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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소방 여성 공시생들 “기준 강화 공감… 낮은 할당 비율은요?”

    경찰·소방 여성 공시생들 “기준 강화 공감… 낮은 할당 비율은요?”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의 여성 비율이 점차 늘어나면서 “여성 수험생도 남성 수험생과 똑같은 기준의 체력검정을 실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취자나 강력 범죄자를 잡아야 하는 경찰관과 재난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소방관을 뽑는데 지금처럼 남녀가 서로 다른 체력검정 기준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지난달 13일 경찰대가 모집 인원 중 12%만 여성으로 뽑는 성별 제한을 폐기하자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정작 준비생들은 이런 논란에 앞서 당면한 시험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2일 올해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진행됐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체력검정 준비에 들어간다. 시·도별 소방공무원 채용도 최종 결과만을 앞둔 곳이 많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한양공무원체력전문학원에서 만난 여성 준비생들은 “체력검정 기준을 강화한다고 해도 여성 할당 비율이 바뀌지 않는 이상 여성끼리의 경쟁”이라고 입을 모은다.●“여자라도 체력검정은 당락 좌우할 시험” 전날보다 8도 이상 기온이 떨어진 지난 24일 오전 10시. 한양공무원체력전문학원엔 여성 경찰·소방공무원 준비생들로 북적거렸다. 불과 이틀 전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을 치른 준비생들은 합격자 발표일인 28일까지 초조해하기보다 체력단련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신체·체력·적성검사는 다음달 21일부터 지방청별로 실시된다. 준비 기간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구령에 맞춰 몸풀기와 스트레칭, 달리기가 진행됐다. 본격적인 체력단련에 들어가기 전 충분히 몸을 풀어주지 않으면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다. 소방공무원 준비생인 이주이(23)씨는 “지난해 시험 때 체력검정을 앞두고 제자리멀리뛰기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 제대로 체력검정을 치를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경찰 시험에서 체력검정은 ‘제6의 과목’으로 불린다. 일반 채용은 총 5개 과목을 치르는데 체력검정도 다른 과목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실제 경찰 시험에서 체력검정 비율은 25%로 필기시험 한 과목보다 중요도가 높다.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조은혜(26)씨는 “공부하는 동안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언덕배기에 위치한 고시원에 갈 때 일부러 뛰어서 올라가고, 평소 걸을 때도 친구들이 함께 가자고 부를만큼 빠른 걸음으로 움직였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도 악력기로 틈틈이 운동했다. 악력은 100m 달기리와 더불어 고득점을 받기 가장 어려운 종목이다. 둘 다 단시간 내 실력이 늘기 어려워서다. 김다원 한양공무원체력전문학원장은 “악력이 약한 사람이라도 꾸준히 연습하면 평균 이상은 낼 수 있다”면서 “100m는 기초체력이 없으면 50m 부근에서 퍼져버리기 때문에 시작점에서 순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결승점까지 온 힘을 다해 뛸 수 있는 근지구력을 기르기 위해 평소에 체력을 단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에서 혼자 체력검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해 실전처럼 연습하는 게 필요하다. 학원에 다니는 준비생들은 수험기간에 주 3~6일은 하루 1~2시간씩 훈련한다. 이를 고려하면 나홀로 준비생들도 매일 자신이 달성해야 할 운동량을 정해두는 게 바람직하다. 김 원장은 “최근 체력검정은 ‘정확한 자세’를 전보다 많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 연습할 때도 올바른 자세로 연습하는 게 중요하며 제한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채용 비율 변화 없이 체력검정 기준만 상향? 여성 준비생들이 현행 여성체력검정 기준에 마냥 동의하는 건 아니다. 특히 논란이 됐던 경찰 체력검정에서 팔굽혀펴기할 때 무릎이 지면에 닿는 것에 대해선 “이렇게 비난이 일 바에야 우리도 지면에 닿지 않고 시험을 치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조씨는 “준비생들은 내부 규정에 맞춰 시험을 준비했다”면서 “여성들도 당당히 무릎을 펴고 시험을 치르자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방공무원의 여성체력검증 기준을 현행 남성의 65%에서 80% 수준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서도 여성 준비생들은 공감을 표했다. 다만 경찰관과 소방관의 업무가 단순히 힘과 체력을 요하는 일만 있는 건 아니다라는 점과 여성 할당 비율이 현저히 낮은 부분에 대해선 침묵한 채 기준만 상향하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이 경찰대와 간부후보생 남녀 구분 모집 기준을 폐지한 것과 향후 여성 경찰 비율을 15%까지 올리겠다고 한 건 최근 사회적 흐름과 범죄 발생 현황과도 관련이 있다. 사이버 범죄와 사기, 횡령 등 경제사범이 이전보다 훨씬 지능화되고 있으며, 성폭력과 가정폭력 등 대다수 피해자가 여성인 범죄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성 준비생은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같은 성별의 수사관에게 털어놓고 싶어하지만 해당 경찰서에 여성 경찰관이 부족해 남성 경찰관에게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경험담이 많다”면서 “올해 3차 시험에서 여성 할당 비율을 3000명 중 750명(25%)명으로 잡아 많아 보이지만 일선에선 여성 경찰관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550개 여성청소년수사팀 중 여성 경찰관이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곳이 46곳이나 됐다. 소방공무원의 업무를 화재 진압에만 초점을 맞춰 “수관을 들지 못하는 여성들은 소방관이 될 수 없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소방관의 업무는 화재 진압뿐 아니라 각종 재난, 재해 등에 대응하고 위급한 상황에 필요한 구조·구급 활동까지 아우른다. 지난해 화재 건수는 모두 4만 4178건이었고, 전체 119 출동 건수는 80만 5194건이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소방공무원 4만 8042명 중 여성은 3435명(7.1%)에 불과하다. ●“여성 채용 늘릴 것…체력검정 기준 연구중” 여성 채용과 체력검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경찰청과 소방청은 방침이 정해진 건 없으며 내년 상반기에 구체적인 방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여성 채용을 늘리면서 여성의 체력검정 기준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내부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구분 모집을 폐지하고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체력검정을 하라는 의견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구분 모집을 폐지하고 남녀를 함께 뽑으면 여성 합격자가 남성 합격자보다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필기시험에서 여성 응시생들이 상대적으로 고득점을 받기 때문에 체력검정 기준을 같게 한다고 해서 여성이 덜 뽑힐 거란 생각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경찰대와 간부후보생의 남녀 비율을 폐지한 경찰청은 조심스럽다. 경찰대 통합선발 체력기준 연구 용역이 지난 23일 완료됐지만 내부 논의가 아직 남아 있어서다. 경찰공무원 채용 담당자는 “논란이 된 팔굽혀펴기 규정이나 남녀 구분 모집을 폐지하는 사안 등은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면서 “새로운 기준이 마련되더라도 2~3년의 유예기간을 가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양진호 엽기행각…직원들 손톱·혈흔 받아 제사 지냈다”

    “양진호 엽기행각…직원들 손톱·혈흔 받아 제사 지냈다”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또 다른 엽기행각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채널A는 양 전 회장이 금괴를 찾아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젊은 직원의 기를 받기 위해 손톱과 머리카락, 혈흔 등을 받아 제사를 지낸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과거 직원들의 손톱과 발톱, 머리카락, 혈액 등을 받아서 인형으로 제작했다. 직원 이름이 적힌 종이 인형을 땅에 묻고 그 무덤 위에서 음식을 올려놓고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양 전 회장은 직원들에게 “개개인에게 복을 나눠주려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행사 관계자는 “성공을 위해 젊은 직원들의 영혼과 기를 받으려는 의식이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양진호 전 회장은 지난 5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 회장이 받는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폭행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저작권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무상 횡령 등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친박’ 홍문종 “다시는 촛불 같은 간계에 넘어가선 안 된다” 막말

    ‘친박’ 홍문종 “다시는 촛불 같은 간계에 넘어가선 안 된다” 막말

    자유한국당의 인적 쇄신 대상 중 한 명인 홍문종 의원이 ‘촛불 민심’을 “간계”로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친박계’인 홍 의원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촛불집회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홍 의원은 “다시는 ‘촛불’ 같은 간계에 넘어가선 안 된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제가 먼저 ‘잘못했다’고 얘기할테니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도, 반대했던 사람도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촛불집회를 ‘중우정치’라고 폄하하며 “민주주의가 길바닥에서 중우정치로 국민들을 선동해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대통령을 바꾸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후진적인 민주주의”라고까지 했다. 이날 출판기념회 자리에는 같은 당의 나경원 원내대표와 유기준·조경태·정우택 의원, 그리고 ‘유치원 3법’을 반대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이덕선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현재 홍 의원은 횡령·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2~2013년 사학재단인 경민학원의 이사장 및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서화 매매 대금 명목으로 교비 24억원을 지출한 뒤 돌려받는 등의 수법으로 교비 7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5년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 2명에게서 82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는 지난 15일 인적 쇄신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곽상도·권성동·김무성·김용태·김재원·김정훈·엄용수·원유철·윤상직·윤상현·이군현·이완영·이우현·이은재·이종구·정종섭·최경환·홍문종·홍문표·홍일표·황영철 의원 등 총 21명이 포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원내대표는 홍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통해 “홍 선배(홍문종 의원)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원”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서부발전은 무죄다

    [황규관의 고동소리] 서부발전은 무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해안의 제철소에서 일한 적이 있다. 한 달에 이틀 쉬는 3조 3교대 근무였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라인이 아니어서 근무 환경은 나쁘지 않았지만, 힘든 것은 언제나 야간 근무였다. 지금도 하루 일과 중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은 출근하자마자 회람했던 ‘안전사고’(산업재해를 그들은 그렇게 불렀다)를 알리는 문서들이다. 예를 들어 어느 공장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 원인은 이렇고 사고 경과는 저러하니 되풀이하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런 ‘안전사고’의 일상화가 얼마나 재해에 대한 감각과 문제의식을 일깨웠는지는 잘 모르겠다.산업재해가 일어나는 이유는 아마도 현장마다 그리고 노동 조건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 이전에 서울 노량진의 사출기 공장에서 일할 때 손이 기계에 눌려 버린 사고는 자동 모드를 풀고 수동으로 생산량을 더 늘리려다 벌어졌다. 야간 일을 하다가 벌어진 사고였다. 재해를 입은 사람은 그 뒤로 공장에 가끔 놀러 오기는 했지만, 손이 예전에 비해 영 못쓰게 되고 말았다. 그게 계기가 됐던 건지 1987년 6월항쟁이 일어나기 전에 함께 일하던 형들이 스트라이크를 일으켰다. 마르크스는 상품이 시장에 나와서 판매가 이뤄질 때 이윤이 발생한다는 부르주아 정치경제학자들을 비판하면서 이윤은 자본가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불노동’의 다른 이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마르크스가 착취 대신 횡령이란 말을 가끔 쓰는 것은 그것이 부불노동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익히 들어온 잉여가치가 발생한다. 그 잉여가치를 투하된 자본으로 나누면 이윤이라는 값이 나온다. 마르크스의 지적이 맞다면 자본이 이윤을 내는 것은 노동력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달리 말하면 노동력의 가치를 최대한 횡령하고, 생산 과정에 자본을 최대한 덜 투여하면 이윤은 늘어난다는 간단하고도 명백한 공식이 성립된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비참하게 죽음을 맞은 김용균씨의 경우도 바로 이런 간단한 이윤 공식 때문에 벌어졌다.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설비 개선비용 3억원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3억원 대신 노동자의 목숨을 밀어 넣은 꼴인데 이것은 근검절약이 아니라 자본투여를 최소화해 이윤을 늘리려고 한 것에 불과하다. 당연히 그 이윤은 사회를 위해 사용되거나 공공의 자산으로 흡수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이윤은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는 걸까.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천문학적인 분식회계 범죄를 저질렀지만 주식시장에서 내쫓지 않았다. 이 일은 현 정권이 박근혜 정권의 사실상 공범으로 알려진 이재용 부회장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준 사실과 맥을 같이 한 것처럼 보인다. 투자자 보호 차원이라고 하지만, 다르게 보면 사적인 축적과 욕망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범죄도 용인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자본주의의 일반 도덕이라고 보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따라서 청년 노동자 김용균 씨를 죽게 만든 서부발전은 무죄다! 서부발전의 주식을 가진 금융자본과 주주들도 무죄다! 따라서 김용균의 죽음은 무의미한 것이다! 거의 일보로 전달되던 제철소의 ‘안전사고’도 알고 보면 수많은 하청회사와 협력회사의 노동자들은 제외했을 것이다. 왜냐면 소속된 회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다시 노조를 핑계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는 그) 제철소가 하청업체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대하던 태도를 보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그들은 퇴근할 때 헌병 흉내를 내는 제철소 경비 노동자들의 검문을 통해 수시로 수모를 당해야 했다. 알고 보면 노동자들 사이의 위계 구조와 차별은 오래된 자본의 통치 기술이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하고 살았다. 그래야 상품(전기도 당연히 포함된다)을 죄책감 없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상품에 새겨진 상품 이전의 파괴와 고통과 수모를 은폐한다. 그 대신 상품과 기업 가치가 광휘를 발하며 우리를 유혹한다. 하지만 그 은폐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사람살이의 윤리를 굳이 의식할 필요를 없애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어느새 분열적이고 파괴적인 상태에 다다른다. 이게 무죄의 심연이다.
  • 검찰, 전자법정 입찰비리 의혹 관련 법원행정처 직원 4명 영장 청구

    검찰, 전자법정 입찰비리 의혹 관련 법원행정처 직원 4명 영장 청구

    검찰이 전자법정 관련 입찰 등 비리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법원행정처 직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19일 법원행정처 직원 4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 입찰방해,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전날 검찰은 경기도 성남에 있는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을 압수수색하고 강모 과장, 손모 과장과 류모 행정관 등 법원행정처 전산 공무원 3명을 체포해 조사했다. 이 중 손씨는 법원행정처 수사 의뢰자 명단에는 없었지만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새로 혐의를 포착한 인물이다. 이번에 청구된 구속영장 대상에는 이들 3명 외 이모 행정관이 함께 포함됐다. 앞서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2009년부터 최근까지 D사와 I사 등 전직 행정처 직원 남모(47)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전산장비 납품·유지보수업체에 수백억원대 전자법정 관련 사업을 부당하게 몰아준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업체 측으로 입찰과 관련된 법원 내부 문건이 다수 유출된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해왔다. 이에 검찰은 지난 11일 남씨를 체포하고 관련 업체 및 전직 직원들의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남씨는 13일 입찰방해, 변호사법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실수까지 비리로 싸잡아 비난” 무기력증 시달리는 교원 사회

    전교조 “실수·고의 구별 않고 징계 안돼” 전체 아닌 ‘사학비리’ 초점 필요성 지적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휘문고 교비 횡령 등 잇따른 ‘대형 사고’로 학교 현장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진 가운데 교육당국이 “학사비리는 대표적 생활적폐”라며 각종 근절책을 내놓자 교육 현장에서는 자성과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중대 비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지만 작은 실수까지 싸잡아 교원 사회 전체를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섞여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8일 교육부의 학생평가 신뢰도 제고 정책에 대해 논평을 내고 “일부 비위 사례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면서도 “경미한 실수와 고의적 비위를 구별하지 않은 채 징계·처벌·감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이미 학교에서는 중간·기말고사 때 학부모를 감독 인원에 대거 투입하고, 색상이 다른 볼펜으로 세 번 이상 채점하고 작은 움직임이나 경미한 소음도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등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들 만큼 엄격함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효성 높은 비위 근절 방안을 만들려면 현장 교사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성명을 내고 감사 결과 등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감사 처분의 99% 이상이 지침 미숙지나 주의소홀에 따른 주의·경고 등 경미 사안인 만큼 단순히 건수만 보고 대부분 학교, 교원에게 심각한 비리가 만연한 것처럼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의 진짜 ‘적폐’를 뿌리 뽑으려면 타깃을 정밀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학비리 척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초·중·고교 감사를 벌여 온 현장 관계자들은 “채용비리, 문제유출 등 중대 비위는 대부분 사립학교에서 발생한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17일 교육부가 공개한 2015~18년 초·중·고교 감사 결과 분석에 따르면 공립학교는 학교당 평균 2.5건의 크고 작은 잘못을 지적당한 반면 사립학교는 2배 많은 5.3건이 적발됐다. 특히 대입에 직결돼 학부모·학생들이 민감해하는 학교생활기록부 중대 조작 사건은 최근 4년간 15건 발생했는데 대구 청구고·서울 청담고·서울 삼육고 등 모두 사립학교가 진원지였다. 송 대변인은 “교원 채용 비리 등은 대표적인 사학비리로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채용 업무를 교육청에 강제 위탁하게 해야 해결된다”고 지적했다. 교원 사회의 무기력증을 간파한 일부 시·도교육감들은 ‘기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별 비리·범죄를 모든 학교나 교사의 문제처럼 일반화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대입을 둘러싼 무한경쟁을 완화하는 사회적 대책 등을 통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내년부터 전국 고교 평가관리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못 다니게 하는 상피제를 시행하라는 교육부 지침을 거부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상피제 등은 교사를 예비범죄자로 취급하는 부작용이 클 뿐 학사비리를 막는 예방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MB 옥중 송년 메시지에 오열한 친이계

    MB 옥중 송년 메시지에 오열한 친이계

    강훈 변호사 통해 “부끄러운 일 없었다 확신”MB 없는 친이계 송년모임 잇달아 열려“한 해를 보내며 여러분을 직접 만나 손을 잡아보지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부끄러운 일이 없었다는 것이 나의 확신입니다”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옥중 송년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전 대통령을 법적 대리하는 강훈 변호사가 ‘MB의 편지’를 읽어내려가자 한 자리에 모인 친이계 인사들은 너도나도 울음을 터뜨렸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MB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을 지낸 친이계 송년회에 이런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금년 한 해는 우리 역사에 길이 기억해야 할 해이고, 마음에 새겨야 할 해”라며 “여러분과 함께 나라를 위해 일한 것은 보람이며, 함께 한 인연은 일생 잊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감사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여러분에게 마음의 부담을 주는 나의 현실을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대한민국은 후퇴 없이 발전하고, 국민이 편안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모인 사람 대부분이 가슴 아파했고, 상당수는 울었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청와대 비서진들도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없지만 MB 정부 출신 인사들의 연말 모임은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정부에서 장·차관을 지낸 인사들은 지난주중 모였고,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사 30여명은 지난 주말에 송년회를 했다. 전날에는 주호영·김영우·윤한홍 의원과 이재오·최병국·안경률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40여명이 대거 회동했다. 이날은 하금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정진석 의원(당시 정무수석) 등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30여명이 저녁 모임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초·중·고 감사서 92% 비리 적발

    교육부가 17일 2015~2018년 초·중·고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17개 시·도교육청은 2013~2018년 감사 보고서를 18일까지 자체 홈페이지에 실명 공개하고 있는데, 이 중 4년치 자료만 뜯어본 것이다. 이 기간 전국 공·사립 초·중·고교 중 89.7%(1만 392개교)가 감사를 받았다. 분석 결과,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아무런 처분을 받지 않은 학교는 8.0%(830개교)에 그쳤다. 나머지 학교들(9562개교)은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질러 평균 3.26건씩 지적받았다. 횡령이나 예산 부적절 집행 등으로 돈이 세어나가 교육청이 다시 거둬들인 액수는 4년간 약 156억 4200만원이었다. ‘초·중·고 비리=사립 비리’라는 현장 인식은 감사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공립학교는 평균 2.5건씩 잘못이 적발됐는데 사립학교는 2배 넘는 5.3건을 지적받았다. 예산·회계 관련 지적 비율이 48.1%(1만 5021건)로 가장 많고, 인사·복무 분야가 15.0%(4698건), 교무·학사 13.6%(4236건), 시설·공사 9.5%(2981건)였다. 학교생활기록부와 학생평가 관련 지적사항은 각각 7.5%(2348건)와 5.5%(1703건)였다. 이번 감사 보고서는 종합감사와 특정감사만 포함됐다. 숙명여고 사건처럼 파급력이 큰 비리는 내부자나 학부모의 제보에서 비롯되는 사안감사에서 드러나는데, 교육청들은 제보자 누출 등을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소한 잘못을 한 학교명은 공개하고, 큰 잘못을 한 학교는 공개하지 않으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 수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11년간 7억 빼돌려 집 사고 승용차 산 계산원 구속

    11년간 7억 빼돌려 집 사고 승용차 산 계산원 구속

    경남 진주의 대형 유통매장의 계산원이 11년 동안 7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려 집과 차를 사고 생활비로 쓴 정황이 들통나 구속됐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A(53)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08년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11년 동안 진주의 대형 매장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면서 매출을 조작하거나 현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7억 269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하루에 3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 현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매장 주인인 B(34)씨는 적자가 이어지자 CCTV와 단말기 등을 분석해 A씨의 범행 장면을 포착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횡령한 돈으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고 마티즈 승용차를 구입했으며 생활비로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분양 받은 아파트를 B씨에게 주는 등 범죄를 시인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7년 7개월 만에.. 법원, 이호진 전 태광 회장 보석취소

    7년 7개월 만에.. 법원, 이호진 전 태광 회장 보석취소

    하급심에서 실형이 선고 됐음에도 7년 7개월 가까이 불구속 재판을 받아 ‘황제보석’ 비판을 받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다시 구치소에 수감된다. 이 전 회장 파기환송심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이 전 회장 보석을 취소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14일 이 전 회장 보석 취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보석 결정 당시만큼 긴급한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정도가 아니고, 범죄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부한 이유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보석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이 전 회장은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된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4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 됐지만,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63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이후 이 전 회장은 1·2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과 벌금형을 선고 받았지만, 보석 결정을 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25일 이 전 회장 재상고심에서 이 전 회장의 여러 혐의 중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들과 분리해 재판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이후 언론을 통해 이 전 회장이 지정된 주거지를 벗어나 떡볶이를 먹고 음주·흡연을 하는 모습이 목격되며 ‘황제보석’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이 전 회장 측은 “보석 결정은 특혜가 아닌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황제보석’ 이호진, 7년 만에 구치소 수감

    ‘황제보석’ 이호진, 7년 만에 구치소 수감

    4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간암을 이유로 7년 넘게 풀려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황제보석’ 논란 끝에 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14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이 전 회장의 건강 상태,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이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4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간암 3기로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며 보석을 신청했고 법원은 주거지인 자택과 병원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이날 오후 8시 10분쯤 서울 중구 자택에 있던 이 전 회장을 압송해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했다. 두꺼운 점퍼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 전 회장은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25일 이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그의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들과 분리해 재판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그러나 7년 이상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던 이 전 회장이 보석 조건인 주거지를 벗어나 술집, 떡볶이집 등을 자유롭게 다닌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황제보석’이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이 전 회장 측은 이에 지난 12일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보석 결정은 정당한 법 집행의 결과이며 재벌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보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직무정지 ‘유보’…과기부 “신총장 행동 자제하라” 훈계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직무정지 ‘유보’…과기부 “신총장 행동 자제하라” 훈계

    과기부 “교육자로 행동 자제하라” 훈계조 입장문 발표...과학계 “황당한 입장문”반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재직 당시 국가연구비를 부당하게 사용하고 자신의 제자를 편법으로 채용해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총장직무정지를 시켜달라’며 긴급 제안한 안건이 이사회에서 ‘유보’ 결정됐다. 과학기술계가 ‘전 정부 인사에 대한 무리한 찍어내기’라고 비판하고 나서고 네이처 등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점에 대해 카이스트 이사들도 ‘암묵적 동의’를 한 것이라는 평가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14일 오전 10시 30분 ‘제261차 카이스트 정기이사회’를 비공개로 열고 다른 9개의 안건과 함께 신 총장의 직무정지 안건을 논의한 결과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키로 한 ‘유보’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장무 이사장을 포함해 10명의 이사가 모두 참석한 이날 이사회에서는 과기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공무원인 당연직 이사 3명은 직무정지 안건을 표결하자고 강하게 요구했으나 검찰 조사를 포함해 확실한 결과가 없는 상태에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선임 이사들과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장무 이사장은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지만 정부측 이사들은 “혐의가 확인된 만큼 직무정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표결 결과 신 총장을 제외한 9명의 이사 중 6명이 유보에 찬성했고 3명이 유보에 반대하고 즉각 직무정지를 해야 하는데 표를 던져 유보 결정이 났다. 정부측 당연직 이사 3명을 제외한 모든 이사가 유보에 표를 던진 셈이다. 오후 2시 20분 이사회가 종료되고 이사회 간사인 김보원 KAIST 교학처장은 “카이스트가 타 기관의 감사결과로 인해 국제적 위상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혼란이 야기되는 상황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총장 직무정지는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총장은 카이스트와 과학기술계에 끼친 누에 대해 사과하고 자중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사회 결정을 전했다. 신 총장은 유보 결정이 내려진 직후 “본의 아니게 카이스트와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존경하는 이사님들, 정부관계자 여러분들 결정에 감사드린다.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대학을 경영해 가도록 하겠다”며 짧은 소감을 말한 뒤 퇴장했다.이날 오후 과기부는 이사회의 ‘유보’ 결정에 대해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면서도 감사에 대한 과학계가 지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이나 앞으로 감사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 없이 ‘훈계’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기부는 입장문을 통해 “신성철 총장이 이번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제문제로 비화시킨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 같은 행동을 자제하기 바란다”라며 “향후 교육자로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결정에 대해 ‘당연하지만 아쉬운 결정’이라는 분위기이다. 한 대학 교수는 “과학기술 주무부처라는 과기부가 과학계 현실도 모르고 전 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찍어내기를 하려다가 자기 발등을 찍은 결과”라면서 “유보가 아니라 직무정지 자체는 말이 안된다는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가 이야기하는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은 ‘자기’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인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과학계 인사는 “과기부가 표적감사, 찍어내기 감사라는 과학계 우려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아랫사람 훈계하는 듯한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것만 봐도 이 정부가 과학자나 과학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과기부는 임시 이사회 개최라는 ‘강수’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이번 ‘유보’ 결정으로 과기계가 제기하고 있는 ‘찍어내기 표적 감사’라는 눈길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기부는 그동안 신 총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가 분명히 드러난 만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찰에 고발했고 동시에 직무정지 요청을 한 것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검찰 고발까지 됐을 정도로 혐의가 확실하기 때문에 직무정지 결정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의 이사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다툼의 여지가 있는 입장이 압도적으로 나타나 결국 무리한 감사, 찍어내기 감사라는 비난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과학계는 보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상 초유 카이스트 총장 직무정지 사태 오나

    사상 초유 카이스트 총장 직무정지 사태 오나

    오늘 이사회서 결정…교수회 등 반발 네이처 “과학자들 정치적 의도 의심”국가연구비 횡령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검찰에 고발한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의 직무정지 여부가 14일 오전에 열리는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만약 신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결정이 나오면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사상 초유의 일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14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리는 카이스트 정기 이사회에서 총장 직무정지 안건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10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는데, 신 총장 본인을 제외한 9명 중 5명이 찬성하면 곧바로 총장 직무는 정지된다. 특히 과기부 미래인재정책국장,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이 당연직 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사상 첫 과기특성화대 총장 직무정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과기부가 지난 6월과 7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내 연구비 부당 집행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정 특혜, 연구과제 편법 수행 등에 대한 2차례 투서를 받고 8월부터 시작한 감사에서 불거졌다. 감사 과정에서 신 총장이 DGIST 총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이면계약을 맺어 국가 연구비 200만 달러(약 22억원)을 지급하고 고가 연구장비를 5년 동안 사용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기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지 않았으며, 부당 집행한 돈 일부가 신 총장 제자의 급여로 활용돼 횡령, 배임죄에 해당된다고 봤다. 이에 대해 계약 상대인 LBNL은 DGIST와의 계약에서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시민단체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과 카이스트 총동문회,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진, 카이스트 교수협의회 등도 정부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13일 온라인 톱 뉴스로 “많은 과학자들이 전 정부에서 임명된 신 총장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사건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학계 반발이 확산되자 과기부는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해명에 나섰다. 과기부 감사관실은 이번 사안이 LBNL과 관련돼 있음에도 “LBNL에는 공식 질의나 답변을 요청한 바 없으며 그쪽은 이번 감사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해당 계약이 미국 법과 규정에 의해 검토되고 승인됐다고 하더라도 국내의 국가계약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정보화 사업비리’ 전직 법원행정처 직원 구속

    ‘정보화 사업비리’ 전직 법원행정처 직원 구속

    대법원 정보화 사업 과정에서 입찰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전직 법원행정처 직원이 전격 구속됐다.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전직 행정처 직원 남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도망 및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남씨는 입찰방해 및 변호사법 위반, 특경법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자체 감사를 통해 남씨가 정보화 사업 과정에서 아내 명의로 세운 가족 회사에 특혜를 준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해당 회사는 지난 2009년 이후 실물화상기 도입 등을 추진하는 대법원 정보화 사업에 참여해 약 24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이 2016년 오스트리아산 실물화상기 500여대를 국내산보다 10배 이상 비싼 대당 500여만원에 구입하는 과정에서 해당 회사에서 판매선을 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행정처는 전산관리국 소속 과장 1명과 행정관 2명을 직위 해제 조치하기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지난 11일 관련 업체 및 전현직 행정처 직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남씨에 대해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채용비리’ 오현득 국기원장 네 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 ‘구속’

    ‘채용비리’ 오현득 국기원장 네 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 ‘구속’

    부정채용과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오현득(66) 국기원장이 13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 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오 원장은 2014년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뽑으려고 시험지를 사전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국기원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보내도록 하고, 출장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1일 오전 업무방해·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오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그날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지난해 10·12월과 올해 10월 오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4번째 영장 신청 만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발부하면서 오 원장은 구속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포토] ‘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2차 파기환송심

    [포토] ‘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2차 파기환송심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2차 파기환송심 1회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술집 드나든 태광 이호진 “황제보석 아니다” 항변

    술집 드나든 태광 이호진 “황제보석 아니다” 항변

    4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간암을 이유로 7년 넘게 풀려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측이 ‘황제보석’이라는 비판에 강하게 반발했다. 보석은 특혜가 아닌 정당한 법 집행의 결과이며, 건강 상태 외에도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보석 허가를 받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검찰은 12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 심리로 열린 2차 파기환송심의 첫 재판에서 이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언론 보도처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 보인다”며 “중한 처벌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면하기 위해 도주할 우려가 높다”며 사유를 밝혔다.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 암 환자가 288명 수용돼 있고, 이 가운데 이 전 회장처럼 간암 환자가 63명으로 구속상태에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검찰 측 논리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의 변호인은 “보석은 정당한 법 집행의 결과이며 불구속 재판 원칙이 실현된 결과”라고 반박했다.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주거 범위 제한 등 보석 조건을 위반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 회삿돈 400억여원을 횡령해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됐다. 구치소에 두달간 수감된 이 전 회장은 간암 3기로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며 보석을 신청했고 법원은 주거지인 자택과 병원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7년 이상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 전 회장이 보석 조건인 주거지를 벗어나 술집, 떡볶이집 등을 자유롭게 다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는 지난 10월 이 전 회장이 자택인 서울 중구 장충동에서 8km 가량 떨어진 마포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고 보도했다. 간암 치료를 받는 서울아산병원 근처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술집도 일주일에 2~3번 드나들고, 서울 중구 신당동 떡볶이집도 방문했다고 KBS는 보도했다.KBS 보도 이후 이 전 회장이 ‘황제보석’으로 사법부를 농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과거 법원이 보석을 허가한 건 건강상태와 공판 진행 경과, 증거 인멸 및 도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것”이라며 “배후세력이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인지는 몰라도 ‘병보석’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인은 ‘황제보석’ 보도를 베껴쓴 언론들도 탓했다. 그는 “언론이 의도를 갖고 편향되게 보도하거나 의도 없이 남들이 쓴 기사를 베껴 쓰는 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떡볶이를 먹는 영상이 보도된 것에 대해서는 “재벌이 떡볶이 정도밖에 안 먹느냐”며 불쌍하게 보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병원 진료와 약물처방이 필요한 상태라며 비공개 재판을 요구한 뒤 구체적인 사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25일 이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와 분리해 재판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이 전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차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P2P업체 새달부터 돌려막기 대출 금지

    P2P업체 새달부터 돌려막기 대출 금지

    고위험 영업 등 제한… 투자자 보호 강화내년 1월부터 신규 투자자에게 돈을 받아 기존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P2P(개인간) 대출업체의 ‘돌려막기’ 관행이 원천 금지된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P2P 대출 상품은 투자자에게 충분한 검토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판매 전 2일 이상 사전 공지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11일 내놓은 P2P 대출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불건전·고위험 영업을 제한하고 업체의 공시 의무를 대폭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P2P 연계 대부업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사기·횡령 혐의가 대거 발견되면서 투자자 보호에 좀더 방점이 찍혔다. 우선 P2P 업체에 만연한 돌려막기 형태의 대출상품은 앞으로 팔 수 없다. P2P 투자는 주로 단기(1~3개월)로 이뤄지는데 정작 부동산 P2P 대출은 1년 이상 장기로 운용되면서 중간에 낀 P2P 업체들이 자기자금으로 대출을 대납하거나 신규 자금으로 돌려막는 사례가 많았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만기불일치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큰 문제가 있다”면서 “갚지 못할 것을 알고 차입을 한다는 점에서는 사기적 성격도 있다”고 지적했다. PF 대출을 팔 때는 부동산 물건의 존부, 담보권 설정 여부 등에 대한 외부 전문가(변호사, 공인회계사)의 검토 내용이 함께 공시돼야 한다. 필수 공시 항목도 기존 공사진행 상황, 대출금 사용내역 외에 시행사·시공사의 재무 정보, 상환계획 등으로 확대됐다. 권 단장은 부동산 P2P 대출 상품의 사전 공시 의무와 관련해서는 “PF 사업 내용이 미리 공시되면 투자자의 집단지성이 발휘돼 검증이 더 쉽고, 투자할 사람은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하는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향후 업체 인허가·등록 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반영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미 국회에 발의된 의원 법안을 중심으로 P2P 대출을 내년 1분기 중 법제화할 방침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특활비 상납’ 남재준·이병기, 항소심서 1년씩 감형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전직 국가정보원장들이 항소심에서 줄줄이 감형됐다. “국정원장은 회계관계 직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각각 1심보다 1년씩 낮은 형을 선고했다. 남 전 원장은 징역 3년에서 징역 2년으로, 다른 두 명도 각각 징역 3년 6개월에서 2년 6개월로 감형됐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특가법상 국고손실죄가 무죄로 판단되고 일반 횡령죄만 적용된 결과다.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는 돈을 횡령한 사람이 ‘회계관계 직원’이어야 성립된다. 1심은 국정원장들이 회계관계 직원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중앙관서의 장은 회계책임관을 임명해 회계 관계업무 중 특정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면서 “이때 회계관계 직원은 소속 공무원이지 중앙관서의 장이 되는 게 아니며, 국정원이라고 달리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국정원 특활비 상납’ 남재준 2심 징역 2년…이병기·이병호 2년 6개월

    ‘국정원 특활비 상납’ 남재준 2심 징역 2년…이병기·이병호 2년 6개월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일부 뇌물공여 혐의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는 무죄로 판단돼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는 11일 전직 국정원장들의 항소심에서 각각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남재준 전 원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병호 전 원장은 자격정지 2년도 선고됐다. 남재준 전 원장은 1심에서 징역 3년,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각각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들과 공모해 청와대에 돈을 전달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의 형량도 징역 3년에서 2년 6개월로 줄었다. 국정원에서 1억 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직 국정원장들은 재임 시절 국정원장 앞으로 배정된 특수활동비 중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각각 6억원, 8억원, 21억원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특수활동비를 대통령에게 주는 등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지의 판단은 국민만이 할 수 있으며, 그것이 국민주권이고 재정 민주주의이며 법치주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이 돈을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고 대통령 등에게 줘도 되는지 국민에게 미리 물어봤다면 뭐라고 했겠느냐. 안 된다고 했을 것”이라면서 “안 된다고 할 것을 알았기 때문에 주고받는 사람들도 은밀하게 주고받은 것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과 청와대가 특수활동비를 주고받는 것이 이전 정부부터 있던 관행이었다는 주장이 근거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는 청와대와 국정원만 아는 ‘그들만의 관행’일 뿐이지 국민이 널리 알고 시인하는 관행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보기관의 도덕적 해이이자, 정보기관과 정치권력의 유착”이라고 지적하며 “정보기관의 정치 관여라는 불행한 경험이 다시 되풀이돼서는 결단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 자금은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산야에서 흔히 발견되는 독버섯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독버섯이 사람에 치명적인 중독을 초래하듯이 국정원 자금도 정치권력을 타락시켜 권력과 국민 모두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처럼 국정원들이 청와대에 전달한 돈이 위법한 예산 지원이기는 하지만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 관계가 없으므로 뇌물은 아니라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또 나아가 이들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한 1심 판단 역시 문제가 있다며 단순횡령죄만 적용, 형량을 가중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회계관게직원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국고손실 조항을 국정원장들에 적용하는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병기 전 원장이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등에게 특수활동비를 교부한 혐의에 대해서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격려 차원에서 지급한 활동비에 가깝다며 뇌물로 판단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이병기 전 원장이 최경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1억원을 건넨 것은 예산 편성에 대한 편의를 제공한 대가라며 1심과 마찬가지로 국고손실과 뇌물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 외에 남재준 전 원장이 현대차그룹을 압박해 보수단체 경우회를 지원토록 한 혐의(강요), 이병호 전 원장이 공천 관련 여론조사에 쓰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무수석실에 특활비 5억원을 지원한 혐의(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등을 유죄로 본 1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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