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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의 동심원을 넓히려면(김호준 정치평론)

    경제가 잘 풀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 정부 들어 벌써 9개월째 경제회생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데도 백약이 무효한듯 경기는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다.사정한파로 투자마인드를 잔뜩 위축시켜 놓고 어떻게 경기활성화를 기대할수 있느냐는 지적이 가장 그럴싸한 이유로 들린다.그러나 새 정부의 개혁추진과 더불어 기업들의 「준조세」부담이 당장 수십억,수백억원씩 줄어든 현실을 생각한다면 사정이 경제에 부담을 주었다는 주장은 어딘가 아귀가 맞질 않는다. 일부에선 경제각료의 무능을 탓하며 개각을 주장한다.이것도 타당한 이야기는 아닌것 같다.취임1년도 안된 각료들의 역량문제를 놓고 왈가왈부하며 진퇴를 논하는 건 성급한 일이 아닐수 없다.또 지금의 경제문제는 그 성격상 사람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과거정권이 첨단산업과 사회간접시설투자를 소홀히 하고 무역흑자액을 주택 2백만호 건설등에 탕진한 결과 오늘날 우리 경제가 이처럼 고통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이것 역시 하나의 원인으로 꼽을 순 있어도 작금의 경기침체를 가져온 직접적 요인으로 거론하긴 어려울 것 같다. 지금 우리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투자율 저조에 있다고 한다.투자가 있어야 새로운 수요와 고용을 창출할텐데 기업인들이 투자를 안하니 경기가 침체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실명제 실시후 대통령은 수십명의 기업총수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투자를 독려해 왔다.그럼에도 투자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다. 투자부진의 원인은 새로운 각도에서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투자부진은 사정한파 때문도,경제팀의 무능 때문도 아니다.문민시대의 새로운 여건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인들의 구각이 투자부진의 주인이다. 돌이켜 보면 과거엔 기업을 하기가 쉬웠다.정경유착시대의 경제제1주의란 고위층에게 바치는 돈 보따리로 모든걸 해결할수 있었기 때문이다.기업은 고위층이 배려한 독점과 특혜로 무슨 사업이든 거침없이 밀어 붙일수 있었다.선정한 공장부지가 법규에 저촉되고 환경문제를 야기하더라도 「고위층 재가」를 앞세워 덮어 버릴수가 있었고,노사분규가 악화되면 당국의 공권력을 투입시켜 해결할수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지난봄 울산의 현대노사분규에서 보았 듯이 정부의 중립견지로 기업의 자율적인 노사분규 해결책임은 엄청나게 커졌다.또한 문민정부의 기강확립과 더불어 법적으로 무리가 있는 사업은 애당초 엄두를 내기가 어렵게 되었고 환경문제를 둘러싸곤 주민들과 몇달씩 지루한 협상을 벌여도 좀처럼 해법을 찾아내기 어려운 세상이 돼버렸다. 기업들에겐 확실히 과거가 좋았을법 하다.「준조세」만 내면 아무리 골치아픈 일도 쉽게 해결할수 있었으니 그처럼 경비가 싸게 먹히고 마음 편한 것도 없었을 것이다.준조세란 거친 외풍으로부터 기업과 기업인을 보호해주는 온실이었는지 모른다. 문민정부의 개혁은 기업인들로부터 이 온실을 벗겼다.대통령이 정치자금을 한푼도 받지 않겠다며 정경유착의 청산을 선언·실천함으로써 준조세를 갖다 바칠데가 없어지자 기업들이 누리던 특혜도 사라진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만사를 권력과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처지다. 정경유착의 청산은 특정기업의 성공을 대통령이 보장할 수 없게 만들었다.기업들은 엄정한 법리와 치열한 경제논리 속을 살아가야 하며 전적으로 자기책임하에 판단·추진해야 한다.이처럼 생소하고 냉엄한 상황이 투자부진을 가져왔다면 그 책임은 우리의 후진적 기업인들이 져야할 몫이지 개혁의 문제점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개혁은 오히려 정경유착의 온실속에 안주하던 우리 경제에 발상전환과 체질강화의 기회를 적시에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옳을 것이다. 필자는 경제전문가가 아니다.그럼에도 이렇게 경제문제를 놓고 장황하게 언급한 것은 경제가 잘 안돌아가는게 마치 개혁때문인양 떠드는 소리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개혁을 지키고 엄호하는 논리는 꾸준히 개발·전파되어야 하며 반개혁논리에 대한 응전도 게을리해선 안된다.그래야 개혁의 동심원을 넓혀 나갈수 있다.대통령측근이나 내각은 이 점에 소홀한게 없었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 마창 산업평화(외언내언)

    곧 무너져내릴 것처럼 보이던 남미경제가 소생하고 있다는 외신이 심심찮게 전해진다.아르헨티나의 연간 몇천%씩 하던 살인적 물가고가 지금은 두단위로 낮아졌다.칠레는 10%이상의 고성장을 누리고 있다.경제적으로 쓰러져가고 있는 국가의 상징으로 비웃음받던 나라들이다.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자원일 수도 있고 정책일 수도 있다.자원으로 친다면 남 부러워할 것이 없는 지역이 남미다. 다른 예이긴 하나 영국의 경우를 보자.산업혁명의 발상지로서 세계를 주름잡던 영국의 산업이 급격히 쇠퇴했다가 지금은 다시 힘을 내어 일어서고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남미와 영국의 경우에서 공통적인 점은 다름아닌 노사문제다.노사가 협력하고 산업평화가 있을 때 산업전성기를 구가했고 그렇지 못할 때 경제는 기울었다. 마창지역이라고 부르는 마산과 창원은 국내기계공업의 메카다.그러나 한편으로는 노사분규의 진앙지로서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이중 세일중공업은 이 지역 노사분규의 대표격으로 지목돼온 기계공업체다. 그런데 이 회사가노사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화제가 되고 있다.지난 7년동안의 지루한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노사간에 무쟁의합의각서를 교환한 것이다. 회사는 노조활동을 적극 보장하고 노조는 앞으로 2년간 일체의 불법쟁의를 하지 않기로 한 약속이다.무쟁의합의각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 4월 노사를 대표해서 노총과 경총은 임금인상단일안에 합의한 바 있다.노사간에 일고 있는 이같은 새로운 바람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요소일 것이다.비록 합의단계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실천에 옮겨지고 다른 기업에도 전파되기를 기대한다. 노사문제로 멀쩡한 기업이 도산되고 노사의 일치된 힘으로 기울던 기업이 기적처럼 회생하는 경우도 많다.산업현장의 평화란 이처럼 큰힘을 갖고 있다.
  • 시에서 배운다/이재식 시인(굄돌)

    덕수궁 돌담길 위에는 노오란 은행잎과 낙엽들이 바람에 흩어져 날린다.낙엽을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라고 노래한 시인은 김광균 선생이다. 낙엽의 고정관념을 망명정부의 화폐로 환치한 시적 이미지가 성공한 예이다.이렇듯 시어는 하나의 사물을 여러 측면과 각도에서 해석하려는 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 그래서 시인은 사물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는 언어의 마술사요,생산자인 것이다. 예컨대,「꽃」이라는 단어가 갑에게는 정원의 꽃에 불과하지만 을에게는 귀여운 막내딸로,병에게는 애인을 뜻하기도 한다.『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인생이란 무엇인가?』와 같다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사람들이 즐겨 읽고 감동하며 암송하는 시가 그 작품의 어떤 의미 때문인지를 확인했을 때 사람들의 관심사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게 된다.대중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개인도 이런 관심의 바탕 위에서 사회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괴테를 사모하는 문학도가 그의 사고와 고뇌,인생관과 우주관을 어느 정도 졸업한 후에 자신의 문학을 시작해야 하는 것처럼…. 『여러분! 시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 써보도록 노력하시오.꼭 시인이 되라는 말이 아니라 시를 쓰려는 노력만큼 여러분의 문장은 짧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늦깎이로 시작했던 대학의 첫 수업에서 진지했던 노교수의 일성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명쾌한 논리라 하더라도 그 표현이 만연체로 흘러 군더더기가 많아진다면 핵심을 갈무리 하려는 독자를 방해하게 되며 자신이 표현하려는 의도를 충분히 전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공자가 아들인 공리에게 시를 배우지 않으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없으며 대인관계도 어려워진다고 가르쳤던 사실은 같은 맥락에서 짐작할만한 대목이다.그 뿐이랴.과학이 아무리 발달하여 사람의 몸을 편하게 한다 하더라도 인생의 고뇌까지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다. 시 속에 들어가 보면 내가 앓아 왔던 흥건한 고뇌와도 만나고,삶을 찬미하는 기쁨과도 만나며 내가 찾았던 길과도 만날 수 있다.시를 읽는 동안에 받을 수 있는 위로와 환희 외에도 섬광처럼 스치는 삶의 예지가 발견되는 것은 시 속에 체험의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고궁이나 공원에 떨어진 나뭇잎을 책갈피에 접어 넣는 아름다운 정경을 좀처럼 보기 힘든 요즈음이다.이 가을,한 권의 시집 속에 고뇌와 사랑과 슬픔으로 살아 뛰노는 생생한 언어와 악수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값진 일이 아니겠는가.
  • 버그스틴 국제경제연 소장 내한 세미나

    ◎“APEC 2∼3년내 세계경제 주도”/클린턴정부,UR 대안으로 유성의욕/미·일·EC 국제무역 3대축 변화 예상 『2∼3년내에 국제 무역구조는 큰 변화를 맞을 것입니다.현 추세로 보아 환태평양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기구(APEC)는 세계 경제의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경제정책 전문가인 프레드 버그스틴 미국제경제연구소(IIE) 소장은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내한,5일 한국개발연구원에서 강연회를 가졌다.그는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로 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APEC은 경제회생의 희망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버그스틴소장의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세계 경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APEC,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미·일간의 쌍무협정 등이 주요 현안이다.이러한 다국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세계 무역은 위기를 맞을 것이 분명하며 성공하더라도 구조변화는 불가피하다. 세계 경제의 3대 축으로 꼽히는 미국,EC,일본 모두 경기가 침체된 상태이고 국제금융체제 또한 취약한 상태여서 다국간 협상의 장래는 불투명하다.이런 가운데 가장 희망적인 것이 APEC이다.APEC은 세계 경제 구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냉전체제에서 단일 지도체제로 세계를 이끌어 온 미국은 다자 지도체제로 바뀐 현재 지도국의 지위유지를 위한 주요 수단이 바로 APEC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따라서 APEC은 세계 경제질서를 선도하는 기구가 될 것이 확실하다. NAFTA의 경우 멕시코가 미국에 많은 양보를 하고 있어 곧 협상이 완료될 전망이다.멕시코로서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협상이며,많은 양보를 했어도 얻는 것 역시 많다.미국으로서는 이 협상이 실업률을 증가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클린턴대통령의 주요 목표이므로 통과될 것으로 본다. UR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유럽의 농업문제이다.그러나 독일이 통일 이후의 엄청난 경제적 쇼크로 속수무책인 상태이고,EC통합 등 스스로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UR협상에 진취적인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이로 인한 유럽의 지역주의가 협상타결의 중요한 걸림돌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 G7 국가 중 유일하게 경상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세율인하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세계 경제를 진작시키려는 의지는 전혀 찾을 수 없다.즉 UR에서 의미있는 양보를 기대하기란 곤란하다고 봐야 한다. APEC 정상회담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UR협상의 타개책이 될 수 있는 제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그러고도 UR가 실패하면 이는 유럽의 책임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UR 협상이 실패한다 해도 환태평양 지역에서 APEC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클린턴 행정부는 부시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NAFTA나 UR의 대안으로서,또 일본과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서 APEC을 적극 육성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 부도 장복건설/법정관리 신청

    【창원=강원식기자】 지난달 28일 부도를 낸 장복건설(공동대표 배명목·배명세)이 3일 창원지법에 법정관리를 위한 회사정리 개시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사측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법원측은 회생가능성을 판단해 15일 이내에 법정관리 여부를 최종 결정짓게 되는데 관리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종업원의 급여를 제외한 모든 채무지급 등이 유예된다.
  • 기초질서와 청결의 민주주의(사설)

    최근들어 사회기강과 질서의 해이현상이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공직사회의 근무자세에서부터 공중도덕·교통질서에 이르기까지 심각히 우려할 단계에 이르고 있음도 사실이다. 유원지와 공원 곳곳엔 무허가음식점들이 들어서 성업중이고 나들이객들은 자연환경을 닥치는대로 훼손하기 일쑤다.도심지 거리라고 예외는 아니다.시민들이 마구 버린 휴지와 껌·침·담배꽁초가 즐비하다.버스정류장에서의 승하차질서 역시 실종된 지 이미 오래다.가는 곳마다 보이는 것은 추한 모습뿐이다.한마디로 청결과 기초질서가 손상되고 흐트러져 있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고속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국도나 지방도로에서까지 운행질서와 규칙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도로마다 심한 몸살을 앓는다.과속과 난폭운전에 차선위반과 갓길운행이 예사로 빚어지며 도로주변은 온갖 쓰레기로 마치 오물장을 방불케 한다.그러나 단속의 손길은 거의 미치지 않고 있다. 교통규칙을 지키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아야 함은 사회생활에 있어서 기본규범이다.작은 질서이되 기초질서인 것이다.이를 거리낌없이 외면하며 위반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시민의식이 여전히 후진국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더 큰 문제는 그런 일을 하고도 아무런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래가지고야 민주주의를 논하고 선진시민의식을 말할 수 없다.모두가 다시한번 자신을 되돌아보고 곰곰 생각해볼 일이다.사회기강이 이렇게 해이해 있는 한 선진국으로의 발돋움은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진다 해도 이 정도의 시민의식으로는 아무것도 될 수가 없다. 정부는 다음달초부터 사회기강확립차원의 국토대청결운동과 함께 기초생활질서 문란행위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흐트러진 국민의식을 가다듬는다는 측면에서도 한번 해봄직한 일이다.작은 질서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국가법질서의 확립은 처음부터 바랄 수가 없는 것이다.대통령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지적한 바 작은 질서와 청결은 곧 민주주의의 기초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그런 점에서 기초질서의식과 청결의식이야말로 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첫번째 자질이다. 당국의 단속과 규제로서만 기초질서와 공중도덕이 지켜진다면 그 또한 민주시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그러니 이제 시민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물론 그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모두가 함께 살고 더불어 번영하기 위해선 초기단계의 단속과 규제를 감내해야 하고 의식개혁의 어려움도 겪어야 한다.
  • “한밤 승전보”… 온국민 환호성/월드컵 진출 확정되던날

    ◎TV 지켜보며 “한국축구 화이팅”/“최고의 드라마”… 탄식·환호 90분/아파트·주택가 불야성… 밤잠 설쳐 환호와 탄식이 수없이 모자이크를 이루다가 끝내 온나라를 환호성의 도가니로 몰고간 하룻밤이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남북대결 못지 않게 일본과 이라크의 일전 소식에도 일희일비해가며 게임종료 휘슬과 거의 동시에 월드컵축구본선 3회연속 진출의 쾌감을 만끽한 날이었다. 한국이 북한을 3­0으로 완파하고 이라크가 일본과 게임종료 수십초전에 2­2로 극적으로 비겨 자력반·타력반으로 우리나라의 월드컵축구 본선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각 가정이나 야근 직장·포장마차 등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나와 중동 카타르의 도하에서 날아온 낭보에 화답했다. 29일 자정무렵이었다. TV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거의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던 한국 축구가 기사회생,결국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움켜지자 껑충껑충 뛰며 환호하기도 하고 월드컵본선에의 그 멀고도 험한 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과 북한의 예선 마지막대결.후반 들자마자 고정운의 선제골에 이어 8분 황선홍의 두번째 골이 터지자 TV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일본과 이라크의 대결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곧이어 TV자막에 이라크가 1대1로 동점을 이룬 것이 나타나자 한국과 일본이 똑같이 승점6을 이루나 골득실에서 앞서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세 한국이 3대0으로 앞서 승리를 굳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라크에 2대1로 앞서면서 시민들은 예선탈락의 깊은 좌절감에 빠져 들었다.이때부터 일부 시민들은 일본 NHK TV 위성방송으로 채널을 돌려 이라크가 한골을 더 만회해주길 고대했다. 드디어 NHK TV 자막이 후반 45분10초를 알리는 순간 이라크가 코너킥을 얻어내고 자막시간으로 45분18초,천금의 동점골이 일본 네트를 갈랐다. 그리고는 온 나라에 함성이 메아리쳤다. 본선진출이 확정되자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보며 열차를 기다리던 김정렬씨(40·회사원)는 『내 생애에서 본 축구경기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이었다』고 기뻐했다. 또 야근을 하고 있던김상수씨(33)는 『일본과의 대전에서 어처구니 없는 졸전을 벌여 며칠동안 속이 상했는데 이 기적같은 일에 체증이 말끔히 가셨다』고 말했다. 서울 상계동 주공아파트 어느층에서는 후세인(이라크대통령)고맙다』는 외침까지 들려와 시민들의 감격을 대변했다.
  • 세율구조 실명제 맞게 조정/김 민자대표 국회연설

    ◎경제회생·경쟁력 강화 역점/“대립보다 미래지향적 정치를” 민자당의 김종필대표는 26일 『이른바 과거청산 문제도 인식과 대처방안에 있어 새로운 전기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과거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전면적인 부정과 배타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포용과 창조로 내일을 만들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정당대표 연설에서 『오늘날 우리의 정치가 과거사의 법정이 되기에는 할 일이 너무 많고 더이상 어제의 일에 매달려 있을 여유가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하고 『지난 시대의 일에 대해 화합차원에서 최대한의 관용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이어 『정치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맨 먼저 개혁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50년 헌정사상 가장 획기적인 내용의 선거법과 정치자금법등 정치관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대표는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앞으로 우리 당과 정부는 경제를 살리는 것을 최대목표로 삼아 모든 역량을 집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는데 여야정치권이 앞장서는 「국제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할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이어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른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세율구조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조세행정을 혁신하는 등 전반적인 정비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경쟁력 곧 국가생존력(사설)

    엊그제 김영삼대통령의 새해 예산안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황인성총리대독)과 어제 민자당 김종필대표의 국회연설에서 국가경쟁력의 강화가 어느때보다 강조된 것은 앞으로의 국정운영방향은 물론 개혁의 주제로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김대통령은 정치개혁을 강도높게 역설한 외에도 문민정부가 처음 편성한 새해 예산안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개혁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정치의 생산성과 경제의 효률성을 강조했다.대통령의 국정운영의 방향이 국제경쟁에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경쟁력강화이며 전진과 개혁이 그 방법론임을 거듭 천명한 것이다. 김종필 민자당대표는 정당대표연설에서 보다 구체적인 실천과제로서 경제회생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회의 특위설치를 제의했다.우리는 이제 다시 분명한 개혁의 주제를 확인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사회지도층,국민 각자의 능동적인 참여와 역할분담의 협력이 모아질것을 기대한다.냉전대신 경제전쟁,기술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경제환경은 김대표의 지적대로시장개방이 이루어지면 「국경없는 지구촌에서 방패없는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고 사전대비없이는 낙오와 도태를 각오해야 한다. 더욱이 3년째 다른 신흥공업국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우리의 종합적인 국제경쟁력은 총체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정부의 경제정책이나 기업들의 자구 노력만으로 극복될 성격의 도전이 아니다.대통령의 잇단 대기업주 접촉과 그에 따른 기업들의 국가경쟁력 강화 민간위원회 구성 등의 노력도 사회적 환경과 국가 전체의 체질강화가 뒷받침될 때 더 큰 추진력을 받을수 있을 것이다. 그런점에서 이른바 「한국병」의 치유를 통한 국가경쟁력의 강화를 목표로 하는 개혁의 실천적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지난날 우리경제가 생산성을 앞지른 급격한 임금상승으로 경쟁력이 약화되었고 힘든 일을 꺼리는 풍조와 과소비·집단이기주의 만연으로 활력회복에 어려움을 안고 있다는 진단에 이론이 없을 것이다.그러므로 개혁이 과거지향이냐 미래지향이냐,의식이 먼저냐,제도가 먼저냐 하는 국면전환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혁에는 미래지향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내재한다.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제도와 관행과 의식을 국제화,미래화,선진화의 방향으로 개혁하는 가시적인 실천이다.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체제유지를 명분으로 내세운 「국력의 조직화」가 저항과 투쟁의 대상이었다면 문민정부가 밀어가는 국가경쟁력 강화는 그것이 곧 국가 생존력으로 이어진다는점에서 국민적 협력과제가 아닐수 없다. 정치의 주체로서 민자당뿐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국가경쟁력 강화의 과제를 놓고 개혁적 차원에서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때다.
  • 근화제약 채무동결/법원,재산보전결정

    서울 민사지법은 23일 지난달 부도를 낸 근화제약이 신청한 회사재산 보전 신청을 받아들였다.따라서 회사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근화제약에 대한 채권이 동결돼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됐다.근화제약의 재산보전 관리인에는 번성천 우일약품 대표가 지정됐다. 근화제약은 지난달 13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다음날 한일은행 가락동 지점에 만기도래한 어음 6억7천만원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냈었다.
  • 아르헨티나:상(세계의 개혁현장:19)

    ◎메넴개력 4년… 기적의 경제회생/인플레 년4천9백%서 5.8%로 「희망과 도약의 90년대」를 넘어 「21세기의 소망」을 가장 자신감 넘치게 준비하고 있는 남미 국가로는 단연 아르헨티나가 꼽힌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세계로부터 버림받았던 아르헨티나가 지금 제1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온 국민과 함께 다시 뛰고 있다. 이른바 「아르헨티나 기적」의 산실이며 시카고 보이들이 포진하고 있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후오리거리의 경제부건물은 밤 10시가 넘어도 불이 꺼질줄 모른다.밤새 불을 밝히고 있는 곳은 또 있다.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자동차공장의 노동자들은 한달에 28일,하루 11시간 이상 생산라인에 매달리고 있다. 모든 작업공정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는 소(오)도축장마다에서는 「쇠고기만큼은 우리 것이 최고」라는 자부심까지 담아 세계시장으로 포장육을 실어 나르기에 바쁘다.몇년째 중단됐던 거리마다의 신축건물 공사장에서는 해머소리가 다시 요란하게 들리고 있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동쪽 공단의 굴뚝에선 밤낮없이 연기가뿜어지고 있다. 요즘 대부분의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들떠 있다.모두가 잃어버린 지난 세월을 한꺼번에 되찾기라도 하려는듯 누구 하나 불평없이 허리띠를 졸라맨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30년 시작된 군사 쿠데타가 반세기에 걸쳐 계속된 나라,이른바 페론주의로 경제가 침체할대로 침체한 나라,포클랜드전쟁 패배에 따른 주요 서방국들과의 외교단절로 외채가 눈덩이처럼 쌓였던 나라. 한마디로 구제불능의 나라로 낙인 찍혀 세계가 거들떠 보지 않았던 아르헨티나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지난 89년 4천9백%,90년 1천3백%에 달했던 인플레가 91년 86%,92년 13.6%,그리고 올들어서는 5.8%선으로 잠재워졌다. 뒷걸음질 치던 경제도 90년 0.4%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뒤 91년 8%,92년 9%에 이어 올해는 10%의 고도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기적은 바로 지난 89년 7월8일 취임한 카를로스 사울 메넴대통령의 개혁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거 부패한 정권 때문에 잃어버린 국부를 되찾기 위해서는 바른 사람,바른 정책이 필요하다』며 거세게 몰아붙인 메넴의 개혁정책이 아르헨티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는 것이다. 메넴 개혁의 가장 큰 줄기는 경제개혁으로 미하버드대 출신의 경제학박사 도밍고 카발로 경제부장관이 이끌고 있다. 그는 91년 4월1일 이른바 「카발로 플랜」이라고도 불리는 유명한 신경제정책인 오톰 플랜(Autumn Plan)을 발표했다. 「마법의 손」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이 신경제정책은 금융체계를 다시 세우는 작업으로부터 출발했다.주위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태환정책을 도입,당시 화폐단위였던 아우스트랄을 무제한으로 미달러화로 교환해주면서 1달러 대 1만 아우스트랄로 화폐가치를 안정시켰다.이어 92년 1월1일에는 화폐개혁을 단행,아우스트랄을 페소로 바꿔 달러 대 페소의 환율을 1대1로 고정시켰다.이미 85년 화폐개혁때 페소에서 아우트랄로 바꾸면서 1대1로 정했으나 5년도 채 안돼 1만배로 뛰어 오른 환율을 다시 끌어내린 것이다.지금은 1달러에 0.98페소로 오히려 페소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경제 「오텀 플랜」 추진 자율화로 기업 활기 신경제정책의 또다른 가닥은 인플레의 주범이었던 임금과 물가의 연동제를 폐지하고 물가도 90년 11월 30일 수준으로 묶어버린 것이다. 물가와 임금의 상승을 원천봉쇄하고 이제껏 아르헨티나 경제의 숨통을 조여왔던 상호상승작용이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버린 것이다. 카발로장관은 이 조치 후 스키아레트 상공청장 등과 함께 현장에 뛰어들어 자동차·철강·전자·섬유 등 주요 업계와 3개월에 걸친 길고 지루한 협상을 벌인 끝에 이 조치를 받아들이도록 설복시켰다. 당초 강경하게 반발하던 업계도 빈사상태에 빠진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같은 혁명적인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따라 주었다. 수입의 대폭 개방과 그해 10월말에 취해진 혁신적인 경제자율화조치도 카발로의 신경제정책의 중요한 대목이다. 신경제정책의 성공으로 얻어진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는 대외신용도가 크게 높아져 만성적 재정적자의 뿌리였던 외채문제가 해결된것이다. 전통적인 중립노선을 버리고 친미인사들로 진용이 짜진 외무·경제장관팀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들과의 외채경감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고 지난해에는 대기성차관 10억2천만달러등 40억2천만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차관을 도입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어 지난 4월에는 브래디 플랜(브시행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의 재무장관이 된 브래디가 1989년 3월 제3세계국가들의 외채를 경감시켜주기 위해 마련한 경제계획안)가입에 성공,6백20억달러에 이르는 전체 외채 가운데 1백억달러를 탕감받았다.경제에 이렇게 숨통이 트이게 되자 아르헨티나는 지난 1988년 이후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외채상환를 재개,91년 2월 이후 매달 6천만달러씩 갚아 나가고 있다. 국영기업의 민영화는 메넴의 약속대로 지난해 말까지 완료되지는 못했으나 항공 전화 철강 철도 지하철 수도 가스 석유 등 전 분야에 걸쳐 3백여업체를 매각,1백25억달러의 재정흑자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메넴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정책의 가장 값진 결실은 이같은 외형적인 성과보다는 『이제 일 해야겠다』는 국민의식을 일깨운 점에서 찾아진다.아르헨티나는 이제 경제안정이란 1단계 목표 달성에 이어 도약의 발판에 올라서고 있다.
  • 자연바위 글발/72년 김일성의 60회생일부터 등장(북한백과)

    ◎금강산 등에 4만자 찬양문구 새겨져 명산이나 명소에 있는 자연바위에 새겨놓은 김일성·김정일부자를 찬양한는 문구들을 말한다. 72년 김일성의 60회 생일무렵부터 등장했으며 현재 북한 전역에 약 4만자의 찬양문구가 새겨져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가장 많이 새겨져있는 곳은 금강산과 묘향산으로 금강산지역의 경우 주요등산로인 만물상 삼일포 만폭동등의 주변 63곳에 자연바위글발이 새겨져있다.묘향산에도 상원동 만폭동주변등 25곳에 있다. 북한은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자연바위글발을 「기념비서예의 한분야」로 규정하고있다.자연바위글발을 새기는 원칙은 ▲글의 내용이 처음으로 세상에 발표된 날짜를 새길것 ▲글의 내용에 맞게 글자의 크기와 필체를 선택해 대규모로 만들것 ▲우리글 붓글씨체의 고유한 서법을 잘 살려 바른 글씨체를 기본으로 할것 ▲눈에 잘 띄는 곳에 새길것 ▲주위의 색깔을 고려할것등 5가지다.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자연바위글발이 『기념비건립 창조에 근원을 두고 기념비 건립의 요구를 철저히 구현하여 새겨지고 있다』며 ▲김일성의 혁명업적을 칭송한 집약화된 언어표현 형식 ▲글의 내용에 있어서 간결하고 심오한 사상성 ▲역사주의적 원칙구현등을 그 특징으로 들고 있다.
  • 군부의 민정이양 거부 응징조치/아이티 해상봉쇄 왜 했나

    ◎클린턴 정치도박으로 끝날 가능성도 18일 미국등 유엔의 대아이티 해상봉쇄조치 시한(한국시간 19일 낮 12시59분)이 다가오면서 카리브해 주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유엔이 승인한 이번 무력봉쇄는 아이티군부가 지난 7월 유엔 중재하에 미국과 합의한 「민정복구」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라울 세드라스등 아이티의 군정지도자들은 첫 민선대통령으로 7개월간 재임하다 91년 9월 쿠데타로 실각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에게 오는 30일까지 정권을 넘겨주기로 협정을 맺었었다. 하지만 그에 앞서 15일까지로 시한이 잡혔던 세드라스의 사임은 불발에 그쳤고 지난 14일에는 법무장관이 피살되는 등 아이티사태는 무정부상태로 치닫고 있다. 아이티군부가 민정이양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이티의 뿌리 깊은 군부·독재통치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아이티에서는 지난 86년 당시 종신 대통령이었던 뒤발리에부자의 전제정치가 막을 내린 뒤 현재까지 6번이나 쿠데타 또는 비정상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져왔다.그때마다 지도부들은 정권획득의 정통성과 도덕성의 결여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고 핵심과제인 경제 또한 파탄일로를 걸으며 반복되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다. 그러던 지난 90년 12월 시민저항운동의 와중에서 아이티 역사 1백86년(노예해방운동으로 1804년 프랑스로 부터 독립)만에 처음으로 민주방식의 자유총선이 실시됐다.당시 37세의 해방신학자인 아리스티드신부가 경쟁자인 경제전문가 마르크 바쟁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아이티는 모처럼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지는 듯했다.그러나 생각만큼의 경제회생이 따르지 않는 가운데 아리스티드의 개혁정책에 대한 군부의 불만이 다시 폭발,아이티의 민주주의는 7개월만에 군부에 의해 좌초됐다. 아이티군부가 민정이양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서방이 취해온 대아이티 봉쇄조치가 약효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도 그 원인이 있다. 대아이티 봉쇄조치가 군사정권을 약화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아이티의 빈곤을 심화시키면서 이 나라 국민들의 빈축을 사는 역기능을 한 때문이다. 관측통들은 따라서 18일 발효되는 이번 경제봉쇄조치도 아이티군부에 별다른 제재수단이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더욱이 소말리아 사태에서 보듯 최근 미국의 국내여론이 『미국인이 위험한 지역에서는 손을 떼라』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정권이양거부를 획책하고 있는 아이티군부의 버티기작전을 고무시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의 무력개입 압력도 소말리아사태로 인기도가 떨어진 클린턴행정부의 정치적 도박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고병우장관에게 듣는 건설행정(국정탐방)

    ◎“그린벨트규제 완화 틈탄 투기 봉쇄”/22년만의 대개편… 주민불편 해소 역점/간접자본 확충위해 73개법령 정비중/국토관리는 보전·개발 조화 이루도록… 도시 녹지공간 늘릴터 □대담=정신모경제부장 ○여론수렴 거쳐 결정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제도가 지정된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손질이 가해졌다.그동안 끝없는 논란 속에서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감히 손대지 못했던 것이 그린벨트이다.제도의 개선을 진두지휘한 고병우건설부장관을 서울신문 정신모경제부장이 만나 앞으로의 제도운영 및 전반적인 건설정책 방향을 들어 보았다. ­최근 발표한 그린벨트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충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처럼 많은 토론을 거쳐 나온 개선안은 없을 것입니다.대통령으로부터 공약사항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뒤 잠을 자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어나 일을 하기도 했고 차 안에서도 메모를 하면서 준비했습니다.개발제한구역은 당초의 취지대로 확고히 유지한다는 기본 방침아래 원주민에게 최대한의 혜택이돌아 가도록 했습니다.구역내 주민을 규제대상에서 정부의 지원 대상으로 인식을 바꾸도록 관련 부처에도 협조를 구했습니다. ­개선안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현재 사용하는 총 대지의 범위에서 주민의 불편을 최대한 해소한다는데 초점을 맞춰 주거 및 생활환경 개선,일상생활 불편 해소,주민 소득증대 지원,기타 건축 및 형질변경 관련 불합리한 사항 개선,행정절차 간소화에 주력했습니다.정부가 그린벨트 훼손에 큰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수용,정부도 주민의 생활과 무관한 공공시설의 설치 등 개발행위를 최대한 자제키로 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여전히 불만이 있는 것 같습니다. ○토지거래 심사 강화 ▲모든 일을 시장·군수에게 맡기도록 관리제도를 개선할 계획입니다.집단취락 정비사업을 비롯해 시장과 군수의 판단으로 합당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허가해 주고 책임도 동시에 지도록 할 생각입니다.국방시설 등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중앙 정부는 각 시·군에서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역할만 하겠습니다. ­규제를 완화할 경우 땅값 폭등이나 녹지훼손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데요. ▲이번의 개선으로 구역내 주민의 불편사항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일반 국민에게는 개발제한구역이 철저히 보존되는 녹지공간이라는 인식을 갖게 될 것입니다.주민의 생활 불편을 해소해 주는 기준을 현재의 총 대지 범위로 제한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일부 불가피하게 녹지를 이용할 경우에도 이전 지역에 녹화의무를 부여,녹지의 총량을 유지하기 때문에 녹지나 자연환경의 훼손은 없을 것입니다.또 토지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일반 지역보다 심사를 강화하고 허가내용을 국세청에 통보,철저히 봉쇄하겠습니다. ­건설행정 쇄신을 위해 「게시판 행정」을 주창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건설 행정은 그동안 보존 위주의 국토관리와 부동산투기 억제 등 규제적 성격이 지나치게 강했습니다.그 결과 불필요한 민원을 야기하고,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을 위축시키는가 하면 집값을 폭등시키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가져왔습니다. 게시판 행정은 규제 위주의 행정으로인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미래에 대비한 국토개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입니다.인·허가를 신고·등록제로 전환하는 등 규제보다는 자율,보호보다는 경쟁,타율보다는 책임을 존중하는 것이 그 기본개념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건설행정 풍토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신경제5개년계획」에 따라 국토이용계획법을 대폭 손질,토지이용 규제를 크게 완화하는 작업은 지금까지의 국토 관리 방향과 정반대의 정책이지요. ▲지금까지의 국토관리 정책은 「선보전·후개발」 원칙에 따라 보전가치가 별로 없는 토지까지 포함해서 전 국토의 대부분을 보전용도로 지정한 후 조금씩 개발을 허용하는 정책이었습니다.그 결과 가용토지가 전 국토의 4.5%에 불과,토지수요 증가에 공급이 따르지 못하고 지속적인 경제·사회 발전을 저해하며 지가상승 및 부동산 투기의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따라서 보전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도록 국토이용 제도를 개편하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가 많습니다.경제 회생을 위해 건설부 차원에서뒷받침할 방안은 없을까요. ○기업경쟁력 뒷받침 ▲건설행정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 요인입니다.주택이나 토지 시장의 안정은 민생경제의 안정은 물론 기업의 부동산 비용 절감 등 경제발전의 기본 전제이기 때문입니다.특히 도로와 용수 등 사회간접자본은 기업의 생산여건과 경제의 효율성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건설부는 토지이용과 관련한 불합리한 규제의 완화를 통해 기업활동 여건의 개선과 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업활동 활성화를 위해 새정부 출범 이래 73개의 법령의 제정 및 개정을 추진 중이고 공장용지 확대,도로와 용수시설의 정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지금까지는 도로난이나 도시 과밀화 등으로 쾌적한 환경 조성은 크게 뒤떨어져 있습니다.신통한 방안이 없습니까. ▲지금까지 도시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의 양적 공급에만 바빴던 것이 사실입니다.앞으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도시개발 시책을 펴나가겠습니다. 우선 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해서는 부족한 시설을 공급하고,공급이 여건상 곤란할 경우 기반시설의 용량에 맞도록 도시개발을 유도하는 두가지 접근방법을 병행할 계획입니다. 신시가지를 조성할 때는 간선도로 변에서부터 소도로까지 체계적으로 배치하고,자전거 도로나 보행자 도로망을 확대하는 한편 충분한 공원과 녹지를 확보,개발 밀도를 낮춰 건강한 도시환경을 조성할 계획입니다.기존 시가지는 도심지 재개발 사업과 주택개량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도시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대도시 도심지의 토지공급 한계를 극복하고 도심과 부도심에서의 지상과 지하간의 도시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지하공간의 개발과 이용 방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과밀부담금제 도입이 서울시의회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건설부의 생각은 어떤 것입니까. ○지하공간 개발 검토 ▲우리나라는 인구의 44%,제조업의 57%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수도권의 인구와 산업의 과도한 집중을방지하기 위해선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봅니다.그러나 현행 물리적 규제는 시책의 실효성이 없고 여러가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부는 경제적 규제방식으로 전환을 택했습니다. ­행정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교통부와 건설부의 통·폐합설이 나돌고 있는데요. ▲현재의 행정조직은 오랜 기간에 걸쳐 가장 합당하다는 결론에 따라 구성된 것입니다.기능이 일부 공통점이 있다고 해서 모으다 보면 또 다른 불균형이 생기게 마련입니다.물 한가지만 가지고도 공급은 건설부,수요는 상공자원부,수질은 환경처가 맡아 하듯이 목적에 따라 여러부처가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 미국:중(세계의 개혁현장:11)

    ◎“변화만이 살길” 지구촌의 혁신노력 조명/산업계 생존전략 “감량·기술개발”/IBM 30만명중 8만명 연내 해고 미국의 산업이 일본이나 EC,한국이나 대만·싱가포르 같은 후발공업국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구문에 속하는 일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는 「미국산업의 공동화」가 운위되고 있다.2차산업은 경쟁력을 잃어 다 밖에 있고 미국에는 3차산업만 남게 됐다는 말이다.그러니까 고용이 증대되지 않고 고용이 늘지 않기 때문에 미국경제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국의 산업계가 완전히 주저앉아 버리고 만 것은 아니다.나름대로 피나는 변신의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밖으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추진되고 있고 안으로는 민관협조체제,공동기술개발,뼈를 깎는 감량경영 등 생존전략들이 속속 강구되고 있는 것이다. NAFTA는 한마디로 미국의 기술,캐나다의 자원,멕시코의 노동력을 활용해 북미산업을 보호하고 나아가 북미시장을 지키자는 것이다.민관협조체제라는 것은 실은 미국이 지금까지 줄곧 견지해왔던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고 업계간 기술공동개발이란 반독점법(Anti Trust Law)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다.다소 속된 표현을 쓰면 이제 『무엇인들 못하랴』하는 입장인 것이다. 지난 4월28일 디트로이트에서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사상 유례가 없는 민관합동대책회의가 열렸다.브라운 상무장관,라이히 노동부장관,타이슨 경제자문회의장 등 각 부처 관계관들과 빅3(GM,Ford,Chrysler)대표들이 대거 참석한 이 회의에서 구체적인 정책이 결정된 것은 아니나 업계에서는 공해규제완화,미제 자동차및 부품의 대일시장진출확대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대일통상정책 추진 등을 건의했으며 정부는 자동차산업 지원의지를 확실히 했다. 특히 미국정부는 차세대자동차로서의 무공해차량(Clean Car)개발에서 적극적인 정부지원을 약속했고 부품개발에서 업계가 앞으로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노력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번 디트로이트 대책회의는 클린턴 행정부의 적극적인 자국산업보호 정책과 수출확대정책을 확인한 것으로 이는 미국이 그동안 일본에 대해 맹렬히 비난해왔던 「불공정관행」의 답습이란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 숙명의 라이벌관계에 있는 빅3가 대일경쟁력회복이란 기치 아래 기술공동개발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이들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6월 자동차연구위원회(USCAR)를 설립하고 그간 산발적으로 이루어져 오던 공동기술 프로젝트를 통합,체계화 하는 한편 산하에 10개 기술협력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사에의 기술노출을 꺼려 처음에는 기초단계의 기술개발에만 국한해 오던 빅3의 기술협력관계는 최근들어 제품개발 내지 제조공법 개발단계까지 확대 심화되고 있다.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 경쟁업체들이 핵심기술의 공유라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도 공동기술개발의 심도를 높여가고 있는것은 기술개발에 공동협력하고 있는 일본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눈에는 눈」이란 정공법인 셈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극심한 시장경쟁에서 기업이 버텨 나가기 위해서는 경영의 합리화가 필수적이다.경영합리화의 첫 단계는 대략 생산업체 총비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를 줄이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다.미국에 불고 있는 감원바람은 바로 이러한 간단한 원리에서 출발하고 있다.그런데 그 규모가 상식을 뛰어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그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간판기업인 IBM을 들 수 있다.IBM은 95년까지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만명을 감축할 계획이다.IBM은 본래 금년에 5만명을 감원할 계획이었는데 최근 연내에 3만5천명을 추가로 감축하겠다고 발표,93년 1년에만 무려 8만5천명이 IBM을 떠나게 됐다.이러한 과감한 기업재편작업을 통해 IBM은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루이스 거스너 IBM회장은 최근 『우리는 그동안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 들어서는 경영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방위산업이 주축이었던 웨스팅하우스사는 재빠른 변신으로 살아남은 케이스.냉전의종식과 함께 방위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 웨스팅하우스사는 제품의 활용목적을 「걸프전」에서 「치안및 방범」으로 바꿨다.불법이민이나 마약밀매를 공중에서 적발해낼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비행기 개발,강도침입 등 비상사태를 조기 발견해 자동적으로 해당 경찰에 신고해주는 가정안전시스템 등이 바로 웨스팅하우스사가 집중개발하고 있는 분야들이다. 전후 한때는 전 세계 총생산의 48%를 혼자서 생산했던 초공업국 미국이 이제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 내년 최저임금/월 24만5천2백10원

    ◎작년보다 8% 인상… 10만여명 혜택 최저임금심의위원회(위원장 조기준)는 11일 전국 10인이상 사업장에 적용될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24만5천2백10원(시간급 1천85원)으로 확정했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이날 전체회의에서 노·사·공익위원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최저임금인상률은 93년의 22만7천1백30만원에 비해 7.96%가 오른 것으로 지난 88년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도별 인상률은 89년이 26.7,90년 15,91년 18.8,92년 12.8,93년 8.6%였다. 전체근로자중 이번에 확정된 최저임금의 혜택을 받게 되는 근로자의 비율은 2.1%인 10만2천3백12명으로 88년 9만4천명,89년 32만명,90년 18만명,91년 39만명,92년 39만명,93년 22만명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은 지난 8월말 개정된 최저임금법에 따라 내년 1∼8월까지만 적용된다. ◎“경제회생 부축” 노사 공감대/임금안정… 경쟁력 회복 역점(해설)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인상률을 지난88년 최저임금제시행이래 가장 낮은 수준일 7.96%로 결정한 것은 최근의 국민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할 때 무엇보다 임금안정이 시급하다는 데 노·사·공익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경제성장률이 4%대로 전망되는등 경제가 침체국면을 맞고 있어 대만·싱가포르등 경쟁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을 억제해야만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최저임금안은 공익위원의 중재안 없이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최초의 것으로 지난 4월 노총과 경총간의 임금가이드라인 합의와 함께 노·사간 자율적인 임금협상관행 정착이라는 면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이번의 최저임금인상으로 혜택을 입는 근로자는 10만여명이다. 이는 91년의 39만명,92년의 39만명,93년의 22명에 비해 두드러지게 감소된 숫자로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사용자측 입장을 대폭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인상률은 이듬해 노사임금협상의 선행지표적역할을 한다. 노조측은 해마다 최저임금인상률을 임금인상요구율의 하한선으로 삼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 노조측 위원들이 이를 뻔히 알고도 낮은 인상률에 합의한 것은 경제가 더이상 악화되면 결국 그만큼의 불이익이 근로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인상률이 최저임금법시행이후 가장 낮게 결정됨으로써 내년도 노·사간 임금인상률은 올해보다도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러 정국장악” 국내외 과시용/옐친 방일 강행의 속뜻

    ◎영토반환 등 현안타결 기대 어려워/북한핵 등 지역안보문제 논의 예상 지난해 5월,9월 두차례 방일 연기때와 마찬가지로 옐친의 이번 방일강행도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한가지 목적을 위해 일을 밀어붙이는 「옐친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지금 어느모로 보나 그가 자리를 비울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2백여명의 사망자를 낸 유혈참극이 벌어진게 바로 엊그제이고 지금도 모스크바는 비상사태하에 있다.그래서 많은 관측통들이 그의 방일강행의 가장 큰 목적이 의회해산 뒤 자신이 정국을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음을 국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일본방문이 목적이 아니라 「러시아를 떠나는데」목적이 있다는 말이다. 두 나라간 몇가지 실무적인 현안은 있다.양국정상회담 뒤 원자력 발전·수송및 장거리통신·재정운영방법·우주산업·민수화지원·의약·환경 등 16개 분야에서 양국협력체제 구축을 명시한 「경제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다.이 선언문에서 일본은 또 러시아의 국제통화기금(IMF)및 세계은행가입이 성사된 후 러시아의 GATT가입 적극지원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이와함께 북한의 핵개발의혹과 관련,한반도의 핵확산을 우려하는 합의문서도 조인될 예정이다.이는 그동안 북방도서반환,경제지원 등에 치중해왔던 양국관계가 지역안보문제로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은 그동안 대러지원이 미흡하다는 서방국들의 비난을 의식,지난주 2억달러의 대러추가지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미집행차관에 대한 추가집행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일본은 현재 차관약속분 50억달러중 5억달러만 집행해놓고 있다. 그러나 양국 최대현안인 쿠릴열도반환,평화조약체결문제는 깊이있게 논의될 여지가 없다는게 관측통들의 공통된 견해이다.일정부가 요구중인 영토반환문제는 우선 옐친정부 스스로 일관된 방침이 서있지 않다.외무부쪽에서는 지난 56년 일소협정에 의거 4개섬중 2개부터 순차반환한다는 입장인 반면 체르노미르딘총리 등은 영토반환은 거론조차 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유혈진압 부담과 함께 앞으로 총선·대선 등 굵직한 정치일정을 소화해내야할 옐친으로선 온존하고 있는 국내 보수민심 등을 감안,이같이 민감한 사안에 쉽게 손을 댈 입장이 아니다. 일본으로서도 영토반환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마당에 대규모 경제지원은 동의해 줄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호소카와총리는 유혈진압직후 미국,유럽등 다른 서방국들과는 달리 러시아의 폭력사태에 유감을 표시했다. 옐친대통령은 이런 여러 요인들을 감안,오는 12월 예정인 총선을 공정하게 치른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일본에 공정선거감시단파견을 요청하는 등 정치적 제스처에 주로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현안타개나 굵직한 경제원조는 못받아내더라도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만 받아내면 소기의 방문목적을 달성한다는 계산인 것 같다. 옐친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10일로 끝내기로 한 비상사태를 18일까지 연장하는 등 불재중의 집안단속에 단단히 신경을 써놓았다.이렇게 「무리하게」 강행한 방일이 과연 그의 국내 정치적 입지는 물론 경제회생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 경제 난맥상/작년 물가 20배 올라 파탄직면(러시아는 어디로:4)

    ◎보수파 유혈진압 이후의 정국전개/옐친 사유화 “충격 요법” 빈부차 확대/시장경제 토대 전무속 무리한 개혁/기업도산·실업자 급증 해결책 없어 고민 러시아의 권력대결을 흔히 서방에서 치부하듯 정치적 선악의 대결로만 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이 대결의 밑바탕에 정치적 이해타산외에 러시아의 경제회생책에 대한 첨예한 의견대립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불행히도 지금 러시아의 경제는 대립중인 이들중 어느 한쪽에 의해 쉽게 치유되기 어려운 중병에 걸려 있다. 벤츠승용차를 타고 달러숍에만 다니며 입고 먹는 계층이 날로 느는가 하면 휴지나 다름없는 10루블짜리 한장을 구걸하는 사람이 지천에 깔린게 러시아의 현실이다.빈부격차,인플레,관료부패,의료·교육제도의 붕괴 등 개혁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들은 다수의 국민들을 극도의 절망속으로 몰아 넣었다.지난 한해동안 평균물가는 20배가 올랐다.이로 인해 월급생활자인 대다수 국민들의 생활은 파탄직전에 이르렀다. 이 마당에 쇼크요법식 경제개혁을 추진해온 옐친대통령은 「선」이고 대신부작용들에 대해 보완책을 마련하며 점진적인 개혁을 하자는 의회보수세력은 「악」이라는 도식적 이해는 현실을 너무 도외시한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이번 유혈사태도 불만세력을 양산시킨 옐친대통령에게 원인제공의 근원적인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을 갖는다. 옐친개혁의 선봉장인 가이다르부총리가 추진하는 개혁의 요체인 사유화에 대해서도 일반의 지지는 저조하다.많은 국민들은 국가재산의 사유화는 주로 마피아인 신흥부자들과 결탁한 고위관료,공장책임자들의 주머니만 채워주었을뿐이라고 믿고 있다.이번 사태직전 러시아 여론조사들을 보면 조사 대상자의 3분의 2가 『사유화가 국가재산을 극소수 사람들의 수중에 모아주었다』고 답했다. 옐친대통령은 7,8일 연이어 부실기업에 대한 보조금철폐 기업파산법 등을 선포,쇼크요법식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러시아기업의 70%는 종업원 1천명이상을 거느린 대기업들이다.참고로 미국에서 종업원 1천명이상의 기업비율은 26%에 불과하다.옐친대통령은 생산성은 낮고 고용원만 많은 이들 거대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기 전에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반면 보수파들은 오히려 이 공장들에 보조금을 주어 먼저 생산을 늘리고 실업자는 최소한으로 줄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옐친의 또다른 고민은 충격요법식 경제개혁을 소화해낼 시장경제의 하부구조가 전무하다는 점이다.70년의 중앙통제체제로 시장경제의 바탕은 모두 파괴됐고 게다가 모든 기업은 경쟁이 필요없는 독점체제이다.「실업자가 없는 사회」를 건설한다는 사회주의 이념은 모든 공장·사업장들을 필요없는 인력들로 득실거리게 만들었다.여기서 생겨난 노동자들의 나태,무책임성은 지금도 바뀔 기미가 없다.시장경제의 주축이 돼야할 소규모 소비재,서비스업의 토대는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옐친개혁의 단기승패는 생산량하락과 인플레를 막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지난 1년간 GNP는 15% 하락,인플레는 지난 8월 한달 30%에 달했다.부실기업의 문을 닫게하고 국가보조금을 없애다보니 생산량이 전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이에 대해 가이다르부총리는 긴축정책을 계속할 경우 95년말쯤 생산량이 바닥을 치고 그 다음부터는 상승곡선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도 결국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러시아의 토양에는 맞지 않는 가설이라는 반박도 있다.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생겨날 대규모 기업도산,실업자문제에 대한 대책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들 부작용들에 대비하다간 대규모 재정소요로 개혁구도 자체가 흔들릴게 뻔하고 반대로 이를 무시할 경우 또다시 엄청난 사회·정치적 혼란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옐친개혁이 처한 딜레마는 깊다.양자중 한쪽을 택해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겠지만 위험부담은 결국 마찬가지인 셈이다.
  • 문화와 고운 심성/김영준 바이얼리니스트 서울시향 악장(굄돌)

    아름다운 음악의 도시 빈에서 유학시절,나는 수업을 마치고 나면 자주 도심 한가운데 있는 시립공원으로 가서 비엔나커피를 한 잔 마시는걸 즐기곤 했다. 숲이 우거진 빈 시립공원의 한쪽 커피숍에서는 하루 종일 조그마한 오케스트라가 왈츠·폴카등 가벼운 곡들을 연구한다. 아기를 보는 아낙네들,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산책하는 사람들,벤취에 앉아 정감있게 얘기 나누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창출한다. 언젠가 한번은 음악회장에서 멋진 신사복을 입은 청중을 만났는데 얼굴은 익숙한데 누군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음악회가 끝난후 그 신사와 휴게실에서 그날 있었던 음악회에 대한 얘기도 나눠봤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시장에서 그때 그 멋진 신사를 또 만났다.그는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었다.반갑게 인사를 하고난후 자연스럽게 우리는 음악에 대한 얘기를 나눈 기억이 난다. 해방후 6·25를 경험한 우리나라를 지금까지 계속 경제적인 발전을 해왔다.배고픈 시절을 겪은세대들이 몸으로 때우는 노동을 해 왔기에 오늘날 젊은 세대가 더욱 좋은 환경속에서 교육을 받고 또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아직도 가난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60년대를 생각하면 실로 눈부시다. 그러나 신문·TV를 통해 듣는 소식들은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섬짓한 사건들.천진난만한 동심을 가져야 하는 어린이들에게서 조차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효소에 까지도 맛을 내는 효과가 있다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사회를 풍요롭게,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는 음악을 포함한 문화적인 행사를 사회곳곳에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야한다.언제 어디서든지 좋은 음악이 항상 곁에 있을때 인간의 심성이 부드럽고 여유있는 삶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얼마전 프랑스 대통령이 많은 문화인과 함께 온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운다.정부는 물론 우리 모두가 풍요롭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이탈리아:중/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의 위력(세계의 개혁현장:8)

    ◎“변화만이 살길” 지구촌의 혁신 노력 조명/국민적 부패추방운동 이후 경제도 회생 거리에 기관단총을 든 헌병들이 보이고 신문과 텔레비전이 연일 고위 공직자에 대한 수사당국의 조사와 마피아의 폭탄 반발을 보도하고 있다시피하지만 로마나 밀라노의 거리는 평온했다.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어떤 제한이나 불편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나 스페인 광장에는 여전히 관광객이 들끓었고 폭발사고가 있었던 성요한 성당에도 변함없이 순례객이 줄을 이었다. 정치적 격동과 경제침체를 겪고 있지만 이것이 이탈리아 사람들의 낙천적인 미소까지 지울 정도는 아닌 듯했다.『이제 이탈리아는 일어선다』는 낙관적인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로마에서 만나 본 사람 가운데 하나는 정치학자로서 이탈리아 외무부 산하 아시아연구소에 있는 안토니오 로케 박사였다.개혁에 바쁘거나 아니면 개혁바람에 목이 건들거리거나 해서 정부 관리들은 만나기가 어려웠다.그는 대화 중에 『내년에는 이탈리아가 유럽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자신있게 말했다. ­이탈리아의 개혁을 어떻게 보는가. 부정적인 면은 없는가.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부패추방운동)는 이탈리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모든 분야에서 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새로운 희망이 이루어지리라고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정치와 함께 모든 분야를 주무르던 구세대 정치인들이 밀려나고 그 자리를 전문가들이 메우게 됐다.국민은 법관에게 정의를 요구하고 있으며 올바르지 못한 시스템들은 타파되고 있다』 ­이탈리아 정치인들이 부패하게 된 이유는. 『1943년 이후 50년 동안 기민당,사회당 등이 다른 여러 정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여 줄곧 통치를 해왔다.그러면서 이 정당들이 함께 부정을 저질러 올 수 있었다.국민이 이들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소련과 관련을 맺고 있는 공산당의 집권 우려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경제상황은 어떠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국영기업이 많아 사기업과 균형이 맞지 않았다.오래전부터 민영화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어 왔지만 이뤄지진 않았다.은행과 에너지·교통·통신 분야는 모두 국영이다.신문사·방송사들 사장까지 정치권에서 결정했다.이제 정치적인 인물은 다 떨려나가 전문가들로 그 자리가 채워지고 나쁜 제도의 구속도 없어져 잘 돼가고 있다.가장 경제가 나빴던 때는 지난해 9월이었는데 유럽통화제도에서의 탈퇴와 이탈리아 화폐의 평가절하가 있었다.올해 6월 이후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했다.내년에는 유럽의 선두그룹의 하나가 될 것이다』 ­참피 총리는 잘하고 있는가. 『잘하고 있다.6∼7개월후면 국회가 바뀌는데 그때 가서도 참피 총리는 계속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국민 대다수가 그를 지지하고 있다』 ­마피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인사·제도개선 강력 추진/“내년엔 유럽경제 선두에” 『마피아는 문화적 문제이기도 하다.지난 세기에 이탈리아가 통일될 때 시칠리아는 독립하려 했다.수세기 동안 시칠리아는 독립의지를 지녀왔고 아랍적인 독특한 성격도 지켜왔다.그것은 비밀주의와 혈연주의다.1백40년전 이탈리아가 통일됐지만 그전에는 시칠리아 왕국과 나폴리 왕국이 있었으며 스페인과 연합하고 있었다.북부는 오스트리아 제국 영향권에,중부는 교황의 통치 아래 있었다.시칠리아인들은 정치적으로 지방에 집착하였고 그 풍토속에서 불법적인 인물이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정치에 진출할 수 있었다.이제 불법과 합법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가 마는가를 작은 도시의 주민들이 선택해야 한다.우리는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쪽에서 먼저 묻지 않으면 마피아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로케 박사도 그랬지만 중소기업체 사장인 다니엘 다 로스씨도 그랬다. 국가적 수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마피아와 부패 공직자 문제는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개혁이 빨리 마무리되는 것이 경제에도 좋다.마피아 이야기가 자꾸 나오니까 이탈리아 하면 마피아를 연상하고 혼란스러운 나라로 알고 있다.수출에 지장을 준다.그러나 마땅히 정리돼야 할 일은 정리돼야 한다』 참피 총리를 지지하고밀라노 부패척결의 기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검사에게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보내고 있는데서 이탈리아 국민들의 개혁 열망을 읽을 수 있다.디 피에트로 검사는 국민 모두가 그의 경호원이기 때문에 마피아도 해꼬지를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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