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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김만복·김경수 소환조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참여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만복 전 원장을 조사한 데 이어 당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이었던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지난 14일 김 전 원장을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김 전 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 정상회담을 할 때 배석했고, 국정원이 회의록을 작성하는 과정에 관여한 핵심인사다. 검찰은 회의록 폐기 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지난 7월 고발장을 내자 김 전 원장 등 주요 인사들을 출국 금지했었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을 상대로 회의록 작성 경위와 회의록을 국정원이 보관하게 된 이유 등을 상세히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의록이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에 등록됐다가 삭제된 경위와 검찰에서 발견한 이지원 수정본과 국정원본의 내용 일치 여부 등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을 불러 회의록이 이지원에서 삭제된 경위와 수정본이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에 출석한 김 전 비서관은 “회의록 초본이 기록물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초본과 최종본을 비교해 보는 것”이라며 검찰에 초본 공개를 재차 요구했다. 김 전 비서관은 “고인이 되신 전직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공격해 반사 이익을 얻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고 호소하면서도 문재인 의원의 소환조사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통령 기록이 정쟁의 도구로 악용되는 구시대적인 행태가 반복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죄 없는 실무자들을 소환해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는 문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진실규명보다는 정쟁을 부추기는 검찰의 행태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검찰이 진실규명의 자세로 나오면 문 의원이 출석하든 안 하든 핵심 관계자 몇명에 대한 확인으로 의혹들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시론] 회의록 공방과 북한 변수/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시론] 회의록 공방과 북한 변수/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지난해 10월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의 정문헌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둘러싼 공방은 바야흐로 3막에서 또 다른 변신을 모색 중이다. NLL 포기 여부가 1막이고 회의록 공개의 적법성 여부가 2막이면, 회의록 삭제와 국가기록원 미(未)이관 문제가 3막이다. 국가기록원에서 회의록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사초 실종’ 논란으로 쟁점을 바꾼 공방은 10월 2일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후 ‘사초 삭제’ 논란으로 국면을 선회했다. 그리고 음원 파일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정파별·계파별로 대립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신NLL’ 공방이다. 국회 일정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이 국감으로 옮겨 갔지만 여전히 회의록 공방은 활화산 형국이다. 과문한 탓인지 한 가지 이슈가 1년 넘게 정치적 국면과 상황에 따라 논점과 주제를 달리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가히 정치적 이슈의 진화라고 명명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NLL 공방 얘기다. ‘87년 체제’의 출범 이후 민주주의의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말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듣기 민망한 얘기다. 선거 국면에서 등장하곤 하는 북한 변수와 여전히 한국 정치의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안보 변수는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의 정치적·공적 영역의 흐름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의 안보 이데올로기의 남용이 데자뷔처럼 떠오른다면 정치적 상상력인가, 사회과학적 예지(銳智)인가. ‘북풍’은 새삼 사례를 거론하지 않아도 한국 정치에 깊은 영향을 끼쳐 왔다. 선거의 흐름을 바꾸고 정치사회적 이슈를 한숨에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원조다. 좌와 우로 갈라진 대립 구도는 경제사회적 측면보다 정치 이념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이는 삶의 질에 관련된 이슈 집단보다는 안보적 관점에서 날카롭게 대치했다. 좌파라는 용어는 서구적 관점에서의 본원적 의미보다는 한국의 역사지형과 정치구도에서 ‘종북’이라는 전혀 다른 용어와 조우하면서 보수 세력의 정치적 우위에 결정적 역할을 해 왔다. 물론 보수와 진보의 용어도 우파, 좌파라는 용어의 부자연스러운 동거에서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상실했음은 물론 정당 체제 내에서도 조화와 건강한 긴장의 메커니즘으로서가 아니라 대립과 갈등의 재생산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의 일단에서 등장하는 좌파, 합참의장 후보자조차도 ‘NLL은 수호되고 있고 논쟁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이슈화되고 있는 회의록 공방, 국정원 개혁과 관련한 대공수사 폐지 여부 등은 모두 북한 변수와 관련돼 있는 사안들이다. 분단이라는 외생적 변수가 정치의 주요한 인자로 기능하고 있는 불가피한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것과 이를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활용하려 하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민주 대 반민주의 정치 구도에서 민주 세력을 탄압하는 데 악용됐던 안보 논리가 21세기 한국에서 만일 보수 정당이 상대 정파를 제압하는 데 이용된다면 민주화 이후 25년 동안의 민주주의가 성공적이었다는 외부적 평가는 철회돼야 마땅하다. 안보 이슈가 불리한 정국 구도나 정치적 국면을 호도하거나 전환하기 위해 꺼내 드는 ‘전가의 보도’가 된다면 다시 민주화 투쟁의 향수가 살아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금의 회의록 공방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여야 모두에 정파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을지 모른다는 의심은 버려야 한다. 그것은 ‘합리적 의심’이 아니라 ‘의도된 의심’의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 [국감 하이라이트] 野 “문서결재 없었다”·與 “구두결재 했다”… 진 前장관 배제 공방

    [국감 하이라이트] 野 “문서결재 없었다”·與 “구두결재 했다”… 진 前장관 배제 공방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1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10만~20만원을 차등지급한다’는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특히 기초연금 정부안 결정과정에서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을 일부러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가 민감하거나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자료제출을 회피하면서 한때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복지부가 정부안을 지난달 중순 확정한 뒤 9월 14일 청와대에 보고할 때 진 전 장관한테 문서 결재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질타했다. 복지부 관계자들의 답변을 종합하면 지난 8월 30일 박근혜 대통령은 진 전 장관으로부터 대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장관이 책임지고 제대로 만들어 보라”며 재검토를 지시했다. 복지부는 9월 14일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한 최종안을 실무자 이메일을 통해 청와대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최종안의 청와대 보고 당시 절차와 결재 여부를 묻자, 양성일 연금정책관은 “장관의 문서 결재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진 전 장관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청와대가 복지부 실무진에 직접 지시해 청와대가 바라는 최종안을 마련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영찬 차관 등은 서면 결재는 없더라도 ‘구두 결재’가 이뤄졌다며 ‘장관 소외·배제설’을 반박했다. 여당 의원들은 복지부를 거들었다.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은 “복지부 안이 올라가더라도 관련 기관하고 얘기해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 보고에 서면 결재를 안 하는 것 아니냐”며 보고 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 전 장관이 지난 8월 30일 박 대통령에게 대면보고할 당시 제출한 보고문건 원본 제출 여부도 논쟁 대상이었다. 야당 의원들이 원본을 요구하자 이 차관이 “대통령 보고문건이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상식 밖 해명을 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 대통령의 보좌기관·자문기관·경호기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생산한 기록물만 해당된다. 이 차관은 오후 질의에서는 야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이 재차 원본공개를 문제삼자 “대통령 보고문건은 비공개하는 것이 관습법같이 굳어졌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도 공개하는 마당에 뭐가 두려워서 문건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따졌고,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까지 나서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거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복지부가 끝까지 원본 공개를 거부하자 민주당 소속인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요구를 수용해 한때 국정감사를 10여분간 중단시켰다. 오 위원장이 “17일까지 제출하라”고 했지만 이 차관은 이마저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보고문건이 논란이 되는 것은 복지부가 지난 8월 30일 청와대에 제출한 ‘주요 정책 추진계획’ 문건에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시킬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상세히 지적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이 문건에서 국민연금 연계방식이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손해가 되고 특히 국민연금을 오래 가입한 저소득층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입기간 10년 미만의 지역가입자들은 보험료 납부를 중단하고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충돌·파행… 올 국감도 구태 ‘판박이’

    충돌·파행… 올 국감도 구태 ‘판박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실시하는 2013년 국정감사 첫날인 14일 여야는 곳곳에서 충돌했으며 일부 파행이 빚어졌다. 해마다 파행을 거듭해 ‘불량 상임위’로 낙인찍혔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올해도 6년째 파행을 이어갔다.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놓고 여야가 맞붙어 교육부 등에 대한 국감은 오전 내내 열리지 못하다가 오후 3시가 돼서야 국감을 시작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대거 4대강 사업 증인으로 나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으며, 보건복지위에서는 기초연금 논란으로 여야 의원 간 설전이 이어졌다. 안전행정위에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쟁점이 됐다. 이처럼 여야가 지난 수개월 이상 벌여 온 정치 공방이 국감장으로 그대로 옮겨지자 이번 국감도 과거를 답습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감사를 하는 국감이 아니라 밀린 이야기를 하는 국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회에서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가 국감에서 피감기관을 앞에 두고 일전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감이 개시된 이후라도 여야가 실질적인 국감을 위해 해법 모색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무위원회에서 “단계적으로 교학사를 포함한 8종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보완을 조속한 시일 안에 하겠으며 중기적으로는 (교과서) 검정심사제도를 개편하는 방안까지 병행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국보 285호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한 ‘가변형 투명 물막이’(카이네틱댐)가 내년 상반기 중 설치될 전망이라고 보고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환영을 표시한 것에 대해 “우리뿐 아니라 일본 재무장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나라가 많아 일본의 재무장을 묵인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 측의 언급 내용에 미·일 안보조약 범위 내에서라는 표현이 있다. 백지수표를 위임하겠다는 차원이라기보다는 미·일 안보조약 범위 내에서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15일에는 감사원과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을 상대로 각각 법제사법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안전행정위 등 12개 상임위에서 국감이 진행된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감 현장] 與 “사초실종은 국기문란” 野 “특정정당 선거 악용”

    “이지원 사본과 원본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습니까.”(민주당 김현 의원) “그것은 제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박경국 국가기록원장)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안전행정부 국정감사에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지 않은 경위와 책임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국가기록원이 결론을 단정 짓듯 답변하고 있다”면서 “2008년 검찰의 기록물 유출 수사에서 (대통령기록관과 봉하마을이 반납한 기록물의 차이에 대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문희상 의원도 “2008년 수사 당시 검찰에서 유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2개월 넘게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검찰과 함께 비교 조사해 유출이 없는 것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선에서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회의록을 공개 낭독했다는 ‘사전 유출’ 의혹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같은 당 박남춘 의원은 “어떻게 ‘사초’가 특정 정당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에게 전달돼 유세에 쓰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기록물 제도를 송두리째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이번 사건을 국기문란으로 묘사했다.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은 “기술적으로 회의록 문서가 폐기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야권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은 “다시는 퇴임 대통령이 청와대 재임 시 기록물을 밖으로 가져가면 안 된다”면서 “중요한 기록물이 봉하마을에서 어떤 식으로 출력됐는지도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檢 “기록물 미이관 처벌 규정 없어 문제는 수정본 삭제 법적근거 여부”

    檢 “기록물 미이관 처벌 규정 없어 문제는 수정본 삭제 법적근거 여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14일 참여정부의 이창우 전 청와대 제1부속실 수석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이날 오후 2시 이 전 행정관을 불러 2007년 10월 회담 직후부터 2008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전까지의 회의록 관리 실태 등을 캐물었다. 이 전 행정관은 대통령기록물을 1차 분류해 보고하는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 전 행정관은 변호인과 출두해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관계자들은 역사를 기록함에 있어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다”며 “집권 세력이 이런 식으로 전직 대통령 기록물을 악용한다면 어느 대통령이 후대에 역사적 기록물을 남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정책비서관실에서 (회의록을) 삭제했다면 모를 수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지원 시스템상 삭제 기능이 없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 전 행정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부속실에서 1차 기록물 분류를 하고 문서 생산자에게 돌려보내면 생산자가 결과를 확인한다. 마지막 절차는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이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가벌성(可罰性)이 있는 부분은 복구본(수정본)을 임의 폐기했는지 여부”라고 밝혀 ‘삭제 행위의 법적 근거’가 수사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한 기록물 미이관은 국민적, 역사적 평가의 문제이지, 법에는 처벌 규정이 없다”면서 “처벌 여부는 복구본 폐기에 법적 근거가 있는지에 달렸다. 관련 업무 담당자들의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측은 이에 대해 “완성본을 만들면 초안이나 수정본을 폐기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가벌성이 인정될지 주목된다. 아직까지 회의록이 이관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 뚜렷한 해답을 내놓은 사람들이 없는 가운데 검찰은 이지원 구축 작업에 관여한 김경수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과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도 연이어 조사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헌정사 최대 부실국감 막을 특단대책 세워라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는 유감스럽게도 역대 최대의 부실을 예고하고 있다. 두 달 넘게 이어진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정국 파행, 이에 따른 국회 공전으로 여야 의원들의 준비가 크게 부족한 데다 감사 대상 기관이 무려 630개로 헌정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기 때문이다. 여야가 앞다퉈 부른 증인·참고인만도 수천 명에 이른다. 전체 18개 상임위 가운데 특위와 겸임상임위를 뺀 13개 상임위가 대략 50개 기관씩 감사하게 된다. 주말을 제하고 15일간 상임위별로 하루 3~4개 기관을 감사해야 하는 꼴이다. 피감 기관이 104개나 되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우 하루에 7개 기관씩 감사해야 한다. 대다수 기관장들이 잠깐 국감장에 나와 얼굴만 비치고 돌아가야 할 판이다. 시작부터 수박 겉핥기식 감사를 예고해 놓고 있는 셈이다. 소화할 능력도 안 될 만큼 이렇게 많은 피감 기관을 채택한 것을 두고 국감에 임하는 여야의 의욕이 넘친다고 박수 쳐줄 수는 없는 일이다. 소관 기관장과 관련 기업인들을 죄다 불러 놓고 호통 한 번 치는 것으로 자신이 국회의원임을 내보이고픈 금배지들의 싸구려 권위의식이 이처럼 정제되지 않은 매머드 국감을 만든 것으로 봐야 한다. 민생과 동떨어진 정쟁으로 멱살잡이하다 여는 지각 국감인 까닭에 피감 기관을 엄선하는 데 시간을 들일 형편이 못 된 것도 고도비만 국감을 만든 요인이다. 여야는 저마다 민생국감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내심으론 상대를 공격할 궁리에 몰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 채동욱 전 검찰총장 논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기초연금 등 대선공약 후퇴 논란 등 여야가 치고받을 쟁점 또한 널려 있다. 오는 30일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여야로서는 싸움을 마다할 이유도, 싸움에서 물러설 기미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국정감사는 여야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군기 잡기나 흠집 내기를 위한 국감이 아니라 국정의 골을 메우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감이 돼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서민가계 안정 등 민생에 보탬이 될 일말의 성과라도 이번 국감에서 거두려면 여야 원내 지도부의 비상한 각오와 노력이 절실하다. 민생과 동떨어진 정쟁은 일절 삼간다는 신사협정도 맺고, 이를 어기는 의원의 발언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감 현장에서 적극 제지하는 등의 구체적 방안도 마련해 이행해야 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주요 아시아 11개국 중 타이완과 파키스탄을 빼고는 최하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저성장 기조는 시급히 꺼야 할 발등의 불이 됐다. 정부만 쥐어박을 일이 아니다. 국회도 힘을 보태야 한다. 성장동력을 되살리는 국회가 돼야 한다. 이번 국감이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 與野 국감 전략 교집합은 ‘민생’… 감춘 속내는 정국 주도권 잡기

    與野 국감 전략 교집합은 ‘민생’… 감춘 속내는 정국 주도권 잡기

    새누리 ‘민생·경제·일자리’ “새누리당은 일방적으로 정부 입장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따질 것은 따지고 개혁할 것에 대해서는 과감히 개혁방안을 내놓겠습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 공세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무분별한 정치 공세로 국민들을 짜증 나게 하면 안 된다. 야당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은 야당의 정치 공세를 적극 차단해 주도권을 선점함으로써 대선 공약 입법화와 새해 예산안 처리까지 기선을 제압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국정감사를 정책·민생국감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인 만큼 주요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앞서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은 민생·경제·일자리라는 3대 원칙에 따라 할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특히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기초연금안과 세제개편안 등에 대해 이번 국감에서 국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통해 동의를 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세제개편안의 비과세·감면 혜택 축소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는 기초연금 정부안의 공약 수정 등이 불가피한 이유 등에 대한 대국민 설득 과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은 국감을 앞두고 정책위원회 산하에 이슈대응팀을 꾸려 각종 정책 이슈들에 대해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책위는 국감 기간에 발생하는 현안들에 대해 각 정책조정위원회 간사들과 16개 상임위에 배치된 당 수석전문위원들을 중심으로 수시로 회의하고 대응 논리를 개발하기로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민주 ‘민생·민주주의·약속’ “민주당은 그동안 의원 127명이 밤새우고 쪽잠을 자면서 준비해 왔습니다.” 정호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를 앞둔 13일 “민주당은 민주주의 살리기, 약속 살리기, 민생 살리기를 통해 국민의 기를 펴게 하는 국정감사를 하도록 하겠다”면서 고생의 결실을 거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 국회 슬로건으로 ‘국민 기 살리기’를 내세웠다. 이번 국정감사를 ‘정쟁 대(對) 민생의 대결’로 규정하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실패를 지적하고, 민생 문제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안적 비판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킨다는 생각이다. 이를 통해 최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미(未)이관 사태로 인해 빼앗긴 정국 주도권 회복을 노리고 있다. 동시에 ‘민생 살리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민생 이슈로 민주당은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공약 후퇴의 문제점, 4대강 사업 및 원전비리 등을 집중 부각할 계획이다.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 파기와 세제개편안, 가계 부채 및 전월세 폭등 등도 이번 국감의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공공기관과 불공정 기업의 불공정행위 조사 및 개선 ▲공공기관 비정규직 처우개선 및 정규직 전환 ▲정부 및 공공기관의 ‘을’(乙) 관련 업무 심의 등을 국정감사 3대 의제로 선정했다. ‘민주주의 회복’도 민주당의 핵심 목표다. 회의록 불법 유출 등 권력기관의 탈법활동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정원 개혁안을 마련해 여권을 압박하면서 여론전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국회 정보위 파행

    국회 정보위가 11일 결국 파행했다. 여야의 냉랑한 분위기 속에 전년도 결산안 심의는 물론 여야 이견이 없는 법안도 논의가 무산됐다. 정보위는 전날 열린 예산결산심사 소위에서 국가정보원의 대북심리전단 사업비의 용처를 놓고 공방을 벌이다 결국 결산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댓글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 민간인 이모씨에게 지급된 9423만원이 심리전단 사업비에서 지출된 것인지를 추궁했고, 국정원은 확인을 거부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다시 국정원 결산안 처리를 위한 소위 개최를 놓고 협의를 시도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오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한 국정원직원법 개정안도 발이 묶이게 됐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은 기능직·계약직 직원을 일반직 직원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개정 방향에 따라 국정원 직원의 직종도 이에 맞추겠다는 내용으로 야당도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내달 4일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보위가 결산 문제와 국정원 직원 처우 개선을 위한 입법안 등 그다지 큰 정치 쟁점이 아닌 부분에서까지 진통을 겪는 것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음원 공개 문제 등에서 벌이고 있는 신경전의 여파로 보인다. 또한 국정원 개혁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국내수사 파트를 없애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을 다수 발의한 만큼 법 개정을 통한 개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법을 개정하자는 것은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기 위한 정치적 공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회의록 음원파일 공개’ 與지도부 미묘한 엇박자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음원파일 공개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지도부가 미묘한 엇박자를 내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나부터 소환하라”며 정면대응에 나서자 ‘문재인 책임론’을 부각하면서도 추가적인 대응을 자제하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쟁 종식을 외치고 있는데 문 의원을 비롯한 친노(친노무현) 진영은 논란의 핵심과 본질을 비켜가는,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로 이 문제를 확실히 매듭지어야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문 의원과 친노 진영을 직접 언급하면서 야권 내부의 친노, 비노(비노무현) 간 균열의 틈을 파고드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문 의원이 어제 짜맞추기 수사 운운하며 동문서답을 했다”면서 “회의록 관리의 최종 책임자이자 시끄럽게 만든 장본인이 경위 설명이나 진심 어린 사죄도 없이 느닷없이 수사 운운하는 것은 뻔뻔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통해 사초 실종 경위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당 지도부도 광화문 인근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이런 입장을 공유하며 회의록 정국 대응책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의록 논란을 종식할 마지막 카드로 꼽히고 있는 음원 파일 공개와 관련해선 지도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금 시기상조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당내 이견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의 한 주요 인사는 “솔직히 음원 공개라는 극단까지는 가지 말자는 게 당 지도부의 대체적인 생각”이라면서도 “그러나 문 의원 등 민주당 친노 세력 일부가 황당한 발언을 계속하는 데 대해서는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합참 근무경력 없고 작전분야 경험 적어… 2009년 이후 총248회 軍골프장 찾아… 北 3차 핵실험 직후에도 골프 쳤다” 주장

    “합참 근무경력 없고 작전분야 경험 적어… 2009년 이후 총248회 軍골프장 찾아… 北 3차 핵실험 직후에도 골프 쳤다” 주장

    11일 최윤희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합참 근무 경력이 없는데다 작전 분야에서 경험이 적은 데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248회에 걸쳐 군 골프장을 찾았으며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제3차 핵실험 직후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골프를 친 부분을 특히 문제 삼았다. 육군 군단장 출신인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최 후보자는 군에서 작전 전문가로는 꼽히지 않는다”면서 “작전은 주로 육지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깊이 공부를 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기무사령관을 지낸 같은 당 송영근 의원도 “최 후보자가 군정은 뛰어나지만, 군령 분야는 검증이 안됐다”면서 “잘 모르는 분야는 군 조직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함대 작전참모 등을 4년여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면서 “합참의 분야별 본부장과 참모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는데도 계속 골프를 했다”면서 “중독 수준이 아니면 힘들 것 같은데 합참의장이 되면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도 “평일에도 6차례 골프를 친 기록이 있다”며 최 후보자의 골프 애착을 꼬집었다. 최 후보자는 “골프 금지 시기에 골프를 한 적은 없으며, 평일에는 전투휴무일을 이용해 골프를 했다”고 해명했다. “다시는 골프를 치지 말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에 최 후보자는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골프를 칠 만큼 여유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최 후보자의 말대로라면) 국민이 해군참모총장으로 있을 때는 여유가 있었던 것인지 물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과 관련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에 대해 최 후보자는 “해군은 (NLL) 논란 자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NLL 논란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집단은 북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검찰 “봉하 이지원 삭제자료 모두 복구·분석”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회의록 외에도 ‘봉하 이지원’에서 다른 삭제 파일도 모두 복구해 분석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회의록 외에 참여정부에서 관리한 인사파일 등 100여개의 기록물들이 삭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이 봉하 이지원에 다른 파일이 삭제됐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현재 참여정부 인사들 소환조사와 함께 봉하 이지원에 대해 막바지 분석 작업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전체적인 수사결과가 완벽히 나올 수 있도록 회의록 외의 다른 삭제 파일들도 원칙적으로 복구한다”면서 “대통령기록관에 (이지원에 있던) 파일이 확실히 없는지 밝히기 위해 하나하나 제목을 다 보고, 의심 가는 부분은 내용까지 보고 간다”고 말했다. 검찰은 봉하 이지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전 청와대 이지원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라고 밝혀 검찰 수사로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삭제된 다른 주요 기록물이 나올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검찰은 당초 참여정부 인사 30여명을 소환할 계획이었으나 반드시 부를 필요가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주요 관계자 10~15명만 조사키로 했다. 다음 주에는 이번 사건의 ‘키맨’ 중 한 명인 김만복(67)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다. 민주당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에서 문제를 비화시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정상회담 회의록 원본 전문을 공개하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필사적으로 반대했다”며 “당시 그대로 공개할 경우 다소 불리하거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전 원장의 조사에서 회의록의 수정 내용과 미이관 경위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검찰은 오는 14~15일 기록물을 1차 분류한 이창우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과 봉하 이지원 구축작업에 관여한 김경수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도 각각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北 노동당 창건 68주년 기념행사… 김정은 충성 강조

    北 노동당 창건 68주년 기념행사… 김정은 충성 강조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68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과 체제결속을 강조하고 강화된 노동당의 위상을 과시했다. 반면 주요 군부 인사들은 강등된 계급장을 달고 당 창건 기념행사에 나타나 김정은 체제 이후 실추된 군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번에 계급이 강등된 것으로 확인된 군부 인사는 인민군 중장이었던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렴철성·김수길 등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제1위원장이 당 창건 기념일인 이날 0시 인민군 지휘관들과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하며 이들이 별 한 개짜리 소장 계급장을 달고 동행한 사진을 실었다. 윤 부부장은 올해 2월까지 상장이었다가 지난 4월 중장으로 강등된 뒤 이번에 다시 한 계급 내려앉아 8개월도 안 된 기간에 두 계급이나 강등됐다. 이 같은 주요 군부 인사들의 강등은 김 제1위원장의 ‘군 길들이기’ 작업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김 제1위원장은 그동안 군부 인사들의 강등과 복권을 통해 군의 힘을 빼는 방식으로 기존 선군(先軍)정치 중심의 지도체제를 노동당 중심의 친정체제로 빠르게 변화시켜 왔다. 노동당은 창건 기념일 행사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 치러진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을 통틀어 ‘우리 당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 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는 혁명적 당이다’라는 제목의 사설과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설은 “올해 당 창건 기념일은 김정은 동지의 영도의 현명성을 과시하고 원수님의 두리(주위)에 천만군민이 굳게 뭉친 일심단결의 위력을 만방에 떨치는 의의 깊은 계기”라고 밝혔다. 지난해 노동당 창건 기념일 때 노동신문은 사설을 2면에 배치했었다. 조선중앙TV 역시 오전 9시부터 김 제1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과 당창건사적관 참관기를 비롯해 당을 부각한 내용을 방송했다. 한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 등과 관련해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북남 수뇌부의 담화록이 모독당하고 있는 사태를 절대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며 남측 고위 인사들의 방북 당시 발언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05년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피감기관과의 자료 갈등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피감기관과의 자료 갈등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의 A 의원은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최근 35년치 자료를 한꺼번에 받아냈다. A 의원실은 “세부 자료는 길지만 제출받은 통계 자체는 분량이 많지 않다”면서 “폐쇄적 운영의 대명사가 돼 버린 원안위의 문제를 파헤치려면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2010~2013년 사이 작성된 모든 문서 목록’ ‘△△부 전체 간부의 청와대 출입 기록 일체’ 등을 요구한 의원도 있다. 이 자료를 요구받은 담당 공무원은 “1년 생산 문서만 400만건 이상이다. 일부만 추려도 수만 쪽”이라면서 “해도 너무한다”고 푸념했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국회와 피감 기간의 신경전과 갈등은 올해도 변함없다. 의원실은 막무가내식으로 통계를 요청하고 행정부는 난수표 같은 서류 뭉치를 던져 놓는 물량 공세에 면피성 자료 제출로 맞대응하고 있다. 서울신문의 취재 과정에서도 양측은 서로 손가락질하며 책임을 미뤘다. 기초연금, 4대 중증 질환 등 대선 공약 관련 자료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한 국장은 “‘기초연금 관련 회의록 일체’ 식으로 너무 포괄적으로 자료를 달라고 한다”면서 “확정 사안도 아니고 진행 중인 부분에 대해서까지 자료를 요구하면 공무원 중 누가 소신껏 정책을 추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청한 중앙부처 고위 관계자는 “부처 특성상 개인 정보를 포함한 자료를 ‘일단 달라’고 요청받을 때가 많은데 난감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중앙 및 지방행정부처에서는 의원들이 민원 해결에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개인 논문을 쓰기 위해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도 믿고 있다. 국회 입장에서도 불만은 쌓여 있다. 자료 제출을 최대한 늦추다 국정감사 당일에 몰아주면서 불리한 질의를 피해 가는 부처, 문의하는 보좌진에게 “이런 것도 모르냐”며 면박을 주는 공무원 등 유형도 다양하다. 지난주 산업통상자원위 소속의 한 여당 의원 사무실에는 한 기관의 자체 감사 보고서로 가득 찬 사과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담당 보좌관은 “질의 자료를 만들려면 단순 통계뿐 아니라 문제가 되는 사항을 일일이 다 들여다봐야 하는데 난감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항의성 물량 공세를 당하다 국감 전날까지 요구 자료가 도착하지 않으면 보좌진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른다. 교문위에 속한 한 보좌관은 “예컨대 ‘공연장별 관광객 현황’처럼 쟁점 자료가 아닌데도 ‘통계를 뽑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다 국감 당일에야 챙겨 오는 부처도 많다”면서 “이쯤 되면 국감을 하지 말자는 뜻”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국감 때 새누리당 문방위(현 교문위) 소속 한 의원실에는 일선 학교로부터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 알고 보니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별 성과급’ 통계 자료 제출을 각 학교에 미루는 바람에 학교마다 의원실로 민원을 제기한 것이었다. 의원실 관계자는 “교육청이 자체 자료를 활용해 충분히 낼 수 있는 결과물을 하급 기관에 떠넘김으로써 의원실로 항의 전화를 하도록 유도한 셈”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공공정보 공개의 시대라지만 부처의 비밀주의, 보신주의는 아직 끝이 없다”면서 “우리가 캐고 싶은 민감한 회의록은 꼭 축약본을 내는 통에 도무지 내용을 알 수가 없다. 그러면 관련 기관에 다시 ‘크로스 자료 요청’을 하는데 국회나 피감 기관이나 일을 두 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처종합·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회의록 이관 지휘’ 비서관 조사… 문재인 “나를 소환하라”

    ‘회의록 이관 지휘’ 비서관 조사… 문재인 “나를 소환하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회의록 삭제, 수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전 청와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는 회의록이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봉하 이지원’에서 삭제, 수정됐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하며 정권 교체 직전 참여정부에서 있었던 일임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검찰은 회의록 초본의 삭제와 수정본 탑재에 대해 “모두 노 전 대통령 퇴임 전에 ‘청와대 이지원’에서 이뤄졌다”면서 “청와대 이지원은 이관 작업을 위해 ‘셧다운’(시스템 폐쇄 조치)했고, 봉하 이지원은 그 상태에서 청와대 이지원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 전문가를 동원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이날 참여정부 마지막 기록관리비서관인 김정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기록물이 이관되지 않은 경위와 삭제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5시간가량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전 비서관은 “청와대 기록물관리시스템(RMS)으로 넘어간 것은 100% 이관했다”면서 “다만 생산 부서가 그 전 단계 이관 절차에서 실수하거나 누락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쯤 검찰에 출두한 그는 조사에 앞서 “더 이상 노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하지 말라”며 “사실상 문재인 의원과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잡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부풀리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동안 이번 수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검찰은 짜맞추기식 수사의 들러리로 죄 없는 실무자들을 소환해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검찰은 정치를 하지 말고 수사를 하십시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문서 보고 후 대통령의 수정, 보완 지시가 있으면 그것은 결재가 안 된 문서이고 이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당연하다”며 “시스템 관리 실무자 1명만 대동해 초본과 최종본의 처리 상황을 확인하게 하면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 다시 보고된 이유가 무엇인지 등 국민의 의문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달 말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참여정부 측의 초본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검찰 관계자는 “기록물의 성격을 검토 중이라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美연준 재닛 옐런 새 의장 ‘2대 과제’ 어떻게 풀까

    美연준 재닛 옐런 새 의장 ‘2대 과제’ 어떻게 풀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새 의장에 재닛 옐런(67) 현 부의장을 공식 지명하면서 미국의 ‘첫 여성 경제 대통령’ 시대가 열리게 됐다. 벤 버냉키 현 의장이 추진해 온 양적완화(QE)의 대표 지지자인 옐런 부의장이 내년 2월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자 주요국 증시가 상승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일제히 환영했다. 그러나 옐런호가 넘어야 할 산도 많아 어깨가 무겁다는 평가도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옐런 부의장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옐런 후보자는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 가지 정책 의무를 지닌 연준의 의장직을 넘겨받기에 강인하고 검증된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옐런 후보자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리세션(경기 후퇴)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력을 강화하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옐런 후보자의 가장 큰 과제는 현행 850억 달러(약 91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점차 축소해 종료하는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어떻게 연착륙시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옐런 후보자가 양적완화 시행을 주도했기 때문에 연준의 현행 금융·통화 정책 기조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이날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내 양적완화 출구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연준이 성급하게 출구 전략을 단행하면 채권시장에서 2조 3000억 달러가 증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와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속에 옐런 후보자의 낙점으로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계속될 전망이다. 연준의 양대 정책 목표 가운데 물가보다 고용에 더 신경 쓰는 ‘비둘기파’로 알려진 옐런 후보자는 실업률 해결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지난 8월 실업률은 7.3%로, 전달보다 0.1% 포인트 하락했지만 비농업 부문의 새 일자리는 16만 9000개에 그치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옐런 후보자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회견에서 “너무나 많은 국민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계를 어떻게 꾸려 나갈지 걱정하고 있다”며 “연준이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후보자에 대한 미 의회 인준은 민주당의 지지로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양적완화 정책이 자산 버블(거품)에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비판해 온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를 넘어야 하는 것이 숙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지원 삭제파일에 참여정부 인사자료 포함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뒤 봉하마을 사저로 가져간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 이지원(e-知園)에서 삭제된 문건 100여건 가운데는 참여정부에서 관리한 인사자료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10일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이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신문에 이같이 밝히고 “참여정부 인사들에게도 확인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국가기록원 압수수색 결과 봉하 이지원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삭제된 흔적을 발견하고 이를 복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회의록 외에도 국내 정치와 관련된 문건 등 100여건이 삭제된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추가로 사라진 자료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삭제된 자료와 관련, 민주당의 한 주요인사는 “노 전 대통령은 장관 한 명을 뽑을 때도 100여명을 검증할 정도로 신중했고 후보자는 물론 친인척들까지 광범위하게 조사했었다”면서 “후보 당사자들은 문제될 게 없겠지만, 친인척 자료들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워낙 광범위한 조사였으므로 새누리당이 민간인 사찰이라고 주장하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격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론도 있다. 공직 후보자와 주변을 검증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는 것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인사자료가 있다고 해도 ‘누구누구는 어떻다’라는 자료거나 국가정보원의 존안자료 아니겠느냐”면서 “확인도 되지 않았고 설령 사실로 확인됐다고 해도 새누리당이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고 하면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존안 자료는 청와대·국정원·검찰·경찰·기무사 등의 인사 관련 비밀 자료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민주당 지도부와의 저녁 자리에서 “청와대에 와 보니 존안자료가 없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확대하면 복잡해진다. 알지 못한다. 원하는 답은 듣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美 첫 여성 경제대통령은 ‘날카로운 비둘기’

    “비둘기의 예측력이 매보다 훨씬 정확하다.” 미국의 첫 여성 ‘경제대통령’ 재닛 옐런(67)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평가다. 1946년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옐런은 어려서부터 자타가 공인한 똑똑한 학생이었다. 포트해밀턴 고등학교에 재학시절 영문학 최우수상, 수학 최우수상, 과학 최우수상 등 상이란 상은 모두 싹쓸이했다. 1971년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에서 조교수를 지낸 옐런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던 1977년 같은 연준에서 일하던 지금의 남편 조지 애커로프를 만나 결혼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인 남편 애커로프는 ‘정보비대칭이론’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아들 로버트 애커로프도 영국 워릭대에서 경제학 조교수로 재직 중인 ‘경제학 가족’이다. 옐런이 벤 버냉키 의장의 후임으로 최종 임명되면 연준 최초의 여성 의장이 탄생하게 되는 것과 동시에 부의장에서 의장으로 ‘승진’하는 첫 사례가 된다. 미국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다운)와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로 금융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옐런의 등장은 ‘낭보’로 받아들여졌다. 디폴트 위기로 급락하던 뉴욕 증시는 9일(현지시간) 반등하며 출발했다. 향후 금융정책의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현재 미 경제는 셧다운과 부채 한도 증액 협상 결렬 우려 뿐 아니라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는 연준의 양적완화(채권 매입 프로그램) 축소라는 불확실성에도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점진적 이행’을 주문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는 후임자가 낙점됐다는 것 자체로도 시장참여자들의 불안거리를 덜어줬다는 평가다. 특히 옐런의 예측력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WSJ는 지난 7월 자체 분석을 토대로 옐런이 연준의 정책 결정자 가운데 가장 정확하게 경제 동향을 예측했다고 평가했다. 2007년 12월 연준 회의록을 보면 대다수 이사는 경기후퇴(리세션)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옐런은 “신용경색 심화와 경기후퇴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비관론을 내놨고 다음 해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를 맞았다. 투자운용사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코톡은 “옐런은 (특출한 예측력을 바탕으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정책을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WSJ는 버냉키 의장이 내년 1월 퇴임하기 전에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더라도 옐런이 2월 취임한 뒤 속도를 다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의 과거 발언 등을 감안하면 출구전략을 아주 신중하게 구사할 것이란 설명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통사 뒤흔든 주파수 할당 결정 과정 ‘불투명’

    이통사 뒤흔든 주파수 할당 결정 과정 ‘불투명’

    지난 8월 말 마무리된 롱텀에볼루션(LTE) 신규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남긴 회의록이 단 1장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혜와 담합 논란 속에 이동통신 3사가 첨예하게 대립한 이슈였음에도 정책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 주는 공식 기록은 제로(0)에 가까운 셈이다. 개방과 소통을 강조한 정부3.0 정신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미래부에 따르면 1.8㎓ 및 2.6㎓ 주파수 대역 할당과 관련된 회의록은 민간자문기구인 주파수할당정책자문위원회가 남긴 ‘할당방안 검토의견 종합 및 총평’이 유일하다. 자문위는 정책 토론회 등에서 나온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종합해 주파수 할당안 결정의 최종 자문에 응했다. 미래부는 자문위 의견에 따라 밴드플랜 1, 2를 동시에 경매에 부치는 이른바 4안을 최종안으로 정했고, 이에 따라 이통 3사는 총 2조 4289억원 규모의 경매에 참가했다. 자문위 회의는 6월 25일 오전부터 저녁 늦게까지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입수한 회의록은 이날 회의를 단 여섯 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다. 회의록 중 ‘종합의견’ 부분을 보면 ‘전파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감안할 때 D블록을 제외한 안은 타당하지 않다’고 돼 있다. 이는 광대역 LTE 상용화를 위해 1.8㎓ 인접 대역인 D블록을 원하던 KT의 당시 주장을 고스란히 옮긴 것이다. 하지만 기록이 부실해 자문위에서 어떻게 이 의견이 나왔는지는 알 수 없다. 또 3안과 5안을 두고는 ‘특정업체에 특혜를 줄 수 있어 배제해야 한다’고 기록했지만 어떤 업체에, 왜 특혜가 된다고 판단했는지 회의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4안에 대한 추가의견’ 부분을 보면 당시 회의에서 서비스 시작일을 제한한 ‘할당 조건’에 대한 이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과정에서 결국 조건을 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이에 따라 미래부는 광대역 LTE 시작 일시를 ‘수도권 내년 3월, 전국은 내년 7월’로 제한했다. 회의록에는 참가 자문위원 명단, 회의 장소 등도 명시되지 않았다. 당시 자문위 직후 정치권에서는 공공재인 주파수 관련 정책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 등은 최문기 미래부 장관에게 자문위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1장짜리 회의록만 남긴 미래부로서는 그 요구를 따르려고 해도 따를 수 없었던 셈이다. 또 미래부는 추가로 내놓은 4안과 5안이 도출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결과를 떠나 업계의 의견이 정책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투명하게 남겼다면 앞으로 있을 경매에서 비슷한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았겠느냐”며 “그게 정부에서 말하는 정부3.0의 정신이 아니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자문위원들이 자유로운 논의를 위해 별도 회의록을 남기지 말고 검토 의견서만 작성하자고 결정한 일”이라며 “4, 5안은 실무진 논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라 그 과정을 일일이 기록으로 남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회의록 초안은 중복문서… 이관 대상 아니다”

    “회의록 초안은 중복문서… 이관 대상 아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당시 회의록 작성 등에 관여했던 참여정부 인사들이 “회의록 초안은 중복문서라 이관하지 않았다”며 삭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등 참여정부 인사 3명은 9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삭제할 문건과 이관 대상을 개별적으로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회의록 초안은 중복문서라 이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참여정부에서 초안이 아닌 완성본 형태의 회의록을 삭제 후 수정한 흔적이 ‘봉하이지원’(e知園)에서 발견됐으며, 회의록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았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김 본부장 등은 “삭제된 회의록은 초안으로 수정본이 있기 때문에 중복문서로 분류해 표제부(목차) 부분에서 삭제했다”면서 “이 경우 이관대상이 되지 않아 청와대 기록관리 시스템(RMS)에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상태에서 복제를 했기 때문에 이지원 복사본인 봉하이지원에는 초안이 남아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삭제된 회의록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에서 작성된 뒤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보고한 회의록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지원을 통해 2007년 10월 9일 보고된 초안”이라고 설명했다. 초안 삭제와 수정본 작성과 관련해서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 본부장 등은 “통상적인 관행”이라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 등은 “기존의 관례대로 ‘저’를 ‘나’로 고치고 ‘님’이라는 표현 등을 일부 수정해 대화록 최종본을 만든 것”이라며 “회의록 초안 삭제 부분은 시비의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회의록 수정본이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라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회의록의 성격과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경위 등에 대해 과학적 입증을 통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봉하이지원에 대한 마지막 분석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김정호 전 기록관리비서관, 이창우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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