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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석제의 첫 연애소설 ‘단 한번의 연애’

    성석제의 첫 연애소설 ‘단 한번의 연애’

    “왜 내 연애 이야기를 소설로 써요? 아깝게~.” 성석제(52)가 처음으로 연애소설인 ‘단 한 번의 연애’를 펴냈고 그 책을 읽다가, 문득 그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가 회상하는 세상이 그의 성장기와 맞물려있고,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반의 한국사회를 보여주는 것이 1960년 생으로 79학번이었을 그의 20대와 맞물려있었기 때문이다. ●민현은 중학교때부터 이미 도덕적으로 초탈 그가 아니라고 부인했을 때 또 쉽게 수긍했던 것은 그가 그려놓은 동해안 어촌마을 구룡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고래잡이 딸’ 박민현이 너무나 비현실적인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진부하게 표현해 ‘진흙 속에서 피어난 분홍빛 연꽃’이라고 할까. 박민현은 그 존재 자체가 고스란히 일제 강점기를 거쳐 대한민국 탄생기와 발전기, IMF 외환위기 체제, 신자유주의로 이어지며 피폐해진 세상을 모두 포괄하는 여성이기 때문이다. 민현의 어머니 ‘나나’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 집의 심부름꾼으로 들어가 일본 인형처럼 자란 인물이다. 해방과 함께 홀로 남겨진 10대 후반의 나나는 고래잡이 박포수와 결혼해 민현을 낳고, 해방된 세상과 불화한 뒤 남편의 폭력을 피해 홀로 도망쳤다. 민현은 남녀문제에 관한 한 중학교 시절부터 이미 도덕적으로 초탈했다. 무당의 양딸로 얹혀살며 공부도 잘해서 서울의 국립대학에 진학했다. 민주화로 한국이 들끓던 ‘서울의 봄’ 당시에는 검은 뿔테 안경에 남색 납작구두를 신고 시위대에 끼었고, 공단에서 노동운동도 했다. 1980년대 공안 수사관들에게 성추행당한 뒤 사라진 그녀는 IMF 때는 외국 컨설팅 회사의 잘나가는 30대 이사가 돼 한국 기업과 관계를 좌지우지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막상 이렇게 써놓고 나니, 박민현 그 자체가 대한민국을 인격화해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민현은 근현대 100년의 한국적 모순이 집약된 여성인데, 뜨거운 피와 살을 가진 실체로서 그런 여성이 존재할까 의문도 들지 않았겠나. 그런 여성이 100만명 중 1명꼴은 된다고 해도, 한국 최고의 이야기꾼이라고 칭송을 받는 소설가 성석제가 만나서 연애했다고 믿겨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잠깐이나마 성석제로 착각했던 남자 주인공 이세길은 어떤 인물인가. 평범하다고 말하기에도 더할 나위없이 평범한 대한민국의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남자다. 그런데 왜 이세길은 박민현과의 인연이 끊기지 않고 지속되는 것일까? 이세길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민현의 마지막 연인이 된 데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있을 뿐이다. 나는 그녀의 전 남편, 남자, 연인, 숭배자, 그저 하룻밤 잔 상대, 그 누구든 질투하지 않는다. 그들을 일일이 질투했다면 나는 진즉에 말라 죽었거나 그녀를 떠나야 했을 것이다.”(259쪽). 세길은 민현에게는 수많은 남자들을 매혹하는 자산이 있지만, 자신의 유일한 자산은 “질투가 없다.”는 것이라고 자랑한다. 세길은 찌질한 남자조차도 마초가 되지 못해서 안달인 한국의 남자들과는 배포가 완전히 달라보인다. 그런 세길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는 민현을 여성 독자가 동일화 과정을 거치면, 달달한 다방커피보다 더한 중독증세를 일으키게 되는 셈이다. ●“내게 행복은 기억이 아니라 경험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점은 미래의 어느 날 같기도 하다. 평생 단 한 여자만을 사랑하다 늙어버린 중년의 한 남자가 간절한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토로하고 있다. 그 옆에 민현이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늙음과 병을 극복한 세길과 민현이 서로의 어려운 과거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과거를 회생하고 있다. 어둡고 칙칙한 과거를 치유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갈 그런 시대와 세상은 있기는 한 것일까? 세길의 행복론이 떠오른다. “생각해 보니, 내게 행복은 기억이 아니라 경험이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민주 소멸이냐 회생이냐… ‘안철수 창당’이 변수

    민주통합당은 운명의 기로에 섰다.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에 강펀치를 맞고 쓰러진 상황에 21일 박지원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돼 버린 까닭이다. 민주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기사회생해 5년 뒤 정권 교체 세력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2013년이 분수령이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 애쓰고 있지만 제1야당으로서의 면모를 되찾는 데까지는 고난의 행군이 예상된다. 변수는 역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야권 역사상 최대인 1469만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비록 매끄럽지는 못했지만 안 전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서 길을 터 준 덕분이라는 것을 민주당 관계자들도 부정하지 못한다. “대선 시작도 안철수, 끝도 안철수, 이후에도 안철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안철수 효과’가 여전히 유효한 탓에 그와의 관계 설정은 민주당과 야권의 최대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줄지가 관건이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가 꾸릴 ‘신당’(新黨)에 주목하고 있다. 안 전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서의 한계를 느꼈다는 점에서 스스로 당을 만들어 차기 대권을 노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안 전 후보가 신당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 윤곽은 2013년 4월 치러질 재보궐 선거를 앞둔 2월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가 “지난 4·11 총선에 출마했어야 했다. 국회의원을 못 한 것이 아쉽다.”는 말을 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안 전 후보는 재보궐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신당 창당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을 경우 단기필마로 재보궐선거에 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야권의 구원투수를 내지 못한 상황에 안 전 후보가 야권의 중심으로 떠오르면 민주당이 재기의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대선에서 흡수했던 안 전 후보 지지층이 회귀해 버릴 가능성, ‘친안’(친안철수)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민주당은 또다시 ‘안철수 트라우마’에 빠질 수 있다. 2013년에 민주당과 안 전 후보가 ‘새 정치’를 놓고 2라운드 정쟁(政爭)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선 패배로 ‘올스톱’된 국민 연대 등 야권을 지지하는 시민사회의 입김도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는 분열을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2013년 최대 화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삼환기업 회생계획 인가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부장 이종석)는 21일 삼환기업의 회생계획을 인가하기로 결정했다. 오후 열린 관계인 집회에서 가결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담보권자는 채권 100%를 내년에 전액 변제받거나 2014년까지 나눠서 변제받게 된다. 회생채권자도 채권 100%를 내년에 모두 변제받거나 5년이나 8년 동안 현금으로 분할 변제받으며, 기존 주식은 4대3으로 감자하게 된다. 올해 도급순위 31위의 건설회사인 삼환기업은 2008년 이후 건설경기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놓여 지난 7월 16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은 패스트트랙(Fast track) 방식에 따라 신속하게 회생절차를 처리한 결과 5개월 만에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도예공모전] 우수상 강소연씨 “성스러운 여신 표현해…부끄럽지 않은 작가 꿈”

    [서울도예공모전] 우수상 강소연씨 “성스러운 여신 표현해…부끄럽지 않은 작가 꿈”

    현대도예(조형)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강소연 작가는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생활을 하다 작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학교로 되돌아왔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하던 그때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상작에 나오는 ‘주디’에 대해 “섹스토이는 오직 남성의 성욕을 배설하기 위한 가장 저급한 방식으로 구현된 여성”이라면서 “그러나 내 작품에서는 가장 주체적이고 성스러운 존재인 여신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또 주디의 신성성 같은 분위기를 인도 신화의 여신 칼리처럼 표현해 냈다.
  • “강한 일본” 군국주의 짙어지고 강력한 경기부양책 펼 듯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이 16일 중의원(하원) 총선에서 정권을 탈환함으로써 일본이 우경화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은 공약에서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를 명시한 헌법 조항 개정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고, 자위대 명칭도 국방군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베 총재는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모두 수정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한 터라 향후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일본 국민의 51%가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집권 이후 아베 총재가 안보·외교 공약을 수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베 측근들은 총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되자 미국 방문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까지 조정했다. 친미 노선을 수정해 한국과 중국을 중요시해 온 민주당의 ‘아시아 우선 정책’에서 탈피하는 행보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아베 총재가 친미 노선을 강화하면 할수록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가입과 후텐마 기지 이전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어 야당은 물론 오키나와현 등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재는 총리직에 복귀하게 되면 공격적인 통화정책 등 경기부양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그는 “집권할 경우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 내겠다.”며 무제한 금융 완화를 통해 경기침체를 타개하겠다고 공언했다. 중앙은행이 직접 국채를 매입하게 해서 시장에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관료들과 시장의 반발이 커지자 한발 물러섰지만 인플레이션을 2~3%로 늘려 잡고 토건사업을 확대하는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추진될 전망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문제다. 유동성을 늘리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현재 참의원(상원) 다수당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돈을 풀어도 물가만 오르고 경기는 회복되지 않으면서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자민당은 총선 전 이미 정권 인수 작업에 일찌감치 돌입했다. 정부 부처에 새로운 예산 편성을 요구할 것이며, 2013년도 예산에서 공공사업비가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아베가 7개월 이상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년 7월에 바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자민당에 대한 표심이 7개월 사이 식어 버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민심을 잃은 것으로 확인된다면 아베는 또 한 번 총리직에서 조기 퇴진해야 한다. 일본 정치 전문가는 “만약 아베가 집권 초기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데 실패할 경우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패배하며 레임덕(권력 누수현상)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성희롱 73% “직장생활 중 당해”

    성희롱 73% “직장생활 중 당해”

    외국계 회사의 신입 여직원 A씨는 최근 남성 지사장 B씨로부터 노골적인 성희롱을 당했다. “가슴이 작아 보이니 큰 브래지어를 사 입으라.”며 신용카드를 준다든지 다짜고짜 “뽀뽀해 달라.”고 하는 식이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2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둔 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인권위는 B씨의 언행이 성적 혐오감을 줬다며 인권교육 수강을 권고했다. 국내 성희롱 사건의 절반은 A씨의 경우처럼 직장 안에서 벌어진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20~30대 여성이다. 인권위는 12일 성희롱 진정사건 백서를 발간했다. 200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들어온 성희롱 진정사건 1209건에 대한 분석과 성희롱 성립요건, 판단기준 등이 실렸다. 성희롱 발생 장소는 사업장이 50.3%(644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식장소 19.6%(251건), 출장지 3.2%(41건) 순이었다. 회사에서 중간관리자 이상 간부가 평직원을 성희롱한 사례가 전체의 80.2%나 됐다. 한 공단의 남성 주차관리부장이 부하 여직원에게 “사위는 잘 있어? 장모가 젊으니 끌어안고 자면 되겠네.”라고 말하는 등의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스트립쇼를 하는 술집에서 회식하면서 여성에게 쇼를 본 소감과 성관계 경험 여부를 묻는 등 심각한 성적 농담을 한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나이는 20대 36.3%(418건), 30대 25.3%(292건), 40대 12.6%(145명) 순이었다.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 성희롱 대처 능력이 약한 젊은 여성이 주로 피해를 봤다. 성희롱의 종류로는 성적농담 등 언어적 성희롱이 36.4%(419건),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 육체적 성희롱이 33.8%(389건)였다. 두 가지가 함께 발생한 경우도 20.7%(238건)였다. 학교에서 교사 등에 의해 이뤄진 성희롱 관련 진정도 123건으로 전체의 10.7%를 차지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직원 워크숍을 가는 버스 안에서 3시간 동안 미리 종이에 써온 음담패설을 낭독했다가 진정을 당했다. 한 중학교에서 남자 교사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어머니를 불러 “첫 성경험은 언제 했느냐.”, “지금 성관계를 하고 싶다.” 등 언어적 성희롱을 했다는 진정도 접수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연말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겠다며 음탕한 말을 하거나 타인이 원치 않는데 자신의 성적 경험을 늘어놓아도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누가 더 버틸까”… 태양광 업계 퇴출공포

    “누가 더 버틸까”… 태양광 업계 퇴출공포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한국실리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실리콘은 지난달 30일 만기 어음 8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공장 가동도 전면 중단했다. 한국실리콘은 폴리실리콘 생산규모가 연간 1만 5000t으로 국내 2위, 세계 5위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법정관리 승인 여부는 오는 10일쯤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는 자산규모 9000억원대의 한국실리콘이 80억원을 갚지 못했다는 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국내 3위 업체인 웅진폴리실리콘도 2010년 차입한 30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기관이 함께 거액을 대출해 주는 것)을 갚지 못해 부도를 맞았다. 결국 오명 웅진에너지 회장이 웅진폴리실리콘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4위 KCC도 지난해 말부터 충남 서산 대죽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자산 3237억원을 손실처리했다. 사실상 대죽 공장의 재가동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폴리실리콘 설비 신규 투자를 준비하던 LG화학 역시 사업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전남 여수공장에 5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가 업황이 개선되지 않자 그해 12월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로써 업계 1위 OCI를 제외한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모두가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OCI도 3분기(7~9월) 폴리실리콘 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빛을 전기로 바꿔 주는 실리콘 결정체들로 태양광 전지의 핵심 소재다. ‘폴리실리콘→잉곳(가공을 위해 규격에 맞춰 생산한 덩어리)→웨이퍼(잉곳을 잘라 만든 얇은 판)→태양광 전지→모듈(태양광 전지들을 붙여 놓은 판)→발전소’로 이어지는 태양광산업 가치 사슬의 시작이기도 하다. 2008년만 해도 폴리실리콘 가격이 한때 kg당 50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기를 맞으면서 지난해 말에는 3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낙폭이 이어져 최근에는 15달러 선에 진입했다. 공급 초과 상황이 지속돼 제품 가격이 생산 원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화케미칼과 삼성정밀화학 등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각각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설립을 준비하는 등 신규 설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태양광 업계는 당분간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치킨게임’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의 폭락이 태양광 산업 전반의 연쇄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포커스-기업 임원 현주소] 연봉 2억 안팎… 車·법인카드·복지혜택 등 다양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꿈을 꾸는 임원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대기업의 경우 이른바 ‘별’이라는 임원이 되면 우선 연봉이 뛴다. 부장급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2억원’ 안팎이다. 예전에는 출·퇴근용뿐만 아니라 주말의 행사 등에도 쓸 수 있는 전용차 등이 주어졌지만 지금은 초급 임원인 상무 등에는 홍보·대관 업무 등에만 국한한다. 대신 법인카드, 다양한 복지 혜택 등이 추가된다. ●워크아웃 기업은 임금 체불되기도 삼성의 임원이 되면 50여 가지가 달라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초임 임원인 상무의 연봉이 1억 5000만원 선이다. 여기에 연봉의 절반에 이르는 초과이익분배금(PS)과 생산성 격려금(PI) 등 성과급을 포함하면 2억원이 훌쩍 넘는다. ‘고참’ 상무가 되면 연봉은 3억~5억원으로 올라간다. 전무와 부사장 등 직급이 오를 때마다 급여는 배 이상 오른다. 전용차는 상무가 배기량 3000㏄ 미만 그랜저와 SM7, K7 등 6종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전무급 이상은 3500㏄ 미만의 제네시스 등을 받는다. 운전기사와 기름값, 보험료 등 기본 유지비 등도 회사가 부담한다. 전무급 이상 임원에게는 별도의 비서와 독립 사무공간이 제공된다. 퇴직 임원은 1~3년짜리 자문역으로 위촉된다. 급여 수준은 현직 시절의 70~80%로 알려졌다. 상무급부터 부부 동반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현대기아차의 임원 대우는 직위나 직급 등에서 편차가 심하다. 초임 임원인 이사대우는 사실상 연봉과 비행기 좌석 정도에만 변화가 있을 뿐이다. 이사대우의 연봉은 1억 6000만원 선, 이사는 2억원 선을 받는다. 전무급부터는 대우가 많이 달라진다. 연봉이 3억원대로 오르고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4억원 선에 이른다. 또 전무급부터 제네시스 차량이 제공된다. 퇴직할 때도 전무급부터 1~2년간 상임고문이나 자문역 자리를 제공한다. LG그룹은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면 연봉이 100% 가까이 오른다. 아울러 전 임원에게 골프회원권의 사용권한을 주고 법인카드도 사용 가능하며 휴대전화와 그 요금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다. SK그룹은 신임 임원의 평균 연봉이 1억 5000만원 안팎이고 다양한 성과급 체계가 적용된다. 별도의 집무실과 담당 비서도 지원된다. 어학능력 향상을 위해 영어, 중국어 원어민 강사와 일대일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일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1년간의 국외 연수과정도 있다. 퇴직 후에는 고문으로 위촉된다. 한화나 코오롱, 효성 등도 임원이 되면 연봉 100% 정도 인상과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 등 비슷한 혜택이 주어진다. 불황 속에 기업 간 임원들의 처우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일지라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대기업 임원들,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 임원들의 처우는 천차만별이다. 지난 9월 말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 임원들의 경우, 두 달이 넘도록 임금을 받지 못하다 지난달 말에서야 밀린 월급을 받았다. 법적으로 임원들의 월급은 회생 채권으로 분류돼 법원에서 지급 명령이 떨어져야만 받을 수 있다는 게 웅진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임원들은 정규직이 아닌 통상 ‘용역’으로 분류돼 직원들과 월급 체계가 다르다.”면서 “웅진케미칼, 웅진씽크빅 등 다른 계열사들은 상관없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의 임원 주머니 사정이나 대우는 예전보다 나아질 게 없다.”고 털어놨다. ●중견·中企 임원들 박탈감에 공개 꺼려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A그룹의 임원은 상무에게 그랜저급 승용차가 제공되고 전무와 부사장에게는 제네시스가 주어진다. 하지만 연봉이 기대만큼 오르지는 않는다. A그룹 관계자는 “부장에서 상무를 달았을 때 오르는 연봉이 수천만원 정도”라면서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임원이 된다고 해서 수억원씩 연봉이 오르거나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대기업들과는 출발선이 다르고 매출도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데 임원 처우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여도나 업무 중요도에서는 앞서는데도 대우가 직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카지노 vs 박물관’ 폐광촌의 생존법

    [생각나눔 NEWS] ‘카지노 vs 박물관’ 폐광촌의 생존법

    프랑스 북부 노르파드칼레주의 랑스. 1970년대까지 탄광촌으로 명성을 누린 랑스는 석탄산업 사양화와 함께 인구 3만 5000명의 보잘것 없는 작은 도시로 퇴락했다. 그렇고 그런 폐광도시 랑스가 문화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루브르가 4일(현지시간) 이곳에 분관을 개설하기 때문이다. 루브르 분관 개관식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 시커먼 석탄 부스러기만 날리던 폐광촌에 루브르의 르네상스 거장들이 대거 이사 온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의 풍부한 문화자산, 정부의 과감한 정책, 지역주민의 전폭적 호응이 빚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프랑스 정부는 침체된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골머리를 앓다 ‘문화·예술의 지방 분권화 프로젝트’를 시행, 랑스를 제2의 루브르 박물관 건설 장소로 결정했다. 단순히 공기업을 옮기거나 예산을 퍼주는 대신 프랑스를 세계 문화중심지로 만들어 준 박물관을 만들어 지방 경기 활성화 모델로 삼자는 생각이었다. 조선업 쇠퇴로 몰락한 스페인 공업도시 빌바오가 구겐하임미술관 유치 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변모한 것을 본딴 것이다. 루브르는 박물관 운영권을 지역 주민에게 넘기고, 건물은 이곳에서 캐낸 철광석에서 뽑아낸 알루미늄 벽의 단층 건물 네 동으로 지었다. 박물관이 지역사회의 불청객이 아니라 지역 및 주민들과 융합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루브르는 파리 본관의 소장품 가운데 일정 부분을 랑스 분관에 대여하고, 4년에 한번씩 일부 교체전시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본관과 분관의 구분을 없앨 예정이다.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을 마주하고 있는데다, 북쪽으로는 벨기에, 네덜란드와 접해 있어 관광객을 끌어들일 지리적 입지도 좋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폐광촌 살리기 프로젝트가 있었다. 강원도 정선의 폐광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우리는 내국인 전용 카지노를 만들었다. 관광산업을 통해 지역 경기를 되살린다는 취지였다. 카지노는 매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사회적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재산을 탕진하고 가정파탄을 유발하는 도박 중독자가 양산되고 있다. ‘정선=도박도시’라는 불명예도 안겼다. 박물관을 지어 유무형의 문화재를 전시하며 지역 주민에게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안겨주는 프랑스와 세금 거둬들이기에 유리한 도박장을 지어 지역 경기 부흥에 나선 한국. 목표는 같지만 방법은 달랐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박주영이 찼다, 16강이 트였다

    박주영이 찼다, 16강이 트였다

    박주영(27·셀타 비고)이 제대로 날았다. 박주영은 30일 비고의 발라이도스 경기장에서 열린 알메리아(2부리그)와의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2차전 후반 10분 팀 승리의 발판이 되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1차전에서 0-2로 뒤져 세 골을 넣어야 16강 진출이 가능했던 셀타 비고는 박주영과 이아고 아스파스, 마리오 베르메호까지 모두 선발로 내세운 반면, 알메리아는 주전들을 빼고 전반 수비로 일관하며 상대를 묶었다. 셀타 비고의 갑갑한 꼴을 뚫어낸 건 박주영이었다. 초반부터 후방까지 내려와 적극적인 몸놀림을 보이며 기회를 엿보던 그는 후반 10분 아구스토 페르난데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공을 문전에서 훌쩍 뛰어 올라 머리에 맞혀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9월 23일 헤타페전에서 시즌 첫 골을 뽑아낸 박주영은 지난 19일 마요르카전에서 2호 골을 넣은 데 이어 11일 만에 시즌 3호골을 터뜨렸다. 팀은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1분을 남긴 상황에서 얻은 코너킥에서 로베르토 라고가 1, 2차전 합계 2-2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며 기사회생했다. 연장 후반 3분에는 엔리케 데 루카스가 골키퍼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 기어이 역전승을 거뒀다. 셀타 비고는 16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만난다. 한편 박주영은 3일 새벽 3시 같은 구장에서 열리는 레반테와의 프리메라리가 14라운드에서 두 경기 연속 득점을 겨냥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사설] 북 미사일 발사로 대화의 싹 자르지 말라

    북한이 조만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미사일 부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이 평양 무기공장을 떠나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기지 조립동으로 운반된 사실이 위성을 통해 포착됐고, 한·미 정보당국은 이 화물이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 로켓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 달 19일 대선을 전후로 쏘아 올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도 지난 15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계속 실용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라고 말해 발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은 1998년과 2009년, 그리고 지난 4월 등 세 차례 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우주 개발 주권을 들먹이며 실용 목적의 위성 발사임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4월 은하3호 로켓에 실린 광명성3호 위성이라는 것이 무게가 고작 100㎏에 불과해 위성으로 볼 여지가 없는 수준이었다. 사실상 위성 발사를 가장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이었고, 국제사회도 이런 인식에 따라 추가적인 유엔 안보리 제재를 가했던 것이다. 과거에도 북한은 우리나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핵 실험, 미사일 실험을 자행했다. 대화의 주도권을 잡아 나가겠다는 책략이었으나, 그들이 얻은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제적 고통, 주민들의 굶주림뿐이었다. 한반도 주변국 모두가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축해 동북아 안보 지형을 새로 짜는 현 시점은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탈출할 절호의 기회다. 우리만 해도 당선이 유력한,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모두 남북 간 대화와 다각도의 경제협력에 적극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재선 직후인 지난 19일 미얀마를 방문해 “나는 북한이 평화의 길을 선택하면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고 언급, 북한이 전향적 자세를 보이면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런 때에 북한이 또다시 구태의연한 도발을 자행한다면 이는 북한 스스로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고, 경제 회생의 기회를 걷어차는 일이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무력 도발로 몸값부터 올려놓고 보자는 선대의 그릇된 대외정책을 답습하며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4) 출입국관리직 9급 합격 김거중씨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4) 출입국관리직 9급 합격 김거중씨

    “기업에서는 고졸 공채와 대졸 공채를 따로 뽑는데, 유리천장이 있어요. 사원식당에서 대졸 관리자와 고졸 생산직은 겸상을 안 해요. 공무원 시험은 나이도 보지 않고, 정확하게 자기가 공부한 것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생각해서 응시하게 됐습니다.” 김거중(25)씨는 올해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출입국관리직에 합격해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연수를 마쳤다. 내년 1월 2일 시보 발령을 받게 된다. 전남 순천 효천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모대학 법학과에 1년 정도 다니다 군복무를 마쳤다. 대학을 계속 다녀도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자퇴하고 낮에 배관공 일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수험기간은 모두 1년 반 정도다.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씨를 만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비법을 들어보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공부할 때는 오후 5시쯤 집에 들어오면 7시까지 씻고 저녁을 먹고 나서 매일 밤 11시까지 하루에 한 과목씩 공부했습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다섯 과목을 보니까요. 토요일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집이나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했고, 일요일에는 쉬었습니다.” 김씨는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출입국관리직 선택과목인 행정법과 국제법 다섯 과목의 시험을 치렀다. 그는 다섯 과목 가운데 영어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영어는 7~9급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대다수가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영어는 1년 반 동안 공부하면서 점수가 5점 올랐어요. 행정법과 국제법은 70~80점 올랐는데. 영어를 20년 가까이 배웠는데도 어려웠습니다. 출제위원들이 좀 치사하게 느껴질 정도로 일부러 틀리라고 내는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풍토병’이란 단어는 한국어로도 모르는데 영어 시험에 나왔어요.” 행정법과 국제법은 아예 모르니까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한다. 오히려 몰랐던 만큼 책을 보면 성적이 쑥쑥 올랐다. 대학을 1년 정도 다니긴 했지만, 거의 수업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진 않았다. 군대에서 행정병으로 일했던 것이 많이 도움됐다고 김씨는 털어놓았다. 밤에 전깃불이 있고 따뜻한 데서 일하니까 일과가 끝나면 영어 단어를 조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어 공략법에 대해서는 “포기는 빠를수록 좋아요. 절대로 맞힐 수 없는 문제가 2~3개 있는데 영어는 만점이 85점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과목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나아요.”라고 조언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내신 성적이 398명 가운데 380등 정도로 좋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좋은 대학을 못 갔기 때문에 ‘그냥 대학 다니지….’란 말을 들을 때마다 학벌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텐더, 술집 매니저, 배관공, 일용직 근로자, 에어컨 설치 보조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으면서 ‘평등한 기회’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학벌을 제외하고 정당하게 평가받는 건 공무원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경기 부천에서 친구와 자취하면서 서울 노량진의 공무원 시험 대비 학원에서 넉 달 동안 수업을 들었다. 노량진 학원에 다닐 때는 수험생활에 찌든 사람들을 보는 게 오히려 힘들었다고 김씨는 이야기했다. 그리고 노량진의 컵밥이 맛있게 느껴지고 노량진 생활이 익숙해지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컵밥은 노량진 학원가의 명물 음식으로, 바쁘고 돈 없는 수험생을 위해 밥과 반찬을 컵에 섞어 싸게 판다. “노량진 학원가는 ‘노량도’라는 섬으로 불리기도 해요. 합격배를 타고 나가야 합니다. 노량진은 물가가 싸기 때문에 공부하는 게 재밌고 편하다고 주저앉으면 안 돼요.” 김씨가 국어와 한국사를 공부한 과정은 재미있지만 눈여겨볼 만하다. 일상 생활과 공무원 시험 공부를 접목시켰다. 국어 공부는 노래방을 자주 가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9급 시험의 국어 과목에는 생활 국어가 꼭 나오는데 이번에는 국어사전의 배열 순서가 출제됐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리모컨이 아니라 책으로 찾은 덕을 톡톡히 봤단다. 한국사는 사극의 열혈팬인 어머니와의 대화가 큰 밑천이 됐다. 김씨의 어머니가 역사드라마를 볼 때마다 악당들 욕을 했는데, 실제로 아자개란 악역이 문제로 나와 도움이 됐단다. 하지만 사극은 시간 날 때나 봐야지 공부는 하지 않고 드라마만 보면 안 된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면접은 하나의 잘 짜인 연극과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면접 준비팀을 직접 조직해 실제 면접처럼 준비했는데, 같은 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합격했다고 한다. “출근카드를 찍는 줄이 밀렸는데 출근 시간은 2분밖에 남지 않았다. 어떻게 하겠는가?”란 질문에 “최대한 빨리 출근카드를 찍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더니 일찍 출근할 생각은 없느냐는 반박 질문이 면접관으로부터 날아왔다. “꼭 일등으로 출근하겠다.”란 패기와 재치가 넘치는 김씨의 대답에 결국 면접관도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법무연수원의 교육 과정도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보통 공무원이라고 하면 철밥통, 복지부동, 무사안일을 이야기하는데 절대 아니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더 노력하면 더 쓰임이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외국어 능력이 되면 해외 영사로도 파견 나갈 수 있고, 출입국관리직 공무원이 성실하게 일하면 오원춘 사건과 같은 외국인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은 김씨에게 대학을 다시 가라고 했지만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는 빠른 길이 있다.’며 오히려 그가 부모님을 설득했다. 돈이 없어 책을 못 사볼 때 적금을 깨서 도와준 친구 백수민씨도 고마운 존재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교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기존 수험생은 지옥문이 열린다고 걱정한다. 김씨는 시험에 일찍 합격해서 손해 보는 기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군대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며 씩 미소 지었다. “고졸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남들보다 빨리 출발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인생은 곱셈으로 자신이 ‘0’이 아니라 ‘1이나 2’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을 남긴 김씨는 발령받기 전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무료 과외를 할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하루 이자만 1억… 알펜시아 파산 초읽기

    ‘해마다 600억원 적자, 앞으로 2년 동안 9000억원 기채 상환 난감, 강원랜드 주식과 땅 팔아도 깨진 독에 물 붓기’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주 무대가 될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 27일 강원도개발공사와 강원도, 강원도의회 등에 따르면 총 1조 6836억원을 들여 평창에 설립한 알펜시아리조트가 하루 이자만 1억 2000만원에 이르고 내년 만기 5673억원 지방공사채 상환도 불투명해지는 등 유동성 위기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파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도와 도개발공사 등은 알펜시아 리조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없으면 알펜시아 동계스포츠지구가 폐쇄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주 무대인 동계스포츠지구가 폐쇄되면 동계올림픽 개최 준비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개발공사 김상갑 사장은 최근 “알펜시아리조트 사업 회생을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타개책이 없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동계스포츠지구 국가 매입 같은 획기적인 변화가 없으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이 만기인 5673억원의 지방공사채 상환이 자체 능력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동계스포츠지구만 (국가에) 매각돼도 경영 부담이 크게 줄고 콘도와 호텔 등 나머지 시설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펜시아리조트는 매출액이 연간 최대 500억원에 이르지만 이 매출로는 지방공사채 이자와 운영비 감당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재로선 조성 비용 2711억원의 알펜시아 동계스포츠지구를 국가가 매입하는 것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동계스포츠지구 매각을 통해 채무의 30%가량을 줄여 회생시켜 보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동계스포츠지구 국가 매입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의회는 “해마다 600억원 적자에 2년간 9000억원을 못 갚으면 부도다. 강원랜드 주식과 땅을 팔겠다고 하는데 어림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매출 증대와 분양도 어려우면 매각을 해야 하는데 현재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니 결국 지불유예 선언을 통해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서부터 “파산하게 되면 도 현물출자 2000억원이 사라지지만 이 상태로 4년간 지속하면 2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신중론까지 분분하다. 강원도 고위 관계자는 “이도 저도 안 되면 파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밝혀 강원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알펜시아리조트에 대한 처리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금융특집] 신한금융그룹

    [금융특집] 신한금융그룹

    “신한과 협력회사에 갑을 관계란 없다.” 27일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한금융의 따뜻한 온기를 고객에서 협력업체로 확대하겠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따뜻한 금융을 통해 동반성장하는 것이 곧 사회공헌 중 하나라는 게 한 회장의 지론이다. 이를 위한 ‘4가지 기본원칙’도 세웠다. 우선, 상생 원칙이다. 입찰 때 업무수행과 직접 연관이 없는 조건에 대해서는 일절 차별을 두지 못하도록 했다. 그룹 측 관계자는 “특별한 기술력이 필요하거나 계약의 중요성, 리스크 헤지(회피) 차원에서 꼭 필요하지 않으면 시설이나 인력, 규모 등 외형상의 차이로 입찰자격을 제한하거나 평가상의 차등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적정가격 보장 원칙이다. 협력업체의 정당한 대가를 인정해 주겠다는 의도다. 보통은 구매비용 절감을 원칙으로 삼지만, 협력회사가 재무적으로 안정돼야 결과적으로 신한금융도 이익이라는 ‘역발상’에서 도출한 원칙이다. 비용뿐 아니라 서비스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 번째는 거래관계 불합리성 제거 원칙이다. 굳어진 검수·대금지급을 신속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추진 원칙이다.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CSR을 추진하고, 나아가 CSR 활동을 함께 하겠다는 취지다. 협력회사가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예컨대 수주한 작업이 끝났을 경우, 검수가 아직 안 됐더라도 자금 사정이 어려운 영세기업에는 잔금의 60%까지 대금을 먼저 지불할 계획이다. 입찰 때 이행보증서 면제도 검토 중이다. 한 회장은 “단순한 지원보다는 미래 동반성장을 위한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호로만 그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회장은 각 계열사 대표들로 구성된 ‘따뜻한금융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위원회는 분기별로 ‘따뜻한 금융’ 추진실적을 점검한다. 올 3분기에도 계열사별 33개 선정과제에 대한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세웠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 최고금리를 3% 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한 결정도 여기서 나왔다. 소비자 보호지수를 영업점 KPI(핵심성과지표)에 도입하기로 한 것도 신한이 앞서가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장기 거래고객 회생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총 2603건, 233억원을 지원했다. 해외펀드 손실고객 대안상품 지원을 통해서도 1만 1163건, 1758억원을 지원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론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고객정보 수집 때 사회적 가치에 반하는 항목과 관행적으로 수집하던 정보도 삭제했다. 불합리한 차별행위는 지속적으로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 시각장애인용 점자카드를 개발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별 지원 프로그램 발굴에 힘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수수료 우대서비스를 도입했다. 신한생명은 ‘오프라인 고객패널단’에 이어 온라인 패널단도 50명 선발해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日전자 빅3, 민·관펀드 ‘긴급수혈’ 타이완·美사와 사활 건 ‘합종연횡’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日전자 빅3, 민·관펀드 ‘긴급수혈’ 타이완·美사와 사활 건 ‘합종연횡’

    전자 및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에 경쟁력이 밀린 일본 업체들이 국내외 업체들과 생존을 건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의 몰락으로 한·일·타이완의 3자 경쟁 구도였던 전자 및 IT 산업의 생태계가 급격히 재편되면서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업체인 소니와 도시바·히타치는 지난 4월 민·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로부터 투자를 받아 통합회사인 ‘재팬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삼성·LG에 완전히 빼앗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세 회사 모두 경영난을 겪다 보니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이노베이션네트워크펀드가 약 26억 달러를 출자해 재팬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이노베이션네트워크펀드가 70%, 3개사가 10%씩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공기업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한국 업체들이 장악한 대형 패널은 포기하고 중소형 패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세계 중소형 액정패널 시장 점유율 20%를 유지하며 이 분야 선두를 지키고 있다. 심화되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 속에서 상대 업체를 따돌리기 위해 중국 공장 자동화에 나서며 투자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재팬디스플레이가 계속 세계 1위를 지켜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몰레드(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로 모바일 기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모바일용 풀고화질(HD)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시장 확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는 타이완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인 AUO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합작 생산도 준비 중이다. 소니는 그동안 삼성과 합작 기업인 S-LCD를 통해 패널을 공급받았지만, 지난해 말 합작 관계를 청산한 뒤 타이완 업체들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소니는 AUO와 함께 올레드 TV를 내놓아 한국 업체들에 도전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소니는 2007년 11인치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내놨지만, 이후 실적 부진으로 연구 개발이 미진해 대형 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TV 및 LCD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는 샤프는 타이완 훙하이그룹과의 제휴 등을 통해 광범위한 회생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훙하이는 애플 아이폰 조립사인 팍스콘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애플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직접 납품하기 위해 샤프와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홍하이는 샤프 지분 9.9%와 샤프와 소니의 패널합작사(SDP)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홍하이가 샤프 지분 9.9%를 인수하면 샤프의 최대주주로 떠오르게 된다. 일본의 ‘100년 기업’ 샤프의 주인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현재 세계 액정 패널 시장에서 훙하이의 자회사인 치메이는 15%, 샤프는 10%가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두 업체가 합병하면 시장 점유율이 25%로 삼성·LG디스플레이와 함께 명실상부한 ‘빅3’를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샤프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훙하이가 지분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자 샤프는 인텔, 퀄컴 등과 새로운 투자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샤프의 근본적인 문제인 ▲TV사업 부진 ▲LCD 사업의 경쟁심화 ▲138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 등이 해결되지 않고는 근본적인 상황 호전은 어려워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4분기 샤프가 생산한 패널 중 8.1%만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70.1%를 자체 브랜드용으로 소화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에는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공급하는 비중이 50.2%로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이 밖에도 일본의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는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엘피다 측은 지난달 31일 도쿄 관할 법원이 마이크론과의 합병을 비롯한 구조조정 계획을 채권단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엘피다는 5월부터 마이크론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됐고 7월 초 25억 달러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하면 D램 시장 점유율은 24.7%로 높아져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전망이다. D램 업체 세계 3위인 엘피다는 엔화가치 상승과 한국 기업에 밀려 경영난에 빠지면서 4400억엔(약 6조 30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올해 2월 파산했다. 마이크론은 올 7월 엘피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향후 7년간 2000억엔(약 2조 8500억원)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엘피다-마이크론 연합은 향후 타이완 중소업체들과의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엘피다는 최근까지도 타이완 D램 업체들과 지주회사 설립 및 통합 운영 등 포괄적인 제휴 방안을 타진해왔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한국 타도’를 위해 타이완 업체들과의 제휴나 합종연횡에 관심이 많다. 2010년부터 LCD 및 D램 반도체 가격 약세가 이어지면서 더 이상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소니의 굴욕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2일 일본 소니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인 ‘BB-’로 세 단계나 낮췄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니의 신용등급은 ‘BBB-’에서 ‘BB-’로 강등됐으며,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나왔다. 피치는 또 일본 파나소닉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두 단계 내렸으며, 신용등급 전망 또한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피치의 신용등급 체계에서 이들 업체의 이전 등급인 ‘BBB-’는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였다. 소니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피치는 “주요 제품의 기술적 우위 상실과 선진국의 경제 여건 악화, 경쟁 심화, 일본 엔화 가치 상승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회복이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TV 부문에서 한국 및 타이완 업체와 경쟁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은 물론, 최근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고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일본산 제품 구매 거부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세계 전자업계의 정상으로 군림했던 소니는 실적 악화 속 신용등급이 처음으로 ‘정크’ 수준으로 강등되면서 회생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역대 최악인 5200억엔(약 6조 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계속했다. 핵심 부문인 TV사업은 한국, 타이완 업체들과의 경쟁 탓에 판매가격까지 낮췄으나 8년간 총 6920억엔에 달하는 가장 큰 손실을 봤다. 올해 3분기에도 155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소니는 또 지난 3~9월 비재무 서비스 사업의 순부채가 4000억엔 늘면서 총부채가 1조 2500억엔으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쿄 주식시장에서 소니의 주가는 지난 6월 32년 만에 처음으로 1000엔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소니는 내년 3월까지 직원 1만명을 줄이고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소니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강등할 가능성도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디트로이트市 “공무원 수천명 강제휴직”

    벼랑 끝의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가 급기야 수천명의 직원에 대해 강제 무급 휴직을 단행키로 했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와 함께 미국 4대 도시로 영화를 누리던 곳이 이제는 극약 처방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데이브 빙 디트로이트 시장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시 재정상 현금 고갈을 피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강제 무급 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다만 경찰과 소방관, 세금징수 직원 등 핵심 인력은 휴직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디트로이트시가 이처럼 전례 없이 과격한 방안을 채택한 것은 전날 밤 시 의회가 미시간주의 ‘시 재정 회생안’을 끝내 반대했기 때문이다. 미시간주는 3000만 달러(약 320억원)를 디트로이트에 긴급 지원하는 조건으로 민간 로펌 ‘밀러 캔필드’에 시의 구조조정을 맡기는 안을 제시했으나, 시 의회는 밀러 캔필드가 빙 시장과 사적 친분이 있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 디트로이트의 재정은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1년 전부터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 1월 기준 디트로이트의 부채는 132억 달러에 이르고, 연간 이자로만 1억 5000만 달러가 나갔다. 디트로이트 재정난의 근본 원인은 GM 등 자동차 3사의 지속적인 위축으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인구가 줄면서 세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기준 디트로이트의 실업률은 19.6%로 전국 평균 8.1%의 2배가 넘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환란 15년’의 교훈/육철수 논설위원

    중국의 마오쩌둥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槍杆子里面出政權)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요즘, 권력(힘)은 돈에서 나온다고 봐야 할 것이다. 1997년 11월 21일. 꼭 15년 전에 우리는 달러화의 위력 앞에 처참하게 무릎을 꿇었다. 이른바 ‘IMF 사태’로 불리는 외환위기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살아났던 당시를 다시 떠올리는 것은 고통이다. 환란의 뒤에는 ‘금융 사냥꾼’ 조지 소로스가 숨어 있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에 따르면 소로스는 헤지펀드를 무기로 사냥감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정부 주도로 경제 발전을 구가하는 ‘아시아 경제모델’이 눈에 거슬려 공격을 결심했다. 첫 먹잇감은 태국. 1997년 7월 태국정부가 바트화를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바꾼 틈을 타 공격을 단행했다. 태국은 300억 달러나 소진하면서 환율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금융폭풍은 곧바로 인접국인 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를 초토화시켰다. 우리나라는 헤지펀드의 직접 공격을 받지는 않았다. 그해 10월 홍콩·타이완 등 중화경제권이 공격받으면서 간접 영향권에 들었다. 당시 880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했던 타이완은 타이완 달러를 6% 평가절하하는 선에서 선방했다. 그러나 우리는 단기 외채가 많았고,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달러화를 막으려고 11월과 12월 두달 사이에 230억 달러를 소진하고 말았다. 금고에는 달랑 38억 달러가 남아 백기를 들고 IMF에 구조를 요청하기에 이른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때 일본은 도와주기는커녕 투자자금 140억 달러를 빼갔다. 철석같이 믿었던 미국정부(재무부)도 “한국이 맹방이지만 경제 빗장을 열려면 더 가혹하게 대해야 한다.”며 강공책을 폈다. 돈의 세계는 이렇게 총부리보다 더 냉혹했다. 환란을 끌어들인 데는 우리 경제 내부의 취약점도 적지 않았다. 과도한 단기 외채, 비대한 금융, 노동시장의 경직성, 문어발 재벌투자, 관치금융 등이 화를 불렀다. 국민이 금 225t을 모으고 기업 구조조정에 혈세 156조원을 쏟고서야 겨우 회생했다. 15년이 흐른 지금, 잠재성장률은 환란 때의 반토막으로 주저앉고 빈곤 인구는 2배로 늘었다. 외환보유고만 빼고 우리 경제는 온통 상처투성이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들은 온갖 복지 공약으로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 복지과잉은 재정위기로 이어지고, 종국엔 금융위기를 부를 텐데 환란의 뼈아픈 교훈을 벌써 잊은 것일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금호석화, 산업·타이어 그룹 제외 소송’ 기각됐지만…금호아시아나 ‘불편한 속내’

    ‘금호석화, 산업·타이어 그룹 제외 소송’ 기각됐지만…금호아시아나 ‘불편한 속내’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제외시켜 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하지만 소송에서 진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여유있는 표정이다. 반면 사실상 소송에서 이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3년 전 구조조정에 돌입하며 분리 수순을 밟아 온 두 기업의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두 그룹은 앞으로 법적인 형태와 관계없이 독립그룹 형태로 상호 경쟁하며 회생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은 15일 금호석유화학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계열분리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앞서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그룹 계열회사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형인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각각 지난해 3월과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했다. 당시 공정위는 “두 회사가 지분율 요건은 갖추지 못했지만 박삼구 회장이 여전히 인사 등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계열 제외 신청을 거부했다. 그러자 금호석화는 같은 해 7월 공정위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번 결과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그룹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진정 계열분리를 원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팔면 되는데 왜 굳이 소송을 이어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호석화 측은 대법원에 항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금호석화가 재판을 강행하려는 것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두 회사를 떼어 낼 경우 박삼구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1%)이고,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의 아들 세창씨가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만약 두 회사가 계열분리될 경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이 주력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실상 세 회사를 모두 잃고 공중분해된다. 이번 재판 결과로 금호가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그룹(금호석유화학, 금호미쓰이화학 등)이 함께 가는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게 됐다. 재계 순위 16위인 금호아시아나는 이번 재판 결과에 안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주력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 계열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올해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금호석화그룹은 계열사 리더인 금호석화가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올해 말 자율협약을 졸업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화는 올해 자율협약을 졸업하면 박찬구 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하며 큰 틀의 경영계획들을 다시 짤 것”이라면서 “당장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힘든 금호아시아나로서는 새해 금호석화의 행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檢, LIG그룹 3父子 모두 기소

    2000억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LIG그룹 오너 일가 3명이 모두 기소됐다. 이들은 계열사 경영권 유지를 위해 일반 투자자들을 속여 끌어모은 돈으로 망해가는 LIG건설을 연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윤석열)는 15일 회생 불능의 LIG건설 명의로 2150억원 상당의 기업어음(CP)를 발행해 부도 처리한 구자원(77) LIG그룹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구 회장의 장남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은 구속 기소하고, 차남 구본엽(40) 전 LIG건설 부사장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부자관계나 형제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삼부자를 모두 기소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손실을 전가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0년 10월 이후 LIG건설이 재무상태가 나빠져 상환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도 LIG건설 명의로 1894억원대 CP와 257억원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모두 2151억원에 달하는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LIG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서도 향후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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