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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살에 공 만한 ‘자궁암’ 극복한 14살 소녀의 ‘또다른 기적’

    2살에 공 만한 ‘자궁암’ 극복한 14살 소녀의 ‘또다른 기적’

    희소한 종류의 자궁암을 겨우 두 살의 나이에 이겨낸 소녀와 그 가족들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5일(현지시간) 어린 나이에 자궁암을 극복한 14세 영국 소녀 에밀리 서리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장차 아이를 가질 수 있을 만큼 건강해진 에밀리와 그녀의 가족은 다른 아동들에게도 이러한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소아암 환자 지원기금 마련에 힘쓰고 있어 더 큰 감동을 준다. 2003년, 에밀리의 부모는 유아원에서 당시 두 살이었던 에밀리를 데려오던 중 아이의 가슴에 튀어나온 작은 혹을 발견했다. 부모는 우려와 함께 곧바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뒤, 어머니 레이첼 서리지는 에밀리의 배꼽 아래 또 다른 혹이 생긴 것을 발견해 다시 의사를 만났다. 비로소 문제를 인식한 의사는 아이를 큰 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맡도록 했다. 진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뱃속에서 커다란 덩어리가 발견된 것. 병원은 덩어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그 사이 아기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됐다. 이윽고 나온 조사 결과는 부모를 더 깊은 절망으로 몰아갔다. 뱃속에서 발견된 조직은 드물게 발생하는 자궁암의 일종인 과립막세포종양이었다. 레이첼은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며 “아이들도 자궁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의사들은 수술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했다. 덧붙여 종양이 급속도로 자라고 있으며 서둘러 제거하지 않으면 몇 주 이내에 에밀리가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굉장히 어려운 수술이 될 전망이었다. 유럽에 있던 전문가가 수술을 위해 영국으로 날아와야만 했고, 의료진은 자궁을 전부 절제해야할 가능성 또한 있다고 말했다. 레이첼은 “제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한다. 그녀는 “딸에게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거라고 설명할 상상을 하니 정말 끔찍했다”고 덧붙였다. 며칠 후 드디어 수술이 시작됐다. 에밀리의 종양은 두 살짜리 몸이 감당하기엔 지나치게 거대해져 거의 소형 럭비공만한 크기로 자라있었다. 의사들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자궁 전체 절제는 피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오른쪽 난소와 나팔관은 끝내 제거해야만 했다. 수술은 꽤 ‘성공적’ 이었지만, 어째선지 에밀리의 건강 상태는 오히려 나빠졌다. 의사들도 그 원인을 알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성원 덕분인지 악화일로였던 에밀리의 상태는 며칠이 지나 점차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주 동안의 회복기간이 지나고 12월 말이 됐을 때 부부는 고대하던 희소식을 듣게 됐다. 에밀리의 암이 더 이상 전이되지 않고 완치됐다는 것이었다. 레이첼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14세인 에밀리는 삶을 마음껏 즐기는 건강한 소녀로 살고 있다. 암 수술 이후로 4년에 한 번씩 병원을 찾고 있으며, 병원 측으로부터 아이를 가지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에밀리의 기적적인 회생에 깊은 감명을 받은 아버지 제이슨 서리지는 소아암 환자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해 올해 4월 자선 마라톤 행사에 참여, 일생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 외에도 가족은 각종 모금을 통해 현재까지 3000파운드(약 550만 원)을 모았다. 아버지는 “에밀리와 같은 아이를 더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며 성원을 부탁하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럭비공 만한 ‘암’ 이겨낸 2살 아기, 14살 소녀로...‘또다른 기적’ 만들기

    럭비공 만한 ‘암’ 이겨낸 2살 아기, 14살 소녀로...‘또다른 기적’ 만들기

    희소한 종류의 자궁암을 겨우 두 살의 나이에 이겨낸 소녀와 그 가족들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5일(현지시간) 어린 나이에 자궁암을 극복한 14세 영국 소녀 에밀리 서리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장차 아이를 가질 수 있을 만큼 건강해진 에밀리와 그녀의 가족은 다른 아동들에게도 이러한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소아암 환자 지원기금 마련에 힘쓰고 있어 더 큰 감동을 준다. 2003년, 에밀리의 부모는 유아원에서 당시 두 살이었던 에밀리를 데려오던 중 아이의 가슴에 튀어나온 작은 혹을 발견했다. 부모는 우려와 함께 곧바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뒤, 어머니 레이첼 서리지는 에밀리의 배꼽 아래 또 다른 혹이 생긴 것을 발견해 다시 의사를 만났다. 비로소 문제를 인식한 의사는 아이를 큰 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맡도록 했다. 진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뱃속에서 커다란 덩어리가 발견된 것. 병원은 덩어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그 사이 아기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됐다. 이윽고 나온 조사 결과는 부모를 더 깊은 절망으로 몰아갔다. 뱃속에서 발견된 조직은 드물게 발생하는 자궁암의 일종인 과립막세포종양이었다. 레이첼은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며 “아이들도 자궁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의사들은 수술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했다. 덧붙여 종양이 급속도로 자라고 있으며 서둘러 제거하지 않으면 몇 주 이내에 에밀리가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굉장히 어려운 수술이 될 전망이었다. 유럽에 있던 전문가가 수술을 위해 영국으로 날아와야만 했고, 의료진은 자궁을 전부 절제해야할 가능성 또한 있다고 말했다. 레이첼은 “제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한다. 그녀는 “딸에게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거라고 설명할 상상을 하니 정말 끔찍했다”고 덧붙였다. 며칠 후 드디어 수술이 시작됐다. 에밀리의 종양은 두 살짜리 몸이 감당하기엔 지나치게 거대해져 거의 소형 럭비공만한 크기로 자라있었다. 의사들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자궁 전체 절제는 피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오른쪽 난소와 나팔관은 끝내 제거해야만 했다. 몇 주 동안의 회복기간이 지나고 12월 말이 됐을 때 부부는 고대하던 희소식을 듣게 됐다. 에밀리의 암이 더 이상 전이되지 않고 완치됐다는 것이었다. 레이첼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14세인 에밀리는 삶을 마음껏 즐기는 건강한 소녀로 살고 있다. 암 수술 이후로 4년에 한 번씩 병원을 찾고 있으며, 병원 측으로부터 아이를 가지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에밀리의 기적적인 회생에 깊은 감명을 받은 아버지 제이슨 서리지는 소아암 환자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해 올해 4월 자선 마라톤 행사에 참여, 일생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 외에도 가족은 각종 모금을 통해 현재까지 3000파운드(약 550만 원)을 모았다. 아버지는 “에밀리와 같은 아이를 더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며 성원을 부탁하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비잔티움 제국 최후의 날(로저 크롤리 지음, 이재황 옮김, 산처럼 펴냄) 콘스탄티노플 함락으로 비잔티움 제국이 몰락한 과정을 정리했다. 1453년 4월 6일,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 술탄 메흐메트 2세 군대에 포위당한 과정과 그 뒤의 일을 촘촘하게 다룬다. 포위전(戰) 당시 이슬람-기독교 세계의 역사적 상황설명이 자세하다. 포위전 준비 과정과 전투 전개, 그리고 전투 이후까지 빼곡하게 정리했다. 특히 단 몇 시간 만에 마무리된 마지막 총공격의 날을 시간대별로 장(章)을 나눠 설명해 눈길을 끈다. 그 과정에서 미신·신앙에 빠진 중세인들의 모습이며 당시 동방정교회와 가톨릭의 통합, 베네치아 원로원 모습이 그려져 흥미롭다. 비잔티움 제국이 해전에 사용했던 화기(火器)의 위력은 물로도 꺼지지 않아 ‘그리스의 불’이라 불렸다고 한다. 그 화기 탓에 번번이 패했던 이슬람이 열세를 딛고 콘스탄티노플 3중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이유를 무기발달 측면에서 조명한 점이 도드라진다. 543쪽. 2만 3000원. 배제, 무시, 물화(김원식 지음, 사월의책 펴냄) 세대 및 계층 간 갈등, 빈부격차, 남녀 문제…. 한국사회는 다양한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이 갈등을 세 개의 카테고리로 정리했다. ‘경제적 배제’와 ‘문화적 무시’, ‘삶의 물화’이다. 저자는 경제적 배제를 동등한 자유 실현을 위한 사회정의를 파괴하는 경제적 차원의 부정의로 본다. 일종의 불평등 분배라는 것이다. 문화적 무시는 동등한 자유실현을 위한 사회정의를 파괴하는 문화적 무정의로 해석한다. 삶의 물화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와 근대국가의 행정체계가 시민일상에 침투하면서 발생하는 자유 훼손이다. 저자는 이 세 갈등유형은 고유의 영향이 있지만, 서로 강화하면서 중첩돼 발생한다고 본다. 그래서 사회생활 전반에서 민주적 삶의 방식이 구현될 때 배제, 무시, 물화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정치의 심화와 확장이 필수과제라고 주장한다. 양극화와 시장화 문제를 비판적으로 진단하고 실천적 대안까지 내 주목된다. 304쪽. 1만 7000원.
  • 팬택 사원 전원 출근… 재정비 돌입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이후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순환 휴직에 들어갔던 팬택 임직원 400여명이 13일 전원 출근해 업무 재정비에 돌입했다. 그동안 100~400여명이 자리를 지켰던 서울 마포구 상암동 팬택 사옥은 800여명의 사원이 출근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쏠리드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인수 후 정상화까지 나름대로 준비하고 재정비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팬택 측에서 자발적으로 출근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팬택은 새 주인인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의 중도 납입금 마감일인 17일 이후 사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인수 대금 기한은 당초 14일이 임시 공휴일이 되면서 다음주로 밀렸다. 팬택 관계자는 “8월 안에 남고 떠날 이들이 모두 정해진다. 주변 정리 차원에서 출근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1) 아줌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독박(讀博) 육아일기](21) 아줌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 올해 초, 복직을 앞두고 드디어 미용실에 갔다. 모유 수유도 끝냈겠다, 2년여 만에 파마를 하기로 결심했다. 단발머리가 예쁜 연예인의 이름을 말하며 비슷한 스타일을 하고 싶다고 슬쩍 말하기도 했다. 디자이너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어떤 종류의 파마를 할 것인지 물었다. 셋팅이냐, 디지털 펌이냐 그런 질문이었다. 듣자마자 내 입에서 나온 말. “무조건 오래 가는 거요” 아차, 너무 아줌마 같았다. 내가 이런 답을 할 줄이야. 미용실에 자주 갈 수가 없으니 예전처럼 “더 자연스럽고 예쁜 거요”라는 말 대신 다른 말이 나와버렸다. 결국 처음 말했던 연예인은커녕 그냥 흔한 뽀글뽀글 파마머리가 됐다. #.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아줌마처럼 안 보여야지 다짐을 했다가도 무심코 튀어나오는 행동들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을 때 허겁지겁 먹던 버릇이 들여져서 한 시간 동안 편안히 밥을 먹을 수 있는데도 왠지 마음이 급하다. 배가 부른데도 밥을 남길 수가 없다. 여럿이 차를 마시러 갔을 때 혹시 챙겨온 빨대나 플라스틱 숟가락이 남게 된다면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면서 한 개씩 받는 얇은 빨대를 안 쓰고 가방에 넣어두기도 한다. 아이에게 요구르트를 먹일 때 쓰면 아주 좋기 때문이다. 막상 필요할 때는 없어서 당황했던 적이 많다 보니 뭔가 여유가 있을 때 ‘쟁여두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 아기를 낳은 뒤부터 본격적으로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신생아를 데리고 혼자 마트에 갈 수는 없었고, 스마트폰 하나로 필요한 물건들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 배달되는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 게다가 택배기사의 친절한 배송문자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이것은 순전히 집에서 아이를 보는 엄마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라고 추측했다. 복직을 한 뒤 초반에는 도저히 동네 슈퍼마켓도 갈 여유가 없었기에 더욱 온라인 쇼핑에 의존했다. 4월 어느 날 출근길 ‘대박’ 쿠폰이 떴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스마트폰을 꺼내고 20여분 만에 기저귀 세 팩, 아기 세탁세제 두 개, 아기 바디위시 두 개, 아기 로션 두 개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결제까지 끝내니 딱 광화문역에 도착했다. 그게 어찌나 뿌듯하던지. 마치 엄청나게 어려운 기사를 마감 시간에 맞춰 다쓰고 데스크까지 가뿐하게 끝났을 때의 홀가분함 같았다. 분명히 출근길이었는데 그 날 할 일을 다 끝낸 것 같았다. 그 기분이 너무 생소해 바로 SNS에 남겼다. #. 아기 아빠가 된 지 얼마 안 된 지인과 육아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다 “와이프가 왜 이렇게 택배를 시키는지 모르겠다”면서 “퇴근하고 보면 집에 매일 새로운 택배 상자가 놓여있다”고 황당해 했다. 너무 뜨끔했다. 어제도 우리 집에는 택배가 세 상자나 왔다. 물티슈 한 박스와 아이가 마실 우유 두 박스, 그나마 나머지 하나는 내가 읽을 책이었다. 오늘은 기저귀 한 박스가 또 올 예정이다. 아마 우리 남편도 가끔 퇴근길에 경비실에서 택배를 가져다달라는 메시지에 “도대체 만날 뭘 이렇게 사들이는 거야”라고 투덜댈 거다. 육아용품은 워낙 다양하고 방대해서 오프라인에서 한 번에 사기가 쉽지 않다. 거리가 좀 있는 대형 육아용품 매장을 찾아가야 하는데 일부러 시간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짬을 내 스마트폰으로 장을 본다. 계속해서 온라인 쇼핑을 즐기지만 정작 내 것을 사는 일은 별로 없다. 할인쿠폰이 떴다는 정보가 지역 카페에 올라오기만 하면 곧바로 출산·유아동 코너에 접속하게 된다. 기저귀와 물티슈가 이미 쌓여있으면 목욕용품, 로션, 주스, 우유, 장난감까지 휙 훑는다. 아, 내 옷을 산 일도 한 번은 있다. 집에서 입을 넉넉한 면 티셔츠와 레깅스였다. 합쳐서 1만원이 조금 넘었다. 그렇다고 나를 위해 아예 돈을 안 쓰는 것도 아니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며 돈을 열심히 모으는 성격도 아니지만, 그래도 백화점에 구경가서 여성복이 있는 3층은 건너뛰고 무조건 유아·아동 관련 매장이 있는 5층부터 올라가는 게 큰 변화라면 변화다. 다 둘러보고 나면 곧바로 지하 식품관으로 이동하는 것도 그렇다. 예전에는 간단하게 생각했던 돈 1만원, 2만원이 결코 쉽게 생각되지 않는다. 그 돈이면 아이의 장난감을 중고로 사줄 수도 있다. 꽤 오랫동안 즐겁게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서 진정한 ‘만원의 행복’을 맛봤다. 그렇다 보니 가끔 내가 1만원이라도 손해볼 일이 생기면 혹시나 다시 받을 일이 없을까 온갖 궁리를 하고, 2000원짜리 상품권도 귀하다. 온·오프라인의 각종 쿠폰과 적립금이 소중해졌다. 며칠 전에는 못 받고 놓쳤던 적립금을 전화를 걸어 다시 받기도 했다. 아이가 없었을 때는 엄두도 못 냈던 일들이다. 마트 시식코너에서 소시지 반 조각이라도 집어먹으면 아주머니께 죄송해서 무조건 그 상품을 사들고 왔던 나는 이제 시장에서 할머니들에게 깎아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장을 보고 짐이 양손에 한 가득인데도 안아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번쩍 안아들고 집까지 도착하면, 그 순간 내가 슈퍼우먼이 된 것 같다.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나는 많이 달라졌고,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지만 점점 내가 ‘아줌마’라는 말에 가까워지고 있음도 실감한다. 사실 아줌마스러운 게 뭘까, 콕 찝어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도 문득 스스로를 아줌마라고 받아들이는 일들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아기를 낳으면서부터다. 그런데 썩 나쁘지 않다. 지금 나는 ‘아줌마’라는 말의 경계에서 점점 기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아기를 품고 있을 때에만 하더라도 “출산을 해도 아줌마처럼 되지는 말아야지” 다짐했다. 그 뜻은 아마도 몸무게가 잔뜩 불어있는 채로 자기 관리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이 오로지 아이에게만 매달리며 집착하는 엄마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으리라. 아기를 낳는 순간부터 자기관리는커녕 나조차 사라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말이다. 또 억척스럽고 어디서나 목소리를 드높이는 그런 모습을 막연하게 아줌마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갖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시절 엄마가 시장에서 “깎아달라”고 말하는 게 왜 그렇게 창피하던지. 아마 그 모습을 두고 ‘아줌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미혼 여성들의 왠지 모를 싱그러움이 여성이라면 당연히 지속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내 몸 밖으로 나오면서 나는 빼도박도 못하는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살이 찌고 온 몸이 쳐져버려서 겨우 두 계절 전에 입던 옷이 안 맞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는 있지만, 솔직히 외모를 제외한 나의 변화들이 때로는 반갑다. 몸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여러 면에서 마음가짐도 새로워졌다. 뱃살에서 인격이 나온다더니, 바람빠진 풍선 같은 배에서 어떤 깨달음이라도 나오고 있는 것인가. 아줌마가 뭘까, 내가 어떨 때 아줌마 같다고 느끼는 걸까 생각해 보니, 나의 가장 큰 변화는 생각과 행동의 모든 우선순위가 아이에게 있다는 점이다. 쇼핑을 해도 아이 것 먼저, 밥을 먹어도 아이가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고르 듯이 아이의 존재는 내 생활의 소소한 부분부터 일을 하는 데까지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비록 아기를 하루종일 남의 손에 맡기고 일을 하는 엄마이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굳이 일을 계속하려고 붙잡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아이 때문이다. 아이가 컸을 때 내가 일을 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였다. 나에게 ‘자아실현’은 이제 나 혼자 잘나는 게 아니다. 내 아이가 멋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것이 큰 목표가 됐다. 가장 어리고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이 때 하루종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슴 아프지만, 몇 년이 지나 아이가 학교를 다니고 성장하다 보면 엄마의 일이 아주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이를 위해서 일을 하자고 마음을 먹으니 회사 생활도 예전과 달라졌다.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좀 더 개념있는 말과 행동을 해야된다는 부담감도 생겼다. 만약 내가 일에 소홀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나를 향한 게 아니라 내 아이를 향한 것이 될 수도 있다. 후배들에게 “저 선배 애는 되게 불쌍하다” 이런 말은 절대로 듣고 싶지 않다. 내가 밖에서 하는 말과 행동들이 개인의 것이면서 동시에 ‘OO엄마’로서의 것이 된다. 나의 가벼운 행동들이 나중에 우리 아이에게 화살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조심스럽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전에는 내 앞에 주어진 일에만 급급했고 바쁘다는 핑계로 같은 회사 선후배들과 따로 만나 밥 한 번 먹기도 어려웠다. 아쉽기는 했지만 내 앞가림하기도 정신이 없었기에 이런저런 핑계로 넘겼다. 특히 육아휴직을 하고 모든 관계가 단절됐을 때, 나는 같은 회사 사람, 취재원들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뼈저리게 느꼈다. 한 때는 밥을 먹는 시간마저 취재를 해야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고, 어쩌다 한 번 아무런 약속이 없을 때 혼자 샌드위치를 사먹는 게 즐겁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해 나는 누군가와 밥 한 끼를 먹는 것이 간절했다. 모처럼 외출해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아기를 안고 서서 밥을 먹었을 때에는 그토록 어렵고 불편했던 시어머니의 얼굴까지 떠올랐다. 회사 후배라고, 또 출입처의 기자라고 해서 나를 만났을지라도 일부러 나에게 연락을 해서 날짜를 잡고 귀한 시간을 내 한 시간 남짓 한 식탁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했던 모든 일이 새삼 고마웠다. 휴직 중인데도 아기와 함께 나오라며 밥을 사준 선배와 취재원들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다. 그렇게 다시 사회로 돌아오니 모든 관계가 소중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벌써 7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내내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히 한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렇게 후회가 될 수 없었다. 이제는 고마우면 고맙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는 먼저 연락을 걸어 약속을 잡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솔직히 얘기하려고 한다. 예전처럼 서운하다고 뒤에서 마음 꽁하게 있지 않을 것이고, 풀리지 않을 오해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꼬지도 않을 것이다. 내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만큼 길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이 모두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 뿐 아니라 회사 선배들은 모두 누군가의 엄마, 아빠이고 후배들은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자녀들이다. 감히 가볍게 여기고 함부로 대할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 인간관계라는 게 이렇게 마음 먹는다고 해서 술술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전에는 이런 생각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여전히 누군가 “아줌마 안 같다”고 말해주면 자동적으로 미소가 머금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은 외적인 문제인 것 같다. 사실은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 쭈뼛거리며 제대로 말도 못 했던 소심한 성격에서 조금씩 용기가 붙고 누군가와 만나 대화하는 게 너무 즐거워 깔깔거리며 아줌마 웃음을 내뱉는 내가 좋다. 보고싶었던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고 하고싶었던 말을 전하면서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나 싶다. 1년 뒤, 5년 뒤, 10년 뒤에는 어떤 아줌마가 돼있을지도 궁금하다. 계속해서 뱃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하며 안간힘을 쓰겠지만, 살과는 별개로 내 삶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성숙해진다는 것이 뭔지,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런 깨달음을 갖게 해 준 아이에게 고맙다. 무엇보다도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런 아줌마가 되고 싶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18)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19)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 [열린세상] 복지제도, 허리를 두텁게 해야 한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복지제도, 허리를 두텁게 해야 한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지난 총선과 대선은 복지논쟁이 다른 이슈를 집어삼킨 선거였다. 대선 직후 기초연금 도입 방식을 둘러싸고 큰 홍역을 앓았다. 기초연금 문제가 일단락된 후에는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로 1년 가까이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러는 사이 다음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복지논쟁 시즌2’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연금제도 도입 역사는 최소 60년이 넘는다. 제도가 오래되다 보니 노인이 가장 부유한 세대다. 고성장 시대의 관대한 연금혜택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OECD 대한민국 정책센터 사회정책본부’가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OECD 최신 보고서는 빈곤 문제가 노인에서 청년으로 옮겨 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청년 빈곤 문제를 푸는 데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전 국민 대상으로 국민연금이 확대된 시점이 1999년 4월이다. 16년에 불과하다 보니 노인 빈곤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모든 노인들이 가난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빈곤한 노인이 많으나 우리 역사상 가장 부유한 노인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우리나라 노인들이 모두 가난한 것처럼 사실이 왜곡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날로 심화되는 소득 양극화, 가장 어려운 집단에 집중된 무상복지 혜택 탓에 중간에 낀 어정쩡한 중하위 소득계층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가 조금만 도와주면 숨통이 트일 집단에 대한 복지 혜택이 많지 않다. 복지 지출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국민의 복지 체감도가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복지 혜택이 돌아가도록 우리 사회의 인프라를 재구축할 때가 된 것 같다. 진짜 생활이 곤궁한 노인이 얼마나 되는지, 소득양극화는 어느 정도 심화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생산해 낼 때다. 소득불평등을 보여 주는 지니계수만 해도 정부 공식 통계와 일부 전문가가 주장하는 통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부유층과 재산의 범위 때문이다. 현실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통계 작성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해 발간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기준으로는 우리나라 소득불평등이 일본보다 낮으나, 재산을 포함하면 일본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높은 노인빈곤율도 부동산 자산을 고려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문제다. 연금 등 금융자산이 대부분인 여타 OECD 회원국들과 달리 부동산 자산이 대부분인 우리 현실을 고려하지 않다 보니 실제보다 노인빈곤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쉽게 수긍할 수 있는 통계 자료가 생산돼야 정부 정책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청년 문제를 다룬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취직이 어렵고 취직해도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보니 미래 설계를 할 수 없다. 정부가 많은 대책을 내놓아도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다. 앞날이 불확실한데 어떻게 결혼해 애를 낳고 살 생각을 하겠는가. 노인 빈곤 문제를 소홀히 하자는 말이 아니다. 전체 연령층에서 누가 진짜 빈곤한 집단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노후 소득 보장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두터운 사회보장제도를 만들어 봤자 제도를 지탱할 젊은 세대, 즉 허리가 부실해지면 그 사회보장제도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다가올 ‘복지논쟁 시즌2’에서는 생산적인 논쟁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복지, 특히 사회보장제도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 주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실패해도 국가가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준다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 세대가 하고 싶은 일에 두려움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휘되고 덩달아 국가의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 주변 여건이 많이 변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베이비붐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북유럽 소규모 복지국가의 전체 인구보다도 많은 숫자가 복지 수혜자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좋았던 봄날이 빨리 지나가고 있다. 더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은 국가적인 재앙일 뿐이다.
  • [독박(讀博) 육아일기](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비교적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아기가 태어난 뒤부터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듯한 경험을 하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나이 서른이 넘어,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조금씩 깨닫고 있다. 나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이 이렇게 넘치도록 주어진 적은 없었다.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내가 어떤 엄마가 되어야할까를 생각하다 보니 이제서야 내가 누구인지를 지금까지 중 가장 열심히 돌아보게 됐다. 사춘기 시절이 언제였고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잘 모르게 넘어갔는데 뒤늦게 나는 사춘기 소녀가 할 법한 고민들을 한 아름 떠안고 있다. 특히 지난 1년 육아휴직을 하며 하루종일 아기와 단 둘이 있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생각이란 걸 할 시간이 많았다. 몸이 편해서, 팔자가 늘어져서 ‘나는 누구인가’ 따위의 철학적 고민을 한 것이 아니다. 늘 정신은 없었다. 아기는 수시로 울었고 수시로 배가 고팠다. 겨우 잠이 들면 덩달아 그 옆에서 쓰러졌다. 도저히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지친 날들이 많았다. ●아이를 키우며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내 품에 안겨 곤히 자고 있는 아기의 얼굴과 열심히 젖을 물고 있는 귀여운 입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옆에서 최대한 좋은 영향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내 아이가 밝고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또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품다 보니 과연 나는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엄마인가 궁금해졌다. 내 성격과 생활방식 등을 분명히 아이가 보고 배우며 자랄 텐데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성찰할 시간이 쏟아졌지만 그 시간들이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나의 극심한 육아우울증에도 크게 한 몫 했던 것도 같다. 꼬리에 꼬리를 문 성찰의 결과, 내가 썩 좋은 사람 같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7개월까지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생활을 한 탓에 이 세상에 아기와 나 단 둘만 버려져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너무 외로웠고, 모든 사람이 그리웠다. 누구라도 만나고 싶었다. 스팸 문자를 알리는 진동에도 설렜다. 그렇지만 어린 아기를 데리고 편하게 만나자고 할 사람이 딱히 없었다. 이불 속에서 악을 쓰기도 했고, 길에서 갑자기 펑펑 운 적도 있다. 그런데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비참했다. 앞으로 아이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보여줘야 할지를 고민하다 보니 내가 어떤 말과 행동을 보고 자랐는지를 곱씹게 됐다. 부모님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는 자부심을 가졌었는데 이상하게도 딱 몇 가지 상처받았던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나기 시작했다. 내가 이토록 힘이 들 때 부모님이 옆에서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 또한 상처가 됐다. 세 살짜리 아이 같은 유치한 마음이었다. 부모님 뿐만이 아니었다. 벌써 10년이 지난 학창시절은 물론이고 사회 초년병 시절의 기억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육아로 완벽히 고립된 삶…모든 게 내 잘못 같았다 이렇게 완벽하게 고립된 것이 모두 나의 잘못된 인간관계와 부족한 사회생활의 결과인 것만 같았다. 어린시절에 남아있던 불행한 기억 한 두 조각부터 사회생활을 하며 누군가에게 실수를 했던 일들까지 모조리 떠올랐다. 고마운 사람에게 제대로 마음 표현을 하지 못했던 일, 생각지도 못하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 일들이 갑자기 밀물처럼 쏟아졌다. 상대방은 기억하지도 못할 수년 전 일 때문에 괴로워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다른 엄마들은 항상 도와주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고, 아이도 수월하게 키우는 것 같고 별로 우울해 보이지도 않는데 나만 힘든 것 같았다. 결국 내가 ‘잘못’ 살아서 그런 걸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실린 ‘보육형태와 가사노동분담이 기혼여성의 우울수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는 가정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우울수준이 외부의 육아 지원을 받는 엄마들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담당한 호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위촉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취학 아동을 혼자 키우는 엄마는 일상적인 행동이 어렵고 자아실현이 힘들어진다”면서 “이런 상황이 엄마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아실현’을 생각하면 앞길이 더 캄캄하게 느껴졌다. 어느덧 8년차 직장인이 되었는데 이뤄놓은 것 없이 연차만 잔뜩 쌓인 것 같아 겁이 났다. 그나마 육아휴직을 했다고 해서 회사에서 잘릴 위험이 있는 게 아니었던 점은 천만다행이었다. 마땅히 법에 규정된 제도를 사용한 것이었지만 이렇게 1년을 꽉 채워쓴 것도 엄청난 특혜라는 것을,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권고사직 당하는 수 많은 직장맘들의 상황을 보니 금방 알 수 있었다. 지금도 회사에 무한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 문제는 나였다. 누군가의 엄마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다 보니 모든 게 서툴고 자신감이 없었다. 처음이라 못 하는 게 당연했고 엄청난 욕심과 기대를 가졌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아기의 가장 기본적인 먹고 자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은 너무 초라했다. 1년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잠을 재우고 놀아준 것 뿐이었는데, 어느 하나 잘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과연 일은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나를 괴롭혔다. ●일을 하겠다는 것이 이기적인 선택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누구에게도 마음 편히 아기를 맡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할까, 이 걱정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막막함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5년 전 가족들이 모두 해외로 이민을 떠난다고 했을 때에도 꿋꿋이 혼자 남았던 나다. 그토록 원하던 직종에 일할 수 있게 되어서였다. 그런데 아기를 생각하니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가뜩이나 그동안 기자로서의 능력은 별로 좋은 평가를 못 받은 것 같다고 자책했다. 나와 맞지도 않는 일을 붙잡느라 아기를 내팽개치는 게 아닐까 고심했다. 결국은 좀 더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다시 사회에 뛰어들었다. 좀 더 솔직히 털어놓자면 지금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으면 다시는 아무 것도 잡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몇 달째, 아니 어쩌면 평생을 일을 계속 하기로 한 것에 죄책감을 느껴야할 지 모르겠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꿈꾸던 일인 데도 말이다. 반면 남편은 회사를 다니는 게 너무 당연했고, 아이가 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게 없어 보였다. 마침 아기가 태어난 해 승진을 해 더 바쁘게 회사 일에 몰두했고 열심히 하는 만큼 승승장구하는 것 같았다. 내가 갖고 있던 근본적인 걱정들은 아예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나는 이기적인 엄마가 되어 회사와 육아에 ‘양다리’를 걸치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언제 줄에서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말이다. 다행히 복직을 하고 보니 걱정했던 만큼 암담한 상황은 되지 않았다. 아기는 빨리 잘 적응했고 여전히 밝게 잘 자라고 있다. 남편은 내가 야근과 회식이 있는 날에는 일찍 퇴근을 하는 등 최대한 협조를 해주었다. 그런데 일에 대한 내 마음이 조금 더 복잡해졌다. 진정한 질풍노도의 시기는 사회에 다시 뛰어들면서 찾아왔다. 우울한 감정들이 덮쳤을 때 정말로 후회되는 것은, 왜 그동안 더 열심히 살지 않았느냐였다. 좀 더 일찍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고 시간이 넘쳤을 때 그야말로 ‘미친 듯이’ 열정을 퍼부었다면 어땠을까. 그러나 항상 어중간한 삶을 살았다. 학교 다닐 때 성적은 그냥 평균 이상으로 고만고만 했고,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결정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그냥 친구들 만나고 노는 데 허비했다. 그렇다고 ‘나 좀 놀았다’고 할 만큼 제대로 놀아본 것도 아니고 그냥 공강 시간에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떠는 게 다였다. 배낭여행을 훌쩍 떠날 용기도 없었고 고시 공부에 매달릴 만한 열정도 없었다.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꿈꿀 형편도 못 되었다.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거의 없다. 그냥 취업 준비를 위해 토익 학원을 기웃거렸고 그저 학점을 잘 주는 교양과목을 선택해 들었다. 시험 때가 되면 벼락치기로 바짝 공부해서 학점을 따내는 데만 급급했지 진지하게 학문적 탐구를 하지도 않았다. 어영부영 4년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동안 왜 더 치열하게 살지 못했을까… 그렇게 허비한 학창시절과 사회 초년병 시절의 시간들이 이제서야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깊은 후회가 밀려온다.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있고 돈도 있는데 나만의 시간이 없다. 요즘 나에게 주어지는 자유시간은 출퇴근길 두 시간 남짓과 점심시간 뿐이다. 아이를 남에게 맡겨가면서까지 일을 하기로 했으니 더 열심히 하고 부족한 나를 채워나가고 싶다. 그러나 시간을 내기 어렵다. 친구들은 한참 일에 몰두해 입지를 다져가고 있고 대학원을 다니거나 다른 취미생활을 갖는 등 계획대로 착착 성장해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저녁 약속 하나라도 잡으려면 남편이 일찍 퇴근할 수 있는지 미리 물어보고, 그 날 저녁까지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다. 뭔가를 시작하고 투자하기 위해서는 이제 나 혼자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남편의 허락도 받아야 한다. 퇴근 후 있는 힘껏 웃으며 반겨주는 아기를 보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씩, 친구들의 계획이 나에게는 몇 년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어느 날은 남편에게 왜 나한테 결혼을 하자고 했냐고 그래서 왜 친구들보다 일찍 결혼을 하게 만들었냐고 따지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잠들기 전, 이따가 눈을 뜨면 이 모든 게 꿈이었고 나는 다시 꿈 많고 순수한 여고생으로 돌아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 했다. ‘중2병’이 따로 없다. ●결혼 10년 미만 여성들, 자녀에 대한 부담감 높아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초저출산·초고령화 사회: 여성의 사회집단별 위험과 대응전략’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혼여성들의 자녀에 대한 부담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담이 가장 높은 시기는 결혼 10년 미만과 10년~19년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있으면 부모의 자유는 너무 많이 제약된다’는 문항에 10년 미만의 기혼여성과 10~19년 여성들이 높은 점수를 매겼다. 특히 ‘자녀가 있으면 부모 양쪽 혹은 어느 한쪽의 취업 및 경력기회가 제약된다’는 문항에는 10년 미만의 여성들이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마도 아이가 미취학 아동일 때에는 ‘젊은’ 엄마의 사회활동이나 자아실현에 걸림돌이 많고,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단절된 경력을 다시 찾지 못한 채 그대로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아기는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자 축복이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리고 이 아이를 내 품 안에 오롯이 끼고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충분치 않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안다. 아이가 나만 바라봐줄 시간이 길어야 한 10년이 될까. 그래서 안아줄 수 있을 때 더 많이 안아주고 함께 할 수 있을 때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이 아이의 엄마로만 평생 살고 싶지는 않다. 이제 겨우 30대의 문턱을 넘었다. 아이에게만 집중해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사실 ‘나’로써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한 두가지씩 놓치고 1, 2년씩 미루다가 과연 10년 뒤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두렵다.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 요인 중에는 엄마로서 당당하게 일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꿈이니 열정이니, 자아실현이니 하는 말들을 입에 달고 산다. 나와 아이 사이에서 어떤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두느냐 매일 고민에 빠진다. 결국은 허공에 날려지는 생각들인데 떠올렸다는 자체가 미안하기도 하다. 엄마에게 ‘자아’라는 말조차 때로는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뒤늦게 다시 찾아온 사춘기는 혹독했다. 엄마가 되어 이제야 조금씩 철이 들기 시작했는데 의욕만 잔뜩 앞선다. 사춘기 소녀일 때보다 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캄캄한 터널을 한 발짝씩 걸어나가고 있는 기분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거치고 나면 나는 엄마로서, 또 나로서 한 단계 더 성숙해져 있을까.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18)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19)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 취업훈련에서 직장 적응 교육까지… 장애인 맞춤 원스톱 지원

    장애인 취업 사관학교 영등포구가 이달 말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직업훈련 특별훈련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영등포구는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발달장애인을 여의도 콘래드와 효성ITX 등에 취업시키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에 마련된 직업교육은 ▲택배원 직무교육 ▲도시텃밭 운영 교육 ▲직장상황 적응교육 등이다. 구 관계자는 “기술적인 교육도 중요하지만 실제 취업현장에서 장애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무 중심의 교육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원 교육’은 보행이 가능한 장애인 50명을 대상으로 고객만족과 직무 교육을 가르친다. 배우는 내용은 ▲표정과 발음 ▲택배 수령 및 배달 매너 ▲호감 화법, 피해야 할 화법 ▲불만 고객 응대법 등이다. 구 관계자는 “교육 후반기에는 현장실습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시텃밭 교육은 발달장애인 5명을 대상으로 생산품 재배부터 수확, 포장, 판매 등 전 과정으로 구성했다. 구 관계자는 “텃밭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을 통해 앞으로 푸드마켓이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에 취업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직장 상황 적응훈련은 한마디로 ‘눈치 교육’이다. 구 관계자는 “어렵게 입사를 한 장애인이 직장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유를 살펴보니 직장 내 차별도 있었겠지만 장애인들이 어떻게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도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구는 교육을 통해 직장에서의 인간 관계와 위기 상황 대처법 등을 알려줄 예정이다. 조길형 구청장은 “앞으로도 일자리 취약계층을 위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 마련과 일자리 발굴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체육교사, 비만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 4배” (호주 연구)

    “체육교사, 비만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 4배” (호주 연구)

    뚱뚱한 것은 죄가 아닌데 사회생활 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좋은 점은 없는 것 같다. 최근 호주 뉴캐슬 대학 연구팀은 체육교사의 경우 비만인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다른 과목의 교사보다 4배나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의 이같은 결과는 총 240명의 체육교사와 비체육교사를 상대로 한 설문을 통해 얻어졌다. 일반적으로 체육 교사는 아이들을 상대로 물리적인 교육을 하기 때문에 비만 학생에 대해 어느 정도의 선입견이 있다는 것은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체육교사가 비만 학생에 대해 갖는 인식이 생각보다 더 부정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설문에 응답한 체육교사들은 비만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덜 똑똑하다고 믿어, 체육 뿐 아니라 일반 학습능력까지 떨어진다는 선입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같은 연구결과는 호주인을 대상으로 해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비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우리 역시 높다는 점에서 참고해 볼 만 하다. 연구를 이끈 마리타 리나 박사는 "많은 체육 교사들은 비만 아이들이 운동, 학습 뿐 아니라 사교 면에서도 둔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면서 "교사들의 약 30%는 아이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사례로 비만을 꼽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들의 이같은 편견은 교육으로 이어져 비만 아이들이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만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결과는 더 있다. 지난 7월 미국 코네티컷대학 연구팀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왕따' 당하는 가장 큰 이유가 비만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총 2,866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비만을 꼽았으며 이어 인종(21%), 장애(12%), 종교와 학업능력(6%) 등이 뒤를 이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방세 체납 80억… 강원 골프장 ‘빨간불’

    지방세 체납 80억… 강원 골프장 ‘빨간불’

    지방세 수입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지면서 강원도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유치해 온 골프장들이 수십억원의 지방세를 체납하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고 강원도가 4일 밝혔다. 현재 강원지역에는 59곳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다. 건설 중인 곳도 9곳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강원도에 내야 할 취·등록세와 일선 시·군에 내야 할 재산세를 체납한 곳은 10여곳이다. 지방세 납부 기한인 지난달 말까지 80억원 이상이 체납됐다고 한다. 10억원 이상의 고액 체납 골프장은 4곳으로, 최대 40억원을 체납한 골프장도 있다. 골프장들의 체납액은 강원지역 전체 체납액(1034억원)의 7.7%에 해당한다.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 횡성군은 골프장이 많이 들어서서 어려움이 크다. 지난달 말까지 둔내, 우천, 서원면 지역 5곳의 골프장 가운데 2곳의 지방세 체납액이 68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횡성지역 전체 체납액 102억 1300만원의 66.65%를 차지해 지방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우천면 C골프장은 지난달 부과된 주택과 건물분 재산세를 포함해 모두 41건에 42억 5300만여원, 서원면 O골프장은 신탁회사 체납액 포함 8건에 25억 5400여만원을 체납 중이다. 다음달 토지분에 대한 재산세 부과를 앞두고 체납액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법원에 채권신고를 했지만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체납액 후순위인 군이 언제 체납액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원지역 골프장들의 세금 체납이 발생한 시점은 2011년부터다. 정부가 골프장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지자체가 세수 증대 등을 이유로 골프장 사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부터다. 강원지역에는 2008년 34곳이던 골프장이 현재 59곳이다. 불과 7년 사이에 73%가 늘었다. 현재 건설 중인 골프장까지 포함해 앞으로 68개의 골프장이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영난에 빠지고 회원들의 입회보증금 반환 요구에 시달리게 되는 골프장도 나온다. 토지 강제수용, 공사 중 부도, 환경 훼손, 주민 간 갈등과 반목 등 또 다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들은 지방세 체납 골프장을 대상으로 재산압류 조치 등을 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영업 부진 탓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미영 도 회계과 세정계 담당은 “경기는 어려운데 골프장 수는 갈수록 늘어나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있다”며 “그래도 태백지역 대규모 골프장이 최근 매각 결정되면서 10억원 이상의 우선 변제가 기대되는 등 골프장 체납액을 징수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육아는 엄마가”...출산뒤 남성, 더 보수적이 된다 (연구)

    “육아는 엄마가”...출산뒤 남성, 더 보수적이 된다 (연구)

    첫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육아 및 가사 분담에 대한 아버지들의 인식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전환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28일(현지시간) 호주 퀸즐랜드 대학 사회과학 연구소 재닌 벡스터 박사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호주에 살고 있는 1800명의 부부를 대상으로 첫 아이 출산 전후에 각각 설문을 실시, 가사분담, 육아분담, 어머니의 사회생활 등에 대한 인식 변화를 조사했다. 각 문항에 대해서는 ‘매우 동의’할 경우 1점, ‘전혀 동의하지 않음’일 경우 7점을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첫 아이 출산 이후 남녀 모두 가사를 동일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문항에 대한 점수가 여성들은 1.6점에서 1.8점, 남성들은 2.1점에서 2.3점으로 증가한 것. 그러나 ‘직장여성 또한 전업주부와 마찬가지로 아이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여성의 경우 동의하는 경향이 4% 증가한 반면 남성은 오히려 0.1%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벡스터 교수는 “엄마들의 경우 직장생활과 이상적인 육아를 병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하길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성들은 여성들이 직장인으로써의 역할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대신 육아와 가사에 전념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을 강화하게 된다. 벡스터 교수는 그 원인이 사회제도에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부모들의 인식전환은 유전적 원인보다는 문화적 영향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육아의 책임을 사회 전반적으로 공동 부담하는 경향이 있는 문화권의 경우 이러한 출산 전후의 인식 전환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벡스터 교수는 대부분 국가의 육아휴가제도 및 교육제도가 아버지들의 육아 참여를 어렵게 하는 반면 어머니들로 하여금 더욱 더 전통적인 육아 책임을 맡도록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 모두 이러한 사회적 경향을 무시하고 일관된 확신을 지니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결론지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한달 용돈 10만원’ 이혼 소송 낸 남편

    30대 남성 A씨는 2010년 2월 한 살 연상의 아내 B씨와 결혼을 했다. A씨는 200만원 남짓한 월급 전부를 B씨에게 갖다 주고, 한 달에 용돈 10만~20만원을 받아 썼다. 아내가 전적으로 경제권을 쥔 것이다. 그러나 A씨는 이 정도의 돈으로는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기가 힘들었다. 늘 주머니 사정이 쪼들려 건설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2013년 12월 폭설로 직장에 비상이 걸리는 바람에 A씨가 밤을 새우고 집으로 돌아온 일이 있었다. B씨는 몸이 아픈 자신을 혼자 내버려뒀다며 친정으로 가버렸다. 부부의 별거가 시작됐다. 며칠 뒤 갑작스러운 구토 증세로 A씨는 병원에 가기 위해 아내에게 10만원을 송금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B씨는 이를 무시하고 치료비를 보내지 않았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A씨는 휴대전화로 이혼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A씨는 같이 살던 집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은 뒤 자신의 명의로 돼 있던 전세자금 대출금을 갚아달라며 B씨에게 송금했으나 B씨는 이를 부채 상환에 쓰지 않았다. B씨는 또 신용불량자인 친정 식구들의 생활필수품을 사는 데 A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나중에 현금으로 돌려받아 카드 대금을 채워넣곤 했으나 지난해 3월엔 A씨에게 “당신의 퇴직금으로 카드대금을 해결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A씨는 결국 이혼 소송을 제기하며 위자료 5000만원을 청구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이은애)는 A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장기간 별거하며 서로 만나지 않는 점, A씨의 이혼 의사가 확고한데도 B씨는 관계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을 보면 혼인 생활을 지속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혼인 파탄의 근본 원인이 양측 모두에 있다며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B씨는 경제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면서 A씨와 그 가족에 대해 인색하게 굴고 배려가 부족했다”며 “A씨도 불만을 대화로 해결하지 않고 속으로만 쌓아가다 갑자기 이혼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첫애 낳으면 父의 육아분담 인식 더 ‘보수적’이 된다 (연구)

    첫애 낳으면 父의 육아분담 인식 더 ‘보수적’이 된다 (연구)

    첫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육아 및 가사 분담에 대한 아버지들의 인식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전환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28일(현지시간) 호주 퀸즐랜드 대학 사회과학 연구소 재닌 벡스터 박사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호주에 살고 있는 1800명의 부부를 대상으로 첫 아이 출산 전후에 각각 설문을 실시, 가사분담, 육아분담, 어머니의 사회생활 등에 대한 인식 변화를 조사했다. 각 문항에 대해서는 ‘매우 동의’할 경우 1점, ‘전혀 동의하지 않음’일 경우 7점을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첫 아이 출산 이후 남녀 모두 가사를 동일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문항에 대한 점수가 여성들은 1.6점에서 1.8점, 남성들은 2.1점에서 2.3점으로 증가한 것. 그러나 ‘직장여성 또한 전업주부와 마찬가지로 아이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여성의 경우 동의하는 경향이 4% 증가한 반면 남성은 오히려 0.1%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벡스터 교수는 “엄마들의 경우 직장생활과 이상적인 육아를 병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하길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성들은 여성들이 직장인으로써의 역할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대신 육아와 가사에 전념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을 강화하게 된다. 벡스터 교수는 그 원인이 사회제도에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부모들의 인식전환은 유전적 원인보다는 문화적 영향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육아의 책임을 사회 전반적으로 공동 부담하는 경향이 있는 문화권의 경우 이러한 출산 전후의 인식 전환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벡스터 교수는 대부분 국가의 육아휴가제도 및 교육제도가 아버지들의 육아 참여를 어렵게 하는 반면 어머니들로 하여금 더욱 더 전통적인 육아 책임을 맡도록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 모두 이러한 사회적 경향을 무시하고 일관된 확신을 지니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결론지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신용보증기금, 600개 기업 ‘경쟁력 향상’ 지원

    신용보증기금, 600개 기업 ‘경쟁력 향상’ 지원

    신용보증기금(사옥 사진)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기업 가치 대비 신용도가 낮아 금융권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기업을 회생시켜 부실률을 낮추는 ‘기업 주치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신보는 내년까지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경쟁력 향상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쟁력 향상 프로그램은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일시적으로 경영이 악화된 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사전 진단, 추가 보증 지원, 채무상환 유예, 보증 비율 및 보증료 우대 등 맞춤형 금융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신보는 지난해 7월 이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금까지 경쟁력 향상 프로그램 적용을 받은 기업은 총 110개다. 이 중 16개 기업이 72억원의 신규 보증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지난 1년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대상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87억 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순이익은 1억 1400만원으로 10.7% 늘었다. 신규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은 고용(9.36%)도 크게 늘렸다. 신용도가 낮아 위험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 기간 동안 부실이 발생한 기업은 4곳뿐이다. 부실률은 3.3%로 동일 평가등급의 일반보증 부실률(9.37%)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다. 신보 관계자는 “기업 실정에 맞춘 금융·비금융 지원을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부실을 줄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신용도가 취약하더라도 기업 가치가 양호한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제조업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업종 위주로 지원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일개미’ 중에서도 아무일 않는 ‘게으름뱅이’들 있다

    ‘일개미’ 중에서도 아무일 않는 ‘게으름뱅이’들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근면하다고 알려져 있는 개미 중에서도 '베짱이'처럼 놀고먹는 녀석들이 있는 것 같다.최근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은 250마리의 일개미들의 활동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학술지 '행동생태학 및 사회생물학'(Behavioral Ecology and Socio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개미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린 이 연구는 3일 동안 일개미들이 자신의 '집'을 어떻게 건설하지는 관찰하면서 얻어졌다. 그 분석결과는 재미있다. 많은 일개미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것과는 달리 아무 일도 안하면서 가만히 놀고먹는 개미들이 발견된 것. 연구팀이 '비활동적인 일꾼'(inactive worker)라고 지칭한 이 개미들은 하루의 절반 정도는 바쁜 동료들 틈에서 아무 일도 하지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나 관심은 '이름값' 못하고 밥 만 축내는 이들 개미들이 왜 이런 행동을 보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추측만 존재한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샤르보느 박사는 "왜 일부 일개미들이 놀고 먹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면서도 "아마도 이기적인 개미이거나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 혹은 일개미 중에서도 계급이 있어 상위층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재미있는 추가 실험을 실시한 예정이다. 피실험 개미 중에서 게으른 녀석을 빼버렸을 때 과연 이 작은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샤르보느 박사는 "개미 사회도 마치 인간처럼 집을 짓고 청소를 하고 음식을 모아오는 등의 구체적인 역할이 각각에게 주어져 있다" 면서 "빈둥거리는 개미가 빠졌을 때 이 사회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썬스타 재기 발판 마련…법원, 회생계획 인가 결정

    인천에 위치한 섬유기계 전문제조회사인 주식회사 썬스타가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결정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서울 중앙지법 제22파산부(부장판사 이재희)는 지난 21일 썬스타의 회생계획을 인가했다. 재판부는 이날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지난 5월 썬스타가 모베이스 컨소시엄과 체결한 M&A 투자계약을 기초로 작성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회생담보권자의 98.8%, 회생채권자의 77.2%가 동의함에 따라 인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썬스타는 자산 매각과 M&A 투자계약 인수 대금 등으로 기존 채무를 모두 정리하게 되어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썬스타는 앞서 지난달 26일 채무변제 계획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서울 중앙지법에 제출했고, 이에 대해 채권자들의 동의를 묻는 관계인 집회가 지난 21일 열린 바 있다. 썬스타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썬스타는 사업부문을 별도의 신설 법인으로 분할해 모베이스에 70억원에 매각하고 부동산 자산을 주식회사 수림기업에 461억원에 매각해 총 531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회생채권 등을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모베이스와의 M&A를 통해 인수되는 기존의 재봉기, 자수기 사업부문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당·정·청 이젠 말 아닌 행동으로 국정 이끌어야

    ‘유승민 정국’ 이후 중단됐던 고위 당·정·청 회의가 68일 만에 재개됐다.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전후로 집권 세력의 반목과 분열로 국민들에게 적잖이 걱정을 안겼던 당·정·청 수뇌부가 한자리에 모여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한 것이라 의미가 컸다. 저녁 식사를 겸해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이들은 ‘운명공동체’나 ‘일심동체’, ‘팀워크’ 등의 표현으로 그동안의 내홍을 봉합하고 집권 세력의 단합을 과시했다. 이번 회의에서 당·정·청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고 특히 노동 개혁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용·임금체계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노동자 간 차별과 비효율적인 근로조건을 개선한다는 원칙도 확인했다. 이를 위해 당내 노동개혁특위를 설치하고 노동계와의 정책협의회를 재개하는 등 끊어진 소통 채널부터 복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밝힌 대로 노동 개혁이 이 시대의 개혁 화두임은 틀림없다. 600만명을 넘어선 비정규직 차별 문제와 고용절벽 수준으로 악화된 청년 실업, 내년부터 60세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대한민국의 앞날이 결정되는 중대 사안이지만 지난 4월 노동 개혁을 위한 노사정위원회가 파행 속에 막을 내린 것처럼 사안은 복잡하고 현실은 냉엄하다. 기득권을 좀처럼 양보하지 않으려는 노동계와 사용자들의 반발을 아우르면서 합의를 통해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 개혁은 역대 정권에서도 실패로 막을 내린 사례가 많았다. 개혁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방법이나 절차에서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실효성을 얻을 수 있다. 사안 자체가 노동계의 희생이 일정 부분 필요한 만큼 사용자 측의 양보가 동반돼야 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김무성 대표가 노동계와의 대화 채널 복원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노동 개혁은 물론 공공·금융·교육 개혁 역시 시급한 국정 목표지만 정부나 청와대, 집권당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당·정·청 수뇌부가 밝힌 대로 일심동체가 돼서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져야 국정 운영의 추동력이 생기고 국민의 지지도 받을 수 있다. 당장 시간을 다투는 경제 회생 노력에 수뇌부가 최선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잃을 수도 있다. 4대 개혁 이외에 24개 국정 핵심 과제 역시 유기적인 당·정·청 관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완수하기 어렵다. 특히 유기적 협조를 위해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내년 4·13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 행태를 경계해야 한다. 아울러 당부하고 싶은 것은 싫든 좋든 국정의 파트너인 야당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당·청이 아무리 찰떡 공조를 과시해도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협조 없이는 국회 처리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정을 책임진 당·정·청 수뇌부의 분투 어린 노력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것이 국정 운영의 추동력이 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재정 위기 지자체에 중앙정부가 직접 개입

    재정난이 심각해져 위기에 빠진 지방자치단체에 중앙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행정자치부는 ‘긴급재정관리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마련해 22일 입법예고한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재정위기관리제도에 따라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되고 나서도 3년간 자력회생이 불가능한 수준이면 행자부가 나서 긴급재정관리단체로 지정하고 재정자치에 직접 개입한다. 지방재정 위기가 공론화된 것은 대체로 2010년이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강행한 대규모 소득세·법인세·종합부동산세 감세와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지방교부세 감소 등 지방세입 악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해 이재명 성남시장이 취임한 직후 전임 이대엽 시장이 낭비한 재정 때문에 모라토리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행자부는 재정위기관리제도에 대한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중앙정부가 긴급재정관리단체에 파견한 재정관리관은 채무 상환·감축, 세출구조조정, 수입증대방안 등을 포함한 긴급재정관리계획에 따라 예산을 편성한다. 긴급재정관리단체는 긴급재정관리계획에 따르지 않고서는 지방채 발행, 채무보증, 일시차입 등을 할 수 없다. 행자부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긴급재정관리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자부에 따르면 지금으로선 재정위기단체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긴급재정관리단체가 실제로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인천시(37.5%), 강원 태백시(35.3%), 대구시(28.2%), 부산시(28.0%) 등이 지자체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행자부 내부 기준인 25%를 웃돌아 재정위기단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거론되지만 실제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경제 블로그] 고군분투 수출입銀… 부실 기업에 무리한 지원 아니었나요

    참 되는 일이 없습니다. 요즘 수출입은행(수은)의 처지가 딱 그렇습니다. 연초부터 성동조선 때문에 속앓이를 하던 수은이 이번엔 삼성중공업 때문에 또 한번 머쓱해졌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수은은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입니다. 성동조선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추가 지원 방안을 두고 채권단과의 갈등이 적지 않았습니다. 채권단 중 두 번째로 지분이 많았던 무역보험공사(20.39%)는 채권단에서 이탈했습니다. 결국 3000억원 긴급 유동성 자금은 지난 5월 수은이 홀로 지원했습니다. 7월까지 성동조선이 필요한 운영자금을 긴급 수혈하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었죠. 이 가운데 꺼내 든 비장의 카드가 삼성중공업의 위탁경영이었습니다. 성동조선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죠. 그런데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눈덩이 부실이 드러나면서 삼성중공업 역시 2분기에 1조 7000억원가량을 손실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선 “삼성중공업의 코가 석 자인데 성동조선 위탁경영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파다합니다. 수은 측은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에, 성동조선은 중형 상선과 바지선 부문에 강점이 있어 시너지가 충분하다”며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도 위탁경영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로 보인다”고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수은의 고군분투에도 상황이 녹록지는 않습니다. 성동조선 정상화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4000억~5000억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채권단 중 우리은행(17.01%)도 성동조선 경영 정상화 방안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더는 돈을 내놓지 않겠다는 얘깁니다. 무역보험공사가 채권단을 떠나면서 지급할 예정인 5000억원가량의 손익정산금에 기대기도 어렵습니다. 이 돈은 각 채권기관이 보유하고 있다가 혹시 모를 이행성 보증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죠. 삼성중공업마저 위탁경영을 포기한다면 수은에는 ‘악몽’이 됩니다. 추가 지원금의 대부분을 ‘독박’써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어서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수은에 묻고 싶습니다.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한 기업에 퍼주기식 지원을 지속하는 게 합당했는지를 말이죠. 이제 와 후회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콘크리트 도시 서울, 녹색 테마숲으로 ‘숨통’

    콘크리트 도시 서울, 녹색 테마숲으로 ‘숨통’

    서울시가 테마숲 90곳을 조성한다. 시는 이를 통해 태아부터 노인 때까지 생애 주기에 맞춰 숲과 녹색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의 테마숲 조성계획을 20일 밝혔다. 시는 2018년까지 ▲태교숲 15곳 ▲유아숲 체험장 38곳 ▲생태놀이터 8곳 ▲청소년 체험의 숲 4곳 ▲치유의 숲 6곳 ▲실버숲 15곳 ▲녹색복지숲 4곳을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2013년 4월 발표한 ‘푸른도시’ 선언의 후속조치”라면서 “숲과 공원 등을 시민건강과 직결된 녹색복지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생애주기를 유·아동기(0~12세), 청소년기(13~24세), 청·장년기(25~64세), 노년기(65세 이상) 등 4단계로 구분했다. 유·아동기 테마숲 중 하나인 태교숲은 뱃속에서부터 피톤치드, 음이온 등의 산림치유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아숲 체험장과 생태놀이터는 아이들이 자연과 어울리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한다. 청소년기 테마숲인 청소년 체험의 숲은 청소년들이 모험심을 기를 수 있는 숲으로, 청·장년기 테마숲인 치유의 숲은 사회생활에 지친 청·장년에게 쉼터를 제공할 수 있는 숲으로 설계된다. 노년층을 위한 실버숲은 노인들의 운동능력 향상 및 노인성 질환예방, 소외감 해소 등 심신안정 효과를 제공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현재 대상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상태”라면서 “추진 과정에서 대상지를 세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테마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서북·동북·서남·동남 등 4개 권역에 조성되는 녹색복지숲 내에는 생애주기별 테마숲의 허브 역할을 할 녹색복지센터를 1곳씩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이곳에서 생애주기별 녹색복지 프로그램 진행과 개인별 맞춤형 건강진단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는 시민들이 얼마나 녹색복지를 누리는지 알 수 있는 20개 문항의 지표를 마련해 현재 45%인 체감수준을 2018년 55%, 2025년 7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오해영 시 푸른도시국장은 “콘크리트와 높은 빌딩이 익숙한 시민에게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생애주기별 녹색복지 정책을 펼쳐 건강과 심리적인 행복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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