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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고싶은 거리’로 탈바꿈

    뚝섬유원지역에서 어린이대공원을 잇는 능동로(1820m)가 13일 ‘걷고싶은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능동로’는 그동안 서울 광진구(구청장 정영섭)의 한강시민공원과 어린이대공원 주변 건국대, 세종대 등을 잇는 단순 교통로에 불과했다. 광진구는 지난 2000년 12월부터 총사업비 625억원을 투입해 폭 25m(4차로)였던 능동로를 35∼38m(6차로)로 넓히고, 전선 지중화 사업 등으로 휴식과 문화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도로로 탈바꿈시켰다.6∼10m에 달하는 보도를 점토블록으로 교체하고, 휴식공간 및 조형시설을 추가해 웰빙시대에 걸맞은 거리로 가꿨다. 특히 뚝섬유원지역∼뚝섬길사거리 구간에는 아차산을 상징하는 안개분수, 물결벤치 등의 조형물을 설치, 지하철 교각 등으로 위압적이던 분위기가 아늑하게 변했다. 또 이곳에서 건대역사거리까지는 벽면녹화, 회화나무 가로길, 느티나무 가로길 등 가로경관을 조성해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대공원까지는 느티나무, 홍단풍 등으로 가로수 터널을 조성했다. 아차산∼어린이대공원∼뚝섬유원지 등을 연계하는 보행·녹지축도 만들었다. 정 구청장은 “쾌적하면서도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한 거리로 꾸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IT4ALL’ 사무총장 구로 전자정부시스템 견학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13일 정보사회화를 지향하는 국제 기구인 정보사회를 위한 지방정부 네트워크(IT4ALL·Information Technology For All) 조슈 오카리즈 사무총장 일행을 맞아 환담했다.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IT4ALL 회원 도시에 알릴 목적으로 방한한 조슈 오카리즈 사무총장 일행은 이날 구로구의 전자정부시스템과 중앙전자정부지원센터, 서울시데이터센터 등 국내 전자정부 관련 현장을 견학했다. 이어 구로디지털산업단지 등을 방문해 국내IT(정보기술) 분야의 우수성을 확인했다.14개국 30개 도시가 모여 결성된 IT4ALL은 전세계의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세계도시연합(GCD)과 협조하고 있다. 양 구청장은 지난달 페루 미라플로레스에서 열린 GCD 총회에서 부의장으로 선임됐고, 이 자리에서 소개한 국내 전자정부시스템이 각국의 회원도시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마니아] 한지 공예 푹 빠진 외국여성들

    [마니아] 한지 공예 푹 빠진 외국여성들

    “It’s very nice lamp.Cut this blue paper and put on a right side.”(“등을 예쁘게 잘 만들었네요. 이제 파란색 한지를 오려 등 오른쪽에 붙여보세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이태원의 한지공예 작업실 ‘Song’s studio’.5명의 외국인 여성들이 등과 쟁반 등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문양을 붙이고 있었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지공예가 송수정(30·여)씨와 이들의 다정한 대화는 10평 남짓한 공방을 밝게 감싸고 있었다. 이들은 혈통과 국적은 다르지만 그 순간은 ‘문화적 한국인’이었다. ●미·호주·레바논·남아공인·대사부인등 수강생 다양 송씨가 외국인들에게 한지 공예 강습을 시작한 것은 1998년. 그동안 송씨 손을 거친 외국인만 벌써 200여명이다. 방학과 휴가철을 제외하고 40여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수강생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대부분은 미국과 호주 등 영미권 국가와 아시아, 유럽 출신들. 그러나 레바논, 남아공, 헝가리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기업인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가정 주부가 대다수. 각국의 대사 부인들도 종종 수업에 참여한다. 한지 공예에 어느 정도 ‘물’이 오르기 위해서는 6개월 정도 걸린다. 그러나 송씨의 공방에는 2년 가깝게 수업을 들은 외국인들도 많다. 예술미와 실용성을 겸비한 한지 공예의 매력은 한번 ‘맛’을 들이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 캐나다 출신의 영어 강사 캐서린 무노즈 스미스(26·여)는 “한지로 온갖 색깔의 실용품을 만드는 재미에 1년 반 가까이 배웠다.”면서 “한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각국의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격찬했다. 송씨는 “한지만의 따뜻한 질감은 세계 각국의 어느 종이도 따라오지 못한다.”면서 “더구나 비교적 짧은 시간에 스스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작품을 실생활에서 쓸 수 있다는 실용성에 외국인들이 매료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질감·성취감·실용성에 매료 송씨의 전공은 미술이 아닌 무역학(강남대 93학번)이다. 대학 4학년 때인 지난 97년에야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뒤에는 여행사와 헤드헌터 회사에 다녔다. 그러나 늦게 접한 한지공예에 매료된 송씨는 결국 한지공예 전문가의 길로 나섰다. “원래 영어 회화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외국인을 상대로 한지공예를 가르치면 희소성도 있고 우리 문화도 알릴 수 있겠다 싶었죠.” 하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서울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창고를 어렵사리 빌려 작업실 겸 강의실을 차렸지만 처음에는 수강생이 네덜란드 출신 주부 한 명에 불과했다. 집에서 용돈을 받는 생활이 한동안 계속됐다. 문화적 차이도 큰 벽으로 다가왔다. 송씨는 “외국인들은 새로운 것을 배울때면 ‘왜 이렇게 해야 하냐.’라고 이유를 꼭 묻는다.”면서 “선생님의 지시에 일단 따르는 우리 문화와는 달라 처음에는 애를 먹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송씨의 수업이 입소문을 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거의 유일한 한지공예 영어 강습이었기 때문. 어느새 송씨의 강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명물’이 됐다. 지난 2002년에는 재경 외국여성 단체인 시와(SIWA·Seoul International Women’s Association)에 송씨가 한국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대화식 영어강습… 한국문화 이해의 폭 넓혀 송씨의 수업은 강의식이 아닌 대화식. 외국인들은 송씨와 함께 한지 공예뿐 아니라 서울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외국인들이 송씨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쌓는 것은 당연한 일. 또 1주일에 서너 시간 동안 1년 넘게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수강생들과 친구가 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가장 힘든 일은 수강생 친구들을 떠나 보내는 일. 송씨는 “가장 가까운 친구도 일본, 헝가리 등 외국 출신”이라면서 “가끔씩 해외 여행이나 인터넷 화상 채팅으로 이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미소지었다. 송씨는 한지공예 선생님 이전에 어엿한 한지공예가이다. 지난 1월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주위 동호인들과 함께 한지공예 작품전을 갖는 등 해마다 전시회를 거르지 않는다. 이태원 등 전통제품 매장에서 작품을 팔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에 ‘외국인과 함께하는 우리한지공예’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주말마다 국내 동호인들에게도 한지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송씨의 계획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강생들이 꾸준히 한지공예를 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 화상 수업도 하면서 한지공예 재료를 저렴하게 팔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조만간 구축할 생각이다. 전통 한옥에 작업장 겸 강의실을 마련하는 것도 또 다른 목표. 송씨는 “한지공예 등 뛰어난 우리의 문화 유산들이 중국이나 일본의 문화보다 세계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면서 “우리 것을 세계화하는 한국 문화의 ‘전도사’로 계속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한지공예 ?? 한지(韓紙)는 보통 조선 종이로 불린다. 닥나무(楮)나 삼지닥나무(三枝楮) 껍질을 원료로 우리만의 기법으로 제작한 독특한 종이다. 한지공예는 천연 염료로 물들인 한지를 다양한 기법으로 등이나 쟁반, 차받침 등 실용품과 인형, 가면 등 장식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적, 청, 황, 흑, 백 등 다섯 가지 색깔이 쓰인다. 한지공예의 기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먼저 지승공예(紙繩工藝)는 한지를 실처럼 꼬아 엮은 뒤 옻칠을 해 바구니, 망태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지호공예(紙湖工藝)는 물에 불려 찹쌀풀과 반죽한 한지를 그릇의 골격에 붙여 말린 뒤, 골격을 떼어내고 옻칠로 마무리하는 기법. 반짇고리, 접시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혼례용 꽃을 만드는 지화공예(紙花工藝)는 한지를 여러 번 접고 오리는 기법. 지화공예(紙畵工藝)는 한지 위에 민화나 글씨를 그려 집안을 꾸미는 데 사용됐다. 이밖에 다양한 색깔의 한지 위에 여러 무늬를 오려 붙이는 전지공예(剪紙工藝) 등 다양한 기법이 있다. 찻잔이나 접시 등 기초 수준의 한지 공예는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편. 기본 요령은 인터넷의 한지공예 사이트에 비교적 자세히 설명돼 있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사동 한지공예 매장에서 재료는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DIY’(Do It Yourself) 붐을 타고 모양대로 잘린 골격과 한지도 등장했다. 집에서 접착제 등으로 붙이기만 해도 어엿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등이나 반짇고리 등 비교적 까다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좌를 들어야 한다. 각종 문화센터나 서울 인사동에 한지공예 강좌가 많이 개설돼 있다. 강좌료도 한 달에 10만원 안팎으로 저렴한 편. 종이를 이용한 장식품은 세계적으로는 한지공예보다 일본의 오리가미가 널리 알려져 있다. 영어인 페이퍼폴딩(Paper folding) 대신 미국에서도 통용될 정도. 현재 일본 초등학교 정규 교과과목에도 채택돼 있다. 그러나 장식품 이상의 기능은 하지 못한다. 실용성의 면에서는 한지공예를 따라오지 못한다. 한지공예에 합리성을 중시하는 서구인들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팔수만 있다면…불황탈출 ‘제휴 바람’

    “상품을 팔 수만 있다면 누구와도 손 잡겠다.” 기업들이 불황 탈출을 위해 동종업계는 물론 다른 업종에까지 제휴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이른바 ‘이종(하이브리드) 마케팅’이다. 쌍용차와 대우인터내셔널(옛 ㈜대우)의 ‘호흡’이 대표적인 예다. 쌍용차는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뉴렉스턴’ 9000여대를 CKD(반제품 현지조립생산) 방식으로 이란에 수출키로 하고,10일 계약을 체결했다. 무려 1억 7000만달러어치다. 중개상인 대우인터내셔널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게 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다름 아닌 GM대우차와 정신적인 한 식구다. 그런데도 GM대우의 경쟁 상대인 쌍용차와 손잡은 까닭은 ‘생존’ 때문이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그룹은 대우차를 인수한 뒤 대우인터내셔널과의 계약관계를 끊어버렸다. 자체 GM 수출망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가장 큰 고객 선이 끊기자 대우인터내셔널로서는 살아남기 위해 쌍용차와 손을 잡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노트북 센스 ‘Q30’에 대해 패션 브랜드인 루이까또즈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하고 지난 7일 조인식을 가졌다. 삼성전자와 루이까또즈는 노트북으로는 파격적인 빨간색을 입힌 Q30 전용 ‘노트백’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특수 PVC 소재를 사용해 가죽보다 가벼운 노트백은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노트북을 담지 않으면 패션용 핸드백으로 쓸 수 있도록 제작했다.Q30 구매고객에게는 무료로 지급되지만 따로 구입하면 가격은 30만원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매장에는 노트백이 진열, 판매되고 루이까또즈 매장에는 삼성 노트북이 전시된다. 앞으로 광고, 프로모션, 패션쇼, 온라인 마케팅 등 모든 영역에서 삼성전자의 첨단 이미지와 루이까또즈의 세련된 패션 이미지를 융합해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패션업체와의 제휴로 스타일에 민감한 여성들을 새로운 노트북 소비자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주방가구 전문업체 한샘과도 빌트인 시장 제휴를 맺고 공동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100개씩인 두 회사의 빌트인 전문 대리점을 1대1로 연결해 각사 대리점을 방문한 고객들을 제휴사 대리점으로 소개시켜 주고 삼성전자의 빌트인 가전과 한샘의 부엌가구를 동시에 배달, 설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신한은행과 업무 제휴를 맺고 신한은행에서 2000만원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에게 압력밥솥, 공기청정기 등 사은품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 제품을 구입한 고객은 신한은행에서 0.1%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중 상당수가 이사나 결혼 등으로 가전제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전자도 어학교육업체 YBM시사닷컴과 제휴를 맺고 싸이언 MP3폰 구입 고객에게 YBM의 회화, 토익 등 4000여개 어학교육 콘텐츠(110만원 상당)를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 권성태 부사장은 “LG전자는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YBM은 온라인 회원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청정기 제작 기업들도 하이브리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벤츠를 수입하는 한성자동차의 애프터서비스, 고객상담실 11곳에 자사 공기청정기를 비치했고 도시바는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인 ‘커피빈’에 공기청정기를 들여 놓았다. 게임업체들은 주 고객층이 겹치는 제과·음료업체, 피자 전문점 등과 공동마케팅을 펴고 있다. 안미현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인간시대] “나는 오팔(OPAL)세대”

    [인간시대] “나는 오팔(OPAL)세대”

    색소폰 연주, 영어·일어회화, 마라톤 풀코스 완주, 정치학 석사과정…. ‘열혈노인’ 이종인(62·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에게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1999년 퇴직한 뒤 너무 바빠 살이 5㎏이나 빠졌다. 자칭 ‘58세대’(OPAL·Old People with Active Life)인 이씨는 나이들어 더 활발한 생활을 하고 있다.‘오팔보석’처럼 빛나는 하루를 보내는 이씨의 비결은 뭘까. 이씨도 처음에는 여느 퇴직자들과 다름없었다. 시간이 많아 며칠간은 행복했지만, 어느새부턴가 공허감이 밀려왔다. 퇴직하니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는 것은 10대 기업의 중견간부였던 예전 모습과는 달랐다.‘헛되이 세월을 보내는 게 아닐까. 아침에는 어떻게 기나긴 하루를 보내야 할까….’ 마침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가 영어회화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전단이 눈에 띄었다. 젊은 시절 시간과 돈을 투자해도 도무지 실력이 늘지 않아 한맺힌 외국어를 정복해보겠다는 오기가 솟았다.“환갑에 공부는 무슨 공부? 체면이 있지….”라는 아내의 농담섞인 면박을 뒤로 하고 그길로 수강등록했다. ●색소폰 부는 로맨스 그레이 “노년은 허물을 벗어던진 매미와도 같아요. 매미는 땅속에서 수년동안 갇혔다가 여름에 맴∼맴 울며 다시 태어나잖아요. 사람도 인생 대부분을 일하다가, 노년에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 아름다운 순간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많은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죠.” 이후 이씨의 하루는 달라졌다. 일단 마라톤을 시작한 게 큰 성과. 지금도 오전 7시30분이면 한강고수부지의 여의도∼가양대교 구간(왕복 21㎞)을 달린다.42.195㎞의 풀코스 마라톤도 어느새 6번 완주했다. 최근 기록은 3시간37분 3초. 상위 20%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이었다. 색소폰 학원에 가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수십년전 군악대 행렬에서 눈여겨 보았던 색소폰도 기어이 배우고 싶었기 때문. 아직은 ‘초짜’지만 색소폰을 향한 열정은 젊은이 못지 않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30곡이나 배운 것을 보고 강사가 혀를 내두를 정도다.“젊은 사람들은 직장에 치어서 오히려 꾸준하게 배우기는 힘들죠. 아내 앞에서 나훈아의 ‘사랑’이나 노사연의 ‘만남’을 불어주는 것은 대단한 보람입니다.” ●오팔처럼 빛나고 싶다 때로는 국회도서관을 찾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동국대학교에서 ‘정치 이론 및 사상 전공’ 석사과정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학기에는 싱가포르와 한국의 정치를 비교하는 논문을 써보려 한다. ‘배우는 게 지겹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씨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익히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도다)라고 대답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Anything else?”(더 할 게 있나요?)라고 묻는 이씨. 영어수업을 들으러 가야 한다며 자리를 뜨면서 그가 남긴 말.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평생동안 미뤄왔던 숙제들을 이제서야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이쯤되면 오팔세대 맞죠?”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15일 국립민속박물관 ‘한반도와 바다’ 특별전

    바다를 무대로 한 우리 민족의 해상교류와 바닷가 사람들의 생활상을 조명하는 ‘한반도와 바다’ 특별전이 15일부터 내년 2월14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최된다. 민속박물관과 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1부 ‘바다가 있다’에선 고지도와 회화자료, 해저 출토품, 전남 완도 청해진 유적 출토품을 비롯한 바다 관련 유물 100여 점이 출품된다. 고지도와 회화자료들은 우리 바다가 조상들에게 어떻게 인식됐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조선전기에 세계전도로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1402년, 모사도), 넘실대는 파도의 형상을 굵은 선으로 표현한 조선후기 화가 백은배 의 산수도(山水圖)가 특히 볼 만하다. 백은배의 또 다른 작품인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나 이인상의 신선도해도(神仙渡海圖) 등에 표현된 바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의 대상이자 선인들의 공간으로 상징화된다. 2부 ‘바닷길’에선 바다가 문화교류의 길이었음을 부각하기 위해 신안해저유물을 비롯해 서남해안 각지에서 발견된 바다 관련 유물을 한 코너에 모았다. 장보고와 그가 이룩한 문화의 흔적인 청해진 유적 출토 유물도 등장한다. 비녀, 바늘, 은제요대장식 등 청해진 출토 유물들은 장보고가 청해진을 본거지로 9세기 동아시아 해상무역을 좌지우지했던 흔적을 잘 보여준다. 3부 ‘바닷가 사람들의 삶과 믿음’에선 뻘배 혹은 낙지가래 등 오랜 기간 갯벌에서 사용되어온 채취어구를 통해 바닷가 사람들의 일상을 살펴본다. 소망과 액운을 바다에 실어보내는 위도띠배놀이를 재현하는 간접 체험의 장도 마련했다. 이밖에 4부에선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소리, 몽돌소리, 해녀들의 노래, 멸치잡이 노래, 동·서해안의 풍어제 등 바닷가 사람들의 땀과 노래를 소리로 느끼는 자리가 마련되며,5부에선 사진작가가 카메라로 담아낸 다양한 바다의 자태를 구경할 수 있다.(02)3704-315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발칸반도 미술 첫 한국나들이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미술관.‘세계의 화약고’ 발칸반도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이곳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흰 옷을 입은 여자가 피를 흘리며 서 있다. 그러나 비디오 작품 속의 이 여인은 끝까지 위엄을 잃지 않으며 64개 국어로 “나는 밀리카 토미치입니다.”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주인공은 세르비아 출신 비디오 작가 밀리카 토미치(45). 작가는 자신이 발칸 분쟁의 가해자 입장인 세르비아인이라는 공적인 정체성을 부인하고 싶겠지만, 그 전쟁의 상처와 내면의 갈등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극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발칸 출신 작가 14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비디오와 사진, 회화, 자수, 만화, 설치 등 각종 장르가 한데 어우러져 발칸의 현실과 이상을 웅변한다. 코소보의 독립 열망을 담은 알베르트 헤타의 사진, 신슬로베니아예술운동(NSK)을 이끌고 있는 어윈의 ‘레트로아방가르드’, 얼음 오브제를 이용해 반전 메시지를 전달하는 세르비아 출신 그룹 레드아트의 ‘아이스 아트-시간의 기록’, 파시즘을 상징하는 히틀러를 점묘기법으로 그린 마케도니아 출신 알렉산다르 스탄코프스키의 유화…. 발칸 국가들이 겪은 외침과 내전의 역사, 사회적인 억압과 저항운동, 전지구적 규모의 자본주의화와 세계화로 인한 경제 분배의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는 발칸 작가들의 모습은 곧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초대 작가들이 속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코소보, 마케도니아 등은 과거 유고연방에 속했던 나라들이다.20세기 후반 독립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인종청소의 현장으로 악명을 떨쳤던 곳이다. 그런 와중에서 발칸은 자연스레 야만과 광기로 얼룩진 문화 불모지로 여겨져왔다. 과연 그럴까. 이번 발칸 현대미술전은 이 지역 미술이 결코 만만치 않은 수준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발칸 지역 작가들은 지역색이 강하면서도 현대미술의 어법에 뒤처지지 않는 ‘선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는 게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백지숙씨의 말이다. 참혹한 전쟁의 상흔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면서도 ‘새로운 과거’를 이야기하는 작가들의 고뇌어린 작품은 ‘발칸’을 보다 밝은 눈으로 보게 한다. 한편 전시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에는 에밀 쿠스트리차의 ‘아빠는 출장중’, 고란 마르코빅의 ‘티토와 나’,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율리시즈의 시선’, 스르잔 드라고제빅의 ‘더 운즈’, 아톰 에고얀의 ‘아라라트’ 등 영화도 상영돼 발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내년 2월 3일까지.(02)760-4603.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톨스토이 친필원고 한국 나들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친필원고들이 처음으로 한국 나들이에 나선다. 한·러 수교 120주년 및 한인 이주 14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톨스토이전-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나다’가 10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선 ‘전쟁과 평화’‘부활’‘안나 카레리나’ 등 톨스토이 대표작들의 친필 원고는 물론 일리야 레핀의 회화, 에디슨이 선물한 축음기, 육성 테이프 등 국보급 유물 600여점이 공개된다. 또 부대행사로 가족을 위한 연극 ‘바보 이반’, 톨스토이 학교 일일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02)323-4505.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보뱅크] 쪽지통신

    ●서울시립 어린이 도서관(children.lib.seoul.kr) 2005학년도 겨울 독서교실과 동화구연교실에 참가할 어린이를 모집한다. 겨울 독서교실은 내년 1월 3일(월)∼7일(금) 5일간 오전 9시∼낮 12시30분까지 진행된다. 독서감상문 작성법, 도서관 이용법 등 다양한 독서활용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서울 소재 초등학교 4학년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50명을 선발한다. 동화구연교실은 내년 1월 10일(월)∼14일(금) 5일간 열린다. 수업은 오전 10시∼낮 12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되며 동화구연의 이론, 화술, 동작 등을 배울 수 있다. 서울 소재 초등학교 3학년 재학생 47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13일(월)∼17일(금)까지 종로구 사직동 어린이 도서관 1층 교양강좌실로 가서 하면 된다.736-8912∼3. ●아주학습능력개발연구실(aladin.re.kr) 제10회 알라딘 ‘좋은 공부 습관 만들기’ 겨울 방학 캠프를 개최한다. 캠프는 중학생 과정과 초등학생 과정으로 나누어서 열린다. 내년 1월 10일(월)∼12일(수) 오전 9시∼오후 6시 사흘간은 중학생 대상 캠프가,1월 13일(목)∼15일(토)오전 9시∼오후 6시까지는 초등학생 대상 캠프가 진행된다. 캠프 참가자는 공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환경 조성, 적절한 시간관리법, 필기 방법, 바른 책읽기, 집중력 향상, 나의 성격과 학습방법 등에 대한 집중 강의를 듣게 된다. 캠프 마지막 날 오후 3시부터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부모교육’도 진행된다. 초등학생·중학생 각각 42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캠프 장소는 수원 아주대 율곡관이다. 참가 신청은 전화로 하면 된다.(031)219-1721. ●한국가족치료연구소(kfti.re.kr) 내년 1월 9일(일)∼11일(화) 2박 3일 동안 경기도 광명시 서울 시립 근로청소년 복지관에서 ‘자아발견 및 자긍심 강화캠프’를 개최한다. 인성개발 전문가와 석사 학위를 소지한 상담 전문가들이 캠프 강사로 참여한다. 캠프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은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서 숨겨진 재능을 찾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갖는다. 초·중·고교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내년 1월 3일(월)까지 선착순으로 50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전화로 하면 된다. 참가비 20만원.711-6242. ●영등포평생학습관(ydpllc.or.kr) 2005학년도 상반기 평생학습교실 회원을 모집한다.30일(목)까지 각 강좌별 정원 선착순 마감한다. 성인 과정은 어학·서예·교양·학습·취미·컴퓨터 등 30여개 강좌가 개설된다. 어린이 강좌는 지능개발·리더십 향상·창의력 계발·컴퓨터·겨울방학 특강 등 30여개 강좌가 개설된다. 수강료는 3개월 과정 1만∼3만원,6개월 과정 4만∼6만원 선이다.2676-8884∼6. ●중계평생학습관(junggye.lib.seoul.kr) 25일(토)까지 2005년도 상반기 평생학습교실 회원을 모집한다. 취미·교양·컴퓨터·어학 등 48개 성인 대상 강좌가 개설된다. 유아·청소년 대상으로는 영어동화 읽기·중국어 기초회화·중학논술 등 총 22개 강좌가 마련된다.1∼2개월 과정은 1만∼5만원,6개월 과정은 7만∼9만원,1년 과정은 12만원이다.979-1742∼5.
  • 어린이 풀뿌리과학교실 정착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1동 주민자치센터.‘생활과학교실’에 모여든 초등학생 20여명이 탄성을 자아냈다. 강사인 우세미씨가 로켓으로 꾸민 필름통에 식초와 소다(탄산수소나트륨)를 섞어 넣었더니, 로켓모형은 3초만에 솟아 올랐다. 저마다 “신기하다.”를 연발하는 순간 우씨는 “식초와 소다가 섞이면 이산화탄소가 나와 로켓이 솟을 수 있는 힘을 만드는 거예요.”라고 설명해줬다. ●우리 동네는 ‘과학놀이터’ 영등포구 주민자치센터가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운영하기 시작한 ‘생활과학교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림1동, 영등포1,3동 등 총 11개동의 센터에 설치된 과학교실에는 지금까지 700여명의 초등학생이 참여했다. 과학교실은 영등포구내 동사무소, 이화여자대학교 부설 연구기관인 ‘WISE 지역센터’,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삼박자 팀워크’를 발휘해 진행된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 강사료와 프로그램 개발비 등 연간 1억 4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면,WISE 지역센터가 강사인력을 공급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또 동사무소는 과학교실 운영계획을 짜고 수강생·자원봉사 인력을 모집한다. 우씨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학 현상을 호기심 많은 학생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하려고 한다.”며 “과학 이론을 주입하기보다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과학교실은 마술지팡이 만들기, 개미집 만들기, 스스로 움직이는 철통 만들기, 빨대 비행기 만들기, 정육면체 전개도 그려보기 등 각종 화학·수학실험이 포함되어 있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며 실습이 포함되면 1000∼2000원의 재료비를 부담하기도 한다.1년 과정으로 일주일에 한번(3시간)열린다. ●풀뿌리 과학운동 확산 또 과학교실은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즐길 수 있는 과학 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 5월 조류연구가 윤무부씨를 초청해 ‘과학기술 앰버서드 과학강연’을 연 데 이어 내년 2월에는 구민회관에서 과학영화·과학음악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영등포구는 현재 과학기술부가 진행하는 ‘사이언스 코리아 프로젝트’의 시범 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영등포구를 ‘벤치마킹’(모방)할 과학교실은 전국 3500여개의 읍·면·동에 확대된다. 김형수 영등포구청장은 “과학교실은 주민자치 센터를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공동체 의식도 향상시키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과학교실을 22개 모든 동에 확대운영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과학 저변 확산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영등포구는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서울신문사가 후원하고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최한 ‘제5회 자치행정 혁신전국대회’에서 주민자치 부문 우수 자치구로 뽑혔다. 영등포구 자치센터는 지난 99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현재 22개동 각 센터에서 과학교실을 포함해 한글, 영어회화, 서예, 체조 등 총 152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7급공채 ‘개인발표’면접에 진땀

    지난 2일 마무리된 7급 공채 최종면접을 치른 응시생들은 저마다 “이렇게 어려운 면접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올해 처음으로 ‘개인발표’가 도입된 데다 사례형 문제도 다수 출제되자 응시생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틀간 치러진 면접이 끝나자 온라인의 각종 수험게시판에는 걱정 섞인 이들의 ‘면접후기’가 줄을 이었다. 첫선을 보이면서 응시생들을 긴장시킨 ‘개인발표’에는 청소년 성매매자 명단 공개,CCTV 설치 확대, 사형제도, 대학기부금입학제, 신용불량제 폐지 등 찬반 입장이 명확히 갈리는 사안이 주제로 제시됐다. 한 수험생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답변할 때마다 면접관이 반론을 제기하며 의견을 물어와 식은땀을 흘렸다.”면서 “당시 상황이 너무 무서워 꿈에 면접관이 나타날 것 같다.”고 면접 소감을 밝혔다. 일반행정직에 지원했다는 수험생은 “당황해서 준비한 것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며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신감인 듯하다.”고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개인발표는 미리 작성한 논술문을 참고하며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생각을 정리해 즉석에서 발표하는 행정고시 면접보다는 강도를 다소 낮춘 것이다. 인사위 인재채용과 관계자는 “행시와 달리 7급 시험에는 약술시험이 없기 때문에 글쓰는 능력도 평가하기 위해 발표문을 작성토록 한 것”이라며 “면접자료로 함께 참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능력은 뛰어나지만 불성실한 A와 무능하지만 성실한 B 가운데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길 원하느냐.’,‘결혼을 앞두고 지방발령을 받았는데, 가족들이 반대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민원인들을 위해 행정절차를 단순화한 것이 감사에서 지적사항으로 걸리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아파트 값이 오른다는 내부정보를 접했을 경우’ 등의 사례형 문제들도 응시생들을 땀나게 한 질문들. 면접에서는 이밖에 청년실업문제, 전공노 파업, 농산물시장 개방 대책,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 등 현안에 대한 질문과 함께 전공지식 및 영어회화 평가 등 다양한 방식의 문제가 출제됐다. 올해 개별면접시험은 응시생 1명당 20여분이 소요됐다. 그러나 중앙인사위는 내년부터 이를 40분 이상으로 크게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수험생들은 면접 준비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할 듯하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그림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만난다

    그림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만난다

    요즘 서점의 신간코너에 가면 ‘그림책’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미술작품에 그럴 듯한 이야기를 버무린 단행본들이다. 고전명화에 신화를 섞은 것, 현대작품에 에세이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것, 화가의 삶과 그림 이야기 등등. 전통적 필자였던 미술평론가나 미술사가는 물론이고, 작가 스스로 또는 큐레이터들까지 앞다퉈 글쟁이로 데뷔 중이다. 추측컨대 큐레이터는 나름대로 자신이 쌓아온 흔적과 성과에 대한 정리의 욕구 때문에, 화가들은 작품 이면에 숨은 치열함의 흔적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이 책들은 대체로 쉽게 읽히는 것들이어서 예술에 대한 독자들의 지적 허영심 혹은 갈증을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주엔 특히 각각 특색이 뚜렷한 단행본 3권이 출간됐다. 근대 200년 우리 화가들의 이야기를 묶은 ‘畵傳(화전)’,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서양의 고전명화와 버무린 ‘로망스’, 명화(名畵)란 널리 알려진 그림이 아니라 울적한 가을날 따뜻한 위로가 되는 그런 그림이라고 주장하는 한 젊은 큐레이터의 ‘사랑한다면 그림을 보여줘’가 바로 그것이다. 지은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림속으로 들어가는지, 화가들의 삶과 예술정신의 내면을 어떻게 넘나드는지 보기만 해도 제법 흥미롭다. (최열 지음, 청년사 펴냄,2만 4000원)은 미술사가인 지은이의 말대로 ‘그림을 통해 찾아 헤맸던’ 화가들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만나기로 작정했지만 이미 세상을 떠나버렸기에 문득 그들이 남겨둔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가 그들을 만났다.’고 했다. 한데 그들이 살아 있지 않기에 오히려 텅빈 마음 같아 그들의 빈터에서 편안히 만났고, 그 때마다 글을 썼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만난 그들은 누군가. 바로 19세기 묵장의 영수로 불리는 조희룡에서 격정의 시대정신을 보여준 이응노까지 200여년에 걸쳐 각기 독특한 스펙트럼을 보여준 화가 28명이다. 그 안엔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인연을 보여준 김정희외 허련, 휘황한 천재의 빛을 남긴 김수철, 단아함과 충실함에 깃든 정열의 소유자 윤희순, 우주의 질서에 도전한 유영국, 아름다운 감옥의 죄수를 연상케하는 김환기,20세기 신화의 탄생 박생광이 포함된다. 지은이는 추사 김정희와 제자 소치 허련의 만남을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추사 자신은 난초 그림과 서예에 집중했으므로 회화 창작의 욕망을 구현해줄 누군가 필요했고, 그가 바로 소치였다. 소치는 김정희가 꿈꾸던 세계를 현실에 형상화했고, 이후 남도 산수화의 종장이요 문인산수화풍을 조선에 아로새긴 거장으로 우뚝 섰다.‘세한도’‘산수도’ 등 그의 거칠고도 깔끔한 화폭들은 당대에 이미 절정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었으며, 이같은 허련에 대해 조희룡은 “그림을 통해 시에 들어가고, 시를 통해 선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시종일관 거친 듯하면서 세밀하게, 군더더기 하나 없이 지은이는 당대의 붓장이 28명의 삶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촘촘히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명옥 지음, 시공사 펴냄,1만 4000원)는 중세때 그야말로 ‘전설적인 세기의 사랑’ 이야기를 남긴 4쌍의 가슴저린 로맨스를 뼈대로 한다. 평소 ‘연애의 정수는 로망스임을 의심치 않았다.’는 지은이는 “요즘들어 신파조로 폄하하며 왕따시킨 로망스를 제자리로 복권시킬 필요가 있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미술관장인 그는 먼저 단테의 ‘신곡’에서 로망스의 모티브를 찾는다. 단테가 지옥의 제2원에서 연인 사이인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를 만나고, 이들의 애절한 사연에 충격을 받고 혼절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두 연인이 한 소설속 남녀 주인공의 달콤한 입맞춤에 자극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상대의 입술을 찾고, 지옥까지 함께하는 영원한 연인관계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당대의 거장들이 표현한 그림에 버무린다. 또 아더왕에게 충정을 맹세한 기사 랜슬롯과 아더왕의 부인 귀네비어의 불같은 사랑,‘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서로에게 매혹당하나 끝내 둘 다 세상을 떠난다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가 뒤를 잇는다. 마지막엔 다시 단테로 돌아간다. 단테는 스탕달의 이른바 ‘사랑의 결정작용’을 통해 오염된 영혼을 정화시키고,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는 베아트리체를 얻어 사랑의 완결을 이룬다는 이야기다. (공주형 지음, 학고재 펴냄,1만 5000원)에선 풋풋한 삶의 이야기를 다양한 그림을 통해 이야기한다. 다섯살과 여덟달 짜리 아이를 둔 젊은 주부 큐레이터인 지은이는 때로 왜 내 삶은 밀레의 ‘만종’이 전하는 진정한 평화를 하락받지 못할까, 나는 왜 베르메르의 ‘레이스 뜨는 여자’가 갖고 있는 숭고한 여유를 건너뛰어야 하는 것일까 의아해 한다. 하지만 절망하는 실직자와 그 옆을 지켜주는 한 남자가 등장하는 박수근의 ‘실직’은 엄마이자 아내, 딸이자 며느리인 그에게 상생의 지혜를 일깨워주었고, 김상유의 ‘세심정(洗心亭)’은 삶의 속도에 치여 사는 지은이에게 차 한 잔의 여유를 권했으며, 반복되는 일상의 우울을 하늘 높이 날려보낼 수 있었던 것은 샤갈의 ‘파란 풍경속의 연인’ 덕분이었다고 고마워한다. 어떤 그림이 있어 그 그림이 나에게 오늘 저녁 퇴근길에 동행이 되고, 그 그림 앞에서 가쁜 호흡을 고를 수 있다면 그게 명화가 아니겠느냐며 그는 독자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마치 지은이가 그의 아이들에게 설명하듯 쉽고 다정하게 풀어가는 그림 이야기, 그리고 그림을 보는 눈이 더없이 따사롭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3)‘마산아구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3)‘마산아구찜’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겨울 기운이 느껴진다. 술꾼들은 퇴근길에 소주잔을 걸치면서 화끈한 안주거리를 찾기 마련이다. 여기에 아귀찜이 제격이다. 점심식사나 가족 회식에서도 인기다. 시뻘건 아귀찜에 밥을 비벼 먹거나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 이 글의 방향을 짐작했겠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본디 아귀는 ‘비료’ 정도로나 썼던 바닷물고기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흰살 생선, 즉 조기나 명태, 민어 등을 선호했다.‘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듯’ 못생긴 해물은 기피했다.‘몬도카네’처럼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것 같지만 한국인들의 수산물관은 보수적이며, 선택과 집중을 선호하는 형식을 보여 왔다. ●못생긴 아귀 처음엔 안먹고 버려 뱀장어도 일본의 ‘우나기’에서 전이됐으며, 예전에는 별로 선호하지 않았다. 먹장어(꼼장어) 식용도 근래의 일. 복어도 독이 있어 다루기 까다롭다 하여 그대로 버렸다. 동해안 해장국의 별미인 토속어 ‘삼순이’도 아예 잡으려 들지 않았다. 남해안 어판장에 자주 등장하는 못생긴 물메기도 7∼8년 전까지는 잘 먹지 않다가 미용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갑자기 수요가 폭증했다. 아귀도 못생겼으니 당연히 먹지 않는 어류 반열에 속했다. 선술집에서 막걸리를 먹을 때면 덤으로 내주던 복국이나 아귀탕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은 아직도 아귀를 먹지 않아 전량 한국으로 수출한다는 점.‘아직’이란 단서에 유의할 것이, 김치의 매운맛에 길들여진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 서서히 아귀로 젓가락을 옮기는 이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개불도 징그럽다고 먹지 않다가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면, 먹지 못하는 모든 해산물에 ‘아직’이란 단서를 붙여야 할 성싶다. 워낙 ‘원조타령’이 심한 사회이므로 아귀찜의 원조 역시 분간하기 어려우나 역시 마산이 아닐까. 마산 아귀찜과 군산 아귀찜이 쌍벽을 이루는 인상이지만 역시 원조는 마산 쪽이 맞는 것 같다. 마산에서는 아귀가 ‘아구’로 불린다.1980년대 초반부터 갑자기 매스컴을 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제한적으로 잡히던 아귀 물량이 딸리자 2∼3미에 18만∼25만원을 호가했다. 그러다 중국 수입산이 쏟아지면서부터 가격이 안정을 찾게 됐다. 예전에는 서민, 정확히 말하면 하층민 음식이었다.1000∼2000원에 한 마리를 사서 무를 넣고 푹 끓여 온 식구가 배불리 먹었다. 겨울의 속풀이거나 빈속을 채워 주는 고기였다. 아귀찜이 마산에서 본격적으로 사회화되는 과정에는 한국전쟁이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아귀의 문화사적 배경이라고나 할까. 우선 마산이란 항구도시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도시전문가들이 입에 침을 튀기면서 설명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절반’의 진실만을 담보한다. 뉴욕대 역사사회학 교수인 리처드 세넷이 ‘육체의 경험으로 풀어본 도시의 역사’란 부제가 달린 ‘살과 돌’(flesh and stone)에서 언급하였듯, 코를 자극한 냄새는 무엇이며, 어디서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차려 입는지, 언제 목욕을 했는지, 그러한 ‘도시의 육체’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항구도시들의 ‘육체’는 무엇일까. 역시나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먹을거리다. 우리는 도시와 음식의 기질론 혹은 풍토론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어디 가면 어느 집의 무엇이 맛이 있다.’라는 식의 음식점 순례기가 우리의 지적 수준이다. ●‘매운 음식’·‘화끈한 기질’ 궁합 맞아 아귀찜도 항구도시의 기질 풍토를 교묘하게 반영하고 있으니, 마산의 살아 있는 육체라고나 할까. 맵고 강력한 아귀찜같이 기질이 강한 음식은 음식궁합으로 볼 때 ‘태양’에 속한다. 마산이란 도시의 육체에서 아귀찜은 궁합이 대단히 잘 맞는다. 마산 자체가 한마디로 ‘화끈’한 곳이기 때문이다. 당대적 화끈함에 역사적 화끈함까지 가미돼 아귀찜 같은 먹을거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어느 항구치고 격동의 세월을 겪지 않은 곳이 있을까만 마산항은 변화 정도가 극심했다. 대충 손꼽아 보아도 몽골족이 주축인 원나라의 군사적 요충지, 왜구들의 주요 침입로, 임진왜란의 전투지, 개항장, 일본인 집단거류지, 미군 군수물자 하역항,4·19와 부마항쟁의 진원지,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공단 등 역사적 격변상만도 단숨에 세기 어려울 정도다. 규슈(九州)의 오랜 국제무역항 하카타(博多) 연안에는 장장 20㎞에 걸친 해안 성벽이 있다. 원나라의 침입에 대비해 가마쿠라 시대에 쌓았다고 하여 일명 원구방루(元寇防壘)라고 부르니, 그 진원지가 바로 마산이다. 세기의 대격돌이 마산에서 시작된 것이니, 역사적·운명적으로 태생부터 국제적이었다. 고려 충렬왕 때 4만 여원(麗元) 연합군이 일본 정벌에 나섰을 때 오늘의 마산인 합포를 출진기지로 삼았다. 규슈 북부 해안의 하카타만에 이르러 폭풍으로 말미암아 2회의 원정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때부터 합포가 남해를 아우르는 전략 요충지임이 내외에 알려졌다. 마산항의 본류인 마산포는 조용한 어촌만은 아니었다. 조선 후기에 마산창이 설치되면서 차츰 커지기 시작했다. 시장이 번성하면서 수산물 반입이 활발해져 동해 원산, 서해 강경과 더불어 3대 수산물 집산항으로 손꼽혔다. 만기요람 재용편에 경상도 정기시장으로 오로지 창원 마산장 하나만을 들고 있을 정도다. 조선시대 이후 일제시대를 거치는 동안 남해안의 거제도와 통영·고성 등에서 잡힌 어류는 대개 마산항에 모였다. 구한말에 벌써 이곳에 30여호의 객상이 즐비했으니 그 번창함을 알 수 있다. ●조선후기 3대 수산물 집산항 명성 1899년에 개항하면서 1905년부터 일본집단촌(속칭 지바촌)이 건설된다. 경찰서·재판소·형무소 등이 설치되고, 시가지는 혼마치(本町)·교마치(京町) 등 일본식으로 바뀌었다. 옛 사진을 보면 게다짝을 끌고 돌아다니는 일본인들이 많이 보인다. 일본식 집이 즐비하다. 미곡 적출항으로서 정미업, 조면업, 인쇄업, 조선, 철공, 제빙, 방적, 기타 제조업이 모두 성했다. 빼어난 자연적 기후조건과 양질의 쌀, 맑은 물이 주류와 장류에 적합해 일찍부터 양조산업이 시작됐으니, 마산의 명물 무학소주나 몽고간장 등이 여기에서 비롯됐다.1개 항구도시에 양조장이 20곳이나 되던 곳은 마산뿐이었다. 해방이 되자 이곳에 거주하던 6000여명의 일본인이 모두 돌아갔고 2만여명의 동포가 귀국했다. 이런 ‘인구교체’ 역시 마산의 독특한 변수가 됐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후방 병참기지였다. 소개령으로 시민들이 떠난 마산의 거리는 온통 카키색의 도시로 변해 있었다. 시가지가 온통 미군 일색이었고 마산 제1부두는 전쟁물자의 집산지였다. 한꺼번에 밀려온 피란민들로 전에 없던 특미가 생겨났다. 재래의 마산 특미라면 단연 ‘대구깡다구찜’과 ‘미더덕찜’이었다. 그물에 잡히면 재수없다는 속설 때문에 많은 아귀들이 구마산 선창가에 그대로 버려졌다. 그 아귀를 인근 농부들이 가져다가 비료로 사용했다. 이 천대받던 아귀가 피란민의 공짜 반찬거리로 변하면서 아귀를 말려서 각종 양념을 넣어만든 아귀찜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수입산이 아닌 자연산 아귀는 마산 근해에서 ‘고데구리’로 훑어온다. 해저 밑바닥을 기면서 사는 저서류라 불법 어획도구인 ‘고데구리’가 보편적으로 사용돼 왔고, 어찌 보면 맛있는 아귀를 다량으로 먹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마산 시내에는 아예 아귀찜 골목이 따로 있다. 아귀찜은 이곳에서 아귀찜집을 경영하는 김삼연(57)씨의 ‘초가할매집’에서 출발했다. 나이 스물에 시집와 38여년 동안 아귀찜만 만들었다.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기술을 이제 며느리에게 물려주었다. 애초에는 두 집이었다. 과거에는 아귀를 무쳐 조림으로만 팔았다. 말린 아귀가 너무 딱딱해 여기에 콩나물을 푸짐하게 넣고 조선된장을 풀어 담백한 맛을 살려내고 여기에 맵싸한 고춧가루·콩나물이 궁합을 이뤄 오늘의 마산아귀찜이 탄생했다. 마산에서 다량 소비되면서 전국의 아귀가 마산항으로 모여들었다.‘아귀는 무조건 마산에 가야지만 팔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내장을 걷어내고 씻어서 태양볕에 20여일을 꼬득꼬득 말린다. 이때 1년치를 갈무리하는데, 겨울에 말려야지 여름에는 벌레가 생길 뿐더러 냄새가 나서 말리기가 적당하지 않다. 크기도 중간짜리라야 건조도 잘되고 살집이 말랑말랑해 먹기 좋다. 아귀는 탕, 수육, 해물볶음, 불고기전골, 불갈비, 해물찜 등으로 속속 조리법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중심은 아귀찜. ●아귀 뱃속엔 온갖 생선이 가득 마산 어시장의 터줏대감 격인 권철주 보현수산 대표의 말을 빌리면 “아귀는 정말 ‘아귀’처럼 처먹는다.”뱃속을 따보면 온갖 생선이 수북하게 쏟아져 나온다. 이런 ‘속것’이 너무 많아 김삼연씨는 아예 ‘아귀속젓’을 개발하기도 했다. 갈치 전갱이 꽁치 오징어 장어 돔 도다리 등 아귀의 반을 차지하는 이 ‘속것’들을 버리기 아까워 그걸 모아 젓갈을 담근 것. 그는 “온갖 것이 다 들어 있으니 이 젓갈이 바로 동의보감”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마산 아귀찜은 국물이 걸쭉한 서울 것과는 맛도, 모양도 다르다. 잘 말린 아귀 냄새, 비린내를 없애는 조선된장, 통통하지 않게 기른 콩나물에다 태양초를 빻아 쓰되 매운 것과 덜 매운 것을 섞어 쓰며, 여기에 마산명물인 ‘진동 미더덕’을 곁다리로 넣어 마산 아귀의 오미(五味)를 이뤄낸다.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눈을 맞혀야 제 맛이 든다는 말을 듣자니, 진부령 황태가 여느 북어와 맛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게 아귀찜 하나의 문화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데도 많은 지면이 필요하니, 우리 해산물 모두를 설명하자면 ‘천일야화’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는가.
  • 이한우화백 ‘아름다운 우리강산展’

    한국화단의 원로 이한우(76) 화백이 즐겨 그리는 한국의 풍경은 밝고 낙천적이다. 어찌 보면 환상적인 꿈의 풍경 혹은 피안의 풍경이다. 그의 그림에 해안 풍경이 유난히 많고 섬이나 배가 흔히 등장하는 것은 고향이 남해안 통영인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화면을 지배하는 깊고 강렬한 색조는 통영 앞바다와 하늘의 색깔을 그대로 풀어놓은 듯하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2층 조선화랑에 마련된 ‘아름다운 우리 강산전’은 이한우 화백의 화업 40년을 압축해 보여준다. 이 화백의 작품세계는 크게 세 시기로 나눠 볼 수 있다. 국전에서 잇따라 특선을 하며 주가를 올리던 60∼70년대 초기 작품은 조선시대 목기 같은 고풍스러운 기물과 과일, 채소 등 일상적인 사물이 어우러진 회고 취미의 정물화가 대부분이다. 이 때를 1기라 한다면 2기에 해당하는 70년대 후반은 대상을 몽환적인 채널로 바라본 새로운 조형탐구의 시기다. 사물을 정치하게 묘사하기보다는 자연을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로 처리하는 한편 소재도 정물에서 자연풍경으로 바뀌었다.3기인 80년대 초에서 최근까지의 작품은 여전히 해안이나 농촌의 풍경화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기법 면에서는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윤곽선 없이 색채에 의해 대상을 구분했던 2기의 풍경화와는 달리 모든 대상의 윤곽이 굵은 선에 의해 구획된다. 굵고 검은 선획은 꿈틀거리는 혈맥처럼 힘차다. 선으로 사물의 윤곽을 나타내는 이 화백의 그림은 동양화의 준법(法)을 떠올리게 한다. 준법은 대상을 주름으로 파악해 산수화를 그리는 법. 명암에 의해 사물의 입체감을 표현하는 서양화와 달리 동양화에서는 선의 강약을 통해 명암을 드러낸다. 요컨대 이 화백은 서양의 매재(媒材)를 사용하는 서양화가이지만 동양화적인 발상을 통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이한우의 골기(骨氣) 강한 풍경화는 마치 날카로운 칼날로 대상을 묘파하는 목판의 그것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이번에 출품된 ‘아름다운 우리 강산’ 시리즈 중에는 가로가 3m 넘는 대작도 여러 점 나와 있다. 이 작품들은 조선화랑뿐 아니라 코엑스 1층 인도양홀 벽면에도 별도로 전시돼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풍경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오방색으로 아로새겨진 그림이 조선 민화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프랑스에서 수차례 전시를 열어온 이 화백은 내년 7월에는 프랑스 상원 초청으로 파리 ‘오랑주리 드 뤽상브르’ 미술관에서 초대전도 열 예정이다. 고향에서 상업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방향을 바꿔 그림으로 일가를 이룬 이 화백은 이제 ‘한국적 표현주의’ 회화를 외국에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30일까지.(02)6000-5880.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장롱문화재 250점 광주 나들이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개인 소장 문화재를 선보이는 ‘개인소장 문화재특별전’이 1일부터 15일까지 광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03년도 국무총리실의 ‘비지정 개인 소장 문화재의 공개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이미 지난 2003년부터 서울·부산·대구·대전에서 열렸던 특별전에 이어 5번째다. 전남·광주 지역과 전국의 개인 소장자들이 출품한 회화와 조각, 공예, 고문서, 민속품 등 25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 지역 출신 소치 허련의 산수도와 김홍도의 산수인물도, 조선시대의 백자달항아리, 고려시대의 명품인 청자퇴화연당초문주자 등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소치(小癡)는 조선 후기에 남종화풍의 뿌리를 내린 추사파의 대표적 화가로, 추사 김정희의 문하에서 그림을 배웠다. 중국 원나라 말기의 4대가에 속하는 예찬과 황공망의 화풍을 소화해 산수화에서 자신의 회화세계를 이루었다. 이번에 선보이는 ‘산수도’는 그의 대표작이다. 단원의 산수인물도는 뾰족뾰족한 먼 산과 뒷산의 죽림이 배경을 이루고, 그 앞의 와옥에 선비가 와상에 앉아있는 가운데 앞마당에선 동자가 차를 달이는 정경을 담고 있다. 바위와 산수의 주름은 담원이 즐겨 쓰는 준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청자퇴화연당초문주자(靑磁堆花蓮唐草紋注子)는 능숙한 조각 솜씨와 우아한 빛깔을 보여주는 고려시대의 명품 청자로, 특히 목줄기의 흑백 상감 줄무늬 장식이 돋보인다.1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백자 달항아리는 보기만 해도 둥글고 환한 한국인의 전통적 심성을 보는 듯해 미소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유약에서 비쳐나오는 유백(乳白)의 온화함과 몸체에 흐르는 유려한 곡선, 넉넉하고 포용력 있는 형태에서 조선 백자의 정수로 꼽힌다. 이밖에도 삼국시대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청화어문병을 비롯한 조선 초기의 분청사기류,19세기에 제작된 궤인 ‘강화반닫이’, 조선 전기의 화가 이암의 매 그림인 ‘가응도’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전시기간중 10일부터 12일까지 3일동안에는 시·도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를 갖고 오면 제작 시기와 특징, 문화재로서의 가치, 학술적 가치 등을 평가해주고 감정의견서도 교부해준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이사람] 조선옥새 맥잇는 전각장 민홍규씨

    [이사람] 조선옥새 맥잇는 전각장 민홍규씨

    경기도 이천 시내를 벗어나 설성면 장천4리, 속칭 독정 마을에 이르면 가래나무가 인상적인 시골집이 하나 있다. 전통 옥새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옥새전각장 세불(世佛) 민홍규(51)씨의 집이다. 오죽(烏竹)과 어우러진 능진수원(能盡水源·생명이 다할 때까지 행한다)이라는 당호가, 집 주인이 하고 있는 일이 예사롭지 않은 것임을 일러준다. 토불(土佛) 황식에서 시불(示佛) 황소산, 석불(石佛) 정기호로 이어지는 전통 옥새의 제작기법을 계승해 오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그를 이천 집에서 만났다. ●열여섯살때 ‘석불’ 정기호 만나 인연 “서울생활을 접고 이곳에 내려온 지 10년이 됐습니다. 풍수지리적으로 보면 이곳은 용터라고 할 수 있어요. 땅의 기가 세, 아무나 살기 힘든 터라고 하지만 창작활동을 하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이지요.” 민씨는 자신의 작업이 방해 받을까봐 동네 면사무소에서 만들어준 ‘옥새 보러가는 길’이란 집 안내 팻말도 없애 버렸다고 한다. 옥새는 왕이 사용하는 도장으로, 중국 진시황제가 옥에 새긴 도장을 쓰면서 ‘옥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옥새는 도화원 화공이나 교서관·서자관 관원 중에서 예술성과 장인정신을 인정받는 사람 한 명에게만 그 기술이 전수됐다. 위조를 막기 위해서다. 옥새의 전통을 외롭게 이어가고 있는 민씨로서는 그만큼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 열 여섯 살에 석불 정기호를 만나 옥새와 인연을 맺은 민씨가 조선왕조 옥새 복원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5년 전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의 국새를 만든 전각예술의 대가 석불이 1989년 세상을 떠나자 옥새의 명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그는 밤잠을 잘 수 없었다. 이후 조선왕조실록, 경국대전,‘어보의궤’, 규장각 문서인 ‘보인부신총수’등 옛 문헌을 뒤지며 옥새 제작의 흔적을 찾아내는 데 더욱 몰두했다. ●옥새문화계승 우리나라밖에 없어 잘 알려진 대로 일본은 1905년 을사조약을 체결한 후 고종황제의 옥새를 찬탈하는 데 열을 올렸다. 옥새는 곧 왕권이자 국권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제는 고종이 쓰던 73개에 이르는 옥새를 모두 빼돌렸다. 그중 절반가량은 현재 복원돼 있는 상태. 민씨는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은 해인 지난 98년 일제 때 소멸된 옥새 5과를 경기도 박물관에 복원 기증한 것을 비롯,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옥새를 만들어 기증했다.“돈이나 명예에는 욕심이 없습니다. 우리의 문화를 지킨다는 자부심만이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지요. 주위에서 나의 옥새 작업을 격려해 주는 분들이 쌀이며 가전제품이며 여러가지 정성어린 도움을 주고 있어요.” “전통방식의 옥새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문화혁명 이후 옥새의 맥이 끊어졌고, 일본도 국보급 전각가인 고바야시 도완이 지적했듯이 전통 옥새의 주조기술이 전수되지 않아 재현이 불가능한 상태예요. 국가를 상징하는 옥새는 소중하게 보존 계승돼야 합니다.” 민씨는 먼저 옥새와 옥새전각장이라는 이름의 내력부터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조선 고종 13년(1876)에 제작된 ‘보인소의궤’를 보면 국가를 상징하는 인장을 보인(寶印), 그것을 만드는 장인을 보장(寶匠)이라 적고 있습니다. 그런데 1897년 대한제국으로 국호가 바뀐 뒤 고종이 임금의 도장이 보인, 어보(御寶)등 옥새보다 낮은 격으로 불려왔음을 알고 칙령을 내려 옥새라고 품계를 올려 부르게 된 것이지요. 이때부터 그것을 만드는 장인의 명칭도 보인을 새기는 보장에서 옥새를 ‘전각하는’ 옥새전각장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궁중문화 꽃이자 종합예술 옥새는 궁중문화의 꽃이자 명실상부한 종합예술이다.“옥새는 서예와 조각, 회화, 전각, 연금술, 도자기술, 주조기술 등 적어도 7개 분야를 모르고선 접근할 수 없다.”는 게 민씨의 말. 그런 점에서 민씨는 가히 ‘르네상스 맨’이라 할 만하다.1990년 현대서예협회를 만들어 글씨체 현대화운동을 주도한 민씨는 추상회화와 서예가 접목된 작품들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서예 작품에 나부를 그려 넣어 ‘문제작가’ 소리를 듣기도 했다. 스무살 무렵부터 시작한 목가산(木假山) 작업은 그의 예술가적 독창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두툼한 황유목(黃油木) 판에 부조 형식으로 새겨진 산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예술이다. 민씨는 최근엔 모필 대신 죽필(竹筆)를 즐겨 쓰고, 칡뿌리 끝을 두드려 만든 갈필(葛筆)작업까지 시도하고 있다.‘자연과 호흡하는 예술’을 실현한다는 의미에서다. 또 예서와 행서, 초서, 전서, 해서 등 5체를 섞어 쓴 ‘녹서(綠書)’라는 새로운 서체의 병풍을 완성했는가 하면, 옥새가 묘사된 ‘예궐반차도(詣闕班次圖)’도 그리고 있다.“그러나 중요한 건 다시 옥새입니다. 창작의 고통과 희열은 옥새에 온전히 바쳐질 때 비로소 제값을 다할 수 있지요.” 민씨는 진흙 거푸집을 사용한 전통주조법을 계승하고 있다. 진흙용주(鎔鑄) 기법으로도 불리는 이것은 고대 주조기술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만드는 옥새는 인뉴(印 )에서 더욱 빛난다. 뉴( )는 도장 위에 새겨진 조각을 가리키는 말로, 고대에는 이것으로 관인(官印)의 등급을 표시하기도 했다. 민씨는 최근 삼족오(三足烏) 형상의 손잡이가 달린,4㎏이 넘는 옥새를 4년여 만에 완성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족오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해 속에 산다는 세발 달린 까마귀.“고구려 벽화에는 삼족오가 용이나 봉황보다도 그 위에 그려져 있어요. 격이 더 높다는 얘기이지요. 한 몸뚱이에 발이 세 개라 함은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는 동양사상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지요. 삼족오는 태양의 상징입니다.” ●무형문화재 지정안돼 안타까워 어느새 옥새와 동의어가 된 세불 민홍규. 그에게는 요즘도 일본으로부터 귀화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일본은 문화가 아니라 사람을 수입하려 합니다.” 그의 쓸쓸한 한마디에서는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지금이야말로 살벌한 문화전쟁의 시대가 아닌가. 그런데도 옥새는 아직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민씨는 “문화상등국의 우선순위는 궁중문화의 보존과 대책에 놓여져야 한다.”는 유홍준 문화재 청장의 한 강연 내용을 들려주며 옥새문화는 결코 천민문화가 아님을 누누이 강조했다.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소돌이(小乭伊·옥새 제작용 망치)를 마치 자식인 양 대견스레 들여다보는 그에게서 장인의 체취를 느끼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는 요즘도 하루 두세 시간씩 자며 마당의 대왕가마를 지키고 또 옥새 관련 책들을 읽는다. 그 조그만 결실이 곧 ‘조선 옥새의 비밀-영새부(榮璽 )’(도서출판 인디북)라는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영새부!옥새여 영원하라.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외국인 돕는 TBS ‘입’

    외국인 돕는 TBS ‘입’

    “외국인일까, 한국인일까?” 교통방송(TBS)을 듣다보면 미국인처럼 유창한 영어솜씨로 서울 시내 교통상황을 전해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한남대교, 역삼동, 남대문 등의 고유명사를 어설프게 발음하는 것도 아니다. 교통방송 영어방송팀의 장제니퍼(39)씨, 이에리카(31)씨, 김세형(28)씨, 차경은(24)씨가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매시간 50분 번갈아가며 ‘영어 교통정보’를 진행하고 있다. 장씨와 이씨는 각각 미국·캐나다 국적의 교포이고, 김씨는 미국에 유학다녀온 한국인, 차씨는 국내파다. 이들중 방송 선배는 1년전부터 아리랑FM에서 DJ를 시작한 이씨다. 이씨의 한국생활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2000년부터 시작됐다. 한국에 들어온 지 5년밖에 안됐는데도 친구들이 아무때나 ‘이태원은 밀리지 않느냐, 종로에서 집회는 열리지 않느냐.’등의 전화를 걸어 물어볼 정도로 ‘교통 전문가’가 다 됐다. 그러나 이런 이씨에게도 잊지 못할 아픈 기억이 있다. 언젠가 2호선 지하철 역인 낙성대(落星垈)를 ‘낙성 유니버시티(university)’라고 발음했다. 한국말이 아직은 서투른 이씨가 ‘대’를 대학의 줄임말로 착각했던 것. 방송이 끝나기 무섭게 영어방송팀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이씨는 “비록 ‘사고’였지만 청취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절감했던 기회였다.”고 털어놨다. ‘순수 국내파’인 차씨는 올 2월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그러나 이미 고등학교 시절 경기도 화성의 연극축제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했고, 경기도 안산의 영어마을에서도 영어교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등 외국인 못지않은 영어 실력을 뽐내고 있다. 그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남들과 똑같다. 하지만 대학시절 영어회화 학원을 빠지지 않고 다닌 게 영어를 잘하는 비결이라고. 차씨는 “교통방송 홈페이지에 영어방송의 대본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보면 애청자 가운데 영어를 공부하려는 한국인도 상당수 있는 것 같다.”며 “교통방송을 들으면 영어 공부가 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50여명 안팎의 교통방송 리포터(한국어 방송포함) 가운데 유일한 ‘청일점’인 김씨는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메릴린치, 아리랑TV(기자)등에서 근무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사내 ‘얼짱’으로도 꼽히는 김씨는 “서울에 있는 7만 4000명의 외국인들에게 따끈따끈한 소식을 실시간에 전해준다는 사실이 가장 흐뭇하다.”며 “서울을 국제적인 도시로 만드는 데 일조를 하는데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서울의 운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어느 나라든 교통체증이 있는 것은 같아요. 하지만 짜증난다고 차선을 끼어들어 새치기를 하는 것을 보면 운전하는 사람도 화나죠. 아무리 바빠도 지킬건 지킵시다.”(이에리카씨).“음주운전은 자기 생명을 내놓고 다니는 것과 다름없어요. 술먹으면 대리운전을 이용하더라도 제발 직접하지 맙시다. 맥주 반잔도 위험해요.”(장제니퍼씨)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대문 가좌 뉴타운 ‘공원속 학교’ 5곳 신설

    서대문 가좌 뉴타운 ‘공원속 학교’ 5곳 신설

    서울에서 대표적인 노후 주택 밀집지역으로 꼽혀 왔던 서대문구 남가좌동·북가좌동 일대 35만평이 유비쿼터스 기능을 갖춘 꿈의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홍제·홍은동 5만 6000평은 친환경적인 엔터테인먼트 복합·명품 도시로 변모한다. 서대문구는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좌뉴타운과 홍제 균형발전촉진지구에 대한 개발 기본구상안을 발표했다. 가좌 뉴타운사업과 홍제·홍은동 일대 개발사업은 모두 올 연말 승인 및 공고를 거쳐 내년 3월부터 본격 착수한다. ●사업명 ‘가재울 e파크’ 가좌뉴타운의 이름은 ‘가재울 e파크’. 가재울이란 가재가 많이 산다고 해서 붙여진 홍제천의 옛 이름이다. 현동훈 서대문구청장은 “이 곳을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e’에 교육(education), 생태(ecology), 첨단(e-business) 등 3가지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뉴타운에는 현재 2만 1662가구 5만 5370명이 거주하고 있다.20년 이상 오래된 단독·다가구 주택이 52%로 그동안 민간 위주의 소규모 난개발로 몸살을 앓아 왔다. 이 곳이 2개 주택재건축,5개 주택재개발 구역으로 구분돼 단계별로 7∼28층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변신한다. 개발이 완료되면 단독주택의 비율은 72.9%에서 8.7%로 낮아지고, 아파트는 8.7%에서 92.4%로 높아진다. 이 지역의 교통여건도 크게 개선된다. 구불구불한 남가좌동길과 거북골길의 도로구조가 십자형으로 직선화된다. 특히 거북골길은 도로의 폭은 15m에서 20m로 넓혀진다. ●시냇물·숲길 따라 등교 이 지역에는 현재 학교가 한 곳도 없다. 이곳 학생들은 인근 초등학교(북가좌·연가·신북·중동)에 몰려 많게는 한 학교당 71학급이 있는 등 서울시 기준 36학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발로 뉴타운에 초등학교 3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이 신설된다. 학교는 담을 없애 인근 공원과 어울려 개방된다. 학교 지하에는 주차장과 수영장 등 운동 시설을 조성해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된다. 뉴타운 중심에는 중앙문화공원, 커뮤니티공원, 쌈지공원 등 공원 15곳(1만 9000평)이 만들어진다. 특히 중앙문화공원은 4800평 규모로 도서관, 야외공연장, 생태자연학습장이 설치된다. 또 중앙문화공원과 공원 속의 학교를 잇는 길을 따라 숲이 조성되며 가로축으로는 홍제천의 생물이 살 수 있는 최소공간이 만들어진다. 또 지하철역과 가좌역, 버스정류장, 홍제천과 불광천까지 연결되는 폭 5∼10m, 길이 7.8㎞의 보행자·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진다. 이 길을 따라가면 홍제천과 불광천에 이르고, 월드컵공원과 한강까지 연결된다. 이밖에 사계절을 만끽할 수 있도록 ‘봄 꽃나무길’(벚나무),‘여름 녹음길’(느티·회화나무),‘가을단풍길’(단풍·은행나무),‘겨울수피테마’가로(자작나무·벽오동) 등 특화된 거리가 조성된다. ●유비쿼터스를 갖춘 스마트타운 뉴타운에는 준주거 및 일반주거지역이 뉴타운 주거구역의 97.4%를 차지하는 만큼 최첨단 디지털 시설이 도입된다. 이른바 유비쿼터스 타운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주거·공원·교육 등 주요시설에는 화재나 출입이 자동감지되는 무인방범 시스템이 구축된다. 방송통신망과 무선인터넷망 등 통신망이 깔려 생활가전을 원격 제어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해 냉난방을 관리하는 홈 네트워크가 갖춰진다. 수도나 전기계량기가 디지털로 설치돼 원격검침이 가능해지는 등 통합된 설비관리가 가능하다. 신호등의 신호도 교통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26일 예비학부모대상 현직교사 강의 은석초등학교(www.eunseok.seoul.kr)는 26일(금) 오전 10시30분∼12시 학교 시청각실에서 입학설명회를 연다.2005학년도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들의 바람직한 학교 생활과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현직 교사들이 강의에 나선다. 사립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공립초등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도 참가할 수 있다. 최대 200명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설명회 날 주차장도 무료로 쓸 수 있다.2216-0181. ●영어회화코스 참가자 선착순 모집 화랑초등학교(www.hwarang-s.es.kr)는 ‘초등학생을 위한 영어회화 집중코스’에 참여할 신청자를 모집한다. 이 학교 재학생 120명과 일반 초등학교 재학생 12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학년 제한은 없다. 화랑초등학교와 자매결연한 뉴질랜드 스탠모어 베이 스쿨(Stanmore Bay School)의 원어민 강사 10여명과 전문영어 강사 10명이 10일간 영어회화 집중 코스를 운영한다. 캠프 기간은 내년 1월11(화)∼22일(토)이다. 오전 9시∼오후 4시 하루 7시간 동안 수업하며 말하기·듣기·읽기·쓰기·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참가 희망자는 서울여대 영어교육 프로그램 Swell 홈페이지(www.swu.ac.kr/∼swell)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서울여대 대학원 건물 3층으로 가 접수하면 된다. 지원서 제출 기간은 29일(월)∼12월 3일(금)이다. 참가비 48만원.970-5321. ●1학년 수업공개·학습물 전시회 명지초등학교(www.myongji.net)는 26일(금) 오전 10시∼11시30분 1학년 수업공개 및 학습물 전시회를 연다. 일기·관찰기록물·미술작품 등 명지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그동안 학교에서 수업한 결과물이 모두 전시된다.1학년 학부모와 유치원 학부모 모두 참여할 수 있다. ●25일 내년도 신입생 모집 설명회 동광초등학교(www.dongke.es.kr)는 25일(목)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 유치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2005학년도 신입생 모집 설명회를 연다. 입학 전형 일정과 절차, 교육비 부담 내역, 학교 버스 운행 등과 관련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891-0151. ●전자도서관 ‘생각의 샘터’ 문열어 인천 선인중학교(www.sunin.ms.kr)는 지난 19일(금) 나근형 인천시교육감과 교육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자도서관 ‘생각의 샘터’개관식을 열었다. 교실 4칸 규모의 선인중 도서관은 일반 도서의 대출·반납은 물론 교사업무 공간과 정보검색 공간, 영화 관람 및 영상물제작 공간, 테마 공간 등 학습·문화공간으로 두루 사용될 예정이다.
  • [보러갑시다]

    ●국 악 ■ 박희덕 단소연주회 22일 오후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02)3477-7879. ●콘서트 ■ 홍경민 콘서트 18일 오후7시30분,19일 오후5시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02)522-9933. ■ 솔트레인2004-휘성, 빅마마, 세븐, 거미 인천 콘서트 18일 오후7시 인천실내체육관(032)420-0320. ■ 김목경 콘서트 19·20일 오후7시30분 클럽 사운드홀릭(02)-3142-4203. ■ 유익종 콘서트 19일 오후7시30분 노원문화예술회관 1544-1555. ■ 이승환 콘서트 20·21일 오후6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02)485-7751. ■ 신승훈 구미 콘서트 20일 오후7시,21일 오후5시 구미 박정희체육관 1544-7553. ■ 언니네 이발관 대구 콘서트 21일 오후6시 대구봉산문화회관 1544-1555. ●어린이 ■ 나뭇잎 프레디 12월5일까지 김동수플레이하우스(02)454-3041. 장난꾸러기 나뭇잎 프레디와 친구들이 펼치는 모험담. ■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무기한 목동브로드웨이홀(02)3273-6885. 인기높은 어린이 경제교육서를 가족 뮤지컬로 각색. ●무 용 ■ 기워진 이브 18·19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32-2760. 현대무용가 김정은의 춤. ■ 묵언의 꽃 23·24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516-1540. 정재만, 임이조, 김진홍 등 출연. 벽사춤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전국 남성 명무전. ●클래식 ■ 오페라 사랑의 묘약 21∼25일 평일 오후7시30분, 일 오후4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6-5282. ■ 서울레이디스싱어즈 15주년 기념 연주회 24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665-0061. ■ 이경민 바이올린 독주회 19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780-5054. ■ 드레스덴 성 십자가 소년합창단 25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3472-4480. ■ 한국가곡 대축제-내 마음의 노래 그대 가슴에 19일 오후7시30분 복합문화공간 MIA(02)396-1767. ■ 프랑스음악과 함께하는 자선음악회-파리의 향기 21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472-4480. ●미 술 ■ 오정근 작품전 22일까지 대구 큐브C화랑(053)422-1628.‘신전’으로서의 현대 건축물이 갖는 차갑고 위압적인 면을 형성화. ■ 황인혜 작품전 20일까지 인데코화랑(02)511-0032. 단추모양의 오브제를 사용한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 ■ 고승유묵전 30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 통일신라에서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 ■ 에바 헤세 작품전 19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 미국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여성작가 헤세가 독일에 머물며 제작한 회화와 드로잉, 콜라주, 조각. ■ 이응노 아틀리에전 12월 31일까지 이응노미술관(02)3217-5672.‘통일목침’‘군상’‘문자추상’ 시리즈 등의 작품과 100여 의 기록사진 등. ■ 문자향전 12월5일까지 김종영미술관(02)3217-6484.‘문자의 향기’를 주제로 한 김영대 김종구 노주환 정광호 최인수 등의 작품. 조각가 김종영의 서예작품도 전시. ■ 공간유희전 12월5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공간해석’을 주제로 한 박은선 박충흠 박선기 황인기 황혜선 이동재 등 6인의 그룹전. ●미 술 ■ 오정근 작품전 22일까지 대구 큐브C화랑(053)422-1628.‘신전’으로서의 현대 건축물이 갖는 차갑고 위압적인 면을 형성화. ■ 황인혜 작품전 20일까지 인데코화랑(02)511-0032. 단추모양의 오브제를 사용한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 ■ 고승유묵전 30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 통일신라에서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 ■ 에바 헤세 작품전 19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 미국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여성작가 헤세가 독일에 머물며 제작한 회화와 드로잉, 콜라주, 조각. ■ 이응노 아틀리에전 12월 31일까지 이응노미술관(02)3217-5672.‘통일목침’‘군상’‘문자추상’ 시리즈 등의 작품과 100여 의 기록사진 등. ■ 문자향전 12월5일까지 김종영미술관(02)3217-6484.‘문자의 향기’를 주제로 한 김영대 김종구 노주환 정광호 최인수 등의 작품. 조각가 김종영의 서예작품도 전시. ■ 공간유희전 12월5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공간해석’을 주제로 한 박은선 박충흠 박선기 황인기 황혜선 이동재 등 6인의 그룹전. ●뮤지컬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18∼28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02)501-7888. 배해일 연출, 박완규 김동욱 출연. 예수의 최후 7일을 록음악으로 표현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히트뮤지컬. ■ 모스키토 12월23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의 상황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한 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무기한 팝콘하우스(02)766-8551. 박해미 전수경 출연. 코러스 걸의 스타 탄생기를 그린 탭뮤지컬. ■ 사랑하면 춤을 춰라 12월31일까지 메사팝콘홀(02)2128-7616. 최광일 연출, 함태영 박성준 출연.100분간 쉴새없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 ●연 극 ■ 이발사 박봉구 19일∼12월31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고선웅 작·최우진 연출, 정은표 이승비 출연. 세상이라는 벽에 부딪쳐 절망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 박봉구의 이야기. ■ 버자이너 모놀로그 12월3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02)516-1501. 최진아 연출, 서주희 출연. 여성의 성에 관한 솔직한 독백. ■ 꼽추, 리처드3세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 셰익스피어 작·한태숙 연출, 안석환 장영남 출연. 권력욕에 사로잡힌 광인의 악행과 파멸. ■ 아를르깽, 의사가 되다 28일까지 인켈아트홀2관(02)338-6420. 김태용 각색·연출, 김동곤 이은아 출연. 몰리에르의 원작을 각색한 코러스 뮤지컬. ■ 플라스틱 오렌지 12월5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3-2274. 이난영 작·윤우영 연출, 최일화 김선화 출연. 월남전 참전용사 가족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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