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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만원에 소송 입막음 시도…치졸한 애플에 끝까지 맞설것”

    “29만원에 소송 입막음 시도…치졸한 애플에 끝까지 맞설것”

    “대한변호사협회가 무료 변론을 제안했지만 거절했습니다. 전문 변호사가 개입하면 이번 소송의 순수성이 훼손된다고 생각했죠. 부족해도 제가 직접 나서서 이기겠습니다.” 아이폰의 사후관리(AS)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내에서 처음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서울신문 10월 20일자 9면>을 제기한 이모(13)양. 이양은 애플이라는 세계적 거대 기업과 맞붙기 위해 아버지 이철호(48)씨를 우군으로 선택했다. 애플 측의 회유가 있었고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변호사도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딸의 소송대리인인 아버지는 국내 굴지의 로펌 변호사들과 법정 다툼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씨가 법정까지 오게 된 것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열세 번째 생일을 맞은 딸에게 아이폰 3GS(구입가 81만 4000원 상당)를 선물로 줬다. 그러나 아이폰은 8개월이 지나자 갑자기 일부 기능이 작동하지 않게 됐다. 이를 수리하기 위해 애플이 지정한 경기도의 한 수리점을 찾았다가 ‘분통’ 터지는 소리만 들었다. 아이폰이 물에 빠진 흔적이 있다며 수리비 29만 400원을 내라고 한 것. 이에 이씨는 아이폰을 고치지 않고 도로 가져왔다. “딸은 결코 아이폰을 물에 빠뜨린 적이 없습니다. 제 바로 앞에서 수리를 받으려던 사람도 이 문제로 수리점 직원과 다투더군요. 제가 대표로 나서 애플의 치졸한 관행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씨는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법에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수리비를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변호사 도움 없이 자신이 직접 준비서면을 작성하는 등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아이폰이 정말 물에 빠졌는지를 가리기 위해 재판부에 감정촉탁신청도 냈다. 문제의 아이폰은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됐다. 지난 15일 이씨에게 한통의 등기 우편이 느닷없이 배달됐다. “수리비를 줄 테니 소송을 취하하고 사건과 관련한 어떤 사안도 언론 등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고 약정하라는 애플 측의 서류였다. 이를 어기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문구도 있었다. 이씨는 “수리비를 주면 소송은 취하할 수도 있지만,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입막음’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신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도록 애플 측은 회신이 없었고, 이씨는 결국 모든 제안을 거절한다고 다시 통보했다. 이씨는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유사한 피해자들이 모두 함께 보상을 받자는 것”이라면서 “굴지의 기업이 약간의 보상금을 줄 테니 입을 다물라고 한 제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은 이제 법정으로 넘어갔다. 애플코리아는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정했다. “그래도 제가 법무법인 사무소에서 20년가량 근무를 했습니다.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알죠. 제 능력을 모두 동원해 꼭 승소할 겁니다.” 재판은 다음 달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8단독 정진원 판사 심리로 열린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中 불법조업] 中어선 저인망 싹쓸이… 어민수입 3분의1 토막

    중국 어선들의 무차별적인 불법조업으로 서해 어장이 급속히 황폐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 대부분이 바다 밑바닥까지 훑는 싹쓸이 저인망 어업을 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어종에 따라 그물코 크기와 어구가 다른 우리나라 어선들과 달리 촘촘한 저인망으로 조업한다. 이 때문에 새끼고기까지 마구 잡아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다. 최경철 전북 부안군 수산과장은 “조기, 홍어, 꽃게 등 회유성 어종은 물론 대다수 어족자원을 중국 어선들이 먼바다에서 싹쓸이해 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서해안의 연안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어선들은 우리나라 어선들이 쳐놓은 그물을 걷어가거나 파손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충남 태안 해역에서 29t짜리 자망 어선(행운호 2003호)을 부리는 최재식(53·태안군 소원면 모항4리)씨는 “중국 어선이 떼를 지어 끌방으로 바다 밑바닥을 한번 긁고 지나가면 우리 그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서 “우리나라 바다인데 우리가 중국 어선을 피해 다닌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최씨는 요즈음 EEZ에 한참 못 미치는 50~70마일 해역에서 조업한다. 최씨는 7~8년 전만 해도 EEZ에서 한조금(7~8일) 조업하면 대구를 5000만~6000만원어치를 잡았다. 하지만 요즘은 2000만원 정도밖에 잡지 못하고 있다. 그물도 중국 어선이 무서워 새벽에 물속에 넣고 그날 오전 10시에 걷는다. 그물을 치고도 걷을 때까지 주변에서 지켜야 한다고 최씨는 귀띔했다. 예전에는 밤에 그물을 넣었다 다음날 걷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공자 평화상/노주석 논설위원

    제자 자공이 물었다. “국가경영(政治)의 요체는 무엇입니까.” 공자 왈, “경제(食)를 풍족히 하고 군사력(兵)을 든든히 하여 백성이 믿도록(信) 하는 것이다.” 자공이 되물었다.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앞세우리까.” 공자 가라사대 “먼저 군사력을 버리고, 다음 경제를 버려야 한다. 죽음은 있게 마련이지만 백성이 신뢰하지 않으면 공동체는 성립되지 않는다.” 논어의 공자 말씀이다. 2500여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 혼란기에도 공자는 신뢰가 경제와 국방 앞자리에 있다고 설파했다. 중국이 공자 띄우기에 나선 것은 후진타오 주석이 ‘조화로운 사회’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부터였다. 문화대혁명기 홍위병으로부터 봉건 잔재라며 불태워지고, 배척당했던 유교가 21세기 핵심 통치 이데올로기이자 중국사회 통합의 키워드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2005년 공자탄생기념일을 기해 공자 사당이 있는 산둥성 취푸에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 정부가 제사를 주관했다. 국영 CCTV가 생중계했다. 세계 각국에 있는 공자사당 1300곳의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공자사상의 진수 인(仁)은 휴머니즘이다. 남을 사랑하고 만민을 안락하게 해주자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공자를 내세워 중국정부의 평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본토인과 타이완인은 물론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화교를 하나로 묶으려 했다. 중국 반체제 인사 류사오보(55)에 대한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10일로 다가오면서 중국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11년형을 선고 받은 죄인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중국 측의 입장이다.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에 대사관을 개설한 65개 국가에 초청장을 보냈지만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19개 나라가 불참을 통보했다. 한국을 비롯하여 44개국은 참석한다. 중국정부의 정치적 압력과 경제적 지원이라는 회유가 많이 먹혀들어간 결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일어난 ‘공자 평화상’ 제정 소동은 볼썽사납다. AP 등 외신은 어제 중국의 공자평화상 수상자 선정위원회가 공자 평화상을 급조했고, 첫 수상자로 중국과 타이완 양안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롄잔 전 타이완 부총통을 선정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나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던 어제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타이완 연합보는 이를 부인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신뢰가 으뜸이라고 가르친 공자는 이를 두고 뭐라고 하실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이후] “그래도 연평도는 축복받은 땅”

    [北 연평도 공격 이후] “그래도 연평도는 축복받은 땅”

    북한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폐허가 된 연평도. 연평도 주민들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꽃게 걱정을 먼저 한다. 이들이 꽃게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평도는 서해 섬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풍요로운 섬이었다. 군밤타령에 ‘연평바다에 얼싸 돈 바람 분다.’는 구절이 나올 정도로 주민들은 부(富)를 누렸다. ‘돈 바람’의 시발은 다름 아닌 조기였다. 연평도 조기 파시(波市)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 조기가 잡히는 4~5월이면 연평도 바다는 전국에서 3000여척의 어선이 몰려들어 일대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급수시설이 없는 어선에 물을 파는 아낙네들의 행렬로 동네 우물이 마를 정도였다. 200여개의 상점과 술집은 늘 북적거렸다. 그렇지만 1969년부터 조기 씨가 말랐다. 회유(回游) 경로가 바뀌었다는 설이 있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주민들은 김 양식, 해파리 잡이 등으로 그런대로 번성을 이어 갔다. 하지만 연평 주민들의 풍요로운 생활을 다시 이어준 효자는 꽃게였다. 1980년대 들어서 꽃게가 국민 밥상에서 인기를 끌면서 품질 좋은 연평도 꽃게가 ‘대박’이 났다. 전에는 주민들이 발에 채어도 거들떠보지 않던 꽃게였다. 지난해 연평도에서는 2958t의 꽃게가 잡혀 21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중국 어선·북한 어선들과 ‘꽃게잡이 전쟁’을 벌이면서까지 주민들이 꽃게에 목숨을 거는 이유다. 그런데 올해는 꽃게 상당 부분을 놓치고 말았다. 꽃게잡이철에 울린 북한의 포격으로 주민들은 막바지 꽃게농사를 망쳤다. 다시 조업에 나섰지만 어구가 망가진 데다, 선원들도 연평도를 찾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렇지만 주민들은 섬의 풍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아직 꽃게 자원이 풍부한 데다, 국민들로부터 쏟아지는 온정이 이들의 재활 의지를 북돋우고 있다. ‘연평도는 축복받은 땅’이라는 믿음은 황폐 속에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민주 “명백한 야당 탄압” 한나라 “法대로 의혹 규명”

    민주 “명백한 야당 탄압” 한나라 “法대로 의혹 규명”

    민주당은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과 관련, 소속 의원실 관계자가 체포되자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며 강력 규탄했다. 민주당 ‘국회유린 저지 대책위원회’의 조배숙 위원장은 16일 “불법 민간인 사찰과 대포폰 수사에는 손놓은 검찰이 야당에 과도하게 압수수색 영장을 치더니 이번에는 체포영장까지 청구했다.”면서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고인에서 곧바로 피고인 신분으로 강압 수사를 벌인 자체가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 오늘 긴급의총… 대응책 논의 민주당은 이날 밤 국회에서 손학규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위를 열고 향후 대응 전략 등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대책위는 1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예산 심사 보이콧, 농성 투쟁 등 비상 국면에 맞는 강경한 대응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차영 대변인은 “이미 증거가 모두 확보 돼 있는 상태였음에도 굳이 의원실 관계자들을 긴급 체포하고 과잉수사를 벌인 것은 야당 표적수사이자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목청을 높였다. 차 대변인은 “이번 수사를 통해 검찰이 노리는 목표를 정확하게 예상할 순 없지만 야당에 대한 탄압용, 정국전환용으로 사정 칼날이 겨누어지면 거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우선은 원론적인 태도를 취했다. “청목회뿐 아니라 후원금 관련 의혹에 대해 법에 위반된 사항이 있거나 검찰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고 한나라당은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면서도 “후원금 계좌는 증거인멸이 되지 않는 것인데 대대적으로 국회의원을 굳이 압색할 필요는 있었나.”하는 사건 초기 시각을 재확인하면서 검찰에 대한 불만을 거듭 드러냈다. ●한나라 불만 속 “수사결과 주시” 긴급 체포에 대해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수사를 거부했기 때문 아니겠느냐.”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배은희 대변인은 “한나라당에서도 검찰수사에 대해 일부 불만 의견을 보내긴 했지만 법대로 (절차에 맞게) 대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민주당도 검찰수사에 정정당당하게 임해서 검찰수사가 신속하고, 정확,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주민이 준 새경 받은게 잘못이냐”

    “주민이 준 새경 받은게 잘못이냐”

    10일 열린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귀남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 수사의 부당성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박희태 국회의장 대신 본회의를 진행하던 정의화 부의장이 “검찰이 충분한 사전 노력 없이 강제조사를 함으로써 국익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국회의원 직무를 훼손하는 검찰권 행사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며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검찰 수사 방향과 관련, “대가성이란 말이 나오지만 검찰이 정면으로 ‘뇌물죄’로 접근하는 건 아니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로 한정했다. 이 장관도 “가급적 별건 수사를 않겠다.”고 말했다. ●의원들 “국회 흠집 내기” 비판 긴급현안 질의에는 여야 의원 13명이 나섰다. 의원들은 소액 후원 제도의 취지를 되새기며 청목회 수사를 ‘국회 흠집 내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요,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이라면서 “주인이 머슴한테 일 열심히 했다고, 하라고 주는 새경인데 왜 그걸 안 받겠느냐.”며 후원금 수수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이춘석 의원과 판사 출신인 한나라당 여상규 의원은 “검찰이 지난 5일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 1통을 받아 복사한 뒤 51곳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면서 “복사본을 들고 강제수사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등본도 원본과 같은 효력을 갖고 있고 위법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민주 소환 응하고 與 대포폰 재수사?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민간인 불법 사찰과 총리실의 하드디스크 파기 논란과 관련,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평소 보안 문서 작성 때는 다른 부서 컴퓨터를 이용한 뒤 디가우저(하드디스크 파괴장치)로 폐기, (사찰 기록을) 조작해왔다는 관계자 제보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총리는 “실무자들에게서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긴급현안 질문을 계기로 ‘대포폰’ 의혹과 청목회 사건에 대한 여야의 대응 기조에도 미묘한 변화 움직임이 엿보였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야 5당의 대포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정권의 신뢰와 관련한 의혹이 불거진 만큼 재수사를 통해 털고 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 민주당에선 국회유린대책특위의 청목회 관련자 소환 불응 방침과 관련, “공권력의 집행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여론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은 11일 의총서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강주리·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장은주 교수의 ‘인권의 철학’

    ‘대한민국’과 ‘속물주의’(snobocracy)를 진보 진영이 끌어 안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참여사회연구소가 발간하는 반년간지 ‘시민과 세계’ 편집주간인 장은주 경남 영산대 법대 교수가 쓴 ‘인권의 철학’(새물결 펴냄)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대한민국과 속물주의는 보수의 트레이드 마크다. 상대를 윽박지를 때 “그렇다면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냐.”고 목에 핏대를 세우거나, 상대를 회유할 때 “잘 먹고 잘 살고 싶지 않아.”라고 은근히 속삭이곤 한다. 때문에 진보 진영이 이들 단어에 취하는 태도는 “즐길 수 없다면 피하라.”는 쪽이다. 그런데 이들 단어에는 묘한 점이 하나 있다. 논리적으로는 궁상맞고 유치할는지 몰라도 현실적 힘은 강력하다. 일종의 마법의 주문이다. 직장인 가운데 “그렇다면 너는 회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냐.”, “그렇다면 네 가족을 먹여 살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저자는 거꾸로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겨라.”라고 말한다. 책에 언급된 저자의 주장은 이 같은 시각을 선명히 드러낸다. “뉴라이트의 대한민국주의는 제대로 된 애국주의가 아니다. 아무런 품위도 없이 몰염치를 무슨 훈장처럼 내세우며 기득권의 수호만을 노리는 속물적 우파들의 대한민국이다. 그런데도 왜 진보적 민주주의자들은 이 대한민국을 그들에게만 맡겨두고 있는 것일까.” “진짜 문제는 속물주의에 대한 단순한 냉소나 경멸 같은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병리화를 막을 수 있는 사회정치적 조건에 관한 것이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프레임의 진지전’을 제안하는 셈이다. 국가를 부정만 할 게 아니라 국가의 다른 가능성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국가를 긍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책 곳곳에서 저자는 진보의 입장에서 이명박 정권 이후 우경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치적 존재인 인간이 기댈 수밖에 없는 곳은 국가 아니냐고 말한다. 국가의 다른 가능성을 찾는 기준은 ‘민주공화국 헌법이 지향하는 보편적 인권의 보장’이다. 추상적 보편주의와 다문화주의 문제, 자유권을 넘어선 사회권의 문제, 민주적 애국주의의 가능성, 북한 인권 문제 등까지 저자는 두루 언급한다. ‘속물주의’도 마찬가지다. 자녀 해외유학을 두고 보수는 자랑스럽게 보내고 진보는 부끄러워하면서 보낸다는 말처럼, 그 어느 누구도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때문에 저자는 “문제는 속물주의 그 자체가 아니다. 그 속물주의가 왜 하필이면 부동산 투기, 사교육 광풍, 성형 열기로 나타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오늘날 우리가 부러워하는 서구 선진국의 매너는 따지고 보면 대개 중세 귀족놀음을 흉내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중산층도 조선 선비의 고졸함을 흉내낼 수 있을 법도 한데 횡행하는 것은 아파트 평수와 자동차 배기량 비교뿐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상처 입은 삶의 빗나간 인정 투쟁’이라고 표현한다. 상처 입은 삶을 냉소하기보다 따듯하게 보듬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진보 진영은 제각각 100% 순결한 세상을 그린다. “그건 진짜 진보가 아니다.”라는 논쟁이 진보 진영에 유독 많은 이유다. 순결한 세상을 꿈꾸는 논의에 지쳤다면 환영할 만하고, 그런 논의가 아직도 가치있다고 믿는다면 반박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재정부 노조, 민노총·전공노 탈퇴

    기획재정부 노동조합은 14일 민주노총과 전국공무원노조 탈퇴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정부 노조에 따르면 유효 투표권자인 조합원 207명 가운데 14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32명, 반대 12명, 무효 1명으로 집계됐다. 재정부 노조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민노총과 전공노 탈퇴 과정에서 사측의 회유나 외압은 사실이 아니며 노조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 추진됐다.”고 말했다. 재정부 노조는 지난해 7월 민주당이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한 시국대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전임 위원장이 해임돼 위원장이 공석인 상태로 비상대책위원회 형식으로 꾸려지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플리바게닝, 피의자 인권침해 우려”

    법무부가 도입하려는 ‘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플리바게닝)에 대해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우세했다. 막강한 검찰 권한이 더욱 강화되고, 피의자를 협박하거나 공범 등에 대해 허위 진술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반대 이유다. 반면 사법방해죄와 피해자 참가제,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인정 등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한변호사협회 장진영 대변인은 5일 “검찰이 열심히 수사를 해 증거를 확보하는 게 정상적임에도 플리바게닝을 도입하려는 것은 피의자를 회유하겠다는 의도”라며 “협박이 있을 수도 있고 피의자 인권이 침해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변협은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플리바게닝이 오·남용되면 검찰에서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플리바게닝 도입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배심(陪審)제를 취하고 있는 미국은 재판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취지로 플리바게닝이 도입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형사제도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플리바게닝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이상돈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플리바게닝이 도입되면 똑같은 범죄가 변호사 재량에 따라 재판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검찰의 협박에 의해 피의자가 거짓 진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지금처럼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 관행하에서는 플리바게닝이 피의자 인권 침해로 흐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중요 참고인 출석의무제에 대해서도 ‘유명무실화’ 지적이 나왔다. 황희석 변호사는 “구인으로 중요 참고인을 소환해 봤자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면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면서 “출석의무제도 검찰의 권한만 강화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형사소송법 개정안 주요내용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주요내용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수사 효율성 확보’와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관련 법 조항이 없어 불법으로 여겨졌거나 재판과정에서 법적 효력이 없던 수사 방법과 그에 따른 증거들을 대폭 인정하고, 이를 통해 수사 처리 속도를 높여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는다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 플리바게닝 도입 뇌물수수 사건·조직 범죄 척결에 효과적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도는 ‘사법협조자 소추면제 및 형벌감면제’, 일명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이다. 이는 피의자가 수사에 협조해 범죄 규명에 기여할 경우 그 정도에 따라 죄를 묻지 않거나 형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부패·테러·강력·마약범죄에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검사에 의한 거짓 진술 강요 등이 논란이 돼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플리바게닝이 이미 합법적으로 쓰이고 있다. 일정 범죄사실에 대해 미리 불기소 처분을 한다는 것과 그 증거를 불리하게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서면으로 합의하는 형태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안착될 경우 은밀한 뇌물수수 사건이나 구조적·조직적 범죄 척결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참고인 출석의무제·사법방해죄 신설 증인에 허위진술 강요땐 7년이하 징역 중대 범죄 규명을 위한 참고인을 강제로 소환하는 참고인 출석의무제도 도입된다. 현재는 참고인이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강제로 소환할 방법이 없어 수사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검찰 수사의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프랑스·독일 등에서 중요 참고인에 대한 출석 및 진술을 강제하는 제도를 마련해 수사협조를 의무화하고 있다. 참고인이 거짓 진술을 하거나 증인·참고인을 협박·회유하는 경우 처벌하는 ‘사법방해죄’도 신설된다. 개정안은 법정뿐 아니라 수사기관에서의 허위 진술도 처벌하고, 법정에서의 허위 진술은 처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또 증인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도 추가한다. 지금까지는 재판 과정에서 선서를 하고 허위 진술을 할 경우 위증죄로 처벌하고 있으나, 검찰 등 수사 기관에서의 허위 진술은 처벌 법 조항이 마땅히 없었다. ■ 피해자 재판 참가제도 피의자 직접 신문… 녹화영상 증거로 인정 앞으로 ‘피해자 참가제도’가 도입되면 피해자가 재판에 직접 참여해 피의자와 증인을 신문할 수도 있다. 피해자가 검사 옆자리에 앉아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피고인과 증인을 직접 신문하는 방식으로, 독일 등에서는 ‘공소참가제’라는 이름으로 운용되고 있다. 범죄 피해자에게 수동적 역할이 아닌 ‘참가인’이라는 지위를 부여해 적극적으로 사건 진실 및 피해에 대해 규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피해자가 판결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거나 피해자의 개인적 보복감정에 의해 형사재판이 지배될 우려가 있다. 피의자 조사 과정을 촬영한 녹화영상도 강력한 증거로 인정된다. 그동안에는 조서가 피의자가 자유 의지에 따라 작성됐다는 점을 증명하는 경우 등에 한해 녹화영상이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영상으로 녹화된 피의자의 행동이나 표정, 진술 태도 등도 강력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전문가들은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보호, 강압수사 방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수사 협조땐 감형 ‘플리바게닝’ 도입

    수사 협조땐 감형 ‘플리바게닝’ 도입

    법무부가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하면 처벌을 감면해 주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plea bargaining) 제도 도입과 허위진술죄 신설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시안을 5일 공개했다. 법무부는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형사소송법과 형법 개정안을 올해 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법무부가 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공청회를 통해 내놓은 형소법 개정시안에는 범죄 규명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소추를 면제하거나 형을 감면해 주는 ‘사법협조자 소추면제 및 형벌감면제’가 포함됐다. 사형·무기·장기 5년 이상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참고인이 2회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에 불응할 경우 법관의 영장을 받아 구인하는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 도입도 추진한다.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이 허위진술하면 처벌받는 ‘허위진술죄’를 신설하고, 증인·참고인 등에 대한 폭행·협박·회유행위는 ‘사법방해죄’로 처벌토록 했다. 선서 후 허위증언하면 가중처벌하는 내용도 담았다.살인·강도·강간·교통사고 등의 피해자가 판사 허가를 얻어 재판에 참가하는 ‘피해자 참가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형소법 개정시안 중 플리바게닝에 대한 법조계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 국회 법안처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승훈·임주형기자 hunnam@seoul.co.kr
  • 문체반정의 배후로 지목된 열하일기

    “근자에 문풍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박지원의 죄다.” 정조는 당시 사대부들의 문풍을 어지럽힌 ‘배후’로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지목하고, 연암에게 순정한 고문(古文)체로 글을 지어 올리면 음직을 내리겠다고 회유한다. 그러나 졸지에 어떻게 순수하고 바른 글을 짓겠느냐며, 그것이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핑계(?)를 둘러대면서 연암은 끝내 어떤 반성도, 전향도 거부한다. 연암에게 글이란 남을 아프게도 하고 가렵게도 할 수 있는, 한마디로 ‘살아있는 것’이어야 했다. ‘열하일기’는 비장에게 들은 이야기, 하인들과 나눈 대화, 중국 선비들과의 필담 등 온갖 ‘잡다하고 품격 없는’ 글들로 가득하다. ‘허생전’이나 ‘호질’처럼 ‘빵빵 터지는’ 스토리들이 있는가 하면, ‘호곡장’이나 ‘일야구도하기’처럼 사유의 깊이를 가늠하게 해주는 철학적 아포리즘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영민한 정조가 몰랐을 리 없다. 연암의 문체에 함축된 사유의 반시대성을! ‘열하일기’는 정조의 시대뿐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다양한 사유를 촉발하는, 대단히 위험하고 강렬한 책이다.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씨줄날줄] 갈라파고스 섬의 선군주의/구본영 수석논설위원

    갈라파고스제도는 남미대륙에서 1000㎞ 떨어진 적도 근방 태평양의 섬들을 가리킨다. 에콰도르령(領)으로 생물학자 찰스 다윈 때문에 유명해졌다.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독자적 진화를 해온 이곳 생물들이 진화론의 모태가 되면서다. 우리의 반쪽 북한도 외부 세계와 담을 쌓으며 60여년 폐쇄사회를 지켜 왔다. 그래서 북한 사회는 ‘현대판 갈라파고스 섬’에 비견된다. 사회를 생물유기체에, 개인을 그 기관(器官)에 견주는 사회유기체론을 원용했을 때다. 물론 북한이란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해 독특한 기제(機制)가 필요했을 법하다. 남태평양의 19개 화산섬 생물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진화해 왔듯이 말이다. ‘주체사상’이나 ‘(수령의) 유일 영도체계’ 따위가 그런 메커니즘들이다. 시장경제 체제는 차치하고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유례없는 괴이한 기제들이다. 그저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남인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공식화했다. 20대 후반의 ‘어린 왕자’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게 신호탄이다. 근·현대사에서 전무후무할 3대째 권력세습으로 ‘독자적 진화’를 하겠다고 선포한 꼴이다. 그러나 그 결말을 ‘해피 엔딩’으로 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바다이구아나와 코끼리거북, 날개가 퇴화한 코바네우…. 이들 갈라파고스의 독특한 생물들 모두가 외부와의 단절의 대가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북한 스스로도 3대 세습의 전도가 장밋빛일 수만은 없음을 인식하는 듯하다.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을 후견인으로 배치한 데서도 짐작되는 일이다. 그것도 모자라 김 위원장은 그제 당 대표자회에서 자신이 위원장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에 아들을 앉혔다. 생전에 아들이 군권을 틀어쥐도록 돕겠다는 심산일 게다. 이른바 ‘선군(先軍)주의’로 2012년 ‘강성대국’을 만들겠다는 그간의 공언대로다. 그러나 선군주의가 북한을 지켜줄지에 대해선 회의적 전망이 우세하다.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할 순 있어도, 총칼로 영원히 권좌를 지킬 수 없음은 동서고금의 철칙이 아닌가. 3대 세습 왕조도 여명기처럼 보이지만, 기실은 석양 무렵일지도 모른다. 개혁·개방으로 주민의 인권과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함을전제했을 때다. 김 위원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트레이드마크였던 키높이 구두를 벗고 프랑스제 스니커스를 신기 시작했단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 부자가 주민들을 외부 세계와 차단하는 시스템을 포기하기만을 빌 뿐이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쥐의 세계를 통해 본 인간세상

    #1. 향수공장이 있다. 사장은 요전에 점심시간을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이더니 앞으로 20분씩만 주겠다고 한다. 수당? 그런 건 없다. 딸이 있는 여성 근로자가 사장을 찾아왔다. 아이가 아픈데 일찍 퇴근하면 안 되겠냐고. 사장은 의사도 아닌데 집에 가면 할 일이 뭐 있겠냐며 하던 작업이나 신경쓰라며 퇴박을 놓는다. #2. 이 사장에게 설탕 판매업자들이 찾아왔다. 너도나도 설탕을 팔겠다고 하니 경쟁 때문에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울상이다. 설탕도 공급하고 있는 사장은 어렵지 않게 대책을 던져준다. 어려울 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설탕값을 똑같이 올리라고. 단맛에 길들여졌는데 비싸도 지들이 안 사고 배기겠냐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온기 없는 이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화들이다. 신문 사회면 또는 경제면을 통해 늘상 접해온 터라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이 어린이책에서 나온 내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어린이책 ‘난 쥐다’(전성희 글·소윤경 그림, 문학동네 펴냄)는 아동소설에서 좀체 다루지 않던 노동 착취, 정보 독점, 분배의 불공평 등 묵직한 주제를 다뤘다. 쥐의 세계를 통해 인간 세상을 비추는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세상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책은 영화 ‘매트릭스’를 떠올리게 한다. 모순되지만 책의 주인공인 소년 쥐 나루는 새로운 세계에 눈뜨는 ‘매트릭스’의 네오에 비견된다. 네오가 모피어스를 만나 금기의 알약을 먹고 세상의 이면을 보는 여행을 떠나듯 나루 또한 비슷한 여정을 겪는다. 인간 세상에서 가족과 헤어져 헤매던 나루는 엉뚱한 역사학자 고리 아저씨를 만나 땅속 깊숙한 곳에 위치한 쥐들의 세계 ‘뉴토’로 들어간다. 늘 어딘가 있을 쥐들의 천국을 꿈꿨던 나루는 잠시나마 뉴토행에 흥분한다. 그러나 여기서 나루가 본 것은 세상을 작동시키고 있던 추악한 진실이다. 쥐 주제에 인간처럼 입고, 걸을 뿐 아니라 일까지 하는 동족을 보며 신기해하던 것도 잠시. 자본과 정보를 독점하고 다른 쥐들을 회유, 협박하면서 자신의 배만 불리는 자본가 파라의 행태를 보며 잘못된 사회 구조를 고치겠다는 작은 걸음을 뗀다. 책은 아이들에게 네오가 집어삼킨 진실을 보게 해주는 ‘알약’ 같은 구실을 한다. 어른들에겐 세상을 비꼬는 우화(寓話)로 읽힐 만하다. ‘거짓말학교’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전성희 작가의 작품이다. 98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美, 대북 추가 제재] “중국도 北제재에 협력할 걸로 기대”

    [美, 대북 추가 제재] “중국도 北제재에 협력할 걸로 기대”

    스튜어트 레비(왼쪽)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과 로버트 아인혼(오른쪽)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은 30일(현지시간) 재무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추가 대북제재를 위한 행정명령 도입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을 밝혔다. 레비 차관은 새 행정명령 도입 배경과 관련,“북한 정부의 파괴적인 행보는 다양한 불법활동을 통해 조달한 현금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북한 정부는 돈과 사치품과 유인책으로 특권엘리트 계층을 회유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새 제재 대상은 유엔 안보리 결의 또는 기타 국제적인 규범을 위반한 것들”이라며 “이런 (불법) 활동에 연루된 북한의 기업과 개인을 지정함으로써 이들이 미국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들고, 북한의 불법활동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려 노력하는 전세계의 책임있는 기업 및 금융기관들을 돕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인혼 조정관도 “북한은 2005년 9·19합의, 특히 비핵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되돌릴 수 없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믿음을 줄 수 있는 분명한 행동을 보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만일 북한이 그런 길을 선택한다면 제재는 해제될 것이고, 에너지 및 기타 경제지원이 제공될 것이며, 미국과의 관계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제재 참여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스스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서 우리와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당국과 제재 문제를 계속 다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푸른바다거북 3개월만에 ‘속세’ 떠난다

    푸른바다거북 3개월만에 ‘속세’ 떠난다

    멸종위기에 놓인 푸른바다거북이 3개월여간 ‘속세’에 머물다 바다로 돌아간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5월 제주 연안에서 그물에 걸린 푸른바다거북을 치료해 28일 제주시 협재해수욕장에서 방류한다. 방류식에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바다거북은 현재 지구상에 8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야생 동식물종의 무역거래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대표적 해양생물종이다. 특히 푸른 등을 지닌 푸른바다거북은 일명 ‘은북이’로 불리며, 붉은바다거북과 함께 영물(靈物)로 통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에 방류될 푸른바다거북은 지난 5월10일 제주 연안의 그물(정치망)에 걸려 국립수산과학원에 구조돼 치료받았다. 이 거북은 등껍질의 길이가 48㎝, 너비 47㎝, 몸무게는 15.4㎏이다. 국토부는 2007년부터 바다거북 보호를 위해 전국 연안에서 관찰되는 바다거북의 현황을 조사해 왔다. 대부분 그물에 걸려 심각한 상처를 입고 보호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종종 발견되는 바다거북들은 제주~일본~경남 등을 돌아오는 10개월여의 회유 경로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해역에서 머물다 일본 서남쪽 후쿠오카, 경남 지역 등에서 간격을 두고 머문다는 것이다. 국토부 해양생태과 관계자는 “바다거북에 1년 이상 위치추적이 가능한 소형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푸른바다거북의 회유 경로 및 서식 생태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8·15특사 법조인 비공개 파문] 또다른 비공개 사면인사

    ■부정선거 김석기·오남두·오광록 前교육감 제4대 교육감 선거 때 부정선거로 형사처벌을 받은 보수 교육감 3명은 공개 대상자였으나 법무부의 보도자료에는 이름이 빠져 있었다. 이들은 특별복권(피선거권 회복)을 받아 앞으로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김석기(64) 전 울산시 교육감은 2005년 8월 교육감 취임 하루 만에 구속됐다. 같은 해 5월 충북 충주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학교운영위원 등 교육관계자에게 120만원어치의 금품을 전달하는 등 모두 5건의 불법선거가 드러났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07년 7월12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오남두(65) 전 제주도 교육감은 구속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후보자 4명과 더불어 유권자 등에게 151회에 걸쳐 58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불법 선거운동 가담자는 후보 가족, 교사, 학교운영위원 등 50명이 넘었다. 재판부는 “교육자의 신분을 망각한 채 금품 살포 방법을 통해 당선을 꾀했다.”고 지적했다. 오광록(58) 전 대전시 교육감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2006년 6월,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화되도록 규정한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교육감직을 잃었다. 오 전 교육감과 부인 이모씨는 선거를 앞두고 대전지역 교장 등에게 양주 270여병(시가 880만원)을 선물하고 선거운동기간 전에 전화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인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한화회장 보복폭행’ 담당 장희곤 前경찰서장 2007년 3월 김승연(58)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은 경찰의 외압·은폐 의혹으로 번졌다. 서울중앙지검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장 출신의 최기문(58) 한화건설 당시 비상임고문이 고교 후배인 장희곤(47) 전 남대문경찰서장 등에게 보복 폭행 사건 수사 중단과 사건 이첩을 청탁(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전 서장은 청탁을 받은 대로 광역수사대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 중단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로 구속기소됐다.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남대문서 강대원(59) 당시 수사과장은 언론 보도가 시작될 때까지 한달간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강 전 과장에게는 한화 쪽의 회유도 있었다. ‘둘째아들을 계열사에 취직시켜 주고 퇴직 후 평생 부장급 대우를 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은 2008년 1월 최 전 청장과 장 전 서장에게 징역 1년을, 강 전 과장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돈과 권력에 경찰 수사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줘 국민의 실망감이 컸다.”는 이유에서였다. 항소심은 그러나 “힘 없는 서민들만 처벌받는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줬다.”고 지적하면서도 “사건 은폐 시도가 무산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며 집행유예 2년을 덧붙여 모두 풀어줬다. 이 형은 올해 1월28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리고 7개월 만에 이들은 형 선고실효 특별사면과 특별복권을 받았다. 전과(前科)기록이 없어지고 자격을 회복해 공직생활을 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주말 영화]

    ●강철중(OBS 일요일 밤 12시20분) 강동서 강력반 꼴통 형사 강철중(설경구).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건 현장을 누비고 다니지만, 15년 차 형사생활에 남은 거라곤 달랑 전세방 한 칸. 잘해야 본전, 잘못하면 사망 혹은 병신이 될 수도 있는 ‘빡쎈’ 형사생활에 넌더리가 난 그는 사표를 제출한다. 하지만 그때 한 고등학교에서 터진 살인사건 때문에 그의 사표 수리는 미뤄지고 이번 사건만 해결하면 퇴직금을 주겠다는 반장의 회유에 말려들어 귀찮은 사건 현장으로 돌아간다. 도무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던 살인사건은 죽은 학생의 지문이 얼마 전 강동서 관할에서 일어난 도축장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칼에 남겨진 지문과 같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맡는다. 강철중은 죽은 피해 학생과 어울려 다녔다는 친구 3명을 만나 단서를 찾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얼마 전 ‘거성’이란 회사에 취업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강철중은 이 사건이 ‘거성그룹’과 관계 있다는 것을 감지하는데…. ●애련의 장미(EBS 일요일 오후 2시40분) 남아메리카의 한 산간 마을을 장악한 부패하고 무능한 군사 정권은 어느 날 이곳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광산을 몰수하겠다고 발표한다. 이에 반발한 주민들은 사령부를 찾아가 항의하고 곧 양측 간의 총격전이 벌어진다. 타지에서 온 노인 카스탱과 청년 샤크는 대대적인 규모로 비화한 충돌사태의 주동자로 지목되어 현상수배를 받는다. 이 둘과 카스탱의 딸 마리아, 술집에서 일하는 진, 가톨릭 신부 라자르디 등은 진의 뒤를 봐주는 첸코의 배를 타고 강을 따라 마을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얼마 후 첸코는 사라지고, 군인들이 이들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이들은 더럽고 끔찍한 여건 속에서 힘들게 사냥을 하고 불을 피워가며 연명한다. ●라카와나 블루스(KBS1 토요일 밤 12시55분) 뉴욕 주, 라카와나 시의 왓슨가 32번지에는 ‘유모’ 혹은 ‘엄마’로 통하는 레이첼이 운영하는 하숙집이 있다. 레이첼은 오갈 데 없는 흑인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부모가 이혼한 후, 엄마 에일린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웨이트리스 일을 하게 되자, 어린 루벤은 하숙집 방에 혼자 방치된다. 이를 보다 못한 레이첼은 에일린을 설득해 루벤을 돌봐 주기로 한다. 엄마가 멀리 떠나 버린 후에도 루벤에겐 레이첼이 있어 전혀 슬프지 않다. 레이첼의 하숙집에는 모두 사연이 있는 흑인들이 모여 있었다. 루벤은 이들을 통해, 인종차별의 아픈 과거와 전쟁이 남긴 상처, 연인을 위해 살인까지 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을 배워 나간다. 레이첼은 왓슨가 32번지 일대에 사는 모든 이들의 어머니였고, 유모였고, 안식처였다.
  • ‘은북이’ 9개월만에 일본 거쳐 회귀

    ‘은북이’ 9개월만에 일본 거쳐 회귀

    지난해 부산에서 방류한 푸른바다거북(일명 은북이)이 9개월여 만에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지난해 10월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해 바다로 돌려보냈던 푸른바다거북이 제주도와 일본을 거쳐 지난달 초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19일 밝혔다. 은북이는 ‘보호대상 해양동물 보전 연구사업’ 중 하나인 멸종위기 푸른바다거북의 회유경로 연구를 위해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해 지난해 10월5일 방류됐다. 인공위성 추적장치 확인 결과 은북이는 방류되자마자 남서쪽으로 이동해 5일 만에 자신이 잡혔던 거제도로 이동, 잠시 머물고서 다시 남서쪽으로 헤엄쳐 10월22일께 제주도 우도 부근 해역에 도착, 올해 1월 말까지 머물렀다. 이후 동쪽으로 이동해 일본 후쿠오카 부근 해역에서 머무르다 지난달 초 우리나라 남해 고흥반도로 돌아왔다. 고래연구소는 “일본에서 방류한 바다거북이 한국 연안에서 좌초된 경우는 여러 번 있었지만 은북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방류한 바다거북이 우리 연근해뿐 아니라 일본 연안으로 이동, 서식하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열린세상] 아아, 안중근/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열린세상] 아아, 안중근/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100년 전 8월이었군요. 대한제국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잃고, 1907년에는 군대마저 해산당해 주권을 잃은 상태였고, 1910년 8월29일에는 남아 있던 겉모습마저 없어졌습니다. 을사늑약이 맺어진 뒤 사람들의 행동이 몇 갈래 나뉩니다. 당시 기울어져 가는 나라의 관리들 가운데 의분을 느낀 사람은 자결도 하며 부당함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권력자들 중 많은 사람이 나라를 팔아서라도 권력과 부를 누리려 했습니다. 그들은 일제에 더 잘보이기 위해, 나라를 더 빨리 팔아먹도록 일제에 충성경쟁을 했더군요. 대한제국 말기의 영웅 안중근 의사를 떠올립니다. 교과서에서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뤼순감옥에서 사형됐다는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얼빈에 있는 안중근 기념관에서 ‘안중근 연구’란 책을 사 읽어 봤습니다. 위인의 행동과 뜻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낯이 뜨겁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법률지식이 높았다고 합니다. 국제관계법과 일본형법을 잘 알아, 일본 형법에는 국사정치범은 사형에 처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토 히로부미를 쏴 죽임으로써 일제가 부당하게 조선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을 재판절차를 통해 온 세계에 알리려고 했습니다. 그 당시 일본은 선진국인 것처럼 자랑하고 있었는데 사건을 엉터리로 처리한다면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니 어느 정도 절차는 지킬 것이라는 것을 활용한 것이지요. 안중근 의사를 체포한 러시아는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그를 일본에 넘깁니다. 안중근 의사는 독립전쟁을 수행한 것이니 국제사법에 따라 처리하라고 요구합니다. 한국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맞지만, 일본은 을사늑약을 빌미로 일본법에 따라 관동도독부 법원에서 재판합니다. 검사·변호인·판사 거의 일본인인 가운데 재판이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제의 범죄를 낱낱이 법정에서 진술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것은 목적(한국의 독립과 동양평화)을 달성할 기회를 얻기 위한 것이므로 나쁜 짓을 한 것이 아니니 도망갈 이유가 없다. 그를 쏴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을 안다. 하나 둘 행동이 쌓이면 반드시 독립을 이룰 수 있다.”라고 큰 뜻을 밝혔습니다. 이 재판은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법원장과 협상하여 항소를 포기하는 대신 책을 쓸 시간을 얻습니다. 옥중에서 자서전 ‘안응칠역사’를 씁니다. 동양평화론은 5장을 계획했지만 2장까지 쓰고, 시간을 더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합니다. 그리고 의연하게 사형장으로 들어갑니다. 김좌진 장군의 독립운동역사를 보면 독립운동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과 가족까지 희생해야 합니다. 반면에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은 나라 팔고 받은 돈으로 잘살고, 자기 민족을 괴롭히는 권력까지 가졌습니다. 그 결과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지금까지 힘들게 살고 있고,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은 그 후손까지 잘살고 있다는 기사를 봅니다. 안중근 의사 아들 안중생은, 아버지의 일을 이토 히로부미 아들에게 사죄했다 하여 ‘호랑이 같은 아버지에 개 같은 아들’이라고 비난받았다고 합니다. 아들도 아버지처럼 죽음 앞에서 의연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보통 사람이야 그럴 수 있겠습니까. 안중생은 아버지 얼굴조차 보지 못했고, 거사 때문에 핍박을 받고 살았을 것입니다. 일제의 회유와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사죄한 것인데, 안중생을 그렇게까지 비난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비난 정도는 자기의 행위에 대해 걸맞아야 할 것입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 친일행각에 나선 유명인사들, 그들보다 더 안중생을 비난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큰 별이어서 상대적으로 비교되어 큰 비난이 돌아간다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하늘에 계신 선열들이 ‘내가 왜 독립운동을 했을까?’하고 후회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이 ‘그래 그때 잘했어!’하며 웃음 짓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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