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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화·역사·문학·그림속의 소

    ◎“성스러운 동물” 상징… 인·중선 극진히 섬겨/여유와 한가로움은 「생성의 모체」로 표현 신화나 역사,문학,회화속의 소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을까.그 상징성은 너무 넓고 깊어 몇마디의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소가 풍요의 상징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에 차이가 없다.그러나 고대 이집트에서 소는 하늘과 달의 상징이며 한편으로는 대지의 상징으로 죽음과 생성의 양면을 넘나들었다.이집트에서 죽은 사람의 관이 암소 형상을 띠고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또 그리스 신화를 보면 황소는 파괴본능을 상징하는 동물로 등장하기도 한다.하나의 예로 미노스왕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선물한 황소를 제물로 바치지 않아 그의 아내가 괴물 미노타우루스를 낳는 벌을 받아야 했다. 신화속의 소는 고대에 이미 목축이 존재했음을 반영한다.제주도의 삼성혈 신화는 소·말의 목축기원을 알려준다.수로부인에게 헌화가와 함께 꽃을 꺾어 바친 노인이 암소를 끌고 있었다는 설화도 이를 입증한다. 소를 극진히 숭배하는 것은 비단 인도에만 국한된 일이아니다.중국인들은 일찍이 쇠고기를 먹는 행위를 부도덕한 일로 여겨 음식으로 삼지 않았으며,남부지방에는 소를 숭배하는 「우묘」라는 사당도 세웠다.북경 궁의 못가에는 거대한 소 청동상도 있었다.이것은 모두 성스러운 동물이 못과 강,바다를 어지럽히는 악귀를 제지할 것이라는 신념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 일본에서도 소는 성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야마구치(산구)현에서는 6월15일을 「소의 제례」 또는 「소의 우란분재」라 하여 물가에서 몸을 씻어주거나 바다에서 헤엄을 치게하는 의식을 거행했다.이러한 「우신신앙」은 오사카(대판)의 이즈미(화천)를 중심으로 긴키(근기),주코쿠(중국),시코쿠(사국) 등에서 특히 발달했다. 소는 무엇보다 문학작품이나 그림을 통해 여유와 한가로움의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다.요절작가 이상의 수필「권태」에서 되새김질하는 소가 강한 권태감을 표상하는 것도 이러한 속성의 변형이다.옛사람들 중에는 소를 타고 유유자적하는 이들이 많았다.김홍도의 「목우도」와 「군선도」 「나들이」같은 그림은 우리 조상들의 정신적 풍요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조선초기의 명상 맹사성이 소를 타고 고향인 온양을 오르내린 이야기는 유명하다. 소는 종종 심리학,그중에서도 특히 분석심리학의 연구대상이 되기도 한다.심리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소는 대모를,황소는 아버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돼있다.그러니까 소는 모든 것의 근원인 원초적 포괄자,즉 생성의 모체이자 회귀의 장이라는 것이다.또 선을 닦아 마음을 수련하는 순서를 표시한 불교의 십우도가 상징하듯 소는 인간이 찾아야할 참마음을 나타낸다. 기원전 400년경부터 메소포타미아에서 살던 수메르인이 제작한 황소머리상을 비롯,이집트의 룩소르 벽화,프랑스 구석기 시대의 라스코 동굴화 등 「태고」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소 형상물들은 인간의 역사가 한치의 어긋남없이 소와 함께 해왔음을 웅변해준다.
  • 김대웅 개인전 이달말까지 관훈동서

    ◎산업화에 휘둘려진 「인간의 모습」 지난 23일부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관훈갤러리(733­6469)에서 열리고 있는 김대웅 개인전은 산업사회에서 아무렇게나 휘둘리고 있는 우리 인체에 대한 안쓰러움을 조심스럽게 드러낸 회화전이다.31일까지. 르네상스로 다시 부각된 인간 자체에 대한 표현부터 최근 산업사회와 첨단과학에서 일방적으로 도구화된 인간의 모습을 거시적으로 대비시킨 유화들이다.중세 암흑시대 억압된 인간상부터 휴머니즘으로 부활된 인본주의,최근의 상업화에 희생되는 인간 본연의 모습까지를 냉소적으로 지적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 빼어난 「성미술품」 도록 펴내

    ◎혜화당성당 설립 70주년 기념 20여종 수록 내년 본당 설립 70주년을 맞는 천주교 서울 혜화동 성당(주임 염수의 신부)이 성당내 성미술품을 한데 묶은 도록을 펴내 화제다. 설립 7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펴낸 도록에는 「우리와 함께 머무소서」라는 제목아래 회화·조소·공예·유리그림·설치미술 등 20여종이 설명과 함께 수록돼 있다. 혜화동성당은 서울에서 세번째 설립된 오래된 성당으로 빼어난 미술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에 국내성당으로는 처음으로 성 미술품 도록을 펴내 신도들은 물론 미술계와 일반인의 관심도 모으고 있다.소장작품은 대부분 우리 화단 등 미술계에서 굵직한 선을 남긴 작가들로 권순형·김세중·김종영·문학진·박영규·이남규·이순석·이종상·이희태·임영선·최봉자·최종태씨 등이 눈에 띈다.도록에 수록된 작품은 모두 이들이 제작한 것들로 「103위 순교성인화」 「최후의 심판도」 「십자고상」 「성베네딕도상」 「십자가의 길」 「성모상」 「유리그림」 「성녀 소화데레사상」 「도자벽화」 등 종교적인 의미는 물론 대부분 미술적으로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토속적 감각·정서로 내면 표출” 정인수전

    ◎22년만에…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덕원미술관서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차분하게 형상화해온 작가 정인수씨(47)가 지난 74년 서울 명동화랑 전시회 이후 22년만의 개인전을 지난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덕원미술관(723­7771)에서 갖고 있다.24일까지. 정씨는 주로 내면의 심상들을 토속적인 감각과 정서로 표출해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한지나 나무껍질·빨래방망이 등을 재료로 산과 소나무·학·구름·솟대·부처 등 우리 삶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소재들을 형상화해 강한 호소력을 갖는다는 평을 얻고 있다. 초기 전통적인 한국화의 틀을 벗어나 무정형적 비구상회화에 강한 관심과 의욕을 보이다가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와 차분한 단색조의 작품으로 변화했으며 한때 80년 광주항쟁 현장체험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으나 최근 들어 중년의 안정과 평화로움을 바라보는 심경을 드러내는 서정적인 작품에 치중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주로 지난 90년 이후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이전보다 더욱 단순한 형태와 순화된 색채가 두드러져 자연과 인간에 대한 순수한 사랑 등 작가 자신의 심적 풍경을 그대로 표현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 건축가 김원(이세기의 인물탐구:113)

    ◎자연·인간 하나로… 청수한 공간 조성/하나의 작품 맡겨지면 환경을 먼저 생각/KOEX·독립기념관 등 대형 프로젝트 단골 『내가 자리에 있는지 없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점심시간이 되어도 밥먹으러 가자거나 퇴근시간에 술한잔 하자는 사람도 없었다』 건축가 김원이 대학졸업후 김수근건축연구소에 다니던 안국동시절의 초상화다.아침에는 일찍 나와서 사무실 청소에다 난로에 불을 지피고 선배들이 출근하기 전에 도면을 그려나갈 80자루 이상의 연필들을 깎아서 갈아놔야 했다.참으로 참담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는 수많은 책들을 읽을수 있었다.「건축철학」에서 「공간심리학」「네덜란드의 종합국토계획」에 이르는 방대한 독서를 할수 있었고 일본책을 읽기위해 혼자서 일어공부를 하기도 했다.이것이 모태가 되어 후에 자신만의 독특한 건축용어를 구축하게 되었다. 어쩌다가 일이 주어지면 선배들은 「서울대학에선 이렇게 가르치느냐?」고 힐난했다.1년이 지나서야 구석에 틀어박혀 책만 읽고있는 그를 발견한 김수근씨가 67몬트리올 박람회 한국관 프로젝트를 맡겼다.이 기간동안 그는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 나갔다.여수수족관 정부종합청사 조선호텔을 설계하거나 여의도종합개발 과학기술연구소설계에 참여하고 70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설계를 담당했다.인내로써 신뢰를 쌓으면서 성공적인 안국동시대를 거쳤다. 대학생활은 허무와 방황의 나날이었다.경기고에 다닐때는 조각가를 꿈꾸면서 천재조각가 권진규의 지도를 받기도 했으나 부친 타계후 혼자서 2남3녀를 키운 어머니의 권유로 서울대공대 건축공학과에 진학했으나 대학은 「서울대생은 당연히 한국 건축계의 지도자가 돼야한다」는 자부심만을 키워주었고 전문교육이 아닌 「자율교육」을 유도하고 있었다.이 방법이 마음에 들지않아 강의실밖에서 빙빙 돌다가 걸핏하면 산에 오르거나 「술독」에 빠져 비분에 찬 논쟁만을 일삼았다. ○고교시절 조각가 꿈꿔 건축가 김원은 결국 지난 30년동안의 건축실무와 경험에서 「건축은 유행가처럼 히트하는 것이 아니며 건축가는 영웅일수 없다」는 진리를 터득했다.그리고 『사람이 어디에 사는가하는 것은 어떻게 사는가 하는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어디에 살고있느냐 하는 것은 바로 나자신이 어떻게 사느냐의 반영이기 때문」이다.그래서 하나의 프로젝트가 맡겨지면 「환경을 생각하는 건축」을 위한 다방면의 연구에 들어간다. 영화진흥공사의 종합촬영장을 설계할 때는 모스크바 모스필름스튜디오 부다페스트의 마자르필름 이탈리아의 치네치타(시네시티) 등 세계 30여군데의 촬영장을 꼼꼼히 돌았다.국악당을 맡았을때도 황병기 박동진등 국악 관련자와 독주자 합주자 지휘자 무용가들을 고루 만나 인터뷰하는데만 6개월이 걸렸다.가야금연주에서 「은쟁반에 옥구슬을 굴리는 소리」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어떤 극장조건이 가장 이상적인가.길놀이와 뒷풀이를 위해 객석과 무대간의 유리감을 줄이고 안방같은 극장,혹은 마당같은 무대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가장 문학적인 건축가상 그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마음껏 구사한 작품은 단연 보석전문점인 명보랑의 빙갤러리를 들수 있다.남산에서 하얏트호텔입구에서있는 이 첨단건물은 도시의 숲속에 파묻힌 한아름의 다이아몬드처럼 낮에는 종일 태양빛에 빛나고 밤에는 별빛아래 영롱하다.국내에선 낯선공법인 멜로 시스템을 적용한 노출된 내장마감과 하얀 알루미늄판으로 외곽을 덮으면서 지붕도 벽도 창문도 구별없이 건물전체가 수정처럼 각진채 「먼 우주를 향해 떠가는 비행체」 또는 「현대추상회화」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다.그외엔 주한 러시아연방대사관이 큐빅(정육면체)형의 독특한 외곽시도로 시선을 모았고 화순 남평에 짓고있는 광주가톨릭신학대학이 내년 7월로 완공을 앞두고 있다. 그는 본래 서울 북아현동에서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이당 김은호등 화단의 대가들이 드나들던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났다.외무부 부산출장소에 파견된 부친을 따라 국민학교를 부산에서 다녔고 공부는 물론 음악 미술 글짓기에서 재능을 보여 어릴때는 「신동」소리를 듣기도 했다.지금도 건축뿐 아니라 뛰어난 건축이론과 건축수필로 오늘의 건축에 대한 문제점을 유려한 필치로 전개하여 올 「문학의 해」기념 「가장 문학적인 건축가상」을 받았다. 건축가들의 대부분이 「대장간에 칼이없다」는 식으로 자신의 주택을 갖지못한 것과는 달리 그는 67년 이미 정릉꼭대기에다 자신의 집을 직접 지은 일이 있고 3년전에는 종로구 동숭동에 자신의 건축설계사무소인 「광장」빌딩을 신축,지금은 10년전에 다시 지은 옥인동 자택에 살고있다.부인 박정애씨와의 사이엔 남매,두주불사의 애연가다. 그는 시인같고 대학의 청년강사같은 인상을 풍기고 있지만 풍수지리의 대가로도 이름이 높다.일본의 유명한 야기충언은 그의 저서 「한국의 풍수사들」에다 김원을 특별하게 따로 다루고 있고 독립기념관과 국립예술종합학교를 이문동 중정자리에 추천한 것도 바로 김원 자신이다. 그의 사고력은 「어느때는 넓은 물과 같고 어느때는 깊은 산속같다」는 말을 듣는다.건축가 공일곤에 의하면 『하나에 파고들면 끝장을 내고야마는 건축계의 몇안되는 완벽주의자의 한사람』이다.그러면서도 하나의 건축을 이룰 때마다 「불사불루」,지나치게 사치하지 않고 그러면서 누추하지 않은 누구나 「애정」을 가질수 있는 부드럽고 청수한 공간을 조성한다. ○풍수지리연구회장 역임 김원은 수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딛고 이제 건축계의 기린아로 우뚝 서있다.76년이래 독립 설계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시대를 앞장서는 수많은 작품을 이룩하였고 80년대이후 대규모의 정부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그의 업적은 신문지 한장이 모자랄만큼 「한 일」과 「할 일」들이 산처럼 쌓여있다. 건축계의 엘리트로 상징되는 그의 위상은 지금 가장 왕성하고 의욕적으로 자신에게 축적된 모든 것이 용해되어 창작품으로 흘러나오는 시기다.그의 꿈은 자연과 인간이 완전히 일체감을 이루는 「자연속의 건축」을 이루는 일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는 항상 도전하고 연구하고 고뇌하는 엘리트의 모습을 변치않고 있다. □연보 ▲1943년 서울 출생 ▲65년 서울대 공대 건축공학과 졸업 ▲65∼70년 김수근 건축연구 소근무 ▲73∼78년 이대 및 동대학원 출강 ▲76년 건축연구소 「광장」 개소 ▲79∼89년 한국풍수지리연구회 회장 ▲82년 제1회 대한민국건축대전 초대작가(해마다 출품),독립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종합기획위원 ▲84년 예술의 전당 건축설계 자문위원 ▲85년 「세계현대건축가 101인」(일본 가지마 출판사 선정) ▲87∼95년 한국건축가협회 이사 및 도시계획분과위원장 〈현재〉 한국건축가협회·한국실내디자인학회·한국인테리어디자이너협회 명예이사,건축환경연구소「광장」 및 도서출판「광장」대표,대한건축학회 정회원,국제박물관협의회(ICOM)정회원 〈작품〉 67 조선호텔계획,엑스포 70 (일본 오사카)한국관,한국종합전시관(KOEX),박경리기념관,독립기념관,국립국악당,명보낭(빙갤러리),경주 신라민속촌,영화진흥공사 종합촬영소,통일연수원,외무부 외교센터,서울원서동 불교박물관,주한러시아연방국대사관,분당시범단지공동주택외 성당 수도원 신학대 등 200여점 〈저서〉 건축평론집 「우리시대의 거울」,수상집 「한국현대건축의 이해」 「빛과 그리고 그림자」외 논문다수 〈수상〉 한국건축가협회 작품상(79·80·81·82·83·85·86··91·95년)한국인테리어 디자이너협회작품상(84년) 엄덕문건축상(91년) 「문학의 해」기념 「가장 문학적인 건축가상」(96년)
  • 예술의 전당서 21일부터 「누드미술 80년전」

    ◎「한국누드화 역사」 한눈에/대표작가 60명 연대·작품별 구분… 100점 전시 예술의 전당이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12일까지 이 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하는 「한국누드미술 80년전」은 지난 80년간 한국의 작가들이 그려온 누드작품중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로 한국 누드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국내 최초의 누드화인 김관호의 작품 「해질녘」(1916)을 비롯,근·현대의 대표적인 작가 60명의 평면 회화작품 100점을 연대순과 작품별로 구분해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누드화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해보기 위한 것으로 그 전개과정을 시대적으로 구분해 누드화를 하나의 새로운 예술영역으로 정착·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작가들을 소개하는 분위기.따라서 이번 전시는 누드화가 소개되던 초기의 어려움이 배인 것에서부터 막 유입되기 시작해 서양의 풍을 벗어버리지 못한 초기작품들,그리고 점차 우리사회에 수용되게 된 이후,우리의 누드화가 정착한 시기,누드화의 새로운 모색을 꿈꾸는 신진 작가들의 것까지 망라해놓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누드화로 불리는 김관호작 「해질녘」의 경우 동경 미술학교 소장품을 복제해 소개하고 있으며 한국 누드화단의 거목인 김흥수 화백의 추상적이고 평면화된 새로운 형식의 작품인 「낙원의 봄」「인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도 눈에띤다.또 곱추라는 장애를 극복한 조형작가 구본웅의 대담한 생략과 볼륨있는 면처리가 두드러진 「여인」,해방공간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군상인 월북작가 이쾌대의 「군상4」,유럽인을 모데로 해 인체의 역동적인 근육을 충실히 묘사한 이종우의 「남자나체」도 모두 우리 누드화에선 굵직한 획을 그은 작품들로 평가받는 것들이다.
  • 연세대 「Y­KEST」(동아리탐방)

    ◎“「외국인 공포증」 맡겨만 주세요”/해외거주 경험 특레입학생 모여 취업·유학준비생에 실용영어 가르쳐/중·고생 즐거운 영어회화캠프 열고/새달 한달 미서 6번째 해외캠프도 연세대 실용영어 동아리 「Y­KEST」회원들에게는 「선생이자 학생」이라는 별칭이 따라 다닌다.「Yonsei­Korean English Speaking Teachers(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이라는 다소 거창하게 들리는 이 동아리 회원들의 영어실력은 본토박이 못지않다.발음만 들어서는 외국인과 혼동하기 십상이다. 이들의 뛰어난 실력은 오랜 외국생활에서 비롯됐다.대부분 외교관이나 해외주재 상사원이던 부모님을 따라 짧게는 5년,길게는 10년넘게 바다 건너 여러 곳에서 살았기 때문이다.이해원양(23·영문과 4년)은 태어난 뒤부터 18년동안 줄곧 미국에서 살아 시민권까지 갖고 있다. Y­KEST는 지난 93년초 정원외로 입학한 15명이 모여 익숙하지 않은 한국 대학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기 위한 친목단체로 출발했다.그러다 한 학생이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해 봉사할 수 있는 좋은기회로 여기고 일주일에 2차례 취업 및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르쳐오고 있다. 지난 93년에는 국내의 한 리조트에서 중·고생 12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영어회화 캠프」를 개설,한국인으로서 자신들이 느꼈던 어려움 등을 바탕으로 쉽고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반응이 좋아 이제는 캠프를 해외로 옮겨 올해로 6번째 미국연수를 준비중이다.이번에는 「내일의 꿈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다음달 27일부터 24일 동안 미국 남가주대학에서 중·고생 35명을 대상으로 영어강습을 진행한다. 제1기 회장인 하승복씨(30·경영학과 졸업)는 『참가자들이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연수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말할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한울타리가족 사례발표회/김태현 교수 기조강연

    ◎“세대간 벽 허문 솔직한 대화 절실”/아들·딸에 사회·가정 일 경험 시키도록 가정의 행복을 만드는 모임인 「한울타리 가족」은 23일 하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3회 행복한 가정 사례 발표회를 가졌다.「한국의 좋은 가정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한 성신여대 가정관리학과 김태현 교수의 글을 요약한다. 가족은 소수로 구성된 집단이지만,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는 많다.전통사회에서는 가족의 대를 이어가는 부자관계가 가장 중요하였고,그 관계는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져 불평등한 가족 관계의 근원이 되었다.명령과 복종관계는 다른 가족 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성별과 연령에 의한 서열을 만들었다. 부부관계는 사랑보다 질서와 규범을 강조했기 때문에 정서적 교류와 소통은 단절됐다.이는 한옥의 가옥구조가 안채와 사랑채로 분리되어 남녀가 각자의 생활공간을 가진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관계면에서 볼 때 여성의 지위는 불평등했으나 가정주부 역할에서의 권한은 컸다. 남성은 가정생활에서 비켜있는 존재인 반면 여성은대를 이을 아들의 교육을 비롯,자녀 양육과 살림살이를 전적으로 맡았다.부부관계에서 열등한 지위를 가졌던 여성이 며느리를 맞게 되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는 연령에 의한 위계질서가 새로 만들어졌다.시어머니는 명령적 위치,며느리는 복종적 위치에 놓이는 불평등한 가족관계가 재생산됐던 것이다. 민주와 평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 들어 가족내의 관계도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부부관계의 의사소통 방법이 개선되고 의사결정 유형도 달라지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우애적,민주적 관계로 바뀌고 있는데 그 부작용도 크다.직업계승을 통한 자녀의 통제가 약화된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자녀교육이 학교에 일임됐기 때문에 가정교육의 부재현상이 나타난다. 부모 자녀간의 유대관계를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정간의 끈이 약해져 외부의 자극으로 쉽게 끊어짐으로써 자녀들은 가출,약물복용,자살 등 각종 비행의 길을 걷게 된다.이를 치유하려면 부모 자녀가 솔직히 대화,세대간의 벽을 허물고 무엇이 문제인가를 서로 깨달아야 한다. 또한 한 사회가 성공적으로 민주화되려면 가정의 민주화가 밑받침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부부가 평등하고 민주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자녀를 그 방향으로 사회화시켜야 한다. 아들과 딸 모두가 사회적 일과 가정적 일을 함께 하는 양성적 사람이 되도록 키워야 한다.그래야만 자녀들이 평등한 사회에 잘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다. 부모 자녀 관계에서 특히 노부모와 성인 자녀관계는 한층 더 애정적 유대관계가 약화되어 노인들이 가족관계에서 소외되고 있다.관계의 회복을 위해 노인에게는 사회변화와 젊은 세대의 가치관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젊은 세대들에게는 노인의 신체적,정서적,경제적 변화를 이해시키는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줘야 한다. 아울러 약화되어가는 관계를 사실로 받아들여 선가정보호,후사회복지라는 정책틀에서 벗어나 정부나 국가 차원에서 노인 가족을 도와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현대그룹/임직원 자녀대상 사내과외 첫 실시

    현대그룹이 내년 1월부터 학습지도 경험이 있는 사원들을 활용해 임직원의 자녀중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사내과외를 처음으로 실시한다. 임직원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사내공부방」의 이름으로 실시되는 현대의 사내과외는 무료이며 1차로 현대자동차·현대전자·현대석유화학·현대미포조선의 임직원자녀 1천600명(초등학생 1천명·중학생 6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뒤 전계열사로 확대할 계획. 과목은 초등학생의 경우 기본 생활영어회화,글짓기,컴퓨터교실이며 중학생은 영어와 수학 등 기본 필수과목을 중심으로 계열사 실정에 맞게 선정하여 운영한다.
  • 이스라엘의 정치와 사회/김용기(화제의 책)

    ◎정치 엘리트와 교육 중점 고찰 심각한 안보위기와 잦은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본격 연구서.이 책에서는 이스라엘의 역사적 기원과 함께 정당과 정치체계·의회·선거제도·정치문화와 사회화·대외정책 등을 정치엘리트와 교육에 초점을 맞춰 고찰한다. 이스라엘이 안정적 다원주의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개인숭배 보다는 정책을 중시하는 정치엘리트들이 각 정당을 이끌고 있는 데다 사회적으로는 전통적 유태문화의 보존,근대적 시민원칙 도입 등에 입각한 철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동문제 전문가인 지은이의 분석.또 한국과 이스라엘은 불안정한 지정학적 조건,식민통치 또는 국가박탈의 경험,미국편향의 외교 및 안보정책,급속한 경제성장,높은 교육열 등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글터 1만2천원.
  • 미술총서 「아르비방」시리즈 55권 완간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한눈에/30∼40대 작가 55명 개별화집 통해 조망/한글·영문 혼용… 50여개국과 수출협의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30∼40대 작가들의 개별 화집을 통해 조망하는 미술총서「아르비방(Art Vivant·생동하는 미술)」시리즈가 55권으로 완간됐다. 도서출판 시공사가 지난 92년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한 이 총서는 최근 형진식·김근중씨의 작품집을 펴냄으로써 5년만에 결실을 보게 된 것.수록작가는 조덕현 이두식 김호석 한만영 육근병 정경연 황주리 임옥상 김병종 이왈종 백순실 김호득 한운성씨 등 55명으로 회화·조각·설치·공예·사진 등 미술의 전 장르를 아우른다.작가 및 작품선정은 미술평론가 이일(홍익대)·서성록 교수(안동대)와 미술사가 김영나 교수(서울대),오광수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한정욱 전 호암갤러리 큐레이터 등 5명으로 구성된 편집위원회에서 맡았다. 이번 「아르비방」시리즈는 한 작가의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대표작들이 시기별,경향별,장르별로 배열돼 있어 작품세계의 변화과정을 한 눈에 볼 수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특히 작품선정 및 배열을 작가들이 직접 맡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작품집을 들추면서 전람회장 혹은 작가의 작업현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또 출판사측은 기획단계부터 「우리 미술의 세계화」를 겨냥,총서의 텍스트를 영문과 한글 혼용으로 만들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시회에 출품해 해외진출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그 결과 이 시리즈 가운데 일부는 스위스 로토비전 출판사와 저작권계약을 체결,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했으며 현재 세계 50여개국과 수출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사학자 김영나 교수(서울대)는 『아직도 세계 미술계에서 아시아는 대체로 중국이나 일본을 의미하는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외국에서 한국의 현대미술,특히 요즘 활동하는 작가들에 대한 자료나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아르비방」총서는 세계무대에 우리 미술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자료집』이라고 평가했다.한편 출판사측은 『이번 총서발간에 이어 앞으로 해외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시리즈도 지속적으로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 22일 조계종 본·말사 주지 결의대회/“사찰 환경 보존” 천명

    ◎송월주 총무원장 등 3천여명 참석/지자체이후 무분별 개발 저지 총력/“불교관계법 개폐로 자주권 확보”도 사찰 환경보존과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불교 조계종 전국 본·말사 주지 결의대회가 22일 하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다. 조계종 총무원(원장 송월주)은 지방자치제도 실시이후 급속히 파괴되고 있는 사찰환경을 보존하고 불교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각종 불교관계법의 개정 및 폐지를 통해 불교자주권을 확보하고 우리의 전통 민족문화를 수호하기 위한 전국 본·말사 주지 결의대회를 갖는 것. 송월주 총무원장과 전설정 중앙종회의장 등 약 3천여명의 스님들이 참석할 이날 결의대회에서 스님들은 현안문제에 대한 종단의 입장을 발표하고 결의문을 채택,종단의 환경보존의지·사찰의 자주자율권확보·깨달음의 사회화운동 실천지침을 천명한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지자체 실시이후 전국의 산사중 50여개 사찰이 각종 개발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고 귀중한 문화재가 훼손될 위험에 처해있는 현실을 중시,전 신도의 역량을 결집하자는 결의를 하게 된다. 현재 경남 합천 해인사의 경우 가야산 해인골프장건설로 팔만대장경의 보존에 심각한 위험이 되고 있으며 전북 김제 모악산에 있는 금산사는 위락시설인 모악랜드 개발로,서울 봉은사는 무역협회 고층빌딩 신축공사로 사찰환경이 파괴될 위험에 처해있다. 전통사찰 인근 지역의 환경파괴는 개발 유형에 따라 ▲위락시설 조성 ▲대형건물 건설 ▲폐기물 처리장 등 공공시설공사 ▲산림산업 개발 ▲채석 및 온천개발,도로공사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해인사·통도사·송광사·법주사·금산사 등 사찰이 각종 공해로 시달리고 있다. 또 불교관련 법령중 전통사찰보존을 위한 전통사찰 보존법과 시행령은 사찰의 자주권과 자율권을 제한하고 있으며 농지법·조세법·건축법등은 사찰의 정상적인 운영을 못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의 본·말사 주지들은 이 자리에서 깨달음의 사회화운동으로 민족사회의 인권·환경·통일·사회복지 등 모든 문제를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풀어나가 중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불교로 거듭 태어나자는 결의를 한다.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지주인 불교가 나와 이웃·자연·사회·민족은 하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시대와 중생의 고통을 해결하는 길을 실천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인문학 제주선언」(사설)

    전국 21개 국·공립 대학장으로 구성된 인문대 학장협의회가 제주에서 채택한 「인문학 제주선언」은 심각한 가치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 인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선언은 『이성의 회복과 가치의 조화로운 실현을 목표로 하며 학문의 기반이 되는 인문학이 대학에서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밝히고 『대학의 학문연구기능은 산업인력을 양성,공급하는 직업교육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와 충격적 사건은 물질적 성장만을 추구하고 인간 삶의 보편적 가치를 도외시한데서 비롯됐다고 보고 인문·교양교육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대학당국은 물론 정부당국도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적이다. 사실 이 선언이 지적한대로 우리 사회에서는 인문교육이 실종된 지 오래다.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인성이나 정서를 살찌울 인문교육은 무시한 채 실용교육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교육개혁도 이·공계 위주로 이루어지면서 대학의 인문·교양교육은 위축돼왔다.이·공계 학과의 정원은늘려주면서 인문·사회계의 정원은 줄이는 정책을 꾸준히 실시해왔고 교육부의 재정지원도 이·공계에 집중됐다. 대학의 교양과목중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순수인문과학은 수강생이 없어 폐강해야 할 정도다.철학개론·문학개론 등이 영어회화나 영작문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교육부가 권장해온 학부제 또한 대학의 인문·교양교육를 황폐화시키고 일부 비인기학과의 존립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대학이 학문을 연구하는 상아탑이라기보다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과 기술을 공급하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는 실용주의가 지나치게 강조된 결과다.그러나 상상력과 윤리의식을 높이는 인문학이 결여된 실용적인 과학기술이란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학문의 조화로운 발전과 우리 사회의 가치혼란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인문·교양교육은 강화돼야 한다.
  • 세종대 1·2학년 절반/영어회화·작문 F학점

    세종대 1,2학년생 4천853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교양 필수과목인 영어회화와 영작문에서 낙제점인 F학점을 받았다. 세종대가 올초 국내 대학중 처음으로 「영어품질관리제」를 도입한 결과다.지난 1학기에서 절반 가량이 낙제를 한데 이어 지난달 치른 2학기 중간고사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인문계열보다는 자연계열에서,회화보다는 작문에서 낙제점이 더 많았다.
  • 시내버스 개혁 토론회… 최정한 사무총장 주제발표

    ◎“버스노선·기반시설의 공영화 바람직”/운송사업조합 해체… 새 운영주ㅊ 구성해야 시내버스의 개혁을 위한 토론회가 시민교통환경센터 등 9개 시민단체 공동주관으로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최정한 시민교통환경센터 사무총장이 발표한 「버스개혁의 방향과 과제」를 요약한다. 서울 시내버스 비리는 과거 중앙집권적 개발독재 시대의 행정체질과 각종 유착관계가 민선 단체장 체제에서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또 민선시장이 취임 초기부터 과감한 행정쇄신을 추진하고 진정한 시민본위의 시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소홀히 한 것도 원인의 하나이다. 기존 버스 대책들은 「버스산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중대한 오해를 전제로 하고 있다.이같은 인식을 기초로 현상유지가 최선이며 버스가 지하철의 보조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의 교통여건에서 지상의 대중교통인 버스가 갖는 의미와 성격을 간과하면 안된다.즉 지하철과 버스의 상호경쟁 관계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상호경쟁과 지하철 지선체계로서의 상호보완 기능을 동시에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민영화에 대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기존의 정책기조와 일반인식을 올바로 정립해야 한다. 공영버스든 민영버스든 거의 모든 나라가 버스노선과 기반시설에 대해 공영화하고 있다.우리처럼 노선을 「사유화」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그러므로 공영화 논의 이전에 현재의 요금체계를 바로잡고 노선 및 버스기반시설을 사회화·공영화하는 작업부터 이뤄져야 한다. 타고 싶은 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운영체제를 혁신해야 한다.이권집단으로 비정상적인 로비창구였던 버스운송사업조합을 해체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운영주체의 설치가 시급하다.공공의 책임과 권한을 갖는 시민·서울시·자치구가 참여하는 「버스운영조합」을 설치하여 노선관리 및 조정·운송원가 산출 및 요금관리,개별업체에 대한 운영관리 등을 맡길 것을 제안한다. 적자노선은 조합에서 인수하여 직영하면서 버스업계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계적인 노선개편과 운영체계의 개선을 위한 통로기능을 하도록 하면 된다. 버스노선 및 운행체계도 개편해야 한다.이를 위해 교통수요관리 및 대중교통 우선 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도시계획 및 토지이용 규제와 교통계획의 통합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유럽 등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대중교통 전용구역 설치라든가 버스노선을 중심으로 한 도로체계 및 신호체계의 개편도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생활권역이 광역화되고 통행거리가 장거리화되어 있는 서울에서 지하철과 버스,버스와 버스,보행 및 자전거와 버스 등에 대한 다양한 환승체계를 마련하고 환승에 따른 각종 절차도 최대한 간소화해야 한다. 매연감소장치 부착을 의무화하고 노후차량을 고출력 신규차량으로의 교체 등 버스공해를 줄이는 것도 시급하다. 끝으로 서울시는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율이 이미 7%를 넘어,유엔이 정한 고령화 도시로 진입한 만큼 버스이용 과정에서의 고령자 대책 마련이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차량에 리프트를 부착하든가 바닥이 낮은 저상버스,출입문 개선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나남출판사서 조지훈전집 전9권 완간

    ◎시인 조지훈/업적·면모 총체적 조명/문화사학자로서 국학에 대한 애정 초점/전통·새로움 바탕 한국사상 창출 발자취 한국 현대시사에 큰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청록파 시인 지훈 조동탁(1920∼1968).그의 시세계뿐 아니라 한국학의 토대를 마련한 국학자로서의 업적,불의에 맞서 싸웠던 지사로서의 면모 등을 총체적으로 조명한 「조지훈전집」(전9권·나남출판사)이 완간됐다. 지난 3월 1차분으로 네권(제1권 「시」,제2권 「시의 원리」,제7권 「한국문화사서설」,제9권 「채근담」)이 나온데 이어 이번에 나머지 다섯권(제3권 「문학론」,제4권 「수필의 미학」,제5권 「지조론」,제6권 「한국민족운동사」,제8권 「한국학 연구」)이 출간된 것.홍일식 고려대 총장을 비롯해 최동호·인권환·이동환·김인환 고려대 교수,동국대 홍기삼교수,연세대 최정호 교수,서울대 이성원 교수,한양대 박노준 교수 등 9명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항상 현실을 토대로 사물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려 했고,멋을 척도삼아 인간을 전체적으로 포착하려 했던 「전체가 부분의집합보다 큰 인물」인 조지훈의 전체상을 살핀다』는 것이 이들이 밝히는 전집발간 목적. 이에 따라 이번 전집에서는 민속학과 역사학을 두 기둥으로 하는 한국문화사를 스스로 자신의 전공이라고 여겼을 만큼 국학분야에 애정을 보인 「문화사학자 조동탁」 교수의 학문세계를 비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전통과 새로움의 조화속에서 한국사상을 창출해내려 했던 지훈의 학문적 자취는 「한국민족운동사」와 「한국문화사서설」,그리고 「한국학연구」 등 3권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한국민족운동사」는 갑신정변(1884)에서 을유광복(1945)에 이르는 60년간의 한국근대민족운동사를 정리한 것이며,「한국문화사서설」은 한국의 종교·철학·예술을 중심으로 한 정신사 분야의 논문을 모은 책이다.「한국문화사서설」에서 지훈은 한국예술의 원형을 「힘의 예술」「꿈의 예술」「슬픔의 예술」「멋의 예술」등 네 범주로 나눠 설명한다.또 신라의 예술은 고전주의적이고 조각적이며,고려의 예술은 낭만주의적이고 회화적이며,조선의 예술은 자연주의적이고 음악적이라는 주장도 편다. 「한국학 연구」는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던 광복이후 한국 민속학의 체계를 잡게 한 사람이 바로 지훈임을 보여주는 책.누석단,신수,당집 등 우리 민속과 신앙에 관한 관한 깊이있는 논문들이 실렸다.이 책에는 또 한국적 미의식의 구조를 밝힌 참신한 시각의 글들이 「멋의 연구」란 제목으로 묶여져 있어 지훈의 미적 이념을 엿보게 한다. 매천 황현과 만해 한용운을 이어 지훈은 지조를 목숨처럼 중히 여기는 지사의 전형을 보여준 인물로 평가된다.지훈은 일찍이 오대산 월정사 외전강사시절 일제가 싱가포르 함락을 축하하는 행렬을 주지에게 강요한다는 말을 듣고 종일 통음하다 피를 토한 적이 있었다.또 자유당의 독재에 아부하는 지식인의 세태는 지훈을 한시대의 가장 격렬한 비판자로 만들었다.「지조론」은 이처럼 선비로서의 기개와 절의를 드날렸던 지훈이 민족 전체의 생존을 위해 토해낸 뜨거운 양심의 기록이다.『지조란 순일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눈물겨운 정성이며,냉철한 확집이요,고귀한 투쟁』이라는지훈의 지조관은 엄격하기가 추상열일같다. 이밖에 「문학론」은 문학일반에 관한 지훈의 여러 글들을 묶은 것으로,지훈의 시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그의 실형 세림 조동진의 유고시집이 부록으로 실려 사료적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이 책에 실린 글들은 평소 『문학관은 곧 예술관이요 인생관이며 세계관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던 지훈의 문학정신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적잖은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 전남 흥국사 독성탱화 나반존자(한국인의 얼굴:83)

    ◎홀로 수행전진… 신인의 풍모 불화는 전집을 장엄하게 꾸몄다.주로 본존부처를 모신 법당 전면에 그려 걸었다.그러니까 불상이 앉은 뒤쪽 벽이 불화가 걸리는 자리다.이를 후불탱화,또는 그냥 탱화라고도 부른다.요샛말로 하면 탱화는 신앙이 깃든 절집 필수의 인테리어용 그림이다.그러나 오늘날 절집에 전해내려 오는 작품 가운데 17세기 이전의 탱화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후불탱화는 고타마 싯다르타,곧 석가모니 부처의 영취산 설법장면을 묘사한 영산회상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불·보살 탱화,여러 신상을 그린 신중탱화,조상숭배를 위한 영단탱화 등은 영산회상도에서 떨어져 나간 불교회화인 것이다.이는 신앙이 한 군데로만 쏠리지 않고 나누어지는 이른바 신앙분화 현상을 의미했다. 전남 여천시 중흥동 흥국사가 소장한 독성탱화는 비단바탕에 물감으로 그린 견본채색의 그림이다.그림에 대한 기록인 화기에 「동치12년계유8월26일」에 완성했다는 사실을 남겨놓았다.그러니까 1873년에 제작한 탱화다.그리고 탱화속의 주인공을 남무나반존자로 밝히고 시주자의 이름까지 적었다. 독성은 바로 나반존자다.석가모니 부처의 제자로 천태산에서 혼자서 도를 닦아 깨달았다고 한다.스스로 깨달아 연각에 이른 것을 보면 나반존자는 퍽 지혜로웠던 모양이다.혼자서 늘상 살아온 수행의 삶을 대접해주느라 독성각을 따로 지어 독성탱화를 모시는 절도 있다.그러나 흥국사 독성탱화에는 보광전에 봉안하기 위해 탱화를 제작하게 되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흥국사 독성탱화의 나반존자는 나이가 들어 연로한 모습이다.그래도 깨끗하게 늙어 맑은 인상이 와닿는다.머리꼭지의 머리칼은 빠진지 오래이나,가장자리로 돌아간 백발마저 시원하게 밀어버렸다.그러지 않아도 숱 많은 흰눈썹이 나이 탓으로 마냥 웃자라 눈두덩을 덮었다.나반존자답게 지혜로워 보이는 눈은 아직도 총명을 잃지 않았다.날이 무디지 않은 코 밑으로 알맞게 자란 콧수염이 붉은 입술과 기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책상다리로 결가부좌한 자세가 부드러워 보이는 나반존자.어딘가에서 선인의 풍모가 우러난다.홀로한 수행이 몸에 배어 그러려니도 해보지만,보면 볼수록 신선을 닮았다.
  • 도예가 이은구씨 일서 초대전 갖는다

    ◎31일∼새달 6일… 분청항아리 등 100점/김 대통령 방일때 일왕선물도 이씨 작품 전통 도자기의 고향 이천에서 도자기를 통한 지역문화 발전에 앞장서면서 독보적인 분청사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도예가 이은구(54) 이천문화원장이 일본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일본 오사카 긴테스(근철)백화점이 창업 60주년을 맞아 오는 31일부터 11월6일까지 1주일간 백화점 6층 미술관에서 이씨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것.긴테스백화점 미술관은 회화와 조각등 국내외 우수작가 초청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유명 전시공간.이번 전시에선 분청 항아리 30점과 화병 20점,다기 50점 등 이씨의 역작 100점을 보여준다. 이씨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등에서 분청사기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지난 94년 김영삼대통령 방일때 김대통령이 천황과 총리에게 이씨의 도자기를 선물할 정도로 특히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출품작 가운데 분청에 백토를 입혀 십장생을 음각한뒤 칠보무늬를 조각한 높이 47㎝,둘레 30㎝크기의 분청 항아리 「분청칠보투각십장생문화병」(높이 47㎝,둘레 30㎝)과 도자기의 바탕에 국화 무늬를 놓고 4군자를 새긴 「분청사군자문장호」(높이 38㎝,둘레 21㎝)는 특히 이씨가 심혈을 기울여 내놓는 작품들이다.〈김성호 기자〉
  • 서양화가 이만익(이세기의 인물탐구:108)

    ◎내면세계 귀기울이는 「문학적 화가」/중학때 국전입선… 「출품자격」 논란 일으켜/매서운 절제력으로 격조있는 개성 표출 「냉철한 지성의 화가」로 지칭되는 화가 이만익,그는 하나의 정해진 틀과 격식에 얽매이기보다 새로운 것을 향해 달리고 변모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투철하게 이룬 완벽주의라고 할수 있다.그가 지난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말하는 그림,소리없는 시」란 부제로 「40년 회고전」을 열었을때 화단 일각에서는 그의 나이가 「40년전」을 열기에는 아직 미치지 않았다는 의아심을 갖는 이들도 있었다.그러나 그는 「그림 40년전을 여는 뜻」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충만한 침묵」 머물러 『그림을 좋아해서 그림에 매달리고 미술반활동을 시작한 것은 효제국민학교 2학년때부터고 그 일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이는 실로 50년에 이르는 세월』이며 「철없이 어린 날에 끄적거린 것이 어찌 그림이겠는가 웃을지도 모르지만」 「철모르고 순진하게 바쳤던 지난날의 시간들에 더없이 애정이 간다」고 했다.그래서 「한걸음멈추어 서서 지나온 나를 돌아다보고 맞이할 시간을 다시 준비」하기 위해 그가 겪은 「좌절감의 흔적」들을 한자리에 모아 펼쳐보이기로 한 것이다.전시에는 52년 그가 경기중 2학년때 그린 스케치에서 95년 신작에 이르는 2백40여점의 대작 소품이 대대적으로 선보였다. 이만익의 그림은 우리 역사의 삶속에 깃들인 인물들을 하나같이 관조하는 분위기다.잔잔하게 미소띤 얼굴에는 기다림이나 그리움,슬픔과 기쁨이 엇갈리고 기다림과 그리움의 연민 위에는 「충만한 침묵」이 초연히 머물러 있다.그가 정물이나 풍경이 아닌 인물에 유달리 집착하는 것은 화가 자신의 예술적 영감을 하나의 생명에 보다 적극적으로 표명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선은 굵고 힘찬 유기적인 곡선에다 색채는 원시적인 원색이면서도 미술적인 녹청 군청 산호색이 정제된 조화를 이루고 있다.이른바 선과 색은 표현적 차원이 아닌 상징적 의미이며 정교하게 계산된 필치와 「긍정적 시각」으로 선명한 회화효과를 추구해내고 있다.삶을 찬미하는 마음에서 나온 장식성 또한 「정감의 세계를 논리적으로 정돈시킨 것」으로 이는 그의 최근의 예술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의 그림은 크게 세가지 시기로 분류된다.50년대와 60년대는 주로 역 대합실이나 아기를 등에 업은 노인,생활에 지치고 고단한 청계천일대의 풍경 등을 대상으로 삼고있고 프랑스 유학 이후 어둡고 탁한 색채 대신 색채의 순도와 강도를 살린 장식적 화면을 조성하게 되었다.이른바 포만과 방출을 통과하여 마음속에 붓을 담가 그리는 「독자적 양식」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그는 『그림이 어렵고 모호해져서 공허한 논리로 옹호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그래서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인가」를 발견하기 위해 문학적 주제와 소재를 선택하게 되었고 고구려 건국신화의 주인공인 주몽을 장대한 기상으로 정립하거나 「정읍사」 「삼국유사」속의 민족적 정서와 순수한 심성,민화·민담·탈춤에 이은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등 판소리에서 서민의 정취와 시와 해학의 의미를 찾아내고 있다. ○풍경보다 인물에 집착 이에대해 오병남 교수는 그의인물들은 「지워도 지워지지않는 우리의 한 자화상」이며 작가는 『인생의 애환과 정한에 직접 가담하지 자기 감정의 통로를 차단하여 그림속의 사연을 노출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한다.즉 그의 특기인 「무심한 방관자로서 작품에서의 작가의 감정을 매섭게 절제·생략하고 있다」는 평이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태어나는 것처럼 그도 어릴때부터 「그림 잘 그리는 아이」로 운명이 결정지어졌다.그리고 남들보다 배이상의 아픔과 어려움을 겪어냈다 하더라도 그때마다 「풍운이 있는 곳엔 항상 서조」가 깃들이고 있음을 예감하여 비통과 고통마저도 「우주의 상서로운 빛,자연의 은총,인간의 따스한 정」으로 극복해왔고 그로인한 여유와 사유의 차원에서 「무념」의 경지를 맞게 됐는지도 모른다. 황해도 해주 상동에서 그는 배재고와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한 부친과 경기고녀 출신인 지식인 부모밑에서 태어났다.부친은 해방전 타계하고 46년 어머니 이경숙 여사를 따라 6남매가 월남,53년 경기중 3년때 그린 「정동의 가을」과 「골목」등 2점이 제2회 국전에 입선하기도 했으나 중학생의 국전입선이 논란되면서 국전출품자격을 「대학 3년 이상」으로 규정시켜놓은 바로 그 장본인이기도 하다. 서울대 미대 재학중 국전 특선으로 다시 한번 야심에 찬 경력을 쌓았고 졸업후에는 대학때의 스승인 이봉상의 안국동 화실에 드나들면서 앙가주망 동인 활동으로 「의식있는 그림」을 발표하여 그때마다 화단의 기대를 모았다.66년부터 국전 3년연속 특선,이후 4년간은 「맹랑한 낙선」의 고배를 거듭 마신 끝에 그는 「미술계라는 제도권」과 국전의 불합리성을 새삼스럽게 절감하고 프랑스로 떠났다. ○언제나 자신감 넘쳐 이만익의 세계에는 러시아 해빙시대의 기수이던 예프투셴코의 분위기가 언뜻 풍겨난다.혹은 혁명적 이미지의 르페브르나 실존적인 야스퍼스같은 프로필이 엿보일 수도 있다.어쩔수 없이 예술가의 면모를 굳건하게 지닌 그는 「회화의 문학성」을 끝내 고집하여,미술평론가 원동석에 의하면 그는 「이 시대 걸출한 문학적 화가」에 틀림없다.「그림속의 잔물결같은 미소와 슬픔을아련하게 깔면서 음영이 없는 원색의 대비,모나지 않은 형태의 균형감각,원근법을 무시한 평행적 구성등은 마치 영원을 향해 정지하고 있는 옛 벽화를 연상시킨다」는 것이 그의 평이다. 당당한 눈빛과 언제나 자신감에 넘치는 명쾌한 실천적 행동은 어느 장소에서나 그늘이나 복안이나 위선이 없어보인다.평소 술을 즐기고 친구를 좋아해서 폭넓은 층과 친분을 트면서 사적인 모임에는 미인 부인인 김대화씨를 대동하기도 한다.자녀는 남매.지난 6월에는 시카고에 체류중인 여장부같은 어머니 이경숙여사가 92세의 나이로 그림전을 열어 집안의 기세를 한껏 과시해보였다. 이만익은 「항상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가 들은 것을 마음속에다 솔직하게 기록할줄 아는 명철을 지닌 작가」다.격조있는 개성과 군더더기가 없는 단순한 평면성으로 누가 봐도 「이만익의 것」임을 알게하는 자신만의 세계를 이룩했으나 그는 끊임없이 불뿜는 활화산인 듯 특유의 암자색을 분출하려는 정열로 또한번의 용틀임과 비약을 꾀하는 시기다. □연보 ▲1938년 황해도 해주 출생 ▲1953년 경기중 3년때 국전입선 ▲1959년 서울대 재학중 국전특선 ▲1961년 서울대 미대졸업 ▲1966∼68년 국전 연속3회 특선 ▲1962∼94년 앙가주망 동인전 ▲1973년 제1회 개인전겸 도불전 ▲1973∼74년 프랑스 아카데미 괴츠연수,르살롱전(은상) ▲1975년 귀국개인전(서울미술회관) ▲1977년 서울미술관 개인전 ▲1978년 서울미술관 개인전 ▲1979년 동덕미술관 개인전 ▲1980년 파리 개인전 ▲1981∼84년 「현대문학」지에 「그림으로 보는 삼국유사」 연재 ▲1982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신세계미술관및 광주개인전 ▲1983년 이탈리아 한국현대미술전(밀라노),국제조형작가회의(IAA) 한국대표단참석(헬싱키) ▲1984년 문예진흥원미술회관 개인전 ▲1985년 「그림으로 본 삼국유사」출판기념전(선화랑) ▲1986년 현대화랑초대 판화전, 파리 그랑팔레·독일 브레멘개인전 ▲1987년 ’87현대작가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현대화랑초대 개인전 ▲1989년 서울갤러리·부산일보화랑·라디오프랑스초대 개인전(파리) ▲1988년 서울올림픽 및 장애자올림픽미술감독 ▲1990년 도쿄 아트엑스포 개인전 ▲1991년 현대화랑·부산금화랑 개인전 ▲1992년 강남현대화랑·쥴리아나 아트갤러리 개인전 ▲1994년 제5회 이중섭미술상수상기념전(조선일보미술관),춤과 음악의 미술전(한가람미술관),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1995년 이만익 그림 40년회고전(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수상〉이중섭미술상(93년)
  • 조선시대 나한도(한국인의 얼굴)

    ◎수행정진 몰두하는 눈동자 날카롭되 오만하지 않아 고려왕조가 운명을 다하고 나서 조선이라는 왕조가 새로 들어섰다.그런데 새 왕조가 연 조선시대의 불교미술은 고려에 비해 격이 좀 낮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유교를 추켜세우고 불교를 눌러버린 조선왕조의 숭유억불정책은 그림을 포함한 불교미술의 퇴락을 재촉했던 것이다. 그러나 불모지에서도 꽃은 더러 피었다.호암미술관 소장 나한도첩(보물 593호)의 나한상은 조선 초기 불교회화의 꽃이다.그 붓놀림이 대담한 나한상을 보노라면,마치 현대회화의 데생이 연상되었다.그것도 나한의 인상을 순간적으로 잡은 크로키형식의 데생이어서 생동감이 넘쳤다.어디 한부분 막힌 데가 없이 휘돌아간 붓끝으로 선묘를 이루어냈다.절묘한 필법이다. 나한 얼굴을 보면 나이가 그리 들지 않았다.날카로운 인상의 젊은 나한은 어딘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다.그래서 눈의 초점을 맞추느라 눈 사이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또렷한 눈매를 했을 뿐더러 눈동자도 빛났다.나한이 날카로워 보이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눈매와 높은 콧대 때문일 것이다.그러지 않아도 작은 입을 너무 꼭 다물어 더욱 작아졌다. 그렇다고 나한이 오만한 것은 아니다.법력을 얻고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날카로워진 것에 불과했다.머리 골격은 달걀형이라 귀골티가 났다.무슨 사연으로 출가했는지 모르나,절밥 공양을 든 지는 꽤 오래된 듯싶다.귀는 그동안에 부처귀를 닮아서인지 크고,실하게 그려놓은 귓밥은 귀고리로 착각되었다. 이 나한도의 묘미는 그림의 선을 짙고 옅은 농담의 먹물을 써서 처리했다는데 있다.먼저 옅은 색 먹물로 밑그림 초를 잡고,그 위에 짙은 색 먹물을 써서 마무리한 그림이다.그렇다고 밑그림을 그대로 덧씌운 것은 아니다.오히려 밑그림을 무시한 채 진한 색깔로 그림을 완성시켜 선묘화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먹의 농담은 결국 밝고 어두운 상태를 표현한 것처럼 보였다.그러고 보면 나한도는 전통 몰골법 그림인 것이다. 그림을 그린 이는 학포 이상좌(1465∼?)로 압축되었다.허목(1595∼1682년)이 그림내용의 대강을 쓴 발문에 그 이름이 나온다.명종때 사람 어숙권이지은 「비관잡기」를 보면 이상좌의 출신성분은 노비로 되어 있다.그러나 그림을 잘 그려 중종임금이 노비의 신분을 벗겨주고 도화서 화원으로 등용했다는 것이다.당대 내로라는 인물들이 이상좌의 그림을 예찬한 글도 많다.〈황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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