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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별금지법 두손 든 與…낙태죄 폐지는 답할까

    차별금지법 두손 든 與…낙태죄 폐지는 답할까

    차별금지법 발의 안 한 더불어민주당낙태죄 폐지 여성계 요구에는 답할까공동발의자 10명 모을 수 있을지 관심낙태죄 완전폐지에 대한 선택권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쥐어졌다. 정부가 임신 초기인 14주까지만 낙태를 허용하는 안을 입법예고했는데, 여성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가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여권 일부 의원들이 시민사회의 뜻에 동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주저하고 있어 의원입법이 이뤄질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지난 7일 정부는 국회에 형법·모자보건법 입법예고안을 제출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최소한으로 반영해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했다. 또 임신 중기인 24주까지는 유전적 질환, 성범죄, 사회·경제적 사유 등이 있을 경우 낙태가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는 낙태죄가 규정된 지 66년 만에 모든 낙태를 처벌하는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개정안이 낙태를 부분 허용하면서도 형법상 처벌 조항을 존치하는 것에 낙태죄 폐지를 요구해 온 여성계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달라”며 “개정안이 제출되면 임신 당사자인 여성과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올해 내 입법하겠다”(허영 대변인 논평)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다. 당장 여당 내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법사위 소속 박주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법무부의 입법예고안은 낙태죄를 오히려 공고화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이후 법안 발의와 심사를 통해 형법에서 낙태죄를 완전히 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여가위 간사인 권인숙 의원 역시 전날 “위헌성을 인정받은 낙태 처벌 규정을 되살려낸 명백한 역사적 퇴행”이라며 여성이 안전하게 임신 중단 또는 지속을 선택할 수 있는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정의당도 정부 방침에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자처했던 문재인 정부가 여성인권을 퇴행시키는 행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은주 의원이 대표발의하는 형법 일부개정안과 모자보건법 전부개정안을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종교계 등의 반발로 대부분의 현역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것을 주저하고 있어 발의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도 “어려운 문제다. 정부가 입법을 한 것을 중심으로 논의해야한다”며 말을 아꼈다. 낙태죄 폐지안에 발의조차 실패한다면 젠더와 관련한 진보적 의제에 정부여당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낙태죄 완전 폐지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는 수십년째 이어져왔지만 20대 국회에는 정의당 소속 이정미 전 의원만이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21대 국회에서는 아직 누구도 발의하지 않았다. 이번 국회에서는 권인숙, 박주민 의원만이 발의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차별금지법도 비슷한 상황이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권인숙, 이동주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시민사회의 반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날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회원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형법, 모자보건법(낙태) 개정 입법예고안 강력규탄’ 기자회견에서 낙태죄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서울포토]광화문 현판, 훈민정음체 한글로

    [서울포토]광화문 현판, 훈민정음체 한글로

    574돌 한글날을 하루 앞 둔 8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광화문현판훈민정음체로시민모임 소속 회원들이 훈민정음체 한글로 적힌 광화문 현판을 들어보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2020. 10. 8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수원시, 2022년 세계임상병리사연맹총회·학술대회 유치

    수원시, 2022년 세계임상병리사연맹총회·학술대회 유치

    경기 수원시는 ‘2022년 제35차 세계임상병리사연맹 총회·학술대회(IFBLS-2022 KAMT)’를 수원컨벤션센터에 유치했다고 8일 밝혔다. 임상병리사는 예방의학 차원에서 사람의 검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사함으로써 그 결과를 도출해 궁극적으로 의사의 진료를 돕는 역할을 하는 보건의료인이다. 세계임상병리사연맹이 최근 온라인 화상회의로 이사회를 열어 회원국 투표를 거쳐 수원시를 개최도시로 선정했다. 2006년 9월 제27차 총회·학술대회가 서울에서 열린 이후 국내 두 번째 개최다. 수원시는 서울시·인천공항과의 접근성, 풍부한 관광자원, 체계화된 개최 지원, 최신회의 시설 등을 높게 평가받아 서울 코엑스와 고양 킨텍스를 제치고 유치에 성공했다. 2022년 9월 중 5일간 열리게 될 수원 IFBLS 총회·학술대회에는 40개국 5천여명 이상의 임상병리사와 진단검사 전문가 등이 참석해 학술 발표, 의료기기·시약 전시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창립 60주년 학술대회도 함께 개최된다. 경기도가 세계임상병리사연맹에 국제회의 개최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국내외 진단검사 기술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코로나19 관련 K-방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장이 될 것”이라며 “경기도와 함께 성공개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유명희,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 진출”...첫 韓 수장 기대(종합)

    “유명희,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 진출”...첫 韓 수장 기대(종합)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WTO 사무국은 8일 오전 열리는 WTO 비공식 대사급 회의에서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유 본부장과 함께 결선에 진출한 후보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다. 두 여성 후보가 나란히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면서 25년 WTO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하게 됐다. 유 본부장이 최종 당선될 경우, 첫 WTO 여성 사무총장이면서 동시에 한국인 사상 첫 WTO 수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앞서 WTO 사무총장에는 1995년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2013년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간 유 본부장은 7월부터 최근까지 스위스와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을 방문해 각국 대사와 주요 인사들을 만나 활발한 유세 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통상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이자 현직 통상 장관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WTO 사무총장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등 각국 정상과 통화하면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 결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상대인 오콘조-이웰라 후보도 만만치 않아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그는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역임했으며, 세계은행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블룸버그는 WTO 사무국이 3라운드이자 마지막 라운드의 협의 절차를 이달 말부터 오는 11월 6일까지 진행해 최종 결론을 11월 7일 전에 낸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164개 회원국이 한 명의 후보에 대해서만 선호도를 제시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기부천사가 ‘비자금 의혹’이라니… 벼랑에 선 SK 맏형

    기부천사가 ‘비자금 의혹’이라니… 벼랑에 선 SK 맏형

    고액 기부 ‘아너 소사이어티’ 창립 회원132억 기부 공로 작년 국민훈장 받기도‘선경직물’ 후신 SK네트웍스에 큰 애착檢, 회사 아닌 최 회장 유용에 수사 초점 ‘SK 일가’ 맏형인 최신원(68) SK네트웍스 회장이 2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SK그룹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그룹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사안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국민훈장까지 받은 ‘기부 천사’로 알려진 까닭에 의혹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7일 최 회장의 법인 자금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한 압수수색을 지난 6일에 이어 이틀 연속 진행했다. 최 회장 자택과 SK네트웍스, SKC, 워커힐호텔 등 10곳이 대상이 됐다. 최 회장의 비자금 의혹은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회사 내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이 대규모 압수수색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것은 혐의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는 의미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SK그룹 창업주 최종건 선대 회장의 적자인 최 회장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동안 공들여 온 SK네트웍스 경영뿐만 아니라 ‘기부왕’이라는 타이틀마저 무색해질 수 있다. 최 회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설립한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 ‘아너 소사이어티’ 창립 회원이다. 지난해 27년간 개인 돈으로 132억원을 기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재계 안팎에서 “최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을 리 없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을 의아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비자금 의혹이 사실이라면 SK네트웍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실탄용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현재 지주회사인 최태원 회장의 SK㈜에 이어 0.83%(206만 9292주)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이 1953년 처음 설립한 ‘선경직물’을 모태로 하는 상징성이 큰 기업으로, 그룹의 뿌리와도 같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최신원 회장을 많이 배려하고 두 사람 관계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최신원 회장은 SK그룹을 일군 부친에 대한 존경심과 향수가 각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SK네트웍스에서 주유소 사업과 통신 단말기 판매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차량·가전 렌털 업체인 SK렌터카와 SK매직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최 회장의 SK네트웍스 지분 매입과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정유·통신업과의 선 긋기가 사촌 동생이 회장으로 있는 SK그룹에서 독립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물론 200억원은 계열사 분리를 위한 자금으론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최 회장의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가 현재로선 SK그룹 전반으로 번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도 회사 차원이 아닌 최 회장의 개인적 유용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저녁 기온이 10도 안팎. 흐리고 비 오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11월 같은 날씨가 시작됐고, 이런 베를린의 가을을 겸허히 받아들일 때가 됐다. 불평해 봤자 바뀌는 것 없이 잿빛 하늘은 더욱 약을 올릴 테니 말이다. 이런 날씨에 머물기 좋은 곳은 역시나 ‘방구석’이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 바로 박물관과 갤러리다. 따뜻한 실내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을 즐기고, 박물관에 딸린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다 보면 이 느닷없는 추위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박물관의 섬’으로 향했다. 지난해부터 가려고 했던 새로운 갤러리에 가기 위해서.●‘박물관의 섬’의 새 지도, 제임스 시몬 갤러리 그곳은 지난해 7월 새로 문을 연 제임스 시몬 갤러리다. 영국 건축가이지만 독일에서 유독 사랑받는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만들어 더 화제를 모았다. 베를린에 사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벌써 가 봤겠지만,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간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명소 ‘박물관의 섬’ 안에 있다. 베를린의 내로라하는 박물관 다섯 개가 섬처럼 이루어진 이곳에 제임스 시몬 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이제 ‘박물관의 섬’은 다섯이 아닌 여섯 곳의 예술 공간으로 확장됐다. 이 새로운 갤러리는 가는 길부터 인상적이다. 구박물관의 멋진 열주를 따라 걷다 보면 신박물관의 열주로 이어지고, 어느새 제임스 시몬의 간결하고 모던한 열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열주는 갤러리 건물 전체에 중요한 건축 요소로 쓰이고 있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두 군데다. 긴 기둥을 따라 들어가는 1층의 입구와 탁 트인 계단을 올라가면 2층 입구가 나온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는 두 곳을 모두 개방했으나 지금은 1층 입구로만 관람객을 받는다. 비가 오는 토요일이었는데도 1층 입구에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줄을 설까 하다가 우리는 갤러리 카페에서 일단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줄을 서지 않고 온라인으로 표를 살 심산이었다. 사실 내가 사려고 한 티켓은 박물관 연간 회원권이었다. 1년 동안 베를린의 박물관과 갤러리의 모든 전시를 볼 수 있는 회원권인데, 특별전과 상설전을 모두 볼 수 있는 100유로(약 14만원)짜리 회원권과 상설 전시만 볼 수 있는 50유로짜리 회원권이 있다. 여기에 관람객이 별로 없는 오전이나 오후 특정 시간에만 상설 전시를 보는 베이직 회원권도 있는데, 이건 가격이 25유로밖에 안 한다. 박물관 한번 들어가는 데 입장료가 보통 12유로인 점을 생각하면 베이직 회원권은 정말 거저나 다름없다. 우리가 걸어온 박물관의 열주처럼 길고 좁고 높은 카페 안에서 느긋하게 비 내리는 풍경을 내다보았다. 날이 좋다면 슈프레 강가를 마주한 테라스 자리도 멋질 것이다. 마침 제임스 시몬 갤러리에서 시작한 ‘게르만 부족’ 전시는 흥미가 전혀 안 당기는 것이어서 베이직 회원권을 사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우리는 이 티켓으로 신박물관만 둘러봐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자체의 전시 공간도 있지만 박물관 섬의 대표적인 페르가몬 박물관과 신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입구 역할도 한다. 카페가 있는 2층 공간의 리셉션 안쪽으로 돌아가면 페르가몬 박물관으로, 0층(우리의 1층) 로비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신박물관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티켓은 입구에서만 확인하므로 갤러리 내에서 티켓 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제법 되지만, 지금은 사람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라 막아 뒀다. 높은 천장과 간결한 선의 건축, 그리고 긴 조명으로 이루어진 갤러리의 공간을 사람 없이 둘러보는 건 특권처럼 여겨졌다. 이제 이 공간을 거쳐 신박물관으로 들어가 이집트의 유물을 영접하러 갈 것이다.늦은 오후에 간다면, 길어지는 해의 그림자를 담는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외관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신박물관과 붙어서 둥글고 길게 이어지는 갤러리의 외관 기둥은 총 226개로 돼 있다. 하얗게 빛나는 현대식 열주는 갤러리의 외관을 이루는 동시에 안과 밖의 중간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열주 사이의 공간들로 빛이 차고 흐르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건 또 다른 감상 포인트를 준다.●‘박물관의 섬’ 필수 코스, 신박물관·페르가몬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지하 1층을 통하면 신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먼저 벽돌로 만든 동굴 같은 지하 전시실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신전 같은 공간과 마주한다. 어두운 공간은 지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밝아진다. 신고전 양식이 돋보이는 신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 중 심하게 훼손되고 동베를린 시절에는 수십년 동안 방치됐다. 통일 후 ‘박물관의 섬’을 복원하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전체 마스터플랜이 세워지고, 당시에도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신박물관의 복원을 맡아 지난 2009년에 개관했다. 신박물관은 오픈 당시 메르켈 총리로부터 ‘유럽 문화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이란 찬사를 받았다. 남아 있는 공간들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할 수 없는 부분은 비워 냄으로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절묘하게 완성한 그의 건축 철학이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신박물관의 중앙 통로 같은 거대한 계단에 이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모던한 천장과 포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기둥과 벽, 웅장한 대리석 계단이 어우러진 통로에서 신박물관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신박물관의 최대 매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집트 여왕, 네페르티티의 흉상에 쏠리고 있지만, 다양한 조각과 파피루스 문자 등의 광범위한 이집트 유물 컬렉션이 신박물관의 힘이다. ‘박물관의 섬’에 있는 다섯 박물관을 도장깨기하듯 다 가 봐도 좋겠지만, 그중에서도 우선을 꼽으라면 신박물관과 페르가몬 박물관이다. 페르가몬은 박물관의 섬에서 가장 늦게 건립됐음에도 최대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선 기원전 160여년경부터 만들어진 제우스 신전의 제단을 마주할 수 있다. 고대도시 페라가몬(현재의 터키)에서 실제 발굴한 이 제우스 대제단은 헬레니즘 건축의 최고 걸작품으로 칭송받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3년까지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다. 공사를 시작하기 몇 년 전 운 좋게 제우스의 대제단을 본 적이 있다. 그래도 공사가 끝나면 1순위로 다시 가고 싶다. ●건축부터 남다른 베를린의 현대미술관 ‘박물관의 섬’이 고대와 중세 예술작품의 보고라면 베를린의 현대 미술은 어디에 모여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미술관과 작은 갤러리들이 물론 많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두 곳을 소개한다. 바로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미술관인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와 함부르거 반호프 뮤지엄이다. 두 곳 모두 건축부터 남다르다. 전쟁 이후 다시 태어났다는 공통점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두 곳을 베를린에서 먼저 가 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늘 획기적인 전시로 주목받는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는 네오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바우하우스의 창시자인 발터 그로피우스의 큰아버지, 마틴 그로피우스가 1881년에 설계한 곳으로, 처음엔 공예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전쟁으로 크게 훼손됐던 건물을 대대적으로 재건해 1981년 미술관으로 재개관했다.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과 모자이크 장식이 무엇보다 아름답지만, 고풍스런 분위기의 아트리움과 메인 홀에 이르면 그 매력은 더 배가된다. 거대한 중정의 모양으로 둘러싼 1층 메인홀에서는 내로라하는 현대작가들의 대규모 설치 예술 작업이 많이 열렸다. 2층에는 각기 다른 전시실로 또다시 공간이 나누어지는데, 2층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다른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대규모 설치예술로 유명한 올라퍼 엘리아슨과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한국 작가 이불 등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들이 이곳에서 전시를 열었다. 매번 깜짝 놀랄 만한 전시를 선보여 갈 때마다 설레는 곳이다. ●철도역 개조한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미테에 자리한 함부르거 반호프는 순백색의 외관부터 우아하다. 하지만 실체는 1884년 이후 버려진 철도역을 개조한 미술관이다. 1906년엔 교통건축박물관으로 이용됐고, 1996년에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유일하게 보존된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쓰고 있어 미술관 이름도 그대로 함부르거 반호프가 됐다. 커다란 전시 홀에는 철도역 때 쓰던 19세기식 창문이 그대로 있고 레일 바퀴의 흔적도 남아 있다. 전시를 감상할 때, 이 큰 아치형의 창문들로 들어오는 채광이 멋진 조명이 돼 준다. 이 뮤지엄에선 신국립미술관이 다루는 시기 이후, 즉 20세기 후반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앤디 워홀이나 안셀름 키퍼 같은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플럭서스의 창시자인 요제프 보이스에 관한 방대한 컬렉션도 상설로 전시한다. 기획전시를 통해서는 실험적인 현대예술 작품을 선보여 매번 가도 새롭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신비롭고 시린 푸른 빛으로 박물관 외관이 둘러싸인다. 이 푸른 빛은 미니멀리스트 예술가인 댄 플래빈의 설치작품으로, 작가는 오로지 형광등을 이용한 반복적인 구성을 통해 실제 공간을 완성한다. 형광등의 빛과 색의 조화만으로도 풍요로운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밤에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하얀 건물 외관이 푸른 야광 빛으로 비치며 만들어 내는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베를린에는 약 170개의 박물관과 300여개의 갤러리가 있다. 상업적인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유명 갤러리 거리도 많고 이름도 미처 모르는, 숨어 있는 갤러리도 수두룩하다. 베를린의 수많은 상업 갤러리 중에서도 독보적인 곳이 있다. 잠룽 보로스와 쾨니히 갤러리다.잠룽 보로스는 독일의 저명한 예술품 컬렉터인 크리스티안 보로스가 그의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개인 갤러리로,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히틀러 시대에 지어진 벙커를 개조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방공호로, 독일 분단 후에는 군사 감옥으로, 통일 후인 1990년대에는 테크노클럽으로 쓰였던 역사가 흥미롭다. 벙커를 개조하는 데에만 5년이 넘게 걸렸고 1800t의 콘크리트를 걷어낸 곳에 조각, 사진, 설치예술 등의 현대 예술 작품을 채워 두었다. 3000㎡ 규모의 공간에는 데미안 허스트, 올라퍼 엘리아슨, 볼프강 틸만스 등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쟁쟁한 현대작가들의 120여점 작품을 5층에 걸쳐 전시하고 있다.또한 벙커 꼭대기에는 보로스 부부의 펜트하우스를 만들어 벙커 전체를 전시 공간이자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이 갤러리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가이드의 동행 아래 그룹투어로만 진행된다. 사진은 찍을 수 없지만 그래서 전시와 설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최근 베르크하인 클럽에서 열리는 전시 프로그램 ‘스튜디오 베를린’도 이 보로스재단에서 기획, 선보이는 것으로 이미 매진 상황을 이어 가고 있다.2년 전에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쾨니히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다. 39세의 젊은 아트딜러 요한 쾨니히가 이끄는 갤러리는 2015년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있는 장트 아그네스 건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 입소문을 탔다. 장트 아그네스는 과거 가톨릭 교회 건물로, 1960년대 브루탈리즘(우아한 미를 추구하는 서구 건축에 반하는 야수적이고 거친 건축 사조)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건물은 단조롭고 정사각형 기둥 모양의 거대한 콘크리트 탑을 가지고 있으며, 거친 콘크리트 탑 위에 다시 하얀 벽돌의 탑이 얹혀 있는 형상이다. 콘크리트 탑 아래 거대한 금속 문을 밀고 들어가면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사무실 같은 공간이 나온다.●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는 곳 쾨니히 갤러리는 교회의 가장 넓은 공간인 예배당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인 전시 공간에 발을 디디면 높고 가득한 공간감에 그저 놀라게 된다. 직사각형의 높고 육중한 전시실은 공간 그 자체로 작품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전시 또한 매우 독특하다. 국제적으로 떠오르는 39명의 예술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설치 작품에서 조각, 회화, 사운드까지 매우 생소하면서도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베를린을 거점으로 참가하는 세계 주요 아트페어마다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쾨니히 갤러리의 전시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한 바퀴 휙 돌아보고 나올 만큼 가벼운 공간도, 전시도 아니다. 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갤러리에 들어선다면, 늘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보면 좋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유명희,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 진출”

    “유명희,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 진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의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로이터 통신은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2라운드를 통과해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고 전했다. 두 여성 후보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면서 WTO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 탄생이 확실시된다. WTO 사무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차기 수장 선출을 위한 2라운드 협의 절차를 진행해왔다. 차기 WTO 수장은 다음달 7일까지 결정될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美 대선 결과 지켜보자’…폼페이오 설득에도 쿼드 공식화 미룬 日·濠·印

    ‘美 대선 결과 지켜보자’…폼페이오 설득에도 쿼드 공식화 미룬 日·濠·印

    중국을 견제하고자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외무장관이 머리를 맞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대한 공동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의 보복을 우려한 각국이 자극적인 언사나 행위를 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쿼드 4개국 외무장관들은 일본에 모여 중국과 관련한 현안을 두고 회의를 가졌다. 코로나19 발생 뒤 처음 진행된 대면회의다. 그만큼 미국이 중국 견제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의미다. 이 회담은 인도 태평양 국가간 협력을 통해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코로나19 문제를 은폐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3개국 외무장관들과의 일대일 면담에서도 중국의 ‘악의적 행동’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중국을 직접 겨냥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했다. 나머지 나라는 회담 개최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 중국을 거명하진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4개국 외무장관들에게 ‘인도 태평양 안보경제 이니셔티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중국에 대한 비난은 자제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과 인도가 원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4개국에게는 각자의 생각이 있다. 이것이 완전하게 일치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이는 각국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지만 그렇다고 ‘반중’을 대놓고 선언할 수 없는 속내가 있음을 뜻한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수출국일 뿐 아니라 일본의 두 번째, 인도의 세 번째 수출 대상국이어서 경제적으로 뗄레야 뗄 수가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스가 총리는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유일한 군사적 동맹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그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동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일본은 중국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면서 “외무장관들이 정례화에 합의했어도 공동성명이 없었다. 이번 회담은 상징적인 것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포린 폴리시는 “일본과 호주는 미국 무기체계에 편입돼 있어서 지금 당장 군사동맹으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 쿼드가 공식화되면 프랑스·러시아 무기를 많이 쓰는 인도가 함께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면서도 “다만 인도는 (쿼드가 공식화되면) 해묵은 국경선 문제가 전면적으로 불거질 수 있어 이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3500㎞ 가까이 맞대 분쟁이 일상화돼 있다. 두 나라는 20세기 중반까지 긴밀히 협력했지만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자 관계가 틀어졌다. 1962년에는 전쟁도 벌였다. 1993년 평화협정을 체결해 심각한 충돌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아 불씨가 남아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규모는 약 14조 달러(1경 6800조원)로 인도(3조 달러)의 다섯 배에 가깝다. 인도가 일대일로는 중국을 이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경선 전체가 군사위험 지역으로 변하면 인도는 막대한 국방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다만 코로나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나빠진 호주는 쿼드 4개국 간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지난 4월 중국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한 뒤로 중국으로부터 수입 금지, 반덤핑 조사 등의 보복 조치를 당했다. 단독으로 중국과 대치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보니 국제 공조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두 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중국 때리기’를 시작한 2017년부터 삐걱거렸다. 당시 호주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호주가 미국에 동조해 바이러스 기원 국제조사 요구를 주도해 갈등이 증폭됐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미 대선 판도 역시 공동성명 채택 결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돼 중국에 유화책을 편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만들어 놓은 ‘반중블록’이 하루아침에 무용지물로 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열세인 상황에서 대선 결과를 지켜보고 후속 조치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속내다. AP는 “쿼드 회원국은 중국이 공동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조치에 동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대중 공동 전선이란 미국의 요구는 중국과의 무역에 의존한 국가에는 민감한 주제”라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기다리기 싫어요” 짝퉁 알면서도 1300만원 쓴 사람들

    “기다리기 싫어요” 짝퉁 알면서도 1300만원 쓴 사람들

    위조품, 정품 시가로 290억원에 달해 1300만원 짜리 가방 등 이른바 ‘특S급 짝퉁’ 명품을 불법적으로 판매해 온 남매가 세관에 적발됐다. 서울본부세관은 7일 고가 브랜드 위조품을 중국에서 직접 제작해 국내로 불법 유통한 밀수총책 A씨(38)와 국내 배송책 B씨(36·여)를 관세법, 상표법,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고 발표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A씨는 구속기소 됐으며 B씨는 불구속 기소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밴드)를 회원제로 운영해왔다. 회원으로부터 선주문을 받고 결제가 완료되면 이들은 중국 제조공장에서 위조품을 제작해 국제우편(EMS) 또는 특송화물로 국내에 들여와 주문자에게 전달했다. 이들이 제작해 국내로 유통한 위조 가방, 신발, 장신구 등이 정품이라면 시가 290억원에 달한다. 특히 정품 가격이 1억1000만원에 달하는 에르메스 가방의 위조품은 개당 1300만원에 팔렸다.이들이 판매한 제품은 정품과 구별하기 힘든 이른바 ‘특S급 짝퉁’이었다. 짝퉁을 팔면서도 교환, 수선, 사은행사 같은 고객서비스도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주요 고객은 의사와 대학교수 등 전문직 여성, 부유층 주부 등이다. 이들은 이 같은 방법으로 포르쉐와 벤츠 등 고가 수입차 3대를 몰며 호화생활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위조품을 모두 압수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외제차와 은행 계좌를 몰수보전 조치했다”고 밝혔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美대선=대재앙의 날?…선거날 개장 앞둔 지구종말 대비용 ‘요새’

    美대선=대재앙의 날?…선거날 개장 앞둔 지구종말 대비용 ‘요새’

    인류 대재앙의 날을 대비해 만들어진 미국의 한 피난처가 다음 달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일에 맞춰 ‘요새’를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주 산골에 위치한 포티튜드 랜치(Fortitude Ranch, 견고한 목장)라는 이름의 피난처는 대재앙이 닥치면 요새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시설에는 1년 넘게 버틸 수 있는 비축 식량과 폭도들을 물리칠 수 있는 반자동 소총 및 탄약에 창고에 가득 쌓여있고, 좀비 등 영화 속에나 등장하는 감염된 시신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 시설과 콘크리트 벙커 등도 구비돼 있다. 다만 비축 식량이 떨어질 경우 직접 사냥을 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포티튜드 랜치는 1인당 연간 1000달러(약 116만 원)의 회원비를 받는 회원제로 운영된다. 지구 종말 등을 대비한 기존의 시설들이 초호화 시설을 완비하고 부유층만 접근할 수 있었다면, 포티튜드 랜치는 중산층을 겨냥한 대피소인 셈이다.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포티튜드 랜치의 첫 오픈 일은 현지시간으로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꾸준히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온 데다, 극우단체와 일부 인종차별 시위 참가자들의 극단적인 움직임 등을 고려했을 때 대선 당일 내전에 준하는 폭동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본 것이다. 포티튜드 랜치 CEO인 드류 밀러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관계없이 내전으로 인한 재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비합리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확대될 수 있는 폭력의 위험이 현실화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말 미국 안보 관계자들은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이 선거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정치적 긴장 증가와 시민들의 불안, 가짜 뉴스 등으로 인한 충돌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시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약속하지 않았으며, 우편 투표가 광범위한 유권자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거도 없이 경고함으로써 선거의 무결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CNN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아마겟돈(최후의 전쟁)을 대비해 온 ‘준비자'(prepper)들의 문화가 주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스크와 라디오, 정수 필터 등을 모아 파는 온란인 ‘준비자’ 매장은 대박을 쳤고 영국의 한 매장은 매출이 20배가 늘기도 했다고 전했다. 포티튜드 랜치 역시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릴 당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가입 문의를 받았으며, 입소하려는 사람들의 대기 리스트가 폭증했다고 밝혔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최경자 경기도의원, 아동의 정책 참여권 증진과 조례개정 요청에 관한 활동 정책 제언

    최경자 경기도의원, 아동의 정책 참여권 증진과 조례개정 요청에 관한 활동 정책 제언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최경자(더불어민주당·의정부1) 도의원은 지난 6일 경기도의회 의정부상담소에서 경기북부지부 아동보호전문기관 굿네이버스와 교육청소년의회 아동관리모니터링단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동의 정책 협의에 관한 참여권 증진 정책제언과 조례개정 요청에 관한 활동 결과로 지역사회 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5개 정책 제안을 전달받는 시간을 가졌다. 굿네이버스 경기북부지부는 아동의 권리를 보호, 존중, 증진시키고 아동이 직접 변화 가능한 정책을 제언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아동권리모니터링단을 조직하여 경기도의정부교육지원청과 함께 의정부청소년교육의회 사업을 진행해 왔다. 참여 회원은 만 10세 이상 18세 이하의 지역 내 청소년으로 의장 1명, 부의장 2명, 교육·진로, 문화·예술, 인권·안전, 자치, 평화 등 5개 상임위원회로 구성돼 지난 7월 15일 출범 후 3개월간 활동해 왔다. 이날 각 상임위원회 별로 작성한 정책 제언문을 직접 발표하고 기대효과와 의견 등을 피력했다. 발표된 세부 정책 제언은 ▲ 놀이터 등 아동이 이용하는 시설 및 장소 공사, 수리 시 아동의 의견 수렴 의무화 ▲아동의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 및 장소의 금연구역 지정을 위한 아동 협의회 설립 ▲창의적 체험 활동 및 기타 교육시간에 제공 될 교육 과목 개설 시 아동 의견 반영 등이다. 이에 대해 최경자 도의원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생활속에서 직접 체험한 소중한 의견 제공에 존중과 감사를 표하고 아동 이용시설에 대한 시공과 수리 시 의견 수렴 의무화 등은 매우 공감하는 사안으로 정책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상위법 개정 등이 가능한 지 검토해 보고 향후 경기북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아동 청소년들이 합동 토론하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경부, 수도관 비스페놀A 감시 검토한다

    환경부, 수도관 비스페놀A 감시 검토한다

    환경부가 수도관 도장 작업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에 대해 감사원의 지적에도 별도 관리하지 않은 것<서울신문 10월 7일자 11면>이 뒤늦게 알려지자 감시 항목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의 질의에 “한국물기술인증원이라는 준국가기관을 통해서 이 부분(비스페놀A를 감시 항목으로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감사원의 지적에도 환경호르몬으로 유명한 비스페놀A를 감시 항목에 포함하지 않은 데는 수도관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상하수도협회의 느슨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했기 때문이었다. 객관성과 공공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다 심지어 환경부는 상하수도협회와 수의계약을 맺어 연구를 맡기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부적절했다고 본다”며 “상하수도협회는 그동안 저희와 일을 해왔고 기술적인 어떤 부분을 속이거나 이런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수도관은 한 번 매립하면 노후 될 때까지 30년은 쓴다”며 “국민이 먹는 물의 안전성을 보장해야 할 환경부가 비스페놀A를 모니터링하고 그 기준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다독다독 카페도서관 첫선… 힐링·소통 1번지 강동

    다독다독 카페도서관 첫선… 힐링·소통 1번지 강동

    신간 등 2500권… 1·2인용 휴식공간도도보 10분 거리에 누구나 즐길 수 있게“주민 문화 수요 충족… 삶의 질 높일 것”“책이 아닌 사람 중심의 도서관 ‘다독다독’에서 차를 마시며 사람도 만나고 책도 읽는 여유를 누리시길 바랍니다.” 조용히 앉아서 공부만 해야 할 것 같은 도서관이 아니라 우리 집 거실 같은 편안한 도서관이 서울 강동구에 들어섰다. 지난달 28일 문을 연 북카페형 도서관 ‘다독다독’(多讀茶篤)은 성내동 길동사거리 인근 SM엘루이빌딩 2층에 자리했다. 일반 카페 같기도, 홍대나 성수에서 인기를 끄는 독립서점 같기도 한 이곳은 카페와 미니도서관이 결합한 형태다. 서가에는 최근 5년 이내 발간된 신간과 스테디셀러 등 2500권을 비치했다. 군데군데 편안한 의자와 탁자를 놨다.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세미나룸에서는 소모임도 가질 수 있다. 가장 인기를 끌 것 같은 1인실과 2인실은 나만을 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 다리를 올린 채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카페형 도서관인 만큼 아메리카노부터 요즘 인기가 많은 아인슈페너, 아이를 위한 초콜릿라테 등 일반 카페와 똑같은 메뉴를 판매한다. 지난해 이정훈 강동구청장의 제안으로 시작한 다독다독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책과 차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는 강동형 복합문화공간을 추구한다. 성내동 1호점을 시작으로 천호동 고분다리전통시장점, 암사동 구천면로점 공사를 하고 있다. 2022년까지 다독다독 10곳을 만들어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이 구청장은 “인구 55만 시대를 앞두고 주민들의 문화 수요를 충족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지역밀착형 인프라 조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일상 탈출이 필요하거나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싶은 주민들에게 힐링과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개관식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저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소개했다. 이 구청장은 “우리도 덴마크의 행복 키워드인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이라는 6가지를 갖춘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해제되면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다. 직장인 원정현(39)씨는 “차 마시면서 책도 읽고 대화도 나누는 휴식 공간이 회사 근처에 생겨서 너무 좋다”며 “어서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독서클럽 회원들과 세미나룸에서 독서 토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맘껏 보자! 관악 ‘비대면 북 콘서트’

    맘껏 보자! 관악 ‘비대면 북 콘서트’

    서울 관악구와 관악문화재단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주민을 위해 비대면 북콘서트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먼저 7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유튜브 채널(라이브 관악)에서는 ‘시대를 훔친 미술’, ‘인간다움의 순간들’ 등을 저술한 이진숙 작가가 ‘시대를 바꾼 질문, 시대를 품은 예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더불어 감성 재즈 밴드의 연주도 들을 수 있다. 서양 미술사(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를 통해 본 위기 속에서 성장한 시민 사회의 모습과 문화의 힘에 대한 내용과 21세기 문화예술의 가치와 의미 등에 대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민관 협치의 차원에서 관악구 독서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작가를 추천하고 행사 기획에 관여했다.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은 관악구통합도서관 홈페이지(lib.gwanak.go.kr)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행사 당일 유튜브 ‘라이브 관악’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관악문화재단에서는 8일 ‘빨강 머리 앤’을 주제로 ‘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 ‘안녕, 나의 빨강 머리 앤’의 저자 백영옥 작가를 초청해 북콘서트를 연다. 진행은 오은 시인이 맡았으며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나희경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이 행사 역시 관악구 유튜브 채널인 ‘라이브관악’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생활을 하는 구민들에게 온라인 문화예술 강연을 통한 힐링의 시간을 준비했다”면서 “앞으로도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기 위한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소프트웨어 프리랜서도 내년 7월부터 산재보험 혜택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 프리랜서 6만 6000여명이 내년 7월부터 산재보험 혜택을 받는다. 프리랜서가 산재보험을 적용받는 것은 처음이다. 고용노동부는 6일 산재보험 적용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범위를 확대하는 ‘산재보험법과 보험료징수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법규는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건설기계조종사, 택배 기사, 퀵서비스 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 회원 모집인, 대리운전 기사, 방문판매원, 대여 제품 방문 점검원, 가전제품 설치기사, 화물차주 등 14개 직종을 산재보험으로 보호하고 있는데, 여기에 소프트웨어 프리랜서를 추가했다. 정보기술(IT) 분야 연구용역과 실태조사를 토대로 신규 지정했으며, 사업주 준비기간을 고려해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프리랜서는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계약을 맺고 노무를 제공하지만 조직에 매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일한다는 점에서 특고와 차이가 있다. 개정안은 산재근로자가 산재보험 혜택을 빨리 볼 수 있도록 산재 승인 절차도 단축했다. 특별진찰 결과 근로자가 입은 질병이나 부상이 업무와 매우 밀접할 경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대상에서 제외해 산재보험 적용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수도관 독성물질’ 5년 감사원 지적에도 별도관리 안한 환경부

    환경부가 수도관 도장 작업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에 대해 감사원의 지적에도 별도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하지 않은 이유는 수도관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상하수도협회의 느슨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했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스페놀A’는 환경 호르몬 작용을 일으키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5년 12월 한국상하수도협회에 수의계약으로 1억원에 용역을 준 ‘수도용 자재 및 제품의 위생안전기준에 대한 중장기적 관리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라 비스페놀A를 줄곧 위생안전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보고서는 자체 검사 없이 해외 자료 등을 근거로 수도관의 비스페놀A는 유해성이 없다며 위생안전기준 감시 항목에서 제외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앞서 감사원은 그해 3월 액상 에폭시 도장 수도용 배관을 대상으로 비스페놀A를 조사했고 노후 수도관에서는 미국 허용 기준의 2.6배까지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상수도관 중 4.3%가 수도관 내부에 에폭시 도장을 사용하고 있다. 감사원 지적 이후 환경부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하수도협회에 연구 용역을 맡겼지만, 협회는 문제의 수도관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어 객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환경부는 수의계약으로 연구용역을 줬다. 지난 8월 환경부는 수도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수도용 자재 및 제품의 위생 안전기준 인증업무 위탁기관을 상하수도협회에서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 변경했다. 수도용 자재 및 제품 제조업체를 회원사로 둔 협회가 제품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공정성 및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환경부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연구 결과가 부정확했다는 지적도 있다. 감사원 감사 이후 서울시 서울물연구원에서 2016년 발표한 실험 결과에서는 수도관에 있는 비스페놀A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염도 증가는 물론 잔류 염소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위해성 연구가 필요하다고 상하수도협회와 정반대 결론을 내기도 했다.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수도관의 비스페놀A가 인체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앞으로 수도관을 설치할 때 대체 소재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환경부는 상수도관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비스페놀계 물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내년부터 비스페놀A 등에 대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美·日·印·濠 “中 군사적 위협 맞서 다자간 결속 강화” 합의

    美·日·印·濠 “中 군사적 위협 맞서 다자간 결속 강화” 합의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4개국 외교장관이 6일 일본 도쿄에서 회의를 갖고 중국의 세력 확장과 군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한 다자간 결속을 한층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4개국이 참가했다는 뜻에서 ‘쿼드(4자) 회의’로 불리는 이 회의체의 만남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이들은 중국이 군사적 지배력 강화를 꾀하는 동중국해·남중국해 정세를 주요 의제로 다룬 뒤 “인도양·태평양 지역이 자유롭고 열린 공간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공통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등에서의 중국 세력 확장에 대한 4개국 공동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쿼드 회의와 별도로 일본 공영방송 NHK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는 너무 오랜 기간 중국의 위협에 노출돼 왔으며, 지금이야말로 이 문제에 진지하게 대응할 때”라고 했다. 특히 중국의 해양 진출 가속화에 대해 “양보는 위협적인 군사수단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나라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강경 대응의 필요성을 밝혔다. 다만 중국 견제라는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4개국의 공동 행동에 대한 시각은 회의적이다. 쿼드 회원국이 대중 관계에서 처한 입장이 서로 달라 확실한 단일대오를 구축하는 데는 넘어야할 벽이 많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예상한 대로 공동성명은 없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이가 좋아하니 치마 입어달라”…보육교사에 도넘은 학부모 ‘갑질’

    “아이가 좋아하니 치마 입어달라”…보육교사에 도넘은 학부모 ‘갑질’

    “내 남자 친구 외모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여행 가서 입은 옷차림까지 지적했다는 얘기를 듣고 엄청 충격을 받았어요”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A씨는 과거 학부모들의 지나친 사생활 감시에 모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바꾼 경험이 있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이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있는 사진들을 보고 뒷담화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죠” A씨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맡고 있는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나도 사생활이 있는데 개인 SNS까지 몰래 훔쳐보는 행동은 엄연한 ‘갑질’”이라고 과거의 일을 떠올리며 화를 참지 못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학부모 ‘갑질’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학부모들이 보육교사의 신체 특성, 옷차림 지적, 밤 늦게 연락하기에 개인 SNS 감시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세종시 어린이집 보육교사처럼 폭언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다반사다. 김숙령 배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6일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부모는 아이를 대리양육시킨다는 미안함에 조금만 의심이 들어도 과잉반응하기 쉽다”며 “자기 표현을 잘 못하는 영유아여서 오해로 인해 부모의 ‘갑질’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또 다른 어린이집 교사 B씨는 “동료 교사가 친구들과 할로윈 파티를 하면서 망사 스타킹을 신은 사진을 자신의 SNS 대문 사진으로 해둔 적이 있는데 어머니들 여럿이 지적해서 사진을 바꾼 적도 있다”며 “심지어 우리 아이는 치마 입은 선생님을 좋아하니 치마를 입어달라라든가, 왜 청바지만 입고 다니느냐, 뚱뚱한 선생님은 자기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이니 그 선생님에게 아이를 맡기기 싫다고까지 하는 부모들이 있다”고 전했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도 힘들 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어린이집 교사 C씨는 “아이 식판에 흩어져 있는 음식을 모아 숟가락으로 먹여주지 말라거나 편식하는 아이에게 음식을 권하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사가 아이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는 것 같다”며 “인근 어린이집에서는 학부모가 아이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서 어린이집으로 보낸 일도 있었고 아이가 특정 선생님을 무섭다고 한다며 당장 해고시키지 않으면 외부에 알리겠다고 엄포를 놓는 부모 탓에 직장을 그만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C씨는 “학부모 말 한마디에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게 보육교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남동생이 “아이 엄마와 할머니가 피를 말리듯 누나를 괴롭히고 숨통을 조였다”는 글을 올린 세종시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D(30)씨는 2018년 11월부터 원생 엄마(37)와 할머니(60)가 ‘아동학대’를 주장하며 손으로 때리고 가슴 부위를 밀치며 동료 교사와 원생들 앞에서 “저런 X이 무슨 선생이냐. 일진 같이 생겼다” “시집가서 너 같은 XX 낳아서…”하는 등 1년 반 넘게 이어진 폭언과 인신공격에 직장을 그만둔 뒤 목숨을 끊었다. D씨의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비신부였던 경기 김포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E씨는 한 맘카페에서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린 뒤 2018년 10월 한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경찰은 E씨의 개인정보를 유출·유포한 이 어린이집 원장을 포함해 인터넷 맘카페 회원 등 6명을 입건했다. 제주평등보육 노동조합이 지난해 5월 도내 어린이집 보육교사 16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7명은 ‘원장 등 직장 괴롭힘으로 스트레스 받고 있다’, 64명은 ‘인격적 무시를 겪었다’, 22명은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답해 열악한 환경임을 반영했다. 강민정 목원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상당수는 비교적 어린 여성으로 학부모의 갑질에 취약하고 많은 학부모들이 (보육교사를) 함부로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어린이집에서 학부모와의 소통을 적극 활성화하고 보육교사의 자존감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김포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태영호 성폭력’ 의혹 고발인단,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소환

    ‘태영호 성폭력’ 의혹 고발인단,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소환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을 성폭력 혐의로 고발했던 시민단체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서부지검은 6일 ‘촛불국회만들기 4·15 총선 시민네트워크’ 회원 4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은 총선을 앞둔 3월 25일 태영호 당시 국회의원 후보가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달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 건은 강남경찰서로 이첩된 뒤 6월에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검찰은 6월 9일 해당 사건을 ‘각하’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각하’ 결정은 기소 또는 수사를 이어갈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을 때 내리는 불기소 처분이다. 검찰은 이들의 기자회견이 선거법에 저촉된다며 당시 고발에 참여했던 4명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고발인단 4명은 피의자 조사에 앞서 서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선거법 위반 운운 말고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을 받는 태영호부터 수사하라”며 “태영호 의원 고발은 각하하고 범죄 의혹을 가려달라는 국민 청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하겠다니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의 공익을 위한 문제 제기를 권력 눈치를 보느라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국민 기본권을 제약하는 선거법도 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고양이에게 생선 맡겨 놓고…“‘비스페놀A’ 문제 없다”던 환경부

    [단독] 고양이에게 생선 맡겨 놓고…“‘비스페놀A’ 문제 없다”던 환경부

    환경부가 수도관 원료로 사용되는 ‘비스페놀A’에 대해 감사원 지적에도 별도 관리하지 않은 데는 수도용 자재 업체를 회원사로 둔 한국상하수도협회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던 것으로 환경부가 환경호르몬에 대해 느슨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5년 12월 한국상하수도협회에 수의계약으로 1억원에 용역을 준 ‘수도용 자재 및 제품의 위생안전기준에 대한 중장기적 관리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라 비스페놀A를 위생안전기준에 포함하지 않았다. 보고서에서는 자체 검사 없이 해외 자료 등을 근거로 비스페놀A는 유해성이 없다며 위생안전기준 감시항목에서 제외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앞서 감사원은 그해 3월 액상 에폭시 도장 수도용 배관을 대상으로 비스페놀A를 조사했고 노후 수도관에서는 미국 허용 기준의 2.6배까지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상수도관 중 4.3%가 수도관 내부에 에폭시 도장을 사용하고 있다. 감사원 지적 이후 환경부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하수도협회에 연구 용역을 맡긴 것이지만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환경부는 심지어 상하수도협회에 연구 용역을 맡길 때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8월 환경부는 수도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수도용 자재 및 제품의 위생 안전기준 인증업무 위탁기관을 상하수도협회에서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수도용 자재 및 제품 제조업체를 회원사로 둔 협회가 제품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공정성 및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을 환경부도 인정한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가 부정확했다는 지적도 있다. 감사원 감사 이후 서울시 서울물연구원에서 2016년 발표한 실험 결과에서는 수도관에 있는 비스페놀A가 당장 위해성은 낮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염도 증가는 물론 잔류염소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위해성 연구가 필요하다고 상하수도협회와 정반대 결론을 내기도 했다.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수도관의 비스페놀A가 인체에 영향은 없겠지만 앞으로 수도관을 설치할 때 대체 소재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환경부는 상수도관에 사용되는 비스페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비스페놀계 물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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