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공무원 구제율 너무 높다
비리공무원 징계에 지나치게 관대한 결정을 내리는 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대해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하지만 권고사항일 뿐 강제력이 없어 ‘하나마나’한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이다. ●인천소청위, 10명중 8명에 면죄부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공금횡령, 향응 수수 등 비리공무원에 대한 소청심사를 엄격히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이번 주내에 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보내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비리공무원 10명 중 8명의 죄를 면해 준 인천 지방소청위 등의 제 식구 감싸기식 소청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행안부의 ‘지방소청심사위원회 운영현황’에 따르면 2007년 394건의 소청건수 가운데 형을 감해 주거나 아예 없애 주는 취소·변경·무효 확인 구제건수가 167건, 42.4%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521건중 244건(46.8%)이 구제됐다. 자치단체별로는 경북 71.4%, 전북 70.4%, 충북 68.4%, 광주 66.7% 등 6곳의 광역자치단체는 비리공무원의 소청에 대해 절반 이상 구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도 22.2%를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은 구제율이 20%대로 비리공무원들에게 비교적 엄격했다. 행안부 산하 중앙소청심사위원회의 구제율은 2007년 38.2%, 2008년 39.7%로 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비해 평균 5%포인트 낮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방소청심사위원들의 경우 지역 연고가 많은데다 인맥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하지만 지방소청심사위원회의 이같은 경향에 대해 행안부는 실제적인 관리감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소청심사위원회는 독립기관이라 정부에서 감사를 하거나 권고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제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행안부는 지방소청심사에 대한 정기적인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주기적으로 심사결과 공개해야”서 수석연구위원은 “중앙소청심사위원회에서 유사소청사례를 비교해 형량에 대한 판정의 형평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지방소청심사위원회도 주기적으로 소청심사결과를 공개해 관대한 처분을 교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