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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정경심 재판에 딸·아들 ‘증인 채택’…“진술거부권 행사할 것”

    조국·정경심 재판에 딸·아들 ‘증인 채택’…“진술거부권 행사할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의 재판에 두 자녀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당장 다음 재판에 딸 조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두 사람 측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라 (증인신문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 마성영 등) 심리로 11일 진행된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재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에서 신청한 증인인 조 전 장관·정 교수 부부의 두 자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쌍방 모두 입증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증인을 다 채택하는 것으로 할 것”이라면서 “변호인 측에서 (자녀들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라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일단은 나와서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보고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개별 질문을 허용할지는 관련 규정을 검토해 당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변호인은 재판부의 결정에 재차 증인 채택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대외적으로 온 가족이 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게 안쓰럽다는 것도 있고 법률상 검토할 게 많다”면서 “(자녀들의) 진술서에 동의했는데, 큰 딸은 나름대로 (수사·재판) 과정을 통해 달라지 측면이 있지만 아들은 수사과정에서 보니 이런 것을 감당하게 하는 게 맞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입증취지는 공모 부분인데 객관적 증거로 하면 될 걸 두 아이를 가지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재판부가) 재판 진행하며 정말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면 그 때 결정해주면 안되겠느냐”고 재판부에 물었다. 그러나 검찰은 “두 자녀가 지배하는 영역에서 (범행이) 발생했기 때문에 적법 증거를 이들로부터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도 “이미 증인 채택과 관련한 재판부의 입장을 말했다”며 변호인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딸은 오는 25일 진행되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변호인 측이 반대 의견에서 밝힌 것처럼 조씨가 법정에 출석하더라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며 검찰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해 9월 정 교수의 별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조 전 장관은 ‘형사소송법 148조’(증인 본인이나 친족이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를 근거로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같은 달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 교수와 정 교수의 아들 또한 해당 법률을 근거도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조 전 장관 부부의 딸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날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재판부는 한 원장의 증인 신문을 통해 입증하려 하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관련 허위 증명서의 경우 정 교수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고지했다. 한 원장은 지난해 7월 정 교수의 재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증언을 거부해 재판부가 40여분 만에 증인 채택을 철회한 바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국민의힘 “부동산 의혹 권익위에 조사 의뢰”… ‘감사원 카드’ 비판 일자 하루만에 입장 선회

    국민의힘 “부동산 의혹 권익위에 조사 의뢰”… ‘감사원 카드’ 비판 일자 하루만에 입장 선회

    국민의힘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소속 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감사원이 조사 불가라는 공식 답변을 내놓으면서다. 답변을 기다리던 국민의힘은 이미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한 발 물러서 권익위 전수조사도 선제 검토하겠단 입장을 밝힌 상태였다. 10일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102명의 소속 국회의원 부동산 실태 전수조사를 권익위에 의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권익위는 전수조사에 대한 공정성을 반드시 담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권익위가 아닌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한 지 하루 만이다. 이날 감사원은 국민의힘에 “국회의원 본인이 감사원 조사를 받고자 동의하는 경우에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과 직무 범위 내에서 직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실시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미 국민의힘은 권익위 조사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상황이었다. 권익위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면서도 감사원 조사가 법률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했고, 정의당과 국민의당 등 다른 야당들도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한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탓이다. 당내 의원들도 목소리를 냈다. 감사원 조사를 고집하는 것이 부동산 민심을 거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장제원 의원은 “자당 식구들을 출당까지 시키며 제 살을 도려내고 있는 민주당의 결기가 섬뜩하다”면서 “이에 반해 감사원에서 전수조사를 받겠다고 우기는 국민의힘의 모습은 왠지 어설퍼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진석 의원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권익위의 부동산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특검이나 국정조사까지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결국 등 떠밀리는 모양새가 된 국민의힘의 전수조사는 일단 권익위 손에 맡겨졌다. 당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정치적 편향성과 부실조사 우려가 있는 권익위에 대한 문제제기를 선제적으로 해 권익위에 경고장을 날렸다는 분석도 있지만, 민주당보다 더 많은 의혹이 쏟아질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씨줄날줄] 슈테른슈텐데, 별의 순간/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슈테른슈텐데, 별의 순간/임병선 논설위원

    별이 생성될 때는 사멸할 때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엉뚱한 곳으로 에너지가 분출할 수 있다. 방향과 관계없이 근처의 생명체는 살아남기 어렵다. 천체학자들은 지구와 가까운 곳에서 별이 안 만들어지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3월 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치켜올렸다가 최근 이와 상반된 언급을 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표현을 맨 처음 쓴 것은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로 1927년 그의 책 제목이 ‘인류의 별의 순간’(Sternstunden der Menschheit)이었다.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은 운명적 찰나를 14가지로 추렸는데 1453년 술탄 메흐메트 2세의 손에 비잔틴 제국이 함락된 날을 시작으로 1917년 레닌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핀랸츠키역을 통해 러시아에 돌아온 날로 끝난다. 나폴레옹의 워털루 패전, 루제 드 릴 대위가 프랑스혁명 때 불린 ‘라마르세예즈’를 작곡한 날, 스콧이 남극 정복 경쟁에서 아문센에게 지고 눈물의 일기를 적은 날도 포함된다. 한글판은 ‘광기와 우연의 역사’로 최근에도 판본을 바꿔 나왔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공부한 김 전 위원장은 전에도 여러 차례 이 표현을 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멘토이던 10년 전에 “별의 순간이 지나가 버렸다”고 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범여권의 대안 후보로 거론될 때에도 “별의 순간을 포착하지 못하면 역사의 흐름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얼마 전 서울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2016년 총선에 출마했을 때도 “‘앞으로 큰 별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띄웠을 때도 노회한 그가 정치 문외한인 윤 전 총장을 쥐고 흔들려는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지난 4일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다. 지금은 경험 있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윤 전 총장의 아픈 구석을 건드렸다. 파장이 커지고 보수 진영의 대선주자들도 한두 마디 보태자 그는 어제 일반론을 얘기한 것일 뿐 윤 전 총장을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이 아니라고 물러섰다. 김 전 위원장의 훼방 여부와 상관없이 윤 전 총장이 무겁고 복잡다단한 시대의 혈맥(血脈)을 제대로 짚고 뚫어 낼 내공을 갖췄는지 많은 이가 궁금해한다. 외곽을 돌면서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런저런 간접 증언들로 자신의 뜻을 전하는 것에도 국민의 피로감만 키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외곽만 돌다 끝난 대선 후보감들이 적지 않았다. bsnim@seoul.co.kr
  • 당정, 손실보상 소급적용 대신 피해지원 추진

    당정, 손실보상 소급적용 대신 피해지원 추진

    정부와 여당이 7일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보상과 관련해 소급적용을 하는 대신 피해업종 범위를 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법에 소급적용을 명시해 영업금지·제한 대상에게 보상하는 방식 대신 피해업종 범위를 10개 분야 경영위기 업종으로 넓혀 손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갑석 의원은 이날 당정협의 후 브리핑에서 “소급의 방식에는 크게 손실보상법에 의한 소급적용이 있고, 피해지원의 방식으로 소급의 의미를 담을 수도 있다”며 “현재 당정이 의견을 모은 방식은 폭넓고 두텁고 신속하게 피해지원 방식으로 소급의 의미를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폭넓고 두터운 피해지원을 내세웠다. 현재 행정명령 피해를 받은 24개 업종에 더해 여행·운수·교육 등 10개 분야 경영위기 업종의 피해까지 빠르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2·3·4차 재난지원금처럼 과거 손실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국가의 방역으로 간접적 피해를 받은 여행업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것이다. 송 의원은 “피해지원과 함께 초저금리 대출을 포함한 현재 소상공인에 필요한 지원금을 이번 추경에 담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소급적용을 둘러싼 비판을 의식한 듯 피해지원으로 선회한 현실적인 이유도 거론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손실보상) 대상이 실제로 많지 않다”면서도 “그렇게 하면 지금까지 보상의 개념으로 지원했던 부분은 일정 정도 환급해야 하는데, 줬다 뺏는 게 얼마나 복잡하고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지에 대한 현실적 판단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달 25일 손실보상법 청문회에 제출한 ‘집합금지·영업제한 소상공인 손실추정 및 기지원금 분석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6조 1000억원으로 손실추정 액수인 3조 3000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이에 따라 8일 예정된 산자위 법안소위는 야당의 반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급적용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인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확한 손실 규모도 조사하지 않은 채 소급적용은 없는 지원 방식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무늬만 손실보상법인 엉터리 법”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이제 와 정부 반대를 핑계로 ‘손실보상’은 어려우니 ‘피해지원’만 하겠다고 한다”며 “은근슬쩍 말 바꾸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민도·신형철 기자 key5088@seoul.co.kr
  • [여기는 남미] 120세 고령자 없는데…백신 맞은 사람은 328명?

    [여기는 남미] 120세 고령자 없는데…백신 맞은 사람은 328명?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최고로 불어나고 있는 콜롬비아에서 백신 접종 현황 보고서의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다. 콜롬비아 감사원은 4일(이하 현지시간) "120세 고령자 328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것으로 공지돼 있지만 콜롬비아에는 120살 고령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내 백신'(MI VACUNA)이라는 명칭을 붙인 플랫폼을 통해 백신 접종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선 고령자, 의료 종사자, 교육자(교사) 등 우선 대상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콜롬비아 정부가 공개한 현황을 보면 4일 현재까지 고령자로 백신을 맞은 사람 중 328명은 120살 초고령자였다. 과히라 62명, 볼리바르 43명, 마그달레나 38명, 나리뇨 29명, 아틀란티코 22명 등 백신을 맞았다는 120살 고령자의 지역 분포까지 구체적으로 공개돼 있다. 하지만 콜롬비아에는 120살 고령자가 단 1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콜롬비아 감사원은 "국가보건시스템에 등록된 고령자 명단을 조회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콜롬비아 정부가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는 백신 접종 현황 보고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정타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콜롬비아 감사원은 "우선 접종 대상이 아니지만 백신을 맞은 사람도 1669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른바 백신 새치기도 성행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관계자는 "60세 미만으로 의료종사자, 교사, 학생도 아니지만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라며 "어떤 예외 규정에도 해당하지 않아 지금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다. 콜롬비아는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비교적 늦은 지난 2월 1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콜롬비아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1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은 모두 909만8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4일 콜롬비아의 일간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8624명, 사망자는 545명을 기록했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역대 최다 기록이다. 콜롬비아의 확진자 누계는 355만, 사망자는 누적 9만1422명을 기록 중이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공식 거스른 거장의 느와르… 강호의 의리녀를 맞이하라

    공식 거스른 거장의 느와르… 강호의 의리녀를 맞이하라

    ‘강호아녀’는 강호의 여자라는 뜻이다. 강호(江湖)는 강과 호수를 붙인 단순한 단어지만 그 쓰임은 폭넓다. 세속을 피해 은거한 사람들이 사는 ‘자연’을 가리키기도 하고, ‘세상 자체’를 비유적으로 일컫기도 한다. 특히 강호는 무협지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익숙한 용어다. 거기에 등장하는 영웅호걸들은 본인이 몸담은 세계를 강호라고 칭하니까. 영화 ‘강호아녀’에서도 강호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조직폭력배 빈(리아오판)과 그의 연인 차오(자오 타오)의 대화를 통해서다. ●“남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빈: (권총을 들고) “이 바닥에서는 죽이지 않으면 죽어.”/ 차오: “그 바닥이 어딘데?”/ 빈: (권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강호.”/ 차오: “난 그 바닥 사람이 아냐.”/ 빈: (권총을 차오에게 건넨 뒤) “그거 알아? 지금 너도 강호에 있어.”/ 차오: “영화를 너무 많이 봤네. 강호는 무슨. 지금이 옛날인 줄 알아?”/ 빈: “사람이 있는 곳은 다 강호야.” 그리고 두 사람은 들판에서 같이 권총을 잡고 허공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이렇게 차오는 남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강호의 여자가 됐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러한 강호에서 절대적으로 떠받드는 가치가 하나 있다는 사실이다. ‘의리’가 그것이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약자를 돕는 정의 등 이에 대해서도 여러 설명을 덧붙일 수 있을 테다. 핵심은 분명하다. 의리의 관건은 맹세를 저버리지 않는 것, 믿음을 지키는 것이다. 선인이든 악인이든 간에 의리를 깨뜨리면 그 인물은 강호에 발붙일 수 없다. 이 작품은 초반부터 의리의 화신인 삼국지 관우상(像)이 등장한다. 과연 의리를 강조하는 강호를 넣은 제목을 가진 영화답다. 그러나 김용의 ‘소오강호’를 비롯한 대부분의 무협지가 그러하듯이, 의리를 끝까지 굳게 지니는 인물은 거의 없다. ‘강호아녀’도 마찬가지다. 조직폭력배의 세계를 강호 운운하던 빈이 차오를 배신한다. 차오는 빈을 위해 스스로 죄를 뒤집어쓰고 5년 동안 복역했다. 빈은 면회 한 번 오지 않고 소식을 끊어 버린다. 출소 후 차오는 빈을 만나러 긴 여정에 나선다. 하지만 재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들 예상했다시피 그는 차오를 버리고 새로운 연인과 지내고 있었다.●복수의 감정마저 태워버린 서사 그럼 이제부터 차오의 복수극이 시작되지 않을까. 아니, 그러면 이것은 막장 드라마의 흔한 공식을 따르고 만다. ‘스틸라이프’(2006)와 ‘천주정’(2013) 등을 만든 감독 지아장커는 거장이다. 거장은 뻔한 서사를 거부한다. 그는 이 영화를 재가 될 때까지 의리를 견지하는 차오의 이야기로 승화시킨다. 그래서 이 영화의 다른 제목이 ‘재는 가장 순수한 하양’(Ash Is Purest White)이기도 한 것이다. 얼마나 자기를 뜨겁게 태우고 또 태워야 애증이 그렇게 변할까. 이 고온은 잴 수 없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심상찮은 지방 주택시장… 완주·김천·나주 등 거래량 2배 이상 늘었다

    완주 10가구 중 7가구는 외지인 매입김천 집값 작년 연말보다 9.5% 올라 서울과 수도권에 이어 지방 중소도시의 주택시장도 심상찮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부동산 규제지역을 크게 확대하면서 지방 중소도시에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수도권에 집중됐던 주택 수요 불길이 지방 주택시장으로까지 옮겨붙자 결국 광역시와 지방 주요 도시도 규제지역에 포함시켰다. 정부의 이런 조치에 규제의 칼날을 비켜 간 지방 중소도시는 오히려 술렁이고 있다. 올 들어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의 거래가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부산 기장군 아파트 매매 거래는 1232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681건) 대비 약 2배가량(80.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기장군이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 완주군은 같은 기간 322건에서 779건으로, 경북 김천시는 590건에서 1345건, 전남 나주시는 369건에서 840건, 충남 서산시는 636건에서 1247건으로 거래량이 각각 늘었다. 특히 이들 지역의 외지인 매입 비중도 늘고 있다. 전복 완주군은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율이 73.9%에 달한다. 10집 중 7집 이상은 외지인이 매입한 셈이다. 충남 계룡시와 아산시, 부산 기장군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중도 50%를 상회한다. 지방 중소도시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 증가는 곧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충남 홍성군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연말 대비 10.0%(4월 기준)나 올랐다. 이어 부산 기장군 9.6%, 경북 김천시 9.5%, 경남 양산시 8.7%, 충남 공주시 8.6%, 충남 아산시 7.9%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상승률인 4.7%보다 두 배가량 웃도는 수치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팀장은 “6월부터 규제지역 내 양도세 및 종부세 등 다주택자들의 세금이 대폭 인상된다”면서 “부동산시장의 거대 자금이 규제의 칼날을 피한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살인 혐의 ‘구미 3세 여아’ 친언니 오늘 선고 공판

    살인 혐의 ‘구미 3세 여아’ 친언니 오늘 선고 공판

    경북 구미 3세 여아를 방치해 사망하게 한 사건으로 혐의로 기소된 친언니 김모(22)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4일 오후 열린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합의부(이윤호 부장판사)는 이날 숨진 아이의 언니로 밝혀진 김씨의 살인 등 혐의에 대해 판결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초 이사하면서 빈집에 아이를 방치해 같은 달 중순쯤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2월 12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씨 측이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만큼 재판부가 이를 양형에 얼마나 참작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생후 29개월 어린아이가 무더운 여름날 물 한 모금 먹지 못해 사망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받았을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징역 25년과 취업제한명령 10년 및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구형했다. 이에 피고 측 변호인은 “피고인 범죄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살인 의도나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김씨는 검찰 구형 후 흐느끼며 “뒤늦게 후회한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 하시겠지만...주시는 벌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9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김 씨를 숨진 여아에 대한 살인과 아동복지법, 아동수당법, 영유아보육법 위반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으며 김 씨는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바 있다. 구미 3세 여아 방치 사망 사건은 지난 2월 10일 여아의 외할아버지가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아 구미시 상모사곡동 빌라를 찾아갔다가 숨진 외손녀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김씨는 당초 숨진 아이의 친모로 알려졌으나 유전자 검사 결과 외할머니 석모(48) 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청춘맨숀 모던보이와 ‘삐-루 ’ 한 잔, 구상·이중섭과 노포 속 추억 한 잔

    청춘맨숀 모던보이와 ‘삐-루 ’ 한 잔, 구상·이중섭과 노포 속 추억 한 잔

    지난주에 대구를 찾았다. 광역시인 대구에는 많은 명소가 있지만 오로지 ‘힙성로’를 둘러보기 위함이다. 서울에 힙지로(을지로)가 있다면 대구에는 힙성로(북성로)가 있다. 요즘 대구 시민과 관광객에게 인기몰이 중인 북성로 일대를 부르는 별칭이다. 철가루 휘날리던 공구 상가와 토끼굴 같은 한옥 골목이 있던 낡은 원도심이 젊은 셰프와 바리스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트렌드 중심 거리로 탈바꿈했다.●북성로 공업사 골목… 기술·예술 복합창작 공간으로 탈바꿈 망치나 너트, 혹은 십자와 일자 드라이버에다 드릴까지 갈아 낄 수 있는 근사한 전동공구를 사려고 간 것은 물론 아니다. 쓸 일도 없거니와 무척 화가 났을 때 외엔 이런 걸 찾지도 않는다. 북성로를 찾은 이유는 ‘이곳에 오면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귀에 낯선 이들이 많을 테니 우선 북성로(北城路)가 뭔지 알아보자. 북성로는 대구 한복판의 옛 대구읍성 북쪽 거리를 이른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상인들이 많이 들어와 상권을 형성하며 순식간에 커졌다. 이 지역을 모토마치(元町)라 불렀다. 혼마치(本町)로 경계를 이룬 길 건너 포정동에도 일본인 거류민이 몰려왔다. 옛 대구읍성이 허물어진 자리에 새로운 중심가 모토마치가 조성되면서 일본인들에 의해 꽤 분주한 상권이 생겨났다. 근대식 극장, 식당, 다방 등 최신 상업 시설이 들어와 거리를 채웠다. 일본 미나카이(三中井) 백화점 조선 1호점도 이곳에 들어섰다. 백화점엔 조선 팔도에 보기 드문 엘리베이터도 있었다.조선인도 그 사이를 비집고 점포를 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도 이곳에 국수 등 식료품을 팔던 삼성상회를 열며 창업했다. 지금도 그 자리가 보존돼 있다. 늘 돈이 돌던 곳이라 신기한 현대 물품들이 선을 보인 곳이기도 하다. 각지에서 ‘모던보이’와 ‘신여성’이 모여들며 커피와 ‘삐-루’, 댄스 등 신문물을 즐겼다. 요즘으로 따지자면 스타필드 1호점에다 현대명품아울렛, 홍대 클럽가, 이태원 먹자골목이 동시에 한곳에 생긴 것이다. 우현서루 같은 민족교육기관도 들어섰다. 당시 대구에서 활동하던 시인, 소설가 등 문인과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들도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에 모여 전시회나 발표회를 여는 등 문예의 요람이 되기도 했다. 신문 기사도 쓰고 자기 글도 쓰는 언론인도 모였다. 마치 19세기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거리 같았다. 국내 최초 음악감상실인 ‘녹향’(현 대구문학관 지하1층)도 광복 직후인 1946년 이곳에 자리를 틀었다. 구하기 힘든 음반을 들여다 놓고 고급 축음기로 들려줬다. 1950년대 북성로에 공구와 소재, 기계부품 가게가 생겨난 것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자를 팔던 거리에서 유래됐다. 이후 대구에 섬유와 식품산업이 발전하며 관련 부품과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지창 역할을 담당했다. 자본과 기술이 서울을 넘볼 정도였다. 북성로는 대한민국 산업을 대표하는 공업 거리가 됐고, 한때 “마음만 먹으면 탱크도 만들어 낸다”는 말이 돌았다. 그 기술이 지금은 예술이 됐다. 공구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북성로기술예술융합소 ‘모루’가 있다. 장인의 경지에 오른 기술인과 예술인들의 컬래버레이션(이종협업)과 기술 전승을 목적으로 세운 공간이다. 원래 ‘달방’(월세방)을 하던 쪽방여관 건물을 ‘기술×예술’ 복합창작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북성로의 정체성을 여실히 내보이는 곳이다. 현재는 북성로 1가와 바로 붙은 향촌동이나 교동, 서성로 일대까지 뭉뚱그려 ‘힙성로’라 부른다. MZ세대에겐 좁은 골목길과 낮은 건물,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세련된 카페와 갤러리, 공방, 베이커리, 바(Bar)가 기존 노포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힙’(hip)했던 덕이다.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힙’이다. ●철물점 옆 모퉁이 카페 … 젊은 작가 모이는 문화놀이터 옛 북성로는 ‘아재들’의 거리였다. 평균연령이 마흔을 족히 넘었고 성비는 8대2 정도로 중년 남성 비율이 높았다. 서울로 따지면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와 닮아 있었다. 1980년대 초반, 길거리에서 눈만 마주쳐도 싸우자고 덤벼들던 ‘춘추전국’의 시대엔 아마 발걸음조차 딛기 꺼리던 곳이었을 게 분명하다. 대구은행 북성로 지점을 끼고 돌면 온통 철물점이다. 가게마다 트럭들이 ‘스뎅’(스테인리스) 봉과 파이프를 내리고 모터를 싣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풍경이지만 수창초등학교로 향한 좁은 골목을 들어서니 작은 카메라를 든 젊은 남녀가 셀피를 찍고 있다. 벽면에는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졌고 얼핏 봐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성들도 두셋 돌아다니고 있다. 달달한 블루베리 요거트를 마실 수 있는 모퉁이 카페도 있다. 북성로엔 이처럼 구(舊)와 신(新)이 공존한다. 영신(迎新)하긴 했어도 아직 송구(送舊)하진 않았다. 북성로의 수십년 역사 중 아주 생경한 풍경일 테지만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갑자기 ‘물’이 바뀐 것은 아니다. 1976년부터 전매청 연초제조창 직원 관사로 사용됐던 수창청춘맨숀은 2016년 문체부 도심 재생 사업에 선정되며 환골탈태했다. 낡은 아파트 숙소의 외벽은 그대로 살리면서 내부를 ‘문화 놀이터’로 만들었다. ‘수창청춘맨숀’으로 명명한 뒤 젊은 작가들이 입주하고 저마다 자신의 창의력을 뽐내는 무대이자 갤러리가 됐다. 얼마 전 유엔이 발표한 연령 구분에 따르면 65세(그것도 만으로)까지 청년이니, 누구든 청춘맨숀에 들러 쉬어 간대도 어색하지 않을 선택이다. 수창청춘맨숀에서 8월 26일까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를 전시한다. 이달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거리극, 창작국악, 낭독뮤지컬, 다원예술 등을 소재로 수창청춘극장도 열린다. 일본인 상권이 장악한 북성로였지만, 항일애국지사 150명을 배출한 사학 우현서루(友弦書樓)도 있었다. 현재 북성로 대구은행 자리가 바로 우현서루다. 우현서루는 을사늑약 체결 직전인 1904년 이상화 시인의 조부 이동진 선생이 창설한 사학이다. 큰아들 소남 이일우 선생은 1만여권의 서적을 수입해 들여 놓고 매년 젊은 지식인을 뽑아 먹이고 재워 가며 가르쳤다. 1911년 일제에 의해 강제 폐쇄될 때까지 구국 운동의 요람 역할을 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이상화 시인은 소남의 조카다. 이곳을 거쳐 간 독립지사들의 이름만 들어도 놀란다. 박은식(상해 임시정부 대통령), 이동휘(임시정부 국무총리), 장지연(황성신문 주필), 여운형(조선건국동맹), 김지섭(이중교 폭탄투척 지사) 등이다. 폐쇄 이후엔 훗날 대륜고등학교의 뿌리가 된 교남학원이 들어섰는데 교사가 이상화, 학생이 이육사였다. 건물 밖에 우현서루 이미지를 형상화해 놓았고. 내부에는 유물과 관련자료를 전시하고 있다.●이중섭 드나들던 백록다방 재현한 향촌문화관 북성로에서 중앙로 쪽으로 길을 건너면 오른쪽으로는 포정동, 왼쪽으로는 향촌동이 나온다. 서울에서 충무로나 종로 일부까지 ‘힙지로’라 부르듯, 보통은 포정동, 향촌동, 교동 일부까지 묶어서 ‘힙성로’라 지칭한다. 북성로에 큼직큼직한 산업시설이 많았다면 향촌동 쪽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자잘한 상업시설이 즐비했다. 꽃자리 다방 등 다방과 술집, 여인숙과 골목 사이엔 주택도 많은 데다 늘 대구역을 오가는 이들이 많아 향촌동 좁은 골목이 인산인해를 이뤘다.현재 힙성로의 힙한 매력은 어쩌면 70여년 전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동성로와 수성못 주변에 ‘빼앗긴 상권에도 봄은 다시 왔으니까’ 말이다. 향촌문화관에 가면 그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시 ‘리즈’ 시절을 보냈던 향촌동 풍경이 여러 전시물 형태로 있다. 대구 최초 대중교통 부영버스가 거리에 서 있고 오랜 대폿집과 막걸리집이 있다. 피란을 온 이중섭이 매일같이 드나들며 담배 쌈지에 그림을 그렸던 백록다방(현 갤러리모델 자리), 호수다방, 화월여관(현재 판코리아 성인 콜라텍) 등도 디오라마와 포토존으로 현실 속에 재현해 놓았다. 3, 4층은 대구문학관이다. 시인 구상을 비롯해 현진건, 조지훈, 박두진 등이 대구 향촌동에서 서로 교분을 쌓으며 지냈다. 신상옥, 최은희 등 영화인도 이곳에 있었다. 향촌동 술집 대지바(현재 공사 중)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시구를 나누고, 르네상스 음악감상실(현 판코리아 식당)에서 예술혼을 양육했다. 식민침탈 중에도, 동족상잔의 전쟁 중에도 향촌동은 너른 가슴으로 문학을 잉태하고 예술을 생산했다. “함께 읽고 더불어 크게 웃어주게나.” 향촌동에 살던 시인 구상은 이윤수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현재 대구문학관은 대구에서 활동하던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전시 중이다.●‘초토의 시’ 출판기념회 열렸던 꽃자리 다방 1930년대부터 대구 원도심 역할을 톡톡히 해 온 것이 현대에 들어선 오히려 개발을 더디게 했다. 너른 부지가 필요했던 개발 세력은 고불고불한 골목에 낡은 왜식 한옥과 초라한 저층 건물 투성이였던 향촌동과 북성로를 외면했던 것이다. 경상감영 공원이 위치한 포정동부터 향촌문화관까지 향촌동 골목을 둘러보면 화려했던 당시의 영화가 낡은 건물 사이로 투영돼 보인다. 대보백화점, 무궁화백화점 등 당시로선 으리으리한 중대형 유통 시설에다 양화점, 양장점 골목까지 이어지며 ‘대구 멋쟁이’들의 아지트가 되었다.맛 좋은 식당도 즐비했다. 그 유명한 뭉티기(생고기 육회)도 이곳에서 시작했다. 생고기며 불고기, 국숫집, 찌짐(전)집, 만두집, 냉면집, 곰탕집, 돼지국밥집 등이 향촌동 나들이를 나온 손님들로 긴 줄을 드리웠다. 저렴한 여인숙과 여관, 호텔 등도 곳곳을 채우며 영남 중심도시 대구의 숙박 기능을 담당했다. 극장 만경관 옆 사보이호텔은 1980년대 이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한때 목욕탕이 딸린 여관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새 단장을 하고 다시 그 이름을 지켜 오고 있다. 덕분에 당시 향촌동 식당가의 불빛은 늦은 밤까지 이어져 대구의 뜨거운 밤을 밝히기도 했으나 1980년대 이후 동성로와 반월당, 수성못 인근으로 대구 중심 상권이 옮겨 가면서 ‘구 시내’로 몰락하는 듯했다.향촌동의 이미지는 2010년에 들어 비로소 재해석됐다. 골목 사이로 젊은 예술가들이 들어왔고 노회한 도시를 지키던 터주들은 이를 반겼다. 수제화 골목에는 달달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와 향긋한 커피를 내리는 커피숍, 북카페 등이 들어왔다. 20·30대 시민과 관광객이 너도나도 향촌동을 찾기 시작했다.공구거리 북성로의 정체성을 재해석해 너트와 스패너 모양 마들렌을 구워 파는 북성로 공구빵(베이커리09)도, 예스러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옥 카페 퍼센트(%) 14-3, 직접 볶아 내린 커피가 맛있는 카페 향촌도 명소다. 예전 구상의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자리를 루프톱 카페로 바꾼 꽃자리 다방, 골목 안 여인숙을 개조한 카페 ‘대화의 장’ 등은 금세 인스타그램 성지로 떠올랐다. 좋은 공간이 하도 많아 힙성로 카페 투어를 다니려면 시애틀 못잖게 ‘잠 못 드는 밤’을 각오해야 한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저렴한 가격에 세련되고 단단한 솜씨의 수제 구두를 살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반세기 골목을 지켜 온 구둣방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다. 공방이 인기를 끌며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밀라노’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한밤에 북적이는 노포… 3000원에 맛보는 석쇠 불고기 원래 여름에 뜨거운 대구라지만 요즘 대구의 밤도 뜨겁다. 힙성로에 한옥이나 옛 여인숙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와 부티크 호텔이 들어서며 맛난 음식에 술 한 잔 걸치는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고 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같은 힙성로 구역 내에도 권역은 조금 다르다. 교동 쪽에는 새로 생겨난 현대식 바나 카페가 많고 중앙로를 건너오면 오래된 식당과 주점이 많다.원래부터 유명했던 ‘북성로 돼지불고기’와 ‘북성로 우동’을 필두로, 50년 이상 자리를 지켜 온 노포들에 젊은이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60년 전부터 생고기를 팔던 대폿집 ‘너구리’는 ‘옛날국수’와 합치며 낮엔 국수, 밤에는 술 손님을 받는데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넉넉한 양은 냄비 국수(현지에선 국시) 한 그릇에 단돈 2000원. 오리지널 경상도식 진한 멸치육수 국수를 맛볼 수 있다. 3000원을 더 내면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간장 양념에 재워 구워 낸 ‘석쇠 불고기’를 ‘반 인분’ 시켜 먹을 수 있다. 반 인분이라니, 얼마나 합리적인가. 무조건 2인분을 시켜야 되는 집이 수두룩한데 말이다. 게다가 소주 반 병도 팔면서 싫은 기색이 없다. 이것만으로도 힙성로의 경쟁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이 일대는 죄다 노포다. 모두가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성식당을 찾았다. 한 입 크기로 얇게 저며 내 불맛에 충실한 석쇠갈비와 쿰쿰한 된장찌개와 함께 마지막 금복주 한 잔의 얼큰함을 즐긴 후 숙소로 돌아오는 길. 70여년 전 어느 밤 이 변함없는 골목길을, 화가 이중섭도 시인 구상도 역시 비틀대며 걷고 있었을 것이라 가만 상상해 보니, 무척이나 영광이며 감회가 새롭다. 왜 낡아빠진 원도심 따위가 내게 이토록 확고한 여행 동기를 부여했는지 이제서야 이해할 것 같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힙성로 여행 체크리스트 (지역번호 053) 어떻게 가지?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 역에서 내리면 된다. 2, 3호선 청라언덕 역이나 1, 2호선 반월당 역에서 내려도 그리 멀지 않다. 버스는 대구콘서트하우스 앞이나 경상감영 앞 등의 노선을 타면 된다. 동대구역에선 401번, 909번, 708번, 급행1번 등이 경상감영공원 앞까지 간다. 뭘 먹지? 이 지역에는 노포들이 많다. 국수와 만두는 꼭 챙겨 먹어야 한다. 뭉티기(생고기)를 즐겨 보는 것도 좋다. 대구식 양념장이 색다르다. 좀더 새로운 스타일을 원한다면 동성로로 넘어가면 된다. 다락방만두는 찐교스, 군만두 등이 맛있고 저렴하다. 마산식당은 씨락육국수(시레기 육개장국수)와 돼지국밥이 유명하다. 한성식당은 석쇠갈비와 오뎅탕으로 술안주하기 좋은 곳.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옛날국수(너구리 본점)는 2000원이란 황송한 가격에 멸치육수 국수를 맛볼 수 있다. 저녁에는 생고기와 간처녑을 먹으러 많이 찾는다. 상주식당은 추어탕으로 유명한 70년 동성로 노포다. 배추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 낸다. 어디서 잘까? 여인숙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모텔도 많지만 조금 낙후된 편. 도보로 이동하기 좋은 리버틴호텔도 있다. 간단한 조식도 준다. 헤븐스토리호텔은 대구역과 가깝다. 중앙로 역과 가까운 2월호텔(동성로점)은 진골목, 약령시 등에 접근하기 편리하다.
  • 민주당 백신 특위 “항체 가진 확진자도 백신 접종자 혜택 부여”

    민주당 백신 특위 “항체 가진 확진자도 백신 접종자 혜택 부여”

     더불어민주당에서 항체를 가진 코로나19 확진자에게도 백신 접종자와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코로나 백신·치료제 특별위원회(백신특위)는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백신 접종 인센티브 현황과 점검하고 인센티브를 논의했다.  전혜숙 특위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백신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은 정부와 기업에서 많이 나왔으나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논의는 별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정부는 확진자에 대해 항체 형성 여부를 판단해 접종자와 같은 동일한 자격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체가 형성된 분에 대해서는 해외 출입 시 백신 접종자와 같은 대우를 하는 방안과 함께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분들은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는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백신 인센티브와 방역 완화 계획 역시 짜임새 있게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인센티브로 가족모임·야외 마스크 인센티브 등을 마련했는데 이 밖에도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해주는 투명 인센티브, 저녁 10시 이후 모임을 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적용하는 신데렐라 인센티브, 여행을 쉽게 해주는 블루마블 인센티브도 마련해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회의 종료 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미 확진돼서 항체가 생겼을때, 이분들한테도 밀접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격리해제 대상이 돼야 하지 않겠냐는 제안이 있었고, 당국에서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접종 우수 지자체에 대해 별도의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을 80%까지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전날인 30일 기준 60세 이상 예약률은 전국 평균 68.5%인데, 대구는 57.9%에 불과하다. 반면 전북은 78.1%, 전남은 78.3%로 평균을 상회한다. 정부도 우수 지자체에 대해 방역조치에 대한 재량권을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확진자가 작게 발생하고 백신 접종률이 높으면 인근 시군이 2단계라도 1단계로 낮출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하겠다”며 “지자체간 접종률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겠나”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의료인이지만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닌 치기공사와 실습 간호인력과 택배기사, 돌봄노동자 등 필수 노동종사자를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하자는 요청도 나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7만원짜리 웨딩드레스”…英 총리 결혼 비하인드

    “7만원짜리 웨딩드레스”…英 총리 결혼 비하인드

    지난 2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대성당에서 기습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보리스 존슨(56) 영국 총리와 23세 연하 약혼녀 캐리 시먼즈(33). 결혼식 하루 뒤 총리실은 푸른색 넥타이를 맨 존슨 총리와 자수가 해겨진 흰색 드레스에 화관을 쓴 시먼즈가 총리실 정원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존슨 총리 부부는 내년 여름에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 다시 한 번 결혼식을 열 예정이며 신혼 여행도 그때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알렸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번 결혼은 매우 은밀하게 추진됐고,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총리실 고위직조차 결혼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을 정도였다. 대학에서 역사학과 연극학을 전공하고, 보수당 공보담당자로 일한 시먼즈는 현재 환경보호단체 ‘오세아나’ 선임고문으로 있다. 그의 아버지는 인디펜던트를 창립한 언론인이다. 시먼즈는 이날 결혼식을 위해 2800파운드(약 450만원) 짜리 드레스를 45파운드, 한국 돈으로 약 7만원에 빌려 입고, 결혼식 후 반납했다고 더 선은 보도했다. 방역 지침에 따라 결혼식에는 친지 30명만 초대됐고, 하객들은 총리실 정원에서 애프터눈티를 마시며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결혼식을 축하했다. 존슨은 이번이 세 번째 결혼으로, 그는 두 번째 부인인 마리나 휠러와의 이혼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인 2019년 말부터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 관저에서 시먼즈와 동거했다. 두 사람은 2019년 약혼했고, 2020년 아들을 낳았다. 존슨 총리는 1987년 첫번째 결혼을 했다가 불륜 사실이 드러나 이혼했고, 불륜 상대였던 여성과 두번째 결혼을 하고 네 명의 자녀를 뒀지만 25년 만인 2018년 이혼했다. 혼외관계에서 둔 딸도 있다.존슨은 2019년 총선을 앞두고 라디오에 출연해 ‘자녀가 몇 명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내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지만 이번 선거와 상관이 없으니 대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여섯 자녀 외에 또 다른 자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존슨 총리에 대한 전기를 쓴 소니아 퍼넬은 그를 ‘짠돌이’라고 표현했다. 총리가 저널리스트로 일할 때부터 같이 했던 퍼넬은 그가 술 한 잔 사는 것도 아까워했으며, 돈을 내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핑계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헝클어진 머리로 유명한 존슨 총리의 외양도 실은 옷에 돈을 쓰기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측근들은 폭로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했는데,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당시 상태가 매우 악화돼 의료진이 사망 발표를 준비했을 정도였다. 그는 스스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다고 인터뷰했고, 백신 예방접종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악수를 피하라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무시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그는 태어난 아이의 중간이름을 자신을 살린 의사의 이름에서 따 니콜라스라고 짓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나우뉴스] 하루 92회 진동 “화산 또 터진다”…콩고 40만명 대탈출 혼란

    [나우뉴스] 하루 92회 진동 “화산 또 터진다”…콩고 40만명 대탈출 혼란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 동부 니라공고 화산 재폭발 위험에 피난민도 갈수록 늘고 있다. CNN에 따르면 30일까지 24시간 동안 니라공고 화산 주변에서는 92회의 지진과 진동이 추가로 발생했다. 해발고도 3470m 니라공고화산은 22일 대폭발을 일으켰다.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류는 북키부 베니를 관통해 인구 200만 도시 고마로 향했다. 최소 36명이 숨졌으며, 2만 명이 집을 잃었다. 실종자도 다수다. 1차 폭발 이후 화산 주변 지역에는 여진이 잇따랐다. 진동은 화산이 있는 비룽가국립공원에서 100㎞ 이상 떨어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도 감지됐다. 북키부 군정총독 콘스탄트 니디마는 30일 CNN에 “지난 24시간 동안 92차례 지진과 진동이 있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1995년부터 니라공고화산을 연구한 이탈리아 화산학자 다리오 테데스코는 “분화구가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 화산에 새로운 열구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 분화구에서 나오는 옅은 회색 화산재는 분화구 바닥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계속된 지진과 화산재 방출은 분화구 불안정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검은 화산재 등 폭발 임박 징후는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테데스코 박사는 “지진 활동의 절정은 지났으나 또 다른 폭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 복귀를 서두르지 말라고 강조했다. 박사는 피난민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도 괜찮을지, 안전할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며칠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고마 화산관측소 역시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추가 폭발 가능성을 점쳤다. 지진과 진동의 횟수 및 강도는 점점 줄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고마 화산관측소가 제시한 4가지 시나리오 중 최악은 지진으로 갈라진 틈을 따라 마그마가 이동하면서 유독가스를 방출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마 지역 아래 마그마가 현재 키부 호수 아래까지 연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호수 아래에서 화산이 분화하면 물속에 용해된 수십만t의 이산화탄소가 밀려 나오면서 생명체를 질식시킬 우려가 있다. 실제로 1986년 카메룬 니오스 호수에서 발생한 담수형 분화로 1700명이 숨지고 수천 마리 소가 폐사했다.하지만 민주콩고 당국은 잘못된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29일 또 다른 화산이 폭발했다고 경보를 발령했다가 철회한 것이다.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발표에 르완다 국경 너머 임시수용소로 대피했던 주민 3000명 중 1200명은 고마로 복귀했다. 결국 기자회견에 나선 치세케디 대통령은 “상황은 분명 심각하지만 통제되고 있다”며 들끓은 여론을 진화했다. 임시수용소에서 고마로 복귀한 주민들에 대해선 “언제 어디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용암이 도시 밑을 흐르고 있다”면서 화산 활동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민주콩고 주민들은 27일 북키부 당국의 예방적 대피령에 따라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민 40만 명이 물밀듯 쏟아져 나오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모든 도로가 꽉 막혔고, 갈 곳을 정하지 못한 피난민들은 우왕좌왕했다. 현지언론은 “피난민은 슬픈 운명에 내버려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국가 부재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피난민 마리 클레어 우와인자(39) “두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없다. 집은 모두 불에 탔고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하루 92회 진동 “화산 또 터진다”…콩고 40만명 대탈출 혼란

    하루 92회 진동 “화산 또 터진다”…콩고 40만명 대탈출 혼란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 동부 니라공고 화산 재폭발 위험에 피난민도 갈수록 늘고 있다. CNN에 따르면 30일까지 24시간 동안 니라공고 화산 주변에서는 92회의 지진과 진동이 추가로 발생했다. 해발고도 3470m 니라공고화산은 22일 대폭발을 일으켰다.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류는 북키부 베니를 관통해 인구 200만 도시 고마로 향했다. 최소 36명이 숨졌으며, 2만 명이 집을 잃었다. 실종자도 다수다. 1차 폭발 이후 화산 주변 지역에는 여진이 잇따랐다. 진동은 화산이 있는 비룽가국립공원에서 100㎞ 이상 떨어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도 감지됐다. 북키부 군정총독 콘스탄트 니디마는 30일 CNN에 “지난 24시간 동안 92차례 지진과 진동이 있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1995년부터 니라공고화산을 연구한 이탈리아 화산학자 다리오 테데스코는 “분화구가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 화산에 새로운 열구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 분화구에서 나오는 옅은 회색 화산재는 분화구 바닥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계속된 지진과 화산재 방출은 분화구 불안정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검은 화산재 등 폭발 임박 징후는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테데스코 박사는 “지진 활동의 절정은 지났으나 또 다른 폭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 복귀를 서두르지 말라고 강조했다. 박사는 피난민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도 괜찮을지, 안전할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며칠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고마 화산관측소 역시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추가 폭발 가능성을 점쳤다. 지진과 진동의 횟수 및 강도는 점점 줄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고마 화산관측소가 제시한 4가지 시나리오 중 최악은 지진으로 갈라진 틈을 따라 마그마가 이동하면서 유독가스를 방출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마 지역 아래 마그마가 현재 키부 호수 아래까지 연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호수 아래에서 화산이 분화하면 물속에 용해된 수십만t의 이산화탄소가 밀려 나오면서 생명체를 질식시킬 우려가 있다. 실제로 1986년 카메룬 니오스 호수에서 발생한 담수형 분화로 1700명이 숨지고 수천 마리 소가 폐사했다.하지만 민주콩고 당국은 잘못된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29일 또 다른 화산이 폭발했다고 경보를 발령했다가 철회한 것이다.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발표에 르완다 국경 너머 임시수용소로 대피했던 주민 3000명 중 1200명은 고마로 복귀했다. 결국 기자회견에 나선 치세케디 대통령은 “상황은 분명 심각하지만 통제되고 있다”며 들끓은 여론을 진화했다. 임시수용소에서 고마로 복귀한 주민들에 대해선 “언제 어디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용암이 도시 밑을 흐르고 있다”면서 화산 활동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민주콩고 주민들은 27일 북키부 당국의 예방적 대피령에 따라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민 40만 명이 물밀듯 쏟아져 나오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모든 도로가 꽉 막혔고, 갈 곳을 정하지 못한 피난민들은 우왕좌왕했다. 현지언론은 “피난민은 슬픈 운명에 내버려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국가 부재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피난민 마리 클레어 우와인자(39) “두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없다. 집은 모두 불에 탔고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KLPGA에서만 50억원 번 선수 딱 하나, 장하나

    KLPGA에서만 50억원 번 선수 딱 하나, 장하나

    장하나(29)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사상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했다. 장하나는 30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상금 5200만원을 받은 장하나는 개인 통산 상금을 50억 588만 9379원으로 늘리며 전인미답의 기록을 썼다. 2010년 KLPGA에 입회한 그는 이날까지 정규 180개 대회에서 49억 9061만 46원, 2부 15개 대회에서 1527만 9333원을 벌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세계 1위 고진영(26)이 33억 6246만여원으로 2위다. KLPGA 투어 13승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승을 거두고 있는 장하나는 경기 뒤 “우승으로 50억원을 돌파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기록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하나의 짐을 던 것 같아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100억원 달성 덕담이 나오자 “그러려면 앞으로 10년을 더 해야 하는데 지금도 힘들어서 40살까지 하는 것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웃으며 “100억원까지는 아니어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기록을 새로 쓰겠다”고 답했다. 장하나는 그보다 10년 연속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012년부터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해마다 적어도 1승 이상 올리고 있는 그는 “일단 9년 연속 우승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 우승은 1라운드부터 선두를 달리며 최종 18언더파 198타를 친 지한솔(25)이 차지했다. 그는 2017년 11월 ADT캡스 챔피언십 첫 우승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같은 장소에서 통산 2승째를 ‘와이어 투 와이어’로 장식했다. 최근 2주 연속 우승했던 박민지(23)는 11언더파 205타 공동 8위에 그쳤다. 이틀간 12타를 줄였으나 첫날 1오버파로 부진했던 게 아쉬웠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초연(26), 조혜림(20), 김새로미(23)가 번갈아가며 사흘 연속 홀인원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같은 날 끝난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는 문경준(39)이 마지막날 역전극을 펼치며 6년 만에 통산 2승 고지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1라운드부터 리더보드 상단을 지키던 서형석(24)에 1타 뒤진 채 챔피언조 대결에 나선 문경준은 7번홀(파3)까지 3타차로 처졌지만 서형석이 보기로 흔들린 8번홀(파3)과 13, 14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 파, 버디를 낚는 등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우승을 낚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33세 부인과 3번째 결혼…존슨 ‘공식’ 자녀만 6명

    33세 부인과 3번째 결혼…존슨 ‘공식’ 자녀만 6명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돼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6)가 2018년부터 동거한 캐리 시먼즈(33)와 결혼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이 세 번째 결혼으로 알려진 자녀 수만 6명에 달한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은 이날 오후 런던 웨스트민스터대성당에서 존슨 총리와 시먼즈가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2시쯤 흰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시먼즈는 존슨과 함께 리무진을 타고 성당에 나타났다. 결혼식에는 초대된 30명만 입장했다. 총리 관저에서 함께 살고 있는 두 사람은 2019년 약혼했고, 2020년 아들을 낳았다. 존슨 총리는 1822년 이후 처음으로 재임 중 결혼하는 영국 총리가 됐다. 존슨 총리는 1987년 첫번째 결혼을 했다가 불륜 사실이 드러나 이혼했고, 불륜 상대였던 여성과 두번째 결혼을 하고 네 명의 자녀를 뒀지만 25년 만인 2018년 이혼했다. 혼외관계에서 둔 딸도 있다. 존슨은 2019년 총선을 앞두고 라디오에 출연해 ‘자녀가 몇 명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내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지만 이번 선거와 상관이 없으니 대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여섯 자녀 외에 또 다른 자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존슨 총리에 대한 전기를 쓴 소니아 퍼넬은 그를 ‘짠돌이’라고 표현했다. 총리가 저널리스트로 일할 때부터 같이 했던 퍼넬은 그가 술 한 잔 사는 것도 아까워했으며, 돈을 내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핑계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헝클어진 머리로 유명한 존슨 총리의 외양도 실은 옷에 돈을 쓰기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측근들은 폭로했다. 존슨 총리와 결혼하는 시먼즈는 보수당 당직자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는 인디펜던트를 창립한 언론인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했는데,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당시 상태가 매우 악화돼 의료진이 사망 발표를 준비했을 정도였다. 그는 스스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다고 인터뷰했고, 백신 예방접종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악수를 피하라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무시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그는 태어난 아이의 중간이름을 자신을 살린 의사의 이름에서 따 니콜라스라고 짓기도 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광주시의회 6월 1일부터 제286회 1차 정례회

    광주시의회 6월 1일부터 제286회 1차 정례회

    경기 광주시의회는 6월 1일부터 18일까지 일정으로 제286회 광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를 개회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회기 동안에는 2021년도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2020회계연도 통합 결산 승인안, 2021년도 제2회 일반 및 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질문, 조례안 등 주요 안건 심사가 진행된다. 제출된 안건 중 의원발의 조례안은 ▲광주시의회 의원 소송비 지원에 관한 조례안(동희영 의원), ▲지방 명칭 일괄 개정을 위한 광주시의회 사무기구의 설치 및 직원 정수 조례 등 일부개정조례안(주임록 의원), ▲광주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에 관한 조례안(박상영 의원), ▲광주시 주민 행복 증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미영 의원) ▲광주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은채 의원), ▲광주시 동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미영 의원) 등 6건이다. 정례회 세부일정으로는 6월 1일 제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2일부터 6일간 집행기관의 행정업무 전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이후 6월 11일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집행부에 대한 시정질문을 실시하고, 1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2020회계연도 통합 결산 승인안과 2021년도 제2회 일반 및 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을 종합 심사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18일 제3차 본회의에서는 2021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승인안, 2020회계연도 결산 승인안,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조례안 등 각종 안건 처리와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제286회 정례회를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임일혁 의장은 “이번 정례회는 행정사무감사, 예산·결산 심사 등 많은 중요 안건 심사가 예정되어 있다”며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1년간의 행정을 되짚어 보면서 시정의 잘못된 부분이 개선될 수 있도록 살피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영상] 왼쪽 팔에 새겨진 수용번호 70072…허리 숙인 교황의 입맞춤

    [영상] 왼쪽 팔에 새겨진 수용번호 70072…허리 숙인 교황의 입맞춤

    프란치스코 교황이 ‘홀로코스트’(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에게 위로의 입맞춤을 건넸다. 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사도궁 옆 ‘산 다마소’ 안뜰에서 열린 일반알현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만나 경의를 표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리디아 막시모비치(81)는 이날 교황을 알현하기 위해 폴란드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갔다. 그런 막시모비치에게 교황은 입맞춤으로 위로와 존경을 전했다.막시모비치와 동행한 폴란드 신부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던 교황은 3살 때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다며 소매를 걷어 올린 막시모비치의 왼쪽 팔에 입을 맞췄다. 그녀의 팔에는 아우슈비츠 수용번호 70072가 새겨져 있었다. 막시모비치는 뜻밖의 입맞춤에 감격한 듯 교황을 끌어안았다. 막시모비치는 교황 알현 후 바티칸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눈빛만으로 서로를 이해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나치 전범의사 멩겔레를 언급하며 “악행에 끝이 없고 양심의 가책도 없는 끔찍한 사람이었다. 그가 가한 고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몸서리쳤다. 막시모비치는 만 3세 생일 직전인 1943년 12월 벨라루스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죽음의 천사’로 악명 높은 나치 전범의사 요제프 멩겔레의 생체 실험 대상이 됐다.1945년 종전 후 끔찍한 수용소 벗어난 막시모비치는 그러나 가족의 생사를 알지 못해 폴란드의 한 가톨릭 신자 가정으로 입양됐다. 18세가 된 1960년대 초 친모가 돌아가시기 직전 극적으로 재회했다. 이들 모녀는 아이러니하게도 비극의 상징인 수용번호 덕에 재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모의 수용번호는 70071이었다. 막시모비치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됐다. 막시모비치의 팔에 입을 맞춘 교황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언급하며 극단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2016년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직접 방문해 희생자 추모 미사를 집전했다. 올 2월에는 이탈리아 로마에 사는 헝가리계 유대인 작가 에디트 브루츠크(89)의 자택을 깜짝 방문했다. 독일 나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유대인 100만 명을 비롯해 유럽 점령지역에서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개 맡겨주면 교화시키겠다”…남양주시에 걸려온 민원전화[이슈픽]

    “개 맡겨주면 교화시키겠다”…남양주시에 걸려온 민원전화[이슈픽]

    ‘살인견’ 처분방식 놓고 의견 분분“그 개의 숨을 끊으면 안 된다”“사람이 죽었는데…빨리 안락사”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의 한 야산에서 50대 여성을 공격해 숨지게 한 대형견을 살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최근 애견단체 두 곳에서 “안락사를 반대한다”는 민원전화를 남양주시에 걸어왔다. 한 애견단체는 “해당 개를 맡겨주면 교화시키겠다”고 제안했고, 또 다른 애견단체는 “심리치료를 받게 해보겠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도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에는 “개가 무슨 잘못인가. 책임감 없이 키우다가 함부로 버린 사람이 잘못이다”, “돌아가신 분도, 개도 모두 안타깝다”, “꼭 개를 죽여야만 하나”는 등의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사람이 죽었는데…빨리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등의 민원 전화도 있다. 남양주시는 “이 개를 입양시켜줄 처지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견주’ 찾을 때까지 안락사시키지는 않을 방침 남양주시와 경찰은 ‘견주’를 찾을 때까지 이 개를 안락사시키지는 않을 방침이다. 유족도 ‘견주’를 찾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개 주인을 찾는 등 수사가 마무리되면 이 개의 처분 방식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2일 오후 3시 25분쯤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 야산 입구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A씨(59·여)를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목 등을 개에 물린 A씨는 심폐 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씨는 이날 지인을 만나러 이 지역을 방문했다가 혼자 있는 도중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119대원들은 A씨를 공격한 것으로 보이는 대형견을 인근에서 발견해 마취총을 쏴 포획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TV(CCTV) 조사를 통해 대형견이 A씨를 공격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해당 개는 몸길이 150㎝, 무게 30㎏ 정도이며, 사모예드와 풍산개의 잡종견이라는 전문가의 소견이 나왔다. 남양주시 “안락사시킨다는 게 현재 계획” 남양주시 관계자는 “해당 대형견은 사람을 물어 죽인 데다 유족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 안락사시킨다는 게 현재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해당 대형견의 개 주인을 찾고 있지만, 유기견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조사 결과 이 대형견은 지난 3월 초쯤부터 몇 달간 주변 야산을 배회한 것으로 파악돼서다. 목줄 흔적이 있지만, 오랜 기간 주인의 손에서 벗어나 야생에서 살아온 것으로 보여 개 주인을 찾아 사건 경위를 파악하려는 경찰도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잔여백신’ 예약 네이버·카카오 앱에서 가능합니다…27일 개시

    ‘잔여백신’ 예약 네이버·카카오 앱에서 가능합니다…27일 개시

    네이버와 카카오 애플리케이션에서 코로나19 ‘잔여 백신’ 수량을 조회한 뒤 당일 예약도 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과 협력해 잔여백신 당일예약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오는 27일 오후 1시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네이버앱’, ‘네이버지도앱’, ‘네이버 모바일웹’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 서비스에서는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 #탭 등에서 확인한 뒤 바로 예약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내 주변 의료기관에서 예약 후 미접종된 백신 수량을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이용자가 위탁의료기관을 최대 5곳까지 선택한 뒤 이곳에서 잔여백신이 발생했을 때 알림을 받을 수도 있다. 잔여백신 당일예약은 선착순이고 접종 백신 종류는 아스트라제네카다.다만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돼 있는 사람이나, 이미 백신을 맞은 사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권장하지 않는 30세 미만(1992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은 이용이 불가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병(바이알) 기준으로 약 10명이 접종받을 수 있지만 개봉 후 6시간 이내에 백신을 소진하지 못하면 폐기 처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예약 후 당일 건강 상태가 좋지않거나, 예진 과정에서 당일 접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거나, 예약 취소 등으로 백신이 폐기되는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65세 이상 고령층의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7일부터 앱과 연계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女등산객 ‘묻지마살인’ 20대, 무기징역에 불복해 상고

    女등산객 ‘묻지마살인’ 20대, 무기징역에 불복해 상고

    지난해 강원도 인제에서 살인 자체를 목적으로 일면식도 없는 50대 여성 등산객을 상대로 ‘묻지마 살인’을 저질러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20대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모(23)씨는 지난 17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 상고장을 냈다. 이씨는 변호인 도움 없이 춘천교도소장을 통해서 직접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심에서 심신장애와 함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했던 만큼 같은 취지로 상고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심에서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도 이씨가 상고장을 낸 17일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루는 1·2심과 달리 법률의 적용 등만 살피는 법률심으로 하게 돼 있지만, 형사소송법상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의 경우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고할 수 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11일 인제군 북면 한 등산로 입구에서 A(56·여)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1·2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조사 결과 이씨는 ‘연속살인’을 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성장기 동안 품어왔던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적개심은 그의 일기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한 번의 거만함이나 무례함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며 이른바 ‘한강 몸통시신 사건’으로 불린 ‘장대호 사건’을 획기적인 표본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살인계획과 방법을 일기장에 상세히 기록하고, 살인 도구로 쓸 총기를 사고자 수렵면허 시험공부를 하고, 샌드백을 대상으로 공격 연습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는 이씨 측의 심신장애 주장에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사람을 죽이는 일이 세상 어떤 일보다 쉬워 보이고, 이를 직업으로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이와 같은 살해 욕구는 단순한 내면의 심리 상태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인에 이르기까지 살인 욕구와 충동을 느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않고 외부에 드러나는 자신의 행동을 철저히 통제했고, 범행 직후에도 냉정한 태도를 유지했으며, 정신감정 결과 특정할만한 정신과적 진단도 없었다”며 심신장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리 준비한 흉기로 목 부위를 여러 차례 찌르고 피해자가 범행 이유를 물으며 저항했음에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무자비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참혹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살인했는데 흥분이나 재미, 죄책감이 안 느껴져’라는 등 내용을 일기장에 적으며 죄책감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한 점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씨는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피해자분과 피해자 가족분들께 죄송합니다”라며 사죄의 뜻을 밝혔으나 재판부는 “진정으로 속죄하고 참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수감 기간 교화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만에 하나 살인 욕구와 충동을 유지하거나 강화한 채 사회로 복귀했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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