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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화장품 고객 우리가 ‘대세’래요

    요즘 화장품 고객 우리가 ‘대세’래요

    영유아 기초화장품 시장이 화장품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소비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아기를 위한 부모들의 유아용품 구매 심리는 꺾이지 않는 특성이 있는 데다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전용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영유아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에도 이런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화장품 업체들이 저마다 영유아 전용 라인을 내놓고 있을 뿐 아니라 기저귀, 서적 등 아동용품 전문업체들도 속속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피부 전문 제약기업 세타필은 2015년 10월 영유아 전용 라인으로 ‘세타필 베이비’ 제품 5종을 국내에 출시했다. 세타필 베이비는 출생 직후 새로운 환경에서 보습력과 피부 장벽의 기능이 약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신생아부터 생후 36개월까지의 영아를 대상으로 한다. 이 때문에 피부의 자연적인 개선과 보습막 강화를 돕는 캐모마일, 쉐어버터, 알로에베라 등 자연 성분을 사용하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알코올, 미네랄 오일, 동물성 성분을 배제해 자극을 최소화했다. 국내에는 대형마트 코스트코와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으로 현재 이마트, 소셜커머스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국내 출시 전부터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의 요청에 의해 정식 출시된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세타필 측의 설명이다.빌리프도 2011년 6월 ‘빌리프 베이비 보’라는 이름의 유아 전용 저자극 기초화장품 4종(클렌저·로션·크림·오일)을 내놨다. 이후 지속적으로 상품을 개발해 지난해부터는 클렌징워터와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선크림, 자외선 노출로 달아오르고 자극 받은 피부의 진정을 돕는 수딩 젤까지 모두 7가지 제품을 판매 중이다. 비욘드도 2010년 3월 어린이 전용 기초화장품 ‘비욘드 키즈 에코’ 라인 4종(샴푸·클렌저·로션·손 세정제)을 출시한 뒤 확장을 거듭해 지금은 8종을 생산 중이다. 지난해에는 ‘뽀로로’, 올해에는 ‘디즈니’ 등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와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비욘드 키즈 에코 라인에는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먼지와 공해에 노출돼 건조하고 민감해지기 쉬운 어린이 피부에 보습과 진정 효과를 주는 브로콜리싹 추출물, 방울양배추 추출물 등으로 만들어진 ‘그린 스프라우트 콤플렉스’ 성분이 함유돼 있다. 기존의 영유아 화장품 브랜드도 제품을 확대하고 나섰다. 제로투세븐이 운영하는 유아 기초화장품 브랜드 궁중비책은 최근 진정보습을 더욱 강조하며 브랜드 리뉴얼을 했다. 한방 원료를 현대 과학과 접목한 기능성 제품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자체 개발한 ‘오지탕’을 전 제품에 적용해 진정보습 효과를 강화했다. 오지탕은 복숭아나무, 회화나무, 뽕나무, 매화나무, 버드나무 등 다섯 가지 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임상테스트를 통해 피부 장벽 진정효과와 아이 피부의 붉은 기운 완화 효과를 입증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에서 경고한 유해물질 의심 성분 등 26가지 향료 사용을 배제했다. 여기에 유아용품 전문업체들도 잇따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아동복·용품 전문기업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 4월 화장품 원료 전문기업 코씨드바이오팜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슈퍼푸드 퀴노아 추출물 특허성분을 주원료로 한 유아 기초화장품 브랜드 ‘오투베베’를 새롭게 선보였다. ‘퓨토’, ‘에코뮤’에 이어 세 번째다. 오투베베는 전 성분을 미국의 환경단체 EWG의 그린 등급 원료로만 구성해 개발했으며, 잔향까지도 EWG 그린등급의 식물성 오일만을 사용해 만들었다. EWG는 화장품 원료를 유해성의 정도에 따라 안전(그린), 보통(옐로), 위험(레드) 등급으로 구분한다. 출시된 제품은 로션, 수딩젤, 기저귀 크림, 샴푸앤바스 등 4종이다. 분유기업 일동후디스도 최근 유아 화장품 브랜드 ‘베베랩’을 내놓고 시장에 진출했다. 베베랩은 2003년 국내 최초로 산양분유를 출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뉴질랜드 산양유를 발효시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산양유를 발효시킨 성분으로 피부 장벽에 보호막을 생성하고 피부 세포의 결속을 강화하는 기능을 해 피부 속 수분 증발을 막는 원리다. 베베랩 역시 EWG 그린 등급 원료만을 사용했다. 샴푸앤바스, 스파바스, 로션, 크림, 마사지오일, 수딩젤, 수딩스틱밤 등 7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도 영유아 교육업체 한솔교육도 화장품 브랜드 ‘핀덴스킨베베’를 선보이고 활발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초미세먼지, 화학물질 파동 등 환경 문제가 잇따라 부각되면서 안전성이 검증된 전용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영유아 관련 상품은 상대적으로 경기 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해 관계와도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타깃 소비자층과 판매 채널이 한정적인 유아용품이나 의류와 달리 화장품은 한번 인지도만 형성하면 제품 보강을 통해 다양한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다”며 “최근 중국에서도 영유아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각자도생 사회·개인구원 종교는 일란성 쌍둥이”

    “각자도생 사회·개인구원 종교는 일란성 쌍둥이”

    신자들이 교회 출석과 미사 참석을 꺼리고 절을 등진다. ‘탈종교의 시대’다. 일반의 종교 거부와 기피도 갈수록 심해진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전체 국민의 절반을 넘는 56.1%나 된다. 10년 전보다 무려 9%가 늘어났다. 흔히 탈종교의 원인을 사회 변화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외부보다는 종교 자체와 종교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지난 12~13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금선사 해행당에서 레페스포럼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그 종교인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불교, 개신교계의 전문 연구가 12명이 1박 2일 끝장 토론을 벌여 ‘종교 썰물’ 시대 속 종교인의 자세와 역할을 따져 물어 흥미로웠다.●“행복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해야” 탈종교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이도흠 한양대 교수(국문·불교학)는 여섯 개의 키워드를 끄집어냈다. 탈근대적 문화현상과 과학 발달로 인한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의 회의, 시장논리의 종교 침투와 종교 상품화, 시민사회단체의 부상, 종교인에 대한 신뢰 상실, 종교의 사사화(私事化). 주류 종교계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퇴행적이거나 종교의 본질을 망각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꼬집었다. 근본주의의 심화와 영성종교화, 명상·치유·수련회 등 종교 의례와 수행의 대중화에 치우쳤다는 것이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고통과 행복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자기를 낮추며 상대방을 내 안에 들여 섬길 때 종교의 큰 가치인 존재의 생명성에 다가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용표 동국대 불교학부 명예교수는 잘못된 종교교육을 파고들었다. 김 교수는 지배층을 위한 종교 이데올로기의 도구화나 미신적 윤리와 비과학적 사고, 비판적 사고를 약화시키는 종교교육은 종교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 상업화, 특정인 우상화, 현세 기복화, 종교 권력화 같은 비종교적 현상의 심각성에 대한 교단적 차원의 겸허한 자기비판과, 이런 현상을 자초한 종교교육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은 ‘탈종교화’가 아닌 ‘탈사회화’가 문제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사회의 부재는 구조적 위기일 뿐 아니라 정신적, 영적 위기”라며 각자도생을 원리로 하는 사회와 개인구원을 목표로 삼는 종교는 일란성 쌍둥이라고 규정했다. 그 둘은 인간 경험의 사사화를 사회적, 종교적으로 극단화해 공동체를 파괴하는 만큼 탈종교 시대에 종교가 세상의 사랑을 받는 길은 오직 하나, 이 시대의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종교와 종교 아닌 것의 경계를 실선으로 나누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거들었다. “탈종교 시대는 실선 내부에 대한 외부의 저항”이라는 이 교수는 “그 저항이 거세지면서 종교는 타의에 의해 경계를 점선화해 가는 중”이라며 “불교와 기독교의 경계도 점선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종교 화합 이루려는 노력 필요” 한편 박연주 일본 난잔대 종교문화연구소 교수(일본 불교학)는 불교와 일본 고유의 신도(가미신앙)가 밀착된 신불습합(神佛習合)을 예로 들어 원융사상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근대 들어 정책적 강제에 의해 분리되긴 했지만 일본에서 오랫동안 불교와 토착 가미신앙이 조화로운 공존 관계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서로의 신성 안에서 같은 것을 보고 화합을 이루려는 노력 때문”이라면서 “그 공존은 우리 종교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점철된 불안 영감 이끌어 100만 유혹 예술 만만세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점철된 불안 영감 이끌어 100만 유혹 예술 만만세

    ‘유럽 3대 미술제’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의 카셀 도쿠멘타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는 10년에 한 번씩 온다. 베니스 비엔날레 2년, 카셀 도쿠멘타 5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10년을 주기로 열리기 때문인데 올해가 바로 그런 해다.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5월 13일~11월 26일), 제14회 카셀 도쿠멘타(6월 10일~9월 17일), 제5회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6월10일~10월 1일)를 보기 위해 전 세계 미술인들과 예술 애호가들이 흥분된 가슴을 안고 유럽으로 ‘그랜드투어’를 떠나고 있다. 기자도 현대미술의 가장 중요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베니스, 카셀, 뮌스터의 역동적인 현장을 찾았다. 10년을 기다렸고, 이번에 안 보면 10년 동안 후회할 것이 분명하니….물의 도시 베니스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관광객이 넘쳐난다. 운하와 다리, 작은 골목들이 이어지는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풍광과 문화 유적지, 박물관과 미술관 등 볼거리가 많지만 올해엔 비엔날레까지 열리니 금상첨화다. 국가관이 있는 자르디니와 주제전이 열리는 아르세날레를 비롯해 시내 곳곳에 마련된 굵직한 연계 전시들은 무더위를 무릅쓰고 베니스를 찾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85개국 참여… 크리스틴 마셀 총감독 지난 5월 13일 공식 개막한 57회 베니스 비엔날레는 50여일이 지났음에도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수석큐레이터인 크리스틴 마셀이 총감독을 맡은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를 관통하는 주제는 ‘예술 만만세’(Viva Arte Viva)다. 8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자르디니에서 펼쳐지는 국가관 전시와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본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갈등과 충격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오늘날 예술과 예술가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저마다 다양한 방식과 목소리로 보여 주고 있다. 예술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가관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역시 독일관. 안네 임호프의 ‘파우스트’로 이번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독일관에는 항상 긴 줄이 늘어서 높은 관심도를 입증하고 있었다. 작품은 신체의 움직임과 음향만으로 권력과 자본이 장악한 이 시대의 잔혹성과 불안,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나치 시대에 지은 천장 높은 공간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5명의 연기자가 공허한 눈빛으로 바닥에 뒹굴고 유리 밑으로 들어가 절박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가 밖으로 나와 도베르만 개 두 마리에게 쫓기듯 울타리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원래 4시간짜리인데 연기자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2시간으로 줄여서 공연을 하고 있다. 아주 느린 속도로 말없이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하는 연기자들은 절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유리 위에 서서 그들의 절규와 같은 몸짓을 보다 보면 덩달아 불안하고 답답함이 밀려온다.●佛 나무 악기 제작 100명 연주 프로젝트 프랑스관의 그자비에 베이앙은 전시장 내부 벽을 나무로 둘러 녹음실을 만들었다. 작가가 직접 만든 나무 악기를 이용해 100명의 연주자가 돌아가며 연주를 하고 이를 녹음하는 프로젝트다. 덴마크관은 ‘인플루엔자’라는 제목으로 절대적인 암흑을 감상하도록 했고, 영국관의 필리다 발로는 건축 현장의 잔해물로 대형 설치물을, 호주관의 트레이시 모펏은 서정적인 영상과 사진으로 ‘나의 수평선’을 펼쳐 보였다. 구겐하임재단 소유의 미국관에선 추상회화 작가 마크 브래드퍼드가 ‘내일은 다른 날’이라는 제목으로 콜타르를 이용한 추상표현주의적 평면 및 설치 작업과 함께 끝없이 달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선보였다. 조각의 개념을 퍼포먼스로 확장해 주목받는 오스트리아의 에르빈 부름은 오스트리아관 앞에 덤프트럭을 거꾸로 세워 놓고 ‘조용히 서서 지중해를 바라보라’고 하는가 하면 관람자들이 조각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미니밴을 출품해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한국관에서는 이대형 예술감독이 코디최 작가와 이완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카운터밸런스:돌과 산’이라는 주제 아래 코디최 작가가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를 연상하게 하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외벽을 장식하고, 내부는 이완 작가가 수집한 사진들로 꾸며 대한민국의 결코 가볍지 않은 근현대사를 보여 준다. 네온 설치 작업이 눈길을 끌어 개막 당시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정작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것을 담다 보니 주제가 잘 와닿지 않고 산만한 느낌마저 들었다.●‘초록색의 빛’ 본 전시 120명 참여 자르디니의 중앙관과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본전시에는 세계 각국에서 120명의 작가가 출품했다. ‘초록색의 빛’ 프로젝트라는 환경친화적인 작품으로 참여한 올라푸르 엘리아손, 회화와 설치 작품을 출품한 키키 스미스 같은 스타 작가도 포함됐지만 103명이 이번에 처음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크리스틴 마셀 감독은 예술가와 책, 기쁨과 불안, 공동체, 지구, 전통 등 9개의 소주제 아래 다양한 방식으로 진정한 예술지상주의를 구현하려 했다. 오쿠위 엔위저가 총감독을 맡아 ‘모든 세계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지난 비엔날레(2015년)가 정치·사회적 발언으로 일관해 비장하고 칙칙했던 것과 달리 예술가와 예술 행위 자체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한 마셀 감독의 전시는 잘 차려진 성찬을 보는 듯 밝고 발랄했다는 평가다. 전시를 참관한 동국대 미술학부 오원배 교수는 “‘비바 아르테 비바’라는 주제는 예술 행위를 통해 표현될 수 있는 무한함을 보여 주는 기획이었지만 일부 국가관은 참여 작가들의 작품이 의욕에 함몰돼 진부하고 산만한 느낌도 들었다”며 “이는 전시감독이 직접 챙긴 전복적이면서도 스케일 큰 작품들이 눈에 띄는 본전시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명품 기업 예술가와 손잡고 자존심 대결 베니스 비엔날레와 같은 시기에 베니스에서는 세계적인 명품 기업들도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구찌 등 명품 브랜드와 크리스티 경매사를 거느린 프랑수아 피노 PPR그룹 회장의 현대미술 컬렉션 미술관인 푼타델라도가나와 팔라초그라시에서 열리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개인전은 비엔날레 못지않게 화제가 되고 있는 메가톤급 전시다. 예술가와 사업가의 경계를 넘나들어 ‘현대미술의 악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허스트는 ‘난파선에서 건진 보물’이라는 제목으로 두 전시장의 어마어마한 공간을 해저유물을 표방한 작품들로 가득 채웠다. 해저 난파선에서 건져 올린 듯한 조각상과 보물들을 그리스·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보여 주는 콘셉트다. 오랫동안 바닷속에 잠겨 있어 산호와 조개껍데기가 다닥다닥 붙은 해저유물을 전시하고 바로 옆에는 발굴 당시의 사진을 전시해 놓는 방식이다. 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데, 실은 모두가 허구다. 팔라초그라시의 중앙에 설치된 18m가 넘는 거대한 조각 작품 ‘그릇을 들고 있는 악마’가 압권이다. 피노 회장과 허스트는 3년간 비밀리에 진행된 전시 준비에 750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다재단미술관은 베니스의 또 다른 명소다. 프라다 창업자 마리오 프라다의 손녀로 프라다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회장을 맡고 있는 미우치아 프라다가 세운 프라다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배는 물이 새어 들어오고, 선장은 거짓말을 한다’라는 제목의 전시를 마련했다. 줄리어스 시저의 ‘폭풍우는 몰아치고, 우리는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절규를 떠올리게 하는 전시는 이율배반적이고 복잡한 세상을 비꼬고 있다. 작가 겸 영상작가인 알렉산더 클루게, 프라다재단의 예술고문을 맡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토마스 데만트,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 안나 비에브록이 참여했고 우도 키텔만이 큐레이팅한 전시는 적절한 공간 구성과 기획에서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바스키아·뒤샹 등 예술의 성찬 풍성 팔라초포르투니에서는 ‘직감’이라는 주제로 장 미셸 바스키아의 회화 작품을 비롯해 마르셀 뒤샹, 빌럼 데 쿠닝, 막스 에른스트 등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아카데미아미술관 건너편에 있는 팔라초프란체티에서 열리고 있는 ‘글라스스트레스’전은 예술적 매체로서 유리의 가능성을 한층 높인 전시다. 아이웨이웨이의 ‘블로섬 샹들리에’를 비롯해 토니 크래그의 유리로 된 추상 조각, 독일 작가 요제파 가쉬무크의 휴대전화 액정유리를 사용한 추상 조각, 폴 매카시의 작품 ‘유리나무’, 우고 론디노네의 푸른 바다 빛깔의 말 등이 출품됐다. 베니스에 차려진 예술의 성찬을 다 감상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한다. 그래도 세계 최대의 예술축제라는 명성에 걸맞은 감동이 있기에 미술 관계자들은 숙제하듯이 베니스를 찾는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2015년 처음으로 100만명 동원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그랜드투어의 해인 만큼 100만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발랄하고도 묵직한 유화 다시 ‘완판’ 신화 잇는다

    발랄하고도 묵직한 유화 다시 ‘완판’ 신화 잇는다

    소소한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 전시 때마다 ‘완판’을 기록하는 화가 문형태의 35번째 개인전이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유니콘’이라는 제목의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 드로잉, 오브제 작품 75점을 선보였다. 모두 이번 전시를 위해 그린 최신작이다.‘유니콘’에 대해 문 작가는 “반짝거리면서 날카롭고 온순함과 포악함, 즉 선과 악의 공존을 동시에 상징하며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로부터 파생된 기억은 좋은 기억으로 남기도 하지만 복잡한 기억과 아픔으로 인해 마음에 가시로 남기도 한다”면서 “이중적인 유니콘의 뿔은 나 자신을 극복하고 강인하게 성장시켜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작가 자신, 혹은 현대인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심오하지만, 그의 그림은 동화적 감수성이 넘치며 발랄하고 사랑스럽다. 귀여운 남녀가 유니콘에 올라타 손을 꼭 잡고 있거나 독서를 하고, 앙증맞은 고양이들이 교태를 부린다. 작가는 자신의 회화에 대해 “결국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평범한 말이 뿔 하나 달고 비범한 유니콘이 되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이 새롭고 특별하게 보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선화랑에서 갖는 개인전에 출품된 유화는 모두 10호 정도의 작은 그림들이다. 문 작가는 “하루 종일 그림에 매달려 살다 보니 허리가 너무 아파서 앉아서 그릴 수 있는 크기로 작업한 것이지만 오히려 대중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완판 신화는 이번에도 역시 예외가 아닐 듯싶다. 지난 1일부터 전시를 시작하자마자 판매와 예약판매를 의미하는 빨갛고 파란 동그라미 스티커들이 많은 그림들 옆에 붙어 있다. 22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미술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미술

    ●‘강철기, 조선선비견문록, 2017’ 기와, 문고리, 항아리 등 한국적 소재로 전통적인 미와 정서를 구현하는 강철기 작가의 25번째 개인전. ‘궁’이라는 한정된 소재에서 벗어나 전 세계 명소를 탐방하는 조선 선비의 기행문 같은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19일까지, 서울 한남동 조은갤러리. (02)790-5889. ●‘아산 조방원-나그네를 기다리는 그 어느 산속의 집으로’ 한국 근현대 격변기에 전통 회화의 계승과 변화를 통해 수묵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이룩한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월하’ 등 작가 특유의 조형어법과 정감 넘치는 소재를 담은 작품들이 선보인다. 8월 15일까지, 광주 북구 광주시립미술관. (062)613-7100.
  • 법무부, 외국인 강사 에이즈 검사 의무 폐지…유엔권고 수용

    법무부, 외국인 강사 에이즈 검사 의무 폐지…유엔권고 수용

    외국인 회화 강사들이 국내에서 활동하기 위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제도가 폐지됐다. 다만 필로폰·코카인·대마 등 마약류 검사는 종전처럼 유지한다.법무부는 회화지도(E-2)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 강사들이 앞으로는 에이즈 검사를 받지 않아도 사설 학원과 초·중·고교에 취업할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이전까진 취업하려면 국내 의료 기관에서 발급한 에이즈와 마약류 검사 결과서를 제출해야 했다. 3일부터 시행된 새 법무부 고시에 따르면 외국인 강사들은 이제 에이즈 검사는 제외하고 필로폰,코카인 등 마약류 검사만 의무적으로 받으면 된다. 외국인 회화 강사들은 에이즈 의무검사가 국제적으로 보편성을 인정받지 못한 차별적 제도라면서 폐지를 촉구해왔는데, 이번에 정부가 논란 끝에 이런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2012년 국내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한 뉴질랜드 출신 A씨가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진정을 낸 것을 시작으로 에이즈 의무검사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는 2015년 5월 영어 강사 고용 조건으로 에이즈 검사를 받도록 요구한 것은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 여성에게 정신적·물질적 피해 보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9월 정부에 E-2 비자 대상 원어민 회화 강사들에게 에이즈 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관행을 중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정취 가득 서울의 옛이야기

    [그 책속 이미지] 정취 가득 서울의 옛이야기

    서울산수/이태호 지음/월간미술/272쪽/1만 8000원서울은 어느새 무심한 풍경의 도시가 됐다. 하지만 18~19세기 한양을 담은 도성 지도나 실경산수는 선인들의 눈에 이 도시가 애정과 긍지의 대상이었음을 보여 준다. 종로구 필운대 언덕에서 펼쳐지는 봄의 꽃 잔치를 담은 ‘등고상화’(18세기 말 송월헌·임득명 그림), 청록 담채로 도봉산의 싱그러운 여름 풍경을 채색한 ‘도봉서원도’(18세기 중반 심사정 그림) 등은 계절마다 다른 서정과 정취를 흩뿌렸던 도시의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서울을 그린 산수화의 실제 풍경을 꼼꼼히 답사하며 잊혀졌던 서울의 아름다움을 드로잉, 회화 등으로 되살려 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카메라만 대도… 밤과 밤 구별해서 번역

    카메라만 대도… 밤과 밤 구별해서 번역

    ‘해외 휴가지에서 길 찾을 때도, 식당에서 음식 주문할 때도….’ 여름 휴가철 해외 현지서의 의사소통은 적잖은 고민거리다. 인터넷 포털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내놓은 통·번역 애플리케이션과 오프라인 기기들을 이용하면 말과 글이 안 통하는 어려움을 덜 수 있다.한글과컴퓨터는 KT 데이터로밍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자동 통·번역 기기(OTG-USB)인 ‘지니톡 오프라인’ 을 지난 1일부터 인천공항에서 일 100개씩 선착순 무료로 주고 있다. 스마트폰에 꽂기만 하면 인터넷 연결 없이도 인공지능 기반 통·번역 서비스인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4개국 언어가 제공된다.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이용 가능한 점은 아쉽다. 이 기기가 없어도 온라인 앱인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 다운로드받아 사용할 수 있다.네이버 앱인 ‘파파고’ 와 구글 번역기 앱은 모두 음성·이미지 인식 기능이 지원된다. 통계 기반 번역보다 2배 이상 뛰어난 인공신경망 기술을 최근 채택해 통·번역이 한결 매끄러워졌다는 점을 둘 다 앞세웠다. 한발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은 지원언어가 100여개로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등은 물론 베트남어, 말레이어, 아랍어, 체코어 등도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언어를 다운받아 놓으면 오프라인상에서도 번역기를 돌릴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인 파파고는 인터넷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하지만 영어, 일본어, 중국어 ‘글로벌 회화’는 오프라인으로도 찾아볼 수 있어 편리하다. 파파고는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에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했는데, 특히 일상언어나 유행어는 구글 번역기보다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멘붕’, ‘생얼’ 같은 단어들도 영어로 무리 없이 번역되어 나온다. ‘오늘 밤에 밤 구워 먹을까?’를 구글 번역기로 돌리면 ‘Do you want to have dinner tonight?’, 파파고로 하면 ‘Shall we roast chestnuts tonight?’로 뜬다. 다만 200자가 넘어가면 기존 통계 기반 번역으로 돌아가 번역의 질이 떨어진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베트남어, 대만어를 연말까지 확충하겠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메뉴판을 찍어 올리면 번역해 주는 이미지 번역은 낯선 음식을 주문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구글 번역기는 한발 더 나간 ‘워드렌즈’ 기능을 선보였다. 사진을 찍지 않고 카메라만 갖다 대도 실시간으로 번역을 해 준다 . ‘미니’는 일종의 작은 번역창으로, 모바일 브라우저 속 다양한 텍스트가 바로 현지어로 변환된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번역이 필요한 부분을 복사하면, 자동으로 번역된 내용을 보여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산문은 시에 못 담은 이야기… 새로운 시를 향한 답장이죠”

    “산문은 시에 못 담은 이야기… 새로운 시를 향한 답장이죠”

    “산문은 시에 담지 못한 이야기이자 새로운 시를 향한 답장이에요. 첫 시집에서 할 말이 남았는데 다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때와 겹치는 이야기와 정서, 이미지를 정리하고 가면, 다시 새로운 편지(시)를 쓸 수 있을 테니까요.”●첫 시집 출간 5년새 8만 4000부 팔려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로 시집으론 드물게 베스트셀러 순위에 장기 집권하며 일반 독자들도 시의 자리로 불러들인 박준(35) 시인. 그가 첫 산문집을 펴냈다. 시집이 출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8만 4000부(31쇄)가 나간 스테디셀러여서일까. 시와 수필이 유연하게 몸을 바꾸는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난다)도 출간 일주일도 안 돼 중쇄, 2만부를 찍었다. 스물다섯이던 2008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그는 여느 젊은 시인들과 다른 결과 서정을 품은 시로 말을 걸어왔다. 실험과 파격이 미덕이 된 요즘 시와 어울리지 않는 그만의 정겹고 서러운 1970년대식 서정은 어디서 배태된 걸까. “어릴 때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소극적이다, 내성적이다’였어요. 지금은 사회화가 많이 됐지만(웃음) 본래 성격은 지워지지 않아 세상 만물에 비해 느리고 주저하고 오래 생각하곤 하죠. 그런 태도가 죽음이든, 이별이든 과거의 시간을 오래 제 안에 머물게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안 나아가고 슬퍼하고 있는 거죠.” 산문집에서 그는 ‘시를 짓는 일이 유서를 쓰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고 고백한다. 고백대로 그의 작품은 죽음, 가난, 이별 등 ‘숱한 사라짐의 기록’이다. 이번 수필들 역시 사라짐의 기억들 때문에 앓고 울었던 민낯을 답장처럼 드러낸다. 하지만 그가 건넨 말들은 눅눅한 습기를 머금는 대신 어느새 말간 기운으로 툭툭 등을 쳐준다. ‘운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더 울라’는 듯이. 시인이 삶의 장면 장면마다 불러내는 말이 위로가 됐다는 어느 선생님이 건넨 말처럼 말이다. “사는 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63쪽) ●두 번째 시집 내년으로 늦춰 70여편 담을 듯 시인은 당초 산문집과 비슷한 시기에 두 번째 시집을 펴낼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늦췄다. 새 시집 원고를 묶다 보니 첫 시집과 산문집의 연장선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어 70편 가운데 20편을 없애고 다시 쓸 예정이라고. “첫 시집에선 제 말 하기 바빴다면 두 번째 시집은 타인의 말을 듣고 대화하고 타인이 대신 쓰는 시로 엮일 거예요. 나의 기억, 나의 말하기에서 타인과의 만남, 관계의 말하기로 변화하는 과정이죠.” 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나는 무기계약직 공공근로자다] 보너스 없고 승진 없고… 20년 일해봤자 달랑 월급 200만원

    [나는 무기계약직 공공근로자다] 보너스 없고 승진 없고… 20년 일해봤자 달랑 월급 200만원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면서 청소아주머니나 인부 등 공무직에 대한 처우 개선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상시적·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고용개선 추진’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상당수 공무직의 바람대로 공무원에 준하는 수준의 대우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좀더 필요해 보인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직’은 공무원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은 공무원이 아니다. 일반인은 공무원과 공무직 모두를 정년을 보장받고 공직을 수행하는 직업공무원으로 본다. 언론에서도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공무직 근로자를 공무원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무원과 공무직은 적용되는 법이 다르고 처우나 활동 범위도 구별된다.공무원은 국가 혹은 지방 공무원법에 따라 임용돼 공공 업무를 담당한다. 반면 공무직은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기간을 정하지 않고 개별 혹은 집단 근로 계약을 체결해 일한다. 이들에게는 공무원법이 아닌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같은 직장에서 일해도 공무원과 공무직은 다른 행동을 보인다. 법적인 지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공무원에게는 단체행동권(파업권)이 없어 파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공무직은 법적으로 일반 근로자여서 정치활동이 자유롭다. 공무원은 근로자의 날(5월 1일)에 출근하지만 공무직은 이날 일하지 않는다. 공무원은 점심시간이 근무시간에 포함되지만 공무직은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 공무직은 공무원법 아닌 근로기준법 적용 특히 처우에 있어서 이들의 차이가 뚜렷하다. 일부 환경미화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경우 20년 이상 일해도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받기 어렵다. 같은 기간을 일한 공무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공무직은 보통 기본급에 근무기간에 따른 장기근속수당을 추가해 받는다. 일반 공무원이 호봉급에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임단협 결과를 반영한 임금 상승분을 추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공무직에게도 공무원 호봉제에 준하는 임금 체계를 적용하는 곳들이 늘고 있지만 복지포인트와 연차수당 등에서는 여전히 공무원과 큰 차이가 난다. 공무직은 경력 산정이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서울대공원에서 셔틀버스 운전기사로 8년간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최근 공무직이 된 최은희(40·여)씨도 단 2년만 경력으로 인정받았다. 최씨는 “8년 전이나 지금이나 서울대공원에서 똑같이 일하는 것인데 비정규직일 때의 경력은 인정해 줄 수 없다는 (대공원 측)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해했다. 김정채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고용노동부 노조위원장은 “정부부처가 공무원 수를 늘릴 수 없다 보니 편법으로 공무직을 뽑아 쓰는데 문제는 이들이 공무원과 사실상 같은 일을 하면서도 급여 등에서 차별받는다는 데 있다”면서 “지금 체제에선 오래 일할수록 공무원과 공무직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지는 구조여서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 직접 고용으로 처우 개선 노력 정부도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2012년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실시해 비정규직 수와 임금, 상여금 지급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도 비정규직 근로자를 공무직으로 직접 고용해 처우를 개선해 주려 애쓰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공공기관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공무직으로 직접고용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크게 올랐지만 사용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광주시는 시 본청과 공공기관의 간접고용 노동자 772명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직접고용한 지 2년이 지난 74명은 올 초 공무직이 됐고 나머지도 연말까지 공무직으로 모두 전환할 계획이다. 시가 직접고용으로 전환한 74명에 대한 예산을 분석한 결과 간접고용 때는 2년간 55억원이 소요됐지만 직접고용 전환 뒤로는 2년간 50억원 정도로 4억원 넘게 줄었다. 그렇다고 시가 이들의 처우에 소홀했던 것도 아니었다. 2011~2014년 광주시 공무원 임금은 평균 3.27% 올랐지만 같은 기간 공무직은 7.15% 상승했다. 또 이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때 임금을 8~15% 인상하고 연가 및 경조 휴가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다. 시는 “외주업체와의 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세, 업체 이윤 등이 절감돼 공무직 전환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지자체 예산도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늘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응당 누려야 할 몫’을 이들에게 빼앗긴다고 보는 일부 공무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 “기간제 교사 정규직되면 임용고시 왜 보나” 최근 교육공무직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교육공무직법) 제정안이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로 국회에 상정됐다가 2주일 만에 철회됐다. 37만명에 달하는 학교 내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공무직)으로 전환하려는 것이 목표였지만 교사와 교육공무원, 공시생(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의 반발로 좌초됐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 홈페이지 등에는 수만 개의 반대 댓글이 달렸다. 이들은 “시험도 안 본 사람을 공무원과 똑같이 대우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공무직에 호봉제를 도입하면 이들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공무원에 준하는 처우를 받게 된다”, “공무직 위상을 높여 주려면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 기존 공무원 처 우만 나빠진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약자들의 치킨게임’이라고 비판했다. 취재 중 만난 한 교육공무원은 “우리들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영어회화 강사나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이 되면 몇 년을 노력해 임용고시를 통과한 교사들은 뭐가 되느냐”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환경미화 일을 하는 한 공무직은 “아이들이 부모 직업을 부끄럽지 않게 적어 낼 수 있도록 명칭만이라도 ‘공무원’으로 통일하면 좋겠는데 이마저도 기존 공무원들의 반발 등으로 가로막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미술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미술

    ●‘야수카 M- 기억 속 풍경’전 일본 다마미술대학에서 조각을 공부한 뒤 도쿄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철판을 부식시켜 그림을 그리는 러스트 드로잉 기법으로 세계관을 표현한다. 철판 위에 생기는 녹, 부식의 기복으로 묘사한 풍경, 동식물 작품을 선보인다. 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갤러리 담. (02)738-2745. ●‘이은선: 공명’전 조소와 뉴미디어를 전공한 작가는 사진,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야외 프로젝트를 비롯한 공간 작업을 통해 ‘관계’의 속성을 시각화하고 탐색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관계가 여러 변수에 의해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확산하고 증폭되는 상황들이 가시화된 작업들이 소개된다. 8월 12일까지. 서울 삼청동 피비갤러리.(02)6263-2003.
  • ‘여든 살 청년’ 문학평론가 백낙청, 한국 문학·사회과학 쟁점 이야기

    ‘여든 살 청년’ 문학평론가 백낙청, 한국 문학·사회과학 쟁점 이야기

    백낙청 회화록 6·7/백낙청 회화록 간행위원회 엮음/창비/676·624쪽/각 2만 8000원문학평론가 백낙청은 올해 산수(傘壽·여든)를 맞았다. 2007년 펴낸 3000여쪽에 이르는 회화록(1~5권)과 이번에 나온 후속작(6~7권)은 1968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50년에 걸친 한국 문학과 사회과학 논단의 중요 쟁점을 대화 형식으로 생생하게 담고 있다. 6~7권은 이명박 정부 직전부터 박근혜 정부 말기 촛불시위의 성과가 가시화되던 시점까지 10년간의 이야기다. 총 54편의 회화는 사상가이자 문학평론가, 사회운동가로서 백낙청의 열정적인 연구와 실천의 현장을 생중계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정영환 작가 “김 여사 옷 너무 잘 어울려 깜짝 놀라”

    정영환 작가 “김 여사 옷 너무 잘 어울려 깜짝 놀라”

    “전용기에서 내릴 때 의상을 처음 봤는데 너무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김정숙 여사가 첫 방미 의상으로 입은 상의의 하얀 바탕에 푸른 숲 그림이 화제다. 패션 디자이너 양해일이 서양화가 정영환(47)의 회화 작품을 빌려 완성했다.두 사람은 2015년 수원시립미술관 개관 기념 특별행사인 ‘아트 콜라보 패션쇼’를 위해 협업으로 이 의상을 처음 선보였다. 독자 브랜드 ‘해일’로 활동하는 양 디자이너는 평소 화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작품 같은 의상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정 작가는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부인께서 입는다는 소식을 듣고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무척 감사하다”면서 “회화와 패션의 조합을 영부인이 직접 보여 주셨기에 예술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는 계기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수원에서 활동하는 순수 국내파 화가로 17년간 예술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정 작가의 작품은 청색 계열로 자연을 일관되게 묘사하고 있다. 영부인 의상에 프린트된 그림 역시 ‘그저 바라보기-휴(休)’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지난 3월 열린 ‘2017 화랑미술제’에서도 같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서 같은 자연도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며 각기 다른 채도의 파란색과 대비를 이루는 흰색이 만든 자연 풍경을 담았다. 그것은 익숙하면서도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신비로운 찰나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작가는 오는 8월 서울 마포구 벽과나사이 갤러리에서 6번째 개인전을 연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예술과 사료로 짚어보는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

    예술과 사료로 짚어보는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

     예술작품과 사료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과 희생을 기억하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여성가족부는 다음달 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특별기획전 ‘하나의 진실, 평화를 향한 약속’을 연다고 30일 밝혔다. 강제동원된 위안부 피해자가 세계적인 인권 문제로 떠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사료, 회화·설치미술품 등이 전시된다. 1938년 위안소 설치에 일본 군경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육군성 부관 통첩’, 1942년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기록이 담긴 ‘육군성 업무일지’, 해방 이후에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 831명의 이름이 적힌 명부 등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그동안 보도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주요 뉴스 및 영상을 모은 미디어콜라주, 피해자들 모습을 담은 사진작품 등도 전시된다. 한국·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의 실제 증언 내용, 재미 한인작가 이창진이 재현한 위안소도 볼 수 있다.  전시에는 국내외 1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강애란은 성노예로 지내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영상에 담은 ‘위안부 연작’을 냈다. 네덜란드 사진작가 얀 배닝은 인도네시아 위안부 피해자들을 클로즈업한 사진작품을, 일본 작가 도미야마 다에코는 일본 제국주의와 전쟁의 상징들을 배치한 회화를 전시한다. 이정심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올바르게 역사를 인식하고, 한일 양국의 문제를 넘어 인류 보편의 여성인권 문제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이어 전북대박물관, 대전문화재단 산하 예술가의 집,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9월 2일까지 차례로 열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정숙 여사 패션, 신뢰 상징 ‘파란색’과 한국적 美

    김정숙 여사 패션, 신뢰 상징 ‘파란색’과 한국적 美

    김 여사가 아이디어 낸 ‘버선 슈즈’, 힐 형태… 전통·현대의 조화로움 만찬 때 입는 천연 ‘쪽물’ 염색 한복, 결혼 때 친정어머니가 준 옷감지난 28일 성남 서울 공항.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첫 해외순방길에 오른 김정숙 여사의 신발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버선코의 선을 힐(heel·굽이 있는 여자 구두) 형태에 적용한 검은색 ‘버선 슈즈’를 신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버선 슈즈는 김 여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었다”면서 “버선코의 아름다운 선을 살리고 굽을 높여서 힐 형태로 만든 신발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나타내는 한국적 미(美)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9일 새벽(한국시간)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 전용기에서 내리는 김 여사는 이번엔 하얀 바탕에 푸른색 나무 그림이 덧입혀진 독특한 상의를 입어 또 한 번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옷에 그려진 푸른색 회화작품은 국내 한 작가의 것으로 팍팍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 주최 백악관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김 여사는 친정어머니가 물려준 옷감으로 만든 한복과 함께 자개 공예로 장식한 ‘나전 클러치’(손가방)도 선보인다. 환영 만찬에서 입는 김 여사의 한복은 문 대통령과 결혼할 때 어머니가 주신 옷감을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하는 전통방식으로 염색해 한국 고유의 색을 살린 것이다. 김 여사의 어머니는 수십 년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해 김 여사는 어릴 적부터 한복과 전통 옷감에 대한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복이 일상에서 많이 활용돼 침체된 한복옷감 시장이 다시 활성화했으면 좋겠다는 김 여사의 바람도 담겨 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김 여사는 30일엔 노인복지시설인 아이오나(IONA)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미술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할 때 우리나라 전통 민화인 ‘문자도’를 모티브로 한 문양이 그려진 블라우스를 입는다. ‘효제충신’(孝悌忠信) 민화 문자도의 글자 중 우애를 상징하는 ‘제’(悌) 자를 본뜬 문양은 미국을 형제관계로 여긴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 의상은 지난 3월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방미 기간 중 의상에 파란색을 강조했다”면서 “파란색은 편안함, 신뢰, 성공, 희망을 나타낸다.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첫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후 카렌 펜스 부통령 부인 주최 오찬과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초청간담회 등을 통해 한·미 간 우애와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어머니 한복·버선슈즈’…김정숙 여사 의상에 담긴 뜻

    ‘어머니 한복·버선슈즈’…김정숙 여사 의상에 담긴 뜻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미 길에 오른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화제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의 정상만찬에 친정 어머니가 물려준 옷감으로 만든 한복을 입을 예정이다. 김정숙 여사는 한국 대통령 취임식 때 배우자로서 사상 처음으로 한복을 입지 않았다.김 여사가 입을 한복은 문 대통령과 결혼할 때 어머니가 주신 옷감으로 만든 것으로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하는 전통방식으로 한국 고유의 색을 살렸다. 김 여사의 어머니는 수십 년간 서울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께서 한복이 일상에서 많이 활용돼 한복 옷감 시장이 다시 활성화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김 여사의 한복은 화려함 대신 단아함과 우아함을 살린 디자인으로 제작됐으며, 한복과 함께 들 손가방은 한국적 소재인 나전(螺鈿)으로 장식했다. 신발은 버선코의 곡선을 살린 ‘버선 슈즈’를 착용할 예정이다.김 여사가 미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릴 때 착용한 하얀 바탕에 푸른색 나무 그림이 새겨진 상의는 국내 회화 작가의 그림을 프린팅한 옷이다. 팍팍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숙 여사는 방미 기간 의상에 파란색을 강조했다”며 “파란색은 편안함, 신뢰, 성공, 희망을 나타낸다.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첫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민화를 모티브로 한 블라우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의상은 지난 3월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이 옷의 문양은 효제충신(孝悌忠信) 민화 문자도의 글자 중 ‘悌(제)’ 자의 마주 보고 앉은 새 모양을 반복 배치해 만든 패턴으로 미국을 형제 관계로 여긴다는 의미가 담겼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한국 세계평화작가 등 3명 ‘경기도를 빛낸 자랑스런 도민’에 뽑혀

    한한국 세계평화작가 등 3명 ‘경기도를 빛낸 자랑스런 도민’에 뽑혀

    경기도는 세계 유일의 세계평화작가로 중국 연변대 예술대학 한한국 객좌교수 등 3명이 ‘경기도를 빛낸 자랑스러운 도민’에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한 세계평화작가는 한글로 ‘세계평화지도’를 제작해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상자 3명 가운데 김우규(79)씨는 20년간 고양시 향토문화재 제58호인 고양 상여·회다지 소리를 복원·보존한 공로로 선정됐다. 또 서예가 김종태(75)씨는 독창적인 한글서체인 선화체를 개발하는 등 한국 서예발전에 기여했다. 세계평화작가인 한 교수는 한글로 ‘세계평화지도’, ‘중국평화지도’ 등을 제작해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 왔다. 세계평화지도는 세필로 해당 국가의 역사·문화뿐 아니라 평화·화합의 메시지를 한글로 기록한 지도다. 뿐만 아니라 한 교수는 23년 동안 지구촌 36개국 ‘한글 세계평화지도’를 제작했다. 이 가운데 22개국 지도를 2008년 UN 대표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같은 해 한글 8만자로 된 ‘한반도 평화지도’를 제작해 북한에 기증했다.이 밖에도 한 교수는 세계평화와 조국의 평화통일 의지 확산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7글로벌평화공헌대상을 비롯해 2017국제평화대상, 2017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미술부문), 4·19 자유평화공헌대상, 한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국제평화언론대상 등 50여 개 상을 수상한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김포시 홍보대사인 한 교수는 6개 종의 독창성이 뛰어난 한글서체를 개발해 한글·서예·미술·지도·측량을 융합 디자인한 서예회화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세계평화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수상자는 증서나 상패, 경기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 각종 위원회 위원 위촉, 도정 주요행사 참석초청 소개, 교육강사 초빙, 국내외 시찰 등 다양한 혜택과 예우를 받는다. 경기도는 다음달 10일 수상자 3명에게 자랑스러운 경기도민 증서와 상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알쏭달쏭+] 개와 고양이는 왜 머리를 긁어주면 좋아할까?

    [알쏭달쏭+] 개와 고양이는 왜 머리를 긁어주면 좋아할까?

    인류 최고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 항상 우리 곁에서 개와 고양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런저런 행동으로 보여주지만 인간은 이를 다 읽어내지는 못한다. 여러 행동 중 개와 고양이는 인간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긁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면 왜 개와 고양이는 사람이 머리를 긁어주면 좋아하는 것일까? 최근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스사이언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우리가 경험적으로 느끼는 것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전문가들의 주장은 주인이 하품을 하면 따라하는 반려견의 행동처럼 공감이 간다. 먼저 인류를 집사로 둔 지구의 지배자 고양이. 스스로 털을 핥고 정돈하는 그루밍을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사람이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그루밍의 일종이다. 특히 머리와, 턱, 뺨 등은 고양이 스스로 그루밍을 할 수 없는 위치라는 점, 여기에 새끼 때 어미가 해주던 것을 사람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고양이에게 놓칠 수 없는 '유혹'이다. 한 가지 더, 생물학적인 이유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캠퍼스 미켈 델가도 박사는 "고양이의 호르몬 분비선은 이마와 뺨, 턱 등에 집중돼 있다"면서 "사람이 고양이 머리 부근을 긁는 행동은 이를 자극시켜 몸 전체로 퍼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도 고양이는 벽이나 다른 고양이에게 머리를 문질러 이같은 행동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개는 고양이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개가 주인에게 다가와 머리와 귀를 부비는 것은 애정과 관심의 행동이다. 그러나 개 중 일부는 사람이 머리 긁는 것을 싫어한다. 코넬 대학 수의학과 레니 카플랜 박사는 "일부 개들은 사람이 머리를 긁거나 머리 위로 다가가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이는 지배의 제스처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히 사회화되지 않은 개나 낯선 사람과 상황을 두려워하는 개가 있다면 머리를 긁는 것이 처벌로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대화능력 갖춘 AI 구현되면 인공지능 행정 서비스 가능”

    “대화능력 갖춘 AI 구현되면 인공지능 행정 서비스 가능”

    삼성·네이버·SK 등 사례 발표 지방세 납부시스템 등 접목 기대 요즘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인 ‘인공지능(AI) 비서’가 좀더 발전해 사용자 지시 없이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강(强)인공지능’이 되면 국가 행정은 어떻게 변할까. 행정자치부는 AI 비서가 세금 납부와 영유아 검진, 복지사업 등 대민(對民) 업무 전반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국민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것으로 낙관한다.AI 비서가 사용자 동의를 얻어 지방세 납부 사이트 ‘위택스’나 연말정산 사이트 ‘홈택스’ 등에 접속해 세금 납부나 환급 등을 대신 처리해 세금 연체나 과·오납을 없앤다. 어린아이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영유아 검진’ 사업이 가능해지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정에 긴급 지원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담당 공무원에게도 AI 비서가 정확하고 적절한 업무 정보를 알려줘 행정 착오를 크게 줄인다. 애플의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 AI 비서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는 가운데 이런 것들이 앞으로 국가 행정 서비스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행자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AI 비서를 주제로 ‘워크 스마트 포럼’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와 네이버, SK텔레콤, 코노랩스(벤처기업) 등이 참석해 각자 사례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8’ 등에 탑재된 ‘빅스비’를 소개하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스스로 학습해 개인화된 비서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를 활용해 음악 선곡과 일정관리, 쇼핑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AI ‘클로바’를 통해 정보 검색과 음악 추천, 영어회화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생기업 코노랩스도 일정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코노’가 인간의 일상 대화를 이해해 회의 소집이나 출장 일정 공지 등 비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아침 출근길에 차량과 연결된 AI 비서가 “자동차 정기점검 기한이 30일 남았다”고 알려주고, 퇴근해서 거실의 AI 스피커에 “차량검사 예약을 해 달라”고 말하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검사소로 이번 토요일 오전에 예약하겠다”고 답한다. 이런 것들이 조만간 현실에서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윤종인 행자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행정 서비스가 AI 기술과 접목돼 국민들은 더욱 편리하게 행정 서비스를 이용하고 기업들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얻는 ‘윈윈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인물도 정물도 추상도… 한지 찢고 나왔다

    인물도 정물도 추상도… 한지 찢고 나왔다

    전통 한지를 재료 삼아 추상과 구상,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 온 화가 전병현(60)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2010년 개인전 이후 7년 만에 가나에서 갖는 개인전에서 그는 콜라주와 회화, 찢어내기가 접목된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한 신작 ‘어피어링 시리즈’ 4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이번에도 한지를 사용하긴 했지만, 작품은 완전히 다르다. 한지 죽을 이용해 입체감이 있는 부조처럼 만들고 그 위에 색을 칠했던 전작 ‘블러섬’ 시리즈와 달리 이번 작품은 사각의 틀 안에서 한지가 자연스럽게 너풀거리고 한바탕 잔치를 벌인 것처럼 화사한 색채가 화면에 가득하다. 화면 이곳저곳에 찢어진 구멍 사이로 보이는 속지에서 갖가지 색과 이미지들이 드러난다. 주제와 소재, 재료와 기법 면에서는 전작이 지닌 한국적 감성의 끈을 유지하면서도 액자도 틀도 없는 작품에서는 자유롭고 편안함이 느껴진다. 작품은 한지를 붙이고 그림을 그리고, 배접 방식으로 그 위에 다시 한지를 붙이고 그림을 그리기를 6~7차례. 그리곤 손가락으로 한지를 찢어서 속에 감춰진 이미지들이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완성한 것이다.“찢으면 어때요?”라고 반문하며 활짝 웃는 그는 “여러 차례 배접을 한 뒤 찢어냄으로써 바탕에 깔린 본연의 색이 무엇인지, 스며들었던 색이 무엇인지 그 원천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찢어도 막 찢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왼손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찢기를 몇 년째 하다 보니 두 손가락 신경이 마비될 정도라고 했다. 평면의 캔버스나 종이에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형상과 색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회화 개념과 다르게 그의 신작은 화면을 찢어냄으로써 정물과 인물, 나무, 추상 등의 이미지가 드러난다. 드러나는 색은 밝고 화려하다. 그러나 유화처럼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수묵화의 전통과 연결되는 안으로 스며드는 색이다. 한지에 동양화에서 사용하는 안료를 쓴 덕분에 얻을 수 있는 효과다. “번쩍이는 유화나 아크릴을 싫어해서 전통 안료를 사용한다”는 그는 “유화는 덧칠하는 형식인데 우리 동양화는 먹을 갈아 붓을 대면 종이 속으로 스며드는 일종의 ‘음’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그가 찢어내는 기법을 시작한 것은 6년 전이다. 닥나무 죽으로 틀을 떠서 작업하던 부조 회화의 반응이 좋았지만 작가로서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을 느끼던 시기였다. 닥나무 펄프를 공급해 주던 한지 명인이 세상을 떠나고 더이상 재료를 공급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작업에 대해 고민이 많던 시기였는데 어느 날 집에 들어가니 강아지가 천으로 된 소파를 갈기갈기 찢어놓은 거예요. 처음엔 기가 막혔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참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걸 작업에 적용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게 현대미술인데 찢지 말라는 법은 없는 거잖아요.” 전 작가는 1982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주관한 제1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고졸 출신으로 대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후 프랑스 파리의 국립미술학교에 진학해 회화를 전공했다. 누보레알리슴 작가인 세자르의 제자로 들어가 서양화 수업을 받은 그가 한지라는 전통적 재료를 알게 된 것은 유학 시절인 1985년 고암 이응노 화백을 통해서다. 그는 “고암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마지막 3년간 수시로 찾아뵈며 한지를 조형작업에 활용하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1000년을 간다는 우리의 한지를 예술작품에 적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파리 유학 시절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40년 가까이 그가 선보인 작업은 하나의 형식으로 수렴되지 않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눈감은 인물들을 그린 ‘눈감으면 보이는 것들’도 있고 반쪽만 그린 반초상화도 있다. 전통 한지뿐 아니라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만든 종이에 드로잉도 했다. 5~6년을 주기로 작업 방식을 바꾸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 온 결과다. “아무리 좋은 그림이라도 미련 없이 싹 접어두고 새로 시작합니다. 피카소가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변화시켜 나갔듯이 계속 창조적인 자세로 작업방식을 탐구할 생각입니다.” 전시는 7월 16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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