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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플러스] 광주·전남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지난주 광주·전남지역에 내린 기습 폭설의 피해액이 13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피해가 심한 전남지역 11개 시장, 군수들이 11일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했다. 신정훈 나주시장, 김철호 영암군수 등 11개 시장·군수들은 이날 청와대와 정부에 보내는 건의서를 통해 “추곡수매제 폐지와 쌀 협상 국회 비준안 통과 등으로 농민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폭설피해까지 발생,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농촌의 회생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사회플러스] 법무부, 불법 채권추심 단속

    법무부는 조직폭력배, 심부름센터를 동원, 채무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불법 채권추심을 집중 단속하도록 대검찰청에 지시했다고 5일 밝혔다. 법무부는 “불법 체권추심행위는 서민들의 고통은 물론 경제적 회생의지를 꺾는다.”면서 “개인회생제도의 정착과 서민들의 경제적 재기를 촉진시키기 위해 단속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올 10월말까지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배인 2만 8117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0) 차와 시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0) 차와 시

    첫눈이 내렸다. 하얀 차꽃을 뿌리듯 대지에 살짝 몸을 올린 눈들이 마냥 한가롭기만 하다. 천둥처럼 섞어치던 바람도 어느새 깊은 잠에 들어가고 온 산은 그냥 적막에 빠져 있다. 너무도 자비로운 평화의 침묵이다. 평화는 내면의 침묵에서부터 시작된다. 침묵은 산란한 마음속에서 살아가는 일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한다. 침묵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눈을 뜨게 된다. 자비로운 평화와 침묵은 일상의 나를 보고 그속에서 냉철한 지혜의 길이 어디에 있음을 알게 한다. 그것이 바로 차의 마음이요 차의 길이다. 얼마 전 한 차인이 일지암에 찾아왔다. 그 차인은 오랫동안 지리산 화개에서 차 살림살이를 하고 있는 차꾼이다. 한잔의 차를 마시다 말고 깊은 한숨을 쉰 그는 나에게 물었다.“스님 현재 우리나라 차소비의 주류가 어디에 있는 줄 아십니까?” 현재 우리나라 차 소비의 70%는 이른바 대기업이 일상음료로 생산하는 ‘티백’녹차이다. 그리고 나머지 25% 정도는 두물차인 세작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가장 상품의 차라고 말하고 그 차를 마셔야 제대로 된 차를 마시는 것 같은 ‘우전’의 시장가치는 5% 내외다. 차에 대한 소비자의 시각이 많이 왜곡되어 있는 것이다. ‘우전’은 현재 우리나라 차 시장에서 가장 앞선 브랜드요, 상징성 있는 차 상품으로 차인들뿐만 아니라 일반대중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이른바 최상품의 차로 불리는 ‘우전’을 우리 차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삼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인식이다. 그것은 향후 중국차 시장과의 경쟁에서 우리 차가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이나 여지가 무척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전이란 말은 곡우 전후로 딴 찻잎을 말한다. 여기에서 우전이란 찻잎이 충분히 제다할 수 있을 만큼 자란 시기란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같은 뜻이 와전돼 무조건 곡우 전후로 찻잎을 따야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차상품으로 인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차를 제다할 수 있을 만큼 자라는 것은 매년 그 기후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어떨 때는 곡우 전에 충분히 자란 때도 있고 어떨 때는 너무 어려 비비기도 어려운 상태도 있다. 그러나 차를 제다하는 차인들은 이같은 것을 무시하고 곡우 전후에 차를 억지로 생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경우 찻잎을 따기도 어렵고 차를 제다하기도 어렵다.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중국차와의 경쟁력이다. 향후 차 시장이 개방되면 중국차는 그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물밀듯이 한국 차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중국에서 햇차는 우리보다 훨씬 앞선 청명 전에도 생산이 된다. 또한 사계절 내내 햇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우전으로 대표되는 우리 차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나는 차인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절기에 따른 것이 아니라 차 생산자가 차밭에서 처음 딴 것을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로 나누어 생산하는 것이 매우 좋을 듯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차의 본성은 고요하고 사색적이고 이지적이다. 찻잔속에 찻잎이 퍼지며 연두색 색깔을 토해내면 그속에는 우주의 순환을 보는 듯한 정신적 심의(心意)가 싹튼다. 그런 점에서 차는 사람의 뜻과 마음을 키우는 날개와 같은 것이다. 한 잔의 차속에, 한 잎의 찻잎 속에 삶과 죽음의 문제, 심(心)과 색(色)의 문제 등 보다 근원적인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 차인들은 차를 통해 만난 내적 깨달음을 시로 표현한다. 진정한 차인은 차를 통해 자신을 깨우쳐 인격의 완전함을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는 차의 마음이요, 노래인 것이다. 옛 차인들은 한 잔의 차를 마시면서 그 마음을 그대로 노래했다. 초의 추사 다산 등 우리나라의 차인들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의 차인들 역시 차의 마음을 시를 통해 마음껏 노래한 것이다. 그같은 노래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과거의 차를 알 수 있는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남기고 있다. 먼저 신라·고려 시대의 차는 곧 잊혀진 우리 차에 대한 복원기록 같은 것이다. 마치 기록할 때처럼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한다. 고려시대 문신이었던 김극기의 ‘한송정을 돌아보며’라는 시는 좋은 예이다. “외로운 정자가 바다를 임해 봉래산 같으니/지경이 깨끗하여 먼지 하나 용납 않는다/길에 가득한 흰 모래는 자욱마다 눈인데/솔바람 소리는 구슬 패물을 흔드는 듯하다/여기가 네 신선이 유람하던 곳/지금에도 남은 자취 참으로 기이하여라/주대는 기울어 풀속에 잠겼고/다조는 나뒹굴어 이끼 끼었다/양쪽 언덕 해당화는 헛되이/누굴 위해 지며 누굴 위해 피는가/내가 지금 경치를 찾아 그윽한 흥취대로/종일토록 술잔을 기울이네/앉아서 심기가 고요하며 물(物)을 모두 잊었으니/갈매기들이 사람 곁에 날아 내리네” 김극기는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오던 길에 신라시대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기르며 차를 달여 마셨던 한송정에 들르게 된다. 그리고 묘련사의 석지조를 발견하게 된다. 김극기는 옛 차인들이 유적들을 돌아보며 그 회한을 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차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차시들은 충담사, 김지장 스님, 이규보 등 대문장가들의 시선집에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는 이 차시들을 읽으며 당시 차인들의 멋과 풍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차시의 정수는 바로 차의 마음을 담은 것들이다. 먼저 대각국사 의천의 차시다. “북쪽 동산에서 새로 만든 차를/동쪽 숲에 사는 스님에게 보냈도다/한가로이 차 달일 날 미리 알고/찬 얼음 깨고 샘줄기를 찾는다” 겨우내 차를 그리워했던 차인의 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차시다. 대각국사는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먼 남쪽에서 한 차인이 보낸 햇차를 선물받는다. 그 기쁨을 대각국사는 미처 녹지 않은 땅을 일궈 물을 찾는 심정으로 햇차를 기다린 심정을 한 편의 시로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 희종때 스님인 진정국사의 차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귀한 차는 몽정산의 차 맛을 이었고/샘물은 혜산천에서 길어 온 것 같구나/졸음을 쓸어내고 정신을 맑게 하니/손님을 대하여 다시 여유가 있네/단이슬이 땀구멍에서 솟아나고/공산의 운제상인이/차 자리를 마련했다고 함에/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를 식혀주네/어찌 영약을 구해서 마셔야만/불그레한 얼굴로 지낼 수 있다 하겠는가” 고려시대 지배계층인 귀족과 스님들은 중국의 명차로 알려진 몽정산의 몽정차를 마셨다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육유가 최고의 물로 인증한 혜산천의 물을 상징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그 당시 육우의 다경을 비롯한 중국의 다서들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많은 다인들에게 읽혀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차인 가족으로 알려진 혜거도인 홍현주가의 차시도 볼만하다. 초의 스님의 ‘동다송´을 오늘에 있게 한 주인공인 혜거도인 홍현주가는 아버지 어머니를 비롯, 자식들 모두가 차를 즐긴 당대 최고의 세력자 집안이었다. 그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차를 마시며 지은 차시가 있다. “비 갠 뒤 갓 돋은 달 밝으니/흐르는 그림자 성긴 발에 어리네/먼 데서 오신 손님은 흥도 많으셔/맑은 빛은 모두 싫어하지 않는구나/허공이 밝으니 하늘은 넓고 넓어/이슬이 내려 옷을 적시네/누각은 허공속에 걸렸는데/산봉우리에 달이 걸렸네/구름으로 들어가면 구름 밖은 고요한데/별들은 나무 사이에 걸렸네/밤을 재촉하여 등을 걸었는데/바람이 읊조리니 호각소리가 짧아지도다/…차는 익어 시정에 젖어드니/거문고 맑은 소리 고운 손에 울린다/참으로 다정하고 즐거운 마음을/가도 가도 버릴 수 없네/머리 들어보니 은하수는 기우는데/이 기쁨 달님에게 물어본다” 먼저 아버지인 족수 거사 홍인모가 운을 뗀 후 그의 어머니인 영수합 서씨, 두 형과 여동생 유한당 홍씨, 그리고 홍현주가 돌아가면서 쓴 연시다. 한가족이 달빛을 풍광삼아 차를 즐기는 향취를 그대로 드러내는 아름다운 차시인 것이다. 차시 가운데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당대 최고의 천재시인 설잠 김시습이다. 설잠 김시습은 앞서 밝혔듯이 직접 차를 가꾸고 제다했던 차인이었다. 그가 차를 마시며 지은 연시 한토막을 소개해 본다. “밤에 듣는 소리는 패옥 같은데/새벽에 물 길으면 빛이 옥 같네/절아이 산차를 달이려/달이 담긴 찬 샘물 길어오누나/새벽해 떠오를 때 금빛 전각 빛나고/차 김 날리는 곳 서린 용이 날개치네/절이 오래되어 솔은 천길이나 자랐고/산 깊어 달이 한 무더기라” 매월당 김시습은 차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차의 마음을 담은 많은 차시들을 남겼다. 매월당은 이시에서 새벽에 물을 길어 돌솥에 끓이는 소리를 마치 아름다운 패옥 같다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달이 담긴 샘물 그리고 천길이나 자란 소나무속에 달과 함께 마시는 차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절절히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 다인의 차시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바로 송광사의 다송자 스님이다.“뜰 아래는 차 샘이요, 뜰 위에는 정자 있어/집의 문 넓고 멀어 남쪽바다 눌렀구나/거울속 빛과 소리 천년을 숨어 있고/그림속 강산은 점점이 푸르다/백척난간에 바람이 머무는데/한 잔 뇌소차에 꿈을 깨는구나/책상 앞에 앉아 창랑곡을 떠올리니/물 맑으면 갓끈 씻고 물 흐리면 발 씻으리” 다송자 스님은 근대 차인으로서는 보기드물게 80여편에 이르는 빼어난 차시를 남겨 우리의 마음을 청량하게 한다. 비우고 비워 마침내 허공에 다다른 담백한 차생활을 전해주고 있다. 차는 곧 시며 선이다. 그것은 차를 통해 우리는 내적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는 심의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깊은 산사에서, 활발한 도심에서 살며 차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차의 효용성이랄 수 있다.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노래하는 즐거움 또한 이 시대 차인들이 회복해야 할 정신사인 것이다. 일지암 암주 ■ 효당 최범술과 차의 길 “육신을 가볍고 쾌하고 부드럽게 하는 것” 웰빙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웰빙이란 글자 그대로 인간의 삶을 자연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마치 값비싼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것으로 환치하는 ‘우’를 범하며 살고 있다. 웰빙이란 앞서 전제했지만 인간의 삶을 자연과 함께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살게 하는 것이다. 그속에는 삶의 순리와 역리를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존재하며 평범하면서도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는 삶의 리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의 차 은사인 효당 최범술 스님은 ‘차(茶)의 길’을 이렇게 설파하셨다.‘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차에도 법도가 있다.’는 것이다. 효당 스님은 차를 끓이기 위해 불을 피우고 물을 재우고 법제된 찻잎을 넣어 차를 우려내는 것 하나하나에 그에 따르는 모든 행위가 갖추어져 있는 것을 ‘차를 통하여 생활하는 것’이라고 했다. 효당 스님은 “우리 인간 사회생활 그 어느 것이 그렇지 않음이 없겠으나 모든 인간사회의 복잡다단한 사회생활을 이와 같은 기호 속에서 가볍고 쾌하고 편안하고 부드럽게 조화된 상태에서 등장시켜 고요한 속에서 차생활을 해온 것이다. 이같은 차생활은 차나 무순이나 잎으로 법제된 차에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겠으나 위에서 말한 찻잎이 그러한 모든 요소에 적합하다 하겠다. 그러기에 선인들은 차를 인간생활상의 기호면에 등장시켜 그것이 지니는 맛과 멋을 통하여 인간답게 생활해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차란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고 인간문화생활의 생활까지 통틀어서 ‘차생활’이라는 말로 범칭하게 되고 이와 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을 차인이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효당 스님은 여기에서 차의 맛을 문제삼는다.“차맛을 자세히 음미하면 쓰고 짜고 떫고 시고 단 여러 가지의 맛들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는 우리 인간들의 일상 생활속에서 있을 수 있는 갖가지 맛을 보면서 살아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동고동감(同苦同甘)한다는 표현처럼, 맛의 말로써 나타내니 모든 인간 사회생활 그곳에서 한껏 묘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리라.”로 정의하고 있다. 차뿐만 아니라 이 세상 많은 것들이 자세히 음미하면 모든 오감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차는 다른 것들보다 더욱더 명징하게 오감을 전해준다. 효당 스님은 함께 고통받고 함께 기쁨을 느낀다는 ‘동고동감’을 통해 차와 인간삶의 절묘한 조화가 어디에 있는지를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다. 우리의 삶이란 곧 번뇌고 환희인 것이다. 번뇌와 환희의 찰나지간 바뀜이 우리의 그날 그날 삶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효당 스님은 차인의 진정한 길은 그같은 동고동감 속에서도 늘 고요하고 평화스럽게 자신을 온 우주와 함께 호흡하라고 권한다. 육신을 가볍고 쾌하고 부드럽게 하는 길이 바로 다도의 길인 것이다. 다도의 길은 또 고인물이 흐르는 물로 말미암아 맑은 여울로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차 한잔에 한 생각을 모으고 그 모두 어진 생각으로 온 우주와 합일이 되고 그 합일된 바탕 속에서 자신의 내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얻는 것이다. 다도의 길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효당 스님은 매일매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권한다.“우리 인간이란 매우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이다. 제일 가깝고 쉽고 평범한 큰길이 있음을 잊은 채 멀고 어렵고 까다로운 샛길을 찾는다. 발걸음을 멈춰 다시 한번 돌아보자.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어느 길인가를. 그리고 차와 선이 있는 길이라면 우리 선인들의 슬기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걸어가자.”
  • [기업회생 주도한다-미다스의 손] 코리안리 박종원사장

    [기업회생 주도한다-미다스의 손] 코리안리 박종원사장

    외환위기가 발생한 다음해인 1998년만 해도 코리안리(옛 대한재보험)는 ‘부실덩어리’였다. 그동안 정부 보호 아래 손쉬운 영업만 하다가 외환위기의 된서리로 1997년에는 3818억원의 적자를 냈다. 안이하게 보증을 섰던 회사채가 줄줄이 부도났기 때문이다. 이듬해에도 2800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예상되는 등 파산 직전에 몰렸다. 때문에 당시 산하단체나 금융기관으로의 ‘낙하산 인사’에 익숙했던 옛 재정경제원 관료들이 쳐다보지도 않던 자리가 바로 ‘재보험 사장’이었다. ●취임 첫해 37억흑자전환 주도 그러나 박종원 사장은 그해 7월 자원했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겠다는 명분도 있었지만 한번 해볼 만하다는 ‘도전정신’이 작용했다. 취임 첫해 임직원의 30%를 자르는 고강도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37억원의 흑자를 냈다.“공무원 출신이 무슨 능력이 있다고…. 사람을 자르는 게 능사인가.”하면서 모두가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엔진은 꺼지지 않고 해마다 13%대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그 결과 6년간 당기 순이익 총계가 3000억원을 돌파, 이전 36년간 순이익 누계의 3.6배에 달했다. 코리안 리는 올해에도 6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사장을 ‘공무원 출신 가운데 가장 뛰어난 최고경영자(CEO)’라고 부르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살지 말고,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게 혁신경영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사장은 CEO가 추구할 세가지의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가 원칙경영이다. 회계부정이니 변칙영업이니, 불공정 인사니 하는 것들은 모두가 법과 규정 등의 원칙을 어긴 결과라고 했다. 두번째로는 책임경영이다. 자기가 한 행위에 사장뿐 아니라 위에서부터 밑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권한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세번째로 강조한 게 혁신경영이다. 이같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자리에서 끝낸다.”는 각오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원칙·책임·혁신경영으로 위기넘겨 “공기업들을 보세요. 사장들이 임기를 마치면 또 어디로 갈지를 생각하는 등 자기 처신에만 신경쓰지 않습니까. 외부 압력 다 받아주고 그러다보니 원칙에 어긋나고 결국은 모두가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박 사장은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했다. 성공한 CEO들의 생각은 다 비슷하고 특징이 있다는 것. 자기 소신과 철학에 맞게 경영을 하면서도 효율성을 철저히 따진다고 했다.“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조직이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 효율성을 살펴야 합니다. 생산성과 당기순이익으로도 이어지는데 구조에 관한 것이면 조직개편, 기업문화이면 기업혁신, 영업부진이면 인센티브 등을 통한 의욕 고취가 우선입니다.” 박 사장은 구조조정은 무조건 사람을 줄이는 게 아니라 의사가 환자를 진단한 뒤 처방하듯, 기업도 문제의 원인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인력구조가 ‘역삼각형’인데 위는 놔두고 밑에만 치는 구조조정은 비효율성만 키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 조직을 보라고 했다. 정부는 조직이 크기 때문에 위·아래 상하 관계를 보고 정치논리를 따지느라 시장논리가 제대로 적용될 수 없지만, 기업은 시장논리로 무장해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게 맞다고 했다. 박 사장은 문제가 있는 기업의 경우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 쪽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내부에서 큰 사람은 기존 환경에만 젖어 창의적으로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을 살리는 데에는 CEO 다음으로 직원들의 열정과 적극적인 사고 방식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직원들의 ‘나’와 ‘너’를 구분하는 섹터리즘이다. 관리 부서가 엉망이면 “앞에서 장사를 잘 해도 뒤에서 밑지게 된다.”는 것이 박 사장의 지론이다. 그래서 박 사장은 코리안리의 인사원칙을 영업·관리직의 순환 보직으로 정했다. 직원들과 함께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입사 1년차 여직원을 면접 심사관으로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재보험사 10위권 진입 목표 코리안리에는 최근 회사를 떠난 직원이 1명도 없다. 일에 대한 성취감과 업적을 잘 평가하고 이에 걸맞은 보수를 주기 때문이다. 노조도 업무 개선점을 경영진에 건의하는 등 과거와 달리 선진적 노사문화를 지향한다. 박 사장은 올들어 ‘비전 2020’을 선포했다. 재보험 시장에서 세계 16위인 코리안리를 오는 2020년까지 10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12%의 성장을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자산규모는 현재 2조 7000억원에서 2010년에는 5조원으로, 운용자산은 1조 7000억원에서 3조 4000억원으로 곱절이 된다. 이에 맞춰 증권사나 생보사 진출을 통해 금융전문 소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박 사장의 야심찬 계획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청소년 인터넷 중독’ 대책 촉구

    대한의사협회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인터넷의 역기능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깨끗한 인터넷세상 만들기 공동발의문’을 통해 “과도한 인터넷 이용으로 수면부족, 시력저하, 만성피로, 집중력 결핍,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 장애 등 청소년의 심신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인터넷 중독의 결과는 매우 심각하고 치료가 쉽지 않다.”며 “깨끗한 인터넷 환경조성과 예방교육 활성화를 위해 사회 전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의에는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한국중독정신의학회를 비롯,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깨끗한 인터넷과 미디어를 소망하는 모임 등이 참여했다.
  • [여담여담] 신춘문예 ‘샛별’을 기다리며/이순녀 문화부 기자

    최근 나온 계간 ‘대산문화’겨울호에서 재밌는 글을 읽었다. 소설가 조경란씨가 쓴 단상이다. 내용은 이렇다. 이번 학기에 일주일에 한번씩 대학에서 ‘소설쓰기’를 가르쳤는데 문학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생각만큼 책을 많이 읽지 않더란다. 한국 소설은 물론이고 외국소설도 일본 소설을 빼곤 거의 읽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한 필자는 ‘그렇게들 안 읽고 어떻게 글을 쓰나, 어디 소설 한번 보자.’고 단단히 별렀다. 그런데 학기가 끝날 무렵 학생들이 제출한 소설을 읽고 깜짝 놀랐단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글을 보면서 ‘책을 읽으라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난감했다는 일화다. 출판 시장, 그중에서도 문학 분야의 독자 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 소설의 쇠퇴는 심각하다. 오죽하면 문화예술위원회가 침체된 한국 문학을 회생시키겠다며 올 들어 분기마다 우수문학도서와 문예지 게재 우수작품을 선정해 지원할까 싶다. 단적으로 지난달 넷째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오른 소설은 ‘해리포터와 혼혈왕자’(1위),‘도쿄 타워’(4위),‘모모’(8위)등 모두 번역소설이다. 그런데 앞서 필자가 지적한 것처럼 이렇게 소설을 읽지 않는 세대인데도 신기하게 재능있는 작가들은 해마다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1980년생 김애란과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은 1981년생 안보윤이 대표적이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 신인작가들은 한국 소설을 읽지 않는 또래집단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문학 관계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다 아는 구문을 새삼스럽게 끄집어낸 까닭은 바야흐로 신춘문예의 계절이 돌아와서다. 독서량은 적어도 개성이 강한 글을 쓸 줄 아는 20대 문학지망생부터 열정만은 이들 못지않은 늦깎이 ‘문학청년’들까지 단체로 열병을 앓는 달이다. 문학이 죽네사네 해도 매년 신문사에 투고되는 작품 수에 크게 변화가 없는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신춘문예 마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좋은 작가들이 새벽 하늘을 밝히는 샛별처럼 새해 첫날 각 일간지를 장식하길 기대해 본다. 이순녀 문화부 기자 coral@seoul.co.kr
  • [03일 TV 하이라이트]

    ●특선 다큐멘터리(EBS 오후 9시) 고대 세계의 왕과 황제들은 일찍이 예술이 가지는 정치적 파워를 간파했다. 백성들을 설득하기 위해 최초로 이미지를 사용했던 부류도 정치 지도자들이었다. 어떻게 고대의 권력자들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강력하고도 설득력 있는 시각 테크닉을 만들어냈는가에 대해 알아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스웨덴 정부의 강력한 생태계 보호정책이 헬기안강 하류의 습지대 1700㏊를 되살려냈다. 이 습지는 중요한 철새 도래지였고 농부들에게는 방목을 하거나 짚을 말리던 장소였다. 그러나 농업이 쇠퇴해 오염되기 시작했고, 농부들도 무관심해졌다. 국민들의 강력한 개선요구에 정부가 개입해 이곳을 회생시켰다.   ●부부일기(MBC 오전 9시55분) 173㎝의 큰 키를 타고난 은정씨. 아버지 키가 2m, 오빠도 키가 190㎝나 된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남자는 성에 차지도 않는데, 어느 날 기대도 않고 나간 미팅에서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났다. 이들 부부가 키로 인해 겪는 포복절도의 사건들. 과연 그 사건의 속사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SBS 오후 9시45분) 영훈에게 장난치지 말라며 화를 낸 은영은 진하에겐 영훈이가 자신을 탈락시키면 집으로 돌아가도 되냐고 묻는다. 짐을 챙긴 은영을 보자 출연 여성들은 벌써 돌아갈 생각을 하느냐며 비웃는다. 마침내 성에 남게 될 여성의 이름을 부를 시간이 되고, 영훈은 마지막으로 한은영을 호명한다.   ●칭기즈칸(KBS1 오후 9시30분) 서방국왕은 전세가 불리하자 왕자 챠란딘과 측근들을 데리고 신도를 탈출한다. 칭기즈칸은 저베와 수부타이를 시켜 그들의 뒤를 추격케 하고, 손쉽게 신도를 점령한다. 서방국왕은 달아나기에 급급해한다. 결국 그의 모후는 몽골군에 투항하고, 국왕 자신도 외딴 섬으로 달아나 국운이 풍전등화에 놓이는데….   ●반올림#2(KBS2 오전 8시50분) 무용 시간, 상필은 자꾸 발냄새가 나는 양말을 벗어 은심의 코에 들이대며 장난을 친다. 그러더니 상필은 급기야 교실에 은심의 모습을 처키 사진과 함께 붙여 반 아이들에게 웃음거리로 만든다.“내가 뭘 어쨌길래 자꾸 날 괴롭히냐.”며 소리를 지르는 사이 둘은 학주에게 그 모습을 들켜 교무실로 불려간다.
  • [기업회생 주도한다 미다스의 손]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기업회생 주도한다 미다스의 손]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외환은행은 ‘뜨거운 감자’다. 이 은행이 어디로 팔리느냐에 따라 한국 금융권의 판도가 또 한차례 요동칠 게 분명하다. 더구나 대주주가 외국계 사모펀드(PEF)인 론스타여서 매각 과정에서 ‘국부 유출’ 등의 논란이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다.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외환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심정은 어떨까. 더구나 그 CEO가 한국문화에 생소할 뿐만 아니라 은행을 경영해본 경험도 없는 외국인이라면? “누구에게 언제 팔릴지 관심도 없고, 신경쓸 겨를도 없습니다. 최고 은행으로 거듭나는 데 매진할 뿐입니다.” 1일 투명유리로 된 행장실에서 만난 리처드 웨커(43) 외환은행장의 표정은 예상과 달리 무척 여유로웠다. 영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마치고 막 돌아온 터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투자가들이 외환은행의 성장세를 보고 깜짝 놀라더라.”며 IR 성과를 소개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최근 외환은행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축구선수 이영표와 영국에서 근사한 저녁식사를 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조직의 벽을 허물다 외환은행은 올 3·4분기까지 1조 1695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의 순이익을 올렸다.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12.10%)로 올라 섰다. 연체율도 지난해 1.78%에서 1.41%로 낮아졌다. 실적이 좋아진 것은 하이닉스처럼 과거 돈을 빌려줬던 부실기업들이 속속 살아났고, 카드 사업이 정상화된 데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웨커 행장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1월 부임한 이래 침체됐던 외환은행에 ‘신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직원들과의 잦은 스킨십을 통해 외국 CEO에 대한 우려감을 말끔히 씻어냈다. 웨커 행장은 “외환은행이 빛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직원들의 노고와 고객들의 믿음 때문이었다.”면서 “나는 오직 직원들의 열정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데만 열중했다.”고 말했다. 웨커 행장은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잔뼈가 굵었다.1984년에 입사해 2004년 2월 외환은행 부행장으로 오기 전까지 잭 웰치 전 회장과 제프리 이멜트 현 회장의 총애를 받으며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벽이 없는 조직’이라는 GE의 기업문화를 외환은행에 많이 접목시켰다. 우선 임원실의 벽을 모두 유리로 바꿨다. 은행권 최초로 학력이나 학과, 나이, 어학성적 등의 제한을 철폐한 ‘열린 채용’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직원 평가도 기존의 하향평가에서 탈피, 상향평가와 동일 직급간 평가 등을 도입한 ‘360도 다면평가’로 바꿨다. 웨커 행장의 인사혁신은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의 엘리트라고 자부하던 외환은행 직원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는 “대학 졸업장은 벽에 거는 장식품일 뿐”이라면서 “엘리트만이 좋은 일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외국자본 거부감, 이해한다” 경영진으로 온 뒤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그는 “수석부행장으로 취임한 첫 날인 2004년 2월18일이 가장 힘들었고, 그 다음부터는 서서히 쉬워졌다.”며 웃었다. 그가 한국땅을 밟기 2시간 전 로버트 팰런 전 행장(현 이사회 의장)이 한국을 떠났고, 외환카드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반발,45일간 파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취임 의전도 받지 못한 채 부임 첫날부터 노조 및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댄 웨커 행장은 “그날의 경험이 은행 업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서 독립한 외환은행은 한국 외환업무의 중심 은행이었다. 이런 은행이 외국자본에 넘어간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란이 많다. 웨커 행장은 “록펠러 센터나 페블비치 골프장이 일본인에게 팔렸을 때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반일감정’이 일었다.”면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외국자본에 반감을 갖는 한국인의 정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정서가 시장을 왜곡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동북아금융 허브 등 개방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만큼 투기자본에 대해서는 경계하되, 전략적 투자자들과는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론스타가 언제쯤 외환은행을 팔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아직 구체적인 매각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언제 누구에게 팔리든 경쟁력 있는 은행이 되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4명의 자녀를 둔 그는 2명을 미국과 중국에서 입양했다. 아이들은 벌써 한국을 고향처럼 여기고 있고, 아내도 최근 한국인 단짝 친구를 사귀었다고 했다. 그는 서울역 등에 나가 노숙자들에게 밥을 퍼주곤 한다.‘밥퍼행사’라는 봉사활동의 일환이다. 이런 그의 모습이 자칫 외국자본의 토착화 전략의 일환으로 비춰질지 모르겠지만 열정이 넘치는 한국인을 좋아하고, 외환은행을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다짐은 진실돼 보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올해의 인물] (1) 앙겔라 메르켈

    남부 아시아를 강타했던 쓰나미의 상처 속에 한숨으로 시작한 2005년도 저물어가고 있다. 유난히 자연재해가 많았던 한해였다. 동시에 4년째 계속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테러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안으로 계층·인종·종교간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그런 가운데 온갖 역경을 이기고 기어이 수장의 자리에 오른 이도 있었다. 화제의 인물들을 통해 올 한해를 되돌아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독일이 다시 유럽경제를 주도하게 할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베를린의 연방의회 의사당.600여명의 독일 연방 하원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51) 신임 총리는 고용창출과 경제회생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탈선 위기에 처한 유럽경제의 기관차 ‘독일호’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끌어야 할 중책을 떠안은 메르켈 총리의 어깨는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독일 국민들은 그가 겉으로는 유약해 보이지만 특유의 끈기와 추진력으로 무언가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줬듯이 위기를 발판삼아 정상을 향해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가는 놀라운 수완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첫 여성총리 등 화려한 수식어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이 1989년 동독 민주화운동단체인 ‘민주적 변혁’에 가입, 정치활동을 시작했을 때 그가 장래 독일 첫 여성 총리, 최연소 총리, 첫 동독 출신 총리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게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메르켈은 1954년 서독지역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어릴 때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지역 작은 마을 템플린으로 이주했다. 어려서부터 수학, 과학, 언어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라이프치히 대학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197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동베를린 과학아카데미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의 인생은 통일독일과 함께 180도 바뀐다. 1990년 3월 동독 과도정부의 대변인 서리에 임명된 메르켈은 통독 2개월전 기민당(CDU)에 입당했고 통일 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가 정치일선에 나서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사람은 헬무트 콜 전 총리다. 콜 전 총리는 1991년 메르켈을 여성청소년부 장관,1994년 환경부 장관에 임명했다.1998년 기민당이 총선에서 사민당에 패배한 뒤에는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 됐고 2000년 4월엔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메르켈의 승승장구는 콜의 후광 덕택으로 받아들여졌으나 그해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가장 먼저 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고 그와의 공식 결별을 선언하는 단호함을 보였다. ●가장 먼저 콜의 정계은퇴 촉구 기민당내에서조차 반대세력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했던 메르켈은 2002년 총선을 앞두고 자매 정당인 기사당(CSU)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당수에게 총리후보 자리를 넘겨주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내 입지강화의 계기로 삼아 2002년 당수로 재선출되고 원내총무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급기야는 정책노선과 지지율 저조를 내세워 반기를 들었던 당내 반대파를 물리치고 기민-기사당 연합(기민련)의 총리후보로 지명됐다. 옛 서독에 뿌리를 두고 있고, 가톨릭계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보수정당에서 동독 출신의 개신교 여성이 정치 입문 15년 만에 총리 후보가 된 것만도 일종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기민련은 지난 5월 전통적으로 사민당의 지지기반이었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선거에서도 승리, 슈뢰더 정부와 사민당 지도부가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지도록 만들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슈뢰더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컸던 만큼 메르켈은 별 문제없이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9·18 총선 결과 기민련은 35.2%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쳐 자민당(FDP)과의 보수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집권 사민당과 녹색당 연합도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서 연정 협상을 둘러싼 정국 혼란이 시작됐고 ‘대연정’이 확실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총리를 누가 맡을지를 놓고 심각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양당은 지난 10월10일 메르켈 당수를 총리로 하는 ‘대연정’에 합의했고 대연정 출범을 위한 정책협상에 돌입한 지 4주 만에 최종 합의에 도달, 지난달 22일 메르켈 정부가 출범할 수 있었다. 메르켈은 “우리는 매우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성장을 향해 나아갈 때 그것은 입증된다.”고 강조한다. 숱한 역경을 이긴 그이기에 가능한 말이다. lotus@seoul.co.kr
  • 1일개봉 ‘저스트라이크 헤븐’

    이렇게 설명하면 ‘감’이 빨리 잡힐까. 국산 코미디 ‘귀신이 산다’와 할리우드 멜로 ‘사랑과 영혼’을 잘 흔들어 섞은 다음, 전형적 할리우드 스타일의 로맨틱 멜로로 요령껏 다시 주물러낸 영화라면? 1일 개봉한 ‘저스트 라이크 헤븐’(Just Like Heaven)의 외형을 촌평한다면 이쯤되지 않을까 싶다. 매사에 시큰둥한 정원사 데이빗(마크 러팔로)은 어렵게 골라 이사온 아파트에서 이상한 경험을 한다. 한밤중에 낯선 여자가 나타나서는 ‘주거침입’ 운운하며 으름장을 놓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여자이다. 스르륵 벽을 통과하질 않나, 사라졌다가 갑자기 불쑥 눈앞에 나타나질 않나…. 성공을 위해 분초를 쪼개 사는 병원 레지던트 엘리자베스(리즈 위더스푼)도 기가 찰 노릇이기는 마찬가지다. 파김치가 되어 들어온 자신의 아파트 소파에 낯선 남자가 떡하니 버티고 앉아 주인행세를 하고 있으니. 낯선 남녀가 예기치 못한 동거에 들어간 돌발상황에 관객을 가둬놓고 영화는 그물망을 짜나간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여자의 상황을 도입부에서부터 노출시킨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이 어떻게 해피엔딩을 향해 인연의 고리를 걸어가는지를 감상하라고 주문한다. 영화의 구도는 할리우드 로맨틱 드라마의 공식을 무리없이 밟아나간다. 식물인간이 돼버린 엘리자베스의 영혼이 데이빗과 교감하며 사랑을 일궈가는 한편, 엘리자베스의 언니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동생을 배려해 산소호흡기를 떼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달콤하고도 안타까운, 그러나 해피엔딩의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스크린에는 낭만적 공기로 가득차 있다. 엘리자베스의 아파트 창 너머로 수시로 펼쳐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은 아찔할 만큼 감미롭다. 감상의 평가가 팽팽히 엇갈릴 작품이다. 팔짱을 끼고 보기로 작정하면 빤한 결말, 울림의 깊이가 없는 감상주의 일변도의 드라마 전개는 지루할 것이다. 반대로,2시간만이라도 현실에서 발을 뺀 나른한 감상에 빠지고 싶은 로맨티시스트에겐 모자람이 없을 영화이다.‘퀸카로 살아남는 법’을 연출한 마크 S 워터스 감독.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은행 수익분배보다 건전성지표 높여야”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 중인 은행들이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순익을 배당이나 성과급으로 지나치게 많이 쓰지 말고, 신 국제결제은행(BIS) 협약 준비금으로 적립하거나 잠재 성장력을 높이는 데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연구원 손상호 연구위원은 27일 ‘은행이익의 착시현상’ 보고서에서 “은행의 건전성지표 개선은 예대(預貸)마진과 수수료 수익 증대 등 근원적 수익창출 노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부실자산이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하면서 비경상적 이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은행은 주주 및 직원에 대한 배당과 성과급 지급을 통한 수익분배가 과도한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 BIS협약이 도입되면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BIS 비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비경상적 이익을 특별준비금으로 적립해 건전성 지표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주주들에게 7865억원을 배당했고, 올해 배당금은 1조원을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또 은행 노조는 현재 300∼500%의 연말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손 연구위원은 또 “은행산업 재편에 대비, 잠재성장 투자를 강화해 장기적 시각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기업회생 주도한다-미다스의 손] 서울보증보험 정기홍사장

    [기업회생 주도한다-미다스의 손] 서울보증보험 정기홍사장

    지난 25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최고경영자(CEO)대상 조찬회가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크고 작은 기업의 CEO 350여명이 운집했다. 강연 인사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과 정기홍 서울보증보험 사장 등 2명. 윤 위원장이 원고를 다 읽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쳤다. 반면 정 사장이 원고없이 준비한 강연을 마치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졌다.“도대체 경영 비결이 무엇입니까.”,“어떻게 서울보증이 짧은 기간에 큰돈 버는 회사로 회생했습니까.” ●한해 5000억원 순익 27일 정기홍 사장을 만나 경영성과 비결을 물어봤다. 그는 “CEO는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성과달성의 동기만 주면 된다.”고 싱거운 대답을 하며 웃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통합, 서울보증보험으로 출범했다. 서울보증보험은 10조 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한해 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며 ‘황금알을 낳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견디고,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수익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한 덕분이다. 지난 98년의 1조 1384억원의 적자는 2003년에 2435억원의 흑자로 반전된다.2004년 4월 정 사장이 취임한 뒤에는 연 순익이 5196억원이나 됐다.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의 비율)도 지난해 3월 63.2%에서 올 9월 26.0%로 낮아졌다. 건전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지난 달에는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S&P로부터 삼성전자,KT와 동급인 ‘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정 사장은 “세계 4번째 보증보험의 규모(보험료수입 83억달러)를 바탕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선 높은 신용등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 사장이 힘들여 갈아놓은 밭에 씨를 뿌리고 수확을 거두고 있을 뿐”이라며 공(功)을 박해춘(현 LG카드 사장·서울신문 11월23일 15면 보도) 전 사장과 나눴다. ●불모지에서 블루오션 발견 정 사장은 “유럽의 퇴락한 고성(古城)에 온 느낌이었다.”면서 “부실 회사를 맡게 되자 주변에선 축하보다 위로를 많이 했다.”고 취임 당시를 회고했다. 인원은 55.6% 줄고, 임금은 45% 삭감된 뒤라 직원들은 의욕을 잃고 무표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업무파악 후 ‘단순한 보증업무 말고 새로운 사업거리가 많았고, 회사에 인재도 많으니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요즘 말로 블루오션을 발견한 셈”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감성경영’을 위해 전국 60개 지점을 돌며 직원들을 모두 만났다.‘회사 수익은 주주와 종업원, 고객이 나눈다.’는 원칙을 세웠다.‘인사청탁 대상자는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다.’,‘감원에 의한 비용절감보다 사기진작에 따른 이익증대 효과가 크다.’는 소신도 실천했다.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해 시도한 ‘신원보증보험’은 1년 6개월만에 5만 3000여명에게 일자리를 주었다. 정 사장은 “다른 보험사들은 신불자를 외면했지만, 막상 믿음을 주니까 신불자들이 일반인보다 더 착실했다.”면서 “‘신원보증 덕분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신불자들의 편지를 받고 내가 되레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불자 보증보험의 손해율은 24%로 일반인(34%)보다 오히려 낮다. 지난해 8월에는 인터파크 등 우량업체가 발행하는 경품용 상품권에 지급보증을 하는 상품을 개발, 대박을 터뜨렸다.3개월만에 133억원을 벌어들였다. 신용이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보험은 그의 취임후 46.1%나 늘었다. 상품대금신용보증·성능보증·역(逆)모기지신용 등도 공익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삼성자동차 채권회수 원만히 해결 서울보증보험의 현안은 과거 삼성자동차에 물린 채권회수 소송이다. 정 사장은 “곧 삼성을 상대로 원금과 이자 2조 5000억원에 대한 소송을 내겠다.”면서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서울보증은 국내 보증수요의 27.1%를 맡고 있어 결코 독점이 아니다.”라면서 “반대편 코트의 구석구석에 공을 밀어넣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시절 테니스 선수를 지냈다. 정 사장은 “공적자금은 차근차근 모두 갚아나갈 계획”이라며 “좋지 않은 근무 환경을 잘 참아주는 임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글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비용 조차 부담스러운데

    Q남자친구 때문에 카드빚 3000만원을 졌고, 지금은 미혼모로 두살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일을 해서 번 돈으로 1년 정도 이자라도 갚아 왔는데, 직장이 문을 닫아 그마저 어렵게 됐습니다.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기초생활대상자로 선정돼 월 50만원 정도 보조금을 받아 생활합니다. 이제는 이자도 갚지 못할 지경입니다. 파산신청도 생각하고 있는데, 변호사 비용뿐 아니라 법원에도 50만원을 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가난한 제가 의지할 곳이 없나요. -김다미(28) A21세기 대한민국은 가난하다고 국민을 절망에 빠지게 하지는 않습니다. 김다미씨에는 세가지 길이 열려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편한 쪽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김다미씨가 아이를 데리고 살아주는 것만 해도 다른 사람들은 고마워한다는 것을 생각하십시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 채권 금융기관들은 추심을 자제합니다. 기초생활수급을 벗어날 때까지는 원리금 상환을 독촉하지 않겠다는 정부 정책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는 사실 당연한 것입니다. 국민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돈을 수급자가 빚을 갚는 데 쓴다면 세금으로 채권자가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결과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추심 행위 자체가 약해질 뿐 빚을 언젠가는 갚아야 하기 때문에 이 방법은 일시적인 미봉책이라고 하겠습니다. 두번째로 법원의 소송구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래 민사소송에서 활용되는 것인데, 최근 대법원이 개인파산과 개인회생에서도 소송구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습니다. 예산이 아직 확보되지 않아 다음달부터 서울 지역에서 실시하고, 예산이 배정되는 내년부터는 전국에서 실시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배우자 없이 혼자 아이를 부양하는 부모, 고령자 등은 법원에 신청해 지정 변호사를 배정받은 뒤 소송구조 및 파산신청을 위한 상담을 받습니다. 변호사는 실비를 국고에서 지원받습니다. 이때에도 법원 비용은 소송구조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신청인이 내야 합니다. 그러나 내년 4월부터는 면책결정에 대한 신문공고가 폐지될 것으로 보이므로 법원비용도 송달료만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법률구조공단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공단은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는 공적인 조직입니다. 설립취지 자체가 어려운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법률구조공단의 자체적인 심사를 통과하면 개인파산 또는 개인회생 제도를 신청하는 데 따르는 변호사 비용이 지원되거나 외상으로 해결됩니다. 개인파산과 개인회생 절차에 따른 비용까지 공단이 지원하게 됩니다.
  • 수입쌀 내년3월 시판

    수입쌀 내년3월 시판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고 세계무역기구(WTO)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 다음달 18일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 종료 이후 상정을 주장하며 처리를 반대해온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극심해 파란이 예상된다. 국회는 전자표결 결과 참석 의원 223명 가운데 찬성 139, 반대 61, 기권 23표로 62%의 찬성을 얻어 비준동의안을 가결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투표에 불참, 비준안이 통과된 뒤 전원 퇴장했다. 이에 따라 국내 쌀 관세화 유예는 오는 2014년까지 10년간 추가로 연장됐다. 그러나 기준연도(88∼90년) 쌀 평균 소비량의 4%(20만 5228t)인 올해 한국의 쌀 의무수입물량은 10년에 걸쳐 7.96%(40만 8700t)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관계법령 정비 등을 거쳐 다음달 초 올해 의무수입물량 입찰 공고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불가피하게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켰으나 마음은 괴롭다.”면서 “내년 2월까지 정부가 진정한 농업회생 대책을 수립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표결에 앞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한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며 비준동의안 상정을 막았고 민주당 의원들은 ‘처리 연기’라고 적힌 도화지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긴급 당정회의를 갖고 “협상결과가 만족할 상황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다시 할 상황도 아니다.”면서 “보완대책 마련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농민들을 생각하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지만 시기적인 불가피성을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350만 농민 여러분께 송구스럽지만 붕괴 위기에 처한 농촌을 살리기 위한 정책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노당 권영길 임시대표도 긴급의총을 갖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살농 대연정으로 350만 농민에 대한 사망선고를 압도적 지지로 집행했다.”고 비난했다. 박준석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굿바이 슈뢰더” 獨 메르켈 내각 출범

    |파리 함혜리특파원|앙겔라 메르켈 기민당(CDU) 당수가 22일 독일 하원(분데스타크)에서 앞으로 4년간 기민·기사당(CSU) 연합과 사민당(SPD) 간 대연정으로 출범하는 새 정부를 이끌 총리로 선출됐다. 메르켈 당수는 이날 총 614석의 하원의원들 가운데 찬성 397표, 반대 202표, 기권 12표 등을 얻어 2차대전 이후 8번째이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총리직에 올랐다. 이로써 지난 9월18일 총선 이후 2개월간 이어진 정국혼란과 정치적 공백이 마무리됐으며 1966년 첫번째 대연정 출범 이후 39년 만에 연방정부 차원에서 대연정이 들어서게 됐다. 메르켈 정부는 하원 의석의 70%에 이르는 448석을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이 차지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정국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 간 적지 않은 이견이 노출될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불안정한 대연정’론이 대두되고 있다. 메르켈 신임 총리와 내각이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독일경제 회생과 재정적자 축소, 실업해소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사회복지 축소를 최소화하면서 자유주의적 경쟁을 확대해야 하는 것은 메르켈 총리에게 큰 난제다. 한편 게르하르트 슈뢰더(61) 전 총리는 의원직 포기를 선언했다고 사민당 소식통의 말을 인용, 독일 공영 ARD 방송이 21일 보도했다.ARD는 슈뢰더가 메르켈이 총리로 선출된 다음날인 23일 의원직을 사퇴함으로써 총리직 퇴임 이후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완전한 정계 은퇴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슈뢰더는 변호사에 복직할 예정이며 내년 가을 7년간의 총리생활을 정리하는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이다.lotus@seoul.co.kr
  • [기업회생 주도한다-미다스의 손] LG카드 박해춘 사장

    [기업회생 주도한다-미다스의 손] LG카드 박해춘 사장

    벼랑 끝에 몰렸다 살아난 기업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다 임직원들의 고통 분담이 1차적 요인이겠지만 그 배후에는 늘 뛰어난 최고경영자(CEO)가 있게 마련이다.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고 위기를 기회로 돌린, 업계의 현대판 ‘미다스의 손’을 시리즈로 싣는다. 시간을 지난해 1월4일로 돌려보자.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는 금융기관장들의 신년하례회가 열렸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현 교육부총리)이 시중은행장들의 손을 꼭 잡으며 “LG카드 출자전환에 힘써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행장들의 반응은 썰렁했다. 시장에서 ‘사망선고’를 받은 LG카드에서 빨리 발을 빼는 게 상책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누가 부총리이고, 누가 행장인지 모를 기이한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1년10개월여가 지난 지금, 정부의 ‘회유’와 ‘읍소’로 출자전환에 참가했던 은행들은 ‘LG카드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주당 평균 3만 7000원에 출자전환한 주식이 4만 7000원을 훌쩍 넘겼다. 출자전환을 거부했던 은행들은 배가 아픈 눈치다. ●파산금융사의 ‘구원투수’ 나라 경제를 뒤흔들며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던 LG카드의 회생에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8조원에 이르는 유동성 지원과 출자전환이 있었기에 기능했다. 그러나 박해춘(57) 사장이 ‘부활극’의 연출자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채권은행은 물론 LG카드 노조까지 “불도저 같은 박 사장이 아니었다면 현재의 LG카드는 있을 수 없었다.”고 평가한다. LG카드로 오기 전 그는 서울보증보험 사장이었다. 당시 20조원에 이르는 서울보증보험의 부실을 털어내며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었다. 친정인 삼성그룹을 상대로 “삼성자동차 채권을 안 갚으면 이건희 회장 집을 압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채권단 중 유일하게 9433억원을 회수하기도 했다. 1998년 삼성화재에서 잘 나가던 박 사장을 서울보증보험으로 끌어 들인 것은 당시 금융감독원장이었던 이헌재씨였다. 부총리에 오른 이씨는 LG카드 사태 해결을 위한 ‘구원투수’로 다시 박 사장을 등판시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의 부임은 LG카드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였다.”면서 “서울보증보험 노조는 LG카드 노조에 ‘당신들은 이제 살게 됐다.’며 축하인사를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적 구조조정이 아닌 시스템 구조조정 박 사장은 “사장으로 내정된 지난해 2월16일부터 한달간 LG카드의 문제점을 샅샅이 찾아냈고,3월15일 취임과 동시에 곧바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취임 일성은 “인적 구성에 문제가 없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지만 시스템은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는 것이었다. LG카드의 가장 큰 문제는 채권 회수에 있었다. 연체율이 무려 34%나 돼 매월 수억원씩의 적자가 났다. 박 사장은 우선 본부 인력 대부분을 채권 회수팀으로 돌리고, 대대적인 추심 활동을 벌였다. 채무자들을 위협하거나 윽박질러 민원이 발생하면 가차없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LG카드 직원들은 박 사장식 채권 회수를 ‘감동 추심’이라고 부른다. 박 사장은 ‘경제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본부 관리조직 3개 부문을 1개로 축소하는 대신 채권·영업조직은 4개로 늘렸다. 서울보증보험에서 손발을 맞췄던 최강의 채권회수팀 10명을 데려오기도 했다. 신용관리 및 IT시스템 부문에는 오히려 투자를 강화해 고객들의 신용등급을 철저히 가려냈다. 그 결과 연체율은 업계 최저수준인 9%대로 떨어졌다. 우량고객 중심의 플래티늄카드는 취임 당시 1320장에서 지난 9월말 현재 51만장으로 늘었다. 카드 업계의 대표적인 ‘블루오션’ 시장인 공공기관 및 대학의 연구비카드 점유율은 무려 97%에 이른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17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LG카드는 올해 3·4분기까지 1조 1350억원의 흑자를 냈다. ●누가 사든 회사는 영원해야 매각을 앞둔 LG카드는 이제 많은 금융사들이 군침을 흘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회원수는 1000만명에 이르고 시가총액도 5조 6000억원을 넘어 선다. LG카드가 어디로 팔렸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박 사장은 입을 다물었다. 다만 “누가 사든, 회사명이 어떻게 바뀌든 LG카드는 최고의 카드사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회생에 기꺼이 몸을 던진 직원들의 열정까지 고스란히 받아 줄 수 있는 주인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매일 아침 6시30분부터 끊임없이 부하 직원들을 몰아세우는 ‘독종’이지만, 중풍에 걸린 처백부를 15년간 간병한 따뜻한 인간미도 잃지 않은 CEO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이지영 LPGA 투어 깜짝우승 도운 이희경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이지영 LPGA 투어 깜짝우승 도운 이희경씨

    “언니,7번 아이언 주삼” “오케이.” (잠시 침묵) “나∼이∼스~ 오~온.” “언니, 나 너무 잘 친거 아니? 히히히” “……” “언니, 왼쪽 오르막?” “아니, 평지성 내리막. 한라산 다시 한번 보고…” 지난달 30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깜짝우승’한 이지영(20) 선수와 캐디 사이에 오고간 대화 중 일부다. 올해의 ‘골프 신데렐라’를 꼽으라면 단연 이지영이 아닐까. 아직도 눈에 선한 장면. 특유의 간결한 백스윙으로 경기 내내 한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아울러 시상식 날 넉넉한 몸집에 잘 어울리는 ‘장금이 한복’ 차림으로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특히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과 어우러진 백만불짜리 미소는 TV를 통해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팬들의 넋을 잠시 놓게 했다. 또 하나의 놀라움, 세계적 신데렐라를 만든 주인공이 바로 클럽 나인브릿지 소속의 평범한 하우스캐디라는 점이다.LPGA 투어를 통틀어서도 매우 드문 일. 대부분의 선수들이 프로급 전속캐디를 쓰기 때문이다. 중계방송 해설자도 감탄했는지 하우스캐디라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팬들 또한 선수와 함께 웃고 또 쉴새없이 얘기를 나누는 캐디의 모습을 눈여겨봤다. 이지영 역시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캐디)언니가 일러주는 코스 공략법을 잘 따라 우승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이희경(29)씨. 올해로 캐디(도우미) 경력 2년 3개월째. 무역회사 직원에서 골프가 너무 좋아 캐디 공채에 응시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본인의 골프실력은 핸디캡 17정도. 여느 골프장에든 있음직한 평범한 캐디가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견인해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씨는 요즘 ‘신데렐라 캐디’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클럽 나인브릿지 입장객 중 이씨를 지목하는 사람이 많아 몸값(?)이 상한가다. 최근에는 클럽 나인브릿지 자체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뽑혔다. 알고 보니 소문난 효녀였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팬들은 납회니 뭐니하면서 골프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인다. 지난 주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이씨를 만났다. 가을 유니폼을 입고 해맑게 웃으며 나타났다. 먼저 경기 도중 이지영과 무슨 얘기를 그렇게 많이 나눴는지 물었다.“안니카 소렌스탐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처음에는 (이지영이)약간 불안한 표정이었어요.”라면서 “첫날엔 편안한 플레이 하자는 말을 자주 했고, 또 라운드 도중 잘못 친 것, 만약 전 홀에서 무너졌다면 빨리 잊어야 한다는 것 등등의 주문을 했지요.”라고 했다. 그런데 끝나고 보니 1언더로 선두가 돼 기분이 매우 좋았다고 했다. 이어 “이지영은 신세대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를 자주 썼어요.”라면서 “예를 들어 ‘몇번 아이언 주삼.’, 또 잘 맞으면 ‘언니 너무 잘 쳤나.’고 반문하는 식이었지요.”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서로 많이 웃었고, 이지영도 타석에서 침착하고 의젓함을 잃지 않았다고 경기 분위기를 회고했다. “처음에는 이지영이 우승할 것이라는 상상조차 못한 채 골프백을 들었어요. 그런데 마지막날 18홀째 백을 내려놓으면서 순간적으로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또 마지막 퍼팅 라이를 읽어주고 난 뒤에는 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어요. 둘이 꼭 껴안고 많이 울었지요.” 경기가 끝난 뒤 둘은 제주시 탑동으로 자리를 옮겨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지영은 “언니, 정말 고마워, 앞으로 친언니로 모실게.”라는 말을 여러번 했다. 이지영의 아버지도 큰딸처럼 여기겠다고 거들었다. 특히 이지영은 “앞으로 나인브릿지에서 시합하면 언니와 같이 할거야.”라는 말을 하면서 새끼손가락을 걸기도 했다. 이지영한테 보너스를 얼마 받았느냐고 하자 약간 망설이더니 “300여만원 정도로만 알아주세요.”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지난 캐디생활 2년동안 3000만원정도 벌었는데 모두 어머니한테 드렸다고 했다.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매달 꼬박꼬박 송금했단다.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지영이 우승하던 날 오후 4시쯤 전화로 축하해주었지요.”라고 하면서 결혼은 2∼3년 뒤에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씨가 전하는 골프 내장객 중 꼴불견 사례. “내기를 많이 하시잖아요. 티샷한 공을 잃어버렸는데, 호주머니에서 슬쩍 똑같은 공을 러프에 던지시더니,‘어, 나 공 찾았어.’하는 분들도 있어요. 일명 ‘알까기’라고 하지요. 또 이런 분들도 있어요. 나이가 몇이냐, 고향이 어디냐, 결혼은 했냐, 남자친구는 있냐, 왜 결혼 안했냐?, 왜 제주도에 왔냐? 이런 개인적인 질문 너무 많이 하시는 분들, 골프에 집중 전혀 안하시거든요.” 이씨는 박세리가 지난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던 감격적인 장면을 보고 골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이씨는 서울에서 시계부품을 수입하는 무역회사에 다녔다. 일과후에는 다른 약속을 하지 않고 우선 서울 신림동 집 주변의 골프 연습장으로 달려갔다. 나중에는 골프가 너무 좋아 아예 연습장에서 살 정도로 열심히 연마했다. 연습장 사장도 감동했는지 무료로 레슨을 해줄 정도였다. 얼마후에는 아는 사람의 주선으로 중고 골프채를 싸게 장만했으며, 골프모임을 통해 머리를 올려 필드에 나가기 시작했다. 출전하고 돌아온 날 집에 드러누우면 천장에 골프장 그림이 선명하게 그려질 정도로 마니아로 발전했다. 그러던 어느날 “골프를 치면서 돈을 버는 일이 없을까.”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세미프로 자격증을 따는 것. 고민하던 중 때마침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도우미를 채용한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망설임없이 원서를 냈다. 결국 2003년 8월 제주행 첫 비행기를 타고 면접시험을 무사히 통과하면서 캐디의 길로 들어섰다. “교육받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좋아서 원했기에 어떤 어려움도 꾹 참고 견뎠지요. 손님들에 대한 서비스교육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클럽 나인브릿지에서는 매 분기마다 이론과 실기 평가 등을 거쳐 가장 실력이 우수한 도우미 ‘톱10’을 선정한다. 이씨가 이지영의 캐디가 된 것도 이같은 지정 도우미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휴장 때나 팀수가 적을 때 무료 라운드 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이럴 때 이씨는 비거리 23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샷을 한껏 날리며 스트레스를 팍팍 푼다. 이씨는 부산 아가씨.1남4녀 중 4녀로 태어났다. 어릴 적 아버지는 마도로스로, 어머니는 조그마한 미용실을 운영하며 가계를 꾸렸다. 넉넉지 못한 집안이었지만 가정 교육만큼은 엄격했다.“정말이지 물에 젖은 호수 파이프로 맞으며 컸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95년 부산 성심여상을 졸업한 뒤 부산여자전문대 무역학과에 진학했다. 졸업하던 해 서울에 사는 언니 집에 왔다가 무역회사에 응시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매주 월요일 휴장하거든요. 그때는 부산에 가요. 어머니께서 편찮으시기도 하고요. 저희 골프장에 오시는 분들한테 하고 싶은 얘기는 요, 음, 첫째 정말 도우미 말을 잘 들을 것, 둘째는 도전적인 아닌 안전하게 하라, 셋째는 항상 한라산을 찾아라 등입니다. 그러면 스코어가 최소한 80대는 나오거든요. 히히히”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76년 부산 출생 ▲95년 부산 성심여상 졸업 ▲97년 부산여자전문대 무역학과 졸업 ▲97년 서울 시계부품 무역회사 입사 ▲2003년 8월 클럽나인브릿지 캐디로 입사 ▲05년 9월 클럽나인브릿지 지정 베스트 캐디 ▲05년 10월30일 미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지정 캐디자격으로 이지영 선수와 콤비를 이루어 우승을 견인 ■ 골프실력 4년 구력의 아마추어 핸디캡17 ■ 장래희망 현모양처
  • GM “3만명 감원”… 시장은 냉담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당초 전망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지만 회생을 위한 근본 대책에는 미흡하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GM은 2008년까지 3년 동안 공장 12곳을 폐쇄하고 시간제 직원 3만명을 감원하겠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같은 감원 규모는 지난 6월 릭 왜고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했던 목표치 2만 5000명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한해 420억달러에 이르는 비용 중 7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 행콕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프 기븐은 “감원이 GM의 경영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며 “의료비 부담이 개선되지 않는 한 GM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GM이 부담해야 할 건강수당 출연금은 올해 56억달러나 되며 이미 파산신청을 한 자동차 부품회사 델파이 직원을 위해서도 앞으로 120억달러를 책임져야 한다.이같은 복지 혜택을 줄이기 위해선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증시의 반응도 썰렁했다. 발표 직후 개장 전 급등 조짐을 보였던 주가는 그러나 하락세로 반전, 지난 주말보다 47센트(2%) 떨어진 23.58달러로 마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발언대] 농가부채 올바로 이해를/권재한 농림부 협동조합과장

    농가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표현으로 ‘농촌에는 빚 없는 농민이 없고, 연대보증으로 마을단위 연쇄 도산이 심각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 통계청이 2004년말 기준으로 조사한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전체 124만 농가 가운데 26.4%인 32만여 농가는 빚이 없는 ‘무부채’ 농가이다. 연대보증 대출 비율도 아주 낮다.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9년에 농촌지역에서도 연대보증에서 빚어진 폐해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그 당시에 농업정책자금 가운데 연대보증 대출비율이 25%를 차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0년부터 농가의 인적 연대보증을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으로 대체하는 부채대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04년말 농업정책자금 대출 중 연대보증 대출 비율이 7%로 크게 낮아졌다. 연대보증에 따른 부채고리의 악순환을 끊게 된 것은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결과다. 신용보증기금 규모는 1995년 4조 4000억원에서 2004년말 19조 2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정부는 앞으로도 농업인에 대한 신용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신용보증기금 규모를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밖에도 농가부채가 생기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농업경영 회생자금’을 지원하고 ‘농지은행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농업경영 회생자금 지원은 농산물 가격하락, 재해, 보증피해 등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농업경영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워크아웃(work-out)’제도이다. 농지은행제도는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농가부채 대책이다. 농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농지가 경매에 넘어가면 실거래 가격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경락되어 손실을 입게 된다. 제값을 받았다면 부채를 상환하고도 남았을 텐데 부채도 채 갚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다. 이 경우 농지은행이 담보농지를 매입해 부채를 상환하게 하고, 그 농지를 매도농가에 장기간 임대영농하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경영회생을 지원하는 것이다. 임대기간 중에는 농지를 제3자에게 매도하지 않도록 했다. 정부는 농가부채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적합한 정책 대안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권재한 농림부 협동조합과장
  • 모교에 55억 쾌척한 송재성 성호그룹 회장

    모교에 55억 쾌척한 송재성 성호그룹 회장

    “공무원 20년, 사업 27년,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젠 그 결실을 우리 사회에 환원해야지요.” 요즘 같은 시기에, 나이 일흔셋이면 적어도 ‘은퇴’를 했어도 한참 했어야 할 나이로 얘기된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이 있다. 송재성(73) 성호그룹 회장. 지난 1960년 당시 건설부 말단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75년 해운항만청으로 자리를 옮겨 인천항을 건설하는 일을 주도해 우리나라 해운역사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그러던 마흔일곱에 공무원의 꿈인 이사관 승진을 코앞에 두고 퇴직과 함께 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 다음 ‘열심’이라는 두 단어만 머릿속에 넣고 뛰고 또 뛰었다. 오늘날 일군 결실,5000억원 재산가가 됐다. 송 회장은 ㈜성호철관·성호케미칼·성호퍼라이트 등 9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 총수. 나름대로 돈은 벌었지만 지금부터 진짜 고민이란다. 첫번째는 사회환원이고, 두번째는 여전히 체력이 왕성하기에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하고 싶다는 것. 아울러 기업인은 적어도 사회의 고마움을 알아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 모교(한양대)에 55억원을 쾌척해 화제가 됐다. 한양대는 이 기금으로 지난 18일 ‘재성토목관’ 기공식을 가졌다. 이와 관련, 한양대 관계자는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가 중요한 시기에 선뜻 기금을 내놓아 한양인의 소중한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돈 없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를 대다가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나이 마흔일곱에 공무원 그만두고 새로 시작했거든요. 두려움은 소심에서 나오는 얘깁니다.9개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하나 더 보태 열개를 채워야지요. 그런 다음 후배들이나 사회에 더 많은 보탬을 줄 생각입니다.” 송 회장은 전북 익산 출신.78년 해운항만청을 그만 둔 뒤 사업가로 변신했다. 뭔가 이름을 크게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서 결심했다. 그는 “직업군인은 세상과 담을 쌓아놓고 살았기 때문에 세상물정에 어둡고, 공무원과 기자는 대접만 받고 살아 남들에게 머리를 숙이지 못해 성공하기 힘들다.”고 전제한 뒤 “철저하게 배려하고 열심히 일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웃었다. 현재 사업의 주 종목은 ‘수지파형강관’이다. 순수 우리 기술로 2004년 11월 세계 최초로 미국 재료시험학회(ASTM) 공인을 받았다. “항상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나이에 사업이 뭔지, 또 사회에 뭐를 남기고 돌려주어야 할지를 알게 됐거든요.” 매일 밤 10시 잠자리에 들어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아침형이다. 동네 주변 산책을 하며 사회와 인생의 의미를 늘 생각한다고 한다. 평생의 생활철학이기에 한번도 거른 적이 없다. 최근에는 한양대 겸임교수라는 명함을 받아 가끔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강의에서 늘 용인술(用人術)과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문기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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