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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들 사채시장 내몰린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5)씨는 요즘 인터넷 사채 사이트를 뒤진다. 이사 갈 집에 8000만원을 줘야 하는데 마련할 길이 막막해서다. 계약 때 기쁨은 사라진 지 오래다. 추가대출을 알아봤지만 큰 은행에서는 퇴짜 맞았고 소매금융에 주력한다는 중소형 은행에서 1000만원 정도밖에 못 주겠다고 한다. 대기업이 아니어서 회사 신용도가 낮은 데다 학자금이나 아파트 대출금 등이 많기 때문이다. 기존에 살던 집도 팔리지 않는 데다 계약금 날리는 셈치고 새로 산 집이라도 포기하려 했더니 요즘엔 거래가 없어서 그것마저 힘들다는 얘기에 힘이 쭉 빠진다. 샌드위치 신세다. 서민들이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압박 받고 있는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대출을 옥죄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금융피해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건수가 매월 늘고 있다.8월 253건,9월 321건에 이어 10월에는 384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고금리에 따른 피해상담은 8월 35건(13.8%),9월 46건(14.3%),10월 59건(15.4%)으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나 한국은행은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멀다. 이는 모든 금융권이 자기부터 살기 위해 돈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닥쳐올 실물경기 위기가 얼마나 클지 모르는 터라 기존 대출은 빨리 회수하고, 신규대출은 꺼린다. 무엇보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다. 가계 자산이나 부채의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이뤄진 우리나라의 특성상 부동산이 폭락하면 대출 부실화가 급격하게 진행된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형식적으로 가계대출은 주택담보 형식이기 때문에 신용대출이 많은 기업대출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자산가치 하락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부동산을 처분하려 든다면 자산가치 하락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 금융권으로서는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연말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확충에 목매달고 있는 상황도 악재다. 여신기능이 없는 제2,3 금융권 사정은 더 나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6172억원,8월 5910억원,9월 7398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할부금융사들이 지난달에는 발행규모를 1450억원으로 줄였다. 채권시장 경색 때문에 영업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것이다.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 역시 대출을 줄이고 있다. 삼성카드의 작년 4분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일반대출 등 금융사업 규모는 4조 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3% 늘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증가율이 2.7%로 뚝 떨어졌다.8% 고금리를 내세운 저축은행 역시 돈을 쓸어담기만 할 뿐 내놓지 않는다.10월 말 기준으로 총수신은 58조 5000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1조 3383억원 늘었지만 총여신은 54조 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42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부업체도 마찬가지다.45개 중대형 대부업체의 월간 신규대출은 7월 1886억원에서 8월 1627억원,9월 1105억원으로 급감했다. 조태성 이두걸기자 cho1904@seoul.co.kr
  • 배당주 펀드로 비과세 혜택 ‘쑥쑥’

    배당주 펀드로 비과세 혜택 ‘쑥쑥’

    정부는 지난달 19일 증시 안정을 위해 3년 이상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적립식으로 분기당 300만원 한도 내에서 주식형펀드는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이, 거치식으로 3000만원 한도 내에서 회사채형펀드는 비과세 혜택이 각각 주어진다. 회사채형펀드가 이번에 새로 포함되면서 각 자산운용사들은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미 5~6개의 회사채형펀드가 출시됐다.10여개 정도의 펀드는 판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가 저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많은 데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장기 펀드 혜택은 어떻게 누릴 수 있고,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우량채권·편입종목 꼼꼼히 살펴야 우선 이번에 포함된 회사채펀드에서는 우량채권인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회사채는 신용 수준에 따라 등급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해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개인에게는 버거운 작업이라서 그동안 회사채펀드는 90% 이상이 사모펀드였고, 일반인까지 끌어들이는 공모펀드는 거의 없었다. 회사채형펀드 투자를 결심했다면 편입 종목들을 더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박용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 위기로 인해 회사채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우량 채권을 가려낼 수 있는 운용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잘 모를 경우에는 대형 운용사를 찾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이재상 한국투자증권 상품개발부 차장은 그 기준으로 ‘펀드 규모가 300억원 이상’을 꼽는다. ●펀드·채권만기 여부 확인을 또 펀드 및 채권 만기가 일치하는지 여부도 살펴야 한다. 회사채형 펀드의 수입 구조는 크게 두가지다. 계속 가입자를 모으면서 운용하는 추가형과 펀드 만기를 채권 만기에 맞추는 단위형이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안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수익률 변동성을 그나마 낮출 수 있는 단위형을 더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주식형펀드 가운데서는 배당주 펀드가 추천 대상으로 떠올랐다. 기존 펀드는 배당 소득에 대해 15.4%의 세금이 부과됐지만, 이번 대책으로 3년간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에 포함된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들은 경기방어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요즘처럼 증시가 출렁일 때 변동성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 예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 매니저에 따라 같은 종목이라도 배당주나 성장주에 넣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종목을 어떻게 분류하느냐를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기대 수익이 높아질수록 위험도 덩달아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10월 펀드 열풍 이후 올해 증시가 폭락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김주명 IBK투자증권 압구정지점 과장은 “고수익은 그에 따르는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라면서 “본인의 투자 성향과 목표를 감안해 철저히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여유자금 아닐 땐 부담 커 이런 점을 감안해서인지,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래도 현금 비중을 높여라.”라고 주문한다. 아직은 아무래도 시장이 불안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창환 굿모닝신한증권 WM부과장은 “장기 펀드는 3년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자금이 아닐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여유자금이 아니라면 여전히 조심해야 할 시기”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제난국 극복 11·3 종합대책] 환율↓ 증시↑… 금융시장 ‘일단 약발’

    3일 정부의 경제종합대책 발표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증시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강세를 나타났다. 세계 경제 침체 및 국내 경제 침체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나타난 상승으로 ‘불안한 안정’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채권시장은 국채 발행 등을 밝힌 경제종합대책 탓에 약세를 나타냈다.●주가 16P올라 1129.08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2포인트(1.44%) 오른 1129.08로 마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장중 최저점인 897에서 1129까지 이미 25.9%가 상승한 상황으로, 추격매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원·달러 환율도 30원선 하락 원·달러 환율도 30원 가까이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9.00원 떨어진 1262.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의 경제 종합대책의 영향으로 환율이 급락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미국에 이어 중국·일본 등과의 통화 스와프를 내년까지 완료하기로 하고, 외화예금에 대해서도 5000만원까지 원리금을 보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한 점도 환율 하락에 일조했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수출업체와 투신권의 매물이 환율 하락을 견인했다.”면서 “정부 대책이 심리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국채 발행 예정 채권시장 약세 채권시장에서는 3·5년 만기 국고채 유통금리는 지난 금요일보다 각각 0.24%포인트,0.26%포인트 상승한 4.71%,4.98%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11월에 3년만기 국채 1조 9500억원,5년만기 국채 2조 2520억원 등 모두 4조 202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통 국채가 많아지면, 금리는 올라간다. 또한 이날 정부가 발표한 종합경제정책도 적자재정 편성으로 인한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어 채권시장 약세는 불가피했다. 이날 회사채는 국고채 금리가 오르자 따라 오르면서 지난 금요일보다 0.20%포인트 상승한 8.33%로 마감하며 2000년 11월 말 이후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달러 예비금’에 원화도 확 풀어 돈줄 ‘숨통

    [기로에 선 금융위기] ‘달러 예비금’에 원화도 확 풀어 돈줄 ‘숨통

    한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달러 우산’ 속에 편입됐다고 발표된 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급속히 우호적으로 바뀌었다.29일과 30일, 하루 사이에 표변한 것이다. 씨티은행은 31일 “한국이 국가부도가 날 가능성이 거의 제로(0)”라고 리포트하는가 하면, 크레티트스위스 은행도 “이제 한국의 주식을 매입해야 할 때”라고 발언하고 나섰다. 이같은 우호적인 시선은 한국정부가 발행한 외평채의 가산금리와 국내 은행과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폭락하고 있는 것으로 반영됐다. 3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30일 기준 2014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는 전날보다 1.18%포인트나 폭락하며 4.28%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금융센터가 관련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5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한국물 외평채 가산금리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지난달 중순 이후 급등을 거듭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왔으나 27일 이후 소폭 하락하기 시작해 30일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2013년물도 비슷한 수준으로 폭락했다. 5년 만기 외평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30일 기준)도 전날보다 1.70%포인트나 하락하며 3.92%로 떨어졌다. 이 역시 하루 하락 폭으로는 집계(2001년 9월) 이후 최대치다. ●은행 신용도 회복세 국제금융센터 이인우 부장은 “한국물의 CDS 프리미엄은 이번 주 초반 신용등급 ‘B’ 국가와 비슷한 7%까지 상승했다가 은행 외화 채무 지급보증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등의 영향으로 급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마이너스 통장’ 개설과 정부의 은행 외채 지급보증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은행들의 신용도도 회복세다. 산업은행의 5년 만기 외화채권의 CDS 프리미엄이 1.16%포인트 빠지며 5.57%로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1.42%포인트 하락한 5.72%, 기업은행은 0.91%포인트 하락한 5.94%가 됐다. 우리·하나은행의CDS 프리미엄도 0.47∼1.00%포인트 하락하며 5.50∼6.38%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떨어질듯 한은은 지난 9월18일 3조 5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31일 현재까지 7조 2000억원을 공급했고,11월7일에도 추가로 최대 1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 현재 한은과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만기 3개월인 은행채. 만기 3개월인 양도성예금증서(CD)가 은행채 금리를 따라가면서 주택담보대출, 소호대출,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상승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3개월 만기 CD와 은행채는 꿈쩍하지 않았다. 그래서 31일에는 급기야 3개월 RP로 1조원을 공급하게 된 것이다. 이날 CD금리는 0.80%포인트 하락한 5.98%로 낮아졌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최대 0.14% 상승하고, 회사채금리도 다시 8.13%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CD금리는 폭락한 셈이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시중은행들의 원화유동성 비율을 현행 3개월 100% 이상에서 1개월 100% 이상으로 변경했다. 은행들의 유동성 관리가 다소 느슨해졌고, 은행들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따라 3개월 만기 CD 발행에서 1개월 만기 CD 발행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대출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재무 손실땐 헐값 매각 불보듯”

    [기로에 선 금융위기] “재무 손실땐 헐값 매각 불보듯”

    정부가 최근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민영화 대상 공공기관들에 주택 매입, 채권 보증 등 공적 업무를 잇따라 맡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기관들이 나중에 매입한 주택이나 채권 등의 환매가 이뤄지지 않아 재무적 손실을 입을 경우 공공기관 자체가 헐값 매각 대상이 돼 세금을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공기업 개혁에 차질은 없으며 필요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대한주택보증은 아파트 미분양 사태와 건설사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 소방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미분양 아파트를 싼값에 사들였다가 준공된 뒤 건설사에 되파는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사업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주택보증은 2조원가량의 내부 유보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지난 21일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구조조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보증에 미분양펀드에 대한 분양보증, 건설사 회사채 신용보증 등 업무도 추가했다. ●“임시방편 공적사업 손실 뻔해” 이에 주택보증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분양 매입 사업에 참가하면 본래 업무인 건설사의 분양보증에 쓸 수 있는 자금은 1조 8000억원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택보증 노동조합 윤영균 위원장은 “임시방편적인 공적 사업으로 손실 발생이 뻔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분양받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데다 매각 과정에서도 제 값을 받기 힘들어 국민 혈세 낭비가 예상된다.”면서 “정부의 손실 보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주택공사와 통합이 확정된 한국토지공사도 볼멘 소리를 낸다. 정부는 건설사 비업무용 토지와 계약을 해지한 공공택지를 되사주는데 각각 3조원과 2조원 등 모두 5조원을 지원하도록 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주택공사의 만년 적자를 연평균 1조원가량의 토지공사 수익으로 메워야 할 판인데 5조원이란 부채 규모를 담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분 늘어 매각 차질 우려” 토지공사는 외환위기 후 1998∼99년 정부 방침에 따라 2조 6000억원 규모의 기업 부동산을 매입했고 400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본 바 있다. 주택공사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두 기관 통합후 재무적 리스크가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 주는 등 향후 일정 수준의 수익 사업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논리다. 민영화가 진행 중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활성화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1조원 규모의 정부 보유주식 및 채권을 현물 출자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지분이 늘게 되면서 민영화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해 매각 일정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통합을 저울질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키코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에게 각각 71억원과 49억원의 보증을 지원해야 한다. 통합 계획 수립이 연말 이후로 미뤄진 것도 그 때문이다. ●“손실 드러나면 보완책 마련할 것” 정부는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는 게 마땅하며 민영화 일정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한주택보증의 경우 금융시장 악화 등 상황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민영화 시기를 2010년으로 1년 유예했다.”면서 “당초 부실 덩어리인 민간 조합을 정부가 사들인 뒤 다시 시장으로 환원하는 과정이며 향후 손실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영화 대상 공공기관이 공적 업무를 진행하다 손실을 봐 민영화 작업에 걸림돌이 된다면 향후 4∼5차 공기업선진화 방안 등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국가 부도위기 공포’ 벗나… 금융시장 함박웃음

    [기로에 선 금융위기] ‘국가 부도위기 공포’ 벗나… 금융시장 함박웃음

    한국과 미국의 통화 스와프 협정이 발표된 30일 국내 금융시장은 오랜만에 함박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점심시간조차 자리를 못 비우며 가슴을 태우던 외환딜러들도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했고, 증권사 직원들도 미간에 잡힌 깊은 주름을 털어 냈다. 이날 특히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의 움직임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177원 폭락한 1250원으로 거래를 마쳐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을 사인한 직후인 1997년 12월26일 338원이 하락한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이 10월 내내 국가부도의 가능성이란 과장된 불안 속에서 과대 폭등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폭락이었다. 이날 외환시장에는 호재가 가득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뿐만 아니라,10월 경상수지가 10억달러 이상 흑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식, 여기에 국회에서 정부의 은행 외채에 대한 지급보증 관련 법이 통과됐다는 것까지 온통 좋은 소식뿐이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과 관련한 정부와 한국은행이 준비한 정책들이 많이 나왔고, 외환시장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계절적으로 11월과 12월 중순까지 달러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 하락은 큰 폭으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11월과 12월 중순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만기연장 여부, 외국계 은행의 본점과 지점간의 결산을 통해 내년도 차입규모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산이 끼어 있기 때문에 달러공급이 빡빡하고, 환율이 올랐다는 의미다. 따라서 30일에는 환율이 177원이 하락했지만, 월말로 갈수록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그렇다고 해도 1490원대까지 가파르게 올라갔던 환율은 다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며 단기 고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이번에 한국이 통화스와프로 국가부도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외국계 은행이나 외국인 채권 투자의 비중이 크게 축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좋은 뉴스라는 평가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 환율안정은 쉽지 않다는 측면이 있다. 국가부도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매도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은 나오고 있다. ●회사채 금리도 하락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덕분에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금리도 하락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회사채 금리는 전날 0.07%포인트 상승했으나 이날은 0.02%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를 좌우하는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도 6.06%에서 상승을 멈춘 상태다. 다만 거의 거래가 되지 않고 있는 기업어음(CP)은 이날도 0.01%포인트 상승한 7.37%를 기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원화 유동성 기준 완화…은행 ‘실탄’ 40조∼50조 확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은행에 대한 감독기준이 완화되고 원화 유동성 위기의 핵심인 은행채 매입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연금 은행채 1조 4000억 긴급 매입 2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들의 원화유동성비율 규정을 완화하기로 결정했고, 국민연금은 발행시장에서 은행채 매입을 시작했으며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조만간 은행채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28일 채권 발행시장에서 1조 4000억원어치의 은행채를 매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이달 말부터 3개월 기준 100% 이상인 원화유동성 감독기준을 1개월 기준 100%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원화유동성비율 13.5%P 상승 효과 금융위는 7개 시중은행의 자체 추산결과 원화유동성 감독기준 완화로 올해 8월 말 기준 원화유동성비율이 13.5% 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며 은행권의 유동성 여력이 40조~50조원 정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또 내년으로 예정된 새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협약인 바젤Ⅱ 의무화 시기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시중의 금리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고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시장상황에 따라 자금경색을 풀기 위해 조만간 은행채와 특수채(산업은행발행채권 등)를 환매조건부(RP) 방식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기준금리 인하→시중금리 인하 유도 한은 관계자는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는 13조원가량이어서 RP 방식으로 매입해 소화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서 “한은이 은행채를 매입하고 금감원이 원화유동성비율 관련 규정을 완화하면 은행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의 유동성을 지원 받은 증권금융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보유한 국채 및 통안채 말고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기업어음(CP), 주식 등도 매입할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데스크시각] 금융·부동산대책의 닮은점/류찬희 산업부 차장

    [데스크시각] 금융·부동산대책의 닮은점/류찬희 산업부 차장

    정부가 한꺼번에 금리를 0.75%포인트나 내렸다. 은행채도 사준다고 한다.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선 10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붓기로 이미 결정했다.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지만 왠지 씁쓸하다.1997년 외환위기 때도 정부는 비슷한 정책을 쏟아냈다. 덕분에 은행도 살고 건설업체도 원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10년 만에 다시 은행과 건설사는 동반 부실의 덫에 걸렸다. 대책 또한 과거 전철을 밟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금융·부동산정책을 보면 닮은 점이 많다. 우선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 은행채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한 채권이다. 일반 회사채와 달리 은행은 신용도가 높다는 이유로 이율도 낮다. 은행은 이 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불리는 부동산 대출 창구로 이용했다. 대출 경쟁을 벌이면서 덩치도 키웠다. 최근 몇년간 부동산 대출은 해다마 20~30%씩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40%나 늘어났다. 부동산 대출 확대는 그러나 은행 부실을 불러왔다. 부동산 대출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개발업체들이 내미는 사업계획서만 믿고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건설사는 계약금만 내면 100% 돈을 빌려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구조다. 책임은 은행에 있다. 정부는 건설사 위기를 틀어막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를 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건설사 보유 땅도 사주기로 했다. 은행 부실을 걱정해 정부가 나선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겉으로 보면 부동산·금융정책이 다르지만 뿌리는 같다. 부동산 수요를 예측 못한 건설사와 그를 믿고 돈을 대준 은행의 잘못이다. 메가톤급 대책을 내놓았는데 시장 반응이 냉담한 것도 빼닮았다. 올해 들어 정부는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예닐곱차례 발표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 깊은 침체로 치닫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금리 인하 발표에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도 부동산 대책과 비슷하다. 원인 치료가 아닌 응급조치는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정부 대책이 궁극적으로 은행이나 건설업체의 체질개선에 되레 독이 된다는 지적도 닮은 점이다. 은행이나 건설사 부실은 경제 전반에 걸쳐 주름살을 가져오고 국민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궁지에 몰리면 정부가 나설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에 빠졌다. 무책임한 경영의 극치다. 외환위기 때 금융권과 건설사를 살리는 데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됐다. 은행채를 사주거나 미분양 아파트를 사주는 것도 모두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간다. 은행권 지원이나 건설사 살리기 대책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불러온다는 점도 같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으면서도 건설업체나 은행권 모두 체질개선은 뒷전이었다.10년 동안 자신들의 배만 불렸다. 건설사는 고분양가로 과도한 이익을 취했다. 사상 최대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는데도 분양가를 획기적으로 내리겠다는 의지는 부족하다.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예금을 끌어들여 몸집을 키우기보다 눈앞에 보이는 부동산 대출 경쟁에 올인했다. 이익은 그들만의 잔치에 써댔다.10년 전 보여줬던 결연한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은행이나 건설업계 지원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다른 방법을 기대해 본다. 건설사나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대책을 기다린다. 주택시장을 정상적으로 살리는 길은 기존 주택 거래 활성화다. 거래가 원활해지면 아파트 청약시장이 살아난다. 수요자가 청약시장에 나타나면 미분양 아파트는 자연스럽게 팔린다. 그러면 건설사도 원활하게 돌아가고 은행의 부동산 금융 위험도 사라진다. 이게 현 정부가 강조했던 시장경제 원리다. 류찬희 산업부 차장 chani@seoul.co.kr
  • 채권시장 일단 진정

    채권시장 일단 진정

    27일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대폭 인하에 따라 채권시장은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국고채 3년물 등 지표물은 0.3%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0.14%포인트나 떨어졌다. 시중금리를 끌어내려 서민의 고통을 덜고 연체 급증을 막겠다는 이번 조치의 목적이 어느 정도 실현된 셈이다. 그러나 채권 가격이 오후 들어 오전에 비해 다시 높아지고, 회사채 금리는 변동이 없거나 소폭 하락하는 등 효과가 크지 않아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주택대출 금리 하락 기대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4.52%,5년물은 4.62%로 떨어졌다. 전날보다 각각 0.32%포인트,0.2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전날보다 0.14%포인트 하락한 6.18%를 기록했다.CD금리는 지난 10일 연 5.98%에서 줄곧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12영업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28일 우리와 신한은행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씩 하락한 7.03~8.33%,6.93∼8.23%가 적용된다. 하나은행의 경우 7.14∼8.44%로 전날보다 0.14%포인트 내린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하락 폭보다 덜 빠진 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하락의 여지가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에 따라 서민들의 이자 부담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회사채 등은 금리인하 반영 안 돼 그러나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날 국고채와 CD 등 채권금리는 오전에는 크게 하락했다가 오후 종가에는 다시 상승했다. 채권 시장에 대한 불신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뜻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오전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의 소식에 과민하게 반응하다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증시 하락 등의 악재에 따라 판단 유보의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회사채가 금리인하 호재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 역시 불안감을 씻지 못하게 하는 요소다.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이례적으로 전날 7.21%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31일만에 상승세가 멈추긴 했지만 금리 인하로 이어지지 않았다. 회사채(무보증 3년)AA- 금리 역시 국고채 등보다 낮은 0.23%만 떨어지며 7.87%에 머물렀다. 당장은 기업 자금사정의 개선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회사채나 은행물이 국고채 등보다 매력이 낮은 데다 특히 회사채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폭 역시 제한적”이라면서 “다만 아랫목이 일단 뜨거워진 만큼 회사채 등 윗목도 서서히 데워질 것이고, 앞으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으면 국민연금 등 정부기관이 우량 회사채를 사들이는 등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증시 금리인하 ‘60분 약발’

    증시 금리인하 ‘60분 약발’

    ‘0.75%’라는 큰 폭의 금리인하의 효과는 ‘1시간 천하’에 불과했다. 오전 금리 인하 소식에 잠깐 진정되는 듯하던 금융시장은 이내 약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종일 출렁인 끝에 간신히 조금 오른 선에서 장이 끝났다. 시장은 여전히 대책을 불신하고 있고 인위적인 끌어올리기에 의지하고 있다. 대폭적인 금리 인하와 국민연금의 총알받이로 견딘 하루였지만 위태위태한 상황이 지속됐다. ●장중 900선 붕괴 27일 개장 초부터 하락해 91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금리인하 소식에 단숨에 960선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1시간쯤 지나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 하락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오후 2시터는 900선이 붕괴됐고 890선까지 무너질 뻔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5000억원대의 돈을 쏟아부으면서 946.45, 전거래일보다 7.70포인트 오른 것으로 장을 마쳤다. 결국 금리 대폭 인하는 국민연금 매수세만도 못했다는 얘기다. ●환율 10년 5개월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 역시 마찬가지였다. 금리인하 약발 덕분인지 개장 초기 1384.9원까지 떨어졌지만 계속 상승세를 유지해 한때 1444.9원까지 올라갔다. 결국 지난 거래일보다 20.50원 상승한 1442.5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1998년 5월18일 1444원 이후로 최고치, 다시 말해 10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여전한 불안심리가 개입했다는 것이 분석이다. 이날도 증시에서 외국인은 여전히 326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 역시 3544억원을 내다팔았다. 국민연금이 투입되자 지수가 4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도 한 방증이다. 오죽 매수세가 없었으면 국민연금이 5000억원대 매수 개입을 하자마자 증시가 이렇게 큰 폭으로 급반등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이 때문에 증권계에서는 자조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앞으로 은행채나 회사채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증시만 쳐다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국민연금마저 증시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폭락장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날을 잘못 잡았다?” 택일에 실패했다는 말도 나온다. 한은의 급작스러운 금리인하 자체는 시장이 예상한 범위를 넘어선 과단성 있는 조치였지만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3.59% 빠지고 이에 따라 이날 중국·일본 시장이 6%이상 빠지면서 별 힘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글로벌 위기라 국내 대응책 자체보다 해외 시장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얘기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통 금리 인하로 시중에 원화가 많이 풀리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낳는데 한은의 금리인하는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급한 불부터 끄겠다고 나선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환율만 올라버려 결과론적으로 날을 잘못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뉴스&분석] 시장 외면받은 한은 ‘깜짝쇼’

    [뉴스&분석] 시장 외면받은 한은 ‘깜짝쇼’

    장중 900선 재차 붕괴, 원·달러 환율 1442.50원. 한국은행이 27일 긴급히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고 문제의 은행채 등을 최대 10조원을 매입한다고 밝혔지만,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반응은 덤덤했다. 환율은 급등했고, 국민연금이 나서지 않았다면 다른 아시아국가들처럼 주가도 또 폭락했을 가능성이 농후했던 하루였다. 시장의 기준금리 예상치인 0.5%포인트보다 0.25%포인트 더 인하하는 등 ‘깜짝 쇼’를 연출했는데 시장은 왜 공포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환율 상승을 이끌면서 오히려 한국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업들의 연말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우량한 기업들의 부도 가능성 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한은이 어떤 정책을 펴든지 여전히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으로 분류되며 10년 전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시각이 변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약 33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로 원화가치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상승했다.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0.50원 상승한 1442.50원으로 98년 5월18일 1444원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이 하향 안정돼야 수익성이 개선되는데 금리 인하로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한은이 외환자금시장에 달러를 공급하고 있지만, 외환시장은 금융감독기관의 감시체제에서 운영되고 있어 시장에서 거래대금이 20억~3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도 환율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원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은과 정부의 정책을 반신반의하는 것도 문제다. 한은이 은행채와 특수채를 환매조건부채권(RP) 방식으로 매수하겠다고 하자, 채권시장의 일성은 “그럼 회사채와 기업어음(CP)만 따돌림당하는 거냐.”는 것이었다. 실제 CP금리는 한은의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하락하지 않고, 지난 금요일과 똑같은 수준이었다. 3년 만기 회사채 금리의 하락폭도 국고채 금리 하락폭보다 훨씬 적었다. 기업으로 들어가는 돈줄에 대한 경색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장 관계자는 “실물경제도 급속히 나빠지고 우량기업들도 자금경색으로 도산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RP방식 외에 채권안정기금과 같은 ‘프레시 머니(Fresh Money)’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와 한은의 원화 유동성 공급 정책은 금융과 실물경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적절하고 꼭 필요했지만 죽어가는 시장을 바로 되살릴 수는 없다.”면서 “다만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한국 정부는 시간을 벌면서 한국 경제가 견딜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롯데쇼핑 “경제위기 보기드문 성장 기회”

    롯데쇼핑 “경제위기 보기드문 성장 기회”

    이철우 롯데쇼핑 사장은 27일 “롯데쇼핑에 최근의 경제 위기는 사세를 확장하고 더 많은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라며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약’으로 활용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롯데의 25번째 백화점인 ‘스타시티점’ 개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회란 뜻엔 인수· 합병( M&A), 해외사업 확대도 포함돼 있다.”며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 등 적극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도 위기가 어떻게 기회가 되는지를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는 당분간 계속돼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3·4분기에 이어 4분기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볼 때 백화점에도 그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오고 있어 좋은 숫자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명품 브랜드인 샤넬 화장품에 대한 매장 축소 조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사장은 “매장 축소 조치와 관련해 샤넬측이 불복하고 있다.”는 질문에 “샤넬에서는 ‘모든 결정은 샤넬이 한다’고 했다는데 우리는 그런 부분이 맘에 와닿지 않는다.”며 “협력사와 협의해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샤넬측이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정장 등을 판매하는 패션부티크를 내기로 했던 약속을 깨고 내년 3월 오픈 예정인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롯데가 샤넬 화장품에 대해 매출 부진을 이유로 매장 축소를 요구, 갈등을 빚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한은총재 “여전히 안개속…수출 호조도 장담못해”

    [기로에 선 금융위기] 한은총재 “여전히 안개속…수출 호조도 장담못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어려움은 언제쯤 끝나겠나는 질문에 “지금 와서는 과거에 많은 이들이 전망했던 것들이 대체로 틀리게 됐다. 지금 와서 ‘언제 끝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이 계속 잘 될 것으로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이었는데 금리를 전격 인하한 배경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데도 상황이 상당히 안 좋아지고 있다. 특히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에 상황이 더욱 나빠진 것 같다. 그전까지만 해도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환율은 불안했지만 신용경색은 그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근래 와서는 부분적인 신용경색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 점들을 볼 때 한은이 조금 더 확실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고 그런 태도를 시장에 전달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한은이 소극적으로 늑장 대응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돈을 관리하는 사람(한국은행)의 입장과 돈을 쓰는 사람의 입장은 다르다. 돈을 관리하는 사람은 항상 내가 얼마나 여유를 가졌는지를 의식하면서 거기에 맞춰 행보할 수밖에 없다. 은행채가 만기가 많이 돌아오면서 부분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몇몇 나라들처럼 금융시장이 전혀 안돌아가는 상황은 아니다. 우리 형편에 맞게 행동하면 되고 똑같이 행동하는 게 최적은 아니지 않느냐. ▶환율이나 물가에 미칠 부작용은. -기준금리가 많이 내려가더라도 현재 자본의 움직임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선 주요국들이 기준금리를 상당 폭 내리고 있고 최근 자본의 움직임에는 금리보다는 더 큰 다른 요소들이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국제금융에서 전체적으로 유동성이 줄어드는 외부조건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기에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은 상당히 작다. ▶앞으로 환율의 방향성은. -과거 우리나라 주식과 채권에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투자했기에 그런 것이 우리나라 환율에 영향을 많이 주고 있는데 향후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기업어음이나 회사채도 매입 요구가 있을 텐데. -어딘가를 풀어주면 그것이 계기가 돼 전체 금융시장이 선순환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지 은행채 시장에만 도움을 주는 조치가 아니다. 은행채에 도움을 주면 다른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게 금융시장 생리이다. ▶오늘 지급준비율 인하도 논의했나. - 전혀 없었다. 최근에 한은이 지준율 문제를 논의하거나 검토한 적은 없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블랙먼데이 피해라” 정부 정책카드 총동원

    [기로에 선 금융위기] “블랙먼데이 피해라” 정부 정책카드 총동원

    정부와 한은의 이번 추가 대책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수단을 다 동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24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다우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연이어 유럽증시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은이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월요일(27일) 한국 금융시장의 붕괴는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부와 한은이 지난 19일 내놓은 ‘10·19금융안정대책’은 은행의 외채를 지급보증하고, 은행에 직접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은 외화유동성 공급 대책이었다. 그러나 지난 23일부터 시작한 총액한도대출 2조 5000억원 추가확대나 24일 증권사·자산운용사에 2조원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과 같은 대책들은 원화 유동성 공급 확대 대책의 시작이었다. 여기에 27일 긴급하게 열리는 한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의는 원화유동성 확대를 위한 결정판으로 이해된다. 정부와 금융위, 한은이 이처럼 강도 높은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것은 최근 금융시장이 철저히 무너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달 9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오히려 회사채 금리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와 기업어음(CP) 금리 등은 7년내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신용경색으로 자금이 돌지 않고, 이에 따라 증권·자산운용사들이 펀드런(펀드대량환매사태)의 가능성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은행채, 회사채 등을 채권시장에 던졌기 때문이다. 은행채 투매가 일어나면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고, 더불어 CD금리가 은행채 금리를 따라 올라가면서 가계와 중소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으로 전이된다. 이 전이는 가계·중소기업 연체율증가로 이어지고, 은행들의 건전성 악화 등으로 금융기관 부실화 등의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정부가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정책 추진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날 미국시간으로 토요일 청와대에서 열린 서별관회의에 이어 일요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금융회의에서 모든 대책들이 논의됐을 것이고, 그 결론들이 27일 임시 금통위를 통해 발표된다고 이해된다. 이같은 조치로 시장이 안정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시장에서 발생한 외화·원화유동성 경색의 주범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몰고온 전세계적 금융경색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율 급등으로 기업들의 4·4분기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향후 수출감소 가능성이 대두돼 한국기업들의 기초체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외국계 투자은행(IB)들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일단 무역수지 흑자가 10월에 나타나고, 경상수지 흑자로 전환되는 지표가 나타나면 환율상승이 멈추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제2금융권 돈가뭄에 운다

    제2금융권 돈가뭄에 운다

    신용경색의 파도가 은행을 넘어 카드사와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덮치고 있다. 이들이 느끼는 자금난은 1금융권인 은행 수준을 넘어선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제2금융원의 자금조달 비용이 껑충 뛰어올랐고, 그나마도 돈줄이 말라 조달규모가 크게 줄면서 일부 여신전문회사는 모기업의 자금수혈을 받게 됐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지주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열 할부 금융사인 우리파이낸셜에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을 하기로 했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캐피탈사의 주요 자금조달처인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발행이 힘들어지고 은행권 차입도 막히면서 모기업이 자금수혈에 나선 것이다. 할부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채권 발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등 자금조달 창구가 막힌 상태”라고 전했다. 카드사들은 그나마 채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조달금리가 8% 중반까지 뛰어올랐다. 삼성카드는 이달 20일 2년 만기 회사채 100억원어치를 금리 8.53%로 발행했다. 이 카드사는 2년물 회사채를 지난달 16일에 7.48%(200억원), 6월26일에 6.85%(100억원), 4월21일에는 6.00%(200억원)에 각각 발행했다.6개월 만에 카드채 발행금리가 2.53% 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저축은행들은 고객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금리를 올려 이제는 9%에 육박한다. 삼화저축은행의 15개월 정기예금은 인터넷으로 가입할 경우 복리기준 수익률이 8.82%에 달한다. 비제도권 금융회사인 대형 대부업체들은 주로 저축은행이나 할부금융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들이 대출을 줄이는 바람에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부소비자금융협회에 따르면 45개 중대형 대부업체의 월간 신규대출은 7월 1886억원에서 8월 1627억원, 9월 1105억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10·21 건설 활성화 대책] ‘일시적 2주택’2년으로…미분양 2조규모 매입

    [10·21 건설 활성화 대책] ‘일시적 2주택’2년으로…미분양 2조규모 매입

    21일 발표된 정부의 ‘가계 주거부담 완화 및 건설부문 유동성 지원·구조조정 방안’은 주거비용 완화 및 이를 통한 주택시장 활성화, 건설경기 부양과 건설업계 구조조정 등 두 가지를 핵심축으로 하고 있다. ●주거비용 완화 및 주택시장 활성화 기획재정부는 “주택거래 위축과 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의 주거비용 부담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금융 및 세금 부담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완화하고 제도 보완을 통해 실수요 거래를 촉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세부 추진계획 가운데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계대출 부담의 완화다. 정부는 원리금 상환부담을 낮추기 위해 거치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거나 만기를 15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등 대출조건의 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특히 금리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고정금리로 갈아타도록 이끌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기 위해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통상 대출계약을 중간에 해지하면 경과기간이 1년 미만이면 상환금액의 1.5%,1~2년 1%,2~3년 0.5% 안팎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새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된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특정 지역을 한정하지 않고 전국적인 범위에서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된 사람이 기존 주택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물지 않고 팔 수 있는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려준 것이다.1가구 2주택에 대해서 세율이 50%(주민세 포함하면 55%)에 이르는 양도소득세에 대한 걱정 없이 기존 주택을 좀 더 여유를 갖고 팔 수 있는 기간을 갖게 됐다. 투기지역 내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할 경우, 기존 주택을 1년 안에 처분하기로 약정하고 받는 처분조건부 대출의 상환기간도 2년으로 연장된다. ●건설경기 부양과 건설업계 구조조정 정부는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담보물건 시세의 60~70%)에 대해 대한주택보증·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등 공적보증기관이 신용을 보강하고 이를 기초로 유동화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건설사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신용보강기관에 담보로 맡기고 신탁회사는 이를 임대·매각 등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다. 또 건설사가 투기지역 안에 갖고 있는 준공 상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도 담보대출이 허용된다. 공공부문도 건설업계 유동성 공급에 참여한다. 대한주택보증이 2조원 범위 안에서 지방 소재 사업장 중 공정률이 50% 이상인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다. 또 공영개발 형식으로 이미 분양한 공공택지에 대해 제3자 전매가 새롭게 허용된다. 건설업계에 대한 지원 및 처리방향은 업체의 정도에 따라 두 가지 방향에서 이뤄진다. 지금의 유동성 위기가 일시적이고 단기간에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유동성을 지원하지만 구조적으로 취약한 곳은 신속하게 퇴출·워크아웃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모럴 해저드를 정부 스스로 조장한다는 비판의 가능성에 크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업계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미분양 할인매각,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전제로 선별적·맞춤형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기업들의 잘못을 나랏돈으로 해결한다는 비난은 면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10·21 건설 활성화 대책] “혈세지원은 건설사 도덕적 해이 조장”

    정부는 21일 건설 부문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주택 수요 위축과 건설부문 자금경색 심화 해소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건설경기 부진과 미분양 적체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건설사의 경영 잘못까지 국민의 돈으로 메워주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기가 살아날 경우 잠자는 투기세력을 깨워 부동산 거품 확대에 따른 집값 급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 불패´ 정부가 뒷받침해주는 꼴 정부는 위기에 빠진 건설사를 구하기 위해 건설사들의 빚을 탕감해주고 미분양 아파트도 사주고, 땅도 사들이는 등 가능한 모든 카드를 빼들었다. 이를 바라보는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미분양 아파트 등 건설업체가 떠안고 있는 부실은 과도하게 높은 분양가 등 건설업체의 방만 경영이 단초가 됐다는 진단이다.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부 교수는 “건설업계가 지나치게 몸집을 불리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것인데 정부가 국민 혈세로 지원하는 것은 건설사에 대한 특혜”라면서 “시장주의를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어긋나는 원칙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실물경제 악화를 바로잡아야 하는 측면에서는 최선의 선택으로 보이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는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정부가 나서서 뒷받침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거품 확대… 경제 큰 짐 될 것 민간업체의 경영 부실을 정부가 도와주는 지원 방식은 건설사의 체질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기업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주택시장 붕괴 원인은 비싼 분양가와 수요예측을 잘못한 공급확대, 투기 수요에 따른 집값 폭등으로 수요자들이 등을 돌린 탓”이라면서 “‘원죄’(고분양·폭리)를 덮어두고 건설사의 엄살을 들어주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조치가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경제의 큰 짐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박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이 당장 침체된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나중에 대외 여건이 개선되고 우리경제가 호전되면 부동산 거품이 확대되는 등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책연국소 한 연구원은 “투기세력의 ‘학습효과’를 키울 수 있어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 대응 여력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면서 “지금 필요한 부동산 거품 해소의 연착륙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업계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분양 할인매각, 비핵심 자산매각 등 건설사들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지원한다는 보완책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보다 아픈 ‘채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 교수는 “투기적 경영으로 위기를 자초한 업체에는 강도 높은 ‘페널티’를 부여해 업계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기업 보유 토지 매입도 시가보다 충분하게 낮은 가격으로 매입해야 도덕적 해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시장 살아날지도 의문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이 당장 살아날지 의문도 남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가 바닥인 데다 실질적인 구매능력이 떨어져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체 지원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된다. 인위적인 지원보다는 근본적인 시장 살리기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다. 아랫목을 데우면 윗목이 따뜻해지고 방안 전체에 온기가 퍼지는 것처럼 개인간 거래를 늘려 청약시장을 살리고 자연스럽게 미분양 아파트 소진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개인간 주택거래 규제는 모두 풀어도 문제가 안 된다.”면서 “건설사 지원에 앞서 일반 거래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집을 살 사람이 없다.”면서 “거래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한시적으로라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확대해야 시장이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 처분조건부대출 연장,1가구2주택 중복보유 허용기간 일시적 확대 등의 조치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구매자의 실질 소득 하락으로 구매욕구와 구매능력이 떨어진 데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분양주택 해소를 위해서는 수요자 지원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송현담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소비자들이 집을 사고 싶어도 대출금 이자를 감내하지 못해 달려들지 않고 있다.”며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회사채 유동화 대책도 중견 건설업체에는 그림의 떡이다. 중견 건설업체 회사채는 수요가 많지 않고 발행도 적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류찬희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금융시장 안정대책] 장기 투자 펀드 세제혜택 얼마나

    [금융시장 안정대책] 장기 투자 펀드 세제혜택 얼마나

    연봉 4000만원을 받는 조 과장은 펀드 세제 혜택이 주어질 동안 펀드에 가입했다면 어떤 이득을 볼 수 있을까.3년짜리 적립식 펀드에다 월 50만원씩 넣었을 때 가입 첫해 불입액 600만원에 대해서는 20% 소득공제율을 적용받아 21만 1000원을 아낄 수 있다.2·3년차에도 10%·5%의 소득공제율이 있기 때문에 14만 9000원을 추가로 절약할 수 있다. ●펀드 年수익률 3.2%만 돼도 은행예금 수준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3년간 36만원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3년간 똑같은 돈을 은행에 넣어뒀을 경우 이자 등으로 얻는 수입이 136만원이다. 펀드의 경우 세금혜택으로 인한 수익이 36만원이기 때문에 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3.2%만 돼도 은행예금과 똑같은 수준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가 19일 이런 내용의 장기 투자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방안이라는 미끼를 내놓은 것은 어떻게든 시중 자금을 증시에 묶어놓기 위한 것이다. 지금 주식형 펀드의 규모가 모두 42조원대인데 이번 조치로 정부가 기대하는 유입자금 규모는 10조원대다. 허황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정부로서는 절박하다는 얘기다. 실제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펀드 자금마저 없었다면 주가는 아예 곤두박질쳤으리라는 데 모두가 동의한다. 약세장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 때문에 팔자 물량이 쏟아지면 증시 하락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일단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상자들은 가입 기간이 3년 이상이어야 한다.3년 이전에 해지할 경우 그동안 받았던 각종 세금 혜택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 이미 받았던 혜택까지 도로 뱉어내야 한다. 기존 가입자들은 펀드를 굳이 해지할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 3년 동안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는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새로 가입하는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줄 경우 기존 가입자들이 대거 해지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가입기간 최소 3년이상 돼야 자격 제한도 있다. 주식형은 적립식이어야 하고 연간 1200만원 한도다. 대략 한달에 100만원 정도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자금에는 소득공제는 물론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을 준다. 회사채형에 대해서는 거치식에 한해 3년 이상 가입하는 사람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도는 3000만원이다. 이런 혜택들은 내년 연말까지 가입한 사람만 받을 수 있다. 불입금액 기준으로는 19일 이후 불입분 때부터 적용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은행 외화차입 3년 지급보증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빌려오는 차입금에 대해 정부가 내년 6월 말까지 1000억달러 한도에서 3년간 지급보증을 선다.‘달러 가뭄’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에 300억달러를 추가로 공급하고 국내 원화 유동성의 안정을 위해 국채, 통화안정증권 매입 등에 나선다. 또 기업은행의 자본금을 1조원 늘려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한다.<서울신문 10월18일자 보도> 정부는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회의를 거쳐 확정한 ‘국제금융시장 불안 극복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20일부터 국내 은행이 내년 6월30일까지 도입하는 신규 및 차환용 대외 외환 차입에 대해 발생일로부터 3년간 지급보증을 하기로 하고 총 보증 규모를 1000억달러로 설정했다. 또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 공동으로 300억달러를 직접 시중에 풀기로 했다. 한은은 시장 상황을 감안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과 국채 직매입, 통화안정증권의 중도상환 등을 통해 원화 유동성도 충분히 공급하기로 했다. 또 증시 안정을 위해 적립식 장기주식형펀드에 3년 이상 가입한 경우 분기별 300만원, 연간 1200만원 내에서 불입금액을 1년차 20%,2년차 10%,3년차 5% 등 순차적으로 소득공제하고 3년간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 장기회사채형 펀드에 대해서는 1인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3년 이상 거치식 투자를 대상으로 배당소득에 대해 농특세를 포함해 비과세하기로 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 정부는 기업은행에 주식이나 채권 등 1조원 규모의 현물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12조원 정도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길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시중 유동성 확대와 경기방어 차원에서 추가 금리인하도 검토키로 했다. 한은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물가도 중요한 기준이지만 경기나 대외균형 등도 모두 봐가면서 운용해야 한다.”면서 “6개월에서 1년 후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서 한번 방향을 잡으면 그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주식발행 자금조달 급감

    올 한해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주식을 포함해 회사채 등 유가증권을 공모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모두 9조 5856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33.8%가 늘었다. 그러나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액은 1681억원으로 전월보다 67.7%나 줄어들었다. 9월 한 달 동안 주식시장에 상장한 회사는 3개사에 불과했고 모은 돈도 모두 114억원에 그쳤다. 유상증자 발행액 역시 1567억원으로 전월보다 69.9% 줄었다. 증시 불황과 투자자들의 심리 불안으로 기업들이 추진하던 상장이나 유상증자를 포기하거나 줄줄이 연기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유동성 위기로 자금줄이 막혔던 기업과 금융권의 움직임을 반영하듯 전체 회사채 발행액은 3조 9953억원으로 전월보다 12.2%가 늘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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