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회의록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리스트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공군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LA다저스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잠수함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10
  • “노前대통령 NLL 포기 발언 안했다” 1년 만에 180도 입장 바꾼 윤상현

    “노前대통령 NLL 포기 발언 안했다” 1년 만에 180도 입장 바꾼 윤상현

    8일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에서 물러난 윤상현 의원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기존 여권의 주장을 뒤집는 듯한 발언을 던졌다. 윤 의원은 이날 이임 소회를 밝히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노 전 대통령은 포기라는 말씀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포기라는 단어를 네 번이나 쓰면서 (노 전 대통령을) 포기라는 방향으로 유도했다”면서 “대통령이 그것을 강하게 반박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이 NLL을 포기할 수 있겠나. 국가 최고 통수권자가 어떻게 영토를 포기할 수 있었겠나”라면서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NLL을 뛰어넘고 남포에 있는 조선협력단지, 한강 허브에 이르는 경제협력사업이라는 큰 꿈을 가졌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지난해 NLL 논란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굴욕적인 정상회담을 했고, NLL을 포기하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의원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었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주장에 따라 회의록 열람을 위한 국회 표결이 이뤄졌고, 그 뒤 정국은 사상 초유의 국가기록원 사초 실종 사태로 이어지면서 격랑 속으로 빠졌다. 윤 의원의 이날 주장은 기존 새누리당의 입장을 철회하고, 당시 민주당 측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해석돼 향후 적지 않은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불붙인 ‘NLL 공방’이 하나의 정치쇼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보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노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 ‘설마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겠느냐. 노 전 대통령은 더 큰 꿈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파주 광일학원 이사장 복귀 추진 논란

    법인 이사회 회의록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2년 전 임원 취임 승인이 취소된 경기 파주 광일학원 전 이사장 등이 경기도교육청에 원직 복귀 신청서를 내자 총동문회와 노조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1일 도교육청 북부청에 따르면 사립학교 법인인 광일학원 박모 전 이사장 등 6명은 도교육청을 상대로 벌인 임원승인취소 처분 취소 소송 최종심에서 일부 승소해 이사 지위를 회복하자 지난달 25일 북부청에 임원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북부청은 절차상 결격사유나 서류상 하자가 없으면 오는 7일까지 승인하거나 한 차례 연기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및 총동문회장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학교바로세우기 추진위원회’는 “국가계약법을 위반해 수의계약하고 학교 법인카드로 유흥업소 등 술집에서 수천만원을 사용한 전력이 있는 전 경영진이 신성한 학교에 다시 복귀해서는 안된다”며 최근 진정서를 냈다. 특히 광일학원 노조는 “관련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재판이 아직 종료되지 않았고 일부 교사들이 제자인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최근 불거져 학교가 어수선한 상태에서 문제가 있던 전 경영진이 복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전 이사장과 이사들이 복귀하면 등교거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교비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설립자 측인 광일학원 정상화추진위원회는 “대법원에서 승소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광일학원은 2008년 12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일부 이사만 소집해 이사회를 열고 이사 5명을 선임한 사실 등이 드러나 이사장 등 이사 10명 전원의 임원 취임 승인이 취소됐었다. 또 광일학원 노조가 법인 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사장, 사무국장, 학교장 등을 검찰에 고소해 2년여째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파주 광일학원 이사장 복귀 추진 논란’ 관련 반론보도문] 본보는 지난 5월 2일자 ‘지방자치’면에 <파주 광일학원 이사장 복귀 추진 논란> 제목의 기사에서 파주 광일학원 전 이사장등의 원직복귀 신청을 반대하는 총동창회와 노조의 주장을 인용해 “현재 임원 승인 요청된 사람 중에는 국가계약법을 위반해 수의계약하고, 학교 법인카드를 유흥업소 등 술집에서 수천만 원을 사용한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일학원은 “현재 임원 승인 요청된 사람 중에는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사람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 2800년 전 石劍·함호용 기록… 1990여 점 수록

    2800년 전 石劍·함호용 기록… 1990여 점 수록

    1903년 1월, 하와이 호놀룰루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한인의 숫자는 102명에 불과했다. 이후 1905년 8월까지 한인 7500여명이 제물포를 떠나 하와이에 정착했다. 함호용(1868~1954)은 1905년 이곳 사탕수수농장에 안착해 40여년간 일한 한인 노동자였다. 오전 4시 30분 일어나 하루 10시간씩 주 6일 일해서 한 달에 겨우 18달러를 손에 쥐었다. 평생 마우이 섬에 거주하면서 그는 모두 11명의 자녀를 얻었다. 아내 함해나(1880~1979)는 요리와 빨래, 병원일 등을 보조하며 생계를 도왔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교육과 독립운동을 위한 특별 의연금은 빠지지 않고 냈다. 1919년 대한인국회 하와이지방총회가 연 첫 모금에선 함호용·해나 부부가 한 달치 생활비와 맞먹는 15달러와 14달러를 각각 기부했다. 이 같은 기록은 고스란히 농장일기, 영수증, 월급명세표와 함께 남아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최근 미국 미시간대학과 UCLA 리서치도서관, 그리고 네덜란드 개인 소장 한국문화재들에 대해 현지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담아 ‘국외한국문화재 총서’ 3권을 발간했다. 지난해 미국·네덜란드·중국·일본 등 4개국에서 조사한 한국문화재 5400여 점 가운데 1990여 점을 발췌, 정리한 것이다. UCLA 리서치도서관이 소장한 ‘스페셜 컬렉션 소장 함호용 자료’(3권)는 191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함호용이 평생에 걸쳐 작성한 일지와 1980년대까지 오간 후손들의 서간 등 1040점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다. 지역 한인 목사가 보내온 윤봉길·이봉창 의사의 의거 직전 선서 사진과 대한인국회 마위지방회 회의록·지출보고서, 안창호 타계 소식을 전하는 ‘신한민보’(1938년) 등이 포함됐다. 자녀들의 출생 및 졸업증, 창작시, 신문을 보고 그린 1930년대 일본군의 중국침략 노선도까지 다양하다. 눈에 띄는 것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영원사에서 발간한 가곡집 ‘무궁화’(1931년). 애국가, 국기가 등 170곡이 수록된 가곡집에선 애국가의 작사자를 ‘윤치호’로 명기했다. 미 에머리대의 윤치호 애국가 원본과 일맥상통한다. 재미사학자인 안형주씨는 “구한말 한학을 수학했던 함호용은 반세기 동안 하와이 한인단체에서 활동했다”면서 “48개 상자에 달하는 각종 기록을 통해 20세기 초 나라를 빼앗기고 이주한 소수민족의 자의식과 문화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시간대학교 소장 한국문화재’(1권)에는 450점의 우리 문화재에 대한 기록이 담겼다. 송만영 숭실대 사학과 교수는 “이 대학의 한국관련 유물은 토기 비율이 가장 높고 다음이 와전”이라고 전했다. 이 중 청동기 시대 중기 또는 초기인 기원전 9~8세기 제작의 완형(完形)에 가까운 간돌검(石劍)이 주목받는다. 전체 길이 39㎝에 칼날 29㎝, 폭 8㎝로 이단병식(二段柄式) 볼록렌즈 형태를 띠고 있다. 김달형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는 네덜란드인이 소장한 한국문화재 500여 점에 대한 조사 결과물도 나왔다. 1970년대 서울 종로구 인사동과 용산구 이태원 등에서 구입한 나한상 등으로 당시 서양인의 한국유물 수집 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단은 일본·중국·미국·네덜란드의 주요 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에 대한 추가 보고서를 3~4권 정도 더 낼 예정이다. 일각에선 문화재 환수 지원보다 조사와 활용에 방점을 찍은 재단의 활동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좌표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私學감사’ 교육부 공무원 퇴직 하루만에 교수 임용

    교육부에서 감사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이 퇴직한 지 하루 만에 전문대학 전임 교수로 임용돼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사학감사담당관실에서 근무하던 곽모 사무관은 지난 2월 28일자로 서기관으로 특별 승진하면서 명예퇴직했다. 곽 전 서기관은 퇴임 하루 만인 3월 1일 경기 부천시의 모 전문대학 영유아보육과 교수로 임용됐다. 하지만 이 대학 1월 7일자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미 이날 이사회에서 곽 전 서기관의 교수 채용이 확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 재직 중에 전문대학 교수로 취직할 준비를 했고 이사회 역시 이 사실을 알고 교수로 채용한 셈이다. 곽 전 서기관은 교육부에서 영유아 관련 업무를 맡은 적이 없었다. 석사 학위 논문 역시 교원징계재심제도와 관련된 것이어서 채용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다. 대학 관계자는 이런 의혹들과 관련해 “논문 심사와 면접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朴, 남재준 재신임하며 ‘초강력 경고’… 선거 악영향 차단

    朴, 남재준 재신임하며 ‘초강력 경고’… 선거 악영향 차단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15일 정부와 청와대는 일제히 사과를 쏟아냈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오전 10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비슷한 시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사과했다. 오후에는 황교안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사과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한 이 같은 여러 각도의 사과는 전례를 찾기 쉽지 않다. 박근혜 정부로서도 처음이다. 특히 남 원장은 지난해 3월 임명 이후 국정원 대선 댓글 사건이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파문 당시에도 사과한 적이 없었다.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내보이는 조치로 여겨진다. 박 대통령은 이날 “또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가장 강력한’ 경고를 냈다. 지난 1월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에 대해 이런 형태의 경고가 나온 뒤 2월에 윤진숙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퇴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해임된 것을 감안할 때 ‘국민에게 신뢰를 잃게 될’ 부처·기관에 대한 마지막 경고인 셈이다. 이는 바꿔 얘기하면 이번 사태로 남 원장에 대한 인책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전날 서천호 국정원 2차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한 것도 이에 대한 전조였을 수 있다. 앞서 지난 1월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에 대한 경고 때에도 사실상 경고의 당사자였던 현오석 부총리는 이 발언을 통해 면책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증거자료에 위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며 ‘엄중한 경고’를 내놓은 적이 있어 ‘관대한 대처’라는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정원에 대해서는 그간 대선개입 의혹 등을 거치며 사회로부터 추궁당했던 대대적인 개혁 요구에 대해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터여서 “또다시 ‘쇄신책’으로 책임론을 넘어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가오는 6·4 지방선거는 이 일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야권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청와대가 내놓은 다각적 사과의 이면에는 이런 점에 대한 감안이 담겨 있을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는 공세의 각도를 어떻게 잡느냐 하는 고민이 생겼다. ‘증거조작’과 ‘안보 무능’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지의 문제이다. 다만 증거조작은, 이미 수사 결과가 발표됨으로써 추가적인 사실 발견이 없다면 동력을 크게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안보 무능에 대한 비판은 과도하게 밀어붙이면 도리어 여권에 득이 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지방선거가 ‘중앙 이슈’에 대한 흡수율이 떨어지는 것도 고민이 될 수 있다. 딜레마에 빠진 야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공기관 사외이사 차라리 없애자”

    청와대,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 출신들이 단골로 가는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사외이사)들이 ‘거수기’로 전락하면서 견제 기능을 상실한 만큼 선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거나 유명무실한 사외이사제도를 아예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6일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올해 개최한 이사회 회의록을 지난 19일에 게시한 65개 공공기관의 경우 총 302건의 안건 중에 279건(92.4%)이 ‘원안 의결’로 통과됐다. 단 23건(7.6%)만 손을 댔다는 의미다. 이 중 19건은 수정가결이었고, 심의보류는 2건, 추후 재상정 1건 등이었다. 부결은 단 1건으로 0.3 %에 그쳤다. 사외이사들이 견제 역할을 전혀 하지 않고 거수기 역할만 한 셈이다. 또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거래소 등 38개 과다 부채·방만 공기업의 사외이사는 관료 출신이 가장 많았다.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한전), 정해주 전 통상산업부 장관(한전), 김호영 전 외교통상부 2차관(코스콤), 김종학 전 국회의원(한국중부발전), 송인동 전 충남지방경찰청장(LH), 이술영 전 감사원 감사관(예금보험공사) 등이다. 총 166명 중 관료 출신(군·경찰 포함)이 53명(31.9%)으로 가장 많았다. 재계와 학계가 각각 41명(24.7%)이었고, 공공기관 21명(12.7%), 정치인 10명(6%) 등이었다. 정·관계를 비롯한 권력기관의 핵심 실력자가 많아 사외이사가 권력기관에 대한 로비 창구로 이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견제 기능이 없는 현재 사외이사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면서 “무엇보다 선임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日, 韓 빼고 대한해협 봉쇄하려 했다

    美·日, 韓 빼고 대한해협 봉쇄하려 했다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일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가 1983년 소련의 남진 저지를 위해 한국을 배제한 채 대한해협 봉쇄 문제를 협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전두환 정부는 일본의 가상 ‘적’인 소련을 자극함으로써 한국의 가상 적이 북한·소련으로 복수화되는 안보 불이익이 초래되며, 한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외교부 보고서에는 나카소네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며 평화헌법 개정을 구상하는 만큼 일본 정국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경고가 포함됐다. 일본의 야심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신문이 26일 입수한 비밀해제 외교문서에 따르면 나카소네 정부는 소련과 북한의 공격 등 유사시 소련의 태평양함대를 저지하기 위해 대마도 서쪽 해협 20해리 등 수로 3곳에 대한 독자적 봉쇄를 규정했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 총리 중 처음으로 1983년 1월 11일 서울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한 나카소네 전 총리는 같은 달 방미해 일본을 소련에 대항하는 방위벽으로 삼는 이른바 ‘불침항모(不沈航母)론’을 폈다. 당시 나카소네 내각의 외무상은 아베 신조 현 총리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였다. 대한해협 봉쇄 구상 자체가 일본 우익에 뿌리를 둔 셈이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 대한해협 봉쇄가 논의됐는지도 석연찮다. 나카소네 전 총리의 방한·방미 직후인 1월 말 한·일 간 대한해협 봉쇄 문제를 놓고 벌인 실무 회의록을 보면 일본 측은 “일본 국회에서 질문이 있을 경우 ‘지난 일·한 정상회담에서는 해협 봉쇄 문제가 일절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일측은 알고 있다’고 답변하겠다”는 언급이 나온다. 전 전 대통령과 나카소네 전 총리 간에 이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추측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한 우리 정부 문서를 보면 ‘일본이 유사시 한국 방위에 대한 약속이 없는 현 시점에서 우리와 사전 협의 없이 대한해협 봉쇄 문제의 일본 입장만 천명하는 건 안보 정세에 큰 영향을 준다’고 서술돼 있다. 이 역시 우리 측이 일본의 한국 방위 공약을 기대한 것처럼 비쳐지는 대목이다. 1983년 1월 일본과 실무 면담한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한해협 봉쇄는 미·소 전쟁을 상정한 도상 작전 수준으로 미·일 간 협의도 흐지부지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또 다른 면담자였던 임성준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일본에 한국 방어를 공약하라는 요청은 역대 우리 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미·일은 1983년 3월 공동 연구 방식으로 대한해협 봉쇄 방안을 협의했고, 한국은 끝내 배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3자 암묵적 담합”

    누이 좋고 매부 좋고… “3자 암묵적 담합”

    “10년 넘게 사외이사를 했지만 부결되는 건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주무감독부처와 공공기관이 이미 다 짜 놓은 계획을 어떻게 반대합니까. 어차피 안건을 수정해도 주무부처가 반대하면 다시 내려올 텐데….” 공공기관의 전직 비상임이사 A씨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비상임이사(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은 주무부처·공공기관·비상임이사의 ‘암묵적 담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상임이사들이 열심히만 하면 공공기관에 대한 견제 기능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이사회) 하루 전에 500~1000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를 주는 것이 다반사”라면서 “게다가 안건에 반대하더라도 주무부처에서 다시 반려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시도조차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안건은 감사와 기관장이 검토한 이후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주무부처에서 확정하는 것이 업무의 과정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공기관과 주무부처가 안건을 미리 세밀하게 조율한 후에 이사회에 올린다는 것이다. A씨는 “공공기관 임금은 기획재정부가 정해 주고 심할 때는 휴가 날짜까지 주무부처에서 정해 주는데 이사회가 무슨 권한이 있겠느냐”면서 “오히려 공공기관에서 주무기관과 이사회가 대립하면 이사회가 힘드니까 비상임이사를 편하게 해주는 거라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전직 공공기관 사외이사 B씨는 “한번은 안건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고 발언하자 갑자기 회의 휴정을 하고 상임이사가 다가오더니 ‘얘기 다 끝난 거니까 발언하지 말라’고 하더라”면서 “비상임이사의 견제 기능은 100%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상임이사의 역할을 심하게 비하하면 주무부처 공무원들이 오·탈자 실수를 했는지 봐주는 정도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본지가 지난 19일에 게시한 65개 공공기관의 올해 이사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302건의 안건 중에 부결은 단 1건이었다. 지난 2월 25일에 열린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사회가 정부에 제출하는 경영성과협약서 중 부채관리계획에 대한 실천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하면서 부결했다. 또 302건 중 19건은 대면이 아닌 서면으로 이사회를 열었는데, 그 이유를 밝힌 경우는 1곳뿐이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만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정부가 각종 행사 자제를 요청함에 따라 서면결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서면결의가 공공기관의 편의에 따라 이용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상임이사가 어쩔 수 없이 거수기 역할을 하기보다 오히려 공공기관 및 주무부처와 담합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전직 비상임이사 C씨는 “대부분의 비상임이사가 수백 페이지의 리포트를 읽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면서 “처음부터 아예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는 조건으로 비상임이사 자리를 수락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사외이사 역시 작은 공공기관은 주무부처 장관이, 큰 자리는 청와대가 인사한다”면서 “공공기관 입장에서도 실력자일수록 로비창구로 유용하기 때문에 반대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직 장차관뿐 아니라 국회의원, 감사원 및 지자체 고위 공무원, 군인, 경찰 등 다양한 권력기관의 실력자들이 포진해 있다. 박충근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인천국제공항공사),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안영률 전 서울서부지법 법원장(수출입은행), 신일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한전), 신종대 전 대구지검장(한국남부발전), 차재명 전 감사원 국장(한국중부발전), 임창수 전 해양경찰청 차장(한국도로공사) 등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에 관한 실질적 권한은 주무부처가 갖고 있고, 형식적이고 법률적 권한만 이사회가 갖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면서 “비상임이사의 권한을 명확히 하지 않는 한 견제 기능의 부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의 부채는 공기업 방만 경영보다는 대부분 투자 실패가 90% 이상”이라면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비상임이사의 책임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이름을 명기하게 해야 하는 사외이사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파고다대표 배임사건 무마에 10억 뇌물

    검찰이 남편과 경영권 분쟁 등을 벌이고 있는 박경실(59) 파고다아카데미 대표가 사건무마 청탁과 함께 사건 브로커에게 거액을 건넨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박 대표가 지난해 자신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사건 무마를 대가로 브로커 서모(46·구속)씨에게 9억 1800만원을 건넸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사건무마 청탁과 관련한 첩보가 접수돼 수사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 혐의가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박 대표가 서씨에게 돈을 건넸는지, 서씨가 실제로 돈을 받았다면 경찰 등 수사 관계자에게 흘러들어 간 정황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 박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2005년 어학원 주주총회 회의록을 조작해 회사돈 1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박 대표를 지난해 1월 불구속 기소했다. 박 대표는 또 각종 대출을 받으면서 어학원을 연대보증인으로 내세워 200억원대 손해를 끼치는 등의 혐의로 지난해 6월 추가 기소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카드3사 개인정보 2차유출] 국민들은 정보 털려서 속 타는데… 대책 없는 ‘무능 국회’

    카드 정보 2차 유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정보 보호를 뒷받침할 법안을 심사하기보다 서로 ‘딴죽 걸기’에 몰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8270만건의 고객 정보가 2차 유출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에도 각각 해외로, 지방으로 흩어져 세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정무위가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한 정부 책임이나 장관 문책을 따지기에 앞서 국회의 무능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정무위 법안소위 임시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여당 의원들은 고객 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한 금융회사와 신용조회사에 대한 구조적인 개선보다 되레 신용정보산업 성장론을 주장하며 사실상 여야 합의에 제동을 걸었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그간에 피치 못할 출장으로 법안소위에 참석하지 못했다”면서도 “신용정보가 산업으로서 육성되고 발전될 필요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대표로 참석한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오히려 “신용정보산업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정보화 사회로 갈수록 개인 신용정보 보호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직 민주당 의원도 “전 국민의 계좌가 다 털린 것인데, 그 심각성을 모르고 신용산업발전 얘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성장론을 제기할 때 일부 야당 의원들은 금융위 조직 개편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놓고 금융위 조직도 이에 맞춰 분리 개편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특히 신용정보법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금융위 조직 개편과 맞바꾸려고 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이) 금융위를 쪼개면 신용정보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이런 (전제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여야의 이런 물밑 기류 탓에 금융위의 발걸음이 빨라지지만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해외로, 지방으로 자리를 비워 설명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절대 불가’였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검토할 정도로 주변 걸림돌 제거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음 달 임시 국회에서 여야 당론끼리 부딪치면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개인 정보 불법 유통에 대한 24시간 감시 체제에 들어갔으며, 이번 주 롯데·NH농협·KB국민카드사를 특별 검사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선거와 무료예방접종/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선거와 무료예방접종/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국회가 2014년도 예산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소아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정하고, 무료접종전환에 따른 지원 예산 586억원을 배정했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소아폐렴구균 무료접종의 지원예산 확보를 특정정당의 대표 성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환영해야 할 의료계뿐 아니라 질병관리본부조차 국회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진료현장에서는 소아에서 독감, A형간염 등의 질환에 대해 백신을 지원해 주기를 바라는 다양한 요구들이 있었으나 예산 문제로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객관적인 역학자료나 경제성 평가자료도 없이, 보건복지위원회가 아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의 발의로 국가필수예방접종의 우선순위가 결정됐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이해하지 못할 일이 처음은 아니다. 총 43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65세 이상 노인층을 대상으로 폐렴구균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추진하기로 2012년 11월 확정한 일이 있다. 대통령선거 직전의 일이다. 의사결정의 근거로 2007년 세계보건기구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세계보건기구조차도 임상연구의 결과를 종합해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노인의 폐렴을 예방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불확실해 추천하지 않는다고 2012년 4월 발표했다. 그러나 국회는 2014년 2월 28일 국가필수예방접종대상 감염병에 폐렴구균을 추가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까지 통과시켰다. 유사한 사례는 의료 정책 도처에서 발견된다. 폐선암 환자에서 평균 생존기간을 3년까지 연장시킨 항암제 신약은 건강보험급여 인정을 해주지 않아 매달 1000만원의 약가를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지만, 생존 기간이 10일 연장되는 수준의 효과가 보고된 췌장암 환자의 항암제는 매달 수백 만원의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95% 지원해준다. 선거철마다 무료 의료 확대를 정당의 공약으로 내세우고, 정부에서는 전문 의료인의 객관적인 검증을 받지 않은 의료행위를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급여화해 주면서 국민들에게 큰 시혜를 베푼 것처럼 발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는 매년 국민건강보험료를 인상한다. 전체 국민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혜택에 비해 건강보험료를 더 지출해야 하는 것이니, 결국 국민의 돈을 선거 홍보비용으로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결정된 무료접종이나 의료급여화의 수혜자는 국민보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국민을 위해 정책을 만들어야 할 사람들이 특정 다국적 제약회사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의료의 공익적 가치를 중시하는 영국의 경우, 의료자원의 분배에 대한 공정한 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연구를 위해 국가 의료비의 1%를 공익적 임상연구에 투입해 근거 자료를 지속적으로 생성하여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국가의료서비스에서 어떤 약제는 지원하고 다른 약제는 왜 급여를 지원하지 않는지를 결정하게 된 근거 자료와 의사결정 회의록까지 투명하게 공개한다. 의료정책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본 역학적 지표와 경제성 분석자료 등은 다른 나라 자료로 대체할 수 없다. 임상연구를 통해 한국의 고유자료부터 생성하여 우리나라 국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의료서비스인지를 결정하고, 비용 효율성까지 충분히 검토한 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국가필수예방접종을 국회의원이 결정하고, 객관적 근거 없이 의료급여 항목을 정한다면 정부산하의 그 많은 보건의료관련 연구기관들은 왜 존재하는가. 국민건강보험료나 세금은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이 생색내라고 국민이 내는 돈이 아니다.
  • [데스크 시각] 국정원이 살려면/이종락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국정원이 살려면/이종락 사회부장

    2011년 12월 17일의 일이다. 당시 기자는 도쿄 특파원으로 주일본 한국대사관 정무분야 고위간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대화를 주고받자마자 통화 질이 갑자기 뚝 떨어지더니 중간에 통화가 몇 번이나 끊겼다. 2002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출입기자로 노무현 후보와 이인제 후보 간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취재하던 중 이런 경험을 여러 차례 겪었던 터라 “일본 정보당국이 우리 대화를 도청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전했다. 그러자 대사관 직원은 “여기가 일본인데 설마 일본 정부가 도청을 하겠어요”라고 웃었다. 하지만 우리 대화가 끝난 지 불과 1시간여 만에 북한중앙방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일본 정보당국이 북한의 중대발표 내용을 미리 알기 위해 ‘일본 내 최고 한국 전문가’인 대사관 정무분야 간부와 언론사 특파원의 전화를 도청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아직껏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사정은 더 심하다. 중국 내 대사관 직원들과 특파원들의 전화내용은 수시로 도·감청 당하고 있다는 게 중국 생활을 겪은 이들의 공통된 얘기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최고로 꽃을 피운 미국도 이런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6월 미국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의 하청 컨설팅업체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 독일, 프랑스,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 국가 정상들을 도청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마저 도·감청 방지에 탁월한 블랙베리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각국의 정보 당국이 사활을 건 정보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 각국들은 테러와 마약거래, 군사분쟁 등의 위험으로부터 국익을 지키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것이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의 치열한 정보전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우리 정보당국도 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공무원 간첩 문서 조작’ 사건으로 드러난 국정원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세계 정보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기대를 좀처럼 가질 수 없다. 30~40년 전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재판에 제출된 증거가 위조됐다는 건 법 질서를 허무는 것과 동시에 정보기관에 대한 기본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국정원이 문서 조작 사실을 몰랐다면 무능하거나 나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알았다면 증거 위조를 묵인, 은폐한 것이다. 국정원은 국가 안보와 사회안전을 지켜내야 하는 최첨병이다. 지금은 국정원의 존재 이유나 다름없는 대공 수사, 정보, 공작 역량이 수준 이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해 6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국정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국정원의 명예를 지킬 필요가 있으면 남 원장은 몸을 던질 각오를 해야 한다. 국정원의 원훈은 1997년까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때인 2009년에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바뀌었다. 국정원은 음습한 수사형태를 쇄신해야 한다. 뼈를 깎는 각성을 해야 국민들로부터 국정원이 양지를 지향하고, 무명으로 헌신한다는 신뢰를 얻을 것이다. jrlee@seoul.co.kr
  • [전문가 의견] “들러리 벗도록 ‘참여의 질’ 높여야”

    행정 범위가 다양해지고 질적으로 전문화되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정부위원회다. 그런데 그동안 위원회의 숫자를 겨냥한 비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위원회 수는 2010년 이래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원회 수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위원회 운영의 내실을 기하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정부가 새로 들어설 때마다 국정 과제와 주요 정책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정부위원회 숫자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 마련”이라면서 “문제는 정부가 이미 정책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려놓고 민간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들러리로 내세워 책임 행정을 회피하는 일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 역시 “일부 위원회는 정책 현안과 관련한 독립적인 의견을 내지 못하고 정부가 제시한 정책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등 정부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형식적인 위원회 운영을 막기 위해 박 사무처장은 ‘참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인사들을 위원회에 참여시키고 정부도 위원회가 실질적인 심의·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책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유해야 한다. 위원회 역시 회의록을 의무적으로 작성하는 등 책임 의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위원회마다 전문성이 필요한 위원회가 있고, 전문성과 더불어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성을 요하는 위원회가 있다”면서 “전문성만을 내세워 국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美 “日 혐한시위, 재일 한국인 위협”

    미국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3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재일 한국인들을 겨냥한 일본 극우단체들의 혐한 활동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북한 인권 상황은 여전히 최악이라고 평가했으며, 한국에 대해선 2012년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새로 포함시켰다. 보고서는 “지난해 일본 극우단체들이 도쿄 한인 밀집지역에서 시위를 벌였다”며 “단체 회원들은 인종적으로 경멸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증오적인 연설을 해 비난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귀화를 하지 않은 재일 한국인들은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정치적 권리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률적으로 차별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중국, 한국, 브라질, 필리핀계 영주권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차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여전히 개탄스럽다”며 “탈북자들은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처형과 실종, 임의적 감금, 정치범 체포, 고문 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표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고서는 또 “일부 송환된 탈북자와 가족들이 중형에 처해지고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여성 인신매매가 이뤄진다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해석 논란 등을 지적한 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국정원 등 국가 기관이 2012년 총선·대선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집권 보수 정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하거나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지적하며 검찰 수사 과정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문제로 사퇴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정보를 흘리거나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한 주체가 국정원이라고 검찰과 야권이 믿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 당국이 인권 활동가에 대한 탄압과 표현의 자유 제한, 티베트 원주민 등에 대한 억압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연준 조기 금리인상 첫 시사… 국제증시 출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실업률이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면서 기준금리 조정에 대한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하기로 했다. 실업률이 목표치인 6.5% 아래로 떨어져야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는 종전 입장에서 후퇴해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국제 금융시장은 출렁거렸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통해 “지난달 28~29일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기준이 되는 실업률이 연준 목표치(6.5%)를 향해 꾸준히 떨어지면서 조만간 선제 안내 방식을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실업률은 5년 새 최저치인 6.6%로, 목표치에 0.1% 포인트만 남은 상태여서 투자자들에게 향후 연준 결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이사들은 실질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조기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록은 “몇몇 위원들은 연준이 지금까지 제시해 온 것보다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빨리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일부 ‘매파’의 목소리이지만 연준 내에서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리 인상이 연준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조기에 올리는 것은 실물경제와 경기 회복 기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둘기파’ 입장이 우세하게 작용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 “상당수 참석자들은 연준이 FOMC 회의 때마다 100억 달러(약 10조 7250억원)씩 채권 매입을 축소하겠다는 점을 더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혀, 양적완화 마무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날 기준금리 조기 인상 언급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6%,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65%와 0.82% 하락했다. 20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고, 유럽 증시 또한 하락세로 출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여전히 꽁꽁 감추는 靑공공정보

    비밀이 보장돼야 할 개인정보는 누출 피해가 늘고 있지만, 법규에 따라 공개돼야 할 공공정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신문이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함께 청와대를 포함한 33개 정부 기관에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밟아 ‘회의록 및 속기록의 목록’을 똑같이 요청한 결과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 등 3곳이 비공개를 결정했다. ‘경제장관회의’ 등 평이한 수준의 목록을 요구한 것인데 거절한 것이다. 대통령 비서실은 ‘국가안전보장’,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 ‘공정한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 등을 비공개 이유로 들었다. 현행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은 국가안보 등 비공개 사유가 있으면 부분 공개도 인정하고 있으나, 통째로 기각한 것이다. 각 기관은 정보공개청구에 관한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이를 심의하기 위한 정보공개심의회를 운영한다. 이에 따라 대통령 비서실에 심의회 참석위원 명단에 대해 추가로 정보공개청구를 하자 이번에는 ‘홍○○(대통령 비서실 공무원), 이○○(○○대학교 교수)’이라고 실명을 ‘○○’으로 대체한 답변을 했다. 대통령 비서실은 ‘공정성과 중립성 훼손 우려’ ‘사생활의 비밀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들었고, 그 근거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와 제6호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18개 정부 기관에 똑같은 심의회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대통령 비서실과 교육부를 제외한 나머지 16개 기관은 오히려 그와 같은 법규를 근거로 명단을 공개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특별사면의 명암/박홍환 논설위원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광복절 특별사면 때의 일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경제 살리기를 명분으로 정치인과 경제인, 고위공직자와 공무원 등 34만여명에게 ‘은전’을 베풀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SK 최태원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비롯한 경제인 74명의 사면이 특히 쟁점이 됐다. 이들에 대한 사면 적격성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법무부와 검찰 소속 위원 5명은 이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을 설파했고, 민간위원 4명은 ‘사면권 남용’과 ‘정부 신뢰 훼손’ 등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당시 대검 기획조정부장)조차 경제인 사면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사실이 최근 공개된 당시 회의록에 고스란히 실려 있다. 의견이 엇갈렸지만 이들은 결국 사면됐다. 당시 감형에 이어 사면까지 ‘2중 특혜’를 받은 최 회장과 김 회장은 또다시 재판을 받고 있다. 한 명은 차가운 구치소에서, 또 한 명은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라고 족쇄를 풀어줬더니 또 다른 비리로 기대를 저버린 셈이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이 한낱 우스개 거리로 전락한 대표적 사례다. 민간위원들의 지적대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중 여러 차례 사면권을 행사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9차례로 가장 많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8차례, 이 전 대통령이 7차례, 김대중 전 대통령이 6차례다. 취임 첫해에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사면 카드’를 사용하고, 임기 중 측근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해 논란이 된 것도 닮은꼴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12월 삼성 이건희 회장만을 대상으로 한 ‘1인 특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특별사면을 곧 실시한다. 설을 앞두고 다음 주 단행될 특사에는 서민 생계형 사범을 위주로 6000여명 정도가 포함된다고 한다. 정치인과 경제인, 공안사범 등은 심사대상에서 아예 배제됐다. 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돈이 있고 힘이 있다면 책임을 안 져도 되는 모습이 만연한 상황에서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한다면 법질서를 확립할 수 없다”며 사면권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역대 정권의 사면권 남용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제식구’와 ‘가진자’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 사면권을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그 첫 단추가 이번 설 특사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우클릭 시범사업?… 김한길 ‘NLL 지키기’

    우클릭 시범사업?… 김한길 ‘NLL 지키기’

    민주당 지도부가 17일 새해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평도에서 개최하며 안보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만큼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안보 문제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대북정책을 표방하며 일련의 ‘우클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연평도행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셈이다. 지지세력이 겹치는 ‘안철수 세력’과의 경쟁에서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지 못하면 당의 존립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인천 옹진군 연평도 내 평화공원에서 “평화를 파괴하는 일체의 무력 도발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햇볕정책의 첫 원칙이고 민주당이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1차 연평해전 당시 국방장관에게 ‘NLL을 반드시 확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민주정부 10년 동안 NLL을 잘 사수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당 지도부와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방 초소를 방문해 현황 보고를 받고 북한 지역을 관측했다. 또 평화공원에서 연평도 포격 전사자인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추모하기도 했다. 김 대표 체제의 민주당 지도부가 연평도를 찾은 건 처음이다. 지난해 7월 NLL 회의록 논란과 종북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연평도 방문을 추진했으나 기상악화 탓에 평택2함대로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이날도 기상악화로 헬기 운행이 불가능해 대안이 검토됐으나 김 대표가 강한 의지를 표하며 공기부양정을 타고 연평도행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양적완화 축소와 엔저 심화 대비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양적완화 축소와 엔저 심화 대비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8일 공개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해 12월 17~18일 회의록에 의하면 대다수 위원들이 양적완화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대다수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안에 양적완화를 모두 회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규모를 금년 1월부터 7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의 연준위원들은 양적완화의 정책 효과는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채권매입 규모 축소와 상관없이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았다고 한다. 향후 연준은 경제성장지표와 실업률의 개선 추이를 참조하면서 채권매입 액수를 ‘점차’ 줄여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연준은 양적완화 종료와 상관없이 금리는 한동안 계속 제로금리수준(0~0.25%)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기류를 감안하면 연준은 금리 인상으로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죽이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년 한 해 동안 양적완화 규모의 축소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풀려나간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자산매입 대신 자산매각을 시도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자산매각을 시도해 풀려나간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을 때의 충격이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에 경기회복이 크게 진전되지 않는 한 이와 같은 역주행이 금년 내에 시도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의 수습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반면 일본은 미국의 정책을 뒤쫓고 있다. 일본은행을 통한 일본식 양적완화 정책은 금년에도 계속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한 까닭에 경기회복을 위한 선택 가능한 정책이 없어 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의 양적완화 지속이라는 선진국의 정책조합 앞에서 우리 경제가 어떻게 난국을 수습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엔화약세가 우리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엔화 약세로 2012년 9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한국의 주력상품인 기계류는 일본산보다 15%, 자동차는 8% 그리고 철강은 5%가량 더 비싸졌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엔저가 한국의 수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지난해까지는 제한적이었지만 엔화약세 기조가 더욱 심화하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엔화 지속으로 원화 강세가 계속될 때 예상되는 수출감소-수입증가-국제수지악화의 연쇄적인 채널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내수 진작을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이 전 세계 60개국 3만명 이상의 온라인 응답자를 대상으로 행한 2013년 3분기 세계소비자 신뢰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은 전분기 대비 3포인트 상승한 54를 기록했지만, 아직도 아시아지역 최저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와 같은 소비자산신뢰조사 결과의 배경에는 지난 수년 동안 높은 가계대출에 비해 실질임금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같이 대내외 경제환경은 결코 낙관적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는 금년도의 성장률 전망을 3.9%로 보고 있고 한국은행도 전망치를 3.8%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나 한국은행이 현재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3.5% 정도로 보고 있다면 두 기관의 금년도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는 ‘초호황’을 예상하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전망치가 그동안 등한시해 온 ‘성장’에 방점을 주는 목표성장률로 해석할 수는 있겠으나, 이와 같은 과도한 성장률 전망은 재정수입을 낙관하게 되고 복지지출 등의 재정지출을 방만하게 운용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금년도에 예상되는 대내외 경제환경은 작년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금은 보다 보수적인 경제전망을 기반으로 한 거시안정성 강화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 민주 김한길 대표 체제 흔들리나

    민주 김한길 대표 체제 흔들리나

    박기춘(왼쪽) 민주당 사무총장과 민병두(오른쪽)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이 이르면 이달 내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당 내 핵심 요직을 맡았던 두 사람이 물러나면 김한길 체제도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 본부장은 이미 두 달여 전에 김 대표에게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김 대표가 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2월 임시국회가 끝나면서 건강 등의 이유로 다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새해가 됐으니 인사 쇄신을 해서 새롭게 나아가는 것이 당으로서 좋은 것이 아니냐”면서 “빠른 시일 내 적절한 시점에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김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두 사람은 김 대표의 최측근에서 당의 주요 사항 등을 결정해 왔다. 당의 전략통으로 꼽히는 민 본부장은 지난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부터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장외투쟁 결정까지 고비마다 김 대표의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구성을 위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도 물밑협상을 주도했다. 당 내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민 본부장에게 너무 의지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달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의 끈질긴 물밑 협상과 중재를 통해 철도노조 파업 철회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냈다. 박 사무총장이 뚝심 있게 일을 해내는 스타일이라 김 대표가 이를 믿고 일을 맡겼다는 얘기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여야 대치가 극심했고 대형 사건들이 많다 보니 두 사람이 많이 지친 듯하다”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 대표가 두 사람의 사의를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