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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진주의료원 정상화 결의안 채택

    국회는 29일 경상남도의 폐업방침으로 논란이 됐던 진주의료원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진주의료원 정상화 촉구를 위한 결의안’을 재석의원 201명 중 찬성 125명, 반대 32명, 기권 44명으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정부는 진주의료원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속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진주의료원 관계 당사자들은 회생을 위한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에 지방의료원 종합대책을 국회에 제출토록 요구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결의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접수된 피해자들 가운데 생계가 곤란한 중증환자와 사망자 가족을 정부가 우선 지원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는 또 ‘일본각료 등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침략전쟁 부인 망언 규탄 결의안’을 참석한 의원 239명 가운데 찬성 238명, 기권 1명으로 채택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쌍용차 1분기 내수 증가율 ‘업계 최고’

    쌍용차가 올 1분기 내수 판매에서 업계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1분기 반조립제품 (CKD) 포함 내수 1만 3293대와 수출 1만 7972대 등 총 3만 1265대를 판매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7516억원, 영업손실은 174억원, 당기순손실 98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8.2%, 매출액은 16.7%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43% 감소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들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판매 증가는 코란도C와 연초 출시된 코란도 투리스모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11인승인 투리스모는 대기물량만 2000여대에 달해 쌍용차 평택공장은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주말 특근을 하고 있다. 쌍용차의 올 1분기 내수와 수출 모두 전년 대비 각각 37%, 7.4% 증가했다. 내수에선 코란도 시리즈 등 제품개선 모델의 판매 확대로 지난 1월 이후 3개월 연속 판매 상승세를 유지하며 업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렉스턴W의 성공적인 인도시장 진입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올 1분기 국내 최대의 내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판매와 매출 모두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코란도 투리스모 등 지속적인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로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거쳐 2000년대 초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됐다가 다시 2011년 인도 자동차 기업인 마힌드라에 인수된 뒤 올해 8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재기 노력을 펴 왔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사설] 국회, 경제회생 대책 발목 잡지 말라

    우리 경제의 당면 과제는 저성장을 극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궈내는 일이다. 누가 뭐라 해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큼 시급한 경제 현안은 없을 것이다. 전 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0.9%로, 예상치를 약간 웃돌아 다행이지만 마음을 놓을 만한 상황이 아니다. 8분기 연속 0%대 성장을 했기에 저성장의 흐름을 끊기 위한 대책들이 하루속히 마련돼야 한다. 특히 국회는 추가경정예산과 ‘4·1부동산대책’ 등이 때를 놓치지 않고 제때 집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추면서 추경의 편성 효과를 포함하면 연 2%대 후반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두 번째로 규모가 큰 17조 3000억원의 추경을 투입해도 성장률이 3%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과거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은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이다. 그만큼 경제회생을 위해 더 큰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도 국회는 경제 위기 불감증에라도 걸린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변수에 취약한 구조라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안다. 소규모 개방경제로 내수가 취약하고 수출 의존도는 크다. 최근에는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위협에 이어 개성공단 가동 중단 문제까지 불거지는 등 남북 문제도 갈수록 꼬이고 있다. 또 일본 각료의 신사 참배 등 외교안보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시기이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발을 빼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게 아닌지, 잘 점검해 봐야 할 때다. 그에 따른 파장이 적잖다는 사실을 여야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추경의 4월 임시 국회 처리가 어려워지고 있다. 임시 국회를 연장해도 5월 중순쯤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도소득세 면제 등을 위한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됐다. 국민들은 대책의 효과가 반감되지 않도록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어제는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지만, 오늘은 반드시 처리하기를 기대한다. 국회는 정책의 타이밍과 일관성이 경제회생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인식하기 바란다. 기업들은 정책의 일관성을 투자 활성화를 위한 핵심 조건으로 꼽는다. 의원들은 경제 살리기와 관련이 없는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 위해 쪽지예산을 들이밀면서도 다른 쪽에서는 시급한 추경 처리를 미루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대정부 질문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본회의 사회를 본 국회부의장이 출석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는 진풍경이 더 이상 빚어져선 안 된다. 지금은 경제회생의 열쇠를 국회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비가 아깝다는 인상을 안 주도록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
  • [기고] 도시가 국부의 원천이다/온영태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

    [기고] 도시가 국부의 원천이다/온영태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

    ‘도시가 국부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설득력 있게 다가온 적은 없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인 제이컵스는 저서 ‘도시와 국가의 부’에서 모든 경제적 활력의 근원에는 도시의 역동적인 수입대체 활동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역동성이 발현되지 않고서는 한 나라의 경제적 번영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가 성취한 눈부신 경제성장도 시장, 일자리, 기술, 자본 등의 동인이 균형적으로 힘을 발휘해 수입대체에 성공하도록 도시권의 발전을 이끌어낸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화가 도시화를 촉진하고, 도시화가 다시 산업화를 추동하는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더 이상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조짐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도시로 유입되는 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상당수의 중소도시는 심각한 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도시에서도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이 떠난 후 새로운 산업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수출 증가가 내수로 이어지지 않아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2%대다. 이 같은 우리 경제의 근저에는 정체와 쇠퇴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도시가 있다.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역동적 힘을 회복하게 할 방안은 없는가. 우리보다 먼저 도시 쇠퇴와 함께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경험했던 영국, 일본 등에서는 도시 재생이라는 처방으로 대응해 왔다. 도시 재생은 두 가지 형태의 쇠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는 도시경제를 지탱해 왔던 산업기반이 무너지면서 쇠퇴가 도시 전반으로 확산되는 형태, 다른 하나는 도시 내 근린 수준의 일부 지역에서 진행되는 형태의 쇠퇴다. 전자의 재생은 도시의 경제기반 재구축에, 후자의 재생은 근린공동체의 회복에 목표를 두게 된다. 재정 투입의 규모나 범위, 운용방식 등에서 양자가 차이를 보이겠지만 동일한 원칙에 의해 운용된다. 정부는 재생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치, 재정, 인적 자원들을 성공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제공하는 데 머무는 대신 재생현장의 주체가 모든 과정을 주도하면서 이해당사자의 자발적 참여와 유기적 협력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포괄보조금제도나 인정제도 등을 통해 분리된 재정과 독립된 절차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기존의 다양한 관련사업이나 프로그램들을 도시 재생 현장 여건에 맞춰 통합·조정해야 한다. 재정 투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과거의 목표 지향적, 성과 지향적 추진 방식 대신 과정 중심의 목표 개방적 운용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참여 주체들이 유연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 재생은 고성장 시대에 만들어진 도시계획·개발 관련 제도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정체와 쇠퇴로 활력을 잃고 있는 우리 도시에 도입된다면, 도시 경제회생의 효과적인 수단과 함께 창조경제가 실현되는 구체적인 현장을 제공해 줄 것이다.
  • 개성공단 완전 폐쇄 언급 없는 北… 정상화 기대 접지 않은 듯

    개성공단 완전 폐쇄 언급 없는 北… 정상화 기대 접지 않은 듯

    개성공단 잔류인원 철수가 29일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이제 관심은 이대로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될지에 쏠리고 있다. 남은 인원 50명이 철수를 완료하면 개성공단은 기약 없는 잠정 폐쇄 상황을 맞게 된다. 다만 남북 모두 개성공단 완전 폐쇄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어 당장 폐쇄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회생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 27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을 통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체류자 전원 철수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지만 공단 완전 폐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청와대 안주인이 개성공업지구마저 대결정책의 제물로 만들 심산이 아닌지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당분간 남측의 행동을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먼저 폐쇄 조치를 취하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도총국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통해 “현 괴뢰보수패당처럼 시한부를 정하고 중대조치니 뭐니 하며 오만무례하게 대화제의를 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며 정부를 조목조목 비판했지만 박 대통령을 실명 거론하며 비난하는 것은 삼갔다. 최고통치기관인 국방위원회가 아니라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실무기관인 지도총국이 입장 발표에 나선 것도 남측의 조치에 북한이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도총국은 이마저도 성명이나 담화가 아니라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비난의 수위를 최대한 낮췄다.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비해 수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28일 “만약 북한이 완전 폐쇄를 염두에 뒀다면 이렇게 수위 조절을 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완전 폐쇄와 정상화 여지를 남겨두면서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7일 한·미 정상회담이 향후 상황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에 따라 현재의 대결 국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미 정상회담으로도 회생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개성공단은 이대로 완전 폐쇄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도총국은 “개성공업지구가 완전히 폐쇄되는 책임은 전적으로 괴뢰패당이 지게 될 것”이라며 개성공단 폐쇄에 앞서 남측에 미리 책임을 전가하려는 속내를 내비쳤다. “괴뢰패당이 도발에 매달릴수록 더 위태롭게 될 것”이라며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1년 9개월 만에 남측 자산을 동결·몰수조치한 것처럼 개성공단의 자산을 점유할 가능성도 있다. 아예 개성공단 설립 이전처럼 군사지역으로 되돌릴 공산도 적지 않다. 지도총국은 “밑져야 본전”이라며 “개성공업지구의 넓은 지역을 군사지역으로 다시 차지하고 서울을 더 바투 겨눌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탈리아 대연정 정부 불길한 출범

    이탈리아 대연정 정부 불길한 출범

    이탈리아의 엔리코 레타(46) 신임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 정부가 28일(현지시간) 출범했다. 이탈리아에서 대연정이 이뤄진 것은 199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2개월간 계속된 정국 혼란이 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레타 총리가 이날 선서를 하는 순간 총리 사무실 밖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불안한 출발을 보여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레타 총리 내각은 의회 신임에 앞서 이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29일 예정된 의회 신임 투표는 주요 정당들의 합의에 따라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그러나 레타 총리가 이날 오전 총리 사무실에서 1km 정도 떨어진 대통령궁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을 때 한 남성이 총리 사무실 밖에서 총을 쏴 경찰 2명과 행인 1명이 다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양복과 넥타이를 맨 40대 용의자는 경찰에 즉각 체포됐으며, 건설 노동자 출신 실업자로 알려졌다. 내무부는 “단순한 우발 사건으로, 정치적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한편 제1당인 중도좌파 민주당 부당수 출신인 레타 총리는 전날 대연정 정부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부총리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자유국민당 사무총장인 안젤리노 알파노가 지명됐다. 재정경제장관에는 파브리지오 사코마니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외무장관에는 엠마 보니노 유럽집행위원이 각각 지명됐다. 대연정 정부 출범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등 시장은 일단 환영했다. 정국 혼란으로 인해 침체가 이어진 이탈리아 경제가 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파주서 …청주서… 그녀들의 극단선택 아픈 사연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파주서 …청주서… 그녀들의 극단선택 아픈 사연

    파주 지난 21일 오후 7시 45분. 경기 파주 119센터에 다급한 목소리의 30대 후반 남성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아파트 출입문 번호키를 누르고 현관에 들어서자 아내(32)가 목에 피를 흘리며 왼손에 흉기를 들고 자신과 마주 서 있다”는 신고였다. 아내는 남편에게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애기들 보러 가자”고 말했으나 남편은 두려운 생각에 꼼짝을 할 수 없어 119에 전화를 걸었다. 흉기를 들었다는 말에 전화는 112로 넘어갔고, 5분 만에 강력계 형사들이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아내는 안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서 왼손에 든 흉기를 목에 대고 있었다. 형사들은 즉시 흉기를 빼앗아 아내를 제압했다. 그러나 만 1살을 겨우 넘긴 큰아들은 이미 침대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지난 5일 태어난 작은 아들은 방바닥에 누워 있었으나 한눈에 봐도 위급해 보였다. 두 아들 모두 목 부위에 치명상을 입은 뒤였다. 남편이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가게를 다녀오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은 겨우 15분이었다. 그 짧은 틈에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19구급대가 즉시 큰아들 손목을 잡고 가슴에 귀를 댔으나 맥박이 잡히지 않았다. 가쁜 숨을 쉬는 작은아들은 급히 일산백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같은 날 밤 10시 15분 끝내 숨졌다. 아내는 지난해 1월 큰아들을 임신 중일 때부터 성격이 급변했다. 이름을 불러도 잘 듣지 못하고 웃지도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임신 우울증’이라고 했다. 약을 먹고 치료를 받자 금세 좋아졌다. 그러나 이달 초 둘째를 낳은 뒤 재발했다. 친정아버지가 찾아와 딸의 이름을 불러도 다른 곳을 쳐다보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남편은 경찰에서 “심각하다. 다시 병원을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사고가 난 것”이라며 좀 더 빨리 병원을 찾지 않은 자신을 원망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좀 더 지내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됐다. 병원 정신과폐쇄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는 아직 아들 둘이 숨진 사실을 모르고 있다. 청주 지난 2월 21일 오전 8시 20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의 한 아파트. 주부 이모(42)씨는 남편이 출근한 이후 갑자기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급습했다. 안방에서 주방으로 나와 싱크대에 보관하던 식칼을 꺼냈다. 자살을 결심한 이씨는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딸(11·초등 4년)을 본 순간 딸의 걱정이 밀려왔다. 자신이 하늘나라로 가면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할 딸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딸도 함께 죽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평소 엄마를 잘 따르고 착했던 딸은 죽어도 천당에 가서 지금보다 행복할 것만 같았다. 결국 이씨는 잠자는 딸의 목을 흉기로 한 차례 찌른 뒤 자신의 목을 수차례 찔러 자해를 시도했다. 방에 있던 아들(15)이 동생의 비명소리를 듣고 나와 이 광경을 목격하고 119에 도움을 청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은 침착하게 엄마와 동생을 지혈했고, 신속하게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해 모녀의 목숨을 구했다. 끔찍한 이날 사건도 이씨의 우울증이 가져온 참극이었다. 이씨에게는 결혼 후 2007년 약간의 우울증 증세가 찾아왔다. 결혼 전 있었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남들보다 뒤떨어진다는 절망감이 누적돼 왔던 게 원인이었다. 이씨는 11차례 병원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자 치료를 끊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일 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절망감은 이씨를 계속 괴롭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청소일을 하기 위해 나가던 어린이집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빨리빨리 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자 이씨의 절망감은 더욱 심해졌다. 이씨는 자책하면서 사고 발생 2주 전 어린이집을 그만뒀고, 이때부터 우울증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열등감이 하루종일 계속됐고, 이런 정신적 고통은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2주 동안 잠을 못 잤고, 음식도 먹지 못했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혼자 먹지 못하는 술까지 마셨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씨는 사고 당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가족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에 대한 절망감과 사회에서 이씨를 바라보는 그릇된 시선이 우울증을 키운 것 같다”면서 “이런 이씨를 돕기 위해 남편이 곁에서 애를 썼지만 참극을 막지는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씨는 처벌보다 치료가 중요하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지난 4일 석방됐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이씨가 우울증을 장기간 치료하지 않다가 병세가 악화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의 딸도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길 간청했고 남편도 부인을 꼭 치료하겠다며 선처를 당부했다. 영주 지난해 8월 24일 오후 7시쯤. 주부 김모(42)씨는 4살과 2살 난 아들을 데리고 경북 영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대구 동구 신서동 한 아파트로 향했다. 이 아파트는 김씨가 결혼하기 전 살았던 곳. 아파트에 도착한 김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13층으로 올라가 아들 2명을 안고 계단을 통해 투신했다. 투신한 이들 모자가 아파트 앞 화단에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 119구조대 등에 신고했다. 하지만 발견 당시 두 아들은 숨진 상태였으며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의 투신은 우울증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 결혼한 김씨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남편(47)과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늦은 결혼이었지만 김씨 부부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잉꼬부부였다. 늘 행복할 것만 같았던 김씨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결혼 3년 만인 2009년이었다. 당시 돌을 지난 첫째 아들이 말을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했다. 처음에는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하다 아이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2010년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다. 자폐증이라는 것이었다. 김씨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둘째 아들에게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둘째도 첫째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설마 하고 병원을 찾았으나 발달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첫째 아들이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꼭 1년 뒤다. 이때부터 김씨에게 무서운 병이 찾아왔다. 두 아들이 아픈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자책이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1년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했지만 큰 차도가 없었다. 김씨는 주변 사람에게 “나의 잘못이다. 사는 것이 힘들다. 죽겠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김씨의 남편은 김씨와 두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가 자살하던 날도 김씨의 남편은 2년과 1년여 동안 치료를 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두 아들을 위해 서울의 유명 병원을 찾았다. 아들을 입원시켜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서울 병원 일을 본 뒤 집에 전화를 한 김씨 남편은 부인이 전화를 받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김씨가 평소 “죽겠다”고 한 말이 머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처가에도 김씨를 찾아보라고 전화를 했지만 이미 김씨는 두 아들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둘째 아이가 발달장애로 판명난 뒤 우울증을 앓았지만 1년 동안 약만 먹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STX건설 법정관리 신청

    시공능력 순위 37위인 STX건설이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조선과 해운에 이어 건설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 전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STX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사업장 부실화로 인해 미수채권과 대여금이 증가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수주한 ‘괌 미군기지 이전 근로자주택사업’(PF보증금액 1000억원)과 ‘파주축현지구 산업지원밸리’ 공사(510억원), 용인 마북 아파트 건설 사업(430억원) 등 착공도 하지 못한 PF보증 사업장이 큰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STX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STX그룹의 주력인 STX조선해양은 자금난에 시달리다 6000억원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채권단과 자율협약(공동관리)을 추진하고 있다. STX는 이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해운 부문 계열사인 STX팬오션을 매각해 그룹 사업구조를 조선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매각 무산으로 STX팬오션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인수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마디로 제대로 돌아가는 기업을 찾기가 힘들다는 의미다. 이날 STX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STX 측은 부실이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STX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이 사실상 수용된 상황에서 건설 쪽 부실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는 것은 무리라고 경영진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주력인 STX조선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STX 측은 STX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그룹 전체에 끼치는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덕수 회장과 그 자녀들이 지분의 60% 이상을 소유하고 있고, ㈜STX의 상위회사인 포스텍이 나머지 37.8%의 지분을 갖고 있어 조선·해양과 지분 관계가 얽혀 있지 않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웅진홀딩스, MRO 사업 철수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웅진홀딩스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스템통합(SI)과 광고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소모성 자재구매대행업(MRO) 사업은 정리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웅진홀딩스는 SI 분야에서 특히 기업자산통합관리시스템(ERP·전사적자원관리) 솔루션인 SAP 구축 사업에 강점이 있다. 중소·중견기업형 모델인 SAP B1은 국내 1위, 글로벌 5위권이다. 대기업형 모델인 SAP A1도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데도 100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웅진홀딩스는 또 국내 최초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 무안경 3D TV를 배치해 광고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전국 편의점과 서울역사 등으로 광고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반면 웅진홀딩스는 내부 거래의 비중을 30% 이하로 규정한 동반성장위원회의 MRO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 9개 대기업 가운데 하나다. 계열사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 매각으로 ‘규모의 경제’가 필수인 MRO의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업 철수의 이유다. 이재진 웅진홀딩스 본부장은 “수익구조가 편중되고 성장성이 약한 사업은 정리하고 안정성과 성장성을 지닌 정보기술(IT) 컨설팅과 광고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의 매각 성사 여부는 9월쯤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투데이 인사이드] “계보 있는 조폭이 총학” “싸움 좀 하면 조폭이냐”

    [투데이 인사이드] “계보 있는 조폭이 총학” “싸움 좀 하면 조폭이냐”

    영화 ‘두사부일체’처럼 깡패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하고, 이들이 대학 총학생회를 점령하는 일은 일어날 수 있을까? 지난 2월 전남지방경찰청은 조직재편을 위해 폭력을 행사하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신흥 폭력조직 ‘순천중앙파’ 두목 등 29명을 검거했다. 두목 등 간부급 조직원 4명과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교비를 횡령한 하부 조직원 4명 등 8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 조직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순천지역 3개 대학에서 조직원 18명을 총학생회장에 당선시킨 뒤 교비 등 4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포착했다. 경찰은 이들이 총학생회 선거에 나가 학내 이권에 개입하고, 학생회비·각종 행사 지원자금 등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 모대학 관계자는 “대학 측이 총학생회에 행사비 등으로 연간 1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이처럼 학교가 지원하는 예산 말고도 자체적으로 사업을 운용하며 돈을 벌어 다른 목적에 사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이벤트 업체를 직접 차려서 축제 비용을 빼돌린 뒤 이를 유흥비, 벌과금, 생활비 등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가운데 4000여만원은 선배 조직원들에게 상납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학생들 교비가 엉뚱하게 ‘조폭자금’으로 흘러들어간 꼴이다. 대학 측도 총학생회가 학교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거나 큰 피해를 주지 않으면 그냥 눈감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은 수년간 관례화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조폭들이 대학 총학생회까지 접수해 활약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최근 순천에서 발생한 조폭 출신의 총학생회장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또 이들은 어느 정도 조직 생활을 해 왔을까? 이 사건과 관련, 최근 형사처벌을 받은 학생회장 A씨를 만나 조폭이 대학에 진학하고, 학생회장까지 할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A씨는 학창시절 싸움도 하고, 시내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폼을 잡기는 했지만 조폭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그는 경찰이 밝힌 대로 “한두 명 조폭 출신의 학생회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아는 총학생회장 중 범죄집단과 관련된 사람은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보니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4년제보다는 합격하기가 쉬운 2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공부보다는 학생회 활동이 재밌게 보였다. 자연스레 학생회 간부들과 어울리면서 학생회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순천이 고향이다 보니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도 많고, 주변에서 한 번 도전해 보라는 격려도 받았다. 총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후배들에게 가끔 막걸리도 사고 봉사활동 등도 주도적으로 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학생회장에 당선됐으나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조폭 출신들이 상대방 후보들을 나오지 못하게 위압을 가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단독 출마를 할 경우 교칙에는 전체 학생 수의 50% 이상 득표해야 당선된다는 규정이 있다. 이 때문에 전체 학생 수가 2800명인 대학에서 단독 출마할 경우 1400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강압으로 학생회장에 당선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A씨는 “솔직히 어떤 학생들이 깡패를 총학생회장으로 찍어주겠냐”면서 “설령 내가 조폭이라면 선거에 나올 때까지 1년 동안은 순수하게 학교생활만 하고, 소문이 안 나도록 내색도 하지 않는 것이 당선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상시 우호적인 대인관계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총학생회를 계보로 물려주듯이 어떤 집단이 계속 장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이 수사결과 발표 때 중앙파 재건이니 조폭 출신 총학생회장이니 하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말도 안 된다며 웃어버렸다”며 “중소도시에서 생활하던 동네 패거리 수준의 학생들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되고 교비를 횡령하자 조직폭력 집단에 자금이 흘러갔다는 식으로 부풀려진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여전히 “계좌 추적 등 충분한 근거를 갖고 관련자를 구속했다”고 반박했다. A씨는 졸업 후 한참 뒤에 학생회장 때 학생회비를 횡령한 혐의로 처벌을 받긴 했지만 관련 법 적용이 불합리한 부분도 있다고 항변했다. 대학 측은 학교 축제나 체육대회 등을 할 때 예산을 지원하면서 항목을 정해 주지만, 식비나 유류비·합숙비 등으로 사용한 것도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2008년 순천 모 전문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B씨는 졸업 후 순천대학에 편입을 했다. 주위에서 전문대학보다는 4년제 대학 학생회장 경력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한 결정이었다. B씨는 이듬해 학생회장에 나왔으나 상대에게 패하자 일부러 과락 성적을 받아 1년 유급하고, 2012년도 학생회장에 당선됐다. 횡령혐의를 받은 B씨는 경찰조사에서 “내 꿈이 나중에 순천시의회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진술했는데 이 말이 부풀려져 “조폭들이 지방 정계까지 넘볼 정도로 지능화됐다는 식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순천지역에는 순천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시·도의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와해된 ‘순천중앙파’를 재건하고, 순천지역 3개 대학에 조직원들을 입학시켜 총학생회를 장악했다는 혐의를 받은 C씨에게도 이번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C씨는 “중·고등학교 때 주먹 좀 쓰고, 폭력 전과가 있던 기록이 끝까지 따라다니면서 억울함을 겪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처럼 최근 10년 사이 총학생회장 출신 중 조폭이 한두 명 포함돼 있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이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미 경찰이 조폭으로 지목한 ‘순천 중앙파’는 15년 전에 해체 수순을 밟았는데 무슨 자금이 있어 지원을 해줄 것이냐고 반문했다. C씨는 “사정이 어려워 또래들보다 훨씬 늦게 대학에 진학했지만 10대 때 폭력에 가담한 전과 때문에 조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일도 많다”고 아쉬워했다. C씨는 “총학생회장들이 학교 공금을 횡령했다면 이는 순전히 개인적 행위일 것”이라며 “교비가 조폭 자금으로 흘러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은 “최근 발생한 구미지역 조폭의 학생회비 횡령 건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자문이 들어와 상황 설명을 해줬다”면서 “우리가 파악한 순천 지역 학생회장들은 범죄단체 계보에 기록돼 있는 조폭 출신이었고, 실제로 순천지역은 엄연한 조폭 2개 집단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22일부터 가접수… 채권추심 즉시 중단됩니다

    6개월 이상 연체자의 빚을 탕감해 주는 국민행복기금이 22일부터 사전신청(가접수)을 받는다.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소개한다. →신청 자격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1억원 이하 빚을 6개월 이상 연체한 개인이다. 미등록 대부업체나 사채, 담보대출 이용자 등은 신청할 수 없다. 이미 개인회생이나 파산절차 등이 진행 중인 사람도 안 된다. →혜택은. -채무자 연령, 소득, 연체기간 등을 따져 최대 50%(기초수급자는 70%)까지 원리금을 탕감해 준다. 나머지 빚은 최장 10년까지 나눠 갚을 수 있도록 조정해 준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도 바꿔 준다는데. -연 20%를 넘는 고금리 신용대출자의 빚을 4000만원 한도 안에서 10%대 저금리로 바꿔 준다(바꿔드림론). →바꿔드림론의 신청 자격은. -앞으로 6개월 동안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연소득 4000만원 이하(영세 자영업자는 4500만원 이하) 채무자면 신청할 수 있다. →언제까지 어디로 신청하면 되나. -22일부터 30일까지 가접수를 한 뒤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본접수를 한다. 국민·농협은행 전국 지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지점 18곳, 신용회복위원회 지점 24곳,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청사 등에 있는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 등 전국 2400개 창구에서 신청하면 된다. 5월 1일부터는 인터넷(www.happyfund.or.kr) 접수도 가능하다. →가접수와 본접수의 차이는. -가접수 때는 말 그대로 본인 확인과 기초서류 등만 받는다. 구체적인 상담과 지원 여부 등 최종 결정은 본접수 기간에 이뤄진다. →그렇다면 굳이 가접수를 할 필요가 없지 않나. -그렇지 않다. 가접수 순간부터 채권 추심이 중단되는 혜택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나중에 알아서 채무조정을 해 준다던데.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몰라 구제받지 못하는 채무자 등을 위해 7월 이후에는 행복기금에서 일괄적으로 연체 채권을 사들여 채무 재조정을 해 준다. 이 경우 대상 채무자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해 신청 의사를 확인하지만 ‘추가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채무자가 자발적으로 신청하면 빚 갚을 의지가 높은 것으로 간주해 원리금 탕감 때 10% 추가감면 혜택을 준다. →문의는. -국번 없이 1397번을 누르면 상담받을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국정원 수사 축소·은폐’ 논란에 뒤숭숭한 경찰

    국정조사까지 예고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 고위층의 은폐 의혹이 나오면서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이번 기회에 수사의 원칙과 정치중립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황정인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장은 21일 “경찰은 2007년 한화 사건 때 충분히 반성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당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에 대한 수사가 경찰 고위층의 압력에 의해 청탁, 로비, 짜맞추기로 왜곡됐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경찰 고위층은 징계 통보 선에서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황 과장은 “부당한 수사 개입을 뿌리 뽑는 유일한 방법은 고위층의 부당한 개입을 세상에 드러내 당사자가 회생 불능의 파멸을 맞는다는 전례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진 마산 동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은 페이스북에 “국정원 사건을 계기로 그간 무분별하게 이뤄진 경찰 내부의 수사 개입, 부당 지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현재 범죄수사규칙(경찰청 훈령) 제15조의 수사지휘는 서면 수사지휘의 대상과 절차를 규율하고 있을 뿐 그 대상, 범위, 절차, 한계가 상세히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수사부서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 예를 들어 수사차장제 도입, 광역수사체제 도입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위층이 수사를 압박했다는 주장에 경찰 내부의 탄식과 분노가 들불처럼 일어난 것이다. 경찰 윗선의 부당 수사 개입을 폭로한 권은희 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 역시 지난달 사석에서 “국정원 사건은 경찰 내 좌우 싸움이 아닌 신구 싸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부에서 제기한 조직 내 사상·이념 대결이 아니라 정치권 눈치를 보며 물타기, 줄서기 하는 경찰 지휘부와 수사의 원칙을 고수하려는 젊은 경찰 세력 간의 갈등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경찰은 불거진 의혹에 대해 “언론 내용에 대해 수사 실무자에게 보도 경위와 판례를 묻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비공식적으로 언론에 유출하지 말라’는 취지로 주의를 준 사실은 있다”면서도 “사건을 축소, 은폐했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지난 20일 오전 지휘부 티타임에서 언론 보도 내용을 공유하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권 과장에 대한 감찰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양심선언을 한 권 과장을 향한 응원이 줄을 이었다. 권 과장을 응원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21일 자정 현재 6000명이 넘는 누리꾼이 지지 글을 남겼다. “조직 내 따가운 시선 속에서 진실을 말하는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국민을 위한 내부 고발자는 국민이 응원합니다” 등 칭찬 일색이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기고] 장애인에 대한 진정성과 배려심만 있다면/김현주 대구광명학교 특수교사

    [기고] 장애인에 대한 진정성과 배려심만 있다면/김현주 대구광명학교 특수교사

    4월이다. 모두들 주말마다 전국 각지로 꽃구경, 봄구경 계획으로 들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필자는 꽃구경보다 싱그러운 꽃향기를, 봄구경보다 따스한 봄 햇살을 한껏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봄을 볼 수는 없는 대신에 코로, 피부로, 소리로 봄을 느낄 수 있다. 시각장애인이다. 생활에 불편함은 있지만 매체에서 보이는 만큼, 비장애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암울하고 답답한 환경은 아니다. 장애인이 삶을 살아가는 데 의지할 수 있고 도움을 주는 정책들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이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혼자서 일상생활 혹은 사회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일상생활이나 신변, 외출 등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의 자립을 적극 지원하는 제도이다. 장애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비장애인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지만 사실 2010년부터 시행돼 오다 2011년 10월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정식제도로 도입했다. 많은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에게 환영받으며 도움을 주고 있다. 2년 전,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엄마’라는 이름 위에는 관심과 사랑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인내와 노력의 무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과정은 정말 상상 이상으로 힘들고 절망스러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모든 것이 버겁고 어렵기만 했던 그 시절, 가족처럼 항상 곁을 지켜주며 아이와 필자를 함께 보살펴 준 사람이 장애인활동보조인이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인 활동보조는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활동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활동보조인은 임신 초는 물론 아이가 태어났을 때에도 낯설고 힘들던 첫 육아를 친정엄마처럼 알려주고 보살펴 줬다. 잊지 못할 고마움을 느끼게 해 준 장애인활동지원제도가 올해 3월부터 개선, 확대됐다. 최중증 독거 등의 취약가구에 지원되는 활동이 월 최대 360시간으로, 장애아동을 위한 활동도 성인 활동지원 시간으로 늘렸다. 또한 수급자 가족의 직장생활·학교생활로 보호가 필요한 경우 월 73시간이 추가된다. 이 배경에는 제도 도입 후 겪은 시행착오 그리고 장애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과정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장애인들의 생활이 완전히 안전하거나 편리해진 것은 아니다. 고쳐지고 강화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제도들이 점차적으로 장애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변화, 확대 적용돼 가고 있다. 상당히 고무적이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장애인과 관련된 많은 행사들이 열린다. 장애인에게 위로나 응원보다는 동정심 유발이라는 의견도 있고, 한시적 관심끌기 차원의 전시성·선심성 행사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부족하고 미흡한 부분은 차차 개선되리라고 믿는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들의 내면을 살필 줄 아는 진정성과 배려심의 존재 여부다. 그것만 기본에 깔려 있다면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다.
  • “추경예산안 처리 타이밍이 중요… 경제민주화, 대기업 옥죄기 안돼”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경제민주화 논란과 관련, “(대기업의) 기술 탈취나 부당 단가 인하는 옳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이라고 벌주는 식의 때리기나 옥죄기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국회 정무위· 기획재정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경제민주화는 어느 한 쪽을 누르고 옥죄는 게 아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일반 소비자까지 모든 경제주체가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보상받고 보람을 느끼는 게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후퇴 논란이 일고 있는 경제민주화 대선공약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고 예전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것”이라면서 “그보다 더 많이 나가는 것은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되지 않느냐. 잘 조정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예상보다 과도한 게 아니냐는 인식을 거듭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박 대통령은 추경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의학계에서는 응급치료를 놓쳐서는 안 되는 ‘골든타임’이 굉장히 중요한데 추경예산안이나 부동산 대책도 마찬가지”라는 말로 조속한 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특히 “국채를 발행한다든지 돈을 투입할 때 시기를 놓치면 돈도 잃고 경제발전도 안 된다”면서 “4월 국회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처리를 해달라”고 말했다. 연일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다뤄지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은 재계의 도움이 절실한 현재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기부양을 위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놓았고 앞서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재계의 투자 없이는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서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공약으로 추진해온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도 재계의 이해와 협력을 구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박 대통령에게나 경제사절단에 합류할 재계 총수들에게나 서로 ‘필요한 시기’에 갖게 되는 만남이 될 수 있다. 재계로서는 최근 본격 진행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의를 적잖게 우려하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국회의 논의에 일부 무리한 점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번 방미 기간 경제회생과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나갈 박 대통령의 로드맵이 일정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우선 대통령과 재계 간 적절한 조율과 의견 합의를 통해 경제를 둘러싼 사회 주체 간 갈등을 해소하는 사회적 대타협의 첫걸음을 내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경제사절단 명단은 19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7일 “역대 최대 규모인지는 몰라도 적지 않은 숫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공정위, ‘MB 특혜’ 태아건설 솜방망이 징계

    ‘MB(이명박 전 대통령) 특혜기업’으로 지목된 ㈜태아건설이 7억여원의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받았다. 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인 ㈜경인씨엔엘은 자금난으로 2011년 10월 이미 문을 닫은 뒤다. 과징금은 계약금액의 16%까지 부과될 수 있지만 1500만원만 부과됐다. 지난 3일 태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기 때문이라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16일 경인아래뱃길 공사에 필요한 골재를 2009~2011년 납품받고 하도급대금 7억 13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태아건설에 밀린 대금과 지연이자(연 20%)를 지급하도록 시정조치하고 과징금 15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태아건설은 부산 소재 건설업체로 이 회사 대표이사 김모씨는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기로 현대건설에서도 같이 근무했다. 이 회사 매출액은 2007년 2023억원이었지만 2011년 3400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싱가포르 주롱섬 해저 원유저장시설 도급계약 해지 문제 등으로 현대건설과 마찰을 빚으면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최근 민주당 등은 이 회사가 경인아라뱃길 공사를 통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09년 SK건설로부터 경인아라뱃길 굴착공사를 188억원에 수행하기로 했으나 공사진행과정에서 62억원을 더 받았다는 주장이다. 보통 80~90%에 불과한 하도급률(낙찰 받은 공사비 중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는 비중)이 177%에 달했다는 것이 근거다. 피해 기업인 경인씨엔엘의 전 관리부장 윤모씨는 “태아건설에는 큰돈이 아닐지 몰라도 그 돈 때문에 폐업했다”면서 “회사가 폐업위기라서 2011년부터 2억~3억원에라도 합의하려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고 하소연했다. 박상혁(법무법인 로텍) 변호사는 “하청업체의 피해에 비해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이 너무 약하다”면서 “불공정 하도급 관행을 뿌리뽑을 수 있도록 원청업체는 엄하게 처벌하고 하청업체를 구제할 제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기업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 등을 고려해 적법하게 과징금이 부과됐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실적 쇼크’ 건설업계 구조조정 공포

    ‘실적 쇼크’ 건설업계 구조조정 공포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가 1분기 실적 쇼크가 예상되면서 다시 구조조정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 등 8개 상장 건설사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9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87억원보다 75.2%가 줄어들었다. 8개 건설사 중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익이나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1분기 삼성물산은 1330억원, 현대건설은 181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각각 41.92%와 23.97%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림산업도 1분기 영업이익이 106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아보이는 것일 뿐”이라면서 “실제로 경영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GS건설을 필두로 나머지 건설사들은 줄줄이 실적 쇼크가 예상되고 있다. GS건설은 1분기에 5354억원의 영업손실과 38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현대산업개발(417억원)과 두산건설(190억원)도 영업이익이 각각 29.96%, 20.2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5년을 넘어가면서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건설사들이 별로 없다”면서 “그나마 GS건설이나 두산, 한라는 배경이라도 든든하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유동성이 ‘0’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실적 쇼크와 만성화된 유동성 악화로 인해 기업의 주요 자산인 사옥을 파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두산건설은 그룹차원의 지원과는 별도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을 1378억원에 매각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우림건설의 경우 서초동 사옥의 경매가 진행 중이다. 풍림산업도 지난해 사옥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사옥의 경우 대부분 입지가 좋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제값을 받지 못하고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중견 건설사 4∼5곳이 조만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금호산업에 이어 쌍용건설도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중대형 건설사들 대부분이 한계 상황”이라면서 “플랜트 사업 대신 해외 주택과 초고층빌딩으로 진출한 중견사들 중 미분양으로 고전하고 있는 몇몇 곳은 다음 달쯤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글로벌 시대] 굿바이 티나(Tina), 굿모닝 타타(Tata)?/장홍 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굿바이 티나(Tina), 굿모닝 타타(Tata)?/장홍 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얼마 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오랜 투병 끝에 타계했다. 시골 구멍가게 주인의 딸로 태어나 옥스퍼드를 거쳐 영국 총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하지만 한 인물을 평가하는 데 있어 대처처럼 극명하게 명암이 갈리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대처는 영국의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던 1979년 총리에 취임하여 1990년 사임할 때까지 11년간 영국을 통치하면서 영국 사회를 급진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또한 심오하게 분열시키기도 했다. 여전히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대처 추종자들이 있다. 심지어 토니 블레어 노동당 출신 총리를 비롯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유럽의 좌파들에게까지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들에게 대처는 영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줬고, 침몰하던 영국 경제의 회생에 성공했고, 금융 분야의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런던의 금융가 시티(The City)지역이 세계 금융시장의 한 중심으로 우뚝 서게 했으며, 무주택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해 새로운 중산층의 탄생을 가능케 한 성공한 정치인의 모델이다. 반면에 ‘철의 여인’ 대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대처는 1980년 6월 25일 미국 언론 앞에서 처음으로 ‘티나(Tina·There is no alternative)’를 언급했다. ‘다른 대안이 없다’로 해석될 수 있는 그녀의 경제 정책은 공공기업의 민영화, 금융시장의 대폭적 규제 완화, 작은 정부, 카지노식 자본주의, 노동조합의 파괴 등으로 요약된다. 1983년 막 재선에 성공한 대처는 영국 북부의 노동자 파업, 특히 광부들의 파업을 티나를 외치면서 단호하게 제압했으며,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상처는 지금까지도 영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 또한 대처는 유럽에서 마담 노(Madame no)로 통했다. 유럽통합에 매우 부정적이었던 대처는 ‘나의 돈을 돌려 받기를 원한다’(I want my money back)를 되풀이하며, 유럽통합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당시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대처에 대해 ‘칼리굴라의 눈과 메릴린 먼로의 입술’을 가진 여인이라고 평했을 정도이다. 사실 2000년대에 일어나고 있는 국제금융위기는 대처리즘의 결과이자 대처리즘의 위기이기도 하다. 금융시장의 자유화와 규제 완화 정책은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적인 바이블이 되었고, 그 속에 리먼 브러더스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위기가 이미 잉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처리즘은 철의 여인의 이미지에 걸맞게 급격히 다시 살아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비롯된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세계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금융자산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와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유럽의 극심한 국가부채 위기 앞에서 이런 희망은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달 7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만약에 다른 길이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할 것이다. 그러나···’라고. 대처가 그랬던 것처럼 티나 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역설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처리즘은 영국 내부에 양극화를 심화시켰으며, 또한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이데올로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티나에서 타타(Tata·There are thousands of alternatives)로 갈아타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 삼촌이 女조카 3명 10년간 성폭행

    자신의 여자 조카 3명을 10년 동안 성폭행해 온 인면수심의 삼촌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4일 조카 3명을 10년 동안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온 김모(42)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전남 보성군 친형의 집에 살면서 큰 조카(26), 둘째 조카(24), 막내 조카(18) 등 자매 3명를 모두 30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결혼 전 친형 집에 살면서 당시 어린 나이의 조카들에게 성교육을 시켜준다며 용돈을 주고 꼬드겨 지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조카들이 성인이 돼 학교를 졸업해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이 같은 파렴치한 행위를 계속했다. 김씨의 범행은 성인이 돼 사회생활을 하던 둘째 조카가 어린 시절 삼촌에게 당한 성폭행에 대한 트라우마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지자 지난 3월 말쯤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사설] 희망버스 아닌 노사 협력이 되살린 한진重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문을 닫을 지경이었던 한진중공업이 노사 화합에 힘입어 5년 만에 선박을 수주할 기회를 잡았다. 근로자들에겐 드디어 일거리가 생길 것이고 회사는 회생의 희망을 갖게 됐다. 3년 전 일감이 떨어지자 회사는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노조의 파업·농성, 새 노조 지도부 출범 등으로 불화를 겪은 터라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한진중에 모처럼 생기가 돌면서 부산 영도의 경제계와 주민들도 덩달아 기뻐하고 있다. 한진중 사례는 노사가 한마음일 때 일자리를 지키고 회사도 발전한다는 교훈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돌이켜 보면 한진중이 극적으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까지 회사와 근로자 모두 마음 아픈 일이 참 많았다. 2010년 외국 선사와 맺은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는 노조의 파업으로 본계약이 무산됐다. 이로 인해 감원이 이루어졌고 노조는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씨는 300일 넘도록 크레인 농성을 벌였다. 이 기간 중 야당과 노동단체 등 외부세력이 끼어들어 ‘희망버스’를 5차례나 동원하며 사태를 악화시켰다. 국회의 권고로 정리해고자 전원 재고용이 이루어졌지만 일거리 자체가 없었다. 사내 강경 노조인 금속노조 한진중 지회는 올해 초 동료의 시신까지 농성에 이용하는 등 조용할 날이 없었다. 한진중은 최근 벌크선 3척과 해양지원선 2척 등 5000억원 규모의 건조의향서를 체결하고 본계약만 남겨 두고 있다. 지난해 초 새로 출범한 온건 노조는 수주를 위해 발주처에 탄원서를 보내며 호소했다고 한다. 본계약이 성사되면 휴직 중인 근로자 300명도 일거리가 생긴다고 한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 이렇게 노사가 합심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데 믿고 일감을 주지 않을 고객이 어디 있겠는가. 크레인 농성과 희망버스 시위, 시신 농성으로 갈등을 키운 사람들은 이런 놀라운 결과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직도 산업현장에는 생산성은 낮은데도 돈은 더 내놓으라고 떼를 쓰는 노조가 있다. 바로 ‘귀족노조’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노조다. 현대차는 노사가 주말 특근수당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 6주째 주말 가동을 못 하고 있다.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높이려고 1000명을 더 뽑으려 해도 노조가 막는다니 어이가 없다. 조업 차질로 회사는 벌써 7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한다. 현대차 노조는 한진중 노조를 보면서 아무런 느낌도 없는가.
  • 국토부, 민간출자사 PF조정 신청 거부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청산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가 국토교통부 산하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드림허브의 조정 신청을 접수하지 않기로 해 용산개발사업의 좌초는 막기 힘들 전망이다. 9일 국토부는 드림허브가 용산개발사업의 정상화 방안에 대해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 간의 조율이 필요하다며 조정 신청을 했지만 현재 접수기간이 아니고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 간의 의견 차가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신청서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드림허브는 우편을 통해 국토부 1차관 앞으로 다시 조정 신청서를 송부할 계획이지만 국토부는 서류가 오면 접수거부 이유를 첨부해 반송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11일 오전까지 땅값 2조 4000억원 중 5400억원을 해결할 것”이라며 청산 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뜻을 반복해서 밝혔다. 코레일은 차입을 통해 토지반환금을 마련하고 9월까지 토지대금을 모두 돌려줄 계획이다. 한편 드림허브의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서울 중구 세종로의 광화문빌딩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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