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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뉴스] 구급차 운전사, 교통사고 시신 수습하러 가보니 친아들이…

    [나우뉴스] 구급차 운전사, 교통사고 시신 수습하러 가보니 친아들이…

    교통사고 현장에 시신을 수습하러 간 구급차 운전사가 막상 현장에서 마주한 시신이 친아들이었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말레이시아 일간지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구급차 운전사 이스마엘(49)이 지난 6일 쿠알라테렝가누-코타바루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전했다. 이스마엘은 트럭과 오토바이 추돌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해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이스마엘은 사고가 난 오토바이가 아들의 것과 똑같은 것을 보고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현장 시신을 확인하러 달려간 이스마엘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실제 본인의 아들이 숨진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기 때문. 올해 21살의 아들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착실한 아이였다. 5남매 중 둘째로 조용하지만 밝은 성격에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다. 이스마엘은 “아들이 오랜만에 집에서 아빠가 만든 생선튀김이 먹고 싶다고 해서 준비해 두었다”고 전했다. 아들은 저녁 식사를 하러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이다. 경찰은 “오토바이 운행 중 다른 차량을 추월하려다 반대 방향에서 오던 트럭과 추돌했고, 현장에서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고 밝혔다. 트럭 운전사는 아무런 상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스마엘은 “21년 동안 구급차를 몰면서 사고 현장에서 한 번도 아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는데, 이번에 사고 현장에서 주검이 된 아들을 봤다”면서 “이 비통함은 신만이 아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회생절차 끝낸 쌍용차…토레스와 전기차로 재도약 나선다

    회생절차 끝낸 쌍용차…토레스와 전기차로 재도약 나선다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4월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1년 6개월 만에 절차를 종결했다. 인수를 확정한 KG그룹에서 유입된 자금으로 회생채무 변제를 완료했다고 쌍용차는 11일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 9월 곽재선 KG그룹 회장과 정용원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달에는 새로운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임원 인사 민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KG컨소시엄과 쌍용차 노사가 고용보장과 장기 투자를 핵심으로 한 3자 특별협약서도 체결했다.KG그룹 역시 1차 인수대금 유상증자로 회생채무를 변제했다. 공익채권 변제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10월 2차 유상 증자를 완료하는 등 대주주의 지위를 공고히 하며 쌍용자동차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신차 ‘토레스’의 상승세로 판매대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에서 7850대를 판매하며 1년 전보다 139.4% 실적이 늘어났는데, 이 중 토레스(4726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다. 조만간 토레스의 수출도 예정돼 있다. 전동화 투자를 위해 회사는 모기업인 KG그룹의 추가 유상증자도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내년 출시할 예정인 순수전기차 ‘U100’이다. 중국의 비야디(BYD)의 배터리가 탑재되며, 현재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추후 2024년에는 ‘코란도’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KR10’, 2024년 후반에는 대형 픽업트럭 전기차인 ‘O100’도 선보일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많은 이해와 지원을 해 주신 서울회생법원, 채권단 및 협력사 등 이해관계인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특히 쌍용자동차의 회생을 믿고 기다려 준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완전히 새롭게 변화된 쌍용자동차로 고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 푸르밀 기사회생… 직원 30% 줄여 사업 유지

    푸르밀 기사회생… 직원 30% 줄여 사업 유지

    이달 말(11월 30일) 사업 종료를 예고한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계획을 철회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 직원 30%를 감축하는 조건이다. 푸르밀은 10일 신동환 대표이사와 임직원, 노동조합 이름으로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기존 사업 종료 발표를 철회하고 구조를 슬림화해 효율성을 바탕으로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하겠다”면서 “약 1개월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했다. 지난달 푸르밀의 일방적인 사업 종료 방침 발표에 대해 직원과 협력업체 관계자 등은 사업 종료만은 막아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회사에 전달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24일 노조와 만나 상생 안을 찾기로 했고 지난달 31일과 이달 4일 교섭을 벌이면서 견해차를 좁혀 왔다. 이달 8일에는 4차 교섭 격으로 푸르밀 실무진이 노조와 만났고, 인원을 30% 감축하는 대신 사업을 유지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푸르밀은 감원과 관련해서는 우선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업계는 지금껏 영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였던 만큼 사업 정상화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을 비롯해 납품재개, 신뢰회복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 경영진이 애초 LG생활건강 등에 회사 매각을 타진하다 실패하면서 사업 종료를 택하게 된 만큼 향후 재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만 저출산 기조에 유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제품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에 늦은 푸르밀이 매력적인 매물일지는 미지수다. 한편 유업계는 우유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마시는 우유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제품 가격을 오는 17일부터 평균 6%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대표 제품인 1ℓ짜리 흰 우유 가격이 6.6% 올라 기존 2710원에서 2800원대가 된다. 매일유업도 900㎖짜리 흰 우유 제품 가격을 기존 2610원에서 2860원으로 9.6% 올린다. 동원F&B와 빙그레도 가격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구급차 운전사, 교통사고 시신 수습하러 가보니 친아들이…[여기는 동남아]

    구급차 운전사, 교통사고 시신 수습하러 가보니 친아들이…[여기는 동남아]

    교통사고 현장에 시신을 수습하러 간 구급차 운전사가 막상 현장에서 마주한 시신이 친아들이었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말레이시아 일간지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구급차 운전사 이스마엘(49)이 지난 6일 쿠알라테렝가누-코타바루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전했다. 이스마엘은 트럭과 오토바이 추돌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해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이스마엘은 사고가 난 오토바이가 아들의 것과 똑같은 것을 보고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현장 시신을 확인하러 달려간 이스마엘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실제 본인의 아들이 숨진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기 때문. 올해 21살의 아들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착실한 아이였다. 5남매 중 둘째로 조용하지만 밝은 성격에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다. 이스마엘은 “아들이 오랜만에 집에서 아빠가 만든 생선튀김이 먹고 싶다고 해서 준비해 두었다”고 전했다. 아들은 저녁 식사를 하러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이다. 경찰은 “오토바이 운행 중 다른 차량을 추월하려다 반대 방향에서 오던 트럭과 추돌했고, 현장에서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고 밝혔다. 트럭 운전사는 아무런 상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스마엘은 “21년 동안 구급차를 몰면서 사고 현장에서 한 번도 아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는데, 이번에 사고 현장에서 주검이 된 아들을 봤다”면서 “이 비통함은 신만이 아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 “열차 수십대가 오빠를 밟고…” 오봉역 사망사고 유족의 호소

    “열차 수십대가 오빠를 밟고…” 오봉역 사망사고 유족의 호소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 30대 코레일 직원이 작업 도중 화물열차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 사망사고 피해자 동생이라고 밝힌 A씨가 “오빠의 억울한 죽음을 알아달라”며 쓴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A씨는 8일 ‘네이트판’에 ‘코레일 오봉역 사망사고 유족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A씨는 “2018년 코레일에 입사했을 당시 저희 오빠는 사무영업으로 채용이 됐다. 그런데 사무영업직으로 입사를 했는데 수송 쪽으로 발령이 된 게 너무 이상했었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남자라는 이유로 채용된 직렬과 상관없이 현장직으로 투입이 된 부당한 상황이었지만 힘들게 들어간 회사이기에 어느 누가 신입사원이 그런 걸 따질 수 있었겠느냐”고 오빠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그래도 첫 회사이며 첫 사회생활이니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근무를 하던 와중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빠와 같이 입사했던 동기 한 명이 다리가 절단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당시 같이 입사했던 동기들 중 대다수가 그 충격으로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하거나 다른 역으로 급히 떠났다고 전해들었다”며 “저희 오빠도 많은 고민을 했지만, 많은 선배 분들이 ‘여기서 조금만 더 있으면 원하는 역으로 갈 수 있다’는 회유와 얘기를 해 조금 더 남아있겠다고 결정했다고 그 당시에 (오빠가) 얘기했었다”고 설명했다.A씨에 따르면 오빠는 부산 본가에 오면 다리가 아파 죽겠고, 발목 염증은 사라질 날이 없다고 말했다. (철로의) 자갈밭을 매일 1만보에서 2만보 걸어다닌다고도 했다. A씨는 “저는 ‘오빠가 살을 안 빼서 몸이 무거워서 아픈 거’ 라고 철없이 장난만 쳤다”고 회상했다. A씨는 사고 당일 벌이진 일에 대해 “저희 오빠 어제 생일이었다. 오빠 낳느라 고생한 우리 엄마 선물 사서 부산 온다고 신나게 전화했던 저희 오빠가… 전화 끊은 지 3시간도 안 돼서 싸늘한 주검이 되었단다”며 “부모님이랑 우리 오빠야 좋아하는 귤이랑 겉절이 해줄 배추 사서 신나게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받은 전화 한 통은 지옥이었다”고 했다. 병원 2층 장례식장으로 달려간 A씨와 부모님은 “오빠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동태와 반응 살피기에 급급한 코레일 본사 직원들”을 마주했다. A씨는 다음날 찾아간 사고 현장에서 상상도 못할 만큼 열악한 시설을 봤다고 전했다. A씨는 “한국에 이런 곳이 있다고 생각도 못했다. 우리 오빠가 일하던 현장을 본 부모님과 삼촌들은 말을 잇지 못 했고 철조망에 매달려 오열했다”며 “그냥 길도 많이 걸으면 다리 아픈데 자갈밭에 철길에… 매일 저 크고 높은 열차들을 일일히 손으로 연결하고 떼고 위치 바꾸고… 열차에서 매일 뛰어내리고 오른다고 발목 염증은 나을 수가 없었고 열차가 지나가면서 튀는 자갈들로 인해 생긴 여기저기 시퍼런 멍들”이라고 덧붙였다.A씨는 “철길 옆은 울창한 담쟁이 덩쿨로 뒤덮힌 철조망으로 인해 사고가 나도 도망칠 공간도 없었고 CCTV는 당연히 설치돼 있지도 않았으며 밤에는 불빛조차 환하지 않아 어렴풋이 보이는 시야 속에서 일을 했고 유일한 소통수단인 무전기 또한 상태가 좋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그 무거운 열차 수십대가 저희 오빠를 밟고 지나 끝까지 들어갔다고 한다”며 “저 많은 열차를 단 2명이서, 그것도 숙련된 2명도 아닌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인원들 포함 2명이서 그 일을 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밤새 고민했다는 A씨는 “네이트판에 글을 올리는 것과 우리 오빠 뉴스 기사에 댓글을 다는 일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오빠 안 억울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이 사건에 대해 인지해주시고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A씨의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사고가 있는지 몰랐다. 코레일 수송이 저렇게 위험한 직업이었나”, “뉴스로 본 적 없는 사고라서 검색해보니 토막 기사 몇 개만 있고, 그나마도 사고로 인해 시멘트 공급에 차질 생겼다는 기사로 덮혀 있다”, “정말 안타까운 사고가 묻힌다” 등 댓글을 달며 아픔에 공감했다. 한편 지난 5일 발생한 이번 사고와 관련, 철도노조는 이날(8일) 서울 용산 철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봉역 사고 원인은 인력이 부족해 입환 작업을 2인 1조로 한 것”이라며 “3인 1조로 움직일 수 있도록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포르쉐 전동화 이끈 ‘타이칸’…3년 만에 누적 생산량 10만대 돌파

    포르쉐 전동화 이끈 ‘타이칸’…3년 만에 누적 생산량 10만대 돌파

    포르쉐가 지난 7일 순수 전기차 ‘타이칸’의 10만 번째 차량을 생산했다고 9일 밝혔다. 2019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주펜하우젠 공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약 3년 만에 세운 이정표다. 케빈 기에크 포르쉐 타이칸 제품 라인 부사장은 “최근 반도체 부족과 코로나19 확산 등 어려움 속에서도 빠른 속도로 이정표를 달성해 기쁘다”면서 “타이칸을 통해 포르쉐는 전동화 시대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타이칸의 수요가 가장 컸던 시장은 미국과 중국, 영국·아일랜드였다. 스포츠 세단, 크로스 투리스모, 스포츠 투리스모 세 가지로 구성된 타이칸은 사륜·후륜 구동 모델과 5가지 엔진 옵션을 제공한다. ‘타이칸 4S’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513㎞(국내 인증 기준 289㎞)로 ‘타이칸 터보S’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7분 33초의 기록을 세우며 ‘가장 빠른 전기 양산차’에 오르기도 했다. 타이칸 생산기지가 있는 주펜하우젠은 전기 파워트레인 제조 시 사용되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로 기존 모니터링 시스템보다 더 정확한 품질 평가가 가능하다고 한다. 후속 점검 과정을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강화하는 요소가 된다고 포르쉐는 강조했다. 한 공정에서는 로봇이 마치 전기차처럼 제동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회생제동을 걸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타이칸 4S를 시작으로 타이칸 터보 S, 타이칸 터보, 타이칸 베이스 모델, 타이칸 GTS 등이 순차적으로 출시된 바 있다. 국내 공식 출시된 뒤 지금껏 2378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도 1034대 인도된 타이칸은 포르쉐코리아 전체 제품 비중의 15%를 차지한다. 가장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카이엔’에 이어 두 번째다.
  • 투자·생산 축소 선제 대응 정리해고 공포 확산

    투자·생산 축소 선제 대응 정리해고 공포 확산

    “항상 사람이 부족해 허덕이는 회사였는데…. 이젠 신규 채용은커녕 계약직부터 내보내는 모양이더라고요.” 경기도 소재 중견 반도체 장비·부품사에 다니는 직장인 조모(30)씨는 “요즘 회사에 칼바람이 분다”면서 “매일이 가시방석 같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에도 납품하는 건실한 회사였는데, 최근 일감이 줄면서 인력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150억원을 웃돌던 회사의 월평균 수주액은 지난달 15%가량 줄었고, 가공 라인부터 본격적인 감축이 시작됐다. 얼마 전만 해도 일감이 많아 주 52시간을 꼬박 채웠던 조씨는 자신의 일자리도 사라질 수 있다며 ‘불안한 칼퇴’를 이어 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끊이지 않았던 산업계 전반의 불황 전망이 하반기 ‘삭풍’으로 현실화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굴지의 대기업 그룹까지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재계에서는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을 두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보다는 심각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8일 주요 산업계별 경영 상황을 종합하면 통상 ‘10대 그룹’으로 꼽히는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내부적으로 선포하고 위기대응 컨트롤 조직을 가동해 왔다. 125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부담이 없는 삼성전자도 이미 지난 6월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부문별 국내외 사업 전략과 세계 각국의 환율·금리·규제 등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 주재로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는 LG그룹은 이달 초 LG전자에 ‘워룸’(War Room)을 구성해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워룸은 경영 위기 상황에만 구성되는 한시 조직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 처음 도입됐다. 현재 주력 사업부서와 본사에서 차출된 인원이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시장 상황 악화에 투자 축소와 생산 감축으로 돌아서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3% 급감한 SK하이닉스는 내년 시설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 미만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청주공장에 신설하려던 반도체 라인 증설 계획도 보류했다. 현대자동차는 9조 2000억원이던 올해 투자 규모를 8조 9000억원으로 낮췄고,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조 7000억원을 들여 지으려던 배터리 단독 공장 투자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은 약 9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대출금리에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로 지난해 1월 2.90%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경기 침체에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전국 법원에는 기업회생절차 대신 법인파산을 신청하는 법인이 늘고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접수된 법인파산은 783건으로 2013년 관련 집계 시작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건설업계는 강원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으로 ‘연쇄 도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자금경색 문제는 그간 중소업체들 위주로 발생했으나 최근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한신공영 등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에도 유동성 위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날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롯데정밀화학과 3000억원 규모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앞서 실시한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5000억원 규모 차입의 연장선이다.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를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충남 지역 6위 건설업체인 우석건설(시평 202위)은 지난 9월 말 납부 기한이 도래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됐다. 식품업계는 창립 45년 만에 사업 철수를 결정한 ‘푸르밀 사태’를 계기로 정리해고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푸르밀 경영진은 지난달 17일 전 직원에게 ‘11월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며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푸르밀 노조는 사측에 ‘30%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회사 매각 추진을 제안한 상황이다. 불매운동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는 남양유업도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7억원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 풀무원의 유제품 전문 제조사 풀무원다논은 10년째 적자를 기록하면서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풀무원은 이미 지난해 다른 자회사 풀무원푸드앤컬처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 청년 취업·창업 길잡이 돼주는 종로…9일 ‘토크 콘서트’ 개최

    청년 취업·창업 길잡이 돼주는 종로…9일 ‘토크 콘서트’ 개최

    청년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서울 종로구가 오는 9일 상명아트센터 대신홀에서 ‘2022 청년 취업·창업 멘토링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8일 구에 따르면 상명대와 손잡고 마련한 이번 행사는 종로를 대표하는 주얼리, 의류, 역사문화관광 등 지역 특화산업에 대한 소개와 비전, 취업컨설턴트 특강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민선 8기 역점사업이기도 한 문화관광벨트 정책을 소개하고 문화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청년 취업·창업으로 지역상생을!’ 이라는 부제 하에 마련된 토크콘서트는 오후 3시부터 상명대 학생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다. 강민혁 취업컨설턴트가 시대별 취업 이야기와 취업을 위해 학생들이 준비할 점을 알려주고, 언론계를 대표해 TV조선 제작본부 이수연 부장PD가 관련 분야 취업 전망과 분석·대안 등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엄주연 ㈜골드스미스 엄주연 대표가 주얼리 분야 취업·창업 강의를, 상명대학교 의류학과 졸업생이자 ㈜신성통장에 재직 중인 김채영 씨가 패션 분야 취업 성공담을 들려준다. 한편 종로구는 오는 10일과 내달 8일, 총 2회 차에 걸쳐 12층 교육장에서 ‘청년 생활클리닉 사회초년생 감정소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종로에 거주하거나 생활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스스로를 이해하는 법’, ‘대인관계’, ‘대화기술’ 등을 세심히 알려줌으로써 성공적인 사회생활 적응을 도울 계획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관광, 보석, 패션 등 종로를 대표하는 지역산업과 청년 일자리를 연계시키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취업·창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경청하며 해결책을 강구하려 마련한 자리”라면서 “일하고 싶은 종로, 창업하고 싶은 종로를 만드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 23만 美군인들 ‘귀마개 소송’… 3M, 파산법 악용해 책임 떠넘기기[글로벌 인사이트]

    23만 美군인들 ‘귀마개 소송’… 3M, 파산법 악용해 책임 떠넘기기[글로벌 인사이트]

    미국 육군 장교인 네이선 프레이는 훈련을 마치고 귀가한 후 귀에서 계속 이명을 듣게 됐다. 그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자기기의 소음으로 생각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머리에서 나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원인이 군용 귀마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10년 정도 지난 뒤였다. 프레이는 3M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23만명 중 한 명이다.미 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불법행위 소송(Mass Tort Litigation)을 둘러싸고 3M과 존슨앤드존슨(J&J) 등 거대기업이 파산법의 허점을 이용해 피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7일 신문 등에 따르면 프레이를 비롯한 전역 군인들은 3M의 군용 귀마개에 문제가 있어 청력 손상을 입었다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소장이 접수됐다. 문제는 소송을 당한 3M이 택한 전략이 지난해 발암물질로 알려진 활석 성분이 포함된 파우더를 판매해 피소된 J&J의 전략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J&J는 자사 제품이 피해를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3만 8000건의 소송을 피하고자 ‘텍사스 2단계’ 전략을 사용했다. 3M도 이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이 전략은 텍사스주 분할합병법을 이용한 것이다.텍사스주 분할합병법은 하나의 회사를 두 개의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고 모든 법적 책임을 그중 하나가 모두 질 수 있도록 허용한다. 법적인 다툼이 일어나면 회사를 분할해 자회사에 모든 법적 책임을 지우고 모회사는 실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회사를 분할한 뒤 파산법 11조를 이용해 자회사는 파산보호신청을 한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이는 파산법원 감독 아래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다. 이후 법적인 책임은 자회사가 지고 이 과정에서 모회사를 상대로 한 거액의 소송은 일단 파산법원 관리 아래 들어가고 소송 절차 자체가 중단되기도 한다. 실제로 J&J는 지난해 파우더 관련 소송에서 법적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파산신청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은 지난해 7월 J&J에 활석 관련 공급을 하던 자회사 ‘이머리시 탈크 아메리카’의 파산보호신사건과 관련해 꼬리 자르기용 파산신청을 막아 달라는 신청을 기각했다. 이런 전략을 처음 사용한 로펌은 클리블랜드에 있는 존스 데이다. 이 로펌은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자신들의 방안을 “파산법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신”이라고 찬양하기도 했다. 현재 관련 소송 4건을 수임한 이 로펌의 관계자는 “당신이 아무리 큰 회사라도 회사분할과 관련한 소송전략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파산전략’을 사용해 성공하면 소송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J&J와 3M의 시도를 눈여겨보고 있다. 조지타운대 애덤 레비틴 법대교수는 “두 회사의 시도가 성공하면 다른 기업이 따라하는 홍수의 문이 열릴 것”이면서 “집단불법행위 피해자들에 대해 기업이 회생절차를 악용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의회 역시 기업의 이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2월 딕 더빈 민주당 상원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의원들은 ‘텍사스 2단계’와 같은 움직임을 불법화하는 내용의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더빈 의원은 “대기업을 위한 무료 탈옥카드”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집단불법행위 관련 소송은 ‘다지구 소송’(MDL)을 통해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원고와 피고가 한 번의 재판을 통해 책임의 범위와 배상액의 가이드라인 등을 정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3M과 J&J는 모두 MDL을 통해 사건을 정리하려 했다. 3M의 경우 재판부가 28만건의 소송 중 약 5만건을 기각하고 남은 23만건 중에서 대표적인 16건만을 심리하겠다고 했다. 이 중 원고는 10건의 사건에서 승소했다. 배심원단은 원고에게 3억 달러(약 4233억원)를 지급하도록 평결했다. 하지만 3M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하면서 사건은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재판 진행이 늘어지면서 지연 효과를 얻게 된다. 특히 이들이 ‘텍사스 2단계’ 소송 전략을 알게 된 뒤 미온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3M의 소송 담당 부사장은 “대부분의 사람은 MDL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하면 피해보상금을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오히려 ‘텍사스 2단계’ 파산이 더 피해자에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텍사스 2단계’ 전략으로 파산보호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합의가 공평하고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피해자에게도 더 좋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회사 측의 주장에 피해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소송을 진행 중인 재향군인그룹은 “3M의 조치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파산법원을 이용해 군인들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라크 참전용사로 3M의 독특한 노란색 귀마개 때문에 이명이 생긴 라커비 홉슨(39)은 “우리는 국가를 지키기로 결정했고 3M이 이익을 위해 우리를 이용했다가 다시 이익을 바탕으로 우리를 버렸다는 사실이 역겹다”고 말했다. 법조계 역시 3M의 재판전략을 부정적으로 본다. 당초 28만건의 사건을 23만건으로 분류하는 데만 3년을 보낸 케이스 로저스 판사는 “성공하면 수십만 명의 개별 원고가 배심원 재판을 받을 헌법상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3M은 모든 혜택을 누릴 것”이라며 “잘못된 파산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지난 8월 인디애나주에서 자회사 파산을 맡은 제프리 그레이엄 파산법원 판사는 ‘텍사스 2단계’ 소송 전략에 따라 3M에 대한 모든 귀마개 소송을 중단해 달라는 회사 측의 요구를 기각했다. 전문가들은 3M의 시도가 초반에 저지됐지만 불법이 아닌 이상 기업의 소송 전략을 꺾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실제로 MDL이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M과 J&J의 시도가 성공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텍사스 2단계 파산전략에 따라 모회사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주주와 로펌은 천문학적인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반면 피해자는 아직까지 한 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했다.
  • 파산법 허점 이용해 불법집단소송 막는 거대기업의 시도는 성공할까

    파산법 허점 이용해 불법집단소송 막는 거대기업의 시도는 성공할까

    미국 육군 장교인 네이선 프레이는 훈련을 마치고 귀가한 후 귀에서 계속 이명을 듣게 됐다. 그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자기기의 소음으로 생각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머리에서 나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원인이 군용 귀마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10년 정도 지난 뒤였다. 프레이는 3M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23만명 중 한 명이다. 미 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불법행위 소송(Mass Tort Litigation)을 둘러싸고 3M과 존슨앤드존슨(J&J) 등 거대기업이 파산법의 허점을 이용해 피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7일 신문 등에 따르면 프레이를 비롯한 전역 군인들은 3M의 군용 귀마개에 문제가 있어 청력 손상을 입었다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소장이 접수됐다. 문제는 소송을 당한 3M이 택한 전략이 지난해 발암물질로 알려진 활석 성분이 포함된 파우더를 판매해 피소된 J&J의 전략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J&J는 자사 제품이 피해를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3만 8000건의 소송을 피하고자 ‘텍사스 2단계’ 전략을 사용했다. 3M도 이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이 전략은 텍사스주 분할합병법을 이용한 것이다. 텍사스주 분할합병법은 하나의 회사를 두 개의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고 모든 법적 책임을 그중 하나가 모두 질 수 있도록 허용한다. 법적인 다툼이 일어나면 회사를 분할해 자회사에 모든 법적 책임을 지우고 모회사는 실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회사를 분할한 뒤 파산법 11조를 이용해 자회사는 파산보호신청을 한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이는 파산법원 감독 아래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다. 이후 법적인 책임은 자회사가 지고 이 과정에서 모회사를 상대로 한 거액의 소송은 일단 파산법원 관리 아래 들어가고 소송 절차 자체가 중단되기도 한다. 실제로 J&J는 지난해 파우더 관련 소송에서 법적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파산신청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은 지난해 7월 J&J에 활석 관련 공급을 하던 자회사 ‘이머리시 탈크 아메리카’의 파산보호신청 사건과 관련해 꼬리 자르기용 파산신청을 막아 달라는 신청을 기각했다. 이런 전략을 처음 사용한 로펌은 클리블랜드에 있는 존스 데이다. 이 로펌은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자신들의 방안을 “파산법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신”이라고 찬양하기도 했다. 현재 관련 소송 4건을 수임한 이 로펌의 관계자는 “당신이 아무리 큰 회사라도 회사분할과 관련한 소송전략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파산전략’을 사용해 성공하면 소송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J&J와 3M의 시도를 눈여겨보고 있다. 조지타운대 애덤 레비틴 법대교수는 “두 회사의 시도가 성공하면 다른 기업이 따라하는 홍수의 문이 열릴 것”이면서 “집단불법행위 피해자들에 대해 기업이 회생절차를 악용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의회 역시 기업의 이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2월 딕 더빈 민주당 상원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의원들은 ‘텍사스 2단계’와 같은 움직임을 불법화하는 내용의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더빈 의원은 “대기업을 위한 무료 탈옥카드”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집단불법행위 관련 소송은 ‘다지구 소송’(MDL)을 통해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원고와 피고가 한 번의 재판을 통해 책임의 범위와 배상액의 가이드라인 등을 정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3M과 J&J는 모두 MDL을 통해 사건을 정리하려 했다. 3M의 경우 재판부가 28만건의 소송 중 약 5만건을 기각하고 남은 23만건 중에서 대표적인 16건만을 심리하겠다고 했다. 이 중 원고는 10건의 사건에서 승소했다. 배심원단은 원고에게 3억 달러(약 4233억원)를 지급하도록 평결했다. 하지만 3M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하면서 사건은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재판 진행이 늘어지면서 지연 효과를 얻게 된다. 특히 이들이 ‘텍사스 2단계’ 소송 전략을 알게 된 뒤 미온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3M의 소송 담당 부사장은 “대부분의 사람은 MDL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하면 피해보상금을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오히려 ‘텍사스 2단계’ 파산이 더 피해자에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텍사스 2단계’ 전략으로 파산보호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합의가 공평하고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피해자에게도 더 좋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회사 측의 주장에 피해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소송을 진행 중인 재향군인그룹은 “3M의 조치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파산법원을 이용해 군인들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라크 참전용사로 3M의 독특한 노란색 귀마개 때문에 이명이 생긴 라커비 홉슨(39)은 “우리는 국가를 지키기로 결정했고 3M이 이익을 위해 우리를 이용했다가 다시 이익을 바탕으로 우리를 버렸다는 사실이 역겹다”고 말했다. 법조계 역시 3M의 재판전략을 부정적으로 본다. 당초 28만건의 사건을 23만건으로 분류하는 데만 3년을 보낸 케이스 로저스 판사는 “성공하면 수십만 명의 개별 원고가 배심원 재판을 받을 헌법상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3M은 모든 혜택을 누릴 것”이라며 “잘못된 파산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지난 8월 인디애나주에서 자회사 파산을 맡은 제프리 그레이엄 파산법원 판사는 ‘텍사스 2단계’ 소송 전략에 따라 3M에 대한 모든 귀마개 소송을 중단해 달라는 회사 측의 요구를 기각했다. 전문가들은 3M의 시도가 초반에 저지됐지만 불법이 아닌 이상 기업의 소송 전략을 꺾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실제로 MDL이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M과 J&J의 시도가 성공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텍사스 2단계 파산전략에 따라 모회사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주주와 로펌은 천문학적인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반면 피해자는 아직까지 한 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했다.  
  • [데스크 시각] 퍼머크라이시스/주현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퍼머크라이시스/주현진 경제부장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 ‘permanent’(영구적인)와 ‘crisis’(위기)의 합성어로 영국 콜린스 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푸틴의 핵 위협으로 이어져 핵위기가 확산되고, 코로나19 변이의 거듭된 출현으로 팬데믹이 지속되는 등 하나의 악재가 다른 악재를 낳아 위기가 재생산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 경제도 영구적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지자체 보증 채권의 부도가 시장에 타격을 주면서 가시화했다. 춘천 레고랜드 건설 시행사(강원중도개발공사)가 설립한 유동화 전문회사에서 2020년 발행한 2050억원의 자산유동화증권(ABCP) 만기가 도래했지만 지급보증을 선 강원도가 지난 9월 28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해당 ABCP가 지난달 5일 최종 부도 처리된 게 발단이 됐다. 당국이 50조원 플러스 알파의 유동성 지원책을 발표하고, 사태를 촉발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입장을 바꿔 연내 빚을 갚겠다고 수습에 나섰으나 혼란을 잠재우진 못했다. 한전이 조 단위 적자를 메꾸기 위해 역대급으로 채권을 찍어 내면서 시장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온 게 문제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한전채는 AAA등급의 최우량 채권이지만 한전이 과도한 적자에 시달리면서 올 들어 이달까지 전년의 두 배가 넘는 23조원이 발행됐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감소가 시작된 상황에서 6% 수준의 초우량 채권이 대거 발행되자 일반 회사채는 설 자리를 잃었고, 이에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몰리면서 채권금리를 상승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당국은 이를 해결하겠다며 5대 금융지주가 95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은행은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한전은 채권 발행 대신 은행 대출이나 해외 채권을 발행토록 했다. 다만 달러 채권시장도 경색된 상황이어서 문제 해결엔 역시 역부족이다. 최근 흥국생명이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콜옵션 행사를 포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콜옵션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이번 조치로 영구채를 떠안으면서 다른 금융사들의 신종자본증권 가격이 급락하고 호가도 사라진 상황이다. 레고랜드 ABCP에서 다른 채권으로 유동성 위기가 계속 전이되고 있다. 한전의 과도한 회사채 발행으로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 우려가 나온 게 연초의 일인데,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당국은 왜 손을 쓰지 않았을까. 돌이켜 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레고랜드 사태 대책을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에서 대응해야 할 것 같다. (시장 전반으로 불안심리가) 확산될 단계는 아니다”라며 문제를 ‘강원도의 일’로 치부했다. 시장이 당국의 이 같은 안일한 현실 인식 수준에 놀랐는지, 대기업과 공기업마저 채권 발행에 실패하는 돈맥경화 사태가 본격화했고, 결국 발언 엿새 만에 1조 6000억원의 채권안정펀드 여유 재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미봉책을 시작으로 지금껏 사후약방문식 처방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퍼머크라이시스는 악재의 연발로 현재의 위기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과 공포를 담고 있다. 미국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 이후에도 강한 긴축이 예고되면서 채권시장 유동성 쇼크에 더해 우리 경제는 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진입하고 있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어떤 위기에도 끝은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고통과 피해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핵심이다. 당국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평생 하고 싶은 일/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평생 하고 싶은 일/번역가

    며칠 전 2년 만에 미국에서 귀국한 지인을 가리봉동의 조선족 식당에서 만났다. 나보다 20년이나 젊지만 나는 평소 그를 존경해 왔다. 개인적 가치를 공적 가치와 동일시해 어떤 불의와도 타협하지 않고 용감하게 자기 삶을 개척해 온 그의 이력 때문이다. 그는 모두가 선망하는 대학을 나와 안정된 공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조직 내 불의에 맞서다 퇴직을 택했고 그 후 기자를 꿈꾸다가 미국 언론재단의 채용 시험에 합격해 지금은 그곳에서 세계 각국의 독립언론 취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보장된 성공의 궤도를 마다하고 본인의 의지를 관철하며 사는 청년을 어떻게 존경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던 중에 그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 지금 하는 일도 의미 있기는 하지만 과연 이 일이 제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인지는 확신이 안 들어요. 선생님은 언제 지금 하시는 일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드셨어요?” 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젊을 때부터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었고 원하던 대로 오랫동안 번역가로 살긴 했지만 마흔 살이 돼서야 겨우 이 직업에 정착했어요. 하지만 지금도 이 직업을 평생 할 수 있다는 확신은 안 들어요. 우리 시대는 장인을 우대하지는 않으니까요. 또 사회 변화가 너무 빨라서 늘 긴장하고 살고요. 지금 하는 일을 평생 하고 싶긴 하지만 환경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내 가치와 취향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타협과 변신을 모색해야죠.” 요즘 이야기를 나눈 대학생 몇몇의 얼굴이 떠올랐다. 중산층 가정에서 무난하게 자라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그들은 졸업을 한두 해 앞두고 모두 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과연 그들에게는 법조인이라는 직업이 정말 ‘평생 하고 싶은 일’일까, 아니면 계층 이동의 사다리인 걸까. 아무래도 후자일 것이다. 졸업 후 무한경쟁의 장에 진입하기에 앞서서 남들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픈 생각에 가장 유력한 사다리로 알려진 로스쿨 주변에 앞다퉈 몰려가고 있다. 그 와중에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 콘텐츠들은 점점 더 의사, 변호사, 금융인 같은 엘리트 직업군을 히어로로 내세워 그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사다리는 사다리일 뿐인데도, 그것을 타고 올라가는 이들보다 그들의 발길에 차여 떨어지는 이들이 훨씬 많을 텐데 말이다. 물론 아직 어리석은 소수도 있기는 하다. 입술의 피어싱과 팔뚝의 문신 때문에 척 봐도 되바라져 보이는, 프리랜서 잡지 기고가 겸 에디터가 꿈이라는 여대생을 며칠 전 우연히 교정에서 만났다. 내 번역 수업을 듣는 그와 잠시 프리랜서의 생존 환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평생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려면 그런 리스크쯤은 기꺼이 감수해야 하지 않겠니.
  • ‘30조 적자’ 한전 “3년간 유찰 없던 초우량 한전채 유찰, 레고랜드 사태 탓”

    ‘30조 적자’ 한전 “3년간 유찰 없던 초우량 한전채 유찰, 레고랜드 사태 탓”

    초량주 공사채에도 잇따라 유찰목표물량 1조 2천억 중 5900억만 발행정부·여당 한전채 발행한도 5배 확대 추진 “정부와 해외 채권 추가 발행 협의 중”최근 3년간 회사채 유찰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던 초우량 채권인 한국전력이 레고랜드 사태 이후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해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전은 연이은 회사채 유찰 원인이 레고랜드 사태에 있다면서 해외채권 추가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 높아도 투자자 관심 뚝 한전 채권 6일 한전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회사채 유찰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채권 발행 예정량을 채우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전이 회사채 유찰 이유를 명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한전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인 지난달 17~26일 네 차례에 걸쳐 1조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응찰액이 9200억원에 그쳤고 5900억원어치 채권만 발행됐다. 한전채는 정부가 지급보증하는 AAA급 초우량 채권으로 금리도 높아 매번 응찰액이 발행예정액을 넘겨 레고랜드 이전 3년 동안은 유찰된 사례가 없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에는 3조 6000억원의 한전채 입찰에 2.7배에 달하는 9조 840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지난해에는 10조 7500억원 발행에 응찰액은 2.3배 규모인 24조 5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24조 5500억원 규모의 한전채 발행에 응찰액은 1.8배 수준(44조 6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는 회사채 금리가 6%에 육박했는데도 유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한수원·가스공사도 전액 유찰 한전만 그런게 아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도 지난달 24일 각각 20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전액 유찰됐다. 한전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사채 전체 유찰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전은 해외채권 추가 발행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은행차입을 확대해 차입 재원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0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은 현금 유입이 사실상 끊기면서 회사채 발행 외에 마땅한 자금조달책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한전채 발행 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2배다. 영업손실이 커질수록 한도가 줄어들어 연말이면 회사채 발행 여력이 거의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정일영 “정부 제대로 분석 대응 못해”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한전채 발행 한도를 5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일영 의원은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가 확산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던 정부와 달리 공공기관들은 회사채 유찰 원인으로 이 사태를 지목하고 있다”며 “정부가 제대로 된 분석과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 9월 춘천시 중도 일원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사업을 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난달 5일 레고랜드 설립을 위해 채무보증을 선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 관련 특수목적법인(SPC)인 아이원제일차가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후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자 김 지사는 지난달 21일 채무보증 지급금 2050억원을 예산에 편성, 내년 1월 29일까지 갚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 [정형준의 희망 의학] 이태원 참사의 반성문/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정형준의 희망 의학] 이태원 참사의 반성문/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믿지 못할 참사가 발생했다. 다른 곳도 아닌 서울 도심에서 사람들이 깔려 수백명이 숨지고 다친 끔찍한 인재다. 현장은 영상을 통해 날것 그대로 공개됐다. 이를 보고 현장으로 달려간 봉사자들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자극적이고 근거 없는 각종 소식의 유통을 부추겼다. 모두가 경황없고 정신없는 틈에 파편화되고 부수적인 정보의 확산은 언론에서도 고스란히 재생산됐다. 대표적으로 ‘어디에서 넘어졌는가, 누가 밀었는가’라는 부차적인 문제의 확산부터 ‘밀어’라고 외친 사람의 고의성, 개인방송을 위해 참사를 조장했다는 풍문 등이 그랬다. 의학적으로는 어떤 병리기전으로 사망했는지를 비롯해 복부 팽창의 원인, 심폐소생술과 골든타임 등의 보도가 쏟아졌다. 압사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사도 있었다. 나도 여러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주로 깔림은 어떤 기전으로 질식을 일으키는지, 심폐소생술 회생 이후 합병증, 여러 임상 증상에 대한 해석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답을 했다. 나 또한 이런 질문에 대응하고자 생리학적·병리학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논문을 찾아봤다. 실제로 몇 명 정도의 하중이 어느 정도 압력(뉴턴)으로 발생하면 흉곽의 팽창을 막는 질식이 되는지, 앞뒤뿐 아니라 측면 압력은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는지를 다룬 내용들이다. 이 밖에도 다발성 골절이 일으킬 수 있는 지방색전증, 다발성 장기 부전, 복막 출혈, 갈비뼈 골절로 일어날 기흉과 혈흉 등 수십 가지의 중요한 합병증과 중증 유발 질환을 찾아봤다. 이런 의사로서의 관심사 중 일부는 다시 여러 사람에게 전파돼 가십처럼 처리됐다. 이런 가운데 평소 존경하던 예방의학과 교수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온 희생자 및 환자들의 국제질병사인코드명은 병리적으로 이 참사를 탐구하던 내게 경종을 울렸다. 흔히 상병명으로 불리는 이 코드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진단서의 진단명에 해당한다. 이 분류법은 임상병리학적인 목적으로 세계보건기구 참여 국가들의 의학 연구에도 사용된다. 이번 참사 환자들의 진단명은 ‘W52.5 군중 또는 사람의 쇄도에 의한 으깨짐, 밀림 또는 밟힘, 상업 및 서비스 구역’으로 명료하다. 즉 참사로 인한 사망과 질병 발생의 본질은 사람들의 쇄도로 인한 외상이며, 이는 일차적으로 고려해야 할 의학적 원인이다. 으깨짐, 밀림, 밟힘 등으로 인한 병리적 문제는 다음 순위인 것이다. 사전 예방의 원칙과 분절적 의료 상업화를 반대했던 내 주장과 모순되는 지적 탐구를 하고 이를 언론을 통해 확산시킨 스스로가 부끄러워진 순간이었다. 사실 한국은 보건의료 영역에서도 예방 부분이 매우 취약하다. 우선 일차의료체계가 없어 국민이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스스로 아픈 곳을 확인하고 의사를 골라 만나야 한다. 국가가 제공하는 예방 서비스는 사실상 건강검진이 전부다. 주치의나 환자등록제처럼 선진국에서 제공하는 예방적 처치가 없다 보니 만성질환 유병률도 높다. 그런데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예방 무시’는 이보다 더했다. 대응 부재, 경고 무시 등이 날마다 폭로되며 참사의 본질로 드러나고 있다. 보건의료적으로도 응급체계, 심폐소생술 같은 부분적 문제가 아닌, 군중 집합에 대응하는 예방의학적 접근의 부재가 드러났다. 이태원에 이토록 많은 사람이 모이는 상황에 대응하고자 보건당국은 어떤 준비를 했을지 궁금하다. 압사가 아니더라도 생길 수 있는 수많은 공중보건 위기에 대해 예방 조치는 충분했을까. 벌어진 참사를 병리적으로 해부해 환원하기보다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책임과 의무, 대안과 예방을 이야기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은 잠시나마 공중보건 원칙에서 예방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료인의 기본을 망각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문이다. 삼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 홍국표 의원, 작업대출 사기 피해 방지 위한 서울보증재단의 대책마련 당부

    홍국표 의원, 작업대출 사기 피해 방지 위한 서울보증재단의 대책마련 당부

    서울시의회 홍국표 의원(국민의힘·도봉2)은 지난 2일 진행된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서울신용보증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작업대출 사기피해를 인지하지 못한 재단의 행태를 지적하고 유사사례 발생 방지를 위한 수사기관과의 협조체계 구축 등 대책마련을 당부했다. 지난 2017년 한 작업대출업체는 신용등급이 매우 낮은 대출의뢰인을 컴퓨터 도소매업체 사장으로 허위의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을 실제 운영하는 것처럼 가장해 실사를 받아 이에 속은 서울신용보증재단 K지점으로부터 1,300만원 상당의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았다.   또한 작업대출업체는 신용보증서를 사용해 대출을 받아 사용하고, 일정 기간 대출금 이자만 납부하고 개인회생이나 파산 등을 신청해 대출금을 변제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출금을 편취했다. 2017년 8월에 발생한 이 사건은 2021년 1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신용보증서를 발급해준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법원 판결 이후에도 해당 사건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홍 의원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해당 사건을 파악하지 못한 점을 비판하고 향후 유사사례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당부했다. 또한 홍 의원은 “신용보증재단 사기사건에 대한 수사기관과의 공조나 협력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라며 “수사기관이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수사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해당 사건이 신용보증재단에 통보되는 것은 물론 신용보증재단 각 지점 및 타지자체 신용보증재단 등에 사례가 전파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 순천시, 체납자 휴면예금 압류 등 ‘징수행정 표준’ 만들다

    순천시, 체납자 휴면예금 압류 등 ‘징수행정 표준’ 만들다

    전남 순천시가 자주재원 확충과 건전한 납세풍토 조성을 위해 체납자들이 장기간 거래하지 않아 잊고 있던 휴면예금을 찾아내 체납세를 징수했다. 휴면예금은 보유자가 은행에 장기간 거래하지 않고 찾아가지 않아 청구권이 소멸된 예금이다. 5년 이상 거래되지 않으면 휴면예금으로 분류한다. 시는 휴면계좌 관리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에 체납자의 휴면계좌 조회를 의뢰하고, 확인된 4명의 휴면예금을 압류해 800여만원을 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는 또 고액 상습체납자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사해행위 취소소송 제기 등으로 체납액 105억원을 거둬들였다. 앞으로도 특정금융거래정보(FIU)등을 활용해 타인 명의 은닉부동산, 차명계좌 조사 등 고강도 징수 대책을 펼쳐 상습체납자의 숨겨진 재산을 찾아 체납액을 징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다음달까지 지방세 ‘징수율 올리기 특별기간’을 운영한다. 체납자의 휴면예금 외에 부동산, 차량, 예금, 급여, 가상자산, 은행대여금고 등을 압류하는 등 강력한 징수 활동을 펼친다. 압류부동산 공매처분, 고액체납자 명단공개, 관세청 체납처분 위탁,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 등의 활동도 병행한다. 시 관계자는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경제적 회생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분납, 체납처분 중지 등 맞춤형 징수활동을 펼치겠다”며 “대신 고질 상습 체납자는 가능한 모든 체납처분과 행정제재를 적극 실시해 지방세수 확충과 공정과세 실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천시의 사해행위 취소소송 체납 징수사례는 지난 9월 전남도로부터 체납징수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등 대한민국 징수행정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 체납징수 우수사례 시상을 놓고 오는 22일 전국 16개 자자체와 경쟁을 벌인다.
  •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라는데…르노 XM3 E-TECH, 타보니[시승기]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라는데…르노 XM3 E-TECH, 타보니[시승기]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EV Like Hybrid) 르노코리아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신차 ‘XM3 E-TECH’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 이하 모든 임직원이 이렇게 강조하고 있었다. 르노에 따르면 이 차는 도심 구간의 75%를 전기차 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다. 대부분을 배터리와 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덕분에 하이브리드 최대 강점인 연비도 ℓ당 17.4㎞나 된다고 한다. 회사가 강조하는 것처럼 과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할지, 2일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부산에서 연 시승식에 참가해 전반적인 주행성능을 점검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울산 범서읍까지 왕복 약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이 차는 기존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인기를 끈 XM3의 하이브리드 버전이다. 호평을 받는 외관과 디자인은 익히 알려진 대로다. 다만,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으면서 고급스럽고 은은한 남색인 ‘웨이브 블루’와 강렬한 주황색인 ‘일렉트릭 오렌지’ 두 색상을 추가했다. 소형 SUV라서 차체가 작지만, 지상고가 높아 도로 위에서는 차량 뒤쪽이 잔뜩 솟아 있다는 인상을 준다. 전기차다운 정숙성 가장 전기차다웠던 부분은 기존 XM3답지 않은 ‘정숙성’이다. 대략 시속 75㎞까지는 내연기관이 개입하지 않고 달리는 느낌으로 편안하고 조용했다. 회생제동이 강력하게 걸리는 ‘B모드’ 주행도 가능하다.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공인된 숫자(ℓ당 17.4㎞)보다도 잘 나왔다. ℓ당 18~19㎞ 정도가 나왔으며, 20㎞을 넘겼다는 운전자도 있었다.전반적으로 ‘균형감 있는 하이브리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르노그룹의 F1 머신에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기술 노하우가 접목됐다고 한다. 구동 전기모터(36㎾·205Nm)와 고전압 시동모터(15㎾·50Nm)로 구성된 듀얼모터 시스템이 장착됐고, 이것이 1.6 가솔린 엔진 및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와 결합된 형태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특장점으로 강조하는 인카페이먼트 시스템도 물론 탑재돼 있다. 차 안에서 편의점, 식당, 카페,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는 커넥티비티 서비스다. 실시간 티맵 내비게이션이 뿌려지는 큰 인포테인먼트도 주행의 편안함을 더하는 요소였다. “급격한 전동화는 NO…내연기관 아직 개선 가능해” 시승식을 부산에서 연 건 아마도 XM3가 부산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2020년 출시된 XM3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수출을 견인하는 효자 모델이다. 지난달에만 1만 2388대를 수출했다.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최근 들어 더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유럽에서 먼저 출시돼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도 하다. XM3의 글로벌 판매명은 ‘아르카나’인데, 올 상반기 유럽 전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 48만대 중 아르카나 하이브리드는 무려 2만 5000대로 단일 차종 기준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르노코리아자동차는 국내에서 당분간 하이브리드 위주의 전략을 고수한다. 2024년 출시할 중형급 신차 역시 하이브리드다. 중국의 길리그룹(지리차)와 함께 준비하고 있는 자동차로 볼보의 친환경차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지난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필요한 요소를 우리의 패로 가지고 있다”면서 “어떤 문도 닫아놓지 않고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하이브리드 기술의 고도화 등 아직 내연기관차를 개선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 이지한母 “내 보물인데…” 아들 신발 품에 안고 오열

    이지한母 “내 보물인데…” 아들 신발 품에 안고 오열

    “(우리 아들) 너무 예쁘고, 내 보물인데···” 이태원에서 숨진 배우 이지한(24)씨의 발인이 1일 오후 1시 30분 고양 명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친구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뒤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씨는 최근에는 2023년 방송 예정인 드라마 ‘꼭두의 계절’을 촬영하며 공중파 데뷔를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고인의 아버지는 절규하다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고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유족, 친구들의 외침과 울음소리로 가득한 현장에서 운구차는 한참을 출발하지 못하다 장지로 떠났다. 친구 등 지인들도 눈물을 흘리거나 서로 위로하다 장례식장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운구차 뒤를 따르며 발인은 마무리됐다. 이지한 어머니 A씨는 2일 아들 발인 후 서울 용산구 다목적실내체육관에 마련한 이태원참사 유실물 보관소를 찾아 아들의 신발을 품에 안고 오열했다. 그는 MBC와 인터뷰에서 “어떡하냐. 한덕수 국무총리 아들이 112에 전화했으면 경찰 수백명이 동원되지 않았겠느냐”면서 “일반 사람들이 전화한다고 112가 무시하냐”며 통곡했다. A씨는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시체로 왔다. 내가 인공호흡을 했는데 안 일어났다”며 “(우리 아들) 너무 예쁘고, 내 보물인데···”라고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들은 이씨의 동문인 동국대 연극학부 친구와 지인들이 조문을 올 때마다 “우리 지한이가 좋아했던 친구 아니냐. 우리 지한이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함께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이지한씨의 사망 소식은 친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고를 전하며 펴졌다. 소속사 935 엔터테인먼트는 “소중한 가족 이지한 배우가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고 알렸다. 유족들은 이씨의 동문인 동국대 연극학부 친구와 지인들이 조문을 올 때마다 “우리 지한이가 좋아했던 친구 아니냐. 우리 지한이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함께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배우 임수향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원래 너와 하루종일 함께 하는 촬영이었는데, 빈소에 모여 한참을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황망히 앉아 있었단다”며 “이제 시작이었던 너를 빨리 데려가서 너무 야속하고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어. 네 몫까지 더 열심히 할께. 이제는 평안해지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송채윤도 “같은 꿈을 향해 매일 정직하게 땀 흘리며 노력했던 순간이 생생하다”며 “사회생활 막 시작해서 모든 게 어렵고 낯설었을 때 오빠가 베풀어 준 친절과 애정 평생 잊지 않고 남들에게 베풀며 살아갈께. 편히 쉬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 올해 한전채 23조 자금 시장 ‘블랙홀’… 한전 적자 해소가 문제 해결의 열쇠 [2022 쟁점 분석]

    올해 한전채 23조 자금 시장 ‘블랙홀’… 한전 적자 해소가 문제 해결의 열쇠 [2022 쟁점 분석]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채권시장의 시중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경우 장외시장에서 최고 20%의 금리에 거래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금리도 10%에 육박하고 있다. 채권시장 자금 경색을 막기 위해 정부는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채권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16조원)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경색은 춘천시에 위치한 레고랜드와 관련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처리 과정에서 시작됐다. 레고랜드 건설을 주도한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인 아이원제일차에서 2020년 발행한 2050억원의 ABCP 만기가 도래했지만 412억원에 대해서는 자체 상환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지급 보증을 했던 강원도가 상환 대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해당 ABCP는 지난달 5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지자체 보증 채권의 부도가 채권시장에 큰 심적 타격을 줘 채권시장이 극도로 경색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평상시 상황이었다면 레고랜드와 관련된 상황이 큰 사태로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다.연초부터 한국전력 관계자들은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을 우려했다. 한전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에 걸쳐 총 48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전 채권은 AAA등급의 최우량 채권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한전의 채권 발행은 지난해 11조 7700억원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들어 폭증했다. 지난 1월 2조 3600억원을 시작으로 매달 2조원 이상의 채권을 발생하면서 시중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올해 한전이 신규 발행한 채권은 단기채권을 제외하고도 23조 4000억원에 이른다. 월평균 2조 3000억원씩 신규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한전이 발행한 채권 누적 잔액은 53조 9000억원이다. 대규모 채권 발행이 이어지면서 발행금리도 1월 연 2.71%에서 4월 3.48%로 상승했으며 10월에는 5.68%로 뛰면서 연초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전이 부담해야 하는 채권이자도 내년 상반기가 되면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佛 전력공사·獨 에너지기업 국유화 최상위 신용등급 AAA의 채권이 대규모로 발행되면서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은 예견된 일이었다. AAA 채권의 금리가 5%대를 넘어서면서 일반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격감할 수밖에 없었고,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이 은행 대출에 몰리면서 은행채 발행이 급증했고 채권 금리는 대폭 상승했다. 연간 2500조원 규모의 국내 채권시장 규모를 감안해 보면 20조원대의 채권은 충분히 소화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감소가 시작된 상황에서 AAA급 우량채권의 대규모 발행은 시장 전체에 큰 부담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상황에서 발생한 레고랜드 사건은 이를 가시화했던 것이지 그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채권시장의 근본적 문제해결은 전력요금 인상을 통한 한전의 채권 발행 감소로 가능하다. 하지만 전력요금은 6월 4.3% 소폭 인상되는 데 그쳤다. 한전이 전력시장에서 구매하는 전력도매가격은 지난해 당 60~80원 수준에서 266.91원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전력요금 인상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한전의 적자는 확대됐고, 채권 발행이 증가하면서 채권시장의 경색으로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주게 된 것이다. 가스 및 석탄가격 급등에 따라 많은 국가들 역시 전력요금 급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독일의 경우 연초 ㎿h당 34.98유로였던 전력도매요금이 8월에는 469.35유로까지 치솟았다. 9월에는 360유로로 소폭 하락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상승했다. 프랑스의 경우도 37.97유로에서 393.55유로로 대폭 상승한 상황이다. 도매요금 상승분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각국은 가계에 대한 보조금 지급 및 전기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의 대폭 인하를 통해 전력요금 인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이달 1일부터 올해 1월 가격으로 전력요금을 되돌리고 저소득 가구에 대해 1300유로의 일회성 에너지 보조금을 지급하며, 모든 가구에 대해 11월과 12월에 걸쳐 190유로의 에너지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프랑스의 경우도 ㎿h당 부가되는 세금을 22.5유로에서 1유로로 대폭 내려 가계가 부담하는 상승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소매와 도매 요금의 차이는 전력 및 에너지 사업자의 대규모 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프랑스는 지난 7월 97억 유로(약 14조원)를 투입해 우리나라의 한전에 해당하는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완전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의 경우도 최대 에너지 공급기업인 우니페르를 80억 유로를 들여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전력 및 에너지 공급을 위해 국가가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한전 자체적 재원 확보 방법은 없어 이러한 유럽 국가들의 필사적인 노력과 비교해 보면 우리 정부의 대책은 지극히 소극적이다. 연료비 인상 요인을 전력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음은 물론 전력요금에 부가되는 부가가치세 10%와 전력산업기반기금 3.7%를 낮추고자 하는 노력도 없다. 한시적으로라도 이들 세금과 부담금을 면제해 원가상승 요인을 반영하고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 한전은 국내 유일의 전력망사업자로서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의무가 있다. 증가하는 전력 수요 충당을 위한 추가적인 송전선로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변동성을 수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구축을 위한 책임 역시 한전에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한전이 이를 위한 재원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방법은 없으며 결국 이는 더 큰 경제 전반의 부담과 미래 경쟁력 약화로 돌아올 것이다.●전기료 대폭 인상·가계 보조금 필요 유럽과 같은 전력요금의 대폭 인상과 이를 상쇄하기 위한 가계 보조금 지급, 한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 또는 국유화를 통한 전력사업구조의 근본적 개편 등 특단의 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과감한 결단보다는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을 통한 채권 발행한도 증액과 같은 일시적 조치에 골몰하고 있다. 한전채의 추가 발행은 결국 채권시장 불안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요금 인상은 단기적 고통이며 향후 인상 요인이 해소될 경우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동요와 경색은 경제 전반에 대한 타격과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는 명확하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레고랜드 꼼꼼히 들춰본다…강원도의회 5년만에 행감

    레고랜드 꼼꼼히 들춰본다…강원도의회 5년만에 행감

    강원도의회가 최근 채권시장을 흔든 이른바 ‘강원발(發) 쇼크’의 진원지 격인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갖는다. 도의회 경제산업위원회는 오는 9일 송상익 중도개발공사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행감을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중도개발공사는 레고랜드 조성 사업을 위해 도가 2012년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설립한 시행사로 지분의 44.01%를 도가 소유하고 있다. 중도개발공사 행감은 2017년에 이어 5년 만에 열리는데다 강원발 쇼크의 여진도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산업위는 행감에서 최문순 전 지사 시절인 2011년 도와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그룹이 투자합의각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된 레고랜드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짚는다. 이무철 부위원장은 “5년 만에 열릴 뿐만 아니라 이번이 중도개발공사 설립 이래 통산 두 번째 갖는 행감인 만큼 그동안 있었던 일부터 앞으로 계획까지 레고랜드 사업 전반을 꼼꼼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행감에서는 강원발 쇼크를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는 중도개발공사 회생 계획도 심도 있게 다뤄진다. 앞서 지난 9월 28일 김진태 지사가 중도개발공사에 대한 회생 신청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채권시장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받아들여 자금 경색이 일어났다. 박윤미 의원은 “도가 기업회생을 일방적으로 추진한 게 맞는지, 채권단이 도와 합의에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부도처리한게 맞는지 등 규명할게 많다”며 “도가 12월 중순까지 대신 갚기로 한 보증채무 2050억원의 재원 마련 부분도 집중적으로 볼 것”고 전했다. 중도개발공사 행감의 전초전 성격인 도 산업국 행감은 4일 열린다. 산업국은 중도개발공사를 소관하는 주무부서다. 김기철 위원장은 “그간 레고랜드 사업은 집행부 중심으로 추진이 됐다”며 “산업국장은 중도개발공사 행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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