원을 한나라당의 피고용인으로 보고 소송을 낸 것으로 당사자 적격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일종의 국가기관인 국회의원과 정당의 관계를 일반적인 ‘고용·피고용인’ 관계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러한 법적 쟁점이 해소되더라도 집행이 가능한지는 불투명하다.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1∼2년이 걸리는데다 검찰이 정치적 반발을 무릅쓰고 한나라당을 상대로 가처분이나 가압류 등 재산보전처분을 신청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 공방 한나라당은 법무부의 소송 제기가 야당탄압을 위한 ‘정치적인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안기부 예산인지가 불분명하고,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가 야당을 상대로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검찰 논리에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신한국당 승계 문제도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예산횡령을 저질렀다는 사실”이라며 “정부가 예산횡령 사실을 알고도 환수하지 않는다면,이는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박찬구 이상록 조태성기자 ckpark@
  • 재출범 2개월 또 위기몰린 모리총리

    각료와 고위 공무원의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 정권이 재출범 2개월이 채 못돼 또다시 위기를 맞고있다. 일본 외무성은 25일 5,000여만엔(약 5억원)의 공금을 유용한 외무성외국방문지원실장(55)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시청에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자신의 명의로 은행구좌를 개설,공금 5억엔을 입금한 뒤경주마 4필의 구입비로 5,000여만엔을 빼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93년부터 6년 동안 총리 등의 외국 방문시 숙박지 등의선정을 담당해온 그는 업무준비금 명목으로 실제비용보다 많은 금액을 총리공관에 청구,공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57) 일본 경제·재정 담당상이 ‘KSD 정계 공작’ 의혹을 둘러싸고 사임했다. 누카가는 최근 정계 비자금 살포로 물의를 빚고 있는 재단법인 ‘KSD 중소기업경영자 복지사업단’(KSD)으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1,500만엔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정치적 궁지에 몰려왔다.누카가는 98년에도방위 장비 조달 문제로 방위청장관직을 사임한 바 있다. 누카가는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비서가 자금을 받았으며 그후KSD에 되돌려 주었다”고 버텼으나 그가 소속해 있는 자민당 최대파벌인 하시모토(橋本)파가 “최소한 도의적 책임은 져야 한다”고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마지 못해 사표를 제출했다. 하시모토파의 차기주자로 지목돼온 누카가의 사퇴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KSD 공작 의혹이 계속 확산돼 모리 정권이 치명상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잇딴 부패 스캔들로 모리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다 야당측은 오는 31일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모리 총리의 누카가 임명 책임을 따지는 등 KSD 의혹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어서 자민당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총리 교체론’이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김삼웅 칼럼] 설날, 큰 도적이야기

    옛날 옛적에 큰 도적이 살고 있었다.그 시절에 도둑·도적·대도(大盜)·의도(義盜)등 도(盜)자 돌림의 무리가 횡행하여 어느 것이 진짜도둑이고 가짜 도둑인지 헷갈리기 일쑤였다. 더 옛날에 도둑을 가르켜 양상군자(梁上君子)라고 했다는 고사도 있고 하니 우리도 점잖게 ‘도공(盜公)’이라 부르는 것이 어떨지. 아무튼 어느날 도공이 간덩이가 부어서인지 병부령에 들어가 금괴를몽땅 훔쳐냈다. 정확히 ‘훔쳐냈다’란 표현은 어폐가 있고,병부령나리들과 짜고 빼내온 것이다.의리가 대단한 이 도공은 훔친(빼낸)금품을 독식하지 않고 200여명의 식솔들에게 나눠주었다. 식솔 중에는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었지만 골고루 나눠주고 자신도한몫 단단히 챙겼다.눈먼 귀금속이라,또 은밀히 나눠준 것이라 액수의 차별에도 불구하고 군소리할 처지도 못되어 모두들 잘 먹어치웠다. 어디론가 큰 뭉텅이를 빼돌렸지만 시비하는 자가 없었다.어차피 ‘공짜’라고 생각했을 터이니까. 마침 그 시절은 씨족장을 뽑는 축제기간이라 훔쳐 분배받은 귀금속은 우매한 백성들매수하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당연히 부족회의는이 무리가 다수를 차지하게 되고 부족사회를 자기들 멋대로 주물렀다. 여러 해가 지난 후 수장이 바뀌면서 포도청 나리들도 바뀌게 되었다. 무슨 사건인가를 찾다가 병부령 금괴가 송두리째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구 부족집단에서 힘깨나 쓰던 씨족장 하나가 금괴를 꺼내다가식솔들에게 나눠 줬다는 것이다. 포도청 나리들은 그동안 자신들을 구박한 사원도 있는 데다 외적을막을 때 쓰고자 백성들이 낸 금붙이를 훔쳐다 나눠먹고도 시치미떼고오히려 큰소리치는 도공이 괘심해보였다.또 부족사회를 지켜야 한다는 공분도 어느 정도 발동하여 도공 체포에 나섰것다. 한데 이 도공이 보통 걸물인가.그리고 그가 속한 부족이 어디 보통혈족인가.이들은 재빨리 소도(蘇塗)를 만들고 도공은 이곳으로 숨었다.본래 소도는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지였다.여기에 신단을 설치하고 방울과 북을 단 큰 나무를 세워 제사를 올렸는데, 죄인이 이곳으로 달아나도 잡아가지 못하던 신령한 장소였다. 그러다보니 걸핏하면 소도를만들고 크고 작은 도적이 이곳으로 숨어들었다.씨족장은 소도에 숨어도 잡아가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갖 도적이 씨족장이 되고자 혈투를 벌이고,씨족장이 되어서는식성을 가리지 않고 먹어 치우고 심지어 병부령 금괴까지 훔쳐 먹기에 이른 것이다. 고려 말엽 송도에 쇠붙이만 먹는 불가사리가 있었다지만 이들 도공들의 식성에는 당해내지 못했다.도공들은 쇠붙이뿐만 아니라 초식·육식 가리지 않고 집어삼킨다.식성 좋은 도공은 흙이나 모래땅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시절에도 언간(言諫)이란 감투가 있어서 도공의 금괴 나눠 먹기와소도 도피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산돼지 왈,포도청이 오래 전 일을 새삼스럽게 꺼낸 배경이 뭐냐.박쥐 왈,그 부족만 먹었느냐,다른부족 것도 밝혀라.세퍼드 왈,특정 부족을 말살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승냥이 왈,포도청을 믿을 수 없으니 새 포도대장을 뽑아서 수사를 맡기자는 등 상주보다 곡쟁이가 더 헷갈리게 소리치는 바람에 병부령금괴 횡령사건은 부족간의 싸움으로 번져갔다. 여기서 힘을 얻은 도공측 부족장은 마을을 돌면서 ‘언간’들이 토해낸 ‘논쟁’을 확산시키니 포도청은 이쪽저쪽 눈치 살피느라 빼든칼로 깃털만 몇개 뽑았다 붙였다 갈팡질팡이다.그런가 하면 문제의도공은 어느 틈에 의적이 되어 소도 근처를 오가며 추운 날에 몇푼훔치다가 감방에서 오들오들 떠는 잡도(雜盜)들을 향해 껄껄껄 웃으며 한마디 던지니 “억울하면 씨족장이 되어 소도에 들어오라!” 포도대장은 마침내 손을 드는가.병부령 금괴를 받아먹은 식솔들에무슨 죄가 있겠는가,못먹는 X이 바보지! 아무렴,세뱃돈 출처 밝히고받는 사람 봤느냐! 원흉 도공이야 붙잡을 맘이 굴뚝 같지만 국법이지엄한지라 소도에 숨었으니 난들 어찌 하겠는가,들리느니 한숨 소리로다. 이리하여 도공과 그 무리들은 체하지도 않고 오랫동안 잘 먹고 잘살았더란다.그후 소도에 들어가고자 온갖 대소도(大小盜)와 양상군자가 줄을 서고 도공들은 더욱 날뛰었다는 얘기다. ■김삼웅 주필kimsu@
  • 강삼재의원 불구속 기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金大雄)는 22일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의원과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이 공모해 안기부 예산 구여권 불법지원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결론짓고 강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국고 등 손실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전차장은 국고 등 손실 및 안기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강의원에 대해서는 형법상 장물취득 혐의도 예비로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장물취득죄의 공소시효(5년)가 오는 26일로 만료돼부득이 강의원을 조기에 기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전차장과 강의원은 95년 안기부 예산중 일반회계와 예비비 등으로 940억원을 조성,96년 총선 당시 신한국당에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전차장은 95년 안기부 예산중 일반회계와 예비비,안기부 남산청사 매각대금 9억원 등으로 257억원을 조성,95년 지방선거때 민자당에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국가는 이날 “불법 횡령한 국가예산을 돌려달라”며 한나라당과 김 전 안기부운영차장,강의원을 상대로 94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국가 소송을 대리하는 서울고검은 “피고용인의 잘못은 고용자나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민법상 사용자 책임 원칙에 따라 강의원을 한나라당의 피고용인으로 보고 소송을 낸 것이며,한나라당은 신한국당의 권리의무를 포괄 승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횡령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국가정보원이 서울고검에 소송 제기를 요청,서울고검이법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법률적으로는 환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고검은 당사 등 한나라당 소유 부동산에 대한 재산보전 처분이나 당직자·직원 등에게 지불되는 월급 가압류 처분 등의 조치도 소송 진행 절차에 따라 필요하면 취하기로 했다. 박홍환 이상록기자 stinger@
  • 강삼재의원 혐의 구체 입증이 과제

    검찰이 22일 안기부 선거자금 불법지원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과 강삼재(姜三載)의원을 기소하면서 검찰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해 고속철 로비자금 추적 도중 우연히 뭉칫돈을 발견한 검찰은 7개월간에 걸친 계좌 추적을 통해 국가예산 전용사건의 실체를 일부밝혀냈다.하지만 강 의원에 대한 구체적인 국고횡령 공범 혐의 입증과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 부자의 연루 여부 등은 검찰이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검찰이 밝혀낸 사실 검찰은 이 사건을 김 전 차장과 강 의원이 공모해 안기부예산을 선거자금으로 불법 전용한 ‘국가예산 횡령사건’으로 규정했다.김 전 차장은 95년 안기부예산 중 1,197억원을 불법전용해 96년 총선과 95년 지방선거에 각각 940억원과 257억원으로 나누어 지원했다. 강 의원은 이중 총선에 지원된 940억원의 예산 횡령을 공모했다.95년지방선거에 참패한 당시 여당이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해 96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가 절실했지만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과 재벌기업들에 대한 사정이 이뤄지던 당시 상황에서 기업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국가예산을 불법적으로 전용했다는 것이다. 총선에 지원된 940억원은 강 의원이 관리하던 차명계좌를 거쳐 200여명의 총선 후보들에게 수천만∼수억원씩 지원됐고,지방선거자금 257억원은 민자당 관련 계좌를 거쳐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김기섭-강삼재’ 라인 외에 권영해(權寧海) 당시 안기부장과 이원종(李源宗)청와대 정무수석,홍인길(洪仁吉)총무수석 등문민정부 핵심 실세들이 개입한 단서도 일부 포착됐다. ■남은 과제와 수사 전망 검찰은 강 의원의 신병 확보를 사실상 포기한 채 국고 횡령의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재판과정에서 구체적인 혐의 입증은 검찰의 몫이다.검찰은 이를 위해 안기부 계좌에서 출금된 돈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강 의원을 통해 신한국당에 입금됐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김 전 대통령과 차남 김현철(金賢哲)씨의 개입 여부와 아직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662억원의 행방,또다른 안기부예산 유용은 없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밖에 선거에지원된 안기부자금의 정확한 조성 경위,당시 신한국당 고위 간부들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것도 검찰에 맡겨진 숙제다. 이상록기자 myzodan@
  • [대한광장] 한국정치의 사망과 도둑공화국

    우리 정치는 평가나 비평의 대상이 못되는 것 같다.문제는 있지만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을 때 평가나 비평이 가능한 법인데 일상으로접하는 정치는 오직 비난의 대상일 뿐이다.그러나 지금은 비난도 힘겹다.나는 육두문자를 제외하고는 우리 정치를 비난할 수 있는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따지고 보면 독재정치에도 일정한 원칙과기준은 있는 법이거늘 이렇게 원칙없고 엉망인 정치,이렇게 국민을능멸하는 전망없는 정치를 동서고금을 통해 듣고본 적이 없다.그래서한국정치는 죽었다. 시야를 조금 넓혀보면 재미있는 대비가 눈에 띈다.사회는 점점 민주화되고 있는데 정치는 뒤로만 가는 현상이 분명하지 않은가.지금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단계에 있다.성과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재벌개혁과 금융개혁 등 경제개혁이나 여러 분야의 사회개혁이 추진되고 있다.행정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북관계는 더욱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거꾸로 가는것은 유독 정치뿐이다.그러니 정치가 사회 민주화의 흐름에 순응한다면 얼마나 많은 발전이 가능할까 하는 상상을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정치가 독재정치인 것 같지는 않은데 독재정치보다 더 나쁜 점수를 받고 있다.독재정치보다 무능하고 독재정치보다 더 미운 짓만골라서 하기 때문이다.언감생심 우리 정치에 철학이라고 할 것까지는없더라도 이렇다 할 기준이나 원칙이라는 것이 있는가. 우리 정치의앞날에 비전이나 전망이라는 것이 있는가.우리 정치의 방법에 협상이나 토론이나 타협이라는 것이 있는가.아니면 국민들의 불편한 마음을조금이나마 헤아리는 알량한 배려라도 있는가. 이도저도 아니라면 속된 말로 생산성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날이면 날마다 죽어라고 싸움질만 하는 저질 3류영화를 언제까지 계속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현 정부 출범 후 두 차례의 정치제도개혁이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 자체가 별로 변한 것은 없다.반면 정치행태는 한없이 나빠졌다.정당은 있지만 국회는 없고 정쟁은 있지만 토론은 없다.정치의 대리인들인 정치가들의 목소리는 크되 정작 정치의 주인인 국민들은 없어져 버렸다.두 번째의 제도개혁에서는 그나마도 시민운동단체들의강력한 저항에 걸려 선거법 일부가 개정되고 선거구가 대폭적으로 줄어들었다.정치권 혼자서는 개혁할 의사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것이입증된 셈이다. 그 사이에 권력형 비리니 의혹사건이니 해서 몇차례 조사과정이 있었다.고관대작의 부인들이 연루된 고급옷 로비사건,2,000억원 대의불법대출이 문제가 된 정현준게이트,정권 실세의 개입 여부로 청문회가 진행된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1,000억원이 넘는 안기부의 국고횡령스캔들 등등.그러나 어느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정권이국민을 두려워하거나,투명하거나,유능한 정권이라는 조건 세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충족시켰더라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만 살아 있었어도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을 것이다.정권은 무능하고 정치는 죽었음이 재확인된 셈이다. 안기부예산의 횡령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알려진 대로 안기부공개예산 6,000억원중 15%인 1,000억원대의 자금을 여당선거에 전용한 것이라면 이완용에 필적할 사건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들 언어로 ‘이적행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이것은 단순한 예산전용이 아니라 국고횡령이라는 범죄행위이며,더 정확하게는 국민혈세를 도둑질한 대역죄에 해당한다.어떻게 이런 도둑놈의 발상이 가능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그런데 이번에도 흐지부지될모양이다.정부와 검찰,여당과 야당이 하는 일들이 도무지 일관성이없고 미덥지가 않다.권력집단의 미필적 공범관계라는 말로밖에는 설명이 어렵다.무능한 정부와 죽은 정치가 다시 국민들 가슴에 못질을하려는 것인지. 국고를 1,000억원 이상 도둑질 당했으면서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나라.오직 ‘도둑공화국’에서만 가능한 일이다.무능한 정부와 죽은정치가 도둑질을 조장하는 셈이다.이런 도둑공화국에서 ‘개혁’은무엇을 하자는 것이고 ‘상생’은 또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인가.죽은정치의 부활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대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에스트라다 사퇴에 전국민 환호

    [마닐라 외신종합]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시민 혁명’에 굴복해 20일 마침내 사퇴하자 반(反)에스트라다 시위 군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리고 필리핀 전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세계 각국도21일 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의 대통령 취임을 일제히 환영하는 입장을 표시했다. ◆아로요 부통령이 이끄는 범(汎)야당세력이 에스트라다 대통령에게제시한 사퇴 시한인 20일 오전 6시(한국시간20일 오전 7시)가 지나자대통령궁(말라카낭) 인근으로 수만명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피플파워’(민중의 힘)에 위협을 느낀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대통령직을 박탈키로한 대법원의 결정을 수용,사임을 발표했다. ◆마닐라주재 미국 대사관은 20일 필리핀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도 아로요 대통령의 취임 즉시 성명을 내고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필리핀의 정권교체가 동남아의 협력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정부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아로요 대통령측이 21일 밝혔다. 새 정부의 알렉스 마그노 대변인은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독직혐의에 대해 투명성과 신뢰성이 보장된 가운데 법적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1억3,000만 페소(260만달러)의 정부예산을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사실로 밝혀지면 현행법상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원종 前정무수석 전격 소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金大雄)는 19일 96년 총선 당시 안기부가신한국당에 지원한 940억원의 조성과 분배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이원종(李源宗)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전격 소환,밤샘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을 상대로 ▲선거자금 지원과 분배 과정 ▲김기섭(金己燮·구속) 전 안기부 운영차장과 강삼재(姜三載) 의원과의 공모여부 ▲김영삼(金泳三) 대통령과 차남 현철(賢哲)씨 등 윗선의 관여여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특히 총선 직전 이 전 수석이 강의원과 3∼4차례 접촉했다는관련자의 진술에 따라 당시 정황과 대화 내용 등을 조사했다. 이 전 수석은 그러나 “안기부 예산의 구여권 지원은 전혀 모르는일”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 등에게 지시를 받거나 보고한 적도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의 혐의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고 횡령의 공범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95년 지방선거 당시 안기부가 지원한 선거자금의 일부가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 등에 전달됐다는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이원종 前정무수석 소환 안팎

    안기부의 96년 총선 자금 불법지원 사건과 관련,검찰 수사가 어느선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19일 이원종(李源宗)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전격 소환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이 전 수석에 대한 처리 여부가 향후 검찰수사의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김기섭(金己燮·구속) 전 안기부 운영차장뿐 아니라 권영해(權寧海) 전 안기부장과 이 전 수석도 선거 자금조성과 분배에 관여했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전 수석을 국고 횡령의 공범으로 사법처리하면 최종 보고대상자로 추정되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나 막후 실세였던 차남 현철(賢哲)씨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권 전 부장도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그동안 “혐의사실이 드러나면 누구라도 불러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강한 반발을 무릅쓰고‘칼’을 들이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검찰이 안기부자금을 지원받은 정치인에 대한 조사를 철회한 뒤 곧바로 권 전 부장과 이 전 수석을 소환한 것은 신병 확보가 불투명한 강의원을 제외한부분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안기부 자금’성격 논란 격화

    96년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에 지원된 자금이 어디에서 나온 돈이냐는 논쟁이 17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문제의 안기부자금이92년 대선 잔금일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으로 다시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18일 최고위원간담회에서 ‘안기부예산 횡령사건’임을 재강조하면서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와 국고환수,한나라당의 수사협조,강삼재(姜三載)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등 지금까지 견지해 온 원칙을재확인했다. 공세의 초점을 한나라당과 강 의원에게 집중하되,가능하면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유탄을 맞았으면 하는 분위기였다.다만 정국안정을바라는 여론 때문에 확전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김중권(金重權)대표는 “이 돈은 정치자금,통치자금이 아니라 국민이 피땀 흘려 낸 세금으로,환수돼야 하고 모의한 사람은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검찰은 거듭된 국기문란사건 앞에서 (철저한 수사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말했다. ◆한나라당=당 국정위기비상대책위는 18일 회의를 갖고 그동안 안기부 예·결산내역 등을 자체 확인한 결과,“안기부예산을 유용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 선대위의장이 총선자금을 보고받았을 것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 논란과 관련,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애매모호한 말 한마디를 기정사실인 양 떠드는 민주당이 측은하다”고 일축했다.그는 “당시 실무총책임자인 강삼재 부총재가 이미‘이 의장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고 환기시켰다. 한나라당은 96년 안기부자금의 추가 유용설에 대해 “안기부의 예산관리 시스템으로 볼 때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을 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최고정보기관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상도동=김 전 대통령이 일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총재의15대 총선자금 인지설’을 주장했다는 보도에 대해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이 총재나 김 전 대통령이 안기부자금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총선자금 전체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는 원론적 얘기”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이 총재쪽과 상도동은 강삼재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 지렛대 삼아 상대방 의중을 탐색하는 등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고있다.이 총재의 한 측근이 “김 전 대통령의 말에 일일이 대응하는것은 공연히 싸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춘규 박찬구기자 taein@
  • [대한칼럼] ‘나무를 심은 사람’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아름다운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을 다시 읽는다. 프로방스 지방 산악지대를 ‘나’는 걸어간다.1913년이다.사흘째 되는 날 도착한 곳은 “보기에도 참혹한 폐허”였다.벌집 같아 보이는낡은 집들,허물어진 교회가 간신히 옛 모습을 이야기할 뿐,사람의 자취는 사라진 지 오랜 듯싶다.물을 찾아 헤매다가 다시 걷기 시작한지 다섯시간만에 50대 중반의 양치기를 만난다.뜨거운 햇살과 거센바람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한 곳,아무런 희망도 가질 수 없는 곳에 살고 있는 단 한 사람이다.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이름의 그는 쇠막대기를 지팡이 삼아 산을 오르내리며 그 지팡이로 땅에 구멍을 파고 도토리를 심는다.지난 3년간 10만개를 심었으나 2만개만 싹을 틔웠고 그중 절반인 1만그루가 살아 남았다.“30년 후에는 1만 그루의 떡갈나무가 훌륭하게 자라 있겠군요”하고 내가 말하자 그는 조용히 대답한다.“혹시 신께서 나를더 살게 해 주신다면,그 사이 계속 나무를 심을 수 있다면 지금의 1만 그루는 큰 바다 가운데 한 방울의 물에지나지 않을 것이오” 다음해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5년만에 전쟁터에서 돌아 온 나는 다시 그곳을 찾는다.무수한 죽음을 목격한 탓에 그가 죽었을지도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살아서 계속 나무를 심고 있었다.떡갈나무는 내 키를 훨씬 넘게 자랐고 너도밤나무와 자작나무까지 싱싱하게자라고 있었다.1945년,그가 87세 때까지 묵묵히 나무를 심는 모습을나는 계속 지켜 보았다.그렇게 그가 일군 숲은 ‘ 큰 바다’가 돼 사나운 바람을 잠재우고 시냇물을 흐르게 하고,온갖 새와 짐승과 사람이 깃들어 사는 낙원으로 변한다.그가 워낙 말없이 그 일을 해냈기때문에 세상은 그 숲이 저절로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이 소설을 다시 읽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가,엘제아르 부피에가 나무를 심기전의 황무지처럼 황폐해져 가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민주당 의원의 자민련 이적으로 지난 연말부터 얼어붙기 시작한 정치권은 거의 동파(凍破)지경이다.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도,야당총재의 회견도 이 얼음장을 녹이지 못했다.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의 안기부 예산횡령사건으로 정치는 마비됐다.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엄연한 범법행위가 정쟁의 대상이 돼여야가 서로 상대를 비난하고 있을 뿐이다. 연초부터 최근까지 계속된 폭설과 혹한에 드러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모습도 절망적이다.불가항력의 천재(天災)라고는 하지만 허술한 인프라와 복지부동의 행정은 인재(人災)를 덧붙였다.더욱 가슴 아픈 것은 영혼마저 찌든듯 각박해진 우리 자신을 확인한 것이다.자기 집앞 눈도 치우지 않은 채 구청에 항의전화를 하고,월동장구도 갖추지않은 채 경찰의 교통통제를 무시하며 먼저 가려던 얌체족들로 인해,수많은 사람들이 빙판길에 넘어져 골절상을 입고 대관령을 비롯한 전국의 도로들이 마비됐다.대한매일 뉴스넷의 여론조사에서 네티즌의 75%가 “한국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한 것은 충격적이지만 우리 사회의 황폐함을 드러낸 것인 듯싶다. 물론 엘제아르 부피에 같은 사람이 우리 주위에도 있다.마을 사람들이 숯을 구우며 숲을 파괴하고,서로 으르렁거리며 티격태격 싸우면서,분별 없는 야심과 경쟁심만 가득 품고,어떻게 해서라도 그 땅을 빠져나가려고 했던 곳에 홀로 남아 황무지를 낙원으로 바꾸는 기적 같은 일을 해 낸 그 사람처럼,묵묵히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해내면서 우리사회를 지키는 사람들도 많다. 참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보통사람들이다.그들이 좌절하지 않고 계속 ‘희망의 나무’를 심어가기 바란다. 남의 탓 만 하고 자기 잘못은 되돌아 보지 않는 사람,자기 눈에 박힌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찾아 내는 사람들도 ‘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고 엘제아르 부피에를 닮아가면 좋겠다. [임영숙 논설위원실장]y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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