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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 스토리 서울] (18) 피맛골

    [테마 스토리 서울] (18) 피맛골

    일상에 지치고 삶이 고단해질 때면 한번쯤 숨어 들고 싶은 골목이 있다. 600여년전 선조들도 이곳에서 고관대작들의 ‘지루한 행차’를 피해 잠시 쉬었을 것이다. 피맛골(피맛길)은 종로 1~6가 대로 뒤편의 골목길. 좁은 길을 따라 여러 맛집도 형성됐다. 조선시대 종로 네거리인 운종가를 중심으로 육의전과 시전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늘 북적이는 곳으로 번성했다. ●백성들이 양반 피하던 ‘피마’에서 유래 당시 백성들은 종로를 지나다 말을 탄 양반들을 만나면 머리를 조아린 채 행렬이 다 지날 때까지 예를 표해야 했다. ‘윗분’들의 행차가 잦아지자 눈치빠른 사람들이 하나둘 뒷골목으로 피했고, 서민들만의 사랑방이 조성됐다. 이와 함께 벼슬아치의 말을 피한다는 ‘피마’(避馬)라는 뜻의 피맛골이라는 지명도 생겨났다. 이곳엔 자연스럽게 장국밥 등 끼니를 때우는 맛집과 윗분들의 허장성세를 안주삼아 술 한잔 걸치는 주점들이 가득 들어섰다. 피맛골은 1930년대에 약 220개의 선술집이 늘어선 유흥가로 불야성을 이뤘다. 현재 종로에서 돈화문까지 총 3.1㎞에 이르는 피맛골은 한국전쟁 이후 새로 조성됐고, 세월이 흘러도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의 몸과 마음의 허기를 푸짐하게 채워주는 인심만은 변하지 않았다. 1960~70년대 경제개발시대에는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친 가장들의 회식 장소로, 민주화 시대에는 현실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대학생들의 집합 장소로 명맥을 이어갔다. 그러나 피맛골은 1980년대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2000년대 들어 일대 위기를 맞았다. 남측 피맛골의 일부가 사라졌고, 최근 교보빌딩~종로2가 사이 0.9㎞의 일부 구간에 대해 철거 재개발을 완료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피맛골. 최근 ‘서울의 전통을 말살하는 재개발’이라는 비판이 일자 회생의 길을 맞는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이미 재개발된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종로2가~종로6가의 2.2㎞를 ‘수복재개발구간’으로 지정하고 고유의 분위기를 유지하기로 했다. ●개발로 사라질 위기… 최근 회생 결정 생선구이집으로 유명한 대림식당을 30여년 간 운영해온 석송자(67)씨는 “피맛골이 이미 없어진 줄 아는 사람들도 많아 단골 손님 70%가량의 발길이 뚝 끊꼈다.”면서 “외국관광객들이 역사와 전통이 서린 이 골목을 없애는 것을 더 아쉬워한다.”고 말했다. 수백년간 서민들의 애환을 보듬었던 피맛골에 대한 ‘뒤늦은 대접’이 못내 아쉽고 미안해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민간 회복세 확신 없어… 금리인상 신중해야”

    “민간 회복세 확신 없어… 금리인상 신중해야”

    26일 뚜껑이 열린 3·4분기 경제성장률을 두고 전문가들은 “놀랄 만한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일시적 호재에 기댄 측면이 큰 만큼 재정·통화 등 정책기조 변경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내 경제연구소의 거시정책 총괄 책임자들이 보는 경기 분석과 대응 과제를 들어 보았다. ●채권금리 큰 폭 상승…연중 최고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졌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시장도 이 같은 우려감으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10%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은 물론 3년물(4.62%), 10년물(5.63%) 금리도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실제 단행하는 데에 회의적 반응을 더 많이 보였다. 지금까지의 성장세가 재정 확대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고환율에 따른 기업 실적호조, 그에 따른 고용 조정의 최소화와 가계 소비 확대 등의 요인들이 기대 이상의 경제 회복을 가져왔다.”면서 “일상적인 경기 사이클이라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타이밍이지만 호재들이 사라지고 있고 민간 회복세도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금리 인상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소진된 재고를 다시 확충하는 재고 조정의 효과가 큰 것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기업이 재고 조정을 한 뒤에도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으면 생산활동이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 바로 출구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성급하고, 최소한 4분기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향후 시장에서 기대 심리가 높아지고, 물가와 유동성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등 인플레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면서 출구전략을 생각할 시기가 됐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미국도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고 착시효과…4분기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에도 크게 주목했다. 장민 실장은 “소비나 투자가 아직 부진하지만 가장 큰 불확실성은 해외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 것이냐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수출은 환율에 따른 가격 변동보다 글로벌 수요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더블딥(이중침체)까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원유와 원자재 가격 동향도 우리 경제에 적잖은 짐이다. 이부형 실장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회생하고 있어 내년 초반 이후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는 만큼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세계 경제나 환율, 유가 등 현재의 불확실 요인은 다 외부에서 왔다. 그만큼 이를 컨트롤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리가 인내력을 갖고 외부 요인을 잘 관찰하고 적절한 대처를 취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두걸 이경주기자 douzirl@seoul.co.kr
  • [10·26 30주년] 박상범 전 실장의 인터뷰 전문

    “陸여사 서거뒤 일에 몰두… 국산로켓·잠수함에 집념”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란 게 있는 것 같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기인 26일을 사흘 앞둔 박상범 전 대통령 경호실장의 소회였다. 1979년의 ‘10·26’ 당시 경호계장이었던 그는 궁정동 저격 현장의 경호실 관계자 중 유일한 생존자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말년에 유신헌법을 개정한 뒤 물러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비화를 들려줬다. 즉, “박 대통령이 집권 18년 정도 됐을 때인데 ‘1∼2년 뒤에는 하야를 해야하지 않겠나.’라는 말을 사석에서 했던 걸로 기억한다.”는 얘기였다. 경호 실무자로서 피경호대상을 지켜내지 못한 아쉬움을 넘어 그의 표현대로 “경제적으로 세계사에서 드문,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 전대통령이 평화적 권력이양까지 일구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배어있는 듯했다.  “기억하기도 싫은 일들이라서 가능한 이야기를 안 꺼낼려고 했다.”며 서울신문의 인터뷰 요청을 완곡하게 사양하던 그였지만, 본지 취재진이 지난 23일 서울 방배동 민주평통장학재단 그의 사무실을 찾자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반겼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간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의 뒷얘기에서부터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경호 및 남북관계 전문가로서 견해를 담담하게 피력했다. 합기도 등 각종 무술이 도합 10단이 넘는 무골답지않게 담담한 어조였다.  ●‘10·26’ 30년을 맞는 소회가 남다를텐데.  -(박 대통령이) 서거하신지 30년이 된 요즘에 와서 박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하는 학술대회도 열고, 유물·기록전시회도 하고 그러더라. 기억하기 싫은 일들이라서 가능한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수립된 이후 한 60년만에 이 만큼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발전하게 된 나라는 세계사에 없다. 소위 한강의 기적은 정확히 이야기 하면 (박 대통령이 집권한 뒤부터) 약 40년만에 된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나라들이 이 정도까지 올라오는데 최소한 100~150년 걸렸다. 그런걸 보면 당시 지도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강력하게 뒷받침 해줬던 국민의 저력이 “참 대단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해외 나가면 특히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한국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느낀다. 서거 30년이 흘렀지만 매년 개인적으로 현충원을 간다. 그분 생각이 가끔 떠오른다.  ●최근 국제학술회의에서 진보쪽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 교수는 김일성 유일체제인 북한에 비해 상대적이지만 반대 세력을 허용한 박정희의 남한이, 그리고 개방적·국제적 전략을 택한 남한이 폐쇄적 전략을 취한 북한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내렸는데.  -당시 그 분을 모시고 신변안전을 책임지고 다녔다. 1970년대부터 시작해서 지금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인 조선, 제철, 자동차 등이 짧은기간에 상당한 발전을 했다. 과학분야도…. 요즘 두각을 나타내는 군수산업. 그게 그 당시에 기초가 다져지고 그랬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참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가졌던 지도자가 아니였던가 하는 생각을 한다. 가끔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국내를 다니다 보면 관광지 재정비 한 곳을 많이 보는데 대부분 그 때 시작한 것이다. 그 족적을 보면서 당시의 지도자로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신 때 데모하다가 호주에서 공부한 김형아 호주국립대교수가 박정희 대통령을 재평가를 하게됐다는 말을 했다. 여러 면에서 박 대통령의 캔두이즘(Candoism)이 큰 기반이 됐다 하더라. 박정희 대통령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캔두이즘이 국민성을 바꿨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그런 신념을 가까이서 감지할 수 있었는지.  -나이가 들수록 그런 생각이 난다. ‘할 수 있다.’, ‘우리도 잘 살 수 있다.’ 라는 신념을 심어준 자체가 중요하다. 그것이 밑거름이 돼 소위 말하는 한강의 기적이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것들이 경제나 문화쪽에서 보인다. 최근 광화문 세종대왕 좌상이 생겼지만, 그 전에 이순신 장군 동상 세워지고…. 여주의 영릉이나 아산의 충무공 사당도 그 때 다 성역화됐다. 처음에 갔을때는 초라했는데 그분이 성역화시키고, 그게 우리 역사에서 계속 남는 거다. 사석에서 말씀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갖고 계셨다.  ●경호를 하시면서 사선(死線)을 수차례 넘나들으셨겠지만, 그 중에서도 ‘10·26’ 현장이 가장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을텐데. 1983년의 아웅산사태 때도 아슬아슬했겠지만.  -경호했던 사람으로 거기에 대해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자칫 변명으로 들릴 수 있고. 다만 그 이후에 후배들에게 나와같은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는 뜻에서 경호 기법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엄청난 연구를 통해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소위 경호라는 힘이 미칠 수 있는 범위가 있는데 경호력이 미칠 수 없는 지역을 최소화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10·26’도 봐야하지 않나 싶다. 어떤 경우라도 경호는 일단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매사를 접근하고 매사 들어봐야한다. 경호력이 미칠 수 없는 그런 부분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한다는 건가.  -그렇다. 아웅산 사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들이 다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경호관계자 중 ‘10·26’ 현장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것은 그 때 중앙정보부(현재 국가정보원) 후배가 평소에 후덕한 모습을 기억하고 일부러 비껴 쏴서 허벅지와 옆구리를 스치게 했다는 말도 있었는데. 확인사살 과정에서 버클에 맞췄다는 얘기도 있었고.  -제 3자를 통해 그런 얘기도 들었지만, 지금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다. 총을 맞고 쓰러져 있었고, 중정 직원들도 다 사형당했으니.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중정 직원들도 참 고생 많이 했다. 대통령 경호원과 한 집안 식구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 사람들 고생하는거 보고 서로 따듯하게 해서 깊은 우정들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사건이 벌어지는 바람에 사실 정말 안타까웠다. 정말 제가 아끼는 후배들도 있었고 그 중에 저를 참 좋아하는 후배들도 꽤 많았다.  ●정황상으로는 어떤가.  -그 현장이 한 10평 그 정도 밖에 되지않는다. 가운데 직사각형의 막힌 조리대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졌으니까 확인사살은 실수할 리가 없다.  ●군출신 아닌 첫 문민 경호실장을 지냈는데, 박종규, 차지절, 장세동, 안현태, 이현우씨등 군 출신의 여러 경호실장들의 노후는 불행했거나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 욕심 탓인지, 아니면 권력의 비정한 생리나 속성 때문인지.  -둘다로 본다. 하나는 권력의 속성 탓이다. 당시 여러 사회적 여건이 그 자리에 그분들이 있을 때 여건이 그런쪽으로 갈 수 밖에 없게끔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각 개인의 성격에도 (다소) 문제가 있지 않겠나 싶다.  ●문민정부 첫 경호실장으로서 그런 행로를 답습하지 않아야겠다는 철학을 정립했을 것 같은데.  -거기서 오랫동안 생활하다보니 많은 상사들을 모시고 이런저런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확신은 안서지만 내가 만약에 과장자리. 처장자리에 갔을 때 ‘이러이러한 것은 내가 이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어느 직장이나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우선 권위라는건 꼭 필요하지만 배타된 권위는 안된다. 예컨대 정부 각료들 회의 때 경호실장이 그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그 안에 근접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팀장도 있기 때문에 굳이 국가 정책 논의하는 그 자리에 경호실장이 꼭 들어가서 앉을 필요가 있느냐. 교육도 참 중요한것 같다. 2년 있는 동안 교육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차피 경호도 국제화되기 때문에 많은 국빈들이 오고 우리 대통령도 1년에 몇 번씩 해외를 순방하고 그런 시대가 돼서 이제 어학 문제라든가 이런것을 체계적으로 해서 경호원들의 수준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1년 코스이지만 해외 유학도 보냈다. 지금은 우리 후배들 보면 아주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는 생각이다. 통역 필요없이 업무를 직접 협의할 정도까지 상당한 직원들이 와 있다. 경호실이 예전처럼 권위적이지 않다. 한 때는 날아가던 새도 떨어뜨린다는 조직이란 소리 들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아주 순수한 전문 조직으로 자리를 잡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경호라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경호하는것이지 인간 누구를 경호하는것 아니다. 적어도 경호실은 그런 생각을 갖고 전문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차지철 경호실장이 월권 등으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알력이 생겨 박 대통령 서거라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보는 쪽도 있다. 이와 달리 박 대통령이 3선후 유신체제로 가면서 장기집권하는 통에 산업화 이끈 훌륭한 지도자로 남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불행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저는 계장급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정치적이나 정책적인 면 잘 모르지만 다 일리가 있다. 다만 1974년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에 의해 저격된 뒤 차지철 실장이 들어왔을때 사회적 환경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측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차 실장이) 장관들을 배석시킨 채 국기하강식을 한다든가 하는 월권도 저질렀다는데.  -주말마다··· 그랬다. 굉장히 힘들 때가 있었다.  ●차 실장의 다른 독특한 면은.  -차 실장은 그런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금전, 돈 에 대해서 상당히 깨끗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아무것도 남겨놓은 게 없다. 돈에 있어선 깨끗했다.  ●최근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회고록에서 1978년 경제특보 재임 당시 “유신헌법의 대통령 선출방식은 내가 봐도 엉터리야. 그러고서야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어.”라며 개헌후에 물러나겠다는 박 대통령의 육성을 기록했는데 당시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  -사적으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문제는 그 때가 (박 대통령 집권) 18년 정도 됐을때인데 “1~2년 뒤에는 내가 하야를 해야하지 않겠나.”하는 말을 사석에서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게 좀 앞당겨 실현됐더라도 ‘10·26’ 같은 불행한 일은 없었을텐데.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란 게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의 지시로 유신헌법 개정안 초안 작업을 하던 신직수 법률특보가 10·26 이후 관련자료를 폐기했다고 남 전총리가 구체적으로 증언했던데.  -2년 정도 뒤에 하야하려고 생각하셨던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은 그때 그런 생각을 확실하게 갖고 있었다.  ●문민정부 첫 경호실장 하실 때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1994년 있을뻔 했는데, 그 때 경호 관련 협상에서 어느 정도까지 진도가 나갔었나.  -어느 단계에 가서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냐면 경호 통신 문제에 대해 협의가 다 끝나고 일주일 뒤에 우리 경호 선발팀들이 들어가게 돼 있었을 때였다. 물론 총기 휴대하고. 제일 문제된 게 위성 통신 문제였다. 그것까지도 다 원만하게 잘 협의가 돼서 일주일 뒤에는 최종적으로 선발팀이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김일성 주석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모든 게 중지돼 버렸다.  ●그 때 김일성 사망을 예상하는 꿈을 꿨다는 비화가 있던데.  -당시 윤여준씨가 안전기획부 제 3특보였고, (별세한) 엄익준이 북한 국장이었다. 나중에 통일부 장관 지낸 정세현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있었다. 오찬하는데 저한테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경호실에서 인원을 정리해줘야겠다는 연락이었다. 그 자리에서 정리를 다 했다. 경호 쪽에서 인원 줄이고…. 오찬이 끝나고 제가 지나가는 이야기로 ‘아무래도 정상회담 안될거 같다.’라고 말하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 경호실장이 그런 이야기 하니 (무슨) 특별한 정보있는줄 알고…. ‘무슨 이야기냐.’고 하길래 내가 농담처럼 ‘며칠 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해서 관에 입관하는 꿈을 꿨다.’고 얘기했다. 당시에 정책비서관이 ‘맞으면 도사로 모시겠다.’고 농담으로 말하더라.  ●김영삼 대통령에겐 보고했나.  -안했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끝났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일주일 전에 꿈을 꿨다. 새벽 3시쯤 깜짝 놀래서 깼다. 집사람을 깨워 ‘이상한 꿈을 꿨다.’고 하니 집사람이 ‘절대 다른 곳에 가서 말하지 말라. 경호실장이 그런 말 하면 북한가기 싫어서 이야기 한다고 오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더라.  ●당시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 남북관계 큰 진전 있었을 텐데 김일성주석 답방도 있을 수 있고.  -그렇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한국의, 한반도의 운명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든다.  ●꿈으로 나타날 정도면 신경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다. 사상 최초로 북한에 가는 남쪽 정상을 경호 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상당했을 것 같다.  -처음 이뤄지는 일이고 민감한 일이었다.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사실 잠이 안왔다.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여건들이 많았는데,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옥쇄할 수 밖에 없다는 각오까지 했었다.  ●요즘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한다는 보도가 잇다르고 있다. 그런데 북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경호문제로 답방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호상 여러가지 가정도 있는데 그쪽도 똑같은 가정을 놓고 검토를 할 것 아니겠는가. 아차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문제이고 전부 총기를 휴대하고 있으니까 힘들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물리적인 위해가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 쪽에선 남쪽 보수단체에서 계란이라도 던지지 않나 이런 것 신경쓰는 거 아닌가.  -그런것도 있고. 예를 들어 근접 경호하는 사람 중에 약간 정신적으로, 순간적으로 문제가 발생돼 총이라도 뽑고 한다면 그건 큰일이 생기는 거다.  ●영화 쉬리의 한 장면 떠오르는데.  -그럴 경우 전쟁터가 되는 거다. 사실 초청한 쪽에선 그런 의도 없더라도…. 그게 젤 위험하다. 우리도 그렇지만 그쪽에서도 그런 생각 했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 몇분 모셨나.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 등 다섯분을 모셨다. 김종필 총리 인준이 안되는 바람에 (인수인계가 늦어져) 김대중 대통령 취임 초반 (보훈처장으로) 잠깐 재직하기도 했다.  ●경호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성품을 가까이서 봤을텐데.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은 부지런하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건강하다. 그게 아주 공통되는 거 같고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대통령은 카리스마, 결단력이 있었던 분들 같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 같은 분은 공과가 있겠지만, 30~40년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제 기억으로는.  ●김영삼 대통령도 전두환,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보스형 리더십의 소유자인가.  -그렇죠.  ●노태우 대통령은 좀 다르지않나.  -좀 다르다. 최규하 대통령도 그렇고.  ●어느 정부든 할거 없이 대통령 아들 때문에 속썩인 일이 많은데.. (김영삼 대통령 아들인) 현철씨 관련해서 경호실장 하면서 김 대통령에게 직언하자 언짢아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런거 보다도…. 김현철씨 같은 분 보면 예의도 바르고 총명하고 그렇다. 대인관계도 좋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아버님이 두 번씩 대선에 출마할 때 김영삼 대통령과는 부자간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동지이기도 했다. 대선 때 어려움을 겪으면서 참모역할을 하면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한다. 저도 한 2년 현철씨를 접촉했지만 예의바르고 대인관계 좋고 그랬는데, 대통령학에 대한 책도 좀 읽어보고 했지만 집권후 1년, 1년반 지나다 보면 주변에 사람들이 자꾸 모이게 되지않나. 어떤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본의 아니게 본인 생각과는 전혀 관계 없이 그런 문제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오랫동안 다섯 분 대통령 모시면서 보고 느꼈던 일이고, 김현철씨도 그랬던 듯하다. 그래서 그 당시 대통령께 (박관용 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여러분들이 고언을 드렸던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씨와 관련한 에피소드중 기억나는 것은.  -박지만씨가 몇년 전 결혼해서 축복해 주기도 했지만, 그때는 육사를 다녔다. 아주 어릴 때인 1974년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신 뒤로 정신적 어려움이 많았고, 그래서 저항적인 그런 쪽으로 한 때 잠깐 바뀌었던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까 약물도 시작하게 됐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오죽 외롭고 했으면 그랬겠나 하고 이해도 된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세상을 떠났고, 더군다나 비명에 가시지 않았나. 자연사로 가신것도 아니고…. 다행스러운건 지금 새 보금자리 만들어 잘 살고 있고….  ●육 여사 서거후 지만군을 돌보라고 박 대통령이 특별히 밀명 준건 없나.  -그런 건 없고, 그 당시에 지만군이 주말에 나오면 (청와대에) 안 들어가려고 했던 적이 있다. 외출나와서. 대통령이 찾으니까 차지철 실장이 나를 부르더니 ‘지만이좀 데리고 오라.’고 해서 명동에서 찾아서 데리고 갔던 그런 일도 있고…. 나중에 지만씨가 약물 때문에 보훈병원에서 봉사한 적이 있다. 제가 1997년 초에 보훈처장 할 때였다. 지금은 사업도 잘하고 가정도 이루고 애도 갖고 해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권부 근처에 있었으니 일부 측근들이 엉뚱한 권력을 행사하는것을 보는 등 온갖 인간 군상들을 목격했을 듯한데.  -그런 것들이 대통령의 자제분들이나 가까운 친척 분들을 망가뜨릴 수도 있고. 역시 사람이 젤 중요하다. 사회생활하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 대화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기도 하니까.  ●지난 대선에 나온 허경영 후보가 공중부양한다는 농담같은 얘기가 나도는 데 무술의 달인으로서 말하자면 원조 공중부양 전문가라는 소문은 사실인가.  -(손을 내저으며) 에이, 지금은 세월이 흐르니 아픈데도 생기고…. 요즘엔 무술 훈련은 안하고 하루에 한시간 반 정도 집에서 열심히 헬스는 하고 있다. 지금 나이에 무슨 헬스 하냐고, 또 얼마나 오래살라고 그러냐고도 하는데 적어도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해야 통일되는 것도 보고, 요즘 G20 그러는데 (한국이) G10 되는 건 보고 죽어야 할것 아니냐는 농담도 한다. 열심히 운동한다. 한 시간 헬스가서 운동하면 기분 좋고 정신도 맑아지고 의욕도 생기고 그렇더라.  ●다친 무릎 때문에 고생한다는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제 등산은 하지않는다. 가끔 골프할 때는 보호대 차고 한다.  ●공직 땐 골프 안했는데 입문 1년만에 싱글했다는데.  -1998년 3월 중순까지 보훈처장으로 일했다. 그 직후 집사람과 골프 시작해 6개월 만에 80타 쳤다.  ●경호 전문가지만 민주평통 사무총장, 보훈처장 등 남북관계나 안보전문가로서 식견을 사회에 환원할 복안은.  -후배들에게 그런 이야기 많이 한다. 1996년 평통 총장 막바지에 장학재단을 하나 만들었다. 장학재단 일이 다 봉사다. 수익사업 하는것도 아니고.  ●강의 같은 것도 하나.  -강의를 그만둔게 한 3년 됐다.대전 배재대에서 경제학부 학생들이 인간관계론을 강의해달라 해서 2년, 경기대에 경호문제 및 대테러 문제로 석·박사 과정 학생들 한 2년 지도했는데 무척 힘들더라.  ●10·26 사태의 배경을 설명해 달라.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수없이 많이 보도 됐다. 합동 수사팀들이 조사결과가 가장 정확할 것이다. 그런 사건을 당했던 사람들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더 일들이니까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그리고 그 다음에 모르잖아요. 총맞고 깨어나니 병원이었다. (공식)기록이 가장 중요하다. 작년에 어느 매체에서 1974년 문세광 사건 재조명한다고 했다. 한 11년동안 음성전문가 동원해서 준비했다는데, 어떤 결론을 내놓고 그쪽으로 몰아가니까.  ●경호원이 육 여사 돌아가시게 했다는 추측성 보도를 가리키는 건가요.  -그런 뉘앙스로…. 하도 그래서 내가 한 말이 있다. 총알은 절대 거짓말을 안한다. 탄환이 다 있다. 건물 내부에서 일어났던 일이니까 탄환이 없을리 없잖아요. 총알은 각도가 있다. 그렇게 이해시키려 했는데, 자칫잘못하면 왜곡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10.26 사건도 조금 전에 말씀드린대로 합동수사팀의 조사결과가 젤 정확하다. 객관적인 측면에서 합동 수사팀에 검찰도 다 들어가고 했기 때문에 숨길게 없잖아요. 그러니까 운명이다. 운명이 아니고는 벌어질 수가 없다. 물론 원인도 다들 아시잖아요. 차 실장과 김재규씨하고 인간관계도 있고. (유신정권의)권력독점 문제 등도 있고.  ●호사가들은 미국 CIA가 배후조종했다는 설도 제기하는데요.  -(고개를 저으며)원래 그런 사건에 별별 추측이 다 일어나거든요.  ●박정희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는 어땠나요.  -그분도 유년시절부터 어렵게 성장하셨던 분이지만, 굉장히 정이 많은 분이었죠. 외모를 보면 아주 매섭고, 단구에다가 깡마르고, 눈매도 무섭고. 하지만 인정은 많았죠. 예전에 골프를 가끔 나가시면 추울 때나 더울때나 근무자를 꼭 챙기셨다. 아주 서민적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74년도에 영부인 서거한 뒤에 굉장히 외로워하셨죠. 박근혜씨가 영부인 대행하셨지만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았죠. 그러다 보니까 국정에만 몰두해서 74년 이후 쭉 기록을 봐도 알 수 있지만 공단이나 산업단지 조선소 등이 그 때 건설된 거죠. 창원 신도시에서 창원 공단, 풍산에는 풍산금속 등이 하나하나 자리잡기 시작했지요. 70년 초만 해도 우리나라가 철모도 하나 못만들었지요. 철모가 간단한거 같아도 그렇지 않습니다. 총알이 맞아도 튕겨나갈 정도가 돼야하는데 그걸 못만들었으니까. 안면도에는 제 2국방과학연구소가 있었는데 거기서 로켓을 만들었고 타코마라는 회사가 당시 마산에 있었는데 거기서 잠수함 만들기 시작했지요. 허전함을 그런 일로 푸셨던 듯합니다.  ●말년에 박 대통령이 지방시찰 유난히 많이 다녔는가요.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가끔 여행하다 보면 그분의 족적을 볼 수 있다. 지금 관광지인 설악동인가요, 그게 그 당시엔 정말 형편 없었거든요. 그런 걸 그 때 다 정비하는 등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이상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광양제철소는 본래 아산에 만들려고 결정됐다가 광양으로 바뀌었죠. 그때 모시고 현장에 갔을 때 중국 쪽에서 바람이 부니까 매연이 내륙으로 들어오고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건의하고 그래서 현지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그럼 광양으로 하자고 결정했던 억들이 납니다  대담 구본영 편집국 수석부국장·정리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MLB] 박찬호, 첫 WS상대 “이왕이면 양키스”

    1994년 미국 땅에 첫 발을 내디딜 때 박찬호(35·필라델피아)는 세가지 목표를 가슴에 품었다. 200승과 40세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다는 것. 마지막 꿈은 미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였다. 2001년까지 80승을 올리며 승승장구를 했지만, 텍사스로 옮긴 뒤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200승의 꿈은 멀어졌다. 40세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의 꿈은 성큼 다가왔다. 소속팀이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올라 월드시리즈에 선착했기 때문. ●‘천적’ 에인절스 5차전서 기사회생 생애 첫 ‘가을의 클래식(월드시리즈)’에 출연할 박찬호의 사냥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3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LA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이하 에인절스)이 뉴욕 양키스에 7-6의 짜릿한 승리로 기사회생했기 때문. 시즌 막판 허벅지 근육통 등 우여곡절 끝에 가을무대에 선 박찬호는 내심 양키스를 원한다.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박찬호를 괴롭혀온 온 천적이다. 통산 전적 6승7패. 103이닝을 던지는 동안 67점(62자책)을 내줘 평균자책점은 5.42에 달한다. 개인통산 평균자책점 4.35를 훌쩍 웃돈다. 에인절스 주력 타자에게도 약했다. 특히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는 4홈런에 타율 .327(49타수 16안타)로 박찬호를 몰아세웠다. 반면 양키스와는 좋은 기억이 많다. 2승무패에 평균자책점 3.38. 양키스 타선의 핵심선수들과도 괜찮다. ‘캡틴’ 데릭 지터를 .143(7타수1안타·1홈런)로, 자니 데이먼을 .154(13타수2안타·1홈런)로 묶었다. 실투로 한 방씩 맞은 것을 빼면 압도한 셈.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와 안방마님 호르헤 포사다는 7타수 무안타로 박찬호 앞에서 오금을 못 폈다. 다만 올 포스트시즌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5타수 2안타, 로빈슨 카누에게는 4타수 2안타로 몰렸다. ●김병현에 수모 안겨… 설욕 다짐 양키스를 기다리는 이유는 또 있다. 한국인 최초의 월드시리즈 등판 및 챔피언반지 주인공인 김병현이 애리조나 시절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2001년)에서 가슴앓이를 했기 때문. 애리조나의 마무리투수였던 김병현은 3-1로 앞선 월드시리즈 4차전 9회말 2아웃에서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동점홈런을 맞은 데 이어 10회말 2아웃에 지터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5차전에서도 9회말 2아웃에서 스캇 브로셔스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맞고 주저앉았다. 애리조나가 우승을 했지만, 김병현은 혹독한 후유증을 겪었다. ‘코리안 빅리거’의 큰형님인 박찬호로선 양키스를 눌러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한 이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경리·홍성원·이청준을 추억하다

    기억은 실체 없는 잔영이지만, 실체들은 기억에 기대어 산다. 평생을 문학에 기대 살아온 비평가 김병익(72). 그가 5년 만에 펴낸 비평집 ‘기억의 타작-도저한 작가 정신을 위하여’(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자신을 살 수 있게 했던 문학이란 들판에서 기억의 알곡을 털어내는 타작마당이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의 책’이라고 스스로 정하고 묶은 이 책을, 그는 존경했지만 같이 떠날 수 없었던 작고 문인 3인에 대한 기억으로 반쯤 채웠다. 바로 2008년 영면에 든 소설가 박경리, 홍성원, 이청준. 평론가와 소설가라는 직업적 연계를 떠나 존경어린 우정으로 엮어져 있던 각별한 인연들이었다. 김병익은 “나는 이들의 문학적 업적을 아주 높이 평가해 왔을 뿐 아니라 그들의 도저한 작가 정신을 깊이 존경했으며 생전에 그들과 가까이 사귈 수 있었던 행운을 자랑스러워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2008년에 이 세 분을 한꺼번에 잃은 것이 우리 소설 문학의 더없이 큰 손실”이라면서 다섯 편의 글을 할애해 그들의 문학을 정리한다. 또 “정권에 경례하지도, 대중에 아첨하지도, 부나 인기에 연연해 하지도 않은 이”(박경리), “삶에서 고상했고 뜻에서 고원했으며 인품에서 고매했고 작가로서 한국문학의 최고”(이청준), “당당하고 고상한 삶이란 어떤 모습인가를 스스로의 올곧은 삶을 통해 보여준 이”(홍성원)라고 글로 만날 수 없었던 생전의 인간적인 모습들도 함께 회상한다. 김현, 김치수 등과 함께 ‘문지’(문학과 지성) 1세대로 지금도 그 언저리에 자리한 김병익에게는 문지에 대한 기억도 가벼울 수가 없다. “사회생활 40년 중 35년을 문지와 함께 했다.”는 그는 ‘자유와 성찰’, ‘자유와 개성’을 키워드로 문지의 비평적·지적 경향을 되짚어 낸다. 또 지난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황동규 시인의 작품세계를 돌아보고, 소설가 김연수, 송영에 대한 비평부터 도스토예프스키, 토마스 만에 관한 단상까지 수십 년간 키워온 기억들을 충실하게 털어낸다. 그외 전작 ‘그래도 문학이 있어야 할 자리’ 이후 발표한 강연문, 에세이 등이 모두 수록돼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토요 포커스] 인터넷 중독 고위험 56% 맞벌이가정 자녀

    [토요 포커스] 인터넷 중독 고위험 56% 맞벌이가정 자녀

    지난해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전국 16개 시·도에서 1개월 이내 1회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 만9~39세 남녀 5500명을 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 전국 만20~39세 성인 103만 5000여명, 만9~19세 소아·청소년 96만 4000여명 등 약 200만명이 인터넷 중독자로 추정됐다. 인터넷 중독률은 같은 연령대 전체 인구의 8.8% 수준으로 조사됐다. 만9~39세 남·녀 10명 가운데 1명이 인터넷 중독 증상을 보인 것이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양부모가정 자녀의 인터넷 중독률이 13.9%인데 반해 한부모가정 자녀의 인터넷 중독률이 22.3%로 약 8.4%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아·청소년 고위험군의 56.3%가 맞벌이가정 자녀인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부모가 자녀 지도 여력이 없는 경우, 인터넷 중독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아·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에는 가족 및 사회생활의 만족도와 갈등 여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의 가족생활 만족도 점수는 100점 만점에 64.5점으로 일반 인터넷 사용자의 만족도 70.0점에 비해 5.5점 낮았다. 사회생활 만족도도 각각 64.4점과 68.5점으로 4점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즉 가족갈등이나 사회갈등이 많을수록 인터넷에 빠질 위험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고위험군 소아·청소년의 가족갈등 요인은 ‘학업성적(45.8%)’과 ‘컴퓨터 사용(41.9%)’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장시간의 컴퓨터 이용이나 성적하락이 가족 갈등을 일으키고 이것이 다시 컴퓨터 이용 욕구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만9~19세 소아·청소년의 83.8%는 온라인게임에 대해 ‘재미있어서’ 빠져든다고 했다. 심지어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어서’라고 응답한 소아·청소년이 2.5%, 성인은 2.0%에 달했다. 청소년과 성인을 통틀어 인터넷 중독자의 경우 1주일에 평균 10.1시간을 온라인게임에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군은 13.8시간으로 일반사용자(5.5시간)보다 약 3배 정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용어 클릭]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잠재위험군 2002년 개발된 한국형 인터넷 중독 진단척도인 ‘K-척도’(40문항 160점 만점)에 근거해 높은 점수를 받을 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초등학생은 94점, 중·고등학생은 108점 이상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고위험군은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을 때 금단증상이 나타나고 대인관계가 부족해 학업이나 생활에 곤란을 겪는다. 잠재위험군은 자신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금단증상도 적지만 고위험군과 마찬가지로 심리적인 불안을 느끼고 학업과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는다.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강심장 SK, 위기에 빛났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강심장 SK, 위기에 빛났다

    한국시리즈 패권은 마지막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SK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선발 송은범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노장 이호준의 솔로홈런을 앞세워 KIA에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전날 한국시리즈 초유의 감독 퇴장 사태를 겪으며 완봉패, 벼랑끝에 몰렸던 SK는 시리즈 전적 3승3패로 균형을 맞추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반면 통산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대기록에 바짝 다가섰던 KIA는 경기 초반 나온 무리한 주루 플레이와 답답할 정도로 침묵한 타선 탓에 경기를 그르쳤다. 우승컵의 주인이 가려질 수도 있는 한판인 만큼 벤치와 선수들의 긴장은 극에 달했다. 4회 초 김상현이 오른쪽 펜스를 넘긴 홈런성 타구가 파울로 처리되자, KIA 조범현 감독이 한국시리즈 사상 첫 비디오 판독을 요구하며 날을 세웠다. 4회에는 2루주자 나지완이 유격수 나주환, 2루수 정근우 등과 사인 훔쳐보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선취점은 SK의 몫이었다. 2회 1사에서 이호준이 KIA 선발 윤석민의 127㎞짜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선제 1점포로 기세를 올렸다. 5차전까지 6타수 무안타로 부진, 김성근 감독의 애를 태웠던 이호준이 모처럼 이름값을 한 것. 이어 3회 선두타자 박재상의 2루타와 정근우의 희생번트, 박정권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등을 묶어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SK는 4회에도 2사2루에서 조동화가 중전 적시타로 2루 주자 나주환을 홈으로 불러들여 한 점을 보탰다. 3-0. KIA는 경기 초반 나온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자멸했다. 1회 1사에서 좌중간 안타를 치고 나간 이용규가 3루를 훔치려다 아웃됐고, 2회 1사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한 김상현이 히트 앤드 런 사인 때 2루에서 횡사, 흐름을 끊었다. 상대 내야를 뒤흔들려다 되레 기세만 잔뜩 올려준 셈. 7회에는 1사1루에서 포수 김상훈 대타로 나온 차일목이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KIA는 8회 2사 만루의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고 최희섭의 2타점 적시타로 2-3까지 추격했으나 아쉽게 역전에는 실패했다. 기대했던 김상현은 바뀐 투수 채병용의 연속된 직구에 파울타구를 날리더니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유인구에 꼼짝없이 속아 2루 땅볼에 그쳤다. 7차전은 24일 오후 2시 같은 곳에서 열린다. KIA는 선발 투수로 릭 구톰슨을, SK는 게리 글로버를 예고했다. 손원천 황비웅기자 angler@seoul.co.kr
  • 車생산량 1년새 42% 급증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1년 전보다 42.5% 급증했다.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이 판매 호조로 생산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세와 잇따른 신차 출시, 정부의 세제 지원책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량은 36만 9347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25만 9012대에 견줘 42.5% 늘어난 규모다. 8월에 비해서는 58.8% 증가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와 투싼 ix 등의 인기에 힘입어 15만 4097대를 생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9.8% 증가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80.9% 급증한 12만 7768대를 생산했다. 르노삼성은 SM3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배에 가까운(94.4%) 2만 624대를 생산했다. 반면 유동성 문제를 겪는 GM대우와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쌍용차는 각각 16.2%와 24.4%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승용차가 41.3% 늘어난 33만 3937대, 다목적 차량은 48.2% 증가한 9만 1642대를 기록했다. 구희철 자동차공업협회 과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내수 판매와 수출이 증가했고,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신차들을 출시한 것이 생산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3년간 정답가안 정정 15건… 이의신청 허울뿐

    3년간 정답가안 정정 15건… 이의신청 허울뿐

    행정안전부는 지난 2007년부터 5·7·9급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 문제와 정답가안을 공개하고, 일정기간 이의신청을 받고 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정답확정회의’를 개최해 최종 정답을 결정한다. 공무원시험에서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제도가 아직 완전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답확정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이 대부분 출제자여서 수험생들의 이의신청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이의신청이 기각됐을 때 이유를 밝히지 않아 여전히 오답논란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행안부의 올해 국감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2007~2009년 국가직 5·7·9급 시험에서 정답가안이 정정된 경우는 총 15건이 있었다. 2007년에는 11건이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1건과 3건에 그쳤다. 7급과 9급의 경우 출제 문항이 1000여개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정답가안이 정정된 경우는 극히 미미하다. ●작년·올해 정정건수 총 3건에 그쳐 행안부는 이 같은 통계를 근거로 시험문제 출제가 매우 정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행안부의 주장을 크게 믿지 않는 분위기다. 오답 논란이 불거진 문제가 여럿 있었지만 정답확정회의가 수험생의 이의신청을 받아주는 데 인색해 정답가안이 정정된 경우가 적었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정답확정회의에 과목별로 많게는 7명의 출제위원과 출제에 참가하지 않은 6명의 외부 전문가가 참석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고시(5급)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명의 출제위원과 1명의 외부전문가가 정답확정회의를 꾸려 최종 정답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답확정회의에 출제위원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수험생들의 주장이다. ●“출제위원들 오류인정 안해” 수험생들 불만 올해의 경우 정답가안이 정정된 문제는 3문항에 그쳤지만 수험생들의 이의신청은 빗발쳤다. 9급 시험이 종료된 후에는 총 432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고 7급도 130건에 달했다. 행안부는 이의신청이 단순히 수험생들의 의견 개진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일부 문제는 다수 수험생이 이의신청을 했고 전문가들도 정답에 이상이 있다고 지적할 정도로 논란이 일었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됐던 문제는 7급 한국사 ‘봉책형 19번’ 문제다. 이 문제는 고려시대 사회생활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물었고, ‘유기장이나 수렵 등의 천업에 종사하는 자를 재인이라 한다.’는 ③번 보기가 정답으로 발표됐다. 이는 재인이 아니라 화척에 관한 설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각국사’의 저자인 오태진 이그잼 고시학원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간한 고등학교 국사교사용 지도서에는 ‘재인’을 보기에 제시된 것과 같은 개념으로 보고 있는 만큼 행안부의 답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지난 4월 치러졌던 9급에서는 한국사 ‘동사강목’ 문제(녹형 17번)와 국어 표준어문제(녹형 16번) 등이 오답논란에 휘말렸다. 하지만 행안부는 “정답확정회의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모두 기각했다. ●이의신청 기각사유 구체적 공개 필요 행안부가 문제를 공개하고 정답확정회의를 거쳐 최종 정답을 결정하고 있으면서도 오답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이의신청을 기각할 때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행안부가 이왕 공무원시험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이의신청 기각사유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올해로 시행 2년째를 맞는 법학적성검사(LEET·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는 문제 및 정답가안뿐 아니라 이의신청이 많았던 일부 문항에 대해서는 기각 사유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행안부는 그러나 “현 체제에서 이의신청 기각 사유까지 공개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력 낭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고시학원 관계자는 ”정답확정회의 개최 시 출제위원과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외부 전문가의 참가 비율을 지금보다 늘리는 것도 시험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문화마당] 전족과 ‘초정상 자극’/양세욱 한양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문화마당] 전족과 ‘초정상 자극’/양세욱 한양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상하이 인근의 수향 우전(烏鎭)에는 ‘삼촌금련관’(三寸金蓮館)이라는 박물관이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이곳은 중국 최대 규모의 전족 전문 전시관으로, ‘세 치의 황금 연꽃’은 전족의 다른 이름이다. 지난 주말 상하이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다가 주최 측의 안내로 이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박물관 측의 설명에 따르면, 1000여년 전인 중국 오대(五代) 시기에 무희들이 발끝으로 추는 춤에서 유래된 전족은 시간이 지나면서 궁중에서 귀족 계층으로, 다시 기방과 민간으로 퍼져나갔다. 최고 전성기인 청대 중·후기에는 중국 전체 여성 인구의 80% 이상이 전족을 할 정도로 크게 유행하기에 이른다. 발의 크기는 점점 작아져 “세 치는 금 연꽃, 네 치는 은 연꽃, 다섯 치는 철 연꽃”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세 치는 대략 10cm이다. 전족한 발은 신부가 마련해가는 최고의 예물이었고, 여성의 제3의 성기로까지 여겨졌다. “남자들의 질펀한 연회를 위해 마련한 한 접시의 안주”라는 설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뼈가 너무 무르지도 너무 단단하지도 않은 다섯 살에서 여덟 살 무렵의 여아에게 시술되는 전족이 끔찍한 고통을 수반하는 행위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오죽하면 “작은 발 한 쌍에 눈물 한 항아리”라는 속담까지 나왔을까. 박물관을 둘러보고 상하이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인류 역사에서 최장 시간 동안 최대 규모로 유행한 이 여성 신체의 개조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극히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전족이라는 행위가 사실은 생물계에서 보편적인 초정상 자극(supernormal stimulus)의 한 사례이다. 생물계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선호되는 자극과 신호들은 흔히 평균치를 멀리 벗어난다. 생물계의 수컷들은 암컷들을 인식하는 자극들에 반응하도록 진화했다. 번식기에 이른 큰흰줄표범나비 수컷들은 독특한 빛깔과 날갯짓으로 자기 종의 암컷을 감지하고 좇는다. 생물학자들은 기계적으로 날개를 퍼덕이는 플라스틱 모형들로 수컷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더욱 놀라운 현상은 수컷들이 진짜 암컷들을 외면하고 가장 크고 밝고 빠른 모형 암컷들을 좇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초정상의 암컷들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음에도 말이다. 어놀리 도마뱀의 수컷들이 동종의 다른 도마뱀 사진들을, 심지어 작은 자동차 정도로 큰 이미지들을 선호한다거나, 재갈매기에게 색칠이 잘 되고 덩치가 큰 나무 갈매기 모형을 보여 주면 자기 알도 내팽개친다거나 하는 사례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식의 초정상 자극은 인간 사회, 특히 여성들이 신체적 매력을 발산하는 방식에서도 흔하게 발견된다. 조선시대에 여성들의 머리에 얹는 가채의 크기가 점점 커져 목이 부러지는 일이 빈번했다거나, 중국에서 점점 가는 허리가 선호되면서 굶어죽는 이들이 속출한 것 등이 두드러진 사례이다.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인 에드워드 윌슨의 통찰대로, 미용 산업 전체가 어떤 의미에서는 초정상 자극들의 제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아이섀도와 마스카라는 눈을 크게 보이게 해주고, 립스틱은 입술을 도톰하고 밝게 만들며, 매니큐어는 혈액 순환이 손끝까지 이르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런 행위들은 젊음과 생식 능력이라는 자연적인 생리 신호들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을 넘어 초정상적인 자극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작고 가늘고 뾰족한 발에 대한 선호는 어느 정도 문화 보편적인 현상이다. 현대 여성들이 발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신는 하이힐이 이를 상징한다. 전족은 작고 가늘고 뾰족한 발에 대한 이런 선호가 정상을 넘어선 방식으로 실현된 문화 현상인 셈이다. 이제 전족의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전족을 만들어낸 초정상 자극에 대한 선호는 문화 유전자의 일부이다. 양세욱 한양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 [서울광장] 북핵 삼국지/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북핵 삼국지/오일만 논설위원

    북·미 대화가 또 시작되는 모양이다.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 국장이 오는 26일 미국으로 날아간다.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 협력대회’ 참석이 명분이지만 다가올 고위급 북·미협상을 앞둔 전초전 격이다. 16년 전 1993년 6월 북한의 NPT 탈퇴 선언으로 촉발된 북핵 위기는 그동안 농축우라늄 핵개발 의혹과 1, 2차 핵실험 등 3차례의 격심한 위기를 겪었다. 북핵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숱하게 열렸어도 여전히 원점에서 맴돌고 있는 형국이다. 북핵 문제가 단칼에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변수와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방증이다. 삼국지보다 복잡다기한 ‘대하 드라마’에 비유할 수 있다. 사태를 바라보는 단선적 시각은 위험하다. 드러나 있는 표면보다 보이지 않는 ‘물밑’이 더 중요하다. 북핵 문제는 본질적으로 대형 퍼즐게임이다. 관련국들의 ‘손익계산서’와 국익 극대화 전략이 달라 모호성에 휩싸여 있다. 16년에 걸친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단편적 사실들을 토대로 진실을 찾아 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애초부터 비핵화 의사가 없었다.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통해 체제 유지와 경제회생의 길로 간다는 대원칙이 있었다. 2012년 강성대국 달성이 그들의 궁극적 목표다. 북핵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은 다소 복잡하다. 냉전해체 이후 미국이 세계 경찰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악의 축’으로 불린 북한과 이란의 존재였다. 미국의 세계전략을 꿰뚫고 있는 북한은 악당의 역할에 충실하며 내부긴장을 고조시켜 체제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북핵 카드’는 미국과 북한을 ‘악어와 악어새’의 묘한 공생 관계로 만든 셈이다. 하지만 북핵의 칼날은 너무도 예리하다. 잘못 다루면 미국이 피를 흘리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북핵 게임에서 중국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의장국으로 북한 카드를 ‘꽃놀이패’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늘 해결사로서 위상을 높여왔다. 하지만 이것도 아주 사소한 일이다. 북한의 진정한 이용가치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을 막아내는 방패의 역할이다. 21세기 미국과 패권 다툼을 염두에 둔 세계 안보 전략이자 북한 경제의 동북4성 편입을 위한 포기할 수 없는 수순이다. 중국이 강력한 유엔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보내 경협 선물 보따리를 안긴 것도 이 때문이다. 핵·북한의 분리 대응이다. 20년 가까이 펼쳐진 북핵위기 해결 과정을 복기해 보면 ‘북한-미국-중국’의 3각축이 핵심이다. ‘북핵 삼국지’엔 불행하게 한국은 빠져 있다. 미안하게도 국제역학 구도상 종속변수에 불과하다. 애초부터 북한은 북·미 양자대화로 승부를 보려 했고 동맹국 중국의 대미 억지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구도였다. 북핵 위기의 결정적인 순간에 한국이 소외되는 설움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정권의 대북 지렛대가 약화된 상황이라 더욱 우려스럽다. 한·미동맹 강화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주 순진한 전략이다.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에서 가장 큰 비용을 지불한 나라가 한국이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만간 북핵 3막이 시작된다. 현재도 반전을 거듭하고 있어 어떤 결말로 끝날지 현재로선 아무도 모른다. 다만 외교 담당자들이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우리의 앞날을 개척하는 당당한 협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쌍용차 “외국업체와 M&A 모색중”

    쌍용차 “외국업체와 M&A 모색중”

    쌍용자동차와 해외 선진업체간 인수·합병(M&A) 추진 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내년 영업 흑자 전환도 점쳐져 다음달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인가 결정이 기대된다. 쌍용차는 지난 16일 인천 영종도 하얏트 리젠시호텔에서 중장기 회생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최근 외국의 몇몇 선진업체를 방문해 인수·합병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아시아 진출이 더디고 쌍용차와 제품 라인업이 겹치지 않고 플랫폼 공유, 소형차 개발 등 시너지 효과가 가능한 업체 및 재무적 투자자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리인은 “러시아, 중국 등 신흥국가의 업체는 쌍용차 미래에 도움이 안 되며, 중동 자본은 재무적 투자자 정도로만 고려할 수 있다. 폴크스바겐 인수설도 사실무근”이라고 말해 유럽 등의 소형차 중심 업체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쌍용차는 다음달 6일 2·3차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 인가가 이뤄지면 늦어도 12월 초까지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공개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개입찰은 내년 6∼7월쯤 진행된다. 회생계획안 인가는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1000억원의 신규자금 조달이 필요하지만 담보여력이 11 00억원으로 충분해 큰 어려움은 없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이유일 공동관리인은 “산업은행이 아니더라도 해외에서 돈을 빌려 주겠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경영정상화 시기도 2012년에서 내년으로 앞당길 전망이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내년 신차 ‘C200’을 출시하고 판매 증가세가 이어져 내수 및 수출 포함, 8만 5000대를 팔 것”이라면서 “손익분기점 7만 2000대는 물론 법정관리 신청 이전 회생계획안에 담긴 6만 8000대를 크게 웃돌아 영업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또 올해 연간 자동차 판매가 당초 삼일회계법인이 예상한 2만 9286대보다 16.2% 증가한 3만 4026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월 손익분기점이 1만 500대에서 구조조정 이후 6000대 수준으로 호전됐다. 최상진(기획재무 담당) 상무는 “1인당 연간 생산대수가 지난해 16대에서 올해 9∼12월 평균 27대로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쌍용차 회생의 발판인 신차 ‘C200’은 앞뒤 외관 디자인을 수정해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렉스턴과 액티언의 후속인 ‘D200’과 ‘Q200’, 소형 CUV인 ‘X100’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5년내 소형 전기차와 플러그 하이브리드 차량도 개발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 받은 산은 “GM대우 증자 참여않겠다”

    GM대우의 회생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단단히 화났다. GM대우의 자발적인 생존을 위한 산업은행 요구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을 다물면서도 추가 자금지원 등 자신에 유리한 조건만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GM의 안하무인격 태도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21일 청약을 마감하는 GM대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GM대우 지원을 위해 GM 측에 요구한 조건이 하나도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없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15일 부평 GM대우 본사를 찾은 프리츠 헨더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GM대우에 대한 2500억원 증자 계획과 산은의 추가 자금 지원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는 당초 산업은행이 요구한 증자 확대(4911억원) 규모에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 그동안 산업은행이 GM대우의 생존을 위해 요구한 ▲자체 기술 개발에 대한 소유권 인정 ▲5년간 생산 물량 보장 ▲산업은행의 경영 참여 조건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했다. 산업은행은 “대주주로서 GM대우의 회생을 위한 GM의 노력이 보이지 않으면 산업은행도 기존 대출을 회수하고 증자에도 불참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GM대우는 16일 만기가 돌아온 1258억원의 대출금은 갚았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선 최근 신차 판매 등으로 자금 사정이 나아진 틈을 이용, GM이 시간을 끌면서 산업은행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조건은 하나도 충족되지 않았다.”면서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 상환 여부 등에 대해서도 실무 차원의 기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규자금 지원 문제와 관련해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GM회장단이 15일 청와대를 방문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과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만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GM은 이번 방문을 GM대우 창립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로 애써 축소한 뒤 필요한 보따리만 풀어놓고 정작 GM대우 회생을 위한 산업은행과의 면담에서는 ‘건설적인 대화(Constructive dialogue)’였다고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한국을 떠났다. 금융권 인사는 “사실상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방문한 이번 만남에서 GM은 정작 돈을 빌려주는 상대방(산업은행)의 이야기는 무시하고, 청와대 방문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얻어 실속만 챙겼다.”고 꼬집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이석채 - 이상철’ 올드보이의 통신대전

    ‘이석채 - 이상철’ 올드보이의 통신대전

    “KT와 이석채 회장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다 최근에 결심했다. 결심한 이상 기존 통신사들과는 전혀 다른 ‘스마트 IT’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인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합병법인(LG텔레콤)의 최고경영자(CEO)로 낙점된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소감이다. 12년간 몸담았던 KT와 현재 KT를 이끌고 있는 이석채 회장을 뛰어넘어야만 성공한 초대 ‘통신 LG’의 수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 전 장관에겐 숙명이다. 지난 6월 KTF를 합병한 KT와 이 회장은 이미 멀찌감치 달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두 CEO는 모두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고, 한국 정보통신산업에 큰 획을 그은 ‘올드보이’들이다. ‘장관 출신 KT CEO’에 ‘KT CEO 출신 전직 장관’이 도전장을 낸 셈이다. ‘KT’와 ‘정통부 장관’이라는 공통분모를 빼면 두 사람이 걸어온 길과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이 회장이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데 비해 이 전 장관은 공대 출신의 테크노크라트다. 1969년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 회장은 경제기획원 예산실장,농림수산부 차관,재정경제원 차관을 거쳐 1996년 정통부 장관에 올랐다. 장관 시절 개인휴대통신(PCS) 3사를 선정하며 이동통신산업의 초석을 닦았다. 이 전 장관은 미국 듀크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항공우주국(NASA)의 통신위성설계 담당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 한국통신(KT)에 입사해 무선사업본부장을 거쳐 한국통신프리텔(KTF) 사장에 취임했다. 016 이동전화를 업계 2위로 끌어올렸다. 2001년에는 한국통신 사장이 돼 민영화 작업을 주도했다. 이 회장은 ‘용장’이다. 수년간 끌어온 KTF 합병을 전광석화처럼 끝냈고, 내부비리를 단호히 척결하는 한편 전대미문의 유무선 융합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덕장’이다. 인화를 중시하는 LG그룹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지니어 출신답게 현장 중심의 경영을 중시한다.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같지만 다른’ 두 CEO가 펼칠 흥미로운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부고] ‘M&A 대가’ 워서스타인 사망

    인수·합병(M&A)의 대가로 불리는 브루스 워서스타인 미국 라자드그룹 최고경영자(CEO)가 14일 사망했다고 라자드그룹이 밝혔다. 61세. 워서스타인은 불규칙한 심장박동으로 입원 중이었으나 사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워서스타인은 1980년대 굵직한 M&A를 중개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듀폰의 코노코 인수, 모건스탠리의 딘 위터 인수, 타임워너의 AOL 인수 등에 참여했다.최근에는 세계 최대 식품회사인 크래프트의 초콜릿 제조사 캐드버리 인수에 관여했다. 그는 2002년 라자드그룹에 CEO로 합류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투자회사도 운영 중이며 뉴욕매거진을 출간하는 뉴욕 미디어 홀딩스 소유주다. 라자드는 국내에서 장하성 펀드를 운용 중인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의 모회사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무명 볼라티’ 마라도나 살렸다

    무명의 ‘꺽다리’ 마리오 아리엘 볼라티(24·191㎝)가 디에고 마라도나(48) 아르헨티나 감독을 살렸다. 볼라티는 15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센테리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남미지역 최종 예선 마지막 18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9분 골을 터뜨려 1-0 승리에 앞장섰다. 볼라티의 활약을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8승4무6패(승점 28점)로 4위가 돼 전체 10팀 가운데 4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부임 이후 3승4패로 사임설에 시달렸던 마라도나 감독도 기사회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치러진 유럽 예선 1조에선 강호 스웨덴이 알바니아에 4-1 대승을 거뒀지만 조3위로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포르투갈(승점 19점·5승4무1패)은 조2위를 차지, 다음달 15일과 19일 유럽 9개 조 2위 팀 중 상위 8개 팀끼리 맞붙는 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 4장의 티켓 중 한 장을 노린다. 3조의 슬로바키아는 폴란드 원정에서 1-0 승,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된 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기쁨을 누렸다. 2조의 스위스는 이스라엘과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면서 승점 21점(6승3패1무)으로 1위에 올라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미 티켓을 거머쥔 6조 잉글랜드는 홈에서 벨로루시를 3-0으로 물리치고 승점 27점(9승1패)으로 최종 예선을 마무리지었다. 피터 크라우치(28·토트넘)는 이날 2골을 포함, 17차례 A매치에서 16골을 넣는 득점력을 뽐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해법 못내놓은 GM대우

    프리츠 헨더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GM대우에 대한 신뢰를 거듭 강조했으나 유상증자 확대 등 실질적인 회생 해법은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향후 한·미 양국 정부 차원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GM대우 해법이 정치·외교적 논리로 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헨더슨 회장은 15일 부평 GM대우 본사에서 닉 라일리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헨더슨은 산은과의 자금 지원 협상과 관련, “이미 유상증자 2500억원에 대한 GM대우 이사회 승인을 확보한 상황”이라면서 “GM대우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고, 미국 외 다른 법인도 투자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GM대우를 법정관리 체제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6일 만기 도래하는 산은의 1258억원 채권 상환과 관련해 “상환 및 연기, 추가 신용공여 여부를 금융권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제시한 유상증자 규모 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헨더슨은 산은이 증자 참여의 전제로 내세운 ‘GM대우 생산 차량의 라이선스 이양’과 관련, “GM이 차량 개발비 등을 GM대우에 주듯이 GM대우도 GM에 기술료 등을 내고 있으며 한 방향으로만 돈이 지급돼야 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산은의 또 다른 요구사항인 ‘GM의 GM대우에 대한 5년 이상 생산 물량 보장’에 대해 닉 라일리 사장은 “군산과 창원 등 한국 내 GM대우 공장의 생산능력을 100%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시보레 브랜드 국내 도입에 대해 “한국 시장에 적절한 브랜드라고 판단,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GM대우 브랜드를 없애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헨더슨 회장을 접견하고 GM과 GM대우의 협력, 친환경차 활성화 및 자유무역협정(FTA) 진전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GM대우의 금융지원 방안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종락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총급여 8800만원이하 가입자 한해 최고 75만원 稅혜택 가능

    총급여 8800만원이하 가입자 한해 최고 75만원 稅혜택 가능

    직장인들의 필수 연말정산 재테크 상품으로 꼽혔던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저축)의 혜택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정부가 올해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2012년까지만 장마저축에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올해 말까지 가입한 사람에 한해서만 혜택이 주어진다. 물론 국회를 아직 최종 통과하지 않은 상태라 회생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기존 가입자는 추가로 돈을 넣어야 할지, 아직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지금이라도 ‘막차’를 타는 것이 유리한지 고민이 제각각이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가입하는 게 낫다.”는 쪽이다. ‘썩어도 준치’라고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매력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는 “2012년이라는 일몰조항이 붙었고 7년간 자금이 묶인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저금리 기조 속에선 장점이 많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기존 가입자라면 남은 기간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 좋다. 단, 전략은 연간 총급여액 8800만원을 기준으로 달리 접근해야 한다. 총급여액이 8800만원 이하이면 2012년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은 2012년까지 추가 불입을 통해 소득공제 혜택을 계속 누리라는 것이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고 한도인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는다고 할 때, 총급여액 4600만~8800만원(세율 25%)인 사람은 연간 75만원, 1200만~4600만원(16%)인 사람은 연간 48만원, 1200만원 이하(6%)인 사람은 연간 18만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비과세 혜택도 2012년까지만 적용된다. 따라서 2013년 1월1일부터는 돈을 추가로 넣지 않고 계좌만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추가 불입을 하지 않아도 계좌는 해지되지 않는다. 총급여액 8800만원 초과자는 가입 목적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 8800만원 초과인 경우에는 내년부터 바로 소득공제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주된 가입목적이 소득공제라면 올해까지만 돈을 넣는 게 좋지만 비과세 혜택이 주된 목적이라면 추가 불입도 무방하다. 단, 비과세 소멸 시기 역시 2012년이고 7년 이상 계좌를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막차를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점검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2012년까지 누릴 혜택이 장기간 돈이 묶이는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지 따져 보는 작업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유럽예선 최종전, 남아공행 불씨를 살려라!

    유럽예선 최종전, 남아공행 불씨를 살려라!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으로 향하는 티켓의 주인공들이 하나 둘씩 가려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지역 예선은 본선직행과 플레이오프 막차를 걸린 최종전을 남겨 놓은 상태다. 과연, 꺼져가는 남아공행 불씨를 살리는 국가는 어디일까? 최종전을 앞둔 유럽지역 예선을 되짚어 봤다. ▲ 1조 (포르투갈 vs 스웨덴) 1. 덴마크 (승점 21) * 진출 2. 포르투갈 (승점 16) 3. 스웨덴 (승점 15) 덴마크가 6승 3무의 완벽한 경기력을 앞세워 조1위에게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덴마크는 지난 주중에 열린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오랜만에 메이저 대회에 얼굴을 내밀게 됐다. 덕분에 탈락의 위기에 몰렸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조2위에 올라서는 행운을 맛봤다. 홈에서 헝가리를 맞이한 포르투갈은 3-0 완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데 성공했다. ‘골든보이’ 호날두의 부상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으나 최종전이 홈에서 열리는 약체 몰타와의 경기인 점도 포르투갈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기적을 노리는 스웨덴으로선 알바니아와의 최종전을 승리한 후 포르투갈이 몰타와 비기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 2조 (스위스 vs 그리스 vs 이스라엘) 1. 스위스 (승점 20) 2. 그리스 (승점 17) 3. 이스라엘 (승점 15) 마지막까지 티켓의 최종 주인공이 가려지지 않았다. 여전히 조1위 스위스(승점 20점)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나 최종전이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는 이스라엘과의 경기인 것이 부담스럽다. 자칫 패배할 경우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수도 있다. 예선 후반기 상승세가 한풀 꺾였던 그리스는 홈에서 라트비아를 5-2로 대파하며 기사회생했다. 이스라엘이 스위스 원정에서 기적을 연출할 경우 자력 진출도 가능한 상태다. 예선 마지막 상대가 약체 룩셈부르크인 점도 그리스를 미소 짓게 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기적을 바래야하는 상황이다. 최종전이 스위스 원정인데다 그리스가 룩셈부르크에게 패해야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희망은 있으나, 그 가능성은 스웨덴 보다 작아 보인다. ▲ 3조 (슬로바키아 vs 슬로베니아 vs 체코) 1. 슬로바키아 (승점 19) * 플레이오프 확보 2. 슬로베니아 (승점 17) 3. 체코 (승점 15) 3조 역시 3개의 팀이 치열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탈락이 유력했던 체코가 폴란드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데 성공했다. 반면 북아일랜드는 마지막에 미끄러지며 플레이오프 티켓에서도 멀어졌다. 2위 슬로베니아의 막판 역전이 가능한 상태다.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보한 슬로바키아가 폴란드 원정을 앞두고 있어 최종전 여부에 따라 극적으로 본선 직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1골 44실점의 산마리노 원정을 앞두고 있는 점도 슬로베니아에게는 호재다. 체코는 희망의 불씨를 살렸으나 자력 진출은 불가능하다. 이미 슬로바키아와는 승점 4점차이며 역전이 가능한 슬로베니아는 스스로 무너지길 바래야한다. 골득실에서는 동률을, 다득점에서는 오히려 앞서고 있으나 슬로베니아가 산 마리노와 무승부를 거두는 일은 기적에 보다 가깝다. ▲ 6조 (우크라이나 vs 크로아티아) 1. 잉글랜드 (승점 24) * 진출 2. 우크라이나 (승점 18) 3. 크로아티아 (승점 17) 크로아티아에게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조1위 잉글랜드는 지난 주말에 열린 우크라이나 원정에서 0-1로 패하며 크로아티아에게 ‘유로2008의 복수’를 하는데 성공했다. 마치 유로2008에서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의 목숨을 좌지우지 했듯이 이번에는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의 운명을 쥐 흔들고 말았다. 우크라이나는 잉글랜드의 복수극 덕분에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위한 희망을 살리는데 성공했다. 최종전이 최약체 안도라 원정인 점도 우크라이나에게 유리하다. 비록 원정이기는 하나 안도라가 9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승리가 유력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10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포르투갈 기사회생

    [2010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포르투갈 기사회생

    벼랑 끝에 몰렸던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이 나란히 승전보를 울려 월드컵 본선 진출의 희망을 이어 갔다. 독일·이탈리아·덴마크·세르비아·코트디부아르·멕시코·미국·칠레 등 8개국은 남아공행 티켓을 획득, 내년 월드컵 본선(32개국)을 확정 지은 나라는 총 19개국으로 늘었다. 아르헨티나는 11일 홈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벌어진 남미예선 17차전에서 페루에 2-1, 짜릿한 승리를 거둬 급한 불을 껐다. ‘백전노장’ 마르틴 팔레르모(35)는 1-1으로 끝나는 듯하던 후반 인저리타임 3분쯤 천금 같은 결승골을 뽑아내 팀에 승점 3을 안겼다. 팔레르모는 1999년 남미선수권 콜롬비아전에서 3번 얻은 페널티킥을 모두 실축해 ‘A매치 최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이름을 올린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부름을 받아 무려 10년 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팔레르모는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며 아르헨티나의 ‘영웅’이 됐다. 승점 25(7승4무6패)가 된 아르헨티나는 이날 우루과이에 역전패한 에콰도르(승점 23·6승5무5패)를 끌어내리고 본선직행 마지노선인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5위 우루과이(승점24·6승6무5패)에 한 점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어 남미에 남은 한 장의 본선 티켓은 15일 아르헨티나-우루과이전 단판 승부로 가려질 전망. 칠레는 콜롬비아 원정에서 4골을 퍼부으며 4-2 역전승을 거둬 승점30(9승3무5패)으로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최소 3위를 확정,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8번째로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남미 10개국 중 4위까지는 본선에 자동진출하고 5위는 북중미-카리브해 지역 4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포르투갈도 헝가리를 대파하고 기사회생했다. 홈팬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포르투갈은 시망 사브로사의 두 골과 리에드손의 헤딩골로 3-0 승리, 승점 16(4승4무1패)으로 1조 2위로 올라섰다. 조 1위가 확정된 덴마크(승점21)에 본선 직행을 내줬지만 포르투갈의 최종전이 최약체 몰타와의 경기라 2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한결 유리해졌다. ‘전차군단’ 독일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의 맹추격을 1-0으로 물리쳐 15회 연속, 통산 17번째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는 2위 아일랜드와의 원정에서 2-2로 비겼지만, 2위와 승점 4를 유지해 가뿐하게 남아공행에 합류했다. 세르비아는 루마니아를 5-0으로 대파해 ‘독일월드컵 준우승국’ 프랑스를 따돌리고 승점22(7승1무1패)로 7조 1위를 차지,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아시아-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바레인과 뉴질랜드가 0-0으로 비겨 오는 15일 뉴질랜드에서 본선행을 가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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