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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도·논산시, ‘AI 국방로봇’ 산업 육성…방산클러스터 선정

    충남도·논산시, ‘AI 국방로봇’ 산업 육성…방산클러스터 선정

    방위사업청 주관 공모 선정국비 245억 2030년까지 499억 투입 충남도와 논산시는 방위사업청이 주관한 ‘2026년 방산혁신클러스터 조성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인 인공지능(AI) 국방 로봇 분야에 특화된 국방산업 혁신 성장 생태계 구축이 목적이다. 사업에는 논산시 내동·연무읍 일원을 거점으로 2030년까지 국비 245억원을 포함한 499억원을 투입한다. 이곳에서는 방산 전략산업과 국방 신산업을 연계해 기술 개발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방위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논산은 국내 유일의 국방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3군 본부, 국방대 등 우수한 국방 기반이 집적돼 있다. 도는 인공지능(AI) 국방로봇 산업의 전 주기 육성을 위한 민·관·군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논산시 연무읍을 중심으로 반경 5㎞ 이내에 총 4만 5190㎡ 규모의 실증·인증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생산유발효과 5095억 7000만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797억 4000만원, 고용 창출 1956명, 취업유발 2679명 등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안호 도 산업경제실장은 “충남도, 논산시, 황명선 국회의원과 함께 도내 방위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AI 등 첨단 기술로 방산 기술의 경쟁력을 높여 케이(K)-방산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 ‘국빈’ 李대통령, 이탈리아 최고 훈장 받는다…취임 후 첫 훈장

    ‘국빈’ 李대통령, 이탈리아 최고 훈장 받는다…취임 후 첫 훈장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외국 정상에 대한 최고 등급의 훈장인 ‘이탈리아 공화국 기사대십자 공로 훈장’을 받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로마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며 “오늘 저녁 열리는 국빈 만찬에서 마타렐라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훈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우호 관계를 증진시킨 이 대통령의 기여를 평가하고 최고 수준의 예우를 표명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외국 정부로부터 처음으로 훈장을 받게 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훈장은 과학, 예술, 경제, 공직 수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권 신장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이탈리아인 또는 국가원수급 외국인에게 수여한다. 지난해 4월 찰스 3세 영국 국왕, 같은 해 2월 아랍에미리트 대통령 등이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이탈리아 측은 이날 국빈 만찬에서 한국 경제 인사들도 초청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모두 13명이다. 이들은 12일 열리는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도 참석해 구체적인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 순방 중인 오는 14일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9시 화상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번 안건은 정무수석실이 마련한 선관위 국정조사 및 제도 개선 추진 계획과 민정수석실이 준비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검경 합동수사본부 발족 및 상황, 경제성장수석실이 마련한 외환 금융시장 동향 및 물가 관련 대책 등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귀국 다음 날인 19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소집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순방 기간 중 국정 운영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이탈리아 현지에서 직접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열린세상] 범죄자이기 이전에 사람입니다

    [열린세상] 범죄자이기 이전에 사람입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대학 시절에 읽었던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나오는 글입니다. 20여년 전 일본에 유학하는 동안 형사정책 담당 교수님과 함께 교정시설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일본은 예전부터 교정시설의 수용 질서가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범죄자에 대한 사회의 눈초리 또한 매섭기 그지없습니다. 때문에 저도 열악한 시설에서 고통받는 수용환경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지요. 과장을 조금 보태면 거의 호텔 수준이라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시설을 갖춘 곳도 있었지요. 깜짝 놀라서 일본 교도관들에게 “이렇게 시설을 좋게 해 놓으면 재소자들이 너무 편해서 교정과 교화가 되느냐. 좀 불편하고 고통스러워야 다시는 죄를 짓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안내해 주시던 교도관께서 이런 답을 해 주셨습니다. “‘교정과 교화를 위한 제일 엄중한 방법은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다. 재소자들은 갇혀 있는 것 자체만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인간의 권리 중에 제일 중요한 신체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하다. 만일 시설이 너무 열악하면 수용자 관리가 어려워져 오히려 교도관들이 힘들게 된다. 엄격한 수용자 관리는 기본적인 수용환경이 보장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교정시설은 노후화와 수용자의 증가로 인한 과밀 수용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대법원에서 과밀 수용으로 수용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니 국가에서 손해배상을 해 주라는 판결을 선고하기도 했지요. 여기에 더해 수용자 자체의 문제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 수용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흔히들 범죄자라고 하면 살인이나 성폭력과 같은 강력범죄나 파렴치 범죄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수용자 측면에서 보면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사람들이 범죄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현상은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범죄 원인론이 아닌 전혀 새로운 측면에서 범죄의 원인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여름 지방의 교도소장으로 근무하던 후배와 이야기하다가 밤에 잠을 자기 어렵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열대야 때문이냐고 농담 삼아 물어보았더니 후배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전혀 다른 답을 내놓았습니다. “열대야 때문이 아니다. 수용 사고가 날까 봐 걱정이 되어 그런다. 노인이나 장애인, 정신질환 수용자가 많아진 데다가 적정 수용인원을 넘어서 수용하다 보니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얼음물을 얼려서 방마다 나누어 주고 있는데, 이러다 사고라도 날까 날마다 노심초사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에는 부산교도소에서 수용자 두 명이 온열질환으로 잇따라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법무부에서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인과 장애인 수용동 복도에 냉방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공표하자 많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교도소가 호텔도 아닌데 범죄자들에게 에어컨까지 설치해 주어야 하느냐는 비판이지요. 하지만 사람이 아무런 잘못이나 감정 없이 옆에 있는 사람을 증오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는 것은 수용자의 교정이나 교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사고만 양산할 뿐이지요. 지구 온난화에 따라 교도소 수용환경의 문제는 이제 교정, 교화를 넘어선 생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 ‘빚투’에 지난달 가계대출 9.3조 급증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한 달 새 9조원 넘게 불어난 가운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앞질렀다. ‘빚투’ 수요까지 겹친 것으로 분석되면서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고,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용대출 한도를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2026년 5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 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 3조 5000억원의 세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금융당국 집계 기준 지난해 8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특히 급증세를 이끈 것은 기타대출이었다. 지난달 주담대는 4조원 늘어 전월 5조 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지만, 기타대출은 전월 2조원 감소에서 5조 3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기타대출 증가폭은 금융당국 집계상 2021년 7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다. 신용대출만 놓고 보면 전월 9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3조 4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이는 주식시장 활황에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수요가 기타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이날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관리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매주 점검회의를 열어 관리계획 이행 상황을 집중 점검한다. 은행권도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상환을 유도하는 등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한다. 은행권에서는 연봉 3억원인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도 1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편 올해 1분기 은행권에서 적발된 가계대출 추가약정 위반은 1174건으로 집계됐다. 위반 유형별로는 추가주택 구입금지 약정 위반이 110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위반이 적발되면 대출 회수 조치가 이뤄지고 향후 3년간 전 금융권에서 주택 관련 대출이 제한된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모범소설 1·2(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박철 옮김, 민음사) “어느 날 한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냐고 묻자 아무도 없다고 대답했다. 왜냐하면 아버지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고, 죄 없이 사는 이는 아무도 없고, 자기 운명에 만족하는 이는 아무도 없고, 하늘에 오른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유리 석사’ 부분) 2024년 아시아 학자 최초로 스페인 국왕이 수여하는 세르반테스문화원 에녜(N)상을 받은 박철 전 한국외대 총장이 스페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단편을 새롭게 번역했다. 세르반테스 말년의 문학적 역량이 집대성된 결과물로, 유럽 문학사의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부패 사회의 이면을 고발한 ‘세비야의 건달들’, 미치광이의 입을 통해 세상의 위선을 꼬집은 ‘유리 석사’, 병적인 의심과 통제의 비극 ‘질투심 많은 늙은이’, 두 마리 개의 대화를 빌려 부조리를 바라본 ‘개들의 대화’ 등 단편마다 풍자와 해학이 넘친다. 역자는 작품 해설을 통해 당대 사회적 배경과 개별 소설들의 상징을 분석하며 이해를 높인다. 1권 428쪽·2권 464쪽, 각 1만 6000원. 양철 우산(천세진 지음, 걷는사람) “당신은 깨어나지 않는 잠들이 사는 박물관 옆에서 자랐을 것 같고 양철이 울릴 때마다 깊은 잠 속으로 돌아갈 것 같다// 그런 당신을 깨우는 습관을 나는 언젠가 잊을 것 같다”(‘양철 우산’ 부분) 시인이자 소설가, 문화비평가, 웹진 주간 등으로 활동하는 저자의 세 번째 시집. 주변 풍경 속에 있는 것들, 나이가 들어서야 보이는 것들, 가족의 내력과 옛 기억에서 떠올린 것들, 그러면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조용히 포착해 언어로 풀어냈다. 작은 종지 하나, 늙은 깃털 한 올, 빗소리 하나 빠뜨리지 않으려는 섬세함이 가득하다. 132쪽, 1만 2000원. 라이카의 산책(알무데나 파노 지음·그림, 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라이카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작은 둥근 창을 내다봤어요. 어둠 속에서 덩그러니 매달린 푸른 공 하나가 보였어요. 라이카는 눈을 감았어요. 여전히 어둠뿐이었어요. 언젠가 공원에서 주웠던 예쁜 공을 생각했어요.” 1957년 11월 스푸트니크 2호 발사는 처음 살아 있는 생명체를 지구 궤도로 보낸, 위대한 과학의 역사로 기록돼 있다. ‘우주 개척의 생명체’로 기억되는 개 라이카는 행복했을까. 모스크바를 떠돌며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는 걸 가장 좋아한 들개가 라이카라는 이름을 얻고 우주선에 실려 ‘밤하늘’로 가기까지 이야기를 그렸다. 과학사 안에서 사라진 작은 생명의 시간을 거친 질감의 그림으로 복원하면서 인류의 진보가 무엇 위에 세워졌는지 되묻는다. 56쪽, 1만 6800원.
  • “보훈은 국가의 의무이자 품격”

    “보훈은 국가의 의무이자 품격”

    “보훈(報勳)은 단순한 보상이 아닙니다.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잊지 않는 ‘기억과 감사의 의무’이자 ‘국격과 품격’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국내외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보훈행사를 이끌어온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의 소강석(64) 목사가 6일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턴시의 한 행사장에서 밝힌 보훈에 관한 단상이다. 이날 소 목사는 170여명의 참전용사와 가족을 포함해 현지 한인회와 정계 인사 등 모두 300여명을 초청했다. 생존 참전용사 숫자가 많았던 초창기 700여명에 견줘 규모는 축소됐지만, 그렇다고 해도 교회 하나가 감당하기에 녹록한 사역은 아니다. ●“자유 위해 피 흘린 혈맹의 나라” 소 목사는 이날 환영사에서 “미국은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피 흘려 싸워준 혈맹의 나라이자, 수많은 선교사가 복음을 전해 준 영적 동맹의 나라다. 오늘의 (한국의) 자유와 번영 역시 국군과 미군,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가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사랑과 평화의 징검다리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기원했다. 소 목사가 처음 6·25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연 때는 2007년이다. 당시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마틴 루서 킹 퍼레이드’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한국전 참전용사 리딕 나다니엘 제임스(1921∼2013)를 만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제임스는 한국에 다시 가보고 싶어 했고, 소 목사는 그해 6월 그를 한국에 초청하며 화답했다. ●미국서 20년째 보훈행사 이끌어 이후 새에덴교회가 주체가 돼 해마다 참전용사 보훈행사를 열고 있다. 미국 행사는 2009년 서부 지역인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텍사스, 휴스턴 등을 거쳐 현재 동부 지역인 버지니아와 워싱턴까지 이어졌다. 소 목사는 20년간 보훈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이 고국에 돌아가 한국을 자랑하는 홍보대사이자 ‘친한파’ 역할을 한다고 전하며 “일종의 민간 외교였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미국에서 진행하는 여덟 번째인 이번 행사를 끝으로 새에덴교회의 해외 보훈 행사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소 목사는 “마음 같아서는 마지막 한 분이 생존해 계실 때까지 보훈 행사를 열고 싶지만, 이제는 다들 고령이시라 행사장까지 오시는 일도 너무 조심스럽다”며 “미국에서 여는 참전용사 보훈 행사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대신 한국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한 국내 보훈 행사는 마지막 한 분이 살아계실 때까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 철도, 과거로의 시간 여행 떠나요

    한국 철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옛 서울역(문화역서울284)에서 과거와 미래로의 기차 여행이 시작된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옛 서울역에서 ‘서울역 2026, 다시 뛰는 심장’을 주제로 철도문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대합실·역장실 등이 있던 1층과 식당·회의실로 사용됐던 2층을 비롯해 승차장 외부 공간을 전시관으로 조성해 개방했다. 관람은 중앙홀 입구에서 과거 사용했던 승차권에 날짜 도장을 찍으며 시작한다. 중앙홀·대합실·승차장·대식당 등 공간을 따라 이동하며 기차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전시를 관람하도록 구성했다. 1955년 운행됐던 최초의 국산 증기기관차 ‘파시 2형’ 모형 등 철도 유물을 볼 수 있고 KTX-청룡, 미래 수소 모빌리티 기술을 3D(3차원)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도 있다. 2층 대식당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당 ‘그릴’을 재현한 식문화 아카이브를 선보이고 철도로 연결된 춘천·하동·영주·대전 등 지역 문화를 체험하는 ‘오늘의 행선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 착한 일 하면 적립… ‘서초코인’ 2만명 눈앞

    착한 일 하면 적립… ‘서초코인’ 2만명 눈앞

    서울 서초구는 ‘착한 서초코인’ 가입자가 2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2022년 도입한 착한 서초코인은 탄소중립 실천, 자원봉사, 건강활동 등 사회적 가치 활동에 참여한 주민에게 코인을 지급하고 주민은 이를 서울페이 상품권으로 전환하거나 서울페이 가맹점과 공공시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적립 코인은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 환원도 가능하다. 1코인당 100원의 가치를 지닌 서초코인은 지금까지 총 256만 337코인(2억 5603만원)이 적립됐으며 이 중 2만 229코인(202만원)이 기부로 이어졌다. 서초코인은 2025 유엔 지속가능발전혁신상 톱5 선정을 비롯해 지방행정혁신대상 최우수상, 우수행정 및 정책사례 선발대회 우수상 등 총 7차례의 기관 표창 및 수상을 했다. 전성수 구청장은 “착한 서초코인은 주민의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의 선한 변화로 이어지는 서초형 주민 참여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선한 가치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대표 정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 억울한 소비자 피해 구제, 서울시가 돕는다

    오는 11월 결혼을 앞둔 A씨는 지난 4월 서울의 한 예식장과 계약하고 1000만원을 계약금으로 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뒤 개인 사정이 생겨 계약 해제와 함께 상담 비용 등을 제외한 900만원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A씨는 자율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900만원 지급 결정을 받았음에도 업체가 돌려주지 않자 서울시에 법률상담을 의뢰했다. 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식업에 관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중 예식일 150일 전까지 계약 해제를 통보하면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에 근거해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안내했다. 서울시는 이처럼 피해를 본 소비자가 권리구제를 포기하지 않도록 ‘소비자 권리 실현 가이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4월 도입된 이 사업은 소비자가 3000만원 이하 소액 전자소송을 스스로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소장 작성, 전자소송 절차까지 단계별로 안내한다. 필요할 경우 시 민생경제안심센터를 통해 무료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피해를 본 소비자는 한국소비자원의 분쟁조정 절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A씨처럼 실질적인 구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시 관계자는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를 구제받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도 변호사 선임 비용 부담과 복잡한 절차 등을 이유로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이를 통해 법률 상담을 받거나 변호사 선임 없이 직접 소송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2024년 1372소비자상담센터 상담 사례 중 ‘소송 안내’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안내’로 처리된 2666건을 분석해 22개 품목, 58개 유사 사례를 정리해 가이드에 담았다. 김명선 시 공정경제과장은 “시민들이 절차의 어려움이나 비용 부담 때문에 권리구제를 포기하지 않도록 소비자 권리 실현 가이드와 무료 법률상담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권리 회복을 돕겠다”고 밝혔다.
  • 경기 기초의회 6곳 ‘여소야대’… 국힘 시장 ‘가시밭길’

    6·3 지방선거 결과 경기도 31개 시군 중 6곳에서 지방자치단체장 소속 정당과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다른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는 성남, 용인, 의왕, 동두천, 안산, 하남 등 6개 시로,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연임에 성공한 곳이다. 김성제 시장이 징검다리 4선에 오른 의왕시는 더불어민주당이 시의회 전체 7석 중 3분의2가 넘는 5석을 차지했다. 경기도의원 2명도 민주당 소속이다. 국민의힘은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거나 저지하는 독자적인 의사일정 거부권조차 행사하기 어렵게 됐다. 용인시도 도의원 12석 중 11석, 시의회 34석 중 18석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반면 시 최초로 재선 시장에 당선된 이상일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신상진 시장이 재선한 성남시는 시의회 34석 중 18석, 도의원 8명 중 6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민근 시장이 재선에 오른 안산시는 도의원 8명이 전원 민주당 소속이고, 시의회는 민주당 10석, 국민의힘 9석이다. 이현재 시장이 연임한 하남시도 도의원 4명 전원이 민주당 소속이고 시의회는 민주 6석, 국민의힘 4석이다. 박형덕 시장이 재선한 동두천시도 민주당이 도의원 2석을 싹쓸이했고, 시의회도 7석 중 4석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들 6명의 시장은 도비 확보와 조례 제정·예산안 심의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한 걸음도 나아가기 힘든 험로를 걷게 됐다. 단체장의 협치 능력이 임기 시작과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반면 민주당 후보가 단체장으로 당선된 19개 시군과 국민의힘 소속이 당선된 6개 시군(여주·과천·양평·가평·포천·연천)은 여대야소 체제를 갖추면서 단체장의 각종 지역 현안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19명의 참전용사들… 호국의 성지서 영웅을 기억하다

    19명의 참전용사들… 호국의 성지서 영웅을 기억하다

    워싱턴 DC는 그저 한 나라의 수도가 아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어떻게 스스로를 정의하는지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어디를 가도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돌과 건물에 새겨져 있고, 기념비의 형태로 서 있다. 그 바탕을 지지하는 건 호국과 보훈의 정신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나라를 단일한 목표와 비전 아래 묶기 위한 필수적인 가치다. 이번 여정의 테마도 이와 정확히 일치한다. 워싱턴은 기념비와 박물관의 도시다. 한 집 건너 커피숍인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셀 수 없이 많은 상징 공간 중 유독 한국과 관련된 곳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역시 피는 더운 법이다. ●102년 만에 되찾은 조선의 외교 중심 주미대한제국공사관부터 찾는다. 요즘 ‘K컬처’만큼이나 ‘힙’했던 조선 말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후 1889년 고종이 내탕금 2만 5000달러를 들여 매입했고,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강탈당하기 전까지 우리 외교활동의 중심 무대였다. 1910년 일제가 단돈 5달러에 사들였다가 헐값에 되판 걸 102년 만인 2012년에 우리 정부가 재매입했다. 이후 복원 작업을 거쳐 2018년 전시관으로 재개관했다. 공사관은 백악관에서 북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로건 서클에 있다. 유서 깊은 건물들이 밀집한 역사 지구다. 공사관은 당대의 ‘핫플’이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개관 당시 워싱턴 조야의 유명 인사 등 2000여 명이 내부 장식 등을 돌아보기 위해 찾았다고 한다. 공사관은 빅토리아 양식의 3층 건물이다. 국내외에서 발견된 당대 각종 문헌과 사진을 바탕으로 재현됐다. 워낙 꼼꼼하게 원형을 회복한 덕에 2024년 미국 정부가 국가사적지로 공식 등재했다. ●한국전 참전한 병사 기리는 ‘내셔널 몰’ 내셔널 몰로 발걸음을 옮긴다. 워싱턴을 상징하는 거의 대부분의 랜드마크와, 살면서 한 번은 들었을 명문들이 밀집된 곳이다. 가장 가슴 저릿한 공간은 당연히 한국전쟁 기념공원이다. 바로 옆이 미국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링컨기념관과 워싱턴 기념비란 걸 생각하면 미국인들에게도 6·25전쟁의 무게감이 가볍지 않은 듯하다. 기념공원은 전장을 상징하는 삼각형과 추모를 의미하는 원형이 결합된 형태로 조성됐다. 그 안에 다양한 의미를 담은 조형물을 배치했다. 대표적인 게 스테인리스 강철로 제작한 ‘19명의 병사상’이다. 한국의 험준한 산악지형을 행군하는 육·해·공군과 해병 등 군종별 이미지를 조각했다. 병사들이 입은 우의(판초)는 한국의 혹독한 날씨를, 바닥의 키 낮은 관목들은 한국의 산악 지형을 상징한다. 삼각형 끝자락의 모서리 바닥엔 황동 재질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조각상만 보며 가다간 지나치기 십상이다. 내용은 이렇다. “그들이 알지 못했던 국가와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나라의 부름에 응했던 우리의 아들과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거의 매 순간 잊고 살지만, 우리가 딛고 선 토대는 이런 희생 위에 세워졌다. 그 사실을 새삼 깨닫는 순간, 작은 조형물 하나하나가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선다. 조각상 바로 옆은 화강암 벽화가 자리한다. 2400여 장의 실제 전쟁 사진을 샌드블라스팅 기법으로 새겼다. 샌드블라스팅은 돌이나 유리 등 단단한 재료에 그림이나 글자를 새길 때, 조각칼 대신 모래 입자를 고압 공기로 쏴서 원하는 부분을 마모시키는 기법이다. 안개가 낀 듯한 흐릿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표현할 때 흔히 쓴다. 이 벽에 ‘19명의 병사상’이 반사된다. 병사들의 투영은 날씨나 낮밤을 가리지 않고 계속된다. 이 덕에 19명의 조각상이 38명이 되고, 이는 38선과 38개월 동안 치러진 전쟁의 은유로 이어진다. ●‘공짜로 얻어지는 자유는 없다’는 교훈 추모를 상징하는 원형의 작은 공간은 물로 채워졌다. 벽면에 ‘프리덤 이즈 낫 프리’,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뜻의 글귀가 새겨졌다. 이 역시 이 일대를 장식하는 명문 중 하나다. 그 너머로 전사자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있다. 한때 한국인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지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상실감을 느꼈던 곳이다. 현재는 6·25전쟁 중 전사한 4만 3000여 명의 미군과 한국인 카투사 이름이 새겨져 있다.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평가한다” 내셔널 몰 서쪽 끝, 포토맥 강을 등지고 선 링컨기념관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기념물 중 하나다. 그리스 신전 양식의 흰 대리석 건물 안에는 1922년 봉헌된 높이 5.8m의 에이브러햄 링컨 좌상이 있다. 건물 내·외부에 저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글귀로 유명한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으로 평가받는 나라를 꿈꾼다’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문, ‘여럿이 모여, 하나’라는 미국 건국 이념 등 무수한 명문이 새겨져 있다. 반사 연못(리플렉팅 풀)을 사이에 두고 동쪽 끝에 워싱턴 기념비가 솟아 있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기리는 기념물이다. 높이 169m의 오벨리스크로, 완공된 1884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었다. 엘리베이터로 전망대에 오르면 내셔널 몰 일대와 백악관, 국회의사당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예약이 쉽지 않다. 자세히 보면 기념비 하단 3분의 1 지점에서 대리석 색깔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남북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면서 다른 채석장의 돌을 사용한 탓이다. 미국의 굴곡진 역사가 이 탑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화석·노예제… ‘세계 박물관의 수도’ 이제 박물관을 돌아볼 차례다. DC는 ‘세계 박물관의 수도’라 불릴 만하다. 스미소니언 협회 소속 박물관만 17개, 여기에 국립미술관 등을 더하면 20개가 넘는 국립 박물관·갤러리가 있다. 대부분 무료다.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은 공룡 화석부터 45.52캐럿의 ‘호프 다이아몬드’까지 1억 4600만 점의 소장품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사 박물관이다. 국립미술관은 동관과 서관으로 나뉘며, 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피카소, 모네까지 서양 미술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2016년 개관한 국립아프리카계미국인역사문화박물관은 노예제부터 민권운동, 현대 흑인 문화까지를 아우르는 전시로 DC에서 가장 주목받는 박물관 중 하나다. 인기가 높아 예약이 필수다. ●낮과 밤이 다른 두 개의 얼굴 가진 DC DC는 두 개의 얼굴을 가졌다. 낮에는 정치와 역사의 도시, 밤에는 의외로 활기찬 문화와 음악의 도시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이 도시가 살아 숨 쉬는 방식이 보인다. 다만 방문을 자제해야 하는 지역도 있다. 한 현지 교포는 “DC가 미국 내 다른 도시들에 견줘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국회의사당 오른쪽은 우범지대라서 현지인들도 잘 찾지 않는다”고 전했다. DC는 정치의 도시이기 전에 음악의 도시였다. 그 심장이 ‘U 스트리트’다. 재즈의 거장으로 꼽히는 듀크 엘링턴이 걷던 길로, 한때 ‘블랙 브로드웨이’로 불렸던 곳이다. 뉴욕의 할렘에 앞서 ‘U 스트리트’가 흑인 문화의 진원지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R&B의 전설 마빈 게이, ‘라떼 세대의 음악’이었던 ‘고고’의 대부 척 브라운 등이 이 도시 출신이다. 1968년 마틴 루서 킹 암살 이후 폭동으로 무너졌다가 수십 년에 걸쳐 되살아났다. 조지타운은 DC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로 꼽힌다. 19세기 붉은 벽돌 건물들이 남아 있는 거리를 따라 트렌디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포토맥강에 있는 워싱턴 하버에서 강변 풍경을 보며 식사하는 것도 이 동네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다. [여행수첩]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전시물 교체 등을 위해 15~24일 휴관한다. 무수히 많은 영화의 촬영지였던 ‘리플렉팅 풀’은 현재 부분 공사 중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이전 재개방할 예정이다. -링컨 좌상, 워싱턴 기념비 등은 연중무휴로 24시간 개방한다. 성탄절에만 쉰다. 대부분의 박물관처럼 입장료는 없다. -크랩케이크는 DC의 솔 푸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틀 걸러 한 번씩 먹었다는 음식이다. 하지만 과연 예전 그 맛일까 의문이다. 현지인도 많이 소비하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가세한다면 식재료가 남아나지 않을 테니 말이다. -DC 중심지를 돌아보려면 ‘메트로+전기자전거’ 조합을 고려할 만하다. 메트로는 DC와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 등 인근 세 지역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교통 시스템이다. 지하철과 버스가 환승된다. 2달러짜리 카드를 구입한 뒤 충전해 쓴다. DC뿐 아니라 교외 지역을 돌아보기에도 유용하다.
  • 트럼프 참모진, 엡스타인 문제로 ‘진흙탕 설전’

    트럼프 참모진, 엡스타인 문제로 ‘진흙탕 설전’

    밴스, 공개 주장… 와일스는 반대FBI·법무부는 ‘책임 공방’ 난타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핵심 참모들이 지난해 백악관 상황실에서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 공개를 두고 진흙탕 설전을 벌였다고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단독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엡스타인 파일 공개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여름 JD 밴스 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고위 참모들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수차례 비밀회의를 가졌다. 지하 벙커인 백악관 상황실은 국가 안보 관련 주요 정책 결정이 내려지는 곳이지만 ‘엡스타인 상황실’로 변한 셈이다. 엡스타인 파일은 2019년 수감 중 사망한 엡스타인의 수사·수감 관련 기록으로 공개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 의혹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7월 초 법무부와 FBI는 엡스타인 파일에 고객 명단이 없다고 발표해 논란을 불식하고자 했지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에서 분열이 생기는 등 보수층의 거센 반발이 일었다. 백악관 내 갈등은 파일 공개 여부를 두고 심화했다. 밴스 부통령은 의회가 파일 공개를 강제할 것을 고려해 가능한 한 빨리 모든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와일스 실장은 “밴스가 음모론자임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반대했다. 내부 책임 공방도 극에 달했다. 파텔 국장은 팸 본디 당시 법무장관이 FBI 견제 목적으로 파일을 유출했다고 의심했다. 댄 본지노 FBI 부국장은 본디 장관에게 “당신이 처음부터 일을 망쳤다”며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와일스 실장은 본지노 부국장이 ABC뉴스에 유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맞대응하는 등 난타전이 벌어졌다. 엡스타인 파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가 내부적으로 큰 혼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내 친구 몇 명이 다칠 수 있다”며 엡스타인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 참모들은 공개 언급을 피한 채 대응 방안을 조율했다고 한다.
  • “당장 인가” “멈춰라”… 세운4구역, 종로구청장·당선인 충돌

    “당장 인가” “멈춰라”… 세운4구역, 종로구청장·당선인 충돌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맞은편에 최고 35층(142m) 규모의 업무·상업시설을 짓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마지막 단계에서 재점화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문헌 종로구청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었지만,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찬종 당선인이 구청장에 선출되면서다. 정 구청장은최근 서울시 안전영향평가를 통과한 만큼 인가를 매듭짓겠다는 입장이지만, 7월 1일 취임하는 유 당선인은 관련 절차의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유 당선인은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면서 “당선인으로서 이런 뜻을 전달했고, 이행되지 않으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도 선거 다음 날 전국 지자체에 새 당선인 취임 전까지 인사, 인허가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구청장은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는 자치구 고유 권한인 만큼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요구한 국가유산청의 이행 명령과 관계없이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통화에서 “이번 주 중 인가를 위한 결재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도 “사업시행 인가는 자치구 고유 권한”이라며 “현 구청장의 결정을 당선인이 원천 무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5일2차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심의를 열어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을 조건부 의결했다. 시 차원의 심의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남은 절차는 구청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와 국가유산위원회의 매장유산 심의 정도다. 그동안 시와 종로구는 재개발이 종묘 경관에 미치는 영향평가를 받을 경우 사업 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커진다며 난색을 표해왔다. 시는 지난해 10월 세운4구역 고도제한을 종로변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대폭 완화했다. 정 구청장이 결재를 하더라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면 종묘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지방자치법에 따라 자치단체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될 때 인가의 직권 취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적 다툼은 이미 진행 중이다.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지난달 12일 유산청을 상대로 영향평가 이행 명령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세운4구역 주민들도 유산청이 이행 명령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 李대통령 “안미경중 유효성 잃어… 美와 경제협력, 안보는 직접 책임”

    李대통령 “안미경중 유효성 잃어… 美와 경제협력, 안보는 직접 책임”

    이재명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한국 외교는 그동안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틀로 규정됐으나 최근 지정학적 환경 변화 가운데 기존의 이분법적 접근 방식은 유효성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현지 언론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한다고 보기보다는 우리 국익에 기반해 경쟁, 협력, 도전 요인에 대한 다각적인 인식 하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산업 경쟁력 발달로 경쟁이 커졌다며 “이 시점에서 미국과의 경제 협력이 첨단 분야로 확대되는 것은 우리 산업 경쟁력 강화 및 경제 고도화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국방비 증액이 미국이 원하는 동맹의 방향과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동맹은 여전히 한국 외교의 기본 축이지만 시대와 현실에 맞게 동맹을 심화·발전시키는 동시에 자강을 공고히 하고 다양한 국가들과의 연대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로마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 대통령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한 결과를 브리핑하며 EU가 추진 중인 철강 관세쿼터(TRQ)와 관련해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훼손되지 않도록 이해관계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김 실장은 “한국 통상교섭본부장과 EU 통상집행위원 사이에서 쿼터 물량에 대한 집중 협상이 진행됐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관련해 한국 기업의 부담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도 한국과 EU는 반도체와 관련해 상호보완적 협력을 해나가자고 뜻을 모은 한편 방위 산업 협력 필요성에 대해 상호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이탈리아 양국은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을 함께 도모하며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 모든 성과와 협력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점검하기 위해 양국은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2일 현지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해 유럽에서의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 앞서 이탈리아는 전날 이 대통령을 태운 공군 1호기가 영공에 진입하자 유로파이터 전투기 두 대를 측면 호위비행하며 예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재명에 대한 예우가 아닌 대한민국 그리고 대한국민에 대한 예우”라고 평가했다.
  • 방대한 선관위, 구조조정 필수“무소불위 조사권 외부통제 필요”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방대한 선관위, 구조조정 필수“무소불위 조사권 외부통제 필요”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전문가들은 11일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선거관리위원회의 ‘4단계 조직’을 광역 단위로 통폐합하거나 기능을 재조정해 본연의 업무인 선거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게 시급하다고 봤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를 행정부에 편입시키거나 아예 조직을 확 축소한 뒤 선거 때만 규모를 키우는 식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선거철에 대거 휴직을 했다는 건 그만큼의 인력이 필요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며 “단순한 슬림화가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으로 접근해 외부 평가를 거쳐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 점진적 감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1963년 출범 이후 선거비용조사권(1994년), 선거범죄조사권(1997년), 위법행위 예방 현장조치권(2002년) 등을 차례로 부여받으며 권한을 키워왔지만 책임은 제대로 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중앙선관위원장, 서울시선관위원장 등이 사퇴하면서 뒷수습은 손을 놓은 꼴이 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순 실무는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고 선관위는 감시·단속에만 집중하도록 광역 단위로 조직을 재구성하는 안, 선거 시기에만 한시적으로 조직을 확대 운영하는 안 등이 방안으로 거론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중앙행정부처는 최소 4중, 5중의 안전장치가 돼 있는데 선관위는 사실상 독립된 무풍지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연방선거위원회(FEC)가 정치자금만 전담하고 주정부별 선거관리기관이 선거 실무를 맡는다. 프랑스·일본 역시 기능과 주체를 분리해 권한 독점을 막고 있다. 선관위의 조사권 행사도 외부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의 조사 활동 등을 정기적으로 국회에 보고하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자문·감독위원회를 설치해 조사 절차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간 선관위가 선거 범죄 조사권을 갖고 있고 정치자금 계좌 내역과 기부자 개인정보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보니, 개별 국회의원들도 선관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섣부른 해체나 부처 이관은 땜질 처방이 될 수 있는 만큼 단계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행정부나 지자체로 간다고 해서 잘한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이번이 한국 선거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개헌이든 입법적 보완이든 명확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힘 소장파 25명 첫 집단성명… 최고위서도 ‘張 사퇴’ 공개 충돌

    국힘 소장파 25명 첫 집단성명… 최고위서도 ‘張 사퇴’ 공개 충돌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 25명이 11일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처음 발표하면서 장 대표 거취에 대한 당내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최고위원회에서도 지도부의 사퇴를 놓고 공개 설전이 벌어지는 등 내홍은 점차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안과미래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장 대표의 리더십은 붕괴됐고, 이는 오롯이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보수는 늘 책임을 중시해왔다. 장 대표가 진정 스스로 보수라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또 연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고 있는 장 대표를 향해 “국민의 참정권 침해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오염시키지 말라”고도 했다. 대안과미래는 오후에는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장 대표의 거취, 참정권 침해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 소집에는 동의했으나 시기는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최고위에서는 최고위원끼리 지도부 거취를 놓고 격돌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장 대표를 좋아하는 당원들도 많다는 것을 안다. 차라리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해서 평가를 받으라”며 “다음 지도부를 위해서 미래를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이 “철없는 소리 공개적으로 하는 걸 보니 정치적으로 미숙한 거 같다”고 쏘아붙였고, 우 청년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니요”라며 맞받았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우 청년최고위원을 향해 “비공개 사전 최고 회의 때 이야기하면 되는 것인데, 비공개 회의에 단 한 번도 제대로 참석하지 않은 분이 특정 계파를 위해 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장 대표는 회의 말미 추가 발언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 사퇴 주장하기 바빠서 국민의힘이 선전했다는 여론조사는 쳐다도 안 본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런 가운데 정 원내대표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에 재선인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을 발탁했다. 김 신임 원내운영수석은 대구경북 의원이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방선거 이후 당내 갈등 수습, 원 구성 협상 등 과제를 고려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 정청래·장동혁 면전서 “사퇴하라”… 여야 대표 퇴출론 쏟아졌다

    정청래·장동혁 면전서 “사퇴하라”… 여야 대표 퇴출론 쏟아졌다

    여야 내부에서 모두 6·3 지방선거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여야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연달아 터져 나왔다. 선거 결과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 대한 경고로 해석되면서 각 당의 당권 투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정청래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이 줄줄이 연단에 섰다. 재선 장철민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참패를 꼬집으며 “오늘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초선 임미애 의원도 전당대회 전 사퇴했던 이재명 대표 시절 전례를 들어 사퇴를 촉구했다. 정 대표는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고 이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발언을) 잘 들었다”고만 답했다.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선 “각자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단성명이 처음으로 나왔다.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는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며 “장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모두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110명 의원들께서 투표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을 먼저 주셔야 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 ‘외유 선관위’… 열흘 유럽 돌고 표절 보고서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외유 선관위’… 열흘 유럽 돌고 표절 보고서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해마다 수억 넘는 예산 쓰는데도구체적 활동 없는 부실 보고 다수하필 죄다 핫플만 찾은 출장… 보고서엔 사흘 내내 ‘상황 점검’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총체적 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간부 등이 최근 3년간 해외 출장을 다녀온 뒤 작성한 보고서 대부분이 ‘날림’인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해외 선거제도 조사 등 명목으로 미국, 독일, 스웨덴 등을 며칠씩 다녀왔지만 1일 1기관 면담이 전부이거나 구체적 활동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선거관리라는 본질적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지 않는 ‘비효율 조직’과 방만 운영이 이번 사태를 유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이 2023년 9월부터 공개된 중앙선관위의 해외 출장보고서 62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273명의 간부 및 직원이 50개국(중복 제외)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장 목적은 선거제도 연구, 청년 주권의식 연구, 재외선거 점검 등이었다. 그러나 보고서만으로는 구체적인 활동 성과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11월 정은숙 당시 중앙선관위원 등 4명이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한 ‘제21대 대통령 재외선거 평가’ 출장보고서에는 날짜별 세부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보고서에는 3~4일 단위로 ‘○○ 방문’, ‘○○ 상황 점검’ 등의 문구만 기재됐다. 심지어 유럽 주요국을 방문한 다른 출장에서는 하루 전체 일정이 기관 조사나 질의사항 준비로만 작성됐다. 출장 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사전 조사와 질의사항 준비 작업을 해외에서 진행했다는 것이다. 2023년 벨기에·네덜란드·독일을 9일간 방문한 뒤 제출한 100여쪽 분량의 ‘외국 정당·정치제도 연수 보고서’에는 위키피디아, 나무위키, 네이버 블로그 등을 참고 자료로 활용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3년 뉴질랜드 8박 10일 ‘재외선거 제도 연구’ 출장보고서는 표절 검사 프로그램에서 표절률 78%를 기록했다. 그러면서도 출장지는 대체로 선진국이나 관광지로 유명한 국가에 집중됐다. 지난해 11월 노태악 당시 중앙선관위원장 등 4명은 ‘선거제도 발전 방향 모색’을 이유로 덴마크와 스웨덴을 8박 10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같은 달에도 6명이 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를 7박 9일, 7명이 프랑스·독일을 6박 8일, 5명이 이탈리아를 6박 9일 일정으로 각각 다녀왔다. 2023년 9월에는 ‘청년정치 제도 연구’를 위해 10명이 이탈리아를 8박 10일 일정으로 방문했는데, 로마·피렌체·베네치아 등 주요 관광도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 직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미국은 워싱턴과 뉴욕 등을 포함해 최근 2년여 동안 8차례 방문이 이뤄졌다. 선관위 직원 해외 연수에는 매년 수억원이 넘는 예산이 책정된다. 특히 고위직이 출장단에 포함되면 예산 규모는 더욱 커진다. 김세환 전 사무총장은 사무차장 재직 당시인 2019년 재외선거 점검을 위해 아랍에미리트, 스위스, 스페인을 10박 11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김 전 사무총장과 4~6급 공무원으로 구성된 4인 출장단은 1인당 약 85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장 결과 공개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관위는 2023년 8월 해외출장 결과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부 규정을 마련했다는 이유로, 그 이전에 작성한 출장 보고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중앙부처는 공무국외출장규정에 따라 출장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관위는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외부 감시와 검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그 결과 외유성 출장 문제가 수면 아래에서 누적됐다”고 밝혔다. 방대한 조직 구조가 부실한 통제·관리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선관위는 중앙·시도·구시군·읍면동 선관위 등 4단계 구조로 이뤄져 있다. 선거철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을 위촉해 가동하는 3555개의 읍면동 선관위를 제외하더라도 위원장만 273명(중앙 1명, 시도 17명, 구시군 255명)이 있는 조직이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전국 곳곳에 30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데 하부 조직에 대한 중앙의 지휘·감독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게다가 불분명한 업무 경계, 업무 기피자 방치로 인한 무임승차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 선관위 서버 첫 압수수색… 영장엔 ‘피의자 노태악’ 명시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선관위 서버 첫 압수수색… 영장엔 ‘피의자 노태악’ 명시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 8일 만으로, 자녀 특혜 채용 등 다른 의혹이 아니라 선관위 고유 사무인 ‘선거 관리’와 관련해서 강제수사를 받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합수본은 11일 경기 과천시의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강남·서초·광진·동작구선관위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선관위 서버 등 전산 시스템도 포함됐다. 다만 이는 직원들의 대화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당국이 원격 접근을 하는 방식으로, 실제 서버를 물리적으로 확보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합수본은 서울시선관위 사무실에서 투표용지 인쇄 계획서와 회의록, 예산서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허철훈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오민석 전 서울시선관위원장 등 10여명이 직무유기와 공직선거법 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 237조(선거의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선관위가 6·3 지방선거 전북교육감 선거 개표 과정에서의 전산 입력 오류 사고 사실을 선관위원장에게 나흘 늦게 ‘뒷북 보고’ 한 것으로 확인돼 추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선관위는 지난 4일 오전 6시 10분쯤 투표 결과 검토 과정에서 한 투표소의 결과지를 전산에 중복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완산구선관위는 이튿날 이를 도선관위에 알렸으나, 도선관위는 지난 9일에야 도선관위원장에게 보고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경기도선관위는 성남시 중원구, 광주시 초월읍 2곳에서 득표수 입력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전체에는 투표용지가 남아 있었으나 제때 배분하지 못해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대국민 입장문을 통해 “송파구 전체로 보면 투표용지가 4만 2000여 매가 남았다. 그런데 송파구 내 146개 투표소별 투표용지 분배에 실패한 것이 뼈아픈 실수였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의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일주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사무실 진입이 막힌 입주 체육단체들은 업무를 위해 출입하게 해달라며 정부와 경찰의 개입을 촉구했다.
  • [사설] 당청 갈등 점입가경… 선거 민심 경고 받고도 이러나

    [사설] 당청 갈등 점입가경… 선거 민심 경고 받고도 이러나

    어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터져 나왔다. “전당대회 출마 의사가 있다면 오늘이라도 사퇴하라”는 요구와 “호남 공천이 불공정했다”는 성토,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는 추궁이 이어졌다. 6·3 지방선거 뒤 첫 의총에서 나온 말들이 민심 분석과 반성이 아니라 대표 거취 공방이었다. 여당 내부의 심상찮은 균열상을 그대로 보여 준다. 당청 균열도 급격히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이길 것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지도부를 우회 질타했고, 정 대표는 다음날 이 대통령 유럽 순방 환송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튿날 정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꺼낸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에는 송영길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친정청래계 대변인이 이 대통령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비유하는 발언까지 내놓자 친명계가 징계를 거론했고,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 당내 갈등이 친명 대 친청 계파 대결 구도로 굳어진다. 청와대도 계파 다툼을 피하려 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 순방 환송 행사에서 당대표 출마를 시사한 김민석 총리에게만 의도적으로 힘을 실어준 장면에 논란이 구구하다. 총리직을 당권 경쟁의 지렛대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다. 지금 여당과 청와대 앞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민생경제 대응, 민생 공약 이행 등의 과제가 쌓여 있다. 8월 전당대회까지 여당의 내홍이 깊어진다면 국정 동력은 점점 더 떨어질 것이다. 여당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전직하했다. 순방길의 이 대통령이 깜짝 놀라 사과 메시지를 올렸다. 그래놓고 권력다툼에 골몰한 당정의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는 불문가지다. 선거 민심의 경고를 두렵게 들었다면 이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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