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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농가부채 올바로 이해를/권재한 농림부 협동조합과장

    농가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표현으로 ‘농촌에는 빚 없는 농민이 없고, 연대보증으로 마을단위 연쇄 도산이 심각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 통계청이 2004년말 기준으로 조사한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전체 124만 농가 가운데 26.4%인 32만여 농가는 빚이 없는 ‘무부채’ 농가이다. 연대보증 대출 비율도 아주 낮다.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9년에 농촌지역에서도 연대보증에서 빚어진 폐해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그 당시에 농업정책자금 가운데 연대보증 대출비율이 25%를 차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0년부터 농가의 인적 연대보증을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으로 대체하는 부채대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04년말 농업정책자금 대출 중 연대보증 대출 비율이 7%로 크게 낮아졌다. 연대보증에 따른 부채고리의 악순환을 끊게 된 것은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결과다. 신용보증기금 규모는 1995년 4조 4000억원에서 2004년말 19조 2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정부는 앞으로도 농업인에 대한 신용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신용보증기금 규모를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밖에도 농가부채가 생기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농업경영 회생자금’을 지원하고 ‘농지은행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농업경영 회생자금 지원은 농산물 가격하락, 재해, 보증피해 등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농업경영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워크아웃(work-out)’제도이다. 농지은행제도는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농가부채 대책이다. 농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농지가 경매에 넘어가면 실거래 가격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경락되어 손실을 입게 된다. 제값을 받았다면 부채를 상환하고도 남았을 텐데 부채도 채 갚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다. 이 경우 농지은행이 담보농지를 매입해 부채를 상환하게 하고, 그 농지를 매도농가에 장기간 임대영농하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경영회생을 지원하는 것이다. 임대기간 중에는 농지를 제3자에게 매도하지 않도록 했다. 정부는 농가부채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적합한 정책 대안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권재한 농림부 협동조합과장
  • [파산자의 희망찾기] (4) 千법무에 듣는 파산

    [파산자의 희망찾기] (4) 千법무에 듣는 파산

    정치인 출신의 장관이자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천정배 법무부 장관. 그는 인권과 민생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지론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에게 고품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생 법무’. 천 장관은 개인파산과 회생제도는 주요 사회안전망으로 그 기능을 다하도록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천 장관을 만났다. ▶파산제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채권자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채무자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가 아니다. 경제적인 파탄에 빠진 사람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게 사회적 효용이 훨씬 크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기초로 하고 있다. 두 가지 시선이 있다. 태만과 낭비 등 개인 책임론과 국가의 잘못된 정책 및 자본주의 시스템에 따른 불가피한 희생자라는 시선이다. 두 가지를 균형있게 봐야 한다.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이르고 빈부 양극화가 심해져 서민 생활이 어렵다. 가계부채를 급증시킨 정책 실패가 있었고 금융권의 카드 남발에 대해 감독 책임을 못했다. 이들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는 것은 인권과 삶의 질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파산하면 180개 이상 직업의 차별이 생기는데 개선 방안은. -그동안 파산자를 도덕적 파탄자로 대우했다. 금치산자나 한정치산자와 같이 취급했다. 파산으로 인한 직업 차별은 거의 모든 직종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별히 고도의 윤리성이나 신뢰 관계가 요구되는 직업을 제외하고 폐지해야 한다. 국회에 의원 발의 법안이 있다. 미국은 파산자에 대해 어떤 차별도 해서는 안 된다는 조문이 있다고 들었다. 취업 장벽을 허물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불법 채권추심으로 고통받는 채무자가 많은데 대책은 없나. -불법추심은 파산과 개인회생제도의 기능을 크게 훼손시키는 범죄 행위이다. 형법상 강요죄·협박죄로 처벌이 가능하며 추심업체는 기존 법률로 제재가 가능하다. 은행 등 금융기관과 일반채권자들의 과잉채무 독촉행위는 효과적으로 규제할 법률이 미비하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관련 기관과 협의해 제도적인 허점을 보완할 생각이다. 검찰에 강력하게 단속토록 지시하겠다. ▶도산 제도에 미국의 ‘오토매틱 스테이´를 도입할 계획은 없나. -내년 4월 시행될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이른바 통합도산법의 제정 과정에서 파산을 신청하면 채권추심이 금지되는 오토매틱 스테이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도산절차 신청이 남용될 우려가 있어 보류됐다. 파산이 선고되면 면책 결정까지 강제집행이 금지 또는 중지되도록 하고 회생절차에서 법원이 모든 강제집행을 금지할 수 있는 ‘포괄적 금지명령제도’를 도입했다. 오토매틱 스테이가 도산 제도의 활성화에 유용한 만큼 연구를 하겠다. ▶보증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개선할 대책은 없는가. -신용불량에 이르게 된데는 본인 과실도 있지만 친·인척과 지인의 보증으로 인한 것도 많다. 보증은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제도이지만 우리는 비자본주의적인 문화가 결합해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있다. 보증 채무로 인해 서민들이 받는 고통도 크다. 호의(好意)보증의 법률적 효력을 제한하고 보증책임 성립요건을 강화하며 보증채무의 상속제한, 보증계약시 금융기관이 보증인에게 채무자 재산상태를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등 전반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와 협력해 특별법을 만들 수 있다. 파산 절차에서 보증인이 현저히 불이익을 받는다면 법원이 보증채무를 제한하거나 배당 또는 변제받지 못한 부분만 보증채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파산 과정에서 면제재산 범위를 확대할 방안은 없나. -도산제도의 주된 목적은 채무자의 갱생에 있다.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면제재산을 결정하고 그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서는 곤란하다. 현행법은 압류가 금지되는 재산만을 면제재산으로 하고 있지만 서민 채무자에게 부족하다. 지역에 따라 1200만∼1600만원의 소액보증금을 보호하는 등 면제재산의 범위를 확대토록 하겠다. ▶개인회생제도가 담보채권을 구제하지 않아 장점이 반감된다는 지적이 있다. -일정한 소득을 가진 채무자는 개인회생을 이용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유용하다. 현행 도산제도에서 개인회생 절차를 이용하게 할 유인책이 부족한 편이다. 담보채권을 개인회생의 대상에 포함하는 건 좋은 방안이다. 우선 주택담보채권을 포함시킬 수 있다. 농촌 지역은 특수성이 있는 만큼 연구를 해야 할 부분이다. ▶파산 및 회생에 대한 법률적 지원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개인파산 및 회생에 대한 법률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파산·개인회생사건 구조가 활성화되도록 지시했다. 서울, 부산 등 7개 대도시에서 파산·개인회생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전담직원 89명을 확충해 매년 1만건의 파산 및 개인회생을 구조하도록 하겠다. 파산과 개인회생은 채무자 스스로 서류를 작성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본인 신청 지원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해 2006년 1월부터 배부할 예정이다. ▶도산 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활용이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도산제도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제도 자체를 잘 알지 못하거나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다.‘법교육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파산과 개인회생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고 홍보할 생각이다.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을 위한 법과 제도를 갖춘 나라가 선진국이다. 파산제도, 보증제도 등 민생과 밀접한 법과 제도는 선진국의 수준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대담 손성진 사회부 부장급 ●정리 안동환·이효연기자
  • 千장관이 보는 파산

    지난 6월 천정배 법무장관이 취임한 후 법무부에서 가장 바빠진 부서가 있다. 각종 법률안을 연구·검토하는 법무실. 천 장관은 제일 먼저 민생 관련 법안의 대폭적인 제도 개선을 특별지시했다. 천 장관은 인터뷰에서 자신 역시 파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돈 떼먹은 사람들에 대해 강력하게 집행을 해야 하는데 잘못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막상 법과 현실을 보니 다르더라고 했다. 정치인으로, 법무장관으로 민생과 호흡하면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신용불량자 400만명이 개인의 도덕적 해이때문이라고 말하기만은 힘들다는 말이었다. 국가 정책의 실패와 개인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사회·경제적인 배경이 작용했다는 설명이었다. 천 장관이 16대 국회에서 개인회생제도를 발의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천 장관은 “경제활동을 하는 6명 중 1명이, 두세집에서 1명씩은 신용불량자가 존재하는 현실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문제인가.”라고 반문한다. 그가 밝힌 ‘민생 법무’의 방안대로 천 장관은 민생 사범만큼은 엄격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이다. 천 장관은 “교육, 의료, 빈부 등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심해지는데 이래서야 서민들이 편하겠느냐.”면서 “부동산 투기, 부정식품, 불법추심, 사기 등 서민들을 울리는 모든 민생 범죄는 강력히 대처하고 관련 법률안도 손질해 법무부가 앞장서서 서민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비정규직 차별철폐 당을 거점본부로”

    “비정규직 차별철폐 당을 거점본부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임시대표는 18일 다시 대표로 돌아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처방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정신적 압박감이 어깨를 짓누른다.”는 말로 심경을 대신했다. 권 대표는 “10·26 재선거 결과가 위기를 몰고온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 당시 득표율이 창당 시점과 같다고 보면 처음으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라며 새출발의 의지를 다졌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노당에 등을 돌리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당에 비정규직운동본부를 설치했다. 임시대표의 첫 활동도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연대회의 간부들과의 간담회였다. 권 대표는 “차제에 당 조직체계를 비정규직 차별철폐 거점본부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민주노총과 동일체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당 대의원 지분의 30%를 차지하는 민주노총 몫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의견을 감안한 것이다. 쌀협상비준안 문제도 중요한 현안이다. 권 대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것으로 알려지자 “농업회생을 위한 근본대책이 수립되기 전까지 민노당은 온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며 ‘선(先) 대책수립’을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 관심이 끊이지 않는 열린우리당과의 공조 문제에 대해서는 “연정과 정책공조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도청 대상이었다는 보도에 대해 “국정원장들이 하도 부인해서 안전할 거라고 반신반의했다.”면서 “혹시 집안에 도청장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노이로제에 걸렸었다.”고 술회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삼성 존경받는 기업 32위

    삼성그룹이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선정해 18일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50개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32위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존경받는 세계 최고경영자(CEO)’ 순위에서 각각 42위와 47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순위에 포함됐고,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21위였으나 대선자금 의혹 등으로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존경받는 기업 순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7년 연속 정상을 지키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GE, 도요타, 코카콜라, 월마트,BP, 프록터 앤드 갬블(P&G), 애플, 지멘스 등이 뒤를 이었다. 톱 10에는 미국 기업이 7개 포함됐다.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비디오 아이팟’을 공개한 애플은 지난해 42위에서 9위로 껑충 뛰었으며, 스타벅스와 구글이 각각 14위,39위로 순위에 처음 진입했다. 삼성은 지난 2002년 42위로 처음 순위에 들었다가 2년 연속 32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3위 도요타 외에 소니 에릭슨(18위), 혼다(20위), 닛산(37위) 등 4개 기업이 순위에 올랐다.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는 MS의 빌 게이츠가 여전히 1위였고, 잭 웰치 GE 전 회장, 카를로스 곤 닛산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존 브라운 BP회장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영향력있는 비즈니스 작가나 경영 전문가로는 최근 타계한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가 1위를 차지했다. 주주가치 창출 부문은 MS가, 기업회생 부문에선 닛산, 고객 서비스는 도요타가 각각 1위에 올랐다.MS는 혁신 순위에서도 최고 기업으로 평가됐다.FT의 존경받는 기업조사는 25개국의 기업 고위임원과 펀드매니저 등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선정된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하면 금융거래 차별받나요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아파트 5채를 샀습니다.IMF사태 때 집값은 폭락하고 대출이자율은 2배로 올라 아파트를 모두 경매로 넘겼습니다. 그래도 빚이 남았습니다. 지금은 연체이자까지 붙어서 갚아야 하는 빚이 3억원을 넘습니다. 월급 130만원으로 세 식구 월세내고 살기도 힘든데, 파산신청을 하려고 하니 주변에서 말립니다. 파산을 하면 신용상 불이익이 생기니 빚을 약간이라도 갚는 개인회생을 하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여유돈이 월 10만원도 안생기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서진식(42) 채권자 단체는 고객 금융거래나 연체실적에 관한 정보를 전산망에 올려 공동으로 활용합니다. 파산 신청으로 면책을 받은 사실도 채권자는 기록해 두고, 기록을 7년 정도는 유지하는 듯합니다. 이는 사업자들의 공동행위(boycott)에 해당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금지할 수도 있고, 국가의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이 이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차별행위로 불법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기 전까지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용정보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빚을 갚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금융채권자들은 채무이행을 못하면 바로 신용불량자로 등록해 이들을 차별했습니다. 파산 선고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빚을 갚지 못한 사람의 파산·면책 기록이 자신의 신용정보에 포함된다고 해도, 이미 손상된 신용에 대해 다른 분류를 적용받는 것일뿐 새롭게 신용에 손상에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오히려 파산·면책을 받는 것이 받지 않은 것보다 신용정보상 개선이 이루어집니다. 파산·면책을 받는다면 7년 동안 기록이 유지되지만, 면책을 받지 못해 연체된 채무가 계속 남아 있다면 신용정보상 손상도 남게 됩니다. 채권자는 소멸시효 완성을 방치하지 않고 판결을 받아 채권의 만기를 연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신용기록은 채무자가 죽을 때까지 유지됩니다. 즉 파산·면책은 영구히 유지될 신용불량정보를 7년으로 단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금융채무로부터의 해방인 파산·면책은 새롭게 생길 수 있는 채무에 대한 상환능력이 높아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 자체로 신용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많은 신용카드 회사가 면책을 받고 꾸준히 금융거래를 한 사람에게 새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라고 제의합니다. 파산·면책을 받지 않은 채무자에게는 결코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금융기관의 신용등급 면에서 개인회생보다 파산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보통 5년 동안 총 채무액의 일부를 갚게 하는 개인회생 제도에서는 변제기간을 마쳐 면책을 받은 채권자에게도 다시 7년 동안 신용 손상 상태가 지속됩니다. 파산보다 3∼8년 더 불리하다고 하겠습니다.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판사47% “파산급증은 카드정책 실패탓”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판사47% “파산급증은 카드정책 실패탓”

    서울신문이 전국의 개인파산 담당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은 파산자의 재기를 위해 완전면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2005년 10월 전국 법원의 평균 면책률은 99%에 이르고 있다. 파산만큼은 ‘파크타 준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ㆍ계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라는 민법의 근본 원칙이 수정되고 있는 셈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무능력한 기업은 청산이 가능하지만 사람은 그럴 수 없는 국가의 인적 자본”이라고 말한다. ●오토매틱 스테이 도입 의견 다수 파산 판사의 47.4%는 파산을 신청하면 자동으로 채권추심을 중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21.1%는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10.5%는 ‘대안 입법이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 인권침해적인 채권추심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이다. 오토매틱 스테이(Automatic Stay)는 미국 제도로, 우리나라에서 내년 4월 실시하는 통합도산법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다만, 개인회생에 대해서만 법원의 재량으로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한 판사는 “부작용의 우려가 있어 통합도산법에 도입하지 않았다. 판사가 직접 채권추심을 중지하는 명령 등 대안 입법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체의 15.8%는 “채무자들이 추심당할 재산이 없어 필요치 않다.”“회사정리에 맞는 제도로 개인파산에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권 특수기록 판사들도 논란 은행 및 신용정보기관 등 금융권이 7년 동안 보관하는 파산자의 ‘특수기록’은 판사마다 견해가 엇갈렸다. 그러나, 특수기록 때문에 면책자의 사회적 복귀가 제약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응답 판사의 42.1%는 ‘특수기록 보관’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A판사는 “면책을 받았어도 신용관리가 떨어지고 다시 변제를 못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채권자가 일정 기간 참고자료로 보존은 가능하다.”고 말했다.B판사는 “미국도 파산자의 기록을 갖고 신용관리를 하지만 금융거래는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21.1%와 26.3%는 “문제가 된다.”,“사회적 합의나 입법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C판사는 “면책자의 경제활동을 금융기관이 차별하는 것은 파산제도의 취지에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D판사는 “복권이 돼 소멸될 기록을 금융기관이 활용하는 것은 문제이지만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 실책이 파산 급증 원인 파산 담당판사 10명 중 5명은 정부 카드정책의 실책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26.3%는 경제 시스템의 문제로,15.8%는 외환위기와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이유로 들었다. 한 판사는 “금융기관의 무차별적인 신용카드 남발은 여전히 지속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는 “신용카드 남발, 고액의 주택 융자금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경제 시스템의 오류가 크게 작용했다.”고 풀이했다.47.4%는 채권자의 도덕적 해이가 크다고 한 반면,36.8%는 “문제삼을 수 없다.”고 응답했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초기 파산자 182명 추적…11명 세상 등져

    초기 파산자 182명 추적…11명 세상 등져

    파산자에게 재기의 길은 사실상 낙타가 들어갈 수 없는 ‘바늘 구멍’마냥 좁고 가파르다. 고학력에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중산층 파산자보다 저학력의 빈곤층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난 3일 서울 성북동 고급주택가의 뒷골목으로 한참을 꺾어 올라간 산동네.1999년 6월 면책이 된 파산자 이윤숙(당시 50세·여·가명)씨를 찾는 길이었다. 수소문 끝에 이씨의 집을 찾았지만 그녀는 2003년 12월25일 숨졌다. 사인은 알코올중독.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과 함께 홀로 생계를 잇던 이씨였다. 취재팀이 98∼99년의 초기 파산자 182명 중 일부를 추적한 결과, 상당수는 현 주소지에 살지 않았다. 또 11명은 파산 후 6∼7년 사이에 사망했고 50대가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을 다시 체제로 끌어들이는 패자부활전의 시스템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 교수는 “미국 역시 금융시장 진입에 이자율과 수수료 등 일정 부분 차등을 두지만 직업과 사회활동에는 제약이 없으며 금융거래와 대출도 가능하다.”면서 “파산자의 재기를 위한 장벽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파산자 앞에 놓인 사회·경제적 장벽에 대해서는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판사들도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서울신문이 전국 14개 법원의 개인파산 담당판사 25명(개인회생 제외) 가운데 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권이 7년 동안 보관·공유하는 파산자의 면책 기록인 ‘특수기록’에 대해 판사들의 21.1%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을,26.3%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일부 판사는 “평등권 침해 여지가 있어 법적으로 타당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42.1%는 금융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내부 정보로 ‘법률적으로 문제삼을 수 없다.’고 응답해 상반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개인파산 판사 10명 중 5명은 채무자의 변제능력에 상관없이 카드를 발급한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 채권기관의 책임론에 무게를 뒀다. 일부 판사들은 설문조사에서 “금융기관이 카드대금의 수수료와 이자율 등을 인상하며 국민에게 이를 전가시켜 손실을 보전했다.”는 직설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전체의 47.4%는 파산 급증은 정부 카드정책의 시행착오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IMF “한국 경제 회복중”

    국제통화기금(IMF)은 17일 “한국의 경제활동이 올해 초부터 살아나기 시작했고, 올해 전체에 걸쳐 꾸준히 증가해 3·4분기에는 강한 성장률을 보였다.”면서 “한국 경제가 회복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의 정례 반기협의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IMF는 “놀랍게도 이러한 회복은 거의 2년간 잠자던 민간소비의 회생에 의해 주도됐다.”면서 “첨단 과학기술 생산품 등에 대한 해외 수요 등으로 수출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IMF는 이런 고무적인 추세가 계속돼 올해에는 3.8%, 내년에는 5%로 성장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은 아직 시작 단계이며, 경제의 일부 부문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가 둔화되고 회복 시기가 불명확한 점을 들어 거시경제정책이 지속적으로 경제회복을 뒷받침해야 하며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지정변호사제’ 제안 정준영 판사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지정변호사제’ 제안 정준영 판사

    “개인파산과 회생은 자본주의 모순을 해결할 가장 인간적인 제도이자 비상구입니다. 여전히 한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이 파산을 회피하며 작은 빚을 큰 빚으로 부풀리고 있습니다.” 대법원 송무심의관 정준영(사시 30회) 판사는 법원 내 파산·회생 분야의 검증된 전문가이다. 지난 13일 대법원이 발표한 저소득층에 대한 국가 지원제도인 ‘개인파산·개인회생 소송구조 지정변호사 제도’를 착안한 실무 책임자이기도 하다. 정 판사는 파산을 적극적인 개념의 ‘사회안전망’이자 ‘브리딩 스페이스’(Breathing Space·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파산 제도가 원리대로 작동만 잘 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면책 이후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 판사는 “취업을 하고 싶어도 신원보증이 안 되고 최소한의 생계자금 대출과 금융거래도 차단된다면 개개인이 기술과 능력을 발휘해 어떻게 장래 소득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면서 “사회·경제적 복귀의 진입 장벽이 높고 차별로 인해 재기에 실패하면 결국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해 국가 예산을 지원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그는 5년 전에 비해 100배 가까이 파산 신청이 늘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남용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인식을 보였다. 정 판사는 “파산 남용이나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에는 엄격한 견제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과연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도달하도록 채권기관의 신용 남발과 도덕적 해이는 없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산선고로 인한 각종 불이익과 사회적 차별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수단이 될지는 몰라도 동시에 파산을 기피하는 강력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개인파산과 회생은 법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금융권이 국가적인 정책과제로 현실적인 재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DJ 몰릴수록 민주당은 뜬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의 구속에 대한 민주당의 요즘 심정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입고 있는 이미지 흠집에 연일 우려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급상승하는 ‘주가’엔 내심 쾌재를 부르는 듯하다. 일단 두 전직 원장의 구속은 DJ정부 시절 여당이었던 민주당으로서는 불명예스러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때문에 불법도청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애써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17일 당 차원에서 변호인단을 구성, 변론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분당 이후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으로서는 ‘회생’의 기회이기도 하다. 적어도 ‘DJ적자’ 논쟁에 관한 한 열린우리당과의 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건을 현 정부의 ‘정치적 음모’로 치부해 ‘현 정부 대 DJ’와의 대립각을 확실하게 세우겠다는 속내도 있는 듯하다. 이렇게 될 경우 열린우리당과 양분해 왔던 DJ 지지층을 대거 민주당쪽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종필 대변인은 17일 “민주당을 분당시킨 열린우리당에 온 몸으로 맞서 민주당을 지켜온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민주당의 오른 주가는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DJ를 면담한 이후 언론 인터뷰가 쇄도하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17일 하루 동안 4건의 언론 인터뷰를 가졌고, 다른 당직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격려전화도 쇄도하고 있다고 민주당측은 밝혔다. 한편 한 대표는 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사건을 현 정권의 ‘국면전환용’ ‘김대중 죽이기’로 규정하면서 DJ와 노무현 정부 사이에 커다란 골이 형성됐음을 강조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도정일·최재천 지음

    국내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대중에게 ‘대변’해온 영문학자 도정일과 생물학자 최재천이 마주앉았다. 각기 대학(경희대 영어학부와 서울대 생명과학부)에 적을 두고 연구와 강의에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으면서도 대중과의 소통을 유독 강조했던 두 사람이다.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도정일은 독서운동과 문화운동에, 동물행동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최재천은 왕성한 저술을 통해 과학과 대중의 소통에 매진해왔다. 결국 이들이 만난 것도 ‘소통’, 즉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소통을 위해서다. 도정일의 표현대로라면 ‘동물인간과 인간동물 사이의 소통이 어떤 것일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자’는 것.‘생명공학 시대의 인간의 운명’이 그 소통을 관통하는 테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10차례의 대담을 나누었다.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휴머니스트 펴냄)는 이들이 나눈 대담에다가 출판사측이 시도한 4차례의 인터뷰를 더해 엮어낸 책이다. 주요 내용은 13개의 테마로 보는 새로운 지식세계다. 유전자와 문화, 복제와 윤리, 창조와 진화,DNA와 영혼, 육체와 정신, 신화와 과학, 인간과 동물, 아름다움과 과학, 암컷과 수컷, 섹스·젠더·섹슈얼리티, 종교와 진화, 사회생물학과 정신분석학 등등. 도정일은 21세기의 화두인 생명공학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지금 생명공학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매혹하고 있다. 죽지 않는 인간, 병에 걸리지 않는 인간, 천재 생산, 성격 개조 등등. 생명공학은 지금까지 인간이 운명으로 받아들였던 자연적 한계를 일거에 제거할 수 있다는 기대와 환상을 뿌리고 있다, 인간이 불멸의 문턱에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하지만 최재천은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생명과학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미래는 모든 사람이 최대 수명인 120세까지 질병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120세 생일까지 섹스도 하고 테니스도 즐기면서도 신나게 살다가 아무 고통없이 떠나는 것이다. 이런 세상이 생명과학자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도정일은 묻는다. 생물학적 프로그램만으로 인간의 행동과 가치를 다 설명할 수 있느냐. 생물학이 특별히 인간다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여기에 대해 최재천은 ‘생물학적=유전학적’이라는 편견이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맞받는다. 생물학엔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형질들이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가에 대한 모든 학문이 포함된다. 비생물학적 차원이라는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영혼은 유전되는 것일까?최재천은 ‘영혼도 DNA의 씨앗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모기가 알에서 깨어나면 인간에게 날아와 피를 빨아대는 행위는 이를 명령하는 DNA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인간의 경우 세대가 겹치는 바람에 꼭 DNA속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살아 있는 전 세대 사람에게서 살아있는 다음 세대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이 있다. 문화적 유전을 하는 것이다. 도정일은 그러나 여기에 대해 반박한다. 영혼은 과학적 존재 입증의 대상이 아니라 종교적 믿음의 범주이고, 따라서 복제되지 않고 유전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영혼이란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고, 그 존재를 믿고 싶어하는 성향 자체는 인간의 DNA에 들어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결국 그는 ‘생물학적으로 복제·유전되는 것은 그 성향’이라는 수정안을 제시한다. 상당 부분 두 사람은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내면서도 인간을 가운데 놓고 인간을 위한 접점을 모색한다. 그리고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타자와 공존하려는 성찰이 요구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도정일에게 그것은 두꺼운 세계다. 인문학적 소양이란 결국 타자를 이해하고 긍정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가슴을 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최재천 또한 이점에선 다르지 않다. 과학자들에게도 타자와 공존하려는 생태학적 성찰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화답한다. 생명복제의 시대, 인간이 어떤 존재이고,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지를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가로지르는 사유를 통해 곱씹어보게 하는 책이다.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회플러스] 21일째 단식 강기갑의원 병원후송

    농업회생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21일째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15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갑자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 [파산자의 희망찾기] 땅·집 담보 구제 ‘농민회생제’ 도입을

    [파산자의 희망찾기] 땅·집 담보 구제 ‘농민회생제’ 도입을

    “우리 현실에 빚없는 농민 없고 이들이 파산을 신청하면 완전면책을 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한 지방법원 A판사의 말이다. 농민 파산자는 전체 파산 비율 중 아직은 극소수이다.A판사는 “지금은 수면 아래에 있지만 연대보증으로 수많은 채무자들이 얽혀 있는 구조로 미뤄볼 때 농민 파산은 농촌 경제를 붕괴시킬 정도로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농촌 파산의 핵심고리는 ‘보증’이다. 도시 파산자가 ‘카드 돌려막기’로 빚을 불려갔다면 농촌 파산자는 대출 만기가 올 때마다 보증인을 세워 신규 대출을 받는 ‘보증인 돌려막기’로 빚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준기 박사는 “2000년 이후 농촌 연대보증인들을 농수산 신용보증기금으로 대체해 연대보증 문제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됐지만 현재 이 기금마저 바닥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민들의 채무와 연대보증 실태에 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농협에 관련 자료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공개하지 않아 농촌의 채무 실태마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훼·원예, 유리하우스, 축산 등 시설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농촌의 경우 고질적인 ‘어깨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을 전체가 한꺼번에 파산할 위기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서민경제운동본부 양규서 실장은 “전북의 한 화훼단지에서는 농민 한 사람당 2억∼5억원의 빚이 있으며,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면 어깨보증으로 그때 그때 위기만 모면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농촌 채무가 수년간 해결되지 않고 고질적으로 쌓여온 것이라 파산하려는 농민이 채무 내용을 모두 챙겨 파산 서류를 작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연쇄파산을 막을 해결책으로는 보증인에 대한 재량면책 제도를 꼽을 수 있다. 법원이 주채무자의 파산 때 보증인의 면책을 재량 범위 내에서 허가하는 방식이다.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권정순 변호사는 “재량면책이 과격한 발상 같지만 보증이 남용되는 우리 현실에서 법원에 충분한 판단의 여지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파산전문 김관기 변호사는 “보증 제도는 모든 나라에 있지만 우리처럼 남용하지 않는다.”면서 “대가 없는 보증을 무효로 처리하는 미국의 판례를 볼 때 우리 보증도 무효화할 수 있는 경우가 상당부분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보증 채무에 대한 심리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광주지법의 한 판사는 “보증채무 외에 기타 채무가 많을 경우 면책 판단을 위한 심리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황의식 박사는 “파산하지 않고도 도시 채무자를 살리는 개인회생제도처럼 농촌 현실에 맞는 농민회생제도를 마련해 연쇄파산을 막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농촌 줄파산 ‘공포’

    농촌 줄파산 ‘공포’

    농촌 줄파산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한 마을 사람들이 나란히 보증을 서는 ‘어깨보증´, 채무자가 잠적하면 보증인을 주채무자로 바꾸는 ‘엎어치기´ 등 농촌 사회에 퍼져 있는 편법적인 채무변제 방식이 연쇄파산의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파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시 파산에 이어 연대보증으로 얽히고설킨 농촌의 줄파산이 심각한 수위로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농민들은 개인회생제도를 농촌 현실에 맞지 않아 꺼린다. 파산전문 박용석 변호사는 두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카드빚이 상대적으로 많은 도시 사람과 비교해 땅과 집을 담보로 잡힌 농민들이 많다는 점이다.1억원 농지에 근저당이 8000만원 설정돼 있다면 현재 개인회생제도에서는 이 8000만원을 빚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개인회생제도는 담보채권을 구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소득을 증명하기 쉽지 않다. 번 돈 중에 최저생계비를 뺀 만큼 갚아나가는 개인회생제도는 급여제가 많은 도시민과 달리 농민의 소득수준을 산출해 내기에 적절치 않다. 이런 점 때문에 파산을 택하는 게 맞지만, 농촌에서의 파산은 줄파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구조에 놓인 일종의 뇌관인 셈이어서 이 또한 선택이 쉽지 않다. ●대부분 땅등 담보대출… 구제대상 안돼 전라북도 남원 인근의 한 마을에서 6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경영하는 구재진(가명·42)씨. 구씨는 현재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그의 빚은 2억 9000만원. 구씨는 지난 5년 동안 대출금의 만기일이 돌아올 때마다 보증인을 데리고 농협을 찾았다. 같은 마을 사람인 농협 직원은 그때마다 정책자금·가계대출·일반대출 등의 명목으로 500만∼2000만원까지 돈을 빌려줬고 이 돈은 곧바로 만기일이 돌아온 대출금을 갚느라 다시 농협으로 들어갔다. 구씨가 5년 동안 농협에서 받은 대출은 15차례. 대출을 위해 세운 보증인만 모두 6명이다. 동네 어른 3명, 마을 친구 2명, 친형까지 모두 구씨의 보증인이다. ‘보증인 돌려막기’방법으로 5년을 버텨 온 구씨는 지난 5월 6촌 형의 부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구씨는 지난해 6촌 형의 땅에 7000만원을 대출받아 비닐하우스를 세웠다.6촌 형은 부도 후 잠적했고 구씨의 비닐하우스는 경매로 넘어갔다. 그 뒤 농협에서는 더 이상 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 매달 200만원 가까운 이자를 갚을 수 없게 되자 구씨의 선택은 파산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구씨에게 보증을 선 지인 3명은 지난해 농수산신용보증기금으로 대체했지만 여전히 친형과 친구 2명은 그의 보증인이다. 구씨의 빚은 하우스를 짓기 위해 1998년 농협에서 3000만원을 대출받으면서 시작됐다.2001년 100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하우스가 주저앉자 다시 대출을 받았다.2002년 11월 전기 누전으로 하우스에 불이 나자 보증인을 세워 대출을 받았다. 구씨는 “내가 파산하면 같은 농사를 짓는 보증인들도 줄줄이 파산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일봉(가명·44)씨는 ‘어깨보증’을 섰다가 전 재산을 날렸다.2000년 함께 농민회 활동을 한 친구가 세운 미곡종합처리장의 보증을 섰다. 그러나 친구의 사업은 1년 만에 부도가 났고 이씨뿐만 아니라 ‘어깨보증’을 선 2명 모두 재산이 가압류됐다. 이씨의 전 재산은 7200여평 규모의 논과 밭이다. 이씨는 1995년 농업기반공사로부터 논과 밭을 매입한 비용 1억원 가운데 절반만 갚은 상태였다. 가압류는 청천벽력이었다.10년 동안 갚아 온 5000만원보다 당장 농사 지을 땅을 잃은 건 큰 충격이었다. 지난 9월 이씨의 땅은 경매로 처분됐다. 이제 빚을 갚기 위한 대출마저 불가능해졌다. 이씨의 현재 빚은 1억 7000만원.2000년 이후 태풍과 폭설, 폭우 피해가 날 때마다 이씨는 친구 2명을 보증인으로 세우고 농협과 신협, 축협 등에서 수십차례 대출받았다. 이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 2명에게도 맞보증을 서준 상태다. ●보증인이 주채무자로…엎어치기 파산 ‘어깨보증’을 선 보증인이 주채무자가 되는 ‘엎어치기’도 농촌 줄파산의 원인이다. 전북 순창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정용석(가명·46)씨. 그는 7년전 보증을 선 친형이 잠적하면서 형의 빚을 끌어안게 됐다. 형은 순창에서 젖소를 키우기 위해 농협에서 98년 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때 정씨와 형의 친구 2명이 보증인이 됐다. 그러나 젖소 농장의 적자를 견디다 못한 형은 잠적했다. 정씨는 가압류를 피하기 위해 형의 채무를 자신 명의로 돌려 이자와 원금을 갚고 있다. 농협 직원도 “압류를 당하면 금융거래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수 있다.”면서 “형을 대신해 정씨가 주채무자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득했다. 정씨는 꾸준히 이자와 원금을 갚고 있지만 오히려 빚은 8000만원으로 늘었다. 정씨는 “택시 운전으로는 대학에 다니는 두 아이의 뒷바라지마저 힘들다.”면서 “아이들에게 빚이 대물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파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안동환·남원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개인파산 신청 사상 최고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서민경제가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는가 하면, 소득 하위 30% 가구의 절반 이상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1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사상 최대인 2만 8117건으로 1년전의 3.5배나 됐다.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의 파산신청 건수를 다 합한 1만 8509건보다도 훨씬 많다. 빚의 일부를 탕감해 주는 개인회생 신청도 지난해 9070건을 기록한 뒤 올 1·4분기 9327건,2분기 1만 1911건,3분기 1만 2793건 등으로 계속 증가세다.배상근 한국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인파산 신청이 늘고 있다는 것은 비숙련·저학력의 저소득층이 마땅한 소득원을 찾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0명중 1.7명만 “재기 성공”

    파산을 선고받고 법원의 면책 결정을 받은 ‘파산자’는 경제적 회생까지 평균 6.94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자의 절반 이상이 재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면책 이후 재기에 성공했다는 응답은 10명 중 1.7명에 불과했다. 또 전체의 66.0%가 사회적인 냉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63.5%는 자신을 ‘패배자’라고 인식하고 있었다.56.5%가 파산 후 직업을 잃거나 고용 변동을 겪었으며 27.6%는 이혼·별거 등 가족 구성원에 변화가 생겼다. 서울신문의 탐사보도팀이 2000년부터 5년동안 면책(완전·일부) 결정을 받은 파산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파산 이전 “중산층이었다.”고 응답한 96명 가운데 53.1%(51명)가 “빈곤층이 됐다고 생각한다.”,39.6%인 38명은 “극빈곤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또 94.4%가 파산 전 각종 추심행위에 시달렸고, 파산·면책 이후에도 67.4%가 불법추심을 경험하고 있었다. 면책을 받았지만 재기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82.5%를 차지했다.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파산이 경제적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은 확산되고 있다. 면책자의 87.8%가 법원 판결에 만족스럽다고 응답했으며 10명 중 3명꼴로 저축을 시작했다.59.8%는 면책에 의해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답변했다. 설문에 응한 200명 가운데 본인파산은 151명(76.6%), 부부파산 29명(14.7%), 가족파산이 9명(4.6%)을 차지했다. 학력별로는 고졸자가 48.0%, 전문대졸 이상이 47.4%였다.안동환 이효연기자sunstory@seoul.co.kr
  • [열린세상] 적당히 나쁜 사람들의 사회/김화진 미국변호사·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

    자본주의 경제와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평균적인 부정적 인간형은 이른바 ‘적당히 나쁜 사람(Moderately Bad Person: MBP)’이다. 이 MBP는 살인이나 방화, 절도 등과 같은 범죄와는 애당초 거리가 멀고 그런 범죄자들을 혐오하며 처벌의 강화를 적극 지지한다. 이 MBP는 음주운전은 하지 않지만 급하면 종종 불법 유턴을 한다.MBP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끔 회사 돈을 개인 용도에 지출하고 주식 내부자거래의 유혹에 넘어가기도 하며 길거리의 불법 DVD를 구입하기도 하는데 막상 큰 재벌기업의 불법사례에 대해서는 비난의 열변을 토하고 중국에서 우리 나라 가수들의 불법 CD가 대량 유통되는 데 대해 분개한다. 어떤 MBP는 회사의 상당히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회사를 둘러싸고 돌아가는 몇 가지 위법한 일들이나 거래처와의 불법거래에 참가하기도 하고 그로부터 개인적인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어떤 MBP는 승진하기 위해 상사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적극 돕고 ‘회사를 위해’ 분식회계에 가담한다. 그러나 대개의 MBP들은 집에 돌아와서는 엄한 가장이고 효자이며 거짓말하는 자녀들을 호되게 꾸짖고 성실과 정직의 덕목을 강조하는 사람들이다. 불우이웃 돕기에도 힘을 보탠다.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갖가지 문제들이나 증권시장의 불공정거래행위에는 주인공들 외에도 이런 MBP들이 무수히 연루되어 있다. 거꾸로 말하면,MBP의 수가 줄어들면 분식회계나 시세조종, 횡령과 배임 같은 범죄가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MBP는 자신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모른다. 증권시장에서의 불공정거래행위에 관한 교육을 담당해본 경험에 의하면 고학력의 전문직 종사자들마저 그 카테고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런 경우의 문제는 교육을 통해 잘 해결될 수 있다. 특히 펀드매니저들에 대한 윤리교육을 강화한다면 기업지배구조나 자본시장에서의 문제들을 상당부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은 자본시장은 물론이고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하여서도 최상층에 위치하므로 그 파급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인식하는 MBP들도 물론 많이 있다. 이 경우는 법의 집행을 엄격히 하는 것이 처방이 될 것이다. 법을 어기고도 잘 나가는 사람이 많으면 MBP가 양산된다.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반칙하지 않으면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MBP들이 잘못 행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시내 전역에 CCTV를 설치해서 감시할 필요가 있는가? 효과는 좋겠지만 비용이 너무 크다.MBP들은 경제활동에서와는 달리 근본적으로 선량하고 대부분 소심한 사람들이다. 마음 좋은 우리 친구요 동료들인 것이다. 이들은 사회 전체의 준법 상태가 좋아지면 바로 MBP에서 졸업한다.CCTV가 불필요하다. 잠재적인 불법을 방지하기 위해 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비싼 방법보다는 우리 공동체 다수 구성원들의 심성을 신뢰하고, 규칙 위반자들을 확실하게 처벌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경제범죄에도 불구속 수사의 원칙은 지켜져야 할 것이지만 기소율이나 실형선고의 비중이 의외로 낮다고 한다(약 20%). 물론, 결과 책임을 묻는 일은 극력 피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한 연구에 의하면 내부자거래금지 규칙의 제정이 시장에서 주식을 발행한 기업들의 자본비용 감소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본비용의 감소는 그 법이 실제로 집행되어야 발생하며 그 규모는 약 5%이다. 나아가,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은 그 자체 시장참가자들의 행동에 변화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법령의 집행이 시장참가자들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기업의 지배구조 정비와 자본시장 질서의 개선에 사법부가 합당한 부담을 져야 할 것이다. 김화진 미국변호사·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
  •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공무원·중개사등 152개직업 파산선고때 해고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공무원·중개사등 152개직업 파산선고때 해고

    파산자에 대한 ‘직업 차별’은 삶의 기반조차 빼앗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현행법으로는 파산 선고를 받으면 공무원·변호사·공인중개사 등 152개의 직업을 가질 수 없다. 면책 선고를 받고 복권이 되더라도 한번 잃은 직업을 되찾기는 쉽지 않다. 업계에서 파산자라는 ‘꼬리표’는 지겹도록 따라다닌다. 지난 8일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직업차별 금지를 담은 ‘개인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임시특례법안’을 발의했으며, 민주노동당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놓았다. ●5개월 6일 만에 무너진 가족의 꿈 82세의 노모와 아내, 두 아들의 가장인 최명중(46·가명)씨는 통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감리전문업체의 감리원인 그는 지난 6월 파산 선고를 받고 면책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회사는 최씨에게 건설기술관리법상 파산자는 감리원을 할 수 없다는 결격 규정을 들어 해고했다. 파산을 신청하고 새 인생을 꿈꾸며 취업한 지 5개월 6일 만이다. 최씨는 면책이 코앞에 있으니 두달만 해고를 유보해 달라고 사정도 했다. 하지만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파산자와 같이 근무할 수 없다.”는 냉정한 답변만 돌아왔다. 최씨의 가장 큰 고민은 면책을 받더라도 영원히 감리원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공사가 끝나기 전 정당한 사유없이 감리직을 관두면 벌점이 부과된다. 면책 이후 다른 감리업체에 취직을 하려고 해도 그의 경력에 벌점 기록과 함께 ‘파산’의 딱지가 따라 다닐 가능성이 높다. 최씨는 “변호사도 재기를 위해 취업에 힘쓰라고 했지만 나는 이제 끝난 것이 아닌가 절망감만 든다.”고 눈물을 떨궜다. ●약사면허 지키려다 딸마저 파산 “약사 면허를 잃을까 버티다 버티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못난 아비 때문에 딸마저 파산해야 했다.” 약사인 박창식(가명·56)씨는 한숨만 남았다. 그는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홀로 하숙을 한다. 불화 끝에 아내(52)와는 별거 중이고, 아들(29)과 딸(31)도 제각각 살고 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 약사로 생활한 지도 3개월. 지방에서는 나이가 많다고 잘 써주지도 않는다. 월 120만원으로 버티고 있지만 면허가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파산을 주저했다. 그의 가슴 한 편에는 “3년전 빚이 더 늘기전 파산을 신청했어야 하는데….”라는 자책감이 남아 있다. 일부면책이 되면 복권이 될 때까지 약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에게 파산은 무모한 선택이었다. 면허를 지키려다 파산할 시기마저 놓쳤다.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도 없다. 지금의 개인회생 변제계획으론 돈을 갚고 생활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결혼한 딸마저 함께 빚을 갚다가 지난해 파산하자 아내는 마음마저 완전히 돌아섰다. 그의 빚은 5억 1000만원.4년 전 2억원의 보증 채무를 선 것이 돌이킬 수 없는 덫이었다. 약국은 건강보험공단에 압류됐고 박씨는 파산만은 피해보겠다고 버티며 아직도 빚만 늘리고 있다. ●자존심 버린 지 오래…“먹고 살 수만 있다면” 산부인과 의사인 강우진(가명·51)씨와 아내 전주영(가명·53)씨는 부부 파산자이다. 강씨의 빚은 원금만 5억 3000만원. 전씨는 1억 5000만원이다.10년 전 개업을 하면서 받은 대출이 원인이 됐다. 한 차례 의료사고로 거액의 위자료를 주고 재개업을 하면서 압박이 가중됐다. 매달 600만∼700만원씩 거의 3억원을 갚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병원은 내리막길을 걸었다.7년 전부터 돌려막기식 대출로 연체를 막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의사 면허를 박탈당할까 40대 후반을 꼬박 빚갚는 데 세월을 보낸 강씨는 지난해 11월 파산을 신청했다. 그때부터 닥친 것은 본격적인 생계난이었다. 강씨는 신용조회가 두려워 병원 취직은 포기했다.50대 초반의 중견 의사가 대타 진료를 뛰며 응급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파산이 선고된 5월부터 면책이 결정된 지난달까지 자격은 정지됐다. 강씨는 위법인 줄 알면서도 반년 동안 극도의 불안 속에서 무면허 진료 행위를 했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사설] 무지에 가까운 중·고생의 신용의식

    돈의 소중함과 관리 방식을 모르는 것을 ‘신용문맹’이라고 한다. 이 말은 문자를 모르면 사회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신용을 모르면 경제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글을 가르치듯 신용도 가르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신용불량자가 360여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우리의 상황은 신용교육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중·고생들의 신용의식은 거의 문맹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초·중·고교생 4000여명을 대상으로 금융지수(금융IQ, 금융지식을 토대로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능력)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각각 중학생은 평균 40.1점, 고교생은 평균 45.2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청소년들의 51.9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신용교육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은행이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상자의 28%는 가정이나 학교 어디에서도 금융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또한 신용회복위원회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가 ‘신용관리 교육만 제대로 받았더라도 신용불량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건전한 신용관리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어린 시절부터 배양해 주어야 한다. 그 책임이 가정과 학교에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 스스로 신용관리를 잘해 자녀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체험으로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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