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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명예 퇴진 라응찬 누구

    불명예 퇴진 라응찬 누구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50년 뱅커로 20년 CEO로 ‘금융계의 거목’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 올해 신상훈 지주 사장 고소로 촉발된 ‘신한 사태’로 인해 결국 마지막은 명예롭지 못했다. 라 회장은 은행장 3연임, 지주사 회장 4연임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당시 상무로 영입돼 1991년 신한은행장이 된 뒤 3연임을 했다. 임기를 1년 앞둔 1999년 2월 ‘후배들에게 경영을 맡기겠다.’면서 행장직에서 용퇴한 뒤 2001년 신한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초대 회장직에 올랐다. 이후 올 2월 4연임에 성공하면서 20년간 CEO직에서 신한호(號)를 진두지휘했다. 그동안의 성과는 눈부셨다. 자본금 250억원, 점포 수 3개의 ‘꼬마은행’으로 출발한 신한은행을 잇달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면서 금융지주사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키워 냈다. 1997년 동화은행, 2002년 제주은행·굿모닝증권, 2003년 조흥은행, 2007년에는 LG카드를 품에 안으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라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을 건넸는데, 이 돈이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올 2월부터 신 사장과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금융권 안팎에서 “신 사장이 정치권에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관련 정보를 넘겼다.”는 소문이 돌았다. 결국 지난 9월 2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 사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신한 사태’가 촉발됐다. 라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계속되고 4일 금융감독원에서 직무 정지 상당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라 회장은 지난달 30일 자진 사퇴를 공식 표명했다. 라 회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각자무치(角者無齒)’.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신한 3인 조속한 정상화 위해 사심 버려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그제 최고경영진 간에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을 보이고 있는 ‘신한 사태’에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류시열 비상근 이사를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과도기를 맡겼다. 이사 9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도 구성했다. 라 전 회장의 사퇴로 9월 2일 신한은행이 모(母)기업인 신한금융의 신상훈 사장을 배임 및 횡령혐의로 고소한 이후 불거진 최고경영진 간 내분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하지만 감정의 골이 깊게 파여 바로 해결의 길로 들어설 것 같지는 않다. 라 전 회장이 등기이사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유감스럽다. 신 사장 측에서는 라 전 회장이 등기이사를 유지하는 게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려는 뜻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라 전 회장은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것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신한은행의 창립멤버로서 깨끗하게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다. 신 사장도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당장 사퇴하는 게 맞다. 신 사장을 고소하면서 사태를 키운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마찬가지다. 조직을 만신창이로 만든 신 사장과 이 행장은 검찰의 수사를 기다릴 것도 없이, 상대방의 사퇴를 기다릴 것도 없이 미적거리지 말고 물러나야 한다. 그게 조직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다. 류 회장 직무대행은 평가가 괜찮은 금융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라 전 회장과의 친분이 문제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류 회장 직무대행은 이 점을 특히 유념해 공정한 관리를 해야 한다. 그는 “특정인과 가깝다고 신뢰가 없다고 하는 것은 섭섭하다.”면서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대의명분을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이 빈말이 아니기를 바란다. 라 전 회장 측이나 신 사장 측이나 이제 더 이상 조직을 망가뜨리지 말고 자중하기 바란다. 양측 모두 사심을 버려 신한금융이 하루 빨리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 ‘공직 금품비리 검거’ 인센티브 2배로

    ‘공직 금품비리 검거’ 인센티브 2배로

    경찰이 ‘공정 사회’ 실현을 위해 칼을 뽑았다.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뇌물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금품수수 공무원을 적발하는 경찰관에게 부여하는 배점을 두 배로 높여 최고점을 주기로 했다. 또 고위직을 집중적으로 사정하기 위해 자치단체장, 광역의원 등의 비리 혐의를 적발한 경우에도 특별승진 대상이 되도록 명문화했다. 경찰청은 28일 “올 상반기 3대(토착·교육·권력) 비리 단속 결과를 근거로 지난달부터 한층 강화된 공직비리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진행되는 특별 단속에서는 비리 자치단체장, 고위 공직자 및 뇌물수수 공무원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지난 8월 ‘공정사회’가 하반기 국정운영 기조로 제시된 데 따른 경찰의 강력한 후속 실행조치인 셈이다.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경찰청의 ‘3대 비리 특별단속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경찰관이 공직자의 금품수수 사례를 적발, 구속시킬 경우 배점 100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의 3대비리 단속점수 50점을 두 배로 올린 점수로, 비리사범 배점 가운데 가장 높다. 이 밖에 ▲공금횡령(배임) 30점 ▲보조금 횡령(배임) 20점 ▲사이비기자 갈취 10점 ▲직무유기 5점 ▲기타 5점 등을 부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사 청탁 관련 금품수수가 상반기 비위 유형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인·허가와 관련한 뇌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최고 배점을 배정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관 특진 추천 범위도 크게 넓혔다. 금품수수를 적발했을 때 경감의 경우 기존 ‘(수뢰금액) 1억원·1급 이상 공무원 구속’에서 ‘1급 이상 공무원을 포함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 구속’으로 특진 평가범위를 확대했다. 경위의 경우는 ‘2급 이상 공무원 구속’에서 ‘2급 이상 공무원을 포함해 광역의장, 교육의장 구속’으로 확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 특채 등 권력층의 잇따른 비리 파문으로 흔들린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공정사회 기조에 맞춰 사회지도층 비리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사정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공직자 토착비리 근절 ‘2라운드’

    공직자 토착비리 근절 ‘2라운드’

    경찰이 금품수수 비리 공직자를 적발한 경찰관에게 특진평가 최고 배점을 주고, 특진 범위를 확대한 것은 ‘공정사회’라는 국정방향에 맞춘 강력한 법 집행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의 사정 칼날이 정치권, 대기업 위주라면 경찰은 공무원과 지자체장, 지방의원 등 하부 조직의 토착비리 근절에 중점을 둔 셈이다. 경찰은 “민생현장의 비리 척결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부패방지책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성과를 겨냥한 ‘당근책’도 중요하지만 인력 개편이나 예산 지원이 수반되지 않으면 장기적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경찰관의 ‘수시 특별승진 추천기준’에 비리 공무원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경사의 경우 지금까지는 ‘(수뢰금액) 1억원 이상, 5급 이상 공무원을 구속’했을 경우 특별승진 대상으로 추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여기에 ‘광역의원·교육의원·기초의원·교장·교육장, 5급 이상 공무원 구속’ 조항이 더해져 명문화됐다. 경찰 관계자는 “특진할 수 있는 적발 범위가 정리되고 넒어지면서 보다 적극적 단속이 유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공금(보조금)을 횡령한 공무원 등을 적발했을 경우의 특진 기준도 기존 ‘총액 1억원 이상, 5급이상 공무원 구속’에서 ‘총액 1억원 이상, 광역의원·교육의원·기초의원·교장·교육장, 5급 이상 공무원 구속’으로 확대됐다. 특히 뇌물수수 사범을 적발한 경사의 경우 ‘수뢰금액 5000만원 이상 사건으로 기초의원, 교장, 교육장 구속시 특진 대상이 된다.’는 조항도 생겼다. 금품수수 사범 적발시 경찰관의 인사고과 배점을 두 배로 올린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경찰청의 지난 1~6월 단속 결과, 인사청탁 등과 관련한 금품수수로 적발된 공무원이 6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금 횡령 547명, 공사수주 금품수수 448명, 직무유기 354명, 보조금 횡령 199명, 단속 무마 금품수수 107명 등의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은 면접과 서류만으로 채용이 이뤄지는 비공채 비율이 높고 승진에 따라 퇴직 연금액이 달라지는 등 특수성을 가진 탓에 채용, 승진 등 인사청탁과 관련된 금품 비리가 잦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선 지자체의 경우 말단 공무원에서부터 시장·군수에 이르기까지 공직자 토착비리가 도를 넘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는 인사청탁을 위해 ‘브로커’까지 동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경쟁이 심한 6~5급 진급 때 인사 담당 간부의 학교 인맥이나 이웃을 ‘브로커’로 동원해 청탁을 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문제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한 경찰 관계자는 “보다 효율적인 공직자 비리 단속을 위해서는 경찰청 차원의 종합적인 ‘컨트롤 타워’를 설치하고 인력 재배치와 예산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포상 위주의 실적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경찰관은 “검찰발 사정 태풍에 이어 경찰까지 정권 눈치보기식 수사판을 벌일 경우 예기치 못한 성과주의의 폐단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서울지하철 상가 임대비리 적발

    서울지하철 상가를 임대하면서 상인들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친인척 명의로 점포운영권을 낙찰 받아 불법 전대해온 서울메트로 직원 5명과 계약업체 관계자, 지하철 상인 등 14명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들이 지하철 상가 임대과정에서 횡령, 조세포탈 등 범죄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7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5월부터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등에 대한 감찰활동을 벌였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의 임대사업 담당직원 A씨 등 2명은 임대계약 입찰 관련 내부 정보를 이용해 지하철 점포를 친인척 명의로 낙찰 받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상인들에게 빌려 주고 그 대가로 1억원 상당을 받아 가로챘다. 서울메트로의 임대사업 담당 간부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브로커 등에게 입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수천만원을 받았다. 특히 B씨는 지난해 12월 서울역 등 70개 역사 내의 매장 100곳을 묶어 임대하는 ‘명품 브랜드점 임대사업’의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입찰방식을 조작해 서울메트로에 1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번 감찰을 통해 서울지하철의 임대상가 운영 전반에서 구조적인 비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상가 임차 업체들의 상가 무단전대를 통한 판매수익 편취가 성행하는데도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59개 점포를 빌린 S사는 전대금지 조항을 위반, 59개 점포를 모두 제3자에게 불법전대해 서울메트로의 공식 임대료보다 2.5배 정도 높은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S사는 또 점포를 직영하는 것처럼 회계처리하고, 불법전대료 전액을 수입금액에서 누락시키는 수법을 통해 수십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도 있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설] 겁없는 공기업 방만경영 특단대책 정말 없나

    올해 국정감사에서 여야 구분 없이 공감한 문제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이다. 해마다 방만경영이 지적됐지만 거의 고쳐지지 않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공공기관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더라도 지나가면 그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같은 지적을 받더라도 계속해서 혈세를 물쓰듯 하니 팍팍한 살림살이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우리나라가 공기업의 천국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올해 지적된 사례를 살펴보면 성과를 고려하지 않은 억대 연봉 지급, 피감독기관 재취업, 건설관련 수주비리, 퇴직금 과다지급, 횡령, 허위경력, 친인척 채용, 파생상품 투자 손실, 사내복지기금 과다 출연 등 다양하다. 오히려 편법이 늘어나고 수위도 높아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이처럼 방만경영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솜방망이 후속조치 탓이다. 별다른 불이익이 없으니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겁이 없어지고 오히려 간만 키운 꼴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선진화 작업도 점검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인력·예산감축 등 경영 효율화를 목표로 하는 선진화 작업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방만경영이 이렇게 불거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공기관 주무부처와 감사원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문제 공기업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홀히 하거나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방만경영을 한 공공기관에 대해 예산삭감, 경영평가 불이익, 감사원에 대한 감사 청구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장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재임 중 인심이나 쓰고 보자거나 임기만 넘기면 그만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책임 경영을 하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문책을 당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기관장으로부터 독립적인 자체 감사 기구와 감사 인력의 신분 보장도 필요하다. 이제 정부와 여당은 공공기관이 책임 경영을 담보할 수 있게끔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내년에도 같은 잘못이 되풀이된다면 국민은 공공기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탓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 [대기업 비자금 수사] 국내 대출금 이체·법인수익 누락 ‘착복’

    [대기업 비자금 수사] 국내 대출금 이체·법인수익 누락 ‘착복’

    C&그룹 임병석(49·구속) 회장의 배임 등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C&그룹의 해외 비자금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C&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C&중공업, C&라인 등의 해외법인을 통해 ‘역외탈세’ 수법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자금 규모가 확인되는 대로 해외 법인 재무 담당 임직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C&중공업, C&라인 등의 국내 법인이 청산과정을 거치는 동안 해외법인은 건재한 상태로 운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그룹은 법인이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설비 규모나 재무구조 등 기업 정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점에 주목, 비자금 조성에서 해외법인의 역할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검찰은 C&그룹의 역외탈세는 국내 다른 계열사에서 지원받은 자금이나 국내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을 해외 법인 계좌로 빼돌려 관리하는 수법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까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등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한 C&라인도 다른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은 400억원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C&그룹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 상당수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C&그룹은 진도를 인수한 직후인 2005년부터 현지법인을 대폭 확대했다. 앞서 인수한 세양선박도 한때 직원의 4분의3가량인 300여명이 중국에서 근무할 정도로 C&그룹의 해외 법인은 활성화됐었다. C&중공업 중국 법인도 검찰의 주시대상이다. 검찰은 C&중공업이 중국 광저우와 다롄, 상하이 등에 세운 컨테이너 공장의 계좌를 통해 임 회장이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관리했다는 단서를 잡고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외 법인의 수익을 장부에서 누락시키는 수법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비자금은 탈세·횡령 등 기업 비리 사건에서 자주 등장한다. 사실상 기업이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로 빼돌린 자금은 당국의 통제권을 벗어나기 때문에 기업 차원의 ‘로비 자금’이나 총수 개인의 ‘쌈짓돈’으로 전용되기 쉽다. C&그룹의 경우도 실제로 “해외 법인이 비자금을 조성해 임 회장의 개인 금고 역할을 한다.”는 소문이 그룹 내에 파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역외자금을 파악하기 위해 대검 국제협력단을 활용한 국제사법공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비자금의 실체를 규명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렇게 조성된 해외 비자금이 정·관계 로비로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비자금 실체가 확인되는 대로 검찰 수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신한銀 대출’ 투모로 회장 영장

    신한은행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22일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은행장으로 있던 시절 부당하게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투모로그룹 국일호(42)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 회장은 최근 수년 간 투모로 등 레저, 건설·개발, 환경에너지 업체들을 운영하면서 회사 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 회장이 계열사 운영에 사용하지 않고 빼돌린 회사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정황을 잡고 사용처와 자금 관리 실태 등을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 회장을 19일 소환해 400억원대 자금 대출이 이뤄진 과정을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 회장이 그룹을 부실 경영하면서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대기업 비자금 수사] 초스피드 수사… ‘前정권 실세’ 소환 임박?

    [대기업 비자금 수사] 초스피드 수사… ‘前정권 실세’ 소환 임박?

    1년 4개월 만에 재가동된 대검 중수부가 수사 착수 하루 만에 임병석 C&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충분히 ‘준비된 수사’였음을 의미한다. 장기간, 그리고 철저한 내사를 통해 비자금의 실체를 자세히 파악했고, 임 회장을 통해 구체적인 전달 루트(사용처)를 확인하는 수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화나 태광 등 서부지검에서 담당하고 있는 비자금 사건과 달리 ‘돈 받은 자’에 대한 ‘2라운드 수사’도 전광석화처럼 진행될 공산이 크다. 벌써부터 C&그룹이 초스피드로 성장하는 데 뒤를 봐준 정계, 관계, 금융계 인사의 실명이 나돌고 있다. 검찰은 임 회장을 대표적인 ‘기업사냥꾼’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은 정·관계 로비 등을 통해 알짜기업을 인수,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우려먹다가 회사가 부실해지면 상장폐지시키는 수법을 써 왔다. C&그룹 계열사 상당수가 이런 과정을 통해 상장폐지됐다. 검찰이 압수한 재무 및 회계 문서, 전산자료 등에서도 이런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임 회장은 호남 지역에 연고를 둔 소규모 해운업체(칠산해운)를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재계 서열 71위의 중견기업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했다. 임 회장은 2001~2007년 ‘바다살리기 국민운동본부’ 총재 등을 맡으면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인사들과 폭넓게 친분을 쌓았다. 검찰은 이들이 C&그룹의 비호세력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수사가 전 정권 실세 등 야당 정치인이 주요 타깃일 공산이 크다. 임 회장이 전남 영광 출신에 C&그룹이 호남지역에 근거를 둔 점 등을 이유로 정치인 P씨, H씨 등의 실명이 거론되기도 한다. 검찰 관계자의 말처럼 중수부의 C&그룹 비자금 수사는 워밍업(몸 푸는 정도)이고 본격 대기업 비자금 수사가 기다리고 있다. 중수부가 사정(司正) 첫 대상으로 C&그룹을 선택해 전광석화처럼 처리한 것은 다목적 성격이 짙다. 우선 ‘횡령·배임-비자금-정관계 로비’ 등 사정 수사의 메뉴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또한 C&그룹을 통해 중수부 칼날의 방향이 어디로 쏠리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대검은 이번 대기업 비자금 수사를 질질 끌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적어도 연말 이전, 빠르면 11월 말쯤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이는 ‘박연차 게이트’ 학습효과이기도 하다. 오래 끌면 끌수록 그만큼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비자금 조성은 물론 국외로 돈을 빼돌린 의심을 받고 있는 대기업 2~3곳을 택해 쾌도난마식으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서는 유력 정치인 이외에 타깃으로 S, L, C 등의 대기업 이름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비자금 규모·‘출구’ 찾기…李회장 횡령의혹도 조사

    검찰이 21일 이호진(48) 태광그룹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비자금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진행된 1단계 수사가 일정 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의 서울 장충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은 검찰이 태광의 비자금 금고인 ‘판도라 상자’를 직접 열어본 데 의미가 있다. 검찰은 25~26일쯤 모자를 직접 소환해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2단계 수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상무가 80대 고령인 점이 검찰 소환조사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고령’ 李 상무 소환 응할지 미지수 검찰은 그동안 태광산업 본사를 시작으로 계열사, 이 회장 자택·사무실, 국세청, 골프연습장 등을 연이어 압수수색해 수백 상자 분량의 증거물을 확보했다. 더불어 박명석(61) 대한화섬 사장, 김영식(63) 골프연습센터 사장 등 태광그룹 주요 관계자와 전·현직 임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해 비자금 규모와 조성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날 실시한 이 상무 자택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자료 확보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앞으로는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회장과 이 상무 등을 직접 소환해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캐물을 예정이다. 특히 비자금을 불리기 위해 계열사에 배임·횡령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큐릭스·쌍용화재 인수 당시 정·관계 로비 의혹도 조사할 것으로 예상돼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李 상무 주차장 요금까지 챙겨” 이 상무는 태광그룹의 수천억~1조원의 비자금 조성과 운용을 총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상무는 남편 고 이임용 회장 시절부터 줄곧 자금 관련 업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그룹의 자금을 실질적으로 주무르면서 ‘왕(王)상무’로 군림해 왔다.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박윤배(53)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이 상무가 주차장 요금까지 직접 챙길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기화(76) 전 태광그룹 회장과 이기택(73)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이 상무의 남동생들이다. 이 상무는 지난 3월에 흥국생명 본사 3층에 새로 문을 연 일주&선화갤러리 관장으로 취임했으며, 일주학원 이사장 등으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비자금 기업 ‘칼질’ - 권력형 범죄 척결 신호탄

    비자금 기업 ‘칼질’ - 권력형 범죄 척결 신호탄

    1년 4개월을 갈고 벼른 대검 중수부의 사정(司正) 칼날이 ‘C&그룹’으로 향하자 법조계, 재계 등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수부가 주로 대대적인 ‘권력형 비리’를 다뤄온 점에 비춰볼 때, 재계 서열 71위에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C&그룹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랜 침묵을 깨고 나선 중수부가 몰고올 사정 폭풍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은 현재 기업구조조정(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C&그룹이 은행 차입금을 통한 문어발 식 확장을 하고 결국 부도에 몰리는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C&그룹은 2006년 전후로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펼치며 사세를 확장했으나 자금 압박 등으로 급속히 쇠퇴했다. 일단 검찰이 비자금의 규모와 함께 조성 과정에서의 횡령 혐의 등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히 중견기업의 횡령 사건으로 그친다면 중수부가 직접 나섰을 리가 없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한화그룹, 태광그룹 등에 대한 수사가 서울서부지검에서 진행 중인 점에서 볼 때, 중수부의 타깃은 적어도 재계 서열 10위 안에 있는 대기업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준규 검찰총장은 지난 18일 대검 국정감사 현장에서 “중수부가 수사체제로 간다. 시점이 문제다.”라며 “한화·태광은 제 판단에 의해 서부지검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중수부 수사가 이후 크게 두 갈래로 나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은 C&그룹을 통로로 활용해 정·관계 인사들을 훑어가는 방향이다. 과거 중수부의 기업 수사는 대규모 비자금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 정권의 실세 인물이나 정치인 등이 줄줄이 얽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호남에 기반을 둔 C&그룹 역시 참여정부 시절 급성장을 했다는 점 등에서 지역 정·관계 인사와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또 대대적 기업 사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신호탄’ 및 중수부의 ‘몸풀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검찰은 3개월 전부터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 3곳의 비자금 조성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C&그룹 및 그에 따른 정·관계 로비가 아니라, 대기업 비리에 대한 집중 포화로 번진다면 ‘게이트’ 수준의 사건 수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서부지검의 한화·태광 수사 외에도, 서울중앙지검은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로비 의혹, 신한은행 횡령·배임 사건 등 재계·금융계를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회사돈 수십억 횡령혐의 현대종합상조 회장 구속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은 회사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현대종합상조 박헌준 회장과 고석봉 대표이사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 등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부동산 매입이나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박 회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및 영업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2002년 이후 ‘공격적 M&A’로 사세 확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1일 서울 장교동의 C&그룹 본사와 대구 침산동의 C&우방 등 계열사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서자 그룹 관계자들의 얼굴에선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중수부 수사관들은 조를 나눠 임원실과 회계·재무팀 등의 관련 서류를 압수하고 회사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일부 계열사에선 다른 기업으로의 인수작업에 차질을 빚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C&그룹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직후 재계에서 몸집을 키운 인수·합병(M&A) 전문기업이다. 해운업에서 번 돈을 바탕으로 2002년 이후 우방 등 30여개 알짜 기업을 인수하며 한때 연 매출 1조 8000억원, 재계 순위 71위(2007년 기준)로 급성장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일어선 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험에 빠지면서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C&그룹의 모태는 1990년 설립된 칠산해운. 창업주인 임병석(49) 회장이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했다. 1995년 C&해운 설립 뒤 대중국 물류수송으로 돈을 벌어 2002년 C&상선(옛 세양선박), 2004년 C&우방(우방건설)과 C&중공업(옛 진도)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한때 41개 계열사에 직원 수만 6000명이 넘었다. 그룹의 발목을 잡은 것은 2007년 전남 목포에 설립한 조선소. 이듬해 조선 경기침체와 무리한 M&A의 후유증으로 조업 중단에 들어갔고, 주택업체인 C&우방도 1700억원대 미분양 대금 압박에 시달렸다. 이후 계열사 워크아웃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회생은 불투명한 상태다. C&그룹이란 이름만 걸린 채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아 운영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M&A의 귀재’로 불린 임 회장은 전남 영암 출신의 뱃사람이다. 한국해양대 졸업 뒤 항해사로 일하며 29세이던 1990년 사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0년대 중반 ‘김재록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을 만큼 정·관계 로비 의혹도 받았다. 2004년 법정관리 중이던 우방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김씨에게 ‘커미션’을 지급하고 금융권에서 편법 대출을 받은 혐의였지만 검찰은 임 회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계열사인 C&조경건설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지난해 6월 대구지검 서부지청이 벌인 임직원들의 횡령 혐의 조사에선 수백억원대의 그룹 내 불법 자금 흐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방편을 넘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국세청까지 자금 흐름 파악에 나섰다는 것이다. 전직 그룹 관계자들은 “2008년 흑자를 낸 기업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임 회장의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었고, 파행 인사와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반발을 샀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교수들 대접받는 만큼 품격도 갖춰야

    교수사회에 또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그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영아 의원(한나라당)은 이 대학 교수 2명이 전기차 자문료 등 명목으로 업체로부터 10억원 상당의 주식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폭로했다. 또 안민석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 중 137명이 기업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데, 여기서 받는 돈이 1인당 연평균 3656만원이고 연봉보다 많은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린 교수도 있다고 한다. 가르치고 학문을 닦는 게 본분인지, 외부 영리활동이 본업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다. 지성의 보루이고 사회의 사표(師表)여야 할 교수들이 대학의 이름값과 직책을 이용해 사익(私益)을 좇는다면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다. 교수들이 전문성을 팔아 이권에 끼어들고 정부지원 연구비를 가로채는 행태는 이제 뿌리깊은 관행이 된 듯하다. 최근의 사례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서울대 교수 4명은 연구비 수천만원을 유용했다가 며칠 전 감사원에 적발됐다. 서강대의 어느 교수는 연구비 1억여원을 착복하고 자신을 고발한 동료 교수를 폭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달 초에는 수도권 소재 6개 대학 교수 23명이 정부 출연 연구비를 횡령했다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교수들의 연구비 횡령 수법은 이미 범죄조직에 버금갈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챙긴 돈을 부동산·주식에 투자하고 유흥·도박으로 날린다니 이게 어디 최고의 지성인들이 할 짓인가. 정부가 교수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기업이 사외이사로 모셔가며, 정부·공공기관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시키는 것은 그들의 깊은 전문성과 높은 학식을 활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기회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한심하다. 교수들은 국가·사회에서 특혜나 다름없을 정도의 ‘대접’을 받는 만큼 그에 걸맞은 품격을 갖춰야 할 것이다.
  • [태광그룹 수사] 태광 4大 비호세력 윤곽

    태광그룹이 사업영역을 거침없이 확대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비호세력들의 윤곽을 그릴 수 있다. 검찰의 수사가 집중되는 태광은 과거 각종 의혹으로 논란과 타깃이 됐지만 처벌은 솜방망이로 끝났다. 대표적 비호세력으로 먼저 검찰과 경찰을 비롯한 사정당국과 국세청, 금융당국, 방송통신위원회와 정치권 등이 거론된다. 먼저 2003년 흥국생명 조합원이 파업할 때 이호진(48) 회장 일가가 보험설계사 이름을 도용해 만든 계좌에 저축성 보험 313억원을 운영한 흔적이 발견됐다. ●檢, 313억 차명계좌도 약식 기소 이 회장은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고발됐지만, 검찰은 경유처리(보험유치자의 이름을 바꿔 처리한 행위) 과실만 인정해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수백억원대의 차명계좌에 대해 벌금으로 마무리한 당시 검찰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쏠린다. 특히 쌍용화재 인수를 주도한 계열사 흥국생명은 2004년 대주주에게 불법 대출금 125억원을 지원해 기관경고를 받았다. 보험업법 시행령에는 경고를 받고 3년이 지나지 않은 업체는 보험업 허가를 얻을 수 없다. 쌍용화재를 인수할 자격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감독할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배주주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수를 승인했다. 또 인수경쟁사에는 허가하지 않던 ‘3자 배정 유상증자’도 태광그룹에만 허용했고, 보통 한달이 걸리는 지분취득 심사도 불과 열흘 만에 끝내버렸다. 당시 금융당국에 의혹이 집중되는 이유다. 2007년 국세청이 태광그룹을 상대로 벌인 특별세무조사에서도 이 회장은 검찰 고발을 비켜갔다. ●국세청, 상속세 탈세, 고발 안해 이 회장은 선친 이임용 전 회장에게서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상속세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었다. 국세청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듬해 790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거액의 상속세를 추징하면서도 국세청은 태광그룹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검은 18일 오후 국세청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 조세포탈 부분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이유 등의 파악에 나섰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전방위 ‘태광 의혹’ 성역없이 파헤쳐야 한다

    태광그룹의 불법 상속·증여와 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새 의혹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검찰·경찰·국세청 등이 사정 대상에 오른 태광그룹을 조사하고도 번번이 가벼운 처벌로 끝난 배경이 의혹의 하나다. 지난해 초 태광 계열사이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홀딩스가 또 다른 MSO인 큐릭스홀딩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석연찮은 합병승인이 두번째 의혹이다. 2006년 초 태광이 쌍용화재(현 흥국화재)를 인수할 당시 자격 논란이 있었으나 금융감독위원회가 이를 승인해준 이유도 모호하다. 이렇게 전방위적인 의혹 속에서 태광그룹이 순조롭게 사세를 확장해 왔다는 점은 정·관계 로비에 대한 심증을 굳히고도 남는다. 따라서 검찰은 새로 제기된 태광 관련 의혹과 정·관계 로비와의 연계성 등을 투명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특히 2003년 태광그룹 회장 일가가 계열사인 흥국생명의 보험설계사 차명계좌로 313억원을 운용한 데 대해 노조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으나 검찰이 회장의 어머니(82)만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한 사건은 명예를 걸고 다시 수사해야 한다. 2007년 국세청이 태광그룹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벌이면서 900여억원의 추징금만 물리고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점도 수상쩍다. 티브로드와 큐릭스에 대한 방통위의 합병승인 두달 전인 지난해 3월, 태광의 중견간부가 청와대 행정관과 방통위 과장을 성접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단순 성매매 사건으로 처리한 이유도 궁금하다. 새로 드러난 태광 관련 의혹들이 지금까지 수면 아래 있었던 것은 태광 측이 엄청난 로비를 벌여 성공했거나, 정·관계에 비호 인물 또는 세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검찰은 태광그룹이 인수·합병 등을 통한 사세 확장 과정에서 벌인 불법·편법은 물론이고, 각종 로비 정황에 대해서도 지위 고하와 성역을 가리지 말고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 현 정부는 공정한 사회 확립에 정권의 명운을 걸었다. 태광그룹 사건 의혹의 실체와 몸통을 밝히는 일은 시금석이 될 것이다.
  • 신한사태 핵심인사 이번주 본격 소환

    고소·고발로 얽힌 신한은행 사태의 주요 당사자들이 이번 주부터 검찰에 본격 소환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배임 및 횡령 등 혐의로 신한은행이 고소한 7명을 이르면 18일부터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들 중 신 사장에게 438억여원의 불법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업체 ㈜투모로와 금강산랜드㈜ 대표, 대출에 관여한 신한은행 임원, 신한 계열사 사장 등을 먼저 소환할 계획이다. 주요 당사자인 신 사장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마지막에 부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자주 부르기 곤란한 인물이라 가급적 한번의 조사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준비한 후에 소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오랜 기간의 참고인 조사는 물론 지난달 28일에는 금강산랜드, 투모로 등 사무실과 관계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검찰청으로부터 회계사들까지 지원받아 회계 분석을 하고, 또 신 사장 등 주요 당사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여 혐의를 입증할 상당한 물증과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피고소인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대출 경위 및 정당성을 따질 예정이다. 검찰이 신 사장 등 주요 피고소인들에 대한 조사를 이번 주 중으로 마무리 짓고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하면 신한은행 사태와 관련,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다른 고소·고발 건도 어느 정도 정리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불법 대출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 15억원 횡령 사건의 진위를 따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재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이 돈의 일부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라 수사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소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라응찬·신상훈·이백순 모두 물러나라”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주주 130여명이 그제 일본 오사카에서 모임을 갖고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3명은 즉시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난달 2일 신한은행이 모(母)기업인 신한금융의 신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한 이후 불거진 최고경영진 내분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재일교포 주요 주주들은 “신한금융은 최고경영자(CEO)의 잘못된 행위로 창업 이래 쌓아 올린 업적과 신용을 일순간에 무너뜨렸다.”면서 최고경영진 3명의 동반 퇴진을 주장했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지난달 9일 나고야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는 라 회장에게 사태의 조기 수습을 맡겼지만 1개월여 만에 입장이 바뀐 것이다. 신 사장에 다소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오사카와 나고야에 거주하는 주주들의 모임이었다는 이유로 3명 동반사퇴 주장을 가벼이 넘길 사안은 아니다. 재일교포는 신한은행의 창립 멤버들이다. 지금도 재일교포는 신한지주의 지분 17% 정도를 갖고 있다. 라 회장은 금융실명제법을 어겼다. 신 사장은 다음 주 검찰에 소환돼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는다. 이 행장은 대출 업체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라 회장을 비롯한 소위 ‘빅3’가 현직을 유지하는 게 정상인가. 조직을 만신창이로 만든 3명이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는 게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주와 국민들은 최고경영진의 내분에 어느 쪽이 더 책임이 많은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리를 탐내고 조직을 망친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누가 나가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게 최소한의 도리인데도 빅3는 미적대고 있다.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기 바란다. 그게 조직을 위해 보탬이 된다. 상대방의 눈치를 살필 이유도 없다. 빅3가 나가면 관치(官治)가 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내부 출신이 회장, 사장, 행장을 모두 하는 게 좋겠지만 꼭 내부만 고집할 것도 아니다. 썩을 대로 썩었고, 곪을 대로 곪은 조직에 메스를 제대로 가하려면 외부 출신이 과도기적으로 회장을 맡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
  • 신상훈 신한사장 등 7명 내주 소환

    검찰이 다음 주부터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신한은행 사태의 핵심 당사자를 소환하는 등 사건 수사를 본격화한다. 신 사장에 이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이른바 ‘신한 빅3’에 대한 소환 조사를 모두 마치면 신한사태가 한 차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14일 신 사장 등 신한은행으로부터 배임 및 횡령 등 혐의로 고소당한 7명을 다음 주부터 차례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윤갑근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고소당한 당사자들을 다음 주부터 부르고 본격 조사를 시작한다.”면서 “(고소인과 피고소인) 서로 주장이 엇갈리니까 당사자들 주장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얽히고설킨 고소·고발 건 중 일단 신 사장의 배임과 횡령 혐의 건에 먼저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 사장은 2006~2007년 은행장 재직시절 438억원을 부당하게 대출해 주고, 이희건 명예회장에 대한 자문료 15억원가량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신 사장으로부터 부당 대출을 받은 혐의가 있는 금강산랜드㈜와 ㈜투모로를 압수수색했고, 현재 대검 소속 회계사들의 지원을 받아 회계장부 등 압수물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내주 신 사장 외에도 함께 고소된 은행 임원 2명, 신한 계열사 사장 2명, 업체대표 2명도 소환해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들어 볼 계획이다. 일전에 검토했던 이희건 명예회장에 대한 서면조사는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신 사장의 고소·고발 사건의 진위가 밝혀지면 다른 사건들은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라 회장은 박연차 게이트 당시 불거졌던 ‘50억원 차명계좌’ 건으로 시민단체들에 고발당한 상태다. 이 은행장은 대출 업체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됐고, 지난해 4월 실권주 배당 대가로 재일교포 주주로부터 5억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여기에다 라 회장과 이 은행장도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 일부를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박철언 돈 가로챈 여교수 징역형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여교수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H대학 강모(49·여) 전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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