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회화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 쇼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요가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수처리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 청년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047
  • ‘범털’들의 죄와 벌/장관·의원·재벌회장등 30여명… 서울구치소 독방 북적

    ‘범털(수감중인 거물급 인사를 지칭하는 은어)’들로 구치소가 전에 없이 붐비고 있다. 집행유예를 받거나 교도소로 옮겨간 사람들을 빼고도 지난해부터 서울구치소와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저명 인사’는 줄잡아 30여명에 이른다.전직 국회의원,장관,국세청장,재벌 회장,은행장,대통령 측근인 이들은 권력의 무상함을 실감하고 있는 구치소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설도 쇠야 한다.구치소의 대우는 일반 수감자들과 동일하지만 ‘독방’에 수감되며 특별면회를 자주하는 것 정도가 다른 점이다. 서울구치소에는 독방이 300여개나 있어 수용시설이 부족할 지경은 아니지만 구치소측은 유명인사들의 잇단 입소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지난 9일에는 개소 이래 처음으로 현역 의원 8명이 무더기로 입소했다.‘범털’들은 비교적 구치소 생활에 담담하게 적응하는 편이지만 일부는 건강이 좋지 않거나 억울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며 우울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고 있다. ●고달픈 심신,‘독서’로 달래 온 나라를 뒤흔든 대형 비리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수감된 뒤몸과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지난해 8월 수감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당뇨 합병증을 앓아 시력이 떨어지고 발가락까지 곪는 병을 앓아 치료받고 있다.한 측근은 “힐러리와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이 쓴 책과 뉴스위크,타임 등 영어책을 읽으며 마음의 평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백내장 증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정대철 의원과 이훈평 의원은 고혈압 증상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이 의원은 ‘로마인 이야기’와 영어회화책 등을 읽을 시간이 있지만 정 의원은 검찰에 불려가 보강조사를 받느라 그만한 여유도 없다.한나라당 박주천 의원은 틱낫한 스님의 책과 수필집 ‘나무’,성경책을 읽으며 수감의 충격을 가라앉히고 있는 중이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얼굴이 붓는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최근까지도 천식과 대장종양 제거수술의 후유증을 앓았다.부인 정정희씨는 “복잡한 공판에 지친 탓인지 명쾌하게 쓰여진 독일책을 넣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측근,가족들 거의 매일 면회하며 수발 권노갑 전 고문의 경우 동료 의원 등 지인들이 돌아가며 면회를 온다.박지원 전 실장은 부인과 딸이 거의 매일 면회를 온다.측근을 통한 특별면회 신청 횟수가 많아 구치소측도 골치아파할 정도다.송 교수는 가족과 대책위 관계자,독일에서 수학했던 지인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고 있다. SK측은 서울구치소 인근에 사무실을 임대해 직원 2∼3명이 상주하면서 손길승 그룹회장을 ‘수발’하고 있다.SK 관계자는 “새벽에 일어나 침상을 정돈하고 평소 하던 대로 심신수련과 명상을 한다.”고 전했다.ROTC 1기로 임관한 장교생활이 도움된다고 한다. ●“누명을 벗고 싶다” 수감생활의 어려움보다 이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비리 인사로 낙인찍혀 정치사회적 생명에 타격을 입는 것이다.박 전 비서실장측은 106장짜리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다.소동기 변호사는 “대북송금 사건은 합당한 처벌을 받겠지만 현대비자금 150억원 수수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박주천 의원은 당의 공천심사에서 제외되는 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김해익 보좌관은“최병렬 대표에게 공판이 진행도 안 됐는데 비리정치인으로 몰고가 공천에서 제외하려는 데 항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주선 의원은 “하늘이 왜 내게 벌을 내리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을 자주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부담스럽지 않겠나” 이들은 모두 다른 사동에 분리된 독방에 수감돼 있다.운동은 하루 한시간씩 20여평의 공간에서 혼자 걷거나 뛰면서 한다. 구치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도 왔다간 곳인데 특별히 부담스러울 게 뭐 있겠느냐.”면서도 “사회적인 관심이 쏠려 수용관리상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직원들이 호송하는 일도 많아지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인력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강충식 구혜영 정은주기자 koohy@
  • ‘이윤택식’ 국립극단 개선 가능할까/예술감독 취임 3주째… 평가 엇갈려

    지난 연말 이윤택 연출가가 국립극단의 예술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은 연극계 안팎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문화게릴라’를 자처하며 연희단거리패를 이끌고 서울과 부산,밀양 등지를 휘젓던 이윤택이 정부의 녹을 받는 국립극단의 수장이 된다는 건 선뜻 납득이 되지 않았던 터.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예술감독 제의가 왔을 때 “기회가 왔을 뿐”이라며 별 망설임없이 받아들였다고 했다.나아가 내심 국립극단을 명실상부한 ‘국립’극단으로 환골탈태시키겠다는 야심찬 의욕을 품었다. 지난 2일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그가 국립극단을 지휘한 지 3주째.국립극단은 어떤 변신을 꾀하고 있을까.이윤택 예술감독은 지난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막힘없는 언변으로 ‘이윤택식’ 국립극단의 청사진을 제시했다.그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를 발굴해 복원하는 작업.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연대별로 2∼3편씩을 골라 연속 공연하는 중장기계획이다.우선 50년대 작품으로 ‘뇌우’와 ‘인생차압’을 선정해 오는 4월 공연할 예정이다.극단 운영에도 일대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공무원처럼 출근부 도장을 찍는 제도를 없애는 대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숨돌릴 틈 없이 빽빽한 일정으로 체계적인 연습을 이끌고 있다.여기엔 신체훈련,연극 이론수업뿐만 아니라 영어회화까지 포함돼 있다.이윤택은 “배우들에겐 무엇보다 지적 자존심의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기본적인 영어회화 정도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일단 단원들을 대상으로 1∼2월에 ‘연극 교육·훈련 클래스’를 운영한 뒤 3월부터는 연극학도와 외부 연극인에게도 개방할 예정이다.이밖에 ‘신작 희곡 독회무대’‘연극학도와 함께하는 국립극단 야외무대 행렬’ 등도 마련한다. 그는 극단의 모든 작품을 총괄하는 예술감독의 임무 외에 직접 제작에도 나설 생각이다.국립극단의 ‘뇌우’와 국립창극단의 ‘제비’,그리고 동춘서커스단의 서커스극 ‘곡예사의 첫사랑’이 올 한해 그의 연출목록에 올라 있다.‘책상머리에만 앉아 있는 예술감독은 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추진력에 대해 내부에선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한 관계자는 “이윤택 감독의 스타일이 지나치게 밀어붙이는 측면이 있어 아직은 불안한 상태”라고 지적했다.이윤택이 주도하는 국립극단의 체질개선이 효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 이순녀기자
  • ‘중국서화요청전’ 한국대표로 참석

    동양화가 강장원(姜張遠·동양회화아카데미 원장)씨는 지난 8일부터 중국에서 열린 ‘중국서화요청전'에 한국대표로 참석한 뒤 최근 귀국했다.
  • 18세기 문예계 큰 스승 강세황의 詩·書·畵·評/새달 29일까지 예술의전당서 특별전

    표암(豹菴) 강세황(1713∼1791)은 시서화 삼절(三絶)의 문인예술가이자 서화비평가였으며 김홍도·이인문·신위 등을 키워낸 18세기 조선 문예계의 큰 스승이었다.아호인 표암은 태어날 때부터 등에 흰 얼룩무늬가 표범처럼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표암은 32세부터 30년 동안 일체의 벼슬을 단념하고 안산 초야에 묻혀 학문과 예술에 전념했다.그는 안산시절 체득한 충만한 자의식과 72세 때 사신으로 연경에 다녀온 이후 고양된 안목으로 18세기 조선의 사회 문화 전반을 휩쓴 변화의 기운을 표출했다.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18세기 예술의 큰 스승-표암 강세황의 詩ㆍ書ㆍ畵ㆍ評’전은 표암의 시서화평에 담긴 정신세계를 ‘문인예술가’라는 측면에서 살핀 대규모 기획전이다. 표암은 서양화법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중국에서 들어온 남종문인화의 조선화 내지 토착화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지금까지 표암은 주로 화가로서 연구돼 왔고 전시도 회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다.시인이나 서예가로서의 면모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다.표암의 시서화평 모두를 본격적으로 다루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제는 푸른 솔은 늙지 않는다는 뜻의 창송불로(蒼松不老).표암이 죽기 직전 오도송처럼 남긴 절명구다.전시에는 초상,글씨,산수인물,사군자 및 초충화훼,서화평과 교유관계를 보여주는 작품 등 5개 분야 114건의 작품이 나와 있다.이중 표암이 79세 작고하던 해에 쓴 ‘표암유채첩’은 연행(燕行) 이후 일변된 모습을 보여주는 말년 최고의 득의작이다.골기(骨氣)가 뚜렷이 드러난 이 작품은 19세기 ‘완당바람’의 전조를 느끼게 한다.표암의 글씨는 중국에서조차 ‘미하동상(米下董上·미불보다는 아래이지만 동기창보다는 위이다)’이라든가 ‘천골개장(天骨開場·천품이 글씨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필력이 뛰어나다. 표암의 생애는 초기 학습기(32세 이전),안산시절(32∼61세),출사와 연행(61∼79세) 등 세 시기로 나뉜다.이 가운데 특히 안산시절과 연행은 표암의 예술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표암은 평생 중국과 조선의명작·화보에 대한 임모(臨模)와 방작(倣作)을 통해 그 작품들을 자신의 것으로 하고자 했다.이번에 공개된 ‘방석도필법산수도’‘방공재춘강연우’‘표옹서화첩’ 등에서는 그런 근거들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표암은 안산에 칩거하면서 시나 서화를 주고받거나 시회(詩會) 등을 통해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표암의 교유관계는 성호 이익을 중심으로 한 여주이씨 일문과 안산15학사,유경종을 중심으로 한 진주 유씨 가문으로 요약된다.이들은 대부분 현실정치와는 거리가 먼 기호남인이나 소북계 인사들로 현실에 구애됨이 없는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들이었다.전시에서는 ‘강내한수친연송시첩’‘단원아집’‘무이구곡도’‘현정승집’‘섬사편’ 등 안산시절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한편 표암의 셋째아들 관이 쓴 ‘계추기사’는 표암 초상화의 제작내력,표구 제작과정 등을 적은 초상화 제작일기로 눈길을 끈다.전시 기간중인 2월7일에는 표암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열린다.서울대 안휘준 교수가 ‘표암과 18세기 조선의 문예동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2월29일까지.(02)580-1511. 김종면기자 jmkim@
  • 프로농구 /10번 “그를 위하여…”

    “이기면 이길수록 선배 생각이 절실해집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람보슈터’ 문경은(사진·33)의 가슴에는 언제나 그만의 우상이 살아 숨쉬고 있다.지난 1999년 11월 2일 시즌 개막을 닷새 앞두고 체육관으로 향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김현준 전 삼성 코치.서른아홉에 요절했지만 ‘전자슈터’로 한 시대를 풍미한 김 전 코치는 문경은을 끔찍이 사랑했다.광신중·고와 연세대,삼성의 직계 후배이기도 하지만 신동파 이충희와 자신으로 이어지는 한국농구 슛쟁이 계보를 이을 대들보로 여겼기 때문이다. 문경은 역시 94년 대학 졸업 당시 자신을 둘러싼 ‘스카우트 전쟁’에서 미련없이 삼성을 택했을 만큼 김 전 코치를 믿고 따랐다.2001년 6월 SK 빅스(현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되면서 문경은이 맨처음 한 일은 김현준의 등번호 ‘10’을 선택하는 것이었다.삼성에서는 10번이 영구결번이었기 때문에 달 수 없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이후 문경은은 선배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팀 성적도 변변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플레이 자체가 팀과따로 놀았다.지난 시즌에는 3점슛왕에 등극했지만 팀은 7위에 머물렀다.영양가 없는 ‘공갈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얻었다. 어느새 팀의 맏형이 된 문경은은 03∼04시즌 시작과 함께 주장을 맡고 새롭게 변신했다.마음 한편에 끈질기게 붙어 있던 ‘스타 의식’도 싹둑 잘라냈다.변신은 시즌 중반이 지나자 꽃을 피우고 있다.‘도깨비팀’ 전자랜드가 그의 투혼과 함께 시즌 최다인 7연승을 달리며,4강 직행이 가능한 단독 2위까지 넘보고 있다.4라운드 들어서는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전자랜드 유재학 감독은 “연승보다 문경은의 안정된 플레이가 더 기쁘다.”고 말했다.최근 3경기만 보더라도 감독의 말이 공치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8일 SK전에서는 3쿼터에서 3점포 3개를 터뜨려 승기를 잡았고,10일 KTF전에서는 용병 앨버트 화이트와 55점을 합작해 완승을 이끌었다.11일에는 흥분한 후배들을 다독이며 공수에서 맹활약,강팀 KCC를 무너뜨렸다.경기가 끝난 뒤에는 코트에서 춤까지 추며 분위기를 돋웠다. 정기적으로 물을 빼내야 하는 무릎과 석회화가 진행되는 아킬레스건의 통증을 참고 뛰는 문경은은 “김현준 선배의 등번호가 부끄럽지 않으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물방울 그림 30년… 고생한 보람 느껴”/프랑스 국립주드폼미술관서 회고전 여는 김창열 화백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30여년간 물방울을 화두 삼아 도 닦듯이 회화 작업을 해 온 ‘물방울 화가’ 김창열(金昌烈·사진·75) 화백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회고전이 13일부터 3월7일까지 약 두달간 프랑스 국립 주드폼미술관에 열린다. 물방울이라는 하찮은 소재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미적 체험을 제공해온 그는 “선배들도 많은데 먼저 미술관 전시회를 갖게 돼 송구스럽다.”면서도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파리에서 처음 갖는 미술관 전시회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주드폼미술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온 현대 미술관.19세기 중엽 건립된 미술관으로 오랑주리 미술관과 함께 1954년부터 오르세 미술관 개관(1986년) 이전까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던 유서깊은 곳이다.한국 작가로는 이우환씨가 97년 처음 초대전을 가졌고 조덕현씨가 아시아 작가 그룹의 한 명으로 이 미술관 앞뜰에서 설치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김 화백의 회고전은 올 봄부터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모습을 바꾸기에 앞서이곳에서 열리는 마지막 전시회다. 그는 미술관 전시가 갖는 의미에 대해 “한 작가의 작품세계가 미술사에 기록된다는 의미가 아닐까요.작품이 공인된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라고 말한다. 물방울의 생성과 소멸 사이의 한 순간을 포착해 캔버스 위에,모래판에,나무판자 위에,천자문 위에 극사실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의 물방울 시리즈 작품들은 ‘우리의 존재 방식에 대해 우리 스스로를 규정하도록 요구하는 내면성의 그림’이라는 찬사와 함께 동서양을 초월한 보편적인 시각언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회에는 60년대 초 미국에서 작업한 앵포르멜 경향의 추상미술 작품 ‘제사’부터 파리에 건너온 초기의 스프레이 작업,화면 바탕에 천자문을 써 넣은 ‘회귀’,최근의 ‘황토’까지 30여년간 작업 중 대표적인 작품들이 소개된다.총 34점의 그림과 함께 지름 20㎝의 물방울 모양 수정작품 ‘명상’도 전시된다. 그는 ‘미련하리만치’ 오랜 세월 동안 물방울에만 천착하는 이유에 대해 “1969년 말 어느 아침에 캔버스 뒷면에 영롱하게 맺혀 있는 물방울을 발견했습니다.바람이라도 불면 후두둑 떨어져 버리는 덧없는 운명 앞에서도 아침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순수한 물방울의 아름다움은 충격적이었지요.그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지금까지 씨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금껏 물방울과 씨름하며 묵묵히 살아온 그는 또다시 물방울을 그리기 위해 붓을 잡았다. lotus@
  • “대학생들 미치도록 공부하게 만들어야”새달 퇴임하는 유전공학 선구자 강현삼 서울대 교수

    “사람이 사람을 낳고 개는 꼭 강아지를 출산하는 이유는 뭘까요?” 다음 달 정년 퇴임하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강현삼(65) 교수는 선문답(禪問答)을 던졌다.그리고 40여년 동안 캐온 유전자의 비밀이 여기에 모두 녹아있다고 덧붙였다.19세기 중엽 오스트리아의 성직자 멘델이 완두콩에서 유전법칙을 발견하면서 인류는 유전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더군다나 생명공학이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자 유전학은 간과할 수 없는 분야가 됐다.실용과학에만 매달려 기초과학을 등한시했던 우리나라가 유전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겨우 20년전인 80년대 초였다.강 교수는 초창기 우리나라에 미생물 유전학을 전파한 몇 안되는 학자 가운데 하나다. ●관심없던 유전학 연구를 위해 미국으로 1966년 서울대 미생물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강 교수는 외국 학술잡지를 읽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프린스턴대 교수가 쓴 논문이었는데 후진국 학생인 제가 당차게도 ‘이런 방향으로 연구하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냈죠.그러자 장학금을 줄테니 이곳에 와서공부하라는 연락이 왔어요.적극적으로 두드리니 기회가 오더라고요.” 장학금은 해결됐지만 비행기표를 살 돈 600달러가 없었다.호기를 부려 대학측에 “비행기표도 사 달라.”고 요구했는데 돈은 줄 수는 없고 대신 대여해 줄 수는 있다는 답신이 왔다.강 교수는 대여금으로 미국에 갔고 갚는데 1년이 걸렸다.유학 2세대인 강 교수는 장학금도 받지 못했던 유학 1세대와는 달리 매월 400∼500달러씩 장학금을 받아 궁핍하지는 않게 공부할 수 있었다. 미국 생활 초기에 강 교수를 괴롭혔던 것은 돈보다 언어였다.회화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던 때라 말을 알아듣기도 하기도 힘들었다.“경상도 억양이 섞인 영어 발음을 고치느라 고생을 많이 했죠.” 강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년 동안 뉴저지에 있는 로슈미생물연구소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마쳤다.필라델피아 위스타연구소에서 2년 정도 조교수로 일하다 1974년 귀국,모교 교수로 돌아왔다.1979년 UC 샌디에이고에 교환교수로 1년간 머물면서 DNA서열과 유전자의 염기배열을 연구한기간을 빼면 30년 동안 변함없이 서울대에만 있었다.2000년 9월에는 녹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연구해 학술원상을 받기도 했다. 강 교수가 유학하던 프린스턴대에는 당시 한국 유학생이 10여명 있었고 학업을 마친 뒤에도 대부분 미국에 남았다.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은 과학자들에게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강 교수는 ‘잔류냐 귀국이냐’,말하자면 연구와 후진양성을 놓고 고민했다. “노벨상을 타지 못할 바엔 모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죠.원래 선진학문을 배워 후학을 양성하려고 유학했으니 초심에 충실하자고 생각했어요.” ●‘노벨상’이 아니라면 후진양성 강 교수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잘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70년대 중반 우리나라 대학 교육은 척박했다.연구는커녕 교육을 위한 실습기자재마저 없어 배운 것을 제대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힘들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책도 별로 없었고 주로 교수님들의 강의에 의존했습니다.외국서적도 귀해 읽기 힘들었죠.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칠때도 별로 나아진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엄한 교수’를 자청했다.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학생들에게 F학점을 많이 주고 시험성적도 과감하게 공개했다.시험에는 가르치지 않은 응용문제를 2개씩 내서 면학분위기를 유도했다.90년대 초까지 ‘강 교수의 응용문제’는 어렵기로 소문났다. “당시에는 제가 선진학문을 막 배워온 젊은 교수라 제 과목을 주로 듣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점차 유학파 교수들이 들어오면서 학생들 입장에서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강 교수는 자신의 과목이 ‘홀대’ 받는 것을 오히려 만족스럽게 받아들인다.그만큼 후진을 양성하는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진 결과가 아니냐는 것이다.학부생외에 강 교수는 120명이 넘는 석·박사 제자들을 배출했다.제자 가운데 교수로 대학에 자리잡은 사람만도 57명에 이른다. “입시학원이 많은 우리나라는 비정상입니다.차라리 수능문제를 쉽게 출제하고 시험문제의 출처를 해당 교과서에서 밝혀 학생들이 과외를 받지 않게 유도해야 합니다.잘 하는 학생들은 쉽게출제해도 드러나게 돼 있어요.” 고교생들에게는 숨통을 열어주고 대학생들에게는 하고 싶은 전공을 미치도록 공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요즘 학생들이 예전 학생들보다는 열심히 공부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세명 가운데 한명은 낙제를 시키자는 ‘강경론’도 내놓았다.또 돈을 많이 버는 치·의대로 학생들이 몰리는 세태에 대해서는 국가 책임론을 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대신 국가가 나서서 학비나 생활비를 보조해주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세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유전학 열풍이 시작한 80년대 초에는 연구비가 100만∼200만원에 불과했다.요즘 강 교수 연구팀의 연간 예산은 1억여원이니 양적으로 꽤 커진 셈이다.그러나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한다. “초창기 학생들과 연구실에 붙어 있으면 결과물이 많이 나오는 줄 알고 밤 12시까지 실험실에 붙어 살다시피 했죠.실제 연구성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입니다.” ●대학·정부 향해 쓴소리 게다가 유전학 1세대라 특정 전문분야보다는 다양하게 연구한 탓에 연구의 깊이가 얕았다.내놓을 만한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쉽단다.현재는 연구비 규모도 커지고 실험기기도 좋아져 특정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면 5∼10년 안에 세계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연구보다는 학생들을 가르치는데만 신경을 쏟은 것 같다.”는 그는 “지금처럼 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연구도 병행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퇴임 후 모 벤처회사 고문직을 맡는 것 외에 아내와 독서나 등산을 하며 소일할 생각입니다.이제 미생물과도 이별해야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이유종기자 bell@ ●강교수 약력 △1938년 부산 출생△57년 부산고,61년 서울대 문리대 생물학과 졸업△71년 미 프린스턴대 미생물 유전학 박사학위 취득△84년 국민훈장 목련장 수상△85∼86년 한국미생물학회장△93∼94년 한국분자생물학회장△99년 한국생화학회장△2000년 학술원상 수상△2000∼01년 한국유전체학회장△2001년∼ 한국미생물학회연합회장△74년∼ 서울대 자연과학대생명과학부 교수
  • 주5일시대 달라지는 삶의 질/영어학원에 DIY강좌도…직장인 ‘자기계발’ 붐

    주5일제는 자기 계발을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마치 복음(福音)과 같다.하루 더 늘어난 휴일을 활용해 어학 공부,자격증 취득 등 자아 성취를 위한 자기 계발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능력을 갖춰야 산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는 전정진(29)대리는 퇴근하는 길에 서점을 자주 찾는다.온라인마케팅을 하는 업무 특성상 마케팅 공부가 필요해 관련 서적을 읽어야 하기 때문.또 퇴근 후 다니는 영어 학원에 늦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한다.외국계 회사라 영어를 더욱 능숙하게 하지 않으면 도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를 영어 학원으로 내몰았지만 어쨌든 영어 공부는 한시도 쉬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그래도 주말에는 미리 예매한 연극을 보면서 한숨 돌린다. 전씨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회사에서도 어학,운동 등 자기계발을 하는 동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전씨처럼 어학을 공부하는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어학원의 주말 수업도 1년전에 비해 2배쯤 증가했다.이익훈 어학원의 신승호 부장은“주중과 반대로 주말반 수강생의 70% 정도가 직장인이다.”며 “대부분 토익,비즈니스 영어 회화를 배우지만,일부 직장인들의 경우 고급 영어를 배우기 위해 통역대학원 준비과정을 듣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회사차원에서도 주중 퇴근 이후에 하던 사원 교육을 주5일제에 맞게 토요일에 하는 등 사원들의 자기 계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조흥은행의 경우 지난 1월부터 17차례에 걸쳐 토요 특강을 했다.특강 내용도 수신,신용카드 등의 업무분야는 물론 효과적인 프리젠테이션 문서작성법,부동산을 통한 재테크 방법 등 다양한 교육을 했다.사원들의 호응도 좋아 내년에는 지방과 서울에서 매월 2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운동·취미도 자기계발 이제는 일에만 투자하던 시간을 운동이나 취미 등으로 돌리는 직장인도 늘어나고 있다. (주)다음커뮤니케이션에 다니는 김영채(33) 디지털아이템팀장은 요즘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부인과 뭐든지 함께하는 ‘세트부부’라는 별명처럼 지난 10주 동안 부부가 DIY(Do It Yourself)강좌를 들으며 배운 솜씨로멋진 목재 소파 겸 강아지 침대를 완성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팀의 최지희(23)씨는 주말마다 춤에 미쳐(?) 산다.인터넷 살사동호회(cafe.daum.net/salsarang)에 가입해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3시간씩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춤을 춘다.최씨는 “춤을 추면서 한 주의 스트레스도 날려 버린다.”며 “성격이 활발해 지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만족해 했다. ●두배의 수입,투잡스 의류수출업체에 다니는 박모(27)주임은 주5일제가 더 없이 고맙다.주말이면 그녀는 과외 선생님으로 변신하기 때문이다.주말에 3개팀을 가르쳐 회사에서 받는 월급과 같을 정도로 짭짤한 수입을 챙긴다.박씨는 “주말이면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젊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5일 근무제가 시행돼도 직장인들의 자기 계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지난달 9일 취업포털 파워잡(www.powerjob.co.kr)이 직장인 1324명을 대상으로 주5일 근무제 시행시 초과 수당을 받고 주말에 일을 할 의향이 있는지를 조사한결과,근무수당을 받고 일하겠다는 응답이 48%였다.돈을 받지 않고도 일할 수 있다는 응답도 18%나 돼 전체 응답자의 66%가 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4%만이 근무수당과는 관계없이 여가를 즐기겠다고 응답,자기 계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조사 대상자의 3분의1에 불과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하이 서울, 예스 서울신문/다시 깨어나는 서울의 꿈

    2004년 1월1일,‘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재탄생했다.역사와 전통,역동성을 갖추고 21세기 세계 도시를 향해 힘차게 비상(飛翔) 중인 대한민국 수도의 이미지와 걸맞게 대한매일이 정겨운 ‘서울’의 이름을 달고 독자들 앞에 다시 섰다. ●서울신문의 출발 최근 서울 시내 택시와 버스에는 서울신문 광고물이 붙어 시내를 질주하고 있다.변화하고 살아 움직이는 서울의 모습만큼이나 친근하고 정겹게 다가온다.‘아이♥서울,아이♥서울신문’,‘하이 서울,예스 서울신문’,‘새로운 창으로 세상을 보세요’ 시내 곳곳엔 서울신문의 재탄생을 알리는 현수막도 자주 눈에 띈다. 시민들은 유심히 문구를 들여다 본다.날로 발전하는 서울의 이미지와 오버랩돼서인지 전혀 낯설지 않다고들 말했다.회사원 이진우(38)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이 들어간 신문이 없어 섭섭했는데,이제 서울신문이 그 이름에 걸맞은 대표언론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김철우(56·상업·동대문구 이문동)씨는 “독재정권 시절 서울신문의 아픔을 잊고 국민속의 서울신문으로 거듭나 달라.”고 주문했다. 서울신문의 재탄생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는 서울에 대한 기대와 함께 담았다.대한민국 대표도시는 서울이요,서울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자연·인간·도시가 살아 움직이는 ‘하이 서울’ 서울은 환경도시로 거듭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한강’이 전쟁의 아픔을 딛고 발전을 이룩한 기적의 상징이었다면,청계천 복원사업은 친환경 도시의 선언이다.1950∼70년대 기승부린 개발독재의 희생양이 돼 반세기 가까이 복개 구조물 아래,어둠 속에 갇혔던 청계천의 푸른 물이 두꺼운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내년 말쯤 꿈에 가득찬 흐름을 되찾는다. 머잖아 청계천에는 도룡뇽과 강도래,버들치 등 1급수 중에서도 상급수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되돌아와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랄 것이다.주변엔 이팝나무·회화나무 등 관목과 초본이 빼곡히 들어서고 창경궁∼종각∼남산∼한강을 잇는 ‘녹지띠’는 대한민국의 자랑,문화유적과 연결돼 쾌적한 도시로 탈바꿈한다.시대를 넘나드는 문화의 향기도 곳곳에서 풍긴다.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한 대규모 공연시설은 물론 거미줄처럼 뻗어가는 지하철 역사(驛舍)에서는 국악,클래식,가요,외국인 음악공연 등이 매월 150여건 이어지고 있다. 용산구 한강로 등 첨단산업단지 개발 요충지 마다마다에는 초고층 빌딩을 올려쌓는 타워 크레인 소리가 서울의 대도약을 알려주듯 힘차게 들려온다. 서울시 이용백 시정개발연구원장은 “국가끼리의 경쟁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도시간 싸움으로 대변되는 게 국제적인 추세”라며 “비단 수도라는 점에서뿐 아니라 역사·문화·경제적 발전의 상징적인 의미가 짙은 서울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신문을 향해 서울신문은 서울을 꿈꾸는 신문,서울을 이야기하는 신문을 지향하려 한다.사원들은 업그레이드된 서울의 이미지처럼 업그레이드된 언론의 모습을 제시하려고 다짐하고 있다. 일방적인 주장과 주의만 난무하는 혼돈의 시대에 상식을 말하는 신문,느낌이 있는 신문,이야기가 있는 바른 언론으로 거듭나고자 다짐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20·30代 현대작가 ‘8人8色’/호암갤러리 ‘아트스펙트럼’展

    박세진,정수진,박미나와 사사,이윤진,문경원,한기창,이한수.각기 다른 개성과 색깔을 지닌 여덟 명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서울 순화동 호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아트스펙트럼(Art Spectrum)’전은 20,30대 젊은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변화 양상을 살피는 전시다.새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주목받되 너무 노출되지 않은 작가들을 발굴,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이 전시는 삼성미술관이 2년마다 개최하는 한국 현대작가 기획전으로 2001년에 이어 두번째다. 참여작가 중에서 최연소인 박세진(26)은 가장 전통적인 회화 장르로 간주되는 풍경화를 통해 동영상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안견의 ‘몽유도원도’ 배경을 연상케 하는 그의 풍경화는 독일 낭만주의 회화처럼 이상적인 원경을 표현한다.하지만 그의 그림은 세부적인 데까지 빠짐없이 다룸으로써 근접(zoom-in)과 망원이라는 두 가지 시야를 동시에 확보한다.종이에 수채물감과 버찌를 으깬 즙을 사용한 ‘장미도’ 같은 작품은 하나의 모티프를 반복하는 ‘연속회화’ 방식을 택해 회화의 절대적인 시공간을 극복한다. 2층 전시실 전체를 차지한 이한수(36)의 ‘팬시 니르바나(Fancy Nirvana)’는 녹색,빨강,주황의 플라스틱 보살상 500개로 구성된 미디어 설치작품.이 중 절반 이상에는 레이저 포인트가 설치돼 있다.작가에 따르면 이것은 해탈한 보살을 의미한다.디지털 기술과 가상공간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사회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다.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내년 2월29일까지.(02)750-7824. 김종면기자 jmkim@
  • 수묵화 동호인 모임 ‘초연회’/스르르 먹물 번지듯 잡념도 사라지죠

    수묵화(水墨畵).다른 색깔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먹으로만 진함과 묽음,비움과 채움이라는 단순한 대조 속에 얼마나 많은 인간 상념을 담아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영(靈)과 육(肉)의 존재인 인간이 육의 속박을 벗어나 영의 세계로 들어가려고 하는데,바로 그 경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할 만큼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오묘한 먹빛에 마음의 평정 찾아 지난 23일 세종문화회관 뒤 서울 종로구 당주동 세종아파트 306호.30여평의 아파트는 수묵화를 그리는 사람들의 모임인 ‘초연회(草緣會)’ 회원 9명이 한데 모여 팔중(八中) 김문식 화백의 지도로 자신들이 완성한 작품을 내놓고 품평회를 열고 있었다. 이들은 그동안 온 정열을 쏟아 빚어낸 작품인 만큼 평가자들의 코멘트 한마디 한마디를 주의깊게 가슴에 새기며 마치 초등학교 사생대회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처럼 맑고 영롱한 ‘동심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육체적 고통,마음의 걱정과 우울함을 다스릴 때는 수묵화를 그리며 잊어버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어요.문득 옛것이 그리워질 때나 나도 모르게 마음의 일탈(逸脫)을 꿈꿀 때 수묵화를 그리는 일로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 조금 배운 뒤 잊고 지내다가 지난 3월 문득 옛날이 그리워 다시 수묵화를 그리게 된 장현순(32·여·고려대 강사)씨는 “수묵화를 그리는 동안 잡념을 떨치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특히 검은색 한가지로 농도가 진하고 옅어짐의 정도에 따라 6가지 색깔을 내는 오묘함도 맛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옆에 있던 박창구(49·화물공제조합 과장)씨는 “보통 때는 무심하게 지나치던 사물도 수묵화로 그릴 때면 또다른 느낌을 받기 때문에 다른 일반 취미보다 싫증이 덜 난다.”며 “차근차근 변화하는 사물을 천착하다 보면 인내심을 키우게 되므로 현대인의 인격수양에 큰 도움이 된다.”고 거들었다. ●스케치 여행 다니며 건강도 좋아지고 현재 수묵화 그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5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이들은 동호회·대학교 동아리·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주로 활동하고있다.대표적인 동호회 중 하나가 초연회.지난 1990년 결성된 초연회의 회원은 200여명.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았거나 그림 그리기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수묵화도 창작 작업입니다.창작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으로 스케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지방의 맑은 공기를 쐬는 기회가 많은 덕택에 나이든 분들에게는 건강증진 효과도 있죠.” 수묵화라는 취미를 가지지 않았더라면 음주나 잡기에 빠졌을 것이라는 허철균(57·한성인쇄소 대표)씨는 “수묵화가 정신을 다잡아줄 뿐 아니라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죠,돈마저 적게 드니 일석삼조”라고 강조한다. 그림에 관심이 많아 1987년 수묵화에 입문한 안혜민(47·금융업)씨는 “수묵화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짧은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기보다 수묵화를 그리거나 서울 인사동의 전시회를 가는 등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게 됐다.”며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자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데다,여러 방면에 관심을 가져 교양이 풍부해지는 부수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수묵화를 즐기는 이유는 정신건강 및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점 외에도 전통문화를 살리거나 복잡한 현대생활 속에서 자연을 ‘완상(玩賞)’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먹고 사는 데 바빠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수묵화를 그리는 동안에는 세상사를 잊고 몰입한다는 이춘택(54·서울지하철공사 부역장)씨는 “개인적으로는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이 수묵화는 물론 전통문화를 경시하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제대로 그리려면 3~5년 배워야 미술을 너무 좋아해 교대를 졸업한 뒤 다시 미술교육과로 편입·졸업한 ‘수묵화 마니아’ 김현순(56·서울 도봉구 창일초등학교 교사)씨는 “수묵화는 집안이나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특히 나이가 든 분들에게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하고,공허한 마음을 채워준다.”고 털어놓는다. “묘사 위주인 서양화에 비해 수묵화는 사실 좀 어려운 편입니다.제대로 된 작품을 창작해 내려면 3∼5년 정도 배워야 하거든요.”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수묵화를 익혔다는 윤민진(22·여·경희대대학원)씨는 “수묵화를 그리는 수준이 높아진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즐겁다.”며 “너무 빠르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평정을 찾아주는 취미로서는 수묵화가 단연 최고”라고 내세웠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수묵화 배우고 싶다면 예부터 문인과 선비들이 즐겨 그린 수묵화는 채색을 쓰지 않고 먹만으로 그리는 동양화 고유의 회화 양식 중 하나.현란한 채색을 피하고 먹의 명암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정신성(精神性)을 구현,문인화의 대종(大宗)을 차지하고 있다. 수묵화의 기법은 발묵(潑墨)·파묵(破墨)·농묵(濃墨)·담묵(淡墨) 등으로 나눠진다.발묵은 종이 위에 먹이 번져 퍼지는 효과를 얻고,파묵은 담묵으로 윤곽을 1차적으로 칠하고 그 뒤에 조금씩 농묵으로 덮어씌운 듯이 그려나가는 기법이다. 농묵은 먹을 진하게 갈아서 그리는 것이고,담묵은 물기와 먹이 번져 어울리게 하는 효과를 극대화해 얻을수 있는 기법.따라서 농묵과 담묵은 물기를 따라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번져가는 변화를 이용하는 셈이다.먹을 농·담으로 순차적으로 쌓아가듯이 그리는 적묵법(積墨法)도 있다. 수묵화를 배우는 과정은 선을 그리는 연습을 시작으로 사군자 그리기→화조(새 그리기)→석법(바위 그리기)→수지법(나무 그리기)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기초과정이다.걸리는 기간은 사람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된다.기초를 익힌 다음 사생(스케치) 연습→기초 수묵화 그리기→계절별 수묵화 그리기 과정을 마치면 근사한 수묵화를 그려낼 수 있다.그 기간은 3∼5년이 소요된다. 수묵화를 배우려면 시·도·구 문화센터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을 찾거나 개인 교습을 받아야 한다.강의료는 시·도·구 문화센터(3개월)가 5만원 이하로 가장 저렴하다.백화점 문화센터는 8만∼10만원이며,개인교습(1개월)은 10만∼20만원을 받는다. 김규환기자
  • 어린이 문화행사 UP

    어린이의 문화체험에 부모는 ‘의미’를 강조하지만,당사자들은 ‘재미’를 추구한다.그런데 의미와 재미를 조화시킨 문화행사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어서,부모와 어린이 모두에게 외면당하곤 한다. 올 겨울에는 양쪽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건 문화행사가 적지않게 선을 보이고 있다.특정 장르에 그치지 않고,다양한 분야로 이런 분위기가 퍼져나가고 있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춘향전’은 어린이 성교육 교과서? 국립창극단의 어린이 창극 ‘춘향이와 몽룡이의 사랑 이야기’는 춘향의 사랑 이야기로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열다섯 춘향과 열여섯 몽룡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사춘기로,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적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춘향이는 피가 나자 죽을 병에 걸린 줄 알지만,월매는 ‘여자가 된 경사’라며 떡과 음식으로 잔치를 벌인다.몽룡도 ‘기분이 묘하더니 꿈인지 생시인지 구름에 둥둥 뜬 듯,물위를 거니는 듯’하다 그만 바지를 버리는데,역시 “아기씨를 만들수 있는 남자로 다시 태어났다.”고 격려받는다. ‘아우성’으로 유명한 성교육전문가 구성애 소장이 자문을 맡았다.27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 ●책을 통한 창조적 체험의 또다른 방식 금호미술관과 아트링크가 공동 기획한 ‘사람을 닮은 책ㆍ책을 닮은 사람’전은 책의 교양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예술적 체험과 밀도를 최대화한다.미술가 44명과 어린이 13명이 책을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설치 등 100여점을 선보인다. 소인국에서 보는 듯한 작은 책,반대로 거인국에 있을 법한 큰 책,계란껍질에 글자를 써넣거나,천장에 매달아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책 등으로 지적·예술적 자극을 주어 자라나는 세대에 창조적 체험을 준다.내년 2월28일까지 금호미술관(02)720-5114 ●오케스트라의 ‘속’까지 보여드립니다 스테이지원이 기획한 ‘스쿨 클래식’의 하나인 ‘오케스트라를 배우자’는 공허한 곡목해설만 나열하는 기존의 어린이음악회가 아니다. 박영민이 지휘하는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가,모차르트가 9세∼22세사이에 작곡한 오케스트라 음악을 관객들앞에서 ‘해부’한다.유명한 ‘작은별 주제에 의한 변주곡’으로 악기들의 연주법을 보여주고,편곡에 따라 어떻게 느낌이 달라지는지도 체험해본다. 소프라노 김수진과 메조소프라노 추희명,플루티스트 박민상도 출연하여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내년 2월8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80-5054. ●꼬마 관객이라고 우습게 보면 곤란해! 극단 민들레의 아동극 ‘아기용 미르’는 서양식 공룡이 아니라 동양의 용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주체적이다.나아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스스로 사회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겠다는 것이 연출의도라고 한다. 황소개구리 배스 블루길 등은 무분별하게 수입돼 전통문화를 파괴하는 외래문화를 상징한다.음악은 전통적인 5음계를 사용했다.첫 장면에서는 중국의 그림자극을 이용했고,주인공의 움직임은 일본 전통극 ‘노(能)’의 걸음걸이와 봉산탈춤의 기본자세인 ‘근경자세’에서 따오는 등 아시아권 나라들의 문화를 적극 수용했다.작·연출송인현.내년 1월8일∼2월1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02)760-4640. 김종면 이순녀기자 jmkim@
  • 日불교미술 어떻게 변천했나/경주박물관 ‘일본의 불교미술’ 특별전

    일본인은 자신의 문화를 ‘잡식성’이라고 부르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외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데 인색하지 않으며,정서에 맞는 것을 취사선택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일본의 불교미술 역시 우리나라를 통해 기초를 닦고,중국을 통해 세련화,다양화를 지향하면서,특유의 정서를 표현해 내었다고 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박영복)이 지난 20일부터 일본 나라국립박물관과 공동주최로 ‘일본의 불교미술’특별전을 열고 있다.국보 8점과 중요문화재 26점 등 62건의 일본 불교미술품이 출품되었다.이처럼 중요한 일본 문화재들이 한꺼번에 국내에서 전시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와시쓰카 히로미쓰(驚塚泰光) 나라박물관장의 한국불교미술에 대한 깊은 관심과,1999년 경주박물관·나라박물관의 학술교류협정에 따른 문화교류이다.시대별로 대표적인 미술품을 소개하면서,일본불교미술의 흐름을 개괄하고 있다. 아스카시대(飛鳥·542∼645)와 하쿠호시대(白鳳·645∼710)는 우리나라로부터의 영향이 가장 강한 시기이다.538년 백제의 성명왕에의해 불상과 경전 등이 전래된 후,쇼토쿠(聖德)태자에 의해 불교가 장려되었고,불교가 국가종교로서 자리매김되면서 호류지(法隆寺) 금당이나 백제관음상 등이 제작되었다. 나라시대(奈良·710∼794)는 일본의 불교미술이 견당사를 파견하는 등 중국으로부터 직접 성당(盛唐)의 영향을 받은 시기이다.이번 전시는 나라박물관의 대표적 소장품인 ‘과거현재인과경(사진·過去現在因果經)’을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8세기 회화로,석가모니의 생애를 하단에 서사하고,상단에는 부드러운 필선과 채색으로 경문과 대응되는 그림을 그렸다. 헤이안시대(平安·794∼1192)는 불교미술의 일본화 시기이다.전기에는 중국의 중당(中唐),만당(晩唐)문화의 강한 영향을 받았고,사이초(最澄)나 구카이(空海)에 의해 밀교가 소개되면서 밀교사원이나 만다라가 다수 조영되었다.후기는 발법사상과 정토사상에 영향을 받으면서,본격적으로 불교미술에서 일본특유의 귀족적인 우아미와 섬세미가 표현되기 시작한다. 가마쿠라시대(鎌倉·1190∼1390)는 귀족에서 무사계급으로 정권이 이동한 시기로,운케이(運慶)·가이케이(快慶) 등 게이하(慶派)의 불교조각가들에 의해 마치 무사계급의 정서를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역동감과 현실감이 넘치는 불상이 제작되었다.불교회화는 역동감 있는 표현과 함께,중국 송대회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번에 소개되고 있는 ‘애염명왕도(愛染明王圖)’는 가마쿠라후기의 정리된 듯한 미감을 잘 나타내준다. 이번 특별전은 우리나라에서 일본불교미술에 대한 관심이 아스카시대와 하쿠호시대에 집중된 경향에서 나아가,헤이안시대나 가마쿠라시대의 불교미술과의 비교연구로 발전하기 위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특별전은 내년 2월2일까지 열린다. 선승혜·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작은 것의 아름다움/현대작가 인 소품전

    ‘작은 것이 아름답다.’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는 현대작가 24인의 소품전이 한창이다.국내작가 22명과 해외작가 2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10호 미만 회화와 높이 30㎝ 미만의 조각 소품 70여점이 나왔다.백남준 이우환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등 원로와 김창영 김찬일 황호섭 오이량 등 젊은 작가,이탈리아 조각가 니코 콜레,미국 사진작가 스탄 형제 등 해외작가들이 참여했다. 백남준은 드로잉 작품 ‘천수관음’(2001년)을 냈고 물방울 작가 김창열과 모래그림의 김창영은 ‘물방울’과 ‘Sand Play’ 소품을 각각 내놓았다.박서보는 부조적인 입체화면을 만들어내는 판화 형식인 믹소그라피아(Mixografia) 기법을 이용한 작품을,이우환은 ‘조응’ 연작을 판화로 만든 작품을 출품했다. 콜레는 책을 형상화한 대리석 작품 ‘침묵’을 통해 지중해 문명의 자유로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스탄형제는 최근 작업중에서 나뭇잎의 잎맥을 검게 처리한 사진작업 ‘Black Pulse’를 선보이고 있다.스탄의 ‘검은 맥박’에서 수명을 다한 잎사귀의 잎맥은 인간의 심장과 폐의 해부도를 연상케 한다.이밖에 남도의 풋풋한 정서를 담은 황영성의 ‘가족그림’,세밀한 표현이 두드러진 이목을 등의 작품이 눈에 띈다.내년 1월17일까지.(02)544-8481. 김종면기자
  • 박여숙화랑 20돌 오늘부터 특별전

    서울 청담동 박여숙 화랑이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았다.당시로서는 드물게 대표의 이름을 따 화랑 이름을 짓고 미술품 카드 할부판매를 실시해 일찍이 눈길을 끌었다.박여숙화랑은 젊고 역량있는 작가들의 발굴에 힘써 왔다.그동안 전시 횟수만 170여회.1991년부터 시카고·바젤·쾰른·FIAC 등 세계 유수 아트페어에 참여해 한국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해 왔다.박여숙화랑이 20주년을 기념해 16일부터 27일까지 특별전을 연다. ‘함께한 20년’이라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박여숙화랑과 함께한 한국 작가들과,화랑이 국내에 소개한 외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권옥연 김강용 김원숙 김종학 김태순 남춘모 박서보 박용남 박은선 서세옥 서정국 윤형근 이대원 이영섭 이진용 이헌정 임만혁 정종미 정창섭 등의 회화 작품이 출품된다.또 나이젤 홀,줄리아노 반지,빌 베클리,우고 리바,프레 일겐,패트릭 휴스,크리스토와 장 클로드,해리 게리츠 등 해외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몇몇 작가들은 개관 축하 작품들도 보냈다.패트릭 휴스는푸른 바탕에 박여숙이라는 영문 알파벳과 무지개가 교차되는 원색의 그림을 보냈고,나이젤 홀은 아크릴과 목탄으로 원을 그린 드로잉 작품으로 개관 20주년을 축하했다.(02)549-7574. 김종면기자 jmkim@
  • 늙은 화가의 마지막 생애 예술로 불태우는 과정 그려/5년만에 소설집 미불 출간 앞둔 강석경

    “제 문학적 탐구는 예술가와 삶의 본질 찾기 두 가지예요.늙은 화가를 소재로 한 ‘미불(米佛)’은 예술가란 무엇인가를 통해 자기를 탐구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입니다.” 중편 ‘숲속의 방’으로 극단으로 치닫던 시대정신을 비판해 화제를 모은 중견작가 강석경(52)씨가 99년 ‘내 안의 깊은 계단’에 이어 5년 만에 장편 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계간 ‘세계의 문학’ 겨울호로 연재를 마치고 내년 초 민음사에서 출간할 예정인 그를 7일 만났다. ‘미불’은 법명이 미불인 자유주의자 이평조 화백이 마지막 삶을 예술로 불태우는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다룬 ‘예술가 소설’.그의 작품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번 작품의 농염한 표현,특히 미불이 젊은 여인 진아와 주고받는 성희를 묘사한 장면이 ‘강석경 작품인가?’라고 놀란다. “미불의 예술세계는 에로티시즘이에요.그는 성(性)을 통해 고양되고 예술의 영감을 느끼는 인물이지요.유교와 기독교문화의 영향으로 동서양에서 성(性)을 억눌렀지만 성이야말로 삶의 본질이자 기원 아니겠어요.” 그래서 작가는 ‘작정하고’ 에로틱한 장면을 깔아넣었다.‘소녀경’‘카마수트라’ 등을 탐독했고 관련 기사나 춘화도도 참고했을 정도다. 이야기 도중 작가는 작품에 얽힌 사연도 들려주었다.소설의 앞부분은 15년 전에 썼는데 주제가 너무 희미해 접어두었다.그러다 3년 전 힘든 일이 있어 허덕이다가 ‘끊임없이 찾아오는 삶의 고통을 넘기는 지혜를 예술가를 통해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묻어둔 원고가 생각났다.원고지 뭉치는 물론 동서양 미술을 공부한 깨알같은 메모장도 발견했다. 작품에서 ‘색’과 인도 이야기가 생생하게 숨쉰다.아마 작가의 전공(조소과)과 인도 체험과 무관하지 않다. “에로티시즘과 색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수묵 중심의 기존 동양화는 인격 수양 등 정신세계에 비중을 두는 사대부문화의 그늘이 짙어요.회화의 본질은 그게 아니라 색입니다.몸과 마음은 물론 삼라만상을 색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철학을 반영해본 것이에요.” 황홀한 원색은 작품 속에서 경주에 사는 작가의 몸의 일부가 된 황룡사,처용도,에밀레종 등으로 꽃핀다.작가는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 미불을 빌려서 그림을 그린다.“소설 속 그림의 색깔을 내기 위해 색깔 실험도 하면서 맛을 더했습니다.” 미불에게 화가로 되살아나게 해준 인도는 강석경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89년 처음 접한 인도는 ‘획일적 사회’에 지친 그를 사로잡았고 그 감동은‘인도기행’‘세상의 별은 다,라사에 뜬다’ 등을 낳았다.작가는 곧 그 ‘정신의 자궁’속으로 갈 계획이다. “내년에 에세이집 ‘경주 산책’(가제)과 중단편집을 낸 뒤 ‘긴 휴식기’에 들어갑니다.인도 남부 공동체 마을 오로빌에 들어가려고요.자기 나름의 이상향을 찾아 나선 이들이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가는 곳인데 짧게는 1∼2년 혹은 영원히 머물지도 모릅니다.” 이런 작가의 생각은 작품에도 스며있다.“예술가는 끊임없이 자신의 집을 벗어나려 하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수기 위해 출가하려 합니다.애벌레가 고치 속에 갇혀 있는 한 결코 비상할 수 없으니까요.” 인도에서 글은 안 쓸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물론 써야죠.”라고 말했다.벌써 그의 발길은 인도로 향한 듯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루벤스의 ‘한국인’ 국내 첫선/‘루벤스 - 반 다이크’ 드로잉展

    루벤스로 대표되는 플랑드르 미술은 17세기 서양미술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플랑드르 미술은 보통 19세기 이전 남부 네덜란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미술로,오늘날 벨기에 북부의 행정구역인 플랑드르주와는 관계가 없다.플랑드르 미술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별로 접할 기회가 없었다. 19일부터 내년 2월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루벤스-반 다이크 드로잉’전에서는 루벤스를 비롯해 반 다이크,요르다엔스 등 플랑드르 미술의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작 중에는 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을 통해 잘 알려진 루벤스의 작품 ‘한국인(사진)’이 국내에 첫 소개돼 관심을 끈다.지난 83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드로잉 경매사상 최고가인 32만 4000파운드에 팔린 ‘한국인’은 미국 로스엔젤레스 게티 미술관 소장품.이 드로잉은 조선시대 무관이 입던 공복(公服)차림의 사내를 묘사한 것으로,회화제작을 위한 습작이 아니라 독립된 완성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하지만 작품 속 인물이 정말 한국인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반 다이크는 루벤스의 가장 뛰어난 제자로,유럽미술사에서 귀족 초상화의 새로운 전형을 창조한 인물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02)580-1300. 김종면기자 jmkim@
  • “崔선생과 20여년 호흡 소설 빛내는 그림 선사”삽화 그릴 이우범화백

    “오랜 지기인 최인호 선생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반갑습니다.대한매일 독자에게는 처음 작품을 선보이게 돼 설레기도 하고요.” 삽화를 맡을 이우범 화백은 67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가 최인호씨의 ‘바보들의 행진’에서 처음 연재소설 삽화를 그렸다.이후 최씨와 20여년 동안 함께 작업을 해서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정도다. “제 작품 세계를 너무 잘 이해해주시고 편안하게 그려주셔서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는 최씨의 덕담에 이 화백은 이심전심의 웃음을 던지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짧게 밝히는 몇 마디에 소신이 분명하게 묻어났다.“소설 내용에 충실하면서 때로는 화가로서의 상상력을 가미해 작품 분위기에 맞게 시화를 그리듯 여백을 주고 자유스러움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이어 이 화백은 “시간에 쫓기는 작업이지만 관련 서적을 많이 참고해 철저한 고증작업을 거쳐 당대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소설을 읽는 재미와 맛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 주차위반자도 대접받네/서초구 단속매뉴얼 눈길 “변명도 잘 들어줘라” 이채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어뜯어 상처를 내는 법….절대로 법규 위반자를 몰아붙이지 말라.’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3일 주·정차 단속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150쪽짜리 ‘종합매뉴얼’을 만들어 1차로 200부를 공익근무 요원들에게 나눠줬다. 매뉴얼에는 법규를 어긴 사실을 적발한 뒤 “위반자가 무슨 큰 소리냐.”는 식으로 ‘부적절’한 어투를 써 반발을 사는 등의 부작용을 없애는 데 신경을 썼다.예컨대,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지하고 끈기있게 듣고,상대방에게 이야기할 때는 정확·명료하게 한다는 등의 대화요령을 담았다. 눈에 띄는 것은 단속 담당자가 평소 염두에 두면 좋은 통계.민원신고 다발지역 2559곳,시간대별 불법주차 다발지역 8334곳,상습취약지역 166곳 등 관내 19개 노선에 대한 상세 정보를 보여준다. 서초구 역사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에 이어 긴급전화,공공기관 전화번호, 업무와 관련된 영어회화도 기록했다.주정차 단속요원들이 차량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지만 주민이나 관광객들을 안내할 경우도 많기 때문에 취한 배려다. 송택주 주차관리과장은 “공무집행상 부득이한 경우가 많지만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효과적인 단속이 되도록 하자는 뜻에서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 벽화, 생활공간 속으로/ 서울 카이스갤러리 ‘Wall Works’展

    갤러리의 벽은 단순히 작품만을 내걸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때로는 벽면 자체가 작품의 배경이자 도구가 되기도 한다.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는 다양한 개념과 방식에 따라 만든 벽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Wall Works’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는 실비 플뢰리·셰리 르빈·다니엘 뷔랭·조셉 코수스·이미 크노벨·토마스 그룬펠트·백남준 등 해외 작가 7명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99년 뉴욕 폴러 쿠퍼 갤러리와 뮌헨 빌라슈투크 뮤지엄에서 선보인 벽화작업 일부를 국내에 들여와 보여주는 것이다. 옛날의 벽화들은 종교나 역사,신화,일화 등을 주제로 한 장식적인 측면이 강했다.반면 현대에 들어서는 건물의 기능성이나 주거공간의 실용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벽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원래 전시장이 아니라 공공건물이나 주택 등 생활공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그렇기에 주어진 공간에 따라 자유롭게 변용할 수 있다.이른바 ‘장소특수적(site-specific)’ 미술이다.벽화작업에도 판화처럼 ‘에디션’ 개념을도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각 작품에는 10∼15개의 에디션이 정해져 있어 판매와 설치의 숫자가 제한된다.작품은 작가들이 정해놓은 규칙과 설명에 따라 정확한 공정을 거쳐 전문기술자에 의해 제작된다.작품이 팔려 특정 공간에 설치되면 작가의 ‘인증서’가 발급된다. 이번에 선보인 작품들은 미니멀리즘,개념미술,비디오 아트 등 다양하다.백남준은 화면조정 시간에 방송되는 TV의 줄무늬 패턴을 응용한 작품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지 않는다’를 내놓았다.모더니즘의 이상과 신화에 도전하는 셰리 르빈은 2개의 램프와 라텍스 페인트로 마르셀 뒤샹의 ‘약국’을 패러디해 오늘의 기술복제시대를 비판한다.패션과 쇼핑을 소재로 삼은 실비 플뢰리의 벽화작업의 특징은 색채감이 돋보인다는 점.그의 작품 ‘샤넬’은 샤넬 화장품 색조를 그대로 옮겨 화사한 분홍빛 벽면을 연출한다. 미술과 삶,회화와 건축,장식성과 기능성의 행복한 만남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국내 관람객들에게는 낯선 면도 없지 않다.하지만 기존의 회화 캔버스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3차원 공간에 대한 실험을 시도하는 현대 미술의 큰 흐름을 반영하는 전시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내년 1월17일까지.(02)511-0668. 김종면기자 jmki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